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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 르펜, 대선 패배의 뒷이야기


5월 초, 결선투표를 앞두고 마린 르펜과 에마뉘엘 마크롱이 텔레비전 토론 했을 때를 짧게나마 적은 적(참조 1) 있었다. 그때 마린 르펜이 왜 저런 식으로 토론을 하는지 의아했었는데, 그때 르펜 진영이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를 알려주는 심층 기사가 나왔다(참조 2).

텔레비전 선거토론이 있던 날 오전 10시 반.

마린 르펜은 갑자기 왼쪽 눈이 안 보인다면서 보좌관을 부른다. 오른쪽 눈만 보이고 말이다. 게다가 안질환에 따른 편두통이 나타났다. 우리의 블루 마린은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받았던 모양이다. 그 즈음, 마린 르펜은 하루에 거의 3-4 시간 밖에 못 자고 있었다.끊임 없는 패배에 가족의 불화, 그녀는 패닉 상태였다. 보좌관은 선거팀에게 문자를 보낸다.

“혹시 우리, TV 토론 아직 취소할 수 있나요?”

혹은 하루라도 더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질 정도였다. 2002년, 아버지인 장-마리 르펜이 자끄 시락과 결선투표에 나섰을 때에는 TV 토론이 없었다. 서로 거절했던 셈인데, 이제 와사 딸인 자기가 토론 무섭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안 그래도 아버지와는 거의 의절 상태(참조 3)인데 말이다. 아버지 생각하면 두통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토론 준비는 잘 해뒀을까…

이 점이 문제였다. 1월 이후 매일 아침마다 마린 르펜은 라디오를 듣고 회의를 주재하며 약속을 잡는 생활이었다. 국민전선 대표직을 사퇴하면서(참조 4) 유권자들에게 장-뤽 멜랑숑의 비디오 영상, “은행가 마크롱을 막아라!”를 틀어주기도 했지만, 자신의 승리를 자기 자신도 믿지는 않았었다. 1차 투표에서 21% 나왔으니 28-30% 나오면 성공 아닐까…

그녀는 너무 많은 선거운동과 약속을 잡고 있었다. 토론 준비를 못 한 셈이다. 토론 바로 전 날도 마찬가지. 그녀가 기르는 다섯 마리의 고양이(이름은 각각 Jazz, Kerillo Gavroche, Jusan, Miniminette) 만큼이나 그녀는 피곤했다.

오후 1시. 마린 르펜의 두뇌 역할을 맡은 필리포 형제가 들어온다. 플로리앙 필리포와 다미앙 필리포. 각각 ENA와 SciencePo를 나온 수재들이며 기술적인 조언과 표현을 가다듬는 역할을 맡은 이들이다. 그들은 프랑스인 대부분이 유럽에 반대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유로 탈퇴다. 하지만 이때는 그리스 사태가 많이 잊혀진 때이고, 어떻게 탈퇴를 할 건지, 어떻게 경제를 유지할 건지에 대한 준비가 없었다. 실제로 르펜 팀도 이점을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공약을 유로 탈퇴에서, 당분간 공동 통화 유지로 바꾼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확히 공약이 무엇인가?

프랑으로 돌아가는 것인가 아닌가, 국채는 프랑으로 내나, 유로로 내나? 실제로 텔레비전 토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이 던졌던 질문이다. 여기에 마린 르펜은 어버버했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선거팀은 마린 르펜을 계속 연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료를 갖다 들이밀면 뭐하나? 르펜은 자료를 읽기는 커녕, 눈길도 주지 않았다. 대신 마크롱하고 실제로 하는 양 토론 연습을 시작했다. 전략이 나왔다. 은행가들의 후보, 마크롱을 이기려면 무조건 공격적으로 반복해라.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도대체 누가 그런 전략을 르펜에게 제공했는지 모르겠다고 했었다.)

너무나 힘들어하는 마린 르펜은 오후 3시, 낮잠을 좀 자기로 한다. 7시에 방송국 도착, 9시부터 토론이다. 르펜은 말했다. 자기는 본능으로 움직인다고. 느끼든 말든, 그 아버지에 그 딸이다. 그 결과가 바로 TV 토론. 선거를 하기 전에 이미 그녀는 패배했다.

정리하자. 한 마디로 하자면, 준비 부족. 스트레스에 압도당한 그녀의 몸과 마음도 문제였으며, 토론 연습을 단 1회만 한 것도 이상했고, 누가 생각해도 할 법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 준비도 아예 없거나 부실했다. 아니, 후보 스스로가 자료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으니 르펜 스스로도 문제다. 물론 이런 거 다 빼고, 행운의 여신이 마크롱 편에 섰다고 봐도 좋겠지만 말이다.

르펜에 대한 호오를 떠나서, 더 큰 문제는 현재 국민전선 내부에서 이번 패배를 거의 말하지 않으려는, 분석을 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니, 이건 문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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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미테랑 vs. 시락 대선 토론(2017년 5월 5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5178964889831

2. 마찬가지로 터리사 메이가 최근 총선에서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 보여주는 타임스(영국)의 기사도 있다. 읽어 보시라. Inside Team Theresa (2017년 7월 15일) : https://www.thetimes.co.uk/article/inside-team-theresa-6g8pb3nch?utm_source=FBPAGE&utm_medium=social_Paid&utm_campaign=Unspecified&UTMX=Sprinklr+Paid%3AThe+Times+&+The+Sunday+Times%3AImage+and+link%3AUnspecified%3A

3. 장-마리 르펜의 제명(2015년 8월 21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3483440129831

4. 사용한 단어는 사퇴지만 결국 쇼였다. 마린 르펜은 현재도 국민전선 당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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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폴리 게임과 현실 부동산
주말에는 역시 보드 게임 특집이죠. 다들 부루마블로 기억하시겠지만 이 보드게임의 원조가 모노폴리라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다. 물론(?) 모노폴리 자체의 원조도 존재한다. 미국의 게임 디자이너인 리즈 매지(Elizabeth Magie, 1866-1948)이 만든 “지주의 게임/Landlord’s Game”을 의미한다. 그러나 모노폴리 게임의 역사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번다의 좀 더 확대된 버전일 따름이다. 리즈 매지는 당대 스타였던 헨리 조지의 이념에 따른 게임을 만들었고, 특허도 확보했었지만 큰 재미를 보지는 못 했었다. 마침 특허가 끝나기도 했었고, 어디선가 이 게임을 보거나 플레이했을 찰스 대로(Charles Darrow, 1889-1967)가 “모노폴리”를 고안해서 성공을 거두기 때문이다. 물론 찾아보면 지주의 게임과 모노폴리가 좀 다르기는 하며, 실제 모노폴리의 역사는 물론 좀 더 복잡하다(참조 1). 그리고 오늘 주제도 그게 아닙니다. 프랑스판 모노폴리에 나오는 파리 곳곳의 거리와 실제 부동산 가격을 비교해 본 기사를 봤기 때문이다(참조 2). 파리 시내 22개의 거리가 모노폴리에 등장하는데 제일 저렴한 곳은 60M, 제일 비싼 곳은 400M, 물론 여기에 건물을 지어서 지나가는 이용자를 파산시키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다. 그래서 실제 부동산 가격과 모노폴리에 나오는 부동산 가격을 비교해 보면 어떨까?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할 수 있을 텐데, 우상향의 상관 관계를 보인다. 그런데 모노폴리가 언제적 게임인가, 이 게임이 주는 교훈이 있다면? 옛날에 비쌌던 곳이 지금도 비싸다는 사실이다. 이건 전세계가 마찬가지일 듯. 그러나 사람들의 평균적인 구매력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 참조의 기사에 따르면 1975년 이후 구매력이 늘지 않았다고 한다(참조 3). 다만 지주의 게임, 혹은 초창기 모노폴리가 나올 때부터 지적되던 비판이 하나 있다. 너무 유명한 거리와 도시만 나와있다는 점인데, 이 프랑스판 모노폴리 또한 프랑스 내 유명 도시들이 아니라 아예 파리 시내 22개 거리만 넣었다는 비난(참조 4)이 있다. 그래서 말입니다. K-모노폴리(참조 5)도 아예 서울의 강남 지역과 비-강남 일부 지역만 넣었다면? 이건 더 팔릴 수 있는 구성일까 아닐까 궁금하다. 현재의 한국판 모노폴리는 그냥 전국 각 도시가 있는 듯 하다. -------------- 참조 1.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경제학과의 Ralph Anspach 교수가 만든 “안티-모노폴리” 게임과 관련하여 대법원까지 올라갔던 소송, Anti-Monopoly, Inc. vs. General Mills Fun Group, Inc.(1876-1985)에서 모노폴리의 독점적 지위가 깨지면서 모노폴리의 진짜 역사가 어떤지 드러났었다. 현재 지주의 게임이나 모노폴리 게임의 형식이나 룰은 지재권의 대상이 아니지만 게임판의 특정 그래픽이나 카드, 건물 미니어처 같은 것은 트레이드마크와 지재권법으로 보호받고 있다. 2. 사진 속의 그래프도 여기서 가져왔다. Monopoly : le prix réel des rues parisiennes !(2018년 9월 7일): https://avenuedesinvestisseurs.fr/monopoly-nom-rues-prix-reel-paris/ 3. 기사에도 언급되지만 당시 평균 이자율이 프랑스를 포함하여 세계적으로 매우 높았기 때문에, 직관적이지가 않다. 4. 물론 저자는 “파리중심주의(parisianocentrisme)”처럼, 자신의 모국 스위스도 사람들이 취리히와 제네바밖에 모른다거나, 프랑코폰 지역의 경우, 사람들이 즈네브(제네바)와 로잔 밖에 없는 것처럼 느끼는 “레만호수 중심주의(lémanocentrisme)”가 있다고 인정한다. Le Monopoly français et le parisianocentrisme(2016년 4월 25일): https://www.yapaslefeuaulac.ch/monopoly-francais/ 5. 보드게임 추천, 부동산 경제 유튜버도 즐기는 현실 반영 100% 모노폴리 K부동산!(2021년 1월 28일): https://hasbrogaming.co.kr/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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