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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의 여자들은 어째서 포도주를 마실까?


생각지도 못 했던 흥미로운 주제다. 이를테면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웨스터로스의 여왕이자 퍼스트맨, 안달의 지도자 서시는 포도주 잔을 들고 살다시피 한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클레어 언더우드도 마찬가지.

주말 특집. 이 기사는 드라마 “댈러스(1978-1991)”부터 시작한다. 댈러스의 주인공 수 엘런은 부족함이 없는 여자이지만 소파 쿠션 속에 술을 숨겨놓고 산다. 2012-2014년에 다시 만들어졌던 판도 마찬가지. 특징이라면 그녀의 포도주 사랑이다.

특히, 여자들이 주연 대부분으로 나오는 드라마에서 포도주의 인기가 폭발적. 위기의 주부들(2004-2012)에 나오는 여자들은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모여서 포도주 한 잔씩 한다. 그런데 혹시 이 드라마가 캘리포니아 배경이어서 그런 것일까? 여자들 주연! 하면 떠오르는 드라마는 섹스 앤 더 시티(1998-2004)이다.

캐리 브랜쇼가 이 드라마에서 칵테일 사랑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섹스 앤 더 시티처럼 역시 동부가 배경인 립스틱 정글(2008-2009)는 다시금 여자들의 포도주 사랑을 보여준다. 유독 드라마의 여자들이 포도주를 사랑하는 이유는 혹시 포도주가 패션 아이콘이라는 의미일까?

집에 들어 온 여자. 피곤했던 긴 하루다. 애들은 아직 집에 안 들어왔다. 일단 구두를 벗자. 그리고 커다란 와인 잔에 포도주를 따르자. 여기서 굿 와이프(2009-2016)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평범한 주부가 다시금 변호사로, 남자인 친구나 남편의 도움 없이 커리어에서 성공하는 역할로 나오는 알리샤가 바로 이 묘사대로 나온다.

이 칼럼에 유독 포도주를 드라마의 여자들이 좋아하는 이유가 나오지는 않는다. 당연히 정답은 없을 테지만, 결국은 현대적인 고통인 스트레스의 상징이 바로 포도주라서가 아닐까. 드라마에서 여자들이 포도주를 마실 때에는 혼자 마시든, 친구와 마시든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해결될 때이다. 굿 와이프의 알리샤는 남편을 감옥에 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포도주를 마신다.

그럼 혹시 남자가 포도주를 홀짝거리는 장면은 없나? 생각나는 사례가 없다. 카사블랑카에서의 험프리 보가트가 홀짝거렸던 건 진인가, 포도주인가? 여자들이 포도주 마시는 이유는 여자의 삶이란 게 워낙 힘들어서일 테고, 포도주가 내부의 갈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기가 더 좋다. 빨가니까. 게다가 포도주는 여자들이 거둔 성공과 성취를 상징할 것이다.

굿 와이프로 돌아가 보자. 마지막 회에서 남편은 (역시나) 알리샤와 마지막 포도주 잔을 기울이면서, 자기가 원래는 포도주를 무서워 한다고 고백한다. 좋아서 마신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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