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lb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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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최은영 작가의 소설집 '쇼코의 미소'를 읽고 참 좋았던바 이 책,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구입하게 되었다. 알라딘에서 구입한 책중에 중고판매가격이 정해져있는 책자는 처음이었기에 미묘한 감정으로 집어들었다. 보통 책을 구입하면 두고 다시 볼책은 양지바른 곳에 쟁여두고, 취향에 맞지 않았던 책은 저 멀리 구석에 두며, 좋았지만 또보지 않을것만 같은 책은 기회가 되면 주변에 선물하고는 했는데, 판매시점에서 중고서적으로 최저치를 인정해주겠다는 이야기는 또 다른 선택지에 대한 유혹이어서 조금 당황스럽기는 했다. 어쩌면 이런 식의 작품집은 판매량이 저조하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실시하는 정책일지도 모른다. 그간 산 책중에도 이런 정책하에 판매되었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것 뿐일지도 모르고.

멀리돌아 책이야기를 해보자면 최은영작가의 소설이 제법 뒤에 있었기에 약간 고민을 하다가 일단 앞에서 부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표지 기준으로 오른쪽 부터 수록되어있는데 '고두'부터 '문상'까지 읽고 기다리던 '그 여름'을 읽은 후 '고요한 사건' 부터 읽어내려갔다. 아마도 이 시대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기때문에 지금 시점에 중요하게 오가는 주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고, 그런 기대에 부합이라도 하듯 절반 조금 안되는 수의 작품들이 여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를 다루는 소설들로 채워져있었다.

가장 마음에 남았던 소설은 '고요한 사건'인데, 다양한 감정을 다양한 거리감으로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재개발이라는 소재적가 직업적으로 친근한 감이있었기 때문에 소설의 배경에 쉬이 스며들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상작인 '고두'와 '눈으로 만든 사람'도 놀라웠다. '고두'는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 자기합리화 속에서 문득문득 내가 눈가리고 지나쳤던 것들을 마주치는 섬뜩함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에 감탄했고, '눈으로 만든 사람'은 단편이라는 짜임새 속에서 몇 대, 몇 가족의 덤덤히 문드러진 상처를 다루는 느낌이 서늘하게 다가왔다. 중편이상으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도 좋았을텐데 하는 욕심도 났지만, 아마도 작가님이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셨겠거니 한다.

'그 여름' 평범하게 예상되는 평범한 이야기를 적당한 거리에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진 소설로 보인다. 아마도 두 사람의 관계가 일반적인 관계와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문상'은 다 읽고 나서보면 그 분량이 적음에 놀라고 말았다. 읽어나가는 중에는 제법 이야기가 길고 넓게 느껴졌는데, 마침표에 이르러 놀아보면 이렇게 짧은 소설이었다니 싶다. 어찌보면 매개체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그냥 광대 같기도한 깊은 이야기.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이어서인지, 각 작품 바로 뒤에 붙은 평론가분들의 면면도 젊은 연배의 분들이 자리잡은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소설에 비해 조금더 학자적인 단어들을 사용한 분들도 많아보여서 이게 평론인가 싶기도했다. 평론 보다는 표지나 우연으로 책을 사다보니 생경한 모양이다.

아무래도 시대상을 반영한 소설이 제법있다보니 주제면으로 조금 겹치는 감도 없지 않아있었다. 물론 형식도 소재도 다양하고 쓰는 방법도 여러 안배가 있어서 지루하진 않지만, 다음에 작품집 형태의 도서을 또 살 기회가 생긴다면 아마도 조금더 다양한 주제를 기대할 수 있는 책을 집어들게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최은영 작가를 쫓아 몇몇 '젊은작가'분들의 이름을 간직했듯이 다른 이들이 집어주는 책말고 내가 고른 작가를 탐색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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