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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 캣칭 파이어

1편은 원작에 짓눌려 그저 이야기를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글로 상상했던 장면을 눈으로 확인하는 수준이랄까. 2편은 갑자기 명작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게리 로스 감독이 하차하고 '나는 전설이다'를 감독한 프랜시스 로렌스가 맡은 덕분인데, 이제야 뭔가 제대로 된 액션이 나온다. 각본도 창의적으로 변했다. 1편에선 도대체 어디를 생략해야 할지도 모르는 것 같았던 1편과는 달리 디테일을 과감히 생략하면서 주요 인물들에겐 카메라를 제대로 돌릴 수 있는 각본을 썼다. 불행하게도 1편의 메인 시나리오 작업을 한 것 역시 감독이었던 게리 로스였다. 그는 모두가 하고 싶어했던 큰 작업인 헝거게임을 통해 자신이 이런 영화를 맡을 자격이 안 된다는 것만 증명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정말 대단했던 건 방향 설정이다. 1편의 밝은 색채를 완전히 빼냈다. 2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 아플 정도로 암울하다. 화면은 어둡고, 음악은 우울하며, 주제는 무겁다. 등장인물들의 희생이 하나 둘 이어지기 시작하고, 희망이라고 불려야 할 캣니스 애버딘은 지나칠 정도로 비틀거린다. 1500억 원 짜리 영화 치고는 쉽지 않은 결정처럼 보이지만, 결국 모험을 거는 쪽이 안전한 길만 찾는 것보다 사실 더 안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약간씩 길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책 한 권 분량을 둘로 나눠 3, 4편으로 개봉되는 모킹제이 1, 2편은 어떤 식일지 궁금하다. 프렌시스 로렌스가 계속 연출한다니 기대해 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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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안보고 보고왔는데 재밌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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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생각하는 명장면이 다른 '히스 조커' 씬들
1. 첫 등장 2. Why So Serious? 3. 병원 폭파씬 4. '와서 얼른 날 들이받아.' 배트맨과의 첫 대면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장면) 5. '난 혼란의 사도야.' 투페이스와의 첫 대면 6. 자발적으로 감옥에 갇혔을 때 7. 짐 고든 - 배트맨과의 심문 장면 8. 첫 등장씬 - 병원 폭파씬과 나란히 거론되는 명장면 9. (+) .. 개인적으로 섹시하다고 생각했던 씬 10. 그리고 조커의 엔딩시퀀스 '광기는 가속도와 같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빨라지고, 멈출 수가 없게 되거든.' - 히스레저의 조커가 아직까지 찬사를 받을 수 있는 이유 사실 조커의 한 장면장면이 모두 최고라고 느껴졌을 정도로 '텍스트와 스타일을 완벽하게 장악해낸' 배우라고 생각해 이 사람만의 조커를 능가할 수 있는 조커가 또 있을까? -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한 모습, 행동에 목적이 없는 순수 ‘악’ 그 자체다. 그리고 그것이 각본가 조너스 놀란과 데이비드 S. 고이어가 설정한 조커 캐릭터의 핵심적인 모습이다. 그들은 조커의 행동을 설명하거나 정당화하려 할수록 조커의 매력이 반감한다고 말한다. 그들의 설명과 달리 재미있는 점은 히스 레저가 조커를 연기하면서 흔들림없는 어떤 원칙을 세워놓은 걸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영화에서 관객은 조커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조커는 등장할 때마다 명확한 목표의식(배트맨, 하비 덴트, 고담시)을 보여준다. 캐릭터가 상징하는 ‘카오스’와 달리 히스 레저의 조커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계산을 가지고 행동한다. 그리고 폭발적으로 감정을 내뱉는 연기가 아닌 감정을 계속 억누르는 연기로 더 차갑고 깊은 어둠을 보여준다. 그 결과 배트맨, 하비 덴트, 고담시 그리고 관객은 조커가 파놓은 혼란 속으로 빠져든다. 이것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연출 목표와 맞닿아 있다. 아무도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고 끊임없이 변한다. 선과 악은 동전의 양면과 같고 세계의 모든 것들은 방향을 잃은 혼돈 그 자체다. 조커와 부딪힐수록 딜레마에 빠져들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방황하는 배트맨과 달리 조커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냉철하게 자신만의 행동을 한다. 여기서 히스 레저는 조커가 배트맨, 하비 덴트 나아가 고담시를 압도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달리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동시에 관객이 히스 레저라는 배우의 존재감이 아닌 철저하게 조커 캐릭터와 이야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감정을 겉으로 쉽게 내지르지 않는 연기는 그의 전작들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by 씨네21 <[히스 레저] 감정의 심장을 건드리는 절제된 카리스마> 中 - 출처 : 쭉빵카페 '윤화평' 진짜 하나도 빠지지 않고 모든 장면이 명장면이였죠 T_T 보고싶네요 . . 히스레저 . .
[리뷰]'뮬란', 차별적 비난에 저항하는 연대의 방식
- 원작 애니메이션을 더 돋보이게 한 디즈니의 패착 개봉 전부터 논란이 컸던 실사영화 <뮬란>은 디즈니의 라이브 액션 실사영화 중 원작 애니메이션을 더 돋보이게 한 디즈니의 패착처럼 다가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할리우드의 중국 문화 몰이해에서 비롯된 전쟁 액션과 판타지에 기반을 둔 서사가 조화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중국 남북조 시대 실존 인물인 화목란(花木蘭)의 실화를 바탕으로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화준이란 이름으로 남장을 하고 북방 오랑캐와의 전쟁에 참전하여 전사로 변모하는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동명의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강조한 충성, 용기, 진실이란 덕목 외에도 가족애를 덧붙여 서사를 완성해냅니다. 영화에서 수차례 강조하는 '두려움 없는 용기란 없다'는 주제의식 속에 텅 장군(견자단 분)이란 캐릭터를 통해 가문의 명예 즉 유교적인 사상인 충과 효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출신의 니키 카로 감독은 원작 애니메이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현실성 있는 전쟁영화로 연출 방향을 밝힌 바 있는데, 액션 시퀀스는 실사의 장점을 살렸다고 하나 정작 결투 시퀀스와 캐릭터 설정은 원작과 달리 무협 판타지에 가까워 보입니다. 무예를 접했다고는 하나 영화 속에서는 지붕 위에 올라가 닭을 쫓던 어린 시절의 모습 만으로 수많은 남자 사병들 가운데 독보적인 무예 실력을 선보이는 화준(유역비 분)을 중국 무협영화에서 봐온 '기(氣)'를 지닌 캐릭터로 설명하는 것 같았습니다. 원작에서 부단한 수련과 고난 끝에 여전사로 거듭나는 것과 대조적으로, 조상신인 불사조의 기운을 물려받아 선천적으로 내공이 강하지만, 남자로 변장한 거짓으로 인해 진기를 발휘할 수 없었다는 것처럼 다가왔습니다. 일례로, 남장 군인 화준으로 북방 오랑캐를 돕는 마녀 시아니앙(공리 분)과 첫 결투에선 맥없이 당하다가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시킨 마녀로 인해 갑옷을 훌훌 털어버린 후 뮬란(유역비 분)의 본모습을 되찾아 용맹하고 강건한 전사로 변해버리는 시퀀스가 이에 해당됩니다. 또한 감독이 원작의 희극적인 뮤지컬 요소를 배제하면서 적룡 캐릭터 무슈를 제외했는데, 오히려 실사영화에서는 불사조(피닉스)라는 더 판타지스러운 설정으로 강화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원작에서 살린 전우들의 전투력 성장 시퀀스 역시도 그러합니다. 양손에 물동이를 메고 산등성이를 오르는 것도 힘겨웠던 전우들은 뮬란처럼 어느 순간 용맹하고 날렵한 정예군으로 변신해 황제를 구하려는 뮬란을 위해 황궁 앞에 배수의 진을 치고 검은 두건을 쓴 북측 오랑캐 일당과 결투를 벌이는데, 결투는 실사 전쟁영화라기보다 오히려 무협 판타지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특히, 감독은 <뮬란>의 백인 캐스팅에 반대하는 할리우드의 인종차별을 의식해선지 자국 출신의 배우 요손 안을 원작의 리상 역을 멘토인 텅 장군과 나누어 전우 홍위 역으로 캐스팅했는데, 어색한 연기력과 서사에 소모적으로 활용돼 작품에 몰입감을 떨어뜨립니다. 문제는 디즈니가 왜 원작과 전혀 다른 각색으로 중국적인 색채가 다분한 무협 판타지를 선보였는가 인데, 그 키는 마녀 시아니앙이 쥐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자유자재로 변장하고 심지어 날아다니는 시아니앙은 원작과 달리 매우 강한 마법을 소유한 여자로, 오랑캐 두목 보리 칸과 나뉘었습니다. 하지만 강한 파워를 가졌음에도 너무도 어이없는 결과로 마무리돼 매우 소모적으로 활용된 것 같았습니다. 당시 중국 대륙 내에선 능력이 더 뛰어나면 오히려 여자라는 이유로, 마녀로 비난받아 시아니앙은 자신이 정복의 도구로 이용당하는 걸 알면서도 자신을 인정해주는 보리 칸에 협력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 대목에서 시아니앙의 말처럼 뮬란이 처한 상황과 닮았다고 할 수 있는데, 결말에서 두 사람은 인정받을수록 공동체로부터 짓밟히는 세상에 대해 차별적 비난에 저항하는 연대감을 형성했던 것일까요? 다만, 시아니앙의 결단은 기성세대와 달리 외압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 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의지의 인물, 뮬란의 선택에 지지를 보낸 것일까요? 영화는 집단의 정복욕에 구속돼 공동체의 비난을 면치 못한 채 마녀로 남은 시아니앙이 선택과 달리 정체성을 회복하고 마녀로 불릴지언정 스스로 공동체의 비난을 극복하고 진실한 전사가 되어가는 뮬란을 가장 중국적인 가치관인 '효'에 덧붙여 인정받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공주 이야기, 여성 서사가 중심을 이루는 디즈니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난받던 시대에 여성 간의 연대감을 통해 영화 외적으로 연이어 터지는 논란을 잠재우려 했던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여성 관객들의 지지와 호평받을지도 관건입니다. 영화는 중국 영화인데 영어로 대사를 주고받고 뮤지컬 요소를 배제하고 엔딩 크레디트마저도 원작의 'Reflection' 대신에 한국판 커버를 부른 이수현의 번안곡 '숨겨진 내 모습'으로 장식합니다. 마치 아이들과 함께 보는 더빙판 애니메이션을 보고 나온 듯한 이 기분은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관객의 취향에만 맞춘 무국적의 작품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차별적 비난에 저항하는 연대의 방식을 그려낸 영화 <뮬란>이었습니다. /시크푸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공기총과 자유의지
제목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 2007) 감독 : 에단 코엔, 조엘 코엔 출연 : 토미 리 존스, 하비에르 바르뎀, 조슈아 브롤린 등 국가 : 미국 러닝타임 : 122분 코엔 형제 미국 영화감독들 중엔 유명한 두 형제가 있었다. "있었다."의 과거형으로 쓰는 이유는 한 형제가 형제에서 남매로 남매에서 자매가 되었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형제의 시간차 성전환 수술,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과거형)다. 나머지 하나가 바로 이 영화의 감독 코엔 형제, 에단 코엔과 조엘 코엔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어려운 영화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뭐 하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은 영화인데, 코엔 형제의 영화와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난해한 영화임에 분명하다. 삶의 예측 불가능성, 혼돈과 인간의 유약성. 이것들이 코엔 형제의 영화들에서 주구장창 되풀이되는 주제다. 인간은 누구도 다가오는 불운을 예측할 수도 피해 갈 수도 없다. 불운에 대비하고 대처하려는 인간의 시도는 결국 무위로 돌아간다. 이는 이 영화의 후기작인 2009년도 작품 <시리어스 맨>에 보다 명징하게 드러난다. <시리어스 맨> 에서 불운은 '폭풍'으로, 앞일을 예견하고 불운을 피하려는 인간의 시도는 칠판 가득 빼곡히 적힌 '불확실성의 원리'로 표현되어 있다. 칠판 가득 빼곡히 적힌 공식, '불확실성의 원리' 에서 도출할 수 있는 내용은 결국 앞 일은 불확실하고 인간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는 절망적인 결과뿐이다. 모든 걸 집어삼키는 태풍은 시시각각으로 다가온다. 말하자면 인간은 닥쳐오는 파멸 앞에 구둣발에 밟히는 개미처럼 무력하다는 냉소적인 시선이 코엔 형제의 주요 관점이라 하겠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해석 - 공기총과 자유의지 본격적으로 코엔 형제의 관점으로 영화를 보자. 늙은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스)과 살인마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는 각각 대비되는 하나의 상징이다. 벨은 질서를, 안톤 쉬거는 혼돈을 상징한다. 질서는 예측 가능하고 선한 것이지만 반대로 혼돈은 예측 불가능하고 악하다. <시리어스 맨>에서 불운을 '폭풍'으로, 폭풍을 피하려는 인간의 시도를 '무위에 그치고 마는 몸부림'으로 그렸던 것처럼 불운을 몰고 다니는 안톤 쉬거는 젊고, 악랄하고 기운이 넘치지만 질서를 표상하는 보안관 벨은 늙고 기력이 쇠해간다. '노인' 은 늙은 보안관 벨(토미 리 존스)이다. 그는 냉철한 두뇌와 상당한 추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불운을 몰고 다니는 안톤 쉬거(하비에르 바르뎀) 보다 늘 한 발자국씩 늦는다. 벨은 쉬거를 막고 불운으로부터 르웰린 모스(조슈 브롤린)를 보호하려 하지만 결국 모두 실패하고 만다. 선함과 질서가 쇠한 틈을 타 혼돈과 악함이 활개를 치고 다닌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제목은 그런 의미에서 선함과 예측 가능성으로 표상되는 질서만으로 굴러가는 만만한 세상은 없다는, 코엔 형제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주제를 내포하는 제목이다. 쉬거는 경로가 예상 불가능한 폭풍이다. 그가 칼슨 웰스(우디 해럴슨)를 죽이기 전에 하는 말처럼 "원칙 때문에 죽게 되면 원칙 같은 게 다 무슨 소용이냐." 가 쉬거의 행동을 설명해 준다. 쉬거의 살인에는 명백한 이유가 없다. 동전은 그저 대외적인 명분에 불과하다. 쉬거는 그냥 죽이고 본다. "신경에 거슬리면 죽인다." 도 합당한 설명은 아니다. 철교 위의 까마귀도, 수다쟁이 주유소 아저씨도 신경에 거슬려서 죽이려고 했지만, 둘 못지않게 신경을 거스르게 한 트레일러촌 관리사무소 아줌마는 그냥 살려준다. 그렇다고 여자라서 살려준 것도 아니다. 그저 무원칙이 쉬거의 원칙이다. 그는 마치 무작위로 찾아오는 불운처럼 예측할 수도 대비할 수도 없다. 쉬거는 불운과 혼돈 그 자체다. 작가 주제 사라마구는 "혼돈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질서다."라고 이야기했지만 쉬거란 혼돈은 어떤 질서로도 설명되기를 거부하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쉬거의 총이 도살에 쓰이는 도구라는 점도 인상 깊은데, 마치 예고치 않게 닥쳐온 불운 앞에서 인간의 자유의지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뜻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자유의지는 무의미하지 않다. 쉬거가 어떤 인간인지를 간파한 모스의 아내는 "동전의 앞뒤와는 상관없이 어차피 정하는 건 당신."이라며쉬거의 장단에 놀아나지 않는다. 쉬거는 동전을 던졌을까? 확실한 건 모스의 아내는 쉬거에게 살해당했다. 집을 나서며 피가 묻지는 않았는지 구두의 밑창을 확인하는 쉬거. 혼돈 그 자체로 생각됐던 쉬거지만 그도 혼돈은 아니었다. 혼돈은 뚜렷한 의지가 없다. 칼슨 웰스를 죽이고, 공기총으로 사람들을 죽여가며 원칙과 자유의지를 비웃은 그였지만 역설적으로 모든 살인은 그의 자유의지였다. 그도 유약한 인간에 불과하다. 불가해하고 해석될 수도 피할 수 없는 혼돈인 척하는 그에게 때마침 불운이 닥쳐 제대로 가르쳐 준다. 예견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거대한 폭풍 같은 불운이 그의 팔을 부러뜨림으로써. 차 사고로 삐죽 비져나온 팔 뼈의 고통에 신음하는 유약한 인간은 목격자인 소년들에게 자신을 봐도 못 본 것이라며 당부한다. 남자의 당부가 뻘쭘하리 만큼 소년들은 사고가 난 남자보다 넉넉히 받은 셔츠의 값을 두고 실랑이를 벌인다. 국경에서 모스에게 점퍼를 팔았던 청년들처럼 아이들의 관심은 그저 돈에 쏠려 있다. 모스의 돈 가방은 어디로 갔을까? 가방을 숨기기에 모텔의 환풍구는 너무 비좁았다. 아마 코엔 형제의 전작 <파고>의 돈 가방처럼 가방은 죽은 사람만 아는, 아무도 모를 눈밭 같은 장소에 숨겨졌을 확률이 크다. 그러나 돈은 중요하지 않다. 돈은 우리 앞에 닥쳐올 거대한 혼돈을 해석해 주지도, 막아주지도 못한다. 결국 혼돈을 피해 갈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선의와 자유의지가 때론 혼돈 앞에 무력할지 몰라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을지 몰라도 쉬거가 '노인'이 되어 죽을 일도 없을 것이다. 앞날은 예측 불가능하고 불운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법이지만 특히나 자만하는 이들에겐 잊는 법 없이 꼭 찾아온다. 패배를 모르던 자신만만한 총잡이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다가 결국 허망한 죽음을 맞게 된 것처럼(카우보이의 노래) 쉬거도 제 명을 다 살다 가진 못할 것이다. 어쨌거나 그도 혼돈이나 불운 그 자체가 아니라 총에 맞으면 다리에 구멍이 뚫리고 차에 치이면 팔 뼈가 튀어나오기도 하는 유약한 인간들 중 하나니까. 결국 다시 '노인'에 관한 이야기다. 세상에 관한 코엔 형제의 관점은 다소 냉소적이지만 염세주의적인 시각으로까지 흐르진 않는다. 불운과 불행을 극복할 수 없다 해도 그들은 질서를 세우고 소중한 가치를 지키려는 시도마저 냉소적인 시각으로 보진 않는다. 행여 그 시도가 무위로 끝이 난다고 해도. <파고>에서는 살인범들을 쫓는 이는 임신한 보안관이다. 인간의 자유의지와 선을 구현하려는 시도는 이렇듯 짓밟히지 않는 가능성으로, 이 영화에서는 '꿈'과 '이야기'라는 원형으로 존재한다. 약탈자들에게 맞서 불의의 죽음을 당하면서도 죽는 순간까지 총을 찾았다는 보안관 벨의 삼촌의 이야기와 바로 이 영화의 말미에 등장하는 벨의 꿈이다. 꿈에서 벨은 자신보다도 젊은 아버지가 횃불을 들고 말을 타고 산길을 달려 가고 있는 걸 본다. 자신을 앞질러 가셔서 먼저 어둠 속에 도착해서 어둠을 몰아내고 불을 밝히고 계실 거란 사실을 안다고 벨은 이야기한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자 온갖 악한 것들이 튀어나온 뒤에 마지막으로 가장 작고 보잘것없는 희망이 튀어나왔다는, 그러나 그것은 가장 작지만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는 희망의 비유. 먼저 가 횃불을 밝히고 계실 영원한 젊음의 아버지(통상적으로 아버지는 질서를 상징함.)처럼, 불운과 불행의 폭풍이 미처 꺼뜨릴 수 없는 불씨가 있다. 혼돈에 맞서싸우며 혼돈 속에서도 질서를 세우려 하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때론 무위로 돌아가더라도 헛되지 않은 이유다.
'도망친 여자', 반복 가운데 차이를 발견케 하는 관계의 미학
[리뷰] 인간의 생애주기 중 '결혼'에 관한 성찰 홍상수 감독은 사랑을 확인하려고 하는 연애의 속성을 그려낸 영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서 조건부가 아닌 있는 그대로 상대를 신뢰할 때 관계 회복과 수용이 가능하다는 성찰을 전한 바 있습니다. 그 영화가 반복과 대구 속에 틀린 그림 찾기처럼 다가왔다면, 홍상수의 24번째 장편 영화 <도망친 여자>는 반복 가운데 차이를 발견케 하는 관계의 미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서는 연애나 꿈 등을 소재로 했던 그동안 작품과 달리, <강변 호텔><풀잎들>처럼 인간의 생애주기를 소재로 하는 작품이 눈에 띄는 것 같습니다. 톱스타와 염문설에 둘러싸인 감독이 점차 나이를 들면서 인생에 대해 성찰한다고 할까요, 아니면 관조적이라 해야 할까요? 죽음을 소재로 한 영화 <강변 호텔><풀잎들>, 권태기의 중년 부부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 <그 후>에 이어 이번 작품 <도망친 여자>에서는 전통 가족주의 제도 가운데 1인 가구, 비혼족 등 현대 사회에서 필수가 아닌 선택이 돼버린 '결혼'을 조명합니다. 영화 제목이 아마도 전통 가족주의 제도인 결혼을 통해 출산과 육아, 양육이란 과정을 거친 대부분 여성들의 심리를 대변한다고 할까요? 처음엔 영화 속에서 감희(김민희 분)가 처음 방문하는 지인의 이웃에 사는 취업준비생(강이서 분)의 엄마가 '도망친 여자'라 그렇게 제목을 붙인 줄 알았습니다.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가 우연과 반복이란 형식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전복시키면서 우리가 인생에서 되돌리고 싶은 순간을 성찰한다면, 이번 작품 <도망친 여자>는 세 가지 에피소드 형식으로 인물 간에 반복되는 대화 속의 차이를 통해 캐릭터가 처한 상황을 유추케 하고 이들의 관계가 진심인지 아니면 일상적인 인사인지 의심케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는 <옥희의 영화><우리 선희> 등 작품과 연장선에서 함께 우리의 반복되는 일상 속에 차이를 발견하는 홍상수의 작품 세계가 이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대학생 옥희가 1년이란 시간을 두고 갖는 두 남자와의 만남을 소재로 시간의 차이로 반복되는 일상의 기이함을 그려낸 <옥희의 영화>처럼 영화는 꽃집을 운영하는 감희(김민희 분)란 여자가 남편의 며칠간 출장으로 5년 만에 집을 떠나 그동안 소원했던 두 지인의 집을 찾고 영화관에서 우연히 지인을 또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첫 번째 지인, 중년의 여성 영순(서영화 분)은 연극배우 출신의 남편과 이혼하고 시내에서 벗어난 주택지에서 도망친 여자의 딸을 이웃으로 두고 또 다른 여성과 동거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길고양이에게 끼니마다 밥을 주기도 하고, 지인들이 찾아오면 넓은 테라스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도 하고 감희에겐 보여주기 싫은 위층의 비밀까지 간직한 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두 번째 지인 수영(송선미 분)은 부모로부터 독립해 필라테스 운영과 독신 생활로 큰돈을 모았으며 예술인들이 사는 도심 부근에 터를 잡고 최근에는 건축가인 윗집 남자와 예술인 카페에서 우연히 만나 썸을 타고 있습니다. 감희가 가져다준 명품 옷을 좋아하고 식사 후엔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기도 합니다. 서영화와의 식사 장면에서 "너 잘 먹는다"라는 칭찬과 함께 고기 먹방을 선보였던 김민희는 송선미와도 크림 파스타, 와인 먹방을 선보입니다. 두 사람이 스파클링 와인에 어울리는 안주로 차려놓은 초콜릿 스틱 쿠키는 때 마침 찾아온 천고마비의 계절, 얼마 전 본 영화 <하워즈 엔드>의 스콘과 더불어 관객들의 식욕을 자극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후, 한낮에 영화관을 찾은 감희는 독립영화관을 운영하는 우진(김새벽 분)을 우연히 만나 자신의 옛 연인인 정선생(권해효 분)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무슨 사연인지 우진은 감희에게 연달아 사과하고 현재 행복하다고 말하는 감희는 이를 받아줍니다. 영화는 홍 감독 여느 작품처럼 시종일관 건조하게 감희의 며칠간 일상을 조명하는데, 각 에피소드마다 튀어나오는 남자 캐릭터는 지극히 평온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지인들의 말과 달리, 불협화음을 경험케 하고 감희가 지인들과 동질감을 나타내려 했던 건지 불쾌한 기분을 갖게 합니다. 이번 영화에서 홍 감독은 자신의 전작들처럼 인물과 인물의 대화에 집중하고, 캐릭터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듯한 투 샷 구도와 클로즈업을 많이 활용했고 가급적이면 카메라를 옮기지 않는 롱테이크를 통해 인물의 이면을 들여다보라고 하는 듯했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모호함을 피하려고 마음이 시키지 않는 말을 반복하여 늘어놓던 <우리 선희> 속 캐릭터처럼 영화 속 감희는 진심이 담기지 않은 인사치레 말을 내뱉는 것이 꺼려져 사람을 만나지 않았고 "같은 말을 자주 들을 때 진심인지 의문"이라고 지인들에게 말합니다. 하지만 감희 자신은 정작 지인들이 늘어놓은 일상과 고민에 대해 그런 말들로 되풀이하여 대구 해주면서 말입니다. 관객은 "5년 동안 한 번도 남편과 떨어져 있어 본 적이 없다"는 말로 자신의 처지를 설명하는 감희의 말이 우진을 만나면서 뉘앙스가 바뀌며 진심인지 진짜 꽃집을 운영하는지 결혼 생활이 행복한지 의심하게 만듭니다. 혹은 그가 우연히 만난 옛 연인이자 우진의 남편이 된 정선생에게 "이제 그만 말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라고 전하는 대사처럼 등을 돌린 채 되돌아서는 감희가 지인에게 늘어놓았던 무수한 말이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불편한 관계에서 도망치려는 것인지 의심하게 됩니다. 또한, 우진이 감희에게 연이어 사과하는 것으로 비추어 볼 때 불륜에 버금가는 연애사가 유추되어 극 중에 감희가 만나는 세 여성 모두가 전통적인 가족주의로부터 '도망친 여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감희 역시도 그의 말이 사실이더라도 지금은 일상에서 도망쳐 나온 것이기도 했고요. 반복 가운데 차이를 발견케 하는 관계의 미학을 고유한 작품세계로 구축해 온 홍상수 감독이 도망친 여자들을 소재로 인간의 생애주기 중 '결혼'에 관해 성찰하는 작품 <도망친 여자>였습니다. /시크푸치
넷플릭스 9.30 종료 예정 영화들 (마블, 디즈니 시리즈)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에 들어오려 준비하면서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영화들이 빠지기 시작하네요 T_T 종료되기 전에 마블, 디즈니 애니메이션 좀 많이 봐둬야겠어요 . . 넷플릭스 자주 보진 않았는데 이렇게 영화 줄줄 빠지니까 갑자기 넘 아쉬운 느낌 :(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작품들이 많은데 . . 이번 주말은 팝콘 한 통 끼고 MOVIE ALL NIGHT🌙을 즐겨야겠어요 +_+ 9월 30일 종료 예정 영화 LIST 마블 시리즈 아이언맨 아이언맨 2 어벤져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퍼스트 어벤져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토르: 천둥의 신 토르: 라그나로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앤트맨 블랙 팬서 영화 녹색 카드 어글리 트루스 숲속으로 거울나라의 앨리스 프린세스 다이어리 프린세스 다이어리 2 13층 그랜 토리노 죽은 시인의 사회 헬프 크리스틴 페어런트 트랩 게임 플랜 레드 라이딩 후드 죽여줘! 제니퍼 룸메이트 (2011)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써로게이트 엣지 오브 투모로우 리얼 스틸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쇼퍼홀릭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1989) 토이 스토리 토이 스토리 2 토이 스토리 3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라이온 킹 굿 다이노 쿠스코? 쿠스코!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 뮬란 (1998) 덤보 신데렐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메리다와 마법의 숲 샤크 카3: 새로운 도전 출처: 트위터
아직 덥잖아?공포영화 추천!
오늘은 철이 지나긴 했지만,괜찮은 공포영화를 몇편 추천 해드리겠습니다.순위 그런거 없습니다.다른이유 없이 제가 그런걸 잘 못 매겨요...시작합니다! 1.컨저링 유니버스 시리즈 최고의 공포 영화 중 하나인 컨저링 시리즈입니다.이 영화는 여느 시리즈 공포물이 그렇듯,후반 작품으로 갈수록 감흥이 점점 약해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차기작인 컨저링3가 제작 중인데요,이번 작품은 기대에 부흥 할수있길 바랍니다. 2.인시디어스 시리즈 컨저링과 라이벌 구도가 계속 이어졌던 인시디어스 시리즈입니다.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인시디어스의 경우 스토리에 조금 더 신경을 쓴 영화로 느껴졌습니다.유체이탈이라는 소재도 꽤 흥미로웠구요.물론 인시디어스 역시 후반 시리즈로 갈수록 감흥이 떨어집니다.차기작의 제작 여부는 불투명한것 같네요... 3.여고괴담 시리즈 여고괴담은....저기 솔직히 설명을 못하겠습니다. 안봤거든요.영화가 어떤지 잘몰라요.모르는데 어떻게 설명해.여우계단은 어렸을때 본적있는데,그 나이엔 꽤 괜찮았어요.근데 기억은 안나요.죄송합니다.현재 여고괴담 리부트가 개봉 예정이라고 하네요?기대 해보겠습니다. 4.헨젤과 그레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tv 채널에서 지겹게 틀어주던 이 영화는 생각보다 좀 섬뜩합니다.천정명도 괜찮게 연기력을 뽑아주구요.아역들 연기가 꽤 괜찮습니다.또,결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굉장히 재밌게 봤고 국내 공포영화 치고 매우 괜찮은 영화였습니다.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주고 싶어요.스토리와 캐릭터 모두 평균 이상입니다.참 잘했어요.전 이런 영화가 좋아요.이것저것 해보겠단 생각으로 뭐든지 다섞다가 실패한 잡탕영화 보다 이렇게 공포 하나 만이라도 잘해보겠단 영화가 좋습니다.박수 짝짝. 5.장화홍련 김지운 감독의 작품인 장화 홍련 입니다.김지운 감독 특유의 약점인 시나리오가 조금 걸리긴 해도,공포 요소가 괜찮구요.김지운의 필살기중 하나인,긴장감을 확 쪼았다가 화끈하게 풀어버리는 스킬도 꽤나 섬뜩합니다. 6.그레이브 인카운터1,2 리뷰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닿ㅎ(하트수 올리기 큰그림) 2는 아직 안봤습니다.1은 꽤 괜찮아요. 7.주온 주온입니다.말이 필요없죠.진짜 무섭습니다.일본의 공포감성이 제대로 살아있죠.서서히 조아버리는.고양이 소리는 지금 들어도 무섭습니다. 8.파라노말 액티비티 시리즈 가정집을 배경으로 집안의 식구들이 비디오를 찍는다는 줄거리의 영화입니다.정말 실제 비디오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인데요.전 1만 봤지만,정말 무섭습니다.주인공들이 모르는 사실을 관객들만 알고있다는 서스펜스에서 공포가 느껴집니다. 9.그것1,2 여러분들 예상하셨겠지만,저는 2를 안봤습니다.1밖에 안봤는데요.1은 재미있었습니다.광대에 별로 공포심이 없는 제게도 무서웠을 정도로 잘 만든 영화였어요.2는 잘 모르겠지만,1은 추천합니다.아이들의 성장도 꽤 인상적인 영화였어요. 오늘은 공포영화 몇 편을 소개해 보았습니다.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날씨는 후덥지근 한것같아요(오후 한정으로)이럴 땐 공포영화 한편 어떨까요?여러분들 이제 결백 리뷰가 얼마남지 않았습니다!기대해주세요!
코로나19가 강타한 韓박스오피스 "소는 누가 키우나?"
- 팬덤 방송다큐가 스크린 장악..웃지 못할 진풍경 방탄소년단(BTS), 김호중부터 '미스터 트롯'까지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방송 가수들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스크린까지 장악에 나서 국내 박스오피스가 선뜻 웃지 못할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며 장기 침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진 충무로에는 대형 배급사들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개봉을 준비하는 탓에 극 장편 영화가 아닌 팬덤을 기반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박스오피스를 주도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후 국내 관객수는 전년 대비 약 1,060만 명이 줄어들어다는 것. 이러한 침체기에 국내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기존 개봉했던 영화를 재개봉하거나 다중집합시설 이용 제한에 따라 관람이 어려운 뮤지컬, 오페라, 연주 실황 등이 일부 스크린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9월에 개봉했던 크리스토퍼 놀란의 <테넷>, 디즈니의 실사 영화 <뮬란> 등 대작들의 흥행 참패에 따라, 방송에서 인기를 모으는 톱 가수들의 공연 실황과 무대 뒷이야기, 미공개 무대 등을 담은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며 박스오피스 1, 2위를 다투고 있다.  기존 극 영화를 선호하는 영화팬들에겐 낯선 풍경이지만, 지난 24일 개봉한 BTS의 네 번째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는 개봉일 박스오피스에서 21,585명을 유치하며 정상에 올랐고, 25일 실시간 예매율 차트에서도  25.9%로 1위, 얼마 전 군 입대한 트롯 가수 김호중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그대, 고맙소: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는 25.8%로 2위로 그 뒤를 이었다.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는 마치 영국의 팝 그룹 비틀스가 찍어 온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떠올리듯 BTS가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의 단독 공연부터 빌보드 월간 박스스코어 1위에 오른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29일 개봉 예정인 영화 <그대, 고맙소>는 지난 8월에 개최된 김호중의 팬미팅 현장을 소재로 트롯 가수의 인간적인 면모와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만개' 등 곡들의 미공개 공연 영상을 담았다. 이들 작품의 흥행에 힘입어 방송 예능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 트롯'의 TOP6 가수의 무대 안팎을 생생하게 담아낸 영화 <미스터트롯: 더 무비>도 10월 개봉을 예고하고 있다. 35.7%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한 '내일은 미스터트롯'의 극장판이라는 설명. 방송에서는 다 보여주지 못했던 TOP6의 이야기와 노래를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팬덤을 통해 이번에 네 번째 영화를 개봉하고 있는 BTS처럼 톱스타의 이야기와 공연 등을 다룬 작품들은 개봉을 이어왔다. 하지만, 극영화 산업의 주류들이 배제된 박스오피스에서 사실상, 방송이 스크린을 장악하는 진풍경을 언제 또다시 볼 수 있을까 싶다. 그나마 신민아 주연의 스릴러 <디바>가 호평을 얻고 <검객>도 개봉했으나 박스오피스에 오른 작품들이 1만 명 안팎의 초라한 성적이라 영화인으로서 시름이 더할 뿐이다. "소는 누가 키우나?"라는 실소가 나올만한 최근 국내 영화산업의 현주소를 목도하는 듯하다.  추석 대목을 앞세워 대형 배급사들이 앞다퉈 준비하고 있는 극 영화들에게 충무로의 미래를 맡겨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