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tissie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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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가 '선생'이라고??????



“벚꽃나무에 봉오리가 나왔어요. 골목길에.” (1학년 전린)

1학년 아이가 언제 우리 교실에 와서 이걸 적어 놓았는지 모르겠다.

“골목길을 환하게 해 주었으니까 칭찬 맞지?”

칭찬 맞다고 한다. 그래서 전린 1표, 벚나무 1표다. 벚나무도 상을 줄 거냐고 묻는다. 당연히, 뽑히면 받아야지. 그리고 4월 15일에 학교 닭장에 수탉이 멋있다고 쓴 준용이도 1표, 수탉도 1표.

(...)

“우리 학교 둘레에 하느님이 쬐끄맣게 웅크려서 숨어 있는 곳은 어딜까? 새근새근 기다리는 아주아주 작은 것.”

이래서 하느님 찾기 숨바꼭질을 하기로 했는데, 이게 되는 놀이인지 자신 없다.

하늘은 맑고 환하고 아이들은 플라타너스 나무 구멍, 잔디밭에 풀, 목련꽃 그늘 아래, 마른 옥수숫대가 서 있는 실습지 밭을 살피며 하느님과 숨바꼭질을 했다.

하느님이 부어 준 빛으로 하느님을 찾아다니고 있는 아이들 걸음마다 얼굴마다 하느님의 입김 숨결 눈빛이 스몄다.

(...)

잃어버린 신발 한 켤레 대신 새 신발 여러 켤레가 생겼다. 실내화 잃어버린 지연이가 먼저 하나 골랐다.

실내화에 발을 넣고 자기 발에 맞는다며 발짝을 떼어 보는 모습이 예쁘고 고맙다. 지연이는 아이들 성의를 생각해서 일주일 동안 신고 다니겠다 하는데, 성의 같은 거 안 생각해도 된다.

누군가 헤맬 때 같이 헤매며 우리가 의리 있는 인간이란 걸 보여 줄 수 있어 기뻤고, 청소하고 빨래하며 행복했다. 그걸로 됐다.

(...)

내일이 양양 장날.
학교 텃밭에서 캔 것 말고, 집에서 더 가져올 것 있는 사람은 가져오라고 했다.

“자기 손으로 생산한 것만, 자기 손때가 묻은 것만.”
정환이 목소리가 유난히 크다. 공부 시간에는 혼자 멍하게 자기 세계에 빠져들어 소통이 안 되던 아이가 교실을 벗어나 시장 바닥에 나오니 완전 자기 세상이다.

저들끼리 내년 장사 계획을 세운다. 내년에는 텃밭에 고구마나 땅콩 토란 같은 걸 더 심어서 돈을 더 많이 벌 거라고, 거상이 될 거라고, 내년에도 자기네 담임을 하라고 한다.

“너네는 돈 벌었지만, 나는 빈손이야. 고생만 했어. 담임 안 해!”
“탁샘이 무슨 고생을 했다고 그래요! 우리 일할 때 피둥피둥 놀기만 했잖아요!”
“나는 감독…….”

(...)

동화는 한 아이의 마음에 깊이 자리 잡는다. 독자의 눈이 이야기 한 편 속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시는? 시는 읽어 봤자다.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다. 금방 읽고 넘어간다. 마음에 스며들 시간이 없다.

아니다. 시는 사람을 바꾼다. 한 편의 시에 오래 머물 수 있다면, 현미밥처럼 꼭꼭 천천히 씹을 수 있다면, 시가 시인의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 이 순간의 나한테로 와서 내 것이 될 수 있다면, 시는 한 사람의 길을 찾아 주고 한 사람의 길을 바꾼다.

탁동철이 쓴,
<하느님의 입김> 중에서
: 작고 작은 것들을 찾아가는 탁동철과 아이들의 노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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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티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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