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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린은 어떻게 테라, 테라M의 마스코트가 됐을까?

지난 24일, <테라M> 공식 카페에 독특한 공식 콘텐츠가 하나 올라왔습니다. 바로 <테라M> 엘린 외모에 대한 해명(?) 콘텐츠였죠.

8월 초 공개된 <테라M> 공식 이미지 속 엘린이 유저들에게 '엘린 같지 않다'는 반응을 얻자, '사실 저희 엘린은 이렇게 예쁘고 깜찍합니다'라고 알리는 콘텐츠였죠. 새로 공개된 엘린이 엘린다워(?), 처음 공개된 이미지가 못마땅했던 TIG의 아저씨 기자들도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저씨들에게 풋풋한 막내 기자가 물어보더군요.
확실히 원작 <테라>를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특이한 일이죠. (생각해보니 테라가 나온지 벌써 6년이 지났네요) 보통 유저들은 캐릭터 하나가 못생겼으면(?) 그냥 다른 캐릭터를 고르고 마니까요. 게임사도 나중에 캐릭터 모델링을 개편하면 개편했지, 이렇게 해명(?)까지 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테라>라는 게임과 엘린이라는 캐릭터의 관계를 생각하면 조금 얘기가 달라집니다. 엘린은 <테라>를 먹여 살린 소녀 가장이었고, 나아가 게임의 상징과도 같았으니까요.


# 소수 취향 캐어용이었던 엘린, '테라'의 운명을 바꾸다


지금은 믿기 힘들겠지만, 원작 <테라>는 섹시한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정액제 MMORPG였습니다. 일단 캐릭터 구성부터 (여성이 있는) 5개 종족 중 3개 종족(인간·하이엘프·​케스타닉)이 섹시 콘셉트를 내세웠죠. 심지어 초창기 대표 캐릭터였던 케스타닉은 문신을 보여주기 위해 노출 많은 옷을 좋아한다는 공식 설정까지 가지고 있었을 정도고요.

반면 엘린은 그저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테라>에 가장 나중에 추가된 종족에 불과했습니다. (심지어 처음엔 종족 이름도 없이 수인인 포포리 종족의 암컷으로 설정)
그런데 게임을 막상 오픈하니 예상과 다른 반응이 나왔습니다. 일단 캐릭터 사전 생성 단계부터 별 기대 없이 만들었던 엘린이 하이엘프 여성 다음으로 많은 수가 생성됐습니다. 여기에 오픈 후에도 엘린의 댄스 모션이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등 기대 이상으로 캐릭터가 주목받기 시작했죠. 이때부터 <테라> 유저들 사이에서 엘린 열풍(?)이 서서히 시작됐습니다.
엘린이 그저 보다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급하게 추가된 캐릭터라는 것을 감안하면 예상 이상의 선전이었죠.
여기에 <테라> 일본 서비스는 엘린이라는 캐릭터의 위상을, 나아가 <테라>라는 게임의 운명(?)까지 바꾸는 계기가 됩니다.

엘린은 일본 첫 CBT에서 현지 유명 동영상 사이트에 160건의 영상이 올라올 정도로 일본 유저들에게 격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픈 뒤에도 일본 버전에 엘린 유저가 워낙 많아 '유녀(幼女: 어린 여자) 온라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죠.

심지어 엘린은 <테라> 일본 버전의 운명까지 바꿨습니다. <테라>의 일본 버전 인기가 식어 블루홀이 게임의 북미 론칭에 집중할 무렵, 회사에 일본 라이브팀 담당자의 간곡한 부탁이 전달됐습니다. 일본에 꼭 '엘린 학교 수영복' 의상을 내고 싶다는 이야기였죠. 개발팀은 수영복 형태가 만들기 어렵지도 않아 가볍게 수락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일본에서 대박이 났습니다. 당시 국내 '모든' 수영복 아이템을 판매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이 일본에서 팔렸죠! 이 성적에 고무돼 개발사는 일본에 엘린의 부르마•교복•부르마 등을 연이어 출시했고, 낼 때마다 대박을 거뒀습니다. 심지어 엘린 교복 의상은 일본 한게임에서 매출 기록을 갱신했을 정도였습니다.
엘린 관련 코스튬이 이 때 워낙 대박을 내 개발사 또한 시들어 가던 일본 서비스에 다시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정액제 게임의 한계를 절감하던 회사 또한 이 때의 경험을 계기로 부분유료화에 확신을 가지게 됐고요.

엘린 하나가 <테라>의 일본 서비스는 물론, 정액제 게임이라는 태생까지 바꾼 셈입니다.


# 소녀 가장에서 '테라'의 상징으로


엘린이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자 개발사는 자연스럽게 엘린 관련 의상을 다른 종족보다 더 많이 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본 서비스 용이었던 것이 다른 국가에도 들어오기 시작했고 대부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반응이 좋으니 자연히 의상이나 전용 직업 등이 더 많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엘린은 2014년 <테라>에서 처음으로 종족 전용 직업 '비검사'를 가졌고, 이후 게임이 넥슨으로 서비스가 이관됐을 때도 엘린 전용 직업 '인술사'가 함께 공개돼 유저들을 유혹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하이엘프•케스타닉 여성 캐릭터만 선택할 수 있었던 마공사 직업 또한 엘린으로 만들수 있게 됐고요. 엘린용 의상이요? <테라> 내에서 최고, 최다 수준입니다. 2015년 가장 많이 팔린 옷이 엘린 꼬마 마녀 의상이었을 정도로요.
그리고 이 투자가 다시 인기로 이어졌습니다. 엘린은 2017년 기준, <테라> 전체 캐릭터의 44%를 차지한 종족이 됐습니다. 캐릭터가 인기가 많으니 엘린 피규어 같은 제휴 상품도 등장하기 시작했고, 다른 게임이 <테라>와 컬래버 이벤트를 할 때도 제휴 대상 1순위가 됐죠. <데빌리언 모바일>에 나온 엘린 캐릭터가 대표적입니다. 심지어 <테라> IP를 사용한 첫 모바일게임의 가제는 '엘린 원정대'였죠.
그저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급히 추가했던 캐릭터가 게임의 운명을 바꾸고, 나아게 게임의 상징으로까지 거듭났죠.
이렇게 엘린이 <테라>에 미친 영향이 엄청나다 보니 <테라>를 한 유저들도 뭔가 '테라' IP 관련 제휴나 신작이 나오면 대부분 엘린부터 찾고, 또 보게 됐습니다. <테라M> 엘린에 대한 모델링에 대한 불만, 그리고 그에 대한 넷마블의 대처가 호들갑은 아닌 셈입니다.
실제로 우연인지, 아니면 넷마블의 노력이 통한 것인지 24일 <테라M> 엘린의 새 모델링이 공개되자 넷마블 주가가 반짝 오르기도 했죠. 
한편, 넷마블은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9월 8일 열리는 <테라M> 기자간담회를 '엘린'의 향수와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게 꾸민다고 하네요. 이쯤 되면 테라와 엘린은 같은 뜻을 가진 단어가 아닐까 합니다. 과연 엘린은 <테라>에 이어 <테라M>에서도 게임을 캐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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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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