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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서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대북 군사옵션이 존재한다”고 18일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이것이 살상무기를 동원한 ‘키네틱 옵션’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의 발언 중 중요한 부분을 국내 언론이 간과했다. ▲“현재까지는 외교적 대응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데 성공적이었다”는 자평이다. ▲이는 “아직은 군사적 옵션을 택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매티스 장관은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미-북 양측이 구사하는 언어의 강도가 매우 높지고 있지만, 군사적 갈등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19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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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대북 군사옵션이 존재한다”고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밝혔다.
이같은 매티스 장관 발언은 18일(현지시각) 미국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가진 비공식 간담회에서 나온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서울을 중대위험에 빠뜨리지 않고 북한에 취할 수 있는 군사옵션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 있다. 하지만 상세한 말은 하지 않겠다(Yes there are. But I will not go into details)”라고 답했다.
매티스 장관은 그러나 “(살상무기를 동원한) 이른바 키네틱 옵션이냐”는 질문에는 “대답하고 싶지 않다(I don't want to go into that)”면서 답을 피했다.
하루 전인 17일(현지시각) 니키 헤일리 주UN미국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은 공허한 위협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모든 외교적 수단을 강구하겠지만 그것이 먹혀들지 않는다면, 매티스 장군이 이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매티스 장군이 많은 군사적 옵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이 말한 ‘서울을 중대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대북 군사옵션’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사이버 공격으로 북한 미사일 무력화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군사전문가들을 인용해 “사이버 공격이나 김정은 암살작전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이 ‘발사 직전 교란(launch of left) 작전’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2014년 북한 미사일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으로, 악성코드나 전자파 등을 이용해 북한 미사일 발사 시스템을 교란, 공격을 무력화하는 방안이다.
북한 군사 시설에 대한 선제 타격
스텔스 폭격기 등을 동원해 휴전선 일대에 있는 북한 장사정포를 파괴하는 방안이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19일 문화일보에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북한 지지를 무력화한 뒤 F35B 스텔스 전투기가 휴전선 인근에 있는 340여문의 장사정포를 타격하면 서울에 대한 위협을 현저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CIA 요원으로 지난 수십년간 남북문제를 담당해 온 전 CIA 요원 마이클 리는 “미국이 F-22 같은 최신 무기를 동원해 북한을 먼저 공격한다면, 북한은 대응할 시간이 전혀 없는 것으로 (CIA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월 22일 정규재TV와 인터뷰를 갖고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다.
“과거 재래식 무기로 시뮬레이션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남한의 피해는 극히 경미해서 무시해도 될 정도라는 결론이 났다. 그런데 지금은 재래식 전쟁 시대가 아니다. 사례로 F-22를 들겠다. 이건 북한의 레이더에 포착이 되지 않는다. 기존의 무기와 다른 개념이다. F-22 1대가 기존의 F-16 144대 보다도 우수한 전투력을 갖고 있다. 공식 발표가 그렇다. 실제로는 이보다 성능이 더 우수하다. F-22 6대를 동원하면, 2시간 안에 772개의 목표물을 궤멸시킬 수 있다. 북한의 장사정포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거기에도 충분한 대비가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안심해도 될 것 같다. 내 얘기가 아니다. 미국의 모든 전문가들이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전술핵 재배치에는 부정적
매티스 장관은 18일(현지시각) 국방부 간담회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답을 피했다. 그는 “우리는 동맹국이 제기하는 어떤 이슈에 대해서든 열린 대화를 한다(We have open dialogue with our allies on any issue that they want to bring up)”라고만 대답했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은 13일 “우리는 핵 억제력을 갖고 있으며 핵무기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 입장임을 밝힌 바 있다. 현재의 ‘확장억제’ 만으로도 대북 대응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국내 언론이 간과한 주요 발언
매티스 장관은 이날 매우 주목할만한 말을 한가지 했다. 그러나 국내 언론은 이 발언보다는 “서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도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대북 군사옵션이 존재한다”는 말에 더 비중을 두고 보도했다.
그런데 매티스 장관은 이날 이런 말을 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미국과 동맹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북한 미사일을 격추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평양은 자신들이 공격받게 될 일종의 선을 염두에 두고, 그걸 넘지 않는 수준을 계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 것이다.
더욱 중요한 발언은 그 다음에 나온다. 그가 “현재까지는 외교적 대응과 제재가 평양을 압박하는 데 성공적이었다(diplomacy and sanctions were so far succeeding in putting more pressure on Pyongyang)”고 자평한 것이다. 이는 “아직은 군사적 옵션을 택할 상황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란 점에서, 매우 주목되는 발언이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의 분석도 궤를 같이 한다. 이 매체는 매티스 발언이 나온 다음날인 19일(현지시각) “미-북 양측이 구사하는 언어의 강도가 매우 높지고 있지만, 군사적 갈등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Still, despite heated rhetoric and posturing in the United States and North Korea, there has been no positioning of U.S. military assets to suggest a military conflict is imminent)고 평가했다.
▶Mattis Hints at Military Options on North Korea but Offers No Details
이같은 평가는 팩트올의 시각과도 일치한다. 광고없는언론 팩트올은 앞서 9월 6일 <“지금은 절대 전쟁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단언하는 4가지 이유> 라는 기사에서 “미국과 북한 양측이 ‘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까지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면서 “최소한 북한 노동당 창건 72주년 기념일인 10월 10일까지는 ‘물밑 접촉’이 진행될 것이므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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