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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수술을 앞둔 그가 ‘단식 투쟁’에 돌입한 이유…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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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병원 진료비가 2만원일 경우, 65세 이상인 환자는 내년부터 10%인 2000원만 내면 된다. ▲그런데 이건 양방 병원에만 국한된다. ▲치과나 한의과에 가는 경우엔 30%인 6000원을 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노인외래정액제 개선안’ 내용이다.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은 “이게 기회의 균등이냐”라고 항변했다. ▲심장 수술을 앞둔 그는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18일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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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 김필건(56) 회장이 18일 또 단식에 나섰다. 그는 2015년 2월에도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요구하면서 14일간 단식을 강행했었다. 당시 김 회장은 단식 중에 갑자기 흉부 통증을 호소, 응급실로 긴급 이송되기까지 했다. 그랬던 그가 2년 7개월 만에 생명을 걸고, 또 다시 곡기를 끊은 이유가 무엇일까?  치과, 한의과, 약국에는 적용되지 않는 ‘노인복지’ 발단이 된 것은 ‘노인외래정액제’(노인정액제)다. 2001년부터 적용돼온 노인정액제는 65세 이상 환자가 외래 진료를 받을 때, 총 진료비가 일정수준 이하인 경우에는 일정액만 부담하도록 하는 노인 복지제도다. 예를 들어 의원급 병원에서 진료비가 1만5000원 이하로 나오면 환자는 1500원만 부담하면 된다.  그런데 진료비가 정액구간을 초과할 경우엔 본인부담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1만 5000원을 넘으면 청구된 진료비의 30%에 달하는 돈을 환자가 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정액제 혜택을 받기 위해 불필요하게 진료비 1만5000원 이하의 단순진료를 반복하는 문제점도 함께 불거졌다.  그러자 보건복지부가 지난 15일 개선안을 내놨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액구간’을 ‘정률구간’으로 바꿔, 구간별로 진료비 부담률이 10~30%까지 점진적으로 늘어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개선안은 ‘의과’에만 적용이 되고 치과, 한의과, 약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노인들이 ‘양방 병원’을 이용할 때에 한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노인정액제에 한의과 포함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
8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단식 중인 김필건 한의협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단순한 ‘농성’을 하러 이 자리에 나온 게 아니다”라며 “노인외래정액제 개선안에 한의가 포함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을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회장은 “문재인 정부는 ‘기회의 균등’ ‘과정의 공정성’ ‘결과의 정의로움’을 강조해왔다”면서 “그런데 이번 개선안은 이 3가지 모두에서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예를 들어 진료비가 양방, 한방 모두 2만원이 나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런데 양방 병원을 이용하면 노인이 부담하는 돈이 2000원(10%)이지만, 한방 병원을 이용하면 6000원(30%)을 내야 합니다. 노인들이 어느 병원을 선택하겠습니까? 이게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정책입니까? 노인정액제 개선안은 엄연한 ‘양방 밀어주기’입니다.”  
김 회장은 이번 개선안이 통과될 때까지의 과정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이번 개선안은 ‘문재인 케어’에 반발하는 양의사들을 달래기 위해 급하게 결정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지적한 ‘문재인 케어’는 일종의 건강보험 확대 정책으로, 성형이나 미용 목적이 아니면 대부분의 항목을 건강보험 적용 항목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비급여가 급여화가 되면, 의사에게 돌아가는 의료수가 역시 현재보다 낮아진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현재 의료체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과대 포장된 정책”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단 한번의 토론도 없이 졸속 결정”
김필건 회장은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이 노인정액제 개선안”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이 복지부에 ‘노인정액제를 해결해 달라. 단, 한의사는 배제해 달라’고 해서 복지부가 15일 오후 급하게 의정협의체에서 결정했다. 논의과정에 한의계가 쏙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다음과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추무진 회장의 탄핵에 대한 임시총회가 16일로 잡혔습니다. 그런데 부랴부랴 15일 건정심(건강모험정책심의위원회) 일정이 잡혔고, 그날 오후 5시 30분 양방에만 단독 적용되는 노인정액제 개선안이 결정됐습니다. 단 한 번의 토의도 없이 그 자리에서 결정이 나 버린 것입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사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원들의 원성을 샀다. 이 때문에 탄핵(불신임) 문제까지 불거졌었다. 그러나 하루 전인 15일 노인정액제 개선안이 결정됐다. 다음날인 16일, 추 회장은 재신임됐다. 
김필건 회장은 “기회가 균등하지도 않고, 과정도 공정하지 않다 보니, 결과는 당연히 정의롭지 못할 수밖에 없다”면서 “한의원을 이용하는 노인은 복지 혜택을 못받게 되는 것이 정의인가?”라고 되물었다. 
복지부 ‘난임치료…’ 보도자료에 노인정액제 내용 담아
보건복지부는 15일 노인정액제 개선안 관련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그런데 이 내용은 ‘난임치료 시술 및 치매 신경인지검사 건강보험 적용’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 하단에 살짝 언급돼 있는 것이 전부다. 제목만 보면 노인정액제 관련 내용이 여기 들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복지부는 보도자료 가장 끝 부분에 “약국, 치과, 한의과의 경우 별도로 협의체를 구성하여 중장기 제도 폐지 방안을 포함한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필건 회장은 “복지부가 국민을 기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협의체가 만들어져 있지도 않을뿐더러, 지금 만든다고 해도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양방만 노인정액제 개선안이 적용되기 때문에, 한방이 언제 포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그는 “복지부가 협의체를 만든다고 했다가 질질 끄는 일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책 결정이 모두 ‘양방’ 중심
김 회장은 “지금까지 모든 의료 정책에서 항상 한방이 배제돼왔다”면서 “복지부 공무원들의 뇌리에는 ‘양방 우대, 한방 배제’가 박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방을 우대한다는 생각 없이는 (복지부 공무원들이) 승진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정책에 관여하는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이 의사출신”이라며 “게다가 이 비서관은 최무진 의사협회장 집행부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부 정책 결정 라인이 전부 양방 쪽”이라며 “한의계의 목소리가 정책에 닿을 수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런 상황이 정책(노인정액제 개선안)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방에도 균등하게 노인정액제 적용해야” 
현재 김필건 회장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5월 심장에 스탠트를 3개나 삽입해 놓은 상태”다. 그는 “심장 개복을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한의협회장으로서 나라도 나서지 않으면 우리의 목소리는 묻히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의사들이 문재인 케어에 반발하면, 정부가 달랠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른 누군가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지면 되겠습니까?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양방에만 적용되는 노인정액제를 한방에도 똑같이 적용시켜달라는 것뿐입니다.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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