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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창렬(44) 씨가 '창렬스럽다'는 온라인 상의 표현으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소송을 냈지만,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김창렬 씨는 왜 '창렬스럽다'는 표현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생각했고, 재판부는 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먼저 '창렬스럽다'는 신조어가 등장한 배경을 보자.

김 씨는 2009년 4월 식품회사인 '한스푸드테크'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다. 자신의 이름과 초상권을 내건 '김창렬의 포장마차' 제품의 편의점 납품과 관련된 계약이었다. '김창렬의 포장마차' 용기 전면에는 김 씨의 얼굴로 도배됐다.

하지만 이 회사가 판매한 상품이 가격에 비해 내용물이 부실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 등에는 '창렬푸드', '창렬스럽다'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에 김 씨는 "한스푸드테크 제품 때문에 자신의 이름이 '음식물이 과대포장돼 있거나 가격에 비해 양이 부실해 형편없다'는 의미로 희화화돼 명예가 훼손됐다"며 1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모두 한스푸드테크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9일 서울고법 민사38부(부장판사 박영재) 심리로 열린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인터넷에서 '창렬스럽다'는 신조어가 유행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소비자들의 평가만으로 해당 상품이 극히 부실하다는 점이 구체적으로 입증되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이 회사가 부실 상품을 제조·판매해 상품에 이상이 생겨 김 씨의 명예와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창렬스럽다'는 신조어가 등장한 데에는 김 씨 본인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 씨는 '연예계 악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데뷔 초부터 구설수에 올랐고 폭행사건에 연루되는 등 논란이 됐다"며 "김 씨의 행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촉발제가 돼 품질 저하라는 문제점을 크게 부각시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왜 '명예훼손'으로 보지 않았을까. 이를 위해선 명예훼손 성립요건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형법 상 명예훼손 성립요건은 "불특정 다수나 여러 명이 인지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사실이나 허구의 사실을 적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히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씨에게 피소된 식품회사의 경우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한 사실이 없다. '다소 부실할지라도' 일반적인 상품을 만들었을 뿐이다. 따라서 김 씨의 경우 형법상 명예훼손 성립요건인 ▲공연성 ▲사실의 적시 ▲비방할 목적 등 세가지 모두에 해당되지 않는다.

차상익 변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번 판결에 대해 "이 사건은 식품회사가 부실한 상품을 만들어 김창렬 씨의 이미지를 훼손시켰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을 것"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법원은 이 식품회사의 상품이 '다소 부실한 정도의 상품'에 불과할 뿐 아니라 '김창렬 씨의 평소 행동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창렬 씨의 평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법원의 판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건실한 이미지의 연예인이 이 사건과 유사한 사건으로 이미지를 크게 훼손 당했다면, 법원이 이미지 훼손을 근거로 상품의 부실을 인정하고 연예인의 손을 들어주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은 데는 김창렬 씨의 '자업자득'이라는 이야기다.
[더팩트|서울중앙지법=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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