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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블랙 드레스



10월이 시작되니 쓰는 주말 특집. 1926년 10월, 미국 Vogue지 커버, 바로 이 때부터 리틀 블랙 드레스의 전설이 시작된다. 주동자는 다름 아닌 코코 샤넬.

이 블랙 미니 드레스가 패션 역사에서 꼭 알아둬야 할 아이템이 된 이유가 있다. 샤넬이 일으킨 패션 혁명으로서, 한 시대의 패션을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그 지가 붙인 별명은 “포드”였다. 마치 포드의 모델 T처럼 언제 어디서나 착용할 수 있으면서 저렴하되 우아했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시대와 에드워드 시대의 드레스는 아무래도 색상이 화려했고 옷감도 좋았다. 검정색은 과부 혹은 노동 계층이 입었던 색상이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모든 물자를 징발하는 바람에 화려하고 좋은 드레스는 사실상 구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래서 단순하면서, 구하기 쉬운 검정 색과 옷감(저지(jersey)처럼 오뜨 꾸뛰르에서 잘 사용 않던 것) 등을 이용하여 “리틀”로 내세웠다는 얘기다. 당연히 당시 대중은 열광했다. 특히나 아직 초창기 컬러 색상을 사용하던 영화 업계에서도 리틀 블랙 드레스를 애용했다. 테크니 컬러에 워낙 잘 어울려서다(참조 2).

물론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뉴 룩(참조 3)”이 40년대 말에 뜨고, 50년대 사회가 다시 보수화되면서 리틀 블랙 드레스는 뭔가 위험한 여자가 입는 의상이라는 인식이 퍼진다. 그 인식을 깬 장본인이 바로 오드리 헵번.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 1961)이다. 그 후로 리틀 블랙 드레스는 계속 스타일의 기본 중의 기본(“la base de la base du style”. 내가 한 말이 아니다. 카를 라거펠트가 했다. 참조 4)이 됐다.

선글라스 끼고 LBD(리틀 블랙 드레스, 참조 5)를 입은 그녀가 티파니 샵을 아이 쇼핑하는 장면. 이게 또 패션을 바꾸는 그 장면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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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From the Archives: Ten Vogue "Firsts”(2012년 9월 1일): https://www.vogue.com/article/from-the-archives-ten-vogue-firsts


3. 여담이지만 코코 샤넬은 디오르의 “뉴 룩”이 여자를 잘 모르는 사내들의 디자인이라 빈정댔었다. 여기서는 디오르가 샤넬에게 한 수 접어준다. 디오르는 샤넬의 리틀 블랙 드레스야말로 여자 패션의 본질적 요소라 말하기 때문이다.

4. Petite robe noire en Ludot-thèque(2009년 7월 7일): http://madame.lefigaro.fr/style/petite-robe-noire-en-ludot-theque-070709-4135

5. 위베르 드 지방시는 “헵번”씨 입힐 드레스를 만들자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캐서린 햅번인 줄 알았다고 한다. 후에 오드리는 위베르 드 지방시를 “최고의 친구”라 불렀다. Friendzone? (1995년 4월 17일): THE MUSE AND THE MASTER: http://content.time.com/time/magazine/article/0,9171,982833,0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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