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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에서 항생제를 가장 적게 쓰는 나라는 스웨덴이다. ▲동물 성장촉진용 항생제를 가장 먼저 금지한 국가도 스웨덴이다. ▲스웨덴 국민들은 의사에게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지 않는다. ▲의사들도 항생제를 놓아주지 않는다. ▲스웨덴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국 엄마’ 홍민정씨(36)는 자신의 경험을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에 다음과 같이 전했다.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이 연재하고 있는 ‘우리동네 병의원 항생제 처방률 시리즈’ 6회는 서울 강북구 편이다. ▲강북구에서 항생제를 가장 적게 처방한 곳은 강북연세이비인후과의원(0.45%)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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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의 복지국가 스웨덴은 OECD 국가 중에서 항생제를 가장 적게 쓰는 나라로 꼽힌다. 스웨덴의 항생제 처방량은 한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31.5DDD(Defined Daily Doses)로 조사됐다. 하루에 환자 1000명 중 31.5명이 항생제 처방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웨덴은 어떨까.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은 2016년 11월 ‘EU의 항생제 사용에 대한 최근 데이터 요약’(Summary of the latest data on antibiotic consumption in the EU)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스웨덴의 항생제 사용량은 △2011년 14.3DDD △2012년 14.1DDD △2013년 13.0DDD △2014년 13.0DDD △2015년 12.3DDD로 나타났다. 한국(31.5 DDD)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스웨덴 국민들은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스웨덴의 항생제 처방률이 낮은 이유는 뭘까. 친환경 이슈를 다루는 미국 인터넷매체 트리허거닷컴(treehugger.com)이 간략한 해답을 준다. 이 매체의 멜리사 브레이어(Melissa Breyer) 편집장은 2015년 9월 18일 ‘스웨덴에서는 왜 항생제 내성이 낮을까’(Why antibiotic resistance is so low in Sweden)라는 제목의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뉴욕타임스와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여러 매체에 글을 쓰는 작가 겸 저널리스트인 그는 “스웨덴에서는 항생제를 거의 처방하지 않는다”면서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라고 반문했다. 멜리사 브레이어는 “스웨덴 사람들이 의사에게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는 일은 드물다”고 했다. “스웨덴인들이 항생제 남용의 위험성에 대해 교육을 제대로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웨덴 국민뿐 아니라, 의사들의 인식 또한 다르지 않다. 스웨덴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 인 엄마’ 홍민정씨(36)의 경험담을 통해 항생제에 대한 스웨덴 의사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홍민정씨는 일곱 살과 20개월 된 아이를 키우다 2년 전인 2015년 스웨덴으로 이주했다.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이 스웨덴으로 발령나면서다. 홍씨는 두 달 전인 7월에 현지 육아 경험담을 담은 ‘완벽하지 않아서 행복한 스웨덴 육아’라는 책을 펴냈다.  스웨덴 한국 엄마 홍민정씨 인터뷰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은 10월 6일, 일면식도 없는 홍민정씨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스웨덴에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한 항생제 사용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홍씨는 3일 뒤인 9일, 다음과 같은 답장을 보내왔다.  홍씨가 보고 느낀 스웨덴 소아과의 분위기는 한국과는 딴판이었다. 홍씨는 “스웨덴에 와서 보니, 한국에서는 항생제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씨 역시 스웨덴에 오기 전까지는 여느 한국 엄마들과 다르지 않았다.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 소아과 의사들 대부분은 아이를 빨리 낫게 하기 위해 항생제를 처방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스웨덴에 오면서 달라졌다. 홍씨는 “저희 아이들은 스웨덴에서 생활하면서 한번도 항생제를 먹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홍씨의 아이들이 항생제를 멀리하게 된 것은 스웨덴 의사들 ‘덕분’이다. 홍씨는 둘째 아이가 고열이 나서 병원을 찾았던 경험을 이렇게 말했다. 
스웨덴 3년차 한국 엄마가 현지에서 느낀 경험
“의사는 ‘기다리면 괜찮아질 것이다. 아이가 정말 힘들어하면 해열제를 먹이고, 일주일 후에도 차도가 없으면 다시 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부모 입장에서 의사가 아무런 약을 처방해 주지 않으니 좀 당황스러웠죠. 그래서 한국에서 아이가 아플 때 처방 받았던 약을 의사에게 보여주며 ‘혹시 참고가 되지 않을까요’라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담당 의사가 깜짝 놀라는 겁니다. ‘왜 이런 항생제를 아이에게 먹이는지 이상하다’고 말하더군요.”
스웨덴 의사는 홍씨에게 “아이가 놀고 싶다면 마음껏 놀게 하고, 밖에 나가고 싶다면 밖에서 놀게 하면 된다”면서 약을 처방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홍씨는 “아이가 열이 펄펄 끊고 있는데 밖에서 놀아도 된다는 의사의 처방은 한국 엄마인 내게는 무척 놀라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는 그렇게 약을 먹지 않고 고열을 이겨냈다. 그런데 두 달 후 다시 고열이 났다. 홍씨는 이번에는 다른 병원을 찾았다. 의사가 저번과는 다른 처방을 해줄 수도 있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처방은 다르지 않았다. 의사는 “굳이 해열제를 먹일 필요가 없으며 밖에서 놀게 하라. 그리고 기다려라”고 말했다.
스웨덴 생활 3년 차인 홍민정씨는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작은 목소리’로 호소했다.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비슷하겠지만, 특히 스웨덴 의사들은 감기는 물론 웬만한 상처에도 전혀 항생제를 처방해주지 않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스스로 병을 이겨낼 수 있게 하지요. 스웨덴 경험을 통해, 가벼운 증상에도 항생제를 남발하는 한국의 소아과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낮은 항생제 처방률로 국가 이미지까지 높아져
스웨덴의 낮은 항생제 처방률은 국가 이미지까지 높이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016년 2월 9일 ‘전 세계에서 최고의 의료 시스템을 가진 나라는?’(Which country has the world's best healthcare system?)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가디언은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커먼웰스 기금’(The Commonwealth Fund)의 발표를 인용해 “스웨덴이 프랑스, 아이슬란드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스웨덴이 3위에 오른 요인으로 ①높은 의사 비율(high proportion of doctors) ②평균 이상의 의료비 지출(above-average healthcare spending) ③상대적으로 낮은 항생제 처방(relatively low prescriptions of antibiotics)의 3가지를 꼽았다. 
스웨덴이 항생제 모범국가가 된 것은 정부의 발빠른 대책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2016년 5월 23일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 위한 스웨덴의 전략’(Swedish strategy to combat antibiotic resistance)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스웨덴 정부, EU보다 20년 먼저 성장 촉진 항생제 사용 금지
보고서는 “스웨덴에서 동물에 대한 성장 촉진용 항생제 사용이 금지된 것은 1986년이며, EU에서 이를 금지한 것은 2006년”(The use of antibiotics as growth promoters for animals was prohibited in Sweden in 1986 and in the EU in 2006)이라고 적시했다.
1986년 스웨덴을 시작으로 유럽연합(EU)은 1999년부터 성장 촉진을 위해 가축 사료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관행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유럽 전역에서 완전 금지된 것은 2006년이다. 스웨덴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보다 무려 20년 먼저 항생제 억제 정책을 주도해 온 것이다. 
스웨덴의 항생제 감시 시스템 스트라마(Strama)
스웨덴의 항생제 감시 시스템도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1995년부터 시행된 ‘스트라마(Strama)’가 대표적이다. 스트라마는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 위한 스웨덴의 전략적 프로그램’으로, Swedish strategic programme against antibiotic resistance의 줄임말이다. 1990년대 초 스웨덴 남부에서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진 페렴구균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발족했다. http://strama.se/
정부, 지자체, 비영리 단체가 참여한 스트라마는 서로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항생제 남용과 내성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항생제 문제 다루는 국제기구도 스웨덴이 주도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스웨덴은 항생제 문제를 다루는 국제기구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있다. 2011년 유럽 15개국의 참여로 출발한 JPIAMR(Joint Programming Initiative on Antimicrobial Resistance)이라는 기구다. 우리말로 하면 ‘항생제 내성에 대한 공동 프로그램 구상’ 정도로 풀이된다. http://www.jpiamr.eu/
스웨덴은 JPIAMR의 첫 의장국(6년 임기)으로 활동했으며, 이 기구의 사무국도 수도인 스톡홀름에 두었다. JPIAMR의 회원국은 현재 26개국으로 늘었다. 
웁살라대학은 ‘항생제 국제 네트워크’ 지원
비정부 차원의 활동도 눈에 띈다. 스웨덴국제협력단(SIDA: Swedish 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Agency)과  웁살라 대학은 2005년 만들어진 ‘리액트’(ReAct)라는 국제적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있다. 
리액트는 ‘항생제 내성에 대한 액션’(Action on Antibiotic Resistance)을 의미한다. 세계 감염학계의 권위자인 웁살라 대학의 오토 가즈(Otto Cars) 교수가 리액트의 창립자다.  
스웨덴은 이렇게 국민들과 의사들이 최소한의 항생제만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비영리 단체, 학교 등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항생제 내성에 대비하고 있다. 급하면 항생제부터 쓰고 보는 우리나라와 너무도 다른 모습이다. 
서울 강북구 강북연세이비인후과의원, 항생제 처방 가장 낮아
항생제 오남용에 관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전국 병-의원의 항생제 사용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2016년 2분기 기준)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은 이 자료를 토대로 ‘우리동네 병-의원의 항생제 처방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시리즈로 보도하고 있다. ▲1편 ‘내 인생을 빼앗아간 항생제’(서울 강남구) ▲2편 ‘우리나라에서 쓰이고 있는 항생제는 1751종’(서울 송파구) ▲3편 ‘항생제 때문에 미국에서 매년 신도시 한 개 인구가 사라진다’(서울 서초구) ▲4편 ‘78세의 파이터’ 스튜어트 레비 박사 이야기(서울 종로구) ▲5편 ‘인류의 종말인가? 초강력 항생제 내성균, 미국을 ‘발칵’(서울 강동구)에 이어 이번에는 서울 강북구 편이다. 
항생제를 상대적으로 많이 쓸 수밖에 없는 정형외과-산부인과와, 항생제 사용률이 0에 가까울 수 밖에 없는 영상의학과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강북구에 있는 병원(상급병원 등은 제외) 중에서 ‘항생제 사용 1등급’을 받은 동네의원은 총 22곳이다. 총 5등급으로 항생제를 적게 쓴 곳이 1등급, 많이 쓴 곳은 5등급이다. 
강북구 22곳의 병-의원 중 항생제 처방률이 가장 낮은 곳은 미아동에 있는 강북연세이비인후과의원(0.45%)으로 조사됐다. 강북연세이비인후과의원 다음으로는 △서울하나의원(1.11%), △엠에스아산내과의원(1.13%), △김성학이비인후과의원(1.79%)의 순서로 나타났다. 
반면 ‘항생제 사용 5등급’을 받은 강동구 병-의원은 12곳이다. 이중 90%대의 항생제 처방률을 기록한 곳은 △강남의원(97.27%), △박내과의원(95.37%), △연세내과의원(92.64%), △인화의원(91.40%), △현의원(90.28%)순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1등급(항생제를 적게 처방한 동네의원)>
항생제 처방률 10% 이하
강북연세이비인후과의원: 0.45%
서울하나의원: 1.11%
엠에스아산내과의원: 1.13%
김성학이비인후과의원: 1.79%
연세이비인후과의원: 3.67%
배용표내과의원: 5.12%
이재용내과의원: 5.80%
다나이비인후과의원: 7.20%
홍종서내과의원: 7.23%
지인소아청소년과의원: 9.99%
항생제 처방률 10~20%대
강북서울의원: 11.26%
서울가정의학과의원: 13.07%
고신경외과의원: 14.43%
미래소아청소년과의원: 18.86%
강원석내과의원: 19.39%
동서통합의원: 19.63%
용소아청소년과의원: 19.88%
참조은의원: 20.74%
코지이비인후과의원: 24.53%
유성현의원: 24.83%
사회복지법인상록재단금강산의원: 25.48%
동우내과의원: 25.57%
<5등급(항생제를 많이 처방한 동네의원)>
항생제 처방률 60~80%대
추재학이비인후과의원: 66.80%
구이비인후과의원: 67.74%
삼성드림소아청소년과의원: 69.18%
나눔의원: 76.15%
정연탁의원: 78.27%
심외과의원: 85.26%
강북연세내과의원: 85.45%
항생제 처방률 90% 이상
현의원: 90.28%
인화의원: 91.40%
연세내과의원: 92.64%
박내과의원: 95.37%
강남의원: 9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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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렇군요. 공감을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기사의 입장은 우리가 항생제 사용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것이지, 의사나 약사를 믿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제 경우에도 의사들과 약사들을 믿고 신뢰합니다. 믿고 안믿고를 떠나서 항생제 사용을 가급적...되도록...일부러라도 줄여 나가자는 것입니다. 평균수명도 좋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아프지 않고, 덜 아프면서 평균수명이 길어져야지, 요양원에서 5년, 10년 지내면서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것은 좀 그런거 같습니다. 장수하는 어르신들이 많은 충청도의 한 군청 관계자에게 "장수 어르신들을 직접 좀 만나게 해달라"고 협조 요청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구청 직원은 "요양원에 계시는 분들이 많아 만나는 게 쉽지 않다"고 하더군요. 평균기대 수명 연장의 패러독스(역설)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항생제 사용을 줄여보자는 생각은 평균수명을 연장시켜보자는 것이 아닙니다. 항생제의 '공과'중에서 '과'를 줄여, 좀 더 건강하게 살아보자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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