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냉혹한 퇴화의 세계
(대충 진화하는 짤) 포켓몬 때문에 좀 왜곡된 감이 있는데 사실 진화라는게 업그레이드랑은 좀 다른 개념이다 피카츄만 봐도 그렇지않냐 기껏 진화시켰는데 존나 개같이 변하잖아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다르게 '퇴화'도 엄연히 진화에 들어간다. 퇴화된 생물이라고 무조건 생존에 불리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당장 지구 최강의 육식동물 티라노만 해도 그렇다 이 새끼는 아메리카 대륙을 통째로 지배한 희대의 사냥꾼 종족이지만 혼자서는 밥숟갈도 못들 정도로 팔쪼가리가 쪼마낳게 퇴화해버렸거든 티라노는 키가 5m, 몸길이가 13m라 웬만한 2층버스보다 덩치가 큰 새끼임 근데 이 새끼 팔 크기는 1m 정도 밖에 안 되는데 덩치에 비하면 진짜 ㅈ만한 거임.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팔이 손목까지 정도의 길이 밖에 안 되는 거다 게다가 팔이 잘 돌아가지도 않았는데 어느 정도였냐면 자기 허벅지가 간지러워도 팔로 못 긁을 정도였음 손가락도 꼴랑 두 개 뿐이라 이걸로 뭐 의미있는 활동을 한다는게 불가능함. 인간이 보기엔 참 ㅄ같이 진화한 거 같지 팔이 쓸모가 존나 많은 기관이잖아 먹이를 붙잡아 도망 못가게 할 수도 있고 ㄸ도 칠 수 있고 후자가 참 중요하네 그러니 인간 입장에서 봤을 때 팔이 퇴화된 티라노는 진화테크 잘 못 탄 ㅄ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티라노가 그런 소리들으면 뻐큐를 날렸을거야 손가락이 두 개라서 뻐큐를 못만들지만 팔이 존나 짧든 없는 거나 마찬가지든 상관없는게 티라노는 주둥이 하나로 아메리카를 평정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임 얼마나 티라노들이 성공한 종족이냐면 이 새끼들이 서식하던 지역에는 다른 육식공룡들이 다 생존경쟁에서 패배하고 멸종해버렸을 정도다 팔 같은 거 없어도 ㅈ도 상관없었던 이유는 티라노의 주댕이가 팔을 대신할 수 있도록 진화했기 때문임 티라노의 이빨은 종류가 다양해서 먹이를 붙드는 역할을 하는 이빨, 뼈를 아작내는 이빨, 고기를 잘라내는 이빨이 아가리 하나에 다 들어가있음. 굳이 팔을 동원해서 사냥을 할 필요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팔이 작은 쪽이 생존에 유리해진거임. 주댕이가 강한 만큼 팔도 강하면 더 생존에 유리하지 않나 싶을텐데 그건 자연상태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인게 팔 키우는데도 영양분이 엄청나게 들어가기 때문임. 탱크만 봐도 그럼. 탱크에 포탑 두개씩 달아도 투자한만큼 강해지진 않잖어 생긴 것만 ㅄ같아지지 티라노 입장에선 팔에다 투자하느니 그걸로 이빨이랑 대갈통을 조금이라도 강하게 만드는데 투자한 거고 그 결과 대성공을 거둔 거임 즉 티라노의 팔이 ㄸ도 못치는 짧뚱한 팔로 퇴화된 건 사실이지만 그 퇴화 또한 생존에 유리한 방식으로 진화하는 한가지 방식이란 거지 한편 티라노 새끼들보다 극단적으로 퇴화가 진행된 동물이 있는데 그게 몸에도 좋고 맛도 좋다는 뱀이야 고대 뱀 화석인데 보다시피 다리가 남아있는 걸 확인할 수 있음 그런데 뱀 새끼들은 굳이 짧은 팔다리 달고 뽈뽈거리면서 힘들게 뛰어다니느니 그 자원을 딴데 투자하겠다고 결정한 모양이다 뱀들은 약 1억년 부근부터 지들 유전자를 손보기 시작했는데, 다리를 자라게 만드는 DNA를 아예 손상시켜버렸음 뱀이 참 재미있는게 유전자 속에 다리를 만드는 유전인자 자체는 존재하거든? 그래서 얘네들이 알 속에서 막 몸이 만들어질 때는 다리가 생김 근데 뱀 조상들이 DNA를 손상시켜버렸기 때문에 다리를 계속 만들게 해주는 단백질이 여기 붙질 못함. 결과적으로 다리가 자라다말고 다시 쪼그라들게 됨. 일단 유전자 속에 다리 설계도가 들어있긴 하다보니 아주 가끔 이렇게 설계도가 제대로 작동되면(얘들 입장에선 제대로 작동된 게 아니지만) 다리가 자란 뱀이 나오기도 함 이걸 가지고 인간이 또 재밌는 실험을 하나 함 뱀의 DNA를 가져다가 찍찍이한테 삽입시켜 봤더니 짤처럼 사지절단으로 자라게 된 거임. 인간이 미안-죄송하다 뭐 이런 실험으로 퇴화는 DNA 단위로 진행된다는게 증명됐음 근데 모든 뱀이 다리가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일부 뱀의 경우에는 쪼매난 다리가 아직 남아있긴 함 이렇게 생겼음. 거의 발톱 하나 수준으로만 남아 있는 상태지만 깔짝거리면서 움직이는 정도는 가능함. 이걸 어따 쓰냐 싶을 텐데 생각보다 꽤 대단한 용도가 있음. 애무할 때 쓴다 교미 기간이 되면 발정난 뱀들은 저 쪼매난 발로 암컷을 살살 긁어대면서 성적으로 쾌감을 주면서 교미를 수월하게 만들거든 극단적으로 퇴화됐지만 꽤 유용하게 쓰고 있는 셈이지 파충류만 얘기했는데 어느 한 기관을 퇴화시키면서 번영을 얻은 동물은 포유류한테도 있음 이 못생긴 새끼를 보자 쥐랑 돼지가 짝짓기해서 태어난 것처럼 생긴 이 친구의 이름은 '파키케투스'인데, 얘가 현대에 어떤 동물로 진화했을 거 같음? 놀랍게도 지구 최대의 생명체 고래임. 도대체 어떤 굉장한 일이 있기에 가능했을까 궁금할텐데 일단 파키케투스 꼬라지 좀 봐라 암만 봐도 인싸보다는 아싸에 가깝게 생겼지? 이빨도 작고 발톱이 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몸이 날렵한 것도 아님 온갖 괴물들이 활개치던 고대 지구에서 이런 새끼들은 전투력으로는 살아날 수가 없었음 그래서 파키케투스들은 육지가 아니라 바다에서 살아가기로 결정했음 아무리 ㅈ밥이라도 물고기 정도는 잡아먹을 수 있었으니까 물에서 살면서 물고기를 쉽게 잡아먹으려고 주댕이는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고 젖으면 무거워지기만 하는 털도 거추장스러워서 몽땅 빠지면서 전신 탈모충으로 전락했음 그래도 생존에는 유리했으니까 거기까진 괜찮았는데, 나중에는 뒷다리가 점점 방해되기 시작했음. 추진력을 얻는데는 꼬리만 흔들면 충분했는데 뒷다리는 쓸모도 없고 오히려 물에 저항력만 줘서 존나 방해됐거든. 그래도 중간까지는 암만 그래도 다리 달렸는데 육지에 가끔은 마실나가야지 이러면서 뒷다리를 보존했는데, 4500만년 전에 돌연 육지를 손절하더니 아예 다리를 퇴화시켜버렸다. 그리고 다리가 사라진 만큼 딴 데다 투자할 수 있게되면서 혁신적인 기관이 생기는데, 그게 바로 꼬리지느러미임 이제 완전히 육지를 손절하면서 뒷다리를 포기한 대신 완벽한 수중테크를 타게 된 거지 뒷다리를 포기하고 수중생활에 전념하니 포유류 특유의 체온과 활동성에 힘입어서 덩치를 어마어마하게 불릴 수 있었음. 그렇게 몇천만년이 지나고 나니 돼지쥐새끼는 지구 역사상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고래로 진화한다. 그래서 고래는 물고기와는 다르게 아직도 골반뼈의 흔적을 가지고 있음 수억 년 전에 육지 흙먼지를 들이마시던 조상들의 마지막 흔적인 샘이지 여기까지 보면 뭔가를 퇴화시키면 그만큼 뭔가 강해진다는 뭔가 소년만화적인 퇴화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음 퇴화란 것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는 거지 [출처 - 디시인사이드 고질라맛스키틀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