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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 사진가 Sergey Chilikov가 포착한 시민들의 쾌활한 몸짓

1970~80년대에 태어난 이들이라면 과거 ‘소련’이라는 국가를 자세히 알지는 못하더라도 그 이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막연하게나마 체감했을 것이다. 자본주의를 수호하는 미국이라는 정의로운 국가와 대립하는 악의 주축 쯤으로 알고 있지는 않았나? 대중문화 속에서 냉전 시대를 다룬 많은 매체를 볼 수 있듯, 구소련은 서방국가에 사는 이들에게 숱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

구소련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라면 왠지 모르게 칙칙하고 건조한 무드를 떠올리기에 십상이다. 그러나 지금 소개할 세르게이 칠리코브(Sergey Chilikov)는 소련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시민들의 유머와 발랄한 색채를 포착한 사진가다. 그는 지난 2011년, ‘Selected Works 1978-‘라는 이름으로 오랜 시간 소련의 각 지역에서 많은 사람의 삶과 문화를 담은 사진집을 세상에 공개했다.

국가 내에서 사진이 합법적인 예술 양식으로 인정받지 못한 당시 구소련 사진가들은 자발적으로 전시회 및 행사를 조직함으로써 독자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했다. FACT 그룹의 주축 멤버였던 세르게이 칠리코프의 사진은 1991년 구소련 해체 이후에도 계속 진행되었다. 물론, 그 시대의 잔재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리 있겠냐만 한 나라에 지배적으로 자리한 우울에서 탈피한 사진을 만들어온 그의 업적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에서 유로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독려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상상해본다.

공산국가에서 살아가는 시민이라고 다를 게 있을까. 사회의 억압 속에서 그들이 카메라 앞에서 드러낸 자유로운 표정과 몸짓은 상쾌한 색채, 구성과 어울리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가가 그간의 사진으로 구축한 구소련의 세계는 감상자에게 흘러간 세월만큼 기묘한 역사를 제공한다. 직접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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