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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가 악마의 농산물인가’라는 칼럼을 서울대 생명과학부의 한 교수가 11월 14일자 동아일보에 썼다. ▲이 칼럼은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들어있다는 점에서 오보이며, 주장의 근거를 명확하게 대지 않았다는 점에서 호도(糊塗)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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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생명과학부의 교수가 14일자 동아일보에 쓴 ‘GMO가 악마의 농산물인가’라는 칼럼은 “1990년대 말 유럽 황색저널에서 유전자변형작물(GMO)을 프랑켄푸드로 낙인찍고, 일부 과학자들이 근거 없는 공포를 확산시킨 후 GMO라는 단어는 주홍글씨가 되었다”는 말로 시작된다. 프랑켄푸드(frankenfood)란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과 푸드(food)를 합친 신조어로, 유전자를 조작해 만든 농산물을 비하해 부르는 말이다. 유럽 황색저널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실은 보스톤대 교수 칼럼이다 이 교수는 “유럽 황색저널이 유전자변형작물(GMO)을 프랑켄푸드로 낙인찍었다”고 썼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프랑켄푸드(frankenfood)라는 신조어를 만든 사람은 미국 보스톤 대학의 폴 루이스(Paul Lewis) 교수다. 그리고 그의 칼럼을 실은 매체는 유럽의 황색저널이 아니라 미국의 유력지인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다.  폴 루이스(Paul Lewis) 교수는 GMO 농작물을 허용한 미국 FDA를 비판하면서 ‘프랑켄푸드(frankenfood)’라는 신조어를 처음 사용했다. 이후 유럽이 미국의 농산물 정책을 비판하면서 이 용어를 차용하기 시작했다.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서 “경험적으로 그렇다”고 주장? 동아일보에 칼럼을 쓴 서울대 교수는 “단언컨대 현재 생산되고 있는 GMO가 인간에게 해롭다는 과학적 근거는 단 한 건도 없다”고 한 뒤, 곧바로 엉뚱한 말을 이어 붙였다. “경험적으로도 지난 30여 년간 GMO에 노출되었던 미국 국민들에게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 것이다.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려면, 그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논거를 과학적 방식으로 제시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 교수는 “경험적으로 그렇다”고 하면서 비과학적 논거를 제시했다. 자신의 경험이 곧 과학이라는 위험한 등식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 다음 주장은 가관이다. 그는 “30년의 세월이 충분하지 않으니 더 많은 세월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분들에게 과학자로서 분명히 말할 수 있다”면서 “우리 배 속에 들어간 GMO 농산물은 그저 영양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누가 GMO 농산물은 영양분이 아니라고 한 적이 있나? ‘전형적인 주홍글씨 낙인찍기’ 라고? 이 교수는 “과학기술에 해답이 있음에도 그 해답을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들은 ‘우리가 안 먹으니 너희도 먹지 마라’라는 캠페인을 ‘환경운동’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이는 환경운동에 대한 폄훼다. 환경운동가들이 ‘우리가 안 먹으니 너희도 먹지 말라’고 주장한 적이 있나? 그들은 GMO 식품의 위험성을 알리고 경계했을 뿐이다. 이 교수는 나아가 “(환경운동가들이) 결국 새 정부를 설득하는 데 성공해 GM작물개발사업단을 해체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전형적인 주홍글씨 낙인찍기”라고 썼다.  그의 주장처럼 환경운동가들의 청원 때문에 GM작물개발사업단이 해체됐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이걸 ‘전형적인 주홍글씨 낙인찍기’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렇게 단언하는 것이 ‘전형적인 주홍글씨 낙인찍기’일 것이다. 정말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이 교수는 “GMO라는 주홍글씨를 점차 느슨하게 하면서 그 안전성을 국민에게 설득해 나가야 할 시점에 오히려 강화하겠다니 안타까운 일이다”라면서 “과학적 근거도 없고, 뻔히 보이는 미래 위기 상황의 대처도 가로막고 있는 이러한 주장을 어디까지 받아줄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도 없다”는 이 교수의 주장 또한 사실과 다르다. 프랑스 깡(Caen) 대학은 2012년 9월 GMO의 유해성에 대한 한 편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GMO 옥수수를 200마리의 쥐에게 2년간 먹였더니, 실험쥐의 3/4에 종양이 생겼다”는 내용이다. 논문은 “일부 종양은 탁구공만큼 컸으며, 쥐 몸무게의 25%에 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논문은 깡 대학의 세라리니 박사팀이 연구한 것으로, 미국의 저명한 학술지 ‘식품화학독성학(Food and Chemical Toxicology)’에 실린 것이다. 제목은 ‘라운드업 제초제와 라운드업 제초제에 내성이 있는 유전자 변형 옥수수(NK603)의 장기 독성 연구’다.  식약처도 “GMO 전체의 안전성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는데? GMO 식품의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심지어 우리 식약처 신소재식품과조차도 “식약처가 승인한 제품은 안전하다”면서 “(그러나) GMO 전체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국립대 생명과학부 교수라는 사람이 사실과 다른 내용의 칼럼을 쓰면, 읽는 사람이 그의 권위에 눌려 맹신하게 될 위험이 있다.  이 교수는 “악령이 출몰하는 사회는 어쩌면 이 시각 대한민국일지도 모른다”면서 칼럼을 끝냈다. 기자들은 생명과학 전문가가 아니므로, 이 교수와 학술적 토론을 벌일 수는 없다. 하지만 그의 논거에 대한 사실관계를 체크할 수는 있다. 사실인 것과 사실이 아닌 것을 뒤섞으면, 사회는 혼탁해진다. 그런 점에서 그가 말한 악령이 출몰하는 사회“란 어쩌면, 이런 무책임한 칼럼이 출몰하는 사회 아닐까 싶다.  ※팩트올은 기자들이 만든 첫 비영리언론으로 상업광고를 받지 않습니다. 후원 계좌는 <신한은행 100-030-327488 광고없는언론팩트올>입니다. 보내주신 후원금은 소비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정직한 기사를 보도하는데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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