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눈 오는 날, 뭐 하셨어요? ☃️🌨☃️
🌨 ☕️ 아침에야 잠이 들었는데 열두시 쯤 눈이 번쩍 뜨이더라고요. 벌떡 일어나 커튼을 젖히니 엄마야 세상에 그렇게 기다리던 눈이 펑펑! 와 니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 줄 아나?! 핫쵸코를 타와서 눈으로 토핑을 합니다. 생크림이 없응게 대신! 보송보송 훨씬 맛있겠지요 *_* 창밖만 멍하니 바라보다 습관처럼 켠 빙글에서 눈산에 방문하신 @veronica7 님의 카드를 보고 저도 후다닥 잠옷 위에 그대로 패딩을 걸치고, 세수도 안 한 채로 모자를 눌러쓰고 집 근처 산(?)으로 향했어요. 가는 길도 이래 곱지예 *_* 그러니까 부산에 살던 때에는 겨울비가 내리는 날이면 종종 범어사를 찾곤 했거든요 그러면 눈을 볼 수 있는 날이 있었으니까. 여기도, 아스팔트 바닥에서는 금방 녹아버리는 눈이 산에는 쌓여 있을 테니까! 그리고 역시나! 이미 눈을 맞으러 오신 분들이 많아서 눈 쌓인 바닥은 단단히 다져져 있었지만 어디든 새 눈은 있으니까 발샷 한 번 박아 봅니다 후후 눈사람도 만들어서 사람들 지나는 길가에 살짝 놓아 두고요. (저처럼) 홀로 풍경을 감상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전 잠옷이 젖을까 걱정이 되어 엉덩이를 붙일 수는 없었습니다... 조금 더 오르니 눈이 다시 펑펑 쏟아 지고요. 영상을 찍는데 갑자기 뛰어드는 토끼도 있... 으응? 토..끼...? 보이시나요 화면을 가로지르는 맹렬한 기세의 토끼! 마침 슬로모션으로 찍고 있었던 터라 마치 스펀지 촬영본이라도 보는 기분. 인형 같지 않아요? 눈도 보송 토끼귀도 보송 토끼 꼬리도 보송... 사랑스럽다 정말... 너 춥지는 않냐 흑흑 고개를 돌리면 푸르른 대나무 위로도 이렇게 눈이 펑펑 내리고요 *_* 으아 치한다 눈에 치한다! 내려가다 보니 또 눈이 그쳐서 보이는 하늘빛도 너무 곱다 아입니꺼. 눈 밟는 소리도 들어 보실래예? 그리고 입구 가까이 오면 만들어 둔 내 친구가 서있습니다. 귀여워... 엘사가 아니라 녹지 않게 해줄 순 없어서 미안할 따름이네요. 눈이 오는데 하늘이 이렇게 곱다니. 산(?)에서 내려와 집으로 돌아와 봅니다. 하늘이 이렇게 고와요. 물론 바닥에 눈은 간데 없지만. 아스팔트 너란 녀석 뜨거운 녀석... 참. 집 옥상에도 눈사람 친구를 만들어 줬답니다. 옥상에는 눈코입을 만들어 줄 만한 게 없어서 맨얼굴이지만 대신 친구들을 곁에 두고 사진 한방 박아 주고요. 수미상관의 법칙에 따라 마지막은 다시 핫쵸코로 장식합니다 헤헤. 겨울은 역시 눈이 와야 겨울이죠! 이제 좀 겨울 같은 느낌이 듭니다. 비록 입춘이 지난 지 한참이지만...
벌새를 가까이 본 적 있나여? #무지개빛 #뽀샵아님
나는 말이야! 불꽃같은 가슴을 지닌 남좌란 마뤼야! 타오르는 두개의 심장을 가진 하이브리드 샘이 솟아 리오 베이비처럼 ㅋㅋ 빨간 가슴을 가진 불꽃가슴벌새... 이름만 봐도 아주 심장이 두근두근하지 않나여 아주우우우 타오르는 가슴! 응? 으으응? 모야 요거 마치 단풍으로 물든 숲을 항공샷으로 찍은 것 같은 아름다움 아닌가여 세상에 아주우 콩만해서 미처 몰랐던 아름다움을 이르케 확대를 하니까 비로소 보게 되네여 +_+ 사진 작가 Jess Findlay씨가 찍은 사진인데여... 아 정말 암만 봐도 믿기지 않는 아름다움이네여 반해쪄 벌새에 반해쪄... 가슴털만 이르케 예쁜게 아니구, 게다가 말이에여! 벌새는!!!! 깃털에 무지개를 품었단 말이에여!!!! 하늘을 나는 벌새를 찍으면 요렇게 날개랑 꼬리 깃털 때문에 빛이 회절돼서 무지개 빛이 나타난다구 해여. 이거 레알로 뽀샵 아님. 이건 사진가 Christian Spencer씨가 찍으셔쪄여. 무려 브라질의 현대 미술관에서 수상까지 한 작품 +_+ 이게 뽀샵이 아니라니 뽀샵이 아니라니이이이!!!! 보다보니까 계속 보고 싶어서 다른 작가분이 찍은 다른 벌새 사진도 찾아 봤는데여 +_+ 아래 사진들은 Melanie Barboni씨가 찍은 작품들! 봄같은 이 아이두 여전히 예쁘구 다른 종류의 가을을 지닌 아이두 있네여 +_+ 벌새 너란 아이는 정말... 한 번 실제로 보고 싶네여 네가 그렇게 날갯짓을 빨리 한다며? +_+
[전라남도] 나주
아 이곳은 따뜻합니다. 밀도있게 닫혀있던 코트가 팔 위에 걸쳐집니다. 일제강점기때 알려지게 되었다는 나주곰탕. 수많은 음식점 중 유명하다는 하얀집에 도착했습니다. 나주에서는 고기를 넣고 오래 고았기 때문에 맑은 국물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소의 여러 부위 중 기름기가 없는 쪽은 퍽퍽하지만 무난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호평을 받을 정도인가 생각하며 속을 든든히 채우고 길을 나섰습니다. 하얀집에서 5분 이내 거리에 벼락 맞은 팽나무가 있습니다. 오백년 동안 말없이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어주었던 강한 나무이기에 고민을 털어놓으라는 안내문구에 벌어진 울타리 틈으로 나무를 쓰다듬었습니다. 고생이 많으시군요.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일텐데 수많은 의견과 의미부여가 이 나무를 피로하게 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사내아 금학헌은 현재 게스트하우스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아버지도 이곳에서 머문 적이 있으시다며 설명해주시는걸 들으며 항아리와 땔감을 찍습니다. '적당히' 와 '때'의 중요성을 알려줍니다. 영산강에 도착했습니다. 맞은편엔 홍어집이 빼곡히 있습니다. 홍어를 못 먹어본 자는 그 곳을 빠져나옵니다. 나주에 온 제일 큰 목적은 어머니 지인분이 운영하시는 카페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나주에 오면 미스박이 생각나주. 전남 나주시 경현길 135-11 미스박커피 고깃집이었던 곳을 사장님 부부가 셀프인테리어로 꾸미셨다는 곳은 아기자기했습니다. 외부 텐트방에 이어 웨딩방, 고전방도 있었는데 사진 촬영도 꽤 하는것 같았습니다. 혼재된 전반적인 카페 사진이었습니다. 와중에 깨알같이 여태현 작가님의 신간 산문집을 올려두었습니다. 다정함의 형태를 알고 싶으시다면 교보문고로 향하시면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세부적인 것(바디감, 산미, 향미 등)을 떠나 커피는 맛이 없었습니다. 아 디저트로 산 빵은 촉촉하고 부드러워서 야무지게 먹었습니다. 이번 여행길에 사진 찍어보겠다며 일회용카메라를 챙겨 왔습니다. 오랜만에 돌려보는 필름. 드르륵드르륵 돌리다가 틱 하고 찍히는데 이 싱거운 친구가 자꾸만 웃음짓게 합니다. 카페가 있는 이 동네 또한 노후되었습니다. 뒷짐지고 천천히 걷는데 우체통이 보입니다. 손글씨로 마음과 상대에 대한 생각을 눌러 적던 편지가 그리워집니다. 차창 밖으로 느껴지는 차이가 꽤 큽니다. 나주혁신도시는 세련됨 그 자체더군요. 무너져가는 것들과 세워지는 것들의 간극은 날이 갈수록 커지기만 합니다.
(약혐) 현미경으로 본 작은 세상 #신기
그냥 현미경 아니져 레이저 스캐닝 현미경이라 그냥 현미경으로 볼 수 있는 것 보다 훨씬 많은 걸 볼 수 있거든여 그러니까 곤충 무서워 하시는 분들은 여기서 후딱 뒤로 가기 누르시길! 그럼 준비되신 분들만 스크롤을 내리세여!!!!! (이미 미리보기로 보였겠지만 그래두 크게 보는거랑은 다르니까..) 그러니까 이게 뭔 줄 아시게쪄염? 전 알고 나서도 도저히 모르겠지만 ㅋㅋㅋ 얘는 바로바로 물방개 +_+ 물방개를 이렇게 샅샅이 들여다 본 적이 있나 생각해 보면 있긴 하지만 암만 떠올려도 이런 비주얼은 떠오르지 않지 말입니다만? 얘는 뭘까여 이건 좀 쉽긴 하당 이라고 생각하신 분들 많으실텐데 아마 여러분의 직감은 다 틀렸을 거예여 ㅋㅋ 얘는 바로 바다거북의 등껍질이나 몸에 달라붙어 때로는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는 그.... 따개비 아니 따개비????? 놀란 분들 많으실거구 안 놀라신 분들은 따개비가 뭔지 모르는 분들일 듯 ㅋ 사진 가져오기 귀찮으니까 찾아 보시구... +_+ 그럼 얜 뭐게~여? 진짜루 이건 모르실거라서 바로 말씀드리자면 식물의 포자, 홀씨주머니...라고 합니당 ㅋ 신기신기 +_+ 요건? 마치 공작의 깃털같은 요건 등각류의 동물이라구 해여 +_+ 그니까 호옥시 찾아보실까봐 찾진 마시라고 미리 말씀드리면ㅋㅋ 갯강구, 쥐며느리 뭐 이런 애들이여. 괜히 검색하셨다가 이미지 보고 놀라실까봐...ㅋ 그런 아이들이 이렇게 예뻐 보이다니 넘나 신기하지 않나여! 얘는 물맴이라는 딱정벌레 종류의 발이구, 이건 나방의 더듬이 +_+ (사진 출처) 정말 신기한 작은 세상 탐험 무시무시했지만 즐겁기도 했져? ㅋㅋ 마치 후룸라이드를 타고 어두운 동굴을 지나는 짜릿한 기분 부디 즐거우셨길!!
[전라남도] 광주
2020년을 마시며 광주로 향했습니다. 친했던 이의 고향이라 궁금했던 곳입니다. 이 곳은 양림역사문화마을 내에 있는 1904년에 설립된 양림교회 입니다. 외관만 훑어보고 발길을 옮겼습니다. '광주 가볼만한 곳'이라고 검색을 하면 펭귄 마을이 나옵니다. 동네 어르신분이 걷는 모습이 뒤뚱뒤뚱하여 펭귄 마을이라고 합니다. 펭귄마을 전체를 둘러본것은 아니지만 여러 벽화마을을 다녀온 자로서 이곳은 아쉬움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노후화된 동네에 약간의 활기를 불어넣은 곳 정도로 생각하고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녹슨 대문과 칠이 벗겨진 담을 보면 오묘한 기분이 듭니다. 생과 사란 인간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법입니다. 시간이 멈춘 기분이었습니다. 녹슨 창문 틀이 제 피아노 실력 같습니다. 이 동네가 인스타 갬성적인 곳이 많다고 SNS에서 봤었습니다. 일단 월요일에 가서 문 닫은곳이 대다수였고 생각보다 가게수는 많지 않았습니다. 위 사진 속 '온화명'이라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는데 지양하는 바닐라라떼 맛이었습니다. 광주는 관광할 곳은 없구나 중얼거리며 광주 양동시장으로 왔습니다. 규모가 큰 전통시장으로서 옆엔 쇼핑타운도 있었습니다. 남대문과 동대문이 합쳐진 형태랄까요. 쭉 훑어보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차타고 이동해서 광주송정역쪽으로 왔습니다. 광주송정역 앞에 위치한 1913 송정역 시장은 신구조화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곳..네..광주는 관광하러 올 곳은 아니었습니다....놀 곳 없어 노잼이라는 광역시 TOP3에 속해있다는걸 봤을 때 짐작했지만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10시까지만 한다는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며 만월을 바라봅니다. 아쉬운 광주에서의 밤이 저물어 갑니다.
별빛 밤 아래 위스키, 몽골#1
어느샌가 문득 추워지는 비행기내의 공기가 북쪽으로 꽤나 내달린 것을 인증해주고 있었다.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저 먼 아래의 풍경은 바다와 구름을 벗어나 광활한 대지가 끝없는 지평선을 그리며 펼쳐 있었다. 겨울로 접어드는 늦가을의 광활한 대지는 푸른 초원이 아닌 온통 갈색빛의 따스한 삭막함이 느껴지는 갈색 파도와 같았다. 단지 멍하게 하염없이 별을 볼 수 있고, 사막도 있으며, 제대로 된 초원의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이 몽골 울란바토르에 도착했다. 8박9일간 최소 5번의 밤하늘을 즐길 수 있을거란 생각에 카메라 충전기 먼저 잘 있는지 자꾸만 확인했다. 이제는 중년이상의 나이가 되어버린 고프로4와 캐논 eos 100d가 잘 버텨주길 기도해본다. 징키스칸의 나라인 몽골답게 공항이름도 징기스칸 국제공항이다. 그 아래에는 영어와 함께 러시아어 문자인 키릴문자도 함께 표기되어 있다. 나중에 가이드분께 물어보니 세계2차대전 일본이 몽골을 침략 했을 때 러시아가 많이 도와줬고 그 김에 문자도 키릴문자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신 러시아어는 잘 안 통하는것 같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밖으로 이른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고비사막을 여행할 목적으로 모인 우리 모임은 아직까지 서로의 이름과 나이만 알고 있는 헐거운 유대감의 5인조였다. 마트에서 몽골 초원과 사막을 마주보러갈 생필품과 간식들을 사며 조금씩 살기위한 대화부터 시작했다. 하나뿐인 대형 백화점에서 장을보고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8개 테이블정도의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식당에 메뉴판에는 온통 키릴문자 뿐이다. 게다가 카운터로가서 주문하는 시스템에 음료는 냉장고에서 꺼내 카운터로 가져가 계산을 해야한다. 마치 매점에 온 듯한 느낌의 식당이다. 채소가 귀하고 고기가 흔하다보니 메뉴들이 고기가 대부분에 채소가 토핑으로 올라가 있다. 처음 파스타처럼 생긴 볶음면은 뚝뚝 끊어지는 면과 말라있는 듯한 식감에 이게 뭔가 싶었는데 먹을수록 그냥 밥 한숟갈 먹듯이 먹게 된다. 고기들은 냄새가 조금 난다. 양고기를 많이 쓰다보니 양고기 냄새가 나는데 신기하게도 우리나라에서 먹을때 나는 양고기 냄새보다 부드럽다(?)고 해야할지 신선한 양냄새라고 할지, 거부감이 없었다. 다만 일행중에 민감한 분이 있었는데 손도 못대긴 했다. 그리고 몽골에서 물처럼 마신다고 하는 수테차!! 이게 매력적이다. 우리말로 하면 우유 차 정도 되겠다. 따뜻한 우유에 소금이 조금 들어가 있어 살짝 짭쪼름함이 올라오는데 식전이나 식후 가릴것 없이 마신다. 우리나라 식당에 들어가면 물부터 내어주듯이 여기선 수테차부터 내어준다. 물이 귀하기에 수테차를 많이 마신다고 한다. 녹차티백처럼 판매도 해서 귀국할때 한봉 60개들이로 사왔는데 2주만에 다 마셨다... 그러고 동대문 중앙아시아 거리를 다 뒤져봤는데 파는 곳이 없다. 몽골식당 한군데서 한잔에 천원에 팔고 있다. 귀국할때 더 많이 사오지 못한게 아쉽다. 숙소에서 사람들과 맥주 한잔씩을 나눈 밤을 지나 아침이 되니 초원을 달려줄 차량이 도착했다. 초원과 사막을 갈 목적이라 여행사의 패키지로 준비했다. 가이드 한 분과 기사 한 분까지 함께 총 7명이 여행을 시작했다 몽골 여행에서 차량은 suv이거나 위 사진의 차량인 푸르공 이렇게 두종류가 있다. 우리의 여행을 함께 할 차량은 '푸르공' , 러시아 군용차량이 변형되어 나온 차량인데 다른말로는 ''사람이 탄다는 것을 깜빡하고 만든 차량'' 이다. 늪지대나 초원은 쭉쭉 달리나, 타고 있으면 내 골반뼈와 척추뼈, 목뼈가 안녕한지 안부인사를 전할 수 있을 정도로 흔들림 완화가 적다. 아니 적다고 해야할지 거의 없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힘은 좋아서 잘 달려준다. 모델성도 있어서 사진도 나름 느낌있게 잘 나온다. 이제 푸르공을 타고 울란바토르를 벗어나 대 초원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늦가을이라 푸르른 초원이 아닌 갈색으로 변한 초원이었지만 끝없는 지평선의 모습에 기분이 대신 시원하게 푸르다. 교통체증 없을듯한 초원의 도로에 우두꺼니 서있는 교통 표지판들이 심심해 보인다.
힙스터들과 가톨릭 신자들의 성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서울에서의 세 번째 집은 이 근처에 있었어요. 손기정 체육공원에서도 가깝고, 아현시장에서도 멀지 않고, 서울역도 지척인, 주소지에 이름 붙여진 길 이름만 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만 같은 곳이었죠. 그 동네에 박물관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개관하면 가 봐야지 생각만 한 것이 일년여. 얼마 전에야 겨우 만날 수 있었네요. 어쩔 수 없는 집순이, 헤어날 수 없는 게으름... 후. 오랜만에 찾은 동네가 어찌 그리 낯선지, 더구나 지척인데도 자주 가지 않던 이 길은 더 생경하더군요. 박물관 가는 길의 도심 속 기찻길 서소문 밖 네거리 광장은 조선시대 공식 사형 집행지였어요. 시장으로 통하던 성문 밖에 생겨난 주막 거리 광장이었기에 본보기로 사형 집행을 하기 딱인 곳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많은 순교자들을 탄생시킨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곳에 들어서게 된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서소문 밖 네거리 역사 유적지에 담긴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잘 구현해 낸 데다가 꼭 신자들이 아니어도 누구나 와서 쉬어갈 수 있게끔 대중적으로 잘 구성된 공간이기도 해요. 전시관 내부는 상설 전시와 기획 전시로 나뉘어져 있고, 상설 전시에서는 조선 후기의 사상사를 옅볼 수 있어요. 상설 전시관은 이렇게, 종교적인 색체를 현대식으로 잘 담아낸 디자인을 택했고요. 뭔가 성스러우면서 밀레니엄 st. 이 곳에는 역사적 의미가 깃든 사료들 뿐 아니라 이런 조각 작품, 설치 작품들도 곳곳에 전시되어 있어요. 동선을 따르다 보면 위안을 주는 공간, 순교자들의 무덤인 콘솔레이션 홀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 곳에서는 미디어아트로 둘러싸인 위안을 만날 수 있어요. 계절을 담아낸 그림이 흐르고, 레퀴엠이 흘러 나오죠. 홀의 정 가운데는 순교하신 성인 다섯 분의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마주오는 빛을 따라 고개를 돌리면 하늘이 뻥 뚫린 공간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 곳이 바로 힙스터들의 성지, 인스타에 올릴 인생샷을 찍기 위해 잘 차려입은 젊은이들이 찾는 하늘 광장입니다. 야외 전시가 펼쳐진 옆으로 삼각대를 든 커플들이, 모델처럼 잘 차려입은 젊은이들이 줄을 서서 옷 매무새를 다듬고 있는데요. 물론 이 사진은 작품이지 사람이 아닙니다. 젊은이들을 피해 저도 힙스터들의 배경이 되어 준 벽돌벽을 가득 담아 봤습니다. 거 사진 찍기 참 좋은 날씨로구먼. 하늘광장에서 왼쪽으로 시선을 두면 하늘길이라는 미디어 아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늘길의 끝에는 자연광을 받고 있는 '발아'라는 작품이 있고요. 돌아가는 길은 다른 계단을 이용해 봅니다. 내부에 미사를 드리는 곳도 마련이 되어 있어서 신자들도 많이 찾아 오시더라고요. 젊은이들은 하늘광장에서 줄 서서 인생샷을 남기고, 신자들은 미사를 드리거나 상설 전시관에서 역사를 나누고 계시는 모습들이 대조돼서 흥미로웠어요. 공원도 잘 조성되어 있으니 날 좋은 날 방문해 보시길 :)
[전라북도] 전주
오랜만에 전주로 향했습니다. 전주한옥마을에 가고 싶었습니다. 차로 골목 골목을 돌고 걸으면서 보니 상업적으로 변한 뒤 별로라던 지인들의 말이 생각나며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황급히 발걸음을 돌려 전동성당으로 향합니다. 어렸을 때 이곳에서 수년간 검지손가락을 지켜줬던 장미묵주반지를 샀었습니다. 그 추억이 이곳으로 저를 불러낸 것 같습니다. 사진만 찍는 이들과 거리를 둔 채 전동성당을 눈에 담습니다. 사진만 찍고 끝이 아니라 보다 세심하게 바라보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호남지방의 서양식 근대건축물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것의 하나인 전동 성당. 조만간 성당에 다녀와야겠습니다. 이곳의 피에타는 이렇구나 생각하며 예수님과 성모님을 바라봅니다. 피에타는 볼때마다 마음을 축축하게 만듭니다. 전동성당 뒤편의 상과 측면의 상을 바라보며 종교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천주교라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만 신앙심이 깊지 않아서일까요. 순교. 대단하다는 생각뿐입니다. 이 벤치 근처에 투호던지기를 할 수 있는게 있었습니다. 와 정말 어렵더군요. 둔탁한 소리만 가득했었습니다. 길을 걷다가 들린 미술관에서 찍은 작품입니다. 죽녹원에 갔을때 홀로 멍하니 있던 때가 떠올라 이 작품만 찍고 나왔습니다. 한옥마을 인증샷입니다. 그 외 거리는 도무지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탕후루를 먹어봤습니다. 맛은 없었지만 드디어 먹었다는 마음에 아이처럼 즐거워하다 머리카락과 옷에 붙어 고개를 숙였습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더니 하하 재밌습니다. 전라도는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세월만에 다녀왔습니다. 옛 정취를 흠뻑 느끼다 돌아갑니다. 전라도, 안녕!
[진안] 마이산 탑사
사면이 막힌 채 고여있는 기분입니다. 수많은 갈증과 갈망을 축여줄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자연이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유일하게 마음을 온전히 내보일 수 있는 존재입니다. 물을 좋아합니다. 온 몸에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좋아 한 번 씻으러 들어가면 도통 화장실 문이 열리는 법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 곳에서 물에 시선을 고정한 채 걸을 수 밖에요. 작은 돌멩이를 던지니 크고 작은 파동이 일어납니다. 구의 떨림. 맑은 웃음이 지어집니다. 빛에 투영되어 반짝이는 고드름이 녹아 내리고 있습니다. 혼자 고요히 서서 떨어져내리는 물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걷다보니 더 큰 고드름이 한가득입니다. 올해 처음 보는 고드름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고드름 옆으로 마이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태어나서 이토록 큰 바위산은 처음 봤습니다. 흥분되기 시작합니다. 콘크리트화된 돌산의 수많은 공동 집합체라는 문장을 사전에서 봤을 땐 이해가 잘 되지 않았는데 실제로보니 문장 그대로입니다. 신기할 따름입니다. 마이산 탑사에 도착했습니다. 수행을 위해 마이산으로 들어왔던 이갑룡 처사가 만든것으로 전해지는 거대한 돌탑. 마스크 속 입 안이 다물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마이산은 풍수지리적으로 S자형의 산태극과 수태극의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영험한 기운이 움트는 곳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이제부터 전반적인 탑사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곳곳에 이갑룡 처사의 모습이 있습니다. 낙사의 위험이 있으니 항시 조심해주세요. 아 이건 귀여워서 찍었습니다. 인간의 수많은 염원과 갈망은 자꾸만 침묵하게 만듭니다. 능소화라고 씌여있었는데 여름에 오면 돌산을 기반으로 피어난 능소화를 볼 수 있을까요. 표면적인 질감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봐도 봐도 신기합니다. 향내를 맡으며 조용히 돌탑을 바라봅니다. 돌 틈으로 흘러나오는 물줄기를 바라보다 손을 닦고 그 속에 서있었습니다. 정화되고 싶은 마음이 발걸음을 자꾸 묶어둡니다. 바위보다는 작고 모래보다는 큰 돌의 성질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쉽게 부서지지 않는 단단함. 이갑룡 처사 기념 비석입니다.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분입니다. 감탄을 뒤로하고 내려가는 길에 손금은 인생의 축소판을 봅니다. 아 안본 눈 삽니다. 빛바랜 간판이 정겹습니다. 이모님 전 별미감자전과 도토리묵이요. 세계는 황폐해졌고, 신들은 떠나버렸으며, 대지는 파괴되고, 인간들은 정체성과 인격을 상실한 채 대중의 일원으로 전락해버렸다고 하이데거는 말했습니다. 자연을 바라보며 다시금 이 말을 떠올립니다. 존재자에게서 존재가 빠져 달아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하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제주도 이호테우해변의 매력
안녕하세요. 제주산지 1368일째 시연입니다. 요즘 코로나19가 잠잠해져 가나 봅니다. 기생충 아카데미4관왕 영향인지 뉴스에서도 덜 나오네요. 제주는 확진자 0명의 청정제주라고 안내 문자가 계속 오네요. 암튼 제주 서쪽 첫 해수욕장과 목마등대가 있는 이호테우해변 목마등대 지난 화요일에 다녀 왔네요. 오랜만에 맑은 날씨여서 나갔어요. 이호테우 목마등대로 들어가는 도로엔 아직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큰 공터가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배가 육지에 올라와 있기도하고 멀리 한라산 능선도 잘 보이고 비행기도 뜨고 내리는게 잘 보이는 곳이랍니다. 등대로 가는 길에서 만난 커플 너무 여유로워 보이더라구요. 밀물이라 원담(바닷속 물고기 잡이용 돌담)이 물이 차서 찰랑찰랑 채워져가고 있네요. 멀리 빨강목마 하얀목마가 보입니다. 해수욕장 모래사장엔 이른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보입니다. 아직 찰텐데 말이죠. 이호테우 해수욕장은 저 나무숲으로 야영도 할 수 있습니다. 제주시내와 10분내의 거리여서 시내 나가기도 좋아서 제주도민도 여름에는 야영을 많이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원담이 돌로 쌓여진 얕은 물가라 아이들과 함께 놀기도 좋아요. 이호테우해변의 매력은 1. 모래사장도 넓다 2. 제주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 3. 야영할 수 있는 숲이 있다 4. 어린이 전용 수영장도 따로 있다 5. 포토존 목마등대도 있다 6. 비행기와 한라산을 맘껏 볼 수 있다 7. 제주시내와 10분내 거리로 편하다. 8. 목마등대 근처 주차장도 넓다 9. 정박한 배들이 있는 포구사진도 찍을 수 있다 제주서쪽여행 이호테우 찍고 가셔도 단언하건데 좋습니다.
白으로 만들어진 하루
눈이 내릴 거예요. 설레는 예보가 적중했습니다. 옷을 든든하게 입고 길을 나섭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곳을 좋아합니다. 두 발을 살포시 올려뒀다가 신중하게 한 걸음씩 옮깁니다. 어렸을 때부터 스마일 표시를 좋아했습니다. 굳어져만 가는 자아의 얼굴 대신 이 아이는 언제나 제 손끝에 따라 활짝 웃어줍니다. 아, 산에 가야겠습니다. 오랜만에 내린 소중한 눈을 이대로 떠나보낼 수 없습니다. 애정 하는 카페로 가는 길엔 산이 존재합니다. 평지보다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 위로 백의 세상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좋아합니다. 눈이 쌓여져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두 발을 올리는 겁니다. 뽀드득 뽀드득.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 다른 이를 위해 참고 참다가 이 부분만 하며 장갑을 벗고 눈을 쓸었습니다. 기분 좋은 차가움이 손 가득 느껴집니다. 아 너무 좋습니다. 세상이 점묘법이야 빛이 가득한 날엔 그림자 사이로 나타나는 점 하늘 한구석이 번져가 가장 밝은 날 세상의 화상 입은 점들 반짝여 순수 결정체로 가득했던 백의 세계 속에서 흑으로 빛어진 전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암흑'이란 '알 수 없음, 알지 못함'에 붙여진 멋진 은유라는 말이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무수히 많은 것들이 정제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 세계는 지금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눈발이 다시 날리기 시작합니다. Let it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