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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연정 협상, KoKo



저런 사진이 어떻게 찍히는지 대충은 짐작들 하실 텐데, 원래 독일의 연방세탁기(... 참조 1)는 과도하리만치 투명한 유리로 덮여 있다. 그래서 훤히 들여다 보일 때가 많은데, 아무튼 자메이카 협상은 이미 결렬이 났었다. 내가 뭐랬니(참조 2). 어렵다고 했니, 안 했니(참조 3).

그래서 앙겔라 메르켈의 CDU/CSU은 다시금 SPD와 대연정(GroKo)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두 가지 있다. 첫 번째, SPD다. SPD는 최근의 대연정이 SPD에게 득보다는 실이었다고 판단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마르틴 슐츠는 최근의 총선 이후, 야당으로 남겠다고 선언했었다. 다만 여기서 미묘한 점이, SPD 일반 당원들과 지도부의 생각이 약간씩 다르다는 점이다.

지도부는 장관 자리 한 번 쯤 (더 )하고 싶어하지만, 일반 당원들은 전혀 아니다. 그래서 타협책으로 나온 것이 KoKo(참조 4). 이른바 "협력형" 연정이다. 소수의 의제만 합의를 하고 나머지는 사안에 따라 의회에서 타협을 시도한다는 원칙이다. 즉, 이전 대연정에서처럼 185 페이지 짜리 합의록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SPD 당원들이 지적한 부분이 바로 이점이었다.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길다란 목록을 합의했는데, 그게 과연 SPD 내 누가 시도한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두 번째, CDU/CSU 안에서도 KoKo에 대한 반발이 좀 있다(참조 4). 이른바 SDP의 "체리 피킹(Rosinenpicken)"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SPD 당원들이 과연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다수의 정책을 의회 협상/표결에 맡겨버린다면 SPD의 의회 내 비율 때문에, (거의) 언제나 우파 쪽으로 결정나버릴 터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메르켈이 AfD와 연정을 시도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독일인들이 정치적인 안정을 누구보다 바란다는 사실 때문에 상황은 더욱 복잡, 새로운 선거가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전에 없이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다. 메르켈과 슐츠, 제호퍼 모두 이번이 마지막 정치인생이 될 듯(참조 5).

PS. 최근에 만났던 FAZ 기자랑 내기를 했었다. 나는 자메이카가 실패하여 마이너리티 정권으로 가리라는 쪽이었고, 그는 자메이카가 성공하리라는 쪽이었는데, 지금 보면 내가 이겼음. 비트 코인 내기나 할 걸. (난 마이너리티가 CDU/CSU+FDP이리라고 봤는데 이건 내가 틀릴 가능성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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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대통령의 요리사(2016년 5월 1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4080077029831

2. 총리의 권모술수, 콘라트 아데나워의 경우(2017년 10월 7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5652492474831

3. 자메이카 연정은 가능한가?(2017년 9월 18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5602245249831

4. Union lehnt „KoKo“ ab(2017년 12월 12일): http://www.faz.net/-gpg-94r0z

5. Der letzte Dienst für Deutschland?(2017년 12월 13일): http://www.faz.net/-gpg-94q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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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치권도 이합집산의 계산이 미적분스럽군요 ~@.@ 그래도 허용가능한 이해타산이겠죠 우리처럼 뒷방늙은이같은 무조건의 똥고집과 이전투구는 아닐거가 기대해요 ㅠ ㅠ
독일도 그런 고집이 없지는 않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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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락된 도시의 여자
월요일은 역시 독서지. 이 책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소련이 저지른 베를린 집단 강간에 대한 건조한 보고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도 독일 여자가 쓴 이 일기가 독일어로 출판될 수는 없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 텐데… 일기 원본은 그녀 스스로 마음 속의 검열 때문이었는지 약자나 암시하는 단어로 썼던 모양이다. 읽을 수 있는 글의 형태로는 1950년대 초에 그녀가 직접 옮겼던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출판하려 마음 먹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1950년대에 영어판이 먼저 나왔고, 독일어판이 잠시 나오기는 했다. 그러나 그녀의 책은 50년대 독일 내에서 숱한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독일 여자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면서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독일어판 재출판을 자기 살아 생전에는 못 하게 막았다고 한다. 그래서 독일어판은 그녀가 사망한 이후에서나 다시 나올 수 있었고, 영화(Eine Frau in Berlin)화도 그 이후에나 가능했다. 50년대 독일의 비뚤어진 심리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2003년 이후 다시 나온 책에 대해서는 찬사가 이어졌고(하지만 저자는 사망했는 걸?), 역사 분석의 대상이 됐다. 자, 내용 이야기를 하자면 그녀는 1933-34년간 파리 소르본에서 역사/미술사를 공부했었고 그 후 러시아를 여행하면서 약간의 노어를 익혔다고 한다. 당시 기준에서는 상당한 지식인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제3자인 양 건조하게 당시 상황을 쓸 수 있었을까? 상황 판단도 빨랐고, 결국 그녀는 생존할 수 있었다. 그래서 결국은 뭐라도 알고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얘기인데, 이 책이 드러낼 수밖에 없을 여성주의적 시각은 나보다 훨씬 잘 쓰는 분들이 많으니 검색해서 읽어 보시기 바란다. 물론 예상한 내용이 대다수일 테지만 말이다. 내가 눈여겨 본 부분은 역시 다양한 면모를 갖춘 러시아 군에 대한 묘사와 언어였다. 공산당이라고는 하지만 러시아 군을 구성하는 것도 인간들이었기 때문이다. 복수를 해야 했던 한편, 불쌍히 여기는 마음도 있었고, 착취하려는 마음도 있었다. 주인공이 잘 한 건, 그나마 장교들을 노렸다는 점이다. 여기서 그녀의 무기는 언어.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어눌하더라도, 어휘가 적더라도 자기 모국어를 말해주는 인물에게 마음이 열리게 되어 있다. 노어를 몰랐던 것보다는 아는 편이 생존에 훨씬 유리했다는 의미다. 게다가 제일 “서구적”인 잘 배운 러시아 장교는 그녀가 할 줄 아는 링구아 프랑카, 불어도 할 줄 알았었다. 물론 그가 큰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말이다. -------------- 그리 많은 양은 아니지만 읽기 참 힘들었다. 번역이 안 좋아서도 아니고 책이 지루해서도 아니라 너무 먹먹해서다. 전쟁이 끝나고 남은 사람들은 전리품이 되어버렸으며, 껍데기나마 남은 조국은 남은 사람들을 버렸다. 되돌아온 남자친구가 뭘 의미하겠는가? 실제 저자는 결혼하면서 스위스로 이주했다고 한다. 차마 베를린에서, 혹은 독일 내에서 제 정신으로 살 수 없었을 것이다.
마크롱의 안보전략대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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