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다른 예보없이 단순한 개인사유로 무려 반년이나
연재를 쉬었는데, 그 와중에도 늘어나는 팔로워와 어서
돌아오라는 댓글들...
연재를 할 때만큼의 템포는 아니여도 간간히 늘어나는
좋아요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일상에 지치고 빙글에 실망해
손 놓고 있던 내 마음에 파동을 일으킨 것은
제 빙글의 시작은 이 곳에서 시작됐습니다 이곳이 없다면 저한텐 빙글은 쓸모가 없어요... 글이 한동안 안올라오길래 무슨 일이 있으신가 걱정했네요 독자로써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ㅎㅎ
이런 댓글을 남겨주신 athletics01 님의 댓글...
물론 athletics01님 외에도 내 글이 자신이 빙글을 지우지
않는 이유라며 복귀요청 댓글 주신 몇몇 분들을 보며
내가 진짜 어디 가서 이런 대우 받아보나 싶어 다시 시작 T-T
헌데 다시 시작은 했지만 반 년만의 새 글이고 하필 그 재시작
주인공도 인기나 인지도는 그닥인 진수여서 읽거나 피드백
주시는 분이 많지 않을 줄 알았으나 댓글 대폭발에 완전
에너지차징 만빵!
그리하여 오늘은 예전부터 많은 삼국지매니아들의 심박동을
거칠게 해왔고 숱한 이슈와 논란의 중심이며, 앞으로도 그럴
주제를 다루고자 한다....
오늘의 주제는 그래서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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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대장군(五虎大將軍)
삼국지를 딱 한 번만 읽은 사람이라도 이들을 모를 수는 없다.
삼국시대 아니, 동아시아판 "어벤져스" 라고 칭해도 모자람
하나 없는 최강의 조합 "오호대장군" 이 바로 오늘의 테마.
(BGM으로 Alan Silvestri의 The Avengers가 딱 어울림)
오늘은 뭇 남성들의 진정한 드림팀인 이 조합에 대해
심층탐구를 해보기로 하겠다.
가장 먼저 저 '오호대장군' 이라는 명칭부터 살펴보면
대장군이라는 단어는 있지만 그렇다고 저 다섯이 후한시절
실존한 군최고직위인 "대장군(大將軍)" 이라는게 아님은
당연히 다들 아실거고...
일종의 용맹무쌍한 저 다섯 인간흉기들을 묶어 부른 별칭인데
사실 실제 역사 속에서 저런 별칭은 없었다.
놀랍게도 저 별칭은 일본에서 생겨난 별칭이다.
별칭도 그렇지만 저 다섯을 싸잡는 개념조차도 실제 역사에
없었고 나관중이 삼국지연의 속에서 "오호상장(五虎上將)"
이라며 저 그룹을 창작해 냈다.(김새죠?ㅋㅋㅋ)
뭐, 그렇지만 어쨌건 저 다섯이 촉한의 무력을 맡으며
대활약을 한 사실과 저들이 있던 당시의 촉한은 위와 오에
비해 가장 작은 영토와 처지는 국력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둘을 벌벌 떨게 했던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동시출격 여부.
저 다섯이 출격!
캡틴관우가 비브라늄 청룡언월도를 던지자 청룡도가
쓰리쿠션 찍으며 위나라 빌런들을 작살내고,
감마선에 노출되어 괴력을 뿜는 헐크장비는 위빌런들의
말과 수레를 집어던지고 성벽을 맨손으로 파괴하며,
토르조운은 우르로 된 창으로 벼락을 쏴서 적진을 지지고,
골드티타늄 재질의 갑옷을 입은 아이언마초 또한 손에서
리펄서빔을 마구 쏴댄다.
호크황충 역시 무시무시한 연사속도로 화살을 속사해대며...
이렇게 다섯은 순식간에 허창을 점령 후 조조를 굴복시킨 뒤
조운은 조조를 데리고 고향인 아스가르드로 돌아간다.
왠지 이랬을거 같고 그랬으면 좋았겠지만...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저 다섯은 동시에 한 전장에 출격한 일이 없었다.
언뜻 이해가 안가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 아니, 저 무적의 조합을 왜 굳이 안쓰고 묵혔지? ' 라는
의문이 생길터인데, 당장 내가 저들을 비유한
어벤져스만 해도 전원이 모여 상대를 박살내는데
왜 저들은 못 그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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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장수, 즉 지휘관들은 당연한 말이지만 전장에
앞장서 싸우지 않는다.
이는 다른 칼럼에서도 몇 차례 언급한 바 있는데,
당시의 전투에서 가장 중요시 한 부분은 바로 군의 "기세"
였는데, 전투 도중 지휘관이 부상이나 전사 및 패닉 등으로
무용화 될 경우....
우세한 병력이나 지리적 선점에도 불가하고 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그런만큼 지휘관의 존재는 실상 그가 이끈 군 전체의
전력만큼 비중이 컸다.
현대의 군체계야 워낙 시스템이 잘 짜여 전쟁 중
지휘관이 무력화 되어도 최소한의 자신들이 맡은 롤을
수행하여 그 손실의 최소화 및 바로 그를 대체할
2, 3순위의 예비 지휘관이 있으나 저 당시는 그러지 않았다.
그런만큼 지휘관의 비중이 매우 컸는데...
저들은 모두 그 능력과 경력 등에서 지휘관이였고
지휘관은 늘 군의 중군 내지는 후방에서 군세를 조율한다.
저 다섯 중 넷은 인재풀이 부족한 촉한에서 지휘관을 맡아
각기 전략적 요충지를 맡는 총사령관이였다.
관우는 유비가 입촉 당시 유비의 본진이던 형주를
맡겨 가장 역할이 컸고, 장비와 황충은 야전사령관을 주로
맡다가 유비가 촉을 완전히 점령 후 장비는 촉지역의
대오전선방면 사령관을 맡았으며,
마초 역시 투항 이후 촉의 서북방면 사령관으로
강, 저족 및 서량쪽의 위세력을 견제했다.
이렇듯 각자 요충지에 배치된 관, 장, 마는 이리저리
불려 다니며 참전이 사실상 불가하다.
게다가 촉한의 국력과 동원 가능 병력 수 등을
감안해보면 저 다섯 모두를 지휘관으로 한 전투에
참전 시킨들 그만큼의 효율은 나올 수 없다.
예를 들어 여기 축구 좀 좋아 하시는 분들 계신가 모르겠다만
어느 축구클럽이 쇼미더머니를 쳐서 감독에 주제 무리뉴,
수석코치에 호셉 과르디올라, 수비코치 파비오 카펠로,
전술코치에 요아힘 뢰브, 피지컬 트레이너에 거스 히딩크를
임명했다 치자.
팬들 입장에서야 입이 벌어진다지만 저런 과도한 코치진
스쿼드를 두면 과연 팀이 잘 돌아갈까?
오히려 자기 주장이 강하고 일부는 스스로 생각한
본인역량 이하의 직책을 맡았다는 생각에 불만 품거나
월권시도 및 지시불이행 등이 나타날 수 있는 등...
쉽게 말해 팀웍이 작살난다.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가지만,
장수가 많으면 군은 저승으로 간다.

그보다 먼저
아이러니 하게도 이들은 위 이미지같은 현대의 미디어믹싱이
흔한 것과 반대로 한 자리에 다 모여본 적조차 없다. ....
당장 픽션의 정점인 삼국지연의만 봐도 이들이 다 모여
서로 얼굴본 적이 없다.
관우는 애초에 유비가 장, 황, 조 셋을 이끌고 입촉 당시
역사기록 동일하게 형주에 남았고 마초는 그 유비의
입촉 이후 합류...
디테일 다 떠나 정사기록만 봐도 최소한 유비의 입촉 때
관우는 형주에 있었다.
그래서 장비, 마초, 조운, 황충은 서로 본 적이 있겠지만
관우와 마초는 서로를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마초가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으로 관우를 찾아봐
프로필을 확인했을리도,
관우 역시 TV를 통해 마초의 아군합류속보를 접하며
마초를 봤을리도 없다.
한 자리 모이기는 커녕 당장 관우와 마초는 서로의 얼굴도
몰랐으며, 물론 서로 마주하면 관우의 인상착의야 홍면장염이
당시로도 워낙 유명한 트레이드마크니 마초가 딱 보고
' 아! 저 양반이 관우인갑네ㅋㅋ ' 알아봤겠지만
관우 입장에서는 바로 마주쳐도 누가 소개 안해주면
마초를 알아봤을 리 없다.
결국...
저 다섯 맹장이 모이는 길은 게임말고는 애초에 없었던 것.

인간관계.
삼국지연의나 게임 및 기타 각종 미디어믹스들 자체가
큰 사건 위주로 풀어나가다보니 삼국지 속 인물들의
인간관계나 거기에서 비롯된 에피소드나 면모들에 대한
묘사가 없거나 부족 또는 왜곡된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흔히 저들이 서로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겠나
싶어 하시는 분들도 계실거다.
일단 각자 소속집단에서 제법 고위직에 주요멤버들이니.
허나 저들이 무슨 아이돌처럼 맨날 같이 뭉쳐 다니며
합숙소 생활하고 같이 운동하면서 무예수련도 돕고 그런게
아니라 각자 맡은 바가 있다보니, 또 그런 높은 직책들 탓에
친하기는 고사하고 얼굴 서로 보는 것부터 벅찬 사이였다.
일단 저 다섯이 유비휘하에 콜렉션 된 시점부터 관우는
내내 형주에 있다 끝내 거기에서 사망했고...(T-T)
조운은 대부분 유비의 근위대장을 주로 맡다보니 유비 곁에
있는 시간이 길었고, 마초는 유비진영 합류 이후
여러가지 이유로 거의 내내 서쪽만 바라보다 병사했다.
장비도 유비가 서촉 점령이후 어느 정도 시스템이
정비되자마자 강주로 발령받아 대오전선 수비사령관을
맡아 내려갔고..
뭐 이러다보니 다섯이서 모여 술 한 잔 하고 싶어도 도통
짬이 안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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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당시 뭐 카톡이 있나, 전화가 있나,
이메일이 있나..,.
서신(편지)을 주고받았다한들 이건 뭐 한 통 쓰면 가는데
한 달.. 받아 읽고 바로 답장 써보내도 역시 한 달....
편지 보낸 후 답장 받는데 두 달 걸리면 이건 실상 의미도
없거니와 다 떠나 저 개상남자 오인방이 손발 오글지게
서로 보고싶다며 그리움에 붓을 들어 편지를 했을리도 없다.
관우
마초? 걔는 뭔데 오자마자 대접이야? 어린놈새끼가..
황충? 그 뭔 듣보잡나부랭이가 나랑 동급취급이지?
조운 이새끼는 맨날 말이 없냐...
장비
마초? 좆까! 내가 킹왕짱.
조운 이새끼는 맨날 말이 없냐...
마초
관우인지 뭔지 시발 겐세이 지리네... 없는집 서민자식놈들
장비인지 뭔지 시발 겐세이 지리네... 없는집 서민자식놈들
조운 이새끼는 맨날 말이 없냐...
조운
..................
황충
씨부랄것들! 난 안중에도 없구만? 화살로 눈까리들을 그냥
역사기록들을 집대성해보면 오호대장들의 서로간
인간관계는 위와 같은 뉘앙스였다.
딱 봐도 무슨 막역하고 정다운 느낌은 없다.

게다가 오호대장군의 모티브가 된 계기는
유비가 한중왕에 즉위하며 자신의 왕위즉위에 따른
논공행사 중 무관분야에서 독보적 군공자 넷인
관,장,마,황에게 사방장군(전장군, 후장군, 좌장군, 우장군)에
임명하는 이슈였는데...
저 당시 관우는 형주로 저 메세지를 전달하러 온 비시에게
황충같은 노병(老兵)과 동렬에 설 수 없다!!!!!
라며 직위를 거절했다는 역사기록이 있다.
관우 입장에 장비야 형제고 마초도 워낙 명성있는 집안의
자제에 조조를 엿먹인 커리어도 있지만 황충 나부랭이는
도저히 인정 못 하겠다는 소리.
물론, 저 말이 황충 귀에 안들어 갔을리 없고
황충이 겁나 대인배라한들 저런 말 듣고 깊은 빡침을
느끼지 않았을리 없다.
물론 저 부분은 연의를 깊게 보신 분들로서는 언뜻
이해가 안갈 수 있는게, 장사를 공격하며 관우와 황충의
결론 안나는 대결을 겪으며 관우의 인정을 받은 황충이
왜 갑자기 저런 대우를 받나 싶을 수 있지만....
관우와 황충이 서로 저리 맞붙어 싸운 자체가 없던 일이기
때문이다...ㅎㅎ

진정 능력자들?
삼국지연의에서 이들의 신격화가 진행되며 어벤져스처럼
묘사되었는데 역사기록을 봐도 이들 개인의 무용에 대한
어마무시함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대로 이들이 직접 싸우기보다 대체로
일군의 지휘관역할을 했음에도 그 통솔력에 있어서는
의문이 남는다.
정사기록을 살피면 실제로 지휘관으로도 탁월했던 이는
장비, 황충 정도에 마초도 나쁘진 않았으나 유비 휘하로
들어간 이후로는 활약이 전무하다.
게다가 조운 또한 본인이 직접 판단 및 지휘하는 부분은
약했는지 대체로 유비의 근위대장 또는 직속부대장 정도만
맡았고 관우 역시 지휘관으로서의 실적은 좋지 못 했다.
게다가 연의에서는 이들을 너무 띄워 주느라 타국 심지어
자국내 다른 장수들의 비중과 역할이 크게 축소 및 생략 되는
부작용도 커 이들의 사후 등장하는 장수들에 대한 이미지가
듣보잡 취급이 되어 내용자체가 재미 없어지는 부작용도
크다.
솔직히 이들과 동급이라고까지 하는데는 무리가 있지만
촉한에서 이들 이후로 등장한 장수들도 분명 자신의 역할을
수행함에 부족없는 준장들이였지만...
워낙 오호대장군들의 비중 연의내에서 넘사벽으로 나와
나머지들이 파묻히다보니 연의에서의 촉한은 마치
베스트5 외에는 인재없는 북산고교같이 묘사된다.
말하고보니 오호대장과 북산 베스트5의 캐릭터도 좀 겹친다
관우 : 최장신의 엄한 리더 채치수.
장비 : 열혈남아에 터프가이 강백호.
조운 : 과묵한 실력파 서태웅.
황충 : 저들 사이에 가장 원만한 서포터 송태섭.
마초 : 가장 뒤늦게 합류한 실력파 정대만.
게다가 정사기록을 보면 관, 장, 마, 황에 비해 유독
조운이 받는 저평가와 그 대단하던 마초.. 심지어 오호대장
최연소이자 가장 최신 입단 멤버인 마초가 왜 입촉 이후부터
활약없는 먹튀가 되었는지가 의문인 분들도 계실텐데
이는 각자 당사자들의 칼럼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여튼 가타부타 이들에 대한 과대평가와 논란들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이들이 갖춘 개개인의 무력과 그 공적 그리고
이들이 돗자리장사꾼인 몰락황족 유비를 왕을 거쳐
황제의 자리까지 올리는 것은 물론...
삼국 중 가장 열악한 국력의 촉한임에도 되려 위와 오의
두려움을 자아내던 다크호스가 되도록 만들어준 개국공신들이
틀림없다는 점이다.
또 이들의 존재가 있기에 우리는 삼국지를 더욱 재미있고
흥미롭게 접할 수도 있는 것이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우리회사에도 오호대장군의 존재가 있는데,
초저녁에 앉은자리 소주 아홉 병 까고 있다 중요한 약속
있다며 나가던 혈중 알콜농도 20% 박팀장..
하루 담배 반 보루를 피우며 조기축구 최강의 미드필더인
폐가 아홉이라는 구폐남 조차장..
추석연휴 중 4일간 식음전폐 복지부동으로 오버워치한
PC방 마네킹 장과장..
하우스 다니며 섯다만 쳐서 내집마련 성공한 유과장..
간통죄 폐지의 최대 수혜자인 정대리..(자세한 설명 생략)
내가 보기는 촉한의 오호대장군보다 우리회사
오호대장군이 더 초인이고 강하게 느껴진다....
이전에는 슈퍼스타들을 너무 아껴온 감이 있지만
앞으로는 심심치 않게 꺼내들도록 하겠습니다.ㅎ
그리고 오호대장군 중 장비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도
빠른 시일 안으로 올리도록 할께요!
새해 복 다들 많이 받으시고 기다려 주신 분들 정말 다들
너무 고맙습니다.
새로 와서 봐주시는 분들 역시 너무 고맙지만 시작부터
좋아해주신 분들에게 특히 큰 고마움 느끼고 있어요.
주변에도 많은 홍보 부탁 드리고 좋아요와 댓글은 큰 힘이
되니 아끼지 말아주세요ㅎㅎ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시고 이래도 되나 싶을만큼
좋은일의 홍수 속에 사시며 왕성한 성생활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