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사진 잘 찍는 법
필자는 이 책의 초판에서 그 당시에는 진실이었지만 나중에 보니 우스워 보이는 글을 썼다. “필자는 풍경사진을 많이 촬영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마치 운명의 신이 그 글을 보고 필자를 반박할 기회를 찾았던 것처럼 그 이후로 오랫동안 어떤 종류의 사진보다 풍경 사진을 가장 많이 촬영해왔다. 아마도 필자가 인내심이 더 생겼거나, 자연 속에서 홀로 보낼 시간이 더 필요했을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이제는 진정 훌륭한 풍경사진은 환경적인 인물사진이나 근접 촬영한 세부 사진은 제공할 수 없는 광활한 공간의 느낌, 아름다움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보여준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몬타나나 베니스 한 가운데 혹은 어디에 있던지 시골과 도시 풍경은 강력한 사진 기반이 될 수 있으며, 사진을 보는 사람에게 정보의 제공과 동시에 스토리에 필요한 분위기를 확립할 수 있다. 풍경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다음 조건들을 고려해야 한다. 1. 삼각대를 사용한다. 삼각대는 카메라의 흔들림을 방지하고 수평을 유지하며, 조심스러운 구도 설정을 위한 충분한 시간까지 제공한다. 견고한 삼각대는 그만큼 가치가 있다. 일부 풍경사진가들이 사용하는 삼각대를 본 적이 있는가? 그만한 삼각대를 끌고 전 세계를 여행하는 데는 분명 명백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삼각대를 사용하면 훨씬 느린 셔터스피드로 촬영이 가능하며(그에 따른 모든 예술적 표현 역시 삼각대 사용의 장점이다), 디지털 보정 프로그램으로는 만들 수 없는 효과를 만드는 필터의 사용이 가능하다. 필자도 여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항상 삼각대를 가지고 간다. 2. 피사계심도를 활용한다. 풍경사진은 좁은 조리개가 제공하는 깊은 초점의 장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사진 분야이다. 깊은 초점면은 전경부터 배경까지 선명하게 인지하는 인간의 시각에 가깝게 모방하기 때문에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조리개 설정을 높여보자. 그러나 조리개를 조이면 센서의 먼지가 더 선명하게 나타나므로 (특히 하늘과 밝은 채도 영역) 카메라 센서를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대부분의 렌즈는 조리개를 조였을 때 선명한 초점의 한계점이 있다는 점 역시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렌즈에는 조리개를 최대치로 설정했을 때 화질이 오히려 떨어지기 시작하는 회절점이 있다. 그 점이 자신에게 중요한 조건이라면 사진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f /22보다 낮은 설정을 사용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필자는 거의 유의하지 않지만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3. 풍경사진에도 주제가 있어야 한다. 풍경사진도 특정 내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이 색상에 대한 것이라면 그 점에 집중한다. 다가오는 폭풍에 대한 것이라면 그에 대한 스토리를 단순하고 강렬하게 표현한다. 4. 전경을 넣는다. 전경에는 흥미로운 요소를 넣어서 시선을 전경으로부터 배경까지 유도한다. 하지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공식은 아니다. 많은 훌륭한 풍경사진가들은 이 공식을 지키지 않지만 다른 많은 사진들에게는 완벽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다음에 촬영하고 싶은 멋진 일몰을 만났을 때 시도해보자. 5. 지평선에 유의한다. 지평선을 중앙에서 벗어난 지점에 놓으면 구도적으로 훨씬 더 강렬한 사진을 만든다. 촬영하는 사진에서 더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멋진 하늘이라면 지평선을 프레임 하단 1/3 지점에 놓는다. 멋진 전경이 중요하다면 지평선을 프레임 상단 1/3 지점에 놓는다. 일단 지평선을 프레임 상단 1/3 지점에 놓고 구도 설정 과정을 시작한 다음 원하는 균형과 임팩트가 나타날 때까지 지평선의 위치를 이동해본다. 그리고 지평선의 수평을 맞춘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풍경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분할선이 그려진 초점 스크린이나 카메라의 핫슈에 끼우는 수준기의 구입을 고려하게 될 수도 있다. 6. 렌즈의 압축효과를 활용한다. 망원렌즈의 압축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배경과의 거리를 당긴다. 망원렌즈를 사용해서 산맥을 압축하거나 전경과 배경 사이의 거리를 압축해서 두 요소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면 강력하고 생동감이 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망원렌즈로 여러 장의 프레임을 촬영해서 사진 시리즈를 만든 후 나중에 파노라마 사진으로 합성해보자. 7. 빛에 주의를 기울인다. 풍경사진에는 전달하려는 분위기에 알맞은 멋진 빛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인내심이 요구되기도 한다. 일몰, 석양 또는 원하는 빛이 나타나는 시간대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다가 극적인 빛을 찾아 포착한다. 8. 하늘에 유의한다. 풍경사진가들이 좋아하는 도구는 점진 ND 필터이다. 다양한 점진 단계의 필터들을 사용할 수 있으며, 하늘의 극적인 모습을 유지하면서 풍경에 노출을 맞추는 기능을 한다. 편광 필터 역시 하늘을 쨍하게 만들고, 분위기를 더하고, 반영을 차단하거나 선명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예측이 불가능한 날씨의 변화에 의해 하늘은 풍경의 분위기와 감정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땅의 구도적 요소만큼 하늘과 구름 역시 무한대의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므로 그만큼 유의하고 의도를 가지고 촬영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9. 유도선을 사용한다. 유도선과 같은 구도적인 도구의 사용은 사진을 보는 사람의 시선을 유도해서 프레임 안의 공간을 탐색하도록 만드는 또 다른 방법이다. 전경에서 배경으로 이어지는 선은 깊이 있는 사진을 만들어 시선을 깊숙이 유도하며, 수평선이나 대각선은 좌우로 공간을 탐색하도록 유도한다. 10. 대비와 전환을 고려한다. 풍경사진에서는 숲이 초원을 만나는 곳, 자연과 도시가 만나는 곳 혹은 땅과 하늘 혹은 물이 만나는 곳이 대비와 전환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전환과 대비는 더 큰 흥미와 주제에 대해 더 깊은 호소력을 제공하고, 스토리와 같은 느낌도 전달한다. 11. 역광을 활용한다. 역광, 특히 해질 무렵인 매직 아워의 역광은 멋진 풍경사진을 만들 수 있는 광원이다. 역광은 분위기를 더하고 전경에 있는 요소들의 테두리를 림 라이트로 강조한다. 렌즈 플레어 현상을 주의하고 전경의 요소를 깔끔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빛이 먼지에 닿아 사진에 나타나기 때문에 보정하는데 애를 먹을 것이다.
12. 움직임을 활용한다. 카메라를 삼각대에 설치했다면 긴 노출시간으로 촬영해서 움직임을 표현해본다. 예를 들어, 바람이 지나가는 풀이나 수면을 느린 셔터스피드로 촬영하면 멋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13. 감정에 대한 표현도 잊지 않는다. 인물이 없는 풍경사진에도 감정과 분위기가 맡는 역할이 있다. 그 장소는 어떤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가? 밝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가? 그곳은 외롭거나 평화로운 장소인가? 매혹적인 장소인가? 그 장소의 분위기를 사진에 표현해보자.
14. 일정한 패턴이나 끊어진 패턴을 찾는다. 자연과 인공적인 환경은 패턴을 형성하는 반복적인 요소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패턴은 시선을 끄는 흥미로운 요소이지만 그 보다는 끊어진 패턴이나 반복적 요소가 더 흥미롭다. 작은 가문비나무 숲에서 홀로 서있는 빨간색 잎의 사탕단풍나무를 찾거나, 유리와 금속으로 만든 건물들 사이에 서있는 풍부한 색상의 전통주택을 찾아본다.
프레임 안에서 2 작가 | 데이비드 두쉬민 출판 | 정보문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