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klse
a year ago10,000+ Views
여행의 묘미야 많지만, 역시 그 중 으뜸은 바로 여행 전의
"계획"을 세우는 단계가 아닐까 싶다.

어디를 갈지,
어디에서 자며,
무엇을 먹고,
어떤 옷을 입거나 챙겨갈지,
쇼핑은 어디에서 뭘 사는가,
환전은 얼만큼 해가는지,
여자는 어디 가야 많은지..

이 계획단계에서 오는 설렘과 떨림의 클래스가 상당하여
마치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온갖 사랑의 기적들이 일어나고
벨소리에 문 열면 왠 훈남(녀)이 스케치북 들고 서 있을 거 같고
난리법썩이지만, 정작 크리스마스 당일은 잠잠하듯....
여행도 여행이지만 대부분 계획단계에서 바지를 적시는
경우가 많다.



여행계획의 가장 기본은 기간! 교통! 숙박! 이 세 가지.

이 세가지가 줄기를 이루며 저 셋을 베이스로
어딜 구경하며 뭘 먹고 어찌 놀지의 곁가지를 그려간다.
하지만...
2015년 첫 홋카이도 여행 앞두고 있던
난 워낙 격무에 시달리며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지라,
게다가 혼자 가는 여행이여서 저 가장 재미질 "계획"
단계가 사실상 스킵되었다.

일단 난 그간 차곡차곡 쌓아놓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로
왕복 항공권을 구매했는데,
항공사는 마일리지 항공권에 몹시 야박하고 인색해서
운항편당 마일리지 배정좌석이 몇 없다.
그래서 나같이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하려면
한참 전에 미리 티켓팅을 해야하며 왕복 일정도
100% 내 마음대로는 조금 어렵다.

그래서 일단 마일리지로 왕복이 가능한 기간으로
정한 후 마일리지 항공권을 왕복으로 티켓팅 하며
여행계획의 기본 중 둘인 기간과 교통이 해결,
이제 그 다음이 숙박인데....


난 처음 혼자 해외에 나가는 주제에 몹시 안일하게
생각을 했던 게,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다.
우리나라만 해도 일정 규모 이상의 도시들은 도처에
모텔과 여관들이 판을 친다.
혹여 술 떡된 여후배를 들처업은 남자가 못 찾을까 걱정인지
형형색색 휘황찬란 눈에도 잘 띈다.

난 당연히 우리보다 더 사람많고 더 잘 사는 일본이니
모텔도, 여관도 더 많겠지 싶어.. 그냥 숙소는 현지 도착 후
눈에 띄는 아무데나 가서 자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여자라면 몰라도 사나이는 그냥 아무데나
자기 몸 하나 누일 수 있으면 좀 후져도 괜찮지 않나?
(이름 죽인다,. 고추가 잠을 자는 곳이라는 뜻 같어......)

그렇게 숙소예약을 스킵한 나는 어디 갈지, 뭐 하고
뭐 볼지 계획은 커녕, 출국 전날까지도 일에 치여
내가 다음날 출국을 한다는 것조차 잊고 있다가 허겁지겁
엔화환전을 하고 야근에 치인 후 퇴근하여
부랴부랴 짐을 쌌는데 이게 또 막상 싸려니까
뭘 가져가야할지 잘 생각이 안났다.

일단 여벌 옷과 양말, 속옷에 기본적인 세면도구, 우산,
여권과 지갑, 스마트폰충전기 등등을 챙기는데 딱히 뭘
넣은 것도 없는거 같은데 나의 이 날을 위해 구매한
기내용 캐리어가 꽉 찼다.

그리고 짐을 다 싸고 잠자리에 누우니 피곤해 그런가
잠도 잘 왔다.

다음날, 집에서 나와 인천국제공항까지 이동하며
한창 스마트폰으로 홋카이도 여행과 관련한 추천코스나
기타 여러가지 정보들을 서칭했고...
이렇게 나의 첫 홀로해외여행의 계획은 여행시작 당일
공항가는 전철 안에서 시작되었... -_-;;;;

심지어 일이 너무 많은 상태에서 가다보니 막상
여행을 가는게 귀찮기까지 한 상태였다.
그렇게 인천국제공항 터미널에 도착!
막상 또 공항 도착하니 그제서야 실감이 나면서
기분도 좀 들뜨고 그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캐리어 끌고 다니는 상기된 얼굴의 사람들,
늘씬날씬 스튜어디스들.. 그냥 좋았다

입국수속 마친 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보니 거진 다 그림의 떡이긴해도
면세점은 구경만으로도 마음이 풍족해졌다.
당시 루이뷔통 매장에는 어느 중국인 가족이 쇼미더머니로
핸드백들을 쓸어 담고 있었는데 개부러웠다...T-T




나의 첫 해외여행의 슬로건은

나를 위한 내 마음대로 하는 나만의 시간

이였는데, 오직 오로지 날 위하는만큼
별 계획없이 내키는대로 내 마음대로 하며
놀고 쉬다 오자는 거였다.
물론....ㅋㅋ
아무 계획을 세우지 못 했으니 저럴 수 밖에 없기도 했고.

게다가 회사에서는 상사들 눈치를 보고
밖에 나가서는 거래처 기분을 맞춰주고
집에서는 엄마의 비위를 살펴야 했고
여친 만나서는 여친의 심기를 신경써야 했던
2015년 당시의 을도 안되며 병을 넘어 정이였기에
오로지 날 위한 시간이 갖고 싶기도 했었다...
.
.
.
그리고 곧 내가 탈 항공기가 탑승을 시작하며
그렇게 나의 첫 홋카이도 여행은 시작되었다..
2 comments
Suggested
Recent
다음편 나옵니까? 기다리겠습니다!
아이고 그럼요ㅎ 계속 써나갈테니 관심 부탁 드려요!
훗카이도 정말 가고 싶은 곳인데....ㅠㅠ 다음 여행기 기대합니다!! 나도 가고 싶다.. 가고 싶다...ㅠㅠ
아직 안가보셨다면 진심 대강추예요! 여행기도 찬찬히 정성껏 써나갈테니 관심 부탁 드리고 즐거운 한 주 시작 하시길 바랍니다 ^^
42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