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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게 자리를 내어주어라

어떤이의 분노 단계를 빨리 지나가게 하려고 재촉할수록 그 사람과의 사이가 더더욱 멀어질 뿐이다.
누군가에게 그 사람의 본래 모습에서 변화를 요구하고 다른 뭔가를 느끼기를 요구한다면, 이는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 모습이나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본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다. 더구나 슬픔에 잠겨 있을때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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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사 나오미(大坂なおみ) 스물 한 살의 일본 혼혈 테니스 선수다. 나오미는 지난해 US오픈테니스 우승에 이어 1월 26일(한국시각) 호주오픈테니스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아시아 남녀 선수를 통틀어 세계랭킹 1위 자리에도 올랐다. 이름에서 보듯이, 그녀는 재미있는 성을 갖고 있다. 이는 어머니의 성을 따른 것이다. 홋카이도가 고향인 어머니의 이름이 오사카 타마키(大阪環)인 것. 아버지는 아이티계 미국인 레오나르도씨. 그가 타마키씨를 처음 만난 건 1990년 무렵이다. 더 재밌는 건, 나오미가 태어난 곳도 공교롭게 오사카 지역이라는 것. 레오나르도씨는 뉴욕에서 일본으로 유학 온 학생이었다. 10여 년 넘게 오사카에 살면서 영어학원 강사를 했다. 아버지의 옛 동료는 “오사카 지역 방언을 구사하는 익살스러운 ‘미국인 아빠’로, 학원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아에라닷컴) 어머니와 외국인 아버지의 교제는 어머니 집안의 반대로 오랫동안 허락을 받지 못했다. 나오미가 외조부모를 처음 만난 건 열 한 살이 되어서였다고 한다. 부부는 나오미가 세 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테니스 애호가였던 아버지는 공영 테니스장에서 두 딸에게 테니스를 가르쳤다. 소질이 더 많았던 동생 나오미의 롤모델은 미국의 ‘철녀’ 세레나 윌리엄스. 방에 사진까지 붙여놓고 “언젠가는 꺾어야 할 상대”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나오미의 파워풀 스윙은 그녀의 주요 무기다. 최고 속도 200킬로미터의 총알 서브를 두고 ‘신칸센 서브’(新幹線サーブ)라고 부를 정도다. 하지만 그녀의 최대 무기는 따로 있다. 바로 ‘멘탈’이다. 나오미는 이번 대회에서, 특히 실점하는 장면에서 스스로를 잘 컨트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는 ‘아!’라며 탄식을 한 후, 상대에게 등을 돌리고 심호흡을 한번 했다. 그러고선 라켓을 내던지려는 포즈를 취했다. 하지만 나오미는 라켓을 머리 위로 휘휘~ 한번 돌리고 코트에 내려두었다. 그런 다음 얼굴에 손을 대고 심호흡을 한번 하고선 “그래, 그래”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오미의 이런 컨트롤에 대해 일본분노관리협회의 안도 슌스케(安藤俊介) 대표는 “화난 감정을 다스리는 ‘분노 관리’(Anger management)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분노 관리’는 화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제대로 행동하도록 돕는 심리 컨트롤 훈련이다.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부터 널리 퍼졌다. ‘분노 관리’의 대표적인 사례가 ‘6초 룰’이다. 분노의 감정은 발생 후 6초까지가 가장 강하고, 그걸 지나면 조금씩 저하된다는 것이다. ①‘욱’하는 그 순간 곧바로 폭발하지 않고 ②'정말 분노해야 할 것'과 '그 정도는 아닌 것'을 잘 구분하면, 불필요한 분노를 발산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분노를 행동으로 옮기기 전까지 6초를 기다리라는 것이다. 안도 슌스케 대표는 “(나오미 선수가) 날카롭게 외치는 것은 ‘감정의 인식’”이라며 “자신이 지금 어떤 감정인지 알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 자신이 화가 난 상황을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분노 관리의)포인트”라고 했다. 자, 그럼 스포츠에서 직장으로 무대를 옮겨 보자. 만약 직장 상사나 CEO가 ‘분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떤 결과가 올까.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분노관리협회의 마사키 타다시(正木忠) 컨설턴트는 “분노의 감정이 직장에 쌓여 가면 댐이 붕괴하는 것처럼 기업 그 자체나 브랜드가 손상될 수 있다”(니혼게이자이)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상사가 “저 놈을 어떻게 야단칠까”라고...<김재현 기자> (기사 더보기 http://www.japano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66 ) 저작권자 © 재팬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재팬올(http://www.japanoll.com)
지구에서 한아뿐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저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을 쓴 글입니다.) 제목부터 지구에서 한아(하나)뿐이다. 달달한 사랑 이야긴데 그 달달함이 조금 이상하다. 달달하긴 한데 지구인과 외계인의 러브스토리고 정말 달달하긴 한데 보다 보면 과연 나는 얼마나 환경을 생각하며 살았는지 곱씹게 된다. 조금 희한하긴 하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 한아는 지구를 사랑하는 의류 리폼 디자이너다. 망가져가는 환경을 안타까워하고 지구에 인간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한아는 못 쓰게 된 옷들을 다시 리폼해주는 '환생'이라는 작은 옷 수선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의 남자 친구 경민은 자유분방이란 말이 어울리는,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한아를 놔둔 채 늘 어딘가로 떠나버리곤 한다. 이번 여름에도 캐나다로 유성우를 보겠다며 떠난 경민. 경민이 떠나고 며칠 뒤 뉴스에 캐나다에 운석이 떨어졌다는 소식이 나온다. 한아는 바로 경민에게 연락하지만 경민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애타게 경민을 기다리며 마음 졸이는 한아. 다행히 경민은 무사히 돌아오고, 연락이 안 되는 경민에게 잔뜩 나 있던 화는 막상 경민을 보자 여름날의 눈처럼 스르륵 사그라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한아는 돌아온 경민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느낀다. 전보다 너무 다정해졌고 어딘가로 훌쩍 떠나지도 않는다. 팔에 있던 커다란 흉터가 사라졌고 못 먹던 가지무침도 맛있다며 먹더니, 급기야 경민의 입에서 초록빛이 뿜어져 나오는 걸 목격한 한아. 경민은 진짜 외계인인 걸까? 그렇다면 원래의 경민은 어디로 간 걸까? 이 소설은 누가 뭐래도 달달한 사랑 이야기다. 한아를 만나러 2만 광년 떨어진 지구까지 날아온 외계인과의 러브스토리라니. 오직 한아를 만나기 위해 커다란 빚을 지고 엄청난 거리를 넘어온 외계인. 그 노력만 해도 지극정성인데 그 외계인이 한아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100점짜리 남자 친구다. 늘 한아를 배려하고 생각하고 사랑하고 존중해주는 남자 친구. 유일한 단점은 외계인이라는 것뿐. 한아는 외계인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외계인이 경민의 겉모습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거리감을 느끼지만 점점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외계인에게 자신도 사랑을 느낀다. 경민의 탈을 쓰고 있지 않아도, 초록색 돌덩어리인 본모습이라도 사랑할 수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초록색 돌덩어리라도 사랑할 수 있어. 한아의 말에서 우리는 사랑의 본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랑에는 아름다운 외모, 외계인이라는 사실, 성별의 유무, 나와 전혀 다르게 생긴 모습, 그 무엇도 중요치 않다. 상대방을 아끼고 배려하고 생각하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자체가 중요할 뿐. 어찌 보면 오글거리기도 하고 뭐 다 알고 있는 거 아니야 하겠지만 사랑이라 불리는 많은 것들 중에 저 단순한 문장을 만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어떤 사랑은 상대의 존재가 아니라 상대의 능력, 외모, 재력이 사랑의 조건이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랑은 저 단순한 문장을 한없이 만족시킴에도 사랑으로 인정받지 못하기도 한다. 그저 같은 성별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한아와 경민의 사랑을 좀 본받을 필요가 있다. 이 소설에서 다른 하나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환경에 대한 내용이다. 한아는 지구와 환경을 사랑하는 환경주의자고 외계인 경민이 한아에게 반한 이유도 한아가 환경을 사랑하는 모습과 맞닿아 있다. 고래형 외계인들이 지구의 바다 오염에 힘들어하는 고래들을 도와주는 에피소드나 얼음별에 사는 무당벌레 모습을 한 외계인들이 점점 더워지는 별의 환경 때문에 멸종되어가는 모습, 지구를 동경한 한 부자 외계인이 지구를 본떠 만든 어딘가 부족한 제2의 지구, 광합성인들의 행성을 그 모습 그대로 보존시켜주겠다는 우주의 약속 등, 소설 속 우주의 모습들은 지구의 여러 단면들을 떠오르게 한다. 환경오염에 힘들어하는 고래들의 모습은 지구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무당벌레 외계인의 멸종은 지구 온난화와 멸종 위기종들의 모습을, 제2의 지구에서 고통받는 만들어진 생명체들의 일화는 인간이 만든 동물원의 모습을, 광합성인들의 행성을 보존시켜주겠다는 약속은 아마존 열대우림 보존에 관한 첨예한 대립을 생각나게 한다. 실제로 수많은 동물들이 멸종되었고 멸종 위기 상태에 있으며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은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를 받는다. 심지어 동물원에서는 인간의 유희를 위해 백호나 백사자 같이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생겨나지 않는 동물들을 강제로 만들어내기도 하며 아마존의 보존과 개발에 관해서는 지금도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우주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지구의 모습을 보고 지구의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한아의 말대로 지구에 인간이 너무 많은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본격 환경친화적 외계 로맨스 소설 되시겠다. 환경은 환경대로, 로맨스는 로맨스대로, 외계인과 우주라는 양념을 적절히 쳐서 비볐더니 이토록 다채로운 모습을 가진 소설이 나왔다. 삶이 힘든 사람에게, 다 때려치우고 싶은 사람에게 이 소설을 권하고 싶다. 환경 문제도, 사랑에 대한 고민도 너무나 다정하고 따뜻하게 바라보는 이 책은 충분히 당신의 삶을 두텁게 감싸 안아준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면 작가가 건네는 말이 들리는 듯 하다. 당신은, 지구에서 한아뿐이라고. 소설 속 한 문장 소리 없이, 먼 우주의 휘어진 빛들이 두 사람의 저녁에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