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alia
7 months ago1,000+ Views
#1
속마음을 감추고 싶어서 거짓말을 했다. 엉뚱한 핑계를 늘어놓았고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떠들었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닌데. 네가 좋아서. 네가 보고 싶어서. 그래서 너를 한 번이라도 더 마주치고 싶었어, 라고 말하면 내가 지게 되는 것도 아닌데.

너를 계속 생각해왔다고. 너를 생각하지 않고서는 도무지 시간이 가질 않아서, 하루가 너무 지루해서 견디기 어려웠다고 그냥 말하면 되는 거잖아. 이것저것 주워섬겼던 핑계들도 사실 널 만날 수 있는 조그마한 가능성으로 이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거라고, 그렇게 말하면 되잖아.

머릿속으로는 그렇게나 착착 정리해놓은 말들을 도무지 입 밖으로는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돌아서기만 하는 이유는 뭘까.

너무 좋아해서, 그래서 너무 불안해서. 나는 확신인데 너는 아닐까봐서. 나는 이미 솥에 불을 지폈는데 너는 아직 불쏘시개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중일까봐. 그것도 아니면 너는 내게 오는 중이 아니라 그냥 나를 지나쳐가는 중일까봐. 자꾸 망설여진다.

생각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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