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작년 7월부터는 아시아나 항공도 인천 - 삿포로
직항노선이 생겼지만 내가 최초의 홋카이도행을 떠난
2015년 당시는 대한항공만 직항편이 있고
내가 마일리지 모아 이용한 아시아나는 직항편이 없어서
경유를 했다.
갈 때는 도쿄의 하네다공항을 경유,
돌아올 때는 오사카의 간사이공항을 경유했다.
해외여행을 거의 해본적 없는 나로서는
이렇게 말하면 거창하지만 "생애 첫 경유" 였다ㅋㅋㅋ
당시 하네다에서의 대기시간이 내 기억에 거의 3시간
가까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저 시간이면 어디 가기도 뭐하고 참 애매하다.
그래서 그냥 캐리어끌고 일단 공항 밖으로 나가서
좀 바깥공기를 마셨는데...
난생 처음 홀로 해외여행을 나와 지금 그 목적지의
나라에 도착해 있다는 감격이 가슴을 채웠다.
그냥 공항인근 시내를 배회하는데도 마냥 좋았다. T-T
이리저리 캐리어를 드르르륵 끌고 다니며 어느 펍에
들어가 테라스 자리에 앉아서 하이네켄 한 잔을 시켰다.
그날의 도쿄는 정말 맑았다...

당시 한국은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을 대대적으로
실시하며 단속한지가 좀 지나, 사실상 길이나 실내 및
대중시설 등에서의 흡연은 찾아볼 수 없던 때였는데,
놀랍게도 일본은 그때까지 그런 모습이 없었고
실내는 안되지만 노천 테라스에서의 흡연은 가능했다.
챙겨간 시가에 불을 붙이자 마침 주문한 하이네켄이
나왔고, 그렇게 시가를 태우며 들이킨 그때의 그 자유가
담긴 맥주맛은 지금껏 내가 살며 마셔본 중 최고가
아니였나 싶다..
시가와 맥주를 즐긴 후 하네다공항으로 돌아가
다시 비행기에 올라 홋카이도에 도착!
삿포로시에서 남동쪽에 위치한 "신치토세 국제공항"은
일본 내에서도 도쿄 나리타와 오사카 간사이에 이어
서너번째를 오가는 운항편을 자랑하는 공항이였음에도
규모가 그리 크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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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도착 후 낯선 환경에 어리버리치고 있는데
일단 삿포로시내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전철을 타러 갔다.
일본의 전철은 한국의 그것과는 좀 다르다.
일단 노선별로 운영사가 다르고 그에 따른 운임도 달라서
환승이 한국에 비해 불편한 편이다.
요금도 양국물가수준을 감안해도 비싼편이지만,
이는 일본이 비싸다기보다 세계적으로도 저렴한
한국전철에 우리가 익숙한 탓.
일단 구글마켓에서 홋카이도 전철 노선표를 다운로드 받고
그걸 보며 따져봤고 역에 붙어있는 노선표도 찬찬히 봤는데
낯설긴해도 의외로 한참 쳐다보고 있으면 어떻게 가야할지
대충 감이 온다ㅎㅎㅎ

이런저런 여행가이드북들 보면
정액권 비슷한, 한 장으로 일정기간 or 일정노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구입하면 편하다고
나오던데, 일단 그런 패스들은 상당히 고가에다
위에 말했듯, 노선별로 운영사가 다른 일본전철 특성상
한 두 노선만 쓸 수 있는지라 왠지 제대로 활용을
못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난 그냥 이동시마다
티켓팅을 했었다.
그리고 흔히들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일본인들에 대한
대표적 선입견들 중 하나가 "일본인은 영어를 못 한다" 인데,
의외로 몇몇을 제하면 우리처럼 기본적인 영어소통은
충분히 된다만...,
문제는 바로 그들의 "영어발음" 이다.
워낙에 묘상한 일본식 영발음은 한국인들이 바로
알아듣기 버거운 경우가 많다.
Ex.)
외국인 : 익스큐스미, 웨얼 이스 스타벅스카페?
일본인 : 아노 스타버크스 이즈 고 스뜨레이또 넥스또브라크
턴 라이또 앤도 스리미니또 와킹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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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또 혹자는 해외여행전 여행국의 간단한
여행회화를 익혀 가는 경우가 있던데 이건 가장 비추다.
개인적으로 가장 무의미하다고 생각된다.
왜냐?
아예 그 외국어를 공부한다면 모를까,
다른건 제쳐두고 단지 그저 여행용 문장만 몇 개 외워서
가 써먹는다 치자.
당신이 어설프게나마 자기네 나라 말을 하면
상대 현지인은 당신을 자기네 나라말 가능자로 보고
그때부터 개의치 않고 편하게 자기나라말로 응대하며,
그 상대방의 어속과 발음은 책에서 본 것과 다를 것이며
또 상대는 당신이 책에서 외운대로 대답해 주지 않는다.
Ex.)
A : How Are You? (예상대답 : Fine, Thanks And You? ^^)
B : What Tha Fucking Yello Monkey, Are You Suck Ma Dic or Getout Tha Hell Fuckya!! Yesi'm Nigga But....
A : .......(어.. ㅅㅂ)

여튼 저녁무렵에 도착한 신치토세 국제공항에서 전철로
악 40여 분 가량 이동하여 "삿포로 메인스테이션" 에 도착!
일단은 홋카이도에서 가장 크고 인구 많은 중심도시인
삿포로가 가장 볼거리 많고 사통팔달일테니 무계획자인
나로서는 다짜고짜 삿포로부터 온 것이다.
그리고 이 패턴은 고착화되어, 이후 두번의 추가방문 때도
일단 삿포로부터 와서 시작하여 삿포로에서 끝을 맺게 되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