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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톱을 깎다가 문득, 작년 아이슬란드의 추억 #1

그러고보니 벌써 아이슬란드를 다녀온지 9개월. 방금 찍은 사진을 보다가 뒤로 넘길 것을 앞으로 넘겼더니 9개월 전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아. 맞다. 여행기를 안썼네 아직. 각 잡고 첫날부터 여행기를 써볼까 하다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돌아오고 2주쯤 되던 날 썼던 메모부터 풀어 써 보기로 한다.
아이슬란드에서 돌아온지 이주쯤 되던 날 발톱을 깎았다. '다녀오고선 처음 깎는 발톱이네...'로 생각이 옮겨가는 순간 깎여나가는 발톱이 마치 내 몸에 남은 아이슬란드의 마지막 흔적인 것만 같아 마음이 잔뜩 시끄러워 지더라.
툰드라의 밤, 하지, 해가 지지 않는 백야에도 살갗을 파고드는 시린 바람은 패딩을 입지 않으면 버티기가 힘들 정도였는데도 지금 생각하면 희한하리만치 그 곳, 아이슬란드에서는 맨발로 서는 날이 잦았다.
뮈바튼 네이처 바쓰에서 맨발을 꼼지락대며 발가락으로 집어서 물밖으로 꺼내 올렸던 검은 모래, 그 감촉이 좋아서 계속 꼼지락대다 보니 시커멓게 된 엄지발톱 끄트머리를 물 밖으로 내놓고는 꺄르르 한참을 웃었더랬지.
아쿠레이리가 바다 너머로 한눈에 내려다 보이던 숙소에서 바쓰를 준비하던 밤 열두시, 비에 젖어 축축한 잔디를 맨발로 딛으니 발바닥에 닿는 쫀득한 느낌이 좋아서 내내 신발을 벗고 껑충 껑충 걸었다.
방수가 된다는 등산화를 신고 폭포든, 빙하 위든 당당하게 걸었더니 어느새 축축해진 양말 속 시큰시큰 시리던 엄지 발가락. 신발 속 자글자글 끓어대던 모래들은 말할 것도 없이 아직도 느껴질 만치 지글댔다.
따신 온천물로 채워진 바쓰에 들어 앉아 뜨끈뜨끈 데워진 발을 물밖으로 꺼내 빗물 섞인 찹찹한 바람을 맞던 상쾌함도, 맨발에 조리를 신은 채 내달리던 블루라군의 시리던 밤공기도, 혹여 남아 있었을지 모를 물리적, 화학적 흔적들은 이제 모두 이 발톱과 함께 안녕이로구나.
대충 두루마리 휴지로 돌돌 말아 휴지통에 버리려다 잠시 들었던 '아 못 버리겠다...' 궁상맞은 생각도 아직 버리지 못 한 레이캬비크의 기념품샵 노란 비닐봉투를 대신해서 쿨하게 버리기로 한다. 안녕.
그리고 거짓말처럼 다음 날, 레이캬비크 공항에서 내게 썼던 엽서가 도착했다.
아이슬란드의 직인이 찍힌 아이슬란드의 풍경이 담긴 엽서, 밟고 서 있음에도 그리운 땅에서의 나의 다짐. _ 1번 사진 : 피욜살론 2번 사진 : 데티포스
3번 사진 : 블루라군 조리를 신고 블루라군에서 4번 사진 : 뮈바튼 네이처바쓰 5, 6번 사진 : 아쿠레이리가 내려다 보이는 곳 7번 사진 : 셀랴란즈포스 8번 사진 : 굴포스 9번 사진 : 데티포스 10, 11번 사진 : 바트나요쿨 빙하지대 12번 사진 : 요쿨살론 다이아몬드비치 13번 사진 : 블루라군 14번 사진 : 흐베리르 지열지대
2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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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 보내고 돌아와서 받아보면 진짜 감성 폭발할것같아요 ㅎㅎ
@brbrbr3 헤헤 다음에 한 번 시도해 보세요! 내가 보낸 엽서인데도 받으면 어찌나 설레는지 *_*
와 ~ 진짜 최고네요 👍
가시죠!
멎지네요
신발속 묘사가 읽으면서도 느껴지네요~~~ㅋㅋ 아이슬란드 꼭 가보고싶은곳인데~~!
정말 갈만한 곳입니다...! 진짜!
ㅋ캬아~ 너무좋네여 일정이나 이런거 따로 올려진곳잇나요?
조만간 여행기를 쓸 예정입니다...만 그 조만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확답을 못하겠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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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로 이사 가서 찍은 사진들.jpg
제가 찍은건 아니구여 ㅋㅋㅋㅋㅋ 스위스에 살던 Lesley Brügger씨와 Vėjūnė Rimašiūtė씨 커플은 그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도 딱히 아름다움을 실감하지 못했다고 하시는데여 ㅋㅋ 그래서 딱히 사진을 찍어야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대여. 근데 아이슬란드로 여행을 갔다가 아이슬란드의 아름다움에 반해 버려서 그만 ㅋㅋㅋ 스위스 집을 팔고 짐을 싸들고 아이슬란드로 이사를 왔다구 해여. 그리고 이렇게 사진들을 찍기 시ㅋ작ㅋ 정신 차려 보니 시간만 나면 카메라를 들고 자연 경관을 찍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_+ 뭐 아이슬란드니까여! 인정ㅋ 스위스도 정말 아름다운 건 틀림없지만 아이슬란드와는 다른 아름다움이져 둘 다 자연경관이 아주 죽여주지만 각자의 매력이 너무 달라서 이 커플을 저도 이해할 수 있을 듯 ㅋ 저도 스위스가 너무 예쁜 건 알겠는데 아이슬란드가 훨씬 좋거든여 +_+ 특히 이런 풍경 너무 비현실적... 퍼핀 코앞에서 보는게 소원이구여 +_+ 똑같이 눈산인데 왜때문에 이르케 다른 느낌인지 ㅋ 검은모래해변은 진짜 아이슬란드 느낌이 확 나져 별거 아닌데 이게 다 아이슬란드 분위기 캬 오지구여 지리구여 찢었다 진짜 물결 담은 흑사장 카메라를 안 들이댈 수가 없겠는데여 ㅋ 꿈인지 생신지 저두 살고싶네여 아이슬란드 ㅠㅠ 더 많은 사진들은 Lesley Brügger씨의 인스타그램에서 보실 수 있구여! 오늘도 사요의 눈호강 타임 모두 즐거우셨나여? 남은 연휴 더 즐기시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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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가을이 다 여기 있었네! - 뮤지엄 산
기분 좋게 서늘한 날들에 방심하던 사이 시린 바람이 갑작스레 옷깃을 파고들었던 지난 주말,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museum SAN)을 방문했더랬어요. 원래 안도다다오를 좋아하기도 하고, 일행 중 한명이 이전에 다녀왔다가 반해 버린 바람에 꼭 같이 가고 싶다고 하여 주말 아침부터 출발하여 다 같이 신나게 다녀왔더랬죠. 하늘만 보고 가을을 느꼈던 서울에서의 날들이 무색하리 만치 온갖 가을이 다 모여 있던 뮤지엄 산의 풍경에 칼바람에도 꿋꿋이 바깥을 지켰더랬어요. 운명처럼 이렇게, 프레임 속에 낙엽이 뛰어들기도 했고요. 히. 긴 말 말고, 칼바람을 맞으면서도 '아- 가을이다-' 느껴졌던, 정말 온갖 가을이 다 모여있던 뮤지엄 산의 풍경... 한번 같이 보실래요? 주차장 마저 너무 예뻤지만 주차장 풍경을 미처 찍지 못 해 너무 아쉽네요 ㅜ.ㅜ 정말이지 빨강, 노랑, 초록, 주황, 모든 가을의 빛깔이 공존하는 느낌이었달까. 사실 뮤지엄산이 일반인들(?)에게 그리 유명한 곳은 아니었어요. 우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는 갈 수 없는 곳인지라 근처 골프장을 찾는 어르신들이나 찾는 곳이었는데, 인스타그램에서 이 물과 함께 하는 카페의 뷰가 유명해 진 이후로 북적대게 된거죠. 제 사진에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지만 실은 정말 엄청 많았단 말이죠, 사람들이. 사실 뮤지엄 티켓도 그렇게 저렴한 가격이 아님에도 주차장이 가득 차서 주차장에 차를 대지도 못했더랬어요. 뮤지엄에 이렇게 사람 많은거 처음 봤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건축물이 모든 가을 속에 폭 파묻혀 있으니 정말 갈만한 곳 아니겠습니까. 건축 뿐만 아니라 물소리, 바람소리, 우수수 나뭇잎이 바람에 부대끼는 소리, 걸음 걸음 떨어지던 낙엽들, 뮤지엄 정원에서 들려오던 노랫소리 모든 것이 아름답던 곳. 반사되는 물빛마저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ㅠㅠ 그저 두기만 해도 아름다운 곳이니 당연히 어디다 카메라를 들이대도 포토 스팟이죠. 사진에 사람이 들어가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되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인생샷들이 탄생하기도 한답니다 *_* 트랜치 코트 입고 바들바들 떨었지만 넘나 맘에 드는 사진을 건졌고요... 억새도 여기저기 심어져 있어서 가을가을한 샷들을 마구마구 얻을 수 있답니다 후후 전시도 다 너무 맘에 들었고요. 정말 맘에 들었던 터렐의 전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없지만... 종이 전시들은 촬영이 가능해서 몇장 보여 드릴게요. 그리고... 너무 아름다웠던 해질녘까지 *_* 그리고 원주시내로 나와서 겁나 맛있는 고기를 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_* 아름다운 하루였어... 지금, 가을의 끝물에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해요. 평일에 시간이 되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찾기 좋은 곳이겠지만 주말이어도, 사람이 많다 해도 정말 가볼 만한 곳이에요. 시간이 된다면 한번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가을을 배웅하러!
낮보다 밝았던 밤, 아이슬란드의 기억 #1 레이캬비크
꽃청춘의 방영과 더불어 요즘 자꾸 올라오는 아이슬란드 여행 정보, 저도 예전에 쓰긴 했지만 아이슬란드라는 말 만으로도 마음에서 뭔가 몽글몽글 솟아오르는 느낌을 표현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서 다시 그 때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나가 보려 해요. 아이슬란드를 너무 그리워하던 나날들, 저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월터가 아이슬란드에 발을 내딛는 순간에도 혼자 극장에서 눈물을 흘렸답니다. 그만큼 특별하게 다가오는 아이슬란드, 그 때의 기억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런던에서 출발하는 아이슬란드행 비행기를 예매해 놓고도 내가 아이슬란드로 간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 몇 번이고 예매 페이지를 확인해 대던 날들이 지나 출발일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던 시점, 바다 밖으로 나와 있으면서도 습관처럼 확인하던 네이버 뉴스에서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했다. 아이슬란드 화산 대 폭발 그냥 폭발도 아니고 대폭발이라니, 휴화산이 있는 나라에 살고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역시 화산 폭발은 흔치 않은 경험이라, 게다가 아이슬란드는 워낙 화산으로 유명(?)하니 마치 북한이 엄청난 미사일들을 만들었다 해도 면역이 되어 '그게 뭐 어때서'가 되어 버리는 것 마냥 '에이 뭐 화산이야 자주 폭발하는거 아녀?' 생각했지만 떨리는 마음은 머리와는 따로 가더라. 떨리는 마음 억지로 누르며 클릭한 뉴스에는 상공 20km 까지 치솟은 연기와 화산재로 영공이 폐쇄되어 그 때 예정되어 있던 오바마의 유럽 순방 일정도 차질을 빚었다는 소식이 담겨 있었다. 아니야 나는 그래도 이틀이 남았으니 괜찮을거야. 이틀이면 화산재가 가라 앉고도 남을 시간이지. 그렇게 겨우 다잡은 마음이 당황스러움을 감추기도 잠시, 부르르르 거짓말처럼 울리던 핸드폰에 뜬 글귀 '아이슬란드 화산 분출로 인한 아이슬란드행 모든 비행기 결항 - 문의/변경은 전화로' 나는 이미 런던으로 떠나는 비행기도 예약이 되어 있는 상태였고, 런던에 도착하여 두시간 대기를 하면 아이슬란드행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것이었다 원래는. 그리고 그게 바로 이틀 후의 계획. 애써 담담한 척 '괜찮아, 괜찮아, 바꾸면 되지 뭐!' 아이슬란드 항공사로 전화를 걸었으나 매우 당연하게도 통화중 거짓말처럼 내내 대기중. 하지만 홈페이지를 들어가 봐도 화산 관련 사항은 모두 전화를 달라고만 적혀 있어서 별 수 없이 다시 전화기를 들어 통화를 시도하기로 했다. 5분, 10분, 15분, 들려오는 것은 내내 통화 대기 음악. 계속 귀에 대고 있으려니 귀가 아파서 마치 bgm을 틀어놓은 듯 스피커폰으로 바꿔 놓은 채 통화 대기음을 들으면서 웹서핑을 하는데 드디어, \할로!\ 45분만에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악. 담담한 척 하려던 마음을 금세 잊고 엄청 들뜬 목소리로 할로!!! 를 외치고는 평소에는 버벅대던 영어도 거짓말처럼 술술, 다행히 바로 다음날부터 정상 운행이 되어 다음날 비행기를 예약할 수 있게 되었다. 본의 아니게 런던에서 하루 자야 하게 된 것이지만. 6월이었지만 아이슬란드는 이름만으로 춥게 느껴지는 곳이니 두꺼운 패딩으로 완전무장을 하고 공항 갈 채비를 했다. 두근두근. 아이슬란드 가는 거 티내냐며 얇은 야상을 걸친 더블린의 친구들이 놀려댔지만 이미 뼛속까지 아이슬란드에 가 있는 나는 조금 후끈대는 옷 속 조차 시원하게 느껴졌더랬다. 내일이면 이 후끈함도 시원함으로 바뀌어 있을테니! 런던에 도착해 본의 아니게 런던 관광을 짧게 하고 - 벌써 4번째 방문인 런던인지라 쉬엄쉬엄하려고 하였으나 런던에서 유학 중이던 학교 선배가 꼭 올라가 봐야 한다며 세인트폴 성당 전망대로 안내를 해 주었다 - 선배가 예약해 둔 27인실-_- 호스텔에 묵은 후 다음 날 아침을 맞았다. 런던 날씨에 어울리지 않던 겨울 패딩은 케플라비크 공항에 내리는 순간 적당한 온기로 나를 감싸안았다. 공항에 내린 시각은 밤 10시였지만 여전히 밝은 하늘에 기분은 마치 늦은 저녁, 피곤함도 간데 없었다. 버스를 타고 레이캬비크에 도착하자마자 지나는 이들이 훤히 보이는 한 카페에 들어서 커피부터 한잔 들이켰다. 그리고 와이파이를 찾아 나서는 하이에나마냥 와이파이 비번을 받아서는 아이슬란드에 무사히 도착했음을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지. 자원봉사자들의 숙소에 도착해서 침대를 배정받고 짐을 내려두고 얼른 다시 밖으로 나섰다. 밖이 여전히 밝았기에 시계도 보지 않고 나섰지만 이미 밤 11시를 넘은 시각이었으리라. 밤이 늦은 시각이라는 것이 믿겨 지지 않을 만치 파란 하늘이었지만 길에 보이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만이 시각을 반증했다. 꽃청춘에서의 레이캬비크는 온통 눈 쌓인 지붕, 반짝이는 조명들이 달린 동화 속 도시였지만 6월의 레이캬비크는 색색의 슬레이트 패널의, 어쩐지 가벼운 느낌의 도시였다. 길게 내리쬐는 지는 햇살을 받아 더욱 반짝이는 지붕을 보고 아, 그래서 슬레이트 패널을 재료로 쓴 것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했을 만큼. 드문드문 들어선 집들의 골목을 지나 내리막을 걸으니 어느 새 눈앞을 덮치는 빼곡한 항구, 이 곳이 바로 바이킹의 도시 레이캬비크다. 항구 주변을 돌아 다시 오르막으로 들어섰다. 손에 잡힐 듯 보이는 할그림스키르캬. 꽃청춘에서 그랬듯 레이캬비크의 어디서든 보인다. 물론 나는 아이슬란드의 밤을 가진 적이 없기 때문에 빛이 나는 할그림스키르캬를 본 적은 없지만.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교회를 향해 정처없이 걷다가 문득 배가 고프다는 것을 깨닫고 눈 앞에 보이는 국수집 앞에 섰더니 굳게 문이 닫혀 있다. 밤 11시까지 한다고 적혀 있는데 벌써 문을 닫는 게 어딨노, 생각을 하고 시계를 보니 밤 12시 30분. 허허. 12시 30분의 하늘이 이러하다. 괜히 마음에 드는 카페도 발견. 이름마저 귀엽다.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여기는 다음을 기약하고 - 아직 나에게는 4일의 레이캬비크가 남았으니 - 계속 교회를 향해 걷는다. 오늘은 그냥 잠들기 전 산책 겸 동네 구경이 목적이니까. 어느 새 교회가 앞에 펼쳐 졌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 중의 하나라는 할그림스키르캬, 주상절리를 모티브로 한 현대적인 디자인이지만 절로 엄숙해지는 자연의 웅장함도 함께 닮았다. 뒤에 이야기할 것이지만 이 곳에서의 파이프오르간 연주는 교회 밖에서도 신기루처럼 울린다. 내려오는 길의 풍경 7장, 모두는 밤 12시 이후의 모습이다. 자정이 넘은 시각, 불과 두시간 전에 처음 밟은 세계의 끝 아이슬란드의 한 동양인 여자 여행객의 홀로 산책. 분명 무서워야 할 상황인데도 빛이라는 것은 참 그렇다, 무섭다기 보다는 오히려 사람 하나 없는 길들이 정말 동화 속 처럼 여겨졌다. 다시 바닷가로 나오니 콘서트홀 및 컨퍼런스룸으로 쓰이는 Harpa가 저녁빛에 반짝인다. 옹기종기 작은 건물 일색인 레이캬비크에 거대하게 들어선 - 바다를 담았다고 건축가는 이야기하지만 - 이제는 랜드마크로 이야기되는 이 건물은 막 지어질 당시에만 해도 여러 구설수에 올랐더랬다. 내가 방문했던 2011년에도 이런 저런 말들이 많았으니. 항상 메가스트럭처는 여러 뒷말을 남긴다. 그리고 다시 만나는 항구의 풍경 석장 해가 많이 떨어지긴 했다. 새벽 한시가 조금 넘은 시각, 바다 너머에 해가 걸렸다. 하지만 여전히 밝은 밤, 또 그렇게 오랜 시간을 수평선에 머물겠지. 한참을 항구에 서서 멈춘 듯 지는 해를 바라보다 숙소로 돌아섰다. 앞으로 나는 오늘까지 5번의 밤을 이 곳에서 머물겠지. 주말마다 나의 숙소가 되어 줄 곳이다. 모두가 자원봉사자들의 품으로 꾸려져 가는 공간. 아이슬란드의 첫날 밤이 이렇게 저문다. 그리고 나는 두어시간여의 산책 동안 서너 사람만을 마주쳤다. 또 언제 겪을지 모를 밝은 밤 11시부터 발간 새벽 2시까지. - 다음날에 계속 아이슬란드의 첫날만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이렇게 길어져 버렸네요. 으아. 역시 키보드워리어기질 어디 안가네. 엉엉. 1번과 4번 사진을 제외하고는 모두 레이캬비크의 이 날 산책 동안 찍은 사진이랍니다. 1번, 4번은 자원봉사를 했던 셀포스 근처의 어느 작은 마을의 풍경이고 :) 이야기는 차차 풀어가도록 하고 - 조만간 이번 꽃보다청춘에서 보여줬던 골든서클의 이야기로 다시 찾아 오겠습니다. 원래 그걸 오늘에 다 쓰려고 했던거였는데... 왜 이렇게 길어진거지... -_-; 1편 : https://www.vingle.net/posts/1313896 2편 : https://www.vingle.net/posts/1345471
나쁜기억 지우기(트라우마 치유)
나쁜기억 지우기(트라우마 치유) -------------------------------------- 두번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요.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멎을것 같아요. 우울해지고 불안해집니다. 뇌(기억)속으로 들어가서 다 없애버리고 싶어요. ------------------------------------- 트라우마.. 엄마와 아빠가 서로를 욕하고 때린다. 엄마 아빠가 일하러 나간 사이 동네 친구들에게 매일 학대를 당한다. 친구들이 건드려도 꿈틀조차 못하는 지렁이만도 못하게 살아간다. 교통사고를 당한뒤 죽음의 공포를 느낀다.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벌레 취급을 당했다. 어릴때 친척으로부터 성적학대를 당했다. 엄마가 수면제를 드시고 그만... 상상할수 없는 예상조차 할수 없는 제발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이때의 기억(경험)만 없었더라면 내 인생이 이렇게 망가지지 않았을텐데.. 라며 오늘도 과거의 트라우마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어찌보면 대부분 우리들의 모습이기도하다. 한번 트라우마를 겪어버리면 평온하던 마을에 느닷없이 폭탄이 떨어진것처럼 아수라장이 된다. 그때 우리의 뇌는 바보 멍청이가 된다. 겁을 잔뜩 먹어 버린다. 이 공포가 영원할것처럼 인식하게 된다. 정신줄을 놓아버린다. 전쟁이 끝났는데도 여전히 마을을 돌아다니며 " 살려주세요. 제발... " 급기야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버리고 산으로 도망을 가 버린다. " 이 산은 안전할거야! " " 두번다시 마을로 내려가지 않을테야" " 마을은 괴물들이 점령을 했어 " 그렇게 그 사람은 홀로 산에 갇혀서 산다. 어둡고 외로운 마음의 감옥 즉, 자기생각(과거의 트라우마)에 갇혀서 여전히 현재를 살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한때 평범하게 살았던 마을.. 내가 살고 있는 작은 집을 그리워한다. 그러나 나의 집으로 내려갈수가 없다. 아직도 그 마을은 폭탄이 터지며 들짐승들이 마을의 주인이 되었으며 좀비가 나를 물려고 하고 있으며 드라큐라가 저녁마다 활보하고 있으며 귀신이 나를 죽이려고 따라다닌다. ....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번다시 마을로 내려갈수가 없다. 그런데.... 마을에서 벗어나서 산에 숨어 있는다고해서 들짐승, 좀비, 귀신, 드라큐라가 내 눈에서 사라진다고 생각하는가? 두려워서 눈을 감으면 눈앞의 고통이 사라지나? 듣기 싫다고해서 귀를 닫으면 해결이 되나? 눈앞의 현실을 보기 싫어서 매일 잠을 자버리면 세상이 달라지는가? 당신이 나쁜기억(트라우마)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친다고해서 그 기억이 사라지는가? 우리는 어쩌면 큰 착각을 하고 산 것이다. 당신은 몇가지 사실을 냉 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1.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는 것은 그 트라우마가 당신의 현실에서 더이상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은 트라우마를 떠올리며 괴로워할 틈이 없다. 즉 과거에는 그 트라우마가 사실이였을지몰라도 지금은 최소한 사라졌거나 당신이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약화되었다. 2. 들짐승 괴물 좀비 드라큐라 귀신은 없다. 고통받은 당신의 울부짖음일 뿐이다. 그 기억 두려움의 강도에 따라서 형태가 다르게 나타난 것이다. 즉, 그 무서운 존재는 마을을 활보하는 것이 아닌 그대 마음에 영원히 머무른다. 산으로 도망가봤자 고통만 더 커진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3. 이제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라. 당신처럼 산속에 숨어있는 사람도 있고 아침마다 등산하는 사람도 있고 정신차리고 산을 내려가는 사람도 있고 당신처럼 산으로 도망가는 사람도 있고 논밭에서 열심히 농사일 하는 사람도 있고 멱살잡고 칼들고 싸우는 사람들도 있고 당신을 도와줄 경찰관과 소방관도 있고 당신이 밀어줘야할 노인의 수레도 있다. 세상이 달라졌지만 당신은 10년전 기억속에 갇혀 산 것이다. 어찌어찌 잘 피해서 도망왔지만 당신의 집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제 그 집으로 다시 가보자. 4. 내 집이 왜 폐가가 되어버렸지? 주인인 당신이 버린 것이다. 귀신이 살지도 않지만 당신이 버린이상 귀신집이 되어버렸다. 거미줄을 헤치며 방으로 들어가보자. 당신의 일기장을 다시 들춰보자. 쓰다가 멈춘 일기를 다시 써 내려가자. 구석방에 거지처럼 상한 음식을 먹고 있는 당신의 소중한 가족이 그곳에서 여전히 살고 있다면.. 그들을 당신이 보호해줬어야 하는데 당신이 떠나버린 이후 버려졌다. 당신은 어찌어찌 트라우마로부터 도망갔지만 당신으로 인해서 소중한 가족들이 폐가에서 오늘도 피눈물의 기다림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지 않는지? 당신이 전쟁트라우마로 인해서 매일 술을 먹고 가족에게 폭력을 쓰는것처럼 말이다. 당신이 경험한 고통의 울부짖음도 있지만 당신을 매일 지켜봐야 하는 그들의 고통도 트라우미 이상이다. 당신은 과거 기억에서 트라우마를 경험한 실제 피해자이기도 하면서 당신의 소중한 사람을 힘들게한 트라우마의 실제 가해자이기도하다. 슬프게도 말이다. ㅜ 5. 폐가를 새롭게 수리하자. 눓은 냄비도 계속 딲으면 깨끗해진다. 불타 없어졌다고 해서 끝난것이 아니다. 당신은 사라지거나 없어지거나 훼손될수 있을지 몰라도 그 집터는 영원히 당신의 것이다. 그 자리에 이제는 튼튼한 벽돌집을 지으면 된다. 깨끗하게 쓸고 닦고 다시 나만의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어주자. 이곳이 트라우마의 참상이 아닌 나의 보금자리로 새롭게 리모델링하자. 놔둘수록 흉칙해지고 귀신집이 된다. 그러면 평생 내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떠돌이처럼 살아가게 된다. 6. 트라우마로부터 도망가지 말자.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속의 구절이 생각난다. 트라우마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도 결국 우리가 그렇게 인식하고 받아들였을 뿐이다. 우린 '스트레스 받는다'고 표현하지 않는가? 이 말은 내가 안받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트라우마나 스트레스도 나의 선택영역이다. 미세먼지 공포때문에 집에 갇힌 사람도 있고 마스크쓰고 가볍게 놀러간 사람도 있다. 어떤 일이든 크게 보면 우주처럼 커지고 작게 보면 먼지처럼 작게 보인다. 그래서 나쁜 일들은 최대한 작게 작게 보면서 담대하게 살아야 할 것이며 좋은 일들은 최대한 크게 크게 보면서 감사하는 맘으로 살아야 한다. 우린 트라우마에 갇혀서 고통받을 시간이 없다. 그 트라우마 때문에 고통받은 내 삶을 지금이라도 아름답게 보상해줘야 한다. 그것이 가장 지혜롭게 트라우마로부터 벗아나는 방법이 아닐까? 내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매일 청소하자. 내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매일 놀아주자. 내 마음에게 매일 괜찮다며 안심시켜주자. 내 마음의 손을 잡고 자주 놀러다니자. 내 마음이 강해질수 있도록 수행을 하자. 내가 외롭지 않도록 자신을 믿고 사랑해주자. 내 마음의 손을 잡고 무의식 여행을 하자. 내 마음의 소리를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말자. https://youtu.be/P3Lb6s4yLDI 김영국 행복명상센타
아이슬란드 여행 계획 짜기 *_* D-?
어둠이 없던 밤, 흐드러진 꽃밭과 파란 하늘 아래 무지개빛 보도블럭 위의 교회, 그리고 끝이 없을 것만 같던 얼음산이 펼쳐진 곳 (+ 부끄러워서 올릴 수 없지만 거대한 온천도 있는 곳) I C E L A N D - 다녀온지 1년,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을 보고 울컥해서 올려 보는 지난 기억들. 쓰기로 했던 여행기는 간데 없이 1년이 훌쩍 지나 버렸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하니 시작이라도 해 보려고 글쓰기를 눌렀습니다. 우선은 구글포토가 자동으로 만들어준 동영상 짜깁기들과 여행 계획을 던져 놓고 가려고 해요. 그리고 1년 전 오늘, 다녀와서 사진들을 정리하며 남긴 코멘트가 아래. (실화) 방금까지도 '우와... 우와! 우와!!'를 연거푸 외치며 셔터를 연이어 누르고 찍힌 사진을 확인한 후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또 '우와!!!!'하게 되는 풍경이 일주일 내내 이어졌다. 6년을 그리워 하던 풍경에 그리움이 더해져 보고 있는 것 만으로 눈물이 나게 되었달까. 그런 풍경들이 담긴 영상 몇개가 아래에 있습니다. 멋드러지게 편집을 하고 싶었으나 게으름에 참패하여 구글포토가 자동으로 만들어준걸 그냥 가져왔어요 헤헤. 그리고 그 때의 러프했던 계획, 가고자 했던 장소 표시! 구글맵이 진짜 열일했다.jpg 저렇게 아이슬란드를 한바퀴 삥 도는걸 Ring Road Trip이라고 하고, 아이슬란드 여행자들의 보통의 루트 또한 마찬가지예요. 저 Ring Road를 주로 하고 갈 곳과 말 곳을 더하고 빼는거죠. 4륜 구동차를 렌트해서 내륙을 탐험하는 루트가 더해질 수도 있고요 :) 물론 운전을 겁나 잘해야 하죠... 출발 3달 전 러프하게 짰던 계획이었지만 공유를 해 보자면 1일차: 레이캬비크 2일차: 레이캬비크 / 싱벨리어 국립공원 / 굴포스 / 게이시르 / 케리드 분화구 호수 / (arbaki or 바이킹하우스) 3일차: Seljalandsfoss / skogafoss / Vik (검은모래 해변 / 언덕 - 4륜구동) / reynisfjara / dyrholaey / (gardakot) 4일차: Skaftafell National Park (빙하 트래킹) / jokulsarlon(보트투어) / 5일차: Dettifoss / Krafla (Viti 분화구 / namafjall hverir) / myvatn호수(족욕..?) / godafoss / dimmu borgir / myvatn nature bath / (stong) - daddi's pizza 6일차: 아쿠레이리 - Dalvik (고래) - (4시간반) - stykkisholmur(환경인증 마을 / 슈퍼) / 7일차: snaefellsnes (grundarfjordur, kirkjufell산 / snaefellsnes jokull volcano) / dritvik / djupalonssandur 8일차: 레이캬비크 / 블루라군 9일차: 레이캬비크 이러했답니다. 물론 실제 여행은 이와 조금 달랐어요. 이 때가 아이슬란드 축제 시즌이어서 숙소 예약에 난항을 겪는 바람에... 너무 설렜던 출발 전 주의 음주 계획 *_* 결국 맥주를 살 타이밍을 놓쳐서 ㅠㅠ 빙하맥주는 마시지 못했지만 빙하를 먹긴 했더랬어요. 요걸 와드득와드득 씹어먹었지. 세계에서 가장 맑은 물 중 하나인걸요. 그리고 빙하 맥주를 마시지 못 한 것이 한이 되어 술을 마실 수 있는 타이밍만 되면 정말 내일이 없는 것 처럼 마셔댔습니다. 맥주 소개만 해도 입이 아플 만치 잘 할 수 있지만 그건 만약 여행기를 마무리하게 된다면... 아이슬란드 여행기, 궁금하세요? 궁금하신 분들이 많다면 제가 진짜 귀찮음을 일으켜 살곰살곰 써보고자 합니다. 더 미루다간 까먹을 듯. 사실 이미 많이 까먹었을 듯. 헤헤. 바로 일년 전 이맘때 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