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8, 20185,000+ Views

레디 플레이어 원

LIFE IS REAL. NOT IDEAL.


1.
명장은 명장이다.
걸작은 아니라도 수작으론 꼽힐만한 듯.
왠지 워쇼스키 자매가 부러워할 것 같다.

원작을 읽지 못해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영화 자체로는 괜찮다.

액션영화.
별 생각 없이 즐기며 보다가
한 번씩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

4DX로 봤는데 생동감이 있어 괜찮았다.
아이맥스로 본다면 어떨까? 
그 이미지들에 압도되려나?


2.
2045년. 가까운 미래.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가상현실게임 ‘오아시스’가 있다.

암울한 현실과는 다른 가상현실게
‘오아시스’를 만든 할러데이는 죽기 전에
게임 내에 이스터에그를 숨겨둔다.

그가 내는 세 가지 문제를 다 풀면 
‘오아시스’의 실권을 가질 수 있다.
이에 모든 플레이어들이 도전하지만 쉽지 않다.


3.
이야기의 골자는 영웅담이다.
슬럼독이 세상을 구한다.
현실에서는 별 볼 일 없는 가난한 소년이
가상현실게임을 통해 성장한다.

소년은 가치가 전도된 세상의 기준을 뒤집어엎는다.
이는 주인공이 세 가지 문제를 풀어가며 
다다르는 이야기의 핵심과도 맥이 닿는다.


4.
영화는 줄곧 현실과 가상(‘오아시스’)을 오간다.
다른 공간을 오가며 진행되는 이야기의 흐름이 경쾌하다.

게임은 그 이름대로 사람들의 이상향이 되었다.
그 이상향은 현실의 불순한 세력(IOI)에 위협받는다.
이 부분이 영화를 좀 더 깊이 있게 만든다.

영화에서의 불순세력 IOI는 재밌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한 아이돌그룹이었다. 

그들의 탄생배경과 활동을 보면
영화 속에서 쉼 없이 전투를 하던 직원들과 
또 그럴싸하게 들어맞는듯하다. 


5.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오아시스’의 제작자인
할러데이는 의미심장해 보인다.
할러데이, 그러니까 안식일은 일종의 섭리다.
절대자, 그마저도 6일을 일하고 하루를 쉬었으니까.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이 세상에서는 노동의 가치가 치솟고
사람의 가치는 땅에 떨어졌다.

사람의 권리보다 일을 할 권리를 찾는다.
애초에 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함에도.


6.
다시 영화로 돌아오면, 
영화는 이렇게 얘기하는 듯하다.
이상향이 우리의 삶, 그 자체는 아니라고.

온몸의 감각을 휘감아 쾌감을 주는
그것에 도취되어 현실을, 
오늘을 놓치지 말라고.

더럽고 치사하더라도 
우리가 몸담은 곳, 여기. 
현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