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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군항제 맛보기 *_*

주말을 틈타 잠시 고향을 댕겨왔어요.
고향이라 함은 창원,
4월에 창원이라 함은 또 군항제 아니겠어요?

창원 사람이지만 군항제를 가본 적이라고는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 딱 한번.
창원 천지가 벚꽃밭인데 뭣하러 사람이 벚꽃 가지수보다 많은 진해를 가냐던 지난 날들이었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고 나니 어무니가 가자는 곳은 무조건 군말없이 가게 되어 이번에도 큰맘먹고 진해로 향했습니다.
(사실 좀 설렜어요 히히)

창원도 그렇지만 진해는 정말 온통 벚꽃밭.
굳이 군항제 행사장에 가지 않아도 정말 온 도시가 벚꽃이에요.
(진해의 그냥 길.jpg)

하지만 그런 작은(?) 벚꽃나무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우리 창원시민들은 큰 벚나무들이 하늘을 두고 가지 뻗치기에 한창인 군항제 행사장 근처로 향했습니다.
초입부터 인산인해.jpg

기찻길을 따라 벚나무들이 길게 늘어선 곳인데, 버려진 기차량까지 있어서 사진 찍기 좋은 곳. 그래서 정말이지 벚나무 가지수보다 사람들이 더 많은 느낌이었어요. 여기가 이 정도면 본격적인 행사장은 어느 정도일까.
이미 이 곳에서 사람들에 지쳤기에, 이 곳만 해도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에 취했기에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훗. 차창에 비친 벚꽃송이들 마저도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앞을 보면 온통 사람들이지만 고개를 들면 온통 벚꽃송이들이 주렁주렁. 바람이 불 때 마다 꽃비가 내려서 더 꿈같은 풍경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는 우리는 사진을 후다닥 찍고 사람이 적은 뒷켠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차를 멀리 세워두고 걸어왔는데, 한 20여분 걷는 동안도 온통 벚꽃이어서 힘들지 않았어요.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온통 이런 풍경들 *_*

진해가 아니어도 온통 꽃천지인 주말,
다른 풍경들도 좀 보실래요?
창원역에 내리자마자 맞아주던 청초한 벚나무 *_*
햇빛을 받아서 더 예쁘다
집으로 걸어가던 길 담장 밖으로 고개를 내민 벚나무 *_*
멀리서도 존재감 뿜뿜!

하이고마 진짜로 봄이네예 *_*
참. 어제 석촌호수 잠시 댕겨왔는데 석촌호수 벚꽃들도 거의 다 폈더라고요.
내일과 모레 내릴 비만 잘 버틴다면 주말엔 정말 만개할 듯!

아름답도다.


P.S.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몽땅 망해라.
라는 마음으로 커플 사이에서도 홀로 고고했던 솔로의 사진을 마지막으로
이 글 마치겠습니다.
27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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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슬픈 전설이....
ㅋㅋㅋ
커플들에게 고합니다. 꽃이 언제 피는지 그딴 게 뭐가 중요한데? 날씨가 언제 풀리는지 그딴 거 알면 뭐 할 건데? 추울 땐 춥다고 붙어있고 더우면 덥다고... 니네 진짜 이상해
창원이 고향이었구나~~~ 진해가 시댁이예요~~^^
오오 남편분이 동향분이셨군요! 반가워라!!
제 고향 진해네예~ 흔한 동네 풍경 아인교?
@wj1815 맞심더 피는갑다 싶어도 희한하게 보면 또 자꾸 예쁘대예! 나이 먹으니까 더 ㅠㅠㅠㅠㅠ
저도 군항제 딱! 한번 가봤습니더. 9호선 지옥철 한번 타보고 나서 아예 9호선 쪽은 쳐다보지도 않는 것과 비슷한 마음이랄까..
@ThomasJin 살고있는 사람도 죽겠심더 ㅠ
군항제는 사람이 아주 많군요~!!
사진 잘 찍으셨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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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여행 계획 짜기 *_* D-?
어둠이 없던 밤, 흐드러진 꽃밭과 파란 하늘 아래 무지개빛 보도블럭 위의 교회, 그리고 끝이 없을 것만 같던 얼음산이 펼쳐진 곳 (+ 부끄러워서 올릴 수 없지만 거대한 온천도 있는 곳) I C E L A N D - 다녀온지 1년,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을 보고 울컥해서 올려 보는 지난 기억들. 쓰기로 했던 여행기는 간데 없이 1년이 훌쩍 지나 버렸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하니 시작이라도 해 보려고 글쓰기를 눌렀습니다. 우선은 구글포토가 자동으로 만들어준 동영상 짜깁기들과 여행 계획을 던져 놓고 가려고 해요. 그리고 1년 전 오늘, 다녀와서 사진들을 정리하며 남긴 코멘트가 아래. (실화) 방금까지도 '우와... 우와! 우와!!'를 연거푸 외치며 셔터를 연이어 누르고 찍힌 사진을 확인한 후 고개를 들었다가 다시 또 '우와!!!!'하게 되는 풍경이 일주일 내내 이어졌다. 6년을 그리워 하던 풍경에 그리움이 더해져 보고 있는 것 만으로 눈물이 나게 되었달까. 그런 풍경들이 담긴 영상 몇개가 아래에 있습니다. 멋드러지게 편집을 하고 싶었으나 게으름에 참패하여 구글포토가 자동으로 만들어준걸 그냥 가져왔어요 헤헤. 그리고 그 때의 러프했던 계획, 가고자 했던 장소 표시! 구글맵이 진짜 열일했다.jpg 저렇게 아이슬란드를 한바퀴 삥 도는걸 Ring Road Trip이라고 하고, 아이슬란드 여행자들의 보통의 루트 또한 마찬가지예요. 저 Ring Road를 주로 하고 갈 곳과 말 곳을 더하고 빼는거죠. 4륜 구동차를 렌트해서 내륙을 탐험하는 루트가 더해질 수도 있고요 :) 물론 운전을 겁나 잘해야 하죠... 출발 3달 전 러프하게 짰던 계획이었지만 공유를 해 보자면 1일차: 레이캬비크 2일차: 레이캬비크 / 싱벨리어 국립공원 / 굴포스 / 게이시르 / 케리드 분화구 호수 / (arbaki or 바이킹하우스) 3일차: Seljalandsfoss / skogafoss / Vik (검은모래 해변 / 언덕 - 4륜구동) / reynisfjara / dyrholaey / (gardakot) 4일차: Skaftafell National Park (빙하 트래킹) / jokulsarlon(보트투어) / 5일차: Dettifoss / Krafla (Viti 분화구 / namafjall hverir) / myvatn호수(족욕..?) / godafoss / dimmu borgir / myvatn nature bath / (stong) - daddi's pizza 6일차: 아쿠레이리 - Dalvik (고래) - (4시간반) - stykkisholmur(환경인증 마을 / 슈퍼) / 7일차: snaefellsnes (grundarfjordur, kirkjufell산 / snaefellsnes jokull volcano) / dritvik / djupalonssandur 8일차: 레이캬비크 / 블루라군 9일차: 레이캬비크 이러했답니다. 물론 실제 여행은 이와 조금 달랐어요. 이 때가 아이슬란드 축제 시즌이어서 숙소 예약에 난항을 겪는 바람에... 너무 설렜던 출발 전 주의 음주 계획 *_* 결국 맥주를 살 타이밍을 놓쳐서 ㅠㅠ 빙하맥주는 마시지 못했지만 빙하를 먹긴 했더랬어요. 요걸 와드득와드득 씹어먹었지. 세계에서 가장 맑은 물 중 하나인걸요. 그리고 빙하 맥주를 마시지 못 한 것이 한이 되어 술을 마실 수 있는 타이밍만 되면 정말 내일이 없는 것 처럼 마셔댔습니다. 맥주 소개만 해도 입이 아플 만치 잘 할 수 있지만 그건 만약 여행기를 마무리하게 된다면... 아이슬란드 여행기, 궁금하세요? 궁금하신 분들이 많다면 제가 진짜 귀찮음을 일으켜 살곰살곰 써보고자 합니다. 더 미루다간 까먹을 듯. 사실 이미 많이 까먹었을 듯. 헤헤. 바로 일년 전 이맘때 였어요.
발톱을 깎다가 문득, 작년 아이슬란드의 추억 #1
그러고보니 벌써 아이슬란드를 다녀온지 9개월. 방금 찍은 사진을 보다가 뒤로 넘길 것을 앞으로 넘겼더니 9개월 전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아. 맞다. 여행기를 안썼네 아직. 각 잡고 첫날부터 여행기를 써볼까 하다가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아 돌아오고 2주쯤 되던 날 썼던 메모부터 풀어 써 보기로 한다. 아이슬란드에서 돌아온지 이주쯤 되던 날 발톱을 깎았다. '다녀오고선 처음 깎는 발톱이네...'로 생각이 옮겨가는 순간 깎여나가는 발톱이 마치 내 몸에 남은 아이슬란드의 마지막 흔적인 것만 같아 마음이 잔뜩 시끄러워 지더라. 툰드라의 밤, 하지, 해가 지지 않는 백야에도 살갗을 파고드는 시린 바람은 패딩을 입지 않으면 버티기가 힘들 정도였는데도 지금 생각하면 희한하리만치 그 곳, 아이슬란드에서는 맨발로 서는 날이 잦았다. 뮈바튼 네이처 바쓰에서 맨발을 꼼지락대며 발가락으로 집어서 물밖으로 꺼내 올렸던 검은 모래, 그 감촉이 좋아서 계속 꼼지락대다 보니 시커멓게 된 엄지발톱 끄트머리를 물 밖으로 내놓고는 꺄르르 한참을 웃었더랬지. 아쿠레이리가 바다 너머로 한눈에 내려다 보이던 숙소에서 바쓰를 준비하던 밤 열두시, 비에 젖어 축축한 잔디를 맨발로 딛으니 발바닥에 닿는 쫀득한 느낌이 좋아서 내내 신발을 벗고 껑충 껑충 걸었다. 방수가 된다는 등산화를 신고 폭포든, 빙하 위든 당당하게 걸었더니 어느새 축축해진 양말 속 시큰시큰 시리던 엄지 발가락. 신발 속 자글자글 끓어대던 모래들은 말할 것도 없이 아직도 느껴질 만치 지글댔다. 따신 온천물로 채워진 바쓰에 들어 앉아 뜨끈뜨끈 데워진 발을 물밖으로 꺼내 빗물 섞인 찹찹한 바람을 맞던 상쾌함도, 맨발에 조리를 신은 채 내달리던 블루라군의 시리던 밤공기도, 혹여 남아 있었을지 모를 물리적, 화학적 흔적들은 이제 모두 이 발톱과 함께 안녕이로구나. 대충 두루마리 휴지로 돌돌 말아 휴지통에 버리려다 잠시 들었던 '아 못 버리겠다...' 궁상맞은 생각도 아직 버리지 못 한 레이캬비크의 기념품샵 노란 비닐봉투를 대신해서 쿨하게 버리기로 한다. 안녕. 그리고 거짓말처럼 다음 날, 레이캬비크 공항에서 내게 썼던 엽서가 도착했다. 아이슬란드의 직인이 찍힌 아이슬란드의 풍경이 담긴 엽서, 밟고 서 있음에도 그리운 땅에서의 나의 다짐. _ 1번 사진 : 피욜살론 2번 사진 : 데티포스 3번 사진 : 블루라군 조리를 신고 블루라군에서 4번 사진 : 뮈바튼 네이처바쓰 5, 6번 사진 : 아쿠레이리가 내려다 보이는 곳 7번 사진 : 셀랴란즈포스 8번 사진 : 굴포스 9번 사진 : 데티포스 10, 11번 사진 : 바트나요쿨 빙하지대 12번 사진 : 요쿨살론 다이아몬드비치 13번 사진 : 블루라군 14번 사진 : 흐베리르 지열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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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에 총 100여 점으로 구성한 전시를 보고 왔습니다. 4월 23일까지 전시한다고 하니, 안 다녀오신 분들은 그전에 다녀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작품 설명은 전시리플렛을 참고 하였습니다. MMCA서울: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30(소격동 165) 전시장으로 향하는 길, 아내에게 보낸 편지가 눈에 띕니다. 다감함이 느껴지는 말씨에 고운 미소가 지어집니다. 입장했을 때, 사람들이 많았는데 금방 인파가 줄어들었습니다. 전시 규모가 크지 않아서 사람들이 금방 빠지는것 같습니다. 위 사진에서 봤을 때, 중앙에 자리한 기둥 안에 있는 작품입니다. 손바닥보다 작은 그림을 차분히 들여다봅니다. 1940년대부터 연도별로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40년대에 그려진 그림은 처음 봤는데, 선이 간결하고, 유쾌함이 느껴졌습니다. 그중 3년간 아내에게 보낸 엽서화가 제일 좋았는데, 한 사람만을 생각하며 그리고 글을 쓴 마음이 예쁩니다. 황소와 아이들에 익숙한 저에게 40년대 작품은 화풍이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소와 여인> 그리고 <여인> 작품입니다. 아, 전시해설 로봇이 돌아다니며 작품에 관해 설명을 해주기도 하니까 한 번씩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950년대로 들어서니, 눈에 익은 작품이 눈에 띕니다. 비슷한 듯 다르게 표현된 작품을 번갈아보며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1955년 미도파백화점 화랑에서 작품전을 앞두고는 매일 작품을 그려낼 만큼 열성적이었다고 합니다. 새와 닭, 소, 아이들, 가족을 그린 주요 회화 작품이 있습니다. 그림에서 순수함을 느낍니다. 잊고 지내던 유년 시절의 밝음과 웃음소리, 어울려 놀던 벗과 무궁무진했던 놀이터가 떠오릅니다. 그리웠던 빛이 곁을 부유합니다. 이중섭이 제작한 표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초록색 표지에서 앙리 마티스를 떠올리고, 달이 뜬 표지를 보며 '탐나는 문학지네'하며 눈을 빛냅니다. 회화 작품 중에서 제일 오래 서 있었던 작품입니다. 여작...같게 짓는다..길가에 난 호박과 크고 작게 놓인 글자들...어떤 뜻일까, 뭘 말하고자 하는 걸까..골몰했는데, 밑의 작품 설명을 보고 나서야 이해가 됩니다. <호박>(1954)은 조카 이영진의 회고대로 당시 이중섭이 정신 이상과 거식증으로 고생하기 전에 온통 노란색이었던 그의 방에 호박에 매달린 듯하다. 호박을 관찰하고 그 특징을 체득하기 위해 속필로 즉흥적으로 표현한 호박은 그의 특유의 활달한 필치와 역동적인 힘의 분출을 느끼게 해준다. 자연스런 화면 구성과 대담하게 호박을 화면의 전면에 내세운 점등이 매우 특이하다. 그리고 이를 에워싸는 넝쿨, 줄기 등의 선은 작가의 특징인 주제를 에워싸고 모든 대상들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로서 선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이채롭다. 또한 호박과 넝쿨의 연초록과 꽃의 샛노란 색채의 조화도 매우 신선한데, 호박에는 페인팅 나이프로 채색을 시도하면서 새로운 회화적인 맛을 구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또한 이중섭의 말년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미술사적인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참조: 네이버지식백과) 이 특별전에서 제일 좋았던 코너입니다. 피란 생활을 하던 중 생활고로 1952년 가족을 일본으로 떠나보낸 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은지화를 볼 수 있습니다.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고요히 바뀌는 화면을 응시합니다. 잘 곳과 먹을 것이 없어도 그렸고, 외로워도 슬퍼도 그렸고 은지화는 담배를 포장하는 알루미늄 속지에 철필이나 못 등으로 윤곽선을 눌러 그린 다음, 검정 또는 흑갈색 물감이나 먹물을 솜, 헝겊 따위로 문질러 선이 도드라지게 보이도록 했다고 합니다. 은지화를 볼수록 가족을 그리워하는 이중섭의 마음이 느껴져서 먹먹해집니다. 춥고 배고파도 몸을 둥글게 만 채, 같이 있고 싶고, 같이 있었던 모습을 그린 게 아닐까 유추하는 몸이 작품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부처님의 모습인가' 갸우뚱하며 손가락을 따라 해보다가 발걸음을 옮깁니다. 편지화 입니다. 이중섭은 1952년 가족과 헤어진 이후 1955년 말까지 아내와 두 아들에게 많은 편지를 보냈다고 합니다. 편지에서 가족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편지에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두 아들의 학교생활, 1955년 개인전을 준비하는 과정, 일본으로 건너가기 위한 노력 등이 기술되어 있다고 합니다. 두 아들과 놀고 있는 아빠의 모습을 보며 당연한 일상은 없음을 느낍니다.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으로 인해 가족과 떨어지게 되고, 삶이 피폐해진 그의 작품에서 쓸쓸함이 느껴집니다. 그가 그린 사계에는 날개를 닮은 구름이 있습니다. 사계절을 날아 하나로 이어주는 날갯짓에서 네 가족의 냄새가 납니다. 그리워하는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영양실조와 간경화 등 병고에 시달리다 1956년,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무연고자로 생을 마감한 이중섭. 전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젖은 마음이 마르지 않습니다.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 전쟁이 나지 않았다면 그의 생은, 작품은 어땠을까요?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땐, 사랑하는 이들과 오래 함께하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에 대한 이중섭의 사랑과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라 나 왜 또 제주도...?
지난 달 같은 제목의 카드를 썼던 기분이지만 이번에도 갑작스레 제주를 다녀왔습니다. 그 말인 즉슨, 지금은 다시 서울이라는 이야기죠. 휴... 이번 제주행의 가장 큰 목적은 억새로 빛나는 오름과 맥주였고 둘 다 아름답게 이뤄내고 돌아왔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저를 얹었더니 구려졌네요. 죄송... 정말이지 걷다가 서고, 걷다가 돌아보고, 그러다 또 서고를 몇번을 반복했나 몰라요. 구름 사이로 해가 고개를 내밀 때마다, 자리를 옮겨갈 때마다, 바람이 부는 방향을 바꿀 때마다 풍경이 다 달라서, 다 너무 아름다워서 정말 넋을 잃고 섰습니다. 찬 바람이 옷깃을 세우게 해도 보이는 풍경은 아직 온통 가을이니 역시 지금을 가을이라 부를 수 밖에 없겠더라고요. (하지만 사실은 두꺼운 니트에 패딩을 입어도 겁나 추웠다고 합니다) 참. 이 곳은 이름부터 예쁜 '새별오름'이라는 곳이에요. 제주 서쪽 산간에 홀로 우뚝 서있죠. 외로이 서있어서 새별이란 고운 이름을 얻었고, 덕분에 홀로 더 반짝이고 또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이리라 걷는 내내 생각했습니다. 우수수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햇볕에 나부끼는 억새들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 눈이 가득 부셔와서 금세 아득해지는 풍경 여태 올랐던 오름들 중 가장 경사가 심한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갈만한 곳이에요. 지금이에요, 여러분. 가세요. 꼭. 꼭! 그리고 이 날은 한라산에 첫눈이 왔더랬어요.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철썩 철썩 뺘마태기를 후려치는 바람 덕에 하늘이 너무 맑아서 어디서든 한라산이 보이더라고요. 흡사 알프스를 보는 느낌! 몇번을 봐도 자꾸 예뻐서 종일 내 눈은 한라산만 좇았고, 그래서 찍은 한라산 사진이 정말이지 한움큼. 고르고 골라도 다 예뻐서 혼났습니다... 역시 오름의 왕, 어디서 봐도 자태가 늠름합니다. 아 다시 봐도 아름답다... 제주로 가기 하루 전 일기예보에서는 내가 머물 3일 내내 비, 눈, 바람이 세차게 불거랬는데 왠걸, 지내는 3일 내내 정말 맑은 날씨의 연속이었어요. 물론 바람은 말도 안되게 세차게 불었지만. 그래서 온통 맑았던 하늘. 흔한 일몰조차 꿈속 같았답니다. 그냥 막 찍어도 정말이지 인생샷. 아. 가을의 제주는 이러하더이다. 물론 온통 오름만 만난 것은 아니었어요. 바다도 들렀노라 고해 봅니다. 금능을 걷다가 만난 귀여운 친구들도 찍어 보고, 언제나 그리워서 이번에는 숙소조차 비양도뷰로 잡았던 비양도 :) 이 추운 날에도 즐기기 위해 고군분투하시는 아저씨들을 보며 저도 한참을 서있었습니다. 아. 아름다워라. 그리고 사실은 가장 큰 목적이었던 맥주와 회. 급히 먹느라 사진들을 다 못 찍어서 가진 사진이 이뿐이라 아쉽네요 ㅜ. 저녁을 먹고난 후라 조금만 샀던 방어+민어+회 이번에도 들렀던 제주맥주 양조장 *_* 사실 여기를 가려고 왔던 것이 제일 컸다규요. 후후. 제주맥주 양조장에서 산 제주맥주 전용잔과 넘나 맛있는 갤럭시홉으로 만든 맥주 '오로라'! 아... 아름답다... 참. 회도 역시나 쫄깃쫄깃 *_* 그리고 제주를 떠나기 2시간 전에도 맥주를 마셨습니다. 하. 아쉬웠어... 아무튼 여러분, 그러니까 여러분, 지금이에요. 지금 꼭 제주를 가야 합니다. 그리고 억새로 가득한 오름을 올라 보세요. 특히 해질녘이라면 꿈같은 풍경을 만나게 될 거예요.
여행 시작…
장모님 팔순 기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장모님 포함 가족이 13명인데 일정 조율하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결국 대학생 조카는 실습 기간이라 동참을 하지 못하고 12명이 경기도 다낭시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여행 가자는 이야기는 작년부터 나왔지만 해외냐 국내냐 국내로 가면 제주도냐 울릉도냐 해외로 가면 태국이냐 베트남이냐로 의견이 분분하다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을 가는걸로 결정이 났고 목적지는 경기도 다낭시로 유명한 베트남 다낭으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여권 기한이 지난 사람들은 여권도 새로 만들고 단체 티셔츠도 만들었답니다 ㅎ 12명이 자유여행을 하기가 힘들것 같아서 저희 12명만 따로 움직이는 패키지로 가기로 했습니다. 갠적으로 패키지는 첨이라 힘들지 않을까 살짝 걱정도 되더라구요 ㅋ. 암튼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그래도 다같이 장모님 팔순기념 여행을 가게 됐네요. 3년만에 타보는 국제선 반갑네요. 마지막 해외여행도 장모님 모시고 3년전에 방콕여행 다녀온건데 다시 장모님 모시고 다낭으로 가게 됐네요. 아, 이번엔 국제선 주차장에 주차를 했는데 다자녀(2자녀) 할인으로 3박 5일에 27,500원이 나오더라구요. 장모님 캐리어 포함 5개나 되는 캐리어 때문에 택시 타기도 여의치 않을 것 같아서 말이죠. 편하던데요. 금욜 저녁 뱅기로 가는 3박 5일 여행입니다. 떠나는 날 봄비가 내리더라구요. 5시간 동안의 비행 끝에 다낭공항 도착. 갈때는 꼬리쪽에 타는 바람에 비행기의 떨림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ㅋ. 공항 입구에서 베트남 현지 가이드를 만나 버스를 타고 공항 밖으로 나가 한국인 가이드를 만나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호이안 틴퉁 체험
여행 첫날은 호이안으로 갑니다. 첫 일정은 대나무배 틴퉁 타기. 이거군요. 어디선가 들려오는 뽕짝소리. 여긴 베트남인가 한국인가… 한국에서도 자주 듣지 못하는 신나는 뽕짝을 호이안에서 이렇게 크게 듣게 될줄이야… 베트남 아저씨들 진짜 잘 따라 부르신다… 여기는 특히 거의 99%가 한국인 손님들. 저 대나무배에 두명씩 타고 이동합니다. 버스에서 가이드가 기념품이라며 나눠준 삿갓처럼 생긴 베트남 모자 농을 두고 내렸는데 아차 싶었습니다. 해가 너무 세더라구요. 급하게 배에 있는 농을 썼습니다 ㅋ. 선크림도 안발랐는데 ㅡ..ㅡ 진짜 뜨거웠습니다. 이 아저씨 왠지 한국 예능에서 본 느낌적인 느낌이^^ 너무 수고하시는것 같아서 팁 줬습니다. 저희 배 사공이 아주머니였는데 아주머니가 젖은 노 끝부분에 1달러를 척 붙여서 아저씨한테 바로 전달. 햐, 아저씨 팁 수입이 어마어마할것 같더라구요 ㅋ 다시 신나게 노래 부르고 춤추는 아저씨들에게로 이동하는 배. 여기선 아예 배와 배를 줄로 묶어서 수상공연 강제 감상 ㅋ. 한참 있다가 줄을 풀어주더라구요 ㅡ..ㅡ 이런 수상공연장이 여러군데 있더라구요. 이 아저씨는 투망을 하시던데 진짜 고기를 잡으시는건지 보여주기인건지… 한시간 정도 배를 타고 돌다가 오는데 애들은 어땠을까 싶더라구요 ㅋ. 모자나 양산, 선크림, 선글라스는 필수겠더라구요. 갈증이 심했는데 가이드가 차안에서 망고를 나눠주네요. 아, 달다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