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을 틈타 잠시 고향을 댕겨왔어요.
고향이라 함은 창원,
4월에 창원이라 함은 또 군항제 아니겠어요?
창원 사람이지만 군항제를 가본 적이라고는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 딱 한번.
창원 천지가 벚꽃밭인데 뭣하러 사람이 벚꽃 가지수보다 많은 진해를 가냐던 지난 날들이었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고 나니 어무니가 가자는 곳은 무조건 군말없이 가게 되어 이번에도 큰맘먹고 진해로 향했습니다.
(사실 좀 설렜어요 히히)
창원도 그렇지만 진해는 정말 온통 벚꽃밭.
굳이 군항제 행사장에 가지 않아도 정말 온 도시가 벚꽃이에요.

(진해의 그냥 길.jpg)
하지만 그런 작은(?) 벚꽃나무에는 만족하지 못하는 우리 창원시민들은 큰 벚나무들이 하늘을 두고 가지 뻗치기에 한창인 군항제 행사장 근처로 향했습니다.

초입부터 인산인해.jpg
기찻길을 따라 벚나무들이 길게 늘어선 곳인데, 버려진 기차량까지 있어서 사진 찍기 좋은 곳. 그래서 정말이지 벚나무 가지수보다 사람들이 더 많은 느낌이었어요. 여기가 이 정도면 본격적인 행사장은 어느 정도일까.

이미 이 곳에서 사람들에 지쳤기에, 이 곳만 해도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에 취했기에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훗. 차창에 비친 벚꽃송이들 마저도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앞을 보면 온통 사람들이지만 고개를 들면 온통 벚꽃송이들이 주렁주렁. 바람이 불 때 마다 꽃비가 내려서 더 꿈같은 풍경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는 우리는 사진을 후다닥 찍고 사람이 적은 뒷켠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차를 멀리 세워두고 걸어왔는데, 한 20여분 걷는 동안도 온통 벚꽃이어서 힘들지 않았어요.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온통 이런 풍경들 *_*
진해가 아니어도 온통 꽃천지인 주말,
다른 풍경들도 좀 보실래요?

창원역에 내리자마자 맞아주던 청초한 벚나무 *_*

햇빛을 받아서 더 예쁘다

집으로 걸어가던 길 담장 밖으로 고개를 내민 벚나무 *_*

멀리서도 존재감 뿜뿜!
하이고마 진짜로 봄이네예 *_*
참. 어제 석촌호수 잠시 댕겨왔는데 석촌호수 벚꽃들도 거의 다 폈더라고요.
내일과 모레 내릴 비만 잘 버틴다면 주말엔 정말 만개할 듯!
아름답도다.
P.S.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몽땅 망해라.

라는 마음으로 커플 사이에서도 홀로 고고했던 솔로의 사진을 마지막으로
이 글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