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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의 변화



미국 현대정치사에서 민주당이 어떻게 남부의 정당에서 북부의 정당이 됐는지는 내가 몇 차례 얘기한 적이 있다. 당연히 남부니 북부니 하는 말의 의미는 단순히 지역을 의미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흑백 분리의 보수 정당에서, 흑백 통합 및 진보 정당으로 바뀌는 시기가 1960년대이기 때문이다. 남북 전쟁의 여파 때문에 미국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까지 비교적 지역색이 뚜렷했었다(참조 1).

그러다가 그 구도에 균열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 바로 1964년 대선이다. 케네디가 만약 암살당하지 않았더라면 깔끔하게 재선됐을 텐데, 득표율 지도를 보면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배리 골드워터가 자신의 근거지(아리조나)를 뺀, 남부 5개 주(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러배마, 조지아, 남캐롤라이나)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음을 알 수 있다(참조 2).

여기서부터였을 것이다. 소위 공화당의 "남부 전략(Southern strategy, 참조 3)"이 시작된 것이 말이다. 하지만 이게 단순히 남부 전략으로 봐야할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바로 이 기사의 내용이다. 1968년 대선 당시 닉슨의 러닝메이트이자 차기 부통령, 스피로 애그뉴(Spiro Agnew) 때문이다.

닉슨의 부통령은 제럴드 포드 아니었느냐고 할 수 있을 텐데, 닉슨 1기 당시 부통령은 애그뉴였다. 그렇다면 매릴란드 주지사 한 번 밖에 안 지냈던 신참(?) 애그뉴가 어떻게 러닝메이트에 올랐는가...

닉슨의 대선팀도 미처 생각지 않았지만 실행하고 있었던 "교외 전략(suburban strategy)" 덕분이었다. 때는 마틴 루터 킹이 암살당했을 당시로 올라간다. 킹 목사의 암살은 워싱턴이나 시카고 같은 다른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볼티모어에서도 폭동을 불러일으켰다. 애그뉴 주지사는 "솔직담백한 논의"를 하자며 흑인 커뮤니티를 소집한다.

요새 말로 하면 낚시였다. 애그뉴는 미리 문 앞에 기자들을 대기시켰고, 그들에게 인종 화합을 주장하신다면서 폭력 사태가 일어날 때 여러분은 어디에 계셨는가? "당신들은 도망쳤습니다(you ran)."

과장을 좀 하자면, 1968년 미 대선(참조 4)을 결정지은 발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노한 흑인들 앞에 서서 당당히 그들을 비난/비판한 주지사, 닉슨의 닉슨(참조 5)이 애그뉴였다. 직설적이고 솔직하다는 칭찬이 곳곳에서 나왔다. 그런데 이런 발언이 어째서 부통령 "티켓"을 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여전히 이해가 안 가실 수 있겠다.

남부만이 아니다. "평범하고 일반적인" 백인들은 공공 기관 내 인종 분리를 강제하는 짐 크로 법(Jim Crow laws, 연방법은 아니다)의 철폐까지는 이해한다 치더라도, 학교 버스 같이 타기, 백인 거주 동네에 흑인 거주 허용과 같은 "동등하게 생활하는" 광경까지 이해하지는 않았다(영화 "겟 아웃"은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 그렇다는 점을 그린 영화다). 자신을 "인종주의자"라 생각하지 않는 "착한" 백인들의 생각이 바로 그러했다. 즉, 애그뉴의 저 발언이 교외의 중산층 백인의 심금을 울린 것이다(참조 6).

즉, 흑백 통합 방향으로 움직인 민주당에게 전통적인 지지층이었던 흑인을 대거 빼앗긴 공화당은 아예 백인표를 더 얻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조지 월리스(참조 4)까지 끌어들일 수는 없지만, "교외 거주" 백인들의 몰표는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이는 광범위한 중산층을 포용하는 전략이었고, 닉슨은 "법과 질서"를 강조하여(참조 4) 더더욱 이들의 표를 굳혔다. 애그뉴도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미국 민권의 제1조는 국내 폭력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라 말했다.

물론 그의 이름은 현재 거의 잊혀졌다. 개인의 양형거래로 인해 뇌물 수수를 인정하고 부통령직을 사임했기 때문이다. 불명예스럽게 정치 인생을 마감했다. 다만 이러한 역사 때문에, "직설적이고 솔직함"이 과연 좋은 캐릭터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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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프랭클린 루즈벨트와 트루먼은 당연히 대공황과 전쟁 덕을 많이 봤었다. 대체로 북부는 공화당, 남부는 민주당이었다.


3. "남부 전략"이라는 단어 자체는 1970년 뉴욕타임스의 제임스 보이드가 고안했던 표현이라고 하지만 물론 그 연원은 더 오래됐다. JFK와 존슨이 민권운동을 받아들일 때부터라고 봐야 할 것이다. http://www.nytimes.com/packages/html/books/phillips-southern.pdf

4.1968년 대선의 교훈(2018년 1월 8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5921211469831

5. Spiro Agnew and the 1968 Baltimore Riots2018년 4월 2일): https://www.jmoreliving.com/2018/04/02/spiro-agnew-and-the-1968-baltimore-riots/

6. 기사에 따르면 그는 볼티모어 연설을 한 다음 7,558통의 지지 편지를 받았지만, 항의 편지는 1,042통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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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갖고 있는 기본전제개념과 다르게 시작하니까 시작부테 헤깔리고 어려웠어요 ㅜ 북부 =민주당, 남부=공화당 아니었어요?????~~@.@
그게 현대 와서의 얘기(특히 1960년대 이후)이고요. 그 이전까지는 정반대였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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