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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맥스> 공존을 위한 폭력

SNS를 떠돌던 한 영상을 봤다. 여자가 남자에게 엘리베이터에서 무차별적으로 맞는 영상이었다. 남자가 엘리베이터에서 담배를 피자 아이와 함께 있떤 여성이 항의 했고, 남자는 다짜고짜 여자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잠깐 영상을 보다가 몸이 떨려서 스크롤을 내려버렸다. 생생한 공포와 무력감을 느꼈다. 얼얼해진 몸을 추스르다가 불쑥 분노가 올라왔다. 만약 엘리베이터에서 담배 피는 걸 제지한 사람이 남성이었다면 그 남자는 손쉽게 주먹을 휘두를 수 있었을까? 일면식 없는 사람을 때릴 수 있는 폭력은 언제나 공평하게 발휘되는 걸까? 남자가 담배를 핀다고, 혹은 자신이 담배 피우는 걸 제지했다고 주먹을 휘두르는 여성은 얼마나 될까.
폭력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조심하고 사근사근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내게 주어진 유일한 처방전이었다. "야, 서봐!"라며 치근덕대던 술 취한 남성에게 맞서지 못하고, 모르는 남자에게 갑자기 욕을 들어도 못 들은 척 피하고, '바바리맨'을 보면 도망치고, 함부로 내 몸을 침범하는 남성에게 더 화를 내지 못하고, 데이트폭력을 저질렀던 남자친구에게 더 따지지 못했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내가 더 큰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오랫동안 나를 지배했다.
폭력성의 유무는 성별화된 자연스러운 차이일까? 남성뿐 아니라 인간 모두에게 폭력성은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면 남성에게 유독 폭력이 권장되는 시스템이 문제라고 봐야 하는 걸까. 최근에는 여성이 평화의 상징이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여성에게도 폭력성이 있으며 그것을 적절하게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렇지만 여전히 폭력을 논할 때 성별에 따라 적용하는 기준은 큰 차이를 보인다. '사근사근'하게 말하지 않으면 폭력적이라는 말을 듣고 칭찬을 '고분고분'듣지 않아도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라고 불리는 현실에서, 나와 그들이 인식하는 폭력의 차이를 한동안 고민했다. 나의 폭력성은 어디까지 확장되고 발현되어야 할까.
여성학자 임옥히는 영화 <매드맥스>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폭력성을 '대항폭력'이라고 말했다.
그녀들이 보여주는 폭력의 창조성은 폭력을 위한 폭력이 아니라 공존을 위한 것이다. 서로의 나약함과 그로 인한 고통과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연민으로 인해, 그들은 폭력을 위한 폭력으로 끝 간 데까지 치닫지 않는다

여성이라는 어느 한 성별이 '피해자'가 되는 게 자연스럽지 않다는 걸 보이기 위해서라도, 폭력을 위한 폭력이 아닌 공존을 위한 폭력은 필요하다. 어떤 존재도 예비 피해자여서는 안 되므로, 살아 있는 존재는 언제 어디서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무거운 진리를 위해서라도.

-<당신이 계속 불편하면 좋겠습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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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에게만 강한 찌질이새끼
남 함부로 때리는 쓰레기는 개 맞듯이 쳐맞아봐야 함부로 때리는 게 잘못된 거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 생각합니다.. 당해봐야 아는 저능아들...
자기보다 약해보이면 분노조절장애가 생기는..
토할것같다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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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보다 낯설고 먼> / 김연경 저 (지극히 주관적인 제 생각을 쓴 글입니다.) 공간을 이동할 수는 있지만 시간을 이동할 수는 없다. 유일하게 허락된 시간의 이동은 앞으로 흘러가는 것뿐이다. 그렇기에 과거는 우주보다 낯설고 멀다. 우주에 도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가능하지만 과거에 도달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경우 우리의 정신이 과거에 닿는 때가 있다. 물론 그것이 물리적 과거 자체는 아니다. 그것들은 과거가 내 몸과 정신에 남긴 흔적과 잔향에 가깝다. 어떤 사소한 것을 계기로 우주보다 낯설고 먼 그것들은 불쑥 깨어나 도달할 수 없는 과거의 그림자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쉽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현실이 힘들고 바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주보다 낯설고 먼 과거의 그림자 속으로 너무나도 쉽게 독자를 끌고 들어간다. 그것도 아주 깊숙이. 우리 집은 아들만 셋이다.(아들 셋을 키운 어머니에게 경의를 표한다. 크고 나서 우리가 어릴 때 했던 짓들을 생각해보면 세 명 다 무사히 성인이 된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중에서도 장남인 나는 그나마 얌전했고 부모님 말을 잘 듣는 편이었으며 공부도 잘했다. 우리 집은 그렇게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부모님은 나를 학원에 보내고 피아노와 영어를 가르치며 많은 기대를 걸었다. 네가 잘돼야 동생들도 다 잘 된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얹도록 들었다. 어찌어찌 좋은 성적을 유지해 좋은 고등학교와 좋은 대학교에 들어갔고 지금은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열심히 대학원 생활을 하는 중이다. 나는 이 생활에 만족하고 있지만 부모님은 어떤지 모르겠다. 내가 동생들이 자연히 잘 될 만큼 충분히 잘됐다고 생각하고 계실까? 넉넉하지 않은 집의 삼 형제 중 장남으로 살아온 나는 소설 속에서 연수의 이야기가 나오지 시작하자마자 과거로 쑥 끌려들어 갔다. 삼 남매(삼 형제보다는 그나마 낫지 않을까.) 중 장녀인 연수는 두 동생들을 돌보는 믿음직스러운 맏이이며 공부도 잘한다. 책을 좋아하고 아이답지 않게 어른스러우며 부모님이 안 계실 때면 동생들의 엄마 역할을 하는 연수. 내 어릴 때와 너무 똑같아서 놀라울 정도였다. 공부에 욕심이 있는 것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것도, 어른스러운 척하는 아이인 것도, 부모님이 안 계실 때면 엄마이자 아빠가 되어 동생들의 손을 씻기고 밥을 먹이고 숙제를 봐주는 것도 어릴 때의 내 모습이었다. 아빠가 매일 술을 마셨던 것도, 엄마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던 것도, 잘 사는 집 아이들과 그 집 책장에 꽂혀있던 수많은 책들이 부러웠던 것도 모두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나는 연수가 집에서 늘 맡았던 냄새를 잘 알고 있다. 볕이 들지 않는 반지하 집의 그 쿰쿰하면서도 손에 잡힐 듯한 묵직한 냄새를. 검은 얼룩처럼 보이는 곰팡이가 핀 벽지와 낮게 깔려있는 축축한 공기와 창문 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신발과 가로등이 켜지면 불투명한 창문을 통해 번지던 별 모양의 주홍색 불빛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연수도 아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듯 <우주보다 낯설고 먼>은 넉넉하지 않은 한 가정의 과거를 시작부터 끝까지 충실하게 묘사한다. 너무나도 충실한 묘사는 독자들이 사실은 갈 수 없는 과거에 도달한 것처럼 느끼게 만든다. 이 소설을 읽다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자신이 과거로 돌아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만큼 이 소설 속에 그려진 과거는 너무나 현실적이고 생생하며 보편적이다. 그것이 <우주보다 낯설고 먼>이 우주보다 낯설고 먼 과거에 독자를 데려다 놓는 비결이다. 이 소설의 놀라운 점은 충실한 재현에 무언가를 더 첨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설은 허구의 이야기를 쓰는 장르고 작가는 늘 유혹에 시달린다. 놀라운 사건을 넣고 싶다거나 충격적인 비밀 혹은 반전을 만들고 싶다거나 대단한 철학을 논하고 싶다거나 하는 유혹들에. 그러나 이 소설에는 그런 것이 없다. 작가는 그러한 유혹들을 버텨내고 과거의 보편적인 한 가정의 모습을 따라가며 자세히 기록하고 꼼꼼히 재현하는 것으로 소설을 완성했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사건의 해결 혹은 반전의 충격에 매몰되거나 철학적 질문에 답해야 하는 부담 없이 각자 자신의 과거 속으로 빠져들어간다. 그들은 잊고 있던 과거를 떠올리고는 스스로에게 각자의 질문을 던질 것이다. 나는 어떻게 이런 사람이 되었나.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과거는 연수, 연희, 형우 삼 남매에게 각각의 흉터를 남겼다. 나에게도 과거가 남긴 흉터가 있다. 오른쪽 허벅지에 길게 그어진 흉터가 하나 있고 눈썹에도 짧은 흉터가 하나 있다. 그래서 지금도 눈썹의 일부가 자라지 않는다. 흉터, 상처, 고통, 슬픔, 기쁨...... 그동안 내가 겪어온 모든 것이 모여 지금의 내가 되었다. 좋은 것만 추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전부 안고 가는 수밖에. 나는 항상 그렇게 자라 왔다. 소설 속 한 문장 연희는 엄마 목을 한 번 끌어안고 볼에 뽀뽀를 해주었다. 습기와 곰팡이 때문에 이불 한 채가 고스란히 썩어버린 음침한 반지하 방에는 참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