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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청취같은 여행, 전주
금요일 저녁 퇴근을 하고 나서 향한 고속버스터미널은 짐을 한가득 든 사람들로 이미 불금을 즐기고 있었다. 남은 빈자리가 생겨세 전주로 내려가는 버스를 간신히 탈 수 있었다. 거기에 공교롭게도 맨앞자리에 앉아 전주가는 길을 실시간 평면 tv 처럼 시청할 수 있었다. 8년전 내일로 여행중 비빔밤을 먹기 위해 잠시 들렀던것 외 목표가 전주였던것은 처음이었다. 은은한 가로등 불빛이 비추는 정지화면과도 같았던 고속도로와 거친 엔진음만 들리는 것이 라디오 주파수가 달라 치지직 거리는 소리를 듣는 듯 했다. 토요일 아침 한옥마을의 분위기는 내가 생각했던 느낌과는 사뭇 달랐다. 한옥 기와의 곡선미가 살아있는 지붕들 아래에는 절반이 한복대여점이고 음식점들이었다. 거리에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아 멀리서 보면 한옥 지붕과 함께 멋스럽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느끼고 싶었던 한옥마을의 느낌은 단 1도 찾아볼 수 없는채 서울의 인사동 전주버전이랄까? 고풍스럽다기보단 시내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한옥지붕만이 여기가 한옥마을 입니다~ 하고 반겨주는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쉬웠다. 한옥의 느낌도 살린 공간과 함께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들, 그리고... 이 우산들은 정확하게는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배경으로 채택하여 찍고 있는 이곳까지, 소소하게 볼거리는 있어서 산책하기에는 나쁘지 않았았지만, 뭔가 한옥마을이 내려다 보이는곳에 자리잡고 앉아 차한잔 손에 들고 노래도 아닌 라디오 방송을 듣고 싶어지는 생각이 든다. 입구부분에 자리하고 있는 전동성당은 붉은색 벽돌이 상당한 고급스러운 빈티지 느낌을 가지며 서 있었다. 낮의 푸른 하늘아래와 밤의 어둠속 가로등 불빛을 살짝 빌려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중세유럽에 있는듯한 착각을 주기도 했다. 마냥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은 붉은벽돌의 기운이 낮이건 밤이건 상관없이 존재감을 은은하게 내 비치고 있었다. 시장 속 작은가게들이 모여 아이디어 상품을 뽑내는곳에서 잠시 구경하다가 그 윗층에서 라디오 방송하는것을 보았다. 신기하게도 컨테이너 박스 하나에 앞에는 신청곡 받는 종이 까지 놓여있었다. 선배드와 같은 의자들에 다들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라디오를 듣고 커피를 즐기는 모습들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옥상 한쪽에는 물도 조금 고여있고 벽돌도 쌓여있는 야생의 환경이었지만 푸른색의 라디오 부스 불빛들이 그 환경 마저도 라디오 스튜디오인 것처럼 만들어 주었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커피의 온기를 공유 받으며 친구들과 이야기 하다가 라디오 부스에서 나오는 사연과 신청곡을 듣고 했다. 친구들과 카페와서 커피마시는 느낌과는 다른 기분좋은 편안함이었다. 기분좋음 안고 다시 정처없는 발걸음을 옮기던 중 옥탑에서 한옥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카페를 찾았다. 쌀쌀한 바람에도 자리잡은 곳에서 병맥주로서 분위기도 잡아 보았다 전주로 여행와서 한옥마을 겉을 맴돌고, 식도락 투어도 아닌 이상한 분위기 잡는 라디오와 같은 여행에 괜히 고등학교때 많이 들었던 라디오 방송들이 생각난다. 그때는 빈손이거나 연필을 들고 들었다면 이제는 그 손에 병맥주 하나가 들려 있는게 다를뿐일 것이라는 마인드컨트롤 속 토요일 밤도 짙어진다.
열대야 속 맥주한잔, 후쿠오카#1
공항노숙으로 여행의 시작을.. 블라디보스톡과 삿포로에 이은 세번째 출국이자 30대 첫 해외여행도 어김없이 출국 전 날 공항에서 보내게 되었다. 퇴근 후 항상 들어가는 지하철 입구를 그대로 지나가 공항버스 정류장에 들어서 발걸음을 멈췄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퇴근길 교차로를 꽉꽉 채우고 있는 차량들만 멍하니 초점없이 바라 보았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교차로 한 가운데 멍하게 아무생각도, 행동도 하지 않는 여유로움이 있는 시간이 묘하게 매력있었다. 전세 낸 듯, 개인 버스인듯 아무도 없는 공항버스에서 서울을 뚫고 가는 도중에 보이는 서울야경이 참 예쁘다. 항상 지하철로 청담역에서 뚝섬역으로 가는 도중에도 잠깐 볼 수 있는 야경이지만 스마트폰 불 빛에만 시선을 두곤 했다. 역시 속세를 잠시 벗어나야 주변으로의 시야가 조금씩 넓어지는 것 같다 피곤한 설레임 운 좋게 폭신한 벤치에서의 하루밤을 새우고 아침 공항의 긴 무빙워크에 영혼없는 깡통 몸만 얹었다. 처음엔 들떠 보이던 사람들의 표정이 게이트 앞에서는 다시 피곤이 드리워지고 있다. 모두가 빨리 비행기에 들어가 잠들 생각만 하는것 같다. 혼자 타보는 해외 비행기에 대한 쓸데없는 의미를 부여하며 혼자만의 감성에 빠져 하염없이 잠인듯 구경인듯 창 밖으로의 시선을 던져본다. 비오는 날에는 뜨끈한 국물이 진리 공항에서 친구와 만나 후쿠오카 시내로 들어서니 비가 우산에 구멍을 낼 기세로 내리고 있다. 안그래도 회사에서 바로 공항에 갔던터라 입고 있는 캐쥬얼정장 차림에 비로 인해, 한 껏 머금은 습기가 마치 온 몸을 물티슈로 감싸고 있는 느낌이다. 호텔의 체크인 시간이 되지 않아 짐만 맡기고 바로 나와 멀리 가지도 않고 바로 앞 골목길에 있는 라멘집으로 들어갔다. 입구부터 반겨주는 티켓 자판기에 일본어만 가득한 걸 보니 믿을건 사진 밖에 없다. 메뉴를 고르고 처음 나온 교자를 보니 예전에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 분식집에서 라멘이나 교자 먹는 장면이 불현듯 떠오른다. 애니메이션 내 감성까지는 잘 모르지만, 밖은 엄청나게 쏟아지는 폭우에 가게 안에서 속이 뜨거운 교자를 간장에 찍는 모습이 한 손에 교자를 들고 있었어도, 나름의 교자 감성이 있어 보이지 않았을까. 바늘생강의 꼭 찌르는 맛 진한 국물의 돈코츠라멘은 테이블의 한 쪽 구석 통 안에 바늘처럼 썰어놓은 생강을 만나면서 한 단계 더 깊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이전 삿포로에서도 유명한 라멘집을 가서 먹었었지만 이곳만큼 진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지는 면과 기름기가 있는 돼지고기 육수의 조합은 마지막날 공항에서까지 라멘을 찾게 해 줄 그런 조합이었다. 호텔 체크인 시간을 기다리며, 얼른 들어가 비에절어 찝찝한 옷부터 얼른 갈아입어야겠다. 열대야 속 맥주한잔, 후쿠오카 2편: https://www.vingle.net/posts/2617062 3편: https://www.vingle.net/posts/2617538 4편: https://www.vingle.net/posts/2618084 5편: https://www.vingle.net/posts/2618612 6편: https://www.vingle.net/posts/2618947 7편: https://www.vingle.net/posts/2626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