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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디자인, 브라질 사례


100살 넘게 살았던 오스카 니에마이에르(Oscar Niemeyer)의 이름을 기억하는 친구들이 많은지 모르겠다. 브라질 수도인 브라질리아(참조 1)를 설계했으며, 유엔 본부 건물도 고안한 인물이다. 교과서에 오를만 한데, (자기 자신은 르 코르뷔지에의 영향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교과서에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잘나갔던 20세기 초반의 남미를 대표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브라질이 강한 분야가 건축인데, 실제로 상파울루나 히우 지 자네이루(리우 데 자네이루) 가보면 1930-1960년대 건물들이 지금 봐도 현대적인 경우가 매우 많다. 어째서 1960년대를 집어서 넣었는고... 하니, 1964년 군부 쿠데타(참조 2)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는 침체.

다만 이 기사는 브라질의 건축과 디자인이 얼마나 잘 결합되어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브라질의 건축가들은 가구 디자인도 잘 한다는 내용으로 압축할 수 있을 텐데, 이게 왜 그랬을까? 사실 쿠빗셰키 대통령이 니에마이에르에게 브라질리아를 만들라고 시켰을 때, 그러니까 1950년대부터 브라질 가구 산업이 발달하지는 않았었다. 근데 니에마이에르 입장에서, 새롭고 급진적이고 진보적인(특히 브라질리아 정부 건물들의 곡선을 보면 정말 현대적이다) 건물을 짓기만 하면 뭐하냐 이거다.

그래서 건물에 어울리는 가구도 만들어보자!가 시작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니에마이에르는 건물에 어울리는 가구 디자인을 시작했었다. 문제는 위에 잠깐 언급했지만 1964년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급진적인 건축을 추진했던 인물들이 고향으로 좌천되거나, 더 이상 건축을 못 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니 더더욱 가구에 매진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물론 핵심적인 이유는 또 있다. 브라질의 건축학과 교육 과정이다. 브라질에 별도의 디자인 학과가 생긴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고 한다. 전통적으로는? 건축학과에서 디자인을 가르쳤다. 오브제에 대한 접근과 건물에 대한 접근이 같아야 한다는 철학 때문이다.

그러나 격심한 빈부격차가 더 커지고 인플레이션이 하늘을 찌르면서, 고급 가구는 역시 유럽이지 하는 풍조가 다시 일어났었다. 어차피 중산층이 두텁지 않았다. 그런데 말이다. 헤알화 가치가 폭락하면서(이건 최근 일이다), 오히려 국내 생산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 다시 성하고 있다고 한다. 상당히 아이러니한 일이다. 역시 경제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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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1. 브라질의 수도 이전은 주셀리누 쿠빗셰키(Juscelino Kubitschek, 일명 JK)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었고, 브라질리아에 세워지는 공공 건물의 설계를 JK가 친히 니에마이에르에게 시켰었다. 1950년대 중반 얘기다.

2. 군부 독재에 대한 향수(2016년 8월 5일): https://www.facebook.com/minbok/posts/1015432722498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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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남미는 첨인거 같아요 오히려 더 친숙한 느낌이에요ㅋ 60년대 이전의 브라질 건축, 헤알화 가치폭락, 군부독재...
재미나는 사실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남미 인기가 별로 없죠.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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