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해서 사랑하고 싶어서.
01.
비행기 안에서 읽는 활자와 노래는 유난히 독립적이다. 의자하나에 내 몸을 싣고 땅과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적어내는 글. 읽어보는 글. 그리고 들여오는 노래들은 오롯하다. 캐리어에 2-3개의 책을 넣어오는 것도 이 공간 때문이며, 흰 종이에 끄적일 수 있는 펜을 가져오는 것도 이 공간 때문이다. 지상과 최대한 멀리 떨어진 여기에는 많은이들이 모여있지만 각자가 된다. 각자의 별로 돌아가는 것 처럼. 그때 적는 글은, 읽는 글을 듣는 노래는 더 오롯하다.
02.
엄마와 오랜시간 함께한 뒤에, 집으로 돌아와서 나홀로 한참을 울었다. 그냥 엄마가 보고싶어서. 세상 그 어디에도 나를 그렇게 완전하게 사랑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응원해줄,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왜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그리움이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나혼자 술한잔 할 만큼.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밀린 업무로 돌아온다. 여기에는 아직 내가 딸이 아니라, 여자가 아니라 그저 윤소정으로서 한 업을 12년간 해온 전문가로서, 리더로서 해나가야하는 일이 참 많았다.
03.
다시 내일부터 시작되는 기획회의, 인테리어, 강의준비, 프로젝트일정들. 더이상 숨막히지 않았다. 그저 묵묵해졌다. 묵묵해진다는 것. 8월에 다시 제주에 간다. 그때까지 달려도 충분할만큼, 나는 잘 쉬고왔다. 더불어 오늘 아주 잠깐이라도 걷고 호흡하면서 제주처럼 서울에서 쉬었다. 그걸로 큰 위안이 되었다.
04.
시댁 어른들과 저녁을 했다. 엄마는 내게 간곡하게 부탁했다. 시부모님에게 더 정성을 다해달라고. 더 기분좋게, 더 정성스럽게, 나중에 네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그런 며느리가 되라고. 아들을 빼앗지 말라고. 네 몸 편하려고 일평생 키운 자식을 빼앗는 여자가 되지 말라고. 엄마가 어딘가에서 여자친구들에게 며느리로서의 역할을 얘기할때, 부끄럽지않도록 네가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엄마생각하면서, 더 집중했고 오롯이 두분을 사랑했다. 최선을 다했다.
05.
최선을 다했다. 참, 적고나서 보면 아름다운 말. 고운 말. 글 하나를 쓰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말 한마디도 최선을 다해서, 키스 한번도 최선을 다해서, 당신을 사랑하는 것도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살고싶었을 뿐이다. 매순간 그러하고 싶었을 뿐이다. 누군가는 매번 그렇게 뜨겁게 사는것은욕심이라 했다. 그러나 나는 욕심이 아니라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싶을 뿐이다. 내가 사는 이 세상을.
마음을 담아, 사랑을 담아.
-윤소정 펌-
stcgv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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