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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오는 귀신썰] 아는 사람이 겪은 신기한 이야기

아는 사람? 아는 사람 누구지 싶지?
그거야 뭐... 같이 빙글 쓰면 아는 사람 아니냐 ㅋㅋㅋㅋ
한번쯤은 댓글에서 봤을 수도 있을거고 ㅋ

그러니까 내 말은, 오늘 들려줄 이야기가 바로 빙글을 쓰는 사람들이 제보해 주신 이야기들이라는 것!

빙글에 귀신 보는 분들이 조금씩 이야기를 풀어 주기도 하셨잖아.
그렇게 직접 글을 쓰는 분들도 계셨고 앞으로도 또 계시겠지만 어떤 분들은 신기한 경험을 하긴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글쓰기가 수줍어서 미처 말을 꺼내지 못한 분들도 계시더라고.
오늘 들려줄 이야기가 바로 그 분들이 제보해 주신것들! 막 엄청 무섭거나 심장이 쫄깃하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소오름.

전해 주신 그대로 붙여넣기를 할까 하다가 그러면 이야기들이 너무 따로 놀게 될 것 같아서 내 말투로 조금 바꿔봤어. 자, 그럼 톡방에서 빙글러 여러분이 전해주신 이야기들ㅋㅋ같이 읽어볼까?


#1 가위 눌린 이야기

첫번째 이야기는 @mihui101 님의 가위 눌린 이야기. 현재 진행형이라 더 무섭더라고 ㅠㅠ

원래 가위에 잘 눌리는 편이야. 시집 오기 전에는 하룻밤 사이 몇십번을 눌릴 정도.
시집 오고 나서는 많이 줄었나 싶더니 며칠 전에 일이 벌어졌어.

꿈을 꾸던 중 가위에 눌렸다 싶은 느낌이 드는거야. 순간 누가 온몸을 더듬고 만지는 거지.
만지지 말라고 속으로 소리를 치는데 갑자기 눈앞에 거울 같은게 나타나더니 우리 딸이 안에 있고 우리 딸을 만지려고 하는 남자 손들이 보였어. 손을 뻗으며 나를 간절하게 쳐다보는 딸의 눈빛. 순간 무서운 것도 잊고
"내 딸 건드리지마 이 새끼야!!!!"
소리 지르면서 안간힘을 써서 잠에서 깼어.
잠에서 깨자마자 옆에서 자고 있는 딸을 봤는데, 끙끙대면서 울려고 하고 있는거야. 그래서 번쩍 안아들고 토닥이면서 잤지.

날이 밝자마자 동네 언니가 잘 아는 여자 스님께 가서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했어. 그 날은 오색천을 찢어서 하는 풀이를 간단하게 한 뒤 집에 가는데 팥하고 오색실을 주시면서 베개 속에 넣고 자라고 하시더라고.

집에 와서 내 베개, 딸 베개에 주신 것을 넣어두고 잠이 들었지. 근데 또 가위에 눌린겨. 순간 '아. 팥 넣어놨으니까 괜찮아. 난 뒷배가 있다.'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을 읽었는지 뭔지 이게 코웃음을 치더니 더 세게 누르는거야. 정말 안간힘을 써서 겨우 깼나 싶었는데 깨자마자 다시 가위에 눌렸어.

이번에는 발을 한쪽씩 잡아 당기더라고. 오른쪽 한번, 왼쪽 한번. 그날 밤은 너무 무서워서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새벽에 새우잠만 잠깐 자고서 아침에 비몽사몽간에 베개에서 팥을 꺼냈더니. 헐. 정말 새까매져 있는거야. 반이 넘게. 혹시나 싶어서 딸 베개 속 팥도 꺼내 봤더니 그것도 마찬가지야.

놀라서 스님께 전화를 하니
'내한테 왔다갔다고 해코지 한거다. 너무 걱정말고, 마음이 중요한 것이니 마음 단단히 먹고 두번 더 오시게.' 하시더라고. 처음 갔을 때 오색천 푸는거를 세번 정도 해야 한다고 하셨었거든.
그래서 알겠다 말씀 드리고 그날 밤에는 아무 일 없길래 아. 확실히 덜해 졌구나. 괜찮아 졌구나. 생각했는데 세상에 이 이야기를 님들한테 한 날 밤 바로 가위에 또 눌린거 있지?

*


다음 이야기는 듣고(?) 있는 중에도 너무 무서워서 자꾸 뒤를 챙기게 했던 @rivers129 님의 이야기. 무서우니까 정신 똑띠 차리고 보자!

#2 일본 귀신썰

일본에 귀신이 진짜 많아.
이건 딱 10년 전 일. 숨바꼭질썰보고 생각이 났어.
우리 형은 도쿄 카마타에서 전문대학을 다니고 있었고, 나는 유학을 준비하고 있을 때여서 고등학교 방학때면 일본어 공부를 할 겸 형도 볼 겸 자주 왔다갔다 했었어. 일본 가면 형네에서 종종 머물렀고.

형네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가 맨션 형식, 그러니까 한국으로 치면 복도 있는 빌라식인데 좀 좁아도 제일 저렴하니까 동기들이랑 같이 많이 지낸대. 뭐 어쨌든 난 유학준비 중이었으니까 어느정도 일본어가 가능했고 혼자 돌아다닐만 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집에 돌아왔는데 하도 돌아다녀서 발에 땀이 좀 많이 찼더라고. 형이 지하 1층에 공용 코인 세탁 건조기가 있다고 해서 당시 300엔인가 주고 돌리러 내려갔어.

겨울이라 해도 빨리 지고 지하라 그런지 컴컴하더라고. 난 귀신을 보거나 한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그냥 대충 그날 입은 옷들을 때려박고 별 생각 없이 올라갔어. 형이 사는곳은 3층이었는데 301호부터 303호까지 형의 한국인 대학동기들이 쭉 살고 있었지. 동생이라며 형 친구분들에게 인사드리고 형이랑 담배 한대 태우려고 방안에 들어와서 베란다로 나갔더니 우레탄 농구코트가 하나있더라.

대학생들인지 누군지 안보이는 쪽에서 '오늘 힘들었는데? 더워 물줘' 뭐 이런얘기를 하는 소리가 들렸어. 그림자 밖에 안보였는데 억양 때문인지 약간 목소리 구분이 어려웠는데 담배 피우던 형이 갑자기 혹시 잘 때 무슨 소리가 들리면 자길 깨우라고 하더라고.

뭔 헛소리를 하고 자빠졌나 싶어서 무시하고 그날 쇼핑한 것 좀 보고 누워서 티비 보고 세탁 기다리고 있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한 삼십분쯤 잤나? 코트에서 발 끌면서 농구하는 소리에 깼어. 형은 학교 갔다와서 피곤했는지 일찍 잠들었더라고. 그래서 '아 아까 그 양반들 농구 아직 덜 끝났나 보네' 하고 커튼을 걷었는데 아무도 없는거야. 뭐지? 두 눈 똑바로 뜨고 다시 봐도 아무도 없길래 잠이 덜 깬건가 싶어서 담배 한대 태우고 세탁실로 내려갔어.

너무 캄캄하니까 세탁기 덜덜거리는 소리가 꼭 발걸음 소리처럼 들릴 정도로 무서워지기 시작하더라고. 세탁량이 많지 않으니까 후딱 집고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는데 5층에서 내려오질않는거야. 한 5분 기다렸나? 코트에서 끼긱거리는 발 끌리는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는데 이거 형이 담배 태우면서 말한게 생각나서 무서워서 안되겠더라.

3층이라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는데 발 끌리는 소리가 내가 계단 올라가는 소리에 맞춰서 아래층부터 울리더니 점점 커지는거야. 아 진자 더 쫄아서 계단 두칸씩 무작정 뛰어서 허겁지겁 들어갔더니 형이랑 형 친구들 잠에서 깨서 형방에 모여있더라? 자초지종을 설명하기도 전에 형들이 딱 이렇게 말했어.
"아 또 시작이네~"

근데 더 웃긴건 그렇게 자고 일어났는데 아침에 형이 일어나서 빨래 보더니 너 건조기 안돌렸는데 빨래 어떻게 말렸냐고 물어봤는데 생각해 보니까 쫄아서 세탁한 것만 들고왔지 건조는 안했더라고 ㅋㅋ
뭐 무튼 딱 십년전일이야.

**


다음은 타로를 보시는 @myjhe0608 님과 그분께 타로를 보신 빙글 유저분의 이야기야. 막 무섭거나 한건 아닌데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

#3 타로 이야기

톡으로 타로를 봐드리고 있는데, '와 이분 타로 정말 잘 보세요!'라는 한분의 말씀에 너도 나도 타로를 요청하셨어. 평소와 다름없이 타로를 봐드리다가 B님의 점을 봐드리게 됐지.

처음엔 그냥 직업운을 봐달라고 하셨어. 다른 때와 다를 바 없이 진행을 했는데 이번에도 생각보다 잘 맞았던지 재물운까지 봐달라고 하시더라고. 직업운과 맞아 떨어지는 결과가 나와서 아, 그렇구나,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 기억이 안나거든. 바로 오늘 일어난 일인데도 불구하고 내 기억은 드문드문 잘려 있어. 그래서 여기서부턴 점을 봐드렸던 B님의 이야기야.

B님의 말에 따르면 내가 '누군가 당신을 도와주고 있어요'라고 이야기를 했대. 이전에 신점을 본 적이 있고, 그 때 조상 한분이 도와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터라 혹시 그 분이 아닐까 하고 내게 물었더니 내가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라고 대답을 했다고 하더라고.

정말 이 상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거든. 게다가 당시 나왔던 타로의 해석 방법도 내가 평소에 하던 방식이 아니었어. 원래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카드를 잘 될거라고 해석했단 말이야. 아직도 그 때를 떠올리려고 하면 이상하게 기억이 자꾸 아득해져. 바로 그 전의 다른 분들 타로 봐드린건 정말 생생한데 딱 B님의 타로만 너무 희미해.

그러다 B님이 그러더라고. 그 조상님을 생각하면 항상 약간의 소름이 돋는데 지금 그 느낌이 든다고, 진짜 그 분이 맞는 것 같다고. 그렇구나 하고 카드를 접으려는 찰나 나도 얼굴과 목을 타고 팔로 쫙 소름이 느껴지는거야. 혹시 이런 느낌이냐고 B님께 물었더니 실제로 동일한 것 같았어. 결국 그분이 와서 대신 말을 전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오늘 일어난 일이야. 맥락은 대충 기억나는데 정확한 내용은 기억해 내려고 할수록 자꾸 희미해져. 그래서 B님은 그분께 감사드리러 절에 가기로 하셨어.

***


마지막은 @lisa365 님의 태몽 이야기. 우선 읽고나서 얘기해 보자!

#4 태몽 이야기

아이가 셋이 있어. 첫째 둘째는 아들, 셋째는 딸. 셋 다 태몽을 꿨는데 셋째 태몽이 좀 신기해서 말해 볼까 해.

꿈에서 내가 집에 누워 있었거든. 갑자기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택밴가 싶어서 '누구세요?'하고 문을 열었더니 처음 뵙는 할아버지가 쓱 들어오시는거야. 아무 표정없이 '수박 먹으라고 사왔어. 받아!' 하시는데, 내가 여름에 정말 수박을 엄청 먹는 수박킬런데도 불구하고 이게 영... 이상하게 안땡기는거야. 맛도 없어 보이고. 그래서 '전 괜찮으니까 할아버지 가져가세요. 필요 없어요.' 라고 말했지. 그랬더니 갑자기 할아버지가 엄청 호탕하고 사람 좋게 하하하 웃으시면서
"이거 씨없는 수박이야! 받아도 돼!"
하시더니 수박을 갈라서 보여주고는 나한테 확 안겨주시고 가버리셨어. 근데 거짓말처럼 그 순간부터 수박이 엄청 맛있어 보이는거지. 그렇게 '우와 수박 맛있겠다!' 하면서 깼어.

꿈에서 깨자마자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려서 '이런 꿈을 꿨는데 태몽 아닐까요?' 말씀드리면서 할아버지 인상착의를 설명해 드렸거든. 키는 180 중반에 검정색 빵빵한 패딩을 입으셨는데도 티가 나는 마른 체형에 머리숱이 엄청 많으셨다고. 그랬더니 헐. 시어머니께서 '네 신랑 할아버지가 딱 그렇게 생기셨다야.' 말씀하시는거야. '그 분 생전에 나더러 날 위해서 딸 하나 낳아야 할텐데, 항상 말씀하셨는데 내가 안낳으니 너희한테 주셨나 보다.' 하시면서.

신랑 할아버님이 신랑 초등학교때쯤 돌아가셨는데 그 당시에도 키가 크고 마르고 머리숱이 엄청 많으셨대. 후에 제삿날에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어. 정말 꿈속의 그 할아버지가 사진 속에 계시더라고. 아들 둘인 내가 힘들까봐 딸을 주고 가신건가봐.

****


여기까지가 끝. 어때, 정말 다들 신기하지 않아? 정말 주변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니. 마지막 딸을 주고 가신 할아버지 이야기는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 지기도 하고.

혹시 이런 신기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 또 있으면 직접 여기 빙글에 글을 써보시는건 어때? 난 그냥 펌쟁이지만 여러분은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하신 분들이잖아! 여러분의 이야기가 궁금하군요. 기대기대 +_+

그럼 난 또 다음 이야기 얼른 주워서 올게! 아니 사실 얼른은 아니고 얼른이 되도록 노력해 볼게 ㅋㅋㅋㅋ
11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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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마지막 태몽썰 진짜 소름이네요 ㅋㅋㅋ
역시 옵몬님 글실력은 👍👍 감사합니다 ㅎㅎ
깔끔한 정리! 잘읽었어요!! ><
오오오 2개는봣던거당ㅎㅎㅎㅎ
오 들어오자마자 업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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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왜때문에 이르케 잘생기고 난리? 이 짤들 때문에 자꾸 저승사자 이야기 가져오고 싶네 ㅋㅋㅋㅋ 그래서 이번 이야긴 저승사자 아닌데도 가져와봤어 ㅋ 오늘은 그저께 올렸던 이야기 이어서! 그 분 귀신썰이 4편 있었는데 내가 2편씩 올렸으니까 오늘 올리는 이 두편이 마지막이로군 신기한 이야기 같이 보자! ___________________ 꿈 이야기 마지막 지금 사무실에서 일하는 중이라 판에서 썰푼거 다시 쓰기도 눈치보임 이해해주세요... 꿈 이야기는 이쯤 쓰고 다음에는 다른 이야기를 써볼까 함 필력 딸리더라도 이해 부탁드림....ㄷㄷ 내가 고등학교 3학년때였음. 우리 아버지는 동네에서 200평정도 되는 옷공장을 하고계셨음. 근데 자꾸 일감을 동남아 쪽에 뺏기게 되고 수입이 줄어들자 과감히 공장을 그만두심. 20여년동안 해오던 일이었는데.... 암튼 공장을 때려치우시고 그 자리에 다른 사업을 하신다고 알아보다가 계약을 끝마쳤을 무렵이었나? 계약을 하기 직전이었음. 그때 내가 자다 꿈을 하나 꿨음. 꿈속에서 친할머니가 나오심. 난 친할머니 얼굴을 한번도 못봤는데 그냥 꿈속에서 그렇게 느껴졌음. 아 이분이 내 친할머니구나 하는.... 근데 친할머니가 다짜고짜 나를 끌고 공장이 있는 터로 가시는거임. 그리고 말없이 하늘을 가리켰는데, 공장에서 회색 연기가 나오더니 하늘로 올라가서 용으로 변해 사라지는거임. 그리고선 난 꿈에서 깼고, 이건 대박이다 싶었음. 조상님이랑 용이 한번에 나오는 꿈이었으니깐... 난 입이 근질거리는걸 참다가 가게가 오픈하고나서 가족들한테 꿈을 공개했음. 가족들도 완전 대박이라고 다들 좋아하심. 근데 뜻밖에 가게는 잘 운영되지 않았고 결국 아버지는 본전도 못건지신채 1억을 말아드셨............ 휴..... 나중에 알고보니깐 그 꿈은 할머니가 나한테 위험하다고 알려주는 꿈이었음. 나중에 무속인 친척에게 물어본 결과 그 용이 사라진건 그 터에 기운이 다했다는 뜻이었다고함... 그것도 모르고 좋아했으니....... 아 생각만해도 가슴이 아픔 ㅠㅠㅠ 두번째는 내 동생의 꿈 얘기임. 내 동생은 원래 가족들 중에서도 꿈을 잘 안꿈. 내가 군대에 있었을때임. 다리를 다쳐서 의무대에 입실해있었는데 하루는 소대장이 날 보러왔음. 집에다 전화좀 해보라며... 왜그러냐고 물어봐도 소대장은 왠지 말을 안해줬음. 나는 안좋은 예감이 들어서 바로 집에 전화를 함. 웬걸, 전화받은 엄마는 나랑 엄청 친한친구가 죽었다고 이야기를 하는거임. 나는 거짓말하지 말라고 막 울면서 전화를 받았음. 아.... 그때 그 심정이란.. 사실 지금도 친구가 죽었다는건 실감이 나지 않음. 군대에서 죽다니.... 아 그 아까운 젊음... 암튼 그땐 경황이 없어서 그냥 너도 몸조심 하라고 그러면서 전화를 끊었음. 나중에 집에 휴가 나가서 들은 이야긴데, 친구가 죽기전날 내 동생이 꿈을 꿨다고함. 내가 죽는 꿈이었다고.... 내 동생은 느낌이 너무 안좋아서 계속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고 함. 그리고 그날 다른 친구한테 친구 죽었다고 집으로 전화가 왔다고 함. 난 이 이야기만 하면 마음이 무거움. 나 대신 친구가 간게 아닌가 하고.......... 어제 말했던 대로 동자 썰 품 으흠 베오베도 보내주시고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오유에 아이디를 두개로 쓰고 있어요 신상 털릴까봐......ㄷㄷ 암튼 감사드리고 이야기 시작할게요 이 얘기는 무섭다기 보단 신기하다고 할만한 얘기임 내가 고등학교때 부터 20살때 까지 겪었던 일들임. 물론 실화구 거짓은 0.1%도 없음. 주작이라고 생각해도 상관없음. 내가 실제로 겪은 일들이고 내 주변사람들은 왠만큼 다 알고있음. 신상 털릴까봐 그나마 신상 안털릴 만한걸로 얘기해 드림. 음 먼저 이야기 하자면 난 불교임. 근데 다들 알꺼임. 우리나라 불교는 다른 나라와 다르게 무속신앙과 결합돼서 약간 특이한 불교라는거. 그리고 난 그 무속신앙이라는걸 좋아함. 전에 말했듯이 사주, 팔자, 관상, 손금 뭐 이런것들 다 믿는다고 보면됨. 그러다 보니 무속신앙에 관심도 많았고, 우리 친척중에도 무속인이 두분 있음. 이 이야기는 그 중 한분과 있었던 이야기임. 그 분은 동자 7명이랑 어떤 할아버지(누구였는지는 확실히 기억이 안남. 대감님이라고 부름)를 모셨었는데 동자가 들어오면 굉장히 귀엽게 변했었고 할아버지가 들어오면 굉장히 무서웠음. 할아버지가 들어오면 내가 피해다닐정도였으니... 그 중 동자 이야기를 몇개 해줄까함. 일어난 시간에 상관없이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겠음. Ep1. 내가 고등학교때 이야기임. 나는 그 분 집에 갈때 (집에 법당이 있어서) 사탕이라던가 과자를 꼭 7개씩 사갔음. 동자가 7명이라개수에 안맞으면 서로 싸운다고 함. 그리고 내가 인형뽑기라던지 이런걸 좋아해서 장난감 같은것도많이 갔다줬음. 그 동자들 중에 유독 나를 좋아하는 동자가 있었음. 하루는 법당에 갔는데 그 동자가 나한테 손목시계 하나를 선물로 줬음. 뭐 메이커 시계도 아니고 자기가 선물받은 것 중에 하나였는데나는 행운의 상징으로 항상 시계를 차고 다녔음. 그리고 한 일년넘게 차고다녔는데 친구들이랑 오락실앞에서 펀치를 치다가 이 시계가 부숴진거임. 정말 안타까웠음. 그리고 얼마후에 법당에 찾아갔는데 동자가 날 보더니, "삼촌 시계는? 시계는 왜 부쉈어?" 라고 말함. 완전 깜짝 놀랐지. 시계 부숴진건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었는데.. 나는 동자한테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했지만 동자는 나한테 다시는 선물 안해줄꺼라고 삐졌었음. 귀엽지 않음? Ep2. 이것도 내가 고등학교때 이야기임. 고등학교 시험기간이었는데 시험보기 전날 동자를 찾아갔었음. 시험좀 잘 보게 해달라고 말하려고.. 근데 동자가 자기가 따라가면 무조건 100점일텐데 라고 말하는거임. 솔직히 내가 아무리 동자를 믿고 동자가 신통력이 좋다지만 그건 좀 오바라고 생각함. 그래서 됐다고 괜찮다고 그랬더니 안믿는다며 화를 냄. 그래서 동자를 달랬음. 그럼 내일 따라 올 수 있냐고 물어봄. 그랬더니 그분도 동자를 붙여줄테니깐 내일 학교에 같이 가라고 하는거임. 그리고 난 룰루랄라 돌아와서 공부를 하나도 안했.......(동자를 믿으니깐) 그리고 다음날 시험을 봤는데 두과목 다 100점을 받은거임. 완전 자신 없는 과목들이었음. 아 답 맞춰보면서도 설마설마하고 소름까지끼쳤음. 동자가 한번 쓴답 절대 바꾸지 말라고 해서 긴가민가 하는것들도 안바꿨음. 그리고 그길로 법당에 가서 그분한테 말하고 동자한테도 말했지만 동자는 자기 능력을 의심했다면서 앞으로는 안해준다고 싫다고 막 떼쓰는거임. 그래서 나머지는 망쳤....ㅠㅠ Ep3. 이건 친척들이랑 다 모여서 밥을 먹고 노래방에서 생긴 일임. 그분도 노래방에 갔는데 분위기가 신나보였는지 갑자기 노래방에서 동자가 들어왔음. 그래서 노래도 끄고 동자랑 놀아주고 있는데 갑자기 동자가 나한테 용돈을 달라고 그러는거임. 난 엄마를 쳐다봤음... 근데 동자는 자꾸 다른사람말고 나한테만 돈을 달라고 울기까지 했음. 그때 난 지갑에 숨겨둔 비상금 (3만원이었나)를 꺼내서 동자한테 줬고 동자는 엄청 해맑게 웃었음. 그리고 다음날 법당으로 오라고해서 법당으로 갔음. 동자가 돈 줬으니깐 지갑 안잃어버리게 해준다며부적을 하나 주더니 지갑에 넣고 다니랬음. 그리고 지갑을 한번 잃어버릴텐데 그 지갑을 다시 찾으면 그 부적을 태워버리라고 함. 난 그냥 흘려듣고 말았는데 실제로 버스에서 지갑을 잃어버렸고 얼마뒤 잃어버린 지갑이 학교로 배달돼 왔음. 아마 우체통에 넣었는데 학생증 보고 학교로 배달 된 것 같음. 그리고 난 그 부적을 태웠고 그 후로 지갑을 잃어버린적이 단 한번도 없었음. Ep4. 이건 내가 20살때 이야기임. 그분이 아는 분들중에 일때문에 상담하러 오거나 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하루는 그 이야기를 나도 듣게 됐음. 그 상담하러 온 사람이 "동자가 가게에 자기 자리 만들어 놓으라고 손님 많이오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손님이 안늘어요. 자리도 비단으로 만들고 신경도 많이 써놨는데..." 라고 함. 그러자 동자가, "내 자리 만들어 놓으랬더니 왜 내 자리에 이상한거 올려놨어? 그거 치워. 안치우면 안갈꺼야." 라고 하는거임. 그 사람이 혹시나 해서 가게에 전화했더니 그 동자 자리위에 알바가 금고를 올려놓음. 아 그때 생각만하면 소름이.... 어떻게 알았을까... 아 막상 쓰다보니 생각나는게 없네요.. 그냥 재밌게 읽어주세요. [출처] 어제 말했던 대로 동자 썰 품 | Hexagon ______________________ 신기하다 한사람 몸안에 여러 신들이 들어가기도 하는구나 신기하도다... 근데 우리나라는 무속인이라는게 있는데 그러니까 신들을 모시는... 다른 나라도 그런게 있어? 샤먼이 있다 해도 그건 다른 개념이잖아 우리나가 있으면 다른 나라들도 있을 만 한다 궁금하네... 요즘 빙글에 귀신본다는 분들 많이 계시던데 혹시 아는 사람 있으면 말해주면 좋겠다!!! 궁금해... 아 그리고 나 며칠전에 오랜만에 빙글 어플로 접속했다가 신기한거 발견했어 뭔가가 짜잔 변했더라구 ㅋㅋㅋㅋ 요 글 아래 #공포미스테리 눌러서 들어가보면 막 톡 질문 막 이런거 생겼던데 톡 엄청 귀엽더라 하트 터지는거 ㅋㅋㅋㅋ 카톡방처럼 생겼는데 대화마다 하트 다 누를 수 있고 하트 터지면 일케돼 하트 터지는 순간 캡처하느라 엄청 힘들었음 ㅋㅋㅋㅋ 근데 어제 낮까진 저 방에 나밖에 없었다? ㅋㅋㅋㅋ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ㅋㅋㅋㅋ 심심한 사람들 저기서 놀아유 귀신얘기 해줘 ㅋㅋㅋㅋㅋㅋㅋㅋ
퍼오는 귀신썰) 꿈이 잘 맞는 남자 이야기 -1
헤헤 정말 바보처럼 ㅋㅋㅋㅋ 작년에 퍼왔던 글 고대로 퍼와서 올렸던 내가 요깃넹 부끄러버라 난 그거 되게 아껴두고 안올린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쩜 그렇게 안아끼고 막 올렸나 몰라 >< 그래서 잠시 멘붕이었어 이제 아껴놓은것도 없는데 ㅠㅠ 그래서 귀신썰들을 찾아서 마구마구 이너넷 세상을 파도타기하다가 돌아왔다!!!! 막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야 그냥 친구가 신기한 이야기다-하고 들려주는 느낌? 오유 'Hexagon'님의 글이야 몇편 안되지만 같이 보자!! _____________________ 꿈에서 죽은 사람이 주는 음식은.... 여자친구가 음슴으로 음슴체 나는 20대 후반 남자 오유인임 특이하게 귀신, 외계인, 사주, 팔자, 관상, 손금 이런거 다 믿음 완전 믿음 친척중에 무속인도 있고, 귀신도 봤고, 수호신(?)도 봤고 집안이 신기라고 해야되나? 약간 그런게 있음 한번 읽어보고 재미있으면 다른 썰도 풀겠음 우리 외할머니는 2001년 그러니깐 내가 중학교 2학년 올라갈때쯤 돌아가셨음. 그때까지만 해도 나이는 좀 많으셨어도 정정하셨음. 돌아가시게 된 계기가 노인정에서 김밥을 얻어 드셨는데 그게 급체로 이어지면서 몸이 못버티시고 돌아가심... 할머니가 돌아가셨을때 나는 꽤 충격을 받았었음. 근데 문제는 이게 아님. 우리 집안은 평소에 꿈에 굉장히 민감한데 우리 셋째 이모께서 주무시다 꿈을 꾸셨음. 꿈에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가 다정하게 나오셔서 남매들을 다 모아놓고 김밥 4줄을 주셨다고함. 근데 이걸 먹은 사람이 우리 큰이모부, 둘째이모, 막내삼촌, 그리고 우리 어머니였음. 하지만 꿈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음. 그 이유가 우리 외할머니는 전혀 원한이나 이런거에 관계없이 돌아가신거라 설마설마 하면서 그냥 넘겼던거.. 그래도 각별히 몸조심을 하라고 했었고 그 다음해 부터 일이 터지기 시작함. 우리 둘째 이모께서 아무 이유없이 돌연사 하셨음. 그냥 아무 이유없이 돌아가심. 아 우리 둘째이모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하고 넘어가자면 우리 둘째이모는 10살때 한번 돌아가셨었음. 계단에서 굴렀는데 그대로 즉사했다고함. 그때만해도 장례는 집에서 치뤘고 아직 10살밖에 안됐기 때문에 그냥 화장하려고 염을 안했는데 3일만에 깨어나심..ㄷㄷ 그리고 둘째이모는 꿈을 꿨다고 함. 꿈속에서 저승사자 두명이 데려갔는데 엄청 커다란 왕을 만났다고 함. 아마도 염라대왕으로 추정. 근데 그 왕이 이모를 데려간 저승사자한테 화를 내더니 다시 데려다 주라고 했다함. 그래서 다시 돌아왔고 다음날 옆집 복덕방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함. 암튼 이건 그렇다 치고.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둘째이모는 수명이 길거라고 늘 얘기했었는데 돌연사를 하시니깐 이상했던거임. 그리고 그해 겨울이었나? 막내 외삼촌이 폐암으로 또 돌아가심. 가족들은 난리가 났음. 이제 남은 사람은 큰이모부와 우리 어머니 뿐이었음. 그래서 이모들도 어머니한테 잘해라 속썩이지 마라 하면서 주의를 줬고 무속인을 불러서 굿도 크게 함. 그리고 그해가 지나고 다음해 여름쯤이었나 큰이모부가 노환으로 돌아가심. 우리 식구들은 굿을 했으니깐 어머니는 괜찮겠지 하면서 위안을 삼고 그해에는 특히 더 조심했던것 같음. 근데 우리 어머니가 병이 생겨서 입원하고 수술까지 받게 되셨음. 그때가 나한테는 진짜 절망적이었음. 외할머니 생전에 정말 좋아했었는데 할머니가 막 미워지고 이러다 정말 돌아가실까봐 계속 전전긍긍... 매일 외할머니한테 기도했음. 제발 어머니 좀 살려달라고. 제발 데려가지 말아달라고. 다행히 어머니는 수술 경과가 좋아서 퇴원하게 됐고 아직도 살아계심. 그땐 정말 왜 그렇게도 무서웠는지... 그리고 어떻게 어머니는 혼자 살 수 있었는지... 굿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난 내 기도 때문이라고 생각했음. 생전에 외할머니가 날 정말 예뻐하셨기 때문에... 난 아직도 김밥을 볼때마다 외할머니가 떠올라서 서글퍼짐 김밥 잘 안먹음. 그리고 나중에 친척중에있는 무속인한테 들은 이야긴데, 김밥을 드셨던 네분은 모두 고통스럽게 돌아가실 운명이라고 함. 근데 마치 약속이나 한것처럼 세분은 주무시다 편안히 돌아가셨음. 외할머니가 미리 알고 그렇게 데려가신건지도 모르겠음. 그럼 우리 어머니는 나중에 고통스럽게 돌아가시지 않을까 너무 걱정됨... 예전에 판에 썰 몇개 풀었었는데 필력이 딸려서...ㄷㄷ 원하면 재밌는 썰 몇개 풀겠음 ____________________ 원하시는 분이 있어서 꿈이야기 좀 풀어보겠음 이번에도 음슴체임 나는 말했듯이 무속신앙 같은거 좋아함 사주 공부도 했었고 미신이라기 보다는 통계학이라고 생각함 또 나는 안좋은 꿈이 그렇게 잘 들어맞음... 좋은 꿈은 안맞음!! 나쁜 꿈만 맞음 그래서 안좋은 꿈 꾸면 꿈에 나온 사람들한테 꼭 꼭 이야기를 해줌 각설하고 이야기 시작하겠음 내가 중학교 2학년때 여름이었음. 그날은 사촌형이 우리집에 놀러와서 자고 가는 날이었음. 밤 늦게까지 재밌게 놀다가 자려고 할때쯤이었는데 우리집은 방은 많은데 방이 좁아서 오랜만에 사촌형이랑 이야기 하면서 자려고 동생, 나, 사촌형은 거실에서 자기로 하고 셋이 누웠음. 우리 아버지는 더위를 많이타셔서 여름엔 방이 답답하다고 매일 거실에서 주무시는데 그날 아버지는 우리한테 자리를 내주고 베란다 앞쪽에다 자리를 잡으셨음. 아버지는 우리보다 좀 더 일찍 잠이 드셨고 우리는 계속 수다를 떨면서 밤이 깊어가고 있었을 때였음. "ㅁㅁ나ㅣㅗㅁㅇㄹ라 ㅁㄴ욺ㄴ오라ㅓ잼ㄴㅇㄹ" 어디서 정체모를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애기 옹알이 소리같기도 하고 이상한 괴물 소리 같기도 해서 흠칫 했지만 아버지의 잠꼬대라는걸 알고 우리는 킥킥대고 있었음. 근데 이게 한번이 아니라 계속 그러셨음. "마ㅓㅏ마푸마뢰;ㅓ망루ㅏㅣ;ㅗㅁ티ㅏ퍼ㅣㅏㅁㄴㅇㄹ" 1~2분에 걸쳐서 계속 절박하게 목소리를 내심. 동생이랑 형은 계속 웃고있었는데 나는 거기서 뭔가 기분이 이상한걸 느낌. 갑자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소름이 끼치고 뭔가 안좋은 느낌이 들어서 안방으로 들어가 어머니를 깨웠음. 어머니가 놀래서 뛰어나오시고 아버지를 깨워서 방으로 들어가셨음. 우리는 두려움에 떨면서 잠이 들었고, 다음날 아침 밥을 먹으면서 아버지께 어제 무슨일 있었는지 물어봄. 아버지 말을 듣고 난 깜짝 놀랐음. 그냥 단순한 잠꼬대 인줄 알았는데 아니었음... 꿈에 저승사자가 와서 아버지를 끌고 갔다고함. 그래서 아버지는 안된다고 못간다고 하면서 계속 내 이름을 불렀던거임. 저승사자가 이름 못부르게 계속 아버지 입을 막고 데려가려고 했다함. 그래서 아버지는 그렇게 이상한 소리를 냈던거...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소름끼치던지... 다른집같으면 그냥 악몽이었겠거니 하고 넘기겠는데 전에도 말했듯이 우리 집은 꿈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아서... 아직도 생각남. 이건 다른 이야기임 내가 군대에 있을때 이야긴데 어느날 자다가 꿈을 꿨음. 꽤 친한 친구였는데 친구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계속 친구붙잡고 울던 꿈이었는데.. 왜 그런꿈 있잖음? 너무 생생한꿈. 나는 원래 옛날부터 예지몽이랄까 안좋은꿈은 거의 다 맞는 편이라 친구한테 연락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연락하기 시작했음. 친구도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연락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어찌어찌해서 연락이 닿았고 꿈 이야기를 하면서 집에 빨리 전화해보라고 느낌이 안좋다고 이야기 해줬음. 그리고 한두달 지났을까? 친구랑 같이 휴가를 맞춰서 나왔고 친구네 집에서 친구랑 이야기를 하는데 친구가 울면서 이야기를 해줬음. 나 아니었으면 아버지 큰일나실 뻔 했다고.. 당시 집에 전화했을땐 부모님이 친구가 걱정할까봐 이야기 안해주셨는데 휴가 나와서 아버지한테 들었다고함. 아버지가 몸이 많이 안좋으시다고... 조금 더 놔뒀으면 중풍까지 올뻔 하셨다함. 내 꿈때문에 바로 병원에 가셨고 지금은 완치되신건 아니지만 등산도 가끔 다니실 정도로 건강하심. 나중에 꿈 이야기 말고 귀신이야기랑 애기동자 썰도 풀어보겠음 [출처] 원하시는 분이 있어서 꿈이야기 좀 풀어보겠음 | Hexagon __________________ 워뗘? 막 오들오들 무서운 이야기들은 그냥 으악 귀신이다에 나올 만한 글들 뿐이고 도저히 성에 차는걸 찾지 못해서 ㅠㅠ 나는 무서운게 좀 덜 해도 이렇게 실화같은게 더 좋단말이야 친구가 얘기하듯 해주는건 또 더 좋고 ㅋㅋ 하지만 여러분이 막 진짜 인터넷 어디 떠도는 괴담 이런거 읽고싶어한다면 고런것도 가끔 퍼올게! 그럼 난 곧 또온다 아윌비백
퍼오는 귀신썰) 군대에서 있었던 일 1
오늘 정말 비가 억수같이 오더라 이런 날은 출근 안하면 안되냐 귀신보다 무서운 출근 ㅠㅠ 암튼 ㅋ 오늘은... 군대!!! 군대!!!!!!!!! 군대... 귀신 이야기가 많잖아 난 안가봐서 모르지만 말만 들어도 '귀신이 진짜 있다면' 많을 수 밖에 없는 곳이 군대 아닐까 싶어. 그래서 한동안 군대 귀신썰들을 모아서 가져와 볼까 해. 요즘 세상도 세상인지라 우리나라 군대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정말 만에 하나 진짜 말도 안되게 통일이라도 되면 또 모르잖아? ㅋ 그래서... 그 시류(?)에 편승(?)하는 군대 귀신썰 오늘은 우선 두편만 가져와 봐쪙 같이 보쟈 ㅎㅎ __________________ 1. 크레모어 저희 수학선생님께서 군복무 중에 겪으신 일입니다. 선생님께서는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하셨다고 합니다. 철책선을 경계로 초소가 100m 간격으로 떨어져 있었고, 초소에는 크레모어(Claymore)라는 지뢰가 있다고 합니다. 군대를 직접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선생님 말씀으로는 크레모어 안에 많은 구슬이 있어서 스위치를 누르면 구슬이 터지는데, 위력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근접해 있는 사람까지 다치기 때문에 땅굴을 파고 그 안에서 스위치를 눌러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위급상황에서만 사용해야한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 제대를 앞두신 어느 날. 후임과 함께 야간근무를 서고 계셨다고 합니다. 제대를 앞둔 병장이라면 당연하겠지만(?), 선생님도 후임에게 맡기고 주무셨다고 합니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후임이 선생님을 깨웠습니다. "병장님! 병장님! 쳐들어옵니다!" 깜짝 놀라 철책선을 봤지만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야, 혼날래? 아무것도 없잖아!" "아닙니다! 아까는 분명히……." "똑바로 해라." 선생님께선 다시 잠들었는데, 후임은 계속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무더기로 쳐들어온다고 했답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그저 후임이 헛것을 봤다고 생각하셨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빵! 하는 소리가!!! 그 소리는 크레모어를 터뜨리는 소리였답니다. 정말로 전쟁이 일어 난줄 알고 가봤더니 아무것도 없고 후임이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제정신이야? 이걸 왜 터뜨려!?" "분명히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 쳐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쳐들어 온 흔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초소에는 항시 크레모어가 있어야 했기에 선생님께선 크레모어를 가지러 갔습니다. "죄송합니다. 후임이 크레모어를 터뜨렸습니다.(크레모어가 비싸다고 합니다.)" 평소라면 엄청 깨졌을테지만, 아무런 잔소리 없이 크레모어를 주셨다고 합니다.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크레모어를 주시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어제 23,24,25,26,27,28 초소 다 터졌다." (출처) ___________________________ 헝 이거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무섭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쉬우니까 한편 더 가자! 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아무데서나 분신사바 하지 마세요 군에 있었을 때 일입니다.(해안 매복 작전 지역에서 있었던 일...여기가 귀신이 젤 많아서리...ㅇㅋㅋ) 하루는 우리 분대가 해안 매복을 다른 소대 소대장님과 투입 되었습니다. 원칙은 같은 소대 간부와 가야 하지만... 간혹 소대장님들 근무랑 안 맞아서 이렇게 나가는 경우가 있거든요. 아무튼...이분과 저는 엄청 친했습니다. 그래서 같이 지휘조로 투입(간부, 통신병<나임...이때 일주일 통신 땜빵>, 유탄수<고참>)...되서 잘 놀았는데요. 하루는 이분은 묵묵히 듣고 있고, 저는 통신병 고참이랑 귀신이야기 줄창 하고 있었어요. 제가 또 가위 체험담 등등 썰을 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분이 "김군도 이런거 좋아하냐??" 이러면서 자기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구요. 오...좀 오싹하니 재밌더라구요 아무튼 소대장님이야기의 골자는 자기도 좀 촉이 있다 이런거였습니다. 특히나 분신사바가 잘 된다고, 혼자해도 될 정도라고 막 자랑을 했더랬습니다. 아무튼...경계 때문에 조용조용 놀았지만 엄청 재밌게 잘 놀았거든요...ㅇㅎ 그런데 제가 작전에서 갑자기!!! 빠지게 됐습니다. 왠일인고 하니...전 원래 통신병 아니고 통신병 고참이 휴가나가는 바람에 땜빵으로 투입한... ... (그래도 하나도 실수하면 안되는 엄청 철저히 배웠음...) 그래서 통신병 고참의 휴가 복귀 후 그날 작전을 마지막으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빠졌던 다음 날 오후에 매복 근무자들 취침이 끝나고 내무실에 볼일이 있어서 들어갔더니 다들 분위기가 이상하더라구요. 그래서 뭔 일인가 해서 고참에게 물어 봤습니다. 고참은 어제 몰래 종이를 가지고 가서 소대장님이랑 분신사바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고는 갑자기 말 줄임표 ... 이러고는 말을 안 하는 겁니다. 아? 그래서 소대장님 지나가시길래 "어제 분신사바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일케 말을 했는데... 소대장님은 장난 아니었다면서 거기서는 절대로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뭔 일인지 궁금해서 말해 달라고 했더니. 어제 분신사바를 했답니다. 다들 어떤건지 보고싶어 해서 철수하기 전에 잠깐 했답니다. 그 바닷가가 기가 쎄니 거기서 해보고 싶어서 다들 지휘조 자리로 모여서.. 그래서 좁게 붙어 앉아서 하고 있는데 누가 왔다고 동그라미를 ... 여자냐고 물으니 동그라미를(남자들이란...) 나이 물으니 20이라고 적어 주더랍니다. (이 쯤에서 환호가 터졌다가 소대장님한테 혼났다는...나이 어린 귀신이 한이 깊데나...) 아무튼 소대장님은 이때 부터 긴장하고 있는데 분대장이 자꾸 무릎이 아프다고 그러더랍니다. 원래 무릎 안 좋은 사람이고 붙어 앉아 있으니(쪼그려서) 아픈 거라 생각하고 무시하고 분신사바에 집중 했더랍니다. 대충 생각 나는 질문을 적어 보자면... 왜 죽었냐?? X 모르는 거냐? O 뭔가 억울한게 있냐 ? X 억울한게 없냐? X 모르는 거냐? O 그럼 뭐하러 왔냐? X 뭐하려 왔냐고 물었는데... X ...??? 우리가 온거냐? O 이 때 부터 술렁이기 시작했답니다. 특히 지휘조는 귀신하고 같이 있었다고 패닉 상태로...(ㅋㅋㅋ) 그래서 ... 니 자리에 와서 미안하다...X 괜찮나??? O 그럼 우리 한테 할 말이 뭐냐...라고 했더니... 갑자기 볼펜이 무릎 아프다는 분대장 쪽으로 선을 죽죽 긋더랍니다. 분위기가 이상하자...소대장님이... 저쪽이 있는 거냐? X 너 말고 다른게 있나? O 혹시... ... 무릎 위에 앉아 있나...?? O 그거 말해 주러 온거냐? O 그리고는 소대장님이 갑자기 촉이 쫙 오더랍니다. 가슴이 오그라 드는 느낌이 들면서 여기 더 있으면 안 되겠다는 느낌이 들더라네요. 그래서 소대장님이 분대원들에게 "야... 다들 자기 군장 메고 철수 할 준비해!! " 이러고 병사들이 군장을 챙겨 매는 걸 본 뒤에... 마지막 질문을 했답니다. 우리 지금 도망쳐야 되나????? OOOOOOOOOOOOOO!!!!! 갑자기 종이를 다 찢어 먹으며 동그라미가 그려지더랍니다!! 결국 너무 놀라 분신사바 마무리도 못하고 미친 듯이 뛰어 나왔답니다. (뭐 잘 놀았다. 잘 가라 뭐 이런 게 마무리라고들...) 그 뒤로 거기서 분신사바 금지...(원래도 하면 안되는 거고 할 사람도 없는 거지만...) 귀신이야기도 금지(귀신 이야기 하면 귀신들이 주위로 모인다나...) ___________________ 어우 분신사바가 뭐라고 이렇게 무섭냐 동그라미가 뭐라고 이렇게 무서울 일이야 심장이 아주 그냥 후 하 후 하 분신사바 하지말어 응? 나 어릴 때 돌아가신 할부지 방에서 분신사바한적있었는데 동생이랑 둘이서... 나 중딩때였는데 분신사바함시롱 나 대학교 어디 가? 물었더니 하바드에 간디야 우리집 돈없는디 ㅋㅋㅋㅋㅋㅋ 내동생은 어디 가냐고 물었더니 지방 국립대에 간다고 ㅋㅋㅋㅋㅋ 쓸데없이 현실적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돌아가신 할부지의 희망사항 아니었을까 ㅋ 암튼 그러하다 재밌었을랑가 모르것네 또 이런거 갖고와도 되겄어? 얘기 좀 해줘유. 요즘 왜 다들 이렇게 댓글이 박할까... 댓글 좀 줘 ㅠㅠ
퍼오는 귀신썰) 도깨비집에서 보낸 10년
아껴두고 있던 이야기를 가져왔어. 시리즈는 아니고 단편인데,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달까. 글쓴이의 시간을 담담하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끝이 나 있고, 마음에 뭔가가 던져진 느낌. 같이 볼래? 보자! ㅎㅎ ____________________ 내 나이 8살 때의 일이다. 그 당시 우리집은 암울하기 그지없었다. 대대로 경영하던 포목상을 접고 조상님들 뵐 낯이 없다며 실의에 빠져 술로 날을 보내던 할아버지는 어느날 주무시듯 돌연히 가버리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도 뒤를 따르듯 조용히 떠나셨다. 늘 나를 업어주고 안아주기만 하던 다정한 할머니의 죽음에 나는 울고 또 울었다. 돌아가시기 전날, 언제나처럼 나를 불러 무릎에 앉히고는 네가 이 집 장손이니 정신차리고 어머니 아버지 잘 도와드리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던 그 말이 유언이 될 줄이야. 아버지는 슬퍼하고만 있을 수도 없었다. 장사를 그만두었으니 나와 2살 위의 누나, 그리고 또 동생을 가진 어머니를 어떻게 먹여살릴지 막막했다. 더구나 집을 팔아 포목상을 정리할 때 들었던 빚을 갚고 나면 곧 5식구가 될 가족이 갈 곳을 찾아야 했다. 그런 아버지에게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오랜 친구분이 찾아오셨다. 여기서 멀리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값도 아주 싸고 좋은 집이 하나 있다는 것이다. 썩은 동앗줄이라도 부여잡고 싶었던 아버지는 두말없이 그 분을 따라나섰다. 현재의 서울 모처에 있는 그 곳은 그 당시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집은 꽤나 크고 깨끗했고, 가격이 헐값이나 거저없는 가격이었다. 아버지는 놓칠세라 재빨리 이 집을 샀다. 며칠 뒤 할아버지 친구분은 이사 준비를 시작한 우리집에서 술을 마시며 귀띔을 해주셨다. 사실 그 집은 도깨비터에 지어진 도깨비집이라는 것이다. 도깨비집은 집주인이 잘하면 주인을 부자로 만들어주지만 주인이 제 분수를 모르고 헛되이 살면 주인의 가세를 기울게 해 주인을 내친다고 한다. 허나 아무리 선량하고 좋은 주인이라도 그 주인이 10년만 그 집에 머물 수 있고, 10년이 지나면 새 주인이 들어오게끔 주인을 내쫓는다나. 전 주인이 도깨비터라는 말을 듣고 그 땅을 사 거기에 집을 지었는데, 돈을 좀 만지게 되자 도박판을 전전하고 기생을 데려와 축첩을 하자 4년이 채 안되어 집이 망하고 종손이 급사하여 그 집을 팔고 떠났다고 한다.주변 사람들은 전 주인이 쫓겨난 것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그 말을 듣고 술김에 그저 웃기만 하셨단다. 노인의 부질없는 이야기로 흘려버리기엔, 한편으로는 새 집에서 그것을 시험해보고 싶으셨다고 했다. 새 집에 오고 나서 어머니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했다. 꿈 속에서 이상하게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키가 엄청나게 크고 덩치도 큰 사람이 다짜고짜 안채 문을 열고 들어왔단다. 그러더니 어머니한테, '맏며느리야, 이제 너희 집안이 실(絲)장사는 운이 다 했으니 먹는 장사를 해라. 사람이 헐벗어도 서럽지만 굶는 게 더 서럽지 않겠니' 하더니 갑자기 여닫는 사람도 없는데 온 집안 문짝이란 문짝들이 쾅 하고 일제히 닫히더라는 것이다. 그 쾅 소리에 깬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꿈 이야길 했더니 아버지가 '그러잖아도 밥장사하자고 하려고 했더니만 잘 되려나보다' 고 좋아하셨단다. 아직 밥장사를 제대로 시작할 여력이 안되어 어머니가 새벽마다 두부를 만들어 아버지가 내다팔았는데, 이상하게도 두부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잘 만들어졌고 또 잘 팔렸다. 옛날에는 일일이 불을 때어 요즘처럼 화력이 일정치 않아 자칫 끓이다 거품이라도 잘못 생기면 두부가 잘 만들어지지 않고 쉬어버리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 새 집에 와서는 콩을 불려 두부를 만들면 백발백중, 실수하거나 상하는 일이 없이 두부가 어찌나 잘 만들어지는지 아버지는 늘 남들보다 가장 이른 시간에 장에 나가셨고, 누구보다 빨리 두부를 몽땅 팔고 들어오셨다. 인근에 두부가 너무나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우리집에 두부 만드는 법 좀 알려달라고 아주머니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남다른 요령도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어머니의 환한 얼굴이 가장 많이 기억나는 나에 비해, 훗날 시집도 못 가고 20살에 손말명(처녀귀신. 뒤에 나오지만 누나가 일찍 돌아가셔)이 된 누나는 부뚜막 위에 치마 속 고쟁이를 다 내어놓고  걸터앉아 눈만 마주치면 히쭉히쭉 웃는 얼굴붉은 아주머니가 제일 많이 기억이 난다고 하셨다. 아주머니인지 할머니인지 애매한 얼굴에, 부엌을 휘적휘적 돌아다니며 아무 것도 들지않은 빈 솥뚜껑이며 그릇들을 수시로 만지작 거리고 밥을 하거나 물을 끓이면 뜨겁지도 않은지 그 솥 뚜껑 위에 앉아서 벙싯벙싯 웃기만 했단다. 나는 나중에야 그 아주머니가 조왕신이겠느니 생각만 했다. 시간이 흘러 어머니 배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던 동생이 태어났다. 동생이 태어난 후 아버지는 두부장사는 접고 본격적으로 밥장사를 시작하셨다. 바깥채 건물을 트고 부뚜막을 하나 더 만든 뒤, 그 앞으로 담장을 치고 밥상을 여러 개 놓았다. 밀려드는 손님을 더 이상 어머니 혼자 힘으로는 감당을 할 수 없어, 일을 도와주는 아주머니들을 셋이나 썼는데도 그들은 해만 떨어지면 녹초가 되곤 했다. 늘 바쁜 어머니를 대신해 누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기 동생을 업었다. 그러고 집안 일을 돕기도 했지만 누나는 왕왕 동생을 업고 동네 밖을 돌다가 해가 떨어질 무렵 집에 돌아왔다. 어머니는 너무 멀리 나가지 말라고 늘 누나를 타일렀지만 누나는 막무가내였다. 하루는 아기업은 누나를 학교 돌아오는 길에 만났다. 누나는 '너 집에 가기 무습지 않니?' 하고 조용히 물어보았다. '항상 집이 시끌시끌한데 뭐가 무습느냐' 고 하자, 누나는 그 이상 말을 안 했다. 한참 후에나 들었지만 누나는 온 집안에 귀신이 드글드글하다고 했다. 항상 지붕 위에 사람 발바닥 손바닥이 보이는데 그 크기가 너무나 크고 사람 몸통은 보이지 않고 손발만 뵈고, 손님들 앞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봉두난발의 남녀들이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데 이들이 자세히 보면 손발이 없고 옷자락만 질질 끌면서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단다. 사람들 틈에 섞여서 낄낄대고 웃고 좋아하는데 그 소리가 나면 어김없이 손님이 떼로 더 들어온단다. 그것도 비슷한 무리들이 잔뜩 섞여서. 이들은 해가 지면 거의 대부분은 나가는데, 이들이 나가고 나면 수염을 배꼽까지 기르고 코가 시뻘건 영감이 대문 단속을 하고 마당 한가운데에 주저앉는단다. 이 영감이 나오면 낮에 들어왔던 것들이 열어달라고 대문을 두들기고 난리를 치는데 영감은 그럴 때마다 해뜰 때까지 기다리라며 호통을 고래고래 쳤단다. 호통을 칠 적마다 집이 울리고 문 밖의 것들이 비명을 지르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고 '바람이 심하게 분다' 며 그냥 잠자리에 든다는 것이다. 나는 누나가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었다. 누나는 원체 나보다 몸이 약해 밥을 먹다 체하기도 잘했고 열이 나서 드러눕기도 잘했다. 지금 생각하면 누나가 남들보다 그렇게 일찍 가려고 그랬던 건지, 아니면 원래 그렇게 갈 운명이기에 도깨비집의 요사스런 것들을 전부 볼 수 있었는지.....그 집을 일찌감치 떠났으면 누나가 시집도 가고 잘 살지 않았을까 하는 회한에 종종 잠기곤 한다.   시간이 흘러 나는 까까머리 고등학생이 되었다. 우리집은 그 옛날 이사갈 곳을 찾지못해 발을 동동 굴렀었다는 말을 누구든 거짓말이라 할만큼 부유해졌다. 어릴 적부터 잘 먹고 잘 자란 동생은 그 나이 때의 나보다 힘도 세고 키도 크고 덩치도 컸으며, 또래 아이들에 비해 가진 물건이 많아 늘 골목대장 노릇을 도맡아 했다. 그런 동생이 가끔 또래 아이들과 싸움을 하거나 때렸다고 다른 아이들 어머니가 집에 찾아오는 것, 그리고 하나뿐인 딸의 몸이 약한 것이 어머니의 걱정거리였다. 아버지는 내게 좋은 대학에 가도록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잔소리를 많이 하셨다. 고등학교를 가지 못했거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일을 해야하는 친구들이 더 많다는 걸 알면서도 아버지의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싫었다. 그런데 내 나이 열 일곱이 되던 섣달 그믐, 어머니는 10여년 만에 괴이한 꿈을 다시 꾸셨다. 이 집에 이사온 해의 꿈에 나온 그 괴물같은 사람이 안채로 성큼성큼 들어와 '맏며느리야, 이제 보따리 싸거라. 1년이 남았어도 1년 안에 가야한다. 멀리 가되 남산(서울의 남산이 맞다)을 꼭 넘어가야만 한다, 그래야 거지들이 따라오질 못해' 라고 했단다. 처음엔 온 집안 문을 다 닫아제끼더니 이젠 문을 다 열어제껴놔서 깨셨단다. 어머니는 모골이 송연해지셨다. 이제 이 좋은 운이 다한 것이로구나. 이렇게 잔뜩 받았으니 말을 듣지 않으면 사정없이 빼앗기리라. 그런 불안감에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집을 옮기자고 하셨다. 아버지는 달랐다. 1년이 남았지 않냐. 1년 안에 더 벌고 나가자는 것이다. 사실 아버지는 다시 포목점을 열고 싶어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내 대에서 끝을 낸 게 송구스러워 저승갈 낯이 없다'며 우셨던 게 가슴에 박히셨던 걸까, 밥장사를 그만두지 않아도 작게나마 포목점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두 분은 이 문제로 싸우셨다. 하던 장사나 더 열심히 하자는 어머니와, 이제 하던 장사는 손이 덜 가니 포목점을 같이 하면 더 잘 되지 않겠냐는 아버지. 무어라 할 수 없는 마음에 나는 책상 앞에 돌부처처럼 앉아 책만 보았다. 그런 다툼이 이어지며 지리하게 1년이 가고 나는 열 여덟이 되었다. 이 집에 온지 정말 꼭 10년이 넘은 것이다. 아버지는 결국 고집대로 포목점을 냈다. 작게 낸다더니 생각보다 가게는 컸다. 장에서 제일 컸다는 옛날 그 가게를 재현하고 싶으셨을까. 어머니는 포목점에 발길도 하지않고 원래 하던 장사에 몰두하셨다. 또 꿈을 꾸셨단다. 안채에 들어오지도 않고 귓가에 조곤조곤 속삭이더란다. '때를 놓쳤으니, 알아서 해라. 이 집 덕 볼 생각 말아라. 장독의 장이며 곳간의 쌀들이 배 속에 들어가기도 전에 죄 똥으로 변할 거다' 라는데 끝 말미에 낄낄대는 음성이 어찌나 소름끼치는지 일어나서는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고 하셨다. 장사는 여전히 잘됐다. 그런데 누나는 그 때부터 자꾸 아프면서 더 무서워했다. 전에는 해가 지면 수염긴 영감이 낮에 들어오던 것들을 못 들어오게 막아줬는데 그 영감이 어디로 갔는지 이젠 대문을 잠그지도 막지도 않는단다. 그것들이 동이 틀 무렵까지 어찌나 온 집안에서 시끄럽게 난리를 치는지 잠을 잘 수가 없단다. 그리고 그것들이 들어올 때 왠 꺼뭇꺼뭇한 것들이 섞여 들어와서는 서까래를 물어뜯고 갉아먹는데 그런 다음 날에는 꼭 누가 다치거나 와야할 물건이 못 오거나 재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포목점이 장사도 잘 안되는데 기껏 밥장사로 벌어놓은 돈이 그리로 자꾸 샌다며 짜증을 내셨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싸움이 일상적으로 변한 지 반년, 가을로 들어서던 초입에 누나는 감기에 걸려 눕더니 일어나질 못했다. 급성 폐렴이라고 했다. 죽기 전까지 의식을 못 차린 누나는 유언조차 남기지 못했다. 어머니는 꿈자리가 사납더니 이렇게 하나 뿐인 딸을 데려갔다고 외할머니를 붙잡고 내내 우셨다. 꿈에서 푸른 저고리에 머리를 다 풀어헤친 여자 둘이 방에 누운 누나의 발목을 한 쪽씩 잡고 질질 끌고 대문 밖으로 나가면서 깔깔 웃었단다. 누나의 초상을 치르며 어머니는 딸 잡아먹고도 정신 못 차렸냐며 이사를 가자고 다시 아버지에게 말하셨다. 아버지는 누나의 초상과 집 이야기를 연관짓지 않으려 하셨다. 그러나 아버지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릴 수 없게 되었다. 포목점을 도와주던 직원이 돈과 돈될 만한 물건을 모조리 가지고 도망가버린 것이다. 그제서야 두 분의 싸움은 끝이 났다. 집도 옮기기로 했다. 그 무렵 막내가 늦은 홍역을 앓았다. 막내마저 잃을 수는 없다는 일념이 두 분의 마음을 이어준 것이다. 동생을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두 분은 장사를 정리하고 집을 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셨다. 연말연시에 갈 곳이 없었던 우리는 옛날 이 집을 구하기 전처럼 여기저기 백방으로 뛰어서 다른 집을 구했다. 몇 달이 흘러 내 나이 열 아홉 봄에야 우린 그 집을 나왔다. 어머니의 장사는 이상하게 도깨비집에서 살 때만큼 되지 않았다. 그냥저냥 먹고사는 정도였지만 두 분이 이미 너무나 큰 성공을 해보셔서인지, 내내 서운해하셨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은근히 도깨비집을 그리워하셨다. 그 집에서 보낸 10년이 가장 금전적으로 승승장구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리라. 세월이 흐른 요즘 듣기로 도깨비터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다르다. 사람이 사는 가택이 아니라 장사만 해야 한다는둥, 부적을 쓰고 굿을 해야 한다는둥, 터만큼 기가 센 사람이 거주해야한다는 둥..... 그러나 이제 지천명의 나이를 앞둔 내가 회상하기로는, 사람이나 귀신이나 정말로 공짜가 없다는 것만이 도깨비터에 대한 인상이다. 도깨비의 운은 10년을 퍼주고 나면 더 이상 받을 수 없고, 그 집에 드나들던 수많은 귀신들은 부를 주는 대신 부모님의 마음을 얼크러뜨리고 누나의 목숨을 가져갔다. 사람은 그저 같은 사람들끼리 제 몫껏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나를 다른 사람들은 너무나 욕심이 없고 그릇이 작다고들 한다. 그러나 나는 누가 뭐래도 그 귀신 그릇의 밥을 먹고 싶지 않다. [출처] 도깨비집에서 보낸 10년 | 엽기 혹은 진실..(연예인 과거사진) | 무적겨털북북북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누나의 말은 결국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구나.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은 거라고 욕심이 더 생길 수야 있을텐데 마냥 좋았던 것도 아니고 누나가 계속 무서워한데다 어머니가 꾸신 꿈도 있는데 어찌 아버지는 그걸 다 싸그리 무시하셨을까.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이 종종 있고, 그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버지일 경우가 많아서, 그리고 그 이유는 아버지의 돌아가신 부모님이 연관된 경우가 있어서 종종 마음이 쓰려. 모두 가여운 사람들이지만 결국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 때문에 곁에 있는 사람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거니까. 마지막까지 그 집을 그리워했다고 말한 아버지가 참 속없게 느껴지네. 슬퍼 ㅠㅠ 근데 난 지금 겁나 가난해서 ㅋㅋㅋㅋㅋㅋ 도깨비집에 살고 싶다. 10년 되기 전에 나올 수 있는데... 그만큼 욕심 없는데... 또르르... 부자 되게 해주세요....
퍼오는 귀신썰) 노란 저고리 남색 치마
귀신썰 중의 귀신썰은 바로 옛날 귀신썰 아니겠어? 오늘은 우리 역사 중 가장 아팠던 역사 중 하나인 일제시대의 귀신썰을 가져와 봤어 텍스트로만 아는 우리도 마음이 찌릿찌릿한데 당시 그 아픔을 실제로 겪었던 분들은 어떨까.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이셨겠지 ㅠㅠ 오늘은 그와 연관된 썰이야. 이미지는... 노란 저고리 남색 치마를 찾다 보니 사람이 입고 있는게 이것 뿐이라 다른 의도가 있는건 절대 절대 절대 저어어얼대 아니야... 암튼 그럼 정좌하고 읽어보쟈 _________________ 무서운 이야기는 역시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들려주시는 어르신표 믿거나 말거나 실화괴담이 짜장인 듯 해 ㄷㄷㄷ 재작년에 돌아가신 나냔의 외할머니가 아프시기 전에 (2005년부터 아프셔서 누워만 지내시다 가셨어 ;ㅅ;) 해주신 이야기인데... 나냔이 가끔 섬찟섬찟하게 촉이 오거나 귀신을 느끼는 건 외할머니의 유전이 아닌가 싶다 ㄷㄷㄷ 외할머니는 일제시대 출생....딱 1920년생이셨어. 나냔의 언니랑 딱 60년 나이 차이난다고 다른 어른들 나이는 까먹어도 외할머니 나이는 잘 기억했지... 당연히 외할머니의 어린 시절은 왜정으로 살기 어려운 때였고....(외할머니가 왜정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대로 쓴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뼈아프게 굶은 기억은 없고....(굶어본 적이 없진 않았지만) 그냥저냥 먹고는 살았었대.  그 땐 그것만으로도 운이 무지무지 좋은 시절이었댔지.... 외할머니네 마을에는 대대로 양반 가문에 땅도 많은 거의 유지 격의 부잣집이 있었대. 집도 꽤 큰 기와집이었는데, 그 집이 할머니네 집에서 바로 보일 만큼 코 앞이었대. 가끔 대문을 활짝 열면 가운데에 큰 감나무가 있는 마당과 안채 건물이 바로 보일 정도로 바로 마주보고 있는 수준이었다고... 그치만 그 집은 그 당시 마을에서의 인평은 매우 안 좋은 집이었어......주인이 친일파였기 때문에.... 여러가지로...그 당시 일본이 이 나라를 휘젓고 다니는 걸 도와주는 역할을 자처해서 앞장섰던 부끄러운 한국인들이 있었다는 건 냔들도 잘 알 거야. 이 집 주인이 그런 사람이었대. 옆에서 보기싫을 정도로 일본 순사나 관리들에게 굽신거렸고 기부까지(일본군 관련 기부였다는데 잘 기억 안 난다 ㅡㅡ)하고.... 아무도 대놓고 뭐라진 못했어도 다들 속으로 욕하고 싫어했지. 반면에 이 집 안주인인 아줌마는 남편이 저러는 걸 엄청 창피하게 여기고 자기까지 욕 먹는 걸 부끄럽게 여겼지만....남편이 너무 작심하고 저러니 반대해도 소용이 없고 사람들 보기 창피하다고 밖으로 잘 돌아다니지도 않았대. 같은 양반집 아들딸인데 어찌 저리 다르냐고 뒷말도 많았던 집이었대. 암튼 외할머니가 13살 때..........외할머니가 이웃사는 친구랑 심부름을 다녀오다가 집 근처로 걸어오는데 그 부잣집에서 뭐가 들어오는지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대문 앞에는 수레같은 걸 세워놓고 쌀가마니며 이것저것을 대문 안으로 일꾼들이 실어나르고 있었대. 그런데 무심코 안 쪽을 보니.....마당 감나무 옆에 왠 여자가 꼿꼿이 서서 외할머니를 빤히 쳐다보더래. 못 살고 가난한 사람이 더 많던 시절이고........염료가 귀해서 높은 양반들이나 부자들 아니면 색깔있는 옷을 거의 입지 않던 때였는데 감나무 옆에 선 여자는 굉장히 고와 보이는 옷감으로 된 노란 저고리에 남색 치마를 입고 서있었대. 젊은 여자였는데 머리도 막 풀어헤친 그런 머리가 아니라 싹싹 빗어넘긴 단정한 머리에, 얼굴이 확 튀게 하얗다는 거 외에 그닥 사람같지 않다거나 무서운 느낌도 들지 않았대. 그냥 모가지가 길고 얼굴이 갸름해서 딱 보고 '이쁘다...'는 생각이 드셨다고 해. 근데 그 집에는 그만한 나이의 딸도 없고 주인 부부와 그 주인의 외아들, 거의 누워지내는 주인 아저씨의 어머니인 할머니 일케 넷만 살았대. 그래서 낯선 얼굴이 보이니 '누굴까' 하신 거지. 하지만 주인 아저씨의 형제 자매들이 시집 장가가서 다 나가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친척 중 누가 왔나보다 싶어서 별 말도 않고 신경쓰지 않으셨대. 외할머니는 그러고 나서 잊을 만하면 그 여자를 보셨다고 해. 가끔 대문이 열리면 늘 마당에 있었고.....그 집 식구들을 따라서 밖에 나오기도 했대. 그리고 보면서 아셨대....아 저건 귀신이구나.......저 집에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대단히 원한이 있는 귀신이구나 하고 ㄷㄷㄷ 저 집이 잘되길 바라지 않는, 저 집을 저주하러 온 귀신이라는 걸 볼 때마다 강하게 느끼셨대. 언제 하루는,그 집 주인 아저씨가 신경써서 차려입고 어딜 나가는데, 그 노란 저고리 여자가 아저씨한테 매달려 가더래. 그것도.....주인 아저씨 어깨를 밟고 머리 위로 몸을 웅크려서 아주 이상하고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아저씨는 아무 것도 모르는 듯....아무 것도 없는 마냥 흔들흔들 팔자걸음으로 갈 길 가고.....그 여자는 그렇게 웅크려서 아저씨를 빤히 내려다 보면서 그렇게 둘이 가더래. 진짜 사람이었으면 그렇게 매달려 가지도 않을 뿐더러 남자가 그렇게 아무 무게감없이 못 가지.... 저러고 어딜 가나 싶어서 외할머니는 그 둘이 안 보일 때까지 쳐다보셨다는데.....며칠 뒤에 그 주인 아저씨가 참의 벼슬을 받는 데에 실패했다고 들었대. 냔들 문학시간에 가끔 참의라는 벼슬 들어봤을 거야. 이태준의 복덕방에도 '서 참의' 라는 사람이 나오지.... 그렇게 일본 정부에 기부를 하고 여기저기 잘 보이던 것이 작아도 참의 자리 하나 얻고 싶어서였다는데.........줄 것만 실컷 내주고 결국 받진 못했다고 그렇게 원통해 했대. 마을에서는 '고소하다', '꼴좋다'는 여론이 대세였다지.... 하지만 외할머니는 그게 왠지 그 노란 저고리 여자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대. 그 여자가 조종한 것처럼... 그리고 점점 전쟁이 길어지고 일제시대가 끝나가면서 그 집도 역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대. 그 아저씨는 나 한 몸 잘 살아보고자 일제에 아부하고 이것저것 바쳤지만 일제는 아저씨를 이용만 한 거였지. 아들이 학도병으로 전쟁에 나가게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집 아줌마가 얼마나 온 집이 떠나가게 통곡을 하는지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 이웃집 사람들이 몰려와서 구경하고 엿들었대....고등학생 아들을 전쟁에 내보내야 하는 심정이 오죽할까. 외할머니는 엄마와 거길 담 너머로 보곤 소스라치게 놀랐대. 마당에 쓰러져 울부짖는 아줌마 옆으로 그 노란 저고리 입은 여자가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더라는 거야..... 그 때 그 노란 저고리 여자가 웃는 얼굴을 처음 봤대....입이 귀밑까지 올라갔는데 입 안이 빨간 물감을 머금었던 것처럼 이빨도 안 보이고 새빨갛더라는 거야............... (할머니는 '무슨 사람 입 안이 두견새 입 안'이라고 하셨었어 ㄷㄷㄷㄷ) 결국 그 아들은 한 상자의 유골로 돌아왔대. 주인 아줌마는 유골함을 보고 기절했다 깨어나면 통곡하고 또 통곡하다 기절하고를 하루 내내 반복하셨다고 해. 그 때 소리만 들었지 그 집에 들어가 보진 않았으니, 모르긴 몰라도 또 그 여자는 덩실덩실 춤을 췄을 거라고 하셨던 외할머니.... 그리고 그 아들이 죽은 지 얼마 안돼 누워서만 지내던 그 집 할머니도 돌아가셨대. 외할머니는 그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이태 전에, 그 집에 불려온 의사가 그 집 대문 앞에서 그 노란 저고리 여자한테 싸다구;를 맞고 대문 앞에서 자빠지는 걸 보셨대. 여전히 그 여자는 외할머니 눈에만 보였고, 넘어진 의사 아저씨는 어케 넘어졌는지 그 자리에서 다리가 부러졌대.......주변 사람들은 모두 대문에서 미끄러진 걸로 보였는데;;;;; 사람들은 저 집이 재수가 없으려니 들어가려는 사람도 저렇다고 수군댔지만 할머니는 노란 저고리 여자가 의사를 때린 후에 빙글빙글 웃던 시뻘건 입 안이 너무 징그러웠대 ㅠㅠㅠㅠㅠ 금방이라도 피가 또로록 흘러 넘쳐 떨어질 듯이 뻘건 입 속이...... 그렇게 의사 한 사람이 들어오지도 못하고 실려가고, 훨씬 멀리 떨어진 다른 마을에서 의사가 불려왔는데 이 의사는 먼저 넘어진 의사보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이 적은 사람이라 할머니에게 별 처방을 못한다고 다들 혀를 찼대. 뭐, 이미 고령이고 돌아가실 때가 다 된 할머니에게 어떤 처방이 그렇게 용했을지 모르지만.... 일본이 패전하고 맞아죽을까봐 친일인들, 일본인들이 한국에서 도망가던 때에 그 부잣집은 대문을 닫아걸고 두문불출 바깥 출입을 안했대. 마을 사람들은 내내 꼴보기 싫었던 그 집 사람들도 끌어내서 망신을 주자고 하기도 했지만, 이미 가진 재산도 전같지 않고 노모를 잃고 외아들까지 잃어 대가 끊어진 집이니 죄값 치른 거라고 굳이 그 집 사람들을 건드리거나 하진 않았대.  그런 후에도 그 노란 저고리 여자귀신은 주인 아저씨나 아줌마를 따라 밖에 나오기도 하고, 가끔 열린 대문 안을 보면 마당을 지키고 서 있었대. 그 때 이후엔 외할머니도 너무 무서워서 제대로 쳐다볼 생각도 못했다고 하셔.... 그 후 6.25가 터지고 외할머니도 가족들과 피난을 떠났다가 전쟁이 끝나고 1년 넘게 지나서야 고향 마을에 돌아오셨는데, 그 집은 완전히 불타서 터만 남고 새까맣게 탄 감나무랑 깨진 장독에 우물 정도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대. 그 주인 부부는 전쟁통에 죽었다지만.....외할머니는 그 집 터를 볼 때마다 대체 그 여자가 누구였는지, 그 집에서 무슨 일을 겪은 여자였는지 섬뜩하면서도 궁금하셨다는데, 나중에 마을에서 간간이 들은 이야기로는 그 여자가 그 집에서 옛날에 쫓겨난 소실이었던 것 같다고.... 그 집 죽은 아들이 늦둥이였는데, 그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 부부 사이에 애가 안 생기니까 소실을 들였었다, 그런데 들이고 나서 얼마 안돼 본부인 아줌마가 임신을 하고 아들을 낳으니 소실은 쫓겨났다더라는 소문이 있었대. 옛날 일이고, 전쟁이 끝난 후에 원래 마을 사람들이 마을에 다 돌아왔던 것도 아니라 뜬소문일 수도 있고..... 워낙 나쁜 짓을 많이 하고 다녔고 욕심많고 개념은 꽝;이었던 주인 아저씨였기에 꼭 저 소실이란 법은 없고 다른 원한이 있던 귀신일 수도 있지만.... 그냥 그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으셨다네.... 이거 쓰면서 정말 오랫만에.....아프시기 전에 건강하셨던 외할머니 생각이 마니 났네ㅜㅜ 목소리라던가 말투 할머니 분위기까지....... 이 이야기도 나름 외할머니에 대한 추억이자 유산이 되는구나 싶다 ;-; [출처] 노란 저고리 남색 치마(스압) _________________________ 얼마나 사연이 많으셨길래... 그래도 나쁜 것 아시던 부인분은 너무 안됐다 ㅠㅠㅠ 슬프군 암튼 댓글로 불러달라는 분이 많으셔서, 또 부르지 말라는 분은 안계셔서 ㅋㅋㅋㅋ 종종 댓글로 불러드리오리다 ㅋ 어제까지 날씨 겁나 좋아서 신났는데 또 꾸물꾸물해졌네 이런 날엔 역시 귀신썰이지 ㅋㅋㅋㅋㅋ 같이 봐줘서 고마워 항상!
퍼오는 귀신썰) 전봇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요?
오늘은 13일의 금요일이니까 그냥 보낼 수 없더라고. 그래서 또 으슬으슬한 이야기를 퍼왔다우. 오랜만에 스레딕 괴담이야. 좀 길어서 자를까 하다가 그래도 명색이 13일의 금요일인데 긴장을 끊을 수가 없잖아. 버벅대도 참고 봐줘! 그럼 시작할게 오늘도 같이 봐줘서 고마워! ______________________ 1 이건 이상하다.. 2 뭔가 이상해. 혹시 들어줄 사람 있어?? 3 아무도 없나... 그래도 일단 썰은 풀테니깐, 혹시 이쪽 분야에 지식 있는 사람은 조언부탁해 4 사실 벌써 몇년 전 일이다. 내가 살던 빌라 바로 이웃집을 허물고 있었거든. 5 근데 정말 순식간에 허물더라; 2층의 하숙집이었는데, 한 한달만에 깨끗이 철거된것 같다. 6 참고로 내가 살던 빌라는 5층. 그래서 옥상에 올라가면 허물어진 이웃집의 콘크리트 더미며 뼈대만 간신히 남아있는 집터며, 그런걸 잘 볼 수 있었다. 7 난 그때 무렵 밤마다 옥상에서 체조를 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8 그때가 겨울이었던것 같아. 크리스마스날도 나홀로 체조를 하고 있었다. 혼자 뜀박질을 하면서 커플들을 저주했던게 생각난다. 9 철거한지 한 2,3일 됐나. 그날도 어김없이 운동하러 나가는데, 갑자기 철거한 터가 눈에 띄었다. 아마 달빛 때문에 그림자가 만들어질 정도로 맑은 날씨여서 더 잘 볼수 있었던것 같다. 10 음..줄곧 바로 옆에 있었던 것 같은데, 제대로 본건 그날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달빛 때문에 드리워져있는 폐건축물 잔해의 그림자가 굉장히 으스스한 느낌을 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11 그런데 뭐랄까. 건축물을 눈 구석으로 흘기면서 체조를 하고 있는데, 뭔가 희끄므리한게 잡혔다. 12 어린 남자아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색과 노란색의 체크무늬 셔츠와 칠부 청바지. 12월달의 추운 날씨였는데, 엄청 얇은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13 참고로 말하지만, 난 영감이란 것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귀신같은걸 보기는 커녕 별로 믿지도 않는 편. 지금도 그건 변하지 않았다. 그 남자아이는 부서진 콘크리트 벽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14 그 당시에는 그냥 이상하단 생각만 했다. 철거된 집터에, 그것도 한밤중에, 웬 꼬마애가 있나 싶었다. 그애는 내가 자기를 보고있다는 것도 눈치 못챈 듯, 흔들림 하나 없이 앉아있었다. 그때는 나도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하지만.. 그게 시작이었다. 15 그 다다음날에, 저녁 6시쯤인가. 어스름하게 해가 질때쯤 볼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대학로인데도 그날은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한산했다. 아까 말했다시피 그 철거된 터는 내 빌라 바로 옆집이어서, 집에 가기 위해서는 그곳을 꼭 지나쳐야 했다. 그리고 나는 어제일도 까먹은채 그곳으로 향했다. 16 지금 말하지만, 그 철거된 터가 꽤 넓다. 완전 전쟁후 폐허더미 같은 터를 슥 훑어면서 지나가는데, 저기 웬 사람형체가 보였다. 잘 보니까 무슨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구석에 앉아있더라. 17 그 할아버지, 정말 미동도 안했다. 처음에는 웬 미친 영감님인가 했다. 대머리에, 수염 좀 기르고, 갈색 나무 지팡이를 들고. 꿈쩍도 안한채 콘크리트 더미에 앉아있었다. 신기한 마음에 지나가면서 쭉 그 할아버지를 응시했다. 그러자 갑자기 그 할아버지가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18 아무튼 그땐 졸 깜짝놀라서 으아 뭐야 ㅆ ㅣ바 이랬는데, 영감님 얼굴은 의외로 평범했다. 그냥 동네 할아버지같은 인상이었다. 그 이상한 할아버지는 한 몇촘쯤 날 주시하다가 그냥 슥 얼굴을 돌려버렸다. 19 사실 우리동네에 미친 사람이 쫌 있다. 언제 한번은 살짝 맛이 간 아저씨가 연필들고 따라오면서 순대국밥집이 어디냐고 계속 묻는바람에 곤란했었지. 아무튼 난 할아버지가 그런 부류의 미친 인간들 중 한명이려니 생각했다. 20 근데 그날밤에 내가 또 체조를 하러 나갔다. 그날도 맑은 날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열심히 나비체조 하고 있는데, 바로 옆쪽 폐허에 또 누가 앉아있더라. 자세히 보니까 어제 그 꼬마랑 30대쯤으로 보이는 아저씨였다. 21 그 사람들, 그 넓고 넓은 터에서 하필이면 구석에 몰려 있었다. 게다가 그렇게 모여서 뭐 하는것 같지도 않았다. 꼬마는 말없이 앉아있고, 아저씨는 고개 숙이고 서 있었다. 근데 솔직히 환영이나 귀신이라고 치기엔 너무 리얼감이 있어서, 별로 무섭진 않았다. 22 그날은 열심히 땀흘리고 돌아와서 잤다. 여기서 잠깐 내방 구조. 난 침대 안쓰고 그냥 이불 깔아서 바닥에 자는데, 내 이불 바로 옆에 낮은 책상이 있고, 그 책상 바로 앞에 창문이 있다. 근데 문제는 그 창문으로 옆집이 바로 내다보인다는 것이었다. 23 좀 오래된 기억이라서 확실친 않은데, 한 새벽 2시쯤이었나,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24 내가 원래 잠을 깊게 못드는 타입이다. 부스스 깨가지고 아오 뭐야 어떤 시끼가 이러면서 창문을 내다 봤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살던곳이 대학로라, 할일없는 대학생들이 자주 술쳐먹고 도로변에서 미친짓을 하곤했다. 난 그런 소동인줄로만 알았다. 25 근데 창문을 내다보니까, 바로 보이는 옆집 터에서 한 13명??정도의 사람들이 무리지어 웅성거리는 것이 보였다. 그것도 다 터 한쪽 구석에 몰려서. 26 연령도 성별도 들쭉날쭉했다. 아까 그 꼬맹이 있었고, 30대 남자는 잘 모르겠다. 여자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그땐 소름이 쫙 끼쳤다. 저것들은 뭐야 이러고 있었다. 한쪽 구석에 개미마냥 모여서 뭐라뭐라 웅성대고 있었다. 난 근처 정신병원에서 집단탈출 한줄 알았다. 27 근데 이사람들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구석에 처박혀서 계속 웅성웅성거릴 뿐이었다. 솔직히 무서웠지만, 그쪽은 폐건물 바닥이고 이쪽은 5층 꼭대기. 설마 쳐들어올리는 없겠지 생각하고 내일 학교 때문에 그만 잤다. 28 학교 갔다와서 혹시 모르니까 이웃집을 체크해봤다. 당연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냥 콘크리트 더미만 무성하고. 에이 뭐야 이러면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부모님이 왠지 상당히 흥분해 있었다. 29 이쯤되서 설명을 할까. 내가 살고있었던 빌라와 옆의 2층집은 모두 근처 대학의 대학생을 위한 하숙집이다. 그래서 그런지 빌라와 하숙집이 엄청 많았는데, 그중 옆집(허물어진)하숙집의 아주머니와는 어렸을때부터 잘 알던 사이었다. 그런데 부모님(빌라 주인)은 그 아주머니하고 싸웠던 모양이었다. 30 내가 뭐냐고 물어도 부모님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리고 또 밤이 왔다. 내가 정말 왜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난 또 운동을 하러 나갔다. 어젯밤에 그런 일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쳤지 싶다. 31 그날은 줄넘기를 하러 나갔다. 옥상에 올라가서 줄넘기를 하려는데, 또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는 거다. 하루동안 잊고있었던 공포가 몰려왔다. 32 우리집 빌라 옥상이 말이지, 담이 없다. 그냥 뻥 뚤린 쇠난간 몇 개만 서있어서 위험하다면 좀 위험하달까. 그리고 그때문에 옆집의 상황이 소름끼치게 잘 보였다. 아무튼, 사람들이 있었다. 33 옆집 폐허에 사람들이 또 모여있는 거다. 진짜 무서웠지만, 궁금하기도 해서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눈만 내놓고 쳐다봣다-_- 근데 숫자가 좀 늘어난것같았다. 전에는 10명 남짓이었는데, 이번에는 좀더 불어나서 한 15? 17정도?? 34 그런데 도저히 저 사람들이 뭘 하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그저께와 마찬가지로 좁은 구석에 몰려서, 웅성웅성 하고 있었거든. 진짜 미친사람 집단 같았다. 근데 다들 고개를 푹 숙이고, 땅바닥의 무언가를 찾는 식으로 그렇게 서있었다. 그래도 중얼중얼 소리는 계속됬고, 무서워진 나는 방안으로 들어왔다. 35 저게 말로만 듣던 귀신?? 아오 빡치네 착하게 살았는데 왜 나한테 이런일이 이런 생각을 하면서 들어와서 씻고 바로 잘려고 방에 들어왔다. 아오 근데, 내방 창문으로 옆집의 웅성거림이 다 들어왔다. 잘려고 하는데 무서워서 도저히 불을 못끄겠길래, 그냥 불켜놓고 누웠다. 36 진짜 밖에서는 미친 사람들 웅성거림 들려오고, 무섭다고 불도 켜놔서 눈도 부시고 해서 잠도 않오는 바람에 그 웅성거림을 계속 듣게 됬다. 근데 있지, 계속 그 웅성거림을 듣다 보니까 무슨 말인지 대충 알아들을 수 있게됐다. 37  그사람들,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 63 세상에......생애에서 그렇게 소름 끼쳐본적도 얼마 없을거다. '먹어'라는 소리가 고장난 테이프 늘어지듯이 끝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적어도 내귀에는 그렇게 들렸다. 완전히 겁에 질려서, 자리 박차고 일어나서 그날은 거실에서 잤다. 거실 창문은 최소한 옆집에 면해있진 않았다. 64 그날도 학교갔다 왔다가 저녁 늦게 집에 오는데, 부모님이 전화상으로 누군가와 싸우고 있었다. 난 아무말 없이 방에 들어갔고, 곧이어 아버지가 전화를 탁 소리나게 내려놓는게 들렸다. 66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그당시에 우리 가족은 대가족이라서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동생둘 이렇게 다 한집에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어른들만 모여서 가족회의가 열렸다. 엄마가 빨리 니방으로 들어가라고 해서 무슨 내용인지 듣진 못했는데, 간간히 문틈으로 들려오는 고함소리로 대충 내용은 추정할수 있었다. 68 그러니까, 기억해보자면, 할아버지가 "절대 안돼!! 누구 집안을 말아먹으려고 그 여자 부탁을 들어줘!?" 이렇게 완전 노하신듯이 소리치고, 엄마도 "그거 절대 받아주면 안돼요" 이러면서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뭐랄까, 직감적으로 우리 옆집 아주머니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69 무언가를 빌미로 엄청 시비가 붙은것 같았다. 하지만 그당시 나는 어렸고, 뭐때문에 시비가 붙든 그건 어른들 세계의 일. 호기심은 생겼지만 곧 접었다. 지난 며칠간은 아무일 없이 지나갔다. 참고로 부모님한텐 내가 옆집에서 본 사람들이랑 웅성거림 얘기는 하지 않았다. 괜히 걱정만 끼쳐드릴것 같아서. 71 그렇게 아무일 없이 일주일이 지나고, 그 사건도 거의 의식하지 않게 될 무렵, 사람들이 다시 나타났다. 게다가 숫자가 훨씬더 불어 있었다. 한 40명쯤??? 사람들도 가지각색이었다. 노인도 있고 여자도 있고 아저씨도 있고 꼬마도 있고. 아 근데, 맨 처음에 봤던 체크무늬 셔츠 꼬마는 보이지 않았다. 73 운동은 하지 않았고, 그냥 자려고 누웠는데 창문을 통해 또 그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사람수가 늘은만큼 웅성거림도 훨씬 자잘하고 많이 들려왔다. 중얼거림은 또 그거였다. 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 먹어의 무한반복. 이불뒤집어쓰고, 괜히 알고 있는 욕은 다 소리내서 해가면서 억지로 잠을 자려고 했던게 기억난다. 욕이라도 내뱉으면 세질 줄 알았던가... 75 아무튼, 노인이 처음 본 그 영감님인줄은 잘 모르겠다. 그냥 사람들 연령대가 그만큼 다양했다는 뜻이다. 뭐, 지금은 이사도 했고,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 난 살아있으니까 된거겠지ㅋ 아무튼 그렇게 덜덜 떨면서 하룻밤이 지났다. 77 그다음부터 그 사람무리는 매일밤 나타났다. 어쩜 그리 하루도 안빠지는지... 진짜 신경쇠약 걸려서 비실비실 거렸다. 밤이면 밤마다 옆집 폐건물 더미에 모여서 웅성웅성웅성웅성. 아오진짜 그게 머든간에 그것들 때문에 잠 설치고 한거 생각하면 열이 오른다. 근데 그사람들, 그냥 정신병자들 치고는 몇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78 어떤 점이었길래? 79 그 사람들 있지, 밤마다 숫자가 늘어났다. 점점 새로운 얼굴들이 보였다. 빨리는 아니고, 천천히 한명씩 한명씩 늘어난것 같다. 게다가 사람들이 그만큼 많이 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두 다 같은 구석탱이에만 박혀가지고 나올 생각을 안했다. 진짜 개미떼들 같았다. 81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솔직히 이젠 좀 지치기도 하고, 익숙해지기도 해서 웬만큼은 견딜수 있었다. 이젠 별로 신경쓰이지도 않고. 그 사람들, 그때까지만해도 웅성거려서 짜증나고 소름돋기만 했지 나한테 별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건 아니었거든. 게다가 나말고는 본사람도 없는듯 하고. 그렇게 안심하고 있는데, 사건이 일어났다. 84 아무튼 사건. 그날도 몇명이 더 불어난 미친놈들 떼가 구석에 처박혀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난 그때까지도 '그게' 귀신일거라고는 별로 생각치 않았다. 전에도 말했지만, 귀신이라거나, 뭐 그런 영적인 존재로 치기엔 너무 느낌이...음, 생생했거든. 그렇다고 완전히 살아있는 생물로 보기에도 좀 위화감이 있었지만. 음. 그건 나중에. 이제 웬만큼 익숙해진 나는 용감하게!!! 고개를 들어 창문을 내다봤다. 그때까지는 무서워서 몸 전체를 내놓지도 않았다. 85 그런헤 창문턱에 팔을 걸치고 사람들을 구경했다. 이렇게 보니 진짜 다양한 사람들이 있더라...근데 이렇게 보니까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린애와 노인도 있었긴 했는데, 그건 소수고, 대부분이 한 대학생정도 되보인는 젊은이들. 아무튼 많았다. 엄청 많았다. 그새 또 늘어나서 60명 정도는 되보였다. 이상한건, 그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데도 누구하나 나와서 볼생각을 하지않았다는 거다. 뭐, 나처럼 쫄아가지고 이불 뒤집어쓰고 욕이나 하고 있었는지도. 86 한 1~2분정도 구경하고 있었나. 사람들은 계속 '먹어'를 연발하고 있었다. 좀 모자란 사람들 같기도 해서, 피식 웃으면서 먹긴 멀 처먹어 이러면서 보고 있었다. 87 근데, 순식간에 그 60명이 고개를 돌려서 나를 봤다. 90 아 살떨려ㅋㅋㅋㅋㅋ지금도 그때 생각하니까 무섭다. 60명쯤의 사람이 한번에 날 쳐다보는건 유치원 재롱잔치 이후로 처음이지싶다. 으앙ㄱ앙ㄱㄱ아가 이러면서 창문닫고 뒤로 물러서는데, 진짜 이세상의 것이 아닌것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 지금도 그게 두려움이 불러일으킨 내 환상이었는지 진짜였는지는 모르겠다. 91 창문으로 보이는건 우리집 벽의 환풍기 구멍을 잡고 내방쪽으로 기어오르는 60명의 사람들. 93 차라리 기절하고 싶었다. 근데 현실이란게 영화와는 다르더라. 목구멍이 막혀서 소리도 안나왔다. 울고 싶었는데 눈도 안깜박여지더라. 그만큼 쇼크가 컸던것 같다. 그냥 꺽꺽 이상한 소리 내면서 안움직여지는 다리 질질 끌다시피 해서 부모님 방으로 졸라 뛰어갔다. 95 부모님 둘다 주무시는데 문 냅다 열어서 엄마!!!!!!!!!!!! 라고 엄청 크게 소리쳤다. 엄마하고 아빠하고 부스스 일어나서 뭐야 이러시는데 무조건 뛰어가서 엄마 막 흔들면서 내방 내방 이것만 반복했던것 같다. 반쯤 잠에 잠긴채로 짜증을 내는 아빠를 억지로 깨워서 내방으로 끌고갔다. 귀신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저 미친 시바라놈들이 우리집에 들어오게 할수는 없었다. 96 아빠는 내방으로 들어가고 난 경찰 부를려고 전화기 가지러 거실로 뛰어갔다. 근데 아빠가 졸린 얼굴로 나와서 뭔데그래 이러시는 거다. 좀 진정된 내가 아빠 저기 미친놈들이 벽 기어올라.....이럴려 했는데 아빠 그냥 들어가셨다. 방에 들어갔더니, 이건뭐 장난도아니고 60명쯤의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98 허무하기도 하고 열받기도 하고, 아무튼 온갖 감정이 뒤섞여서 그날밤은 그냥 잤다. 도중에 몇번이나 깨서 창문을 확인했는지 모른다. 99 그날 이후, 난 아예 A4용지를 창문에 다닥다닥 붙여놓고 열지도 않았다. 어차피 겨울이라서 상관도 없었다. 그리고 며칠이 더 지난후, 나는 부모님이 이웃 아주머니 문제로 싸우는 대화를 엿들을 수 있었다. 100 스물스물스물스물스물스물 101 6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환풍기쪽으로 스물스물 기어올라오는 느낌! 102 아무튼간, 부모님과 옆집 하숙집 아주머니는 땅 문제로 대립하고 있었던것 같다. 지금도 확실히는 몰라. 그래도 대충 알아들을수 있었던 것을 요약해서 써본다. 104 일단 기숙사 안들어가고 하숙하고있는 대학생이라면 알겠지만, 하숙집이나 빌라의 여러 여건에 따라서 방세는 많이 달라진다. 학생들 개인취향도 얼마간 반영되겠지만, 일단 보편적인 것을 따져보자면 대학교와의 거리, 건물 방향, 그리고 방 넓이와 가구수 그리고 그에 비례하는 방세. 이정도다. 이런 조건에 한해서 우리집은 대학교에서 걸어서 20분거리였고, 방향도 좋아서 햇빛도 잘들었고, 방도 꽤 넓고 쾌적한것에 비해 방세는 쌌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조건이 더 추가된다. 105 이것은 건물 자체의 이점이라기 보다는 지리적 이점인데, 문제의 조건은 바로 전봇대. 지금 이글 읽고 있는 스레더들, 그거 아나? 전봇대가 인체에 무지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는거. 108 전봇대에서 흘러나오는 전파 자체가 사람에게 무척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들었다. 부모님이 이웃집 아주머니 문제로 언성을 놓이면서 싸울때 흘러나온 대화에서. 뭐라나, 그런 전파같은게 뇌암까지도 유발한다나? 아무튼 상당히 좋지 않다는것 같다. 혹시 이런쪽에 전문가 있으면 알려줘ㅋㅋ아무튼 전봇대와의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집값이 떨어진다는 거였다. 109 우리집과 그 하숙집이 일직선상에서 서로 붙어있다는건 얘기 했지?? 바로 옆집이거든. 집 사이 간격이 한 50미터 정도 됬을거야. 말그대로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사이지. 근데 문제는, 옆집에서 한 30미터정도 올라간 지점에 전봇대가 있었다는 거였다. 110 먼거야.. 가까운거야? 111 음...글쎄. 지금은 기억이 흐릿해서 좀 애매하네. 우리집하고는 꽤 멀었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고 아주 먼건 아니고, 걸으면 한 1~2분안에 닿을 정도. 하지만 이웃집에서는 가까웠다. 아니, 사실 그렇게 가까운 거리도 아니었는데, 문제는 다른데 있었다. 116 이건 좀 나중에서야 알게 된건데, 사실 옆집을 허문것 자체부터가 문제있는 일이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멀쩡하던 하숙집을 갑자기 허문 거거든. 명목상의 이유는 일단 확장이었다. 117 사실 안그래도 소동이 좀 있었다. 그 하숙집에 머무는 학생들 다 내보내고... 아무튼 굉장히 갑자기 철거를 시작했다. 아주머니와 싸우는 부모님도 그 이유를 완전히 알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120 아무튼, 확장공사를 한다고 건물 자체를 다 헐고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근데 확장공사를 하고 다시 하숙집을 짓는다고 하면 마이너스 요소가 있었다. 바로 내가 아까 말한 전봇대. 가뜩이나 가까운데 확장공사를 하면 더욱더 가까워질것 아냐. 집값은 당연히 떨어지고. 부모님과의 마찰은 바로 거기서 비롯된것이었다. 122 그러니까....그 아주머니는 일단 굉장히 정중하게 부모님께 확장공사에 방해가 되니 전봇대를 조금만 우리쪽으로 옮긴다고 한 것 같았다. 처음에는 부모님도 아주머니의 정중한 태도에 오케이했다. 전봇대 몇십미터 옮기다고 별 문제가 되랴 하셨던것 같다. 123 근데 웬일. 나의 위대하신 어머님이 어디선가 정보를 입수해 오신 것이다. 전봇대 때문에 오히려 우리쪽 집값이 말도안되게 떨어질거라고. 그렇게 소동이 일어났던것 같다. 아주머니는 조금만 옮기게 해달라고 사정하고, 내 부모님은 완강히 거절하고. 124 근데 이 아줌마, 일단 확장공사는 밀고 나갔다. 그래서 공터가 전봇대 근처까지 미치게 됬다. 나중에 안거지만, 이것이 화근이었던것 같다, 아마도... 126 아무튼간 그때는 그일로 굉장히 시끄러웠다. 나는 나대로 무서웠다. 도대체 저 곱등이마냥 늘어나는 인간들은 뭐냐고... 근데 동네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내가 머리가 이상해진것 같기도 했다. 129 아무튼 밤이 오고, 사람들은 계속 늘어났다. 다 구석에 처박혀서 웅성웅성. 또 섣불리 쳐다봤다가 그때처럼 슬슬슬슬슬 벽타고 올라올까봐 보지도 않았다. 옥상에서 하는 운동도 끊고, 밤에는 벌벌 떨면서 지냈던것 같다. 그렇게 몇주일인가 지났다. 130 아무튼 몇주일 나름 조용하게 지나갔는데, 사건이 터졌다. 사실 그 공터, 철거한지 몇달이나 지났는데도 신축공사를 할 기미가 안보였다. 나중에 하긴 했는데, 그건 먼 훗날의 이야기. 131 사실 내가 살던 곳이 좀 시골이었거든ㅋ 산도 굉장히 가까이 있었고, 때문에 산짐승 같은게 많이 내려오곤 했다. 그래서 길가에 짜부된 시체도 많았고. 워낙 많이 보다보니까 내성도 생겼지만. 그때 본 시체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135 시체라고...하기엔 좀 뭐하고, 시체의 '일부'였다. 무슨 동물인지는 모르겠다. 처음 발견했던것은 겨울도 슬슬 지나가는 1월 중순정도. 집에 오는데 웬 꼬꼬마 시키들이 공터 구석에 몰려있는거야. 근데 마침 그 구석이 그 미친넘들이 몰려있는 구석이었거던. 호기심에 가봤다. 137 냄새나는 초딩새퀴들 헤치고 가보니까, 그 '뭔가'가 보였다. 고양이었다. 근데, 목 조금 아래로 뜯겨나듯이 잘려서 나뒹굴고 있는 고양이의 두상. 특히 눈알이 가관이었다. 하얀 막같은거에 덮여서 반쯤 튀어나온 상태. 138 그리고 고양이의 손? 발?? 아무튼 사지 중 하나가 나뒹굴고. 초딩 새퀴들은 그걸 나뭇가지로 찔러보고 있었다. 아정말....또 생각하니까 토나온다. 139 고양이의 목은 말그대로 '뜯겨져나온' 상태였다. 그러니까, 목 부분의 내장있지??목뼈라던가, 식도라던가, 성대라던가... 그딴게 목 잘린 부분 아래로 죽 늘어져있었다. 140 벌써 부패되는지 냄새도 장난이 아니었다. 그대로 집에 돌아와서 뭘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냥 책상에 앉아서 벌벌 떨었던것같다. 밤이 오는게 무서웠다. 설마 그 미친놈들, 실제로 살아있는것에 해를 끼칠 줄이야. 자꾸 그것들의 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 랩이 생각났다. 142  아으으 징그러워ㅠㅠㅠ 143 아오 그 시바ㄹ럼들 고양이를 처먹고 있었나.... 괜히 욕을 하면서 떨었다. 아무튼, 그렇게 또 밤이 왔다. 144 밤이 오고 달이 뜨자 또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렸다. 진짜진짜진짜 정말 레알로 무서웠지만, 당시에는 망할 호기심이 강했다. 왜 있잖아, 초자연적 오컬트를 향한 동경 같은거. 아직 어렸던 때라, 앞뒤구별도 못하고 그런걸 좋아했던것 같다. 물론 겪으니까 장난 아니었지만. 그래서 창문열고 옆집 공터를 봤다. 145 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사람들, 진짜 바글바글했다. 족히 백명은 되는듯. 아니, 그 공터가 아무리 확장되고 넓어졌다 하지만 진짜 빡빡했다. 근데 이것들이 진짜 뇌를 삶아먹었나, 딴 넓은 공간 놔두고 한족 구석에만 몰려있었다. 그 고양이 대가리 있던 구석에. 146 이런... 미친.. 147 모두다 땅바닥을 내려다보면서, 뭐라뭐라 중얼이고. 먹어먹어였던것 같다. 또 벽 막 기어올라올까봐, 이번에는 이불 뒤집어쓰고 책상위로 눈만 내놨다. 달이 하도 밝아서 잘보였다. 근데 뭐랄까, 내가 저번에 환영같지는 않지만 완전히 살아있는 생물같지도 않은 위화감이 느껴졌다고 했지?? 달빛이 환하니까, 그리고 위에서 지켜보면서 그 위화감이 뭐였는지 알수 있었다. 148 그러니까 그사람들 있지, 아니, 정확히는 그 사람들 중 몇몇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간 그 몇몇, 그리고 꽤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그림자가 없었다. 149 내가 이걸 알수있었던 것은, 일단은 달이 워낙 밝았기 때문. 과장 아니고, 진짜 불하나 켜져있지 않은 우리집 옥상에 나가도 내 그림자가 뚜렷이 보였다. 또 하나는, 하얀 콘크리트 더미에 까만 그림자가 괴괴한 정도로 선명하게 비친다는것. 사람수가 워낙 많아서 확인하는데 좀 시간이 걸렸지만, 분명이 몇몇은 그림자가 없었다. 150 아오 진짜 그런것들이 고양이 있는 구석에서 먹어먹어먹어 요러면서 우글대니까, 그날 저녁에 먹은게 다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그냥 굳은채로 봤다. 151 아마 그때가 휴일이었을거야...그땐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밤 새우기로 작정했거든. 일단 해가 떠있는 낮 동안에는 그것들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확실했으니까. 152 한 새벽 3, 4시쯤이었을거야. 아직 캄캄한 밤이었지. 나도 막 꾸벅꾸벅 잠이 오는데, 살 꼬집으면서 억지로 버텼다. 아무튼 2시간인가 지나니까, 빠글빠글하게 모여있던 인간들이 슬슬 흩어지기 시작했다 근데, 흩어진는거 정말 빨랐다. 막 바퀴벌레가 도망치듯이 사사사삭 흩어지더니, 동네 전체로 빠져나가더라. 방향은 제각기 달랐다. 153 아무튼 그걸 끝으로 공터는 한산했다. 나도 그 뒤에는 잠자리에 들었던걸로 기억한다. 그 다음날, 그저께 밤새운 탓에 한 오후1시쯤에 기상한 나는 그 공터로 가봤다. 그 사람들이 있던 구석에는 여전히 고양이 머리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누가 치울 생각도 안한것 같다. 그밖에는 별다른 이상한게 없었다. 156 아무튼,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났다. 웅성거림은 이제 몇달 겪다 보니까 일상적인게 됬다. 그렇게 아무일 없이 지나가나 했더니, 사실 또 괴사건이 있었다. 157 우리 동네 꼬꼬마 새퀴들 있잖아. 동네 초딩들. 걔네들이 있지, 무슨 생각으로 그런진 몰라도 자꾸 그 공터에 가서 놀았다. 158 애들은 영감같은걸 잘 느낀데. 뭔가가 애들을 끌어들이는건가? 159 처음에는 한명 두명정도였나, 근데 날이 가면 갈수록 거기서 노는 애들이 많아졌다. 거긴 정말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랑 철근밖에 없어서, 위험하면 위험했지 애들이 놀만한 장소가 아니었다. 가까운데에 놀이터가 있었는데도 애들이 그리로 모였다. 진짜, 학교에서 돌아올떄마다 수가 늘어나 있는 애들을 보는데, 밤마다 모여드는 그 미친놈들이 생각나서 오싹해지곤했다. 161 게다가 오래 놀았다. 겨울철엔 원래 해가 일찍 지잖아. 한 6시 정도에. 근데 8시가 넘어도 애들이 거기서 떠날 생각을 안하는 것이다. 지들끼리 뭘 키득거리며 노는데, 급기야 엄마들이 애들 데리러 거기로 오는것을 봤다. 162 더 오싹한 건, 밤마다 미친놈들이 모였던 그 구석에서 논다는 거였다. 그것도 그 인간들하고 똑같은 자세로, 쭈그리고 앉아서 땅바닥에서 도대체 뭘 하는지 웃으면서. 한 10명쯤 됬나.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냥 동네 애들이 아지트 같은데 찾아서 노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한텐 굉장히 섬뜩한 장면이었다. 163 그러다가 급기야는 소동이 났었다. 우리동네에 초딩치고는 굉장히 조숙하고 착한애가 있었거든?? 초등학교도 같이 나와서 잘 아는 사이였다. 근데 그애도 초딩 무리에 끼여서 그 공터 구석에 놀고 있었다. 165 근데 이 착한 애가, 9시가 지나도록 집에 갈 생각을 안했다. 이무렵 초딩들은 주위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들을 모아 쌓아서 벽같은걸 만들고, 그 안에서 지들끼리 놀곤 했다. 아무튼 이녀석이 9시가 지나서 완전히 깜깜해졌는데 자기 친구들이랑 그 콘크리트 더미에서 나올 생각을 안하는 거다. 166 그때 동네 사람들 꽤 많이 모여있었고, 난 그걸 우리집 베란다에서 보고 있어서 생생히 기억한다. 콘크리트 더미에 모여있는 애들을 데리러 아줌마들이 모였고, 아줌마들이 모이면 으레 그러듯이 수다를 좀 떨다가 시간이 많이 됬다 싶자 자기 애들을 불렀다. 애들은 묵묵부답.  168 귀.. 귀신에 홀린건가 169 한참 불러도 대답이 없자, 그 착한 아이의 어머님이 직접 그 콘크리트 더미가 있는 구석으로 들어갔다. 그때, 갑자기 괴성과 함께 그 아주머니한테로 돌이 날아왔다. 170 다행히 아주머니 맞지는 않았다. 아줌마들 막 웅성거리고, 그 돌맞을뻔 했던 아줌마는 놀래서 엉거주춤 서 있었다. 그러자 저기 구석 콘크리트 벽에서 누군가 쑥 고개를 내밀었다. 그 아주머니의 착한 아들이었다. 171 우와...나 진짜, 걔랑 같이 몇년동안 한 동네에서 살았는데, 그애의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그 착한 애가 한 팔에 콘크리트 더미를 껴안고 자기 엄마한테 막 던지면서 괴성을 지르는 거다. 머라 했더라, "오지마!!! 오지마!!!! 오지말라고!!!!!!" 대충 이러면서 발악을 했던것 같다. 174 더 무서웠던건, 내가 위에서 보고 있어서 알수 있었던 건데, 그애 주위에 애들이 한 서너명 있었거든? 근데 걔네들, 조카 킬킬거리면서 그 남자애 팔에다 콘크리트 조각들을 주워다 얹어주더라. 176 아오 시bal....지금 쓰면서도 소름돋아. 아무튼 그 착한애는 계속 자기 엄마한테 돌 던지고, 아줌마는 그냥 팔로 얼굴 막고만 계셨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자기 아들이 던지는 돌에 뭐 피할생각도 못하고 그냥 벙찌셨던것 같다. 다른 아줌마들도 마찬가지. 소란을 듣고 나온 아저씨들이 그애를 강제로 붙잡을때까지 그상태가 계속됬다. 179 주위 동네 사람들 다나오고, 그애들과 공터에서 같이 놀았던 초딩들도 나 나와서 구경했다. 실실 쪼개면서. 엄마가 자기 아들한테 돌맞는거 보면서 도대체 뭐가 그리 웃겻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착한 아들을 비롯 그 콘크리트 더미에 숨어있었던 애들은 죄다 강제로 집에 끌려갔다. 아저씨들이 그 구석에 가서 애들을 끌고나오는데, 진짜 대단했다. 애들은 악쓰면서 돌던지고, 잡히니까 팔뚝물고, 발버둥치고...엄청 요란해서 주위사람들 거의 다 나왔던것같다. 180 그래서 당연한 일이지만, 그 철거된 하숙집으로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언제까지 저렿게 공터로 놔둘꺼냐고 불만도 나오고, 그 아들한테 돌맞은 엄마는 한동안 밖에 나오시지도 않았다. 근데 그 하숙집 아줌마는 끄떡도 안했다. 그냥, 전봇대가 방해되서, 아니면 아직 겨울이니까 시기가 안맞아서, 이런 말뿐. 182 그렇게 확실한 결론도 없는채로, 공터는 계속 방치됬다. 어른들이 아무리 뜯어 말려도 애들은 계속 거기에 모였고. 수도 갈수록 늘었다. 그리고, 며칠 더 지난 밤에, 진짜 소름끼치는걸 봤다. 184 진짜 야단도 그런 야단도 없었다. 그렇게 온 동네가 떠들썩한것도 처음이었던것 같다. 언제였나, 거의 2월달 들어갈때쯤이었을 거다. 그날밤도 억지로 웅성거림을 무시하면서 잠자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웅성거림이 한층 더 컸다. 무섭기도 하지만 이젠 짜증이 더 뻗쳐서, 욕을 하면서 바깥을 내다보았다. 근데, 세명쯤인가, 딴 미친놈들은 지금껏 그래왔듯이 한쪽 구성에 몰려있는데, 그 세명인가 몇명인가만 멀찍이 떨어져서 몸을 돌리고 반대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185 근데 그 세명, 몸집이 묘하게 작은거야ㅋ 어린애같달까. 게다가 걔네들만 완전히 몸을 돌려서 딴방향을 보고 있구... 걔네가 구석이 아니라 바깥쪽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로등 불빛에 비친 얼굴을 확인할수 있었다. 다름아닌 그 소동때 콘크리트 더미에 죽치고 앉아서 돌던졌던 꼬꼬마들. 그 착한 애도 끼어 있었다. 189 걔네 얼굴 보는순간, 내가 드디어 미쳤지 싶었다. 솔직히 이런일이 일어날리가 없자너.................뭐냐고 근데. 그 초딩들, 꿈쩍도 안하고 정면을 보고 있었다. 날씨도 추운데 옷도 얇고. 꿈쩍안하고 있는 애들 세명하고, 그 뒤에 구석에 낑겨서 먹어먹어먹어먹어 요지랄 하고 있는 백몇명 무리의 정신병자들. 내가 무신론잔데, 그때는 정말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찾고 싶었다. 192 근데 의문점은, 도대체 그 꼬꼬마너므들이 어떻게 자정이 넘은 시각에 집을 빠져나왔냐는 거였다. 부모님들이 안그래도 저번 소동때문에 엄청 날카로워졌있는데. 게다가, 또 말하는거지만, 내가 살던 동네가 대학로라서 12시 넘긴 시각에도 시시닥거리면서 노는 대학생들도 꽤 있었거던. 194 아무튼간, 걔네들 그러고 몇시간동안 서있었던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공터 확인했는데, 그땐 이미 없더라. 아마 그 미친놈들하고 같이 돌아간 거겠지. 195 너무 늦은 시간에다가, 솔직히 그때는 정신이 없었다. 세명 다 집 위치도 잘 모르고... 게다가 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나도 아직 어린애였거든. 아무튼간 학교갔다가 돌아왔다. 초딩들은 아직도 구석에서 놀고 있었다. 근데, 이번에는 초딩들뿐만이 아니었다. 198 지금까지 거기서 놀던 애들은 모두 초등학교 2~3학년정도의 어린애들이었거던. 근데, 거기에 섞여서 좀 커다란 애들이 보였다. 한 초딩 5,6학년 정도. 그새끼들도 실실 쪼개면서 뭘 하고 있던데, 무서워서 그냥 집에 바로 왔다. 201 집에와서 씻고 밥먹고 숙제하는데 아직까지도 애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진심으로 무서웠다. 책상앞의 커튼은 좍 내려놓고 건드리지도 않았다. 창밖을 내다보면 이번에는 애들이 우리집 벽을 기어올라올것 같았다... 203 9시가 넘자 부모님들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애들을 데리러 온 거겠지. 애들 악쓰는 소리가 나고, 고함소리 나고, 막 우는 소리도 났다. 이번에는 확인 안햇다. 저번같은 광경은 보고싶지 않았기에. 204 사실을 말하자면, 나도 굉장히 궁금하긴 했다. 도대체 그 공터 구석에 뭐가 있는지. 왠지 자꾸 이끌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날이 가면 갈수록 그런 느낌이 더해졌다. 학교 오면서도 자주 기웃거리곤 했는데, 그때마다 날보면서 깔깔 웃는 애들이 무서워서 진짜 가보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그때 반쯤은 홀렸던게 아닌가 싶다. 207 도대체 왜이렇게 일이 커졌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그냥 꼬맹이 하나가 돌더미에 앉아있었을 뿐이었는데... 아무튼, 애들이 자꾸 이상한 행동을 보이니까, 어른들 사이의 불만도 높아졌다. 그런데도 하숙집 아주머니는 애매한 소리만 해댈 뿐이었다. 전봇대가 문제라나 뭐라나. 아무튼간 그렇게 또 며칠이 흘럿는데, 드디어 그 미친놈들의 마수가 우리집까지 뻗쳤다. 210 아무튼 나는 끝까지 제정신이었다. 다행이도. 아까 말한거 기억한 사람 있으려나. 우리집은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그리고 내 동생 두명 합쳐서 대가족이라고. 계속 이상한걸 본 난 괜찮았는데, 내 동생들은 그게 아니었다. 212 내 여동생이 나보다 3살 아래였거든. 그보다 더 어린애는 그당시엔 아직 갓난애였고. 근데 내 3살 아래의 동생이 그 콘크리트 더미에서 놀기 시작했다. 213 우리 부모님도 물론 동네 소동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 동생이 거기로 간다는걸 아시자 펄쩍 뛰셨다. 다만, 부모님은 그 공터를 아이들의 아지트 정도로 생각하고 계셨던거 같다. 어쩄든 동생은 콘크리트 더미에 갔고, 거기서 딴초딩이랑 실실거리면서 놀았다. 내 동생이지만 무서웠다. 215 언제 한번은 저녁 먹을 시간이 넘도록 그애가 돌아오지 않는거야. 그래서 부모님이 나보고 시켰지. 가서 동생좀 데려오라고. 아무래도 저번일을 나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시는 것 같았다. 설마 내 자식이 그러겟어, 그런 마음이셨겠지. 하지만 난 진짜 가기 싫었다. 나도 돌맞으면 어떡 하라고ㄷㄷㄷ 216 부모님의 성화에 떠밀려 어쨋든 옆집에갔다. 가는 내내 아 신발 젖댔다 계속 이러면서 갔던게 생각났다. 돌에 대비해서 일부러 두꺼운 옷도 압고ㅋ 바로 옆집이라, 집을 나서자마자 저기 공터에서 놀고있는 동생이 보였다. 일단 가까이 가진 않고, 멀리서 xx야 라고 불렀다. 218 그색히, 들은척도 안하더라. 다시한번 불러도 여전히 씹고. 할수없이 가까이 갔다. 그떄가 아마 동생이 초딩 4학년인가 5학년인가 그랬을거다. 주위에 애들이 한 4명정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구석 바닥에서 뭘 하면서 킬킬대는 동생 어꺠를 툭 치면서 가자, 라고 했다. 221 우와, 근데 어깨를 치자마자 그색히가 획 돌면서 내 손을 쳐내더니, 날 조카 꼬라보면서 "건들지마!!!!!"이렇게 소리쳤다. 얼떨떨하기도하고 화나기도 해서, 다시 한번 어깨를 꽉 쥐고 가자고 했다. 222 근데 이번에는 이녀석이 나를 퍽 밀치는게 아닌가. 완전 뜻밖의 반응이라 뒤로 몇발자국 주춤 물러섰다. 동생녀석도 평소엔 착한애였는데, 그때 보니까 흰자위가 번뜩 돌아간게 장난 아니더라. 224 그와 동시에 주위 꼬꼬마들이 깔깔거리면서 웃었다. 개중에는 콘크리트 더미를 쥐락놔락하는 녀석도 있었서 좀 쫄았따. 하지만!! 난 중딩이었고!!!! 내동생은 초딩!! 내 동생한테 쫄면 체면이 말이아님ㅋ ...그렇게 오기로 동생을 억지로 잡아끌었다. 225 "아 미친년이 좀 가자!!!!!!" 이러면서 동생 어깨를 콱 잡았다. 그러니까 이색히가 으아앙강아아아악 이러면서 악을 쓰는게 아닌가. 왜, 어린애들이 장난감 안사줄떄 투정부리는것처럼. 근데 목소리는 훨씬 컸고, 쩌렁쩌렁했다. 게다가 주위 시키들은 계속 웃고 있었다. 229 솔직히 내가 밤마다 본 그 정신병자 무리들만 아니었으면, 나도 그냥 방치된 공터에 아지트가 생겼으려니, 했을거다. 근데 그게 아니란걸 아니까, 동생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데도 무서웠다. 하지만 어쨌든 내 동생 아닌가. 귀신이든 뭐든 홀리게 놥둘순 없었다. 딴 초딩시키들은 웃거나 말거나 냅두고 동생을 거의 질질 끌다시피 해서 공터밖으로 끌어냈다. 지나가던 대학생들이 우릴 이상한 눈으로 봤다. 232 공터를 벗어나니까 일단은 발악이 좀 가라앉았다. 반쯤 정신나간채로 악만 쓰고 있는 동생시키를 질질 끌고 빌라를 올라갔다. 그리고 무사히 저녁을 맥였다. 내가 진짜ㅋ너이색이 저녁 하나 먹일려고 별ㅋ 개같은 고생을ㅋ 237 아무튼간, 밤마다 그 먹어머거 어쩌고 랩은 계속되고, 초딩들도 거기에 껴 있었다. 게다가, 정신병자 무리가 늘어남에 비례해서 걔네들도 늘어났다. 아무짓도 하지 않고, 그냥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아마도 밤새 내내. 238 그러다 결국에 그 동네 사람들과 하숙집 아주머니하고 시비가 붙었던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우리 부모님도 껴있었고. 신축공사는 아직까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상태로 한참을 갔다. 239 동네 사람들은 도가 지나친 아이들의 놀이가 그 공터때문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근데도 아주머니는 계속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자꾸 전봇대가 길을막고 있다는 소리만 하고, 공사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면서 우물쭈물. 241 그러다 진짜 큰일이 벌어졌다. 242 그 맨날 공터에 모였던 초딩들 있잔아. 내가 밤에도 목격했던 꼬꼬마들. 걔네들이 아픈것 같았다. 245 몇명은 열이 상당히 올라서 응급실에 갔다는 소문도. 저번에 엄마한테 돌던졌던 아들도 끼어 있었다. 그리고 이건 그냥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뭔가 있는건지 모르겠는데, 그 시기에 맞춰서 그당시 아직 갓난애였던 내 막내동생이 설사를 하면서 앓기 시작했다. 덧붙이자면 혈변을 봐서 응급실도 갔다왔다. 246 3살 아래 동생은 가끔씩 지랄발광을 한단것 빼곤 짜증날 정도로 건강했다. 이건 훗날 얘긴데, 내가 그때 너 왜 발광했냐고 물으니까 그색히가 내가 자신의 굉장히 즐거운 놀이를 못하게 방해했다는 거였다. 게다가 자기들만의 장소를 침범해서 짜증났다나 뭐라나. 그랬다. 259 뭐랄까, 거기 공터에 갔다온 애들은 한번씩 다아픈것 같았다. 261 처음에는 그냥 유행성 감긴가 뭔가 했는데, 저번에 그 돌사건도 있고...아무튼 동네에 그 공터에 대한안좋은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귀신이 씌였다는 말도 있고. 주인 아주머니의 애매한 태도도 그런 소문을 만드는데 한몫한것 같다. 262 그런데도 아주머니는 여전히 확실한 답이 없었다. 겨울도 끝나고 3월달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공사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새학기도 시작되어서, 친구들이랑 같이 놀러다니고 그랬다. 밤의 머거머거 랩하고 살짝 맛간 초딩들만 뺴면 그런대로 평범한 나날들을 보냈다. 263 그런데 나도 나이가 나이였으니까...ㅋ 애들이랑 사복입고 대학로에 자주 갔다. 마침 우리집이 대학로 근처에 있으니까. 그날도 애들이랑 만나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근데 그게 화근이었다. 266 대학 캠퍼스 부지내에 가서 막 그냥 걷는데, 저기 멀리 대학생 무리가 지나갔다. 슥 스쳐지나가는데, 그중 남자 한명의 얼굴이 이상하게 낯익었다. 267 아마 이 일련의 사건중 가장 소름끼쳤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남자, 밤의 정신병자 무리중 한사람이었다. 271 시간이 그대로 얼어붙는것 같았다. 정말 그때 그느낌은 말로는 설명못해. 근데 너무 자연스러웠다. 자기 친구들하고 웃으면서 지나가는데, 어딜 어떻게 봐도 완벽하게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네. 그리고 그냥 그렇게 스쳐지나갔다. 274 속으로는 벌써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 남자, 내가 정신병자 무리를 보기 시작한 초기부터 그 공터에 있었던 사람이라 잘 기억하고 있다. 분명 다른 정신병자와 똑같이 아무 표정없이 땅만 보고 있던 남자. 275 아무튼간 그때는 완전 소름끼쳐서, 아오 내가 잘못봤겠지 이러고 그냥 집에 왔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분명 그 얼굴이었다. 지금도 기억한다. 살짝 처진 눈매에 까만 뿔테안경. 둥그스름한 얼굴형에 중간키. 그때와 다른점은 지금은 얼굴에 표정이 있다는것. 277 밤이면 밤마다 랩이 계속됬다. 숫자도 엄청 늘어났고, 개초딩들도 많아졌다. 이젠 진짜 거의 바퀴벌레로 보였따. 드글드글 넘쳐나는. 그것도 구석에 다 낑겨서. 아니, 도대체 왜 눈치를 못채는건지, 나는 그게 진짜 의아했다. 그 정신병자 그룹은 귀신이든 환상이든 내가 미친거든 그렇게 치지만, 초딩들은 엄연히 실체가 있고 가족이 있는 '사람'아닌가. 어떻게 밤마다 이만한 숫자의 애들이 나오는데 아무도 눈치를 못채는가 싶어 진짜 의아했다. 278 근데, 그 궁금증은 곧 풀렸다. 286 이번에는 내 동생시끼가 나가기 시작했다. 289 동생시끼를 처음 발견했을때는 내가 그 대학생을 길에서 보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날밤도 여전히 먹어먹어먹어먹어 어쩌고 졸라 랩을 해대는걸 애써 무시하고 잠을 청하는데, 뭔가 느낌이 묘했다. 291 뭔가가 자꾸 걸린달까....지금 생각해보면 우왕ㅋ쩌는사랑의힘!!!!!!이런것 같기도하고. 아무튼 뭔가가 자꾸 걸려서 밖을 내다보았다. 근데 시발 저노무 동생시끼가 저번에 똥쌀힘까지 동원해서 겨우겨우 끌어냈건만 그 공터에 또 있는거야 292 우와 순간 섬찟했다ㅋㅋㅋ근데 그건아냐 지금은 이렇게 농담하지만, 그당시엔 진짜 장난아니게 무서웠다....내 동생이 공터에서 다른 꼬꼬마 시키들하고 같이 무표정으로 서있는거 보니까, 왠지 동생이 아닌것 같았다. 294 근데, 뭔가 이상했다. 297 내가 저번에 느꼈던 위화감. 그게 지금 동생한테서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다른 초딩들한테서도. ?!!............걔네들, 그림자가 없었다. 299 그건 정말이지, 말로 설명할수 없는 공포였다. 진짜 말도 안나왔다. 그냥 멍하니 봤다. 걔네들 위로 가로등이 비치고, 그 아래에는 분명 있어야할 꺼먼색 그림자가 없었다. 301 와....눈물부터 나왔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몰랐다. 환영이거나 귀신이라고 생각했던 남자는 길에서 멀쩡히 살아있는걸 만나고, 지금껏 계속 같이 자라온 동생은 그림자가 없다니. 그렇게 멍하니 서있다가,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방을 박차고 나와서 동생을 찾았다. 302 참고로 아직 어린 동생 두명은 부모님하고 같이 잔다.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서 부모님 침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문을 쾅 열어젲겼다. 303  근데 젠장.. 동생이 있었다.; 305 동생녀석은 부모님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난 그때 진짜 내가 미쳤구나 했다. 그 빌어먹을 전봇대때문에 뇌에 뭔가 이상이 생긴 거라고 확신했다 306 몇초간 멍하니 있다가 다시 내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커튼을 확 열고 창문도 다 열고 옆집을 정면으로 봤다. 솔직히 그때는 혼란이 극에 달해있어서, 공포감도 뭐도 없엇던거같다. 307 그림자 없는 동생은 초딩들과 함께 여전히 거기 있었다. 도대체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다. 신발신발. 욕만 나왔다. 308 젠장! 근데 그 동생인지 뭔지 아무튼 그 그림자 없는 동생같은 녀석이 있잖아, 내쪽으로 고개를 슥 돌리더니 날보고 씩 웃더라?? 309 이제 별로 무섭지도 않았다. 그냥 분노만 끓어올랐다. 저게 뭔지는 몰라도 당장 가서 먼지나게 패주고 싶을 정도다.. 315 그렇게 그 뭔지모를 새끼와 몇분동안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겁많은 중딩이라도 시발 그림자도 없는 뭔지도 모를 새끼한테 질수는 없잖아. 그래서 계속 노려봤다. 316 그러다가 그 동생 모습을 한 녀석은 다시 고개를 돌리고 바닥을 쳐다봤다. 눈싸움에서 이겼다는 기분에 조금은 의기양양해진 기분으로 난 잤다. 318 아침에 눈을 떳을땐 그 단체 정신병자 클럽은 없어졌다. 동생은 아무 이상 없었다. 평소대로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있었다. 나도 아침먹고, 진짜 피곤했지만 학교를 갔다. 319 아무튼 곧 학교에서 돌아왔고, 돌아오면서 또 낄낄대는 초딩새끼들을 봤다. 내가 지금 이렇게 피곤하고 힘든게 괜히 쟤들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그 쳐웃는 얼굴을 조낸 패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321 근데 뭐랄까. 나는 그렇게 나날을 보내고 있는동안 어른들의 뒷세계에서는 일이 꽤 커진것 같았다. 급기야는 민원까지 들어온것 걑았다. 동사무소에서 직원이 나와 아주머니와 얘기하는걸 봤다. 동네 사람들도 꽤 있었고. 아직 땅을 소유하고 있는데, 어린아이들에게 위험한 곳을 방치하고 있다는 죄목이었던것 같다. 322 그 아주머니, 일이 이렇게 커지자 꽤 당황했던것 같다. 며칠을 더 버티다가, 결국 뭔가 타협안을 내놓았다. 근데 그게 꽤 뜻밖. 323 그 해결책이라는게, 신축공사 하기전에 일단 굿을 하자는 거였다. 326 솔직히 난 올게 왔다는 기분이었다. 근데 어른들이나 주위 사람들은 그것 때문에 꽤나 웅성거렸던것 같다. 한동안 동네에는 그집에 귀신이 씌였느니, 그것때문에 아직 계약 다 끝나지도 않은 하숙생들 내쫓고 건물 철거한 거라느니 말들이 많았다. 328 그리고 또 하나의 조건이 있었다. 공터 옆에 있는 전봇대를 없애자는 것. 330 아무튼 일반적인 시선에서 보자면 완전히 상식에 벗어난 일들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별로 이상하지도 않았지만. 지금껏 내가 겪어왔던 괴현상들과 아주머니의 애매한 태도로 미루어 보자면, 분명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331 안될거라고 생각했다. 동사무소 직원도 그 제안에는 난색을 보였고. 실제로 신축 할때 그 전봇대는 그대로였다. 332 아무튼간, 아주머니가 직접 모셔온 무슨 유명한 사찰의 법산가 뭔가를 모셔왔다. 진짜 영능력자 보는건 그게 처음이었다. 335 그 법사양반, 생긴건 꼭 술집 바텐더같았다ㅋ 그런 얼굴에 스님복이라니ㅋㅋ 너무 안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그 굿인가 뭔가 하는 날은 완전 동네 잔치 분위기였다. 소문이란 소문은 다 떠돌고, 어른들은 자기들끼리 쑥덕대고. 나도 구경했다. 근데 조카 그 법사가 공터에 들어가자마자 헉 이러는거야. 337 아주머니는 계속 안색이 안좋았다. 뭔가 계속 안절부절못했다. 그 법사님이 공터에 한발자국 들어가더니, 인상을 팍 쓰고 이러는거야. "이거, 이런데서 정말 사람 산거 맞습니까?" 341 웅성거리던 사람들, 갑자기 싹 다 조용해졌다. 아줌마는 창백해진 얼굴로 입 꾹 다물고 있었고, 법사님만 계속 말을 이었다. 대충 기억해서 써보자면 "이건 진짜 굉장하네. 여기서 하숙집을 했다고요? 이거이거, 엄청 많네. 뭐가 이리많아." 소름..끼쳤다. 343 법사님 왈, 여기 살았던 사람들 지금은 다 어디있냐고 아줌마한테 물었다. 아줌마는 모기만한 목소리로 지금은 다 흩어져서 모른다, 라고 답했다. 346 그러니까 법사님이 갑자기 화를 막 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사람들을 그냥 놔줬냐고. 당장 여기 있던 사람들 다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리고 최근에 이 공터에 있던 사람들도. 349 그뒤로 엄청 난리가 났다. 그, 저번에 아들한테 돌맞은 아줌마도 있었는데, 그 아줌마는 거의 울고 있었다. 아들은 아직도 병원에 입원해있다고 들었어. 그래서 어른들은 애들을 꼬치꼬치 캐서 공터에서 놀았던 초딩새퀴들 추려내고, 하숙집 아줌마는 방 계약서 죽 훑으면서 그 사람들한테 연락했다. 그렇게 한 일주일쯤 흘렀던것 같다. 353 이렇게 다 모으니까, 사람수가 어마어마했다. 소름끼치는건, 내가 밤마다 봣던 래퍼들과 초딩들의 숫자와 거의 비슷했다는것. 물론 내 동생도 그 무리에 끼어 있었다. 357 법사가 사람들을 죽 둘러보더니, 아줌마한테 그랬다. "사람이 모자라는데, 나머지는?" 그러니까 아줌마, 법사님 얼굴을 피하면서 사람들을 불안하게 쳐다봤다. 그러니까 법사님이 고함을 질렀다. "나머지 어디있냐고!!" 359 그제서야 아줌마가 땅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게....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닌것 같습니다." 361 CㅋㅋBALㅋㅋㅋㅋㅋ난정말 그소리 듣는순간 온몸에 피가 머리로 뻐쳤다. 사람들도 엄청 웅성거렸다. 그때 그 돌맞은 아줌마는 아예 울고 있었다. 근데 이노무 초딩 새퀴들은 그떄까지도 실실 쪼개고 362 법사님 말로는 한 3~4명 빠진것 같단다. 그 사람들, 다 죽었다는 소린가. 366 초딩들 왜 그래.. 367 사람들은 족히 150명???정도는 되보였다. 근데 시발. 그 사람들, 다 내가 밤에 본 그 정신병자 무리였다. 371 사실 나도 나중에 법사님한테 불려가서 무슨 정화의식 같은거 받았다. 그때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내머리로는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동생이 불안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아오 시발 날 보지 말라고. 난 그렇게 외쳤다. 속으로. 374 저번에 내가 본 그 대학생도 거기 있었다. 그 사람, 반쯤은 웃고 있던데. 아마 이런거 안믿는 거겠지. 375 일단 법사님이 관계자 외에는 다 돌아가라고 했다. 이 공터에는 한동안 얼씬도 하지 말라고. 나와 우리가족과 초딩들 부모님들은 관계자로 남았다. 377 그리고 나서야 법사님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들을순 없었다. 그냥 기억나는 대로 써볼께. 379 아, 그전에 법사님이 건장한 남자 한명 나오라고 시켜서, 사람들이 밤마다 랩을 하던 그 문제의 구석을 파보라고 했다. 380 동네 아저씨가 삽을 준비해줬다. 그리고 그 남자는 영문도 모르채 삽질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뭔가가 나왔다. 383 엄청 많은 물건들이었다. 진짜, 왜 저런게 저런데 묻혀있나 싶을정도로 굉장한 숫자의 물건들. 종류도 가지각색이었다. CD 플레이어나, 책이나, 거울이나 등등. 근데, 그 남자가 파올린 물건을 쌓아놓자 사람들 속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385 땅속에서 나왓다는걸 뺴면 딱히 무서운 물건도 없었는데, 왜 그런가 했냐면... 그 물건 하나하나가, 그 150 몇 명 소유의 사생활품이기 때문이었다. 390 나중에 들어본 사람들 말로는, 쥐도 새도 모르게 하숙집에서 사라진 개인 용품들이라고했다. 그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잊어버렸던게, 지금 와서야 땅속에서 나오니까 비명을 지를 수밖에. 393 그런 물건들이 다 일상적인 소품들이라서, 그냥 재수없게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397 이것도 나중에서야 안건데, 그 아줌마 무슨 사이비 종교 단체의 신봉자같은 거라고했다. 거기서 자신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의 곁에 있는 물건을 모아놓으면 그 사람들의 양기가 모아져 집안에 복이 온다나 뭐라나. 나중에 아줌마가 울면서 고백햇다. 399 하숙집 문의 열쇠는 다 아줌마가 가지고 있으니까, 하숙생이 자리를 비운 새에 몰래 들어가 하나씩 빼왔던 것 같다. 나중에 괜히 문제가 되지 않을만한 일상적이고 자잘한 소품들로. 401 아무튼간, 진짜 많이 나왔다. 사람들은 계속 비명을 질렀다. 막 어 내 가방, 내 거울, 왜 저게 저깄어 이러면서. 402 근데, 그 법사님 설명이 더 가관이었다. 403 그 뭐냐, 너희들도 알고 있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은 그 사람의 영혼이 담긴다고. 그래서 왜, 사람이 죽으면 유품같은것도 다 태우고 그러잖아. 406 그런 비슷한 원리라고 한다. 기를 잘 다룰줄 모르는 일반인이 그렇게 무작위로 양기를 쌓아 놓으면, 반드시 탈이 난다고. 408 그 상태로 두면 언젠가는 반드시 화가 미쳤을 거라고 한다. 근데 그 일촉즉발의 폭탄같은 상황에 불씨를 던진게, 거기 하숙집에서 잠깐 생활햇던 어떤 아이의 죽음이었다. 기억하나? 내가 맨 첨에 봤던 그 체크무늬 셔츠의 그 꼬마. 410 걔가 한 1년전인가, 하숙집에서 살았던 애라고 하는데, 방 뺀지 얼마 못 가 죽었다고 한다. 아줌마가 계약서 훑으면서 전화하던 중에 알아냈다고 한다. 412 근데 아주머니는 이미 그애의 물건도 파묻어놓은 상태. 그 뭐랄까, 그렇게 잘못된 방식으로 축적된 양기로 인해 음....  도플갱어 같은게 생겨났다는 것 같다. 415 그러니까, 이미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생전 그 사람의 양기에 의해 붙잡혀 있는, 굉장히 어중간하고 불안정한 상태. 그리고 더 쇼킹한 사실이 있었다. 419 아무리 잘못된 양기가 모아진 '그릇'이 있다 해도, 그 '그릇(법사님이 이런 표현을쓰셨다)' 과 그 '그릇'의 주인의 죽음을 이어주는 매개가 있어야만 그....살아있지 않은 도플갱어 같은게 만들어 진다고 했다. 그리고 그 매개란 바로 전봇대. 423 그날 들은대로 대충 설명해 보자면, 전봇대의 전파가 원래 사람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했잖아. 그래서 그런지, 음기의 기운이 굉장히 강하다고 들었다. 이건 전봇대가 있던 자리의 수맥인가 머시긴가 하고 지형의 영향도 더해진 거라고. 하필이면 사이비 종교 아줌마가 파묻은 하숙집 근처에 그딴 병신같은 전봇대가 있어서 '그릇' 주인의 죽음과 이 세상에 남아있는 주인의 양기가 합해져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어중간한 존재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424 그런 양기를 집에 몇백개나 모아뒀으니, 그 아주머니인 들 성할리 없다. 그래서 근래에 무당집을 찾아가봤는데, 그 무당이 전봇대가 문제라고 하더란다. 그래서 은근슬쩍 하숙생도 다 쫒아낼 겸, 확장 공사를 구실로 전봇대를 우리집 쪽으로 옮기려고 했댄다. 428 그 아이의 죽음을 시작으로, 그 왜, 생령이라고 하지??  물건 주인들의 기가 죄다 역전되서 물건쪽에 기가 쌓이기 시작했댄다. 내가 봤던 그 정신병자 집단은 그러니까 물건에 사람의 양기가 쌓여 만들어진 도꺠비같은 거였던 것 432 그런 까닭으로 그 공터가 그딴 곳이 되어버린거야. 그래서 상관없는 동네 애들까지 기가 빨려서 도플갱어가 생긴거라고. 내가 본 그림자 없는 애들과 내 동생은 바로 그거였다. 참고로 그림자가 아직 생기지 않은건, 매우매우 다행히도 기를 충분히 빨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래. 434 그 왜....그림자가 찐해진 사람들 있었지??? 밤에 맨날 먹어라고 랩하는 놈들 말야. 그런 도플갱어의 원래 주인은 기가 쇠약해져서 이미 죽었을 가능성이 크대 439 나이어린 애들부터 이상해지기 시작한건, 역시 어린 애들이다보니까 상대적으로 기가 더 약해서 그런거래. 법사님 왈, 조금만 더 있었으면 어른들도 헤헤헿헤ㅔ헿 이러면서 공터에 박혀있었을거라고. 441 그리고 이건 내가 추측해본건데, 그 정신병자들이 랩한 '먹어'있잖아, 구석에 짱박혀서 막 웅성거린거. 그거 아마 거기에 묻혀있는 물건들을 매개로 그 물건 주인의 양기를 빨아들이면서 한말 아니었을까. 말그대로 양기를 '먹는'거지 443 양기가 모이면서 걔들도 나름의 생존본능이란게 생긴것같다. 그래서 그렇게 숫자를 불리고 양기를 빨아들이는데 집착한거고. 445 아 상상하니까 소름돋는다;;; 몇백명의 도깨비들이 다 구석에 박혀서 고개 숙이고 양기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해보라구!!!!! 난 그딴걸 봐왔던 거라구!!!!! 451 아무튼 그래서, 그 물건들 다 파헤쳐가지고 법사님이 처리하겠다면서 가져갔다. 애들하고 하숙생들도 다 무슨 의식 받았다. 양기를 다시 되돌리는의식이래. 나도 받았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 다 받은것 같다. 457 물론, 우리 부모님을 포함해 주위 사람들 플러스 하숙생들의 비난이 폭발했다. 그 아줌마는 얼마 못 견디고 이사갔다. 지금은 소식 모름. 나도 이사갔고. 그래서 양기를 원래대로 되찾은 사람들은 보통 생활로 돌아갔다. 또 그 공터가 있던 자리는 법사님이 무슨 정화의식 같은 거 한 다음에 신축 들어갔다. 2009년쯤인가, 완공됐지. 460 아, 그리고 맨 처음에 죽었던 그 아이 말인데. 그 아이 때문에 여러 사람이 끌려들어간건 물론 그 양기가 모인 물건 탓도 있지만, 그 아이 자신의 바람 때문도 있었대. 465 무슨 바램? 466 잘은 모르겠지만, 그 아이 최후가 그렇게 행복했지만은 않은가봐. 아마 쓸쓸하고 외롭게 최후를 맞았을거라고, 법사님이 그러던데. 그래서 어중간하게 이 세계에서 떠돌게 되자, 자신과 같은 성질을 가진 동지들을 애타게 갈망했다고. 나 좀 울었다...;; 471 난 지금은 멀쩡하게 잘 살고 있다. 참, 왜 나만 그런 도꺠비들을 볼수 있었냐면 477 뭐랄까, 그 아이와 내가 뭔가 파장이 맞았다고 한다. 나중에 법사님한테 들었어. 그 아이와 나 사이에 무언가 강하게 공명하는 감정이 있었다고. 사실 나도 외로움 잘타고 그런 성격이거던. 그래서 그 아이의 존재를 통해 그런 도꺠비들을 보게 된거고 479 바로 옆집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도 큰 요인이고 486 아무튼, 그런 우연의 우연의 우연을 통한 인연으로 이루어진 오컬트다. 여기까지 들어줘서 모두들 고마워!!! 그리고, 그 아이의 명복을 빌어주길 바래. 그럼 모두들 안녕!! 힘들었다. 나중에 또 보자구!! [출처] 스레딕 _______________________ 아 그러게. 좀 슬프다. 어린 아이가 얼마나 힘들고 외롭게 명을 달리했으면 ㅠㅠ 이렇게 슬픈 아이와 욕심으로 똘똘 뭉친 아주머니가 어쩌다 맞물려서 일어난 일. 그래서 더 슬프네... 13일의 금요일 모두 시원하게 보내고 주말동안 정말 덥다더라. 웬만하면 나가지 말고 에어컨 아래 있어! 난 나가야 하는데 벌써 겁난다... ㅋ 그럼 잘 자고 곧 또 올게 뿅!
퍼오는 귀신썰) 수명을 판 사람의 이야기
지난 이야기가 14화에서 끝이 나고... 왜 다들 항상 다음을 기약하면서 사라져놓고는 돌아오지 않는걸까? 것 참 모를 일이군 ㅎㅎㅎ 그래서 또 썰을 찾아 삼만리... 오랜만에 일본 이야기 하나 가져와 봤어 너무 일본틱해서 조금 불편할 수 있겠지만 뭔가 집중하고 읽게 되는 매력이 있어. 엄청 긴데도 술술 읽히더라고. 뭐랄까 귀신썰이라기 보다는... 기묘한 이야기 정도? 우선 보고 이야기하자! ______________________ 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05:53.27 ID:uxwqRYpB0 「자신의 인생에는, 몇 엔 정도의 가치가 있는가?」 그런 질문 받은 적이 있었지. 확실히, 초등학교 4학년 도덕시간이었던가. 대부분의 학생은,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보면서, 최종적으로는, 수천만부터 수억이라는 결론을 내렸었어. 「돈으로 살 수 없다」라는 생각을 밀어붙이는 학생도 있었지. 어른에게 물어도, 비슷한 대답이 돌아오겠지. 적어도 나는, 실제로 수명을 파는 그 날까지는, 자신의 인생은 2, 3억 정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니까 10년이나 20년 정도 수명을 팔아 수천만을 얻어서, 남은 인생을 편하게 사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행복한 60년과 그렇지 않은 80년이면, 전자가 절대로 좋을 테니까 말이야. 심사결과를 봤을 때는 뒤집어질 뻔 했었지. 아무래도 나의 일생(一生), 백만 엔도 되지 않는 거 같다. 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10:15.53 ID:uxwqRYpB0 20세의 7월정도의 이야기인데, 그 쯤, 나는 어쨌든 돈이 필요했다. 밥과 된장국 외에는 입에 대지도 못해서 말이지, 수일 전, 웨이터 알바 중에 3번이나 쓰러져서, 슬슬 영양가 있는 걸 먹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생각했다. 돈이 되는 거라고 하면, 가구, 수십 장의 CD, 거기에 수백 권의 장서 외에는 생각할 수 없었지. 대부분 중고품이고, 그다지 가치는 없지만, 그래도 1개월 식비 정도는 될까 생각해서, 될 수 있는 한 신품에 가깝게 보이려고 열심히 청소해서, 단골 헌책방이나 악기점에 팔러 갔다는 얘기지. 7: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12:22.45 ID:uxwqRYpB0 헌책방의 할아버지는, 내가 책을 대량으로 팔러온 것을 보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게냐?」라고 걱정해 주었다. 평소엔 쌀쌀맞은 할아버지였기에, 의외였다. 「종이는 맛있지 않으니까요」라고 내가 돌려서 말하니,할아버지는 마음 속 깊이 동정하는 듯 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돈은 별로 주지 않았지. 저쪽도 빈곤하니까 할 수 없지만. 어중간한 돈을 받고 가게를 나가려고 하니, 할아버지는 「저, 하나 얘기할 게 있다.」라고 나를 붙잡았다. 돈이라도 주려는 걸까나ー라고 생각해 「네?」라고 하며 돌아가니, 말하더란 말이지, 「수명, 팔 생각 없나?」라고. 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14:42.85 ID:uxwqRYpB0 늙는다는 공포에 드디어 헛소리까지 하냐고 생각하면서, 나는 반쯤은 그냥 얘깃거리 정도로 할아버지의 설명을 듣기로 했다. 간단히 말해, 이런 것 같다. 여기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빌딩에, 수명의 매입을 행하는 가게가 들어와 있는 것 같다. 거기서는 시간이나 건강조차도 팔 수 있지만, 수명은 특히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 같다. 할아버지는 떨리는 손으로 지도와 전화번호를 적어주었지만, 내가 아니더라도, 그런 이야기, 할아버지의 소망이 만들어낸 공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버리겠지. 조금 불쌍하게 생각했어. 죽는 게 무서운 거겠지, 라고. 1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19:27.22 ID:uxwqRYpB0 하지만 결국, 나는 그 빌딩에 향하게 되었다. CD도 책도 가구도, 전혀 돈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명을 판다는 이야기를 믿은 게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런 가능성을 생각했다고. 할아버지나 형님이 말했던 건 뭔가의 비유로, 사실은 굉장히 수지가 좋은 알바가 있는 게 아닐까하고. 수명이 줄어든다거나 하는 리스크를 안는 대신에, 1개월에 백만 정도 벌 수 있다던가, 그런 거. 그런데, 약간 어두운 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고, 눈이 마주친 점원 같은 여자가, 나를 보자마자 「시간입니까? 건강입니까? 수명입니까?」 라고 말하고 있으니, 웃을 수밖에. 1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22:41.12 ID:uxwqRYpB0 일련의 사건들로 신경이 질려버린 건지, 나는 이제 생각하는 게 귀찮아져서, 「수명」이라고 대답했다. 「2시간 정도 시간이 걸리겠습니다」라고 여자는 말하며, 이미 양손은 PC의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어이어이, 사람의 가치라는 게 2시간 정도로 아는 거냐? 나는 다시 한 번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안경이 없는 안경점, 보석이 없는 보석점 같은 공간이라고 할까. 그래도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고, 사실은 이 안에 수명이라던가 건강이라던가 시간이 장식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뭐라는 거지. 언제까지 이 웃지 못 할 농담이 계속되는 거야? 1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26:50.95 ID:uxwqRYpB0 역 앞의 광장에 가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마지막 한대를 시간을 들여 맛보았다. 담배도 슬슬 그만두지 않으면, 하고 생각한다. 돈만 잡아먹고,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까 말이지. 근처에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노인이 있었는데, 그걸로 식욕이 솟아나는 자신이 한심했지. 조금만 더 있었다간 비둘기랑 같이 바닥을 쫄 뻔했다고. 수명, 비싸게 팔리면 좋겠네, 라고 생각했다. 역에서 시간을 때운 후, 나는 조금 빨리 가게로 돌아가, 소파에서 졸면서 심사결과를 기다렸다. 20분 정도 지나, 내 이름이 불렸다. 미묘하네. 나, 한 번도 이름을 말한 기억이 없는데. 1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28:43.88 ID:uxwqRYpB0 심사결과를 보고, 나는 이상한 소리를 내버렸다. 1년에 1만 엔? 남은 인생 30년? 북오프에서도 좀 더 제대로 된 가격으로 쳐줄 거라고. 거북이나 뭔가의 결과랑 바꿔치기 당한 거 아니야? 하지만, 그곳엔 확실히 내 이름이 적혀있다. 「이거, 뭘 기준으로 정해지는 건가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심사표를 여점원에게 보여주었다. 「여러가지입니다」라고 그녀는 귀찮은 듯이 답했다. 「행복도라던가, 실현도라던가, 공헌도라던가, 여러가지」 분명, 이런 질문에 질린 거겠지. 1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36:01.19 ID:uxwqRYpB0 여점원은 상세한 시스템을 가르쳐주었다. 사실은 가르쳐주면 안 되는 것 같지만, 내가 너무 끈질겼던 거겠지. 특히 충격적이었던 정보는, 1만 엔이라는 것이, 수명 1년당 최저 매수 가격이라는 것. 말하자면, 내 인생은 한없이 무가치에 가깝다는 것이다. 행복해지지 못하고, 그리고 누구 하나 행복하게 하지 못하고, 무엇 하나 달성하지 못하고, 무엇 하나 얻을 수 없는 것 같다. 「문제가 없다면, 여기에 사인을 부탁드립니다」 여점원이 기다리다 지친 듯이 말하지만, 이걸 보고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녀석이 있다면, 그 녀석은 정신병원에 가보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 때는 내 감각은 마비돼버려서 말이지, 자신의 물건이나 시간을 싸게 파는 거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서, 자포자기에 빠져, 이렇게 대답해버렸어. 「3개월만 남기고, 나머진 전부 팔겠습니다」 1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39:05.34 ID:uxwqRYpB0 30만이 들은 봉투를 가지고, 나는 가게를 나갔다. 굳어버린 웃음만 나왔지. 뭐가 슬프냐고, 내 수명이 싼 이유, 나 스스로, 왠지 알 것 같단 말이야.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돌아가는 길에 술집에 들러 대량으로 맥주를 사서, 나는 그걸 마시면서 밤길을 천천히 걸었다. 술 같은 거 마시는 건 정말로 오랜만이었지. 그래서 완전히 알코올 내성도 없어져 있어서, 나는 집에 와서 2시간 뒤에는 토했다. 남은 인생 3개월, 최저의 스타트를 끊었단 거다. 2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49:53.07 ID:uxwqRYpB0 잠든 것은 새벽 4시정도였지만, 이런 날에 한해서, 행복한 꿈을 꾼단 말이지. 초등학생 때의 꿈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여름방학의 꿈. 부모님의 차로, 소꿉친구와 캠프 갔던 때의 꿈. 아아, 울었었지. 자면서 울고 있었지. 무자비한 행복한 꿈에서 나를 구출한 것은, 초인종 소리였다.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으니,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났다. 문을 여니, 본 적 없는 여자가 서있었다. 왠지 조건반사적으로 기뻐해버렸지만, 그 눈빛을 보고, 나는 생각해냈다. 그 녀석은 내 수명을 심사했던 여자였다. 「오늘부터 감시원으로 일하게 될 미야기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미야기라고 이름을 댄 여자는 나에게 가볍게 인사했다. 감시원. 그러고 보니, 그런 이야기도 있었던가. 숙취에 찌든 머리로 어제의 기억을 찾아보면서, 나는 화장실로 달려가 한 번 더 토했다. 2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55:02.70 ID:uxwqRYpB0 핼쑥해진 기분으로 화장실을 나오니, 감시원이 문 앞에 서있었다. 제일 앞자리에서 듣고 싶었던 걸까나, 내가 토하는 소리. 양치질을 하고 물을 3잔 마신 후, 나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 누웠다. 「어제도 설명했습니다만」라고 옆에서 미야기가 말한다, 「당신의 목숨은 1년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부터 항상, 감시가 붙어 있게 됩니다」 「그 이야기, 나중에 하면 안 될까?」라고 나는 미야기를 노려보았다. 미야기는「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라고 말하고, 방구석에 가서, 쪼그려 앉았다. 이후, 미야기는 그곳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계속 나를 관찰하게 된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거라 생각하지만, 이런 걸 당하고 있으면 생활의 페이스가 완전히 미쳐버린다. 봐봐, 남이 보고 있으면 할 수 없는 일이란 건 잔뜩 있잖아? 2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3:59:29.66 ID:uxwqRYpB0 수명이 1년도 남지 않은 손님에게는 감시원이 붙는다는 것은, 분명히 앞서 들었던 이야기지만. 미야기의 설명에 따르면, 수명이 반년 이하로 남은 손님이, 자포자기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것을 미연에 막기 위해 감시원을 도입했다고 한다. 만약 내가 타인에게 커다란 민폐를 끼칠 것 같으면, 감시원이 본부에 연락해서, 내 수명을 끝내버리는 듯하다. 트래비스 버클1은 될 수 없다는 거다. 단, 마지막 3일 만은, 감시원도 떨어져서, 순수한 자기만의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 통계적으로, 거기까지 가면 사람은 악한 짓을 하지 않게 된다던가. 27: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02:44.12 ID:uxwqRYpB0 저녁쯤에는, 구토감도 두통도 사라져있었다. 나는 겨우 일을 제대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어제, 충동적으로 수명의 대부분을 팔아버린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의외일 정도로 후회하지 않았다. 오히려, 3개월이나 남기지 말걸, 이라고 조차 생각했다. 계속해서 감시만 당하는 3개월 따위 사양이니까 말이야. 3일정도만 있으면 됐던 거 아냐? 자 그럼. 자신의 가치가 낮은 걸 이제 와서 고민해도 소용없다. 문제는, 이제부터 무엇을 할까겠지. 3개월로. 나는 종이를 한 장 꺼내, 펜을 손에 쥐고, 거기에 「하고 싶은 일 리스트」를 작성했다. 드디어 그럴듯하게 되었군. 2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04:53.70 ID:uxwqRYpB0 하고 싶은 일 리스트. 예를 들면, 이런 느낌이다.  ・소꿉친구를 만나 감사인사를 한다  ・친구와 만나 바보 같은 이야기들을 한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시간을 가족과 보낸다  ・지인 모두에게 유서를 쓴다  ・대학에는 가지 않는다  ・아르바이트에도 가지 않는다 뭐, 전체적으로 평범한 발상이다. 누구에게 쓰게 해도 비슷한 느낌이겠지. 3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12:20.21 ID:uxwqRYpB0 어느 샌가 바로 뒤에 미야기가 있었고, 내가 적은 리스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거, 그만두는 게 좋아요」 첫 번째 항목을 가리키며, 그녀는 말했다. "소꿉친구를 만나 감사인사를 한다." 「어째서?」라고 나는 미야기에게 물었다. ――소꿉친구에 대해서, 조금 설명할까. 꿈에서도 나온 그 아이와 나는, 4살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그녀가 전학가기 전까지는, 어디에 가든지 함께였어. 3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14:44.48 ID:uxwqRYpB0 중학교에 들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에서 고립된 나에게 유일하게 매일 말을 걸어주고, 「무슨 일이야?」라고 물어봐준 것도 소꿉친구였다. 떨어진 후에도, 괴로운 일이 있었을 때,내가 떠올리는 것은 소꿉친구였다. 그녀가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었겠지. 뭐, 없으면 없는 대로 상관없지만 말야. 어쨌든 나는 그녀에게 감사를 하고 싶다. 최근 수년간 전혀 연락하지 않았지만, 혹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다면, 가장 먼저 달려가려고 생각했다. 어떤 형태로도 좋으니까, 그녀에게 은혜를 갚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3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17:21.94 ID:uxwqRYpB0 「그 소꿉친구씨 말입니다만」라고 미야기가 고한다. 「17세에 출산했습니다. 그리고, 고교는 퇴학. 18세에 결혼하지만, 19세에 이혼했습니다. 20세인 현재는,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네요. 덧붙여 2년 후, 목매달아 자살하게 됩니다. 지금 만나러 가면, 분명 『돈 빌려줘』라는 말을 듣게 될 거에요. 당신에 대한 것, 거의 기억하고 있지 않고요」 3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20:27.06 ID:uxwqRYpB0 내가 어떤 반응을 보였냐고? 그야, 단단히 상처받았지. 단단히 말이야.가장 소중한 기억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으니까 말이지. 한심한 이야기지만, 20세가 되어서도, 내 근본은 어디까지나 퓨어하다고 할까 나이브하다고 할까 센시티브하다고 할까,  말하자면 어린 시절부터 성장하지 않았단 말이지. 무언가가 변하고, 무언가가 끝나가는, 그런 것이, 아직도 견딜 수가 없다구. 성인 남성인 주제에 카나리아처럼 민감해. 3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22:32.67 ID:uxwqRYpB0 그래도 나는 최대한 신경 쓰지 않는 척 하며, 「흐응」이라고 말하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 3대 정도 피니, 몸이 안 좋은 탓인지, 안 좋은 느낌으로 머리가 아파왔지. 그래도 계속 피웠다. 여러 가지를 잊기 위해서. 미야기는 방의 구석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리고, 노트에 슥슥하고 뭔가를 적고 있었지. 정신 차리고 보니, 어느 샌가 해가 저물어있었다. 나는 내가 쓴 리스트에 눈을 돌리고, 소꿉친구 항목에 취소선을 그었다. 그리고 한 번 더 리스트를 곰곰이 바라보고 나서, 전화를 손에 쥐고, 천천히 버튼을 눌렀다. 3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26:23.27 ID:uxwqRYpB0 『무슨 일이야? 별 일이네, 네가 전화를 걸다니』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정말로 오랜만이었다. 알바와 공부로 바빠서 전화할 틈이 없었으니까 말이지. 「갑자기 미안하지만, 지금부터 집에 돌아가도 괜찮을까나」. 나는 엄마에게 그렇게 물어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가족의 무상의 사랑 같은 것에 둘러싸여, 여생을 평온하게 보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쪽이 뭔가 말하기 전에, 엄마는 재잘재잘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것은 2살 아래의, 남동생 얘기였다. 엄마는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그 녀석의 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도 그럴 게 내 남동생, 약간 유명인이야. 야구를 하기 위해서 태어난 듯한 남자라서 말이야, 1학년 때부터 갑자원에서 던지고 있어. 텔레비전에도 항상 나오고 있어. 자랑스러운 남동생이지. 39: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28:05.41 ID:uxwqRYpB0 남동생의 여전한 활약에 대해서는 당연한 일, 엄마는, 남동생이 데려온 애인의 이야기까지 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미인이란다」라고 엄마는 20번 정도 말했다. 「같은 사람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 미인이라서, 거기다 성격도……」 마치 벌써 손자가 생겼다는 것 같은 말투라서 말이지. 내 얘기 같은 건 전혀 들으려고는 하지 않는다고. 집에 돌아가려고 하는 생각은, 점점 시들어 갔다. 최근에는, 그 남동생의 멋진 애인씨 라는 것을, 자주 집에 초대해서 저녁을 같이 먹는 것 같다. 그 장소에 내가 섞이는 것을 상상한 것만으로도 죽고 싶어 지지. 나는 적당한 데서 전화를 끊었다. 집에 돌아가는 것은, 그만두었다. 4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33:48.02 ID:uxwqRYpB0 오늘은 뭘 해도 안 되는 날이야, 라고 나는 결론지었다. 좋아하는 거라도 하면서 기분을 달래자. 그리고 내일이 되면, 다시 뭘 할지 생각하자. 그런 이유로, 욕망이 향하는 대로 지내자고 결심한 나였지만, 거기에, 아무래도 방해가 되는 녀석이 방구석에 있단 말이지. 「저는 없다고 생각해 주셔도 괜찮아요」 내 기분을 알아차린 건가, 미야기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본인이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신경 쓰이는 건 신경 쓰인다. 스스로 말하는 것도 뭐하지만, 나는 제법 신경질적이다. 동년배의 여자아이가 보고 있다는 걸 의식하기 시작하면, 행동 하나하나가 이상해진다고. 「자연스러운 멋진 모습」을 내세우게 돼버린단 말이지. 정신 차리니 머리를 매만지고 있다. 완전히 자의식 과잉이다. 4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37:17.01 ID:uxwqRYpB0 한동안은, 남아있는 책 중에서도 가장 난해한 「피네건스 웨이크」를 읽으며 폼 잡고 있었다. 당연히, 내용은 전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남은 인생은 3개월인데, 뭘 하고 있는 걸까. 독서에 질린 나는 근처의 슈퍼에 가서, 글라스가 붙은 위스키와 얼음을 샀다. 미야기도 과자빵이나 여러 가지를 사들이고 있었다. 그걸 본 나는, 왠지 행복한 착각에 빠져서 말이지. 사실을 말하자면, 나에겐 옛날부터 동경하던 게 있었어. 동거하고 있는 사람과 방에서 입던 옷 그대로 슈퍼에 가서, 먹을 거라던가 술을 사서 돌아온다, 라는 행위에. 부럽네ー, 라고 생각하면서 항상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설사 감시가 목적이라해도, 젊은 여자아이와 밤중에 슈퍼에서 쇼핑하는 것은 즐거웠다. 덧없는 행복이지? 하지만 진짜니까 어쩔 수 없어. 4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40:27.54 ID:uxwqRYpB0 집에 돌아와서, 위스키를 홀짝홀짝 마시고 있으니, 나는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럴 때, 알코올이란 건 위대하네. 방구석에서 노트에 무언가를 적고 있는 미야기에게 나는 다가가서, 「같이 마시지 않을래?」하고 권해보았다. 「괜찮습니다. 일하는 중이라서」 미야기는 노트에서 얼굴도 들지 않고 거절했다. 「그거, 뭘 적고 있는 거야?」라고 나는 물었다. 「행동관찰기록입니다. 당신의」 「그런가. 지금 나는, 취해있어」 「그렇겠죠. 그렇게 보입니다」 미야기는 귀찮은 듯이 끄덕였다. 실제로 귀찮겠지, 나. 4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44:30.05 ID:uxwqRYpB0 완전히 취기가 돈 나는, 왠지 자신이 비극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낙담의 반동이라고 할까, 쌍극성이라고 할까 말이지. 갑자기 포지티브하게 되었다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활력이 넘쳐흘렀단 거지. 나는 미야기를 향해, 소리 높여 선언했다. 「나는, 이 30만 엔으로, 무언가를 바꿔 보이겠어」 「하아」하고 미야기는 흥미 없다는 듯이 말했다. 「겨우 30만이라고 해도, 이건 내 목숨이야. 3백만이나 3억보다 가치 있는 30만으로 만들어주지」 나로서는, 제법 멋진 말을 했을 터였지. 4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47:44.89 ID:uxwqRYpB0 하지만 미야기는 관심이 없었다. 「다들, 같은 말을 해요」 「무슨 말이야?」라고 나는 물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은, 다들, 극단적인 말을 하게 되요. ……하지만 말이죠, 쿠스노키씨. 자ー알 생각해보세요」 미야기는 감정이 없는 눈으로 나를 응시하며 말했다. 「30년 동안 무엇 하나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단 3개월에 뭘 바꿀 수 있다는 거죠?」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지」라고 나는 답했지만, 실제로, 그녀가 하는 말은, 한없이 옳단 말이지. 4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50:44.18 ID:uxwqRYpB0 나는 거기서 어떤 것을 눈치 채고 미야기에게 물었다. 「저기, 너, 혹시, 앞으로 30년에 걸쳐서 내 인생에 일어났을 일, 전부 알고 있는 거냐?」 「대충은 알고 있어요. 이젠 의미 없는 일이지만 말이죠」 「나한테 있어선 여전히 의미 있다고. 가르쳐줘」 「그러네요」라고 미야기는 다리를 펴면서 말한다. 「먼저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당신이 판 30년 사이에, 당신이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일은 없습니다.」 「그건 슬픈 일이네」라고 나는 남의 일처럼 말했다. 49: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53:18.82 ID:uxwqRYpB0 「당신은 누구도 좋아하지 못하고, 그런 당신을 주위의 사람들이 좋아할리도 없이, 상호작용으로 점점 당신과 타인의 거리가 벌어져, 최종적으로, 당신은 세계에 정나미가 떨어지게 됩니다.」 미야기는 거기서 힐끔 내 눈을 보았다. 「『그래도, 언젠가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몰라』. 그런 말을 가슴에 품고 당신은 50세까지 계속 살아가지만, 결국, 무엇 하나 얻지 못한 채, 혼자서 죽어갑니다. 마지막까지,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야』라고 한탄하면서」 「그건 슬픈 일이네」라고 나는 기계적으로 반복했다. 하지만 내심, 역시 제대로 상처받았다. 단지, 제법 납득이 가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5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56:24.25 ID:uxwqRYpB0 거기에 미야기가 계속 한 이야기에 따르면, 나는 40세에 오토바이 사고를 일으키는 듯하다. 그 사고로 얼굴의 반을 잃어, 걸을 수 없게 된다던가. 제법 기가 죽는 얘기였지만, 한편으론, 그것을 경험하기 전에 죽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니, 의외로 럭키한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렇겠지, 반쯤은 기대할 여지가 있으니까, 50년이나 무의미한 인생을 보내거나 하는 거지. 완전히 좋은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면, 반대로 아무 미련 없이 갈 수 있다는 거다. 5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4:58:44.63 ID:uxwqRYpB0 나는 기분을 달래려고, 텔레비전을 켰다. 방송에서 스포츠 특집을 하고 있는 듯했다. 곤란하다고 생각하며 채널을 바꾸려고 했을 땐, 남동생의 얼굴과 이름이 똑똑히 화면상에 나와 있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글라스를 던져버렸지. 텔레비전이 쓰러져 바닥에 떨어지고, 글라스의 파편이 흩날린다. 나는 문득 정신이 들어, 미야기 쪽을 본다. 그녀는 명백히 경계하는 모습으로 나를 보고 있다. 「남동생이야」라고 나는 애써 밝게 말했지만, 그게 오히려 본격적으로 맛 간 사람 같아서 웃을 수밖에 없었지. 「……남동생, 별로 좋아하지 않는군요?」 미야기는 경멸하는 듯이 말했다. 「그다지」라고 나는 끄덕였다. 옆방에서 벽을 치는 소리가 났다. 5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00:43.05 ID:uxwqRYpB0 깨진 글라스를 치우거나 하고 있으니, 내 취기는 안 좋은 느낌으로 깨기 시작했다. 이대로 완전히 알코올이 빠져나가면, 최악의 정신상태가 될 것이 눈에 선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생각해보면, 이것도 역시 최악의 선택이었지. 나라는 녀석은, 자신의 인생을 나쁜 방향으로 굴러가게 하는데 있어선 일류다. 전화를 건 상대는, 고교시절때 가장 친했던 녀석이었다. 몇 개월간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 만나지 않을래」같은 억지를 말하는 나에게, 친구는 「지금부터 거기로 갈게」라고 흔쾌히 응해주었다. 그 때는, 조금 구원받은 기분이었지. 아직 나를 신경써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5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03:11.81 ID:uxwqRYpB0 이 이상은 없을 정도로 한심한 얘긴데, 친구를 만날 때, 나에겐 약간의 속셈이 있었다. 이 미야기라는 아이, 겉모습은 그런대로란 말이지. 붙임성은 없지만, 행동이 귀엽다. 그 아이가 내 뒤를 계속 따라온다는 거지.그야 뭐, 그게 감시원의 일이니까. 그래서, 슈퍼를 돌아다니는 도중, 난 생각한 거야. 주변에는, 우리들 연인사이로 보이지 않을까, 라고. 오히려 그 외에 뭐로 보인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친구가 그런 착각을 해주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어. 귀여운 아이를 데리고 다닌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던 거야. 듣는 쪽이 부끄러워질 동기지? 하지만 나한테는 절실했어. 5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07:06.57 ID:uxwqRYpB0 레스토랑의 테이블에 도착하니, 미야기는 내 옆에 앉았다. 나는 만족해서, 빨리 친구가 오지 않을까 근질근질했었지. 시계를 본다. 약간 도착하는 게 빨랐던 모양이다. 친구가 올 때까지 커피라도 마시며 기다리기로 했다. 웨이트리스가 와서, 나는 내 주문을 말한 뒤, 미야기를 향해서, 「너는 괜찮아?」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어색한 듯한 얼굴을 했다. 「……저기, 처음에 말하지 않았던가요?」 「뭐를?」하고 나는 다시 물었다. 「저는, 당신 외에는 볼 수 없어요. 목소리도 들리지 않고, 만져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미야기는 웨이트리스의 옆구리를 찔렀다. 확실히, 무반응이었다. 5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09:09.72 ID:uxwqRYpB0 나는 시선을 들어 웨이트리스의 얼굴을 보았다. 「우와아……」라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지. 이거 저질러버렸군, 하고 생각했다. 한동안은 부끄러워서 얼굴이 새빨갰다. 이렇게 되면, 친구에게 여자아이를 자랑한다는 작은 꿈도 이룰 수 없다는 거다. 이중삼중으로 비참했지. 내 경우엔, 수명이나 건강이나 시간 같은 거 보다, 비참함을 파는 편이 훨씬 돈이 될 것 같다. 그냥 돌아가버릴까하고도 생각했지만, 거기서 딱 친구가 나타나버렸어. 우리는 과장스럽게 재회의 기쁨을 나누었다. 반쯤은 자포자기였지. 이제 솔직히 아무래도 좋았어. 5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14:10.69 ID:uxwqRYpB0 고교시절, 우리는 불만덩어리였다.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우리는 맥도날드에 앉아서, 몇 시간이고 같이 불평을 얘기했었지. 분명, 당시의 우리들이 진짜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행복해지고 싶다아」라는 한 마디였겠지. 그래도 그걸 말로 하는 게 두려워서, 우리들은, 몇 시간이나 저주의 말을 하며 기분전환을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한 친구는, 확실히 불평을 얘기하고 있지만, 그 때와는 무언가가 근본적으로 변해버렸다. 뭐라고 할까, 그것은 현실적이고 타당한 불평이었지. 그 시절의 억지스럽고 비현실적이며 어긋난 불평과는 다르다. 지금의 그가 말하고 있는 것은, 알바에 대한 불평이나, 여친에 대한 불평이나, 그런 것이다. 57: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18:21.31 ID:uxwqRYpB0 나는 견딜 수 없어져서 말이야. 친구의 이야기는 노골적으로 자랑으로 변해가고, 옆에서는 미야기가 소곤소곤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나는 두 사람이 동시에 말을 걸어오는 게 정말 싫어서, 그런 일을 당하면, 머리가 깨질 것 같아져. 그래서, 간단히 한계를 맞이했다. 뭐, 원래도 여유가 없었던 것도 있었겠지. 정신 차리니, 나는 미야기에게 「닥치고 있어!」라고 고함치고 있었다. 가게 안에 정적이 흘렀었지. 수초 후, 한 번에 핏기가 가셨다. 친구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나는 돈을 두고 자리를 떠났다. 드디어 정신이상자처럼 되기 시작했네. 이거야 30만도 못 받을 만하다. 5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20:36.35 ID:uxwqRYpB0 나는 밤길을 걸어 돌아갔다. 취기는 완전히 깨어, 몸은 안 좋은 주제에, 눈은 완전히 선명했다. 조금도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나는 텔레비전을 보려고 생각했지만, 그러고 보니 스스로 글라스를 던져 망가뜨렸었다. 다행이 소리만은 나오는 것 같으니까, 나는 그걸 거대하고 불친절한 라디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캔맥주를 따서, 프레츠를 안주삼아 마신다. 미야기는 내 관찰기록을 적는 듯했다. 내가 레스토랑에서 저지른 멍청한 짓에 대해서 적고 있겠지. 6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22:21.16 ID:uxwqRYpB0 「저기, 아깐 고함쳐서 미안했어」라고 나는 말했다. 「확실히, 네가 말한 대로였어. 나는 적당한 거짓말이라도 해서, 빨리 가게를 나와야 했어」 「그러네요」라고 미야기는 이쪽을 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그거 다 쓰면, 같이 마시지 않을래?」 「마시길 원하는 건가요?」라고 그녀가 물었다. 「그야 뭐. 외로우니까」라고 솔직히 대답하니, 「죄송하지만, 일하는 중이라 무리입니다」라고 거절당했다.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라고 라는 거다. 새벽이 밝아오고, 작은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기 시작한다. 미야기는 1분 자고 5분 일어나 있는 사이클로 나를 감시하고 있는 듯했다. 뭐랄까, 터프하네. 나한테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 6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27:37.89 ID:uxwqRYpB0 저녁이 되어, 나는 눈을 떴다. 갑자기 믿기 힘들지도 모르지만, 원래 나는 제법 성실한 성격이다. 12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나는 게 기본이고 말이지. 저녁놀을 맞으면서 눈을 뜨는 건, 신선한 느낌이었다. 방구석을 보니, 미야기는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어느 샌가 샤워를 한 듯, 근처를 지나갈 때 비누향기가 났다. 똑같은 내 방인데, 미야기가 있는 주변만은 완전히 이질적인 공간 같은 느낌이었지. 나는 전의 리스트를 바라보고, 오늘은 유서를 쓰기로 했다. 근처의 상점에서 편지지를 사와, 나는 만년필을 손에 쥐었다. 6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33:55.22 ID:uxwqRYpB0 편지 같은 거 오랜만에 쓰네, 라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편지를 쓴 게 언제였지? 나는 기억을 더듬는다. 아마도 그건, 초6의 여름. 그 여름, 반에서 다 같이 타임캡슐을 묻었다. 은색의 공 모양 캡슐에, 당시의 보물 하나랑, 미래의 자신에게 쓴 편지를 넣었었지. 모두들, 열심히 적었었지. 의외로 재밌다고, 그거. 20세가 되면 그걸 파내자고 정했었지만, 현재, 아무 연락도 받지 않았다. 나만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십중팔구, 담당한 녀석이 잊어버린 거겠지. 6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35:48.10 ID:uxwqRYpB0 거기서 나는 생각한 거야. 어차피 아무로 파내지 않을 거라면, 나 혼자서 타임캡슐을 파내야지, 하고 말야. 그런 노스탤직하고 로맨틱한, 달콤한 감상에 빠지게 해주는 것을 나는 원하고 있었다. 밤이 되자, 나는 전차로 초등학교에 향했다. 모종삽을 헛간에서 빌려와, 나는 체육관 뒤로 가서, 구멍을 파기 시작했다. 금방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묻은 장소가 기억나지 않아서 말이지. 미야기는, 계속해서 구멍을 파는 나를, 가까이에 앉아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엄청 기묘한 광경이었겠지. 6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42:30.66 ID:uxwqRYpB0 결국 타임캡슐을 찾은 것은, 구멍을 파기 시작하고 3시간 정도로, 그 때엔 삽을 쥔 손은 물집투성이, 몸은 땀투성이, 신발은 흙투성이였다. 가로등 밑에 가서, 나는 타임캡슐을 열었다. 내 편지만 꺼내려고 생각했었지만, 이렇게나 고생했으니, 차라리, 전부 훑어볼까하고 나는 생각했다.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반 친구의 편지를 연다. 그 순간까지 나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편지에는, 마지막에, 이런 칸이 있었어.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입니까」라는 칸이 말이야. 6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47:25.29 ID:uxwqRYpB0 지금까지의 흐름에서 예상은 하겠지만, 거기에 내 이름을 적은 녀석은, 한 명도 없었다. 역시나, 하고 나는 묘하게 납득해버렸다. 가장 빛나고 있던 초등학교 시절마저, 이 모양이다. 단지, 한 가지 위안은 있었다. 예의 소꿉친구 말인데, 그 아이만은, 「최고의 친구」에는 적혀있지 않았지만, 편지의 내용 중에 내 이름을 꺼내주었다. 아니, 이걸 위안이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제법 허무한 이야기지만. 내 편지와 소꿉친구의 편지만 꺼내고, 나는 타임캡슐을 원래 있던 장소에 다시 묻었다. 떠날 때, 미야기가 타임캡슐을 묻은 장소 위에 서서, 땅을 발로 콩콩하고 고르게 하고 있던 것이 기억난다. 6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51:48.68 ID:uxwqRYpB0 막차는 수시간전에 역을 지나갔었다. 나는 역의 딱딱한 의자에 엎드려 누워 첫차를 기다렸다. 이상하게 밝은데다 벌레도 많아서, 자기에는 최악의 환경이었지. 한편, 미야기는 전혀 아무렇지 않은듯이. 스케치북을 꺼내서, 건물 안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근무의 일환이려나, 하고 생각하면서 나는 잠들었다. 첫차시간보다 몇 시간 일찍 눈을 뜬 나는, 밖에 나가 자판기에서 아이스커피를 샀다. 이상한 데서 자는 바람에, 몸 여기저기가 아팠다. 아직 주변은 약간 어두웠다. 건물 안으로 돌아가니, 미야기가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뭐랄까, 인간다운 모습을 드디어 본 것 같네. 아아, 저 아이도 기지개 같은걸 하는구나, 하고 감동했다. 7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5:58:28.79 ID:uxwqRYpB0 감동과 함께, 내 안에서, 묘한 감정이 자라났다. 남은 인생이 3개월이라는 상황 때문인지도 모른다. 계속 반복되는 실망 때문인지도 모르고, 연속된 긴장, 피로나 아픔 때문인지도 모른다. 막 일어난 탓에 잠꼬대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단순히 미야기라는 아이가 취향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뭐 아무래도 좋다. 아무튼 그 때, 갑자기 나는, 미야기에게 「심한 짓」을 하고 싶어졌었어. 자포자기의 표본이라는 느낌이지. 어쩔 수 없다. 7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6:02:13.72 ID:uxwqRYpB0 미야기에게 다가가서, 나는 물었다. 「저기 감시원씨」 「무슨 일인가요」하고 미야기는 얼굴을 들었다. 「만약 지금 여기서, 내가 너한테 난폭한 짓을 한다면, 본부 같은데서 나를 죽일 때까지, 어느 정도 걸려?」 그녀는 딱히 놀라지 않았다. 차가운 눈으로 나를 보고, 「1시간도 걸리지 않겠죠」라고만 대답했다. 「그럼, 수십 분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건가?」 그렇게 내가 물으니, 그녀는 나에게서 눈을 돌리고, 「아무도 그런 말은 하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한동안 침묵이 계속되었다. 이상하게도, 미야기는 도망가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저 지긋이, 자신의 무릎을 바라보고 있었다. 7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6:05:02.42 ID:uxwqRYpB0 「……위험한 직업이구나」 그렇게 말하고, 나는 미야기의 두 칸 옆에 앉았다. 그녀는 나에게서 눈을 돌린 채로,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내 신경의 흥분은 완전히 가라앉아있었다. 미야기의 포기한 듯한 눈을 보고 있었더니, 이쪽까지 슬퍼져 왔던 거야. 「나 같은 녀석, 적지 않지? 죽음 앞에 머리가 이상해져버려서, 감시원에게 분노의 창끝을 향하는 녀석」 미야기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하면 편한 케이스에요. 더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는 사람, 잔뜩 있었으니까요」 7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6:10:42.28 ID:uxwqRYpB0 「……어째서, 그런 위험한 일을, 너 같이 젊은 애가 하고 있는 거야?」 내가 그렇게 물으니, 미야기는 조금씩 얘기하기 시작했다. 얘기에 따르면, 그녀에겐 빚이 있는듯했다. 원인은 그녀의 모친에게 있다고 한다. 결코, 대단한 인생도 아닌 주제에, 사채까지 해서 수명을 마구 사들인 듯하다. 그런데도 병으로 간단히 죽어버려서, 그 청구서를 이 아이가 지불하게 됐다던가. 상쾌할 정도로 기분이 더러워지는 이야기였지. 7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6:12:54.90 ID:uxwqRYpB0 「사채 말입니다만, 제 수명을 전부 팔아서, 겨우 갚을 수 있을지 어떨지 한 금액이에요. 까딱하면 멋대로 수명을 팔 뻔했지만, 거의 포기했을 때, 이 감시원 일을 소개받은 거에요. 이 일, 힘들긴 하지만, 벌이는 굉장히 좋아요. 이대로 계속 한다면, 제가 50세가 될 쯤에는, 전부 갚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0세가 될 쯤에는”, 인가. 이거 또, 힘 빠지게 하는 이야기였다. 그녀는 마치 그것이 구원인 듯이 얘기했지만, 자기가 뭘 한 것도 아닌데, 앞으로 수십 년, 나 같은 녀석을 계속 상대하지 않으면 안 된단 거잖아? 7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6:15:42.86 ID:uxwqRYpB0 「그런 인생, 전부 팔아버리면 되잖아. 50세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보장 같은 건 없잖아?」 내가 그렇게 말하니, 그녀는 조금 곤란한 듯한 얼굴을 했다. 「확실히, 실제로, 감시원업무를 하는 중에 감시대상에게 살해당하는 사람도, 잔뜩 있어요. 하지만……봐요, 간단히 결정할 순 없어요. 언젠가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렇게 말하곤, 50년 동안 무엇 하나 얻지 못한 채로 죽어간 남자를, 난 한 명 알고 있다구」 「그거, 저도 알고 있어요」라고 미야기는 약간 미소지었다. 왠지 기뻤었지. 내 농담에 그녀가 웃어준 것이. 8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6:21:15.37 ID:uxwqRYpB0 첫차에 타고, 양복이나 교복에 둘러싸인 채, 나는 주변의 시선은 신경 쓰지 않고 미야기에게 말을 걸었다. 「타임캡슐 안에 말이야, 『최고의 친구』에 나를 골라준 사람은 없었지만, 그래도 역시 소꿉친구 그 아이만은, 내 이름을 편지에 적어주었어」 물론, 주변에는 미야기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까, 혼잣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완전히 수상한 사람이다. 미야기는 걱정스런 얼굴로 말한다. 「저기, 다들 보고 있어요.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거에요」 「됐어. 생각하라 그래. 실제로, 이상한 사람이니까. ……그래서 말이야, 역에서 다시 생각했는데, 역시 나한테 있어서, 설령 어떻게 바뀌어버렸더라도, 소꿉친구는, 내 인생 그 자체야」 8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6:23:56.15 ID:uxwqRYpB0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요?」 「마지막으로 한번만, 그녀와 만나서 얘기하고 싶어. 그리고, 나에게 인생을 준 감사표시로, 내 수명을 팔아 얻은 30만을, 그녀에게 주고 싶어. 아마 넌 반대하겠지만, 별로 상관없잖아, 내 수명을 팔아서 번 내 돈이니까」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별로 반대하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전차 안에서 얘기하는 건, 이제 그만하죠. 보고 있는 쪽이 부끄러워요」 라고 말하면서도, 미야기는 묘하게 즐거워 보였다. 집에 돌아가지 않고, 나는 그대로 거리로 향했다. 토스트와 삶은 계란을 커피와 함께 뱃속으로 넘기고, 나는 심호흡을 한 후, 소꿉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89: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9:54:19.48 ID:uxwqRYpB0 밤이면 만날 수 있다, 고 소꿉친구는 말해주었다. 상황은 좋았다. 이쪽도 여러 가지로 준비가 필요한 게 있으니까. 나는 미야기의 손을 잡고, 붕붕 흔들면서 걸었다. 길을 걷는 사람들에겐 혼자서 그렇게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는 기분이 들떠있었기에, 아무래도 좋았다. 미야기는 곤란하다는 얼굴로 나에게 끌려 다니기만 했었지. 먼저 미용실에 가서, 2시간 후로 예약을 넣은 나는, 가게로 가서 옷과 신발을 사고, 그 자리에서 갈아입었다. 새 옷을 사는 것은 정말로 몇 년 만이었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머리를 자른 내 모습은, 왠지 내가 아닌 누군가 같았다. 미야기도 완전히 같은 감상을 말했다. 「왠지, 마치 다른 사람 같네요」 솔직히 말해서 기뻤다. 나, 나쁘지 않잖아! 9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19:57:37.40 ID:uxwqRYpB0 약속시간까지 한가했으니까, 나는 미야기에게 부탁해서, 소꿉친구와 만났을 때의 예행연습을 하기로 했다. 어제 친구와 만났던 레스토랑에 들어가, 훈련을 시작한다. 정면에 앉은 미야기를 향해 나는 미소 짓고, 「어때 미야기, 괜찮게 보여?」라고 묻는다. 주위에서 보면, 벽을 향해 미소 짓고 있는 이상한 사람이다. 미야기는 샌드위치를 오물오물 먹으면서 대답한다. 「음ー, 약간 미소가 굳어있네요. 평소에 웃지 않으니까, 표정 근육이 약해진 거에요」 「그런가. 그럼, 밤까지 단련해 보이겠어」 나는 몇 번이나 웃거나 진지한 표정을 짓거나 하는 걸 반복한다. 「……당신, 뭐랄까, 재밌네요」 「아아. 매력적이지? 반하지 않게 조심하라구?」 「조심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심경변화가 격한 사람이네요」 실제로, 제법 들떠있었어, 그 때는. 9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02:56.34 ID:uxwqRYpB0 전화 하고나서 소꿉친구를 만나기까지 대략 8시간 정도 시간이 있었지만, 나에겐 27시간 정도로 느껴졌었지. 5초에 한번 정도 손목시계를 봤던 것 같다. 아슬아슬한 때까지, 미야기와 훈련하고 있었다. 어떻게하면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가, 카페 구석에서, 둘이서 시행착오를 하고 있었지. ――그리고, 드디어 약속 시간이 왔다. 약속장소에 와준 소꿉친구를 보고, 나는 그 겉모습이나 말투의 변화에 당황하면서도, 웃는 방법이나 행동이 변하지 않은 것을 알아채고, 그것만으로, 정말로 전화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랜만이야」라고 그녀가 말했다. 「잘 지냈어?」 「잘 지냈지, 너는?」라고 나는 대답했지만,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내가 잘 지낸다고 하는 것도 웃기지. 9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08:12.45 ID:uxwqRYpB0 겉모습에 제법 돈을 들인 덕분인지, 소꿉친구는 나를 마음에 들어 한 것 같았다. 「꽤 변했네」라고 말하며 찰싹 붙어온다. 뭐라고 할까, 할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훈련의 성과와, 미래를 알고 있기에 나오는 여유도 있어서, 나는 제법 좋은 인상을 소꿉친구에게 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나란 녀석은 말이지, 정말로 모든 일을 엉망으로 만들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는 모양이야. 근황을 얘기하고 싶어 하는 소꿉친구를 가로막고, 무려 나는, 수명을 판 것에 대해서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저기 말야, 나, 남은 목숨이 3개월 밖에 없어」라고 동정을 사는 듯한 태도로 얘기하기 시작했어. 9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14:48.55 ID:uxwqRYpB0 마음 속 어디선가 나는, 이 소꿉친구라면, 내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준다, 나에게 깊게 동정해, 위로해준다고 믿고 있었지. 하지만 얘기를 시작하고 5분도 지나지 않아, 소꿉친구는 지루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바보취급하는 듯한 얼굴로, 「흐ー응?」같은 말을 하는 걸. 물론 잘못된 건 나고, 나쁜 건 나다. 나라도 갑자기, 수명을 사들이는 가게가 어떻니, 감시원이 이렇니, 하는 말을 들어도, 믿지 않겠지. 크게 웃지 않은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소꿉친구는 「잠시 실례」라고 말하고 일어섰다. 화장실이라도 가는 거겠지, 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 직후에, 주문한 요리가 2인분 나왔다. 나는 빨리 다음을 얘기하고 싶어서 어쩔 줄 몰랐었다. 하지만 소꿉친구는 돌아오지 않았다. 요리가 식을 때까지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또 다시 나는 "저질러 버렸다"는 거다. 9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20:09.76 ID:uxwqRYpB0 나는 식은 파스타를 천천히 먹었다. 조금 있으니, 미야기가 정면에 앉아, 소꿉친구 몫의 파스타를 마구 먹기 시작했다. 「식어도 맛있네요」라고 미야기는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게를 나가, 나는 역 앞의 다리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서, 소꿉친구에게 넘겨줄 예정이었던 30만 엔이 든 봉투를 가슴에서 꺼내, 길가는 사람에게, 한 장씩 나누어주며 걸었다. 「그만둬요, 이런 거」라고 미야기가 말한다. 「별로 남에게 민폐 끼치는 것도 아니잖아」라고 나는 답한다. 이녀석이고 저녀석이고, 받은 것이 돈이라는 걸 알자, 얇아빠진 감사 인사를 하거나, 이상하다는 듯한 얼굴을 했다. 거절하는 녀석도 잔뜩 있었고, 더 넘기라고 하는 녀석도 있었다. 9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23:15.89 ID:uxwqRYpB0 30만은 눈 깜짝할 새에 사라졌다. 나는 기세가 넘쳐, 지갑에 있는 돈까지 손댔다. 분명 나는, 누군가 신경써주길 바란 거겠지. 「무슨 일 있었나요?」라던가 물어주길 바랐던 거겠지. 33만 엔을 다 나누어주고 나서, 나는 길 한가운데서 멍하게 서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불쾌한 듯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택시비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건물의 그림자가 진 벤치에서 잤다. 바로 위에 기울어진 가로등이 있었고, 계속 점멸하고 있었다. 미야기도 정면의 벤치에서 자는 듯했다. 여자아이에게 심한 일을 시켜버렸네. 「먼저 돌아가도 괜찮다구?」 내가 미야기에게 그렇게 말하니,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랬다간 당신, 자살이라도 할 것 같으니까요」 97: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27:15.69 ID:uxwqRYpB0 잠들 때까지, 나는 바로 위에 펼쳐진 별빛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최근, 밤하늘을 볼 기회가 늘었다. 7월의 달은, 예쁘다. 내가 놓친 것뿐이고, 5월도 6월도 그랬을지도 모른다. 나는 언제나처럼, 잠들기 전의 습관을 시작했다. 머릿속에, 가장 좋은 경치를 떠올린다. 내가 원래 살고 싶었던 세계에 대해, 하나부터 생각한다. 5살쯤부터, 계속 하고 있는 습관이었다. 어쩌면, 이 소녀적인 습관이 원인으로, 내가 이 세계에 어울리지 못하게 된 걸지도. 9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30:22.27 ID:uxwqRYpB0 6시 정도에 눈을 뜨고, 나는 걸어서 아파트까지 돌아갔다. 거리 외곽에선 아침시장이 열려, 이른 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 4시간 정도 걸어, 겨우 아파트에 도착했다. 그저께의 일도 있어, 양팔 양다리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 좀 더 편하게 살 수는 없는 걸까, 나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잤다. 침대만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나는 침대가 정말 좋다. 역시나 미야기도 제법 피곤했던 듯, 감시도 정도껏, 곧장 샤워를 하고, 방구석에서 꾸벅꾸벅하고 있었다. 99: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33:47.33 ID:uxwqRYpB0 책상 위에는, 쓰다만 유서가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쓰는 것은 뭔가 바보 같았다. 아무도 내 말 같은 건 신경 쓰지 않는다. 만나고 싶은 사람도 없고, 이렇게 되면, 드디어 할 일이 없어져버렸다. 돈을 마구 쓰려 해도 돈은 어제 다 나눠 줘버렸고. 「뭔가 그 밖에 좋아하는 건 없나요?」 미야기는 나를 격려하듯이, 그렇게 물었다. 「하고 싶었지만, 참고 있던 일이라던가」 거기서 제법 진지하게 생각해봤는데, 나, 아무래도 좋아하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라, 지금까지 뭘 즐거움 삼아 살았었더라? 10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37:32.94 ID:uxwqRYpB0 예전에 취미였던 독서나 음악감상도, 어디까지나 「살아가기 위한」 것이었지. 인생과 타협하기위해 음악이나 책을 이용하고 있었다. 막상 남은 인생이 3개월이 되니,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나는 삶의 보람이 없구나. 자기 전의 공상만을 즐거움으로 살아온 점이 없잖아 있군. 감시원은 말한다, 「별로 무의미한 것이라도 좋아요. 제가 담당한 사람 중에는, 남은 2개월 전부를, 달리는 경트럭의 짐칸에 누워서 하늘을 올려보는데 소비한 사람도 있어요」 「한가하네, 그건」하고 나는 웃었다. 10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40:35.29 ID:uxwqRYpB0 거기에 미야기는, 이렇게 말했다. 「생각할 때는, 밖을 걷는 게 제일이에요. 마음에 드는 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죠」 좋은 아이디어잖아, 하고 나는 생각했다. 점점 이 아이는, 나에게 상냥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혹시, 감시원은 감시대상에 대해 접하는 방법이 정해져있고, 그녀는 그에 따르고 있을 뿐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미야기의 어드바이스를 따라 밖을 걸었다. 엄청나게 햇빛이 강한 날이었지. 머리가 탈 것 같았다. 금방 목이 말라 와서, 나는 자판기에서 콜라를 샀다. 「아」, 하고 나는 작은 소리를 냈다. 10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44:32.07 ID:uxwqRYpB0 「왜 그러시죠?」 「……아니, 정말로 별 볼일 없는 일인데. 좋아하는 거, 딱 하나 있었다는 걸 기억해냈어」 「말해주세요」 「나, 자동판매기가 정말로 좋아」 「하아. ……어떤 부분이 좋은 건가요?」 「뭘까. 구체적으로는 스스로도 모르겠지만, 어릴 때, 나는 자판기가 되고 싶었어」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미야기는 나를 바라보았다. 10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51:29.82 ID:uxwqRYpB0 「저기, 확인하겠는데, 자판기란 건, 커피라던가 콜라 같은 걸 파는 그거죠?」 「아아. 그 외에도, 구운 주먹밥, 타코야키,아이스크림, 햄버거, 핫도그, 감자튀김, 콘비프샌드, 컵라면…… 자판지는 정말로 다양한 것을 제공해주지.일본은 자판기대국이라구. 발상도 일본이야.」 「응ー그……개성적인 취미네요」 어떻게든 미야기는 응원해준다. 실제로, 별 볼일 없는 취미다. 보는 방법에 따라서는, 철도 마니아를 좀 더 수수하게 한 듯한 취미. 별 볼일 없는 인생의 상징이군, 하고 스스로 생각한다. 10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54:05.52 ID:uxwqRYpB0 「그래도, 왠지 알 것 같아요」 「자판기가 되고 싶다는 기분이?」 「아뇨, 아무래도 거기까진 이해하기 힘들지만. 자판기는, 언제든지 그곳에 있어주니까요. 돈만 내면, 언제든지 따뜻한 걸 주고. 뚜렷한 관계라던가, 불변성이라던가, 영원성이라던가, 왠지 그런걸 느끼게 해주네요」 나는 조금 감동마저 받았다. 「굉장하네. 내가 말하고 싶은걸 확실하게 나타내고 있어」 「감사합니다」하고 그녀는 기쁘지 않은 것처럼 말했다. 10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0:56:48.97 ID:uxwqRYpB0 그렇게 해서, 나의 자판기 순회의 나날이 시작되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골길을 종종종 달린다. 자판기를 발견할 때마다 무언가를 사고, 덩달아 싸구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다. 별로 현상할 생각은 없지만, 왠지 말이지. 그런 무익한 행위를 며칠간 반복했다. 이런 별 볼일 없는 취미 하나에 있어서도, 나보다 훨씬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잔뜩 있고, 그 사람들에겐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전혀 상관없었다. 왠지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카브110은 다행히도 2인승이었기에, 미야기를 뒤에 태우고, 여러 군데를 돌 수 있었다. 겨우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날씨도 좋아서, 나의 생활은 한순간에 한가롭게 바뀌었다. 11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07:57.50 ID:uxwqRYpB0 들판에 앉아서, 나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옆에서는, 미야기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일 안 해도 되냐?」라고 말을 거니, 미야기는 손을 멈추고 내 쪽을 향해서, 「지금의 당신, 나쁜 짓을 할 것 같지 않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럴까나」라고 한 뒤, 나는 미야기의 옆으로 가서, 그녀가 선으로 그림용지를 덮어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과연, 그림이란 그렇게 그리는 건가, 하고 나는 감탄했다. 「그래도, 그렇게 잘 그리지는 않네」라고 내가 놀리니, 「그러니까 연습하는 거에요」하고 미야기는 잘난 듯이 말했다. 「지금까지 그린 거, 보여 줘」라고 부탁하니, 그녀는 스케치북을 닫고 가방에 넣고는, 「자, 슬슬 다음 장소로 가죠」라고 나를 재촉했다. 11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11:56.75 ID:uxwqRYpB0 어느 날, 내가 눈을 뜨고 방구석을 보니, 거기엔 항상 있던 아이의 모습이 없고, 대신에, 본 적 없는 남자가 나른한 듯이 앉아 있었다. 「……원래 아이는?」하고 나는 물었다. 「휴일이야」하고 남자가 대답했다. 「오늘은, 내가 대리다」 그런가, 감시원에게도 휴일이라던가 있구나. 「헤에」하고 나는 말한 뒤, 다시 한 번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노점상 같은 데 있을 듯한, 수상쩍은 남자였다. 굉장히 자비 없는 느낌으로 존재감을 마구 뿌리고 있었지. 11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16:17.23 ID:uxwqRYpB0 「네 수명, 최저가였던 듯하군?」 남자는 노골적으로 나를 놀리듯이 말한다. 「굉장해 굉장해. 그런 녀석 있구나」 「굉장하지? 될 수 있는 방법 가르쳐줄까?」 내가 담담하게 얘기하자, 남자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헤에, 너, 제법 여유 있는 모양이군?」 「아니, 지금 걸로 확실히 상처받았어. 강한 척 하는 거지」 남자는 내 발언이 마음에 든 듯, 「너 같은 녀석, 싫지 않아」라며 웃었다. 11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18:28.43 ID:uxwqRYpB0 감시원이 남자가 되었기에, 나는 꽤 편하게 있을 수 있게 되었다. 남자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말한다. 「여자아이가 옆에 있으면 침착하게 못 있겠지? 왠지 폼 잡고 싶어지지. 이해해」 「그렇지. 네 옆은 진정돼. 너한테 라면, 어떻게 보이든 상관안하니까.」 나는 『피너츠』를 읽으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미야기 앞에서는 부끄러워서 읽을 기분이 나지 않았던 책. 그렇다, 사실을 말하면, 나는 피너츠를 정말로 좋아한다. 「그렇겠지. ……아아 그래, 그런데 너, 결국, 수명을 판 돈은 뭐에 썼지?」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혼자서 큭큭하고 웃었다. 11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21:32.39 ID:uxwqRYpB0 「한 장씩 나눠주고 다녔어」하고 나는 대답했다. 「한 장씩?」하고 남자는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아. 1만 엔을 30장, 30명에게 1장씩. 사실은 누군가에게 줄 생각이었지만, 생각이 바뀌었어」 그러자 남자는 배꼽이 빠질 듯이 웃었다. 그리고,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 거야. 「저기, 너――설마, 진짜로 자기 수명이 30만이라는 말을 믿은 거냐?」 11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25:56.79 ID:uxwqRYpB0 「무슨 뜻이지?」하고 나는 남자에게 물었다. 「무슨 뜻이고 자시고, 말 그대로의 의미다. 정말로 자신의 수명, 30만이라고 생각한 건가?」 「그야……처음엔, 너무 싸다고 생각했지만」 남자는 땅을 치며 웃는다. 나는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그런가 그런가. 내가 얘기할 수는 없지만, 뭐, 다음에 그 아이랑 만나면, 직접 물어봐. 『내 수명, 정말로 30만인건가?』라고 말야」 11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28:34.12 ID:uxwqRYpB0 다음날 아침, 아파트에 온 미야기에게, 나는 남자가 말한 것을 물어보았다. 「물론이에요」하고 그녀는 대답했다. 「안타깝지만, 당신의 가치, 그런 거에요」 「흐응」하고 내가 깔보는 듯한 태도로 말하자,미야기는 내가 뭔가를 알아챘다는 것을 눈치 챈 듯, 「대리로 온 사람에게, 무슨 말 들었나요?」하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단지, 다시 한 번 확인해보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야」 「……그런 말 하셔도, 30만은 30만이에요」 계속 시치미를 뗄 생각인 것 같군. 13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37:09.37 ID:uxwqRYpB0 「처음엔, 네가 슬쩍 한 거라고 생각했었어」 미야기는, 약간 눈을 크게 뜨고 이쪽을 봤다. 「내 원래 가치는 3천만이나 3억인데, 네가 몰래 횡령했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아무리해도 믿을 수 없었지. 뭔가 나는 근본적인 착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어. 그래서 밤새 계속 생각해서, 문득 깨달았어. ――애초에 나는, 전제부터 틀렸었구나. 어째서 수명 1년에 1만 엔이라는 가격이, 최저매수가격이라고 믿은 거지? 어째서 사람의 일생이 원래 수천만이나 수억에 팔리는 게 당연하다고 믿은 것일까? 아마 쓸데없는 사전지식이 너무 많았던 거겠지. 자기 멋대로인 상식에 만사를 지나치게 끼워 맞춘 거지. 나는 좀 더, 유연하게 생각했어야했어」 나는 한 호흡 쉬고, 그리고 말했다. 「저기, 어째서 본 적도 없는 나에게, 네가 30만을 내줄 생각을 한 거야?」 14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41:52.62 ID:uxwqRYpB0 미야기는 내 말의 의미를 안 것 같았지만, 「무슨 말을 하시는지 전혀 모르겠네요」라고 말하고, 언제나처럼 방구석에 앉았다. 나는 미야기가 앉아 있는 위치의 대각선상에 있는 방구석으로 가서, 그녀와 똑같이 쪼그려 앉았다. 미야기는 그걸 보고, 아주 약간 미소지었다. 「네가 모른 척 하겠다면, 그걸로 괜찮아. 하지만 일단 말하게 해줘. 고마워」 내가 그렇게 말하자, 미야기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이런 일 계속 하고 있다 보면, 어차피 빚을 갚기 전에 죽어버릴 거에요. 만약 다 갚아서 자유의 몸이 된다고 해도, 즐거운 인생이 약속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아직, 이런 일에 쓰는 게 나아요」 14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44:51.06 ID:uxwqRYpB0 「실제로는, 내 가치는 얼마였어?」 미야기는「……30엔이에요」하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전화 3분 정도의 가치인가」하고 나는 웃었다. 「미안해, 네 30만, 그런 식으로 써버려서」 「그래요. 좀 더 자신을 위해서 써주길 바랐어요」 화난 듯이 말하면서도, 미야기의 목소리는 상냥했다. 「……그래도, 기분은 충분히 이해해요. 내가 당신에게 30만을 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이니까요. 쓸쓸해서, 슬퍼서, 허무해서, 자포자기한 거에요. 그래서, 극단적인 이타적 행위를 하거나 하는 거죠」 15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47:25.60 ID:uxwqRYpB0 「그래도, 풀죽거나 하지 않아요. 적어도 저에게 있어선, 지금의 당신은 3천만이나 3억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에요」 「이상한 위로는 그만둬」하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진짜에요」하고 미야기는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너무 상냥하게 하면, 오히려 비참해져. 네가 상냥한 건 충분히 알고 있어. 그러니, 이제 됐어」 「시끄럽네요, 조용히 위로받아주세요」 「……그런 식의 말을 들은 건 처음이네」 「라기 보다, 이건 위로도 상냥함도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멋대로 말하고 있을 뿐이에요」 157: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55:50.93 ID:uxwqRYpB0 「……당신에게 있어선,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요」 그렇게 말하고, 미야기는 조금 부끄러운 듯이 고개 숙인다. 「저, 당신이 말을 걸어주는 게, 기뻤어요. 사람들 앞에서도 상관 않고 말을 걸어주는 것이, 굉장히 기뻤어요. 저, 계속 투명인간이었으니까. 무시당하는 게, 일이니까. 평범한 가게에서 얘기하면서 식사하거나, 같이 쇼핑하거나, 그런 사소한 일이, 저에겐 꿈같았어요. 장소도 상황도 상관없이, 어떤 때에도 한결같이 저를 "있는" 사람으로 대해준 사람, 당신이 처음이에요」 「그런 걸로 괜찮다면, 언제든지 해줄게」 그렇게 내가 얼버무리니, 미야기는 귀여운 웃음을 띄웠다. 「그러네요. 그래서, 좋아하는 거에요. 당신을」 없어질 사람을, 좋아해도, 소용없지만요.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쓸쓸한 듯이 웃었다. 15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7(火) 21:59:59.60 ID:uxwqRYpB0 나는 한동안 말을 할 수 없었지. 거의 머리가 멈춰버린 것 같이 돼버려서. 방심하면 또르륵 울어버릴 것 같았지. 어이어이, 이 타이밍에 그건 비겁하잖아, 라고. 이 때, 무의미하고 짧은 나의 여생에, 겨우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미야기의 한 마디는, 내 안에 엄청난 변혁을 일으킨 거다. 나는, 어떻게든 해서, 미야기의 빚을 전부 갚아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생이 백 엔도 되지 않는 이 내가, 말이다. 분수를 모르는 것도 정도가 있지. 23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2:11:39.81 ID:uxwqRYpB0 생활은 한순간에 변했다. 나는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어떻게 하면 남은 수개월로 미야기의 빚을 갚을 수 있지? 어떻게 하면 그녀가 안전한 생활을 하며 살게 할 수 있지? 이런 때에 복권이나 도박을 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다. 언제든지, 도박은 돈이 남는 녀석이 이기고, 복권은 변화를 바라지 않는 녀석이 당첨된다고. 나는 예전에 미야기가 해준 조언에 따라, 계속해서 거리를 걸어다니며 생각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어딘가에, 자신에게 딱 맞는 답이 굴러다닐 거라고 기대하면서. 그 동안은, 입에 제대로 된 음식을 대지 않았었다. 공복이 어느 일정한 선을 넘으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237: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2:15:55.35 ID:uxwqRYpB0 미야기는 그런 나를 걱정해서인지, 「저기, 자판기 순회로 돌아가요」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저도 자판기를 보는 게 좋아져버렸어요. 당신의 등에 매달려 있는 것도, 좋아하고」 그래도 나는 계속 걷고, 계속 생각했다. 시야는 점점 좁아지고, 사고도 기울어서, 전혀 아이디어 따위 떠오를 상황이 아니었지. 정신 차리고 보니, 전에 자주 방문하던 헌책방 앞에 있었다. 나는 점장인 할아버지의 얼굴이 그리워져서, 안으로 들어갔다. 할아버지는 언제나처럼, 야구중계를 들으면서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이 수십일 동안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그에게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런 일을 했다간 할아버지가 죄악감을 느낄지도 모르니까, 결국 그 가게에는 가지 않은 척 하기로 했다. 23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2:19:18.32 ID:uxwqRYpB0 별 의미 없는 대화를, 20분 정도 나누었다. 대화는 전혀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독특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지. 떠날 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다고 생각해요?」 할아버지는 라디오의 볼륨을 낮추었다. 「그렇구먼. 착실하게 해 나간다, 밖에 없지 않겠나? 그건 난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서도. 뭐라고 할까, 결국, 눈앞에 있는『할 수 있는 일』을, 하나하나 착실하게 해나가는 것 이상 나은 방법은 없단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 그건 『나 같은 인간의 조언을 믿지 않는다』라는 거다. 성공한 적이 없는 주제에 성공에 대해서 얘기하는 녀석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쓰레기뿐이니까 말이다.」 239: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2:22:28.59 ID:uxwqRYpB0 헌책방을 나온 나는, 그 길로, 언제나 다니던 CD샵으로 발을 옮겼다. 점원 형님에게는, 할아버지에게 한 것과 같은 거짓말을 했다. 한동안 최근 들었던 CD이야기를 한 후, 나는 이렇게 물었다. 「한정된 기간에 뭔가를 해내기위해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남을 의지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하고 그는 말했다. 「그치만, 자기 혼자의 힘으론, 아무것도 안되잖아요? 그렇다면, 타인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없잖아요. 저, 개인의 힘이라는 거 그렇게 믿지 않거든요」 24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2:26:24.50 ID:uxwqRYpB0 참고가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를 어드바이스였지. 밖은 어느 샌가, 여름 특유의 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가 가게를 나가려고 할 때, 좀 전의 형님이 우산을 빌려주었다. 「잘 모르겠지만, 뭔가 해내고 싶다면, 먼저 건강은 빼먹을 수 없으니까요」라고 하면서 말이지. 나는 우산을 쓰고, 미야기와 나란히 걸었다. 작은 우산이었으니까, 둘 다 어깨가 쫄딱 젖었다. 주변에서 보면 나는, 어긋난 위치에 우산을 쓰고 있는 바보로 보이겠지. 24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2:33:36.16 ID:uxwqRYpB0 「이런 거, 좋네에」하고 미야기가 웃는다. 「어떤 게 좋은 거야?」하고 나는 묻는다. 「주변에는 우스꽝스럽게 보이겠지만, 당신의 왼쪽 어깨가 젖는 것에는, 굉장히 따뜻한 의미가 있다, 라는 거에요」 「그런가」하고 나는 부끄러워하며 말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수줍쟁이씨」하고 미야기는 내 어깨를 두드렸다. 지나쳐가는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거기서, 나는 일부러 미야기와 계속해서 얘기했다. 여기까지 오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 게 역으로 즐거웠고, 무엇보다, 이렇게 하는 걸로 미야기는 기뻐해주니까. 내가 우스꽝스러워질수록, 미야기는 웃어주니까. 24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2:38:53.96 ID:uxwqRYpB0 상점의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으니, 아는 얼굴이 나타났다. 같은 학부의, 인사 정도는 나누던 남자다. 그 녀석은 내 얼굴을 보자, 화난 듯한 얼굴로 다가왔다. 「너, 최근엔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나는 미야기의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이 아이랑 놀면서 돌아다니고 있었어. 미야기라고 해」 「웃기지도 않네」하고 그는 불쾌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말야, 쿠스노키. 전부터 생각했는데, 너 어딘가 아픈 거라고. 사람과 만나지 않고 자신의 껍질에 틀어박혀 있으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내가 당신 입장이었다면 같은 반응을 했을 거라 생각해. 하지만, 확실히 미야기는 여기에 있어. 거기에, 귀엽다구」 나는 그렇게 말하고 혼자서 크게 웃었다. 그는 질려버린 얼굴로 떠나갔었지. 24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2:49:25.70 ID:uxwqRYpB0 소나기였던 듯, 비는 곧 그치기 시작했다.하늘엔, 흐릿하게 무지개가 떠 있었지. 「저기, 아까는……감사했습니다」 미야기는 그렇게 말하고 나에게 어깨를 기댔다. ”착실하게”, 인가. 나는 헌책방 할아버지의 조언을 떠올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나에겐 할 수 있는 일이 있단 말이지. 『빚을 갚는다』라는 생각에 얽매여있었지만 말이야, 이렇게 내가 주변에 수상한 사람 취급 받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상당히 구원받는 거잖아. 그런 거다. 나는 그녀에게, 확실한 행복을 줄 수 있다. 눈앞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어째서 그걸 하지 않지? 24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2:54:27.22 ID:uxwqRYpB0 버스를 타고, 우리는 호수로 향했다. 거기서 내가 저지른 짓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눈썹을 찡그리겠지. 주위엔 혼자 온 손님으로 보일 것을 알면서도, 나는 「오리배」를 탔던 것이다. 직원 남자가 「혼자서?」같은 얼굴을 했기에, 나는 그에게는 보이지 않을 미야기를 향해, 「자, 가자구」라고 말을 걸어주었다. 직원, 반쯤 겁먹은 듯한 눈이었지. 미야기는 이상해서 어쩔 줄 모르는 듯이, 보트에 타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 웃고 있었다. 「그치만, 성인 남자 혼자서 오리배라구요?」 「왠지, 벽 하나를 넘어버린 느낌이 드네」하고 나는 말했다. 24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00:47.32 ID:uxwqRYpB0 혼자 오리배를 탄 후에도 나는, 혼자 관람차, 혼자 회전목마, 혼자 수족관, 혼자 시소, 혼자 수영장, 혼자 술집, 어쨌든 혼자서 하는 게 부끄러운 일은 거의 다 했었지. 뭘 하든지, 나는 적극적으로 미야기에게 말을 걸었다. 수시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손을 잡고 걸었다. 점점, 나는 불명예스러운 느낌의 유명인이 되어갔다. 내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손가락질 하며 웃는 사람도, 꽤 있었지. 단지, 행운이었던 건, 내가 언제나 행복한 듯한 얼굴이었으니까, 나를 보고 역으로 즐거운 기분이 되는 사람도 그럭저럭 있던 모양이다. 24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04:53.78 ID:uxwqRYpB0 그리고, 내 행위를 퍼포먼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늘기 시작했지. 나를, 실력이 뛰어난 판토마이머라고 칭찬하는 녀석도 있었다. 오히려, 「미야기 씨는 잘 지내?」라고 묻는 사람도 나타나기 시작해서 말야. 그래, 서서히지만, 미야기의 존재는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거야. 물론 모두들, 투명인간의 존재를 진짜로 믿은 건 아니고, 뭐라고 할까, 내 헛소리를, 공통의 “약속”으로써 취급해, 나에게 얘기를 맞춰주게 되었다, 라는 느낌. 나는 「불쌍하고 재밌는 사람」취급을 받게 되었어. 그 여름, 난 이 거리에서, 최고의 피에로였던 게 아닐까나ー. 좋든, 나쁘든. 249: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08:09.76 ID:uxwqRYpB0 그래그래, 술집에서 혼자 건배하고 있었을 때, 옆 자리의 남자가 말을 걸어 왔었다. 「그 때 그 사람이죠?」라고 했었다. 이쪽은 상대의 얼굴이 기억에 없었지만, 그 너무나도 음대생이라는 느낌의 남자는, 아무래도, 그 날 내가 1만 엔을 나눠준 한 사람인 듯 했다. 「최근, 당신의 소문을 자주 들어요. 마치 옆에 애인이 있는 듯이 행동하는, 혼자서 행복한 듯이 지내는 남자의 소문」 「그런 녀석이 있군요」라고 나는 말하고, 「들어본 적 있어?」하고 미야기를 돌아보았다. 미야기는 「모르겠네요ー」하고 말하며 웃었다. 남자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짓는다. 「……저기, 저한텐 왠지 알 것 같아요. 당신의 일련의 행위엔, 깊은 이유가 있는 거죠? 괜찮다면, 제게 얘기해주시지 않겠습니까?」 25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12:42.82 ID:uxwqRYpB0 그런 식으로 물어봐준 사람은 처음이었다. 나는 그의 손을 잡고, 깊은 감사를 말했다. 그리고나서 얘기했지, 지금까지의 일. 빈곤했던 것. 수명을 판 것. 감시원에 관한 것. 부모님에 대한 것. 친구에 대한 것. 타임캡슐에 대한 것. 미래에 대한 것. 소꿉친구에 대한 것. 자판기에 대한 것. 그리고, 미야기에 대한 것. 얘기하는 도중, 나는 그만 입을 잘못 놀려, 이런 말을 했다. 「본인에게 직접 말한 적은 없지만 말이죠, 전, 미야기를, 스스로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를 정도로, 깊이 사랑하고 있어요」 옆에 있던 본인은 술을 쏟을 뻔 했었지. 하지만 말 그대로, 내가 직접 미야기에게 「사랑해」같은 말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미야기의 반응이 재밌어서, 나는 마구 웃었었지. 251: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17:10.35 ID:uxwqRYpB0 「그렇기 때문에, 30만을 헛되이 써버린 것, 그리고 그녀를 의심해버린 것에 대해 보상이 하고 싶고, 무엇보다, 그녀의 빚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고 싶어요. 그 아이에겐, 이런 위험한 일을 계속 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진지해질수록, 세계는 흥이 깨진다. 남자는 미심쩍다는 듯한 얼굴이었지. 내 이야기 따위, 조금도 안 믿었던 거야. 아마 이 녀석은, 얘기라도 들어주면, 또 내가 돈을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거겠지. 252: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19:40.16 ID:uxwqRYpB0 남자가 떠나고, 내가 돌아갈 준비를 하자, 이번엔 뒤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죄송합니다. 엿들을 생각은 없었습니다만, 아까 이야기, 그만 끝까지 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싸구려 정장을 입은 아저씨는, 머리를 긁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솔직히, 어떻게 생각하셨죠?」하고 나는 물었다. 「그 아이, 분명, 거기에 있는 거죠?」 아저씨는 미야기가 있는 부근을 보면서 말했다. 「오오, 잘 아시네요. 그렇다구요, 귀여워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미야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야기는 간지러운 듯이 눈을 감고 있었다. 「역시 그렇군요. ……저기, 죄송합니다만, 잠시 두 분의 시간을 뺏어도 괜찮을까요?」 "두 분"의 부분을 강조해서, 아저씨는 말했다. 25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23:11.29 ID:uxwqRYpB0 아저씨는 말한다. 「혼잣말이 돼버릴 것 같으니 빨리 끝내겠습니다만, 쿠스노키 씨, 저도 당신과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딱 당신 정도의 나이였을 때, 3살 위의 형이, 바로 미야기 씨가 당신에게 그렇게 했던 방법으로, 구렁텅이에 있던 저를 구해주었습니다. 역시나, 저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결심했습니다. 어떻게든 해서 형에게 은혜를 갚아야지, 하고 말이죠.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형은 사라졌습니다. 저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였습니다」 거기까지 말하고, 아저씨는 글라스에 남은 술을 마셨다. 「혹시 제가, 당시의 제게 뭔가 조언을 한다고 하면. 저는, ”한계까지 귀를 열어라”고 할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요, 한계까지 귀를 여는 거에요. 한계까지 말이죠. ――그리고, 당신은 아직 때에 맞출 수 있어요. 아슬아슬하겠지만, 아직 분명히 맞출 수 있을 거에요」 25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28:43.75 ID:uxwqRYpB0 아저씨가 가고난 후에도, 나는 그 말에 대해서 생각했다. 「한계까지 귀를 연다」. 그건, 도대체 어떤 일이지? 정말로 단지 귀를 열라는 것일까? 혹은, 깊은 의미가 있는 유명한 격언인걸까? 아니면, 특별한 의미는 없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한 말일까? 아파트에 도착해, 나는 미야기와 함께 침대에 파묻혔다. 「그 남자, 좋은 사람이었죠」라고 말하고, 미야기는 잠들었다.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어린아이처럼 편안한 얼굴로. 그건 몇 번을 봐도, 익숙해지지 않고, 질리지 않는다. 나는 미야기가 깨어나지 않게 침대에서 내려와, 식당에서 물을 3잔 마신 후, 방구석에 놓여 있던 스케치북을 손에 들고, 미야기가 일어나있지 않은 걸 확인하고, 살짝 열었다. 25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32:11.46 ID:uxwqRYpB0 스케치북 안에는, 여러 가지가 그려져 있었다. 내 방에 있는 전화나 부서진 텔레비전과 술병, 레스토랑이나 카페나 역이나 슈퍼의 풍경, 오리배나 유원지나 분수나 관람차, 카브, 포카리스웨트의 빈 캔, 스누피. 그리고, 내 잠든 얼굴. 나는 스케치북을 한 장 넘기고, 보복삼아 미야기의 잠든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 계속 미야기가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있는 사이에, 그림 그리는 방법을 대충 알게 되었었다. 내 머리에서는 여러 가지가 깨끗이 깎여나간 상태였으니까, 「잘 그려야지」라던가 「저 화가의 어프로치를 따라 해보자」라던가, 그런 쓸데없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완성한 그림을 보고, 나는 만족감을 느꼈고 동시에, 아주 약간, 위화감을 느꼈다. 256: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37:20.07 ID:uxwqRYpB0 그 위화감에서 눈을 돌리는 것은, 간단했다. 약간 다른 데로 생각을 돌리면,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듯한, 작은 위화감이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한계까지, 귀를 여는 거에요』. 나는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했다. 전 신경을 활짝 열고, 위화감의 정체를 찾는다. 그리고 문득, 이해한 거다. 다음 순간에, 나는 무언가에 홀린 듯이, 일심불란하게 스케치북 위에서 연필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밤새 계속되었다. 257: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41:42.21 ID:uxwqRYpB0 나는 미야기를 데리고 불꽃놀이를 보러 갔다. 근처의 초등학교 교정이 불꽃놀이 장소였고, 그런대로 멋진 불꽃을 볼 수 있었다. 노점도 잔뜩 나와 있어, 생각보다 본격적이었다. 내가 미야기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을 보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쿠스노키 씨다ー」하고 즐거운 듯이 웃었다. 이상한 사람이란 건 아이들에게 인기 있다구. 오코노미야키 가게에 줄을 서고 있으니, 나에 대한 걸 소문으로 들은 적 있는 듯한 고등학생정도의 남자들이 다가와서, 「애인분, 멋지네요」라고 놀리듯이 말했다. 「좋겠지? 안 넘겨줄거다」라고 말하고 나는 미야기의 어깨를 안았다. 왠지 즐거웠지. 설령 믿지 않는다 해도, 「미야기가 여기에 있다」는 나의 헛소리를, 다들, 즐겨주고 있는 듯했다. 회장에서 돌아가는 길에도, 우리는 계속 손을 잡고 있었다. 그것이 마지막 날이 될 거라고 알고 있던 건, 나뿐이었다. 258: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46:56.19 ID:uxwqRYpB0 일요일이 되었다. 미야기에겐 2주에 한 번 오는 휴일이었다. 「여어, 오랜만」하고 대리 감시원이 말했다. 원래라면, 남은 인생은 앞으로 33일이었다. 내일이 되면, 미야기는 다시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올 터였다. 하지만 나는, 다시, 전의 빌딩으로 향했다. 그래, 내가 미야기와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한 곳이다. 거기서 나는, 남은 30일 분의 수명을 팔았다. 심사결과를 보고, 감시원 남자는 놀라고 있었지. 「당신, 이걸 알고, 여기에 온 건가?」 「그래」하고 나는 말했다. 「굉장하지?」 심사를 담당한 30대의 여자는 당황한 모습으로 나에게 말했다. 「……솔직히, 추천 못하겠어. 당신, 남은 33일간, 제대로 된 미술도구 같은 걸 준비해서 계속 그리는 것만으로, 장래에, 미술 교과서에 살짝 실리게 될 거라구?」 259: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3:58:27.95 ID:uxwqRYpB0 『세상에서 가장 통속적인 그림』. 나의 그림은, 후에 그렇게 불리며, 큰 토론을 불러일으키지만, 최종적으로는 엄청난 평가를 얻게 되는 물건이었던 듯하다. 애초에, 30일을 팔아버린 지금, 그것도 꿈속의 이야기다. 내가 그린 것은, 5살 때부터 계속 해오던 그 습관, 자기 전에 언제나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던 풍경들이었다.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계속해서 쌓아왔던 모양이야. 그걸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준 건, 다름 아닌 미야기였다. 여자에 따르면, 내가 잃어버린 30일간 그릴 것이었던 그림은, 『데 키리코2를 극도로 달콤하게 한 듯한 그림』이었던 것 같다. 미술사(史)적인 것에는 별로 흥미가 없었지만, 1개월분의 수명을 판 것만으로 큰돈이 들어온 것은 기뻤지. 미야기의 빚을 다 갚기에는 모자랐지만, 그래도, 그녀는 앞으로 5년만 일하면, 떳떳한 자유의 몸이 된다고 한다. 「30년보다 가치 있는 30일, 인가」하고 감시원 남자는 웃었다. 하지만, 그런 거겠지. 26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4:04:21.45 ID:uxwqRYpB0 앞으로, 3일. 첫 아침이었다. 앞으로는, 감시원의 눈은 일절 없다. 순수하게 나만의 시간이다. 미야기는 지금쯤, 어딘가의 누군가를 감시하고 있으려나. 그 녀석이 포기하는 심정으로 미야기를 덮치거나 하지 않기를, 나는 빌었다. 미야기가 순조롭게 일을 계속해, 빚을 다 갚은 후, 나를 잊어버릴 정도로 행복한 매일을 보낼 수 있기를, 나는 빌었다. 3일간 뭘 하며 지낼지는, 처음부터 정해두었다. 나는 이전에 미야기와 함께 돌아다닌 장소를, 이번엔 혼자서 돌아다녔다. 문득 떠올라서, 나는 미야기가 있는 척 해보기로 했다. 손을 뻗어서,「자」하고 말한 뒤, 공상의 미야기와 손을 잡았다. 주위에서 보면, 언제나의 광경이겠지. 아아, 또 쿠스노키 바보 녀석이 가공의 애인이랑 걷고 있어, 같은. 하지만, 나에게 있어선 크게 달랐다. 나는 그걸 스스로 하고 있으면서, 제대로 서있을 수 없을 만큼 슬픔에 휩싸였다. 26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4:13:18.98 ID:uxwqRYpB0 분수 가장가리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중학생 정도의 남녀가 말을 걸어왔다. 남자 쪽이 나에게 천진난만하게 묻는다. 「쿠스노키 씨, 오늘은 미야기 씨 잘 있어?」 「미야기는 말이지, 이제, 없어」라고 나는 말한다. 여자 쪽이 양손을 입에 대며 놀란다. 「에? 무슨 일이야? 싸움이라도 한 거야?」 「그런 느낌이지. 너희는 싸우지 마렴」 두 사람은 얼굴을 마주보고, 동시에 고개를 젓는다. 「아니, 무리 아닐까나. 그치만 말야, 쿠스노키 씨랑 미야기 씨조차도 싸우잖아? 그렇게 사이좋은 두 사람조차 그런다면, 우리가 싸우지 않을 리 없잖아」 26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4:16:24.67 ID:uxwqRYpB0 문득 정신 차려보니 나는 주르륵 울고 있었지. 두 사람은, 그런 꼴불견인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가 생각하던 것 이상으로 나를 알고 있는 녀석이 많은 것 같아서 말이야. “또 쿠스노키가 새로운 걸 하고 있어”라는 느낌으로, 서서히 내 주위엔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나는 미야기와는 싸워서 헤어진 걸로 해두었다. 상대가 나에게 정이 떨어져, 버렸다는 걸로 했다. 「미야기는 쿠스노키의 뭐가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여대생 같은 안경 낀 아이가, 화난 듯이 말한다.마치 정말로 미야기가 존재했던 것 같은 말투로 말이지. 「이런 좋은 사람을 두고 사라지다니, 그 미야기라는 녀석은, 별 볼일 없는 여자군」 젊은 피어스를 낀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내 등을 두들겨 주었다. 나는 뭔가 말하려고 고개를 들고, 하지만 역시나 말문이 막히고, ――그 때,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었지. 「그래요, 이렇게 좋은 사람인데 말이죠」하고. 267: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4:21:22.32 ID:uxwqRYpB0 그 목소리를, 나는 들은 적이 있었다. 하루이틀로 잊을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그 목소리를 잊으려면, 3백년은 필요하겠지. 소리가 난 방향으로 돌아본다.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잘못 들을리가 없었다. 하지만 실제로 볼 때 까지는, 믿을 수 없었다. 「그 미야기라는 사람은, 별 볼일 없는 여자네요」 미야기는 그렇게 말하고, 혼자서 킥킥거리며 웃었다. 269: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4:23:30.70 ID:uxwqRYpB0 「……굉장하네요, 단 30일로, 제 인생의 대부분을 돌려놓았으니까요」 옆에 앉은 미야기는, 나에게 기대며 그렇게 말했다. 주위의 사람들은 아연한 얼굴로 미야기를 보고 있었지. 그야 뭐, 실존하고 있다곤 생각못했겠지. 「당신, 혹시 미야기씨?」하고 한 남자가 묻고, 「그래요. 별 볼일 없는 미야기입니다」하고 그녀가 대답하자, 내 손을 잡고는 「잘 됐네!」하고 축하해주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째서 미야기가 여기에 있는 거지? 어째서 주변 사람들의 눈에 미야기가 비치는 거지? 270: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4:27:00.82 ID:uxwqRYpB0 미야기는 내 손을 잡고, 설명해주었다. 「그러니까, 저도 당신과 같은 걸 한 거에요」 내가 수명을 3일만 남기고 판 직후, 그 대리감시원인 남자가, 그녀에게 연락한 듯하다. 『쿠스노키인가 하는 남자, 자신의 수명을 더 깎아서, 네 빚을 거의 갚아 버렸다구』, 라고 말이다. 그걸 들은 미야기는, 바로 결심했다고 한다. 「3일 남기고, 나머진 전부 팔아버렸어요」하고 미야기는 말했다. 「덕분에, 빚을 갚고도, 아직 돈이 남았어요. 3일만으론, 도저히 다 써버릴 수 없을 정도로」 273: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4:31:04.58 ID:uxwqRYpB0 「그럼, 쿠스노키씨」 미야기는 나에게 미소짓는다. 「앞으로 3일간, 어떻게 보내죠?」 274: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4:33:07.76 ID:uxwqRYpB0 분명, 그 3일은, 내가 보낼 터였던 비참한 30년보다도, 내가 보낼 터였던 유의미한 30일보다도, 훨씬 훨씬, 가치 있는 것이 되겠지. 275:名も無き被検体774号+:2013/05/08(水) 14:36:55.44 ID:uxwqRYpB0 끝. [출처] 『수명을 팔았다. 1년당, 1만엔에』| 귀도리 (번역) _______________________ 흐아. 자를까 하다가 흐름 끊기는게 싫어서 그냥 쭉 붙여봤어. 너무 길어서 계속 임시저장해가면서 이틀에 걸쳐서 썼네 ㅋ 작정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어때? 나도 뭐랄까 이 이야기 주인공처럼 나이 먹고도 덜 때 묻어서(?) 아직 되게 바보같을 때가 많거든. 그래서 왠지 더 좋더라 ㅎㅎ 딱 지금 이런 기분에 읽으면 좋을 것 같아. 밤에 올릴까 하다가 지금 창밖 햇볕이 너무 좋아서, 물론 나가면 매우 덥겠지만, 나간걸 후회하겠지만 안나갈거니까 ㅋㅋ 따뜻해 보이는 햇살만 받으며 같이 읽자 모두 기분좋은 주말이길!
퍼오는 귀신썰) 무당집에 함부로 들어가면 안되는 이유
오늘 날씨도 딱 무서운 썰 풀어야 할 날씨니까 무서운걸로 가져와봤어 ㅋㅋ 나 요즘 무서운 그림같은거 보면 왜이케 머리가 아프냐 이 글도 읽는데 머리아픔 안그래도 겁많은데 요즘 더 겁이 많아진 기분이야 ㅋㅋㅋㅋㅋ 나만 그래? 그럼 다행 ㅋ 그럼 오늘도 무서운 이야기 (단편) 시작해보자 ㄱㄱ 참! 무서운 사진 있으니까 오늘도 임산부 노약자 주의!!!! _______________ 일단 전 부산사는 20대 중반의 미청년이구요 하하 홈피로 눈팅만 하다가 딱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제보하게 됐거든여  요거는 제가 인생 살면서 딱 한번 보았던 귀신에 대해 얘기해 보려구요. 때는 2005년 여름 방학이었는데 겁나게 더웠던 걸로 기억하네요. 그런데 중학교는 방학때마다 봉사활동이랍시고 학교청소를 시켰죠. 정말 정말 가기 싫었는데... 중학교 때 좀 잘나간다고 호기롭게 담배도 뻑뻑 피워댔으니까요. 무튼 사건의 발단은 담배 때문이네요... 비가 꽤나 많이 왔던걸로 기억하는데 학교청소를 마치고 교문을 나왔죠. 그때 저희 학교가 산 중턱 상당히 가파른 곳에 위치했었는데 교문을 나오면 그 앞으로 빌라촌이 한창 들어서는 곳과 다른 곳으로 통하는 길이 있었습니다. 빌라촌은 그 시절 우리들의 흡연장소로 쓰이고 있었죠. 저와 여자애들 B,C는 빌라촌의 주차장 사이로 몸을 숨겨 담배롤 피우려 했죠. “B야 코하나 도바라”  “따개는 읍나??”  “코는 주차장에서 해야 제맛이제 그챠?” 담배한대 피우면서도 무슨 말이 그리도 많았는지 딱 기분좋게 한 모금 빠는데.. 때마침 거기사는 아저씨가 내려와서 호통을 치더군요. “요 썅노매 새끼들이 맨날 여기와서 담배질이고 대가리 피도 안마른 새끼들이” 우리는 놀래서 그 빌라를 빠져나왔는데 막상 비도 많이오고 갈 곳도 없고 어디가노 어디로 갈꼬를 연발하며 비를 피할 곳을 찾았죠. 또 웃긴게 그 빌라촌에는 B와C의 집도 있었는데 C가 갑자기 묻더군요. “야 우리집 옆에 무당집 있는데 거함 가볼래? 그기는 처마도 있어가꼬 코하기 좋다” 제가 되물었죠.  “야 무당집이면 무당산다이가 근데 그기를 우째가노” B도 한마디 거들더군요. “그 무당집 앞이 우리집이다이가? 그 무당 장사 안되는가 이사간거 같든데? 짐 비었을걸?” 그렇게 우리 셋은 의견이 맞아 그 무당집으로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들어가면서부터 느낌이 좀 쐐~하드라구요... 젠장맞게 그냥 비맞아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무당집은 일반 주택이랑 다를바 없이 조그마한 마당에 샤시로 되어있는 현관문이 보였습니다. 왠지 들어올 때부터 느낌이 좀 싸~해서 있기 싫었는데 남자 체면에 또 여자애들보고 나가자고 말하기는 좀 그렇더라구요. 나 혼자서 그 싸~한기분에 심취해있을 때 B가 대뜸 말하더라구요. “저기 비었으니까 저기 들어가서 코하고 가자 저기는 영감쟁이들 안올끼니까 절로 가서 한 대 푸고가자!” 그래서 그 무당집 현관을 열고 들어갔는데 집 구조가 어땠냐면 미닫이 현관이었는데 그걸 열때부터 끼익끽 하는소리가 거슬리더라고요. 그냥 들어갔는데 현관 가운데가 거실이구 양옆으로 방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우리는 신기해서 오~ 여기 쥑인다/ 귀신 나오는거 아이가? /나오라케라 바로 담배빵이다~ 이렇게 무서움을 이기기 위해 소위 쎈척을 하고 있었지요. 근데 딱 거기서 느낌이 오더라구요... 그냥 오한이 들어서 으슬한게 아니라 뭔가 내 목덜미부터 엉덩이 끝까지 스윽 훑는 느낌? 진짜 그때 느낌은 아직 생각해도 거지같아요... 그 느낌드는 순간 내가 애들한테 야 빨리푸고 나가자 이랬더니 B와C는 신이 났더라구요. 안되겠다 싶어서 내가 말했지 “가시나들아 빨리 푸고 가자고 느낌 쌔하다 지금!!!!” 이랬더니 B와C는 “점마 쫄았네저거 쫄보가~꼬추달고 안쪽팔리나 " 사나이 자존심을 살살 긁더라구요. 나도 오기가 생겨서 무서움을 참고 담배를 한 대더 물었지. 근데 또 사춘기때의 호기심이란게 참...  B가 갑자기 야 옆방에 뭐있을꺼같노? 질문들 던지더군요. 또 그떄 우린 야 있어봐야 뭐 있겠나 어쩌피 빈집인더 먼지랑 바퀴벌레나 기어댕기겠지 이런말을 주고받으며 문을 누가 열지 정하고 있었습니다. 얘들이 자꾸 남자인 내가 제격이라며 열라고 그러는데 정말 열기 싫더라 진짜... 아니 그때 정말 뛰쳐나가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왼쪽방을 먼저 열어보기루 했는데 스르륵 끼익.. 이건 또 이거 나름대로 소름돋았던게 빈집이라면서 족자며 향냄새며 신들한테 주는 잿상마저 깔끔하게 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B랑C한테 물어봤거든... "야 여기 빈집이라매" B, C가 대답하더라구요. 여기 빈집맞다고 "근데 왤케 깔끔한건데" 진짜 그때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난 애들 설득해서 야 그냥 나가자 인쟈 이거 봤음 됐다이가 나가자 빨리 비 더오기 전에 할무이 집가서 자고싶다 라고 말했지요. 근데또 이 왕성한 호기심이 어디가질 않은 B가 야 옆방도 마저열어보자 이러더라구 근데 진짜 그 옆방은 손도대기 싫었습니다. 정말로 진짜 그래서 난 죽어도 못열겠다 그러니 B가 자기가 연다고 하더라고? B랑C 둘이서 문 열고 나는 뒤에서 들어가기로 했는데 진짜 나 거기서 미친 오줌싸고 개 난리날 뻔 했는데 그 방에 뭐있었냐면 진짜로 첨에 B랑C가 들어가고 가만히~ 있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뭔데뭔데 뭐있나~" 이러면서 따라들어갔는데 진짜 시간이 멈춘느낌?? 그 앞에 뭐가 있었냐면 하얀 옷입고 쭈구려 앉아있는 여자였는데 가만보니 방바닥에다가 칼질을 하고 있더라고요.. 써는 칼질말고 푹푹 찌르는 칼질... 근데 이상하게 우리 셋다 그걸 보고 만 있었던게 신기해...(이건 나중에 말 다 맞춰봤는데 똑같이 대답했음...)몸이 안움직이는 그런 것도 아니었는데 힘이 안들어가더라구.... 그런데 그여자가 처음엔 푹 푹 푹 푹 이렇게 칼질을 했었는데 고개가 우리쪽으로 스스스스스스 돌더니만 그 여자 입가에 씨~익 미소가 지어지면서 갑자기 푹푹푹푹푹푹푹푹푹푸푹  미친 듯이 칼질을 하더라고요. (욕좀하고 갈게요... 씨발.... 지금 글로 쓰면서도 무섭네...) 우리는 진짜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 나왔거든요 미친놈들처럼 소리지르면서 나는 울 할머니집이 진짜 전속력으로 뛰어가면 2분도 안걸리는 거리여서 진짜 미친 듯이 달려서 걔들이 살았나 죽었나 확인 할 정신도 없이 할머니한테 가서 횡설수설 했습니다... 근데 할머니가 "야가 와이래 호들갑 떨어싼노 집 무너지긋다 앉아라" 이러시면서 물 한잔 주셨습니다. 물 먹고 할머니 한테 말했지요 "할매 내오늘 학교청소 가따왔다이가? 갔다가 오는데 무당집 들어갔다가 귀신봣데이" 이 말 끝나기가 무섭게 할머니가 등짝을 패더군요 "이눔 세끼가 함부로 무당집을 기들어가싼노" 이러시며 제 손을 붙들고 법력이 높다는 스님을 찾아갔죠.  할머니가 절에 오래 다니셔셔 이런데 예민하시더라구요. 절에 가서 그 스님한테 사정말씀드리고 (물론 담배핀건 빼고..)이런 귀신봤다 이러니 일단 부적하나 써서 태운 다음 저 보고 한모금 마시라 하고 몸에 뿌려주시더라구요... 그땐 무서움에 시키는건 다했죠.... 그거 먹고나서 스님이 부적하나 써서 주시면서 "이거 니 학교 졸업할 때 까지 몸에 붙들고 있으야된데이 버리지말고! 안그라모 클난다잉!!" 하시면서 당부하시더라구요 (아마 그때부터 제가 지갑에 부적을 넣어다녔는데 손에 들고다니는게 습관이 되버리더라구요) 여튼 그렇게 하고 저를 진정시킨후 스님이 할머니께 말씀드려 그 빈 무당집 한번 가보자 말씀 하시더라구요. 할머니랑 스님은 그 무당집 다녀오셔서는 격앙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느그 저 재단있는데도 들어가고 귀신봤다는 방도 다 들어갔드나? 몇 명이서 드갓노!!?? 빨리 말안할끼가?" 막 다그치시더라구요... 저는 세명이서 갔다 뭐 이래저래 말씀 다 드렸는데 스님이 느그 같이간 아들 데꼬 빨리 내한테 오라케라잉 안그라모 클난다 너거 막 그러시더라구요 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무당집 터자체가 원체 흐르는 기가 음하고 쎈기가 많다고 그날 따라 비도 많이 왔고 음기가 충만하다 못해 터져나온다고 저한테 뭐 다른 기분 안들었냐 그러길래 제가 말했죠. 목덜미부터 아래까지 훑는 기분 느꼈다고.  스님께서 니는 임마야 잘몬해쓰면 오늘 ‘살’ 낄번 해따잉 이러시더라구요... 정말 무서운데.. 안잊혀지는건 그 스님이 말씀해준 귀신의 인상착의가 제가 본 귀신이랑 똑같더라구요... 그 귀신이 원귀가 얼매나 쎗으모 느그가튼 얼라든한테 다 보있겠노 이러시면서 니는 절대로 이런데 드가지말그라잉 그러시더라구요. 스님 말씀으론 우리가 본 그 젯상도 우리가 본 그귀신을 위한 제상이고 이 집에 살던 무당이 떠난 이유 또한 자기가 다스릴만한 음기가 아니기에 마지막 제상만 두고 간거라고.. 원래 그 무당집있는 그쪽 라인이 집이 들어서면 안될만한 터라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땐 진짜 소름돋았는데... 여튼 그일있고나서 저는 절대로 그쪽길로 는 안다녔거든요 졸업할때까지 할머니집까지 가는 빠른 길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그쪽 길로안가고 10분더걸리는 돌아가는길로 가고막... B랑 C는 어째됬냐면 B는 다행히 어머니 아버지가 독실한 기독교신자거든요... B도 지가 겪은일 부모님한테 말씀드려서 그 막 지네교회 목사 전도사 이사들 다나와서 지 머리에 손올리고 막 새벽까지 기도하고 온집에 찬송 부르고 방학내내 집에 찬송가만 나왔대요... 근데 난 정말 무서웠던게 C 가... C는 집에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부모님이 헛소리하고있네 이가시나가 이런식으로그냥 넘어갔거든.... 나 진짜 무서웠던게... C네 어머니가 바람나서 지랑 지 누나랑 아빠 놔두고 야반도주 한거야... 그덕에 C네 아버지 일때려지고 알콜중독으로 있다가 저녁에 걔네집 계단이 많이 가팔랐거든요. 계단수도 많고 새벽에 그러셔서 아버지도 그렇게 돌아가셨거든... 결국 C는 전학갔는데 서울로 간다는 말만 있었고 그 뒤로 버디버디로 한번 연락왔다가 그 후에 연락이 안되더라구요... 진짜 내가 귀신 태어나서 한번 봤는데 귀신은 있나 싶더라.. 가위한번 안눌리는 난데... 우리 셋다 본 귀신이 똑같고 같이 겪은 일인데 후에 생긴일은 소름돋더라구요... 귀신을 그대로 붙여논 결과라 그래야되나? 내 부적 어떻게 됐냐구요? 졸업식하고 다음날 스님 찾아가서 지갑에 부적 꺼냈는데 꺼멓게 되있더라구.... 그거 보고 또 한번 소름.... 결국 그 부적 스님이 태워서 없애주시고 뭐 지금까지 잘 살고있어요... 근데 무서운건 나 이 얘기 할때마다 그때 그 귀신 꿈을 꾸거든... 그래서 글로 적는거에요... 푹푹푹푹푹.... 님들은 절대 빈 집이나 특히 무당 집 비었다고 들어가지마요... 중고딩들 그냥 차밑에서 담배 피거나 니네 집가서 피렴... 횽아가 해주는 경고다...무당 집은 절대 안된다. _____________ 이 글은 원본 출처를 찾을 수가 없군... 여기저기 죄다 펌글이라고만 하고 ㅋ 암튼 우리 모두 가지말라는데는 가지 않는 착한 아이 착한 어른이 되자 ㅋㅋ 그럼 잘자!!!!
퍼오는 귀신썰) 대대로 따라붙는 귀신썰
오늘은 쉴까 하다가, 하늘이 이렇게 꾸물꾸물한데 아무래도 그럴 수는 없겠는거야. 그래서 오늘도 이야기 하나 던져 볼까 해. 너무 매일 와서 쉬운 사람 되는걸까봐 걱정은 좀 되는데... 알지? 있을 때 잘하라는 말 ㅋ 자주 온다고 등한시하지 말고 언제나 기다려줬음 좋겠다. 요즘 영 옛날보다 댓글도 적고, 좋아요도 적어서 조금 셀쭉해 졌단 말여. 관심이 고픈 옵몬이라규. 헤헿 그럼 이야기 시작할게! 오늘도 같이 봐줘서 고마워! _______________________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낀다. 한손으로 장갑의 입구를 쥐고 반대쪽 손을 집어넣는다. 차가운 한기에 몸이 가볍게 떨린다. 장갑은 한번에 껴지지 않았고, 손가락을 서너번 끄떡거린 다음에야 완전히 밀착시킬 수 있었다. 반대쪽도 마저 끼운 다음 살며시 양손을 겨드랑이 사이로 갖다댄다. 은은한 온기가 손바닥부터 해서 온 몸으로 확산된다. 좀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소름이 돋아왔고, 몸 전체가 제법 크게 들썩거렸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모두의 시선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김간호사가 준비가 끝났다고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선 최간호사가 튜브의 압력을 조정하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 구석에....씨발년이 있다. 심장소리가 우레처럼 커진다. 허벅지가 나른해 지면서 주저앉고픈 충동이 일어난다. 재빨리 의자를 당겨와 엉덩이를 갖다댔다. 눈앞에 시커멓고 음습한 구멍이 보인다. 구멍은 확장기에 의해서 한껏 벌어진 상태였는데 미약하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손을 내밀자 김간호사가 집게와 가위를 쥐어준다. 그것을 양손에 나눠지고는 구멍속으로 집어넣었다. 조심스레 손을 더듬어 목표물을 찾기 시작한다. '물컹' 찾았다. 목표를 이뤘지만 터럭만큼의 성취감도 없다. 집게를 갖다대자 그것이 요동을 친다. 소용없는 짓이다. 독안에 든 쥐다. 집게로 그것의 한 부분을 집었다. 축적된 경험으로 그것이 팔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단언하건대 나에겐 아무런 상관이 없다. 가위를 벌리자 그것이 더욱 더 크게 요동친다. 필사적으로 벽을 긁고 두다리를 파닥 거린다. 집게가 흔들린다. 빠지기 전에 얼른 가위로 썩둑 잘랐다. 가위는 한번의 교차됨으로 깔끔하게 맞물렸다. 팔 한쪽이 떨어져 나간 그것은 구멍 전체가 흔들거릴 정도로 발광을 해댄다. 이때부터가 중요하다. 임전무퇴.. 무조건 밀어 붙여야 한다. 숨도 쉬지 않고 가위질을 해댄다. 독일산 의료용 숫돌에 잘 벼린 가위날은 피육을 뚫고 채 영글지 못한 뼈마저 손쉽게 가른다. 조각나고 분해된 그것이 움직을 멈췄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움직임을 멈춘 지는 꽤 시간이 지났다. 다만 잠시후를 위해 뒷작업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집게를 휘휘 젓자 조각들이 양수와 함께 뱅그르 돈다. 천천히 손을 빼낸다. 비릿한 짠내가 확 끼친다. 손보다도 한발 앞선 내음은 위생마스크를 뚫고 기세를 몰아 코의 점막마저 뚫어 버렸다. 뒤늦게 빠져나온 손...아니 시뻘건 덩어리. 덕지덕지 붙어있는 조직과 장기편들, 그리고 그것들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점도 높은 블러드. 나의 양손과 맛깔스레 버무러진 한덩이 믹스쳐. 물끄러미 그것을 보고 있자, 최간호사가 세면대의 물을 튼다. 세면대로 가기 위해 일어서자 김간호사가 준비한 진공흡입기를 구멍에 쑤셔박는다. 손을 씻자 점차 심장박동이 정상을 되찾았다. 흔들리던 허벅지가 정상으로 돌아왔고, 저 깊숙한 곳에서 용기가 오아시스처럼 솟았다. "뽀드득 뽀득" 손씻기를 마친 나는 거만하게 가슴을 내밀었다. 고개를 살짝 뒤로 제끼고 눈을 내리 깔았다. '씨발년' 한쪽 구석에 그년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누런 짚신에 선명한 색동저고리를 입은 그년은 잠자코 서 있을 뿐이었다. 숯많은 머리카락이 얼굴전체를 뒤덮었고, 끝은 배꼽까지 내려와 있었다. '씨발년이 뒤질라고' 용기백배해진 나는 그년을 한번 노려보고는 시선을 돌렸다. 수술대위의 여자가 모아둔 한숨을 토해낸다. 시계를 보니 마취에서 깨어날 시간이다. 농구공만하던 배는 납짝해졌고 늘어진 뱃가죽이 잔주름으로 단층을 이루고 있었다. "다들 수고했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선생님" 수술실을 빠져나와 중앙 로비를 가로 질렀다. "선생님, 우찌 됐심꺼?" 초조한 기색의 30대 남성이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었다. "잘 끝났습니다, 환자분 회복실로 옮겨드릴 테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아..참말로 고맙심더..고맙심더." 남성은 연거푸 고개를 숙였고, 양손을 덥썩 움켜쥐었다. 남성이 고개를 들자 일그러진 얼굴이 나타난다. 팔자주름이 길게 늘어짐과 동시에 더운 눈물이 흘렀다. "잘해주세요,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안 그럼 몸 축납니다" 남성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준 뒤 집무실로 향했다. 슬쩍 돌아보자 그년도 뒤뚱거리며 따라오고 있었다. 평소라면 겁에 질려서 떨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전신의 털이 모조리 설만큼 무섭던 그 걸음걸이도 전혀 무섭지가 않았다. 오히려 우스웠다. 실제로 약간 비웃은 나는 집무실 문을 힘차게 잡아 당겼다. 어린 시절 문득문득 느끼던 이질감, 위화감. 그 시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시하는 것이었다. 후레쉬맨 크레파스로 그리기에 심취하거나, 매칸더브이가 나오는 만화에 흠뻑 빠졌을 때도 의식의 한 끄트머리에선 언제나 그것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는 괜찮았다. 깜짝깜짝 놀랄때도 있었지만 그건 드문 경우였다. 친절하게도 그것은 예고와 함께 찾아온다. 고주망태가 되신 아버지가 현관을 들어서면 그것이 따라 들어온다. 아버지가 토악질을 한다고 변기에 머리를 쳐박고 있노라면 그것이 한켠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이다. 아버지가 안방으로 가면 그것도 안방으로 갔고, 베란다로 나가면 그것도 베란다로 나갔다. 그래서 평일 낮 동안은 잠시 평온하다. 그 무렵 일기장에다 아버지가 주말에도 일하러 나갔으면 좋겠다고 쓴 적이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철부지를 불러다 놓고 담임 선생님은 이것저것을 코치코치 물었다. 물음의 대부분에 고개를 저었고, 일부러 거짓말을 하거나 하진 않았다. 그 후에도 여러번 선생님과 독대를 가졌고 철이 들고서야 일기장 때문이란 걸 알았다. 오해였지만, 어떤식으로든지 관심을 받는다는 건 나쁘지 않은 감정이었다. 그때까지는 괜찮았다. 잠결에 요의를 느끼곤 깨어나 거실로 나왔을때, 괴괴한 가로등 빛 아래 그것이 죽은 듯 서 있었을 때에도 괜찮았다. 털썩 주저앉아 뜨끈한 오줌을 지렸지만 죽을 정도로 무섭진 않았다. 단지 놀랐던 것이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하이톤의 두성소리에 안방에서 엄마가 뛰쳐 나온다. 엄마의 호들갑에 보란듯이 더 소리를 질렀다. 안도감이 밀려들자 일부러 방광에 힘을 주었다. 시커멓게 내복을 번져가던 오줌은 아롱지는가 싶더니 급격히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소파위에 뭉쳐있던 이불이 거치고 떡진 머리의 아버지가 고요하게 나를 바라본다. 무심한 듯 안타까운 저 눈빛. 거기서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반항심이 고개를 쳐든다. 미안해 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누구때문에 이 고생을 하는데..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해야 정상 아닌가요. 젠장, 당신 코가 석자라 이건가요. 그래도 당신은 성인이잖아요. 나는 아직 열살도 안됐단 말이예요. 맹렬히 솟구치는 반항심을 방광의 괄약근을 풀어버리는 것으로 표현했다. 부채꼴 모양으로 서서히 확산되는 오줌에 엄마가 마른 걸레를 갖다 댄다. 걸레를 세번이나 더 빨고 난 후에야 모든 오물이 말끔히 닦였다. 최후의 한방울까지 뿜어낸 나는 노곤함을 느끼곤 벌러덩 자빠져 버렸다. 아버지의 직업은 교도관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교도관 중에서도 제일 기피직종인 사형집행관이다. 아버지가 근무하는 청송교도소에서는 일주일이 멀다하고 사형이 집행됐다. 아버지와 또다른 두명의 사형집행관이 각자 앞에 놓인 붉은 버튼을 바라본다. 판사의 집행명령이 떨어지자 사형수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들려온다. 하나, 둘, 셋... 동시에 세사람이 버튼을 누른다. 이상하다. 으레 들려야할 기계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가장자리에 있던 뚱뚱한 집행관의 손이 안쓰러울 정도로 떨려온다. 오늘따라 특히 반듯하게 다려 입은 제복에는 잔구김 하나 보이지 않는다. 네모난 안경이 아래로 쳐지자 한 손으로 안경을 매만지고는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목울대가 크게 확장되면서 힘겹게 침이 넘어간다. 그 소리가 천둥같이 커다랗다. 두 사람은 깊숙히 눌린 버튼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그를 바라본다. 그의 버튼만 툭 튀어나온 상태다. "탁" "철커덕" 아버지가 부지불식간에 남은 버튼을 누른다. 공중에 매달린 사형수는 질퍽한 똥오줌을 뿌려대며 발버둥 칠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벌어진 철문의 아래쪽에는 커다란 대야가 이미 준비되어 있다. "고..맙소" 그가 고마움을 표시했지만 아버진 괜찮으셨을 것이다. 정말 괜찮았을 거라고 절대적인 확신을 가진다. 눈을 감고 아버지의 표정을 상상해 본다. 기이하게 빛나는 두 눈에 슬쩍 말아올린 입꼬리, 아마 양손을 번갈아 가며 가슴을 치고 싶었을 수도 있으리라. 마치 킹콩이 육식공룡을 쓰러 뜨렸을때 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분명하고도 거침없이 내뱉으셨겠지. "씨발년" 나에겐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중학교에 입학하던 해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언젠가 아버지와 단둘이 저녁을 먹던 날이 있었다. 모임에 갔는지 시장에 갔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엄마는 집에 없었다. 우리 부자만의 비밀. 감히 짐작조차 못하는 비밀을 공유하는 우리 둘. 우리는 암묵적으로 그것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물론 그것은 냉장고 한켠에 서서 아버지를 바라보는 중이었지만, 둘다 무시했다. 아니, 무시하는 척 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오줌을 지리던날 아버지는 내 입장을 이해해주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고, 나역시 아버지에게는 유일한 지기요 동반자가 되었다. "네 할아버지는 일제시대 순사셨다" 잘 익은 갓김치 한조각을 주욱 찢었을때, 아버지가 말문을 열었다. 아버지는 식사를 끝내고서도 세시간가량 더 입을 여셨다.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들은 할아버지와 우리 조상들의 얘기였다. 그 당시는 다들 굶어 죽기 직전이었다. 늙은 노인과 어린아이들 부터 자빠지기 시작했다. 한 번 자빠지면 누렇게 뜬 얼굴이 시커먼 똥색으로 변해서 죽어버릴 때까지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다. 허기..무서운 허기였다. 일본놈들은 구석에 떨어진 쌀 한톨까지 가져갔고, 쇠붙이란 쇠붙이는 모조리 싣고 갔다. 갓난 아기였던 아버지는 하루종일 할머니의 젖만 움켜쥐고 있었다. 아무리 빨아도 젖은 나오지 않았 지만 생존본능이란 그만큼 무서운 것이었다. 약초꾼이던 할아버지는 어느날 불현듯 집을 나가셨다. 며칠 후 다시 돌아왔을 땐 보리쌀과 고구마를 한수레 싣고 오셨다. 그야말로 금의환향이었다. 바싹 말라가던 산간 마을이 기적적으로 숨통을 텄다. 이십호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할아버지는 영웅이었다. 어떤 과정을 통해 그것을 얻었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아마 대부분은 짐작 했겠지만 입밖으로 꺼내는 우를 범하진 않았다. 주기적으로 갖고오는 식량수레에 마침내 마을이 자생력을 회복했다. 다시 논밭에 곡식을 심었고, 돼지 두마리로 새끼를 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일본 순사복을 입고 허리에는 장검을 착용했다. 할머니가 정성들여 닦아 놓은 군화를 신고는 읍내로 나가셨다. 할아버지의 앞잡이 노릇덕에 근처에 활동하던 독립꾼들의 씨가 말랐다. 그들에겐 할아버지가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지만, 일본입장에서는 기특한 충견이었다. 할아버지의 악독한 술수와 고문에 줄줄이 시체가 되어 나갔다. 할아버지가 나서면 독립투사의 할애비가 오더라도 버티지 못했다. 완고하던 그들은 채 사흘도 가지않아 살 맞대고 살던 마누라의 사타구니사이 점 갯수까지도 모조리 토해내 버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은 원폭을 맞았고, 두말없이 항복을 선언했다. 그들이 물러가던 날 할아버지 는 순사복을 벗고 다시 망태기를 집어 들었다. 친일파에 대한 숙청작업이 행해졌지만 다행히 몇 년 간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버지가 걸음마를 떼고 말까지 배우자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물었다. "우리집에 몇명이 살지?" "네명요" 아버지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고, 할아버지는 미간을 찌푸리셨다. "우리는 세식구뿐이다. 저사람은 우리 식구가 아니야" 할아버지가 고개를 돌려 그것을 무섭게 노려 보았다. 아버지는 할아버지를 따라 다니는 여자가 궁금했지만 딱히 큰 관심을 두진 않았다. 그저 아이들과 산으로, 들로 몰려다니며 장난을 치는데 몰두했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이 찾아왔다. 붉은색 두건을 이마에 두른 청년 두명이 들이닥친건 이슬도 내리지 않은 꼭두새벽이었다. "더러운 앞잡이, 장두식이는 당장 튀어나오라" "우당탕" 둔탁한 소리와 함께 질그릇 깨지는 소리가 났다. 아버지가 눈을 떴을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당장 나오라, 개노릇을 했으면 된장이 발려야지" "우장창" 또다시 장독대 깨지는 소리가 터졌다. 할아버지가 슬그머니 문을 열었다. "장두식이 여기있다" 할아버지는 순순히 마당으로 내려가 그들 앞에 섰다. 박달나무 몽둥이를 치켜든 그들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두드려 패기 시작했다. "퍽.퍽" 할아버지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쥔 채 최대한 몸을 구부렸다. "아이고, 그만해요 나으리들. 이러다 사람 잡겠어요" 어머니가 울면서 한명의 바짓가랭이를 쥐었다. "이새끼가 몇명을 죽인지 알아?" 할머니를 거칠게 뿌리친 청년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소리를 질렀다. "자그만치 34명이야, 34명.. 그중에 우리 첫째형님도 있단 말야, 알아들어?" 청년은 귀까지 새빨개진 채 울부짖었다. "이새끼 죽이고 다음은 아줌마랑 애새끼 차례니까 억울해 할 것 없어" 둘은 멈췄던 몽둥이질을 다시 시작했다. 몽둥이끝이 붉게 물들자 그들은 잠시 숨을 몰아 쉬었다. 할아버지는 입고있던 옷이 피칠갑으로 변한채 미동도 않고 누워 있었다. 한명이 구석으로 가서 바짓춤을 풀고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그가 툭 던진 박달나무 몽둥이가 무겁게 울렸다. 바로 그때 할아버지가 일어섰다. 몽둥이를 줏어들고 멍하니 있던 한놈의 대갈통을 순식간에 내려 찍었다. "딱" 기괴한 음향과 함께 대갈통이 박살이 나버렸다. 오줌누던 청년이 황급히 돌아봤을땐 이미 늦어 있었다. 할아버지는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쓰러진 청년의 대갈통을 연거푸 내려 찍었다. "쩍..쩍.." 두개골이 함몰되고 허연 덩어리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제법 크게 떨어져 나간 부분은 찾아가서 끝까지 부수어 놓았다. 피칠갑한 할아버지의 악귀같은 모습에 할머니도, 아버지도 그리고 남은 한 청년도 할말을 잊고 멍하니 넋을 놓았다. 곤죽을 넘어 반죽을 만든 후에야 몽둥이질은 멈췄다. "자네도 할텐가" 할아버지의 입이 씨익 벌어졌다. 이빨사이의 틈으로 뻘건 국물이 질질 흘렀다. 청년은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쏜살같이 달아났다. 할아버지의 시선이 부엌문 바른편에 서있던 그것을 향했다. 그것은 조용히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씨발년이 뒤질라고" 다음날까지 멀쩡하던 할아버지가 이틀째 되던날부터 앓아누웠다. 온몸이 아프다며 밤마다 소리를 질러댔다. 며칠사이에 이가 네개나 빠졌다. 멀쩡하던 생니 네개가 빠지자 할아버지는 급격히 늙어갔다. 죽기전날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불러다 놓고 옛날이야기를 해주었다. 전래동화인 줄 알고 들었지만, 듣고 나자 은밀한집안이야기 인걸 알았다. 조상대대로 망나니 집안...쌍놈 중에서도 가장 쌍놈만 한다는 칼춤추는 망나니.. 그게 조상들의 직업이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임진왜란도 일어나기 전인 먼 옛날부터라고 했다. 죽은 자들의 원혼이 쌓이고 쌓여서 마침내 소름끼치는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누운 상태로 할아버지는 방문 앞에 서있던 그것을 슬쩍 쳐다보았다. 아버지도 따라서 그것을 보았는데, 난생 처음으로 그것이 무서워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다가 할아버지의 윗대 조상중 한분이 조선에서 가장 영험한 무당을 불러다 놓고 굿판을 벌였다. 무당의 요구사항이 너무도 많아 그것을 준비하는데만 삼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그리고 벌어진 굿판... 엄청난 규모의 굿판에 조선천지에서 구경꾼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한달간의 굿판이 끝나자 무당은 잠들듯 죽어 있었다. "실패한거네요" 찢어놓은 갓김치를 도로 내려놓은 뒤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마 그랬을테지" 아버지가 애써 냉장고쪽을 외면한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돌아가신 건가요?" 아버지가 고개를 저었다. 이야기는 지금부터라는 듯이 의자를 당겨 앉았다. 할아버지에게 얘기를 들은 다음 날 사단이 일어났다. 바로 아버지 인생에서 가장 기억하기 싫은 끔찍한 일이... 아버지가 밤중에 반사적으 로 몸을 벌떡 일으켰다. 뭔가가 관통한 듯이 놀라서 깨어난 것이다. 옆을 보니 할머니가 곤히 주무시고 계 셨다. 다행이다. 다시 그 옆을 할아버지가 눈을 뜨고 있었고, 그위에 그것이 올라타 있었다. 그것이 그만큼 가까이 간것을 본적이 없던 아버지는 불현듯 공포심을 느끼고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무서웠다. 오줌이 나올것 같았다. 어떻게 됐을까. 죽었을까. 호기심은 죽음과도 맞닿아 있다고 누가 그랬던가, 아버지는 끝내 이불을 들추고 할아버지를 보고 말았다. 그것이 할아버지의 얼굴과 팔꿈치 하나의 거리를 둔 채 마주보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할아버지의 목에 뒤엉켜 있어 숨도 못쉬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다. "스윽" 그것의 손이 이마로 향한다. 그것의 손을 보기는 처음이다. 뼈만 남은 앙상한 손. 그 손이 천천히 얼굴을 가리고 있던 머리카락을 좌우로 걷기 시작했다. "억" 아버지의 뇌가 위험하다고 경보음을 울렸다. 심장이 발작적으로 쿵쾅거리고 전신의 털이 거꾸로 솟구쳤다. "그래서 보..보셨나요?" 열린 창문도 없는데 싸늘한 한기가 한가닥 흐른다. "못봤어" 아버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잔건지 기절한건지 일어나 보니 아침이었어" "그럼 할아버지는요?" "죽었어" 내 물음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버지가 쏜살같이 대답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으르렁거렸다. 그 모습이 너무 무서워 비명을 지를뻔 했다. "얘기는 여기까지다, 너에게 더 알려줄건 없어" 아버지와의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 아버지는 모두 얘기했다 했지만 사실은 한가지가 더 남아 있었다. 차마 그것까진 말못하셨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난 그것마저도 알아냈다. 할아버지가 죽자 그것은 아버지에 대물림되었고 어디를 가든 따라다녔다. 할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난 후부 터 부쩍 성숙했다. 어린 나이에 세상사의 많은 것을 깨우친듯 했다. 세수를 할때나 자려고 누웠을때 좌우로 고개를 흔든다. 맹렬히 거부해 보지만 성숙한 이성은 그것이 진실이라고 매몰차게 말해주었다. 아버지가 죽으면 나한테 오겠지. 가만히 상상을 해본다. 가로등도 없는 어두운 밤 골목길..쥐새끼 하나 없는 그곳을 우연찮게 걷고 있다. 괜스레 무서운 생각이 들어 잰걸음을 재촉한다. 한번 자라난 생각은 기하급수적으로 거대해져서 종국에는 블랙홀처럼 나를 빨아들인다. 온갖 끔찍한 상상들이 한꺼번에 떠오르자 참지 못하고 뛰기 시작한다. 저만치 앞에 검은 형체가 서있다. 놀라서 심장이 멎는듯 하다. 자세히 보니 쓰레기봉지다. 아..깊은 안도감에 온몸이 축 늘어진다. 스스로가 바보같이 꿀밤을 한대 때린다. 무심코 옆을 보자 색동한복의 귀신이 비틀거리며 걸어온다. 맙소사 색동한복이라니.. 다시 미친듯이 뛴다. 한참을 뛰다가 트럭에 달린 대형 반사경을 본다. 필사적인 몸부림을 치며 그것이 달라붙고 있었다. "우아악" 또다시 미친듯 달린다.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지만 멈추면 안된다. 저만치 모퉁이가 보인다. 저기로 숨어야 겠다. 그곳으로 달려간다. 이럴수가..아찔한 상실감에 주저 앉아버렸다. 그곳은 시멘트 벽으로 막혀 있었 다. 눈을 힘껏 감고 그 위를 손바닥으로 한번더 가린다. 귀신이 코앞에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결코 나를 만지지는 않는다. 언제까지나 서서 나를 지켜볼것이다. 언제까지나... 초등학교시절의 마지막 방학식날이었다. 집에 돌아와 현관문을 열자 못보던 신발들이 보인다. 아버지가 낯선 사람들과 무언가를 의논중이다. 거실 로 들어서자 그들이 나를 바라본다. 아저씨둘과 아줌마 한명. 개량한복을 입은 그들은 저녁까지 먹은 다음 에야 일어섰다. 며칠후 그들이 다시 왔을땐 무척 요란스런 복장이었다. 온 집안에 새끼줄을 치고 거기다가 부적을 매달았다. 집안 구석구석 가져온 부적을 모두 매달자 이번엔 상을 차리기 시작한다. 커다란 상위에 온갖 과일들이 올라온다. 마지막으로 돼지머리가 올라오자 상차리기가 끝났다. 여자가 방울을 들고 널뛰기를 시작한다. 알아듣지 못할 괴상한 노래와 함께 온 집안을 뛰어 다닌다. 두명의 남자는 각각 아무렇게나 주저 앉아 두꺼운 책을 펼쳐든다. 상 바로 앞에서 아버지가 절을 하기 시작한다. 연신 절을 해대는 아버지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서글퍼졌다. 짙은 향냄새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굴레에서 빠져나오려 몸부림치는 아버지가 불쌍해서였을까, 아무튼 내얼굴은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되어버렸다. 그 언젠가 조상 한 분이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도 가만히 계시지 않았다. 정해진 운명이지만 순순히 항복 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낮부터 시작된 굿판은 자정까지 이어졌다. 나는 자지 않고 굿판을 지켰다. 하지만 그것은 여전히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었다. 새벽 두시가 되자 껌뻑 졸던 내가 깜짝 놀라 정신을 차렸다. 촛불들이 격렬하게 흔들리 고 있었고, 그것 중 몇개는 실제로 꺼져버렸다. 무척 생소한 느낌. 거대한 무언가가 집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그런 기분은 난생 처음이었다. 굿이 효과가 있는 것인가. 우두커니 서있던 그것이 조금씩 움직인다. 그리고 아버지의 주위를 천천히 돌기 시작한다. '헉' 끔찍한 두통에 소리를 지를뻔 했다. 뭔가가 서서히 옭죄여 오고 있었다. 원망과 저주..피끓는 감정들이 회오리 치듯 사방천지로 몰아친다. 때맞춰 그것이 점점 빨리 움직인다. 절름발이 병신처럼 뒤뚱거리며 아버지 주위를 빠르게 빙빙 돈다. 아버지의 안색이 시퍼렇다. 곧 죽을것 처럼 위험해 보인다. 지켜보기만 하는 나 도 이럴진대 당사자인 아버지는 어땠을까. 빙빙 돌던 그것이 갑자기 지랄발광을 해댄다. 온몸을 부르르 떨 며 기괴한 동작을 짓는다. 시퍼런 한. 뿌리깊은 원혼들의 한이 일제히 몰려든다. 세사람도 굿을 멈추고 벌 벌 떨고 있다. 그들도 처음 경험했을 것이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해야 이만한 원한이 쌓일 수 있을까. 그들 은 짐작도 못할 것이다. 대를 이어올때마다 한이 쌓이고 쌓였다. 남김없이 갈무리된 그것은 깊이를 짐작키 어려울만큼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아버지가 꺽꺽 넘어간다. 아버지의 전신을 그것이 미친듯이 어루만진다. 그러던 한순간, 그것이 움직임을 멈췄다. 그리곤 서서히 얼굴을 아버지에게 가져간다. '안돼' 아버지가 보았다던 할아버지의 최후가 떠올랐다. "스윽" 그것이 손을 뻗어 이마로 가져간다. 죽을 것 같다. 무서워서 죽을 것 같다. 그 옛날에 아버지는 기절했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두 눈 똑바로 뜨고 모든것을 지켜보았다. 그것이 천천히 머리카락을 치운다. 양쪽으로 머리카락이 갈라진다. 일순간 머리카락이 확 제쳐졌다. 그걸로 끝이었다. 아니 시작이었다. 아버지는 끝이었지만 내게는 시작인 셈이다. 아버지는 예상과는 달리 제법 평안한 표정으로 숨을 거두었다. 죽는것이 차라리 편했던 것일까. 죽어서야 비로소 벗어났다고 기뻐 했던 것일까. 사람들로 붐비는 장례식장에서 골똘히 생각해본다. 밝은 대낮에, 형광등까지 모조리 켜져 있고 수십명의 사람들까지 있었지만, 그것은 결코 사라지는 법이 없다. 한쪽에서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다. 아버지가 아닌 나를 향한채...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은 언제나 예고없이 찾아오는 법이다. 중학교 2학년, 유달리 햇살이 밝았던 날로 기억한다. 너나할것 없이 왁자지껄한 점심시간무렵, 열린 창문 사이로 고양이 한마리가 들어왔다. 새까만 도둑고양이.. "우와" 아이들이 감탄성을 내지르며 고양이에게 몰려들었다. 여긴 3층인데 저놈이 어떻게 들어왔을까. 고양이는 아이들이 주는 음식을 거부도 안하고 받아 먹었다. 어딜가나 악동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날도 어김없이 그들이 뒤편에서 쑥덕거리고 있었다. 잠시 일어섰다 다시 앉았을때 뭔가 물컹했다. 소름돋는 느낌과 함께 벌떡 일어섰다. "하하하" "와하하" 아이들이 죽는다고 웃어댔다. "캬아" 설상가상으로 고양이가 달려들었다. 발톱으로 손등을 할퀴었다. 순식간에 뻘건줄이 죽죽 그였다. 도망가는 내게 고양이가 힘껏 점프했다. 눈앞에 시커먼게 달라붙자 제정신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손에 잡히는 대로 미친듯이 고양이를 가격했다. "털썩" 축 늘어진 고양이가 바닥에 떨어졌다. 하지만 죽은게 아니었다. 여전히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근처에 있던 샤프로 놈을 힘껏 찔렀다. "키아오" 날카로운 소리가 터져 나왔다. "푹.푹.푹" 수십번도 넘게 찔렀다. 그래도 놈은 죽지 않았다. 벌떡 일어나 필통을 뒤졌다. 커터칼이 보이자 냉큼 손에 쥐었다. "드르륵" 칼날을 거칠게 빼고는 미친듯이 놈을 베어나갔다. 뜨끈한 피가 사방으로 튀었지만 멈추지 않았다. 기이한 집중력에 사로잡힌 나는 놈의 해체 외에는 관심을 둘 수 없었다. 살을 가르고 내장을 헤집었다. 입을 강제로 벌리고 목구멍 깊숙히 칼을 쑤셔 박았다. 나를 할퀸 앞발을 잘라내기 위해 반대쪽 손으로 그것을 단단히 움켜쥐었다. "슥삭슥삭" 격렬한 왕복운동에도 발은 쉽게 잘리지 않았다. 조그만 커터날이 뼈에서 더이상 들어가지지 않았다. 칼을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발을 덥썩 물었다. 어금니를 사용해 힘껏 씹었다. 무서운 정적속에 와드득 와드득 뼈씹는 소리만 울려퍼졌다. 마침내 놈의 발을 몸통에서 분리시키는데 성공했다. 가슴속에서 뭔가가 울컥솟았다. 그것은 혈관을 따라 내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거칠것이 없었다.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가슴을 확장시켰다. 그것은 거대한 자신감이었다. 거만하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벌벌 떠는 아이들.. 아무도 자신만만한 내눈을 감당하지 못하고 꼬리를 내렸다. 그리고 그것이 언제나처럼 사물함 한켠에서 있었다. 애써 외면하며 언제나 피했던 그것.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그것을 보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가소로워서 미칠 것 같았다. 가까이 가자 그것이 저만치 물러난다. 엉거주춤 물러서는 그모습이 처량해 보인다. 짐짓 눈을 부라려 준 다음에 돌아섰다. 만족감에 어깨가 으쓱거린다. "씨발년이 뒤질라고" 의대에 진학했다.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지만, 남들보다 빠르게 의대에 입학했다. 머리가 좋아서도 공부에 관심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의대를 간 것은 어떤 절박감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버튼 하나로 만족했을지 모르지만 난 아니었다. 피가 튀고 살이 터져야 만족했다. 산 생명을 조각조각 해체할때의 느낌을 원한다. 비록 더러운 살인자의 유전자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때문에 숨통이 트이고 살아갈 힘을 얻으니까 말이다. 언젠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적이 있다. 선서를 하면서 속으로 비웃었다. 겉은 그럴싸 하지만 실상은 살인면허증이었다. 멀쩡히 살아있는 한 생명을 죽여도 합법적이다. 죽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아기가 작으면 흡입기로 빨아낸다. 아기가 조금 더 큰 경우는 조각조각 잘라서 긁어 낸다. 사정의 여의치 않으면 다른 방법도 있다. 양수를 빼내고 소금물을 집어넣는 것이다. 아기가 소금물에 서서히 쩔어간다. 그 과정이 아기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온몸의 수분을 토해낸 채시커멓게 말라 죽는다. 그러면 그것을 쏙 빨아내면 끝난다. 아기를 죽이고 나면 그들은 돈을 준다. 그리고 감사의 인사도 꼭 잊지 않는다. 처음 낙태 실습을 하던 날 동기들의 과반수 이상이 먹은 것을 게워냈다. 게중에 서넛은 기절까지 했다. 세상에 쪽팔리지도 않는가. 어떻게 의사가 될 놈들이 기절까지 하냔 말이다. 묘한 기대감에 양손을 세차게 비볐다. 십 년 차 전문의는 기계적인 말투로 설명을 해가며 시범을 보였다. "처음에는 잘 안 잘려요, 게다가 꽤 미끄럽기도 하구요" 전문의의 인상이 실제로 구겨졌다. "하, 이거 잘 안 잡히네." 모두가 충격속에 시술 장면을 지켜보았다. "잡았다" 전문의가 환한 웃음을 짓는다. 싱그러운 미소다. 잘 정리된 치열이 꽤 지적으로 느껴진다. 그의 말에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진다. "잡고나서도 안심하면 안돼요, 가끔 힘이 장사인 놈들이 있거든요" 그의 농담에 하마터면 웃음을 터트릴 뻔 했다. 간신히 웃음을 참고는 그의 유머감각을 칭찬했다. '그러면 지금 장래에 천하장사 한명을 죽이는 거잖아 크하핫' "자르실때 절대 놀라서는 안됩니다, 가끔 아기가 발작하는거에 놀라는 분도 있는데 그럼 큰일나요, 산모가 다칠수도 있거든요, 가위로 자궁을 찌른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산모가 아프겠어요" 그는 아기를 수십조각으로 자른 뒤에 뽑아냈다. 아마 설명해 준다고 더 잘게 잘랐을 것이다. "아무튼 평소에 가위날 잘 갈아 두시구요, 그럼 됩니다" 그가 씻지도 않은 손을 우리에게 내민채 마지막 강의를 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지고 토악질을 해댔다. 역한 냄새에 나도 모르게 그들과 함께 물러섰다. '옥의 티로군' 너무도 유익한 수업이었다. 그 시간 만큼은 그것이 옆에 있든 말든 신경 쓰이지 않았다. 서른이 다 돼서야 첫 선을 봤다. 애초에 여자를 사귈 재주도 구실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직업 때문인지 선자리는 끊임없이 들어왔고 아홉번째 만에 첫사랑을 만났다. 그녀는 내 직업을 듣고난 뒤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참 보람된 일을 하시네요" 무척 선이 고운 얼굴이었다. 눈썹은 날아갈 듯 사뿐했고, 웃을때 드러나는 보조개는 치명적이었다. 어느날 그녀가 내 손을 이끌고 고속버스에 올랐다. "춘천은 왜?" "갈 데가 있어" 그녀는 제일 뒷자석으로 간 뒤 창문을 활짝 열었다. 휘날리는 머리카락이 볼을 간지럽힌다. 하지만 이내 표정이 굳어졌다. 그것의 머리카락도 조금씩 나부꼈기 때문이다. 숯많은 머리카락이 굵기도 무척 굵다. 수만 마리의 뱀들이 요동치는 것 같다. 우리는 춘천에 도착했고, 곧 택시를 탔다. "어디 가는데?" "점집"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지만 난 불안했다. 나에 대해 안 좋은 소리를 해댈게 분명했다. 여태껏 찾아간 점쟁이란 점쟁이는 모조리 한결같은 반응이었다. 최악의 사주팔자. 뭘해도 망하며 뭘해도 불행해진다는 것이었다. 택시가 한적한 시골길에 멈췄다. 그녀가 아담한 양옥집의 초인종을 누른다. 두세번 눌러도 대답이 없다. "일반 가정집 아냐? 간판도 없는데" "은퇴하셨어, 왕년엔 전국 최고셨는데" 그녀가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다. 다행이다. 전국최고라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 우리는 한적한 시골길을 걸었다. 시원한 가을 바람이 솔솔 불어왔다. 길 따라 죄다 논이요 밭이었다. 황금색 벼들이 바람에 따라 일사 분란하게 방향을 틀어댄다. 시골길엔 정말 사람이 한명도 없었다. 우리 셋 뿐이다. "앗, 저깄다" 그녀가 환호성을 지르며 가리켰다. 이백미터도 넘는 거리의 들판 한가운데 점 하나가 움직이고 있었다. "어서 갔다와" 그녀가 생글생글 웃는다.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알아봐?" 그녀가 눈을 희떴다. 미친사람 처럼 흰자만 보이게 눈을 치켜떴다. "앞이 안 보이셔" 도리없이 들판을 가로 질렀다. 가까이 가보니 인상 좋은 할아버지가 도리깨를 휘두르고 계셨다. "할아버지" 사람 소리에 할아버지가 이쪽을 바라본다. 혼탁한 동공. 눈 전체에 지독한 안개가 가득하다. "점 보러 왔어?" "네" 할아버지는 잠자코 내 편을 바라본다. 보이긴 보이는 걸까. 의사인 내 소견으로 할아버지는 완벽한 장님이었다. "무조건 잡아, 놓치면 자넨 죽어" "네?" 의외의 대답에 가슴이 벌떡거린다. "저 여자가 있어야 자네 목숨을 부지 할 수 있어, 무슨 말인진 자네가 더 잘 알거 아닌가" "아.." 누가 뒷통수를 힘차게 후려친 기분이었다. 듣고 보니 그랬다. 그녀를 만난 후 부터 모든 일이 잘 풀렸다. 웃는 일도 많아지고 스스로가 행복하다고 느껴졌던 것이다. 늘 따라다니는 그것마저 신경 안쓰일 정도로...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를 하고 신나게 뛰어갔다. 시원한 바람이 폐 깊숙한 곳까지 식혀주었다. 단숨에 들판을 가로질러 그녀에게 갔다. 내 표정에 그녀도 신이 난 듯 묻는다. "뭐라고 하셔?" "너 놓치면 나 죽는대" 그녀가 함박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그 웃음은 반나절도 가지 못했다. 이건 사기다. 이럴수는 없다. 할아버지가 길가로 나온 뒤 정식으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뭔가 이상하다. 할아버지의 표정이 싹 바뀌었다. 덩달아 우리 표정도 싹 굳었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그녀가 핸드백을 챙긴다. "벌써 가려고?" "응" 싸늘하다. 냉기가 풀풀 넘친다. 다급하게 그녀를 따라갔다. 그녀는 서울까지 오는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왜 거짓말 했어?" 차에서 내리자 그녀가 차갑게 묻는다. 어이가 없어 잠시 하늘을 올려보았다. 밤하늘 중앙에 할아버지의 간 사한 얼굴이 둥실 떠올랐다. 사기꾼이 분명했다. 차라리 다른 이유라면 억울하지도 않았다. "빌어먹을 사기꾼 영감탱이가" "함부로 말하지마" "아 미치겠네 진짜" "끝내" 그녀의 말한마디에 진짜로 끝났다. 이건 사정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만의 어떤 믿음이 작용하는 듯 했다. 그녀와 헤어지고 다른 여자와 이듬해 결혼식을 올렸다. 그녀는 점 따위는 믿지 않았고 속설같은 것도 전혀 신뢰하지 않는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 결혼은 했지만 부인을 사랑하지는 않았다. 자식도 태어 났지만 전혀 이뻐 보이지 않았다. 과거 아버지의 시선처럼 약간의 동정심, 단지 그것 뿐이었다. 주기적으로 낙태시술을 했지만, 며칠뿐이었다. 며칠이 지나면 다시 그것이 무서워졌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강해지는 것 같다. 요즘따라 스트레스가 심하다. 지독한 불면증에 자면 언제나 악몽이다. 물론 깨어난다 해도 똑같지만... 그것이 부쩍 신경 쓰인다. 일이 없을땐 항상 최후를 생각한다. 그것이 얼굴을 보여주는 날 나는 죽을 것이 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우리 핏줄의 운명이다. 불현듯 덮치는 극심한 공포에 식은땀이 흐른다.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얼마나 무섭게 생겨야 바로 죽을 수가 있는걸까' 주말엔 온통 그것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대항했던 것처럼 나역시 가만히 앉아 있을 순 없었다. 아버지는 무당에 의존했지만, 난 그것을 과감히 배척했다. 오히려 죽는 시기를 앞당긴다고 여겼다. 실제로 굿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고 믿었다. 미신을 배척하고 나자 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 사라졌다. 하긴 귀신을 그럼 도대체 무엇으로 대항한단 말인가. 우선 최후의 순간에 대비했다. 그것의 얼굴에도 심장마비를 안 일으키도록 단련했다. 처음엔 시체 사진을 모았다. 평범한 시체부터 시작해서 점점 범위를 넓혀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추락사한 시체, 불에 탄 시 체, 부패하다 만 시체 등등 각종 시체들을 섭렵했다. 무서웠지만 기절할 정도는 아니었다. 시체 중에선 범죄로 인한 시체가 가장 끔찍했다. 그 중 남녀간의 애증으로 인한 살인이 제일 처참했다. 지인의 소개로 강력계 형사 한명을 만났다. 형사는 두꺼운 사진첩을 보여주었는데, 각종 범죄의 희생자 들 모음집이었다. 형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을 펼치고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얼핏 봐도 꽤나 높은 수위의 사진들이 제법 있었다. 면역이 되서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형사가 사진을 향해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는다. 하긴 나도 나만의 분야가 있지 않은가. 눈앞의 형사가 조각난 태아사체를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졌다. 어쨌든 노력 덕분인지 종국에 가서는 무엇을 보더라도 놀라지 않았다. 내가 조금이라도 반응을 보일만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끔찍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외유내강이라..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로 마음먹었다. 약 200여가지를 검사하는 종합검사를 우선 받았다. 비용만도 천만원가까이 소요되는 그야말로 몸 전체를 샅샅이 훑는 작업이었다. 두달 동안의 검사가 종료되 고 담당의사에게 결과를 통보 받는 날이었다. 이 계통에 있는 사람들은 대충 서로를 안다. 우리도 역시 술자리서 두어번 마주친 전력이 있다. "저기..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그가 말끝을 흐린다. 젠장, 이거 내가 많이 하던 대사다 "짧고 간결하게, 그리고 하나도 남김없이 말하세요" 그가 더욱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선생님께서는 생식능력을 상실하셨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린가. 의외의 대답에 멍한 표정을 지었다. 내 표정에 그가 더욱 황망한 표정을 짓는다. "선생님은 더이상 아기를 가질 수 없..." "괜찮아요, 다른 이상은 없나요?" 정말 괜찮았다. 혼전이라면 문제가 됐겠지만, 지금은 결혼도 하고 아들도 하나 있지 않은가. "저, 그게.." 아뿔싸, 드디어 감이 왔다. "고환암 말기입니다" "씨발" "네?"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물어 볼 것도 없다. 고환암은 초기 아니면 다 죽는병이다. 어쩐지 얼마전부터 고환이 간질간질 하더라니만. 하지만 백프로 확실한 것은 아니었다. 2퍼센트의 확률로 오진이란 것이 발생한다. "고환암입니다" "안타까우시겠지만 우선 항암치료부터 시작합시다, 두달 정도는 충분히 늘릴 수 있어요" 며칠 지나서 다른 병원의 결과까지 받았다. 두달이 언제부터 충분한 시간이었던가. 단호하게 말하던 그놈의 머릿가죽을 벗겨버리고 싶었다. 난 이제 죽는다. 죽는다. 세달도 못가 죽을 것이다. 기어코 확실하게 죽을 것이다. 문득 암으로 죽을 지 심장마비로 죽을지 헷갈렸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무엇으로 뒈지든 그것 알아 무엇하리. 차라리 암보다는 화끈하게 심장마비가 나을 듯 싶었다. 하지만 그건 대단한 착각이란걸 그날 밤에 깨달았다. 멍하게 거리를 걸었다. 길이 보이는 곳은 어디로든 걸었다. 뒤에선 분명이 그것이 따라오고 있을테지만 신경쓰기 싫었다. 그냥 다 귀찮았다. "빵.빵" 벼락같은 경적소리에 정신이 번쩍든다. "개새끼가 죽을라고 환장했나?" 덤프트럭 한대가 멈춰 있었고 자신은 차도 한복판에 서있었다. 다시 인도로 돌아가 걷기 시작한다. 초등학교가 보인다. 아무 생각없이 들어간다. 초등학교 운동장 치고는 꽤 넓다. 밤중이지만 곳곳에 설치된 가로등으로 제법 밝다. 누가 있는 듯 하여 무심코 뒤를 보았다. 잘못 들었나 보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다' 다시 이리저리 찾아보아도 역시 아무도 없다. 사라졌다. 그것이 사라진 것이다. 입꼬리가 말려 올라가다 중간에서 멈춘다. '그럼 뭐해, 곧 뒈질거' 저만치서 점 하나가 움직인다. 운동장 끝과 끝 사이. 점이 점점 커진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보니 어렴풋이 사람의 형체다. 점이 점점 커진다. 사람인 동시에 여자다. 점이 더욱더 커진다. 사람인 동시에 여자인 동시에.. "씨발년이다" 무서운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어찌된 일인지 뒤뚱거리지도 않았다. 벌써 반이나 거리를 좁혔다. 엄청난 속도때문인지 그것의 머리카락이 사방팔방으로 나부낀다. 머리카락 사이로 희끄무레한 것이 보인다. "쿵.쾅.쿵.쾅" 심장이 중간단계없이 최대한의 출력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잠시 잊고 살았던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어마어마한 원한. 내몸은 어느새 그날의 아버지를 다시 보고 있다. 그것이 아버지위에 올라 타있다. 슬며시 머리카락을 젖힌다. 숨도 못쉬고 그걸 지켜만 본다. 내몸은 다자란 성인이지만 꼼짝도 할 수 없다. 마치 어린시절의 나처럼. 별안간 머리카락이 확하고 젖혀진다. "으아아악" 순수한 공포심에서 우러나오는 비명이었다. 그것이 달리는 속도를 높였다. 이제 거의 얼굴 윤곽이 보일 듯 하다. 보면 죽는다. 저 얼굴이 망막에 아로새기는 순간 무조건 죽는다. "우아악" 미친듯이 팔목을 물어 뜯었다. 어찌나 세게 물었던지 살점과 혈관이 같이 터져 나왔다. "싸아" 팔목에서 피가 물총처럼 쏘아진다. 그것의 달려오는 속도가 약간 느려졌다고 느꼈다. "크아악" 뜯어진 부위사이로 손가락을 쑤셔 넣었다. 연한 살덩어리 사이에서 길다란 힘줄이 느껴진다. 힘줄을 잡고 서 있는 힘껏 당긴다. "찌익" 힘줄이 대번에 팔길이 만큼 뽑혀나왔다. 그것의 속도는 이제 눈에 띌만큼 느려졌다. "아흑" 뽑고 뽑아도 힘줄은 끝이 없었다. 키만큼의 길이에 해당하는 힘줄을 뽑아내자 드디어 그것이 달리는 걸 멈 추었다. 머리카락은 다시 얼굴을 덮었고, 그것은 조용히 내 옆으로 다가와 섰다. "개씨발년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벌떡 일어났다. 거친 호흡에 상체전체가 위아래로 흔들거린다. 팔목을 보니 정상이다. 꿈을 꾼것이다. 너무 억울했다. 분해서 꺼이꺼이 울었다. 울다보니 내자신이 불쌍해서 더욱 서럽게울었다. 그러고보면 이때까지 정말 편하게 지내 본 적이 없었다. 스스로에 대한 연민 때문에 울지 않고서는 배길수가 없었다. 침대맡에 조용히 서있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거실로 나왔다. 마누라는 집에 거의 붙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한번도 거기에 대해서 언급한 적은 없다. 어차피 관심도 없었다. 역시 오늘도 나가고 없다. 아들이 자는 방의 문을 열었다. 자기보다 커다란 베개를 다리 사이에 끼운채 정신없이 자고 있다. 이 끔찍한 인생을 물려주기 싫다. 버러지만도 못한 인생. 차라리 죽느니만 못하다. 아들을 흔들어 깨운다. "으응.." 아들이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뜬다. "저기 문앞에 누가 서있는 줄 알아?" 녀석은 질문을 이해하느라 나를 멀뚱멀뚱 쳐다봤다. 아마 잠결이라서 더 헷갈렸을 것이다. "그냥 아줌마" 망설임없이 일어났다. 부엌으로 가서 식칼을 손에 쥐었다. 다시 아들방으로 갔다. 그런데 아들이 없다. 화장실에서 소리가 들린다. 쫄쫄쫄 오줌누는 소리. 오줌을 다 누기를 기다렸다. 아들이 나오자 식칼로 심장을 힘껏 쑤셨다. "아.." 아들은 비명도 못 지르고 쓰러졌다. 눈을 감고 한번 더 찔렀다. 최대한 빨리 죽이는게 예의리라. 아들이 움직임을 멈췄다. 식칼을 들고 그년을 보았다. 그년이 온몸을 비틀거린다. "어때? 이제 대가 끊겼으니 어쩌나? 이제 네년의 복수상대도 사라졌으니 이제 어쩔거냐고" 그년이 크게 휘청거린다. 저런 모습은 처음이다. 통쾌했다. "자 이제 얼굴을 보여줘" 그년이 여전히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씨발년아, 면상 한 번 보자고" 성큼성큼 걸어가 그년의 어깨를 확 잡아챈다. 아마 집안을 통틀어 이런 행동을 보인건 내가 처음일 것이다. 아들도 죽였는데 그년이라고 대술까. 그년이 아무렇게나 팔을 휘두르자 순식간에 벽에 처박혔다. "씨..씨발년이 힘은 장사네" 그년이 점점 나에게 다가온다. 내 표정이 환하게 밝아진다. "컴온, 씨발년 베이비" 그녀가 다가옴에 따라 미칠듯한 원한이 쏟아진다. "그래 이거야, 이 느낌이라구" 공포와 흥분으로 온몸이 사시나무처럼 흔들렸다. 해묵은 집안의 한. 켜켜이 쌓인 그것이 남김없이 쏟아지는 듯 하다. 그년이 내 발을 지나서 머리맡으로 왔다. "어서 까봐" 그년이 물끄러미 내려다 본다. 심호흡을 했다. "스윽"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 버렸다. 속으로 욕을 하면서 다시 눈을 떴다. "어라" 그년이 없었다. 저만치서 그년이 걸어가고 있다. "이봐 어디가?" 그년이 현관쪽으로 다가간다.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단 생각이 든다. 얼른 뛰쳐가서 그년의 어깨를 돌렸다. "휙"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머리카락을 치워버렸다. "....." 뭔가 잘못됐다. 이럴수는 없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안쪽으로 부적 몇 개가 붙어 있을 뿐이었다. 그년이 다시 현관으로 향한다. "안돼" 사라졌다. 그년이 사라졌다. 뒤를 돌아보면 짠 하고 나타날 줄 알았다. "홱" "홱" 몇번이나 돌아봐도 마찬가지다. 그년이 완벽하게 사라져버렸다. 뚜벅뚜벅 걸어가서 아들의 시체를 안았다. 죽은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찬기운이 느껴진다. 아들만 차운게 아니었다. 거실바닥도 차웠고 공기도 얼어 붙는듯 매웠다. "하" 숨을 내쉬자 뽀얀 입김이 퍼진다. 그러고보니 주위가 어둡다. 창문쪽을 바라보니 아무 것도 안보인다. 그냥 까맣다. "헉" 일순 급격한 추위가 몰아 닥쳤다. 전신의 소름이 연신 돋아났고, 팔다리에 마비 증상이 오기 시작했다. 냉정하게 이 상황을 직시했다. 지금은 한여름이다. 이런 추위는 있을 수 없다. 다시 바깥쪽을 보았다. 여전히 까맣다. 자세히 보니 까만것이 움직이는 것 같다. 베란다를 열고 들여다 보 았다. "꿈틀꿈틀" 시커먼 덩어리들이 울룩불룩 돋아나왔다. 별안간 덩어리들 사이에서 뭔가가 솟구쳤다. 사람이다. 사람인데 목이 없다. 여기저기서 마구 솟구친다. 모두 목이 없다. 동물적인 직감으로 옷을 살펴보니 결코 요즘 시대 옷이 아니었다. 낡고 헤진 한지로 만든 옷들... 슬금슬금 뒷걸음질 친다. "꿈틀꿈틀" 또다시 사방팔방에서 무엇인가가 솟구친다. 이번엔 목이 있다. 그런데 다들 병신이다. 팔한쪽이 없거나 발 이 없었다. 죄다 병신들이다. 옷을 살펴보니 한복이다. 슬금슬금 뒷걸음질 친다. 어느새 거실까지 물러났다. "꿈틀꿈틀" 이번엔 가까이서 소리가 들린다. 맙소사, 천장이다. 천장에 시커먼 것들이 퍼져있다. 그것들은 벽으로 흘러내리고 점차 온 집안을 잠식해 들어온다. 이젠 추위를 넘어서 전신이 따끔 거린다. 벽에서 또 수십명이 솟구친다. 목도 있고 병신도 아니다. 옷을 살펴보니 가슴에 번호가 새겨져 있다. "죄수복!" 정수리부터 시작해서 꼬리뼈까지 수십만 볼트 짜리 전류가 흘렀다. "설마" 뒷걸음질 치다가 뭔가에 걸려 넘어졌다. 아들의 시체다. 뭔가 알듯 말듯 애매하다. 사라진 그년과 부적 그리고 나타난 원혼들. 깨알같은 힌트라도 절실했다. 불현듯 사기꾼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수만가지 생각이 서로 넝쿨처럼 꼬였다. 입구는 수십갠데 출구는 하나다. 이 매듭의 시작점만 쥘 수 있다면, 참말로 그럴수만 있다면.. 수십번 침을 삼키고 미친듯이 눈을 깜박거렸다. 최대한 뇌를 쥐어 짜냈다. 가상의 선이 그어진다. 조심스레 그 선을 따라 걸었다. 눈앞에 굵은 선 외에는 죄다 함정이다. 밟으면 아랫 도리가 터져버리는 지뢰밭이다. 발을 딛으려는 찰나 오른쪽에 있던 선도 굵어진다. 곧 모든 선이 통나무 마냥 굵어져 버렸다. 서로 오라고 살랑 살랑 꼬리를 흔든다. 빌어먹을. 더이상 짜낼 뇌도 없다. 탈수기까지 동원해서 모조리 짜내버렸단 말이다. 알렉산더의 검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어느새 온 집안에 검은 덩어리들이 가득 찼다. "꿈틀꿈틀" 이번엔 바닥이다. 그것도 내가 누워있는 바로 밑바닥이다. 온몸이 미칠듯이 따끔거렸다. 전과는 비교도 안 될만큼 아팠다. 목없는 시체, 병신들, 그리고 죄수들이 다가온다. 이제는 살이 뜯길 만큼 아프다. 그들이 쳐다볼때 마다 한움큼씩 떨어져 나가는 것 같다. "꿈틀꿈틀" 바닥이 들썩거리면서 가랑이 사이로 뭔가가 고개를 쳐든다. 물컹물컹한 그것이 가까이 다가온다. 다가오면서 점차 제자리를 찾아간다. 아기다. 수많은 아기가 원망어린 시선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모든 원혼들이 한데 뒤엉켜 나에게 쏟아진다. 알았다. 이제 알았다. 그년이 왜 사라졌는지 이제 알았다. 할아버지도 틀렸고, 아버지도 틀렸다. 죄다 틀렸다. 굿판은 성공했다. [출처] 씨발년 | k12kb ____________________ 헐. 반전. 이 글은 실화는 아니고, k12kb라는 분의 창작품인 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전이 쩔어서 가져와 봤다우. 제목은... 욕이라 차마 크게 적을 수 없어서 변경 ㅋㅋ 약간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 그 장님이신 점쟁이 할부지가 말씀하신 '꼭 잡아야 하는' '잡지 않으면 죽는' 여자는 결국 그 부적을 붙이고 다니던 그 여자였던 거지. 매번 굿판은 성공했고, 그 여자가 떠났기 때문에 할부지와 아부지는 돌아가셨던거야. 그 여자가 없어서 그 집안 남자들이 본의든, 본의 아니든 계속 해서 죽여왔던 혼령들에게 잠식 당하게 된거지. 딱 오늘같은 날 어울리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가져와 봤는데... 모두 재밌게 봤기를. 오늘도 잘자고, 이제 곧 목요일 그리고 또 금요일이니 이번주도 조금만 버티자규! 곧 또 올게 뿅
퍼오는 귀신썰) 무당 손녀딸이 들려주는 이야기 1화
언제 또 그렇게 자주 왔다고 몇번 매일 오다가 안오니 나도 다 허전하더라 귀신썰 찾아야 하는데, 찾아야 하는데 하며 계속 조바심 냈던거 다들 알랑가 몰라 ㅎㅎ 그래서 이번엔 재밌게 봤지만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를 가져와 봤어 여태 귀신썰들이 다 그랬잖아 '끝낼게요!'라고 끝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 잘 쓰시다가 갑자기 홀연히 다들 사라지셨으니 뭐 사는게 바쁘다 보면 마무리가 안될 수도 있지만 그냥 뭐... 암튼 이번 이야기도 시작해 볼게! 오늘같은 태풍전야(?)에는 귀신썰이 딱이니까 ㅎㅎㅎㅎ 같이 보쟈! ________________________ 중학생때까지는 철없이 귀신이 보인다는 둥, 너 조심하라는 둥 하는 말을 했다가 따돌림도 당했고, 동물원 원숭이 취급도 당했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는 조심스러움. 일단 내가 귀신이라고 하는 그 기운들을 보게 된 그 날부터 말해봄. 우리 부모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도 두분 다 포기하시고 혼인신고만 덜렁 하신 뒤 날 낳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속!도!위!반! 나는 혼수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내가 열살 때 두분이서 결혼식을 올리셨음 아니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ㅋㅋㅋㅋㅋㅋ 어린 부모님이다보니 조부모님들께서 많이 도움을 주셨는데 내가 태어나서 5살때까지 살던 집은 2층짜리 단독주택이었음ㅋㅋㅋ 당시엔 우리가 꽤나 대가족이어서 (증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고모, 삼촌, 나) 4대가 모여 살았으니 집이 2층이어도 그리 크다는 느낌은 받질 못했었음 (참고로 계단 올라가는 거 맨 처음 거기서 연습하다가 뒤로 자빠져서 머리 깨질뻔 한적도 있음) 그러다가 내가 5살이 되고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나는 할머니와 다른 지역에서 살게되고 부모님은 원래 살던 지역에 남아서 일을 하셨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원래 사이가 안 좋으셨는데 시모이신 증조할머니가 계셔서 억지로 같이 지내셨던거라서 할아버지는 증조할머니 상이 끝나자마자 원래 운영하시던 공장으로 거처를 옮기심 그래서 할머니랑 5살때부터 초등학교 입학하기 직전인 8살 2월 초까지 살았는데 그때부터 내가 구름 (안개? 스모그?) 같은게 떠다니는 걸 보고 이상한 기운을 느끼면서 할머니한테 종종 오늘은 밭을 갈지 말라던가 오늘은 대문을 꼭꼭 잠그고 자자거나 오늘은 번쩍번쩍 번개가 칠거라거나 하는 말을 하기 시작했음ㅋㅋㅋㅋㅋㅋ 당시에 그런말을 했다는 내 기억엔 그런 일이 전혀 남아있지 않지만 할머니는 내가 그런 말을 하면 98% 확률로 맞아 떨어졌었다고 말씀하셨음ㅋㅋㅋㅋ 예를 들면 대문을 잠그고 자자고 한날은 옆집에 강도가 들어서 다 도둑맞았다고 하고 번개가 칠거라고 한 날은 정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쳐서 우리 동네 입구에 있던 나무가 쩍하니 갈라졌다고 함 (나는 기억 없음ㅋㅋㅋㅋㅋ 워낙 오래된 어릴때 이야기니까) 솔직히 증조할머니는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싫어하셨음ㅋㅋㅋㅋㅋㅋ 워낙에 남아선호사상이 강려크한 분이셔서 고모도 구박을 많이 받았고 할머니가 했던 시집살이는 차마 설명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고 함;; (여러분 며느리 시집살이는 호되게 시키는 거 아닙니다... 한이 남아서 두고두고 힘들어하셔요.) 근데 증손녀가 허구한 날 증조할머니 방에 찾아가서 놀아달라고 떼쓰고 애교부리고 하니까 억지로 놀아주셨고, 밥먹을 시간에도 무조건 내 밥은 증조할머니 방에서 먹을거라고 떼를 써서 억지로 겸상하고 그랬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머니가 날 진짜 많이 싫어하셨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치없는 계집앸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 증조할머니 돌아가신 걸 맨 처음 본 것도 당시 5살이었던 나였음 그러고부터 쭉 보이기 시작함 사실 보인다기보단 느끼는 것에 가까움 형상을 구체적으로 보려면 집중이 필요하고 집중을 하면 잘 보이지만 그만큼 피로함;; 나는 대체로 기운을 느낀다고 하는게 맞는 것 같음 무언가 있다는 느낌을 받고 그 이후에 집중을 하면 형체가 뚜렷하게 보이는 편임 그렇지만 이왕이면 대충 흘려 넘김 왜냐하면 봐봐야 좋을게 없으니까. 내가 지금껏 본 대부분의 귀신이라고 하는 그들은 대체로 죽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음 교통사고를 당해 팔다리가 이리저리 꺾였다면 그 모습 그대로,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려 머리가 다 깨졌다면 그 모습 그대로, 심장마비로 쓰러졌다면 나름대로 깔끔하고 창백한 모습 그대로. 사실 기운으로 느끼는 거라서 그 실체를 보지 않는다면 다 거기서 거기임 다만 음기라고 하는 그게 확 끼쳐오니 소름끼치고 기분이 나쁠 수밖에ㅋㅋㅋㅋㅋ 나는 할머니를 닮아서 기가 센 편인데 흔히들 생각하는게 기가 쎄면 귀신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잖음? ㄴㄴ... 아니라고 생각함. 기가 센지 약한지는 아무 상관 없이 식스센스, 오감 이외의 제 6의 감각 즉 육감(六感)의 유무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됨 이건 가지고 있는 자와 가지고 있지 않은 자로 명확하게 구분되니까.. 물론 이게 뭐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도 16년동안 보고 듣고 느낀걸 토대로 하는거니까 확실한건 아님ㅋㅋㅋㅋㅋ 그렇지만 확실한건 나는 빙의가 되거나 홀린 적도 전혀 없으며 더불어 할머니도 니년은 남편도 잡아먹고 애새끼도 잡아먹을 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시니 (원래 이런 말 할때는 거치십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기가 약해서 그들을 보는 건 아니라고 생각됨 내가 단순히 귀신을 보고 느끼는 걸로 16년을 채울 수는 없고 내 기구한 팔자에 엮인 육감으로 인한 소동들을 다뤄보려 함 다음편부터 제대로 하나씩 풀어보겠지만 나는 엄마가 외도로 가출하셨고 (엄마가 그렇게 나갈거라는 걸 꿈에서 봤음) 아빠와 사이가 아주 나쁨에도 편부가정에서 자랐으며 (그 이유는 차차...) 부모님은 결국 이혼 하셨지만 그 과정이 지나치게 막장이었고 성폭행을 당할뻔한 경험이 2번 (가해자 2명 중에 1명은 사건이 있고 난 뒤 내가 꿈을 꾸고 잡음) 죽을뻔한 적이 5번 죽을뻔한 사람을 살린적이 2번 자살하려는 친구를 살린적이 1번 불이 난 상황을 예지하고 소화기를 들고 튀어간 적이 1번 (실제로 불 남) 산길에 낙사한 사람 시신을 찾은 적이 1번 물에 빠져 실종된 사람의 위치를 찾은 적이 1번 친구들에게 온갖 예언을 해준 적은 무수히 많고 대체로 꿈이 맞아떨어지는 편이며 친구나 지인에게 붙어있는 귀신을 어르고 달래 보내준 적도 여러번 (물론 도움을 주려 하는 조상신은 건드리지 않음) 사귀었던 남자친구의 싸이코적 면모를 꿈을 통해 발견 - 헤어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느낌을 받음 - 소년원 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가 있다는 사실까지 느낌 (꿈도 꿈) - 헤어짐 하.... 중학생때까지는 귀신이 보인다는 말에 따돌림을 당했고 아빠는 날 정신병원에 데려갔으며 1년 넘는 정신과 상담과 심리치료 과정을 겪음 고모는 내 말을 들어주고 믿어주는 듯 했으나 결국 비웃었고 그 뒤로는 더이상 귀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해서 모두를 납득 시킴 그리고 정신과에서 벗어날 수 있었음 우리집은 할머니가 신내림을 받으시고 무당으로 사시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집임 그러나 내가 아무리 누군가 죽는 것을 막으려 해도 살려내지 못한 적이 있음 친구의 자살을 막지 못했고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는 사람을 구해내지 못했음 지금껏 시체를 증조할머니 포함해서 5번을 봤으니 21살 여자치고 적게 본건 아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함 그렇다고 내가 귀신을 불러오는 사람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지금껏 어디에도 제대로 풀어보지 못한 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을 뿐이예요. 들어주시겠어요? [출처] 무당 손녀의 식스센스 1 | 요하림 __________________________ 어때, 궁금하게 하는 이야기! 물론 힘든 삶을 사셨지... 21살인데 저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니 남들이 보지 못 하는 걸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 외로운 것 같아 틀린게 아니라 다른걸 인정해 주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이 얼른 오길 그럼 잘 자고, 내일 또 올게! 태풍 조심하고!!! *전체 보기* 무당 손녀딸이 들려주는 이야기 1화 http://vingle.net/posts/2488040 무당 손녀딸이 들려주는 이야기 2화 http://vingle.net/posts/2488153 무당 손녀딸이 들려주는 이야기 3화 http://vingle.net/posts/2488166
퍼오는 귀신썰) 노래방 이야기 (단편)
오늘은 오랜만에 아침 귀신썰이야! 단편을 원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근데 단편은 다 시리즈보다 무서우니까 아침에 같이 읽자 ㅋㅋㅋㅋㅋㅋㅋ 이따 밤에는 계속 귀신보는 폭카님의 이야기를 가져올테니 밝은 지금 시간에는 좀 시원해지게 무서운걸로!! ㅋ... 그럼 시작해볼게! ______________________ 안녕하세요.. 22살 귀신에 관심 많은 남아입니다.. 저번주에 이 글을 올렸습니다만.. 퇴근 시간이 되는바람에 대충 적어 올려서 허접한 부분이 있었던 터라 다시 올립니다..ㅎㅎ 당시 상황을 상상하면서 읽어보시면 10000%소름 돋으실겁니다..ㅎ .. 혹시 귀신이 노래를 좋아하시는거 아시나요? 그래서 주로 가수들 녹음실에 나타나곤 하죠..ㅎ 제 친구 이야기를 조금 각색해서 적어보겠습니다..ㅎ 그럼 스타투~ 제 친구 놈 중에 가수 지망생이 있습니다..ㅋ 편의상 A군으로 하죠.. 뭐 다들 알다싶이 가수 지망생들은 학원에 가서 배우지 않는 이상 노래 부를곳이 마땅치 않죠.. 방음시설이 많지 않으니깐요.. 그렇다고 매일 노래방에 가자니 돈도 장난이 아니고.. 그래서 그놈은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었는데요.. "아 하루종일 노래 부르고 싶다." 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방학중이였는데요. 그 A 말고 다른 친구(B)놈 부모님이 노래방을 운영하셨습니다. 그래서 가끔 가서 노래 부르곤 했죠...ㅎ 음.. 뭐 그냥(?) 노래방은 아니였던 관계로 자주 가지는 못했구요...^^ 그 친구놈 부모님이 해외여행을 떠나신다는 겁니다..ㅎㅎ 대박!! 그래서 하루를 노래방 안에서 친구들 몇명과 미친듯이 놀았습니다..ㅋ 물론 A가 제일 신났죠.. 그렇게 한 5시간을 노래를 부르니 다들 지쳐 쓰려졌습니다. A는 확실히 목이 좋아서 그런지 쌩쌩 했습니다. 그렇게 점심에 들어와서 저녁을 거기서 먹고 다들 집으로 빠이빠이 하기로 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다음날이 B의 부모님께서 여행을 가시는 날이여서 저녁에 B의 부모님꼐서 가게 정리를 하고 가신다고 했던것 같습니다. (B의 부모님꼐서 가게를 하루 일찍 문을 닫으셔서 놀아도 된다는 허락을 얻었습니다.) A의 입장에서는 아쉬웠죠.. 노래를 더 부를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으니깐요.. 그런데 A놈이 조용히 B에게 자기 혼자 여기서 노래불러도 되냐고 물어보더군요.. 당연히 B는.. 불가능 하다고 했죠.. A는 그럼 내일 여행 가시니깐 내일에 와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B는 그러고 싶지만 자신은 열쇠가 없어서 문을 딸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A는 열쇠를 슬쩍 챙겨서 가지고 있으면 안되냐고 했고 B는 걸리면 뒤지게 맞겠지만 친구를 위해서 그러기로 했죠.. 제가 같이 있어서 들은건 여기 까지입니다.. 여기서 부터는 A군과 B군에게 들은 겁니다. B는 무사히 미션을 수행했습니다..ㅎ 열쇠를 획득하였죠.. A는 기뻐 날뛰었고 거기서 하루를 셀 생각으로 먹을것과 간단히 씻을것을 챙겨서 B의 노래방으로 향했습니다. A의 소원대로 노래방은 열려있었고 안에 들어가니 B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A: 대박.. 넌 진짜 내 은인이다 진짜.. B: ㅋㅋㅋ 너 가수되면 손녀시대 싸인 다 받아주기다!! A: 그럼 당연하지..ㅋㅋㅋ 와 대박 신난다 B: 가게 어지르면 바로 뽀록 나니깐 딱 저기 1번방에 박혀서 노래만 부르고 니가 먹고 난건 조용히 다시 들고 나와라..ㅋ A: 오키.. 당연하쥐.. B: 근대.. 이거 가게 문이 밖에서 잠구는 거라서 내가 잠궈놓으면 니 안에서 못나오는데 괜찮긋나? A: 노프라블럼..ㅋㅋ 너 내일 아침에 올때까지 노래부르고 있을꼐.. 문이 밖에서 자물쇠로 잠구는 형식이라서 밖에서 열지 않으면 못나오는 구조더군요.. 암튼 그렇게 A는 노래방에 갇힌(?) 상태로 혼자 노래를 미친듯이 불렀다고 했습니다. A가 노래를 한참 부르고 있다 시계를 보니 11시쯤 됬더라고 하더군요... (ㅡㅡ 도대체 혼자서 몇시간을 노래 불렀는지.. 대단함..) 저녁도 밖에서 사온 김밥으로 해결을 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11시쯤 되니 배도 쫌 고프고 해서 컵라면을 하나 먹을 생각으로 물을 받아놓고 앉아 있는데.. 띵동! 문자가 오더랍니다. B의 문자였죠.. B : 야 노래방 안에 불은 1번만 켜놓고 있지? 다 켜놓지마 ㅋㅋ 전기세 많이 나오면 바로 뽀록나..ㅋㅋ A: ㅋㅋ 1번만 켜져있고 다 꺼져 있음..ㅋㅋ 걱정하지 마삼..ㅋㅋ 낼 아침에 봥.. B: 옥히.. 야.. 글고..ㅋㅋ 작작 불러라..ㅋㅋ 귀신이 노래좋아하는거 알쥐?ㅋㅋㅋ 귀신 나올라 이히히히 A: ㅋㅋ 나오라고해 같이 노래연습  하면 되겠네..ㅋㅋ B: 미친 그렇게 시덥게 이야기를 마치고 라면을 먹다보니... 이상하게 소름이 돋더랍니다. A이는 B말을 듣고 쫄았나... 이런 생각을 했고.. 그냥 B문자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겁을 먹었나 보다 했죠.. 라면을 다 먹을때쯤.. 띵동! 다시 문자가 오더랍니다 B였죠.. 내용은.. '나가' 이 두글자.. A는 속으로 이자식이 날 겁줄려고 별짓을 다하네.. 하며 웃어 넘겼답니다. 라면을 먹고 다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을때.. 그때도 뭔지 모르게 계속 소름이 돋더라고 하더군요.. 이상하게 여긴 A는 이상하다..이상하다.. 계속 그러고 있었죠.. 그러다가 뭔가의 시선같은 것도 느껴지더랍니다.. 처음에는 닫힌 문 밖... 손바닥 만한 반투명 유리넘어서 뭔가가 계속 안을 쳐다보는것 같은 시선을 느꼈는데.. 차츰 있으니.. 뭔가 방안 구석에서 자신을 계속 노려보는것 같은 느낌을 받더랍니다. A는 기분이 더러웠지만..그냥 무시하고 노래를 아침까지(ㅡㅡ.. A 이놈이 사람이 아님..) 불렀다고 하네요..ㅎ 잠도 안자고.. (나중에 들었는데 무서워서 잠이 안오더랍니다..ㅎ)  귀신보다는 노래에 미쳐있었는가 봅니다..ㅎ 그렇게 B가 아침에 문을 따고 들어왔고 그렇게 그 일은 끝나는것 같았죠.. 그런데..문제는 B군의 부모님꼐서 돌아오신 날에 일어났습니다. A가 자고 있는데 B로 부터 전화가 와서 깼습니다. A :"어 왠일? 설마 뽀록 났냐?" B: "야..너 ㅅㅂ 진짜.. 솔직히 말해라.. 너 그날 진짜 노래방 안에서 노래 불렀냐?" A: 어? 어 진짜 밤새 불렀는데..? B: 진짜? 거짓말 아니지? 나 농담할 분위기 아니니깐 솔직히 말해 쉐꺄.. A: 이쉐이가 갑자기 왜 이래? 진짜라니깐.. B: 아놔 ㅅㅂ 야 우리동네 포장마차로 와라..당장.. 뚝! A: 야? 야! 뭐야.. A는 황당했지만 B의 분위기가 농담이 아니란걸 목소리로 느꼈던 지라 바로 나왔다고 합니다. 먼저 도착해서 B는 혼자 소주를 한잔 마시고 있더랍니다. A: 야 뭔일이야.. 갑자기.. B: 야 한잔 마셔라.. A: 어? 왜 부모님한테 털렸냐?ㅋㅋㅋ야 미안하다 진짜.. B: 아니.. 부모님한테 안걸렸어 쉑꺄.. A: 그럼 왜그러는데? B: 쉬바.. 야 농담으로 듣지마라.. 너 그날 진짜 하루종일 노래 불렀다고 했지? A: 아 몇번 말하냐.. 그렇다고.. B: 기계 켜놓고? A: 미친아 기계 꺼놓고 노래를 부르냐 그럼? B: 아 미친 소름 ... 잘들어... 오늘 울 엄마한테 들었는데... 엄마가 가게 정리할때 차단기 내려놓고 갔단다.. 혹시 누전사고라도 날까봐... 쉬발... 내가 직접 가게가서 확인했는데.. 차단기 내려가 있더라.. 너 이색꺄.. 넌 불도 안들어오는 노래방에서 하루종일 혼자 뭐했냐? --------------------------------------- 음.. 저번주에 올렸을때 부족했던 상황을 쫌 설명해 드릴꼐요..ㅎㅎ 저번주 글에 댓글을 다신 분들이 이해가 살짝 안되신거 같아서.,..ㅎ 일단 친구B 군이 굳이 1번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라고 했던건 1번방 기계상태가 가장 좋았다고 합니다. 그 이유인즉 사람들이 많이 안써서겠죠.. B는 당연히 그 사실을 몰랐고 기계 상태만 좋은줄 알았으니 그방에서 노래를 불러라 한거죠.. 이 일이 있고 난후 B가 슬며시 어머니꼐 물어보니 이상하게 1번방에 들어간 손님들은 대부분 방을 바꿔달라고 했답니다. 손님들 말로는 소름이 계속 돋고 이상한 시선도 느껴지고 노래반주속에 이상한 목소리도 들렸다네요.. 아... 이거 빼먹을뻔 했네요.. A가 B에게 이 이야기를 듣고 번뜩 떠오른 생각이 있더랍니다.. 마지막에 B가 보낸 '나가' 라는 문자.... 이틀전의 문자인데 B가 보낸 다른 문자는 다 있는데.. '나가'라고 보낸 문자는 없더라더군요..ㅎㅎ B도 그런 문자를 보낸적 없다고 정색하면서 이야기를 했구요.. 정리하면.. A는 혼자서 불도 안켜진 암흑천지 노래방에서 하루종일 노래를 불렀습니다. 혼자서요... B가 차단기를 내리고 불도 켜보고 노래방 반주기기도 켜봤지만 당연히 안켜지더라 하더군요.. ㅎㅎ 가끔 A를 만나면 이 이야기를 항상 합니다. 아..A는 현재 서울에서 보컬트레이닝을 받고 있구요..ㅎ A는 귀신과 함꼐 노래를 불러서 자신은 꼭 큰 가수가 될수 있을꺼라고 합니다.,.,ㅎ 그랬으면 좋겠구요.. 이 이야기는 여기까집니다..ㅎ 댓글 점 많이 달아주시길..ㅎㅎ 아 근대 이어폰으로 노래 들으면서 적는데 슈발 노래가 갑자기 이상하게 나오네요..ㅎㅎ ㅎㅎ 뭐야 소름돋게.. [출처] 귀신 노래방에서..... 소름책임집니다 | 어뜨무러차 __________________ 사실 이 글에도 무서운 사진 있었는데 나도 무서워서 사진은 뺐어 ㅋㅋㅋㅋ 없어도 전혀 문제없는 무섭기만 한 사진이었거든...ㅋ 잘했지? 무서워 ㅠㅠㅠㅠ 나 무서운 이야기는 잘 읽지만 무서운 웹툰이나 무서운 영화는 못본단 말이야 시각적 효과에 약함 ㅠㅠㅠㅠㅠㅠ 암튼 그렇다 ㅋㅋㅋ 좀 서늘해 졌지? 오늘 하루도 다들 화이팅이야 >< 아. 다른 글들도 보고싶으면 내 컬렉션 들어와서 팔로우 눌러줘! https://www.vingle.net/collections/5228548 그러면 내가 쓴 글들 새로 올라올 때마다 알림도 받아볼 수 있을거야 ><
친절한 옵몬씨) '퍼오는 귀신썰' 링크 모음
내가 한동안 왜 잘 안보이나 했지? 바쁘기도 했지만 ㅋㅋㅋㅋ 시간 날때마다 이거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어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여러분의 성화에 어떻게 하면 편하게 보시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역시 링크를 다 넣는게 제일 편할 것 같아서 정말 열심히 링크를 모았도다... 찬양하라 나의 정성 ㅋㅋㅋㅋ 여기는 각 시리즈의 1편들만 정리해놨고, 링크 따라 1편을 눌러보면 1편 말미에 해당 시리즈의 전체 링크가 정리돼 있어 서비스로 해당 시리즈의 마지막편에도 전체 링크를 남겨둠 앞으로도 계속 해서 여기 추가될거야! 아 진짜 힘들었다... 정주행 하고 싶은 분들은 이걸로 정주행 하시길!! *친절한 옵몬의 죄다 링크* 장편 1. 귀신보는 친구 썰.txt http://vingle.net/posts/2047402 2. 귀신보는 또 다른 친구 썰 - 1탄 http://vingle.net/posts/2064368 3. 박보살 이야기 - 1탄 http://vingle.net/posts/2070004 4. 저주받은 강원도 농장에서의 악몽 1화 http://vingle.net/posts/2086379 5. 귀신과 10년째 동거하는 여대생 1화 http://vingle.net/posts/2086988 6. 귀신과 싸우는(?) 여친이야기 1화 http://vingle.net/posts/2112122 7. 귀신보는 내 친구 1탄 http://vingle.net/posts/2139796 8. 귀동냥 귀신 이야기 1화 http://vingle.net/posts/2153253 9. 잌쿠 이야기 1탄 http://vingle.net/posts/2179806 10. 할머니, 엄마 그리고 나 1화 http://vingle.net/posts/2186428 11. 사람이 살 수 없는 집 1화 http://vingle.net/posts/2213933 12. 끔찍하게 무서웠던 기숙사 1화 http://vingle.net/posts/2221569 13. 안경 함부로 줍지 마세요 1탄 http://vingle.net/posts/2241640 14. 귀신 보는 츤데레 1화 http://vingle.net/posts/2249197 15. 상주할머니 이야기 1화 http://vingle.net/posts/2279669 16. 직장 동료가 귀신을 본다 - 1화 http://vingle.net/posts/2389514 17. 안개 1화 http://vingle.net/posts/2434094 18. 신끼 넘치는 친구썰 1화 http://vingle.net/posts/2449721 19. 일본 유학생이 귀신에 눈뜬 썰 1화 http://vingle.net/posts/2477335 20. 무당 손녀딸이 들려주는 이야기 1화 http://vingle.net/posts/2488040 21. 내게 조금 특별한 능력 1화 http://vingle.net/posts/2497497 22. 어릴 적 봤던 귀신썰 1화 http://vingle.net/posts/2501602 23. 거울 함부로 주워오지 마세요 1화 http://vingle.net/posts/2507006 24. 여행 중에 귀신 붙은 썰 1화 http://vingle.net/posts/2513120 25. 이상한 일이 자꾸 벌어진다 1화 http://vingle.net/posts/2521866 26. 불러서는 안되는 어떤 것 1화 http://vingle.net/posts/2573038 27. 귀신 들린 집 1화 http://vingle.net/posts/2590867 28. 방배동에서 생긴 일 1화 http://vingle.net/posts/2596686 29. 그 곳의 기묘한 이야기 1화 http://vingle.net/posts/2613429 30. 친척들은 보는데 나는 못보는 귀신썰 1화 http://vingle.net/posts/2624543 31. 어릴 때 봤던 귀신썰 1화 http://vingle.net/posts/2630020 32.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1화 http://vingle.net/posts/2651957 33. 휴가때 벌어진 일 1화 http://vingle.net/posts/2678902 34. 포상휴가 -1- http://vingle.net/posts/2682615 35. 다른 이의 꿈 1화 http://vingle.net/posts/2669478 36. 방 -1- http://vingle.net/posts/2706574 37. 사촌오빠 친구썰 1화 http://vingle.net/posts/2743372 38. 할머니한테 들은 증조할머니 이야기 -1- http://vingle.net/posts/2802655 39. 나는 뱀이 싫다 -1- http://vingle.net/posts/3071548 단편 1.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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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귀여운데 상냥하기까지... 너무 감동하진 말고 (코쓱) 올 여름도 귀신썰로 같이 잘 버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