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nh8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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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정의 세월 / 조명호 삶이 힘겨운 나날들을 장독대 정한수 한 사발 올려놓고 온 마음을 살라 병든 지아비 살려달라 애원하며 천지신명께 빌고 빌었습니다 피, 눈물로 붉게 물든 무명 치맛자락에 모진 숙명을 혼자 끌어안고 합장하신 어머니 강한 모습 뒤엔 매일 밤 베갯잇에 남몰래 연약한 눈물을 흘리셨지요 살을 에는 동지섣달 칼바람에 얼어붙은 마음으로 잠들다가 새벽닭 우는 소리에 깨어 지친 몸 이끌고 동구 밖으로 나가시던 어느 날 동수나무 아래서 통한의 북받치는 설움 쏟아내는 내 어머니를 보았습니다 모진 세월 끌어안은 삶의 양만큼 생사의 길에서 병마에 시달리고 극한의 고통으로 거친 숨 몰아쉬며 혹여 자식이 알세라 죽음보다 더한 아픔도 참고 참아냅니다 야속타 이립(而立)의 젊은 청춘 수십년 병 수발에 검은 머리에 하얀 서리가 내리고 이마에 잔주름처럼 세월도 늙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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