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oon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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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근무하다 겪은 공포3

댓글이 1도 달리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댓글달리니 신기하네요^^
1주에 한편 올릴라했는데 잼있다하니 기분 업!
재밌게 봐주세요~~~

병원 근무 2년 쯤 되었을때 얘기임. 당시 쓰니의 병원은 미 완공 상태에서 개원하였고 건물은 매우 컸으나 직원은 채 300명이 되지 않을때 였음ㆍ고층은 공사로 늘 뚝딱거리고 먼지 폴폴.....
서로 힘 들때니 직원들끼리 사이가 매우 좋았더랬음 . 좋다 못해 ㅋ 각 병동의 에로 사항까지 공유할 지경~~~~

2월로 기억됨 ㆍ 밤 근무중 새벽 2시경 급한 약을 타와야 했음ㆍ약제국은 지하1층ㆍ쓰니 병동은 8층 .
보조원에게 응급마약진통제를 타 달라하니 얘가 나중 가면 안되냐고 사정 ㆍ나중 타도 되는 약이면 응급 약이 아니니 안된다고, 환자 진통이 심해서 지금 주사 줘야되니 다녀 오라고 부탁했음ㆍ갑자기 걔가 각 병동마다 전화를 해서 그 병동의 보조원들에게 약제국 갈 일 없냐, 있으면 같이 가자고 일일이 물어보는게 아니겠음! 환자는 죽겠다고 고함 지르고 보호자는 안절부절.....
무슨 놉을 구하는것도 아니고 갑자기 뭔 일인지... 분통이 터질 즈음 동무를 구했는지 다녀오겠다 함.
쓰니 조용히 빡침.약제국 간다고 간 애가 10분이 지나도 안오는게 아님? 약제국에 전화해보니 5분전에 마약 타갔다는게 아님? 미췸...그때는 삐삐? 그런 AI 없었씸... 일단 안 보이면 열심히 일한다고 뻥 칠 수 있는 호시절이었음.환자랑 보호자에게 열심히 오랄마사지(oral massage ㅋㅎ=립서비스ㆍoral은 경구=입으로란 뜻의 의학용어임)하고 읍소하고도 한참 후 약제국갔던 보조원이 중환자실 보조수아저씨랑 같이 오는게 아니겠음? 으잉? 근데 얘가 제정신이 아닌거ㆍ새파랗게 질리다못해 눈동자도 풀려있고 제대로 걷지도 못해 보조수아저씨가 거의 끌다시피 부축하고 왔음ㆍ눈물콧물에 침에ㅡ지금 생각해보면 아,디러 ㅡ병동 직원들 난리ㆍ당직 의사를 불러야될만큼 심각했음ㆍ가운도 축축했음ㆍ오줌도 지렸....시트로 아랫도리 돌돌말아 수간호사실에 눕히고 그 당시는 가운이 원피스였음ㆍ
애가 울고불고하니 도저히 물어볼수 없었고 보조수아저씨에게 우찌된 사연인지 캐물어 봄.

어느날 3층 중환자실 보조수아저씨가 오후근무(오후3시 시작 )위하여 지하1층 환자용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ㆍ주차장이 지하랑 연결되어 있음ㆍ평소엔 일반용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이상하게 그 날은 해당층 엘베가 안오더라는 것임ㆍ분명히 눌렀는데 오다가 1층에서 갑자기 올라가는 방향으로 바뀌고...
포기하고 환자용 7. 8호기 앞에서 노려보고 있었다함ㆍ이윽고 8호기가 서고 문이 열렸다함ㆍ환자용은 문이 매우 천천히 열리고 닫힘ㆍ천천히 문이 열리자 웬 30대 중반쯤 되어보이는 곤색 원피스를 입고 중단발을 한 보호자가 힘없이 내렸다함 ㆍ엘베를 내리더니 비켜 주지도 않고 두리번 거리더라함ㆍ보조수아저씨는 바빴지만 웬지모르게 비켜서 탈수도 비켜달라고 할수도 없었다함ㆍ보호자의 창백한 모습과 무표정?절망적? 암튼 그런 분위기때문....
''영안실은 어디로 가면 되요?''
고저도 없고 자그만 목소리였다함ㆍ보조수아저씨는 뒤돌아서서 영안실가는 길을 가르쳐줬다함ㆍ가르쳐주고 돌아서니 엘베는 이미 올라갔고...보호자는 사라지고 없고...분명히 구두를 신었었는데 구두소리도 들리지않았다함.이상하다 생각은 했지만 출근이 늦어 걱정이 더 컸다 함ㆍ
다시 8호기가 내려 오더라 함ㆍ7호기는 3층에서 고장이 났는지 꼼짝도안해서 저거 또 고장났네했다함. 8호기가 열리자 영안실 직원이 사체운반카트를 밀고 내림ㆍ평소 중환자실은 영안실을 자주 부르므로 친했음ㆍ
''c씨 오후 근문가베ㆍ오전에 중환자실 난리났었ㆍ교통사고 환자가 입원하자마자 심정지가 왔었나보더라ㆍ두시간동안 심폐소생술 했는데 사망했어ㆍ보호자 연락이 안되어 결국 경찰이 오고. 겨우 연락되었는데 연고지가 멀어 일단 사망선언하고 안치실로 내린다네ㆍ젊은 여자가 안됐어ㆍ이쁘더라고''
여안실직원이 카트를 내리려 애쓰면서 주절주절 사연을 읊어주었는데 카트의 마지막 바퀴가 입구에 걸려 바깥으로 안나와 둘이서 낑낑거리며 밀었다 당겼다하다가 확 잡아 당겼음ㆍ그바람에 사체를 덮고있던 시트가 목까지 흘러내림ㆍ
중환자실보조수 아저씨 놀라서 뒤로 넘어짐!
사체는 아까 영안실 물어보던 보호자 였음.중환자실 입실과 동시에 심정지가 왔었는지 사복 곤색원피스 차림 그대로 더라는....
그뒤로 8호기가 3층이나 지하1층에서 이유없이 알람울리고 문이 안닫히거나 멈추고...
쓰니도 갇힌 경험 있었음ㆍ밤 근무 보조원들은 가끔 3층이나 지하1층에서 길을 묻는 아가씨를 만났다 함ㆍ뒤돌아보면 없거나 복도를 배회하는....
쓰니 병동의 보조원도 약을 타오다가 소복인지 원피스인지 입은 아가씨를 만났고 그대로 쓰러졌다함...같이 갔던 다른 애는 비명지르고.....

지금도 8호기는 고장이 잦음.....
쓰니는 까묵고 잘 탐ㆍ
정면에 큰 거울이 있음ㆍ귀신 나오나 늘 노려봄ㆍ
다른 사람들이 쓰니 보며 자주 놀람....
oloon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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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담담한필력에 무릎을 탁 ㅠㅠ 근데 진짜 등골이 서늘 허네요 ㅠㅠ
어제도 8호기 탔어욥! 암도 없고 열림도 안눌렀는데 문이 열림.아싸하며 언능 탔어용! 크게 인사하구여~~ ''감사합니다! 문 열어주셔서~~''
긍정적인 마인드 칭찬해 드립니다 :> 가장친한 사촌언니도 수년간 대학병원에 있었어서 남얘기 같지 않았네요 ㅋㅋㅋ
완전 긍정적마인드시네요ㅎㅎ
완전 재밌어요. 새벽에 정주행 중 ! 많이 올려주세요 ♡
@rutoggang01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후덜덜 하게 올려볼래도.....안 되더라고요.....🙄
ㅋㅋㅋㅋㅋ까먹고 잘타신다는게 왜이렇게 웃기져.. 근데 옵몬님 글에 무서운 귀신들 보다가 이글 보니까 여기 나오는 귀신들은 무섭다기보단 안타깝네요ㅠ
@onsam2 ㅎㅎ 이상하게 잘 까묵....8호기를 많이 타요! 거울을 노려보며 눈알을 굴려봐요ㅋ 그람 지도 놀라겠지 싶어서.가끔은 나 이뻐? 이쁜 짓!이런것도! 안타깝게도 그렇답니다.그런 중후한 사연들만 모인곳이라서 그런지.그런것만 기억해서 그런지.... 이쁜♡ 마음이시네요!😍
칭찬받아따!!ㅋㅋ😆😆 @oloon616 님은 굉장히 강하신것 같아요ㅎㅎ 여러 방면으로!!
앗..ㅋㅋ도대체 님 정체가 머에요?ㅋㅋㅋ망한사진 톡방에서 님프로필 눌렀다가 여기서 눌러 앉았구만요. 책임져요~~ㅋㅋ엔트맨 심야 보구와서 잠도 안와요 ㅋㅋ화장실 가야 되는데 ㅋㅋㅋ미챠~~
쉬 하셔야 되여.....오래 참으면.....알쥬? 짤겨요.....^^;;
옵몬님 소개로 보러왔어요.ㅎㅎ 잼나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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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랜만에 무서운 소설을 올리네요 핳핳 시더빌 4편은 아직도 올라오지 않았기에... 언젠간 기회가 된다면 한번에 다 올리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쩝 암튼 오늘은 레딧은 아니고 나름 고전소설입니다 우선 태그부터 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자 이제 시작합니다. 잼나게보십쇼 내가 이 부대에 온지 1년이 되었지만 내 숙소 개인 전화가 울린 것은 지금이 처음이다. 비상사태에 준하는 상황도 없었을 뿐더러 대부분의 연락은 내 휴대폰을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은 새벽 4시...... 오랜만에 듣는 낯선 벨소리에 나는 벌떡 깨어났다. "네?" "통신보안, 헌병대 병장 이ㅇㅇ입니다." "헌병대? 헌병대에서 이 새벽에 무슨 일이지?" "박한수 대위님이십니까?" "그래.." "지금 곧 헌병대로 와 주셔야겠습니다." "뭐라고?" "급한 일이니 지금 곧 헌병대로 와 주셔야겠습니다." "야...병장아...니가 그냥 오라 그러면 내가 가야 하냐? 무슨 일인지 말을 해줘야지." "지금 전화로는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어서 와 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단 잠에 빠져있던 터라 약간의 짜증이 밀려왔다. "이 자식이 말 길을 못알아 듣네. 그냥 이유를 말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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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도구는 K5 권총입니다. 여자 친구의 멱살을 쥔 채 권총으로 무려 12발을 얼굴에 대고 쏜 것 같습니다. 웬만하면 권총의 총알은 몸에 박히는데 워낙 근접 사격이라 총알이 모두 머리를 뚫고 나갔습니다." 나는 사체 사진을 보고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토악질을 간신히 손으로 틀어 막았다. 사체는 반듯이 누운 상태였고, 얼굴은 이미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다. 뒤통수 부분이 총탄의 파열효과로 3분의 1 정도가 사라졌고, 여자의 머리는 으깨어 세워놓은 삶은 달걀처럼 사방에 파편을 뿌린 채 누워 있었다. "최..최중사가 죽인게 맞습니까?"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현재로서 그렇다니요?" "총소리를 들은 최중사 이웃들이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도착했을 때 최중사가 권총을 들고, 사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고 하더군요." "최중사가 자기가 죽였다고 하던가요?" "본인은 계속 입을 다물고 있지만, 경찰 조사 결과로는 외부 침입흔적이 전혀없고, 그 방안에 있는 족적은 최중사와 여자 친구 뿐이었다고 합니다. 곧 지문 감식 결과가 나오겠지만 현재로서는 제 3자의 소행으로는 보기 힘듭니다." "권총은....권총은 어떻게 된 겁니까? 평소 소지하지도 않는데.." "권총의 일련번호로 보아 대위님 부대 무기고에서 탈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나는 파일을 들여다 보는 것을 멈추고 조용히 최중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가까이 철창 너머의 그에게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최중사....니가 그랬어?" 그는 내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웅크린 자세로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최태영!! 니가 지금 무슨 일을 저지른 줄 알아?" 여전히 그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야 임마..말을 해봐!! 죽였든 안 죽였든 말을 해야 할 것 아냐!!" 내 목소리가 격앙되어 감에도 최중사의 대답이 없자 군 수사관이 중간에서 말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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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 울음소리가 들렸고, 그리고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무슨 짓을 했는지..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 기괴한 최중사의 말을 뭐라고 해석해야 할지 수사관과 나는 답을 얻지 못했다. 부대로 돌아온 나는 우선적으로 무엇부터 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행정실에서 얼굴을 감싸고 날이 밝아올 때까지 아무 말없이 앉아 있었다. 당직 근무자들도 나의 표정을 한 두 번 관찰하더니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다. 아침 6시가 넘어서자 행정실 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당직근무자가 전화를 받은 후 곧 바로 나를 불렀다. 수화기에 대고 하는 근무자의 경례소리로 보아 대대장이 분명했다. "중대장님...대대장님 전화입니다."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충성! 통신보안, 대위 박한수입니다." -지금 곧 사단본부로 와라. 사단장님 호출이다.- "네. 알겠습니다." 나는 복장을 정비하고 부대 차량을 이용해 곧 바로 사단장실로 행했다. 사단본부에 도착하여 사단장실로 향하는 복도가 유난히 길어보였다. 대대장과 나의 뚜벅거리는 걸음소리 외에는 그 어느 것도 들리는 것 같지 않았다. 사단장실의 집무실 문을 열고 우리는 들어섰다. 골초로 소문나 있는 사단장은 역시나 담배 하나를 입에 물고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우리를 맞이했다. 대대장과 나는 사단장에게 예를 갖추고 열중쉬어 자세로 사단장의 말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불 붙은 담배를 왼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고 엄지로 간신히 머리를 받치고 있는 사단장은 한 동안 말이 없었다. 그의 책상에는 관할 경찰서와 헌병대에서 보낸 1차 조사자료가 놓여 있는 듯 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연신 페이지를 넘기며 자료를 훑어보던 사단장이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여전히 조사자료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사병들 사건보다 간부들 사건이 크다는 것 알고 있나?" "네." "게다가 이건 총기를 이용한 민간인 살해사건이야. 나 뿐만 아니라 군단장님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 사단장은 들고 있던 담배를 재털이에 짓이기고 시선을 우리에게 향한 채 말을 이었다. "두 사람 중에 누가 최중사와 친했나?" "박한수 대위입니다." 대대장이 내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대답을 했다. "그럼 대대장은 지금 돌아가서 부대 정비에 신경쓰고, 부대원들이 절대로 외부사람과 일체 접촉하지 않도록 하게." "네. 알겠습니다." 대대장은 예를 갖추고 곧 바로 집무실을 빠져 나갔다. 사단장은 두 손을 깍지끼고 나를 응시한 채 입을 열었다. "최중사가 평소 어떤 사람이었나?" "아주 성실하고 근면하며,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여자 친구와 사이가 안 좋았다거나 그런 거 눈치 못챘나?" "여러 차례에 걸쳐 번 최중사 집에서 밥을 얻어 먹었었는데, 그런 것은 눈치챌 수가 없었습니다. 곧 결혼할 거라며 자랑하기도 하였고, 제 앞에서 애정표현을 할 정도로 무척 사랑하는 사이 같았습니다. 3일 전에도 그 집에서 저녁을 얻어 먹은 적이 있습니다." "당최 알 수가 없군. 헌병대 조사에서도 살해동기가 분명하지 않다고 하고......." "사단장님, 최중사 사건 이대로 군 검찰로 넘길 사안이 아닙니다. 본인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조차 알지 못합니다. 분명히 다른 내막이 있을 겁니다." "그 걸 어떻게 확신하나?" 나는 입에 힘을 주어 대답했다. "제 직감이 확실합니다. 그 친구는 사람을 죽일 만큼 악인이 아닙니다." 나의 단호하고 분명한 대답 소리에 사단장은 잠시 나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자네, 공수여단에서 군 생활을 시작했더군." "네, 그렇습니다." "주특기가 정찰이었지?" 나는 잠시 나의 전력을 사단장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자네, 작은 아버지가 3년 전 퇴역한 군 사령관 아닌가? 예비역 사성 장군의 친인척이 군에 있는데 모를 리가 있나? 그래서 말인데....이 사건 자네가 한 번 조사해 보겠나?" "네? 제가 말입니까? 헌병대도 있고, 관할 경찰서도 있는데..." "난 다른 각도로 이 사건을 알고 싶어. 모든 지원을 아낌없이 해 줄테니까 별도로 이 사건을 조사해 보게." 솔직히 나도 이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었다. 최중사가 이대로 법정에 선다면 그는 분명히 사형을 선고받을 것이다. "네. 알겠습니다." 나는 곧바로 사단에 요청하여 첨단장비인 음파탐지기를 확보하였고, 1명의 장비관리병과 함께 사건 현장으로 나섰다. 마을 외곽의 허름한 단독주택이 띄엄띄엄 있는 곳에 최중사는 살고 있었다. 족히 50년은 넘게 보이는 허름한 기와집이었지만 내부는 현대식으로 잘 단장이 되어 있었다. 사건 현장에는 이미 폴리스라인이 설치되어 있었고, 몇 차례 조사가 끝났는지 현장에는 경찰들이 남아 있지 않았다. 집 안에 들어서자 역한 피비린내가 진동하였다. 사체만 치워졌을 뿐 현장은 그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다. 바닥과 벽에는 말라붙은 핏자국이 파편처럼 흩어져 있었다. 특히 벽에는 누렇게 변색된 작은 유기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그것이 살해된 최중사 여자 친구 머리에서 튀어나온 살점이나 뼛조각일 것이라고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구역질이 쏟아져 나왔다. 밖으로 급히 뛰쳐 나온 나는 집 앞 화단에 연신 헛구역질을 했다. 그것이 3일 전에 나에게 밥을 차려주고, 나와 대화를 나누던 여자의 파편이라니....... 나는 헛구역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에 동행한 장비병인 김석우 병장이 나를 보고 괜찮냐는 듯 묻고는 히죽거리는 웃음으로 비아냥거렸다. "중대장님, 비위도 참 약하십니다." "닥쳐 임마!!" 내 말을 듣기라도 했는지 180 이 넘는 우람한 체구의 김병장은 계속 손으로 입을 가리며 히죽거렸다. 나는 사건 현장에서 나와 최중사의 주변 이웃들을 조사했다. 옆집, 뒷집 모두 조사해 봤지만 특이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이 일어났던 그 날 밤, 주변 이웃들은 아무도 싸움소리나 듣거나, 살인사건이 일어날 만한 어떠한 징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내가 궁금해 했던 가장 큰 의문점인 아기 목소리를 찾는데 실패했다. 주변 이웃들은 모두 연로한 노인들이거나, 자식들이 최소 중학생 이상인 중년의 부부들만이 살고 있었다. 최근까지 아기가 집에 있었거나, 현재 아기를 키우는 집은 단 한 집도 없었다. 낮부터 구름이 몰려오는 듯 싶더니 저녁이 되자 이내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주변 조사를 마치고 사건 현장 집의 처마 밑에서 잠시 비를 피하고 있던 김병장과 나는 빨리 비가 멈추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대장님. 왠지 으스스합니다. 오늘은 그냥 부대로 복귀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비가 장난 아니게 내리는데 이거 차 몰고 부대까지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천천히 몰고 가면 됩니다." "그래 가자" 우리는 주차되어 있는 차를 향해 힘껏 달렸다. 20여 미터를 달렸을 뿐인데 속옷까지 빗물에 젖은 느낌이었다. "와...이거 비가 장난 아닙니다. 앞이 하나도 안보입니다." 시동을 켜던 김병장이 얼굴을 앞유리에 들이대고 걱정스런 눈빛으로 하늘을 주시하며 말을 했다. 차량의 와이퍼가 빠른 속도로 작동하고 있음에도 바가지로 퍼붓는 듯한 빗줄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아 차량은 움직일 수가 없었고, 시동만 켜 놓은 채 우리는 쏟아지는 장대비를 지켜만 보고 있었다. "젠장....이거 걸어가는게 더 빠를지 모르겠군." "중대장님, 그런데 음파탐지기는 왜 요청하신 겁니까?" "너 말 잘했다. 그 기계 한 번 작동시켜봐." 김병장은 뒷좌석에 놓인 사과박스 크기의 상자를 조심스레 열었다. 나는 뭐가 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예전 공수여단에서 근무할 때 한 두번 본 것 빼고는 전혀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너 이거 어떻게 사용법을 알고 있냐?" 나의 질문에 김병장은 기계를 이리저리 만지작거리며 작동시키더니 헤드폰을 머리에 얹고 말을 이었다. "제가 한미 연합사 훈련에 파견 나가서 배워 온 겁니다. 이 장비는 사단에 없어서 군단에 요청한 걸로 들었습니다. 이게 말입니다. 소리가 나면 그 소리가 사람 소리인지 기계소리인지 구별을 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예를 들어 건물안의 보이지 않는 곳에 누가 숨어있어도 찾아낸다는 것 아닙니까? 미군 애들은 장비 하나는 정말 끝내줍니다." "나도 다 알아 임마." "그런데 진짜로 왜 이걸 요청하신 겁니까?" "필요할 일이 있어." 어둠 속에 파묻힌데다가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장대비가 사정없이 쏟아지자 슬슬 나는 부대 복귀가 걱정되었다. 게다가 사건 현장 옆에서 차를 세우고 있으니 이젠 나까지 으스스한 기운까지 느껴졌다. 이대로 마냥 기다릴 수 없을 것 같아 김병장에게 출발할 것을 명령하려는 순간 갑자기 김병장이 차량의 시동을 꺼 버렸다. "김석우, 너 왜 시동 꺼?" 그는 내 말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나를 한 번 빤히 쳐다보더니 헤드폰을 낀 머리를 음파탐지기의 모니터에 가까이 하며 뭔가를 살피고 있었다. "야, 김병장!!" 나의 부름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른손 검지를 입술에 세우며, 나에게 조용히 할 것을 부탁했다. "중대장님............" 그는 가는 숨소리로 나를 부르더니 수신기를 이리저리 돌려 방향을 맞추기 시작했다. "무슨 소리 안 들리십니까?" "무..무슨 소리?" 내 귀에는 차 위로 쏟아지는 장대비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애기 울음 소리......." "뭐야? 애기 울음 소리?" 나는 순간 최중사의 말이 떠오르면서 온 몸에 조여드는 긴장감과 공포에 순간 무슨 말을 더 해야 하는지 잊고 있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김병장은 가만히 수그린 자세를 유지하며 연신 수신 안테나를 이리저리 돌리며 소리의 근원지를 찾고 있었다. 무슨 재미있는 것이라도 찾느냥 김병장은 천진스런 모습으로 파괴적인 빗소리에서 정체 모를 어떤 소리를 골라내고 있었다. "OK!! 찾았다!!" 김병장은 자신의 실력을 자랑이라도 하듯 싱글벙글한 모습을 한 채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곧 그는 나의 어두운 표정을 살피고는 안테나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헉.....씨발 놀래라!!!" 김병장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찔하며, 나의 존재도 무시한 채 욕설을 내뱉았다. 접시형 안테나가 사건현장을 정확히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김병장, 정확히 어느 지점인지 찾아내......" 내 말에 김병장은 부릅 뜬 눈을 한 번 깜박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무표정한 얼굴로 두 눈을 부릅 뜬 김병장의 표정은 그가 겁을 집어 먹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는 차량 내의 우의와 우산을 꺼내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김병장은 천천히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발을 옮겼다. 진원지가 서서히 가까와올 수록 김병장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정체 모를 그 소리는 김병장은 사건 현장의 낮은 대문으로 유도하였다. 낮은 대문을 밀고 들어가면서 나는 심장박동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조그만 마당 가운데로 들어서자 김병장이 감자기 걸음을 멈추고, 어둠 속의 그 집을 조용히 응시했다. "왜 그래??" 나의 물음에 김병장은 조용히 그리고 아주 나즈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바...바로... 앞....앞에 있습니다." 나는 곧바로 손전등을 전방을 향해 비추었다. 작은 툇마루가 눈에 들어왔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이 자식...고양이 울음소리를 착각한 거 아냐?" 그러자 김병장은 전방을 주시한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답을 했다. "고양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코 앞입니다." 나는 계속하여 전방 주변을 손전등으로 비추며 무엇인가를 찾아내려고 애를 썼다. "소리가 끊겼습니다..." 헤드폰을 쓰고 있던 김병장이 멍하니 한마디 내뱉았다. 나는 잠시 동안 손전등이 비추어진 툇마루 주변을 멍하니 응시했다. 빗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묘한 정적이 감돌았다. "중대장님, 못 들으셨습니까? 상당히 크게 들리던데..." 갑자기 그의 목소리 톤이 낮아졌음을 느낀 나는 그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 우의를 뒤집어 쓴 채 그는 나를 보고 말하고 있었지만 어둠 속에 가려진 그의 얼굴은 볼 수가 없었다. 나는 그의 표정을 확인하려고 손전등을 그의 얼굴에 비추었다. 그런데 손전등 빛으로 확인된 그의 표정이 나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한쪽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웃고 있는 것이 아닌가? "너...지금 장난친거냐?" "아닙니다. 제가 왜 장난을 칩니까?" 그러나 여전히 그의 비웃는 듯한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그런데 너 왜 웃고 있지?" 이 말에 김병장은 갑자기 두 눈을 부릅뜨고 경직된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윽박지르듯 대답하였다. "그럼!!!!!!!!!! 이런 표정으로 있습니까!!!" 순간 나도 모르게 주먹과 발이 동시에 그를 향했다. "이런 미친 새끼가 있나!!!" 공수부대 출신인 나의 주먹질과 발길질은 내가 생각해도 치명적이고 거칠었다. 그러나 이러지 않으면 그의 기이한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김병장은 힘없이 고꾸라져 고통스런 신음소리를 연발했다. 얼마나 나갈지 모르는 그 비싼 장비의 상태가 염려되었지만 다행히도 김병장은 그것을 꽉 움겨잡고 있었다. "일어나 새꺄!! 감히 나한테 장난질을 해?" 나는 그의 목덜미를 움켜쥐고 차량이 있는 곳으로 끌고갔다. 나는 조수석에 그를 던지듯이 쳐박아 놓고 운전대를 잡았다. 연신 몇 번의 기침을 하던 김병장이 입을 열었다. ㅊㅊ: 웃대
실화)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7
안녕하세요! 금요일인데 오전에 일 후딱 끝내놓고 몰래 빙글에 들어온 optimic입니다! 어제 글을 올렸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하나 둘씩 글을 올리니까 정말정말 재밌네요!! 물론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 덕분입니다! 감사해요! :) 오늘은 제가 어언 8개월.... 전까지 쓰던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왔습니다.ㅠㅠ 한참 전의 글들인데, 비교적 최근까지도 댓글로 다음 편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으셔서 너무 죄송하고 행복했습니당.. 앞으로는 최대한 자주 올려볼게요. 재밌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 너무 늦게 와서 제가 그 동안 써왔던 이야기들 링크를 가져왔어요! 제 이야기를 처음 보시거나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으신 분들은 다시 한 번 읽어주시면...감사...드리겠습니당...ㅠㅠ -------------------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1 https://www.vingle.net/posts/251882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2 https://www.vingle.net/posts/2521220 베개 밑의 식칼 1 https://www.vingle.net/posts/2521746 베개 밑의 식칼 2 https://www.vingle.net/posts/252178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3 https://www.vingle.net/posts/252332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4 https://www.vingle.net/posts/2541350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5 https://www.vingle.net/posts/254490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6 https://www.vingle.net/posts/2569956 내가 신을 믿게 된 이유 https://www.vingle.net/posts/2592522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8(完) https://www.vingle.net/posts/2683686 아 그리고! 제가 저번 '내가 신을 믿게 된 이유'에서 뵈었던 스님이 주셨던 염주 사진도 가져왔어요! 저희 아버지 차에서 찍은 사진입니당. 지금은 많이 손을 타서 조금 매끈해져있지만, 4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은은하게 향나무 냄새가 나는 신기한 염주에요. 실제로 저희 아버지도 "이 염주 덕분에 내가 안 다치는거다" 라고 말 하실 정도로... 아무튼 긴 시간을 지나서 7편 시작하겠습니당! ----------------- 얼마나 지났을까. 목탁 소리와 염불 소리가 멈추고, 나는 눈을 떴다. 얼마나 힘을 주고 눈을 감고 있었는지 초점이 잘 잡히지 않았고, 눈 앞에 다 타서 하얀 가루로만 남아있는 향을 보며 정신을 차렸다. 몸을 일으키려고 바닥에 손을 짚자 따끔한 느낌이 손바닥에 전해졌다. 손바닥엔 선명한 네 개의 손톱자국이 나 있었고, 내 손톱은 피범벅이 되어 붉게 번져 있었다. 입술도 다 터져버려서 입 안에 감도는 비릿한 맛을 느끼며, 나는 온 몸이 땀에 젖은 채 일어나 선생님을 바라봤다. 선생님은 조금 놀란 듯 나를 쳐다보시더니, 이윽고 죽비를 내려놓으며 말씀하셨다. -너... 혹시 누구한테 원한 샀냐? 온 몸이 저릿저릿했다.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따끔한 감각과, 입 안에 퍼지는 피 맛을 느끼며, 나는 서서히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고, 이내 선생님 앞에 정좌를 하고 앉았다. -아뇨... 원한은 무슨... 나름대로 누구한테 피해주지 않고 살았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너 '여자' 한테 원한 살만한 짓을 했냐? -...여자요? -니한테 붙어있는 걔. 보통 원한이 아니야.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고 하지? -네... -어지간한 한이 아니라, 원한이 사무쳐서 너 하나만 보고 있다. 너 죽이고 싶다고. -헐... -여자를 울렸다거나, 상처를 줬다거나, 그 여자의 신변에 위협이 될 만한 짓을 했다거나... 사고쳤다거나... 중요한 거니까 그냥 솔직히 말해라. -...전혀요?? 진짜 전혀 없었다. 남중, 남고를 나와서 대학생이 된 이후로 몰려다니면서 술 마시기 바빴던 나날들이었는데, 여자랑 관계될 일이 무엇이 있었겠는가. 과에 친한 여자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날이면 날마다 모여서 술이나 마시고 막차타고 비틀거리면서 집에 가는 날들의 반복일 뿐이었다. -선생님.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습니다. 지나가면서 실수로라도 그런 적이 있나 생각을 해 봐도, 전혀 없습니다... -흠... 그러면... 선생님은 한동안 말이 없으셨다. 나는 조용히 앉아 고요한 눈으로 내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 말없이 앉은 선생님 맞은편에서 조용히 식어버린 차를 홀짝일 뿐이었다. 내가 잘못한 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볼 때면, 왠지 모를 갈증이 느껴지고 불안하곤 했다. 이윽고 선생님이 시선을 거두고 말씀하셨다. -오늘은 이쯤 하자. 일어나서 집으로 가라. -네? 아.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은 죽비와 목탁을 정리하시면서 내게 등을 돌린 채 이야기하셨다. -너. 집에서 첫째지? 밑에 남동생 하나 있고. -네. 맞습니다. -곧바로 집으로 가서, 엄마한테 물어봐라. 누나 있냐고. -네? 네... 아리송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 나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저녁 때가 되어 어머니와 둘이 저녁을 먹을 때. 나는 어머니께 물었다. -엄마. 혹시 내 위에 누나 있어? -어? 식사를 하시던 어머니의 표정이 굳어졌다가, 이내 슬픔을 담은 모습으로 바뀌었다. 캐묻기도 뭐하고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가 식탁을 짓눌렀지만, 한 번 더 물어봤다. -오늘 선생님께 다녀왔는데, 선생님이 물어보라던데? 나 누나 있냐고. 어머니께서는 잠시 멈칫하시더니, 숟가락을 내려놓고 이야기하셨다. -있었어. 니 위에 누나. -응? 있었다고? 어머니의 입에서, 나는 처음 듣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결혼하시고 난 후, 첫 아이를 가졌다고 하셨다. 첫 아이기에 정말 금이야 옥이야 하며 태교를 하셨고, 점점 불러오는 어머니의 배를 보며 두 분은 너무나도 행복해 하셨다고 했다. 병원에서는 예쁜 아이라며 분홍색 옷을 준비하라고까지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어떤 사고로 인해 아이가 세상의 빛을 못 보고 유산되었고, 슬픔에 잠긴 부모님께서 슬픔을 딛고 우리를 낳으셨다고 했다. 아버지께서 딸을 간절히 원하시고, 여자아이들을 유독 예뻐하시고, 조카딸들을 그렇게 잘 챙겨주시는 이유도 그 때 이해가 됐다. 빛을 못 보고 하늘나라로 간 딸. 나의 누나 때문이었다. 길고도 슬픈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나는 무거워진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나 이전에 태어나 우리 형제와 함께 행복을 누렸어야 할. 얼굴도 모르는 누나를 생각하면서. 그리고 다음 주. 나는 선생님에게 찾아가 이야기를 전했다. -그랬구만... 빛을 못 보고 가버려서 원한을 가졌구나... -뭔가 좀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러나 선생님의 반응은 측은함을 가진 나와는 달랐다. -너 뭔가 잘못 생각하는데, 니 누나는 니가 죽길 바라는 거 같다. -...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너를 괴롭히겠냐. 한을 풀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알아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너를 서서히 말려죽이고 있는데. 차 한 잔을 벌컥벌컥 들이킨 선생님은, 이내 말을 이어가셨다. -어린 애의 마음이다. 질투와 원한으로 너한테 집착하는거야. 니가 받은 사랑. 친구, 생활이 모두 자기 거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걸 다 누린 너한테 어마어마하게 원한을 품고 있어. -마음 독하게 먹어라. -네... 나는 전보다 뭔가 더 슬프다는 생각을 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차를 들이켰다. 저번 주와 마찬가지로 가부좌를 틀고 염불을 외우고, 죽비로 어깨를 맞아가면서 엄청난 고통을 견딘 후 집으로 돌아왔다. 내 누나였던, 그러나 지금은 나를 괴롭히는 '그것'에 대해 에서 생각하지 않으려 하면서... 그렇게 매 주 선생님과 퇴마의식을 진행하며, 점점 머릿속에서 들리던 이상한 소리가 잦아들 무렵, 서서히 고통스러운 감각들도 사라져 가고, 평온한 나날들이 반복될 무렵. 어느 날 저녁. 나는 정말 이상한 꿈을 꾸었다.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아마 다음 편이 마지막이 될 거 같아요! 기억을 더듬어서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 혹시라도 제 글들을 정주행해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다음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마지막 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제가 정성을 다해 쓴 글들이에요! 재밌게 읽어주시고, 다른 편들도 읽어주시면 정말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늦어서 죄송해요!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제가 쓴 군대 이야기들도 재밌으니까, 읽어봐 주세요 헤헤... 좋아요 댓글은 언제나 사랑합니당!
실화) 고문관
안녕하세요! 반나절도 되지 않았지만 다시 돌아온 optimic입니다! 이렇게 하루에 두 번이나 글을 올리게 된 건. 제가 대학교에서 졸업하기 전에 연습용으로 썼던 단편 시나리오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군대에서 같이 훈련소에 있었던 옆 생활관 동기가 들려 준 이야기를, 제가 시나리오 형식으로 옮겨 적었던 건데요. 노트북에서 오랜만에 보게 되어서, 여기에도 올리면 나름 신선하지 않을까 해서 올려봐요! 평소 제가 쓰던 방식이 아닌, 드라마, 영화 등의 대본과도 같은 방식이기 때문에, 혹시나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고문관 -나레이션 : 이 이야기는 군 복무 시절 겪었던 이야기다. 점심시간.) ‘정병 육성’이라고 씌어진 빨갛고 검은 모자를 눌러 쓴 머리가 보인다. 조교 : 빨리 빨리 안 움직이나! -나레이션 : 당시 나는 훈련병이었고... 훈련병들. 급하게 생활관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간다. 성열. 그 무리 중간에서 미처 다 신지 못한 한쪽 전투화를 구겨신고 문 밖으로 뛰쳐나간다. 점심시간.) 생활관 현관 앞. 약 20여명의 훈련병들. 오와 열을 맞춰 2열종대로 집합해 있다. 맨 뒤에 서 있는 성열. 성열의 옆자리만 비어 있다. 그 앞에서 허리춤에 두 팔을 올린 채 훈련병들을 마주보고 화난 표정으로 서 있는 조교. -나레이션 : 내 전우조는 고문관이었다. 지환. 엉거주춤한 자세로 헥헥거리며 훈련병들을 향해 뛰어오는 뒷모습. 전투복 윗단추는 풀려 있고, 고무링도 미처 채우지 못한 모습이다. 지환. 성열의 옆에 서서 헥헥거리며 눈치를 본다. 조교. 지환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본다. 조교 : 김지환. 김지환 : 62번 훈련병 김 지 환! 조교. 한숨을 내쉬며 지환에게 삿대질을 한다. 조교 : 야. 구라치고 뺑끼 칠거면 적어도 열심히는 해라. 지환. 빳빳하게 차렷한 자세. 조금 분한 듯한 표정이다. 지환 : (큰 소리로) 죄송합니다! 조교. 빠른 걸음으로 훈련병들을 지나쳐 걸어간다. 2열종대로 서 있는 훈련병들. 여전히 굳은 자세로 차렷. 조교 : (훈련병들을 지나쳐 가면서 쳐다보지도 않고) 밥 먹으러 가라. 조교. 지환의 옆을 지나갈 때 지환을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한 마디 한다. 조교 : 씨발. 구라쟁이 새끼. 취사장.) 훈련병들이 각자 자리에 앉아 식판을 앞에 두고 식사를 하고 있다. 식사할 때도 경직된 채 한 손으로만 포크숟가락을 들어 밥을 먹는 모습. 그 사이에서 나란히 식판을 두고 앉아있는 성열과 지환. 맛있게 밥을 먹는 성열과는 달리, 지환은 여전히 분한 표정으로 힘없이 밥을 푼 숟가락을 들고 있다. -나레이션 : 지환이가 처음부터 고문관이었던 건 아니었다. 오후 2시. 신병교육대 행정반. ) 소대장이 다리를 꼬고 의자에 몸을 약간 뉘인 채로 앉아 있다. 무언가 거슬리는지, 짜증이 올라온 표정. 한 손에는 생활기록부를 들고, 한 손은 찌푸려진 미간을 누르고 있다. 책상을 두고 맞은편에 앉아있는 지환. 긴장한 표정으로 허리를 편 채 앉아있다. 소대장 : 김지환. 이거 사실대로 쓴 거 맞아? 지환. 허리를 꼿꼿하게 피며 대답한다. 지환 : 네! 그렇습니다! 소대장. 더욱 찌푸려진 미간을 쓰다듬으며 지환에게 말한다. 지환에게 시선을 두지 않고, 생활기록부만 보고 있다. 소대장 : 엄마가 무당이고, 너는 귀신을 본다고? 지환 : 네! 맞습니다! 소대장. 생활기록부를 소리 나게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지환을 노려본다. 소대장 : 야. 씨발 내가 너 같은 놈들 한두 명 보는 줄 알아? 지환. 움찔 하며 놀란 표정으로 소대장을 똑바로 쳐다본다. 소대장. 눈을 부라리며 지환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혐오감이 섞인 표정과 위압적인 행동. 소대장 : 군대는 존나게 가기 싫고, 뺑끼 칠 만한 건 없고, 만만한게 귀신이지. 존나 지랄하고 있네. 지환 : 아닙니다! 전 진짜..! 소대장. 지환의 말을 자르며 소리친다. 소대장 : 아가리 안 닥쳐!? 소대장. 지환의 앞으로 마주보며 선다. 앉아있는 지환을 앞에서 서서 내려다보는 소대장. 팔을 허리에 얹고, 위협적인 기세를 풍긴다. 소대장 : 너 이새끼야. 넌 나한테 찍혔어. 어디 한번 보자. -나레이션 : 그 때부터 지환이는 모든 조교들의 집중 감시를 받았다. 지환. 앉은 채로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다. 억울하고 분한 표정으로 몸을 살짝 떤다. -나레이션 : 나는 그 때 알았다. 저녁. 점호시간.) 훈련병 생활관. 20여명의 훈련병들이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양반다리를 한 채 앉아있다. 성열과 지환. 다른 훈련병들과 마찬가지로 앉아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나레이션 : 군대에서도, 아니 군대가 사회보다 남의 시선이 훨씬 무섭다는 것을. 지환을 제외한 모든 훈련병들이 까맣게 변한다. 암흑천지의 사방에 박힌 수 많은 눈들만 커다랗게 뜨인 채로, 모든 눈동자가 지환을 노려보고 있다. 저녁 점호시간. 생활관. ) 당직사관 완장을 팔에 찬 소대장이 문 앞에 짝다리를 짚고 서 있고, 훈련병들은 부동자세로 앉아 있다. 소대장 : 아픈 사람 없지? 훈련병들 : 없습니다! 소대장. 앉아 있는 재환을 힐끔 쳐다보며 말한다. 한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비웃고 멸시하는 표정. 소대장 : 귀신 보이는 사람 없지? 훈련병들. 재환을 쳐다보며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비웃는 듯한 표정들과 피식거리며 웃는 훈련병들. 그 사이에서 걱정스러운 듯 재환을 곁눈질하는 성열의 모습도 보인다. 훈련병들 : 없습니다! 소대장. 여전히 비웃음을 거두지 않은 채로 몸을 돌린다. 등 뒤로 나지막히 들리는 지환의 목소리. 소대장 : 그럼 이상. 지환 : ...보여드리겠습니다. 소대장. 나가려다 멈칫하고 고개만 까딱 돌려 지환을 쳐다본다. 소대원들. 어이없다는 듯 지환을 쳐다본다. 소대장 : 뭐라고? 지환. 눈에 독기가 가득 찬 얼굴로 앉은 자세 그대로 소대장을 노려보며 한 글자 한 글자 잘근잘근 씹어뱉는 듯한 느낌으로 말한다. 지환 : 소대장님께서 못 믿으시는 그거...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소대장. 지환의 눈을 본다. (지환의 얼굴 클로즈업. 마치 귀신같이 한기가 서린 눈.) 흠칫하지만, 이내 시선을 거두고 빠르게 나간다. 소대장 : 미X놈. 늦은 밤. 불 꺼진 생활관.) 훈련병들. 모포를 덮고 단잠에 빠져 있다. 생활관 문 앞에 단독군장을 한 채 불침번 근무를 서는 성열. 생활관 맨 안쪽에는 굳은 표정의 지환이 단독군장을 하고 서 있다.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환을 바라보는 성열. 굳은 표정으로 자꾸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는 지환. 성열 : (혼자 생각한다) 지환이.. 괜찮을까... 여전히 지환은 고개를 이리 저리 돌리며 두리번거리고, 성열은 지환을 바라보며 눈이 살짝 풀린 채로 서 있다. 성열 : (혼자 생각) 아... 졸리다... 눕고 싶다... 순간. 반쯤 감긴 성열의 눈에 보이는 생활관 모습. 머리를 풀어헤치고 얼굴이 일그러진 채 상체만 남아 생활관 공중을 떠도는 귀신 몇몇이 지환의 주변을 돌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성열.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뜬다. 정면에는 아까와 똑같이. 그러나 시야에 지환이 없다. 시선을 밑으로 내리자 웅크린 자세로 고개를 숙인 채 귀를 막고 있는 지환의 모습이 보인다.. 성열. 오싹한 느낌에 살짝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 있다. 그 때. 생활관에서 들리는 소대장의 비명에 고개를 돌린다. 소대장 : 으..으아! 뭐야! 생활관에서 보이는 행정반.)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벌컥 열리고, 소대장이 놀란 표정으로 허겁지겁 성열을 향해 뛰어온다. 소대장. 생활관 앞으로 와 놀란 표정으로 성열을 향해 소리친다. 소대장 : 방금 뭐야! 누가 소리 질렀어! 성열 : (당황한 듯한 표정) 어떤 소리 말씀이십니까? 소대장. 인상을 찌푸리고 성열을 다그친다. 소대장 : 행정반까지 그렇게 크게 여자 비명소리가 들렸는데 못 들었다고? 성열. 겁에 질린 표정으로 굳은 채 소대장을 향해 되묻는다. 성열 : ...‘여자’ 비명 말씀이십니까..? 소대장. 성열의 말을 듣고 표정이 굳은 채, 겁에 질린 듯 몸을 살짝 떤다. 그리고 뭐에 홀린 것처럼, 고개를 서서히 돌려 생활관 안을 쳐다본다. 소대장의 눈에 보이는 생활관. 곤하게 자고 있는 훈련병들. 그 가운데 복도에서 어느 새 일어선 채로 묘하게 미소를 지은 채 서 있는 지환. 지환. 서서히 귀를 막았던 양 손을 내린다. 비명이 들렸다기엔 너무나 적막한 생활관. 소대장 : (넋이 나간 듯 생활관을 보며 중얼거린다.) 그렇게 큰 비명이 들렸는데, 아무도 안 깼다고...? 겁에 질린 소대장의 얼굴. 혼자 서 있는 지환과 눈이 마주친다. 서 있는 채 오싹한 미소를 짓고 있는 지환의 주변으로, 아까 성열이 본 귀신들이 소대장의 눈 앞에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생활관 전체에 곳곳에서 나타나는 각양각색의 귀신들. 머리가 반쯤 깨진 채 군복을 입은 남자, 눈코입에서 피를 흘리며 웃는 여자, 온 몸에 포탄이 박혀 고통스럽게 몸을 뒤트는 여자... 모두가 잠들어 있는 훈련병의 귀를 막은 채. “꺄아아아아악” 하는 소리를 질러대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는 소대장의 뒤엔, 주저앉은 채 떨고 있는 성열의 모습. 소대장 : (겁에 질린 목소리로) 이...이게 대체 무슨... 공포에 질린 채 서 있는 소대장의 어깨를 뒤에서 감싸는 창백하고 마른 손. 오싹한 느낌에 서서히 옆으로 고개를 돌리는 소대장. 피범벅이 된 채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커다란 구멍만 있는 여자 귀신이 입을 찢어져라 크게 벌리며 “끼야아아악” 소리를 지른다. 소대장 : 끄아아아악!! 소대장. 눈을 까뒤집으며 뒤로 넘어간다. 바닥에 쓰러지는 소대장. 성열. 덜덜 떨면서 구석에서 겨우 고개를 든다. 소대장의 앞으로 천천히 걸어오는 지환. 지환. 소대장 앞에 싸늘한 표정과 점호시간에 보였던 독기어린 눈을 하고 서 있다. 지환 : (소대장을 보면서 표정의 변화 없이, 나지막하게) 내가 보여준다고 했잖아. -나레이션 : 며칠 후, 소대장은 국군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대장. 공포에 떨며 미친 사람처럼 휴지를 찢고 뭉쳐서 귀에 쑤셔넣는다. 귀 주변은 상처투성이. 소대장의 자리에는 피가 묻은 채 뭉쳐진, 귀에 넣었던 것으로 보이는 작은 휴지뭉치들이 사방에 버려져 있다. -나레이션 : 소대장이 이송된 후, 지환이도 훈련소에서 나갔다. 지환. 군용 더블백을 맨 채로 생활관 문 앞을 나가는 뒷모습. 지환. 나가려다 멈칫하고 고개를 돌려 생활관 내부를 바라본다. 소대원들은 살짝 겁에 질린 듯한 표정으로 지환의 시선을 회피한다. 성열. 어색한 표정으로 지환의 눈을 피한다. -나레이션 : 그 후로 소대장과 지환의 소식은 알 수 없었고, 나는 별 일 없이 군생활을 마친 후 전역을 했다. 성열. 자리에 앉아 있다 책상 위의 노트북을 덮으며 일어난다. -나레이션 : 이젠 지난 일이지만... 다시 없을 기이한 경험이었다. 성열. 불이 꺼져 어두운 방 침대에 누워 눈을 감는다. 눈을 감고 잠이 든 성열의 바스트 샷 클로즈업. 잠이 든 성열의 두 귀를 어둠 속에서 창백하고 마른 두 손이 나타나 감싼다. ---------------------- 실제로 저희 훈련소에서 한 명이 저렇게 나갔었고, 그 친구와 같은 생활관이었던 저희 동기가 해준 이야기여서 저는 막상 쓸 때는 정말 재밌게 썼고, 오싹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글을 올리기 전에 다시 읽어볼 때는 뭔가 재미가 부족한 거 같고, 별로 안 무서운 거 같고 그러네요...하하..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 감사합니다! 좋아요와 댓글은 다음 편을 더 빨리 불러옵니다...:)
퍼오는 귀신썰) 포상휴가 -1-
다들 주말 잘 보냈어? 금세 또 월요일이네 다섯날이나 달린 것 치고는 보잘것 없는 이틀 보상이지만 그래도 있는게 어디냐 위안 삼으며 ㅎㅎ 같이 귀신썰이나 보쟈 들어간다? __________________ 군대에 있다보면 뜻하지 않은 홍수에 많은 밤을 작업으로 지새워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매일밤 비와 싸우며 순찰과 근무를 병행하곤 하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해보는 아주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할 이야기는 제가 전방서 철책근무를 설때의 일화입니다. 제가 근무하던 철책은 12사단 52의 연대의 섹터로서 3개 대대가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철수와 투입을 교대하며, 경계를 서는 곳입니다. 누군가 이글을 읽는 같은 곳 전역자들이 볼것을 감안해 사실 기재 할려고 합니다. 저는 그 중 1대대 소속으로 중화기 중대인 4중대에서 전역을 했습니다. 제 병과는 K4 라는 유탄기관총으로 주둔지에 있다가 전방에 투입 될 시에는 소대가 반으로 나뉘어 다른 중대 소총 중대에 배속되는 특수성도 있었지요. 그렇게 전방으로 투입된지 3개월 정도가 지나갈 무렵이었죠. 때는 8월달로 덥기도 미친듯이 더웠지만, 곧 있을 장마에 더위따위 아랑곳 하지않고, 장마대비 보수공사로 하루하루가 고된 시기였답니다. 낮에는 삽질 곡괭이질 밤에는 근무.... 삽질과 곡괭이질 만으로도 몸이 녹초가 되겠는데... 하필 그 작업 지역이 지뢰밭 지역이라 정말 초긴장을 하고 작업 했던 기억이 새롭네요. 곡괭이 끝으로 지뢰의 뇌관이라도 내리 찍는 날엔....생각만 해도 등에 땀이 흘렀죠. 그러나 그 긴장도 찌는 더위와, 고된 노역에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지뢰밭이다 라는 자각마저 안 들게끔 하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이었습니다. "이번주 주간 근무자 누구지?" 새벽 전원투입을 마치고 들어와 탄창 검사를 끝 마쳤을 때 소초장이 물어왔습니다. 저를 포함 군데 군데서 손을 들더군요. "1중대 작업지원 갈사람 자진해서 손 들고 있어봐." 저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을 내려버렸습니다. 안그래도 작업에 노역에 근무에 환장하겠는데, 거기다 꿀같은 주간 근무동안 남의 집 일은 얼마나 짜증나는 일인지 온갖 계산이 손을 내리는 순간 지나쳐 가더군요. 좀 자세히 이야기 하자면 근무는 3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말그대로 해가 떠있는 동안 서는 주간근무. 해 떨어지고 자정까지 서는 전반야. 자정부터 해뜰때까지 서는 후반야. 그중에 후반야가 젤 힘들고 해가 길 때는 전반야가 좋지만 짧아지면 전반야가 후반야 보다 못한 근무가 되지요. 어찌되었든 저는 번개와 같은 움직임으로 마치 손을 들지도 않았던 양 손을 내려버렸습니다. 하지만... "박병장은 열외. 내리고 있던 들고 있던 넌 어차피 가야돼." "예?!" "뭐가 예야. 박병장 당첨." 주위에서 킥킥 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왜 저만 열외인 겁니까? 소초장님 아시잖습니까? 저 없으면 비닐 작업 안 돌아가지 말입니다." "그래서 너 보내는거야." "예?" "1중대 행보관이 박병장 작업해 놓은거 보고 일주일만 빌려달라더라." "..아.." 짧은 탄식이 흘러 나오더라고요. 그 당시 1중대에 4박 5일 포상휴가증 3장이 대대에서 유입이 되었다? 하는 소문을 들은 터였습니다. 원래 저는 4중대 소속이고, 1중대에 나온 휴가증이 저한테 돌아올리가 있겠냐하는 체념을 했더랬죠. 나름대로 포상휴가증 킬러로 군생활 하는 동안 3번이나 사냥에 성공했었죠. 친구들한테 말하면 겨우? 3번? 이런 반응인데, 제가 있던 곳은 포상휴가에 굉장히 쪼잔한 모습을 보였고 언제나 인원이 부족한 중화기 중대 특성상 포상휴가는 커녕 정기휴가도 짤라서 가야 하는 현실이었죠. 3번이란 기록은 중대 타이 기록과도 같은 타이틀이라 지금도 생각하면 나름 자부심이 생기네요. "행보관이 섭섭잖게 해 준다니깐 기쁜맘으로 갔다와라." "정말입니까?" 순간 머릿속에 휴가증이 번뜩 스쳐지나가더군요. "1중대 애들 작업하라고 했더니 비닐작업이 개판이라고 행보관이 니가 와서시범 좀 보여달라고 하던데?" "........" 속으로 지화자를 외쳤죠. 안그래도 1중대 행보관이 괜히 작업하고 있는데 와서는 이거저거 시비나 걸고 지나갈때 부터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 느꼈었는데 말이죠. 휴가증 하나는 내꺼라는 설레바리를 치고 말았죠. 잠깐 그 비닐작업이 뭔가 설명드리자면, 경사가 굉장히 심한 계단 옆쪽 토사지역이라던가 하는 곳은 그 경사때문에 비가 내리면 그 물에 흙이 쓸려 흘려내려가 쌓여 그 근처를 개판으로 만들어 버리곤 했죠. 하물며 장마라면 말 할 필요도 없는 것이었죠. 그런 급경사 토사 지역에 비닐하우스에 사용하는 비닐을 덮어 그 토사들이 흘러내리지 않게 작업을 하는건데 생각으로 해보면 쉽겠지만, 막상 그 경사에서 버티며 삽질 하고 덮고 심고 묻고 하는 작업이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작업이었던거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무식한 작업인지...조그마한 언덕을 군인식 깡으로 비닐로 덮는다는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포상 휴가증을 1중대장으로부터 한장 선물 받긴 했습니다. 그러나 그 휴가증은 작업지원 나간 그 일주일에 비하면 당연한 보상이었죠. 정말 간 떨어지는 경험을 했던 것입니다. 더블백에 대충 세면백하고 입을 작업복이라던가 양말 그런것들을 챙겨서 총을 매고 저녁 전원투입이 이루어지는 시간에 1중대 쪽에서 나온 전원투입 인원들이랑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철수 시간이 되어 원래의 소초가 아닌 1중대 오피쪽으로 철수를 하게되었죠. "K4 아저씨 괜히 우리쪽에 와서 고생만 하다 가는거 아녜요?" 같이 철수해 내려가던 병장 아저씨가 말을 걸어오더라고요. "맨날 작업이 어디서나 다 똑같죠. 아무래도 새로운 곳에서 서니 좀 더 지루하진 않겠네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보니 어느새 수통문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수통문에서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곧바로 1중대 오피 라는 것을 알 수가 있었죠. 예상대로 우리의 진행방향은 수통문을 등지고 걸어나갔고 어느새 반대쪽 섹터에서 철수한 인원들이 근무보고를 마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웅성이고 있는게 보이더군요. 확실히 중대 오피 섹터 인원이라 그런지 저희가 있는 소초의 인원보다 3배는 더 되어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자자 정렬." 대충 다 모인 듯 1중대장이 탄띠만 두른채 오피 행정반에서 나오며 근무자 정렬을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사열대에 올라서는 중대장과 제가 눈이 마주쳤는데, "어이 박병장 대충 아무데나 껴라. 이등병 처럼 어리버리한 표정 짓지 말고." 순간 당황해 얼굴이 화끈거리더군요. 여기저기 킥킥 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그도 그럴게 다른 소초에 와서 어디에 껴야 할지 갈팡질팡 하는 모습을 중대장에게 보인 모양이었네요. 그렇게 철수 신고를 하고, 저는 중대장을 따라 잠깐 행정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박병장 여기 왜 온지 대충 감 잡고 있지." "예. 그렇습니다." "전에 나도 가서 봤는데 작업 잘 해 놨던걸?" "하하..그냥 열심히 만들었지 말입니다." "행보관이 박병장 좀 데려 오라고 난리였어. 아마 이번 작업 끝나면 기대해도 될거야." "예 알겠습니다." 그 비닐작업이 사단 지시사항이었을 겁니다. 검열까지 나온다고 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던거죠. 그중에서 제일 빨리 작업을 끝내가고 있던게 저희 소초였고, 경사도 제일 심했었지요. 정말 땡볕에서 미친듯이 삽질하고 심고 덮고 한 것 같습니다. 근무중에 졸다 가위까지 눌릴 정도로 그 당시 미칠듯한 작업량이었죠. 그렇게 대충 중대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행정병의 안내로 1중대 오피에 배속된 90미리 소대원들 내무실로 안내를 받게 되었습니다. "충성!" "아니 이게 누구야!" 내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반갑게 맞이해주는 90미리 소대원들. 같은 중화기 중대로 전방 투입시 찢어져 다른 중대에 배속된 터라 정말 오랜만의 만남이었죠. "박병장 비닐 작업 하러 온다고 하던데 정말 와 버렸네." "이야 말년 아직도 집에 안 갔습니까? 너네들 뭐하니 이 아저씨 빨리 집에안 보내고." "저희들도 죽겠지 말입니다. 말년이라고 비닐 작업도 안 할라 그러고..." "야야 이젠 짬밥좀 된다 이건가 박병장? 이등병 찌끄러기 였던게 엊그제 같은데." "왜 이러십니까? 저 위에 올라가면 제가 왕이지 말입니다." "크크 내가 박병장 한테 이런 소리도 듣고...전역할때가 된 건가?" "박병장님 저 말년 좀 낼 빡세게 굴려주시지 말입니다. 아주 죽겠습니다." "최병장님 들으셨지 말입니다. 내일 열외 없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본 얼굴들이라 시끌벅적하게 이야기 하고 맛스타도 얻어 마시고 웃고 이야기 하다 보니 그 날 밤은 그렇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당연히 오전 오후 내내 미칠듯한 비닐 작업. 휴가증 하나만 바라보고 이악물고 참은 듯 하네요. 그러던 둘째 날.... "박병장." "병장 박 xx." 90미리 소대장 목소리가 등뒤에서 들리더군요. 인솔자로서 같이 작업을 나온터라 소대장도 작업에 투입되어 있었지요. 소대장의 꾹 눌러 쓴 전투모 밑으로 흐르는 땀을 보니, 제 더위까지 증폭이 되는 느낌이었답니다. '날 더워 죽겠는데 어지간하면 벗고 하지....' 하는 생각이 잠시 들더군요. 간부들이야 일반 병들이 모르는 어떤 기합같은게 있는 모양이죠. 안그런 사람은 안 그러지만 제가 본 장교들은 다 그랬습니다. "박병장 정말 이거 부탁하기 미안한데 말야." "어떤일인데 말입니까?" 작업 추가 인가 보다 생각했죠. 하지만, "김상병이 90미리 교육때문에 연대에 가야 하거든. 이번에 김상병이 분대장 달았잖아." "김상병 말입니까? 벌써...." 저는 일주일 고참이 위로 두명이나 있어서 제대할때까지 분대장 견장을 달아보질 못했네요. 좀 부러웠죠. "이병장이야 이젠 말년이니 예외고해서 김상병이 이틀동안 교육을 가야하는데 근무땜빵 좀 해줘야겠어. 박병장이..." 솔직히 간부의 명령조는 그닥 맘에 안 들었지만, 어차피 거부도 할 수 없고 싫은 내색 없이 수락해 버렸습니다. "작업이 많아서 고생하는 거 잘 아는데...이번만 좀 부탁하자."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저 위에 있어도 서야 하는 건 마찬가지지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고맙고." 그렇게 팔자에도 없는 근무를 설 생각을 하니 환장하겠더라고요. 팔에 힘이 안 들어가는게... '이틀만 참자....' 하고 마음을 굳히기로 했죠. 그리고 저녁... 해지기 30분전에 전원투입을 준비하고 전원 초소에 투입 후 전반야 근무인 저는 철책에 남아 약 4시간 정도의 근무를 서야 했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근무라 좀 짜증이 나긴 했죠. 하지만 부사수가 전방에 올라와 자대배치를 받은 이등병이었기에 그다지 지루 할 것 같진 않았더랬죠. 군기도 바짝들어있을 때고, 고참의 관례라 생각되는 사회에서의 일들을 물어보기로 생각하니, 별 관심은 없지만 이것저것 물어보며 시간은 잘 가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이거 저거 물어보며, 떠들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흐른줄도 모르겠더라고요. 그 때였죠. '삐익' '5초 밀조이동 시작하십시요.' 두 번째의 밀조를 알리는 인터폰이 상황실로부터 연결되었습니다. "응? 벌써 그렇게 됐나? 몇시야?" "예. 23시 10분입니다." "벌써?" "예. 그렇습니다." "그래? 이동한다고 알려." "예. 알겠습니다." 부사수를 통해 이동을 알리고 우린 다른 근무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동하는 길은 울퉁불퉁한 언덕길이 아니라 완전 평지라 정말 땀 한 방울 흐르지 않더군요. 게다가 옆쪽은 소양강 물줄기가 흐르고 있어서인지 약간 시원한 기분이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떠들다보니 어느새 같은 근무조의 초소에 이르렀고, 다른 중대 아저씨라 그냥 눈인사 정도로만 끝내고 밀조이동을 마치게 되었죠. 그리고 올라선 초소. 전방에 강줄기가 훤히 보이는 그런 전망이었습니다. 왼쪽 아래로는 수통문도 보이고, 전방에는 그다지 키가 높지 않은 수풀들이라 그런지 시야도 확 트여 감시초소라고 하기에 딱 알맞는 그런 느낌이었죠. 수통문이란 물이 흐르는 강이나 개울에 단단한 철로 만든 철조망 같은 개폐형 문을 가르키죠. 다시 말하면 잠수를 통해 남침 해오는 적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라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한 시간만 개기자.' 라는 생각이 들자 부사수 한테 뭘 물어봐서 시간을 떼울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며 부사수를 지나쳐 초소 안쪽으로 들어갔더랬죠. 창틀에 거치된 K3 한정이 제일먼저 눈에 들어오자 반사적으로 바닥을 살펴 탄통이 있나를 살피게 되었습니다. 어렵지 않게 예상된 곳에서 탄통을 찾을 수 있었고, 저는 그옆에 대충 제 소총을 세워두고 부사수를 향해 돌아볼려고 했죠. 그 때 였습니다. 휙 스쳐가는 곁눈질에 보이는 뭔가에 신경을 뺏길때가 가끔씩들 있죠?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뭔가 하고 전방쪽을 주시하니, 보이는 건 그냥 안개 뿐. 그런데.... 해뜨기 전의 스물스물 피어나는 그런 안개가 소양강 물줄기 위쪽으로 진하게 깔리고 있었죠. '........' 원래 제가 있는 소초의 고가초소에서 해뜨기 전에 그 밑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뭐랄까...뛰어내리면 끝도 없이 가라앉을 것 같은 바다같은 느낌이랄까... 안개가 그만큼 짙고 양도 엄청나게 깔리지요. 그냥 저 밑엔 하얀 구름만 있다라는 생각에 원래의 풍경자체는 가려진게 아니라 그냥 없는 없을 것이다 라고 느껴질 정도로 하얗고 진한 안개가 드리워지죠. 충동적으로 뛰어내려도 전혀 이상 할 것이 없는 그런 안개의 바다라고 하면 딱 맞겠네요. 그런 안개에 마음을 뺏긴건지, 저는 생각을 멍하게 그 안개를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박병장님." "으..응?" "아까 하던 이야기 말입니다." "그래 이야기 마저 해야지." 저는 뺏겼던 정신을 다시 찾고, 밀조 이동을 하며 신나게 떠들어댔던 이등병의 사회이야기로 다시 분위기를 전환시켰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지나 근무 교대 시간이 되어 저만치 투입되는 교대 근무자들을 볼 때 였습니다. '응?' 한 순간이었습니다. 곁눈질에 뭔가 보인 걸 느낀 것이. 저는 반사적으로 초소의 전방을 주시하게 되었습니다. 아까보다는 좀더 진한 안개의 흐름... 그동안 산에 피어나던 안개만 보아서 그런지 물위로 진하게 형성되어 흐르는 안개는 왠지 모를 신비감 마저 주더군요. 그런데 이상한 점을 하나 느끼게 되었는데, 물안개라 하면 말 그대로 물표면의 수증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형성되는 안개라 물의 표면과 안개층은 같이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데, 제가 본 안개는 물론 거리가 멀어서 자세히 안보여 그런걸수도 있었겠지만 물의 표면과 완전히 분리되어 그 위를 흐르는 모양을 하고 있더라고요. 물표면에서 올라가는 수증기가 전혀 안 보이더란 말입니다. '원래 물안개가 저런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좀 더 자세히 볼려고 한 그 순간 이었습니다. 그 때 였죠. 물 표면과 안개사이는 완전히 동떨어져 그 사이는 안개에 흐릿한 공간이 아니라 빈 공간처럼 가시적으로 뚜렷한 공간이었는데, 그 공간에 사람의 발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이 안개층으로 부터 쑥 하고 삐져나와 물 위에 우뚝 서는 것이었습니다. "허헉!" 저는 튀어나오는 비명을 참지 못하고, 뒷걸음질 치다 소초 벽면에 '쿵' 하고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부사수가 놀라 돌아보며 의아한 눈빛을 던지더군요. 그 순간 그 부사수 눈빛도 얼마나 무섭던지...저도 모르게 버럭 소리를 지르게 되었습니다. "야! 지금 봤냐?" "예? 근무자 말입니까?" 왜 그러냐는 표정에 저도 한동안 어이가 없어, 부사수와 초소 밖을 번갈아 바라보며. 꿈인지 현실인지를 구분할려고 애썼던 기억이 나네요. "뭐지 씨발...." 욕이 중얼거림 처럼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습니다. 등에 한기가 스윽 타고 흐르더군요. 두려움과 공포가 엄청나게 밀려오던 순간이었습니다. 빨리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공포에 질려갈 무렵, 교대 근무자들이 도착했고, 저는 잰 걸음으로 거의 뛰는것에 가까울 만큼 중대 오피로 뛰어들어가게 되었죠. 그리고 내무실에 들어오자 마자 깨어있는 모든 인원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죠. 당연히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반응이었다죠. 다들 웃어 넘기는 그런 표정들.... 하여튼 그날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출처] 포상휴가 #1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_____ 군대는 다녀온 적도 없는데 귀신썰이랑 엮이면 너무 무서워져 군대 귀신썰은 어쩌면 그렇게 다들 무서울까... 그러니까 쓰니는 대체 뭘 본걸까? 그건 내일 이 시간에 ㅎㅎㅎㅎ 내일 보자! 잘 자고!
[레딧 괴담] 체르노빌 사태는 무언가 끔찍한 걸 덮기 위한 거야 (1)
체르노빌 우크라이나 중북부, 키예프 주 북부의 도시. 키예프 북쪽, 프리판티 강이 드네프르 강으로 들어가는 지점에 있음. [다른 이름] 초르노빌 Chornobyl’. 원자력발전소(1~4호 원자로)가 있으며. 1986년 제4호 원자로 폭발사고가 발생, 큰 피해를 냈음. 피해는 북쪽에 있는 벨라루스가 크고, 국토의 20%가 방사능에 오염됐음. 발전소에서 30km 이내는 거주금지 지구가 되어 인구 5만 명의 프리퍄티는 무인 도시가 됐음. ​ ​ 너희들은 아마도 체르노빌 출입금지구역 관광에 대해 들어보았을거야. 나도 거기에 몇번 가보았거든. 그리고 그곳엔 니가 게임이나 공포영화에서 보았던 것 같은 것은 없었어. 거기엔 유령도 없고 초능력자나 방사능으로 인한 신체기형도 없었어 그리고 어느 한 구석에서 죽음이 너를 기다리고 있지도 않아. ​ ​ 사실, 나는 그곳이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중 하나라고 생각해. 예를 들어 자연의 강함이나 인재로 인한 오염에서 되살아나는 생명력 같은 거 말이야. 그래서 내 친구 알렉세이가 그곳에 가기로 결정했을때, 그는 누군가에게 연락할지 알고있었어. 그는 물리학을 전공한 학생이고 현재 어떤 종류의 핵폴발로 인한 방사능 낙진관련 연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 직접 무언가 샘플을 얻고 싶다고 말했어. 하지만 우리는 둘다 알고 있었어 그 말이 그저 새로운 "모험"을 가기 위한 변명이라는 걸. 우리는 오래된 발전소에 방문했어. 버려진 도시 Pripyat 그리고 인근의 출입금지구역도. 그건 매우 좋은 경험이었어, 하지만 나는 아마 너희와 함께 더 자세히 들어가보려해. 이제 이 부분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거든. ​ ​ 우리가 무언가를 발견했을때, 우리는 Pripyat 동쪽 숲에 어떤 더러운 길을 운전해가고 있었어. 그건 오래된 녹슨 울타리와 폐쇄된 문 그리고 좀 더 멀리보이는 무언가로 막혀진 통로였어. 방사선 방해 부호와 큰 표지판이었고 이렇게 적혀있었어. ​ ​ "제한 구역. 관계자외 출입불가." ​ ​ 울타리 옆엔 하얀색으로 "O-13"이라고 칠해져 있었고 꼭대기엔 "출입 금지"라고 적혀있었어. 그리고 그 울타리 뒷쪽 멀지 않은 곳에 인공적으로 보이는 언덕이 있었고 그 옆에 한쌍의 금속 방폭문이 있었어. ​ ​ "무슨 생각해?" 알렉세이가 물었어. ​ "난 잘 모르겠어. 무슨 벙커처럼 보이긴 하는데." 내가 대답했어. ​ "그리고 옛날에 폐쇄한걸로 보여." 난 흥미로운 닫힌 문을 보고 덧붙여 말했어. ​ ​ 가운데에 양쪽이 용접되어 닫혀있는 문이 있었어. 알렉세이는 그의 샘플로 쓸만한 걸 챙겼지만 우린 쉽게 거길 떠나지 못했어. ​ ​ "우리가 저기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해?" 내가 물었어. ​ "확실하지는 않아. 하지만 이 문이 용접됐다고 해서 완전 잠긴 건 아닐거야, 무언가 문을 열 방법이있지 않을까." 문을 조사하면서 알렉세이가 대답했어. ​ "이건 지하 벙커같아 보여. 틀림없이 어딘가 내부에 공기를 주입하기 위한 통로가 있을 거야. 이 문에 대해 더 생각하지는 않을래. 다른 길이 있을 거 같거든." 내가 말했어. ​ ​ 우리는 다른 입구를 찾기 위해 정문 근처를 돌아다녔어. 날이 저물어 갔고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어. 우리가 수색하고 있는 동안 나는 어떤 생각이 떠올랐어. 왜 그들은 문을 용접한 걸까? 그 안이 너무 중요해서 그들이 이렇게 인적 드문곳에 사람의 출입을 막기위해 이곳까지 온 것일까? ​ ​ "이거봐. 여기 뭔가 있어." 알렉세이가 내 상념을 깨고 말했어. ​ ​ 그것은 마치 환풍구의 옆면으로 보이는 콘크리트 블록이었어. 내가 그 환풍구를 들여다 보았을때, 나는 그들이 이 무거운 금속 출입구 또한 막아놓았다는 것과 이걸 열기 위한 명확한 방법이 없다는 걸 알아차렸어. 그러나, 큰 환풍구 날개 겉에 "예비 터널"이라는 종이가 붙여진 좀 작은 문이 있었어. ​ ​ "내가 이걸 열수 있을까?" 내가 물었어. ​ "그럼. 나 이게 뭔지 진짜 궁금해! 어쨌든, 지금 굳이 들어갈 필요는 없어. 만약 문이 아직도 작동한다면 최소한 들여다 볼 수는 있겠지." 알렉세이가 말했어. ​ ​ 일단, 날개는 녹과 먼지 때문에 돌아가지 않았어. 하지만 결국 조금 움직이긴 했지. 문은 열렸어. 내가 문을 당기자 천천히 문이 열리기 시작했어. 그건 엄청 무거웠고 많은 힘을 쓰게 만들었어. ​ ​ 문 뒤엔 작은 승강장 그리고 단단한 수직 터널과 사다리가 있었어. 내부에 똑같은 잠금장치가 내 주의를 끌었어. 그건 그들이 양쪽으로 문을 잠글 수 있었다는 걸 의미해. 하지만, 왜? 우리는 운이 좋았어. 왜냐하면 그들이 안쪽에서 문을 잠갔다는 건, 그곳에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는 거니까. ​ ​ 나는 안으로 한 발짝 내딛었어 그리고 내 핸드폰 빛으로 수직통로를 비췄어. 빛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강하진 않았어. 오래된 공기는 눅눅했고 내가 식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어. 매우 희미하게 화학물질의 냄새가 났어. 그곳에 방사선은 없었고 다른 위험 신호도 잡히지 않았어. ​ ​ "미친거 아니야? 이거 완전 멋져! 우리 나중에 여기 다시 돌아와서 확인해보자!" 알렉세이가 말했어. ​ ​ 나는 더 이상 동의할 수 없었어. 그때 하늘은 거의 어두워졌고 우린 문을 다시 닫은 뒤 날이 밝기를 기다렸어. 다시 돌아오기를 약속한 채 말이야. ​ ​ 내가 집에 돌아갔을때, 즉시 그곳에 대해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불행히도 성공하진 못 했어. 나는 심지어 그곳에 대해 나보다 더 잘 아는 친구인 파벨에게 연락하기까지 했어. 실제로, 체르노빌에 처음 날 데려다 준 사람도 그였거든. 그도 나를 도와주지는 못했지만 주변에 물어봐주기로 약속했어. 나는 그에게 우리의 계획에 대해 말했고 우리와 함께 가지 않겠냐고 물었지만, 불행히도 그때 그는 외국에 나가 있었어. ​ ​ 한 주가 지나고, 우리는 기어를 비롯한 짐을 챙겼어. 우리는 밧줄, 큰 손전등, 야광 막대, 방사능 측정기, 방수가 되는 옷, 산소측정기 그리고 작은 스쿠버용 산소탱크를 챙겼어. 그리고 그래, 우린 답답한 멍청이들은 아니었어. 그래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우리의 여행에 대해 이야기했지. 언제쯤 돌아올지도 포함해서 말이야. ​ ​ 우리는 뒤에 문을 닫고 나서 수직통로 진입로로 내려갔어. 우리는 그 밑에 뭐가 있는지 알지 못했어 그리고 방사능 유출이나 그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는 걸 원하지 않았지. 결국 작은 파이프와 환풍구로 둘러싸인 콘크리트 터널로 내려갔어. 전원이 나가있어서 그런지 조명이 꺼져있었어. 우리에겐 좋은 일이었지. ​ ​ 우리는 터널로 들어갔고 또 다른 문에 도착했어, 하지만 이 문은 무거운 벙커용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문이었어. 4개에 큰 산소 펌프와 어떤 전기 장치 그리고 조종 장치가 있는 방에 들어갔고 기기 들을 살펴보기 시작했어. 환풍구는 여기서 곧장 지상으로 통하는 두 개의 큰 환풍구와 또 다른 문이 있는 방을 가로질러 바로 가는 두 개의 작은 환풍구로 갈라졌어. 문 뒤에 있는 큰 현관엔 수 많은 상자와 다른 화물들이 근처에 쌓여있었다. 그곳은 보안 검문소였어. ​ ​ 검문소를 지나서, 우리는 바깥에서 봤던 정문을 발견했어. 그 뒤에는 무언가 큰 리프트 장비가 있었지. 우린 검문소로 돌아갔고 엘리베이터를 발견했어. 건물에 대한 층마다 간단한 도면이 나타난 지도가 있었어. 현재 우리 위치는 정문 현관인 0층이었어. 지도를 봐서는 지하 4층까지 있는 거 같았어. ​ 지하 1층: 사무실, 보안실과 휴게실 지하 2층: 보안 검사실 지하 3층: 가속장치, 무균실-오염제거실 지하 4층: 실험실 ​ 지도의 이름은 "Object-13"이었어. 이곳은 군사 벙커가 아니었어. 여기는 연구소였던 거야. ​ ​ 우리는 불이 들어오지않은 엘리베이터를 지나쳐 계단으로 내려갔어. 내려가는 동안 내 마음은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그들은 아마도 몇 가지 물자를 옮기고 있었을 거고 실험실을 버리고 장비를 현관까지 가져갔던 거 같아. 그들은 왜 떠나려고 시도했을까? ​ ​ 나는 다음 계단을 밟았고 순간 무언가 내 발 밑에서 굴러갔어. 순간 나는 중심을 잃은 채 뒤로 넘어졌어. 운좋게도 내 가방이 대신 충격을 흡수했고. 나는 내 발 밑에 있는 날 넘어지게 만든 물건이 무엇인지 보았어. 그것은 빈 탄피였어. 그건 내가 이 공간을 이상하다고 느끼게 한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없어.(다른 이상한 게 많았거든.) 곧 우린 지하 1층에 도착했어. 나는 문들이 전부 열려있다는 걸 눈치챘어. 모든 문들이 말이야. ​ ​ 긴 직사각형 복도의 시작엔 구내식당과 주방이 있었어. 수 많은 사무실이 복도를 둘러싸고 있었고. 서류, 오래된 컴퓨터, 개인 소지품 등이 그들이 두고 간 것들인데. 그 사람들은 빨리 도망쳐야 했던 걸까? ​ ​ "드미트리!" 복도 옆 반대편에 구내식당에서 알렉스가 소리쳤어. ​ "뭐야?" 그를 따라 구내식당으로 들어가면서 내가 말했어. ​ ​ 안에는 깔끔한 식탁 몇 개랑 음식이 있었어. 아직 망가지진 않은 상태였지. 음식은 신선하지 않았지만 썩은 상태도 아니었어, 30년이상 오래된 음식이 말이야..... 이게 가능해? ​ ​ "이게 어떻게 된거지?" 내가 말했어 ​ "나도 모르겠어, 혹시 썩히지 않기 위해 가공처리를 했을지 누가 알아. 이젠 아니겠지만. 내가 확인했어. 이제 그만 이야기하자. 으.." 그가 대답했어. 영문을 모르겠다.. ​ ​ 오, 왜 우리가 바로 돌아가지 않았냐고? 난 지금 이걸 쓰고 있어 이미 데드플래그를 많이 꽂고 왔다고. 그곳에서 무언가 진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 근데 그때 우린 너무 신났고 또 호기심이 생겼어. 하지만 이 순간부터 내 신나는 감정은 희미해지고 점점 으스스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어. ​ ​ 그래도 우리는 계속해서 지하 2층으로 내려갔어. 계단은 거기서 끊겼고 우리는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갔어. 층의 입구를 가로질러 반대편 벽에 도착했어. 보안 검문소가 있었고 우리가 지나온 연구소에는 큰 방폭문이 있었어. 또 다시 모든 문이 활짝 열려있었지. 그러나 그들이 남겨둔 물건들은 제 자리에 가지런히 놓여 있지 않았어. 사방에 어질러져 있었지. ​ ​ 모든 방엔 장비들이 이리저리 널려있었어. 가끔 탄피들이 바닥에 우수수 떨어져있기도 했어. 여전히 위 층과 같은 직사각형 복도가 있었지만 방 주위는 마치 작은 미로같았어. ​ ​ 거의 층에 마지막에 도착했고 우리는 수석 과학자의 사무실을 찾았어. 내가 아까 말했던 것처럼 사방이 어수선했지만 책상 위에 수첩 하나가 놓여져있는 걸 찾을 수 있었어. 몇 장의 페이지를 제외하곤 전부 찢어져 있었지. ​ [1984년 10월 5일 ​ 오늘 우리는 어떤 물리적 특성 변화없이 성공적으로 여러 원자를 변환할 수 있었다. 우리가 고체로 변환시킬 수 있게 될때까지 아주 오랜 길이 되겠지만, 이곳에서 무언가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느껴진다.] ​ ​ [1985년 1월 17일 ​ 우리는 오늘 사과를 변환시켰다. 그러나 붉고 초록빛이 도는 사과 껍질에 무니가 약간 달라졌다는 걸 알아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여전히 사과였고, 구조와 모양 모든 게 같았다. 우리는 또한 전자제품을 변환시키려 노력했다. 그것들은 고장나지 않았고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나는 우리가 아직 이 엄청난 기술에 대해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늦출 수 없다. 조국이 우리를 믿고 있다.] ​ ​ [1985년 2월 21일 ​ 동물 실험이 끝났다. 우리는 오늘 첫번째로 인간을 변환시키기로 했다. 그는 아직 살아있고 또 건강하다. 우리 국가의 용감한 영웅이다. 우리는 이 기술이 작동한다는 걸 증명했다. 하지만 현실에 적용하기엔 아직 제한이 많다. 변환 라디오를 수리해야 한다. 우리는 여전히 물질을 "보낼수"없다. 단순히 동일한 두 물질을 위치 교환시킬 수 있을 뿐이다. 나는 새로운 유형의 장치를 제안했는데,그것은 단 하나의 물체에 대한 단방향 변환을 할 수 있지만,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할 걸로 예상된다.] ​ ​ [1985년 3월 1일 ​ 우리 후원자들이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바로 새로운 발전소와 보다 큰 변환기 그리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전력, 원자로를 짓기 시작했다. 새로운게 하나 더 있다. 우린 수 십개의 테스트 물질을 변환시켰다. 그것들은 살아있고 꽤 괜찮은 상태이다, 하지만 가끔씩 그들은 다소..음, 달라진다. 그들은 때때로 과거의 일어난 사건들이 실제와 다르게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때때로 그들은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을 안다고 주장한다. 놀랍게도 그들은 알아서는 안되는 사람들을 안다. (다음은 연필로 직접 쓴 글이다) ​ "실험체 28번이 알려지지 않는 언어로 말하고 있다. 그리고 실험 후 어떠한 언어도 알아듣지 못하고 있다."] ​ ​ (이 문장 뒤로 수 많은 페이지가 찢어져 있다.) ​ ​ [1986년 4월 25일 ​ 우리는 새로운 접근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1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여전히 변환기에 대한 변칙을 제거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무엇이 그것을 유발하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는 어떤 진전도 하지 못할 것이다. 대신에 우리는 오늘 관을 통해 현실로 접근해볼 것이다. 비록 unit 2일지라도-우리가 지은 발전소-여전히 쓸만하다, 우리는 이번 실험에 이것을 사용할 것이다. 다른 면에서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누가 알겠어?] ​ ​ (수첩의 마지막 페이지다. 몇 번이고 눌러쓴 흔적이 보인다.) ​ ​ "우리는 그들을 받아들였다."​​ ​ ​ "알렉스, 나는 우리가 이제 가야 한다고 생각해.." 내가 말했어. ​ "야, 이거 좀 봐봐." 그가 대답했어. ​ ​ 나는 연구소 밖 복도로 돌아갔어. 거기엔.... 옷이 있었어. 그들이 남기고 간 것들이겠지. 그들은 갈기갈기 찢어져 있었어. 시체도 없었고, 피도 없었어, 그저 섬유 조각과 신발 몇 켤레랑 시계가 다였어. 나는 우리 앞에 있는 어두운 복도를 지긋이 응시했어. 나는 가만히 서있는 게 고작이었어. ​ ​ 그건, 난 모르겠어.... 만약 이 사람들이 다 찢겼다면 그리고 모두 제거되었다면... 옷과 무기물을 제외하고 말이야. ​ ​ 순수한 본능적인 공포감이 날 감쌌어.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고 숨이 막히기 시작했어. ​ ​ "우리 여기서 나가자." 알렉스가 말했어. ​ ​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고 걸어나갔어. 처음엔 느리게, 하지만 점점 속도를 올렸어. 우리의 발소리가 지하 건물 전체에 울리는 거 같았어. ​ ​ "나 그냥 여기서 나가고 싶어. 우린 이러지 말았어야 했어.." 알렉스가 말했어. 난 그에게 수첩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어, 하지만.... ​ ​ 내 생각은 갑자기 떠오른 깨달음에 끊기고 말았어. 그의 목소리가 울리지 않아. 그저 우리의 발소리뿐이야. ​ ​ 나는 그 또한 깨달았다고 생각했어, 왜냐하면 둘다 동시에 멈춰서 귀를 기울였거든. ​ ​ 무음. 완전한 침묵이었어. ​ ​ 나는 발을 디뎠어. ​ ​ *저벅* ​ ​ 다른 발을 움직였어. ​ ​ *저벅* ​ ​ 문은 바로 우리 앞에 있었고 나는 무언가 해보려고 힘을 주었어. 우리 뒤에서 문을 바로 닫고 걸어갔어. 비커같은 게 안에 놓여져 있었어. ​ ​ 나는 발을 디뎠어. ​ ​ *침묵* ​ ​ 나는 그건 전부 메아리 였다고 생각했어. ​ ​ 우리는 처음엔 아주 조심히 걸어갔어, 하지만 다시 걸음에 속도를 붙였지. 우리는 코너를 돌았고, 그 일이 벌어졌어. ​ ​ *쨍그랑* ​ ​ 유리가 부서졌어. ​ ​ 누군가, 무언가가 방금 문을 열었어. ​ ​ 우리는 손전등을 제외한 모든 기기 장치를 떨어뜨렸어 그리곤 가능한한 빠르게 도망쳤어. 살면서 내가 이렇게 뛸 수 있는 줄도 몰랐어. 나는 항상 터프한 남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내 삶을 두려워 했었어. ​ ​ 우리의 발소리는 더이상 울리지 않았어. 아니면 더 잘 말했듯이, 그들은 더 이상 우리와 맞춰주지 않았어. 무언가 우리를 쫓아오고 있었다고. 매 순간 그것은 가까워지고 있었어. 점점. ​ ​ 곧 우리는 보안 검문소에 도착했고, 우리는 문을 닫으려고 했어. 녹슨 문의 마디가 삐걱거렸지만,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당겨야 했어. 그 비정상적인 울음소리를 들었을때, 우리는 문을 거의 다 닫은 상황이었어. ​ ​ 나는 문을 쾅 닫았고 잠금 장치를 돌렸어.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렸고 나는 그 소리를 계속해서 듣고 있었어. 아니, 잠만. 그건 내 심장 소리가 아니었어. 무언가가 잠긴 방폭문을 두드리는 소리였어. ​ ​ 우리는 다시 달렸어. 우리는 계단이 있는 통로에 도착했고 한 번에 2-3계단을 뛰어올랐어. 마침내 우린 그 산소 펌프 방에 도착했어. 오르막길은 우릴 졸라 지치게 했고 내가 뭐같이 공포감을 느꼈는데도, 더이상 움직이면 기절할 것 같았어. 게다가 우린 그것을 거기에 가둬놨고. ​ ​ 알렉스는 주저앉아 쿵!하고 큰 수직 통풍구 중 하나에 등을 기댔어. ​ ​ 쿵 ​ ​ 쿵 ​ ​ 쿵 ​ ​ 오, 시x. 우리는 그걸 거기에 가둬놨어. 하지만 우리는 환풍구의 존재를 까먹은거야. ​ ​ 알렉스와 나는 서로 쳐다보았고, 그리고..... 환풍구가 부서지더니 그가 사라졌어. 나는 단지 그가 떨어지면서 내는 비명 소리를 들을 뿐이었어. ​ ​ 나는 이 상황에 엄청난 공포를 느꼈지만 다시 뛰었어. 나는 예비 수직통로를 기어올랐고 문을 잠갔어. 마침내 내가 그 지옥에서 빠져나온거야. ​ ​ 바로 나는 핸드폰을 켰어, 내 폰은 미친듯이 진동하기 시작했어. 로딩이 끝나고 파벨에게서 온 수 많은 부재중 전화와 문자메세지를 발견했어. ​ ​ [야, 드미트리. 나 "O-13"을 안다고 말하는 남자를 찾았어. 제발 할 수 있는 한 빨리 나와. 그가 말하길 거긴 위험하대. 너 거기서 나와야 해.] ​ ​ [이 남자가 지금 나 불러, 진짜 심각한가봐. 제발 나 한테 전화해줘.] ​ ​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그가 거기 간대. 니가 거기 내려가기 전에 이 문자를 확인했으면 좋겠어. 친구랑 안전하게 있어.] ​ ​ 모르는 번호한테 온 또 다른 문자도 있었어. ​ ​ [드미트리, 아나톨리 모르즈라고 해. 나는 니가 거기서 뭘 찾았는지 알아 그리고 나는 지금 Kiev에서 오고 있어. 절대 거기 내려가지 마. 만약 니가 이미 내려갔다가 빠져나왔다면 그 문을 단단히 잠가야해. 내가 거기 도착하면 전화할게.] ​ ​ 그래서 난 지금 여기 있어. 그를 기다리면서 이걸 썼고. 나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걸 쓰고 있어. 왜냐하면 내가 개인적으로 누군가에게 이 일을 말할만큼 오래 살수 있을지 모르겠거든. ​ ​ 나는 알렉스를 남겨두고 떠날 수 없어. ​ ​ 나는 다시 돌아가야만 해. ​ 1차 출처: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bz0dl9/the_chernobyl_disaster_was_a_coverup_of_something/ 2차 출처: https://m.blog.naver.com/skywhale00/221562908239 ​ ​ ​
새마음 요양원 15
안녕하세요 빙그러님들 ^^ 불금 즐기시라고 15편 올립니다.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 [새마음 요양원 15] 눈을 몇번을 손으로 문지르고 봤지만 창문곁에 서있던 여자는 분명 수정이었다. 놀란마음에 심호흡을 몇번 하고나서 핸드폰을 다시 꺼내 올리자 온몸에 피칠갑을 한 수정이 5층 어떤 방에 서있었다. 핸드폰의 줌을 당겨 그녀를 자세히 보자 그녀는 지현을 보면서 뭐라고 말하는 것 처럼 입모양을 움직였지만 가까이서 듣지를 못하는 그녀는 뭐라고 하는지 도무지 알아들을수 없었다. 지현은 혹시 몰라 핸드폰에 동영상을 재생시켜 두기로 했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수정의 모습을 촬영하는 순간 등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정지 버튼을 눌렀다. 다시 올려다본 그곳에는 수정이 사라지고 아무도 없었다. 뒤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뒤를 살펴보자 아까 한참을 찾아도 없었던 영민이 서 있었다. “ 권기자님. 어떻게 된거에요 한참 찾았잖아요. “ “ 아 미안해요 지현씨. 너무 곤히 잠드셨길래 저라도 먼저 길을 나섰어요. 그치만 좋은소식이 있어요. 지현씨가 찾고있었던 그 차량. 제가 찾은거같아요 “ “ 네? 수정이네 차를 찾았다구요? 어디에 있어요? “ “ 그 캠핑장 근처에 있었어요. 그날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우리가 못찾았었나봐요 “ “ 네? 그때 캠핑장 근처는 대충 살폈던거 같았는데…. “ “ 일단 같이 가시죠. “ 캠핑장 근처는 분명히 뒤졌다고 생각했는데 이쪽 지리를 완벽히 모르는 지현에게는 아마 다 못가본 곳이 있는 모양이었다. 영민이 안내하는 곳으로 발길을 돌려 가려하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핸드폰 줌을 당겨 5층을 비춰봤지만 더 이상 수정의 모습은 확인할 길이 없었다. “ 핸드폰으로 왜 같은곳만 계속 찍으세요? “ “ 아… 제가 뭘 본거 같은데…. 육안으로는 잘 안보여서요. 그런데 아니었네요 . “ “ 그렇군요 . 일단 차부터 보실까요. “ 뒤를 돌아 길을 잡는 영민의 뒷모습을 보며 조심스럽게 길을 나서는 지현이었다. 차를 정말로 찾은거라면 그 차안에서 어떻게든 단서를 찾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수정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지도… 비가 온 사이에 우거지게 자란 풀을 밟으며 조금씩 길을 내려가고 있는데 저멀리 캠프장 주차장이 보이는걸 보니 이 근처인 듯 했다. “ 저기에요 ! “ 영민이 소리치며 풀을 헤치고 뛰기 시작했다. 덩달아 지현의 발걸음도 급하게 바뀌어 달려가보았다. 그곳에는 렌터카로 표시된 허라고 적힌 번호판과 함께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차 한대가 세워져 있었다. 지현은 렌터카의 번호판과 외관을 사진을 먼저 촬영했다. 이것이 수정의 일행이 타고온 차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기에 차 번호를 그때 적어두었다던 관리소장에게 확인을 요청해야 했다. [제주 허. 4018 검정색 그랜저] 차 외관을 이리저리 살피며 촬영하던 지현은 뭔가 차량이 이상함을 감지했다. 지현은 자신이 느끼는 위화감의 원인이 무엇인지 몰라 조금 두리번 대다가 차량을 보며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어째서 차량이 깨끗해 보이지 . ‘ “ 차가…. 너무 깨끗한거 같지 않아요? “ “ 차가 그분들이 타고온게 맞는지는 렌터카에 확인을 해봐야 하니까요. 현재로선 근처에 방치된 차량은 이거 한대였어요. 뭐가… 이상하세요.? “ “ 아니… 어제 비가 그렇게 많이 내렸는데 어째서 차량이 이렇게 깨끗한건지… 풀이고 흙이고 막 날라와서 더러워졌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 지현이 평소에 좋은 기자로서의 감을 갖고 있다고 자부할순 없지마 이건 누가봐도 수정의 차량이 아닌 것 같았다. 너무 깨끗하고 심지어 너무 풀을 밟고 올라온 흔적이 선명했다. “ “ 그러고보니… 좀 그런거 같기도하고… 오히려 비 때문에 좀 씻겨갔을지도요. “ “ 아니에요. 타이어도 그렇고 너무 방치된 느낌이 없어요. “ “ 그런데 아까 제가 관리자님께 물어봤을때는 주차 목록에 있는 차량이라고는 했어요. “ “ 관리소장 까지 만나셨어요? 그.. 정진규씨? “ “ 만난건 아니구 통화만요. 차 발견하고 혹시 캠프장 관계 차량일까봐 먼저 확인부터 해봤죠. 전화로 통화 했을때는 그때 목록에 적어두셨던 차는 맞다고 하셨어요. ‘ 뭔가 개운하지않는 느낌에 지현은 탐탁치 않다고 생각했다. 누가봐도 세운지 얼마 되지 않아보이는 차의 외관과 무엇보다 비가 온 후 뭉그러졌어야 하는 바퀴 자국은 아직도 선명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까부터 느껴지는 찜찜함의 지현의 잔뜩 인상을 쓴 채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의심스러운건 어제는 그렇게 둘러봐도 찾을수 없었던 차량이 어째서 오늘은 우리가 발견할 수 있었다는 걸까. 정말 어제 없었던 게 확실할까. “ 전화를 해봐야 알겠지만 저 차는 수정이껀 아닌거 같아요. 외관도 너무 깨끗하고 보아하니 아침에 세워진 느낌이네요 . “ “ 그런가요. 저는 잘… 혹시 모르니 더 조사 해보도록 해요. “ “ 어제는 분명히 이 차 없었던거 같은데… “ 말끝을 흐리며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차를 살피던 지현에게 영민이 되물었다. “ 네? “ “ 아 아니에요. 어제 빗속이었지만 차는 분명히 못봤던거 같은데. 이상하게 오늘 차량이 발견됬다는게 신기해서요. “ “ 어제는 두분이 너무 비를 많이 맞으셔서 모르셨을 거에요. 어제 전 지나가면서 이거 비슷한 차량 본거 같은데… “ “ 그랬나요? 그런데 왜 어제 말씀 안해주시고… “ “ 처음엔 저도 캠핑장 관계 차량인가 보다 했죠. “ “ 아 그러셨구나… “ 흠. 어제 이렇게 눈에 띄는 차량을 발견하고도 수연과 지현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여러모로 수상해지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취재를 도와주는 영민이 뭔가를 숨긴다고 하기엔 지현과 붙어있는 시간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 카메라로 차를 여러 차례 촬영하던 지현은 혹시 몰라 핸드폰으로도 수상한 부분을 여러 곳 촬영했다. “ 일단 이 차량 여기 적혀있는 굿모닝 렌터카에 한번 더 문의해봐야겠네요 “ “ 네. 확인이 필요할거같네요, 관리소장님이 발견하신 차량이 수정이 차가 맞는지는 아직 모르니까요. “ 이슬이 내려와 서늘하게 지현의 바지를 적시고 있었다. 눅눅한 풀숲에는 불날일은 없을거라며 지현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한대 꺼내 물었다. 통화를 하고 다음 조사할 곳을 정해야 했다. 핸드폰을 켜 굿모닝 렌터카의 전화번호를 누르자 영민이 지현의 핸드폰을 뺏았다. “ 제가 걸게요. 육지 잡지사에서 취재 나왔다고 하면 아마 안알려주실수도 있어요. “ “ 아 그렇네요.. 영민씨가 한번 물어보세요 그럼 “ “ 좀 추우시죠? 통화할 동안 이거라도 드세요. “ 영민은 손에서 보온병에 든 커피를 건넸다. 담배를 피던 손을 두고 나머지손으로 보온병을 잡은 지현은 아직 따뜻한 커피의 온기에 감탄했다. [ 네, 제주 향기 권영민 기자입니다. 실종자를 찾는 중인데 해당 차량이 렌트한사람 이름을 알고 싶어서요. ] [ 네. 제주 허. 4018 검정색 그랜저 차량입니다. ] [ 네? 아… 그렇군요. 이름말고 그럼 언제 렌트된 차량인지만이라도 알수 있을까요? ] [네 감사합니다. ] 전화를 끊은 영민은 지현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 개인정보라서 차량 렌트인 이름까진 알려줄수 없답니다. 실종신고가 된 경우에만 협조가 가능하다고… 그대신 언제 렌트 되었는지는 알려줬는데 약 한달전이래요. “ “ 한달전이라면… 수정이가 실종된 시기랑 일치하긴 하네요. 이럴때 수연이가 있어야 하는데…수연이가 정보를 좀 더 줘야할거같은데 같이 갔던 일행들도 모르고 렌트를 누가했는지도 정확하게 모르고 애매하네요… “ “ 렌터카 회사로 가보도록 해요. 가서 어떻게서든 렌트한 일행들 정보 알아내고. 수연이네가 맞다면 이 차 문 강제로라도 개방해달라고 해서 단서를 좀 찾죠. “ 아무래도 기분이 좀 이상했다. 렌터카 회사에서 실종신고가 되지 않으면 정보를 알려줄수 없다는 말이 좀 이상했다. 기분탓인가. 뭔가 이상하게 분위기가 돌아가는 기분을 지울수가 없는 지현이었다. “ 렌터카 회사가 멀지않아요. 한 20분만 차 타고 나갔다오면 되겠어요. “ “ 그렇구요. 어서 가보도록 해요 .” 먼저 길을 나서는 지현은 아까 금방 비벼끈 담배가 생각이 나질 않는건지 기어이 한대를 또 꺼내고 말았다. 어디서부터 오는 찜찜함인지 알 길이 없으나 점점 조사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았다. 한모금 길게 빨며 머리가 띵해오는 것을 느꼈지만 지현은 밀려오는 답답함을 해소할 수가 없었다. . . . 차를 타고 한참을 가던 중, 지현은 지난번에 본인이 꾸었던 수정의 꿈이 생각나 잠깐 어깨를 털었다. 그 꿈이 주는 공포가 크기도 했고 그 운전석에서 봤던 남자가 어쩐지 얼굴이 제대로 생각이 나질 않는 것이 자꾸 생각나게 했기 때문이다. “ 저기 지현씨 물어볼게 있는데요. 지현씨 자꾸 꿈에 누가 나오는거에요 ? “ “ 네?????? “ 창문을 바라보며 골똘하게 생각에 잠긴 지현에게 영민이 조심스러운 질문을 했다. “ 저번에 제 차에서 발작 하셨을때도 지현씨 엄청 목졸림 당하는거 처럼 괴로워했잖아요. 누구 부르는것처럼 하면서요. 그때 대체 꿈에서 뭘 보신거에요 ? “ “ 아.. 그날 놀라셨죠 . 제가 요즘 좀 악몽을 꾸다 보니.. 죄송했어요. “ “ 혹시… 지금 우리가 찾고있는 그 수정이라는 실종된 친구랑 관계가 있는 꿈입니까? “ “ 추측은 일단 관련이 있다고 보는데.. 더 조사해봐야 알거같아요 “ “그렇다면 그날은 더 무서운 꿈 꾸신거겠네요. 괴로워 하셨잖아요. “ “ 네. 수정이가 누군가의 차를 타고 이동하는 꿈이었어요. 그때 전 잠들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분명 옆에 있는게 영민씨 인줄 알았는데 글쎄 운전석에 다른 사람이 있지 뭐에요… “ “ 운전석에 있던 사람 혹시 …. 인상착의 생각나세요 ? “ “ 아니요. 꿈에서 깨고 나니까 얼굴은 잘 기억이 안나요. “ “ 그렇군요……….. 실종자가 그사람들한테 당했다고 생각하세요? “ 엇.? 뭔가 이상했다. 영민의 대화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자연스러운 대화라고 생각되는데 뭐지. 이 부자연스러움은.. 지현은 생각했다. ‘ 난 여럿이라고 말한적이 없는데… ‘ “
실화)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8 (完)
안녕하세요! 다시 돌아온 optimic입니다! 요즘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어요. 낮인데도 이제 춥네요... 저 같은 비만맨들은 이제 옷으로 뱃살을 가릴 수 있는 계절이 돌아와서 좋네요..ㅋㅋ 제 글을 여러분들께서 너무 재밌게 읽어주셔서 저는 너무 감사합니당!:) 그래서 이번에는 후다닥 완결편을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감사한 소식이 또 있네요! 왜 이렇게 사진이 길지... 아무튼! 제 글을 재밌게 읽어주신 여러분 덕분에! 제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습니다! 두둥!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D 입성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하핫.. 마지막 편입니다! 아무쪼록 재밌게 읽어주시고, 댓글 좋아요 부탁드려요!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 지난 글 정주행하기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1 https://www.vingle.net/posts/251882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2 https://www.vingle.net/posts/2521220 베개 밑의 식칼 1 https://www.vingle.net/posts/2521746 베개 밑의 식칼 2 https://www.vingle.net/posts/252178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3 https://www.vingle.net/posts/252332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4 https://www.vingle.net/posts/2541350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5 https://www.vingle.net/posts/2544908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6 https://www.vingle.net/posts/2569956 내가 신을 믿게 된 이유 https://www.vingle.net/posts/2592522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7 https://www.vingle.net/posts/2682367 ------------------------------------ 그렇게 매 주 선생님과 퇴마의식을 진행하며, 점점 머릿속에서 들리던 이상한 소리가 잦아들 무렵, 서서히 고통스러운 감각들도 사라져 가고, 평온한 나날들이 반복될 무렵. 어느 날 저녁. 나는 정말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 속에서 나는 배낭을 등에 짊어진 채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공간이었지만, 딱히 무섭다거나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 그냥 산책 나가듯이 가벼운 기분으로 걸었다. 지루함도, 무서움도 전혀 없는 공간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하얀 색으로 물든 공간에 누군가가 물감을 한 방울 떨군 듯, 어느 한 공간이 짙은 회색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것도 없던 순백의 공간에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꿈 속에서 무작정 걷던 나는 그 공간으로 향했다. 그 곳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모두가 짙은 먹색의 망토를 뒤집어쓴 채 후드로 머리까지 가린, 마치 흑마술을 다루던 고전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모습이었다.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그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뭔가 웅장하면서도 엄숙한, 누군가를 위한 제사를 지내는 모습이었고, 무섭다거나 이상하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채, 멍하니 그들이 제를 올리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수십의 사람들이 내게 등을 보인 채 똑같이 고개숙여 예를 갖추고 있었고, 그 앞에는 제사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절을 한 채 엎드려 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앞엔 커다란 제단(祭壇)이 있었다. 작고 빈약한 음식들이 올라간 제사상과, 알 수 없는 언어들로 쓰여진 명패. 그리고 제사장의 앞에 놓인 커다란 향로(香爐) 특이한 점은 눈 앞에 놓인 그 향로에는 향이 없었다. 그저 아주 고운 흙으로만 채워져 있는 향로였다. -아니 무슨 제사를 지내는 데 향도 없이 제사를 지내? 라고 생각하며 의아해하던 나는, 다시금 그 특이한 모습을 바라보았다. 제사장은 여전히 엎드린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으며, 뒤에 모인 사람들은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가만히 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처량해보였다. 왜 향도 피우지 않고 제사를 지내는가, 저들은 왜 움직이지 않을까. 내가 뭔가 도움이 될 수는 없을까. 어쩌면 이 곳까지 나를 오게 한 건 저들을 도우라는 뜻이 아닌가... 지금 생각하면 나는 엄청난 오지랖을 꿈 속에서도 부린 것이었다. 문득, 편하게 앉아 그 모습을 구경하던 나는 내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굉장히 가벼운 그 백팩을 열었을 때. 바닥에 다소곳하게 놓여 있었던 향을 발견했다. 한 두개가 아닌 종이곽에 담겨진 향 한 세트. 뚜껑을 열자, 꿈 속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강한 향이 사방을 휘감았다. 마치 무색무취의 이 공간에 향기로 색깔을 입히려는 듯, 그렇게 향은 내 온 몸을 감쌌다. 그래.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는 향도 없이 제사를 지내는 저 불쌍한 사람들에게 내가 가진 향을 선물하기 위해서인가보다. 향을 받고 저 사람들이 감사해할 모습과 기뻐할 모습이 눈 앞에 그려지며, 나는 종이곽을 손에 쥔 채 그들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진시황릉을 지키는 병사들처럼 우두커니 서 있던 수십의 군중이 썰물처럼 양 쪽으로 갈라지며 내게 길을 터 주었고, 나는 향을 손에 쥔 채 검은 무리 속으로 들어가려 했다. 조심스럽게 그 속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턱 갑자기 누군가가 내 팔목을 아주 강하게, 꽉 잡았다. -너 지금 뭐하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보니, 철학관 선생님께서 내 팔목을 단단히 잡고 계셨다. 승복을 차려입은 채 한 손에 죽비를 쥔 선생님께선, 아주 무서운 표정으로 나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고, 부릅 뜬 두 눈에서는 작은 불씨가 보이는 듯 했다. -아..아니 선생님. 저..저기 제단에 향이 없어서... -그래서? -그래서... 마침 제 가방에 향이 있길래 갖다 주려고... -네 이놈!!! 순간 선생님께서 엄청난 목소리로 내게 호통을 치셨다. -이 정신빠진 놈아!! 니가 뭔데 저기에 니 향을 줘! -아...아니... 향도 없이 제사를 지내니까... 불쌍해서... -그걸 니가 왜 신경 써! 헛소리하지말고 빨리 따라 와! 선생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곤 엄청난 힘으로 내 팔목을 잡고 나를 끌고 가셨다. 나는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질질 끌려가면서 눈 앞의 제단을 바라보았다. -어... 향 갖다줘야 하는데... 그 때. 제사장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제사장은 뒤집어 쓴 후드를 벗고, 홱 고개를 돌려 나와 선생님에게 눈을 고정시켰다. -어...? 제사장의 모습을 본 나는 깜짝 놀라 몸이 굳어버렸다. 후드를 벗은 제사장의 얼굴은 '그녀' 였다. 매일 밤 나타나 가위를 누르며 내 발 밑에서 나를 쳐다보던. 코가 있어야 할 자리는 큰 구멍만이 두 개 있고 눈은 초승달처럼 휜 채 입은 귀밑까지 찢어진. 머리는 산발을 한.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큰 원한을 가진, 나를 죽이고 싶어하던... 빛을 보려 했으나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먼저 떠나버린... 어쩌면 누나였을 수도 있는... 표정이 없이 나를 지켜보던 그녀의 얼굴이 이내 분노로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금방이라도 나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듯한 그 표정으로 그녀는 나와 선생님.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내 손에 쥔 향을 노려보고 있었다. 전혀 위화감 없이 무섭지 않던 제단이 있던 공간은, 온갖 공포와 분노로 일그러져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한기가 뿜어져 나왔고, 우두커니 서 있던 수십 명의 사람들의 몸엔 거센 불이 붙어 타오르기 시작했다. -쳐다보지 말고, 빨리 따라 와! 선생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 손을 잡은 채 걷고 있었고, 나는 그 모든 분노와 원한을 느낀 채 공포에 젖어가고 있었다. 온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고, 어서 여기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넋이 나간 채 끌려가는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 빼앗아 갈 수 있었는데... -죽일 수 있었는데... -왜 너만... -우리는 항상 부를거야... 너를... 극한의 원한과 분노에 표정이 있다면 저런 표정일까. 라는 생각을 한 채 소름이 끼칠 정도로 갈리고 찢긴 목소리를 들으며 서서히 정신이 아득해졌고. 하얀 빛이 눈을 마비시켰을 때 쯤에.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세수라도 한 듯 젖어있는 얼굴과 머리카락을 손으로 거칠게 훑으며 방을 두리번거렸다. 이 곳은 안전한 곳인지, 나는 정말 현실로 돌아왔는지...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몸은 끊임없이 덜덜 떨렸고, 온 몸의 털이 곤두서 있는 거 같았다. 가까스로 몸을 움직인 나는 정신없이 휴대폰을 들어 선생님께 전화를 했다. -서...선생님... 이른 아침에 죄송합니다. 제가 꿈을 꿨는데... 한참동안 폰 너머로 말 없이 내 이야기를 듣던 선생님은 -지금 당장 옷 입고 나한테 와라 라는 말을 한 채 전화를 끊으셨고, 나는 부리나케 옷을 챙겨입고 택시를 타고 철학관으로 향했다. 철학관 문을 열자, 평상시보다 더 강한 향 냄새가 나를 자극했고, 방 안으로 들어가니 선생님께선 승복을 모두 갖춰입으신 채 목탁을 들고 있었다. 관세음보살이 그려진 커다란 족자가 벽에 걸려 있었고, 그 앞엔 향이 피워진 작은 향로가 놓여 있었다. -지금부터 108배를 할 거다. 몸에 힘이 빠지더라도 절대 흐트러지지 말고 끊임없이 숫자를 세거라. 라는 말과 함께 나는 절을 하기 시작했고, 선생님께서는 어느 때보다 힘 있고 큰 음성으로 염불을 외우셨다. 한 번.. 두 번... 오십 번... 몇 번을 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했다. 기절할 듯 힘들고 비오듯 땀이 쏟아질 때 쯤 나는 108배를 모두 완수하였고, 선생님은 차를 내어와 내게 권하시며 맞은 편에 앉으셨다. 정신없이 차를 입에 대며 선생님을 보니, 나만큼이나 선생님의 얼굴도 땀으로 젖어 있었다. -고생했다. -...감사합니다. 말 없이 차를 홀짝이던 선생님께서는 -꿈에서 '향'이 어떤 의미인 줄 아냐? 라고 물으셨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꿈에서 '향'은 목숨, 생명, 재산, 몸 등을 의미한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데, 니 꿈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아...? 그럼 제가 꿈에서... -향을 갖다 줬으면 넌 죽었겠지. 아니면 크게 다쳤거나. 니가 건네주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정말로 저를 죽이려고... -원한이 크다고 했잖아. 진짜 널 죽이려 한다고. 그래도 그렇게 빠져나왔으니, 이제 너를 괴롭히지 못할 거다. -아... 그럼 선생님께서 절 살려주신 거네요. -내가 아닐수도 있지. 너를 지켜주시는 누군가가, 니 조상님이거나 아니면 수호령이거나. 그 분이 니가 현재 가장 믿는 사람으로 변해서 나타난 걸 수도 있고. 아무튼 여기저기에 감사할 일 많구나. -아... -넌 앞으로 가족 제사에 빠지지 마라. 내가 봤을 땐 조상님 덕분에 목숨 건졌으니까.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뭘. 니 운이지. 폭풍처럼 휘몰아친 일들을 마무리지은 후, 부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오랜만에 20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단잠을 잤다. 그렇게 모든 일은 끝이 났고. 마치 한 밤의 꿈인 것처럼. 나를 괴롭히던 소리, 내게 보이던 이상한 것들은 전부 사라졌다. 그렇게 나는 평범한 한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나는 더 이상 나를 괴롭히는 '그녀' 를 보지 못했다. 적어도 아직까진... ------------------------------------- 쓰다 보니 생각보다 긴 이야기네요! 분량이 많은 만큼 재미와 몰입감도 있었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ㅠ(항상 드는 걱정)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실제 겪었던 이야기를 기억을 더듬어 쓰니까 미흡한 부분도 많고 재미 없는 부분도 많았는데, 끝까지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 모두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명예의 전당에도 올라보고, 행복합니다!! :D 저는 다음 무서운 이야기를 들고 조만간 찾아오겠습니다! 이제 제가 겪은 굵직한 일들은 마무리됐고, 소소한(?) 실화나 제가 머리를 쥐어짜서 쓴 소설들만 있겠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댓글과 좋아요는 빠르게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퍼오는 귀신썰) 포상휴가 -2-
반응이 많진 않지만 계속 이어서 가져오는 포상휴가 2탄 ㅋㅋ 나 이거 너무 무서웠는데 왜때문에 반응이 없쪄...? 군대도 안갔는데 군대 귀신이야기가 젤루 무서운 나, 비정상인가요? ㅎㅎㅎㅎㅎㅎ 그럼 오늘도 같이 볼까? _____________________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게 되면 으레 라면을 한개씩 들고 취사장으로 가곤 했었지요. 배가 고프던 안 고프던 긴 근무를 마치고 왔다는 여유랄까요? 잠자기 전까지 나름대로의 여유를 부려보는 것도 근무 후의 커다란 즐거움 이었습니다. 하지만, 낯선 곳에 있는 지금 날 위해 준비된 라면도 없거니와 왠지모르게 더욱 어둡게 느껴지는 내무실 취침등이 좀전에 보았던 그 장면을 계속 떠 올리게 했습니다. "박병장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으..응?" 주둔지에 있을 때 일병이었던 심상병이 침상을 내려앉으며, 물어오더군요. 그 순간 눈에 들어온 그의 발목.... "왜? 뭔일있냐?" 되려 반문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의식하고 있는 그의 발목에서 억지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드랬죠. "멍하게 계셔서 말입니다." "그랬냐?"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전투화를 벗고 침상에 올랐습니다. 여전히 의식되는 발목... "박병장님 취사장으로 가시지 말입니다." "짬장?" "예. 라면 끓고 있을겁니다." "끓어?" 제가 있던 초소에서는 상식적으로 끓여먹을 라면도 없거니와... '누가 끓이지?' 그러고 보니 같이 근무섰던 부사수들이 내무실 안에 아무도 보이질 않더군요. 다급히 대충 아무 활동화를 꺾어 신고, 그의 뒤를 따라 어두운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 걷는 중에 여전히 의식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목에 자꾸 힐끔 뒤를 돌아보게 되더군요. 아무것도 없는 어둠. 자꾸 그 어둠속에서 뭔가가 튀어나올 것 같은 두려움에 저는 심상병의 옆으로 바짝 붙었습니다. 위에서는 한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강렬한 두려움.... 전설의 고향에서나 볼 수 있는 구식 화장실에 밤이고 새벽이고 할 것 없이 혼자 드나들던 지난일들이 정말로 신기했고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도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끼익' 허름한 취사장의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자, 어두컴컴한 형광등 밑에서 삼삼오오 모여 라면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우리 근무조만이 아닌 1중대의 다른 근무조들도 허기짐에는 매 한가지 였을테니까요. "야 여기서는 라면 끓여먹는구나." "위에선 그렇게 안 드십니까?" "위엔 야 컵라면 밖에 없어. 전자렌지 딸랑 하나에." 컵라면에 물을 붓고 취사병 몰래 계란을 하나 꺼내 전자렌지에 돌려먹는 그맛이 잠깐 떠오르더군요. 하지만 이내 탁자앞에 놓여지는 끓인라면에 그 생각은 바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휴가 갔을 때 먹어보고 처음이네." 왠지 감탄 스러웠다고 할까요? "박병장님 휴가 언제 다녀오셨습니까?" "나?" 생각을 해보니 꽤 오래된 듯...전방에 올라오기 한 3개월 전이었으니.. "반년정도 됐나?" "그렇습니까? 얼마 안되셨지 말입니다." "그렇긴하지..." 라면을 한젓가락 솥에서 퍼올리며, 라면솥과 함께 가져온 나무 젓가락과 사기 그릇이 보고 있자니 참 신기해 보이기도 하더군요. "거의 확실한 소문으로 박병장님 휴가 가실거라고 하던데 말입니다." "쉿.." 저는 급히 심상병에게 주위에 눈짓하며, 그를 조용히 시킬수 밖에 없었죠. 다행히 주위 사람들은 라면 먹기에 바빠서 못 들은 모양이었습니다. "야...안그래도 휴가증 모자를텐데, 딴 중대 놈이 가져가면 짜증나지. 일단 가는 날까지는 조용하자. 난 죄인이야 여기선..." "크크크. 그렇겠지 말입니다." 능청스럽게 웃어제끼는 심상병. 한동안 저를 포함해 6명은 라면먹기에 바빴습니다. 그러다 젓가락을 넣고 솥을 휘휘 저어도 건더기가 잘 걸리지 않을 때쯤 저랑 같이 근무를 섰던 이등병 부사수가 쭈뼛거리며 말을 걸어오더군요. "박병장님 아까 근무설 때 말입니다." "아까?" "예 근무끝나기 전에 말입니다." "그런데?" 이등병은 무척 신경 쓰이는 얼굴로 근무지에서의 내 행동과 내무실로 들어와서의 내 말들을 계속 신경쓰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야야. 별것아냐. 니 놀려줄려고 그런거니깐. 라면이나 더 먹어라." 물론 남아있는 것이 없는 상태서 그런말은 설득력이 없었지만, 이등병이 벌써부터 그런것에 집중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으니 저는 얼버무리기로 했던 거죠. 그렇게 라면을 먹고 부사수 셋과 그중 짬밥이 안되는 사수가 솥과 그릇을 들고 취사장 저 안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저는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끼익' 취사장 문소리가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거슬리는 소리를 내더군요. 평소 아무렇지도 않았을 그런 것들이 말입니다. "박병장님." "왜?" "담배 한대 피시지 말입니다." 심상병이 담배한개피를 건네주길래, "야 나 담배 안 핀다." "아 그렇습니까? 의왼데 말입니다." "뭐가 의외야." 살짝 입가가 올라가며 웃음이란게 지어지더군요. 그렇게 한동안 말이 없이 곤충소리며 물흐르는 소리며 들으며 내무실로 향해 걷자니 문득 좀전에 무서운 표정으로 말을 걸어오던 이등병의 표정이 떠오르더군요. "저기 박병장님." "응?" "혹시 지금 많이 피곤하신거 아니시면, 저랑 잠깐 말씀 좀 나누시지 말입니다." "......." 뭔가 할말이 있구나란 생각을 그의 표정에서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무실 막사 뒤쪽터에 빨래를 널어두는 곳이 있었는데, 심상병의 안내로 저는 그곳으로 갈 수 있었죠. 대충 자리를 잡고 앉자, 심상병이 담배를 끄고 제게 말을 하더군요. "박병장님 아까 근무지에서 보신거....저는 알고 있습니다." "뭐?" "아까 김병장님이 웃어 제꼈지만, 그 분이야 원래 그런거 안 믿는 분이시니 그려러니 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뭔소리야?" "여기 의외로 이런저런 소문 많습니다." "........." "전방 투입전 자살자 교육 동영상 생각나시지 말입니다."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죠. 전방 투입 2개월 전부턴 여러가지 교육을 하는데, 그 일과 중 하나였던 것은 자살하지 말라는 차원에서 행해지는 자살자 해부 동영상을 시청하는데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동영상이었죠. "그게 말입니다. 우리가 서는 2초에서 일어난 자살자라는 겁니다." "정말이냐?" "1중대장님이 그러셨으니 거의 확실하겠지 말입니다." "........." 1중대장은 제가 알기론 1년전에 이쪽으로 부임해 온 사람이라 여기 전방을 모를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너 입대도 하기 전 온 사람인데 꼰대가 어떻게 알고 있지?" "박병장님 1중대장님 사단서 정보장교 하다 오신거 모르십니까?" "정보? 아! 육사 출신이지..." 머리가 빠르게 회전되더군요. 사단 정보 장교면 여기저기서 일어난 일들 거의 파악하고 있으리라 생각되었습니다. "그게 어쨌든...내일 작업 하면서 함 안내해 드리지 말입니다." "뭘?" "자살자가 와이어 매단데 말입니다." "야 씨발.됐어." 저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오더군요. "저도 알고 나서 박병장님과 똑같은 맘이었지 말입니다." "그래 할말이 그거냐?" "그건 아니지 말입니다." 심상병은 건빵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어디서 가져온건지 '자유시간'을 제게 하나 건네주더군요. "전역한 저희 소대 고참들도 그랬고, 1중대 아저씨들도 그러고 요즘 여기저기서 이상한 이야기 많이 들리지 말입니다." "이상한 이야기?" "오늘 박병장님이 보신 것 같은거 말입니다." "나 말고도?" "예. 1중대에 제 동기가 한 명 있는데 말입니다. 얼마전에 근무서다가 사하나(41)쪽 계단으로 올라가는 귀신을 봤다고 하지 말입니다." "뭔 귀신?" "동기 말로는.....우워 이것 좀 보시지 말입니다." 하면서 걷어 올린 팔에 소름이 돋는 것을 보여주더군요. "그 때 근무 끝나고 짬장서 만나서 이야기 했는데 말입니다. 닭살 돋아 뒤지는 줄 알았습니다." "어떤 놈들이었다는데?" "박병장님 훈련소에서 입었던 민무늬 전투복 아시지 말입니다." "알지." "그 전투복 입은 셋이 어디서 나타난건지 계단으로 올라가고 있더라는 겁니다." "108계단?" "108계단? 그렇게 부릅니까?" "몰라 고참들도 그렇게 불렀었어. 108갠지 세 보지는 않았지..." 그당시 급경사의 계단이라 힘이들어 붙였겠거니 생각했습니다. "하여튼 그 계단으로 3명이 올라가는데, 보는 순간 직감했답니다. 귀신이다라고..." 거기까지 들으니 소름이 스윽 돋기 시작하더군요. '발목은...?' 이라는 생각도 들고... "저도 듣고는 새끼야 뻥치지마 하고 말라 그랬는데...솔직히 걔 근무서는 스타일도 모르겠고...지 말로는 절대 졸면서 본게 아니라는데, 어떻게 부사수는 못 볼 수 있는 건지..."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저도 의아한게...항상 고참들이 말해주던 귀신이야기도 부사수나 사수 둘 중 하나는 꼭 못 봤다거나 하는 상황이 항상 따라다녔거든요. 그래서... "니 동기 졸다 가위 눌린거 아니냐?" "그런데 그건 아닌거 같습니다....걔가 본게 어떤 식이였냐면..." 근무라는게 굉장히 지겨울때가 있죠. 뭐 항상 지겨웠지만.... 그렇게 지루한 시간 짜증나서 기지개를 펴다보니, 오른쪽 사하나 1초 옆 계단으로 누군가가 올라가는 모양이 보이더랍니다. '사하나 근무잔가?' 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리는데 갑자기 눈알이 커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빠르게 고개가 다시 돌아가더랍니다. '뭐야? 민무늬잖아...왜 세명이지...' 순간 당황스러워서 젤 먼저 든 생각은 대대순찰자를 여기서 놓쳤나 하는 생각과 곧이어 전신이 쏴 하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소름이 머리끝까지 타고 올라오더랍니다. "야!! 야...야투경 줘봐!" 입초근무를 서고 있는 부사수한테 버럭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었다네요. "야..야투경 말입니까?" "씨발 빨리 줘!" 부사수는 상당히 당황해 하며, 목에 걸고 있던 야투경을 벗어 동기에게로 건네주었다네요. 건네 받자 마자 아직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 그 셋을 바라보는데, "으...으...." 자세히 볼려고 해도 거리가 멀어 자세히 볼 순 없었지만, 그 셋은.... "다리가 없이 그냥 몸통만 둥둥 떠서 올라갔다고 했지 말입니다." "지랄한다..." "저도 믿지는 않습니다. 여튼 야투경으로 보니 야투경으로는 안 보이고, 그냥 보면 보이고 아주 미쳐버리겠다고 했지 말입니다." "부사수는?" "부사수는 이등병 놈이라 뭔일인가 쫄아가지고 초소 안에만 있었다고 했지 말입니다. 그래서 동기가 야 너도 한 번 봐봐 라고 밖으로 나오게 하니깐 이미 계단 저 위로 사라진건지 꺼진건지....없더랍니다." "........" "말하는 꼴로 봐서 거짓말 같지고 않고, 연대에서 대기할때 몇일 지내보니 그런걸로 거짓말 할 놈은 아니지 말입니다." 뭐라고 해야 할지 참.... 그때는 저도 제가 근무서며 겪었던 일들 중 처음 맛보는 것이어서... 슬금슬금 돋은 닭살이 전혀 사그러들지 않더라고요. "걔만 그런게 아니지 말입니다." "뭐야? 또 있어?" "박병장님 근무서신 그 2초도 말입니다. 애들이 이상한거 많이 본다고 소문이 자자 하지 말입니다." 갑자기 밀조 이동 할때가 생각나더군요. "야 그래서 2초에선 둘다 동초서는 거냐?" "보셨습니까? 그렇지 말입니다." 그 2초는 날개진지도 없고, 특별한 엄폐물도 없어 보이는데... 밀조이동으로 그쪽으로 갈땐 사수 부사수 초소 밖에서 근무를 서고 있었던 겁니다. 두 근무자가 사이가 좋아 그런가 싶었는데, 사람들 딱 보면 분위기 파악되듯이 둘이 같이 즐겁에 뭘 이야기 할 사이는 아녀 보였거든요. "아 씨발.....왜 이런 좆같은 일이..." 겨우 몇일 온건데 왜 이런일이 생기나 짜증이 확 나더군요. 지금이야 이렇게 쓰고 웃을 수도 있지만, 그당시엔 정말 죽을맛이란게 그런거라 생각했습니다. 읽으시는 분들이야 분위기를 어떻게 전달 받을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철책이란 곳이 정말 적막하고 안개라도 짙게 드리워지면 별 오만가지 상상이 되곤 하죠. 그 적막함 속에서 이상한 소리라도 들리면 괜히 소름이 돋고, 같이 있는 부사수도 어깨에 손 올려보면 사람이 아닐수도 있다라는 공포심이 무럭무럭 자라나곤 한답니다. 물론 그런 공포감때문에 헛것을 본게 아니냐 라고 반문 할 수도 있지만...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니다' 라고 대답하고 싶네요. 작업을 하다보면 지뢰 탄피를 보는 것은 허다하고 가끔은 유골도 나오곤 한답니다. 전쟁당시 수많은 군인들이 죽어 묻힌 곳이기에 분명 그럴수도 있다 생각은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자살이나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났던 이유가 아마 그런 지리적인 요건에 영향을 받아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근데 너는 본거 없냐?" "저 말입니까?" "있어?" "........" 심상병은 주위를 스윽 살피더니 이내 말을 꺼내더군요. "있지 말입니다. 저는 아니고 말입니다." "누구?" "박병장님 같이 근무선 이등병 있잖습니까?" "최 머시기 였는데...걔?" "예 최xx 이병 말입니다." 순간 머릿속에 취사장에서의 일이 휙 지나가더군요. "그래서 그놈이 나한테 물어본건가? 진짜냐고..." "그새끼 좀 이상한 놈입니다...저번에...." 약 한 달 정도 되었다고 했네요. 근무 로테이션상 사수와 부사수는 바뀌지 않게 되어 있는데, 심상병의 건의로 한동안 주간근무만 서다가 이번주가 되서 야간 근무에 투입되었다고 하네요. "이등병한테는 어지간 하면 근무를 안 세우는데, 아시지 않습니까? 사람 없으면 그런게 어딨습니까?" "그렇긴하지..." "그래서 저놈 부소대장 전령으로 한 2주 다니면서 근무 파악시키고 바로 투입시켰지 말입니다. 그런데 하필 첫주 후반야에 저랑 걸렸지 말입니다." "왜 재밌잖어. 이등병 데리고 노가리 풀다보면." "저는 걔들 예기 별 관심도 없습니다. 사고나 안쳐주면 다행이지만 말입니다." "여 심상병 많이 컸네. 내가 마지막으로 본게 너도 이등병이었어." "저는 그래도 이젠 상병 아닙니까. 밥대우 좀 받아야지 말입니다." "지랄한다 새끼 크크크." "하여튼간에 첫 야간 투입이라 제가 다 긴장이 됐더란 말입니다. 근데 첫날 부터 아 정말....." "뭔데?" "후반야 두번째 밀조 시작하고 나서지 말입니다." 심상병의 말에 의하면 그 문제의 자살자 초소로 밀조 이동을 마치고 심상병이 입초 근무를 설 때 였답니다. 30분 입초 후 동초 근무를 서는 방식으로 여름에는 몰라도 겨울에는 동초가 너무 힘들어 자살자가 나오고 사수가 부사수를 동초에다 말뚝을 세워놓는 가혹행위가 잇따라 군단 전체 지침사항으로 내려온 근무 지침이었지요. 하여 한시간을 나누어 정각부터 30분까지는 사수, 30분 부터 정각까지는 부사수가 근무를 서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4시 좀 넘었길래 탄통이나 깔고 앉아 있자 하는 생각에 하이바 벗고 잠깐 벽에 기대고 있었지 말입니다. 근데...." 밖에서 누군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바로 부사수의 목소리란것을 알 수 있었다고 했죠. '이등병이 빠져가지고 노래를 쳐 부르네.' 라고 생각하고 한마디 할려고 일어설려고 마음을 먹는데, 막 밀조를 마치고 돌아와 앉아버린 후에 바로 일어나기가 귀찮아서 그냥 신경을 끌려고 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신경이 확 곤두서더랍니다. '뭐지?' 라는 생각과 곤두선 신경이 밖에서 들리는 이등병의 목소리에 몰리더랍니다. '노래가 아닌데....누구지..?' 라는 생각에 미치자 심상병은 후다닥 탄통을 박차고 일어나 하이바를 쓰고 총을 들고 정면을 응시했답니다. '씨벌..지금 왠 순찰자가 오고 지랄이야...대대서 왔나?' 그렇게 근무를 제대로 서고 있었다라는 모양을 보여주기 위해 나름대로 에프엠 근무 자세를 취하려는데, 다시 한 번 신경이 밖에 있는 중얼거림에 쏠리더랍니다. 그리고 등에 흐르는 써늘함. 뭐가 있는 것처럼 정말 자신도 모르게 완전 반사적으로 뒤를 휙 돌아보게 되더랍니다. 그리고 시선은 몸통이 도는 것보다도 먼저 천정으로 먼저 향하게 되었다지요? '.........' 자신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그렇게 마음먹고 있던 터였답니다. 하지만, 그날만은 그렇게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네요. 여기는 사람이 죽은 초소다 라고 하는 것이요. '니미.....' 순간 욱 하는 마음에 튀듯이 초소 밖으로 뛰었답니다. 도저히 못 있겠다라고 했지요. 그리고는 나오자 마자 거의 윽박에 가깝게 부사수를 다그쳤다고 했습니다. "야 씨발 너 누구랑 이야기 한거야? 미쳤냐?" "예?" "뭐가 예야? 씨발 순찰자가 오면 바로 알려야지 어떤새끼랑 뭔 대화를 하고 있어! " "대화 말입니까? 순찰자가 오는 것 같아서 수화 한 것 밖에는 없습니다....." 심상병은 답답했는지 어디에서 순찰자가 오는지 그 부사수가 보고 있던 그 방향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지요. "야이 새끼야 어디가 순찰자야." "어?" "어어? 이새끼가." 자기도 모르게 손이 올라갈려던 찰나였다네요. "심상병님 저기 안 보이십니까?" "뭐?" 부사수가 손가락으로 가르킨 방향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게 미쳤나 있긴 뭐가 있어." 다시 부사수를 바라보며 성질이 날대로 나는 중이었는데, 마주친 부사수의 눈빛을 보고는 자기도 모르게 소름이 돋고 겁이 확 나더랍니다. 정말 안 보이냐는 식의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문하는 부사수. "정말 안 보이십니까?" 손가락은 그 방향 그대로 한 채로 말이죠. "그날 진짜 사람 쏠 것 같은 기분이었지 말입니다." ".........." "그새끼 평소에 안 그런 놈이지 말입니다. 근데 희안하게 근무만 들어갔다 하면 미치는 건지....그래서 소대장한테 말해서 근무 뺐는데, 이번주부터 재 투입 된거지 말입니다." 심상병의 표정을 보니 어느새 담배를 문건지 근심이 참 짙어 보이더군요. "구라는 아닌 모양인갑네." "후.....구라라면 좋겠지 말입니다. 근데 더 웃긴건 뭔지 아십니까?" 뭔가 사연이 더 있다는 표정이었습니다. 그 때쯤 되니 저도 모르게 등뒤를 자꾸 힐끗힐끗 보게 되더라고요. 등에 끊임없이 소름이 흐르고 있었으니까요. -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역시 실화도 제가 겪은 것 쓰는게 가장 잘 쓰이네요. 상상을 해가며 쓰는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게 더욱 즐겁습니다. 1시간 정도 쓴 분량인데 나름 그 때 생각하면서 쓰니 재미있군요. 급똥 크리로 화장실 가서 신문보는데 저도 모르게 자꾸 천정을 쳐다보게 되더라고요. 얼릉 끊고 나왔습니다. 다음편도 다 써놨으니 금방 올릴게요~ [출처] 포상휴가 #2 | 공포게시물 _______________________ 너무 무섭잖아... 그렇잖아도 뭔가 이상한게 보여서 무서운데 애써 잘못 본거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주변 사람들도 뭔가 이상해 보이면 더 불안해 지는거 특히나 그 장소를 벗어날 수 없을 땐 더더욱 ㅠㅠ 쓰고나니 그래서 군대 귀신이 무섭구나 싶군 어제부터 계속 마음이 안좋네 마음 속으로(때로는 입 밖으로도) 응원하던 아이가 떠나서 마음이 많이 무겁다 참... 매일 불안하다 불안하다 싶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게 슬프네 지금 혹시 많이 힘든 사람이 있다면 그건 네 잘못 절대 아니니까, 감기 바이러스처럼 나도 모르게 찾아온 아픔인거니까 꼭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 나을 수 있을거야, 오래 걸리더라도 절대 네 잘못이 아니야. 그렇게 믿어주는 사람들이 나 말고도 꼭 더 있다는 것도 잊지 말고! 그럼 오늘도 잘 자고 내일 또 보자!
펌) XX부대 살인사건 _2
1편 재밌게 읽으셨나요 껄껄 이런건 또 흐름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오늘은 2편까지 딱 올리고 목요일에 찾아오겠습니다. 태그부터 ㄱㄱ @kym0108584 @eunji0321 @thgus1475 @tomato7910 @mwlovehw728 @pep021212 @kunywj @edges2980 @fnfndia3355 @nanie1 @khm759584 @hibben @hhee82 @tnals9564 @jmljml73 @jjy3917 @blue7eun @alsgml7710 @reilyn @yeyoung1000 @du7030 @zxcvbnm0090 @ksypreety @ck3380 @eciju @youyous2 @AMYming @kimhj1804 @jungsebin123 @lsysy0917 @lzechae @whale125 @oooo5 저의 공포 소설 알림을 받고 싶은 빙글러는 댓글에 알림 신청을 해주십쇼. 그러면 앞으로 공포소설 카드에 닉넴 태그해드립니다. 잼나게보십쇼 "죄..죄송합니다. 중대장님...제가 잠시 정신이 나갔었나 봅니다." "이 새끼... 한 번만 그런 장난치면 머리통에 총구멍을 내 주겠다. 알았어?' 이렇게 말은 했지만 왠지 장난같지가 않은 김병장의 행동은 나를 서서히 알 수없는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나는 간신히 정신을 가다듬으며 장대비가 쏟아지는 빗속을 내달렸다. 그 날 밤 나는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조사를 시작하면 정리될 것만 같았던 사건이 자꾸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아 머리가 복잡했다. 게다가 김병장의 기이한 행동이 마음에 걸려 더더욱 나는 잠 못드는 밤을 보내야만 했다. 힘겹게 밤을 보낸 나는 일어나자 마자 급한 연락을 받았다. 최중사가 군 검찰로 이송된다는 소식이었다. 아직 해 놓은 것도 없는데 벌써 이송되다니... 헌병대는 사건조사를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급히 사단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이미 이송명령이 떨어진 후라 사단장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젠장!! 사단장 끗발도 벌거 아니구만." 나는 절로 탄식이 나왔지만 이러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나는 서둘러 헌병대로 향하였다. 내가 도착하자 벌써 최중사는 이송준비가 완료되어 검찰 호송차량에 올라타고 있었다. 내가 급히 달려오자 온 몸을 포박당한 채 말없이 차안으로 들어서던 최중사가 나를 알아보았다. "중대장님.." 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불렀다. 그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는데 나는 아무런 말도 내뱉을 수가 없었다.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한 쪽 입꼬리를 올리고, 진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에서 나는 알 수없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다시 돌아오겠다며 말하는 미소짓는 저 표정, 저게 내가 아는, 살인을 저질러 죄책감의 시달리던 최중사란 말인가? 어떻게 지금 이 상황에서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머리속이 믹서기로 갈려진 것처럼 뒤죽박죽이 되는 기분이었다. 문득 지금 저 한마디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그제서야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그래...다시 보자. 행운을 빈다." 멀어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지금부터 나는 최중사가 없는 상태에서 그의 무죄를 증명할 증거를 찾아야 한다. 그에게서 들은 얘기라고는 단 세 가지 뿐이었다. 애기울음 소리를 들었다는 것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과 그리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것.... 어쩌면 지금 나는 무모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무엇을 더 알아낼 수 있단 말인가? 알리바이, 살해도구, 족적, 지문, 그리고 총소리를 들은 주변 이웃들, 현장을 목격한 경찰들... 이미 모든 증거들은 최중사가 확실한 범인임을 말해주고 있다. 내가 이것을 뒤집을 수 있단 말인가? 혹시나 최중사는 내가 아는 선량한 모습으로, 깊은 내면 속에 잔인한 살인자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그의 겉모습에 속은 것은 아닐까? 어제 김병장의 기이한 행동은 정말 장난이었을까? 내 머릿속은 도무지 지금의 상황을 정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면서 답답한 머리를 식히고자 모자를 손으로 벗어 쥐었다. 오른손에 쥐어든 모자가 종이장처럼 구겨지고 있음을 모른 채 나는 천천히 뒤돌아서 걸었다. 멍하니 넋나간 표정으로 뒤돌아 걷는 나의 모습을 본 헌병대원들이 연신 나의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했다. 나는 부대에 돌아와서도 혼이 빠진 사람처럼 멍하니 행정실을 지켰다. '애기 울음소리.....툇마루 근처에서 소리가 멈추었다. 그리고 박병장이 기이한 행동을 했다.' 무엇인가를 정리해야 하겠는데, 아니 무엇인가를 지금해야 하는데 정말로 아무것도 손에 잡히는 것이 없었다. 그 때 불현듯 나는 머릿속을 스치는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래...툇마루...거기를 파보자.' 나는 서둘러 사단에 굴삭장비와 차량을 요청했다. 그런데 행정실을 나가려는 순간 나는 갑자기 CP의 간부용 무기고가 떠올랐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권총을 챙겨야 할 것 같다는 본능적인 의무감이 들었다. 나는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기고에서 권총 한자루를 꺼내고, 실탄이 삽입된 탄창을 권총에 끼워 넣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장전은 하지 않고 안전핀의 위치를 안전에 조정하였다. 밸트 뒷쪽에 깊숙히 총을 숨긴 나는 부대 밖으로 나와 사단 본부에서 내려오는 지원차량을 기다렸다. 본부 차량이 눈 앞에 나타났다. 서서히 가까워지는 지원차량을 바라보고는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운전병이 김석우 병장인 것이다. "너, 뭐야? 난 운전병을 요청했는데...." 김병장은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제가 죄송한 것도 있고 해서 자원했습니다." 나는 의심스런 눈초리로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었다. 사건현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큰 강을 끼고 도는 다리를 하나 지나야 한다. 낙석이나 산짐승 같은 위험 요소 때문에 지나치게 가파른 산악지형에는 강물을 끼고 도는 다리를 만들어 지나도록 한다. 다리 위를 내 달리는 차량 내에서 몇 분여 동안 아무 말없이 우리 둘은 전방을 주시한 채 앉아 있었다. "굴삭 차량은 언제 오지?" "곧 뒤따라 올 겁니다." 다시 침묵 속에 우리는 빠져 들었다. 이 침묵을 다시 깬 것은 김병장이었다. "최태영 중사는 어떻게 애기울음 소리를 들은 겁니까?" "몰라 임마. 그 얘기 그만해." 전방을 주시한 채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앉아 있었다. "난 하고 싶은데.....왜 안하지?" 그의 말이 존칭이 아닌 짧은 어구로 끝나는 것을 눈치 챈 나는 고개를 돌려 김병장을 쳐다보았다. 그제서야 나는 김병장이 앞을 보지 않고 나를 보며 웃는 모습으로 운전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와 동시에 온 몸이 싸늘해지는 한기가 순간적으로 몰려왔다. 최중사 얘기를 저 놈이 어떻게 아는 것일까? "너...이 개새끼....최중사가 얘기 어떻게 알았어?" 이에 김병장은 전방을 주시하는 것을 포기한 채, 잇몸이 모두 드러날 정도로 크게 미소를 짓더니 나에게 말했다. " 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다시 온다고 하지 않았니?" 그의 엽기적인 표정을 보는 순간 나에겐 분노와 공포가 동시에 밀려왔다. "너...이 발새1끼!!!" 이 말과 동시에 이미 내 오른손은 밸트 뒷쪽에 깊이 숨어있는 권총을 찾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당황한 나는 품 속 깊이 숨겨진 권총을 제대로 뽑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때 나를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이 있었다. 갑자기 김병장의 눈이 뒤집이더니 광신도들의 방언처럼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알루라알라얄라...울러러알라워워워..울러러..알라라.샬러러럴..." "정신차려!!! 미친 새꺄!!!!!!!!!!" 지금 이곳이 달리는 차량 내부임을 직감한 나는 김병장이 잡고 있는 운전대를 얼른 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러나 너무 늦어 버렸다. 고속으로 질주하던 차량은 천둥같은 파열음을 내면서 강물 쪽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나는 순간 오른쪽 머리를 무엇인가에 세게 강타당하였다. 육중한 무게의 군용차의 바퀴는 일그러진 가드레일을 넘어 강물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였다. 정신이 혼미해졌다. 오른쪽 뺨에는 뜨거운 액체가 연신 흘러내렸다. 사물이 울렁거렸고, 초점이 맞지 않는 안경을 쓴 듯 세상이 뿌옇게 흐려졌다. 김병장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앞유리를 뚫고 몸의 반이 밖으로 나가 있음이 보였다. 뭔가를 잡고 버티고 싶었지만 몸이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냥 허공에 손을 휘저을 뿐 내 손에 잡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 순간..... "응애...응애....응애...." 어디선가 들리는 작은 아기 울음소리...... 내가 만들어 낸 환청인가? 진정 저 소리가 이 사건의 모든 진실인가? 나는 어떡해서든 이 환각같은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한 참을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고 있는데 갑자기 차량이 기우뚱하더니 강물 쪽으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밑으로 보이는 강물이 죽음의 사신처럼 다가왔다. 순간 지금껏 내가 살아왔던 나의 일대기가 파노라마처럼 눈 앞을 지나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너무나도 기뻤던 임관식 날, 한 때 내 영혼을 바쳐 사랑했던 여자, 그리고 사랑하는 나의 부모님..... 예전 공수부대에 있을 때 교관의 말이 떠 올랐다. "사람은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고 판단되며, 과거의 기억을 한꺼번에 쏟아내어 지금껏 살아오면서 보았던 모든 것들이 마치 파노라마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지. 그러나 최소한 군인이라면!!! 안되면 되게 하라는 정신을 가진 특전부대 용사라면!!! 그 파노라마를 되돌릴 줄 알아야 한다. 죽음 직전의 너에게 최소한의 무엇인가가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고 있다면!!! 너는 아직 죽은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이다." 그래 나는 아직 살아있다. 나는 아기 울음 소리를 들었고, 깊은 물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그러나 미처 들이마시지 못한 숨으로 인해 활용할 공기의 양이 부족하다. 귀가 아파오고, 폐에 물이 차오르는 것 같다. 예전 해상특수훈련 때 힘이 빠져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나를 꺼내 준 교관이 있었다. 그는 숨가쁜 소리를 내며 헐떡거리는 나를 눕히더니 내 얼굴에 수건을 덮고 그 위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마치 얼굴에 비닐 봉지를 씌운 것처럼 전혀 호흡을 할 수가 없었다. 발버둥치며 괴성을 지르던 나를 강제로 제압하며 그 교관이 말을 했다. "수심이 깊어지면 수압으로 인해 평형감각을 잃게 되지...위 아래가 어디인지 몰라. 살려고 발버둥 치면서 수면 위로 올라오려고 하지만 실상은 강바닥을 파헤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살 수 있는데도 죽을 것이라는 공포감에 정신을 잃고 헛 짓거리 하다가 그렇게 죽는거야. 지금 너는 물에 빠져 죽기 전의 느낌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살고자 한다면 정신을 잃지 마라..." "쿵....." 묵직한 작은 충격음이 내 귀에 들려왔다. 차량이 강 바닥에 닿은 듯 했다. 수압으로 인해 고막은 터질 듯이 아팠고, 들이 마신 숨이 없어서 곧 죽을 것만 같았다. 주변은 칠흑같이 어둡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어디가 위고, 어디가 아래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정신을 차리자. 정신을 차리자. 그제서야 파손된 차량 앞유리를 통해 차량의 여기저기를 더듬 듯이 빠져나왔다. 수심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고, 이대로 몇 초만 더 있으면 곧 물귀신이 될 것 같았다. 폐 속의 마지막 공기가 다 소비되었는지 가슴을 찢는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바로 그 순간 나의 뇌는 마지막 구원의 메세지를 보냈다. 나는 벨트 뒷쪽에 숨긴 권총을 꺼냈다. 그리고 오른쪽 앞 타이어를 손으로 확인한 후 탄알 한 발을 장전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근접 사격임에도 물 속이라 그런지 두꺼운 고무재질을 총탄이 뚫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난 이제 죽는걸까? 그 때 내 왼손에 뭔가 잡히는 것이 있었다. 바로 공기 주입구의 돌출된 핀이었다. 나는 이제 몇 발이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권총을 들고, 마지막으로 그 핀을 향해 미친 듯이 총탄을 쏟아 부었다. "텅! 텅! 텅! 텅! 텅!" 둔탁한 총소리가 몇 번 울리자 갑자기 생명의 공기방울이 화염방사기처럼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주입구에 입을 대고 폐 깊숙히 공기를 집어넣었다. 두 세번을 반복한 나는 그제서야 내 머리쪽에서 어렴풋이 비춰지는 빛을 느낄 수가 있었다. 칠흑같은 어둠은 죽음의 사신에게 지배당한 내 머리가 상상한 허상에 불과했던 것이다. 빛은 느낄 수 있었지만 수심은 족히 20미터는 넘어 보였다. 나는 서둘러 헤엄을 쳤고 이별할 것 같았던 물 밖 세상으로 고개를 내 밀었다. 물 밖의 신선한 공기가 내 가슴 속 깊이 스며 들어왔다. 살아있다는 것이 이거구나.... 내가 숨 쉬고 있다는 것이 이거구나.... 나는 수면 위에서 몇 초 동안 생존의 기쁨을 만끽한 후 강 밖으로 헤엄을 쳤다. 강 밖으로 빠져 나온 후에야 나는 하루 전 쏟아진 비로 인해 강물이 상당히 불어나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수 차례의 기침과 구역질이 멈추자 나는 물 속에 두고 온 김병장이 생각났다. "이런...........젠장" 그를 구하러 가야 된다. 그런데 순간 나는 사고 직전 김병장의 기이한 행동이 떠오르면서 구조를 주저했다. 솔직히 김병장이 무서웠다. 김병장이 있는 저 깊은 물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하다니.... 1초...2초...3초.... 나는 딱 3초를 고민했던 것 같다. 나는 모든 생각을 지워버리고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강의 중앙부가 아닌 비교적 가장자리임에도 수심이 상당했다. 그러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차량이 강의 가장자리에 빠졌기 때문에 내가 다시 뛰어들었을 때 그 차량을 찾기가 쉬웠다는 것이다. 시체처럼 늘어져 있는 김병장을 꺼내 물 밖으로 나왔을 때 나는 그가 깨어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앞 머리는 크게 찢어져 과도하게 피를 쏟아낸 것 같았고, 손과 입술은 이미 파랗게 변색되어 있었다. 숨은 멎어 있었고, 심장도 뛰지 않았다. 나는 곧 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정신 차려 임마....정신 차려!!!" 나는 그를 깨우려 소리치며 심폐소생술을 이어갔다. 복부 전체가 파랗게 멍든 것으로 보아 운전대에 복부를 부딪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미 그의 장기는 파열됐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았다. 늘어진 시체를 붙들고 장난질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가 나처럼 죽음의 문 앞에서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느끼고만 있다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살아나지 못했다. 뒤늦게 구조된 나와 김병장은 똑같이 의무대로 이송되었다. 나는 부상자로 그는 사망자로........ 내 얼굴은 유리 파편으로 인해 산탄을 맞은 것처럼 엉망이 되어 있었다. 또 오른쪽 머리는 5센티 가량이 찢어져 있었다. 다른 부위는 크게 다친 곳이 없어서 그냥 부대로 복귀하려 했지만, 군의관의 권유로 나는 의무대 입원실에서 그 날 밤을 보냈다. 수 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잠시 나의 잠자리를 방해했지만, 그 날은 엄청난 피로감으로 인해 깊은 수면에 빠질 수 있었다. 다음 날 해가 중천에 뜨고서야 나는 잠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그제서야 어제는 느끼지 못했던 통증이 여기저기서 몰려왔다. 끙끙대며 상체를 일으키자 잠시 후 의무병이 식사를 준비해 가져왔다. 밥이 목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나는 아픈 몸을 하고서 허겁지겁 숟가락질을 했다. "자주 뵙습니다. 대위님...." 식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사건 조사를 위해 헌병대 수사관이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에게 무엇을 말해야 하나? 일련의 아기 울음 시리즈라도 얘기해야 하나? 내 머릿속은 복잡해 졌다. 그러나 나는 단순한 것을 선택했다. 졸음운전... 운전미숙... 총기 사용에 대한 수사관의 집요한 심문이 나를 괴롭히기도 했지만, 나는 빈틈없는 대답으로 응했다. 오후 늦게서야 나는 의무대를 빠져 나왔다. 대대장의 면담이 끝나고 부대 행정실로 돌아온 나는 그 동안의 사건을 서류로 정리하였다. 헌병대 수사관에게 말했던 거와는 달리 나는 그동안 내가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했다. 믿든 안 믿든 내일 이 자료를 사단장에게 제출할 것이다. 나는 밤 늦게서야 서류작업을 끝낸 후 부대원들의 안부를 뒤로 한 채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 날 날이 밝자 나는 지체없이 복장을 갖추고 사단본부로 향했다. 출근 시간이 가까워졌지만 사단장은 아직 본부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번병의 안내로 나는 사단장의 집무실로 향했다. -사단장 장태섭- 집무실 탁자에 반듯이 놓인 그의 명패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맞은 편 소파에 앉아 사단장을 기다렸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준비해 온 서류를 매만지던 나는 문밖에서 들리는 수 차례의 경례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곧 사단장이 집무실로 들어왔다. 나는 예를 갖춘 후 그에게 준비해 온 서류를 내밀었다. 엉망이 된 나의 얼굴을 몇 차례 확인하며 안부를 묻던 사단장은 조용히 그 서류를 받아들었다. 10분 여가 지났을까? 부동자세로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고 있는 나에게 사단장은 소파에 앉을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는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연신 담배를 태우면서 준비해 온 서류를 계속해서 뚫어져라 읽던 사단장이 몇 차례 담배 연기를 내 뿜고는 입을 열었다. "자네, 지금 이 걸 나에게 믿으라고 하는 건가?"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제가 보고 느낀 그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내용을 보니 헌병대 조사와는 많이 다르구만. 나도 다른 견해를 얻고 싶어서 자네에게 사건 조사를 맡긴 건데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 애기 울음 소리에 다들 죽어간 것처럼 묘사되어 있으니...누가 알면 비웃음만 듣겠군." "그 것 때문에 죽었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그대로 작성한 것입니다." "지금 이 보고서의 내용을 자네 말고 아는 사람이 있나?" "어제 밤에 작성을 마치고 바로 이 곳으로 들고 온 서류입니다." 사단장은 다 타들어 간 담배를 재털이에 누르고는 나를 응시한 채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박대위. 사건조사를 여기서 끝내야 하겠네." 뜬금없는 사단장의 말에 나는 잠시 멈칫한 후 입을 열었다. "사단장님, 조금만 더 조사를 해보면..." "더 조사를 해보면 뭐가 나오나? 이미 최중사는 기소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네. 모든 정황증거나 물증은 최중사가 범인이라고 말하고 있어. 나도 최중사를 살리고 싶어서 나름대로 자네에게 조사를 맡겼지만 이 보고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면 뭐라고 하겠나? 귀신의 장난이니 최중사 살려주십시요 이래야 하나?" "저는 그냥 뭔지 모르는 숨겨진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진실? 이미 밝혀진 모든 것들이 진실 아닌가? 명령이다. 박대위. 사건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여기서 마무리짓는다." 나는 잠시 입을 굳게 다문 채 말을 아꼈다. 나의 굳은 표정을 잠시 살피던 사단장이 말을 이었다. ㅊㅊ: 웃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