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monsters
100,000+ Views

퍼오는 귀신썰) 안개 2화

기다릴까봐 후딱 왔쪄
후아
다들 행복한 주말 보내고 있나요
난 집순이생활 행복했따
역시 집이 최고야
집이 제일 짜릿해!!!!!!!

암튼 오늘도 마음 단디 잡고 보쟈잉
후 하 후 하
무서우니까 손잡고 보자 ㅋㅋㅋㅋ
그럼 고

______________________



"쿨럭...쿨럭"

간신히 기도를 열어젖히는 힘겨운 기침 소리와 함께 나는 의식이 돌아왔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지금이 몇 시인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눈의 초점이 서서히 맞추어지자 주변의 광경이 눈 앞에 들어왔다.
화사한 테라스처럼 고급스럽게 꾸며진 약간 어두운 실내 공간이었다.
누군가가 내 정면의 의자에 앉아 있었고, 주변에 건장한 서너명이 무게를 잡고 서 있었다.
나 또한 의자에 앉아 있었지만 두 팔이 위자 뒤로 포박당한 채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내 주변만 할로겐등처럼 강렬하게 아래로 내리비치는 빛 때문에 의자에 앉아있는 그의 얼굴은 정확히 볼 수가 없었다.
확실한 건 두목으로 보이는 그가 담배 하나를 물고 있고,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꼰 채 최대한 거만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너 누구야?"

전화 속의 그 놈 목소리였다.

"쿨럭...제 친구는요?"
"죽지 않았으니까 걱정마."
"저 한테 왜 이러시는거예요?"

간신히 입을 열 때마다 상처난 오른쪽 이마와 손으로 가격당한 왼쪽 광대뼈가 아려왔다.

"난 니가 내 번호와 사일런트 엔젤을 어떻게 아는지 궁금할 뿐이다."
"전 정말 몰라요..쿨럭.... 누가 알려준 거예요."
"그게 누구야?"
"몰라요...메모 쪽지가 그냥 제 호주머니에 있었어요..."
"좋은 말로 할 때 말해.. 그 놈이 누구야?"

말이 통하지 않는 그와의 대화가 계속되자 순간 나도 모르게 분노 섞인 짜증이 밀려왔다.

"몰라!! 씨발!! 모른다는데 왜 자꾸 지랄이야!!!!"

나의 괴성에 주변에 잠시 적막이 감돌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 남자의 손짓이 있자 건장한 청년 한 명이 나에게 서서히 다가왔다.
막장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두려움보다는 오기가 생겼다.

"쿨럭..쿨럭...차라리 죽여라..씨발 놈들아..."

그 건장한 청년은 나에게 주먹질 대신에 내 팔뚝에 주사기를 꽂아 알 수없는 주사액을 밀어넣었다.

"뭐...뭐하는 짓이야?"

나의 물음에 두목으로 보이는 그가 입을 열었다.

"넌 잠시 후 진실만을 말할 것이다."

"조까고 있네...십새끼들...."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모르지만 나의 말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었다.
조명등 너머의 그 남자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주사약의 효과를 기다리는 듯 했다.
잠시 후 주사액 때문인지 눈 앞의 초점이 다시 흐려지기 시작했다.
몸이 나른해지면서 편안함이 몰려왔다.
나도 모르게 히죽거리는 웃음이 입에서 새어나왔다.
기분이 좋아지고,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동굴 속의 울림처럼 그 두목같은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너 누구야?"
"히히히...김..성..태..."
"너 뭐하는 놈이야?"
"놀고 먹는 백수지 뭐야...히히히.."
"너 사일런트 엔젤을 어떻게 알아?"
"음...뭐더라....."
"........?"
"그..그 놈이 주고 갔어.....내 차 가져 간 놈...."
"누..누구?"

갑자기 주변에 엷은 안개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히히히....안개다...안개...안개가 낀다.'

기분이 들뜨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도 나는 삭신이 오그라드는 듯한 공포가 밀려옴을 느낄 수 있었다.
내 뇌의 99%가 약물에 정복당했음에도, 나머지 1%의 정상적인 부분이 나를 일깨우려 애쓰는 것 같았다.
머리를 똑바로 들어올리려 했지만 목의 근육이 다 풀려버린 것처럼 내 머리는 이리저리 내팽개쳐졌다.
우스꽝스럽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나는 지금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말 해....그 놈이 누구야?"

그의 질문에 나는 오직 진실만을 말했다.
지금 이 순간 내 눈앞에 보이는 그대로 말이다.

"누구긴 누구야.....바로 니 앞에 서 있는 놈이지......"
"뭔 개소리야?"

그 두목같은 녀석은 내 말을 부정했지만 나는 확신할 수 있다.
내 앞에 그 놈이 나를 등지고 서 있다.
뒷 모습만 봐도 분명히 그 놈이 맞다. 내 차를 견인해 간 놈.
그 놈은 나를 등진 채 두목 녀석을 노려보고 있는 듯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희뿌연 연막처럼 그가 반투명하게 보였다.
그 놈이 나의 시야를 방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목 녀석의 형상이 투시되어 보였다.
사람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묘하지?
무섭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그냥 이 안개가 아늑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이런 게 뽕맞은 기분인가?

"우히히히히히......"

나도 모르게 요사스러운 웃음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는 그 놈을 몰아 붙였다.

"니가 경찰에 신고했지? 씨발 놈....내 차 니가 찾아와... 씨발 놈아....죽일 놈...히히히"

나의 횡설수설에 그 두목 녀석이 입을 열었다.

"저 새끼 진짜 왜 저래? 약을 너무 탄 것 아냐? 완전히 미친 새끼군. 야!! 더 이상 볼 것 없어. 처리 해!!"

그는 불호령을 내리며 들고 있던 담배를 너무나도 깔끔해 보이는 바닥에 그냥 집어 던져버렸다.
그 와중에도 나는 거친 욕설과 간교한 웃음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야~~~ 씨발놈아!! 내 차 내놔...개새끼야!! .....히히히...."

나를 등지고 있는 그 놈을 인지하지 못한 채, 조금 전에 나에게 약을 주사했던 건장한 청년이 옆의 탁자에서 뭔가를 집어들더니 발걸음을 나에게로 옮겼다.
끈 이었다.
빳빳한 가죽 끈 같은 것을 몇 번 양쪽으로 소리내어 잡아채더니, 이내 그것을 내 목에 가까이 가져다 대었다.
그러나 그 동작 후에 정작 그가 힘을 주어 조른 것의 자신의 목이었다.

"우에엑!! 켁!! 켁!!"

그 놈은 자신의 목을 조른 채 눈깔을 뒤집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녀석은 자신의 목을 조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목을 조르는 가죽끈을 풀려고 하는 것 같았다. 내 차를 견인해 간 그 자식이 청년의 뒤에서 힘을 주어 목을 비틀고 있었기 때문이다.

"뭐야? 저 자식!! 혼자 뭐하는거야!!!"

주변의 사내들이 새파랗게 얼굴이 질려 죽어가는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런데 연신 몇 번을 켁켁대던 그가 갑자기 가죽끈을 목에서 풀더니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몇 번 좌우로 꺽었다.
달려들던 사내들도 걸음을 멈추고, 그의 기이한 행동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뒤이어 수차례 목을 꺽던 청년이 갑자기 검은 양복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조명등에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그것은 족히 30센티는 돼 보이는 시퍼렇게 날이 선 회칼이었다.

그리고 곧 피의 축제가 벌어졌다.
망나니의 칼춤처럼 몸을 이리저리 흔들더니 그는 자신에게 바라보던 건장한 사내들의 몸에 연신 칼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소름끼치는 비명소리와 고성이 난무하면서 사방에 핏물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칼침을 수 차례나 맞은 듯한 한 놈이 내 무릎 위에 떨어졌다. 그의 마지막으로 남은 몇 번의 심장 박동에 맞추어, 빨갛게 그어진 멱살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 물총에서 뿜어져 나온 물줄기처럼 따끈한 핏줄기가 내 얼굴에 쏟아졌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즐겼다.

"오 예!!!....히히히히.....푸우!!"

그것이 입으로 들어가면 나는 분무기처럼 그것을 공중에 뿌려댔다.
몇 명의 사내들이 뒤엉킨 채 피의 제전은 계속 되었다.
여기 저기서 날아드는 여러 개의 회칼이 마치 무당들의 칼춤처럼 화려함을 더 했다.
두목 녀석의 정수리에 회칼이 꽂히는 것을 마지막으로 피의 제전이 끝났다.

광기어린 축제가 끝났음에도 회칼을 든 사내는 한 동안 피바다 속에서 홀로 망나니 춤을 계속 이어갔다.
그 붉은 바다에 물을 채우 듯 그의 몸 서너군데에서 물줄기가 용솟음쳤다.
그리고 또 한 놈이 망나니 춤을 추고 있었다.
칼을 든 사내와 겹쳐진 형상으로 똑같이 춤을 추고 있는 놈은 내 차를 견인해 간 그 씨발놈이었다.
한참동안 망나니 춤을 선보이던 그 씨발놈이 갑자기 춤을 멈췄다.
그와 동시에 칼을 든 사내는 무너지듯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옆 모습을 나에게 보인 채 잠시 서 있던 그 녀석이 나를 한 번 힐끔 쳐다보더니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안개도 사라졌다.......

서서히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적막감이 밀려왔다.
오로지 들리는 것이라고는 누구의 몸에서 떨어지는 지 모르는 액체 방울의 낙하소리였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그 액체 방울의 낙하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이젠 즐겁지가 않다.
약기운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즐거움도 같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제서야 처참한 도륙의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아~~~~~~~~~~악!!"

나는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미친 듯이 몸부림을 쳤다. 미친 듯이 발버둥을 쳤다.

"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뿌려진 미지근하고 끈적한 액체의 촉감이 내 뺨에 느껴졌다.
그리고 그 형사의 경험담처럼 바닥에 엎어져 죽어있는 한 사내의 부릅 뜬 눈과 마주쳤다..
그 형사도 이런 기분이었겠구나.....씨발.

"후........"

긴 한숨과 함께 조금 전에 미처 뿜어내지 못한 끈적한 액체가 입 속에서 새어 나왔다.
아...졸립다.
오늘은 너무나도 피곤한 하루다. 집에 가고 싶다.
나는 실신하듯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성태야...성태야....."

어떤 익숙한 목소리의 부름에 나는 눈을 떴다.
아버지였다.

"이제 정신이 드냐?"

아버지가 왠 일로 이렇게 친절하시지?

"김성태...괜찮아?"
사건현장에 동행했던 그 형사가 아버지 뒤에 서 있었다.

"여...여기가 어디죠?"
"병원이다. 이 놈아..아예 여기서 살림 차릴래?"

늘 같은 아버지의 비아냥거림 속에 전에는 느끼지 못한 울먹임이 느껴졌다.

"아버님.. 잠깐 나가 계시죠."

형사의 부탁에 아버지는 걱정스런 눈빛을 지우지 못한 채 병실을 나섰다.
아버지가 병실을 빠져나간 것이 확인되자 형사는 말을 이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통성명도 못한 것 같네. 나 ㅇㅇ경찰서 강력계 1팀장 박정우 경사다."

나는 그의 시선을 뿌리치고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너 어떻게 거길 간거냐?"
"......."
"니 의지로 간거냐? 아니면 납치 된거냐?"

갑자기 두려움과 서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

"흑......"

갑자기 뜨거운 눈물이 콧등을 넘어 침대속으로 젖어들었다.

"김성태..."

나의 흐느낌에 박형사는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않고, 나지막히 내 이름을 불렀다.

"무서워...씨발...이제 그만 내버려둬.....흑흑"

쥐어짜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나는 뜨거운 눈물을 연신 쏟아냈다.
나의 흐느낌이 멈출 때까지 박형사는 조용히 기다려 주었다.
10여분이 지났을 쯤, 내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자 박형사는 입을 열었다.

"듣기 싫어도 들어라. 너 거기 니가 알고 간 것 아니지?"
"....."
"이 거 누가 적어준거지?"

박형사는 그 쪽지를 나에게 들어보였다.

"누가 적어준 게 아니지? 이 거 니 글씨지?"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일런트 엔젤이 뭐야?"
"몰라요..."

나의 성의없는 대답에 박형사는 무언가를 고백하듯 긴 얘기를 꺼냈다.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너만 알고 있는 걸로 해. 몇 개월 전에 우리 수사팀은 대규모의 신종 마약이 유통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어. 그 때 수사망에 포착된 조직이 하나 있었는데, 어제 너와 같이 있었던 놈들이야. 그 조직은 몇 개의 나이트클럽과 고급 스탠드바를 운영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 조직들이 주요 근거지로 삼는 스탠드바가 하나 있었는데, 주로 돈 좀 있는 사람들이 출입을 하는 곳이었지. 철저한 회원제와 신분 보장으로 누가 드나드는지 알아내기가 쉽지 않았어. 거기엔 얼굴 마담격의 여자가 있었는데, 미모가 얼마나 출중하고 요염했는지 그 여자 때문에 매상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하더군. 그 여자가 바로 니가 찾아 낸 김나연이라는 여자야."

박형사의 놀라운 말에 나는 시선을 돌려 그를 쳐다 보았다.

"그런데 어느 날 우리가 수사에 착수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조직의 중간보스급으로 보이는 한 놈으로부터 전화가 온 거야. 누구냐고 물으니까 자신을 '마두'라고 소개하더군. 물론 그 쪽 세계에서 사용하는 명칭은 아니었겠지. 그 녀석은 자신과 김나연의 신변을 보호해주는 조건으로 우리에게 정보를 주겠다고 했어. 무슨 장부를 하나 넘기겠다고 했는데 약속시간을 잡기가 쉽지 않았지. 장부를 손에 넣기가 힘들었는지, 아니면 조직의 철저한 내부 단속 때문이었지 모르지만 아무런 진전도 없이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어. 그런데 보름 만에 마두한테 전화가 온 거야. 피곤함이 역력한 목소리였는데 뜻 밖의 얘기를 하더라구. 김나연이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래도 죽은 것 같다는거야. 그런데...."

박형사는 잠시 입을 굳게 다물더니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런데요?"

나는 이미 박형사의 얘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런데 마두가 횡설수설을 하는거야. 나연이가 매일 밤 자신을 찾아 온대. 물에 빠져 죽은 사람처럼 온 몸이 흠뻑 젖은 상태로 창백한 얼굴을 하고 매일 밤마다 자신의 집을 찾아온다는 거야. 수면 중에 인기척에 놀라 깨어보면 어둠 속에서 그 여자가 자신의 옆에 누운 상태로 노려보며 있기도 하고, 어느 날 밤은 깨어보면 나연이가 그 소름끼치는 차림으로 화장대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고 있다는 거야. 깨어보면 꿈이고, 깨어보면 꿈이고...매일 밤마다 악몽같은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거야. 그럴 때마다 실내에서도 사방이 안개로 뒤덮인다고 하더군."

나는 갑자기 심장이 멎는 듯 했다.
나도 모르게 다시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간신히 내 스스로를 진정시킨 후 시선을 맞추지 않은 채 나는 박형사에게 물었다.

"마두라는 사람 어떻게 되었어요?"
"........."

나의 물음에 박형사가 답을 거부했다.
분위기를 눈치 챈 나는 간략하게 다시 물었다.

"주...죽었죠?"
"그래"

또다시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간신히 눈물을 멈추고 나는 박형사에게 물었다.

"어떻게 죽었어요?"
"새벽에 살고 있던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했어. 그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두의 얼굴을 본 거야. 초면치고는 너무 처참하게 만난거지. 현장에 가니까 머리가 깨져 뇌수가 흘러나오고 있고, 팔다리는 모두 부러져 제멋대로 꺾인 기이한 자세를 만들고 있는 시체가 있더라구.
처음엔 그 얼굴의 주인공이 마두인지조차 몰랐지. 전에 본 적이 없으니 말야. 사건을 조사하면서 우리 서와 내 번호가 찍힌 그 놈의 휴대폰 통화 내역을 보고 알게 된거지.
휴대폰 통화내역은 정말 중요한 정보였어. 수없이 많은 번호들을 우리는 일일이 다 조회를 했지. 그런데 몇 개의 떨거지 놈들의 번호를 빼 놓고는 모두 엉뚱한 주인을 가진 대포폰이었어. 마두의 것도 마찬가지였고... 아무리 불법을 일삼는 조폭이래도 거의 모두가 대포폰으로 활동한다는 것은 드문 일이야. 뭔가 철저히 지켜야 할 비밀이 있는거지.
어찌 되었든 우리에게 정보를 넘기겠다는 사람이 죽었으니 우리는 앞뒤 가릴 것 없이 철저히 수사를 했지. 족적, 지문, 머리카락, 아파트 출입구와 엘리베이터의 CCTV... 우리는 가능한 모든 것들을 분석하고 조사했지. 마두의 죽음으로 우리는 뭔가를 캐낼 수 있을 것 같았어. 그 사건을 계기로 수사팀은 그 조직의 근거지를 얼마 동안 출입할 수 있었거든. 모두들 입을 열기를 꺼려하고, 많은 부분에서 제한되긴 했지만 어느 정도 정보를 얻어낼 수 있었지.
그런데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조직과의 연관성은 커녕 타살의 흔적조차 전혀 보이지 않았어.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CCTV는 그 어떤 침입의 흔적도 보여주지 못했어. 족적이나 지문은 모두 마두의 것이었고.... 타살 흔적 하나 잡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들었고, 결국 자살로 종결되었지."

박형사는 긴 한숨을 한 번 내 쉬더니 말을 이었다.

"그러나 형사의 직감이라는게 있어. 물증은 없었지만 타살이라는 심증을 버릴 수가 없었지. 죽기 전 마지막으로 통화한 날에 마두가 한 말이 있었어. 그 자식이 나를 죽일거라는 거야. 무엇을 감추는지 '그 자식'의 정체를 말하지 않는거야. 게다가 처음 새벽에 그를 발견한 경비원 목격담도 우리의 심증을 뒷받침 해줬지."

나는 박형사를 등지고 옆으로 누운 채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

"새벽 순찰 중에 싸우는 듯한 고함 소리가 들려 그 쪽으로 달려갔는데, 한 남자의 비명 소리가 들리면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는거야. 자살을 결심한 사람은 비명을 안 질러. 마두는 분명히 누군가에게 떠밀린거야. 싸우는 듯한 고함소리는 또 뭐야? 분명히 뭔 가가 있다고 확신이 섰어. 그런데 이상한 건 목소리의 종류는 한 가지 뿐이었다고 경비원이 말한 부분이야. 뭐 귀신 놀이도 아니고, 미친 것도 아니.."

"누가 죽였는지 알아요."

갑작스런 나의 나즈막한 목소리에 박형사가 하던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다시 조용히 입을 열었다.

"너 지금 뭐라 그랬냐?"
"마두라는 사람 누가 죽였는지 알고 있다구요."

박형사는 나의 팔뚝을 잡아당겨 돌아 누운 나를 바로잡았다.

"너 지금 그 말 사실이야?"

흥분한 듯한 박형사의 눈빛이 느껴졌다.

"누구야?"
"어제 그 놈들을 죽인 놈이예요."

"그럼 어제 그 놈들이 지들끼리 치고 받은 게 아니었어? 외부 침입 흔적이 전혀 없던데... 족적이나 지문도 그 놈들 것 밖에 없었고..."

"누군지 모르는데, 사람이 아니었어요."
"뭐?"

나는 길게 심호흡을 한 뒤 긴 얘기를 꺼냈다.

"어제 형사님과 헤어져 집으로 향하던 중 그 쪽지의 번호로 전화를 했어요...."

나는 어제 오후부터 지금 이 병원에서 눈을 뜰 때까지 기억하고 있던 일을 박형사에게 낱낱이 얘기했다. 내가 말을 하고 있는 동안 박형사는 한 번도 나의 말을 끊지 않았다. 아니 끊을 수가 없었다. 말하는 나도 황당무계한 소리로 들리는데 박형사는 오죽하겠는가?
멍하니 넋을 놓고 들을 뿐이었다.

"...그 쪽지에 적인 글씨체가 제 것이잖아요. 저는 글씨를 쓴 기억도 없고, 그 내용이 뭔지도 몰라요. 어떻게 보면 저도 그 놈한테 당한거죠. 귀신에 홀린 거예요."

내 얘기가 끝났음에도 박형사는 한 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나 또한 박형사의 대답을 기다리느라 입을 다물고 있었다.

"너...진짜로 귀신 볼 줄 아나보다....."

한 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박형사가 생각만 해도 소름끼치는 말을 내뱉았다.

"제 예감이 틀리길 바라지만, 왠지 이 걸로 끝날 것 같지가 않아요."

박형사는 무거운 표정을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얘기하자. 조금 전에 의사가 너 다친 게 아니라 잠이 든거라고 하더라. 퇴원해도 된다는 얘기지. 원하면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줄게."

"괜찮아요. 그냥 버스타고 갈게요. 사람 많은 게 좋아요. 요즘은 사람하고 같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새삼 깨닫고 있어요."


"그래. 알았다. 나중에 보자."

박형사가 나간 뒤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있기를 바랬지만 버스 안에는 빈자리가 여러 군데 보였다.
창가 자리에 앉은 나는 오후의 나른한 햇살을 즐겼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데, 그 생각의 종류가 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텅빈 느낌이었다. 왜 내가 지금 이곳에 있는지, 어쩌다가 이런 이유 모를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는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지금 단 한가지 나의 바램은 이 악몽같은 사건의 고리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다.

낮은 고도로 떠 있는 태양 빛이 내 두 눈을 비추고 있었다. 노란빛 광원 속에 붉은빛이 간간히 섞여 아른거렸다. 서서히 졸음이 쏟아지는 것처럼 몸이 나른해졌다. 졸음 때문인지, 너무나 밝은 눈부심 때문인지 주변 사물이 흐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마치 안개가 긴 것처럼...
주변이 뿌옇게 흐려졌다.


[출처] 웃대 공게 베스트 | 하드론
________________________


어우 주변이 뿌옇게 흐려지면 무서워지지
마치 파라노말 액티비티에서 밤만 되면 무서워지는것처럼
그 이전에 내가 퍼온 썰들 중에서도 밤만 되면 무서운 집 있었지
그런것처럼 ㅠㅠㅠㅠㅠㅠ

오늘도 같이 봐줘서 고마워 후...
내일 또 올테니까 꼭 같이 보쟈!
15 Comments
Suggested
Recent
히햐~~~!!! 글쓰는 수준이 아주~~^^ 화상지원 음성지원 싹다 되는느낌 나만그런가?
한참 읽어내려갔는데 이 짧은 느낌은 뭐죠?ㅋ
소설이에요??? 잘썼다..... 다음글 기다릴게요!!
다시 돌아와요 내일이라니!!!ㅠ.ㅠ
점점더......두근두근
Cards you may also be interested in
퍼오는 귀신썰) 안개 3화
오늘도 어김없이 왔다!!! 오랜만에 맨날 오니까 나도 느낌이 이상하네 느낌적인 느낌 뭔가 익숙하면서도 낯선 그런 느낌적인 느낌 ㅋㅋㅋㅋ 역시 여름이긴 한가봉가... 근데 그거 알아? 난 4계절중 여름이 제일 싫어 ㅋㅋㅋㅋㅋ 그래서 겁쟁이면서 귀신썰을 좋아하나봐... 그러니까 우리 겁쟁인데 귀신썰 좋아하는 우리 얼른 모여서 같이 보즈아 _____________________ 그 때 누군가가 내 옆자리에 앉았다. 손자를 데리고 탄 허름한 차림의 할아버지였다. 5살 정도로 보이는 하얀 빵모자를 쓴 그 꼬마는 너무나도 귀엽고 천진난만해 보였다. 다소곳이 손을 모으고 앉아 있는 노인의 앞에 서서, 꼬마는 연신 그의 손등을 두드리며 장난질을 해댔다. 손자의 귀여운 장난에도 할아버지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무덤덤하게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내가 쳐다보고 있는 것을 느꼈는지 꼬마가 나를 보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나 또한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정말 귀여운 손주였네요." 나의 과거형이 섞인 말에 노인이 고개를 돌려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할아버지와 놀았던게 가장 재미있었대요." 계속 나를 응시하던 노인의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그리고는 이내 그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항상 할아버지와 같이 다닐거래요. 놀이터도 가고, 공원도 가고,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고......." 나는 아이의 말을 그 노인에게 계속 전달해 주었다. 아이는 입을 열지 않고 눈 빛으로 나에게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모든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만득? 만득이? 응..그래 만득이 아저씨네 가게 가서 물고기 구경하는 게 젤 재밌대요. 거기 가자는데요?" 나의 말에 갑자기 노인은 두 손을 꾹 움켜쥐고 닭똥같은 눈물을 떨구었다. 할아버지의 울먹임에 손주 또한 표정이 어두워졌다. "할아버지...손주가 울지 말래요..." 나의 말에도 불구하고 노인은 쥐어짜 듯 연신 눈물을 쏟아냈다. 이젠 그냥 봐도 사람과 혼령을 알아 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하얀 빵모자 밑으로 드러나 보이는 민머리는 꼬마가 어떤 이유로 죽었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노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고맙네...젊은이...." 연신 눈물을 훔치던 노인은 조용히 웃옷 주머니에서 상표가 떨어져 나간 갈색 드링크제 병을 꺼내 들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느즈막하게 결혼 한 아들 놈 부부가 그 핏덩이를 남기고 사고로 죽었다오.... 혈육이라고는 그 핏덩이 하나 남았었는데...몇 년 뒤 그 놈마저 몹쓸 병에 걸려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죽었다오. 그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다고...큭큭큭..자식 새끼 다 보내고 이 늙은이가 살아서 뭐하겠소?..큭큭" "할아버지...그래서 죽으려고 하신 거예요?" 나의 물음에 노인은 말을 잇지 못했다. "이렇게 귀여운 손주가 할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주고 있는데....할아버지 그러시면 안되요. 할아버지...이 손 잡으세요. 이게 할아버지 손주의 손이예요." 나는 꼬마의 손을 집어들어 할아버지의 손바닥에 다소곳이 올려 놓았다. 노인은 내 손을 몇 번 어루만지더고 무엇인가 느껴지는지 한 손에 빈 공간을 만들어 손가락을 오무렸다. 그리고는 입에 힘을 주어 굳게 다문 채, 또 다시 진한 눈물을 몇 번 쏟아냈다. 몇 번에 걸친 나의 위로에 노인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고맙네. 젊은이..누군지 모르지만 정말 고맙네. 다시 집으로 돌아가겠네..." 다른 이가 보면 우스꽝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노인은 손주가 서 있을 자리를 내려다보며 무슨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노인의 손을 잡고 있던 꼬마가 나를 뒤돌아 보고는, 또 한 번의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나도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는 버스에서 내려 멀어져가는 그들을 계속 지켜보았다. "잘 지내렴.." 귀신도 종류가 있구나. 저런 귀신만 만나면 좋으련만... 이젠 나의 이런 능력을 내 스스로 받아들이는 듯 했다. 그 때 내 휴대폰의 요란한 진동음이 느껴졌다. "여보세요?" "나 박형사야." "예...왜요?" "너 나하고 이번 사건조사 한 번 할래?" 갑작스런 그의 제안에 잠시 머뭇거렸지만 나도 이 사건의 내막을 모두 알고 싶었다. 그리고 경찰하고 같이 있는 것이 좀 더 안전한 것이 아닌가? "제가 꼭 필요한가요?" "사실은 니가 필요한 게 아니라 니 능력이 필요해" "좋아요!! 하겠어요!!" "오늘은 집에 가서 쉬어라. 그리고 내가 내일 오전에 데리러 가겠다." "알았어요." 나는 왠지 설레기도 하면서 두렵기도 한 묘한 기분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오피스텔에 도착하자 무거운 피로감이 몰려왔다. 며칠 동안 비워 둔 집이라 낯선 냄새까지 나는 듯 했다. 나는 취직을 핑계로 부모와 떨어져 산다. 취직이라고 해봤자 배운게 없고 얼굴로 먹고 살다보니 직업이 다 거기서 거기였다. 술집 써빙, 나이트 클럽 웨이터, 호스트빠.... 그나마 내세울만한 직업은 역시 바텐더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일을 할 만하면 여자들이 달라붙어 제대로 한 우물을 팔 수가 없었다. 모든 용돈이나 경비를 여자들이 대주니, 힘들게 일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 것들은 자꾸 나를 나태하게 만들었고, 술과 여자에 찌들게 만들었다. 나를 잡으려고 일부러 임신한 여자들도 있었다. 그 때마다 나는 계속 만나준다는 조건으로 중절수술을 권했고, 그 수술이 끝나면 가혹하게 차 버렸다. 사람들은 나를 쓰레기라고 부를 것이다. 그렇다. 나는 쓰레기에 가깝다. 그런데 아직도 여자들은 겉모습이 멋진 상자에 담긴 나 같은 쓰레기를 좋아한다. 어떤 이는 멋진 상자의 모습에 반해 다가와서는 그 속을 열어보고 쓰레기라는 것을 알면 도망하고, 어떤 이는 담겨 있는 것이 쓰레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멋진 상자에 반해 그 안의 쓰레기까지 좋아한다. 내 주위에 모인 여자들이 예쁜 나비떼인지, 아니면 더러운 파리떼인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들이 귀찮고 힘들게 느껴진다. 내가 사고 난 것도 알고보면 나이트에서 꼬신 년이 내 음주운전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이 있는 년이라면 그럴 수가 없다. 우라질 년..... 집이 너무 조용했다. 나는 리모콘을 들어 TV를 켰다. 늘 보는 스포츠 채널에서 야구 중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입고 있는 옷을 모두 벗어버리고,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기를 틀고, 샤워기 옆에 있는 세면대 위의 거울을 바라보며 물이 뜨거워지기를 기다렸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가관이었다. 그러고보니 3일 만에 처음으로 보는 내 얼굴 같았다. 오른쪽 이마의 반창고는 간신히 꿰맨 자국을 감추고 있었고, 왼쪽 광대뼈는 아직도 큼지막한 멍자국으로 덮여 있었다. 아랫입술도 살짝 찢어져 핏기가 보였고, 눈 밑의 검 푸른 다크써클은 오랜 시간동안 내가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이마의 반창고를 떼어냈다. 샤워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젠장.... 그 만신창이가 된 얼굴에 꿰맨 자국까지 드러나자, 내 얼굴은 거의 프랑켄슈타인처럼 보였다. "헐...씨발. 당분간 여자 만나기는 글렀군." 나는 세면대에 차가운 물을 채웠다. 정신을 차리고 싶었다. 물이 어느 정도 차자 나는 그 곳에 얼굴을 담갔다. 숨을 참으면서 온갖 잡념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었다. 꿰맨 상처 속으로 물이 침투하는지 가끔씩 따끔거렸다. 30여초가 지났을까? "푸우~~" 나는 고개를 들어 폐 속에 쌓인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내뱉았다. 어느 새 샤워기에서 나오는 증기가 세면대 위의 거울에 안착했다. 뿌옇게 흐려진 저 거울 건너 편에 못난 내 얼굴이 있다. 차라리 이런 내 얼굴은 안 보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나는 잠시 허탈한 쓴 웃음을 짓고는 왼손을 들어 거울을 한 번 문질렀다. 닦이지 않는다. 다시 문질렀다. 그래도 닦이지 않는다. 갑자기 심장이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나는 미친 듯이 두 손으로 거울을 문질렀다. 그제서야 거울이 왜 닦이지 않는지 알 수 있었다. 이건 안개다. 그런데 샤워기의 증기가 만든 안개가 아니다. 공기 중의 그 물방울은 소름끼치도록 차가웠다. 그리고 조금씩 거울 속의 뿌연 안개가 엷어지더니, 그 속에서 연쇄살인마 같은 그 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나는 거울을 문지르던 두 손을 거울로부터 서서히 떼어냈다. 10개의 모든 손가락이 경기를 일으키며 떨리는 것이 눈에 보였다. 손가락 사이로 거울 속의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녀석이 보였다. 그리고 나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려는지 자신의 손가락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하였다. "개새끼......"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욕설과 함께 나는 허공에 떠 있는 내 두 손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그 놈을 향해 괴성을 지르며, 오른 주먹을 날렸다. "개새끼야!!!!!!!!!!" 강력한 파열음과 함께 거울은 자신의 몸을 수 십조각으로 나누었다. "죽여버리겠어!! 이 개새끼!!" 나는 잘게 쪼개진 거울 위로 연속적으로 주먹을 날렸다. "씨발 놈!!! 널 꼭 찾아내서 죽여버리겠어!! 내 무서워할 줄 알아? 이 개새끼야!!!" 나는 울부짖음에 가까운 욕설을 날리며, 주먹질을 멈추지 않았다. 어느새 거울의 중앙부에 모인 핏물들이 주욱 흘러내리며, 세면대 속의 물에 빨간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이 개새끼...씨발 놈..." 주먹질을 멈추자 손이 아려왔다. 나는 분쇄된 거울에 머리를 박고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와 동시에 콧물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작은 방울이 핏물 위로 떨어졌다. 세면대 속의 작은 거울 파편들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붉은색의 광택을 내뿜고 있었다. "니 놈이 어떤 놈인지 반드시 찾아내겠어....." 나의 속삭이는 듯한 굳은 다짐의 말은 거실의 TV소리보다 작게 들렸다. "너 손 왜 그래?" 붕대를 감고 있는 내 오른손을 본 박형사가 물었다. "어제 그 자식이 나타나서 신나게 두들겨 패 줬어요." "이젠 귀신하고 싸울 정도군. 내공이 장난 아니네...허허.." "웃지 마세요." 나의 진지한 부탁에 박형사는 재빨리 입을 닫았다. 박형사는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나에게 운전하고 있는 형사 한 명을 소개했다. "아참, 김나연이 사체 찾으러 오갈 때 봤지? 강형사라고 우리 강력팀 최고 몸짱이지." 운전을 하고 있는 그는 전방을 주시한 채 잠시 오른손을 들어 나에게 인사를 했다. "그런데 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 "..........." 박형사는 잠시 말을 아꼈다. "지금 어디 가냐니까요?" "내가 아는 무당에게 가는거야." "뭐요?" "니가 힘들겠지만 귀신을 불러낼거야." 나는 순간 허탈감이 밀려왔다. "젠장....필요하다는 게 이거였어요? 귀신 좇아다니면서 수사하는게 아니고?" "니 주변에서 죽은 사람이 몇 명인 줄 알아? 좋든 싫든 넌 지금 사건의 중심에 있어. 힘들더라도 협조해야 돼. 게다가 넌 우리가 조사하는 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귀신을 둘이나 봤어. 그것들을 불러내서 정보를 알아낼거야. 만일 안되면 몸으로 뛰어야지." "후......알았어요." "그리고 김나연이....국과수에서 연락왔는데 살해되었대..." "맞잖아요. 내가 살인이라고....." "직접적인 사인은 교살이야. 그런데 혈액에서 염산페치딘이 극소량 검출되었어." "염산페치딘? 그게 뭐예요?" "주로 말기 암환자에게 투여하는 강력한 진통제야. 그런데 중독성이 필로폰보다 서너배나 강해서 병원에서도 관리를 철저히 하는 약품이지. 그런데 어떻게 그게 김나연 몸에서 발견되었느냐가 문제야. 아마 김나연도 우리가 조사하는 마약조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거야." 이 순간 나는 더 궁금한 것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만나러가는 무당은 누구예요?" "옛날에 우리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고, 사건을 하나 해결해준 무당이야." "그 사건이 뭔데요?" 박형사는 잠시 전방을 주시한 채 뭔가 생각을 정리하는 듯 말을 아꼈다. 그리고 잠시 후 긴 얘기를 꺼냈다. "3년 전에 반지하 방에서 화재가 발생했어. 그리고 2구의 어린이 시체가 발견되었지. 처음엔 단순 실화로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어. 소방관 얘기로는 처음에 출동했을 때 문이 밖에서 잠겨 있었다고 했어. 잠근 사람은 두 아이의 엄마였어. 그 여자는 남편과 사별하고 식당일을 나가면서 5살과 7살 난 두 아이와 함께 어렵게 살고 있었지. 우리는 사고사가 아닌 타살로 가닥을 잡고 유력한 용의자로 엄마를 지목했지. 아이의 엄마는 거의 반실성한 상태였어. 물론 범행도 급구 부인했고... 아이들이 죽은 슬픔도 감당하기 힘든데 자신을 범인으로 몰다니 너무나도 원통하고 억울하다는거야. 왜 문을 걸어 잠궜냐는 질문에... 평소 집 앞의 도로에 아이들이 뛰쳐나와 놀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때는 잠깐씩 잠그고 간다고 하더군. 요리조리 우리의 심문을 피해가는 것 같았는데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어. 두 아이의 혈액에서 청산염이 발견된거야." "청산염..?" "청산가리 말야." "아니 어떻게 엄마가 그럴 수 있죠?" "생활고를 비관했을 수도 있지. 생활고를 비관해서 아이들을 살해하고 불을 질렀다고 볼 수밖에 없었어. 죄가 인정되면 아무리 정상참작이 된다고 해도 이건 최소 무기징역감이야. 하여튼 우리는 엄마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계속 심문했지. 그것도 모자라 유력한 용의자라는 이유로 구속수사를 했어. 그런데 말야...." 박형사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그리고는 깊게 담배 연기를 한 모금 빨더니 말을 이었다. "재판이 있기 며칠 전 그 여자가 유치장에서 목을 매 자살한거야. 마치 결백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그래서요?" "사건은 그걸로 종료된거지. 그런데 그 여자가 죽었던 그날 밤 너무나 찝찝한 생각이 들더라구. 그 여자가 범인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말야. 그래서 나는 사건 현장에 다시 갔지. 뭘 얻기 위해서 간 것도 아닌데 그냥 가봐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거기서 한 남자가 멍하니 불탄 그 집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더니 나에게 다가와 뭐라 그러는거야. 아이들의 불장난이 큰 화를 불렀다는군. 내가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까, 아이들이 성냥으로 불장난을 하다가 죽었다는거야. 그리고 이 아이의 엄마도 억울함을 이기지 못해 목매 자살했다는 거야. 난 온몸에 섬뜩한 소름이 돋았지. 그리고 다음에 이어지는 무당의 말이 나를 더 소름돋게 만들었지." 멍하니 형사의 이야기에 빠져 든 나는 침을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 "뭐...뭐가요?" "아직도 이 집에 셋이서 살고 있대..." 마치 그 곳에 내가 있었던 것처럼 소름이 쫘악 돋았다. "그...그 남자가 바로 형사님이 말한 무당이군요." "그래."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난 망자의 억울함이라도 풀어주려는 심정으로 국과수에 재부검을 의뢰했지. 재부검 결과 역시나 혈액에서 청산염이 발견되었어. 그런데 말야. 이상한 건 아이들의 폐와 혈액에서는 청산염이 발견되는데 정작 위와 장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는거야." "그럼 먹은게 아니라 코로 들이마신 거예요?" "우리도 그 여자가 죽기 전에 국과수 부검 결과에 의아한 점이 하나 있었어. 아이들의 직접사인은 질식사였고, 폐에서 연기가 검출되었다는 거야." "그게 어때서요?" "폐에서 연기가 발견되면 불 타오르는 동안 살아있었다는거야. 호흡을 하고 있었을테니까. 보통 살해 후 방화를 하면 숨을 쉬지 않기 때문에 폐에서 연기가 검출이 안돼. 그렇다고 단지 이런 점 때문에 여자를 풀어줄 수가 없었지. 타살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형사들은 물고 늘어지니까 그런데 엉뚱하게도 재부검 결과 폐에서 청산염이 발견되었다는거야. 청산가리를 들이마시게 한다? 그게 가능할까? 또 죽이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 굳이 왜 이렇게 어려운 방법을 선택했을까? 그렇게 하더라도 아이들은 바로 죽었을텐데, 폐에서 발견된 연기는 도대체 뭐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어. 그래서 난 다시 그 무당을 찾아갔어.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 그런데 그 무당이 그러더라구. 그 집을 다시 불태우라고...그 혼령들이 원한다고... 불타버린 집을 또 태우라니 그게 도대체 뭔소린지...." 박형사는 담배에 붙은 재가 떨어지지 않고 길게 목숨을 연명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 담뱃재는 작은 움직임에도 떨어져 나갈 듯 아슬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경찰서로 돌아오는 중에 난 불현 듯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차렸어. 그래서 국과수에 사건 현장에 남은 여러 물질들의 발화실험을 요청하고 성분검사를 의뢰했지.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나오더라구." "뭐가 말예요?" "젠장............그 집 바닥재 발화 실험을 했는데 연기 속에서 청산염이 검출된거야." "이럴 수가...바닥재 성분이 타면서 나온거예요?" "형사들은 모두 할 말을 잃었지. 불법을 저지른 건 아니지만 우리는 멀쩡한 목숨을 덤으로 하나 죽인거야." 그제서야 박형사는 길게 늘어진 담뱃재를 털어냈다. "그게 폐로 들어간거야. 그리고 혈액에서 돌아다녔고. 그래서 위와 장에서는 발견이 안 되었던거지. 우리는 사죄의 마음으로 그 영혼들의 안식을 비는 제를 간단히 지내줬어." "그렇군요....." "그 뒤로 나는 그 무당과 친분을 유지했고, 그 무당은 몇 개의 사건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었지." "그렇다면 이번 사건도 그 무당한테 부탁하면 되잖아요." "사건을 해결하러 다닐 때마다 원혼들이 자꾸 자기 몸에 붙어서 못살겠다는거야. 수명이 짧아져서 죽을 것 같대. 그래서 1년 전부터는 말도 못 꺼내게 했어." 어느 새 우리는 도심 외곽을 달리고 있었다. 도로도 점점 좁아져 편도 1차선을 내달리고 있었다. 눈 앞에 뒤쪽에 산과 앞쪽에 작은 계곡을 끼고 있는 집이 눈에 들어왔다. 불교의 만자(卍字)가 보이는 걸로 봐서 우리가 만나야 할 무당의 집인 것 같았다. 보통 잘 나가는 무당들은 예약을 하고 가야된다는데 이 무당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무당의 것으로 보이는 소형 승용차와 우리의 차량만이 앞마당에 추차되어 있는 유일한 차량이었다. 인기척을 보인 후 우리는 안으로 들어섰다. 무당의 집이라고 보기에는 집 안의 치장이 너무나 차분했다. 그리고 향 연기 속에 담배 연기 냄새가 배어나왔다. 사극의 대감집에서나 볼 수 있는 기품있는 병풍을 등 뒤에 두르고, 왜소한 체격의 한 남자가 생활 한복을 입은 채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 사람이 무당인가 싶을 정도로 그는 꾸밈이라는게 거의 없었다. 게다가 나를 더욱 당황하게 만든 것은 사람이 들어왔음에도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고 연신 담배질을 하며 책을 탐닉하고 있다는 것이다. "형님. 저 왔습니다." 박형사의 인삿말은 그와 저 무당이 얼마나 가까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박형사의 인사에도 무당은 고개를 들지 않고 대답했다. "내가 오지 말라고 했지. 날 죽일 셈이냐? 짭새놈들이 얼마나 모진 원혼들을 몰고 다니는 줄 알아?" 이 말에 박형사는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큰 사건입니다.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데 방법이 없어요.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그제서야 그는 고개를 들었다. 이마와 입 주변에 깊게 파인 주름만이 그의 나이를 짐작하게 할 뿐이었다. 많은 주름살에 걸맞지 않은 백옥같은 피부를 가졌고, 미간에 작은 점이 박혀 있었으며, 몇 년을 길렀는지 모르는 긴 수염을 달고 있었다. 그는 박형사의 얼굴을 한 번 확인하더니 박형사의 뒤에 서 있는 나를 한참 동안 말없이 응시했다. 너무나도 멋쩍은 상황에 나도 그를 뚫어져라 바라 보았다. 이 어색한 침묵의 시간을 멈춘 것은 무당의 욕설섞인 말이었다. "우라질 놈. 이번엔 원혼들을 떼거지로 몰고 왔구나...." 무당의 말에 무릎을 꿇고 있던 박형사가 나를 돌아 보았다. 갑자기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듯 나는 누구에게 시선을 맞춰야 할 지 고민했다. 무당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나를 경계하고 있는 듯 보였다. "형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박형사의 질문에 무당은 잠시 말을 아낀 후 입을 열었다. "저 친구에게서 너무 강한 기운이 느껴져. 혼령이 한 둘이 아냐...." 박형사는 연신 무당과 나를 번갈아 바라보며 표정 변화를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형님, 불러낼 수 있습니까?" 박형사는 내 의사도 묻지 않은 채 무당의 허락을 받는데만 급급했다. 무당은 여전히 나에게서 매서운 시선을 흩뜨리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이봐, 젊은 친구. 이리 와 앉게." 나는 잠시 박형사와 무당의 표정을 살핀 후 박형사 옆에 무릎을 꿇었다. "둘 다 편하게 앉아. 내가 무슨 니들 부모냐?" 우리는 자세를 편안히 갖추고 그의 말을 기다렸다. "내 손을 잡게나 젊은 친구." 그는 두 손을 내 앞으로 나의 응답을 기다렸다. 나는 다시 한번 박형사의 표정을 살핀 후 아무 말없이 그의 손바닥에 내 손바닥을 갖다 대었다. 내 손을 잡은 무당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잠시 후 알 수없는 주문같은 말을 작은 숨소리로 웅얼거리지 시작했다. 몇 십초가 지났을까? 무당의 미간이 서서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웅얼거림의 소리도 서서히 커지는 듯 했다. 그의 미세한 손 떨림이 느껴졌다. 그의 얼굴은 더욱 일그러져 사나운 맹수가 포효하는 것처럼 미간과 콧등에 수많은 주름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는 흡혈귀처럼 하얀 이를 조금씩 드러내며 입을 벌리기 시작했고, 그의 웅얼거림은 점점 '아'발음만 들리는 기괴한 음성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 순간... "탕!!!!!!" 그가 갑자기 탁자에 손을 내리쳤다. 그리고는 무서운 표정으로 나를 노려봤다. 조금 전의 기괴한 소리를 내던 흉측한 표정보다 더 섬뜩해 보였다. "안돼....." 그의 엉뚱한 말에 박형사가 물었다. "뭐..뭐가요? 불러낼 수 없다는 말입니까?" 무당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말을 이었다. "불러내면...우린 모두 죽어..." [출처] 웃대 공게 베스트 | 하드론 ________________________ 약간 그런 것 같지 않아? 매운거 겁나 잘 먹어서 매운걸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고 맛있게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뭔가 매운거 먹으면서 열나고 혀가 얼얼하고 이런 느낌을 느끼면서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잖아 귀신썰을 좋아하고 찾아보는 나는 후자같은 느낌인거지 ㅋ 겁은 겁나 많은데 또 좋아하고 막 찾아봐 ㅋㅋㅋㅋ 고통을 즐기는건가 하지만 역시 공포영화나 이미지로는 못보겠다...
퍼오는 귀신썰) 안개 4화
아 들숨날숨... 나 요새 이것때문에 잘 못자ㅠㅠㅠ 불을 켜도 무서워ㅠㅠㅠㅠㅠㅠ 선풍기 바람소리도 무서움 ㅋㅋㅋㅋㅋㅋ 나같은 겁쟁이 또 있냐 그래서 난 님들이랑 같이 봐야 하나봄... 보아하니 님들도 나처럼 겁쟁이같던데 말입니다 ㅋㅋ 우리 손잡고 보쟈 후 후 후 (들숨날숨) 그럼 계속 갈게!! ___________________ 지금 이 순간 내 생각도 그렇다. 그 놈이 다시 나타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기 때문이다. "형님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우린 그 놈을 불러내서 그 놈의 정체를 알아야 합니다." "니 들이 찾아....내가 감당할 수 있는 혼령이 아냐...." "뭘 찾으란 말입니까?" "그 놈 시체를 찾아!! 찾아서 불태우든가, 천도제를 지내주든가 하란 말이야!!" 나는 이 방에 들어와서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한 것 같다. 난 그에게 물었다. "그 놈...아니 귀신이 보일 때마다 안개가 껴요. 그냥 맑은 상태가 아니고..." "귀신은 사람의 기를 빼앗아가. 귀신의 존재가 느껴지면 사람은 여러가지 현상으로 반응을 하지. 어떤 이는 소름끼치는 한기를 느끼기도 하고, 어떤 이는 피를 흘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기절을 하기도 하지.... 그런데 자네는 특이한 경우이지만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애..." "이대로 있으면 전 어떻게 됩니까?" "어떻게 되긴? 니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화를 당하거나 아니면 니가 죽든가 하겠지..." 너무나 충격적이고 무서운 말임에도 무당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내뱉았다. 무당은 잠시 내 얼굴을 살피더니 말을 이었다. "니 몰골을 보니, 요 근래 온갖 험한 꼴을 많이 당한 것 같군. 살고 싶으면 어서 그 놈을 찾아." "도와주시면 안되나요? 아저씨도 능력이 있잖아요." "법사라고 불러. 무슨 생뚱맞게 아저씨야? 나도 체면이 있는데..." "무슨 얼어죽을 법사고, 체면이예요? 귀신 하나 쫓아내지도 못하면서...." "이런 망할 자식을 봤나!!" 무당은 입을 삐죽거리며 경멸하는 듯한 눈빛을 나에게 보냈다. "난 뭐 대단하신 분인 줄 알고 왔는데, 스포츠 신문에나 광고내는 무당하고 같네요." "뭐? 이 자식아? 이런 호로자식을 봤나!!!" 그는 나에게 덤빌 듯한 자세를 취하고는 욕설을 내뱉았다. 지금의 그의 모습은 무당이라기 보다는 동네 불량배에 가까웠다. "야 임마!! 너 지금 뭐하는거야!!" 박형사가 호통을 쳤다. 그의 호통에 우리는 잠시 냉전을 유지했다. "형님. 죄송합니다. 그러지 마시고 이 친구 부탁 좀 들어주시죠?" "당장 꺼져!!" 무당은 자세를 옆으로 돌린 채 박형사와 시선도 맞추지 않았다. "젊은 놈이 불쌍하지도 않습니까? 이러다 이 놈 죽을 지도 모릅니다. 목숨 하나 살려주신다 생각하시고 좀 도와주세요." 박형사는 나보다 더 간절한 입장이 된 것처럼 무당에게 애원했다. "당장 꺼지라고 했다. 더 이상 말 걸지마!!" 무당의 태도는 단호했다. 이에 나는 자존심을 굽히지 않기 위해 박형사에게 말을 던졌다. "형사님, 그냥 가요. 뭐 하나 얻어낼 것도 없는데...."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 집 밖으로 나오자 박형사의 동료인 강형사가 연신 담배질을 하며, 우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내가 씩씩거리며 나오는 것을 본 강형사는 무슨 일이냐며 나에게 물었다. 나는 대답도 없이 그냥 차에 올라탔다. 무당을 달래고 있는지 아니면 무슨 할 말이 더 있는건지 박형사는 5분이 넘도록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후 박형사가 조용히 집 밖으로 나왔다.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나를 잡시 쳐다보더니 아무 말없이 차에 올라탔다. "죄송해요. 형사님." 십여분 동안 아무 말없이 달리는 차량 안에서 전방을 응시하고 있는 박형사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그에게 혼쭐이라도 날 것 같았지만 박형사는 업무적인 얘기로 답했다. "그 놈을 어떻게 찾을까?" "......." "조폭놈들이 그 놈한테 몰살당한 걸로 봐서 무슨 원한이 있는게 분명해. 그 놈이 모든 열쇠를 쥐고 있어. 그리고 그 놈 시체는 그 스탠드바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도 몰라." "우리가 거기에 가보면 되잖아요." "그 놈들의 비밀 창고 같은 게 하나 있는데 도대체 접근할 수가 없단 말이야. 증거가 없어서 위에서도 수색영장을 발부해주지도 않고...." "이번 살인 사건으로 물고 들어가면 되잖아요. 그러면 영장 나올 것 같은데요." "만일 그 놈들이 마약사건 조사를 눈치 채기라도 한다면 그나마 한 가지 희망도 사라지는거야. 살인사건 때문에 형사들이 들락거리는 데 그 놈들이 뭔가 대책을 세워놨겠지." 박형사는 팔짱을 끼고 대책을 세우는데 머리를 쓰는 것 같았다. 나는 순간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그 놈의 시체에 다가간다면 무슨 반응이 나오겠죠?" 나의 말에 박형사는 팔짱을 풀고 나를 돌아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만일 저에게 그 놈이 붙어다닌다면.....제가 그 놈의 몸뚱아리에 가까워지면 무슨 반응을 할 겁니다. 그러면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거구요." "너..설마.." "네. 저를 그 곳에 들여보내 주세요. 형사님들은 바람잡이나 해 주시구요." "너 그 놈들한테 잡히면 죽을 수도 있어." "이래 죽나 저래 죽나 똑같죠. 기왕 죽을거면 이유나 알고 죽어야죠." 나의 말에 박형사는 한참 동안 내 표정을 살폈다. 박형사는 뒤에 앉아있는 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차를 몰고 있는 강형사에게 물었다. "강형사..너 저번에 입수한 그 스탠드바 건축도면 가지고 있지?" 경찰서에 도착한 나는 박형사와 함께 점심식사를 마친 후 그 스탠드바의 건축도면을 익혀갔다. 두 세시간 동안 도면을 익히면서 작전을 세워갔다. 충분히 숙지가 되었다고 판단이 서자 우리는 곧바로 차를 몰아 그 스탠드바로 향했다. 그 스탠드바는 화려한 입구가 인상적이었다. 영업시간이 아님에도 형형색색의 네온등이 정문을 장식하고 있었고, 화려한 드리워진 커튼 뒤로 붉은 카페트가 깔려 있는 것이 보였다. 우리를 먼저 맞은 것은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검은색 양복의 건장한 청년들이었다. 깍두기 머리는 아니고 말끔하게 머리를 뒤로 빗어 넘긴 호남형의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박형사와 강형사를 알아보더니 이내 시선을 나에게 돌렸다. "이 친구는 누굽니까?" 경계하는 듯 한 그들의 눈빛에서는 무서운 살기가 느껴졌다. 이에 박형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답했다. "여기 살인사건 목격자야." 무서운 눈빛을 가진 그 청년은 무표정한 얼굴로 다시 한번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 놈이 우리 형님한테 전화했던 그 놈이오?" 그의 말에 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박형사는 나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그를 달랬다. "현장조사만 하고 갈거니까 너무 그러지마." "잠깐 기다려요." 그 청년은 우리를 제지하더니 우리에게서 잠시 떨어져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말투로 보아 그보다 윗사람인 것 같았다. 통화가 끝나자 그는 우리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다. "20분 안에 끝내쇼. 우리도 할 일이 많으니까." 우리는 내부로 진입했다. 긴 복도 입구에 진입하자 박형사가 나에게 뭔가를 건넸다. 접혀진 종이였지만 한 눈에 보기에도 부적같았다. "이게 뭐예요?" "형님이 주신거야. 모진 귀신이 나타나도 니가 정신을 잃지 않도록 도와줄 거래." 오전의 일을 생각하면 조금 화가 나기도 했지만, 성의라고 생각하고 나는 말없이 그 부적을 받아들었다. 긴 복도를 지나자 큰 홀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조명, 벽지, 바닥재, 진열장...어느 것 하나 흠잡을 수 없을 만큼 실내는 아름답고 화려했다. 우리는 그 홀을 가로질러 반대편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러자 몇 개의 갈라진 복도가 눈에 들어왔고, 각 복도마다 조그만 방들이 배치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맨 오른쪽 복도 끝에 있는 방을 손으로 가리키며 박형사가 말을 했다. "저기야...그 놈들이 죽은 곳..." 그곳을 보자 나는 가슴이 저미어왔고, 현기증이 몰려왔다. 저 곳이 그 피의 살육이 벌어진 곳이라니......... 나의 휘청거림을 느꼈는지 박형사가 나를 부축했다. "괜찮아요."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조금씩 그 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낯익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라스처럼 꾸며진 그 살육의 장소였다. 이미 현장은 말끔하게 치워져 있는 상태라 시각적인 공포는 주지 못했지만, 지워졌던 기억이 다시 떠올라 오금이 저리는 듯한 두려움이 몰려왔다. "시간 없어. 시작해!" 박형사의 명령에 강형사는 의자와 탁자를 쌓아올리고, 그 곳에 올라가 준비해온 공구로 우리 키의 1.5배 정도 위에 설치되어 있는 환풍구를 뜯어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좁은 환풍구 통로가 열리자 나는 쌓여진 탁자와 의자를 타고 올라갔다. 순간 박형사가 나를 잡으며 말을 건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알아와야 한다." 나는 묵언의 답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그 통로 안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그 통로는 무릎을 꿇고 기는 것도 모자라 몸을 완전히 눕히고 포복으로 기어야 할 정도로 좁았다. 나는 매직펜 크기의 손전등을 입에 물고 최대한 소리를 감추고 조금씩 앞으로 전진했다. 실내의 불빛으로부터 멀어지자 통로안은 그야말로 암흑천지가 되었다. 유일한 빛이라고는 입에 물고 있는 손전등에서 나오는 가느다란 빛줄기 뿐이었다. 매케한 먼지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움직일 때마다 먼지가 일어나 앞을 분간하기가 힘들었다. 기침을 나올 것 같아 입을 다물고 잠시 코를 움켜쥐었다. 타이어에서 바람이 새 듯한 숨이 뿜어져나왔다. 진정이 되자 나는 다시 몸을 앞으로 전진했다. 그런데 갑자기 손전등의 빛이 닿지 않는 저 어둠의 통로에서 정체모를 소리가 들려왔다. "쓰으윽...쓰으윽...." 작지만 그 괴상한 소리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쓰으윽...쓰으윽...." 그 소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그제서야 나는 그 소리의 정체가 지금 내가 배를 밀고 전진하고 있는 소리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 앞의 어두운 통로 속에서 누군가가 기어오고 있는 것이다. 내 입의 떨림에 맞추어 손전등의 가느다란 빛줄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쓰으윽...쓰으윽...." 2미터 앞까지 뭔가가 다가왔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은 내 입에 물려 있는 손전등의 빛에 비추어졌다. 새하얀 얼굴에 늘어진 검은 머리... 그리고 그 하얀 얼굴에 수많은 세로선을 긋고 있는 핏줄기..... 귀밑까지 찢어지도록 입을 벌리고 활쫙 웃고 있는 모습..... 그리고 그 입속의 하얀 치아 틈 사이로 채워져 있는 핏물.... 어디서 본 여자다. 그 병원에서 봤던 간호사였다. 그제서야 나는 알아챘다. 내 앞길을 뿌옇게 만든 것은 먼지와 섞인 안개였다는 것을.... 난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입에 물려진 손전등이 그것을 막았다. 뒤로 물러설 수도 없었다. 나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 입은 열지 않았지만 나는 그녀에게 거친 말을 내뱉았다. '후...씨발...마중 나오지 않아도 되거든?' 그녀가 코 앞까지 다가오자 무서운 현기증이 몰려왔다. 나는 좁은 통로 속에서 간신히 팔을 돌려 미친 듯이 그 부적을 찾았다. "아...씨발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그제서야 그 부적을 성의없이 받아 챙겼다는 사실에 후회가 밀려왔다. 여자의 얼굴이 내 머리에 닿을 듯이 가까워졌다. 커다란 먹이를 통째로 삼키려는 뱀처럼 여자는 입을 쩌억 벌리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소름끼치는 한기가 몰려왔다.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팠고, 정수리부터 꼬리뼈까지 차근차근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이 와중에서도 내 두 손은 그 부적을 찾기 위해 좁은 통로 속에서 요동을 치고 있었다. 종이의 촉감..... 바지 주머니속의 오른손에 느껴지는 종이 촉감.... 난 그것을 잡자마자 팔을 비틀어 그것을 두 손으로 펼쳐 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여자에게 보였다. "꺄~~~~~~~~~~~~~~악!!" 온몸의 털이 쭈삣서는 듯한 소름끼치는 비명소리와 함께 여자가 순식간에 멀어져갔다. 그리고 이어지는 죽음같은 적막감..... '무당이 날 한번 살려주는구나.' 나는 길게 숨을 몰아쉬고, 다시 조금씩 앞으로 기어나가기 시작했다. 통로가 두 갈래로 갈라졌다. 나는 건축도면에서 본 대로 오른쪽 길을 따라 몸을 이동했다. 그 어둠의 통로를 조금씩 지날 때마다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얼마를 전진한 걸까? 끝도 없어 보일 것 같은 좁은 통로의 끝자락이 보이는 듯 했다. 서서히 작은 빛줄기가 눈에 들어왔다. 내 머릿속에 기억된 도면대로 진행했다면 저 곳이 바로 박형사가 말한 그들의 비밀창고다. 나는 최대한 소리를 죽이고 앞으로 전진했다. 입에 물고 있던 손전등마저 전원을 끄고, 그야말로 귀신처럼 다가섰다. 체크무늬처럼 환풍구 창살 사이로 빛줄기가 뻗어나왔다. 나는 최대한 숨을 죽이고 환풍구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너무나 어두운 곳에서 봐서 밝아보였던 걸까, 창고 안은 생각보다 어두었다. 많은 상자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었고, 운송용 지게차도 한 대 보였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준비해온 손가락보다 짧은 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환풍구 창살 사이로 간신히 손가락을 내밀고, 환풍구를 고정하고 있는 나사를 하나 둘씩 풀기 시작했다. 쌓여진 상자를 디딤돌 삼아 나는 조금씩 발걸음을 아래로 내딛었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대부분이 술상자들 뿐이었다. 그러나 이내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손톱보다도 작은 빨간색 딱지가 붙은 술상자였다. 나는 그 중 하나를 손으로 들어 내부를 열어보았다. 알 수 없는 주사약들이 들어 있었다. [펜타닐(fentanyl)] 나는 그 옆의 술병을 열었다. 거기엔 귀에 익숙한 주사약들이 들어 있었다. [염산페치딘(Pethidine Hydrochloride)] [모르핀(Morphin)] 한 눈에 봐도 정상인 상황이 아니었다. 술상자 속에 들어있는 주사약이라니... 나는 휴대폰을 꺼내 동영상 모드로 그것들을 돌려가며 찍었다. 그러던 중 상자들이 쌓인 뒷편에 유난히 커 보이는 나무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왠지 그것을 열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조심스레 나무로 만든 뚜껑을 밀어냈다. 시큼한 소독약 냄새가 내 코를 찔렀다. 검은 비닐 같은 것에 뭔가가 덮여 있었다. 그것이 무엇일지 어느 정도 예측이 되었다. 나는 천천히 비닐을 벗겨냈다. 놀랍게도 그 간호사의 시체였다. 나무상자안에서 등을 기댄 채 앉아있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혼령으로 나타났을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상자의 사각진 곳에 머리를 옆으로 기댄 채, 다소곳이 입을 다물고 있었으며, 눈은 많이 졸린 듯한 표정을 짓고 물끄러미 위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머리에 큰 상처가 보였고, 얼굴로 흘러내린 피는 딱딱히 굳어버린 상태였다. 바로 그 때.....창고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숨을 곳을 찾았지만 개방된 그 곳에서 마땅히 몸을 숨길 곳이 없었다. 미친 짓이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그 여자가 들어있는 상자안으로 몸을 우겨넣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뚜껑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상자를 닫았다. 여자와 단둘이 있던 시간 중에 이렇게 공포스러운 경우는 처음이었다. 나무 상자의 틈 사이로 몇몇의 건장한 남자들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내부로 들어오자 서로 마주보며 2열로 줄을 서더니 누군가를 기다렸다. 그리고 뒤 이어 두목으로 보이는 말쑥한 차림의 남자가 졸개들 사이로 걸어 들어왔다. 적어도 40은 넘어 보이는 얼굴이었다. 모두들 90도로 인사를 하는 것으로 보아 그보다 윗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형사들이 왔다며?" 두목의 물음에 건장한 청년이 대답을 했다. "네. 회장님." "무슨 일이야?" "저번 흑검 형님 살인사건을 조사하러 왔답니다." "몇 번이나 왔다갔는데 왜 또 왔어?" "아무래도 저희 클럽에 대해 냄새를 맡은 것 같습니다." 두목은 담배를 하나 꺼내 불을 붙였다. 깊게 한 모금 빨아들인 그는 긴 연기를 내뿜었다. "몇 놈 왔어?" "두 놈은 형사고, 한 놈은 흑검형님이 죽은 자리에 같이 있던 놈입니다." "흑검에게 전화했다는 놈?" "네. 회장님." "도대체 그 놈 정체가 뭐야? 경찰도 모르는 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아무리 뒷조사를 해 봐도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형사 놈들 어떡할거야? 처리할거야?" "그게 좀...형사라 아무래도..." "사고로 위장하면 되잖아."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리고 오늘 밤 이 물건들 다른 창고로 옮겨. 형사놈이 죽으면 여기까지 조사하러 나올거야." "네. 회장님." 휴대폰을 들고 있던 내 손이 부르르 떨렸다. '우릴 죽이겠다고?' 두목은 연신 담배연기를 빨아들이더니 말을 이었다. "그런데 흑검새끼는 왜 지 애들과 싸우다 죽은거야?" "......." 모두들 답을 내 놓지 못하자, 그는 불이 붙은 담배를 바닥에 내던지며 뒤로 돌아섰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어? 뭐야... 저건?" 두목이 개방된 환풍구를 본 것이다. "젠장....." 나도 모르게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들이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마땅히 숨을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중간보스 정도로 보이는 청년이 누군가에게 명령을 했다. "야! 손전등 갖고 와봐!!" 그는 쌓여진 상자 위로 올라가 커다란 손전등으로 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분명히 그의 눈에 내가 쓸고 다닌 바닥의 흔적이 보였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씨발...짭새새끼들....우릴 가지고 놀았어." 나는 서둘러 박형사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들켰어요! 도망쳐요!!- "야!! 너 안으로 들어가서 어디에서 들어왔나 확인해!!" 중간보스의 명령에 호리호리해 보이는 한 청년이 환풍구 안으로 기어 들어갔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 새끼들 잡아!!" "예!! 형님!!" 졸개들은 떼거지로 달리는 발발굽 소리같은 구두소리를 내더니 문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두목과 그 중간 보스는 청년이 들어간 환풍구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크아~~~~~~~~악!! 크아~~~악!! " 환풍구에서 새어나오는 끔찍한 비명소리에 그 둘은 넋나간 모습으로 서로의 얼굴을 확인했다. 중간보스 놈이 환풍구 안으로 몸을 우겨넣어 먼저 들어간 그 놈의 다리을 잡아당겼다. "쿵!!" 환풍구에서 상자를 거쳐 다동그라지 듯이 그 호리호리한 청년이 떨어졌다. 얼굴이 온통 피범벅이 되어 있었고, 몇 차례나 얼굴을 회칼로 그었는지, 이목구비가 제 위치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다. 오른손에 피로 젖은 회칼을 든 채 그는 마지막 숨을 몇 차례 헐떡거리고 있었다. 두목과 중간보스는 할 말을 잃고 경기를 일으키는 시체로부터 몸을 뒤로 물렀다. "뭐...뭔 일이야? 이.. 이자식 왜 이래?" 공포에 질린 두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서야 나는 바로 내 옆에 앉아있는 여자의 표정이 바뀌었음을 알게 되었다. 조금 전까지는 분명히 입을 다물고 있었는데, 이빨을 살짝 드러낸 채 미소를 짓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당장이라도 비명이 터져나올 것 같은 내 입을 간신히 틀어 막았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고, 피가 역류하는 듯 했다. 두목과 그의 중간보스는 서둘러 창고를 빠져 나갔다. 발걸음 소리가 멀어졌음을 확인한 나는 천천히 나무 상자의 뚜껑을 열어젖혔다. 조용히 발을 내 딛고 나는 남자 시체가 있는 쪽으로 발을 옮겼다. 아직도 숨이 붙어있는 것 같았다. 얼굴에서는 갈라진 틈 사이로 연신 붉은 액체를 쏟아내고 있었고, 목구멍에서는 피거품이 끓는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 죽어가는 남자 위로 내 등 뒤에서 생성된 검은 그림자가 올라왔다. 모두 다 나간 게 아니었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재빨리 몸을 던져 그에게 달려 들었다. "야~~ 개새끼야!!!" 그의 복부를 감싸고 미친 듯이 밀어냈다. 그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자 그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중간 보스놈이었다. 나간 척 하고 나를 기다린 것이다. 나는 오른 주먹을 치켜 올려서 그에게 날렸다. 그러나 그는 재빨리 그 주먹을 피하더니 몸을 일으켜 세워 사정없는 발길질을 나에게 날리기 시작했다. "쥐새끼 같은 놈!! 숨어 있으면 모를 줄 알고?" 나는 이에 굴하지 않고 다시 그 놈에게 달려 들었다. 그 놈이 손에 무엇을 들고 나를 내리쳤는지 모르지만, 둔탁한 충격음과 함께 내 몸은 얼굴을 난자당한 그 흉측한 시체 위로 고꾸라졌다. 여기까지만 기억이 난다. 눈을 떴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지금 난 어두운 밀실에 갇혀있는 것 같았다. 누군가 옆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손을 더듬거리며 그 정체를 확인했다. 만져지는 옷의 종류의 보아 박형사가 틀림없었다. "박형사님...." 나는 간신히 새어나오는 숨소리로 그를 불렀다. "박형사님...." 나는 주머니 속을 뒤지며, 작은 손전등을 찾았다. 그러나 이미 그 놈들이 다 털어간 것 같았다. 지갑, 휴대폰, 손전등 그 어느 것도 없었다. 나는 박형사의 주머니를 뒤졌다. 나와 같이 텅 빈 그의 주머니 속을 이리저리 뒤지다가 라이터가 만져졌다. 나는 라이터를 켰다. 피범벅이 된 얼굴로 숨을 헐떡이던 박형사가 불빛의 자극으로 정신이 들었는지 몇 번의 기침을 토해내고는 눈을 떴다. 그 옆에 있는 강형사는 상황이 더 안 좋아 보였다. 오른쪽 팔이 3등분으로 꺽여 있는 것이 보였다. 팔이 부러진게 분명했다. 새근대는 숨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숨은 끊어지지 않고 의식만 잃은 것 같았다. 그들을 모두 확인한 나는 주변을 살폈다. 두 평도 안되는 공간 속에 우리는 갇혀 있었다. 문으로 보이는 곳을 발로 힘껏 밀어보기도 했지만 도무지 열릴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바닥이 유난히도 차겁게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철로 만들어진 구조물 같았다. "우린 이제 죽었네...." 허탈한 심정을 대변하듯 깊은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강형사 좀 똑바로 눕혀줘." 박형사는 아픈 몸을 일으켜 세워 웃옷을 벗었다. 그리고는 강형사가 체온을 잃지 않도록 그 웃옷을 덮어주었다. 나는 강형사의 꺽인 팔을 조심스럽게 쓸어내리며, 자세를 바로 잡아 주었다. 그의 부러진 팔을 바로 잡는 동안 마치 내가 다친 듯 뼛속까지 아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강형사의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숨소리처럼 새어 나왔다. 어느 정도 자세가 바로 잡혔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자리로 돌아와 벽에 등을 기댔다. 라이터를 끄자 그 방안은 다시 칠흑같은 어둠 속에 빠져들었다. "넌 어떡하냐? 억울해서..." 박형사가 신음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뭐가요?" "나야 죽으면 국립묘지에 묻히지만, 너는 기껏해야 동네 공동묘지 아니냐?" 이런 끔찍한 상황에서도 여유를 갖는 모습으로 보아 박형사의 내공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놈들이 우리를 왜 안 죽인거죠?" "좀 더 우리한테 정보를 뽑아낸 다음 죽이겠지.." 나는 깊은 한숨을 내 쉬며 입을 다물었다. "아....딸내미 시집가는 거는 보고 죽고 싶었는데...." "딸이 몇 살인데요?" "이제 10살인데, 엄마가 일찍 죽어서 지가 빨래도 하고, 밥도 알아서 해먹고 다니지....큭큭큭.." 무슨 서러움이 밀려오는지 그는 목이 메이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흐느끼는 소리를 나는 아무 말없이 듣고만 있었다. "부디 좋은 놈 만나야 할텐데....여자나 후리고 다니는 양아치같은 건달놈 만나면 큰 일인데...." 그 말에 나는 순간 움찔했다. "그런 놈 걸리면 내가 귀신이 되어서도 좇아가 죽여버릴거야." 그 딸내미의 미래의 배우자도 아닐텐데 나는 괜한 죄책감에 그를 달랬다. "헤헤...그럴리가요? 좋은 사람 만나겠죠." "그래야지.." "그런데, 문자는 받았어요?" "확인하고 문을 나섰는데 그 때 들이닥치더라구." "무슨 형사가 깡패 새끼들 하나 못때려 잡아요?" "훗...." 나의 푸념에 박형사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형사 한두 명이 깡패 수십명 때려 잡는거?...후후...그런 건 다 영화 속에나 있는 거란다. 깡패들 때려잡으려면 형사기동대, 기동타격대..다 출동하는거야. 누군 칼 맞으면 안 아픈 줄 아냐? 저 튼튼한 강형사도 그 놈들의 방망이 찜질에 팔이 부러진 것 아니냐. 그나저나 넌 한창 나이에 안 됐다. 괜히 형사 사건에 말려가지고..." 그의 말을 듣자 푸념 섞인 말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이 놈의 귀신은 결정적일 때는 안 나타나네....." "너 창고 안에서 뭐 봤냐?" "엄청난 양의 주사약하고, 여자 시체 하나 봤어요." "뭐? 여자 시체?" "그 시체는 제가 전에 병원에서 봤던 그 귀신이였어요." "그 놈 시체는 못 봤어? 깡패 놈들 몰살시킨..." "없었어요. 그리고 그 놈이 느껴지지도 않았어요. 그 무당이 준 부적 때문인지 전혀 느껴지지가 않았어요. 그 놈이 어디로 갔던가, 아니면 묻힌 곳이 여기가 아닐 지 몰라요." "결국 거기가 마약 창고 겸 살육의 장소였군." "오늘밤.. 그것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했어요." "뭐? 오늘 밤?" "그리고 유일한 증거인 제 핸드폰도 빼앗아 갔어요..." 더 이상 아무런 답안이 없었다. 우리 둘은 동시에 긴 한숨을 내뱉고는 더 이상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어둠 속이라 시간의 흐름도 느껴지지 않았다. 몇 분이 지난 건지, 몇 시간이 지난 건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우당탕탕!!" 무엇인가 격렬하게 무너지는 소리가 밖에서 들렸다. 그러더니 갖은 욕설과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새꺄!!" "퍽!!" 몇 초 동안 그 소란이 진행된 후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졌다. 그 자식이 나타난 건 아닐까? 잠시 후 삐그덕 소리를 내며 철제 문이 열렸다. 강렬한 빛이 우리에게 쏟아졌고, 그 빛줄기 사이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그 실루엣은 우리에게 말을 했다. 귀신은 아닌 것 같았다. "살고 싶으면 묻지 말고 따라와..." [출처] 웃대 공게 베스트 | 하드론 ________________________ 아 이거 무슨 영화 아니냐 영화로 찍어도 될 듯 스릴 쩐다... 근데 스릴이 쩔어서 밤에 잠을 못자겠다 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만 그래...? 흑.... 그럼 내일 또 마저 가져올게!!!!!!!! 잘자구 ㅠㅠ 무서운 꿈 꾸지 말구 ㅠㅠ
퍼오는 귀신썰) 안개 1화
것참 요즘 날씨도 거시기하고 귀신썰 보기 딱 좋은 날들이지? 얼른 동지들 나타나랏 같이 보자!!!!! 오늘 들려줄 이야기는 이전처럼 옴니버스식은 아니지만 꽤 긴 이야기야. 처음엔 별 생각없이 보다가 나중엔 정말 입틀막하고 봤던. 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주변이 조용해지는 현상을 느끼게 될 것이야 ㅋ 그만큼 몰입도 쩔. 자 그러면 준비하고 같이 시작해 볼까? __________________ "쾅!!!!" 뭔가에 부딪혔다. 아니 내가 뭔가를 들이받았다. 운전대에 얼굴을 묻은 자세를 유지한 채 나는 길게 몇 번의 심호흡을 했다. 내 술냄새를 내가 맡을 수 있을 정도로 과음을 했다. "아....씨발..." 이마에 따끈따끈한 액체가 흘러내린다. 아마도 머리에 상처를 입은 것 같았다. 에어백이 터졌음에도 밸트를 매지 않아 창에 머리를 받은 모양이었다. 조수석을 돌아보니 오늘 나이트클럽에서 꼬셨던 여자애가 없었다. "씨발년....날 두고 도망쳐?" 나는 천천히 차문을 열고 나왔다. 주변에 안개가 엷게 끼어있음을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차의 보닛(bonnet)부분에서 불이 난 것처럼 증기가 올라오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가로등을 끼고 있는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것이다. 어른거리는 와중에서 시계를 들여다보니 새벽 3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서 있을 힘도 없었다. 나는 가드레일을 등지고 자리에 앉아 몸을 쉬었다. 음주로 경찰에 걸리고 안 걸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지금은 쉬고 싶었다. 사고 후 3분도 안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어디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 왔다. 거슴츠레 뜬 눈으로 그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였다. 멀리서 경광등을 반짝이며 달려오는 차량이 보였다. "짭새 새끼들...졸라 빨리오네...."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그들이 나를 데려가기만을 바랬다. 내 옆에 차량이 멈춰서고, 차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괜찮아요?" "....." 나의 불규칙한 숨소리와 냄새를 느꼈는지 그는 말을 이었다. "아저씨 술마셨구만?" 나의 대답이 없자 그는 나의 어깨를 툭툭치며, 뭔가를 내 밀었다. "아저씨 내 명함이니까, 아침에 차 찾아가쇼..." "뭐여?" 나는 그의 뜬금없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경광등을 밝힌 그 정체는 견인차였다. 경찰이 아니었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쪼그려 앉아 나를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아저씨...이마 찢어졌네...병원에 빨리 가보슈. 그리고 곧 경찰 올텐데 빨리 이 명함 챙기쇼...." 그는 내 오른쪽 상의 호주머니에 명함을 끼워넣더니 내 차량을 견인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가 견인되는 그 순간까지도 나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견인차가 멀어지는 소리로서 그가 이곳을 떠났음을 알 수 있었다. "푸우....씨발놈들..돈이 되면 사람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거군." 나는 몸이 휘청거리는 상태에서도 정신은 제대로 박혀있었는지 그 남자의 무성의함에 넋두리을 했다. 늦은 가을이라 그런지 반코트를 입고 있음에도 무지 쌀쌀했다. 나는 반코트를 꽉 움켜쥐고 품 속으로 더 밀어넣으며,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낯선 여자의 음성이 들렸다. "아저씨....추워요...." "나도 추워...." 나는 아무 생각없이 대답했다. "아저씨....추워요...." 나는 갑자기 확 짜증이 밀려왔다. 나는 고개를 치켜들고 그 여자를 향해 소리쳤다. "아 씨발!! 나도 춥다니까!!" 엷은 안개속에서 가드레일을 따라 10여미터 앞에 웬 낯선 여자가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 여자의 모습은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가까이 다가올 수록 그 모습은 나를 더욱 스름끼치는 전율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원피스를 입은 온 몸이 물에 젖어있고 청백색의 피부에 소름끼칠 정도로 검은 눈과 긴 생머리.... 짙는 눈썹 두 팔로 몸을 감싼 채 그 여자가 나를 향해 두 발을 질질 끌듯이 걸어오고 있었다. "아저씨....추워요...." "헉!!!!! 씨발 당신 뭐야?" 나는 갑자기 순식간에 체내의 알코올 모두 분해된 것처럼 정신이 확 깼다. "아저씨....여기...너무...추워요...." 점점 더 다가올 때마다 선명해지는 그녀의 모습은 사람의 몰골이 아니었다. 피부가 심하게 뜯겨있었고, 피부밖으로 노출된 뼈가 여기저기 보였다. 특히 왼쪽 뺨은 피부가 거의 다 벗겨져, 속의 어금니까지 보였다.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렸고, 등골이 송두리 채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나는 등 뒤의 가드레일을 지지대로 삼아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뭐야..씨발!!! 가..가까이 오지마...." 나의 요구에도 그녀는 두발을 질질 끌며 천천히 내 앞 2미터까지 다가왔다. "따다닥...따다닥...따다닥" 오한을 느까는지 그녀의 이빨 부딪치는 소리가 터진 왼쪽 뺨 사이로 새어 나왔다. "아~악!!!!!! 이...씨발 오지마!!!" 나는 내 몸을 제대로 주체할 수 없는 와중에서도 춤을 추 듯 그녀를 향해 발길질을 하였다. 바로 그 때 "이봐요, 아저씨!!!!!!!" 낯선 남자의 부름에 나는 고개를 획 돌렸다. 택시였다. 택시기사가 창을 열고 나를 부르고 있었다. 나는 대답도 없이 미친듯이 택시의 뒷자석에 올라탔다. 나는 타자마자 얼굴을 두 손으로 감사고 그에게 부탁했다. "아저씨!! 아무 병원이나 가요. 빨리요!!" "알았소이다." 택시는 기다렸다는 듯이 미터기를 누르고 잽싸게 출발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뒷창을 통해 그녀를 확인했다. 멀어지는 시야속에서 우두커니 나를 지켜보는 그녀가 보였다. "헉...씨발!!" 나는 재빨리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뭘 그렇게 놀라슈?" 50대로 보이는 택시기사는 나의 안절부절하는 행동이 기이한 듯 물었다. "아저씨, 그 여자 봤어요? 무섭게 생긴 여자.." "무슨 여자요?" "방금 전 내 앞에 있던 여자 말예요!!" "아이고...냄새야....오늘 과음하셨구나. 이마도 다치시고..." 기사는 내 말에 대답할 생각은 하지 않고 룸미러를 통해 내 상태를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저씨!!!!!!! 그 여자 봤냐구요?" "못 봤는데요." 택시기사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의 유난스런 행동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나는 몸을 일으켜 앞 좌석 사이로 고개를 내밀어 다시 소리쳤다. "바로 내 앞에 있었는데 왜 못봐요!!!!" "아이고 깜짝이야!!! 못 봤다니까요...이 양반 많이 취하셨네...시트에 피묻히지 말고 앉아 있어요!! 거 참 젊은 양반이 이 새벽에 뭔 짓이래?" 택시기사의 꾸지람에 나는 앞 좌석 사이에 들이 밀었던 머리를 뒷좌석에 던지듯이 눕혔다. 나는 길게 몇 번의 심호흡을 한 후 조금 전의 기억이 어떤 것이었는지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봐!! 젊은 양반!! 일어나!!" 얼마되지 않은 사이에 나는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기사의 부름에 나는 천근만근같은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거슴츠레 뜬 두 눈에 응급실과 병원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그 병원은 사고지점에서 한 참 떨어진 곳이었다. "뭐야? 누가 여기까지 데려 오래?" 순간 미터기에 찍힌 27,000이란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이런 씨발...사기꾼같으니라고..." 나는 얼른 택시 밖으로 기어나왔다. 따뜻한 곳에 있었기 때문인지 다시 견딜 수 없는 취기가 몰려왔다. 나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비틀거렸다. 운전석에서 내린 택시기사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말을 건넸다. "아무 병원이나 가자며?" 치미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나는 비틀거리며 그의 멱살을 잡기 위해 달려 들었다. "이..씨발....누굴 등처먹으려고.." 기사는 내 두 손을 움켜쥔 채 어이없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야 임마!! 내 택시안에 니 피 묻힌 값은 내놓아야지..." "이...씨발놈..." 그 순간 택시기사는 들것을 밀고 병원 직원이 나오는 것을 보자 나를 밀치고 운전석으로 돌아갔다. "야 임마!! 이따가 정신차리면 돈 받으러 올테니까 치료나 잘 받고 있어." 열린 창문 틈으로 이렇게 한 마디 내뱉더니 그는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차를 몰고 달아났다. 내게 다가 온 직원이 내 얼굴을 유심히 살피더니 물었다. "싸워서 다친겁니까?" 직원의 친절한 물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의 말은 여전히 거칠었다. "몰라..씨발 새끼들아!!!" 이 말을 들은 직원들은 나를 제압하고 들것 위에 눕혔다. 나는 누워서 실려가는 와중에도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 "그 기사 씨발놈...죽여버리겠어....개새끼...." 응급실 내로 들어서자 그제서야 나는 내 두 손과 두 발이 골절환자의 부목처럼 들것에 묶여있다는 것을 알았다. "야...씨발 니들 뭐하는거야?" 직원들은 나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없이 수술실로 나를 이동시켰다. "야... 씨발놈들아!! 나를 왜 묶어? 내가 정신병자야?" 나의 괴성에 그제서야 들것을 밀던 직원 한 명이 내려다보며 답을 했다. "이봐요, 수술하다가 움직이면 당신 얼굴 찢어지는 수가 있어." 수술실로 들어서자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가 났다. 담당 의사에게 나를 맡긴건지 그들은 모두 수술실 밖으로 나가 버렸다. "야!! 이것 좀 풀어줘!!!" 나는 소리를 지르며, 바동거렸지만 도저히 내 힘으로는 벨트의 장력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야!! 이 씨발 놈들아!!" 나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안개가 낀 것처럼 세상이 뿌옇게 변했다. '안개...뭐야? 병원에 웬 안개?' 잠시 후, 내가 잠시 잠잠해지자 한 사람이 조용히 들어와 내 옆에 서서 나를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그 사람 배경에 비치는 조명등 때문에 얼굴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실루엣으로 보아 여자 간호사임이 분명했다. "뭘 쳐다봐?" 나는 아직도 분노를 잠재울 수가 없었다. "뭘 그렇게 빤히 쳐다보나구?" 내 말에 그 검은 실루엣은 아무 말없이 주사기에 약을 채워 바늘을 통해 공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헤이....이 봐...지금 뭐하는거야?" 그녀는 아무런 응답도 없이 주사기 안의 공기를 다 밀어내었는지 조용히 머리를 숙여 나에게 다가왔다. 그 검은 실루엣의 얼굴이 나에게 충분히 가까워지자 나는 비로소 그 실루엣 속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었다.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만일 놀라서 죽는다면 이렇게 죽을 것이다. 그녀의 머리에서 흘러내린 시뻘건 피가 새하얀 얼굴에 수많은 세로선을 긋고 있었다. 귀밑까지 찢어진 입속으로 하얀 치아가 드러나 보였고, 그 하얀 치아 틈 사이로 흘러내린 핏물이 채워지고 있었다. "후..씨발..." 숨소리같은 나의 작은 신음소리와 함께 내 몸을 이루고 있는 모든 근육세포들이 멈춰버렸다. 그리고 난 의식을 잃었다. "이 놈아..정신 차렸냐?" 흐려진 초점이 윤곽을 잡아가자 나는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아버지임을 알아보았다. "개놈의 자식..나이 처먹고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네." 아버지의 푸념에는 이제 이골이 났다. "변변한 직업도 없는 놈이 술처먹고 쌈질이나 하고 다니니.. 이거 원."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순간 오른쪽 이마가 욱신거려 손을 가져다 대었다. 두툼한 반창고가 만져지는 것으로 보아, 어제 다쳐서 꿰맨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싸움 한거 아니거든요.." "이런 미친 놈. 그럼 어디 전봇대라도 들이받았냐?" "에이..좀 그만하세요." 그 때 침대 커튼을 열어 젖히고 누군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간호사였다. "으헉!!!" 나의 비명소리에 간호사가 물었다. "괜찮으세요?" 나는 잠시 긴 한숨을 몰아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보호자분 나가실 때 싸인하시고, 원무과에 치료비 납부하시면 됩니다." 간호사는 사무적인 말투로 아버지에게 말을 건넨 후 뒤돌아 걸었다. "아버지...나가기 전에 여기에 만날 사람이 있어요." "뭐? 누구?" "간호사요. 꼭 봐야 될 간호사가 있어요." 내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이 아버지는 잠시 나를 응시했다. 그리고는 내가 어느 정도 예측한 대답을 날리셨다. "이런 미친 놈. 너같은 양아치 새끼가 간호사를 어떻게 알어? 어디 또 하나 후려서 어떻게 해보려고?" "아버지 그게 아니고.." "그만 닥치고 나갈 준비나 해." 난 아버지에게 저항할 수가 없다. 잘 생긴 외모와 부잣집 아들이라는 이유로 나에겐 여자들이 많이 따랐다. 많이 따른만큼 내 생활은 난잡해져 갔다. 여자를 건드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고, 임신 중절만도 몇 번은 되는 것 같았다. 상습 음주운전으로 몇 개월 실형을 살아본 적도 있고, 조폭 여자를 건드려 살해 위협을 받아본 적도 있다. 아직까지 내가 살아있는 이유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버지가 엄청난 돈을 썼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금액만도 1억 5천이 넘었다. 그런 엄청난 빽이 되어 준 아버지에게 저항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나는 어쩌면 지금 철창 속 어두운 골방에 처박혀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외투를 걸치고 아버지를 뒤따라 나섰다. 그런데 그 때 우리 앞에 경찰 복장을 한 두 사람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김성태씨?" "네?" 경찰의 물음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대답했다. 역시나 옆에 있던 아버지의 호통이 시작되었다. "이런 미친 놈..너 또 사고쳤냐?" 나이가 있어 보이는 한 명이 나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ㅇㅇ경찰서 교통계 최정수 경장입니다. 어제 새벽 ㅇㅇ동, ㅇㅇ대로에서 차로 가로등을 들이받고 도주를 하셨더군요." "뭐요? 제가요? 전 차를 몰지 않았는데요" 이럴 수가....분명히 견인차가 내 차를 끌고 갔는데....이런 혹시 그 견인차 운전자가 불어버린 건가? 아니면 어제 나이트에서 꼬셨던 그 년이 불어버린 것인가? "그럼 이마에 난 그 상처는 뭡니까?" "이..이거요? 술 먹다가 옆 테이블 애들하고 싸움이 붙어서..." "조사하면 나올테니까 일단 서로 같이 갑시다." "아니..내가 운전을 안 했다는데 무슨 증거로 가자는 겁니까?" 내 말에 그 경장은 허탈한 웃음을 한 번 짓더니 말을 이었다. "지금 장난하는거요? 당신 차의 앞유리하고 에어백에 난 핏자국 당신 거 아니면 뭐요? 국과수에 넘겨 볼까요?" "에이...씨발.." 나는 머리를 털 듯이 긁적이며 욕설을 내뱉았다. 옆에 서 있던 아버지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나를 노려보더니 이내 한 마디를 내뱉고 병실을 나섰다. "난 싸인하고 간다." 경찰차에 실려서 경찰서로 향하는 동안 나는 시무룩한 표정을 유지한 채 아무 말없이 앉아 있었다. "서른도 안된 젊은 양반이 경력이 화려하대." 뒷자석의 금속봉에 채워진 수갑이 어제 나를 묶었던 들것의 밸트보다 더 단단히 나를 잡고 있는 듯 보였다. 그 때 나는 궁금한 게 하나 떠올랐다. "아저씨..뭐 하나 물어봅시다." "뭐요?" "내가 사고난 것 누가 불었소?" "누가 불다니?" "아니... 견인된 차 어디서 찾았냐구요?" "뭔 소리야? 당신 차.. 사고 현장에 그대로 있었구만." "뭐요?" 나는 순간 머릿속이 잘 정리되지가 않았다. "아이...씨발...뭐가 어떻게 된거야?" 그 때 문득 나는 머리 깊은 곳에 묻혀져 있는 작은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그래..명함!!" 견인차 운전사가 주고 간 명함..... 나는 이곳 저곳 내 호주머니를 뒤졌다. 이윽고 오른쪽 상의 주머니에서 명함 대신 작은 쪽지가 손에 걸렸다. -사일런트 엔젤 010-9453-xxxx - "뭐야 이거...." 쪽지에 적힌 엉뚱한 메세지는 그 내용만으로 나를 놀라게 만든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 적힌 글씨체는 내 것이었다. 나는 멍하니 고개를 쳐들고 푸념섞인 말을 내뱉았다. "헐..씨발...미치겠네." 이 말에 앞 좌석의 두 경찰이 의아한 듯이 물었다. "이봐 친구, 왜 그래?" 교통계 조사를 받는 내내 나는 무슨 말을 해야 경찰들이 내 말을 믿어줄 것인가만 생각했다. "야...그러니까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레커차가 니 차를 끌고 간 다음 너는 병원으로 택시를 타고 갔고, 그리고 치료받고 아침에 일어났단 말이지?" "그렇다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경찰이 나타나서 왜 차 두고 도망쳤냐고 하더라 이거야?" "아이씨..진짜 미치겠네..." "너, 술 어지간히도 취했나 보다." 이대로 가다가는 나는 가중처벌을 받을 게 뻔했다. 상습 운전으로 실형을 살았는데 이번엔 좀 세게 맞을 수도 있다. "야 임마...대한민국에서 가장 효과만빵의 정상참작이 뭔지 알아?" "...." "초범이라는거야. 대한민국 그 어느 판사도 초범에 대해서는 관대해. 그런데 너 같은 놈은 일말의 정상참작의 여지도 없어." 나는 교통계 경찰을 응시한 채로 조용히 눈을 감고, 입술을 깨물었다. 여전히 나는 그의 불친절함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잠시 후 나는 억지로 평안한 표정을 지은 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저씨...한 번만 봐 줘요..제가 누굴 친 것도 아니잖아요. 제가 운전을 했다는 증거도 없잖아요. 피 묻은 것도 다른 사람이 운전해서 다친 거라고 하면 되잖아요. 저 이번에 들어가면 인생 종칠지도 몰라요." 그러자 경찰은 몸을 뒤로 눕혀 의자에 기댄 채 팔짱을 끼며 답을 했다. "거참.....내가 할 말이 없다." 눈을 뜨고 애원하는 듯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는 동안, 나는 순간 그와 겹쳐서 뒷배경에 보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아저씨...." "뭐?" "아저씨...머리 좀 치워봐요.." "뭐 새꺄?" "빨리 머리 좀 치워봐요!!!" 내 눈동자의 초점이 자신의 등 뒤로 향해 있음을 안 그는 몸을 돌려 나와 같은 방향으로 시선을 맞추었다. 얼굴만 확대되어 덩그렇게 붙어있는 벽보. -사람을 찾습니다- 이름 : xxx 나이 :.... 벽보 속의 여자. 어디선가 본 낯익은 얼굴...긴 생머리...짙은 눈썹... "으아~~~~~악!!" 나는 비명을 지르며 작은 철제 의자와 함께 튕기 듯 뒤로 나동그라졌다. "야 임먀!! 왜 그래?" 바닥에 주저앉은 자세로 나는 손가락으로 벽보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저..여자 어제..봐..봤어요!!!" "뭐?" 내 말 한마디에 나는 교통계에서 형사계로 넘어갔다. 형사계로 넘어가자 조금 전의 교통계 조사가 얼마나 친절한 대우였는지를 바로 알게 되었다. 강력계 형사들은 눈빛부터가 달랐다. "너, 이 여자 본 곳 어디야?"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한 형사가 벽보에 붙어있던 같은 전단지를 내 앞에 밀어 보이며 물었다. 무섭게 치켜 뜬 눈과 까칠하게 돋아난 수염이 그를 더욱 경계하게 만들었다. "어제....제가 사고 난데서요..." 내 목소리는 이미 주눅이 들어 있었다. "지금 거기로 안내해." 말 한마디에 생각보다 일이 커지는 듯 싶었다. 20여명의 의경들과 강력계 형사팀이 사고현장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형사들과 같이 차를 탄 나는 몸둘 바를 몰랐다. "너, 그 여자 어떻게 봤어?" 앞좌석에 탄 중저음의 그 형사가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나에게 물었다. "그게..저...." "확실히 그 여자 맞지?" "예. 맞아요. 그런데 살아있는 사람 같지가 않았어요." "뭐가?" "물에 빠져 한 참 뒤에 발견된 사람처럼 창백한 얼굴에 여기저기 살이 뜯겨 있구요..." 설명을 하는 와중에도 나는 그 여자가 머리에 떠오르자 소름이 밀려왔다. 나의 머뭇거림에 형사가 말을 재촉했다. "계속 말해봐." "물에 젖은 원피스 차림으로 저한테 춥다면서 발을 질질 끌며 다가오는거예요." "그래서?" "그래서라뇨? 전 너무 무서워서 택시타고 도망쳤죠." 내 말이 끝나자 그 형사는 한 숨을 길게 내쉬더니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 때 운전을 하고 있던 다른 형사가 그에게 물었다. "마두, 그 자식이 한 말과 똑같네요." '마두?' 생소한 이름에 나는 귀가 쫑긋해졌다. "너 귀신 볼 줄 알아?" 중저음의 그 형사가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을 내게 던졌다. "예?" "사람같지가 않았다면서?" "그렇긴 한데..." 그러고 보니 어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은 내 부족한 아이큐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것들이었다. 물에 불은 시체같은 여자. 병원에서 봤던 등골이 얼어붙는 듯한 끔찍한 형상의 그 간호사. 생각만 해도 온 몸에 소름이 쫘악 돋았다. 그리고 내 차가 왜 거기 그대로 있는거지? 이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그냥 가위에 눌린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되나? 그런데 꿈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생생했고, 현실적이었다. 그들이 다 죽은 여자라면......그렇다면 내가 정말로? 그리고 앞 좌석에 앉아 있는 형사들은 뭔 가? 나의 허무맹랑한 꿈같은 얘기에 뭔 개소리냐며 호통 한 번 치지 않는가? 그리고 귀신 볼 줄 아냐는 질문은 또 뭔가? 거대한 음모가 서려있는 무서운 사건에 떠밀려지는 듯한 이 기분은 또 뭔가? 당분간 술을 끊어야겠다. 사고현장에 도착한 형사들과 의경들은 주변을 이 잡듯이 뒤졌다. 특히 도로와 인접한 개천의 풀숲은 경찰들의 주 수색 대상이었다. 10여 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여깁니다!!!!!" 한 의경의 외침에 모두들 먹이를 발견한 승냥이 떼처럼 풀숲 사이에 긴 선을 그으며 한 곳으로 몰려들었다. 가드레일에서 지켜보던 나도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풀숲으로 뛰어들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하천 정화조가 눈에 들어왔다. 그것을 발견한 의경이 시뻘겋게 녹슨 정화조의 뚜껑을 열어놓은 채 코를 움켜쥐고 있었다. 나를 포함한 거기에 있는 모든 이가 본 것은 부패되어 썩어가는 한 여자의 시체였다. 더욱 나를 경악케 만든 것은 지금 내 눈앞의 썩어가는 이 시체가 어제 나에게 살아서 걸어왔던 그 여자라는 것이다. 갑자기 입에서 토사물이 쏟아졌다. 시각적인 자극은 견딜 수 있었지만, 후각적인 자극이 내 위장을 파도치게 만들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 있는 의경 다섯 명 정도가 고개를 돌리고 연신 구역질을 해댔다. 경찰서로 돌아오는 동안 나는 넋나간 사람처럼 눈의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었다. 사건현장에서 쏟아낸 토사물 때문인지 시큼하고 역겨운 냄새가 아직 코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너 음주운전한 거 없던 걸로 할테니까, 집에 돌아가면 항상 핸드폰 켜 놓고 기다리고 있어." 그 중저음의 형사가 나에게 제안을 했다. "저 보내주시는 건가요?" "그래. 그런데 필요하면 다시 부를거야." 그제서야 나는 정신이 번뜩 들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안도감이 밀려오면서 동시에 몇 가지 궁금증이 떠올랐다. "그런데 아저씨. 그 시체 뭐예요? 살해당한 거예요?" "아직 몰라. 김나연이라는 여자인데 실종 신고 후 3개월 만에 찾은거야." "딱 봐도 이건 살인사건이잖아요." "국과수 조사가 끝나봐야 돼." 갑자기 소름끼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아..아저씨... 그럼 제가 귀신을 본 거예요?" ".........." "아저씨 말 좀 해봐요." "귀신이든 아니든 이번 사건 해결에 니가 도움이 된 건 사실이야. 그건 고맙게 생각한다." 형사의 대답에서 그가 뭔가를 감추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졌지만 나는 더 이상 알고 싶지가 않았고, 물어본다 하여도 그가 대답해 줄 것 같지 않았다. 다시 한동안 나는 침묵 속에 빠져 들었다. 한 동안 이어지던 어색한 침묵을 깬 것은 나의 궁금증이었다. "아저씨 그런 시체 많이 봐요?" 뒷좌석에 앉아있는 나의 질문에 형사가 고개를 잠시 돌려 피식 웃음을 보였다. "그런 걸 왜 물어?" "그냥 궁금해서요. 아까같은 시체보면 꿈에 안 나타나요?"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지. 그런데 그건 그나마 양호한거야." 형사는 시선을 다시 앞으로 돌려 팔짱을 끼며 말을 이었다. "목 매달아서 목이 1.5배나 늘어난 상태로 혓바닥을 턱 까지 길게 내밀고 나를 쳐다보는 시체 한 번 봐봐. 그건 진짜 꿈에 나타난다." "에이...겨우 그 정도예요?" 나의 비아냥거림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말을 이었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는데 순경 시절에 집에 누가 침입했다는 여자의 신고전화를 받고 출동한 적이 있었지. 조그만 벽돌식 단독주택이었는데....현장에 갔더니 불은 꺼져 있고, 문이 잠겨 있는거야. 원래 수색영장없이 함부로 들어가면 안되는데 그 날은 느낌이 안 좋더라구. 나는 방범창을 부수고 조심스럽게 창문을 통해 들어가려고 시도했어. 그런데 큰 장롱 하나가 창문을 반 쯤 막고 있는거야. 난 그것을 간신히 밀어내고 창문 안으로 발을 간신히 내딛었는데, 순간 윤활유같은 무언가에 미끄러져 방안으로 굴러떨어지듯 넘어졌지. 나동그라져서 뒤로 누운 상태가 된 나는 옆에 무엇인가를 감지하고 고개를 돌렸는데 난 그 때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처참하게 살해되어 누워있는 피범벅이 된 여자 시체와 눈이 마주친거야." 얘기를 듣고 있던 나는 마치 그 때 그 형사가 된 기분처럼 소름이 끼쳤다. "눈을 동그랗게 부릅뜨고 죽었는데, 마지막 숨이 새어나오는건지 입에서 피거품이 부글거리는 소리가 나더라구." 형사는 잠시 입을 굳게 닫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1년 가까이 꿈 속에 그 여자가 그 얼굴, 그 모습으로 나타나 나를 괴롭혔지." 나는 으스스한 기운에 입을 열지 못했다. "너 좀비 영화 봤냐?" "네..." "고통이 극도로 심해지거나 죽음에 임박하게 되면 엄청난 양의 엔돌핀이 뇌에서 분비되지. 엔돌핀 때문에 고통을 못느끼는거야. 전쟁 영화보면 폭탄 맞아서 자기 팔이 떨어져 나간 줄도 모르고 남은 한 손으로 총 들고 진격하고 있잖아. 교통사고도 마찬가지야. 트럭에 치어서 하반신이 짓이겨져서 떨어져 나갔는데도, 그것도 모른 채 숨이 멎을 때까지 도로 위를 두 팔로 기어다니는 사람도 있어. 좀비처럼 말야." 나는 잠시 할 말을 잊고 침을 한 번 꼴깍 삼켰다. "워, 워, 워...형사도 할 짓 못 되네요." 나의 장난끼 어린 말투가 내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을 알아챘음에도, 그는 더 잔인하게 나를 압박했다. "그나마 형사는 좀 낫지. 현장 정리가 어느 정도 된 다음에 출동하니까. 신고 받고 처음으로 출동하는 순경들은 뭘 보겠냐? 투신해서 머리가 으깨진 시체, 불에 타서 검게 그을린 피부가 벗겨져 나가 속살을 드러낸 시체.... 나도 그런 끔찍한 광경은 대부분 순경 시절에 본거지." 몇 마디의 대화가 끝나자 경찰서에 가까워지는 듯 했다. 경찰서에 정문에 도착하자 그 형사는 나에게 조금 전의 약속을 재확인한 후 나에게 항상 대기하고 있기를 부탁했다. 나는 안부인사를 한 후 차문을 열고 내렸다. 문을 닫으려는 순간 나는 중요한 질문거리가 하나 떠올랐다. "아저씨. 제 차 어디서 찾아가야 되요? 그거 비싼건데.." "기다려 임마. 조사가 끝나면 교통계에서 연락이 갈거야. 다음에 다시 보자." 경찰 지프차가 멀어지는 것을 보자, 나는 상의 주머니에 집어넣은 오른손의 중지를 치켜올렸다. "조까 씨발..내가 다시 오나 보자." 나는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진짜로 내 차 어디 있는거야?" 내 차량의 소재가 궁금하긴 했지만, 이 순간 나를 더 궁금하게 만드는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지금 웃옷 주머니 속에서 매만져지는 작은 쪽지의 내용이었다. -사일런트 엔젤 010-9453-xxxx - "그런데 씨발, 도대체 이게 뭐지?" 몇 초동안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호기심을 참지 못한 나는 이내 휴대폰을 꺼내 쪽지에 적인 숫자대로 버튼을 눌렀다. '뚜루루루....뚜루루루루....뚜루루루루.....' 발신음이 반복되면서 왠지 모를 긴장감이 감돌았다. "여보세요." 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거기가 어디죠?" 나는 조심스레 그에게 물었다. "너 누구야?" "그냥 사일런트 엔젤을 찾고 있어요." 갑자기 내 고막을 찢는 듯한 그의 폭언이 들려왔다. "너 누구야!! 개새끼야!!!" "헐..." 나는 얼른 휴대폰의 폴더를 닫아버렸다. "헐..씨발 놈. 졸라 까칠하네." 그런데 나의 독백이 끝나기가 무섭게 휴대폰이 요란한 벨소리를 울려댔다. 조금 전 그 번호였다. 받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그런데 왠지 모르게 받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기 시작했다. "여...여보세요?" "너 이 번호 누구한테 얻은거야?" 그 까칠한 남자였다. "아니 그냥 제 호주머니에 매모 쪽지가 있어서...뭔가하고 연락한건데요?" "사일런트 엔젤은 어떻게 알아?" "그냥 누가 알려주고 간 거예요. 저도 잘 몰라요." ".........." 휴대폰 송화기를 손으로 막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지, 아니면 그냥 말을 하지 않는건지 그는 잠시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여..여보세요?" 나는 그를 불렀다. 그제서야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저녁 6시에 ㅇㅇ역 3번 출구로 나와 있어." "제가 거길 왜 가요?" "죽고 싶지 않으면 나와 있어." "뭐..뭐라구요?" 내 대답을 무시한 채 통화는 종료되어 버렸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나는 잔잔한 연못에 조금만 파문이 일 듯 소리없이 두려움이 몰려왔다. 작은 실밥을 잡아당겼더니 걷잡을 수 없이 옷감이 풀어 헤쳐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휴대폰을 들고 한 동안 멍하니 자리를 지키던 나는 굳은 결심을 하고는 발걸음을 집으로 향했다. "미쳤어? 내가 거길 왜 가? 씨발 놈들....내가 겁 먹을 줄 알고?" 내 스스로를 이렇게 다독거리며 나는 집으로 향했다. 택시 요금이 없어서 나는 버스를 타고 갔다. 얼마만에 타는 버스인지 모른다. 고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를 졸라 자가용을 샀다. 여자를 유혹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차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버스를 탄 기억이 없다. 사실 학창시절에도 버스를 탄 기억이 거의 없다. 아버지가 늘 학교까지 자신의 차로 바래다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 것에 너무 익숙해진 나는 커다란 운송수단에 몸을 맡긴 채, 여러 사람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각자의 목표지점으로 향하는 광경이 너무나도 어색하게 느껴졌다. 오른쪽 이마에 두툼한 반창고를 붙인 채 서 있는 내 모습을 주변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띵동!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버스 소리에 섞여 휴대폰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 -오빠^^; 경찰서 가면 나 아빠한테 죽거든. 도망쳐서 미안^^ 연락줘 ^^- "씨발년....."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욕설에 주변 사람들이 긴장하는 눈치였다. 집 근처에 도착한 나는 절친한 친구인 준호를 실내 포장마차로 불러냈다. 그 놈도 나처럼 변변한 직업없이 집에 돈이 많다는 이유로 놀고 먹는 녀석이었다. "야! 왠일로 포장마차냐? 돈 떨어졌냐?" 준호는 인사 대신 나를 비야냥거리며 원형의 간의의자에 앉았다. "이마는 왜 그래?" "헐..씨발 말도 마라. 새벽부터 지금까지 온갖 쇼를 다하고 다녔다." "뭔 일이야?" "우선 술 좀 시키고 진정 좀 하자." "아니 다친 놈이 뭔 술이야?" "아이..씨발 닥치고 그냥 조금만 하자. 맨 정신에 있을 수가 없어." 몇 시간전의 술을 끊어야겠다는 다짐은 온데간데 없었다. 나는 준호와 함께 소주를 들이키며 무용담처럼 내 얘기를 늘어놓았다. 준호는 기이한 미스테리라도 듣는 것처럼 어린 아이처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내 말을 듣고 있었다. 얼마가 지난 후 약간의 취기가 올라오자 나는 시계를 들여다 봤다. 7시가 조금 넘었다. 갑자기 술이 깨는 듯 했다. "헐...7시가 넘었네." "너 씨발...아까 니가 말한 새끼가 약속한 시간이 6시 아니었어?" 나는 애써 평온함을 유지하려 했으나 밀려오는 두려움을 막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집으로 가는 길은 길고 어두운 좁은 도로변 길이었다. "준호야. 우리 집까지 차 좀 태워주라." "씨발 놈. 이젠 나까지 음주운전시키네. 알았어 임마." 나와 준호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실내 포장마차 밖으로 나섰다. 그러나 나는 우리를 따르는 몇 개의 검은 그림자를 미처 살피지 못했다. 우리의 차량이 어두운 도로변 길에 진입하자 갑자가 낯선 차량 한대가 우리 앞을 가로 막았다. 미처 그들이 누구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서너명의 건장한 놈들이 준호의 차로 달려들었다. 갑자기 앞유리의 파열음이 들렸고, 파편처럼 유리조각이 내 얼굴을 향해 쏟아졌다. 차 문을 열고 뛰쳐나가려 하자 눈 앞에 솥뚜껑만한 손이 순식간에 다가와 내 얼굴을 강타했다. [출처] 웃대 공게 베스트 | 하드론 ________________________ 후아. 이제 됐어 숨 좀 쉬어. 여러분 숨 막힐까봐 끊었다 ㅋㅋㅋㅋㅋㅋ 너무 길면 글 안올라갈까봐 불안하기도 하고 ㅋ 자 들숨날숨 후 하 후 하 하고 무서우니까 곧 다시 올게 ㅋㅋㅋ 내일 또 올테니까 정신줄 똑띠 잡고 기둥기고 있어잉 혼자 보면 무서우니까 꼭 기다렸다가 같이 봐!! 나 오늘 불켜고잔다 물론 매일 불켜고 잠ㅋㅋㅋㅋㅋㅋ 그럼 아윌비백 - 전편 링크 - 안개 1화 안개 2화 안개 3화 안개 4화 안개 5화 (완결)
퍼오는 귀신썰) 빗속의 히치하이커 태워준 썰
나 몰랐어 정신차려보니 7월이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요즘은 귀신보다 시간이 더 무서운 것 같아 라고 쓰고보니 귀신도 너무 무섭다 ㅋㅋㅋㅋㅋ 그냥 둘 다 무서운걸로 하자 ㅋ 오늘도 단편을 가져왔어 내 맘에 드는 장편을 찾기 전까지는 이렇게 계속 단편을 가져오도록 할게 아예 안오는 것 보단 단편도 같이 읽는게 더 좋을 듯 ㅋ 그나저나 왜 요즘 알림이 안간다는 사람이 많지? 귀신 장난인가 ㅠㅠㅠㅠ 암튼 시작할게, 오늘은 으스스하지만 조금은 따뜻한 이야기라규 _______________________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일입니다 당시 저는 경북 구미에 살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아내가 된 여자 친구는 당시 전남 완도에 살고 있었는데, PC통신 천리안의 동호회 활동으로 알게 되어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거리가 멀기에 데이트를 하려면, 차를 갖고 있는 제가 주말마다 구미에서 완도로 왕복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완도로 가는 길은 하나뿐이었습니다. 88 고속도로를 타고 광주, 나주, 해남을 거쳐 남창까지 가면 완도로 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길이 새로 생겨서 많이 좋아졌지만, 당시에만 해도 나주만 벗어나면 완도까지 차 두 개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고 구불구불한 길이었습니다. 밤에는 조명이라곤 멀리서 보이는 인가의 희미한 불빛 뿐, 가로등이 없이 왠지 모르게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길이었습니다. 그날은 여름 장마철이었습니다. 토요일인데도 그날따라 일이 좀 많아서 늦게 출발했습니다. 지리산 휴게소를 지날 때부터 장대같은 비가 계속 쏟아졌습니다. 광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자정이 훌쩍 지나가 있었고, 비는 하염없이 쏟아지고 있었지요. 천둥번개까지 쳐가면서……. 어차피 날이 밝아야 그녀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서두를 이유가 없었습니다. 느긋하게 스쳐가는 풍경들을 즐겼습니다. 그녀가 사준 테이프를 들으며 휘파람도 불어가면서……. 저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씨를 좋아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학생……. 학생인지 청년인지 잘 모르지만, 어려 보였고 20살은 넘지 않아 보였으니 그냥 학생이라고 하겠습니다. 그 학생을 만난시간이 새벽 2시에서 3시쯤이라고 짐작됩니다. 시계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거리상으로 짐작만 할 뿐입니다 13번 국도를 따라서 막 고개를 하나 넘고 있었는데, 이 고개만 넘으면 해남이었습니다. 커브 길을 돌아가는 순간 내차의 헤드라이트 빛에 그 학생이 비쳐보였습니다. 우산도 없이 오는 비를 다 맞아가면서 태연히 손을 들더군요. 마치 택시를 잡듯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길가에 서서 말이죠. 이 시간에? 이 산속에?  폭우까지 쏟아지는데?? 난 미친놈도 다 있고만.  하면서 그냥 지나쳤는데 스쳐지나가면서 언뜻 본 그 학생의 눈빛이 뇌리에 꽂히고 말았습니다.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짧은 순간에 그것도 비까지 쏟아지는 한 밤중에 그 학생과 눈이 마주칠 수 있다니 지금 생각해도 의아할 따름입니다. 그 불쌍한 눈빛에, 어차피 조금만 더 가면 해남인데 태워주자. 라는 마음으로 내키진 않았지만 차를 돌렸습니다. 저는 그 학생이 해남에 가는 거라고 생각했고, 그건 너무도 당연한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제 생각은 틀렸습니다. 그 학생은 스스럼없이 조수석에 올라타더니 한마디 툭 던지는 거였습니다. "아저씨,  땅 끝 마을요."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짧고 가녀린 음성. 그 한마디뿐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창 쪽으로 고개를 돌려 바깥만 바라보더군요. 땅 끝 마을? 이게 택신줄 아나? 혼자 속으로만 궁시렁거리며 계속 달렸습니다. 완도 가는 길에 땅 끝 마을도 있으니 어차피 가는 길이니까 넘어가자. 조금 괘씸하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최소한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해야 하잖아요. 무슨…….  제가 택시도 아니고 말이죠. 하지만 조수석 창에 비친 그 학생의 표정은 굉장히 슬퍼보였습니다. 그 표정에 말문이 막히더군요. 캄캄한 밤이었고, 비 까지 내려서 몇 미터 앞도 잘 안보일 텐데도  창에 비친 그녀석의 눈동자는 아주 먼 곳을 바라보는 것 같았습니다. 뭐……. 실연이라도 당했겠거니, 그래서 술이라도 한잔 했겠거니 ,그렇게 생각하면서 달렸죠. 그 학생도 날 신경 안 쓰는 거 같았고,  옆에 아무도 없다 생각하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계속 달렸습니다. 남창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비는 거의 잦아들었고 대신 새벽녘의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구름 속을 달리는듯이 지독한 안개였지요. 저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땅 끝 마을까지 태워줄까…….  여기서 내리면 꽤나 걸어가야 할 텐데……. "학생, 난 완도로 가야하는데…….  어떡할래?  여기서 내릴래?  집까지 태워다 줄까?" 그 녀석은 저를 한번 돌아보더니 미소를 짓더군요. 그 학생의 얼굴을 그때 처음으로 바로 본거였는데 제법 준수한 용모였고,  무엇보다도 창백해보였습니다. 그럴 만 했습니다. 아무리 여름이지만 오밤중에 그 폭우 속에 서 있었으니... 좀 걱정이 되어서 한 번 더 물어봤습너다. "안 좋아 보이는데…….  괜찮겠어?  집까지 태워다 줄께…….  어차피 난 시간 많어. " 그러면서 차를 땅 끝 마을 쪽으로 돌리려는데, 괜찮다면서 여기서 가까우니 내려달라고 하더군요. 저야 좋죠.  교차로에서 내려주고 다시 한 번 물었죠. 고개만 까딱거리더군요. 내려주고 교차로를 지나오면서 룸미러로 뒤를 봤는데.  분명히 금방 내렸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교차로를 건너서 차를 세우고는 내려서 건너편을 봤지만 역시 안보이더군요. 자욱한 안개 때문에 바로 앞도 제대로 안 보이는 상황이어서 크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내리자마자 뛰어갔겠지. 그렇게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서둘러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완도 읍내에 도착하니 새벽 5시가 다되어가더군요. 적당한곳에 차를 주차시키고 창문을 조금 열어놓고 의자를 뒤로 젖혀 잠을 청했습니다. 두어 시간 자고 일어나면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얼마를 잤을까..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깼습니다. 희뿌옇게 날이 밝아오는 가운데,  그 학생이 차창을 노크하듯이 두드리면서  자고 있는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거의 기절하는 줄 알았지요. 화들짝 깨어나서 놀란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창문을 내렸습니다. 비몽사몽간에 떠듬거리면서 횡설수설하는데, 그 학생이 씩 웃더니 고마웠다고 그러더군요. 아무도 태워주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제가 태워줬다고 하는 겁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말 한마디 않더니, 고맙다는 말 하려고 다시 온 건가 싶었습니다. 어떻게 돌아왔냐고 물어 보려는데 녀석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갑니다. "비오면 88고속도로로 가지 마세요." "응? 뭐? 비?  왜?" 그리고 녀석은 뒤돌아 갔습니다. 왠지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차문을 열려는데, 이런.. 문이 안 열리는 겁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순간 당황되더군요. 문을 열려고 용을 쓰다가 잠에서 깼습니다. 네…….  그건 꿈이었어요. 퍼뜩 문부터 열어봤죠.  아무 이상 없이 잘 열렸습니다. 꿈이 너무 생생했습니다. 꿈에서처럼 희뿌옇게 날이 밝아오고 있었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꿈인지,  현실인지 한동안 헷갈렸습니다.   애초에 그 녀석을 태운 것부터가 꿈이었을까요? 그래…….  녀석이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 해서 꿍한 제 맘에 걸렸었나 봅니다. 그렇게 또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잊었습니다. 그 후론 그녀와의 즐거운 일요일이었습니다. 다음날 출근도 해야 하기 때문에 데이트하다가 저녁에 출발해야 했죠. 헤어지기 전에 커피를 마시면서 그 학생을 태웠던 일.  꿈에서 녀석이 했던 말. 지난밤에 겪었던 일들을 그녀에게 들려줬습니다. 마침 화창했던 날씨가 궂어지더니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여자친구는 심각한 표정이었습니다. 때마침 빗방울도 떨어지기 시작했고 그녀는 한사코 88고속도로로 가지 말라는 겁니다. 내가 아는 길이 그거밖에 없는데, 사실 순천으로 해서 구마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길이 있는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가지 않아서 그 방향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여자친구의 부탁 때문에 88 고속도로가 아닌 구마고속도로로 갔습니다. 처음에는 88로 가고 그녀에겐 순천으로 해서 갔다고 그럴까. 생각도 했지만 그녀를 속인다는 게 내키지 않아서 초행길이지만 순천으로 방향을 잡고 출발했습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고 마산을 지날 쯤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가 들려왔습니다. 고령터널 입구에서 유조차가 포함된 7중추돌사고가 났다는 것입니다. 유조차 뒤집어지고 사상자 수명…….  교통통제되고 있다고. 내가 88고속도로로 갔다면 지금쯤 나도 그 근처를 지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설마 우연이겠지.  우연일거야.   그렇게 또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그 일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잊었지요.  2년 동안은. 그 학생과 다시 얽힌 것은 2년이 지난 여름 휴가때였습니다. 친구들과 휴가날짜를 맞춰서 땅끝 마을로 휴가를 갔습니다. 사실 친구들에게 그녀를 자랑도 할검 소개해주기 위한 계획이었지요. 땅 끝 마을에서 가까운 곳에 해수욕장도 있고,  완도로 가서 바다낚시도 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도 늦게 도착했지요.  항상 그렇습니다.  그쪽으로 가면... 새벽같이 출발하지 않으면 항상 한밤중에나 도착합니다. 급히 구하느라고 조립식으로 대충 지은 허름한 민박에 간단한 짐들을 풀었습니다. 너무 피곤했던지 바로 눕자마자 잠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꿈 속에서 뜻 밖의 인물을 만났습니다. 2년 전 그 학생을 또 만났습니다. 꿈에 그 학생은 화난모습이었습니다. "여긴 뭐하러 왔어요?!!" 지금 당장 나가라면서 나를 힐난하듯이 몰아세우더군요. 그러다가 잠에서 깼는데…….  시간이 꽤 된 것 같았는데 밤 2시밖에 되지 않았더군요. 난 이번에는 그냥 꿈이겠거니…….  하고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부랴부랴 자고 있는 친구들을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은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그도 그럴 것이 잠들지 두어 시간밖에 안되었는데 깨웠으니……. 난 아직 잠에서 들깬 친구들에게 두서없이 꿈 이야기를 하며 예감이 안 좋으니까 빨리 나가자고 닦달했지요. 당연히 친구들은 나를 미친놈 보듯이 했습니다. 오밤중에 꿈 이야기를 하면서 나가자니 제가 생각해도 제정신이 아닌 소리였죠. 그래도 난 끝까지 고집을 피워 친구들을 하나씩 끌어내다시피 하면서 마당으로 나왔습니다.  끌려나온 친구들은 마당 한편에 있는 툇마루에 앉아 잠에 취한 표정으로 욕지기를 하면서 담배를 피워 물고 있었고…….  바로 그때! 그때였습니다. 우리 옆방에서 순식간에 불길이 치솟은 것은.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고, 그 불은 순식간에 우리 방으로 까지 옮겨 붙었습니다. 그 일들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난 조립식 건물이 왜 위험한가를 그때 확실하게 깨달았지요.  불은 정말 순식간에 번집니다. 자고 있던 팬티바람의 사람들이 황망하게 뛰쳐나왔지만……. 이미 상당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병원에 실려 간 부상자 중 결국 한분은 돌아가셨답니다. 그 화재사건으로 우리들의 휴가계획은 엉망이 되었지요. 전 그 학생 얘기와 꿈 이야기들을 친구들에게 자세히 들려줬습니다. 그 중 한 친구가 그 학생을 한번 찾아보자고 제안했고, 어차피 휴가계획은 다 망쳤으니 다들 그러자고 찬성했습니다. 그렇게 동네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수소문한 결과 알게 된 사실은, 15년쯤 전에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는 25년쯤 전이 되겠군요. 해남 근처에서 실족사한 고등학생이 한명 있었다고 합니다. 여자 친구에게 차이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도로 옆 절벽으로 떨어졌다고 하는데  자살이라고도 하고 사고라고도하고……. 아무튼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사건 당시에도 말들이 많았는데 경찰에서는 자살로 결론지었다고 하더군요.  그 학생 집이 땅 끝 마을에 있었고,  아버지는 안계시고 어머님과 단둘이 살았다고 하는데, 그 일이 있고 어머님은 종적이 묘연해졌다고 합니다. 그 이상은 자세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두 번 다시 그 학생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요즘같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여름밤이면 가끔씩 그 학생 생각이 납니다. 내가 정말 그 학생을 태웠던 게 맞는가 싶기도 하고……. [출처] 히치하이커 | 작성자 : 하뉘바람 _________________________ 슬픈 눈이 사랑에 무너진 눈이었구나 가여워라... 차 태워줬다고 끝까지 돕는 걸 보니 참 착한 아이였나봐 슬프게 ㅠㅠㅠㅠ 비에 젖은 사람 태우면 차 안도 온통 다 젖는데 작성자도 착한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 잘 되어 다행이네... 암튼 그 뭐시냐 요즘 알림 설정 해놨는데도 알림 못받는 분들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어 알림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 분들도 계시는 것도 봤고 ㅋㅋㅋ 우선 알림 설정을 어떻게 하냐면, 여기 클릭해서 들어가시면 팔로우 버튼이 있어! 팔로우 누르고 알림받기하시면 알림을 받으실 수 있다는 사실! 암튼 그건 그렇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림을 못받는다는 분들이 계셔서 고민해 봤는데 지난번처럼 댓글로 불러 줄까? 댓글로 부르는건 알림 받기 싫은 사람들도 부르게 돼서 미안해서 모으기만 하고 ㅋㅋㅋ 잘 안썼는데 원하시면 댓글로 불러 줄게유 댓글로 불렀으면 좋겠다는 분들 댓글 남겨 주시길 ㅋㅋㅋㅋㅋㅋㅋㅋ 댓글댓글댓글댓글 댓글을 몇번 쓴거냐 암튼 그러합니다 그럼 주말 잘 보내고... 아윌비백
퍼오는 귀신썰) 도깨비집에서 보낸 10년
아껴두고 있던 이야기를 가져왔어. 시리즈는 아니고 단편인데,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달까. 글쓴이의 시간을 담담하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끝이 나 있고, 마음에 뭔가가 던져진 느낌. 같이 볼래? 보자! ㅎㅎ ____________________ 내 나이 8살 때의 일이다. 그 당시 우리집은 암울하기 그지없었다. 대대로 경영하던 포목상을 접고 조상님들 뵐 낯이 없다며 실의에 빠져 술로 날을 보내던 할아버지는 어느날 주무시듯 돌연히 가버리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도 뒤를 따르듯 조용히 떠나셨다. 늘 나를 업어주고 안아주기만 하던 다정한 할머니의 죽음에 나는 울고 또 울었다. 돌아가시기 전날, 언제나처럼 나를 불러 무릎에 앉히고는 네가 이 집 장손이니 정신차리고 어머니 아버지 잘 도와드리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던 그 말이 유언이 될 줄이야. 아버지는 슬퍼하고만 있을 수도 없었다. 장사를 그만두었으니 나와 2살 위의 누나, 그리고 또 동생을 가진 어머니를 어떻게 먹여살릴지 막막했다. 더구나 집을 팔아 포목상을 정리할 때 들었던 빚을 갚고 나면 곧 5식구가 될 가족이 갈 곳을 찾아야 했다. 그런 아버지에게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오랜 친구분이 찾아오셨다. 여기서 멀리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값도 아주 싸고 좋은 집이 하나 있다는 것이다. 썩은 동앗줄이라도 부여잡고 싶었던 아버지는 두말없이 그 분을 따라나섰다. 현재의 서울 모처에 있는 그 곳은 그 당시 허허벌판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집은 꽤나 크고 깨끗했고, 가격이 헐값이나 거저없는 가격이었다. 아버지는 놓칠세라 재빨리 이 집을 샀다. 며칠 뒤 할아버지 친구분은 이사 준비를 시작한 우리집에서 술을 마시며 귀띔을 해주셨다. 사실 그 집은 도깨비터에 지어진 도깨비집이라는 것이다. 도깨비집은 집주인이 잘하면 주인을 부자로 만들어주지만 주인이 제 분수를 모르고 헛되이 살면 주인의 가세를 기울게 해 주인을 내친다고 한다. 허나 아무리 선량하고 좋은 주인이라도 그 주인이 10년만 그 집에 머물 수 있고, 10년이 지나면 새 주인이 들어오게끔 주인을 내쫓는다나. 전 주인이 도깨비터라는 말을 듣고 그 땅을 사 거기에 집을 지었는데, 돈을 좀 만지게 되자 도박판을 전전하고 기생을 데려와 축첩을 하자 4년이 채 안되어 집이 망하고 종손이 급사하여 그 집을 팔고 떠났다고 한다.주변 사람들은 전 주인이 쫓겨난 것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그 말을 듣고 술김에 그저 웃기만 하셨단다. 노인의 부질없는 이야기로 흘려버리기엔, 한편으로는 새 집에서 그것을 시험해보고 싶으셨다고 했다. 새 집에 오고 나서 어머니는 이상한 꿈을 꾸었다고 했다. 꿈 속에서 이상하게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키가 엄청나게 크고 덩치도 큰 사람이 다짜고짜 안채 문을 열고 들어왔단다. 그러더니 어머니한테, '맏며느리야, 이제 너희 집안이 실(絲)장사는 운이 다 했으니 먹는 장사를 해라. 사람이 헐벗어도 서럽지만 굶는 게 더 서럽지 않겠니' 하더니 갑자기 여닫는 사람도 없는데 온 집안 문짝이란 문짝들이 쾅 하고 일제히 닫히더라는 것이다. 그 쾅 소리에 깬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꿈 이야길 했더니 아버지가 '그러잖아도 밥장사하자고 하려고 했더니만 잘 되려나보다' 고 좋아하셨단다. 아직 밥장사를 제대로 시작할 여력이 안되어 어머니가 새벽마다 두부를 만들어 아버지가 내다팔았는데, 이상하게도 두부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잘 만들어졌고 또 잘 팔렸다. 옛날에는 일일이 불을 때어 요즘처럼 화력이 일정치 않아 자칫 끓이다 거품이라도 잘못 생기면 두부가 잘 만들어지지 않고 쉬어버리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 새 집에 와서는 콩을 불려 두부를 만들면 백발백중, 실수하거나 상하는 일이 없이 두부가 어찌나 잘 만들어지는지 아버지는 늘 남들보다 가장 이른 시간에 장에 나가셨고, 누구보다 빨리 두부를 몽땅 팔고 들어오셨다. 인근에 두부가 너무나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우리집에 두부 만드는 법 좀 알려달라고 아주머니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남다른 요령도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어머니의 환한 얼굴이 가장 많이 기억나는 나에 비해, 훗날 시집도 못 가고 20살에 손말명(처녀귀신. 뒤에 나오지만 누나가 일찍 돌아가셔)이 된 누나는 부뚜막 위에 치마 속 고쟁이를 다 내어놓고  걸터앉아 눈만 마주치면 히쭉히쭉 웃는 얼굴붉은 아주머니가 제일 많이 기억이 난다고 하셨다. 아주머니인지 할머니인지 애매한 얼굴에, 부엌을 휘적휘적 돌아다니며 아무 것도 들지않은 빈 솥뚜껑이며 그릇들을 수시로 만지작 거리고 밥을 하거나 물을 끓이면 뜨겁지도 않은지 그 솥 뚜껑 위에 앉아서 벙싯벙싯 웃기만 했단다. 나는 나중에야 그 아주머니가 조왕신이겠느니 생각만 했다. 시간이 흘러 어머니 배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던 동생이 태어났다. 동생이 태어난 후 아버지는 두부장사는 접고 본격적으로 밥장사를 시작하셨다. 바깥채 건물을 트고 부뚜막을 하나 더 만든 뒤, 그 앞으로 담장을 치고 밥상을 여러 개 놓았다. 밀려드는 손님을 더 이상 어머니 혼자 힘으로는 감당을 할 수 없어, 일을 도와주는 아주머니들을 셋이나 썼는데도 그들은 해만 떨어지면 녹초가 되곤 했다. 늘 바쁜 어머니를 대신해 누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기 동생을 업었다. 그러고 집안 일을 돕기도 했지만 누나는 왕왕 동생을 업고 동네 밖을 돌다가 해가 떨어질 무렵 집에 돌아왔다. 어머니는 너무 멀리 나가지 말라고 늘 누나를 타일렀지만 누나는 막무가내였다. 하루는 아기업은 누나를 학교 돌아오는 길에 만났다. 누나는 '너 집에 가기 무습지 않니?' 하고 조용히 물어보았다. '항상 집이 시끌시끌한데 뭐가 무습느냐' 고 하자, 누나는 그 이상 말을 안 했다. 한참 후에나 들었지만 누나는 온 집안에 귀신이 드글드글하다고 했다. 항상 지붕 위에 사람 발바닥 손바닥이 보이는데 그 크기가 너무나 크고 사람 몸통은 보이지 않고 손발만 뵈고, 손님들 앞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봉두난발의 남녀들이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데 이들이 자세히 보면 손발이 없고 옷자락만 질질 끌면서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단다. 사람들 틈에 섞여서 낄낄대고 웃고 좋아하는데 그 소리가 나면 어김없이 손님이 떼로 더 들어온단다. 그것도 비슷한 무리들이 잔뜩 섞여서. 이들은 해가 지면 거의 대부분은 나가는데, 이들이 나가고 나면 수염을 배꼽까지 기르고 코가 시뻘건 영감이 대문 단속을 하고 마당 한가운데에 주저앉는단다. 이 영감이 나오면 낮에 들어왔던 것들이 열어달라고 대문을 두들기고 난리를 치는데 영감은 그럴 때마다 해뜰 때까지 기다리라며 호통을 고래고래 쳤단다. 호통을 칠 적마다 집이 울리고 문 밖의 것들이 비명을 지르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고 '바람이 심하게 분다' 며 그냥 잠자리에 든다는 것이다. 나는 누나가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었다. 누나는 원체 나보다 몸이 약해 밥을 먹다 체하기도 잘했고 열이 나서 드러눕기도 잘했다. 지금 생각하면 누나가 남들보다 그렇게 일찍 가려고 그랬던 건지, 아니면 원래 그렇게 갈 운명이기에 도깨비집의 요사스런 것들을 전부 볼 수 있었는지.....그 집을 일찌감치 떠났으면 누나가 시집도 가고 잘 살지 않았을까 하는 회한에 종종 잠기곤 한다.   시간이 흘러 나는 까까머리 고등학생이 되었다. 우리집은 그 옛날 이사갈 곳을 찾지못해 발을 동동 굴렀었다는 말을 누구든 거짓말이라 할만큼 부유해졌다. 어릴 적부터 잘 먹고 잘 자란 동생은 그 나이 때의 나보다 힘도 세고 키도 크고 덩치도 컸으며, 또래 아이들에 비해 가진 물건이 많아 늘 골목대장 노릇을 도맡아 했다. 그런 동생이 가끔 또래 아이들과 싸움을 하거나 때렸다고 다른 아이들 어머니가 집에 찾아오는 것, 그리고 하나뿐인 딸의 몸이 약한 것이 어머니의 걱정거리였다. 아버지는 내게 좋은 대학에 가도록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잔소리를 많이 하셨다. 고등학교를 가지 못했거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일을 해야하는 친구들이 더 많다는 걸 알면서도 아버지의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싫었다. 그런데 내 나이 열 일곱이 되던 섣달 그믐, 어머니는 10여년 만에 괴이한 꿈을 다시 꾸셨다. 이 집에 이사온 해의 꿈에 나온 그 괴물같은 사람이 안채로 성큼성큼 들어와 '맏며느리야, 이제 보따리 싸거라. 1년이 남았어도 1년 안에 가야한다. 멀리 가되 남산(서울의 남산이 맞다)을 꼭 넘어가야만 한다, 그래야 거지들이 따라오질 못해' 라고 했단다. 처음엔 온 집안 문을 다 닫아제끼더니 이젠 문을 다 열어제껴놔서 깨셨단다. 어머니는 모골이 송연해지셨다. 이제 이 좋은 운이 다한 것이로구나. 이렇게 잔뜩 받았으니 말을 듣지 않으면 사정없이 빼앗기리라. 그런 불안감에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집을 옮기자고 하셨다. 아버지는 달랐다. 1년이 남았지 않냐. 1년 안에 더 벌고 나가자는 것이다. 사실 아버지는 다시 포목점을 열고 싶어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내 대에서 끝을 낸 게 송구스러워 저승갈 낯이 없다'며 우셨던 게 가슴에 박히셨던 걸까, 밥장사를 그만두지 않아도 작게나마 포목점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 두 분은 이 문제로 싸우셨다. 하던 장사나 더 열심히 하자는 어머니와, 이제 하던 장사는 손이 덜 가니 포목점을 같이 하면 더 잘 되지 않겠냐는 아버지. 무어라 할 수 없는 마음에 나는 책상 앞에 돌부처처럼 앉아 책만 보았다. 그런 다툼이 이어지며 지리하게 1년이 가고 나는 열 여덟이 되었다. 이 집에 온지 정말 꼭 10년이 넘은 것이다. 아버지는 결국 고집대로 포목점을 냈다. 작게 낸다더니 생각보다 가게는 컸다. 장에서 제일 컸다는 옛날 그 가게를 재현하고 싶으셨을까. 어머니는 포목점에 발길도 하지않고 원래 하던 장사에 몰두하셨다. 또 꿈을 꾸셨단다. 안채에 들어오지도 않고 귓가에 조곤조곤 속삭이더란다. '때를 놓쳤으니, 알아서 해라. 이 집 덕 볼 생각 말아라. 장독의 장이며 곳간의 쌀들이 배 속에 들어가기도 전에 죄 똥으로 변할 거다' 라는데 끝 말미에 낄낄대는 음성이 어찌나 소름끼치는지 일어나서는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고 하셨다. 장사는 여전히 잘됐다. 그런데 누나는 그 때부터 자꾸 아프면서 더 무서워했다. 전에는 해가 지면 수염긴 영감이 낮에 들어오던 것들을 못 들어오게 막아줬는데 그 영감이 어디로 갔는지 이젠 대문을 잠그지도 막지도 않는단다. 그것들이 동이 틀 무렵까지 어찌나 온 집안에서 시끄럽게 난리를 치는지 잠을 잘 수가 없단다. 그리고 그것들이 들어올 때 왠 꺼뭇꺼뭇한 것들이 섞여 들어와서는 서까래를 물어뜯고 갉아먹는데 그런 다음 날에는 꼭 누가 다치거나 와야할 물건이 못 오거나 재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포목점이 장사도 잘 안되는데 기껏 밥장사로 벌어놓은 돈이 그리로 자꾸 샌다며 짜증을 내셨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싸움이 일상적으로 변한 지 반년, 가을로 들어서던 초입에 누나는 감기에 걸려 눕더니 일어나질 못했다. 급성 폐렴이라고 했다. 죽기 전까지 의식을 못 차린 누나는 유언조차 남기지 못했다. 어머니는 꿈자리가 사납더니 이렇게 하나 뿐인 딸을 데려갔다고 외할머니를 붙잡고 내내 우셨다. 꿈에서 푸른 저고리에 머리를 다 풀어헤친 여자 둘이 방에 누운 누나의 발목을 한 쪽씩 잡고 질질 끌고 대문 밖으로 나가면서 깔깔 웃었단다. 누나의 초상을 치르며 어머니는 딸 잡아먹고도 정신 못 차렸냐며 이사를 가자고 다시 아버지에게 말하셨다. 아버지는 누나의 초상과 집 이야기를 연관짓지 않으려 하셨다. 그러나 아버지는 더 이상 고집을 부릴 수 없게 되었다. 포목점을 도와주던 직원이 돈과 돈될 만한 물건을 모조리 가지고 도망가버린 것이다. 그제서야 두 분의 싸움은 끝이 났다. 집도 옮기기로 했다. 그 무렵 막내가 늦은 홍역을 앓았다. 막내마저 잃을 수는 없다는 일념이 두 분의 마음을 이어준 것이다. 동생을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두 분은 장사를 정리하고 집을 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셨다. 연말연시에 갈 곳이 없었던 우리는 옛날 이 집을 구하기 전처럼 여기저기 백방으로 뛰어서 다른 집을 구했다. 몇 달이 흘러 내 나이 열 아홉 봄에야 우린 그 집을 나왔다. 어머니의 장사는 이상하게 도깨비집에서 살 때만큼 되지 않았다. 그냥저냥 먹고사는 정도였지만 두 분이 이미 너무나 큰 성공을 해보셔서인지, 내내 서운해하셨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은근히 도깨비집을 그리워하셨다. 그 집에서 보낸 10년이 가장 금전적으로 승승장구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리라. 세월이 흐른 요즘 듣기로 도깨비터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다르다. 사람이 사는 가택이 아니라 장사만 해야 한다는둥, 부적을 쓰고 굿을 해야 한다는둥, 터만큼 기가 센 사람이 거주해야한다는 둥..... 그러나 이제 지천명의 나이를 앞둔 내가 회상하기로는, 사람이나 귀신이나 정말로 공짜가 없다는 것만이 도깨비터에 대한 인상이다. 도깨비의 운은 10년을 퍼주고 나면 더 이상 받을 수 없고, 그 집에 드나들던 수많은 귀신들은 부를 주는 대신 부모님의 마음을 얼크러뜨리고 누나의 목숨을 가져갔다. 사람은 그저 같은 사람들끼리 제 몫껏 사는 것이 최선이라는 나를 다른 사람들은 너무나 욕심이 없고 그릇이 작다고들 한다. 그러나 나는 누가 뭐래도 그 귀신 그릇의 밥을 먹고 싶지 않다. [출처] 도깨비집에서 보낸 10년 | 엽기 혹은 진실..(연예인 과거사진) | 무적겨털북북북 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누나의 말은 결국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구나.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은 거라고 욕심이 더 생길 수야 있을텐데 마냥 좋았던 것도 아니고 누나가 계속 무서워한데다 어머니가 꾸신 꿈도 있는데 어찌 아버지는 그걸 다 싸그리 무시하셨을까.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이 종종 있고, 그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버지일 경우가 많아서, 그리고 그 이유는 아버지의 돌아가신 부모님이 연관된 경우가 있어서 종종 마음이 쓰려. 모두 가여운 사람들이지만 결국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 때문에 곁에 있는 사람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거니까. 마지막까지 그 집을 그리워했다고 말한 아버지가 참 속없게 느껴지네. 슬퍼 ㅠㅠ 근데 난 지금 겁나 가난해서 ㅋㅋㅋㅋㅋㅋ 도깨비집에 살고 싶다. 10년 되기 전에 나올 수 있는데... 그만큼 욕심 없는데... 또르르... 부자 되게 해주세요....
[퍼오는 귀신썰] 아는 사람이 겪은 신기한 이야기
아는 사람? 아는 사람 누구지 싶지? 그거야 뭐... 같이 빙글 쓰면 아는 사람 아니냐 ㅋㅋㅋㅋ 한번쯤은 댓글에서 봤을 수도 있을거고 ㅋ 그러니까 내 말은, 오늘 들려줄 이야기가 바로 빙글을 쓰는 사람들이 제보해 주신 이야기들이라는 것! 빙글에 귀신 보는 분들이 조금씩 이야기를 풀어 주기도 하셨잖아. 그렇게 직접 글을 쓰는 분들도 계셨고 앞으로도 또 계시겠지만 어떤 분들은 신기한 경험을 하긴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글쓰기가 수줍어서 미처 말을 꺼내지 못한 분들도 계시더라고. 오늘 들려줄 이야기가 바로 그 분들이 제보해 주신것들! 막 엄청 무섭거나 심장이 쫄깃하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소오름. 전해 주신 그대로 붙여넣기를 할까 하다가 그러면 이야기들이 너무 따로 놀게 될 것 같아서 내 말투로 조금 바꿔봤어. 자, 그럼 톡방에서 빙글러 여러분이 전해주신 이야기들ㅋㅋ같이 읽어볼까? #1 가위 눌린 이야기 첫번째 이야기는 @mihui101 님의 가위 눌린 이야기. 현재 진행형이라 더 무섭더라고 ㅠㅠ 원래 가위에 잘 눌리는 편이야. 시집 오기 전에는 하룻밤 사이 몇십번을 눌릴 정도. 시집 오고 나서는 많이 줄었나 싶더니 며칠 전에 일이 벌어졌어. 꿈을 꾸던 중 가위에 눌렸다 싶은 느낌이 드는거야. 순간 누가 온몸을 더듬고 만지는 거지. 만지지 말라고 속으로 소리를 치는데 갑자기 눈앞에 거울 같은게 나타나더니 우리 딸이 안에 있고 우리 딸을 만지려고 하는 남자 손들이 보였어. 손을 뻗으며 나를 간절하게 쳐다보는 딸의 눈빛. 순간 무서운 것도 잊고 "내 딸 건드리지마 이 새끼야!!!!" 소리 지르면서 안간힘을 써서 잠에서 깼어. 잠에서 깨자마자 옆에서 자고 있는 딸을 봤는데, 끙끙대면서 울려고 하고 있는거야. 그래서 번쩍 안아들고 토닥이면서 잤지. 날이 밝자마자 동네 언니가 잘 아는 여자 스님께 가서 어제 있었던 이야기를 했어. 그 날은 오색천을 찢어서 하는 풀이를 간단하게 한 뒤 집에 가는데 팥하고 오색실을 주시면서 베개 속에 넣고 자라고 하시더라고. 집에 와서 내 베개, 딸 베개에 주신 것을 넣어두고 잠이 들었지. 근데 또 가위에 눌린겨. 순간 '아. 팥 넣어놨으니까 괜찮아. 난 뒷배가 있다.'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을 읽었는지 뭔지 이게 코웃음을 치더니 더 세게 누르는거야. 정말 안간힘을 써서 겨우 깼나 싶었는데 깨자마자 다시 가위에 눌렸어. 이번에는 발을 한쪽씩 잡아 당기더라고. 오른쪽 한번, 왼쪽 한번. 그날 밤은 너무 무서워서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새벽에 새우잠만 잠깐 자고서 아침에 비몽사몽간에 베개에서 팥을 꺼냈더니. 헐. 정말 새까매져 있는거야. 반이 넘게. 혹시나 싶어서 딸 베개 속 팥도 꺼내 봤더니 그것도 마찬가지야. 놀라서 스님께 전화를 하니 '내한테 왔다갔다고 해코지 한거다. 너무 걱정말고, 마음이 중요한 것이니 마음 단단히 먹고 두번 더 오시게.' 하시더라고. 처음 갔을 때 오색천 푸는거를 세번 정도 해야 한다고 하셨었거든. 그래서 알겠다 말씀 드리고 그날 밤에는 아무 일 없길래 아. 확실히 덜해 졌구나. 괜찮아 졌구나. 생각했는데 세상에 이 이야기를 님들한테 한 날 밤 바로 가위에 또 눌린거 있지? * 다음 이야기는 듣고(?) 있는 중에도 너무 무서워서 자꾸 뒤를 챙기게 했던 @rivers129 님의 이야기. 무서우니까 정신 똑띠 차리고 보자! #2 일본 귀신썰 일본에 귀신이 진짜 많아. 이건 딱 10년 전 일. 숨바꼭질썰보고 생각이 났어. 우리 형은 도쿄 카마타에서 전문대학을 다니고 있었고, 나는 유학을 준비하고 있을 때여서 고등학교 방학때면 일본어 공부를 할 겸 형도 볼 겸 자주 왔다갔다 했었어. 일본 가면 형네에서 종종 머물렀고. 형네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가 맨션 형식, 그러니까 한국으로 치면 복도 있는 빌라식인데 좀 좁아도 제일 저렴하니까 동기들이랑 같이 많이 지낸대. 뭐 어쨌든 난 유학준비 중이었으니까 어느정도 일본어가 가능했고 혼자 돌아다닐만 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집에 돌아왔는데 하도 돌아다녀서 발에 땀이 좀 많이 찼더라고. 형이 지하 1층에 공용 코인 세탁 건조기가 있다고 해서 당시 300엔인가 주고 돌리러 내려갔어. 겨울이라 해도 빨리 지고 지하라 그런지 컴컴하더라고. 난 귀신을 보거나 한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그냥 대충 그날 입은 옷들을 때려박고 별 생각 없이 올라갔어. 형이 사는곳은 3층이었는데 301호부터 303호까지 형의 한국인 대학동기들이 쭉 살고 있었지. 동생이라며 형 친구분들에게 인사드리고 형이랑 담배 한대 태우려고 방안에 들어와서 베란다로 나갔더니 우레탄 농구코트가 하나있더라. 대학생들인지 누군지 안보이는 쪽에서 '오늘 힘들었는데? 더워 물줘' 뭐 이런얘기를 하는 소리가 들렸어. 그림자 밖에 안보였는데 억양 때문인지 약간 목소리 구분이 어려웠는데 담배 피우던 형이 갑자기 혹시 잘 때 무슨 소리가 들리면 자길 깨우라고 하더라고. 뭔 헛소리를 하고 자빠졌나 싶어서 무시하고 그날 쇼핑한 것 좀 보고 누워서 티비 보고 세탁 기다리고 있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한 삼십분쯤 잤나? 코트에서 발 끌면서 농구하는 소리에 깼어. 형은 학교 갔다와서 피곤했는지 일찍 잠들었더라고. 그래서 '아 아까 그 양반들 농구 아직 덜 끝났나 보네' 하고 커튼을 걷었는데 아무도 없는거야. 뭐지? 두 눈 똑바로 뜨고 다시 봐도 아무도 없길래 잠이 덜 깬건가 싶어서 담배 한대 태우고 세탁실로 내려갔어. 너무 캄캄하니까 세탁기 덜덜거리는 소리가 꼭 발걸음 소리처럼 들릴 정도로 무서워지기 시작하더라고. 세탁량이 많지 않으니까 후딱 집고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는데 5층에서 내려오질않는거야. 한 5분 기다렸나? 코트에서 끼긱거리는 발 끌리는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는데 이거 형이 담배 태우면서 말한게 생각나서 무서워서 안되겠더라. 3층이라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는데 발 끌리는 소리가 내가 계단 올라가는 소리에 맞춰서 아래층부터 울리더니 점점 커지는거야. 아 진자 더 쫄아서 계단 두칸씩 무작정 뛰어서 허겁지겁 들어갔더니 형이랑 형 친구들 잠에서 깨서 형방에 모여있더라? 자초지종을 설명하기도 전에 형들이 딱 이렇게 말했어. "아 또 시작이네~" 근데 더 웃긴건 그렇게 자고 일어났는데 아침에 형이 일어나서 빨래 보더니 너 건조기 안돌렸는데 빨래 어떻게 말렸냐고 물어봤는데 생각해 보니까 쫄아서 세탁한 것만 들고왔지 건조는 안했더라고 ㅋㅋ 뭐 무튼 딱 십년전일이야. ** 다음은 타로를 보시는 @myjhe0608 님과 그분께 타로를 보신 빙글 유저분의 이야기야. 막 무섭거나 한건 아닌데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 #3 타로 이야기 톡으로 타로를 봐드리고 있는데, '와 이분 타로 정말 잘 보세요!'라는 한분의 말씀에 너도 나도 타로를 요청하셨어. 평소와 다름없이 타로를 봐드리다가 B님의 점을 봐드리게 됐지. 처음엔 그냥 직업운을 봐달라고 하셨어. 다른 때와 다를 바 없이 진행을 했는데 이번에도 생각보다 잘 맞았던지 재물운까지 봐달라고 하시더라고. 직업운과 맞아 떨어지는 결과가 나와서 아, 그렇구나,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는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 기억이 안나거든. 바로 오늘 일어난 일인데도 불구하고 내 기억은 드문드문 잘려 있어. 그래서 여기서부턴 점을 봐드렸던 B님의 이야기야. B님의 말에 따르면 내가 '누군가 당신을 도와주고 있어요'라고 이야기를 했대. 이전에 신점을 본 적이 있고, 그 때 조상 한분이 도와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터라 혹시 그 분이 아닐까 하고 내게 물었더니 내가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라고 대답을 했다고 하더라고. 정말 이 상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거든. 게다가 당시 나왔던 타로의 해석 방법도 내가 평소에 하던 방식이 아니었어. 원래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카드를 잘 될거라고 해석했단 말이야. 아직도 그 때를 떠올리려고 하면 이상하게 기억이 자꾸 아득해져. 바로 그 전의 다른 분들 타로 봐드린건 정말 생생한데 딱 B님의 타로만 너무 희미해. 그러다 B님이 그러더라고. 그 조상님을 생각하면 항상 약간의 소름이 돋는데 지금 그 느낌이 든다고, 진짜 그 분이 맞는 것 같다고. 그렇구나 하고 카드를 접으려는 찰나 나도 얼굴과 목을 타고 팔로 쫙 소름이 느껴지는거야. 혹시 이런 느낌이냐고 B님께 물었더니 실제로 동일한 것 같았어. 결국 그분이 와서 대신 말을 전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정말 오늘 일어난 일이야. 맥락은 대충 기억나는데 정확한 내용은 기억해 내려고 할수록 자꾸 희미해져. 그래서 B님은 그분께 감사드리러 절에 가기로 하셨어. *** 마지막은 @lisa365 님의 태몽 이야기. 우선 읽고나서 얘기해 보자! #4 태몽 이야기 아이가 셋이 있어. 첫째 둘째는 아들, 셋째는 딸. 셋 다 태몽을 꿨는데 셋째 태몽이 좀 신기해서 말해 볼까 해. 꿈에서 내가 집에 누워 있었거든. 갑자기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길래 택밴가 싶어서 '누구세요?'하고 문을 열었더니 처음 뵙는 할아버지가 쓱 들어오시는거야. 아무 표정없이 '수박 먹으라고 사왔어. 받아!' 하시는데, 내가 여름에 정말 수박을 엄청 먹는 수박킬런데도 불구하고 이게 영... 이상하게 안땡기는거야. 맛도 없어 보이고. 그래서 '전 괜찮으니까 할아버지 가져가세요. 필요 없어요.' 라고 말했지. 그랬더니 갑자기 할아버지가 엄청 호탕하고 사람 좋게 하하하 웃으시면서 "이거 씨없는 수박이야! 받아도 돼!" 하시더니 수박을 갈라서 보여주고는 나한테 확 안겨주시고 가버리셨어. 근데 거짓말처럼 그 순간부터 수박이 엄청 맛있어 보이는거지. 그렇게 '우와 수박 맛있겠다!' 하면서 깼어. 꿈에서 깨자마자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려서 '이런 꿈을 꿨는데 태몽 아닐까요?' 말씀드리면서 할아버지 인상착의를 설명해 드렸거든. 키는 180 중반에 검정색 빵빵한 패딩을 입으셨는데도 티가 나는 마른 체형에 머리숱이 엄청 많으셨다고. 그랬더니 헐. 시어머니께서 '네 신랑 할아버지가 딱 그렇게 생기셨다야.' 말씀하시는거야. '그 분 생전에 나더러 날 위해서 딸 하나 낳아야 할텐데, 항상 말씀하셨는데 내가 안낳으니 너희한테 주셨나 보다.' 하시면서. 신랑 할아버님이 신랑 초등학교때쯤 돌아가셨는데 그 당시에도 키가 크고 마르고 머리숱이 엄청 많으셨대. 후에 제삿날에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어. 정말 꿈속의 그 할아버지가 사진 속에 계시더라고. 아들 둘인 내가 힘들까봐 딸을 주고 가신건가봐. **** 여기까지가 끝. 어때, 정말 다들 신기하지 않아? 정말 주변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니. 마지막 딸을 주고 가신 할아버지 이야기는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 지기도 하고. 혹시 이런 신기한 경험이 있는 분들이 또 있으면 직접 여기 빙글에 글을 써보시는건 어때? 난 그냥 펌쟁이지만 여러분은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하신 분들이잖아! 여러분의 이야기가 궁금하군요. 기대기대 +_+ 그럼 난 또 다음 이야기 얼른 주워서 올게! 아니 사실 얼른은 아니고 얼른이 되도록 노력해 볼게 ㅋㅋㅋㅋ
퍼오는 귀신썰) 전봇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요?
오늘은 13일의 금요일이니까 그냥 보낼 수 없더라고. 그래서 또 으슬으슬한 이야기를 퍼왔다우. 오랜만에 스레딕 괴담이야. 좀 길어서 자를까 하다가 그래도 명색이 13일의 금요일인데 긴장을 끊을 수가 없잖아. 버벅대도 참고 봐줘! 그럼 시작할게 오늘도 같이 봐줘서 고마워! ______________________ 1 이건 이상하다.. 2 뭔가 이상해. 혹시 들어줄 사람 있어?? 3 아무도 없나... 그래도 일단 썰은 풀테니깐, 혹시 이쪽 분야에 지식 있는 사람은 조언부탁해 4 사실 벌써 몇년 전 일이다. 내가 살던 빌라 바로 이웃집을 허물고 있었거든. 5 근데 정말 순식간에 허물더라; 2층의 하숙집이었는데, 한 한달만에 깨끗이 철거된것 같다. 6 참고로 내가 살던 빌라는 5층. 그래서 옥상에 올라가면 허물어진 이웃집의 콘크리트 더미며 뼈대만 간신히 남아있는 집터며, 그런걸 잘 볼 수 있었다. 7 난 그때 무렵 밤마다 옥상에서 체조를 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8 그때가 겨울이었던것 같아. 크리스마스날도 나홀로 체조를 하고 있었다. 혼자 뜀박질을 하면서 커플들을 저주했던게 생각난다. 9 철거한지 한 2,3일 됐나. 그날도 어김없이 운동하러 나가는데, 갑자기 철거한 터가 눈에 띄었다. 아마 달빛 때문에 그림자가 만들어질 정도로 맑은 날씨여서 더 잘 볼수 있었던것 같다. 10 음..줄곧 바로 옆에 있었던 것 같은데, 제대로 본건 그날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달빛 때문에 드리워져있는 폐건축물 잔해의 그림자가 굉장히 으스스한 느낌을 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11 그런데 뭐랄까. 건축물을 눈 구석으로 흘기면서 체조를 하고 있는데, 뭔가 희끄므리한게 잡혔다. 12 어린 남자아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남색과 노란색의 체크무늬 셔츠와 칠부 청바지. 12월달의 추운 날씨였는데, 엄청 얇은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13 참고로 말하지만, 난 영감이란 것하고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귀신같은걸 보기는 커녕 별로 믿지도 않는 편. 지금도 그건 변하지 않았다. 그 남자아이는 부서진 콘크리트 벽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14 그 당시에는 그냥 이상하단 생각만 했다. 철거된 집터에, 그것도 한밤중에, 웬 꼬마애가 있나 싶었다. 그애는 내가 자기를 보고있다는 것도 눈치 못챈 듯, 흔들림 하나 없이 앉아있었다. 그때는 나도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하지만.. 그게 시작이었다. 15 그 다다음날에, 저녁 6시쯤인가. 어스름하게 해가 질때쯤 볼일을 마치고 돌아왔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대학로인데도 그날은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한산했다. 아까 말했다시피 그 철거된 터는 내 빌라 바로 옆집이어서, 집에 가기 위해서는 그곳을 꼭 지나쳐야 했다. 그리고 나는 어제일도 까먹은채 그곳으로 향했다. 16 지금 말하지만, 그 철거된 터가 꽤 넓다. 완전 전쟁후 폐허더미 같은 터를 슥 훑어면서 지나가는데, 저기 웬 사람형체가 보였다. 잘 보니까 무슨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구석에 앉아있더라. 17 그 할아버지, 정말 미동도 안했다. 처음에는 웬 미친 영감님인가 했다. 대머리에, 수염 좀 기르고, 갈색 나무 지팡이를 들고. 꿈쩍도 안한채 콘크리트 더미에 앉아있었다. 신기한 마음에 지나가면서 쭉 그 할아버지를 응시했다. 그러자 갑자기 그 할아버지가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18 아무튼 그땐 졸 깜짝놀라서 으아 뭐야 ㅆ ㅣ바 이랬는데, 영감님 얼굴은 의외로 평범했다. 그냥 동네 할아버지같은 인상이었다. 그 이상한 할아버지는 한 몇촘쯤 날 주시하다가 그냥 슥 얼굴을 돌려버렸다. 19 사실 우리동네에 미친 사람이 쫌 있다. 언제 한번은 살짝 맛이 간 아저씨가 연필들고 따라오면서 순대국밥집이 어디냐고 계속 묻는바람에 곤란했었지. 아무튼 난 할아버지가 그런 부류의 미친 인간들 중 한명이려니 생각했다. 20 근데 그날밤에 내가 또 체조를 하러 나갔다. 그날도 맑은 날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열심히 나비체조 하고 있는데, 바로 옆쪽 폐허에 또 누가 앉아있더라. 자세히 보니까 어제 그 꼬마랑 30대쯤으로 보이는 아저씨였다. 21 그 사람들, 그 넓고 넓은 터에서 하필이면 구석에 몰려 있었다. 게다가 그렇게 모여서 뭐 하는것 같지도 않았다. 꼬마는 말없이 앉아있고, 아저씨는 고개 숙이고 서 있었다. 근데 솔직히 환영이나 귀신이라고 치기엔 너무 리얼감이 있어서, 별로 무섭진 않았다. 22 그날은 열심히 땀흘리고 돌아와서 잤다. 여기서 잠깐 내방 구조. 난 침대 안쓰고 그냥 이불 깔아서 바닥에 자는데, 내 이불 바로 옆에 낮은 책상이 있고, 그 책상 바로 앞에 창문이 있다. 근데 문제는 그 창문으로 옆집이 바로 내다보인다는 것이었다. 23 좀 오래된 기억이라서 확실친 않은데, 한 새벽 2시쯤이었나,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24 내가 원래 잠을 깊게 못드는 타입이다. 부스스 깨가지고 아오 뭐야 어떤 시끼가 이러면서 창문을 내다 봤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가 살던곳이 대학로라, 할일없는 대학생들이 자주 술쳐먹고 도로변에서 미친짓을 하곤했다. 난 그런 소동인줄로만 알았다. 25 근데 창문을 내다보니까, 바로 보이는 옆집 터에서 한 13명??정도의 사람들이 무리지어 웅성거리는 것이 보였다. 그것도 다 터 한쪽 구석에 몰려서. 26 연령도 성별도 들쭉날쭉했다. 아까 그 꼬맹이 있었고, 30대 남자는 잘 모르겠다. 여자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그땐 소름이 쫙 끼쳤다. 저것들은 뭐야 이러고 있었다. 한쪽 구석에 개미마냥 모여서 뭐라뭐라 웅성대고 있었다. 난 근처 정신병원에서 집단탈출 한줄 알았다. 27 근데 이사람들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구석에 처박혀서 계속 웅성웅성거릴 뿐이었다. 솔직히 무서웠지만, 그쪽은 폐건물 바닥이고 이쪽은 5층 꼭대기. 설마 쳐들어올리는 없겠지 생각하고 내일 학교 때문에 그만 잤다. 28 학교 갔다와서 혹시 모르니까 이웃집을 체크해봤다. 당연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냥 콘크리트 더미만 무성하고. 에이 뭐야 이러면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부모님이 왠지 상당히 흥분해 있었다. 29 이쯤되서 설명을 할까. 내가 살고있었던 빌라와 옆의 2층집은 모두 근처 대학의 대학생을 위한 하숙집이다. 그래서 그런지 빌라와 하숙집이 엄청 많았는데, 그중 옆집(허물어진)하숙집의 아주머니와는 어렸을때부터 잘 알던 사이었다. 그런데 부모님(빌라 주인)은 그 아주머니하고 싸웠던 모양이었다. 30 내가 뭐냐고 물어도 부모님은 묵묵부답이었다. 그리고 또 밤이 왔다. 내가 정말 왜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난 또 운동을 하러 나갔다. 어젯밤에 그런 일도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미쳤지 싶다. 31 그날은 줄넘기를 하러 나갔다. 옥상에 올라가서 줄넘기를 하려는데, 또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는 거다. 하루동안 잊고있었던 공포가 몰려왔다. 32 우리집 빌라 옥상이 말이지, 담이 없다. 그냥 뻥 뚤린 쇠난간 몇 개만 서있어서 위험하다면 좀 위험하달까. 그리고 그때문에 옆집의 상황이 소름끼치게 잘 보였다. 아무튼, 사람들이 있었다. 33 옆집 폐허에 사람들이 또 모여있는 거다. 진짜 무서웠지만, 궁금하기도 해서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눈만 내놓고 쳐다봣다-_- 근데 숫자가 좀 늘어난것같았다. 전에는 10명 남짓이었는데, 이번에는 좀더 불어나서 한 15? 17정도?? 34 그런데 도저히 저 사람들이 뭘 하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그저께와 마찬가지로 좁은 구석에 몰려서, 웅성웅성 하고 있었거든. 진짜 미친사람 집단 같았다. 근데 다들 고개를 푹 숙이고, 땅바닥의 무언가를 찾는 식으로 그렇게 서있었다. 그래도 중얼중얼 소리는 계속됬고, 무서워진 나는 방안으로 들어왔다. 35 저게 말로만 듣던 귀신?? 아오 빡치네 착하게 살았는데 왜 나한테 이런일이 이런 생각을 하면서 들어와서 씻고 바로 잘려고 방에 들어왔다. 아오 근데, 내방 창문으로 옆집의 웅성거림이 다 들어왔다. 잘려고 하는데 무서워서 도저히 불을 못끄겠길래, 그냥 불켜놓고 누웠다. 36 진짜 밖에서는 미친 사람들 웅성거림 들려오고, 무섭다고 불도 켜놔서 눈도 부시고 해서 잠도 않오는 바람에 그 웅성거림을 계속 듣게 됬다. 근데 있지, 계속 그 웅성거림을 듣다 보니까 무슨 말인지 대충 알아들을 수 있게됐다. 37  그사람들,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 63 세상에......생애에서 그렇게 소름 끼쳐본적도 얼마 없을거다. '먹어'라는 소리가 고장난 테이프 늘어지듯이 끝없이 반복되고 있었다. 적어도 내귀에는 그렇게 들렸다. 완전히 겁에 질려서, 자리 박차고 일어나서 그날은 거실에서 잤다. 거실 창문은 최소한 옆집에 면해있진 않았다. 64 그날도 학교갔다 왔다가 저녁 늦게 집에 오는데, 부모님이 전화상으로 누군가와 싸우고 있었다. 난 아무말 없이 방에 들어갔고, 곧이어 아버지가 전화를 탁 소리나게 내려놓는게 들렸다. 66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그당시에 우리 가족은 대가족이라서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동생둘 이렇게 다 한집에 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어른들만 모여서 가족회의가 열렸다. 엄마가 빨리 니방으로 들어가라고 해서 무슨 내용인지 듣진 못했는데, 간간히 문틈으로 들려오는 고함소리로 대충 내용은 추정할수 있었다. 68 그러니까, 기억해보자면, 할아버지가 "절대 안돼!! 누구 집안을 말아먹으려고 그 여자 부탁을 들어줘!?" 이렇게 완전 노하신듯이 소리치고, 엄마도 "그거 절대 받아주면 안돼요" 이러면서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뭐랄까, 직감적으로 우리 옆집 아주머니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69 무언가를 빌미로 엄청 시비가 붙은것 같았다. 하지만 그당시 나는 어렸고, 뭐때문에 시비가 붙든 그건 어른들 세계의 일. 호기심은 생겼지만 곧 접었다. 지난 며칠간은 아무일 없이 지나갔다. 참고로 부모님한텐 내가 옆집에서 본 사람들이랑 웅성거림 얘기는 하지 않았다. 괜히 걱정만 끼쳐드릴것 같아서. 71 그렇게 아무일 없이 일주일이 지나고, 그 사건도 거의 의식하지 않게 될 무렵, 사람들이 다시 나타났다. 게다가 숫자가 훨씬더 불어 있었다. 한 40명쯤??? 사람들도 가지각색이었다. 노인도 있고 여자도 있고 아저씨도 있고 꼬마도 있고. 아 근데, 맨 처음에 봤던 체크무늬 셔츠 꼬마는 보이지 않았다. 73 운동은 하지 않았고, 그냥 자려고 누웠는데 창문을 통해 또 그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사람수가 늘은만큼 웅성거림도 훨씬 자잘하고 많이 들려왔다. 중얼거림은 또 그거였다. 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 먹어의 무한반복. 이불뒤집어쓰고, 괜히 알고 있는 욕은 다 소리내서 해가면서 억지로 잠을 자려고 했던게 기억난다. 욕이라도 내뱉으면 세질 줄 알았던가... 75 아무튼, 노인이 처음 본 그 영감님인줄은 잘 모르겠다. 그냥 사람들 연령대가 그만큼 다양했다는 뜻이다. 뭐, 지금은 이사도 했고,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 난 살아있으니까 된거겠지ㅋ 아무튼 그렇게 덜덜 떨면서 하룻밤이 지났다. 77 그다음부터 그 사람무리는 매일밤 나타났다. 어쩜 그리 하루도 안빠지는지... 진짜 신경쇠약 걸려서 비실비실 거렸다. 밤이면 밤마다 옆집 폐건물 더미에 모여서 웅성웅성웅성웅성. 아오진짜 그게 머든간에 그것들 때문에 잠 설치고 한거 생각하면 열이 오른다. 근데 그사람들, 그냥 정신병자들 치고는 몇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78 어떤 점이었길래? 79 그 사람들 있지, 밤마다 숫자가 늘어났다. 점점 새로운 얼굴들이 보였다. 빨리는 아니고, 천천히 한명씩 한명씩 늘어난것 같다. 게다가 사람들이 그만큼 많이 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두 다 같은 구석탱이에만 박혀가지고 나올 생각을 안했다. 진짜 개미떼들 같았다. 81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솔직히 이젠 좀 지치기도 하고, 익숙해지기도 해서 웬만큼은 견딜수 있었다. 이젠 별로 신경쓰이지도 않고. 그 사람들, 그때까지만해도 웅성거려서 짜증나고 소름돋기만 했지 나한테 별 직접적인 해를 끼치는건 아니었거든. 게다가 나말고는 본사람도 없는듯 하고. 그렇게 안심하고 있는데, 사건이 일어났다. 84 아무튼 사건. 그날도 몇명이 더 불어난 미친놈들 떼가 구석에 처박혀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난 그때까지도 '그게' 귀신일거라고는 별로 생각치 않았다. 전에도 말했지만, 귀신이라거나, 뭐 그런 영적인 존재로 치기엔 너무 느낌이...음, 생생했거든. 그렇다고 완전히 살아있는 생물로 보기에도 좀 위화감이 있었지만. 음. 그건 나중에. 이제 웬만큼 익숙해진 나는 용감하게!!! 고개를 들어 창문을 내다봤다. 그때까지는 무서워서 몸 전체를 내놓지도 않았다. 85 그런헤 창문턱에 팔을 걸치고 사람들을 구경했다. 이렇게 보니 진짜 다양한 사람들이 있더라...근데 이렇게 보니까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린애와 노인도 있었긴 했는데, 그건 소수고, 대부분이 한 대학생정도 되보인는 젊은이들. 아무튼 많았다. 엄청 많았다. 그새 또 늘어나서 60명 정도는 되보였다. 이상한건, 그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데도 누구하나 나와서 볼생각을 하지않았다는 거다. 뭐, 나처럼 쫄아가지고 이불 뒤집어쓰고 욕이나 하고 있었는지도. 86 한 1~2분정도 구경하고 있었나. 사람들은 계속 '먹어'를 연발하고 있었다. 좀 모자란 사람들 같기도 해서, 피식 웃으면서 먹긴 멀 처먹어 이러면서 보고 있었다. 87 근데, 순식간에 그 60명이 고개를 돌려서 나를 봤다. 90 아 살떨려ㅋㅋㅋㅋㅋ지금도 그때 생각하니까 무섭다. 60명쯤의 사람이 한번에 날 쳐다보는건 유치원 재롱잔치 이후로 처음이지싶다. 으앙ㄱ앙ㄱㄱ아가 이러면서 창문닫고 뒤로 물러서는데, 진짜 이세상의 것이 아닌것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 지금도 그게 두려움이 불러일으킨 내 환상이었는지 진짜였는지는 모르겠다. 91 창문으로 보이는건 우리집 벽의 환풍기 구멍을 잡고 내방쪽으로 기어오르는 60명의 사람들. 93 차라리 기절하고 싶었다. 근데 현실이란게 영화와는 다르더라. 목구멍이 막혀서 소리도 안나왔다. 울고 싶었는데 눈도 안깜박여지더라. 그만큼 쇼크가 컸던것 같다. 그냥 꺽꺽 이상한 소리 내면서 안움직여지는 다리 질질 끌다시피 해서 부모님 방으로 졸라 뛰어갔다. 95 부모님 둘다 주무시는데 문 냅다 열어서 엄마!!!!!!!!!!!! 라고 엄청 크게 소리쳤다. 엄마하고 아빠하고 부스스 일어나서 뭐야 이러시는데 무조건 뛰어가서 엄마 막 흔들면서 내방 내방 이것만 반복했던것 같다. 반쯤 잠에 잠긴채로 짜증을 내는 아빠를 억지로 깨워서 내방으로 끌고갔다. 귀신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저 미친 시바라놈들이 우리집에 들어오게 할수는 없었다. 96 아빠는 내방으로 들어가고 난 경찰 부를려고 전화기 가지러 거실로 뛰어갔다. 근데 아빠가 졸린 얼굴로 나와서 뭔데그래 이러시는 거다. 좀 진정된 내가 아빠 저기 미친놈들이 벽 기어올라.....이럴려 했는데 아빠 그냥 들어가셨다. 방에 들어갔더니, 이건뭐 장난도아니고 60명쯤의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98 허무하기도 하고 열받기도 하고, 아무튼 온갖 감정이 뒤섞여서 그날밤은 그냥 잤다. 도중에 몇번이나 깨서 창문을 확인했는지 모른다. 99 그날 이후, 난 아예 A4용지를 창문에 다닥다닥 붙여놓고 열지도 않았다. 어차피 겨울이라서 상관도 없었다. 그리고 며칠이 더 지난후, 나는 부모님이 이웃 아주머니 문제로 싸우는 대화를 엿들을 수 있었다. 100 스물스물스물스물스물스물 101 6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환풍기쪽으로 스물스물 기어올라오는 느낌! 102 아무튼간, 부모님과 옆집 하숙집 아주머니는 땅 문제로 대립하고 있었던것 같다. 지금도 확실히는 몰라. 그래도 대충 알아들을수 있었던 것을 요약해서 써본다. 104 일단 기숙사 안들어가고 하숙하고있는 대학생이라면 알겠지만, 하숙집이나 빌라의 여러 여건에 따라서 방세는 많이 달라진다. 학생들 개인취향도 얼마간 반영되겠지만, 일단 보편적인 것을 따져보자면 대학교와의 거리, 건물 방향, 그리고 방 넓이와 가구수 그리고 그에 비례하는 방세. 이정도다. 이런 조건에 한해서 우리집은 대학교에서 걸어서 20분거리였고, 방향도 좋아서 햇빛도 잘들었고, 방도 꽤 넓고 쾌적한것에 비해 방세는 쌌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조건이 더 추가된다. 105 이것은 건물 자체의 이점이라기 보다는 지리적 이점인데, 문제의 조건은 바로 전봇대. 지금 이글 읽고 있는 스레더들, 그거 아나? 전봇대가 인체에 무지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는거. 108 전봇대에서 흘러나오는 전파 자체가 사람에게 무척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들었다. 부모님이 이웃집 아주머니 문제로 언성을 놓이면서 싸울때 흘러나온 대화에서. 뭐라나, 그런 전파같은게 뇌암까지도 유발한다나? 아무튼 상당히 좋지 않다는것 같다. 혹시 이런쪽에 전문가 있으면 알려줘ㅋㅋ아무튼 전봇대와의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집값이 떨어진다는 거였다. 109 우리집과 그 하숙집이 일직선상에서 서로 붙어있다는건 얘기 했지?? 바로 옆집이거든. 집 사이 간격이 한 50미터 정도 됬을거야. 말그대로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사이지. 근데 문제는, 옆집에서 한 30미터정도 올라간 지점에 전봇대가 있었다는 거였다. 110 먼거야.. 가까운거야? 111 음...글쎄. 지금은 기억이 흐릿해서 좀 애매하네. 우리집하고는 꽤 멀었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렇다고 아주 먼건 아니고, 걸으면 한 1~2분안에 닿을 정도. 하지만 이웃집에서는 가까웠다. 아니, 사실 그렇게 가까운 거리도 아니었는데, 문제는 다른데 있었다. 116 이건 좀 나중에서야 알게 된건데, 사실 옆집을 허문것 자체부터가 문제있는 일이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멀쩡하던 하숙집을 갑자기 허문 거거든. 명목상의 이유는 일단 확장이었다. 117 사실 안그래도 소동이 좀 있었다. 그 하숙집에 머무는 학생들 다 내보내고... 아무튼 굉장히 갑자기 철거를 시작했다. 아주머니와 싸우는 부모님도 그 이유를 완전히 알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120 아무튼, 확장공사를 한다고 건물 자체를 다 헐고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근데 확장공사를 하고 다시 하숙집을 짓는다고 하면 마이너스 요소가 있었다. 바로 내가 아까 말한 전봇대. 가뜩이나 가까운데 확장공사를 하면 더욱더 가까워질것 아냐. 집값은 당연히 떨어지고. 부모님과의 마찰은 바로 거기서 비롯된것이었다. 122 그러니까....그 아주머니는 일단 굉장히 정중하게 부모님께 확장공사에 방해가 되니 전봇대를 조금만 우리쪽으로 옮긴다고 한 것 같았다. 처음에는 부모님도 아주머니의 정중한 태도에 오케이했다. 전봇대 몇십미터 옮기다고 별 문제가 되랴 하셨던것 같다. 123 근데 웬일. 나의 위대하신 어머님이 어디선가 정보를 입수해 오신 것이다. 전봇대 때문에 오히려 우리쪽 집값이 말도안되게 떨어질거라고. 그렇게 소동이 일어났던것 같다. 아주머니는 조금만 옮기게 해달라고 사정하고, 내 부모님은 완강히 거절하고. 124 근데 이 아줌마, 일단 확장공사는 밀고 나갔다. 그래서 공터가 전봇대 근처까지 미치게 됬다. 나중에 안거지만, 이것이 화근이었던것 같다, 아마도... 126 아무튼간 그때는 그일로 굉장히 시끄러웠다. 나는 나대로 무서웠다. 도대체 저 곱등이마냥 늘어나는 인간들은 뭐냐고... 근데 동네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내가 머리가 이상해진것 같기도 했다. 129 아무튼 밤이 오고, 사람들은 계속 늘어났다. 다 구석에 처박혀서 웅성웅성. 또 섣불리 쳐다봤다가 그때처럼 슬슬슬슬슬 벽타고 올라올까봐 보지도 않았다. 옥상에서 하는 운동도 끊고, 밤에는 벌벌 떨면서 지냈던것 같다. 그렇게 몇주일인가 지났다. 130 아무튼 몇주일 나름 조용하게 지나갔는데, 사건이 터졌다. 사실 그 공터, 철거한지 몇달이나 지났는데도 신축공사를 할 기미가 안보였다. 나중에 하긴 했는데, 그건 먼 훗날의 이야기. 131 사실 내가 살던 곳이 좀 시골이었거든ㅋ 산도 굉장히 가까이 있었고, 때문에 산짐승 같은게 많이 내려오곤 했다. 그래서 길가에 짜부된 시체도 많았고. 워낙 많이 보다보니까 내성도 생겼지만. 그때 본 시체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135 시체라고...하기엔 좀 뭐하고, 시체의 '일부'였다. 무슨 동물인지는 모르겠다. 처음 발견했던것은 겨울도 슬슬 지나가는 1월 중순정도. 집에 오는데 웬 꼬꼬마 시키들이 공터 구석에 몰려있는거야. 근데 마침 그 구석이 그 미친넘들이 몰려있는 구석이었거던. 호기심에 가봤다. 137 냄새나는 초딩새퀴들 헤치고 가보니까, 그 '뭔가'가 보였다. 고양이었다. 근데, 목 조금 아래로 뜯겨나듯이 잘려서 나뒹굴고 있는 고양이의 두상. 특히 눈알이 가관이었다. 하얀 막같은거에 덮여서 반쯤 튀어나온 상태. 138 그리고 고양이의 손? 발?? 아무튼 사지 중 하나가 나뒹굴고. 초딩 새퀴들은 그걸 나뭇가지로 찔러보고 있었다. 아정말....또 생각하니까 토나온다. 139 고양이의 목은 말그대로 '뜯겨져나온' 상태였다. 그러니까, 목 부분의 내장있지??목뼈라던가, 식도라던가, 성대라던가... 그딴게 목 잘린 부분 아래로 죽 늘어져있었다. 140 벌써 부패되는지 냄새도 장난이 아니었다. 그대로 집에 돌아와서 뭘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냥 책상에 앉아서 벌벌 떨었던것같다. 밤이 오는게 무서웠다. 설마 그 미친놈들, 실제로 살아있는것에 해를 끼칠 줄이야. 자꾸 그것들의 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먹어 랩이 생각났다. 142  아으으 징그러워ㅠㅠㅠ 143 아오 그 시바ㄹ럼들 고양이를 처먹고 있었나.... 괜히 욕을 하면서 떨었다. 아무튼, 그렇게 또 밤이 왔다. 144 밤이 오고 달이 뜨자 또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렸다. 진짜진짜진짜 정말 레알로 무서웠지만, 당시에는 망할 호기심이 강했다. 왜 있잖아, 초자연적 오컬트를 향한 동경 같은거. 아직 어렸던 때라, 앞뒤구별도 못하고 그런걸 좋아했던것 같다. 물론 겪으니까 장난 아니었지만. 그래서 창문열고 옆집 공터를 봤다. 145 헉 소리가 절로 나왔다. 사람들, 진짜 바글바글했다. 족히 백명은 되는듯. 아니, 그 공터가 아무리 확장되고 넓어졌다 하지만 진짜 빡빡했다. 근데 이것들이 진짜 뇌를 삶아먹었나, 딴 넓은 공간 놔두고 한족 구석에만 몰려있었다. 그 고양이 대가리 있던 구석에. 146 이런... 미친.. 147 모두다 땅바닥을 내려다보면서, 뭐라뭐라 중얼이고. 먹어먹어였던것 같다. 또 벽 막 기어올라올까봐, 이번에는 이불 뒤집어쓰고 책상위로 눈만 내놨다. 달이 하도 밝아서 잘보였다. 근데 뭐랄까, 내가 저번에 환영같지는 않지만 완전히 살아있는 생물같지도 않은 위화감이 느껴졌다고 했지?? 달빛이 환하니까, 그리고 위에서 지켜보면서 그 위화감이 뭐였는지 알수 있었다. 148 그러니까 그사람들 있지, 아니, 정확히는 그 사람들 중 몇몇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간 그 몇몇, 그리고 꽤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그림자가 없었다. 149 내가 이걸 알수있었던 것은, 일단은 달이 워낙 밝았기 때문. 과장 아니고, 진짜 불하나 켜져있지 않은 우리집 옥상에 나가도 내 그림자가 뚜렷이 보였다. 또 하나는, 하얀 콘크리트 더미에 까만 그림자가 괴괴한 정도로 선명하게 비친다는것. 사람수가 워낙 많아서 확인하는데 좀 시간이 걸렸지만, 분명이 몇몇은 그림자가 없었다. 150 아오 진짜 그런것들이 고양이 있는 구석에서 먹어먹어먹어 요러면서 우글대니까, 그날 저녁에 먹은게 다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움직이지도 못하고,그냥 굳은채로 봤다. 151 아마 그때가 휴일이었을거야...그땐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밤 새우기로 작정했거든. 일단 해가 떠있는 낮 동안에는 그것들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확실했으니까. 152 한 새벽 3, 4시쯤이었을거야. 아직 캄캄한 밤이었지. 나도 막 꾸벅꾸벅 잠이 오는데, 살 꼬집으면서 억지로 버텼다. 아무튼 2시간인가 지나니까, 빠글빠글하게 모여있던 인간들이 슬슬 흩어지기 시작했다 근데, 흩어진는거 정말 빨랐다. 막 바퀴벌레가 도망치듯이 사사사삭 흩어지더니, 동네 전체로 빠져나가더라. 방향은 제각기 달랐다. 153 아무튼 그걸 끝으로 공터는 한산했다. 나도 그 뒤에는 잠자리에 들었던걸로 기억한다. 그 다음날, 그저께 밤새운 탓에 한 오후1시쯤에 기상한 나는 그 공터로 가봤다. 그 사람들이 있던 구석에는 여전히 고양이 머리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누가 치울 생각도 안한것 같다. 그밖에는 별다른 이상한게 없었다. 156 아무튼, 그렇게 또 며칠이 지났다. 웅성거림은 이제 몇달 겪다 보니까 일상적인게 됬다. 그렇게 아무일 없이 지나가나 했더니, 사실 또 괴사건이 있었다. 157 우리 동네 꼬꼬마 새퀴들 있잖아. 동네 초딩들. 걔네들이 있지, 무슨 생각으로 그런진 몰라도 자꾸 그 공터에 가서 놀았다. 158 애들은 영감같은걸 잘 느낀데. 뭔가가 애들을 끌어들이는건가? 159 처음에는 한명 두명정도였나, 근데 날이 가면 갈수록 거기서 노는 애들이 많아졌다. 거긴 정말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랑 철근밖에 없어서, 위험하면 위험했지 애들이 놀만한 장소가 아니었다. 가까운데에 놀이터가 있었는데도 애들이 그리로 모였다. 진짜, 학교에서 돌아올떄마다 수가 늘어나 있는 애들을 보는데, 밤마다 모여드는 그 미친놈들이 생각나서 오싹해지곤했다. 161 게다가 오래 놀았다. 겨울철엔 원래 해가 일찍 지잖아. 한 6시 정도에. 근데 8시가 넘어도 애들이 거기서 떠날 생각을 안하는 것이다. 지들끼리 뭘 키득거리며 노는데, 급기야 엄마들이 애들 데리러 거기로 오는것을 봤다. 162 더 오싹한 건, 밤마다 미친놈들이 모였던 그 구석에서 논다는 거였다. 그것도 그 인간들하고 똑같은 자세로, 쭈그리고 앉아서 땅바닥에서 도대체 뭘 하는지 웃으면서. 한 10명쯤 됬나. 어른들이 보기에는 그냥 동네 애들이 아지트 같은데 찾아서 노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나한텐 굉장히 섬뜩한 장면이었다. 163 그러다가 급기야는 소동이 났었다. 우리동네에 초딩치고는 굉장히 조숙하고 착한애가 있었거든?? 초등학교도 같이 나와서 잘 아는 사이였다. 근데 그애도 초딩 무리에 끼여서 그 공터 구석에 놀고 있었다. 165 근데 이 착한 애가, 9시가 지나도록 집에 갈 생각을 안했다. 이무렵 초딩들은 주위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들을 모아 쌓아서 벽같은걸 만들고, 그 안에서 지들끼리 놀곤 했다. 아무튼 이녀석이 9시가 지나서 완전히 깜깜해졌는데 자기 친구들이랑 그 콘크리트 더미에서 나올 생각을 안하는 거다. 166 그때 동네 사람들 꽤 많이 모여있었고, 난 그걸 우리집 베란다에서 보고 있어서 생생히 기억한다. 콘크리트 더미에 모여있는 애들을 데리러 아줌마들이 모였고, 아줌마들이 모이면 으레 그러듯이 수다를 좀 떨다가 시간이 많이 됬다 싶자 자기 애들을 불렀다. 애들은 묵묵부답.  168 귀.. 귀신에 홀린건가 169 한참 불러도 대답이 없자, 그 착한 아이의 어머님이 직접 그 콘크리트 더미가 있는 구석으로 들어갔다. 그때, 갑자기 괴성과 함께 그 아주머니한테로 돌이 날아왔다. 170 다행히 아주머니 맞지는 않았다. 아줌마들 막 웅성거리고, 그 돌맞을뻔 했던 아줌마는 놀래서 엉거주춤 서 있었다. 그러자 저기 구석 콘크리트 벽에서 누군가 쑥 고개를 내밀었다. 그 아주머니의 착한 아들이었다. 171 우와...나 진짜, 걔랑 같이 몇년동안 한 동네에서 살았는데, 그애의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 그 착한 애가 한 팔에 콘크리트 더미를 껴안고 자기 엄마한테 막 던지면서 괴성을 지르는 거다. 머라 했더라, "오지마!!! 오지마!!!! 오지말라고!!!!!!" 대충 이러면서 발악을 했던것 같다. 174 더 무서웠던건, 내가 위에서 보고 있어서 알수 있었던 건데, 그애 주위에 애들이 한 서너명 있었거든? 근데 걔네들, 조카 킬킬거리면서 그 남자애 팔에다 콘크리트 조각들을 주워다 얹어주더라. 176 아오 시bal....지금 쓰면서도 소름돋아. 아무튼 그 착한애는 계속 자기 엄마한테 돌 던지고, 아줌마는 그냥 팔로 얼굴 막고만 계셨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자기 아들이 던지는 돌에 뭐 피할생각도 못하고 그냥 벙찌셨던것 같다. 다른 아줌마들도 마찬가지. 소란을 듣고 나온 아저씨들이 그애를 강제로 붙잡을때까지 그상태가 계속됬다. 179 주위 동네 사람들 다나오고, 그애들과 공터에서 같이 놀았던 초딩들도 나 나와서 구경했다. 실실 쪼개면서. 엄마가 자기 아들한테 돌맞는거 보면서 도대체 뭐가 그리 웃겻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착한 아들을 비롯 그 콘크리트 더미에 숨어있었던 애들은 죄다 강제로 집에 끌려갔다. 아저씨들이 그 구석에 가서 애들을 끌고나오는데, 진짜 대단했다. 애들은 악쓰면서 돌던지고, 잡히니까 팔뚝물고, 발버둥치고...엄청 요란해서 주위사람들 거의 다 나왔던것같다. 180 그래서 당연한 일이지만, 그 철거된 하숙집으로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언제까지 저렿게 공터로 놔둘꺼냐고 불만도 나오고, 그 아들한테 돌맞은 엄마는 한동안 밖에 나오시지도 않았다. 근데 그 하숙집 아줌마는 끄떡도 안했다. 그냥, 전봇대가 방해되서, 아니면 아직 겨울이니까 시기가 안맞아서, 이런 말뿐. 182 그렇게 확실한 결론도 없는채로, 공터는 계속 방치됬다. 어른들이 아무리 뜯어 말려도 애들은 계속 거기에 모였고. 수도 갈수록 늘었다. 그리고, 며칠 더 지난 밤에, 진짜 소름끼치는걸 봤다. 184 진짜 야단도 그런 야단도 없었다. 그렇게 온 동네가 떠들썩한것도 처음이었던것 같다. 언제였나, 거의 2월달 들어갈때쯤이었을 거다. 그날밤도 억지로 웅성거림을 무시하면서 잠자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웅성거림이 한층 더 컸다. 무섭기도 하지만 이젠 짜증이 더 뻗쳐서, 욕을 하면서 바깥을 내다보았다. 근데, 세명쯤인가, 딴 미친놈들은 지금껏 그래왔듯이 한쪽 구성에 몰려있는데, 그 세명인가 몇명인가만 멀찍이 떨어져서 몸을 돌리고 반대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185 근데 그 세명, 몸집이 묘하게 작은거야ㅋ 어린애같달까. 게다가 걔네들만 완전히 몸을 돌려서 딴방향을 보고 있구... 걔네가 구석이 아니라 바깥쪽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로등 불빛에 비친 얼굴을 확인할수 있었다. 다름아닌 그 소동때 콘크리트 더미에 죽치고 앉아서 돌던졌던 꼬꼬마들. 그 착한 애도 끼어 있었다. 189 걔네 얼굴 보는순간, 내가 드디어 미쳤지 싶었다. 솔직히 이런일이 일어날리가 없자너.................뭐냐고 근데. 그 초딩들, 꿈쩍도 안하고 정면을 보고 있었다. 날씨도 추운데 옷도 얇고. 꿈쩍안하고 있는 애들 세명하고, 그 뒤에 구석에 낑겨서 먹어먹어먹어먹어 요지랄 하고 있는 백몇명 무리의 정신병자들. 내가 무신론잔데, 그때는 정말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찾고 싶었다. 192 근데 의문점은, 도대체 그 꼬꼬마너므들이 어떻게 자정이 넘은 시각에 집을 빠져나왔냐는 거였다. 부모님들이 안그래도 저번 소동때문에 엄청 날카로워졌있는데. 게다가, 또 말하는거지만, 내가 살던 동네가 대학로라서 12시 넘긴 시각에도 시시닥거리면서 노는 대학생들도 꽤 있었거던. 194 아무튼간, 걔네들 그러고 몇시간동안 서있었던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서 공터 확인했는데, 그땐 이미 없더라. 아마 그 미친놈들하고 같이 돌아간 거겠지. 195 너무 늦은 시간에다가, 솔직히 그때는 정신이 없었다. 세명 다 집 위치도 잘 모르고... 게다가 뭘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나도 아직 어린애였거든. 아무튼간 학교갔다가 돌아왔다. 초딩들은 아직도 구석에서 놀고 있었다. 근데, 이번에는 초딩들뿐만이 아니었다. 198 지금까지 거기서 놀던 애들은 모두 초등학교 2~3학년정도의 어린애들이었거던. 근데, 거기에 섞여서 좀 커다란 애들이 보였다. 한 초딩 5,6학년 정도. 그새끼들도 실실 쪼개면서 뭘 하고 있던데, 무서워서 그냥 집에 바로 왔다. 201 집에와서 씻고 밥먹고 숙제하는데 아직까지도 애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진심으로 무서웠다. 책상앞의 커튼은 좍 내려놓고 건드리지도 않았다. 창밖을 내다보면 이번에는 애들이 우리집 벽을 기어올라올것 같았다... 203 9시가 넘자 부모님들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애들을 데리러 온 거겠지. 애들 악쓰는 소리가 나고, 고함소리 나고, 막 우는 소리도 났다. 이번에는 확인 안햇다. 저번같은 광경은 보고싶지 않았기에. 204 사실을 말하자면, 나도 굉장히 궁금하긴 했다. 도대체 그 공터 구석에 뭐가 있는지. 왠지 자꾸 이끌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날이 가면 갈수록 그런 느낌이 더해졌다. 학교 오면서도 자주 기웃거리곤 했는데, 그때마다 날보면서 깔깔 웃는 애들이 무서워서 진짜 가보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그때 반쯤은 홀렸던게 아닌가 싶다. 207 도대체 왜이렇게 일이 커졌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그냥 꼬맹이 하나가 돌더미에 앉아있었을 뿐이었는데... 아무튼, 애들이 자꾸 이상한 행동을 보이니까, 어른들 사이의 불만도 높아졌다. 그런데도 하숙집 아주머니는 애매한 소리만 해댈 뿐이었다. 전봇대가 문제라나 뭐라나. 아무튼간 그렇게 또 며칠이 흘럿는데, 드디어 그 미친놈들의 마수가 우리집까지 뻗쳤다. 210 아무튼 나는 끝까지 제정신이었다. 다행이도. 아까 말한거 기억한 사람 있으려나. 우리집은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그리고 내 동생 두명 합쳐서 대가족이라고. 계속 이상한걸 본 난 괜찮았는데, 내 동생들은 그게 아니었다. 212 내 여동생이 나보다 3살 아래였거든. 그보다 더 어린애는 그당시엔 아직 갓난애였고. 근데 내 3살 아래의 동생이 그 콘크리트 더미에서 놀기 시작했다. 213 우리 부모님도 물론 동네 소동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 동생이 거기로 간다는걸 아시자 펄쩍 뛰셨다. 다만, 부모님은 그 공터를 아이들의 아지트 정도로 생각하고 계셨던거 같다. 어쩄든 동생은 콘크리트 더미에 갔고, 거기서 딴초딩이랑 실실거리면서 놀았다. 내 동생이지만 무서웠다. 215 언제 한번은 저녁 먹을 시간이 넘도록 그애가 돌아오지 않는거야. 그래서 부모님이 나보고 시켰지. 가서 동생좀 데려오라고. 아무래도 저번일을 나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시는 것 같았다. 설마 내 자식이 그러겟어, 그런 마음이셨겠지. 하지만 난 진짜 가기 싫었다. 나도 돌맞으면 어떡 하라고ㄷㄷㄷ 216 부모님의 성화에 떠밀려 어쨋든 옆집에갔다. 가는 내내 아 신발 젖댔다 계속 이러면서 갔던게 생각났다. 돌에 대비해서 일부러 두꺼운 옷도 압고ㅋ 바로 옆집이라, 집을 나서자마자 저기 공터에서 놀고있는 동생이 보였다. 일단 가까이 가진 않고, 멀리서 xx야 라고 불렀다. 218 그색히, 들은척도 안하더라. 다시한번 불러도 여전히 씹고. 할수없이 가까이 갔다. 그떄가 아마 동생이 초딩 4학년인가 5학년인가 그랬을거다. 주위에 애들이 한 4명정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구석 바닥에서 뭘 하면서 킬킬대는 동생 어꺠를 툭 치면서 가자, 라고 했다. 221 우와, 근데 어깨를 치자마자 그색히가 획 돌면서 내 손을 쳐내더니, 날 조카 꼬라보면서 "건들지마!!!!!"이렇게 소리쳤다. 얼떨떨하기도하고 화나기도 해서, 다시 한번 어깨를 꽉 쥐고 가자고 했다. 222 근데 이번에는 이녀석이 나를 퍽 밀치는게 아닌가. 완전 뜻밖의 반응이라 뒤로 몇발자국 주춤 물러섰다. 동생녀석도 평소엔 착한애였는데, 그때 보니까 흰자위가 번뜩 돌아간게 장난 아니더라. 224 그와 동시에 주위 꼬꼬마들이 깔깔거리면서 웃었다. 개중에는 콘크리트 더미를 쥐락놔락하는 녀석도 있었서 좀 쫄았따. 하지만!! 난 중딩이었고!!!! 내동생은 초딩!! 내 동생한테 쫄면 체면이 말이아님ㅋ ...그렇게 오기로 동생을 억지로 잡아끌었다. 225 "아 미친년이 좀 가자!!!!!!" 이러면서 동생 어깨를 콱 잡았다. 그러니까 이색히가 으아앙강아아아악 이러면서 악을 쓰는게 아닌가. 왜, 어린애들이 장난감 안사줄떄 투정부리는것처럼. 근데 목소리는 훨씬 컸고, 쩌렁쩌렁했다. 게다가 주위 시키들은 계속 웃고 있었다. 229 솔직히 내가 밤마다 본 그 정신병자 무리들만 아니었으면, 나도 그냥 방치된 공터에 아지트가 생겼으려니, 했을거다. 근데 그게 아니란걸 아니까, 동생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데도 무서웠다. 하지만 어쨌든 내 동생 아닌가. 귀신이든 뭐든 홀리게 놥둘순 없었다. 딴 초딩시키들은 웃거나 말거나 냅두고 동생을 거의 질질 끌다시피 해서 공터밖으로 끌어냈다. 지나가던 대학생들이 우릴 이상한 눈으로 봤다. 232 공터를 벗어나니까 일단은 발악이 좀 가라앉았다. 반쯤 정신나간채로 악만 쓰고 있는 동생시키를 질질 끌고 빌라를 올라갔다. 그리고 무사히 저녁을 맥였다. 내가 진짜ㅋ너이색이 저녁 하나 먹일려고 별ㅋ 개같은 고생을ㅋ 237 아무튼간, 밤마다 그 먹어머거 어쩌고 랩은 계속되고, 초딩들도 거기에 껴 있었다. 게다가, 정신병자 무리가 늘어남에 비례해서 걔네들도 늘어났다. 아무짓도 하지 않고, 그냥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아마도 밤새 내내. 238 그러다 결국에 그 동네 사람들과 하숙집 아주머니하고 시비가 붙었던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우리 부모님도 껴있었고. 신축공사는 아직까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상태로 한참을 갔다. 239 동네 사람들은 도가 지나친 아이들의 놀이가 그 공터때문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았다. 근데도 아주머니는 계속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자꾸 전봇대가 길을막고 있다는 소리만 하고, 공사는 아직 시기가 이르다면서 우물쭈물. 241 그러다 진짜 큰일이 벌어졌다. 242 그 맨날 공터에 모였던 초딩들 있잔아. 내가 밤에도 목격했던 꼬꼬마들. 걔네들이 아픈것 같았다. 245 몇명은 열이 상당히 올라서 응급실에 갔다는 소문도. 저번에 엄마한테 돌던졌던 아들도 끼어 있었다. 그리고 이건 그냥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뭔가 있는건지 모르겠는데, 그 시기에 맞춰서 그당시 아직 갓난애였던 내 막내동생이 설사를 하면서 앓기 시작했다. 덧붙이자면 혈변을 봐서 응급실도 갔다왔다. 246 3살 아래 동생은 가끔씩 지랄발광을 한단것 빼곤 짜증날 정도로 건강했다. 이건 훗날 얘긴데, 내가 그때 너 왜 발광했냐고 물으니까 그색히가 내가 자신의 굉장히 즐거운 놀이를 못하게 방해했다는 거였다. 게다가 자기들만의 장소를 침범해서 짜증났다나 뭐라나. 그랬다. 259 뭐랄까, 거기 공터에 갔다온 애들은 한번씩 다아픈것 같았다. 261 처음에는 그냥 유행성 감긴가 뭔가 했는데, 저번에 그 돌사건도 있고...아무튼 동네에 그 공터에 대한안좋은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귀신이 씌였다는 말도 있고. 주인 아주머니의 애매한 태도도 그런 소문을 만드는데 한몫한것 같다. 262 그런데도 아주머니는 여전히 확실한 답이 없었다. 겨울도 끝나고 3월달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공사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새학기도 시작되어서, 친구들이랑 같이 놀러다니고 그랬다. 밤의 머거머거 랩하고 살짝 맛간 초딩들만 뺴면 그런대로 평범한 나날들을 보냈다. 263 그런데 나도 나이가 나이였으니까...ㅋ 애들이랑 사복입고 대학로에 자주 갔다. 마침 우리집이 대학로 근처에 있으니까. 그날도 애들이랑 만나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근데 그게 화근이었다. 266 대학 캠퍼스 부지내에 가서 막 그냥 걷는데, 저기 멀리 대학생 무리가 지나갔다. 슥 스쳐지나가는데, 그중 남자 한명의 얼굴이 이상하게 낯익었다. 267 아마 이 일련의 사건중 가장 소름끼쳤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남자, 밤의 정신병자 무리중 한사람이었다. 271 시간이 그대로 얼어붙는것 같았다. 정말 그때 그느낌은 말로는 설명못해. 근데 너무 자연스러웠다. 자기 친구들하고 웃으면서 지나가는데, 어딜 어떻게 봐도 완벽하게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네. 그리고 그냥 그렇게 스쳐지나갔다. 274 속으로는 벌써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 남자, 내가 정신병자 무리를 보기 시작한 초기부터 그 공터에 있었던 사람이라 잘 기억하고 있다. 분명 다른 정신병자와 똑같이 아무 표정없이 땅만 보고 있던 남자. 275 아무튼간 그때는 완전 소름끼쳐서, 아오 내가 잘못봤겠지 이러고 그냥 집에 왔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분명 그 얼굴이었다. 지금도 기억한다. 살짝 처진 눈매에 까만 뿔테안경. 둥그스름한 얼굴형에 중간키. 그때와 다른점은 지금은 얼굴에 표정이 있다는것. 277 밤이면 밤마다 랩이 계속됬다. 숫자도 엄청 늘어났고, 개초딩들도 많아졌다. 이젠 진짜 거의 바퀴벌레로 보였따. 드글드글 넘쳐나는. 그것도 구석에 다 낑겨서. 아니, 도대체 왜 눈치를 못채는건지, 나는 그게 진짜 의아했다. 그 정신병자 그룹은 귀신이든 환상이든 내가 미친거든 그렇게 치지만, 초딩들은 엄연히 실체가 있고 가족이 있는 '사람'아닌가. 어떻게 밤마다 이만한 숫자의 애들이 나오는데 아무도 눈치를 못채는가 싶어 진짜 의아했다. 278 근데, 그 궁금증은 곧 풀렸다. 286 이번에는 내 동생시끼가 나가기 시작했다. 289 동생시끼를 처음 발견했을때는 내가 그 대학생을 길에서 보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날밤도 여전히 먹어먹어먹어먹어 어쩌고 졸라 랩을 해대는걸 애써 무시하고 잠을 청하는데, 뭔가 느낌이 묘했다. 291 뭔가가 자꾸 걸린달까....지금 생각해보면 우왕ㅋ쩌는사랑의힘!!!!!!이런것 같기도하고. 아무튼 뭔가가 자꾸 걸려서 밖을 내다보았다. 근데 시발 저노무 동생시끼가 저번에 똥쌀힘까지 동원해서 겨우겨우 끌어냈건만 그 공터에 또 있는거야 292 우와 순간 섬찟했다ㅋㅋㅋ근데 그건아냐 지금은 이렇게 농담하지만, 그당시엔 진짜 장난아니게 무서웠다....내 동생이 공터에서 다른 꼬꼬마 시키들하고 같이 무표정으로 서있는거 보니까, 왠지 동생이 아닌것 같았다. 294 근데, 뭔가 이상했다. 297 내가 저번에 느꼈던 위화감. 그게 지금 동생한테서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다른 초딩들한테서도. ?!!............걔네들, 그림자가 없었다. 299 그건 정말이지, 말로 설명할수 없는 공포였다. 진짜 말도 안나왔다. 그냥 멍하니 봤다. 걔네들 위로 가로등이 비치고, 그 아래에는 분명 있어야할 꺼먼색 그림자가 없었다. 301 와....눈물부터 나왔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몰랐다. 환영이거나 귀신이라고 생각했던 남자는 길에서 멀쩡히 살아있는걸 만나고, 지금껏 계속 같이 자라온 동생은 그림자가 없다니. 그렇게 멍하니 서있다가,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방을 박차고 나와서 동생을 찾았다. 302 참고로 아직 어린 동생 두명은 부모님하고 같이 잔다.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서 부모님 침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문을 쾅 열어젲겼다. 303  근데 젠장.. 동생이 있었다.; 305 동생녀석은 부모님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난 그때 진짜 내가 미쳤구나 했다. 그 빌어먹을 전봇대때문에 뇌에 뭔가 이상이 생긴 거라고 확신했다 306 몇초간 멍하니 있다가 다시 내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커튼을 확 열고 창문도 다 열고 옆집을 정면으로 봤다. 솔직히 그때는 혼란이 극에 달해있어서, 공포감도 뭐도 없엇던거같다. 307 그림자 없는 동생은 초딩들과 함께 여전히 거기 있었다. 도대체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다. 신발신발. 욕만 나왔다. 308 젠장! 근데 그 동생인지 뭔지 아무튼 그 그림자 없는 동생같은 녀석이 있잖아, 내쪽으로 고개를 슥 돌리더니 날보고 씩 웃더라?? 309 이제 별로 무섭지도 않았다. 그냥 분노만 끓어올랐다. 저게 뭔지는 몰라도 당장 가서 먼지나게 패주고 싶을 정도다.. 315 그렇게 그 뭔지모를 새끼와 몇분동안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겁많은 중딩이라도 시발 그림자도 없는 뭔지도 모를 새끼한테 질수는 없잖아. 그래서 계속 노려봤다. 316 그러다가 그 동생 모습을 한 녀석은 다시 고개를 돌리고 바닥을 쳐다봤다. 눈싸움에서 이겼다는 기분에 조금은 의기양양해진 기분으로 난 잤다. 318 아침에 눈을 떳을땐 그 단체 정신병자 클럽은 없어졌다. 동생은 아무 이상 없었다. 평소대로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있었다. 나도 아침먹고, 진짜 피곤했지만 학교를 갔다. 319 아무튼 곧 학교에서 돌아왔고, 돌아오면서 또 낄낄대는 초딩새끼들을 봤다. 내가 지금 이렇게 피곤하고 힘든게 괜히 쟤들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그 쳐웃는 얼굴을 조낸 패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321 근데 뭐랄까. 나는 그렇게 나날을 보내고 있는동안 어른들의 뒷세계에서는 일이 꽤 커진것 같았다. 급기야는 민원까지 들어온것 걑았다. 동사무소에서 직원이 나와 아주머니와 얘기하는걸 봤다. 동네 사람들도 꽤 있었고. 아직 땅을 소유하고 있는데, 어린아이들에게 위험한 곳을 방치하고 있다는 죄목이었던것 같다. 322 그 아주머니, 일이 이렇게 커지자 꽤 당황했던것 같다. 며칠을 더 버티다가, 결국 뭔가 타협안을 내놓았다. 근데 그게 꽤 뜻밖. 323 그 해결책이라는게, 신축공사 하기전에 일단 굿을 하자는 거였다. 326 솔직히 난 올게 왔다는 기분이었다. 근데 어른들이나 주위 사람들은 그것 때문에 꽤나 웅성거렸던것 같다. 한동안 동네에는 그집에 귀신이 씌였느니, 그것때문에 아직 계약 다 끝나지도 않은 하숙생들 내쫓고 건물 철거한 거라느니 말들이 많았다. 328 그리고 또 하나의 조건이 있었다. 공터 옆에 있는 전봇대를 없애자는 것. 330 아무튼 일반적인 시선에서 보자면 완전히 상식에 벗어난 일들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별로 이상하지도 않았지만. 지금껏 내가 겪어왔던 괴현상들과 아주머니의 애매한 태도로 미루어 보자면, 분명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331 안될거라고 생각했다. 동사무소 직원도 그 제안에는 난색을 보였고. 실제로 신축 할때 그 전봇대는 그대로였다. 332 아무튼간, 아주머니가 직접 모셔온 무슨 유명한 사찰의 법산가 뭔가를 모셔왔다. 진짜 영능력자 보는건 그게 처음이었다. 335 그 법사양반, 생긴건 꼭 술집 바텐더같았다ㅋ 그런 얼굴에 스님복이라니ㅋㅋ 너무 안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그 굿인가 뭔가 하는 날은 완전 동네 잔치 분위기였다. 소문이란 소문은 다 떠돌고, 어른들은 자기들끼리 쑥덕대고. 나도 구경했다. 근데 조카 그 법사가 공터에 들어가자마자 헉 이러는거야. 337 아주머니는 계속 안색이 안좋았다. 뭔가 계속 안절부절못했다. 그 법사님이 공터에 한발자국 들어가더니, 인상을 팍 쓰고 이러는거야. "이거, 이런데서 정말 사람 산거 맞습니까?" 341 웅성거리던 사람들, 갑자기 싹 다 조용해졌다. 아줌마는 창백해진 얼굴로 입 꾹 다물고 있었고, 법사님만 계속 말을 이었다. 대충 기억해서 써보자면 "이건 진짜 굉장하네. 여기서 하숙집을 했다고요? 이거이거, 엄청 많네. 뭐가 이리많아." 소름..끼쳤다. 343 법사님 왈, 여기 살았던 사람들 지금은 다 어디있냐고 아줌마한테 물었다. 아줌마는 모기만한 목소리로 지금은 다 흩어져서 모른다, 라고 답했다. 346 그러니까 법사님이 갑자기 화를 막 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사람들을 그냥 놔줬냐고. 당장 여기 있던 사람들 다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리고 최근에 이 공터에 있던 사람들도. 349 그뒤로 엄청 난리가 났다. 그, 저번에 아들한테 돌맞은 아줌마도 있었는데, 그 아줌마는 거의 울고 있었다. 아들은 아직도 병원에 입원해있다고 들었어. 그래서 어른들은 애들을 꼬치꼬치 캐서 공터에서 놀았던 초딩새퀴들 추려내고, 하숙집 아줌마는 방 계약서 죽 훑으면서 그 사람들한테 연락했다. 그렇게 한 일주일쯤 흘렀던것 같다. 353 이렇게 다 모으니까, 사람수가 어마어마했다. 소름끼치는건, 내가 밤마다 봣던 래퍼들과 초딩들의 숫자와 거의 비슷했다는것. 물론 내 동생도 그 무리에 끼어 있었다. 357 법사가 사람들을 죽 둘러보더니, 아줌마한테 그랬다. "사람이 모자라는데, 나머지는?" 그러니까 아줌마, 법사님 얼굴을 피하면서 사람들을 불안하게 쳐다봤다. 그러니까 법사님이 고함을 질렀다. "나머지 어디있냐고!!" 359 그제서야 아줌마가 땅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게....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닌것 같습니다." 361 CㅋㅋBALㅋㅋㅋㅋㅋ난정말 그소리 듣는순간 온몸에 피가 머리로 뻐쳤다. 사람들도 엄청 웅성거렸다. 그때 그 돌맞은 아줌마는 아예 울고 있었다. 근데 이노무 초딩 새퀴들은 그떄까지도 실실 쪼개고 362 법사님 말로는 한 3~4명 빠진것 같단다. 그 사람들, 다 죽었다는 소린가. 366 초딩들 왜 그래.. 367 사람들은 족히 150명???정도는 되보였다. 근데 시발. 그 사람들, 다 내가 밤에 본 그 정신병자 무리였다. 371 사실 나도 나중에 법사님한테 불려가서 무슨 정화의식 같은거 받았다. 그때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지, 내머리로는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동생이 불안한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아오 시발 날 보지 말라고. 난 그렇게 외쳤다. 속으로. 374 저번에 내가 본 그 대학생도 거기 있었다. 그 사람, 반쯤은 웃고 있던데. 아마 이런거 안믿는 거겠지. 375 일단 법사님이 관계자 외에는 다 돌아가라고 했다. 이 공터에는 한동안 얼씬도 하지 말라고. 나와 우리가족과 초딩들 부모님들은 관계자로 남았다. 377 그리고 나서야 법사님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들을순 없었다. 그냥 기억나는 대로 써볼께. 379 아, 그전에 법사님이 건장한 남자 한명 나오라고 시켜서, 사람들이 밤마다 랩을 하던 그 문제의 구석을 파보라고 했다. 380 동네 아저씨가 삽을 준비해줬다. 그리고 그 남자는 영문도 모르채 삽질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지나지 않아, 뭔가가 나왔다. 383 엄청 많은 물건들이었다. 진짜, 왜 저런게 저런데 묻혀있나 싶을정도로 굉장한 숫자의 물건들. 종류도 가지각색이었다. CD 플레이어나, 책이나, 거울이나 등등. 근데, 그 남자가 파올린 물건을 쌓아놓자 사람들 속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385 땅속에서 나왓다는걸 뺴면 딱히 무서운 물건도 없었는데, 왜 그런가 했냐면... 그 물건 하나하나가, 그 150 몇 명 소유의 사생활품이기 때문이었다. 390 나중에 들어본 사람들 말로는, 쥐도 새도 모르게 하숙집에서 사라진 개인 용품들이라고했다. 그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잊어버렸던게, 지금 와서야 땅속에서 나오니까 비명을 지를 수밖에. 393 그런 물건들이 다 일상적인 소품들이라서, 그냥 재수없게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397 이것도 나중에서야 안건데, 그 아줌마 무슨 사이비 종교 단체의 신봉자같은 거라고했다. 거기서 자신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의 곁에 있는 물건을 모아놓으면 그 사람들의 양기가 모아져 집안에 복이 온다나 뭐라나. 나중에 아줌마가 울면서 고백햇다. 399 하숙집 문의 열쇠는 다 아줌마가 가지고 있으니까, 하숙생이 자리를 비운 새에 몰래 들어가 하나씩 빼왔던 것 같다. 나중에 괜히 문제가 되지 않을만한 일상적이고 자잘한 소품들로. 401 아무튼간, 진짜 많이 나왔다. 사람들은 계속 비명을 질렀다. 막 어 내 가방, 내 거울, 왜 저게 저깄어 이러면서. 402 근데, 그 법사님 설명이 더 가관이었다. 403 그 뭐냐, 너희들도 알고 있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은 그 사람의 영혼이 담긴다고. 그래서 왜, 사람이 죽으면 유품같은것도 다 태우고 그러잖아. 406 그런 비슷한 원리라고 한다. 기를 잘 다룰줄 모르는 일반인이 그렇게 무작위로 양기를 쌓아 놓으면, 반드시 탈이 난다고. 408 그 상태로 두면 언젠가는 반드시 화가 미쳤을 거라고 한다. 근데 그 일촉즉발의 폭탄같은 상황에 불씨를 던진게, 거기 하숙집에서 잠깐 생활햇던 어떤 아이의 죽음이었다. 기억하나? 내가 맨 첨에 봤던 그 체크무늬 셔츠의 그 꼬마. 410 걔가 한 1년전인가, 하숙집에서 살았던 애라고 하는데, 방 뺀지 얼마 못 가 죽었다고 한다. 아줌마가 계약서 훑으면서 전화하던 중에 알아냈다고 한다. 412 근데 아주머니는 이미 그애의 물건도 파묻어놓은 상태. 그 뭐랄까, 그렇게 잘못된 방식으로 축적된 양기로 인해 음....  도플갱어 같은게 생겨났다는 것 같다. 415 그러니까, 이미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지만 생전 그 사람의 양기에 의해 붙잡혀 있는, 굉장히 어중간하고 불안정한 상태. 그리고 더 쇼킹한 사실이 있었다. 419 아무리 잘못된 양기가 모아진 '그릇'이 있다 해도, 그 '그릇(법사님이 이런 표현을쓰셨다)' 과 그 '그릇'의 주인의 죽음을 이어주는 매개가 있어야만 그....살아있지 않은 도플갱어 같은게 만들어 진다고 했다. 그리고 그 매개란 바로 전봇대. 423 그날 들은대로 대충 설명해 보자면, 전봇대의 전파가 원래 사람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했잖아. 그래서 그런지, 음기의 기운이 굉장히 강하다고 들었다. 이건 전봇대가 있던 자리의 수맥인가 머시긴가 하고 지형의 영향도 더해진 거라고. 하필이면 사이비 종교 아줌마가 파묻은 하숙집 근처에 그딴 병신같은 전봇대가 있어서 '그릇' 주인의 죽음과 이 세상에 남아있는 주인의 양기가 합해져 살아있는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어중간한 존재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424 그런 양기를 집에 몇백개나 모아뒀으니, 그 아주머니인 들 성할리 없다. 그래서 근래에 무당집을 찾아가봤는데, 그 무당이 전봇대가 문제라고 하더란다. 그래서 은근슬쩍 하숙생도 다 쫒아낼 겸, 확장 공사를 구실로 전봇대를 우리집 쪽으로 옮기려고 했댄다. 428 그 아이의 죽음을 시작으로, 그 왜, 생령이라고 하지??  물건 주인들의 기가 죄다 역전되서 물건쪽에 기가 쌓이기 시작했댄다. 내가 봤던 그 정신병자 집단은 그러니까 물건에 사람의 양기가 쌓여 만들어진 도꺠비같은 거였던 것 432 그런 까닭으로 그 공터가 그딴 곳이 되어버린거야. 그래서 상관없는 동네 애들까지 기가 빨려서 도플갱어가 생긴거라고. 내가 본 그림자 없는 애들과 내 동생은 바로 그거였다. 참고로 그림자가 아직 생기지 않은건, 매우매우 다행히도 기를 충분히 빨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래. 434 그 왜....그림자가 찐해진 사람들 있었지??? 밤에 맨날 먹어라고 랩하는 놈들 말야. 그런 도플갱어의 원래 주인은 기가 쇠약해져서 이미 죽었을 가능성이 크대 439 나이어린 애들부터 이상해지기 시작한건, 역시 어린 애들이다보니까 상대적으로 기가 더 약해서 그런거래. 법사님 왈, 조금만 더 있었으면 어른들도 헤헤헿헤ㅔ헿 이러면서 공터에 박혀있었을거라고. 441 그리고 이건 내가 추측해본건데, 그 정신병자들이 랩한 '먹어'있잖아, 구석에 짱박혀서 막 웅성거린거. 그거 아마 거기에 묻혀있는 물건들을 매개로 그 물건 주인의 양기를 빨아들이면서 한말 아니었을까. 말그대로 양기를 '먹는'거지 443 양기가 모이면서 걔들도 나름의 생존본능이란게 생긴것같다. 그래서 그렇게 숫자를 불리고 양기를 빨아들이는데 집착한거고. 445 아 상상하니까 소름돋는다;;; 몇백명의 도깨비들이 다 구석에 박혀서 고개 숙이고 양기를 빨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해보라구!!!!! 난 그딴걸 봐왔던 거라구!!!!! 451 아무튼 그래서, 그 물건들 다 파헤쳐가지고 법사님이 처리하겠다면서 가져갔다. 애들하고 하숙생들도 다 무슨 의식 받았다. 양기를 다시 되돌리는의식이래. 나도 받았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 다 받은것 같다. 457 물론, 우리 부모님을 포함해 주위 사람들 플러스 하숙생들의 비난이 폭발했다. 그 아줌마는 얼마 못 견디고 이사갔다. 지금은 소식 모름. 나도 이사갔고. 그래서 양기를 원래대로 되찾은 사람들은 보통 생활로 돌아갔다. 또 그 공터가 있던 자리는 법사님이 무슨 정화의식 같은 거 한 다음에 신축 들어갔다. 2009년쯤인가, 완공됐지. 460 아, 그리고 맨 처음에 죽었던 그 아이 말인데. 그 아이 때문에 여러 사람이 끌려들어간건 물론 그 양기가 모인 물건 탓도 있지만, 그 아이 자신의 바람 때문도 있었대. 465 무슨 바램? 466 잘은 모르겠지만, 그 아이 최후가 그렇게 행복했지만은 않은가봐. 아마 쓸쓸하고 외롭게 최후를 맞았을거라고, 법사님이 그러던데. 그래서 어중간하게 이 세계에서 떠돌게 되자, 자신과 같은 성질을 가진 동지들을 애타게 갈망했다고. 나 좀 울었다...;; 471 난 지금은 멀쩡하게 잘 살고 있다. 참, 왜 나만 그런 도꺠비들을 볼수 있었냐면 477 뭐랄까, 그 아이와 내가 뭔가 파장이 맞았다고 한다. 나중에 법사님한테 들었어. 그 아이와 나 사이에 무언가 강하게 공명하는 감정이 있었다고. 사실 나도 외로움 잘타고 그런 성격이거던. 그래서 그 아이의 존재를 통해 그런 도꺠비들을 보게 된거고 479 바로 옆집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도 큰 요인이고 486 아무튼, 그런 우연의 우연의 우연을 통한 인연으로 이루어진 오컬트다. 여기까지 들어줘서 모두들 고마워!!! 그리고, 그 아이의 명복을 빌어주길 바래. 그럼 모두들 안녕!! 힘들었다. 나중에 또 보자구!! [출처] 스레딕 _______________________ 아 그러게. 좀 슬프다. 어린 아이가 얼마나 힘들고 외롭게 명을 달리했으면 ㅠㅠ 이렇게 슬픈 아이와 욕심으로 똘똘 뭉친 아주머니가 어쩌다 맞물려서 일어난 일. 그래서 더 슬프네... 13일의 금요일 모두 시원하게 보내고 주말동안 정말 덥다더라. 웬만하면 나가지 말고 에어컨 아래 있어! 난 나가야 하는데 벌써 겁난다... ㅋ 그럼 잘 자고 곧 또 올게 뿅!
퍼오는 귀신썰) 노란 저고리 남색 치마
귀신썰 중의 귀신썰은 바로 옛날 귀신썰 아니겠어? 오늘은 우리 역사 중 가장 아팠던 역사 중 하나인 일제시대의 귀신썰을 가져와 봤어 텍스트로만 아는 우리도 마음이 찌릿찌릿한데 당시 그 아픔을 실제로 겪었던 분들은 어떨까.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이셨겠지 ㅠㅠ 오늘은 그와 연관된 썰이야. 이미지는... 노란 저고리 남색 치마를 찾다 보니 사람이 입고 있는게 이것 뿐이라 다른 의도가 있는건 절대 절대 절대 저어어얼대 아니야... 암튼 그럼 정좌하고 읽어보쟈 _________________ 무서운 이야기는 역시 할아버지-할머니들이 들려주시는 어르신표 믿거나 말거나 실화괴담이 짜장인 듯 해 ㄷㄷㄷ 재작년에 돌아가신 나냔의 외할머니가 아프시기 전에 (2005년부터 아프셔서 누워만 지내시다 가셨어 ;ㅅ;) 해주신 이야기인데... 나냔이 가끔 섬찟섬찟하게 촉이 오거나 귀신을 느끼는 건 외할머니의 유전이 아닌가 싶다 ㄷㄷㄷ 외할머니는 일제시대 출생....딱 1920년생이셨어. 나냔의 언니랑 딱 60년 나이 차이난다고 다른 어른들 나이는 까먹어도 외할머니 나이는 잘 기억했지... 당연히 외할머니의 어린 시절은 왜정으로 살기 어려운 때였고....(외할머니가 왜정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대로 쓴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뼈아프게 굶은 기억은 없고....(굶어본 적이 없진 않았지만) 그냥저냥 먹고는 살았었대.  그 땐 그것만으로도 운이 무지무지 좋은 시절이었댔지.... 외할머니네 마을에는 대대로 양반 가문에 땅도 많은 거의 유지 격의 부잣집이 있었대. 집도 꽤 큰 기와집이었는데, 그 집이 할머니네 집에서 바로 보일 만큼 코 앞이었대. 가끔 대문을 활짝 열면 가운데에 큰 감나무가 있는 마당과 안채 건물이 바로 보일 정도로 바로 마주보고 있는 수준이었다고... 그치만 그 집은 그 당시 마을에서의 인평은 매우 안 좋은 집이었어......주인이 친일파였기 때문에.... 여러가지로...그 당시 일본이 이 나라를 휘젓고 다니는 걸 도와주는 역할을 자처해서 앞장섰던 부끄러운 한국인들이 있었다는 건 냔들도 잘 알 거야. 이 집 주인이 그런 사람이었대. 옆에서 보기싫을 정도로 일본 순사나 관리들에게 굽신거렸고 기부까지(일본군 관련 기부였다는데 잘 기억 안 난다 ㅡㅡ)하고.... 아무도 대놓고 뭐라진 못했어도 다들 속으로 욕하고 싫어했지. 반면에 이 집 안주인인 아줌마는 남편이 저러는 걸 엄청 창피하게 여기고 자기까지 욕 먹는 걸 부끄럽게 여겼지만....남편이 너무 작심하고 저러니 반대해도 소용이 없고 사람들 보기 창피하다고 밖으로 잘 돌아다니지도 않았대. 같은 양반집 아들딸인데 어찌 저리 다르냐고 뒷말도 많았던 집이었대. 암튼 외할머니가 13살 때..........외할머니가 이웃사는 친구랑 심부름을 다녀오다가 집 근처로 걸어오는데 그 부잣집에서 뭐가 들어오는지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대문 앞에는 수레같은 걸 세워놓고 쌀가마니며 이것저것을 대문 안으로 일꾼들이 실어나르고 있었대. 그런데 무심코 안 쪽을 보니.....마당 감나무 옆에 왠 여자가 꼿꼿이 서서 외할머니를 빤히 쳐다보더래. 못 살고 가난한 사람이 더 많던 시절이고........염료가 귀해서 높은 양반들이나 부자들 아니면 색깔있는 옷을 거의 입지 않던 때였는데 감나무 옆에 선 여자는 굉장히 고와 보이는 옷감으로 된 노란 저고리에 남색 치마를 입고 서있었대. 젊은 여자였는데 머리도 막 풀어헤친 그런 머리가 아니라 싹싹 빗어넘긴 단정한 머리에, 얼굴이 확 튀게 하얗다는 거 외에 그닥 사람같지 않다거나 무서운 느낌도 들지 않았대. 그냥 모가지가 길고 얼굴이 갸름해서 딱 보고 '이쁘다...'는 생각이 드셨다고 해. 근데 그 집에는 그만한 나이의 딸도 없고 주인 부부와 그 주인의 외아들, 거의 누워지내는 주인 아저씨의 어머니인 할머니 일케 넷만 살았대. 그래서 낯선 얼굴이 보이니 '누굴까' 하신 거지. 하지만 주인 아저씨의 형제 자매들이 시집 장가가서 다 나가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친척 중 누가 왔나보다 싶어서 별 말도 않고 신경쓰지 않으셨대. 외할머니는 그러고 나서 잊을 만하면 그 여자를 보셨다고 해. 가끔 대문이 열리면 늘 마당에 있었고.....그 집 식구들을 따라서 밖에 나오기도 했대. 그리고 보면서 아셨대....아 저건 귀신이구나.......저 집에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대단히 원한이 있는 귀신이구나 하고 ㄷㄷㄷ 저 집이 잘되길 바라지 않는, 저 집을 저주하러 온 귀신이라는 걸 볼 때마다 강하게 느끼셨대. 언제 하루는,그 집 주인 아저씨가 신경써서 차려입고 어딜 나가는데, 그 노란 저고리 여자가 아저씨한테 매달려 가더래. 그것도.....주인 아저씨 어깨를 밟고 머리 위로 몸을 웅크려서 아주 이상하고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아저씨는 아무 것도 모르는 듯....아무 것도 없는 마냥 흔들흔들 팔자걸음으로 갈 길 가고.....그 여자는 그렇게 웅크려서 아저씨를 빤히 내려다 보면서 그렇게 둘이 가더래. 진짜 사람이었으면 그렇게 매달려 가지도 않을 뿐더러 남자가 그렇게 아무 무게감없이 못 가지.... 저러고 어딜 가나 싶어서 외할머니는 그 둘이 안 보일 때까지 쳐다보셨다는데.....며칠 뒤에 그 주인 아저씨가 참의 벼슬을 받는 데에 실패했다고 들었대. 냔들 문학시간에 가끔 참의라는 벼슬 들어봤을 거야. 이태준의 복덕방에도 '서 참의' 라는 사람이 나오지.... 그렇게 일본 정부에 기부를 하고 여기저기 잘 보이던 것이 작아도 참의 자리 하나 얻고 싶어서였다는데.........줄 것만 실컷 내주고 결국 받진 못했다고 그렇게 원통해 했대. 마을에서는 '고소하다', '꼴좋다'는 여론이 대세였다지.... 하지만 외할머니는 그게 왠지 그 노란 저고리 여자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대. 그 여자가 조종한 것처럼... 그리고 점점 전쟁이 길어지고 일제시대가 끝나가면서 그 집도 역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대. 그 아저씨는 나 한 몸 잘 살아보고자 일제에 아부하고 이것저것 바쳤지만 일제는 아저씨를 이용만 한 거였지. 아들이 학도병으로 전쟁에 나가게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 집 아줌마가 얼마나 온 집이 떠나가게 통곡을 하는지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 이웃집 사람들이 몰려와서 구경하고 엿들었대....고등학생 아들을 전쟁에 내보내야 하는 심정이 오죽할까. 외할머니는 엄마와 거길 담 너머로 보곤 소스라치게 놀랐대. 마당에 쓰러져 울부짖는 아줌마 옆으로 그 노란 저고리 입은 여자가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더라는 거야..... 그 때 그 노란 저고리 여자가 웃는 얼굴을 처음 봤대....입이 귀밑까지 올라갔는데 입 안이 빨간 물감을 머금었던 것처럼 이빨도 안 보이고 새빨갛더라는 거야............... (할머니는 '무슨 사람 입 안이 두견새 입 안'이라고 하셨었어 ㄷㄷㄷㄷ) 결국 그 아들은 한 상자의 유골로 돌아왔대. 주인 아줌마는 유골함을 보고 기절했다 깨어나면 통곡하고 또 통곡하다 기절하고를 하루 내내 반복하셨다고 해. 그 때 소리만 들었지 그 집에 들어가 보진 않았으니, 모르긴 몰라도 또 그 여자는 덩실덩실 춤을 췄을 거라고 하셨던 외할머니.... 그리고 그 아들이 죽은 지 얼마 안돼 누워서만 지내던 그 집 할머니도 돌아가셨대. 외할머니는 그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이태 전에, 그 집에 불려온 의사가 그 집 대문 앞에서 그 노란 저고리 여자한테 싸다구;를 맞고 대문 앞에서 자빠지는 걸 보셨대. 여전히 그 여자는 외할머니 눈에만 보였고, 넘어진 의사 아저씨는 어케 넘어졌는지 그 자리에서 다리가 부러졌대.......주변 사람들은 모두 대문에서 미끄러진 걸로 보였는데;;;;; 사람들은 저 집이 재수가 없으려니 들어가려는 사람도 저렇다고 수군댔지만 할머니는 노란 저고리 여자가 의사를 때린 후에 빙글빙글 웃던 시뻘건 입 안이 너무 징그러웠대 ㅠㅠㅠㅠㅠ 금방이라도 피가 또로록 흘러 넘쳐 떨어질 듯이 뻘건 입 속이...... 그렇게 의사 한 사람이 들어오지도 못하고 실려가고, 훨씬 멀리 떨어진 다른 마을에서 의사가 불려왔는데 이 의사는 먼저 넘어진 의사보다 나이도 어리고 경험이 적은 사람이라 할머니에게 별 처방을 못한다고 다들 혀를 찼대. 뭐, 이미 고령이고 돌아가실 때가 다 된 할머니에게 어떤 처방이 그렇게 용했을지 모르지만.... 일본이 패전하고 맞아죽을까봐 친일인들, 일본인들이 한국에서 도망가던 때에 그 부잣집은 대문을 닫아걸고 두문불출 바깥 출입을 안했대. 마을 사람들은 내내 꼴보기 싫었던 그 집 사람들도 끌어내서 망신을 주자고 하기도 했지만, 이미 가진 재산도 전같지 않고 노모를 잃고 외아들까지 잃어 대가 끊어진 집이니 죄값 치른 거라고 굳이 그 집 사람들을 건드리거나 하진 않았대.  그런 후에도 그 노란 저고리 여자귀신은 주인 아저씨나 아줌마를 따라 밖에 나오기도 하고, 가끔 열린 대문 안을 보면 마당을 지키고 서 있었대. 그 때 이후엔 외할머니도 너무 무서워서 제대로 쳐다볼 생각도 못했다고 하셔.... 그 후 6.25가 터지고 외할머니도 가족들과 피난을 떠났다가 전쟁이 끝나고 1년 넘게 지나서야 고향 마을에 돌아오셨는데, 그 집은 완전히 불타서 터만 남고 새까맣게 탄 감나무랑 깨진 장독에 우물 정도만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대. 그 주인 부부는 전쟁통에 죽었다지만.....외할머니는 그 집 터를 볼 때마다 대체 그 여자가 누구였는지, 그 집에서 무슨 일을 겪은 여자였는지 섬뜩하면서도 궁금하셨다는데, 나중에 마을에서 간간이 들은 이야기로는 그 여자가 그 집에서 옛날에 쫓겨난 소실이었던 것 같다고.... 그 집 죽은 아들이 늦둥이였는데, 그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 부부 사이에 애가 안 생기니까 소실을 들였었다, 그런데 들이고 나서 얼마 안돼 본부인 아줌마가 임신을 하고 아들을 낳으니 소실은 쫓겨났다더라는 소문이 있었대. 옛날 일이고, 전쟁이 끝난 후에 원래 마을 사람들이 마을에 다 돌아왔던 것도 아니라 뜬소문일 수도 있고..... 워낙 나쁜 짓을 많이 하고 다녔고 욕심많고 개념은 꽝;이었던 주인 아저씨였기에 꼭 저 소실이란 법은 없고 다른 원한이 있던 귀신일 수도 있지만.... 그냥 그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으셨다네.... 이거 쓰면서 정말 오랫만에.....아프시기 전에 건강하셨던 외할머니 생각이 마니 났네ㅜㅜ 목소리라던가 말투 할머니 분위기까지....... 이 이야기도 나름 외할머니에 대한 추억이자 유산이 되는구나 싶다 ;-; [출처] 노란 저고리 남색 치마(스압) _________________________ 얼마나 사연이 많으셨길래... 그래도 나쁜 것 아시던 부인분은 너무 안됐다 ㅠㅠㅠ 슬프군 암튼 댓글로 불러달라는 분이 많으셔서, 또 부르지 말라는 분은 안계셔서 ㅋㅋㅋㅋ 종종 댓글로 불러드리오리다 ㅋ 어제까지 날씨 겁나 좋아서 신났는데 또 꾸물꾸물해졌네 이런 날엔 역시 귀신썰이지 ㅋㅋㅋㅋㅋ 같이 봐줘서 고마워 항상!
부산에서 납치당한 여자를 구한 퀵서비스 기사님들
1. 2019년 3월 14일 부산에서 한 퀵서비스 기사 두 분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덩치가 큰 남자가 여자를 흉기로 위협해 차에 태워 납치한 것을 목격 2. 바로 경찰에 신고한 기사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차를 따라가면서 실시간으로 경찰에게 위치를 알림, 경찰들 바로 출동. 3. 한 경찰 팀장이 도주로를 미리 예상하고 갔는데 그곳에서 차량 발견. 정차명령 무시한 차를 순찰차로 들이받았음에도 계속 도주 4. 순찰차와 오토바이 두 대는 5km 가량 추격전을 펼쳤고 오토바이를 탄 기사 한 명이 차 앞을 가로 막고 못가게 막아 섬. 5. 납치차량이 멈칫한 상태에서 경살팀장이 차 운전석을 들이받고 차를 세움. 납치범은 차 버리고 도망가다가 쫓아오던 경찰팀장과 두 명의 기사에게 붙잡힘 6. 납치범은 51세로 95kg의 거구. 납치된 여성은 사귀던 사이였는데 여자가 헤어지자고 해서 흉기로 위협하고 납치했다고 함. 여자는 안전하게 보호받는 중. 기사 두 분은 표창과 함께 신고 포상금을 받을 예정 두 기사분들의 성함은 서상현(29), 구영호(30) LG에서 수여하는 의인상을 받았다고 함 모야 ㅈㄴ 멋지십니다 진짜 와우 오토바이가 차 상대하기 무서우셨을텐데 완전 영화의 한 장면 같음 ㅇㅇ 이 환멸나는 세상 이런 멋진분들이 계셔서 다행
레알 스포츠만화 주인공 같은 김연경 일본활동 시절....JPG
입단 가능성을 말하는 기사가 뜨자: 한국의 에이스 따위 데려와봐야 써먹지 못한다. 다른 좋은 용병 데려와라. 입단 확정 기사 뜨자: 부상으로 못 뛸게 뻔한데 왜 데려왔냐. 쓰레기 같은 스태프들 첫 해외 진출이었고 하필 그게 일본 최하위권팀 출국전에 일본어 공부도 하고 기초체력운동도 열심히하겠다는 당시 기사  근데 막상 처음 간 일본에서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분위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첫날 결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구나 생각했다함 2연승 후: 좀 하는거 같은데, 얼마나 가겠냐. 10연승 후: JT 경기는 일방적이라 재미없다. 15연승 후: 가끔 김연경 빼고 일본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뤄보자. 20연승 후: 김연경 상태로 승패가 결정되는 팀이 되버렸는데, 김연경 내년에 나가면 JT는 리그 꼴찌. 아이돌급 인기 ㅋㅋㅋㅋ 한국엔 한류 열풍이라고 뉴스에 나오기 시작하고 역시 섬국배구 컨텐츠... 굿즈도 잘팔림 25연승 후: 전승 우승이 보인다. 코드 밖인데 벌써 스포츠만화 시작이다 2년째 JT 탈퇴가 결정된 시즌: 제발 가지마. 결국 일본가기 전에 말한대로 최하위팀 JT마블러스을 2번(2009-2010 시즌 정규리그 우승·2010-2011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시켜버리고 돌아옴 일본선수들의 텃세 등을 실력으로 제압하고 최고 인기선수 + 팀 우승 시키고 덕후몰이 당시 연경신 찍으려고 배구코트 안밖에서 대기탔다함..... 이게 레알 만찢스토리... 하,, 진짜 전나게 멋있다.. 실력으로 다 뿌숴버리는 삶. 약간 스포츠 만화로 만들어도 너무 멋있어서 개연성 없다고 욕먹을 스토리. (ㅊㅊ - 여성시대 처음과 같이)
퍼오는 귀신썰) 박보살 이야기 - 9탄
오늘도 좀 마음이 잔잔해 지는 이야기야 ㅠㅠ 시작해 보자 ____________ 이 이야기는 남들과 조금은 다른 우리 가족에 대해 쓰는 글임 설명이 길어질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자세하게 쓰고싶음.. 양해부탁해요~~   우리 아빠의 주민등록번호는 4로 시작함 1940년대에 태어나심~ 칠순을 넘기셨음.. 내 친구들의 아버님들과 비교하면 연령대가 많이 높으신편임 이십대 초반에 결혼을 하셔서 아들 하나, 딸 둘을 낳으시고 사별을 하셨음 (지금 나의 오빠와 큰언니, 작은언니임) 할머니에게 자식들을 맡기고 아빤 힘들게 돈을 벌러 다니셨음   그러다가 아빠의 절친한 후배가 결혼을 한다고 해서 결혼식장엘 가시게됐음 거기서 만난거임 뚜둥!!   선배언니의 결혼식에 참석한 서울말을 구사하며 똑부러지게 생긴 여성을.   그분이 나의 마미예요♥   아빠의 표현을 빌려서, 엄마를 처음 봤을때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온듯 후광이 비쳤다고 함 하지만 이내 자신의 처지를 깨달으시고는 눈호강만 ㅋㅋㅋ 하셨다고 함 그렇게 결혼식이 끝나고, 아쉬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셨다는 울 아부지..   
그러나 사람의 인연이란게 참 질기고, 얄궂고, 우습고, 신기한 것. 결혼식 주인공이신 아빠 후배분의 집들이에서 엄마와 재회를 하게 되셨음   "결혼식에서 뵈었던 분이네요" 라는 엄마의 말 한마디에 아빠의 심장이 쿵.. 게임오버, 아빠는 이미 엄마의 포로가 되었소 ㅋㅋㅋ 하지만 아빠의 현실은 애 셋 딸린 홀애비ㅠㅠ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신세였음 대화를 나눠봤더니 심지어 엄마는 아빠랑 10년이상의 나이차가 있었던 말 그대로 꽃다운 아가씨였음   술을 한잔도 못드시는 아부지였지만 상심한 탓에 소주를 한잔 들이키시고는 "참 곱소, 이런말 하면 싸대기 맞겠지만은 자주 보고싶소. 나는 애가 셋이 딸린 홀애비요" 라고 하셨음   도도하고 차가운 서울녀자인 엄마는 "다음에 서울오시면 연락을 주시던가요" 라며 집 전화번호를 준 뒤 쌩 가버렸다고 함   
마침 다음날 아빤 서울에 볼 일이 있으셨지, 엄마를 '볼 일' ㅋㅋㅋㅋㅋ 두분의 첫 데이트셨음   그 다음주엔 엄마가 대구로 내려오셨고.. 대구에서 두번째 데이트를 하시던 날, 엄마가 아빠한테 그랬다고함 "아이들을 보고싶어요" 그 날 엄마는 아빠의 집에 가서 오빠와 언니들의 머리만 하염없이 쓰다듬어 주다가 서울로 올라가셨음 세번째 데이트는 다시 서울에서 하기로 했는데, 엄마가 아빠한테 그랬다고 함   "양복입고 오세요"   
아빠는 세번째 데이트.. 인줄 알았지만 장모님과의 조우..였음 자다가 날벼락 맞아서 잔뜩 화가 난 외할머니한테 엄마가 그랬다고 함   
"저 사람 인생이 너무 가여워, 저 사람은 둘째치고 아이들 생각이나서 잠도 오질 않으니 어떡해. 이게 내 팔자라면 받아들일래.. 엄마"   두번때 데이트날 아빠의 집에 갔을때, 작은 언니가 고사리 손으로 쌀을 씻어서 밥을 안치는 걸 보고 저 아이들의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을 굳히셨다 함 엄마도 아버지를 일찍 여의시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부모의 부재를 겪은 사람이기에 더 안쓰러웠을지도...   그렇게 엄마는 내 오빠와 언니들의 엄마가 되었음 결혼과 동시에 세 아이의 엄마가 된거임   예전 글에서는 늦둥이 막내딸이라 언급했지만 사실은 나는 아빠의 늦둥이 막내딸이고 동시에 엄마의 외동딸임.. (엄마가 낳은 자식은 나 한명이므로. 그치만 오빠랑 언니들은 차별없이 키워, 시집 장가 보내준 진짜 엄마라고 생각함)   6-2편에서 인가.. 큰언니가 아파서 내가 매일 중환자실에 면회갔었다는 글 있지 않음? 이제부터 그 일과 연관된 이야기를 할거임   아빠의 말에 의하면 큰언니가 어렸을 적에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어떤 노승이 시주를 받으러 집에 왔다고 함 그 노승이 물끄러미 큰언니를 바라보다가 시주하는 아빠한테 대뜸 "이 아이는 절에다 갖다놓으시지요" 라고 하셨다함 아빠는 스님한테 부모가 있는데 왜 절에 갖다놓으란 말씀을 하시냐고 물었더니   "이 아이 때문에 처사님이 돌아가실때 눈을 못 감고 돌아가십니다" 하더라는 거임 그래도 사지 멀쩡한 부모가 있는데 어떻게 그러냐며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셨다고 함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사별을 하시게 됨..
     큰언니는 어렸을때부터 사고가 끊이질 않았음   자전거에 사촌 동생을 태워 가다가 내리막길에서 사촌동생이 자전거 뒷바퀴에 발을 집어넣는 바람에 그대로 굴러서 턱 다 깨부수고, 강에 얼음 얼었다고 썰매타러 갔다가 강물에 빠져 죽을뻔하고, 결혼해서 신혼 초에 형부랑 오토바이타고 놀러갔다가 가만히 서있는 트럭에 형부가 오토바이를 추돌하는 바람에 언니는 붕~ 날아서 주차된 차 본네트에 떨어지고.. 결국 중환자실에 3개월 입원.. 뇌쪽에 손상을 입어서 수술을 여러번 했고, 성형수술도 여러번 함   애기는 왜 그렇게 잘 들어서고, 또 유산되는지.. 겨우겨우 출산을 했는데 애기가 미숙아라 한달 넘게 인큐베이터에, 배변을 스스로 못한다해서 배꼽옆에 소장인가? 그걸 꺼내놓고, 거기로 배변을 보도록하는 수술.. 결국 아이는 하늘나라로 가버렸음   우리 집은 오빠가 맏이 였지만 큰언니가 먼저 시집을 가서, 나한테는 첫조카였는데 우리 이쁜 경석이는 하늘나라로 갔음 서울대학병원에서 태어나 한달 넘게 서울에서 있었으니.. 이제 서울 오지 말자고 서울 경 京, 돌처럼 단단하라고 돌 석 石.. 경석이였음.. 형부 성이 '서' 가 인지라 이름이 서경석 이었음 (웃자고 쓴게 아니라 이름의 뜻을 설명해주고 싶어서)   언니는 한참이 지난 뒤 다시 아이를 가졌고.. 엄마의 절대적인 보살핌속에서 무사히 아들을 낳게 됨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큰언니네가 우리 동네 가까이로 이사를 오게 됨 우리 가족은 우리집, 오빠네 집, 큰언니네 집, 작은언니네 집 모두가 자동차로 10분 내외에 살고있음   나는 큰형부랑 너무너무 친했음 내가 먹는 걸 너무너무 좋아라하는데 마침? 큰형부가 요식업을 하셨음 형부가 매일매일 맛있는 음식 만들어주고, 술 좋아하는 우리 형부.. 맨날 막내처제한테 소주 한잔 하자고 꼬드기고..ㅎ   내 뱃살은 8할이 형부 책임이라며.. 맨날 먹으면서 잔소리하고, 그럼 울 형부는 그랬음 우리 막내 처제 뱃살도 이뻐할 놈 있을거라고.. 얼른 데려와서 같이 소주 한잔 하자고.   그러다 3년전쯤 이었음 주말이었는데 엄마가 큰언니네 김치를 갖다주라고 해서 박보살이랑 같이 큰언니네 집엘 감 그날 형부가 가게를 일찍 마치고 집에 있었음 원래 집에 있을 시간이 아닌데 형부가 있길래 인사하고 나오려는데 형부가 날 붙잡는거임 "막둥아, 소주 한잔 하자!"   날씨도 춥고 차 끌고와서 안 마실래~ 하고 뒤돌아 나오려는데 형부가 또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하는거임   "아 귀찮아!! 싫어 싫어"라며 뿌리치고 나오는데 내 뒷덜미를 턱, 하고 잡는 형부.. 가 아니라 박보살 "야 한잔 마시고 가자, 형부가 맛있는거 쏜대잖아" 하며 "비싼거 사주세요~ 형부" 이러는 거임   여러분들 알다시피 난 박보살에겐 한없이 순종적인 녀자임 결국 대리비까지 쥐어준다는 형부말에 근처에서 소주를 한잔 했음 형부가 몸이 너무 많이 부었길래, 일이 힘든거냐고. 몸에 이상있다 싶으면 병원에 가보라는 이야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 옛날 이야기도 하고..   처음에 우리 집에 결혼한다고 인사왔을때 너무너무 인형같은? (쳐키 인형ㅋㅋ) 막둥이 처제가 있어서 자긴 너무 좋았다고.. 비록 딸은 없지만 나 때문에 딸 키우는 것 같은 재미도 있었다는 형부의 말에 또 쳐키 흉내도 내고 그랬음   형부가 내려는 술값을 박보살이 미친듯 팔을 휘저으며 지가 낸다고해서 서로 누가 돈 낼지 가위바위보 하고 ㅎㅎ 형부가 이겼는데 기어이 자기가 낸다고하면서 쳐키 형부면;; 내 형부도 된다며 결국 박보살이 술값을 냄   대리비도 형부가 준다는데 또 안받는다고 둘이 실갱이를 하고.. 형부가 창문 사이로 돈 집어 던진거 박보살이 다시 주워서 집어던지고;; 차 주인은 난데ㅠㅠ 자기들끼리 난리.. 결국 내 돈으로 대리비 내고 집에 왔음   박보살도 울 집에 자고 간다고 해서 대충 씻고,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박보살이 나한테 대뜸 "이제 큰언니집 가지마" 하는거임 그래서 내가 "왜?" 라고 했더니   "형부도 술 조금이라도 줄여야 되는데 니만 보면 맛있는거 먹자해서 닌 살찌고 형부는 술 마시잖아, 당분간 가지마" 이렇게 말을 했음   안 그래도 살 너무 쪄서 이젠 야식 끊고 운동해야 된다며 같이 빌리부트 캠프? 그거 해보자고 이야길 하다 잠이 들었음 그리고 다음날 박보살이 일 때문에 대전에 있을때라 기차역에 태워줬는데 계속 큰언니집에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는거임   알겠다고 주말에 보자며 인사를 하고 또 정신없이 며칠이 흘렀음
그 날 저녁에 중학교 동창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길 하고 있는데 큰언니한테 전화가 왔음 빨리 자기집으로 와달라고, 허둥대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서 일단 간다고 하고 카페에서 나왔음   큰언니 집으로 가는 도중에 아빠한테 전화가 걸려옴   "형부가 쓰러졌대, 아빠가 지금 가는 길이니까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와"   난 그냥 별일 아닐거라 생각을 하려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었음 너무 불안해서 박보살한테 전활 걸어 "형부가 쓰러졌대, 무슨 일인지 도대체 모르겠다" 고 하니 박보살이 그랬음   "형부 돌아가셨어"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음 "아니야, 형부 그냥 쓰러졌대.. 과로했나봐" 라고 말하니 "돌아가셨어" 라는 박보살의 확신에 찬 대답   큰언니네 집에 도착을 해서 근처에 주차를 하는데 119 구급대원 분들이 형부를 들것에 실어 나오고 있었음 그냥 쓰러진 거겠지.. 하며 차에서 내리려는데 툭. 하고 떨어지는 형부의 팔 그 팔을 아무 말 없이 들어 다시 들것에 올려주는 아빠...   
너무 무섭고, 믿기지가 않아서 난 차에서 내리질 못했음 얼마동안 정신없이 멍하니 앉아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음 병원으로 가고 있으니 그리로 오라는 아빠의 전화..   무슨 정신으로 운전을 한 건지, 허겁지겁 도착한 병원 응급실에서 마주한 온기 없는 큰형부... 특유의 사람 좋은 표정과 웃음으로 "소주 한잔 하자" 하며 일어날 것 같은 형부가 눈을 감았음   사인은 급성간경화로 인한 간질환.. 복수가 차고 온몸이 퉁퉁부어 형부는 그렇게 가버렸음 통증이나 증상이 있었을텐데 병원을 가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온 가족이 너무 답답해들 하셨음   형부가 돌아가시고 아마 다음날이 금요일인가 그랬음 박보살이 회사를 마치고 바로 장례식장으로 와서 조문을 했음..   박보살이 조문을 끝마치고 둘이 대화를 나누었음 내가 형부 돌아가신거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그 날 큰언니네 집에서 저승사자를 봤다고 함 형부 뒤에 서서 박보살을 쳐다보며 쉿.. 하는 손짓을 했다고..   형부랑 마지막일 것 같은데 술 한잔 받아주고 싶어서 같이 가자고 했다며..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이치인데, 거스르면 안되는 일이라 나한테 미리 말을 안했다는 거임   내가 "형부한테라도 귀뜸 좀 해주지, 형부도 준비는 해야하잖아" 라고 하니 "형부도 알고 계시더라" 하는 박보살...   형부도 마지막인 걸 알고 나를 그렇게 붙잡은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미칠 것 같이 아프고, 또 박보살 덕분에 내가 끝까지 뿌리치지 않고 그래도 마지막에 형부랑 좋은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을 하니 너무 고맙고 그랬었음..   그리고 형부 49재를 지내는 중에 박보살이 나더러 그랬음   "형부가 언니 대신 가신거야.. 그래도 애한테는 아빠보다 엄마가 더 필요하다 하면서, 모든 거 다 가지고 가신거야"   우리 언니가 죽을 운명이었는데 형부가 대신 갔다는 박보살의 말..   
엄마가 그 이야길 듣고 박보살 이모한테가서 물으셨음 형부가 큰언니 대신 간게 맞냐고.   그러니까 이모님 말씀이 큰언니 팔자에 올해 이후에 운명이 안보인다고 하시는거임 팔자에 운명이 없는데 어떻게 사람이 사냐고 물으니   "팔자는 바꿀수 없지만 사주는 바꿀수 있지, 신랑이 바꿔주고 갔다" 하셨음 언니는 팔자에도 없는 생을 사는 것이니 연어가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처럼 앞으로 많은 고난이 있을 거라는 말씀과 함께..   그리고 형부 49재에서 마지막 재를 지내는 날 박보살도 절에 왔는데 (형부네 집에서 사돈어른들이 다니시는 곳에 49재를 지냈음.. 근데 겉모습은 절인데 무속인 같아보였음.. 접신을 하셨기 때문임)   스님으로 보이는 분께서 내 손을 잡으시고 처제 ㅈㅇ이랑 언니 잘 부탁한다.. 하셨음 그리고 내 옆에 있는 박보살 어깨를 투닥투닥 하며 "비밀 지켜줘서 고맙다" 하시는거임 사전에 우리에 대한 정보도 없으셨을테고 박보살이 봐도 형부가 오신게 맞다고 하니..나는 형부가 부탁한 거 꼭 들어주리라 마음먹었음   형부 49재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큰언니는 부정맥으로 시작해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아프기 시작했고, 꼬박 3년을 중환자실과 준중환자실을 오가며 입원 퇴원을 반복했음 긴병에 효자 없다고.. 가족 모두가 지치고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음   외할머니가 또 대장암 투병중이셨는데 연세가 있으시니 수술보다 항암치료와 요양치료를 길게 하셨고, 엄만 엄마가 속 썩여서 할머니가 아프신 것 같다며 아빠에게 할머니 요양을 곁에서 해드리고 싶다고 서울에 계시며 주말에만 집에 오시던 상황이었음   오빠랑 새언니도 자기 가정이 있고, 작은언니랑 작은형부도 자기들 생활이 있으니 아빠랑 내가 3년동안 언니 뒷바라지를 한거임 거기다 언니 아들까지 내가 3년을 키웠으니, 내가 생각해도 난 정말 대견함.. 쓰담쓰담~ㅠㅠ   엄마가 나더러 하시는 말씀이 "딸은 엄마 팔자 닮는대서 니가 애딸린 홀애비랑 결혼한다고 할까봐 걱정했는데, 조카 키워주는 걸로 액땜한거라고 좋게 생각하자"   울 엄마 정말 긍정의 끝판 왕이지 않음? ㅎㅎ   박보살 이모님이나, 스님들께서 엄마를 보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들이 있음 법 없이도 살 사람이다, 그리고 본인 업을 다 닦은 사람이다.   엄마처럼 살라고 하면 나는 절대 못살 것 같음 조카를 키워보니.. 솔직히 남의 애 키우는게 정말 쉽지 않음 (내 조카이지만 내가 낳은 아이는 아니니까 남의 애라고 표현한거임)   아빤 계속 그때 노승이 하신 말씀을 되뇌이시며, 그때 언니를 절에 데려다 놓을걸 그랬다.. 하셨음 생각해보면 언니가 아픈 것보다, 내가 너무 고생을 하는 것 같아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신건지도 모르겠음   언니때문에 정말로 아빠가 눈을 못감고 돌아가실지 또 어떤 어드벤쳐들이 우리 가족을 기다릴지 모르지만 큰 일이 있고 난 후.. 더욱 견고해졌다고 믿고싶음..   
힘든 시간들이 지나고 지금은 언니도 많이 나아졌고, 내 곁엔 내 고생을 함께 짊어지고 가주겠다는,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 할지라도 함께 걸어주겠다는 사람도 있으니 정말 행복함   톡커님들! 계속 이 이야기를 쓸까말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음..   팩트만 써야하나? 아님 속이야기까지 다 털어놓아야 하는건가? 엄청나게 방대한 공간이자 동시에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이라는 곳에 나의 사적인 이야기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등등 정말 많은 고민을 했음   근데 난 가짜 글은 싫으니까. 그리고 내 글을 좋아해주는 분들이라면 내 가족사도 조금이나마 이해를 해주시겠지,싶은 마음에 모든 걸 썼음   다시 부모와 가족을 골라서 태어나라고 한다면 그래도 나는 우리 가족을 선택할꺼예요 ^^   그리고 울 형부에게-   형부야! 그렇게 예뻐하던 막내 처제한테 이젠 백설공주라고 불러주고, 엄마가 "쟤가 어디 백설공주니? 뱃살공주다!" 라고 하면 "뱃살공주라도 좋아요~" 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는데.. 남친이랑 형부랑 소주 한잔 기울이며 농담 따먹기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형부가 여기에 없네..   큰언니 땜에 정말 많이 힘들었고, 못된 마음도 먹었고.. 형부 금쪽같은 아들 귀찮을 때도, 버거울 때도 있었다 나는 왜 이런 운명을 타고나서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는 건가 라는 생각도 많이 했고.. 먼저 간 형부 원망도 많이 했다   
아직도 나는 주말에 집에서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런 프로그램 안본다 ㅈㅇ이 혹시나 아빠 생각하고 주눅들까봐.. 우리집에선 금기 프로그램이다ㅎㅎ 근데 이젠 안 그럴려고.. 아빠 어디가 못하면 이모 어디가 하면되고, 슈퍼맨이 돌아왔다 못하면 이모부가 돌아왔다 하면되니까.   너무너무 좋은 사람이 옆에 있어서, 이제 ㅈㅇ이 잘하면 잘했다고 두배로 더 칭찬해주고 사랑해줄께 못하면 못한다고 구박도 두배로 할거니까 하늘나라에서 ㅈㅇ이 바르고 착하게 자라도록 많이 보살펴줘   형부랑 언니 안 닮았는지 공부를 너무 잘한다.. 조카들중에 공부할 싹수가 제일 많이 보인다 자기 물건 못챙기고 너무 순둥이라 걱정이긴 한데 날 닮은건지 영특하다   판사가 꿈이래, 우리집에 법조인 나오게 생겼다~ 든든하네 ^^   형부랑 마지막으로 술 한잔 하던 날에 형부가 그랬제 막둥이는 웃는게 진짜 달덩이처럼 환하고 이쁘니까 항상 웃으라고.   "웃을일이 있어야 웃지!!" 하면서 짜증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매일매일 웃으며 살기에도 모자란 시간들이다 그 날이 마지막으로 형부랑 보낸 시간인걸 알았다면. 내가 우리 형부 꼭 한번 안아줬을텐데 후회된다..   
형부!   그래도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께   지켜봐줘 응원해줘   
너무너무 보고싶다   [출처] 박보살 이야기. 9편 | 작성자 스윗떠블리 _____________ 진짜 곁에 있는 사람들한테 잘 해야돼 언제 ㅇㅓ떻게 헤어지게 될 지 모르니까... 좋아하면 좋아한다 고마우면 고맙다 미안하면 미안하다 다 이야기하고 살자 마음껏 사랑하며 살자! 그럼 밥 맛있게 먹어!
퍼오는 귀신썰) 박보살 이야기 - 3탄
워후 저녁때 삼계탕을 먹으면서 생각했어 한국 사람들이 하루만 진짜 딱 하루만 닭을 안먹어도 닭 조구수(?)가 우리나라 인구수보다 많을것 같아 ㅋㅋㅋㅋ 닭아 미안하다... 근데 그렇게 닭을 많이 먹는데 귀신 이야기에 닭귀신은 안나오네 왜일까... 암튼 시작해보장! 네이트판에서 유명했던 '시간이흐른뒤'님의 '박보살이야기' 고! ____________ 안녕하세요? ㅎ 대구 근처에 사는 20대 녀자이고, 박보살의 친구입니다 ㅋㅋㅋ 우선 아무것도 아닌 제 이야기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또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 톡커님들께서 죽어있는 싸이에 심폐소생술도 해주시구~~ 제가 평소 즐겨보는 케이블 티비 프로그램에서 취재하고 싶으시다고 쪽지도 오시구,, 책으로 내고 싶으시다는 분도 계셨구요 정말 과분합니다 ㅠㅠ 너무너무 쌩유베리캄사 예염 ^*^ 아참!! 그리고 간혹가다 보이는 악플은 쿨하게 넘기기로 했어요! 악플 그까이꺼 ㅋㅋㅋㅋㅋ 그럼 이야기 시작할께요!! 오늘의 판 주제는 박보살의 만행이고, 오늘 판의 목적은 박보살 이미지 실추임 톡커님들이 나보다 박보살을 더 좋아라들 해주시니 박보살 뒷담화를 좀 하겠음ㅋㅋㅋㅋㅋ 여러분들 아시다시피 박보살은 일반인과는 좀 다른 재주를 갖고있음 내가 가끔 박보살 말을 안들을때 그런 능력을 이용해서 굴복시킴 ㅜㅜ 얼마전 친구 생일날 박보살과 나를 포함해 다섯명이 모였음 저녁 메뉴를 고르려는데 박보살이 뭐먹고 싶냐고 묻는거임 난 당연히 꼬끼!!! 를 외쳤음 나 육식주의자임 채식따윈 버려 ㅋㅋㅋ 진심 쭈꾸미 삼겹살이 너무 땡기는 날이었음 근데 박보살이 진짜 심각한 표정으로 "오늘 고기 먹지마.. 큰일나" 이러는거임 나 박보살 말에 좀 잘 쫄음 ㅋㅋ 굴욕적이지만 박보살의 포스는 대 to the 박 그래서 "웅,, 그럼 뭐???" 순한 양이 되어 물었음 "회 먹으러 가자, 오늘은 회 먹는게 낫지 싶다" 뭔가 신빙성 있어 보이는 박보살의 말투 ㅡ,ㅡ 군말 없이 따라갔지만, 돌도 씹어 먹을수 있는 내가 단 한가지 가리는게 바로 회였음 ㅠㅠ 그래도 난 씩씩하게 쓰끼다시로 나온 소라랑 새우님들을 다 까먹고 매운탕 한뚝배기에 공깃밥 두그릇 먹었음 (근데 식당 밥그릇 왜캐 작음?? 자고로 밥그릇은 울집 밥그릇 정도는 되어야함 ㅋㅋㅋ) 박보살과 다른 친구들은 회 맛있게 냠냠!! 근데 넘 어이없게도 밥값은 뿜빠이였음 ㅡㅡㅋㅋㅋ 아아 더치페이였음 ㅋㅋㅋㅋㅋ 아나 회 먹으면 매운탕 공짜잖아여? 님들아?? 난 밥 두공기 먹고 이만 오천원 내써염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슈ㅣ발스러움 ㅋㅋㅋㅋ 밥먹고 나와서 이냔들이 또 드라이브를 가자고 하는거임 내 차 좁아 터지고 ㅜㅜ 그래도 생일인 친구 땜에 금오산엘 갔음 거기 파전 완전 짱임!!! 꺅 난 사실 그거 먹고 싶어서 간거일지도 모름 ㅋㅋ 에혀 밥 두공기 비우고 디저트로 파전 ㅋㅋㅋㅋㅋ 금오산에 가는 길에 내가 박보살한테 물었음 "박보살~ 근데 왜 오늘 꼬기 먹으면 안댐??" 박보살이 심각하게 말했음,, "걍 오늘 회가 땡기더라고" "걍 오늘 회가 땡기더라고" "걍 오늘 회가 땡기더라고" "걍 오늘 회가 땡기더라고" "걍 오늘 회가 땡기더라고" 이런 망할냔 똥물에 튀길 냔 ㅗㅗ 이건 또 저번주 주말에 있었던 일임 (톡커님들~~ 위에꺼 안 무섭다고 이것도 안 무서울까용? 히히힝) 난 인생에 있어서 정말 소중한 세명의 친구가 있음 한명은 중학교때부터 친구였고, 고등학교때 친해진 박보살, 그리고 대학교에서 만난 또 한명 이렇게 세명은 정말 베프를 뛰어 넘은 멘토같은 존재임 이 세여자는 나 때문에 서로 친해져서 이젠 지들끼리 내 뒷담화를 까는 지경에 이르렀음 얘들이 나 다단계 하라고 하면 할수 있음 내 적금 깨라고 하면 엄마한테 물어보고 깰 수도 있음 얘네랑 함께라면,, 신라면,, 삼양라면,,, 덜덜덜 죄송함 ㅋㅋㅋㅋ 어쨌든 우린 영화를 보러갔음~주로 대구 만경관을 애용함 연인들이나 갈 법한 vip상영관에서 영화를 즐김 (애들이 두시간 동안 못 앉아있음 ㅋㅋ 비루한 몸땡이들임,, 돈지랄 아니니 이해바람 ㅜㅜ) 영화관에 갔는데 난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하는데 박보살은 액션 호러 스릴러를 좋아함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기로 하고 내가 이겼음 올레!!! 박보살 패배자 ㅋㅋㅋㅋ (루저라고 쓰면 나 매장당할까봐,, 힝힝) 잔뜩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난 티켓팅을 하려했음 근데 갑자기 박보살이 "야 저기 저 아줌마가 니 쳐다 본다.. 아는 사람이야?" 이러는거임 "ㅇㅇ?? 뉴규?? 누가 쳐다봐??" 난 똥그래진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거렸음 그때 갑자기 박보살이 "저기 빨간 목도리 하고,, 안보여?" 한 여름에 무슨 목도리,, 이러면서 박보살이 가리키는 곳을 봤더니 이런,, 샹 아무도 없는 곳을 가르키고 있는 박보살냔의 손꾸락 ☞☜ 난 박보살이 뭐 보일때 제발 얘기 좀 안했음 좋겠는데 말입니다 (옴마나 왠 군인 오퐈 말투임?ㅋㅋㅋ) 박보살은 내가 쫄았다는 걸 이미 눈치 채고는 "이끼 안보면 확 저 아줌마한테 니네 집 따라가라고 한다" 그래,, 이냔아 니 쳐보고 싶은거 보세요 ^^^^+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다른 친구들이 물었음 "아까 그 아줌마 보인거 구라친거 맞제? 미친녀자야!!!!!" 그랬더니 박보살이 하는 말 "앞에 팝콘 사던, 니가 예쁘다고 했던 여자애 따라다니던데" (우린 어디 가면 멋있는 남자를 찾는게 아니라 예쁜 여자를 찾음~ 야야, 저 여자 이쁘당~~ 샹 -,-^ 이런 스타일 ㅋㅋㅋ 전형적인 열폭 오크녀들임 예쁜 여자들을 미워하진 않아요 ^*^ 단지 우리들의 유전자를 저주하는거임) "머?? 진짜임?? 에이 거짓말" 이라고 말은 했지만 이미 내 동공은 확대 되고 내 콧구멍 주체할수 없을 만큼 벌렁거렸음 이냔이 눈에 뭐 보인다고 할때마다 난 통통한 암탉녀가 되어버림 ㅜㅜ 레알 돋는다는 말을 진짜 실감함 박보살이 "그런 걸로 거짓말 안한다 병신아 ㅡㅡ 진짜 맞다" 이러고 있는 사이에 기다리던 엘리베이터가 와서 탔음 근데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내가 예쁘다고 했던, 팝콘을 사고 있던, 빨간목도리의 영가가 따라다닌다는 여자가 엘리베이터에 탔음 덜덜덜 그럼 이 엘리베이터 안에 그 빨간 목...도..리........ 그것보다 더 무서웠던 건 아마 우리가 같은 영화를 본 것 같은데, 그럼 영화관 안에서도 같이 있었다는 말임?? ㅠㅠ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고 있었지만 박보살을 제외한 우리 셋의 영혼은 이미 우리의 것이 아니었음 근데 눈치 없는 박보살이 하는 말 "야 저기 있네 저기" 우리 셋은 웅?? 머라구???? 못들은 척하기 시작함 ㅋㅋㅋㅋ "야 이냔아 저기 보라고 저기!! 지금 내 보고있다,, 웃노 ㅡㅡ" (빨간 목도리 영가가 자기를 보고 웃었다고ㅋ 웃노 ㅡㅡ 라고 대놓고 말하는 박보살임) 난 박보살이 가리키는 곳을 볼수가 없었음 ㅠㅠ 왠지무언가를 지릴것 같았음 근데 차라리 박보살이 가리키는 곳을 보는 게 나을 뻔한 상황이 연출됐음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100퍼센트의 진실이란 걸 알아주면 좋겠음 그 예쁜 여자애가 친구한테 "나 영화티켓 모으니까 아까 우리 영화표 줘" 이랬음 (근데 난 이런 사람들 신기함!!! 영화티켓 어찌 모음?? 난 주차 확인만 하고 걍 버림) 친구가 영화티켓을 건내주고 예쁜 여자애가 그걸 받아서 지갑에 넣는 순간 그 지갑을 쳐다 본 내 눈을 정말 뽑아버리고 싶었음 예쁜 여자의 지갑안에는 어떤 아줌마와 그 예쁜이가 찍은 사진이 있었음 그리고 예쁜이의 엄마인 듯한 아줌마의 목엔 빨간 목도리가 둘러져 있었음.............. 슈ㅣ발 난 내려야 한다 내려야 한다 후덜덜....... 엄마가 가르쳐준 광명진언을 외워야 한다 외워야 한다 ㄷㄷㄷ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타야 훔!!!!!!!!!!!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타야 훔!!!!!!!!!!!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타야 훔!!!!!!!!!!! <<요기서 잠깐!! 다른 톡 되신분이 광명진언 언급하셨던데,, 위에 있는게 광명진언이구요~ 마음을 가다듬으실때나, 가위에 눌렸을때, 평상시에도 습관처럼 외우시는게 좋대요!! 소리내서 읽으시는게 제일 좋구요, 마지막에 "훔"을 숨을 내뱉듯이 하셔야 한대요 "옴 아모가 바이로차나 마하무드라 마니파드마 즈바라 프라바를타야 훔" 이 문장을 세번 하시면 되요 ㅋㅋㅋ 위에 써 놓은 것 처럼요~ 스님이 그러셨음 그리고 나쁜 꿈을 꾸셨을땐 지장보살을 찾으라고 하셨어욤 지장보살 지장보살 지장보살,,, 무한 반복요 ㅋㅋ>> 참고로 님들아 난 수능치기 직전에 광명진언 계속 중얼중얼 했는데 수능 개 망했음 ㅋㅋㅋ 역시 노력하지 않는 자에겐 기적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