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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두 배 빠르다?” 코리안 난이도와 콘텐츠 소비속도

해외 게이머들 사이에서 반쯤은 우스개 소리로 통하는 용어로 ‘코리안 난이도’라는 것이 있다. 각종 게임에서 해외 유저들은 엄두도 못 내는 고난이도 콘텐츠를 순식간에 클리어하거나, 소비하는 데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던 콘텐츠를 짧은 기간에 모두 소비하는 한국 게이머들을 보고 ‘쉬움’(Easy), ‘보통’(Normal), ‘어려움’(Hard) 위에 ‘코리안’(Korean) 난이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에서 유래한 용어다.

그런데 최근 모바일 게임에서도 이 ‘코리안 난이도’가 화제가 되고 있다. 정확하게는 해외에서 서비스를 진행하다가 뒤늦게 한국에 들어온 게임의 경우, 해외에서는 모두 소비하는데 오래 걸린 콘텐츠나 이벤트를 한국 게이머들이 무서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소비하는 것을 두고 나오는 이야기다. 


# 소녀전선, 중국 2년 콘텐츠를 1년만에 따라잡다


한국에서는 XD글로벌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전략 게임 <소녀전선>은 지난 6월 28일, 한국 서비스 1주년을 맞이하면서 대규모 기간한정 이벤트 전역인 ‘큐브작전 플러스’를 오픈했다. 

그런데 이 이벤트의 오픈은 한국 게이머들에게는 다른 의미로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로 중국에서 2년동안 진행한 이벤트 및 콘텐츠가, 한국에서는 근 1년 만에 남김 없이 업데이트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위의 표를 보면 확인할 수 있지만, <소녀전선>은 중국에서 7개의 이벤트가 총 2년에 걸쳐서 진행된 반면, 한국에서는 단 1년 만에 이를 모두 따라잡았다.

이 밖에도 표에는 없는 ‘스킨’이나 ‘전투지역’(메인 스토리) 또한 한국은 1년 만에 중국의 그것을 모두 따라잡았다. 사실상 현재 중국 서버와 한국 서버의 콘텐츠 차이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 페그오, 10개월치 이벤트를 7개월 만에 돌파


일본 딜라이트웍스와 타입문이 개발하고, 한국에서는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Fate/Grand Order>(이하 페그오) 역시, 일본 서버에서는 약 10개월간 진행한 이벤트와 콘텐츠 업데이트를 한국 서버에서는 약 7개월만에 모두 돌파할 정도로 빠르게 콘텐츠와 이벤트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페그오>는 보통 이벤트가 하나 종료되면 다음 콘텐츠나 이벤트가 업데이트 될 때까지 어느 정도의 ‘휴식기’를 갖는다. 하지만 넷마블은 이 ‘휴식기’를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콘텐츠와 이벤트의 업데이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참고로 넷마블은 각종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에서는 지난 2016년 12월 말에 진행한 ‘종장’ 업데이트를 2018년 12월 정도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만약 이것이 그대로 실현된다면 일본에서 약 16개월 동안 업데이트한 콘텐츠를 13개월만에 따라잡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일본 외에 중국이나 미국 등. <페그오>가 서비스하는 다른 지역의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와 비교해봐도 단연 눈에 띌 정도로 빠른 축에 속한다.


# 코리안 난이도가 가능한 이유는?


<소녀전선>이나 <페그오>의 사례처럼 타 국가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한국에 들어온 게임의 콘텐츠 소비속도가 눈에 띌 정도로 빠른 것은, 물론 ‘한국 게이머들이 게임을 잘하니까’ 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겹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코리안 난이도가 가능한 첫 번째 이유로는 해외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의 경우, 한국에 들어올 시기가 되면 이미 현지에서 게임에 대한 ‘공략’과 ‘분석’이 모두 끝나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그렇기에 다른 나라 게이머들보다 한국 유저들이 처음 가지고 시작하는 ‘정보량’이 월등할 수밖에 없고, 콘텐츠 소비속도 역시 빠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같은 모바일 게임을 일본과 한국, 중국에서 서비스해본 한 현직 사업 PM은 “같은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 게이머들이 일본이나 타국가 게이머들에 비해 ‘효율’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게임을 하는 데 단 1초라도 허비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보니, 어떻게든 ‘최고의 효율’을 가진 공략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려고 한다. 그렇기에 이미 해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라면 굳이 해외 커뮤니티나 위키(Wiki)까지 뒤져가며 공략을 찾아내서 악착같이 게임을 즐긴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게다가 한국은 라이트 성향의 유저들 사이에서도 공식 카페 등을 통해 게임의 공략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하는 문화가 널리 자리 잡아 있다. 그렇기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콘텐츠에 대한 분석을 끝내고 콘텐츠를 소비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콘텐츠와 이벤트 업데이트 속도가 빠른 것은 ‘개발사/서비스사의 필요’에 따라 의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한국과 타국가 버전의 콘텐츠 내용이 원칙 없이 다르다면 빌드 및 콘텐츠 관리, 나아가 마케팅이나 사업 등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보니, 무리를 해서라도 동일하게 맞추거나, 최소한 ‘한 계절 차이/1년 차이’ 같은 식으로 원칙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중국 게임을 한국에 서비스하는 한 게임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서비스 국가가 늘어나면 개발사 입장에서는 국가 별로 관리해야 하는 빌드가 늘어난다는 뜻이기 때문에, 노하우가 충분하지 않다면 빌드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업데이트에서 들어가서는 안될 콘텐츠가 들어간다는 식으로 사고가 나는 케이스도 많이 봤다. 그렇기에 콘텐츠 업데이트를 빠르게 해서 최대한 틈을 줄이거나. 동일하게 가져가는 게 개발사 입장에서는 가장 좋다”고 말했다.

또 일본 게임을 한국에 서비스하는 한 게임사의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본과 한국이 서비스한 시기가 다른데, 그냥 일본과 동일한 호흡으로 게임을 서비스한다면 ‘여름이 다 끝났는데 수영복 콘텐츠를 업데이트’ 한다는 식의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기능하면 최소한 ‘계절’이라도 이벤트 시기를 맞추기 위해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를 조율하고 있다” 고 말했다.


# 부작용은 없나?


하지만 이렇게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를 빠르게 가져간다면, 아무래도 이를 따라가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쉴 틈 없이’ 빠르게 콘텐츠를 즐겨야 한다는 점에서 피로감이 증가한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소녀전선>의 경우, 게임의 이벤트가 쉴 틈 없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피로감’을 호소하는 유저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게다가 <소녀전선> 한국 서버의 경우, 2년만에 중국에서 업데이트된 모든 콘텐츠를 따라잡으면서 이제 필연적으로 ‘중국 서버 수준’으로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과연 서비스사가 한국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속도로 콘텐츠를 계속해서 업데이트 할 수 있을지, 이후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해외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하는 한 사업 PM은 “개발사에서는 실제 콘텐츠가 업데이트되면 이에 대해 유저들이 어떤 식으로 소비하는지,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이후 업데이트 일정을 준비한다. 전체적으로 한국 유저들이 콘텐츠 소비속도가 타 국가에 비해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콘텐츠를 선보이는 만큼 유저 여러분들도 따뜻한 시선으로 믿고 지켜봐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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