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l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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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 동안 사막에 삼켜지지 않은 호수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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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내겐 가장 아름다웠던 로텐부르크
밤베르크에서 돌아오는 길. 반나절 돌고 나서 다시 뉘른베르크에 와서 핸드폰을 뚜닥뚜닥 만지며 뉘른베르크에서 어디를 갈까 하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연관검색에 나온 로텐부르크가 눈에 딱 띄었다. 만약 내 일정에 로텐부르크가 추가된다면 뉘른베르크랑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부터 머릿속이 참으로 복잡했지만 밤베르크 다녀온 생각을 하며, 소도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로텐부르크 가는게 사실 만만치 않은 여정이다. 2-3번은 갈아타야 할 수 있다. 도시를 돌아보는건 3시간도 안걸린다곤 하지만.. 도전할까 말까. 그리고 나름대로 합당한 선택기준을 만들었다. 1. 출장으로 또 올 가능성이 있는가 - 뉘른베르크는 워낙 대도시니까 나중에 못가본 동유럽 여행의 시작점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2. 나중에 오기 쉬운가 - 로텐부르크는 아마도 시간을 내서 가기 힘들 것 같다. 3. 로망이 있는가 - 로텐부르크 사진을 보고 바로 빠져들었다. 동화속 소도시 같은 느낌 그래서 난 다시 그대로 로텐부르크로 향했다. 일단 기차를 타고 Steinach로 가야했다. 어차피 바이에른 티켓으로 다 커버되기 때문에 기차 횟수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Steinach역은 정말정말 작은 시골 간이역 느낌인데, 이곳에서 로텐부르크로 가는 꼬마 열차를 타고 약 15분을 더 가면 된다. 정말 소도시로 가고 있구나 느낀 시점은 바로 이 꼬마열차를 타고 가는 내내 체감할 수 있었다. 아기자기한 풍경들. 목초지대들. 그리고 기차안에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렇게 느즈막히 도착한 로텐부르크 (Rothenburg ob der tauber) 어감상 타우버 강 위에 있는 로텐부르크쯤의 되려나. 느즈막한 시간에 도착해서인지 해가 뉘엇뉘엇 지고있었다. 빠르게 휘리릭 가봐야겠다. 이런 중세시대 느낌 충만한 소도시는 역시 노을질때가 가장 예쁘다. 밤베르크보다 훠어어얼씬 좋다고 느낀 점은 일단 밤베르크보다 덜 분주하고 더 아기자기 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골목대장인 이 시계탑. 여길 지나면 과거로 여행하는 느낌이 들 것 같다. 골목을 지나다가 테디베어숍을 발견했다. 테디베어가 쉴새없이 비누방울을 불어대는데 시간별로 부는게 아니라 상시로 저러고 있다. 이거 너무 귀엽지 않나? 이거 완전 취향저격일세. 로텐부르크의 중심가는 바로 이 마르크트 중앙광장이다. 관광객이 많이 빠져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다. 시간이 좀 있다면 아기자기한 샵 하나하나 돌아다녀 봤을법도 하겠지만 일단 내가 쇼핑을 별로 즐기지 않으므로 패스. 아 정말 독일에 온 것 같다. 골목골목의 느낌이 참 좋다. 조용한 골목. 음악하나 듣지 않고 조용히 거닐면 그 자체가 힐링이다. 조금 시끄러운 곳이면 사실 여행을 해내야지 하는 마음이지만, 이런 곳은 온전히 여행하는 느낌이 충만하다. 로텐부르크는 르네상스와 고딕양식이 어우러진 건물들도 유명하지만 요새로 만들어진 곳에서 마을로 발전한 것이라 방어벽이 둘러쌓여 있다. 노을에 비친 로텐부르크의 반대편을 바라볼 수 있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넉놓고 봤다. 여기서 찍은 동영상만 20개가 넘는다. 마침 비가 조금씩 떨어졌다. 금방 그칠 소나기지만 비가 철썩철썩 나무를 때리는 소리가 좋다. 로텐부르크에 나와서 제대로 낭만을 느끼니 알콜이 안들어갈 수 없다. 수도사 맥주라고 불리는 로텐베르크 생맥주를 하나 골라들고 야외에서 마시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참 여유롭고 좋다. 로텐부르크에서 다시 역으로 돌아가는 길. 기차 시간에 맞춰 가야하는데 시간이 조금 남아 천천히 돌아본다. 기념품 가게를 딱히 들어가보지 않아도 외부 인테리어마저 귀엽고 아기자기하다. 조금 여유롭게 왔었으면 노상에서 맥주 몇 캔 깠을 것 같은 아기자기한 마을. 아무래도 늦은 오후라 관광객이 비교적 적었던 것 같은데 다음에 하루 머물 수 있다면 늦은 오후에 와서 다음날 늦은 오후까지 노닥거리다 오고 싶은 곳이었다. 다시 짐이 있는 뉘른베르크로 돌아간다. 그리고 마지막 차를 타고 뉘른베르크를 패스하고 뷔르츠부르크로 간다. 배가 고프니 간단한 먹거리랑 맥주 한 병 들고 탄다. 독일 맥주는 이런 마개가 있어 신기하네. 가는 길에 숙소를 이제 예약했는데 마침 자리가 하나 남았다. 도착해보니 다행히도 호스텔이 역 근처에 있고 깔끔하다. 가방에 라면 하나 남았는데 끓여먹어야겠다. 자정에 라면 끓여먹으니 완전 꿀맛이네. 이제 뷔르츠부르크에 도착했으니 바이에른주를 벗어났다. 뷔르츠부르크는 또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 다음에 계속.
인종차별당했는데 중국인들이 몰려와서 도와줬던 썰
+ 나도 캐나다덬인데 지하철에서 어떤 백인 덩치 쩌는 술취한 새끼가 자꾸지하철에서 막 말걸고 어디서 왔냐고 묻고 막 엉덩이 만지는데 진짜 아무도 안도와주고 사람들 다 쳐다보는데 다음 역 내릴때쯤에 중국 남자애들이 나 둘러 싸고 . 지하철 역에 도착 하자 문 열리는 그 순간 중국 애들이 그 남자 밀쳐 버림 그리고는 문 닫히고 중국 애들이 나 보고 괜찮냐고막걱정해주더라 ...진짜 현지사람들 그 쎄한눈으로 그냥 쳐다 보는거 아직도 기억남 +중국인들 개친절햌ㅋㅋㅋㅋㅋ 나이번에 뉴욕 타임스퀘어 새해 카운트다운 볼드랍 기다리고 있었는데 개추워서 벌벌 떠니까 나한테 막 모라모라 하더니 담요주고감....감동ㅠㅠㅠㅠ +내 동생이 유럽에서 길 잃엇는데 도와주겟다고 한 사람들이 중국관광객들이였음 솔직히 내가 중국인이엿음 든든햇을듯 +중국애들 근데 아시아 애들 국적불문 도와줌 이건 진짜 미국만가도 느낌 ㅇㅇ 중국애들이 좀 무대포가 있는데 그게 미국에서도 그러거든 무슨일 있으면 일단 도와줌 고마운거임 ㅋㅋㅋㅋㅋ 나는 미국에 살 때 겪은건 없는데 내 친구는 클럽에서 인종차별 겪는데 그 안의 중국인들이 생판남인데 도와줌. 근데 이 중국인들끼리도 남인거 ㅋㅋㅋ 그냥 아시아인이라고 도와준거임 각자가 한곳으로 모여서 ㅊㅊ: 더쿠 대륙의 기상! 오져따리 오져따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시안 이즈 원!!!
#41. 잘 쉬고 돌아갑니다 (프라하 - 뮌헨)
"처음에는 좀 꼬질꼬질했는데 이제 좀 먹여놓으니 살이 붙은거 같다! " 이제 할 도리를 다 했다는 것처럼 D형이 아침인사를 대신한다. "오늘 출발이지? 어디로 가나?" "뮌헨이요! 아 진짜 제대로 쉬었는데 더 쉬고 싶다" 분명 한 이틀은 내리 푹 쉰거 같은데 아직도 여독이 가시질 않는다. 이제 독일 여행은 7일간 계속될 것 같은데 벌써부터 두렵다. 한편으로는 이런 무모한 여행루트를 짠걸 살짝 후회하기도 했다. 전날 과음해서 숙취가 좀 있었지만, 그래도 그동안 잘 먹고 잘 자서 그런지 체력이 좀 붙었다. 그날 아침도 역시 한국식 식단. 김치 좀 먹고 힘을 낸 후 다시 무거운 배낭을 매고 형네 집을 나선다. "야 그래도 먹을건 잘 챙겨먹고 다녀라 한국서 보자" 출근해야 하는 형을 뒤로 하고 감사의 눈 인사를 하고 다시 떠난다. 다시 뭔가 쓸쓸한 기분이 살짝 든다.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도 들고. 여행이란거 인생과 닮은게 참 많다. 왠지 엘레강스한 느낌 충만한 프라하 버스터미널. 여기서 뮌헨으로 가는 DB Bahn 버스를 탄다. 29유로 최저가로 예약했는데 국경을 넘나드는 버스에 3시간은 족히 걸리는 버스 치고는 이해할 수 있는 가격. 그런데 신용카드를 죄다 잃어버려 결제한 카드를 증명할 수 없는데 괜찮을지 싶다. 독일은 결제한 카드까지 확인한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런데 버스를 타고 여권과 티켓을 검사하고는 굳이 카드까지 검사하진 않더라. 3시간 남짓걸리는 버스안에서 앞으로의 여행 일정을 짠다. 아직 북유럽은 전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3시간은 금방 갔다. 버스는 뮌헨 중앙역에 도착. 이제 카우치 서핑 호스트를 만나러 가야한다. 뮌헨에서 약 20분이나 걸리는 거리에 거주하고 있어 일단 위치부터 살펴보고 지하철 티켓을 사기로 했다. 하필이면 스마트폰 배터리가 떨어져 뮌헨역 여행자 센터에서 충전을 조금 하고 여행지에 관한 브로셔를 받는다. 아무래도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늘 찾아볼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없어 늘 이렇게 확인하는게 습관이 된다. 호스트의 주소를 확인하고 지하철을 타고 호스트의 동네로 간다. 그리고 늘 그랬듯 한참을 헤맨다. 기숙사 같은 멘션에 사는지 주소만 보고는 명확히 집을 찾을 수 없었다. 화단에 물주는 아줌마한테 물어보면 분명 이 근처가 맞다고 하는데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몇 번을 뱅글뱅글 돌다가 맨션을 찾았다. 확실치 않지만 들어가보니 호스트의 집이 맞는거 같다. 문을 두드려보니 아무도 없다. 문자를 남겨본다. "아 아직 30분은 더 걸릴거 같다"는 회신이 왔다. 30분동안 정처없이 계단에 쭈그려 앉아 카우치서핑 호스트를 기다린다. 가끔 느껴지는 카우치 서핑의 단점이다. 모든걸 호스트에게 맞추는 수 밖에. 그래서 피로가 극에 달하는 순간이면 차라리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해버릴때도 있다. 아직 호텔까지 해결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지 않은지라. 30분 뒤에 호스트가 왔다. 생각보다 유-한 성격의 호스트 Kurt. "늦어서 미안해 ! 배고프지? 피자먹으러 가자. 동네에 괜찮은 피자집 있어" 독일, 그것도 뮌헨에 와서 피자가 첫 끼가 되었다. 피자집에 가서 피자 한판은 당연히 내가 냈다. "뮌헨에 왔으니 맥주를 마셔야겠어" 맥주도 함께 주문했다. "어제까진 프라하였는데 오늘은 뮌헨이라니 감이 안오네?" "그게 유럽연합의 좋은점 아니겠어?" Kurt는 뮌헨대학교(공식명칭은 뮌헨 루트비히 막시밀리안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고 했다. 요즘들어 더 정신이 없다며 박사는 쉽지 않다는 얘기를 한다. 우리는 서로 교육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독일 취업이야기까지 나갔다. "내가 보기에 니가 코딩할 줄 안다면 독일에서 일하는거 적극 추천하고 싶은데, 일하기 위한 영어 레벨은 되는거 같고" "근데 kurt 내가 기술경영 전공했어도 코딩을 할 줄 아는건 아니라서.." 취기에 그랬을수도 있지만 솔직히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도 했다. 언젠간 한번 해외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으니까. "자- 그럼 내일 계획은 뭐야?" "내일? 음..일어나서 생각해봐야겠지만 일단은 퓌센에 다녀오려고" "음 그래? 잘 알아봐. 한 번에 가는것도 있고 갈아타야 하는것도 있고.."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 퓌센에 비가 온다고 한다. 흠. 걱정이네.. 다음에 계속.
서울근교 맛집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 카페 5곳
#서울근교맛집 #을왕리맛집 #을왕리해수욕장맛집 #영종도카페 #을왕리카페 #무의도맛집 #서해일몰명소 추석 황금 연휴 마지막날 어떻게 지내시나요? 인천 가볼만한곳 을왕리. 영종도. 무의도 맛집 . 카페 추천 1. 을왕리해수욕장 맛집 늘목 쌈밥-선녀바위해수욕장. 왕산해수욕장 2. 을왕리 카페 오라-브런치 서해일몰명소- 바다뷰 카페 (을왕리해수욕장/왕산해수욕장 뷰) 3. 영종도 카페 보테가-브런치 바다뷰 카페(잠진도 섬 뷰) 4. 인천 무의도 맛집-선창회식당 대무의도 광명항 5. 을왕리 프랑세즈 단팥빵 수제 단팥빵 * 링크를 누르면 상세한 맛집과 카페 정보를 볼 수 있어요. * 을왕리 맛집 늘목쌈밥 풀영상 감상해요. 안녕하세요. 호미숙 여행작가입니다. 올 추석은 어느때보다 조용히 보내고 있답니다. 어제는 모처럼 넷플릭스에서 오징어게임 몰아보기했는데 재미있게 봤습니다. 마지막 추석 연휴도 즐겁게 보내시고 주변 여행도 즐기기시길 발랍니다. 오늘 소개하는 #서울근교드라이브코스 는 인천 중구에 위치한 을왕리와 영종도 그리고 무의도 섬입니다. 멋진 풍경은 다음에 다시 소개하고 오늘은 먹거리 위주로 맛집과 카페 등을 소개합니다. 을왕리해수욕장. 왕산해수욕장. 선녀바위해수욕장. 왕산마리나. 무의도 실미도해수욕장 등 여러곳을 들러보았는데요. 위에 소개한 곳은 호미가 단골로 가는 집이고 이번에 새롭게 지인들의 추천으로 함께 들러 분위기도 즐기고 맛도 즐긴 곳입니다. 어디를 가시든 호미작가만 대면 반갑게 맞아주는 곳입니다.  #을왕리맛집 #을왕리해수욕장맛집 #영종도맛집 #을왕리카페 #영종도카페 #선녀해수욕장맛집 #서울근교맛집 #서울근교카페 #서울근교드라이브카페 #서울근교드라이브 #서울근교드라이브코스 #인천무의도 #무의도맛집 #마시란카페 #늘목쌈밥 #을왕리카페오라 #을왕리해수욕장카페 #영종도맛집 #서울근교바다 #서울바다 #인천드라이브코스 #인천드라이브
숨에 섞지 못한 말들
13.09.21 그녀는 교수의 턱 앞에 앉아 쉴 새 없이 검은 뿌리가 드러난 파란 머리를 손으로 빗어댄다. 책상 위에는 핑크색 노트 옆으로 화장품처럼 볼펜들을 펼쳐놓았는데 무엇을 들어 뭔가를 쓰는 일은 거의 없다. 15.09.21 비을 맞으면서 대본을 외는 여자가 있다. 남자는 나무 곁에 붙어 비를 피하며 포도를 먹고 있다.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한 여자는 굵어지는 비에도 물러남 없이 잔디 위를 맴돌며 말을 뱉고 또 뱉는다. 태연한 듯 구는 얼굴과 달리 말 사이는 점점 사라지고 대사는 의미도 감정도 잃고 빗소리가 되고 만다. 버텨 버티는 게 우선이야 남자는 마지막 포도 두 알을 동시에 입에 넣고서 작게 속삭인다. 쪼그라들지 않는 정신을 가져야지. 단단한 그릇을 들고 있으면 뭐라도 그에 든다. 비, 바람에 뜬 모래알, 성팀, 드미 바게트, 대게는 말들, 뭉개진 말들. 그렇다고 바로 먹어선 안되지. 담겨 있다고 다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21.09.21 반쯤 마신 콜라, 30분째 핑크색 노트 위에 던져져 있는 고프레뜨 한 조각. 파란 머리카락을 잔뜩 구조한 검은색 민소매 티. 커다란 에코백에는 1.5리터 물 한 병과 500미리짜리 물 한병 과자 두 상자와 과자 한 봉지가 담겨 있는데 그 속에 책이나 노트가 숨겨져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특강을 온 강사는 마지막 단추까지 곱게 잠근 셔츠를 바지춤에 다 집어넣는 것을 온전히 감독하지 못하고 왼쪽 엉덩이 쪽에서 성격을 드러내고 말았다. 자기의 전문 분야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매 단어의 첫음절에 악센트를 주어 강요하고 있는데 목을 쬐여 발음한 소리는 힘만큼 공간을 채우진 못한다. 남자는 그녀의 에코백에서 감자칩 사이로 모서리를 내민 책 한 권을 발견한다. 그리곤 무겁겠다 뒤늦은 말을 뱉는다. 첫날 남자가 여자라고 확신을 했던 이는 강의실에서 머리카락이 가장 길다. 그가 손을 들어 자꾸 질문을 하는데 강사는 늘 에비다멍이라 하고 만다. 그가 멈추지 않고 질문을 이어가자 하나 둘 핸드폰을 들기 시작했고 강사는 데리다를 읽었니?라고 묻는다. 그가 아니라고 답하자 강사는 웃고 따라 웃는 이들이 몇 있다. 습기가 사라진 바람이 분다. 남자는 우산이 든 가방을 오금으로 감아 당기며 무겁겠다 뒤늦은 말을 뱉는다. 22.09.21 두 개의 컴퓨터가 선생님의 말을 받아 적는다. 남자 쪽의 것은 자주 멈춘다. 여자는 남자에게 자신의 프로그램을 알려준다. 컴퓨터는 쉴 새 없는 선생님의 말을 받아적느라 쉴 새가 없고 컴퓨터 앞에 놓인 네 개의 눈은 쉬진 못하고 저마다로 헤맨다. 여자는 자주 한숨을 내쉰다. 남자는 그제야 창을 너머 현재를 넘어가는 시야의 목줄을 당긴다. 선생님과 눈을 자주 마주치면 낙제는 안 받을 거야. 닥코흐? 차마 위는 못 하고 고개를 흔든다. 더 세차게 고개를 흔드는 여자의 팔꿈치가 책상을 흔든다. 파리에 온 지 두 달이 된 여자는 상하이에서 살았다. 3년 전 성균관대학교를 다니던 친구를 만나러 서울에 가 봤다고 한다.  오흐부아 사람들은 층을 내려가고 남자는 층을 오른다. 남자가 앉아서 햇볕을 쬐는 곳은 엄연히 건물의 면적에 들어가 있는 외부 계단. 말을 잘할 수 없는 남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대개 말 뿐이었나 하고 웃는다. 검은색 재킷이라 등이 곧 뜨거워진다. 햇볕이 좋다. 이 말을 취소하진 않을 테다. W. P 레오 시로 일기하기
#57. 알프스를 기차에서 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대충 씻고 배낭을 메니 그 무게가 또 현실로 다가온다. 지금까지 메고 온 것도 대단한데 이걸 메고 북유럽까지 돌아야 한다는 생각에 덜컹한다. 이거 참 덜어낼 것이 하나도 없으니 그게 더 문제. 동네사람들~ 여행갈때는 최대한 가볍게 가세요 예쁘고 멋져 보일 필요가 1도 없습니다아! "휴- 다시 가야하네! 스테판 덕분에 취리히도 루체른도 정말 빠짐없이 여행하다 가는 것 같아 정말 고마워!" 스테판 덕에 이렇게 편하게 스위스 여행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다. 내겐 스테판을 만난게 복이었다. "한국 오면 반드시 연락해 내가 아주 특이한 곳만 골라서 데려갈거니까" (실제로 2년 후 스테판은 진짜 한국에 왔고 오자마자 포장마차에서 참이슬을 마셨다) 스테판과 작별 인사를 하고 도착한 취리히 역. 여기서 일단 루체른까지 가야한다. 얼마 안걸리는 거리니까 루체른까지 갔다가 갈아타는 도중에 맑은 루체른을 쓱 둘러보고 넘어가야겠다. 예상했던대로 루체른은 맑았다. 맑은 호수에서 보니 여행에 있어서 날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체감하게 된다. 30분 남짓 아주 잠시 동안이지만 나름 만족했던 스톱오버(?) 였다. 드디어 내가 스위스패스를 구매한 루체른역 여기를 지나면 그토록 고대하던 스위스의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인가 하며 기대가 부풀어 올랐다. 찍어도 찍어도 너무 예쁜 헬베티카 (글꼴) 스타일의 스위스 기차역. 이 디자인이 하도 모던하고 깔끔해서 손목시계로도 나왔다는 후문. 배낭을 이고 지고 기차에 올라탄다. 독일의 전형적인 기차로 천장이 꽤 높았다. 풍광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큰 창은 덤. 목가적인 풍경이 그대로 펼쳐지니 시원시원한게 로망이 충족되어간다. 목조 샬레에 푸르른 초원에 알프스의 위엄이 느껴진다. 기차가 빠르게 움직이는 편은 아니다. 풍경을 적당히 만끽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그저 천천히 간다. 아아 이래서 소요시간이 길었구나 싶더라. 빙하가 녹은 물이라서 그런지 탁한 색의 호수. 시원시원하게 펼쳐진 알프스 산맥 끝자락엔 저렇게 멋진 빙하의 모습이 드문드문 나온다. 그래 이게 바로 내가 꿈꾸던 알프스의 모습이지. 기차를 타고 중간 경유를 하게 되는데 보통 인터라켄까지 가지만 나는 스위스패스 티켓을 십분 활용하기로 했다. 이 티켓을 활용하면 중간에 브리엔츠역에서 스피드보트를 탈 수 있다. 시간에 쫒기는 여행자가 아니라면 이걸 타는걸 추천한다. 스피드보트를 타고 호수를 가로질러 도착하는 곳이 인터라켄 동역이니까 거기서 로잔방향으로 가도 되고 본격 알프스 트레킹을 해도 되기 때문이다. 브리엔츠역에서 내리면 이렇게 선착장에서 조금 대기하고 스피드 보트를 탈 수 있다. 묘한 색의 호수. 맑은 날에 보면 에메랄드 빛이 날 것 같다. 보트는 생각보다 빠른데 여기 탄 사람들에게 산 등성이나 절벽에 있는 의미있는 건축물들을 하나하나 소개해준다. 이렇게 성들이나 목조샬레들을 하나하나 거치면서 알프스의 아름다운 산들을 하나하나 둘러볼 수 있는 코스로 스위스 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타는게 좋겠다. 단 한 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날씨. 저 멀리에 이미 비가 오는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 비구름이 다가오고 있다 드디어 도착한 인터라켄 기차역. 여기서 로잔으로 가야 한다. 여기서 몽트뢰로 가는 기차를 탄 다음 몽트뢰에서 골든패스라고 부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를 탄다. 기차가 유리천장에 파노라마 형식으로 풍광을 볼 수 있고 제대로 감상하라고 천천히 운행한다고 한다. 근데 왜 ! 왜 ! 이런 순간에 비가 오는것이냐! 풍광은 멋지지만 내 마음은 주륵주륵. 아무래도 스위스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건 틀렸다... 골든패스를 타러가는데도 내 좌석이 한참 앞쪽이라 비를 맞으면서 뛰어갔다. 이런..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