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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교육연구소 터


생태교육연구소 터가 창립20주년을 맞이했다.

친구덕에 인연을 맺고 지금은 소식지에 달마다 떠나는

미술이야기라는 칼럼도 쓰고 있다.

환경하고 먼 미술이야기 일지도 모르지만 건강한

사람들에게 건강한 미술 이야기 왠지 멋지다고

생각했기에 열심히 쓰고 있다.

멋진 분들과 파티하는 기분 덕에 어제 저녁은 꽤나

행복했고 들떠 있었다.

봄날 옅은 연두 빛을 닮은 사람들과 함께하니 나도 순수가

물들은 듯..

이쁜 밤이었다.

#북아티스트서영란 #서양화가서영란 #서영란 #생태교육연구소 #동부창고 #창립20주년 #터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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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줌예줌 에필로그 10
진화(進化) 서천을 다녀갈 즈음, 많은 변화가 꿈틀대고 있었다. 그리고 뭔지 모를 복선이 깔리는 듯한 이 느낌. 무얼까? 우리가 갈 7월엔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었고, 국립생태원은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에 호응하여 이달 보름간 무료입장을 시행했다. 그 덕에 저녁은 칼국수에서 오리고기로 상향 조정을 고민없이 결정했다. 7월 초부터 수은주가 서서히 올라 30도를 훌쩍 넘는 날이 지속되었다. 우리가 생태원에 방문한 그날에도 35도를 넘는 8월 한더위가 일찌감치 찾아와 햇볕은 따가웠다. 그래도 아직 그늘은 시원해서 나무 아래 긴의자에 앉아 땀을 식힐 만했다. 연꽃을 찍고자했던 나는 땡볕에서 일년치 땀을 모두 쏟아낸 듯하다. 이후 남은 여름은 그야말로 열기에 모든 것이 녹아들어 갔다. 비 한 방울 없은 뙤약볕에 연일 오르던 수은주가 40도를 찍은 날도 있었다. <월든>을 읽고 난 뒤 에필로그를 쓰겠다는 말은 공허했고, 더위로 모든 것을 유보하던 시간들이었다. 말복과 함께 더위는 한풀 꺾였으나 아직도 태양의 기세는 감히 태풍이 범접할 수 없을만큼 강성하다. 이런 때에 다음 출사지를 답사했다. 뜨거웠고, 습했고, 한산했고, 노랗게 타들었다. 올해를 시작하며 화두를 '지속가능성'에 두었었는데, 고민이 깊어졌다. 서천을 가며 생명다양성을 접했고, <월든>을 만나 생태학적 삶을 마주했으나 갈 길은 멀었다. 편리함과 쾌적함에 젖어든 일상을 유혹하는 문명의 이기들에 생태를 자주 잊는다. 올 여름의 더위는 위기감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에, 6월 공공기관에서는 우산 비닐 사용 금지가 추진되었고, 8월 카페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되었다. 자연은 아프다고 하고, 환경은 조금씩 불편함을 감수하라고 주문한다. 밀렵된 동물들을 만나고 멸종위기종과 보호종인 생물들이 있는 국립생태원에 다녀와서 내 삶도 변했다. 입에 물고 다니던 빨대 사용을 자제하고, 가게에서 주는 포장용 비닐을 모아 반납했고, 음식물 쓰레기도 비닐 대신 기존의 용기를 사용하며 더 부지런해졌고, 가능한 포장 주문을 자제하기 위해 아이들을 설득하고 있다. 장바구니와 텀블러는 더욱 열심히 소지하고, 더욱 열심히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서천을 가며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공부했다. 환경의 변화는 고생대 캄브리아기 대폭발과 페름기 대멸종을 가져왔다. 지구 나이 46억년 중 공룡은 2억5천여 년을 살다가 멸종했다는데, 이제 겨우 1만여 년을 살아온 인류는 얼마나 더 지속이 될까? 지금의 세태로는 그 미래가 아득하다. 세계는 진화되었으나 환경은 퇴화된 지금, 인간은 편리함을 추구하며 머리는 진화했지만 오감은 퇴화되었다. 세계의 진화가, 인간의 머리 크기가 진정 진화의 길에 놓여 있기나 한지... 생명체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를 거듭한다. 기계에 의존한 진화는 인간의 진정한 진화는 아닐 것이다. 퇴화된 오감을 살리는 것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몸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일 터, 조금 더 불편해진다는 것은 오감을 진화시키는 또 하나가 아닐지 * 인줌예줌은 예정되었던 성과공유회 <혜윰자리>를 공간 사정상 연말로 기약하고, 오는 9월 8일, 하반기 첫 사진여행 '평택과 화성'으로 갑니다.
인줌예줌 리포트 48
<인문 Zoom 예술 줌> 도상탈출, 바야흐로 사진 서천에 가려거든 2 - 가만히 보고 오래 보기, 알면 사랑한다 ​ 큰아이 어릴 적에 공룡의 이름을 다 외우고 다녔다. 아이와 함께 공룡의 이름을 알아가는 일이 재미있었고, 두 돌이 지나지 않은 아이가 외래어를 읊고 다니는 것이 신기했다. 아이는 그 때를 잊었겠지만 아이 입에서 나오던 '-사우르스', '-톱스'를 되뇌던 혀 짧은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하다. 유난히 생물 종에 관심을 보였던 아이 덕에 생명과 진화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참 많이 보았던 것 같다. 아이와 함께 나도 생물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던 시절이었다. 학창시절 생물 교과를 재미있어 하던 취향의 반영인지 자연사박물관과 생물자원관, 곤충생태관을 아이와 함께 찾아 다녔고, 두 아이 모두 생태탐사단의 일원으로 활동하던 때가 있었다. 아이들은 자랐고, 관심사도 바뀌어 갈 즈음 건립된 국립생태원은 그저 나만의 향수로 꼭 가 보아야 할 곳이 되었다. 갈대에 싸여 유려한 곡선을 늘이고 앉은 건물을 보며, 언젠가 가 보리라고 벼르던 시간들로 훌쩍 4년을 보냈다. 이제야 사진기를 들고 나서게 되다니. ​ 입장료 5천원. 예산 초과에 시름이 깊어졌다. 그래도 목적한 바가 있어 예까지 왔으니 일단 들어가 보기나 하자는 심정으로 발권을 했다. 생태원 안은 그야말로 생태의 신천지. 야외 생태 전시 공간과 각 기후대별 실내 전시관까지 찍고 둘러보고 알아보는 시간이 한나절은 족히 걸렸다. 결론은 손해가 되더라도, 식사가 소홀해지더라도 유람단이 와 봐야할 곳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 갈대가 춤추는 습지, 노랑 어리연, 개연꽃, 수련과 부들 등의 습지생태원과 기획전으로 늘어선 들꽃들, 들꽃을 따라가다 보이는 숲으로 난 소로우길은 매력적이었다. 시간 부족으로 소로우길은 다음으로 기약했다. 기후대별 동식물의 관계를 보여주는 실내 공간은 거대했다. 열대관 속으로 들어가는 길엔 '시서스'가 머리 위에서 뿌리를 내려뜨리고 있다. 뿌리 식물이다. 생겨난 시간을 말하듯 각각 연하고 질긴 뿌리들이 머리를 쓰담쓰담하면 사막관에 이른다. 남미에서 온 '시어머니 방석'이라는 별칭의 금호선인장이 있다. 우습지만 그 내력을 새겨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그리고 어린왕자를 기억해야 한다. 어린왕자가 길들인 사막여우를 볼 수 있다. 불법 포획되어 밀수된 가엾은 친구다. 그래도 건강을 회복하여 새끼도 낳았단다. 사막여우와 일별하고 지중해관으로 넘어가면 바오밥나무도 볼 수 있다. 어린왕자의 작은 별에선 너무 큰 바오밥나무는 어린 싹일때 없애야 하는 무시무시한 존재다. 어린왕자가 되어 그 무시무시함을 느껴볼 만하다. 지중해관에서는 후각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각종 허브 식물들이 향기를 뿜으며 코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다면 파리지옥과 같은 식충식물에게 먹히는 곤충들을 볼 수도 있다. 온대관은 해발 고도에 따라 식생이 다르다는 제주 곶자왈 지역의 온대림이 조성되어 있다. 자식에게 화가 미치지 않도록 도운다는 무환자나무는 좀 봐 둘 만하다. 온대관을 나오면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에코케어센터도 있다. 긴팔원숭이, 비단원숭이에게 건강을 기원하는 말이라도 건네 보자. 다시 실내로 들어가 극지관을 보아야 한다. 얼마 전 빙하가 녹아 본 섬에서 떨어져 나오는 바람에 고립되어 바짝 마른 북극여우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또, 하얀 설원이 초원으로 바뀌어 흰털이 천적의 표적이 된, 멸종되어 가는 북극곰도 생각하자. ​ 국립생태원의 초대 원장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말한다. "알면 사랑한다."고. 우리 아이 어린 시절, 장수풍뎅이를 키울 적에 꿈틀대는 징그러운 애벌레가 귀엽던 때가 있었다. 어항 속 구피가 23마리의 새끼를 낳는 긴 밤을 지켜보던 그 날도 생각난다. 몸을 고추세운 호랑나비 애벌레의 똘똘한 눈동자를 기억한다. 돌고래는 바다에서는 평균 수명이 80년, 사육되는 환경에서는 40년이란다. 또, 갇혀 있으면 제자리를 빙빙 도는 이상 행동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신경안정제와 위장약까지 복용한다고 하니, 2013년 바다로 돌아간 멸종위기종인 남방돌고래 '제돌이'를 기억한다면, 돌고래 쇼에 환호하는 우리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 우리 인간도 생태의 일부이다. 포유류가 바다에서 나와 진화의 과정을 지나 영장류가 되고 인류가 되기까지의 시간들에 인류 탄생의 족적이 새겨져 있다. 인류의 시초가 물질에서 시작되었고 미래가 물질로 가고 있는 이 즈음, 스티븐 호킹 박사가 예언한 앞으로 100년, 지속가능한 미래는 가능한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 모든 생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천에 가려거든 3, 계속>
인줌예줌 리포트 47
<인문 Zoom 예술 줌> 도상탈출, 바야흐로 사진 서천에 가려거든 1 - 유람에 앞서, 자연의 근원 속으로 물은 생명의 근원이며 시초였다. 사람의 몸이 70%가 물인 이유도 여기에 있으리라. 서호주에 지금도 있다는 35억 년 전 지구, 생명의 태초에 미생물계의 영웅이 있고, 이 미생물의 노력으로 물 속에서 산소 뿜는 바위가 생겨나고, 그는 지금도 지구에 산소를 더하고자 기포를 내뿜는다. 원시 지구에 산소를 공급한 미생물, 시아노박테리아(남세균). 그들은 화석이 되어 우리나라 소청도에서도 발견이 되었단다. 산소는, 딱딱한 골격을 만들고 다세포 생물로 몸을 키우는 데 필요한 환경을 만드는 주요 인자라는데, 엽록소를 심은 남세균이 없었다면 인류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미생물에서 포유류까지의 진화 과정에 산소는 그 처음을 제공했으니, 물과 산소로부터 시작된 생명의 기원과 진화는 생물 다양성의 근원이다. ​ 생물다양성이라 함은 유전자의 다양성, 생물종의 다양성, 생태계의 다양성을 포괄한다. 지금 이 모두가 위협을 받고 있다. 기후의 변화도 그렇지만, 사람들의 욕망으로 잠식되는 자연이 그 이유이기도 하다. 제인 구달 박사는 한 연설에서 "사람에게는 동물들을 다스릴 권한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지킬 의무가 있다"고 했다. 왜일까? 단지 생명을 갖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지구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 14,000여 종 중에 인간이 알고 있는 생명체는 13%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미지 생명체의 대부분은 생성과 소멸의 주체인 바다에 있다고도 한다. 생명체 중에 어떤 종은 그 기원이 몇 십억 년이란다. 46억 년 전 원시 지구에서 시작된 기나긴 진화의 과정은 인류 탄생의 비밀과 문명 발상의 비밀이 내재되어 있어, 모든 생명체는 인간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인류의 먼 미래를 가늠할 단초가 된다. 제인 구달로부터 시작된 동물행동학의 현장 연구는 모든 생명체들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모두가 공존하는 환경에서 생물다양성은 빛을 발할 것이다. ​ 금강 줄기가 돌아돌아 끝닿은 곳, 한 길에 웅성웅성 모여들어 쓸려 내려오다 하구에서 흩어지며 펼쳐진 물가락들이, 서해바다 너른 벌을 만나 스며들고 일부는 나아가며 받쳐든 땅, 서천. 서천(舒川)이라는 이름 안에 생명의 근원인 물의 내력이 있다. 육지와 면한 북부와 동부를 다음으로 기약한 이유가 그 이름 때문이라면 과장이나, 선택은 탁월했다고 자찬해 본다. 생태의 보고라고 할 만큼 다양한 생물자원을 에코리움에 품고서, 그를 보존하는데 나라가 나서고 있는 지역. 우리가 갈 50년 수령의 해송숲을 비롯해 동백나무숲, 배롱나무 숲, 그리고 육, 해, 공의 생물자원들, 서천이 나를 부른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잘 몰랐다, 그곳에 가기 전까지. 금강 하구둑의 북단이 서천이라는 것, 강만 건너면 전북 군산이라는 것, 그 넓은 하구둑을 보면 한강의 하구와는 다른 무엇을 감지해 낼 수 있다는 것, 석양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것, 철새도래지라는 것, 새만금방조제가 인근에 있다는 것, 우리에게 친근한 나무 각각의 군락지가 있다는 것 등. 단지 국립생태원만을 보고 정했던 출사지여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답사하며 서천이라는 이곳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야말로 육, 해, 공의 생물자원과 그를 품어 안은 지역민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시골 소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풍요를 선사한다. 이제 서천의 서남부를 속속들이 돌아볼 요량이다. 짧은 글, 짧은 시간 안에.  <서천에 가려거든 2, 계속>
인줌예줌 리포트 49
<인문 Zoom 예술 줌> 도상탈출, 바야흐로 사진 서천에 가려거든 3 - 생태학자의 길, 숲 1987년에 지정된 군장국가산업단지로 출발한 이 지역의 장항역이 2008년 장항화물역으로 바뀌고 신역사에 장항역이 이름되었다. 산업단지로서 군산에 비해 역할이 못 미치던 장항에, 생태원 조성을 건의한 인연으로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이 된 사람이 최재천 교수다. 국립생태원은 생명사랑, 다양성, 창발, 멋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법인으로 2013년 개장했다. 건물은 '생명의 맥박'이라는 삼우설계의 작품으로, 아시아 최대 실내생태원 건립을 위해 외국의 기술을 도입하여 지어졌다. 완공 후 개장 준비 기간을 거쳐 3년이라는 임기동안 새로운 기관의 틀을 설계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 연간 30만 명이라는 관람객을 유치하라는 주문은 각종 기획과 전시, 연계 교육으로 초과 달성하였다. 거기에는 프랑스 이외의 지역에서는 외면 받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가 베스트셀러가 된 우리나라 사람들의 개미 사랑도 한몫했다. 최재천 교수는 개미 박사로도 유명한데, 개미세계탐험전을 기획했다. 푸른베짜기개미는 서천의 한산모시와 연결되어 사랑을 받았고, 중남미의 농사의 신 잎꾼개미 마을을 세계 최대로 꾸며 성공적인 기획 전시가 되었다. 그 외 생태학자의 길을 생태원 곳곳 작은 숲에 조성했는데, 제인 구달길, 다윈-그랜트부부길, 올해 초 조성된 소로우길 등은 생태에 대한 세계적 석학들의 생각을 접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생태학자의 길 명명식에는 이름의 주인공들이 참석해 뜻깊은 행사를 가졌다. 다만 1817년 생 소로우만이 불참했을 뿐이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어떤 이는 시인으로, 어떤 이는 사상가로, 어떤 이는 생태학자로, 어떤 이는 혁명가로 기억한다. 내가 막연히 아는 그는 문학가다. 시작을 시로 했고, 그의 마지막도 자신이 말했던 '앞에 바람만이 막고 있는 멋진 항해'의 시작이었듯, 그의 말대로 대표작 <월든>은 21세기에 들어와 많은 사람들이 찾는 책으로 멋진 항해를 하고 있다. <월든>은 대학에서는 필독서요 문학하는 학생들의 졸업장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저작으로 손색이 없는 책이며, <시민의 불복종>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등의 사상가와 혁명가들에게 영향을 준 책이라니, 현대의 민주사회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 또한 이번 여행이 끝나면 읽을 책으로 <월든>과 <시민의 불복종>을 갈무리하여 두었다. ​ <월든>은 소로우가 월든 호숫가 숲 속에서 스스로 오두막을 짓고 보낸 2년 2개월 2일의 일기들, 바로 에세이다. 거기에 소로우의 생태학적 사상과 관념들,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유들이 잘 녹아 있는데, '지식과 덕과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 그의 영혼'이라던 25년 지기 에머슨의 조사가 소로우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소로우길이 생태원 부지 북쪽에 조성이 된 이유는 용화실못이 생태원의 수원지로 소로우가 생태적 삶을 살았던 호수를 연상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 소로우길 반대편 생태학습동 주변 숲에 제인구달길과 다윈-그랜트부부 길이 각각 소요 시간 15분 가량이라고 하니, 남은 생태학자의 길도 가 보자. '국민이기 전에 사람이어야 한다'는 소로우의 말을 '사람이기 전에 지구 생태의 한 일원'이라는 말로 대체해 본다. '생태는 가장 영리한 인간이 보호해야 한다'는 제인 구달 박사의 말을 상기하며...  <서천에 가려거든 4, 계속>
인줌예줌 리포트 50
<인문 Zoom 예술 줌> 도상탈출, 바야흐로 사진 서천에 가려거든 4 -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할 길 ​ 생태원에서 하루 낮을 모두 보내고 느즈막이 나섰다. 생태학자의 길은 본 여행으로 미루었다. 이제 해변을 향해 간다. 항구도시 장항이다. 옛 이름이 기벌포라는데, 정확한 위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벌포'라 하니 딸 아이가 알아 듣는다. 신라와 당의 전쟁이 있던 장소라고. 괜한 뿌듯함이 들었다. 알면 사랑한다는 말을 상기한다. 아이는 이 여행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 계획은 수산시장을 촬영하려 했는데... 그리 크지 않은 규모에다 촬영하기엔 상인들께 실례가 될 것 같았다. 다른 장소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 별로 기대를 않고 장항 스카이워크를 입력하고 나섰다. 도착한 곳에는 청소년수련관이 있고, 평일임에도 캠핑을 하고 있는 몇몇 그룹이 보였다. 고소하게 고기 굽는 냄새가 퍼졌다. 일단 자연으로 둘러싸여 편히 앉은 수련관 건물이 해그늘과 어우러져 상큼했다. 첫인상은 So Good! 두리번거리며 길을 따라 나갔는데, 늘어선 소나무들. 약간의 굴곡진 몸의 곰솔이라 불리는 해송이 하늘로 쭉쭉 뻗어 있었고, 노을에 붉게 물든 줄기가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도착하자마자 탄성이다. 스카이워크는 보이지 않는데 노을 받은 소나무숲과 솔내음 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모처럼 만난 빽빽한 소나무숲을 어찌 담아야 하나 고민스럽고, 노을빛을 어찌 그려낼까 손만 분주해졌다. 이리 찍고 저리 찍고 걷는 사이 해변에 다다랐다. 스카이워크가 있는 곳이다. 15m 높이에 236m 길이. 100m는 시인의 하늘길, 100m는 철새하늘길, 나머지 50여 미터는 바다하늘길. 늦은 시간이라 올라가 보지는 못했고 아래에서 보니 그 높이가 만만치 않은데, 4층 상가 높이를 구멍 뚫린 철망 위로 걷는다 생각하니 호기심이 돋았다. 바닥이 뿌연 유리판보다야 나을 것 같았다. 스카이워크도 본 여행으로 미루었다. 하늘길의 끝은 갯벌 위, 밀물때는 바닷물이 아래서 찰랑거릴 터였다. 물이 들어왔을 때가 재미있을 것 같은데 우리가 올 시간은 저녁 무렵이니 물이 빠지는 시간이다. 담에 청소년수련관 옆 유스호스텔 이용이나 캠핑을 하게 되면 봐야겠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바다를 향해 선 스카이워크의 전망대를 올려 본다. 기벌포 해전 전망대. 백제가 나당연합군을 맞아 싸웠던 곳이고, 왜가 백제의 부흥군을 도와 신라와 싸웠던 곳이고, 신라가 당나라를 물리치고 진정한 삼국의 통일을 성취한 곳이란다. 기벌포의 위치는 정확지 않으나 금강 하구언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저 위 전망대에서 금강 하구언을 향해 서면 남다른 감회가 들까? 저 멀리 보이는 근대 산업의 흉물 장흥제련소 굴뚝은 흐르는 시간과 함께 제 기능을 상실했다. 시간을 불러 내어 상념에 젖을 만한 해질녘, 저 멀리 밀려난 지평선이 수평선에 다다를 무렵에 하늘은 선홍빛으로 물들었며 빠르게 어두워진다. 제련소 앞 반경 15km의 해변은 현재 토양 정화 중이다. 중금속으로 오염된 땅을 굴착하여 세척하고, 좀 덜 오염된 곳은 굴착을 최소화하여 위해성평가 방식을 적용한단다. 우리가 서 있는 이 고운 흰모래에도 중금속이 있을까? 이곳은 갯벌 체험은 가능하나 해수욕장으로 개장되지 않는 곳인데, 어쩌면 아직 생태단지로 거듭나지 못한 산업단지의 유산이 잔재하기 때문일까? 최첨단 생태산업단지로 조성 중인 장항은 아직도 생태를 고민한다. 인류의 영원한 숙제를 서천 장항에서 위안받고 쉽게 잊고 있는 것은 아닐지, 내 주변의 생태를 점검해보는 시간이다.  <서천에 가려거든 4,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