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jee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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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년차 유부여자의 다툼이란,

연상 훈남과 작년에 결혼해 이제 맞벌이부부 1년차가 되어가는 20대의 나.
만난지는 1년 반, 아직도 서로를 몰라 다툴때가 많은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나와 그가 한 지붕 한 공간 안에 '공존' 하려는 밑바탕(?)을 그리기 위해 당연한 과정이라 여긴다면 더 큰 싸움으로 번질 소지가 있고 서로 마음에 안드는 부분만 눈에 들어오는 삶이 계속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그래서 엄마가 결혼식날 편지 낭독때 서로 태교하는 마음으로 살아달라고 한건가 갸웃거리기도.

어제 저녁, 먼저 퇴근해서 연락 온 신랑에게 난 주말에 장 본 재료로 파스타를 만들어주겠다 했고 (하루에 한 끼 먹는 집밥인 저녁만큼은 꼭 해주려 노력하는편이다.) 신랑은 집 오는것도 힘들텐데 그냥 내가 반찬 대충 놓고 차릴까_라면서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2년간 월급 빵빵히 받으며 즐겁게 다녔던 회사를 한순간만에 때려치고 나와서 새로운 일을 하겠다며 거리도 40분이나 더 멀고 연봉 400이나 깎으며 이직한 지금의 2주차 회사를 신랑은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 해주며 매일매일 나를 치켜올려주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집까지 날아가 뽀뽀로 인사하며 파스타 삶을 물을 올렸을지도 모른다.

...근데 왠걸.
싸웠다.

아, 모르겠다. 진짜 미웠다.
지난번엔 외식하러 갔다가 두번이나 테이블 밑으로 내 발을 치고 밟아놓고 미안하다는 말은 1도 없이 다리가 길어서 그렇다는둥 농담으로 치부하려는 태도에 화가 나서 젓가락을 뙇!!! 내려놨었는데 이번엔 뭐가 문제였을까.

강아지들 패드를 그대로 둬서? 화장실 바닥을 닦지 않아서? 새로 산 파스타를 제일 높은 곳에 올려둬서? 유리병으로 된 올리브도 많았는데 굳이 한번으로는 안끝날 양의 캔으로 된 블랙올리브를 사놓고선 락앤락에 담지 않아서?

좋은 마음으로 파스타 만들기를 시작했지만 다진 마늘을 버터에 볶다가 난 짜증이 풀리지않아 플레이팅 다 된 접시를 큰 소리나게 놓고 잔소리를 시작했다.

화장실 바닥에 배변해놓은거 치우랬잖아.
나 집 와서 화장실 안갔어. 노트북 켜놓고 일했는데.
그럼 눈에 보이는 패드는 왜 안치운건데. 한번 쓰면 바로바로 치우기로 했잖아.
일하느라 못봤다고.

계속 된 변명에 화 폭팔.

본인이 캔으로 된 올리브를 샀으면 최소한 포장된거 뜯어놓기라도 하던가. 나 파스타 만들동안 어제 장보면서 샀던 베이크도 오븐에 좀 돌려놓고. 아니, 냉장고에서 꺼내주기라도 하던가.
하다못해 포크라도 놔주면 안되는거야?

신랑도 나름의 이유를 대며 반박하긴 했지만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은채 이유가 먼저라면 그건 변명밖에 될 수 없다는 내 의견을 핑계로 난 계속해서 화를 냈다.

...사실 내가 급하다던 빨래는 이미 다 널어져 있었는데. 늘 머리카락 가득하던 작은방 바닥도 깨끗했는데. 소파에 노트북이랑 각종 서류들도 막 흩어져 있었는데...

꼭 저렇게 묵묵히 집안일 혼자 다 해버려서 괜히 내가 다 미안해진다.
화도 못내게 만드는 평화주의자같으니라고!!!!!!!!
여러모로 짜증나 정말 ㅠㅠㅠ

만난지 한달 반만에 둘이서 용감히 식장을 잡았던 커플. 많은 사람들의 놀라움과 염려를 받으며 반년만에 결혼식을 올린 후 현재 꽃다발을 과자처럼 사오는 로맨티스트 신랑과 1년째 투닥중인 나 28유부는 오늘 저녁메뉴나 생각해놓으련다...

닭볶음탕...?
4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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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도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 싸움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지혜는 머리에서 나오지 않고 심장에서 나온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입니다. ㅎ
다툼의 여운이 길게 가는건 좋지 않은것 같아요. 서로 조금더 이해하는 마음으로^^
실제로, 다투면 전 좀 시간을 가지길 바라는 편인데 신랑은 빠르게 다툼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죠.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이 사람은 이렇구나 인정하게 되면서부터 쉬워진?느낌?ㅎㅎ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sujee0201 신혼초에 다툼이 생기면 저희 부부도 둘다 서먹서먹 함을 그냥 방치해버리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그냥 그 분위기가 한동안 쭈욱 가버리더라구요. 어, 우리의 소중한 시간이 이렇게 허무하게... 진지하게 대화를 했죠. 앞으로도 살아가는데 의견차나 다툼이 없을리가 없잖아요. 한사람이 자신의 뜻을 조금 굽히고 먼저 다가가고 대화의 물꼬를 트지 않음 부부 사이라도 그 관계는 조금씩 식어가고, 균열이 올수밖에 없잖아요. 지금은 둘다 너나 할것없이 먼저 말걸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한사람이 잘잘못을 떠나서 무조건 이겨야하고 내가 옳다고한다면 관계란게 쉽지 않은것 같아요. 제가 잘못한게 아녀도 먼저 다가가면 상대방도 당시엔 모를수 있어도 나중엔 이해하고 더 고마워하는 경우도 생기더라구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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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제일 싫어하는 말은 "얼결에 끌려가서 날 잡았어요" 반면 제일 좋아하는 말은 "저 신랑 얼굴보고 결혼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엽구나 당신... 부끄러움은 내 몫이지 왜... 남자친구 있냐는 물음에 결혼했다고 하면 놀라면서 나이차가 많은지부터 묻는다. 지금 직장에서도 그런 편. 남자친구에서 레벨 업 시켜드린 신랑과는 두 살 차이로, 첫 만남때 대놓고 결혼 전제로 만나고싶어요 얘기 들었을때보다 결혼을 직접 추진함에 있어서 넘나 계획적이고 성실하게 (..) 임해주는 모습에 더 놀랐었다. 약간... 경력직?ㅋㅋㅋㅋ 이직 해 본 사람마냥ㅋㅋㅋㅋ (아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저 결국 입사 2주만에 퇴사를!!!!!!! 결정했답니다!!!!!!!!!!!!! 한 달에 한번씩 진행중인 사업부 파토시키고 다른 팀으로 흡수시키는 말도 안되는 회사란거 왜 얘기 안해줬냐 인사팀들아!!!!!!!!!!!!!!!!!!!! 또 퇴근하다 화나긴 처음이네 쉬익쉬익) 암튼 정말 뭐에 씌이기라도 한 듯 양가 부모님 허락 하에 신혼집 입주 전까지 신랑집에서 옷 몇 벌로 무작정 동거를 시작했었는데, 사실 세번째 글 쓸 때까지 고민했던 내용은 "시댁", 이 세상 모든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왕 예민한 소재... 더구나 난 시어머님이 두 분이셔서...^^;;;;;;; 이 말 한마디면 기혼이건 미혼이건 수백만 여자들이 도시락 싸가며 말릴 집이겠지만 그렇다고 사랑과전쟁 찍을 일은 1도 없었는걸, 오히려 전생에 유관순언니는 아니었나 진지하게 고민했을정도로 완전 행복한 시댁이라는 말을 남들은 믿거나 말거나 한번쯤은 쓰고 싶었다. 잠깐 지난 글 도중에 시어머님이 캐나다에 계셨어서 한복도 직접 치수 재어 톡으로 보내주시고 영주권 문제로 몇 년간 한국에 못 나오시니까 그냥 오시는 이번년도에 해치워버리자(?) 랬던게 결혼준비의 첫 시작이였다고 썼었는데... 다른 시어머님(!) 얘기도 간략하게나마 적어놔야 나중에 이 글을 보시더라도 (그럴 일은 없겠지만 철딱서니 며느리는 찔림 힝...) 덜 서운해 하실것 같아서... . 볼~록한 배 만큼이나 인자하신 울 시아버님은 작년 어버이날때 처음 뵈었었는데, 그때까지는 단순한 인사자리였지만 상대분이 신랑 부모님인만큼 완전 얼어있던 나에게 허허 웃으시며 분위기를 풀어주시려 90's 농담을 걸쭉하게 해주셨었다. 그런 아버님의 팔을 어우, 추워!! 썰렁하다며 찰싹 때리시곤 신경쓰지 말고 많이 먹으라고 직접 준비해주신 샤브샤브 국자를 내 쪽으로 넘겨주신 분이 지금 아버님과 인생 2막을 살고 계신 다른 시어머님. 귀 밑으로 살짝 말리는 내 워너비ㅠㅠ 검정 단발머리에 우아하지만 화려한 홈원피스를 입고 맞아주셨던 시어머님은 현재 정년퇴직 2년 앞둔, 큰 대학병원의 간호과 부장님으로 재직중이신 커리어우먼^0^ 옛날 머나먼 독일로 일하러가신 몸으로 딸 하나 (내겐 새언니!) 키우시다가 좋은 기회로 병원을 옮기신 후 몇 년 전 기타치며 노래 부르시는 시아버님을 만나 조촐한 식사자리 끝에 한 지붕에 살게 되셨다고 했다. 근데 진짜 시아버님 노래 잘부르심... 신랑이 내가 원하는 노래 다 쳐줄만큼 기타 엄청 잘치는데 쥬크박스 신랑을 빚어놓은 스승님이 바로바로 시아버님이심... 내 생일날 축하노래 불러주신다며 안방에서 통기타 가지고 나와 튜닝할때부터 왕 멋났음...♡ 반전은 무뚝뚝함의 대명사 경상도 남자라는거ㅋㅋㅋㅋㅋㅋ 사투리 안쓰셨으면 못믿을뻔했던게, 장난 엄~청 좋아하시고 컵라면 드시다가 어머님께 야단맞는 분이라 ㅋㅋㅋ 경상도 남자들은 말 한마디 없이 밥 먹는다는 내 성급한 오류를 와장창 박살내주신 쏘 스윗가이;;; (=내 호적 윗 줄 쓰시는 분도... 제발 기념일 좀 그만 챙기시죠... 그대가 삐질때마다 땀이 나^^...;) 그런 아버님을 만나 새 삶을 시작하시면서, 신랑과 동갑인 새언니 결혼도 시키시고, 손주도 보신, 내겐 결혼식 준비에 보태라며 조용히 봉투를 쥐어주신 멋쟁이 어머님이시다. 물론 신랑을 낳아주신 어머님이 안좋은 분이라거나 덜 좋다는 취지의 글은 절대로 아니다. 지금은 제주도에 와계셔서 제주도어머님이라고 부르는데, 안부톡 드리면 잘 지내니 너네만 행복해라 사랑한다는 메세지 하나로 끝맺음 하시는, 얼굴 한번 보지못한 나임에도 아들이 사랑하는 사람이면 나도 사랑한다는 보이스톡 첫 통화로 울먹거리게 만든 분이시기에, 신랑에게 반지 받았으니 됐다고 버티는 날 기어코 백화점으로 데려가 온갖 귀걸이 목걸이 사주신 분이시기에. 반짝거리는 얇은 반지 보시고는 우리 커플링할까? 라며 하나 따로 포장해 친정어머님 갖다드리라고, 셋이 커플링 한거같아 기분 좋다고 웃으셨던 분이시기에. 뭐.. 더 할 말이 없다. (한복 맞출때 셋이서 반지 낀 사진도 찍음^^) 다들 시어머님이 두 분이면 안힘드냐 불편하지않냐를 어떻게 결혼을 만난지 한 달 반만에 했는지 다음으로 물어보는데, 식사하러 시댁 가면 음식도 다 해놓으시고 화기애애하게 먹고나면 설거지도 못하게 하시는데 힘들긴 뭐가 힘든가여 매번 주방에서 내쫒기고 아무도 날 시키지않아 매번 소파에 조용히 찌그러져있는데... 그 자리마저도 서로 너무 연락이 없어서 내가 꼭 먼저 찾아뵙는다고 해야 만들어지는 자리인데ㅠㅠㅠ 나도 여자라 시댁 불편한거 알아, 바쁜데 일부러 찾아올 필요 없어, 니들은 애 낳지말고 살아, 홈쇼핑에 무슨 국이 맛있으니까 그거 사놓고 밥 먹어라, 정말 23-24세기 시댁인데... 뻥치는거 같지만 진짜예여 ㅋㅋㅋ 엄마도 사실 처음엔 살짝 걱정하셨었는데, 늦게나마 아버님과 상견례 하고, 제주도어머님은 한복 찾을때 뵙더니 넌 걱정 없겠다며 쿨하게 인정 ㅋㅋㅋ 이모랑 할무니한테도 철 없는 애 보내자니 걱정됐었는데 이젠 쟤 감당할 시댁분들이 어쩌냐며 자랑반 걱정반 타령 하셨었음ㅋㅋㅋ 그 걱정을 알기에 뒤에선 왈가닥일지언정 아직까진 시부모님들 앞에서는 조용히 미소만 짓고있음^_^ 망할 한시간 반 퇴근길이 언제 끝났는지 모를정도로 글이 길어졌는데, 주말에 맛있는거 사드린다고 전화나 드려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