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jinhwa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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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카메라, 첫번째롤

RICOH-RZ3000, fuji C200 토요일 오후 3시30분 떨리는 손으로 필름을 끼웠다(진짜 벌벌떨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두 컷 찍고 밖에서 찍어보려고 씻고 나와서 현상소에 연락해보니 오후 5시까지란다 테스트샷이니까 대충찍고 뽑아봐야지라고 생각하며 정수리에 물미역 한아름 매달고 집밖을 나온 나에게 다시한번 조용히 욕설을. 생각보다 36컷은 많다. 아주 차암 많다

진짜 많더라

첫번째 컷 날려드셨습니다
네, 두번째 컷도 동일하게 근거리 촬영으로 날려드셨습니다. 자동카메라인 내 리코는 피사체가 가까우면 자동을 초점을 잡지못하는 자동카메라가 되시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첫 일회용 카메라 촬영 때
첫번째 손목을 찍을 땐 쭈욱 내려찍어서 어깨빠질 뻔 했더니 그나마 선명하게 나왔고 두번째는 신호대기중에 창문내리고 창문턱에 팔꿈치를 꾄 채 찍은 사진이라 꽤 가까이서 찍는 컷이다. 첫번째 사진의 초점은 아스팔트의 돌멩이에게, 두번째 사진의 초점은 소나무 어디쯤

오케이, 초점은 감잡았다.


지하철에서 땡겨찍은 컷인데 왜인지 좀처럼 셔터를 눌러도 사진이 찍히지않아 당황스러웠다. 그 와중에 내 물미역이 자꾸 렌즈를 가려 더 당황스러웠고 아마 초점을 못잡아서? 멀찍는지 몰라서? 기기결함 두번째 롤을 찍을 때 느낀 건데 초점 안잡히면 안찍히는 듯 싶다

생각보다 똘똘한 친구가 생겼다.

제일 중요한 야경 샷인데 내장플래쉬가 있다 한들 야경찍을 때 그걸 다 담아주는 건 전혀 다른 문제란 말이지. 미러리스들의 최대 단점이 야경샷에서 나타나는데 그걸 담아내기가 어려웠다(물론 내가 어려울수도) 11400원을 또 지출해서 야경샷 테스트를 볼것인가 말것인가는 좀 더 고민해봐야하겟지만(이라고 말하고 내일 갈꺼잖아
이건 내장 플래쉬가 없고 렌즈땡기는 기능 1도 없는 일회용카메라로찍은 컷. 그나마 노을은 담아주었는데 전체적인 비율이 땡. 와, 미러리스로 액정 보면서 찍는 거랑 눈구멍에 눈대고 찍는 거랑 세상 너무 다르다. 구도가 내 눈으로 본 것과 다를 수가 있기야? 아니야. 이건 일회용이라서 그런걸꺼야. 우리 똘똘이 리코는 안그래. 기대는 항상 일을 그르치는 법. 너무 기대하지는 말아야지!
왼쪽은 일회용카메라, 오른쪽은 리코 일회용의 한계여서 그런지 빛을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다.

일회용카메라는 무조건 야외에서만


마지막 땡기고 안땡기고의 차이 미러리스로 찍을 때 땡기면 색감도 사진도 기분도 감성도 다 깨지는 마법같은 일이 생기기에 되도록이면 거의 줌을 땡기는 일이 없다. 나는 가까이 걸어가는 일이 있어도 줌을 잡진 않는데 얘는 줌을 땡기더라도 가까이 가면 안되는 아이인지라 줌을 땡겨 비교해봤더니 다행이 별차이는 없는 듯 빛이 다르게 들어오는 이유는 아마 내가 나무 밑으로 가서 찍었기에 역광때문이 아닐까싶다
그나마 첫번째롤에서 건진 것같은 사진들 어떤건 너무 빛을 너무 안받아 흐리고 어떤건 너무 받아 흐리고 그지같다가도 오백원짜리 긁는 복권같은 게 생각보다 너무 재밌다 히히 얼릉 두번째 롤 채워야겠다


7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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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은 초점거리랑 전부 평균으로 되어있어 클로즈업이나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담지 못합니다 그리고 필름은 화이트발란스보정이 안되잖아요? 그래서 daylight랑tungsten 필름이 따로 있으니 광원에 맞는 필름을 써야되고요 완전수동은 아닌듯한데요 포커스가 자동인 렌즈는 포커스가 안맞으면 촬영이 인되게 세팅된 제품이 많습니다 반셔터를 많이 사용하셔야될거에요 노출이건 셔터건 반셔터를 잘사용하셔야되고...많이 알려드리고 싶은데 ... 아 하나만 더요 보틍 컬러는 슬라이드를 말하고 컬러네거티브는 잘 쓰지않아요 그리고 작게 하나하나 다 뽑지않고 밀착인화를해서 그중나은것을 일일히 루뻬로 확인해서 정말 괜찮은것만 인화한답니다 괜한 오지랖아닌가 걱정되네요
하하 네 그러신거같아요 뭔말인지 하나도 못알아들었거든요. 일회용은 필름카메라가 무엇인가를 느끼고 싶어서 찍어본거고 저는 공부하고 찍는 사람이아니라서요 ㅎㅎ 그냥 느낌이 좋아서 시작한거라 지금은 사실 하나도 모르겠네요 괜히 시간낭비하셔서 글쓰신듯싶네요 ㅎㅎ
오 저 엄청 도움 됐어요! 당장 필카를 사용하진 않지만 사용하게 될 때 크게 도움될 것 같아요. 광원에 따라 필름이 다른 것도 처음 알았네 신기...
@narinato4u 여기 글중에 사진이 녹색으로 나온거를 글쓰신분에게 알려드린겁니다 화이트발란스때문이라고요 요즘 디카는 화이트발란스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데 필름은 멍청해서 자기가 스스로 정하지 못한다는걸 풀어쓴겁니다 필카에 괜심있으신가해서 글 남겼는데 답이 굉장하네요 이렇게 대놓고 까는분도 있네요
다음 롤 기대할게요!
필카가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내가 분명히 보고 찍은 것임에도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두근두근
필름카메라 진짜 다시좀 생산햇으면 좋겠어요 ㅠㅠ이 지긋지긋한 중고로운평화나라의 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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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으로 만들어진 하루
눈이 내릴 거예요. 설레는 예보가 적중했습니다. 옷을 든든하게 입고 길을 나섭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곳을 좋아합니다. 두 발을 살포시 올려뒀다가 신중하게 한 걸음씩 옮깁니다. 어렸을 때부터 스마일 표시를 좋아했습니다. 굳어져만 가는 자아의 얼굴 대신 이 아이는 언제나 제 손끝에 따라 활짝 웃어줍니다. 아, 산에 가야겠습니다. 오랜만에 내린 소중한 눈을 이대로 떠나보낼 수 없습니다. 애정 하는 카페로 가는 길엔 산이 존재합니다. 평지보다 높이 솟아 있는 땅의 부분 위로 백의 세상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를 좋아합니다. 눈이 쌓여져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두 발을 올리는 겁니다. 뽀드득 뽀드득.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 다른 이를 위해 참고 참다가 이 부분만 하며 장갑을 벗고 눈을 쓸었습니다. 기분 좋은 차가움이 손 가득 느껴집니다. 아 너무 좋습니다. 세상이 점묘법이야 빛이 가득한 날엔 그림자 사이로 나타나는 점 하늘 한구석이 번져가 가장 밝은 날 세상의 화상 입은 점들 반짝여 순수 결정체로 가득했던 백의 세계 속에서 흑으로 빛어진 전 가만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암흑'이란 '알 수 없음, 알지 못함'에 붙여진 멋진 은유라는 말이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무수히 많은 것들이 정제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 세계는 지금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눈발이 다시 날리기 시작합니다. Let it go.
일상적인 것의 기록
수많은 탯줄이 머리 위로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검은색, 전선, 없으면 안 되는..의 공통점까지 생각하다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십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요즘 팬톤의 양말을 사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 옷장 속이 검은색인 자의 색 있는 양말. 레드 퍼플, 라일락, 딥 엠버, 미스틱 블루...구매하면서 생소한 색의 세계도 알게 됩니다. 길을 걷다가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이 체내에 쌓입니다. 밝은 곳과 어두운 곳, 사람들의 말소리와 행동, 냄새와 다양한 형태의 장소들. 갈수록 비어지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비어지기는 쉬우나 채우기는 어렵다는 현실이 서글퍼집니다. 수많은 감정의 울렁임 속에서 살아내고 있습니다. '살아간다' 보다는 '살아내는' 쪽에 밀접한 생입니다. 물기 어린 마음이 나락으로 잡아끌어도 쓰러지지 않을 겁니다. 지구상에 날 위해주는 이가 생겼습니다. 안전망이 사라진 곳이 영 어색하기만 합니다. 드러난. 드러난. 드렁거리며 옆 자판기에서 콜라를 꺼냅니다. 안전을 지키는 이의 눈이 빨갛습니다. 주의, 콜라, 피로가 쌓인 눈. 온통 빨갛게 칠해진 각진 세상입니다. 회사 건물 내에 위치한 꽃집의 손님은 회사원일 확률이 높습니다. '누가 살까?' 싶은데, 꽤 많은 이들이 꽃집을 들릅니다. 집에 가기 전 꽃집 앞 의자에 앉아 꽃들을 바라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마다 우르르 다들 꽃 앞으로 갑니다. 피고 싶은 마음들이 목을 내밉니다. 지하철 안에서 어떤 남자가 여자가 들고 있는 꽃을 보면서 "냄새나 꽃!!!!!"이렇게 소리 지르고 갔습니다. 꽃다발을 들고 가는 그녀를 보며 예쁘단 생각 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무언가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에 대해 사유하게 됩니다. 자유 자유가 함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인가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힐난하는 것들이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내젓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에 커피를 넣자마자 뱉었습니다. 시골 된장을 물에 푼 맛. '독특한 프로세스를 적용한 커피' 등의 표현이 수려하게 적힌 종이를 보다 웃어버립니다. 하하하하. SNS상에서 핫하다고 한 카페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유리를 관통한 무지개입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신발을 벗은 채, 그 옆에 가만히 발을 가져다 댑니다. 순우리말이자 긍정의 뜻을 품고 있는 무지개 옆에 말입니다. 오 일만의 출근길에 눈에 띈 풍경입니다. 매 주 열 번씩 지나가는 길이지만, 매 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침의 해가 물을 비추고, 반사된 빛의 강렬함에 눈을 온전히 뜨지 못합니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일상에도 여러모로 뒷모습이 있는거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중에서- 바쁜 일상 속에서 주어지는 이틀간의 휴식, 이제야 살 것 같습니다. 집 가는 길에 곁눈질로 보던 하늘을 마음 놓고 봅니다. 달님, 이번 주도 절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언가를 바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매번 지켜봐달라고 하는 자는 달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건조에 극히 강해 반년쯤 물을 주지 않아도 죽지 않는 존재를 바라봅니다. 건조에 극히 강해. 강해지기 힘든 터전에 산세베리아를 그려넣습니다. 오늘도 살아내느라 고생했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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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SNS에 책의 문장과 그에 따른 제 생각을 적곤 합니다. 책을 접할 일이 많은데다 좋아하기까지 하는 저에게 글을 읽고 쓰는 일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여태까지 올렸던 게시물들을 이 곳에도 조금씩 옮겨 적겠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진동이라도 일으키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생은 어제에서 오늘로 파도처럼 이어지고, 30대와 40대가, 50대와 60대가 딱 자르듯 달라지지는 않는다. 비슷비슷한 경험과 실수의 파도를 반복하면서 우리 안에는 어떤 무늬가 짜여나가고 있을 테고, 그 무늬는 드러나 빛을 발하든 그렇지 않든 나름대로 아름다울 것이다. #힘빼기의기술#김하나#시공사 아무도 모르겠지만 나의 생은 그런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떨림처럼 빨리 지나가는 것들과 그들이 주고 간 여운, 혹은 망각. 삶은 계속되고, 살아가는 동안 아무것도 되풀이되지 않는다. 입 안의 달콤함과 원두의 향이 가시기도 전에 급작스레 내린 비에 온 몸이 젖은 채 귀가했다. 비에 젖은 옷의 감촉을 느끼며 오늘이 준 여운 혹은 망각_ 그 중간의 감정을 머리를 타고 흐르는 물방울과 함께 느껴본다.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황경신 #소담출판사 한 알의 연꽃씨가 꽃을 피우기위해 흡집이라는 상처를 필요로 하는 것처럼 저도 인간이라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 같은 상처를 필요로 합니다. 제가 살아가면서 '칼'이라는 어떤 사람, '톱'이라는 어떤 상황에 부딪쳐 상처를 입는 까닭은 바로 인간의 꽃으로 아름답게 피어나기 위한 것입니다. 제 삶의 씨앗에 상처가 나는 순간이야말로 생명의 물이 흘러 들어가 인내의 꽃이 피어나는 순간입니다.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 마디#정호승#비채 아침 햇살이 작은 창에 비쳐 들면 어둑하던 방 안이 밝아지면서 환한 빛 줄기속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보인다. 어둠 속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다. 우리 마음도 지혜의 밝은 빛이 비추지 않으면 어두컴컴한 무지 속에 탐욕과 아집이 도둑처럼 숨어 살아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자기 내면은 보지 못하고 바깥세상만 보는 사람들은 마음을 헐떡이며 한사코 세상을 원망하여 스스로 불행해지고 만다. #냉담가계#이상하#현암사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문장 자체만으로도 마음은 미세하게 떨려져온다. 하나하나의 활자들이 천천히 마음으로 걸어가 진동을 일으킨다. 내가 꽃을 보는(생각하는) 마음으로 누군가 나를 바라봐준다면 매일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꽃을 보듯 너를 본다#나태주#지혜 나는 하늘의 한 구역을 골라 뚫어져라 쳐다보며 유성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유성이 내게 오길 기다렸다. 언니들이 유성을 봤다고 신나서 소리를 질러댔을 땐 내가 택한 구역이 잠잠한 것에 실망했고, 화가 났다. 하나의 영역을 고르는 대신 캔버스 전체를 향해 나 자신을 무차별적으로 열어야 한다는 걸 그 땐 몰랐다. 초점을 포기하고 확장을 선택해야 한다. 기도 시간을 알리는 노래처럼. 노래는 우리를 위쪽으로, 또 바깥쪽으로, 삼차원으로, 사차원으로 이동시키고 확장시킨다. 노래는 우리에게 시야를 넓히라고 말한다. 고정된 위치에서 벗어나라. 끝없이 움직여라. 밤하늘 전체를 가질 수 있는데 어째서 한조각만을 선택하는가? 나는 지평을 넓힌다. #죽은 숙녀들의 사회#제사 크리스핀#창비 우리가 지내온 청춘엔 두서가 없다. 그것은 내일을 알 수 없는 오늘이었고, 맥락에서 어긋난 지금만을 표류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순서가 없는 청춘의 날들을 방황하며 그 대책없는 시간들을 있는 그대로 살아버리는 바보들이었다. #청춘의 낙서들#도인호#앨리스
In 밀라노
꼬모를 우여곡절끝에 다녀오고 밀라노로 다시 돌아왔다. 미친듯이 피곤하고 졸리고 삭신이 쑤시고 심지어 연착으로인해 예정시간보다 더 늦은 시간에 밀라노에 도착했지만 바로 숙소로 돌아가고싶지 않았다. 아오, 성희롱발언을 하던 그 호스트가 계속해서 불쾌하게 기억이 되새김질되어 피곤함이 싹 사라지는 거같았다. 어차피 교통권도 1일권이라 여유가 많아서 뽕뽑을 심산으로 다시 지하철에 올라 두오모로 향했다. 우와 맙소사, 역시 두오모는 날 한번도 실망시키지않았다. 낮의 두오모는 햇빛에 의해 더 밝고 더 웅장하게 보인 반면, 밤에는 조명과 광장앞 버스킹하는 사람들, 깔끔하게 차려입고 나타난 이탈리아사람들 때문인지 화려했다. 아, 아름답다! 숙소에게 조금 아주아주 쪼오오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숙소가 편했다면 지금쯤 노곤한 몸때문에 씻고 누워있었겠지만 불쾌한 덕에 지금 이 광경을 볼 수 있는 것이니 그나마 아주 조금은 감사했다. 이탈리아에서는 1일 젤라또라고 했으니 젤라또나 먹어야겠다. 이탈리아에서 항상 내가 먹는 피스타치오와 크렌베리로 주문했다. 몇년전 처음으로 이집 젤라또를 먹을 땐 제일 큰 사이즈를 주문 하지않는이상 장미잎이 꼴랑 몇장 뿐이었는데 그 사이 기술이 발전한건지 작은 젤라또는 작은 스쿱으로 더 많은 꽃잎을 만들어 보여줬다. 사실 아이스크림 취향은 초코맛인데 이 장미 모양때문에 크렌베리를 주문했더니 에잇, 피스타치오로 잎을 만들어줬다. 아무렴 어떠랴, 이렇게 맛있는데! 몇년전엔 가난한 여행객인지라 이렇게 비싼 젤라또를 먹으며 무슨 맛인지 기억하나 나지않았는데 지금은 너무 맛있기만하고 젤라또의 달콤함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그 땐 그 비싼걸 먹고 며칠을 싼 샌드위치로 끼니 때울 걱정하며 먹었었는데 아마 그런 생각 때문이었을까 왜 난 아직까지 그때의 젤라또가 이렇게 달콤하다는 걸 기억하지 못한걸까? 분명 같은 젤라또인데. 아무렴 어떠랴, 지금 이순간이 행복하면되었지.
自然
황폐해지는 것들이 쌓여갈수록 자연이 그리워집니다. 이건 단순히 나이 들어가는 걸 넘어서는 감정입니다. 자기 사랑이 산으로 가는 길목에 피어 있습니다. 몇 주 전에 찍은 건데 오늘 지나가면서 보니 꽃은 저문지 오래더군요. 뭐든 때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걸 다시금 느낍니다. 이미 져버린 것들을 추억한다는 건 여러 감정이 공존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볕이 좋던 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동산에 올라 비눗방울을 가지고 웃음 짓다 내려온 적이 있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대화와 동심의 대명사 비눗방울의 만남입니다. 오늘 날이 좋다는 말에 동네 뒷산으로 향했습니다. 펄럭이는 현수막에서 '행복'이라는 두 글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생경한 감정입니다. 저녁 시간대에 오니 사람이 없어서 더 좋습니다. 혁오밴드의 공드리를 들으며 천천히 걸어올라갑니다. make us feel alive_past and present_ 약수터를 지나자마자 흰겹벚꽃나무가 감탄사를 자아냅니다. 단아함의 꽃말 그 자체입니다. 오늘도 짧은 목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는 길목마다 많이 피어있던 연 주황빛의 꽃에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예쁘다!! 만 몇 번을 말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꽃집의 꽃보다 자연 속에서의 꽃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진정으로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피고 지는 일련의 과정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긴 세월을 견뎌낸 큰 나무를 바라볼 때면 경이롭다는 감정이 생겨납니다. 인내심이 부족한 자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는 겁니다. 綠陰 그 자체에 고여있던 회색 숨을 토해냅니다. 올챙이가 꼬물거렸었는데 오늘은 보이지가 않네요. 그들의 탄생이 기다려집니다. 개-굴. 옆에 선 초등학생이 꽃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다 내려가는걸 봤습니다. 오 저러는거야? 라는 마음에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셀카를 찍어봤습니다. 예쁘네요, 꽃이. 봄에 내리는 눈이 갈변하기 전을 사진에 담아봅니다. 이 꽃나무가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크고 안락해서 나무 아래에 있으면 꽃천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은은하게 나는 꽃냄새와 분홍빛이 힐링적이었습니다. 자연의 빛을 따라올 빛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행가고 싶었는데 이 곳에서 그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갑니다. 흰 눈을 지나 분홍빛으로 물들어있는 봄의 흙을 밟고 갑니다. 산을 내려오니 주말 농장에 물을 주시는 분 뒤로 흩어지는 구름이 떠 있습니다. 흘러가는 것들이 마냥 좋기만 합니다. 집에 가는길에 장을 봤습니다. 가방 밖으로 튀어 나와있는 파가 귀여워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따라 모든게 다 귀여워 보입니다. 지치고 피로한 탓에 타인을 만나기가 싫어집니다. 오늘도 '다음에 만나자'라는 말을 했네요. 이럴수록 오롯이 혼자로서 편히 나 자신을 돌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흩어져있던 온난함을 끌어모아 안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