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y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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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 문득 어머니 생각에 잠을 더 설치네.

초등학교 시절 우리 어머니는 동안에 참 이쁘셨다. 그럴수 밖에 없는게 23살때 형을 낳으시고 26에 나를 낳으셨으니까. 그래도 기본적으로 동안이셨다.

중학생 시절에도 어머니는 여전히 이쁘셨다. 이때까지만 하더라고 우리 엄마의 얼굴은 항상 그대로일 거라 생각했었던 때였다.

고등학생 시절엔 여전히 이쁘셨지만 얼굴에 고생이 진하게 묻으시기 시작했던것 같다. 아버지는 사회가 만든 무능한 아버지가 되셨고, 어머니는 장사를 하시며 두형제를 키우셨다. 그래도 예쁜 얼굴이셨다.

대학을 들어가고서 부터인지 그때부턴 어머니 얼굴에 대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집안에 염색약이 놓여져 있었고, 드문드문 봤던 어머니의 잔주름 정도일까... 집안사정이 여의치 않아 학년마다 휴학을 했어야 했던 사정을 핑계로 어머니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것 같다.

졸업 후 우여곡절 끝에 취업을 하고 타지생활을 하면서 혼자 서겠다는 생각에 어머니가 계신 집을 등한시 했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돈도 건강도 잃기만 했다.

힘들고 외로워 주위를 둘러봤을때 날 위로해줄 사람 하나 없었다. 아니, 한사람. 철없는 아들래미 걱정에 전화하며 매번 잔소리 하시는 어머니. 힘 없이 받은 전화가 걱정되신듯 먼 길 손수 만든 반찬을 무겁게 들고 찾아오셨다. 철없는 아들인것 티내듯 어머니께 힘들게 왜 이런거 들고 오냐며 신경질을 냈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그래도 어머니는 안무겁다고, 괜찮다고, 하나도 안힘들다고... 안해도 될 변명을 하셨다. 민망한 마음에 어머니 얼굴을 봤다. 그리고 그 순간 처음 느꼈었다. 어머니가 늙으셨음을. 대학생 시절 무심코 넘겨봤던 잔주름은 이젠 깊어졌고, 어렸을적 내가 알던 엄마의 고운 피부가 사라졌다. 그렇게 내가 알던 동안의 이쁜 어머니의 얼굴은 형태만 남아 할머니의 얼굴이 되어계셨다.

어머니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자리에 누워 한참을 울었다. 그 전까진 잃은 건강이 아까웠고, 돈이 아까웠었던 자신이였는데, 이젠 어머니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그 시간들이 너무나 아까웠다. 그래서 울었다. 건강은 찾을 수 있고 돈은 채울수 있지만 시간은 되돌리지 못하는게 너무나 억울하고 원통했다.

어머니의 얼굴을 볼때면 당신의 세월과 인생을 담은 흔적이겠지만, 나에겐 못난 자식이 남긴 상처같아 더 죄스러운 마음 뿐이다.

잠이 잘 오지 않는 밤이다.
미안한 마음만 자꾸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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