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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실화소설) 집으로 돌아온 영웅 1

안녕하세요! 처음 글을 써보는 뉴비입니당 재밌게 봐주세요! ————— -받들어-총! -이기자! 대대장의 엄숙하고도 힘찬 구호를 필두로, 도열해 있던 모든 병사와 간부들이 일사분란하게 경례를 외쳤다. 평상시 같으면 흐느적거리며 입만 뻐끔거렸을, 나를 포함한 소위 짬 좀 먹었다는 병장들도,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어 날이 선 경례를 했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미동도 없는 300명의 병사들 사이로 군용 차량 한 대가 들어왔다. 이윽고 차량 문이 열리고, 마찬가지로 엄숙한 표정의 7중대장이 흰 장갑을 낀 채로 내렸다. 품에는 태극기로 감싼 상자가 들려 있었고, 그는 가장 소중한 보물을 안듯 조심스럽게 상자를 들고 걷기 시작했다. 도열한 채 예를 표하고 있는 인원들 사이를 지나, 7중대장은 대대에 설치된 임시 분향소로 들어갔다. 안개처럼, 부대 전체에 향냄새가 짙게 퍼져나갔다. ——————- -두 명 찾았답니다. 흡연장에서 연신 담배를 뻐끔거리던 나와 준서는, 옆 중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에 귀를 집중했다. -어떻게 찾았대냐? -유해발굴단 지원 간 현석이가 찾았는데, 처음엔 나뭇가진 줄 알았답니다. -유해발굴단? -그, 6.25 때 전투가 있던 곳에 가서 선배 전사자들 유골 찾는 거 있지 않습니까. -아. 그거? 그래서. 걔는 그냥 지나쳤대? -아닙니다. 그냥 야삽으로 내려찍고 다시 삽질을 하는데, 알고 보니까 그게 팔뚝 뼈였답니다. 계속 파다보니까 해골이 나와서, 감식반 애들이 찾아갔답니다. -와. 현석이 그 새끼는 삽질하다 휴가 가네. 존나 부럽다 진짜. -근데, 삽질하다가 팔뚝 뼈를 부러뜨려서, 중댐한테 좀 털렸답니다. -야씨. 좀 털리더라도 휴가 가는 게 어디냐. 나도 털리고 휴가 가고싶다. -저도 그렇습니다. -내가 털어줘? -아닙니다. 그 모습을 보던 준서가 부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준서의 등을 툭툭 치며 말했다. -그럴 운도 없는 우리는 근무나 나가자. -알겠습니다. —————- 여느 때와 다름없는 밤. 나와 준서는 위병소에서 근무를 서는 중이었다. -전방에 거수자 접근 중. 칠흑같은 어둠 속을 주시하던 준서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어둠을 걷어냈다. 참호 속에 주저앉아 졸던 나는 벌떡 일어나 위병소 밖을 바라봤다. -준서야. 새벽 1시다. 고라니도 쳐 잘 시간이다. -강뱀. 저기 안보이십니까?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부대 밖을 바라봤다. 저 멀리. 수상한 실루엣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카가강! 카강! 스으윽 무언가 쇠로 된 물건을 끄는 소리와 힘 없는 발걸음이, 적막으로 채워진 위병소에 스산함을 구겨넣는 듯 했다. -야. 저거 뭐야. 암구호 해. -정지! 정지!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하지만 그 실루엣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고, 나는 조용히 공포탄이 들어있는 소총을 조준했다. ————— 제가 군대에서 겪었던 이야기에, 조금 살을 붙여 소설 식으로 써보려고 합니다! 재밌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정성이 갸륵하니 재밌다고 해주세요..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8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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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흥미진진... 다음글 얼른 쥬세요!
엄허엄허.. 글솜씨가 보통아니셔요~ 흥미진진~~~~
흥미진진....!
오오. 글쓰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지 말입니다. 계속 이어가주시기 바랍니다!
오~~재미지는걸요~~~! 좀 길~~게 올려주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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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실화소설) 집으로 돌아온 영웅 2
점심먹고 왔더니 졸리네요 ~.~ 나른한 기분으로 2편 바로 써 볼게요!! —————- -어떡합니까. 강뱀. 그냥 쏩니까? 옆에서 준서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는 답하지 못한 채 총구를 들어 조준했다. 누군지 모를, 무슨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지도 모르는 실루엣이 날카로운 금속음을 내며 천천히 접근하는 동안, 나는 여러 가정을 머릿속으로 지워가야 했다. 그렇게 우물쭈물하는 사이 실루엣이 더욱 가까이 다가왔고, 나는 내 눈을 방해하는 어둠을 조금이나마 물리치고 똑바로 볼 수 있었다. -야. 저 사람 슈퍼 할아버지 아니냐? -어? 맞슴다. 외박 나갈 때 봤슴다. 속으로는 ‘총 쐈으면 조질 뻔 했네’ 라고 내심 생각하며, 나는 위병소 밖으로 나갔다. 할아버지는 내가 다가가니, 걸음을 멈추고 나를 쳐다봤다. -할아버지. 이 늦은 시간에 어디 가세요? -니들이 그러고도... -네? -느이가 그러고도 군인이냐!! 별안간 할아버지가 호통을 치며 달려들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할아버지의 팔을 붙잡고, 준서는 소총을 들어 그에게 조준했다. -할아버지. 무슨 일인지 이야기를 해 주세요! 할아버지를 붙잡고 나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에게선 진한 술 냄새가 났다. -느이! 어? 부대 안에! 뼈! 유골 있다매! -네? 아 네. 선배 전우님 유골을 저희가 안치 중입니다. -어떻게 알어! -네? -그게 국군인지 염병할 빨갱이 새낀지 늬들이 어떻게 아냐고!! 순간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저 유골은 분명 태극기에 싸여있고, 우리는 감사와 존경을 담아 예를 표했다. 설사 중공군의 유골일지라도,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단 말인가? 전쟁이 휴전 상태로 접어든 지 60년이 흘렀고, 결국 저 이름 없는 언덕에 파묻힌 병사들은 모두 피해자들이지 않은가? -할아버지. 진정하세요. 확실히 모르시잖아요. -빨갱이 새끼들 제사를 지내줘? 미친 새끼들이? 어!? 그러나 과하게 들이부은 알콜 때문인지, 그는 이미 빌어먹을 빨갱이로 결론을 내려버린 듯 했고, 초점없는 눈으로 분향소 쪽만 바라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결국 당직사령과 번개조에 의해서 진압된 할아버지는, 쫓겨나는 와중에도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빨갱이 새끼들 제삿밥 주는 이 미친놈의 새끼들아! 그렇게 혼란스러운 밤이 지나갔고, 다시 빛과 함께 아침이 찾아왔다. -준서야 오늘 메뉴는 무엇이냐. -조미김에 소세지 야채볶음, 미역국입니다. -오늘은 사단장님 생신이 분명하구나. 나와 준서는 전날 밤의 일들을 그저 하나의 해프닝으로 생각하며, 식당으로 향했다. 시덥잖은 얘기들을 마치고 막사로 복귀했을 때. 집합 명령을 받고 우린 행정반 앞에 모였다. -어젯밤에 불미스러운 사건은 전파해서 다 알고 있지? 중대장이 우릴 모아놓고 입을 열었다. -사실 이 동네 어르신들 중 몇몇이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다. 좋지 않은 일이지. 어쩐지 우리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가만히 중대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당분간 우리 8중대가 분향소 앞 경계 근무에 들어가게 됐다. 혹시나 있을 불상사 및 테러의 위험을 막기 위함이니, 모두 수고해 주길 바란다. ‘역시 개같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주간과 야간으로 나뉘어진 근무표를 바라보았다. —————- 글 쓰다 보니까, 제가 참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 좀 더 재밌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더 열심히 쓰겠습니다. 피드백은 환영이구요. 재미나게 봐주세요!
군대실화소설) 집으로 돌아온 영웅 4
안녕하세요! 주말인데 다들 태풍 조심 비바람 조심하고 계신가요?? 저는 괜히 집 밖에 나갔다 왔다가 바람이랑 싸우고 왔네요ㅋㅋㅋ 많이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로 시작할게요! ---------- 그 날 이후, 나는 한동안 분향소 쪽을 피해다녔고, 전역까지 두 자리 수가 남은 병장인 나는 무리 없이 숨어다닐 수 있었다. 일부러 분향소 근무를 피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분향소 근무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 일이 있고 난 후부턴, 당직 근무 중에 분향소를 향해 무전을 하는 것이 정말 무서웠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날 이후 그런 무전은 들리지 않았다. 그 날 나와 함께 무전을 들었던 1소대장은 일부러인지, 아니면 정말 잊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날 이야기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고, 그렇게 향냄새와 함께 머릿속에서 희미해져 갔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하루가 흘러가던 어느 날이었다. -이기자. -담배 하나 줘보래이. 흡연장에 앉아 있던 우리에게 다가온 신동구 하사는 준서에게 담배를 받아 깊게 들이켰다. 갈증을 해소하듯, 신하사는 연신 연기를 내뿜었다. -야 얘들아. 형 요새 당직 존나게 들가는거 알제? -그렇습니다. -근데 요새 분향소랑 탄약고 쪽 애들 존나 이상하다. 신동구 하사의 이야기는, 향 냄새처럼 희미하게 사라져가던 며칠 전의 기억까지 다시 피워내는 듯 했다. -얼마 전에도 형이 당직이었거든? 새벽 두신가 세신가 넘어갖고? -근데 탄약고랑 분향소 복귀하는 애들이 좀 이상하드라. -뭐가 이상합니까? -아니. 새벽만 되면 탄약고랑 분향소랑 서로 말이 안 맞아. -??? -12시 넘어서 탄약고에서 복귀한 6중대 익준이가 우리 애들한테 그러더라고. [-아저씨. 분향소가 무섭긴 무섭나봐요?] [-아. 밤에 들어가면 진짜 무서워요.] [-얼마나 무서우면 둘이서 한 번도 안 쉬고 분향소 주변을 그렇게 돌아요?] [-?? 뭔 소리에요. 우리 무서워서 계속 둘이 마주보고 서 있었는데...] -탄약고 근무 서면 산 중턱에 있으니까 분향소 애들이 뭐하는지 다 보인단 말이야? -그렇습니다. -근데 12시 익준이만 그런게 아니라, 그 다음 복귀자도 우리 애들한테 그러는거야. -잘못들었슴다? -똑같애. 분향소 애들이 쉬지않고 계속 분향소 주변을 돈대. ---------- 신하사의 손에 쥐고 있던 담배는 이미 회색빛의 재로 변해 간신히 형태만 유지하고 있었다. 준서가 재빨리 새 담배를 꺼냈다. -그래서 내가 엊그제는 탄약고에 직접 갔다왔다? 시벌 뭐 하루이틀이어야지. 맨날 탄약고 애들은 분향소 애들이 돌아다닌다 그러고, 분향소 애들은 개네들대로 가만 있는데 괜히 6중대 애들이 시비턴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보셨습니까? -어. 분향소 애들 열심히 돌더라. -엥? 그럼 우리 애들이 신하사님한테 구라친 겁니까? -나도 탄약고 위에서 보니까 존나 빡치더라고. 이 새끼들이 사람 갖고 노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애들 다 털었슴까? -아니. 아무한테도 뭐라 안했다. -어? 그냥 넘어갔습니까? 신하사는 이미 거의 타버린 담배꽁초를 깊숙히 빨아재끼고는 일어나 나와 준서를 쳐다봤다. -두 명은 꼼짝 안하고 서서 근무중이더라고. 나머지 두 명만 돌아다니고. -엥 그럼 그 두 명 잡아다ㄱ... -분향소 투입 인원 몇 명이지? 나와 준서는 굳은 눈빛의 신하사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사수와 부사수. 단 두명... 문득 내 기억 속에서, 잊으려고 노력했던 그 무전이 생각났다. 귀에 박혔던 그 시리도록 차가운 전자음.. 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봐도, 뇌리에 각인된 듯, 선명하게 기억났다. [분향소 '2'개조 근무 투입...] 대대에 가득 찬 향 냄새가 걷히지 않는 이상, 이번 일이 마지막은 아닐 거 같았다. 이상한 일들을 뒤로 한 채. 진지 공사 시즌이 다가왔다. 부대 정비 및 경계 임무를 맡은 우리 중대를 제외하고, 5, 6, 7, 본부중대까지 대대의 모든 인원이 4박 5일간 부대 밖으로 나가게 됐다. 그렇게 우리 중대는 위병소, 탄약고, 분향소 및 여러 임무를 도맡아 하게 됐다. 나는 일주일간 번개조 조장을 하게 됐고, 이 커다란 대대에 우리와 분향소 안의 유골 두 구만 남게 됐다. ---------- 오늘은 그렇게 길진 않은 것 같네요. 오래 전 일이다 보니, 기억을 더듬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 일들을 소설처럼 다듬어서 쓰려고 하니 생각보다 어렵네요 ㅠㅠ 아마 6~7화 정도에 이 이야기는 마무리가 될 것 같아요! 다음 화부터는 하이라이트를 들고 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헿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군대실화소설) 집으로 돌아온 영웅 5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 드리겠습니다! 요 며칠 너무 바빠서 제대로 글도 못 쓰고 힘든 나날들이었습니다ㅠㅠ 그래서 늦은 저녁에나마 5편을 가져 왔어요! 재밌게 봐 주세요! ---------- 5일간의 진지공사 기간 동안, 우리 중대는 부대 관리 및 경계를 맡아 대대를 지키고 있었다. 텅 빈 대대 안에 남겨진 우리는, 자유를 얻은 듯 신나게 돌아다녔고, 5일간 부족한 간부들을 커버하려는 듯 상병장들의 권한 또한 조금씩 올라갔다. 8중대원들은 위병소, 탄약고, 분향소 근무를 번갈아가며 서기 시작했고, 7중대에서 하던 번개조 역할을 우리 중대가 맡게 됐다. 번개조란, 적이 급습을 했을 때, 5분 대기조보다 먼저 뛰쳐나가 정찰 및 1차 방어를 하며, 편한 복장에 몽둥이만 하나씩 들고 뛰어나가는 임무를 맡은 조를 말한다. 보통 느슨해지지 않게 훈련 상황으로 한 번씩 출동시키며, 이 때는 각자의 예능감을 뽐내고자 리모컨, 옷걸이, 구두주걱 등을 들고 가서 웃음을 주기도 하는 귀찮지만 재밌고 편한 직책이었다. 나는 진지공사 기간 동안 우리 소대원들과 함께 번개조 조장이었다. 물론, 올 사람도 없고, 나갈 사람도 없는 이 적막하고 독립된 대대에서, 5일간 우리가 할 일은 없었다. 그저, 우리는 일이등병들을 지휘하며 한적한 PX에서 짧고 달콤한 휴식을 취할 뿐이었다. 그렇게 우리가 오랜만의 자유로움을 손에 쥔 채 웃고 떠들고 있을 때, 희미하게 코 끝을 맴돌았던 향 냄새는 자욱한 안개가 되어 우리를 휘감고 있었다. 진지공사 이틀 째 되던 새벽. 낮에 숨어서 열심히 잤던 탓인지, 나와 동기인 영찬이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틈타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일을 해 보고자, 디스 플러스 한 대를 몰래 물고 샤워장으로 들어갔다. 모두가 잠에 들었을 때 느껴지는 적막감은 평상시 이 곳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분위기였고, 몰래 숨어 쌀쌀한 늦가을에 실내에서 피우는 담배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맞은 편 이등병 생활관에서 커다란 비명 소리가 나기 전까진. -으..으아아아!!!!! -뭐야! 누구야! 다급하게 뛰어가는 불침번의 군화 소리와 생활관 안에서 들리는 우당탕 거리는 소리. 웅성거리는 소리 등은 우리가 환상적이라고 느꼈던 적막감을 한 순간에 걷어내 버렸고, 우리는 군대 밖으로 나간 듯 한 착각 속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와 급히 샤워장 밖으로 나왔다. -야. 뭐야. 구경하고 가자. 그 와중에 영찬이는 살짝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이등병 생활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치 자신의 담배맛을 꺼뜨린 놈이 누군지 찾으려는 듯 영찬이는 성큼거리며 이등병 생활관 문으로 들어갔다. 이등병 생활관은 굉장히 어수선했다. 생활관 주인인 이등병들은 각자의 침상에서 아직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채 졸린 눈을 비비고 있었다. 딱 기상 나팔이 울렸을 때의 어리버리한 모습들 그대로였다. 생활관 한가운데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는 놈만 빼면. -야. 거기 널브러져 있는 놈. 가서 자라. -쟤 우리 막내 아냐? 야 박재성! 뭐해 임마! 영찬이 널브러져 있는 재성을 보며 소리쳤다. 곧이어 뒤따라온 당직사관과 나도 재성에게 다가갔다. 성질 급한 영찬이 재성의 어깨를 잡았다. -하늘에계신우리아버지여이름이거룩히여김을받으시오며나라가임하시오며뜻이하늘에서이루어진것같이땅에서도이루어지이다우리에게죄지은자를사하여준것같이우리죄를사하여주시옵고우리를시험에들지마시옵고다만악에서구하시옵소서...!!! -으어 시발 깜짝이야! 영찬이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늦은 새벽의 생활관에서 울려퍼지는, 높낮이 없이, 두려움에 젖은 재성의 주기도문은 모두의 등골에 서리를 내리게 하기 충분했고, 막사 안의 공기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주여...주여..!!! 재성이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젖혔다. 영찬은 재성의 어깨를 세차게 흔들었다. -정신 차려 이 새끼야! 미쳤어!? -주...주...전영찬 병장님? 한참을 허공을 보며 주를 찾던 재성이 영찬을 쳐다봤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답게 재성의 손에는 작은 십자가가 들려 있었다. -그래 임마! 정신 차려! -아직 임무수행을 완료한 줄 모릅니다... 재성이 영찬을 쳐다보며 알 수 없는 말들을 뱉어냈다. 새벽 두 시가 넘은 생활관은, 의아함과 공포심, 기타 등등의 부정적인 감각들로 서서히 물들어갔다. -뭔 개소리야. 꿈 꿨냐? -오른팔이 날아가면 왼팔로, 왼팔이 날아가면 이빨로... 그들은 아직 끝난 줄 모릅니다.. 텅 빈 곳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재성의 말투는 서서히 무미건조해져갔다. 재성의 눈이 도착하는 저 먼 곳. 그 곳에서부터 서서히 짙은 향 냄새가 퍼져들어왔다. ---------- 예전 기억을 더듬어 가며 쓰려니 정말 어렵네요... 물론 거기에 제 나름대로 살을 붙여서 쓰긴 했지만, 열심히 썼습니다! 재밌게 읽어 주세요!! 감사합니다!!!
군대실화소설) 집으로 돌아온 영웅 3
설명을 잘 드리고자 수첩에 대충 그린 그 당시 저희 대대 약도입니다.(발퀄 죄송..ㅎㅎ) —————- 안녕하세요!! 비도 오고 선선하고 점심 먹었더니 나른하고 좋네요ㅠㅠ 하루만에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실 줄은 몰랐어요ㅠㅠ 감사합니다 열심히 쓸게요😀 이런 날은 조용한 만화카페 같은 데 가서 뒹굴거리면서 만화 보면 딱인데! 그럴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제 글이라도 읽어주세요 ㅎㅎ.. —————- -이기자. 근무 투입 하겠습니다. -어 그래. 뭔 일 있으면 무전하고. -넵. 강뱀도 고생하십쇼. -근데 진짜 분향소 가기 무섭습니다. -어 그래. 난 안 무서워. 나는 분향소로 투입되는 근무자들을 보내고 행정반으로 들어왔다. 시계는 밤 10시가 조금 지난 시점이었고, 생활관 인원들은 이제 막 잠자리에 들어 하루의 고단함을 씻기 시작한 와중이었다. 나와 함께 당직을 서던 1소대장은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아껴놨던 무협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불 꺼진 복도에서는 희미한 코 고는 소리, 불침번들의 헛기침 소리만이 들려왔고, 이 커다란 정적에 반항하려는 듯 벽에 걸린 시계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치익..- 당소 분향소 임무교대 후 현 시간부로 임무수행 하겠다고 알림. 분향소에 비치된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수신 양호. 나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책에 시선을 고정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고요하던 행정반을 질투하듯, 다시 무전기는 소리를 냈다. -치익..- 당소 분향소 두개조 임무수행 중 아무 이상 없다고 알림. -하이 나 이새끼들 무섭긴 오질라게 무섭나보네. 1소대장이 휴대폰에서 눈을 돌리며 내게 이야기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무전기에 숨을 넣었다. -치익- 아 분향소 인원들 수신 양호하다고 알림. -소대장님. 얘네 이러다 귀신봤다고 오줌 지리는거 아님까? -야. 분향소 문도 잠궈놨고 불도 다 꺼놨는데 뭐가 무서워. 남자새끼들이 겁은 아주그냥. 나와 소대장은 키득거리며 담배를 물고 일어났다. 행정반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투둑 거리는 빗소리가 정적을 밀쳐내고 있었다. -소대장님. 밖에 비옵니다. -에이 뭔. 애들 우의 입으라그래. 나는 내심 당직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무전기를 들었다. -치익- 아. 근무자들 우의 착용할 수 있도록. -치익..- 위병소 수신 양호. -치익..- 분향소 우의가 모자라다고 알림. 소대장과 나는 응? 하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근무 투입 시 우의를 가져가는 것은 기본이었다. 간혹 짬 먹은 병사들 중에 귀찮다고 우의주머니를 놓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징계를 받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당당하게 무전을 때리다니? -...야 당직. -병장강지우? -애들 우의 챙긴거 확인 안했어? -...주머니 차고 나간 건 다 확인했는데, 한 놈이 가라로 차고 갔나봅니다. 나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며 소대장을 바라봤다. 분명 두 놈 다 우의주머니를 달고 가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1소대장은 ‘에휴’ 하는 소리와 함께, 담배를 마저 물었고, 나는 대충 눈치를 보며 시선을 돌렸다. 시계는 11시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근데 교대한 애들 왜 안옵니까? -그러게. 진작 올라왔어야 됐는데, 짱박혀서 담배라도 피나 보지. 화제를 돌리려고 한 말에 소대장은 건성으로 응수했고, 내 궁금증을 해소해 주듯 불침번이 행정반으로 들어왔다. -근무교대자들 복귀합니다. 이윽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한 분향소 근무자들 2명이 들어왔다. -이기자. 근무복귀했습니다. -어 그래. 고생했다. 위병소는? -밑에서 담배피고 있습니다. -야. 왜 이렇게 복귀가 늦었어? 소대장이 근무자들을 보며 말했다. -아. 당직사령님이 순찰돌고 있어서 저희 다음 근무자한테 탄 배분이 늦었습니다. -어? 그럼 너희는? -저희 방금 교대하고 탄 반납하고 바로 올라왔습니다. 나와 소대장의 눈은 동시에 무전기를 향했다. 얘네가 방금 교대했다면, 지금까지 무전을 하던 놈들은 누구란 말인가? -야. 너네 근무교대했다고 무전 안했어? -잘못들었습니다? -무슨 무전 말씀임까? 저희 아무 말도 안했습니다. 나는 당황한 채로 소대장을 쳐다봤지만, 소대장도 나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구라 치지 마 이 새끼들아. 니네 우의 부족하다고 무전... 나와 소대장은 눈이 커진 채로 근무자들을 쳐다봤다. 근무자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우의를 입은 채로 우리를 바라봤다. -뭐야 씨발. 어떻게 된 거야? 강지우 너도 무전 들었잖아. -그렇습니다. 분명 우의 부족하다고... -치익- 당소 분향소 현 시간부로 근무교대 후 근무투입했다고 알림. 무전기의 익숙한 전자음이 당황과 불신을 담은 우리 사이로 퍼져나갔다. 나와 소대장은 얼어붙은 채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분향소 근무자들은 눈치를 살피다 경례를 하고 행정반을 나갔고, 위병소 근무자들이 들어왔다. -이기자. 위병소 근무 복귀했슴다. 나와 소대장은 멍한 상태로 고개만 까딱거렸고, 위병소 근무자들은 익숙하게 총기를 내려놓고 복귀 준비를 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소대장의 중얼거림을 뒤로 한 채, 나는 무전기를 쳐다봤다. 그냥 의사소통을 하는 도구였던 무전기는, 점점 내게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위병소 근무자들은 눈치를 살짝 살피고는, 조용히 행정반 밖으로 나갔다. -아 참. 강뱀. 행정반 밖으로 나가려던 후임 한 놈이 고개를 돌려 나를 불렀다. -아까 왜 자꾸 무전기에 대고 혼잣말 했슴까? 분향소 애들 무섭게? 장난스럽게 이야기하고 나가는 근무자들의 등을 보며, 나와 소대장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저벅 저벅 하는 발소리가 멀어지고, 다시 숨 막힐 듯한 정적이 우리를 휘감았다. -치익..- 당소 분향소 근무교대 후 다시 2개조 근무하겠다고 알림. 희미한 향 냄새와 함께, 낮은 목소리의 전자음이 행정반 전체를 가득 채워나갔다. ————— 점심시간에 잠깐씩 시간 내서 쓰다 보니까, 문맥에 잘 맞지도 않고 제가 생각하는, 겪었던 때보다 공포스러움이 잘 살지는 않네요. 좀 더 무섭게 쓰고 싶은데..🤔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더 길게 썼으니까 재밌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군대실화소설) 집으로 돌아온 영웅 7 (完)
드...드디어... 이 이야기의 마지막입니다! 마지막까지 재밌게 봐 주세요! ---------- (이번 이야기는 저기 발로 그린 저희 대대 약도를 참고하시면서 읽으면 이해가 편하답니당) ---------- 실제상황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정말로 간첩, 무장공비, 혹은 앙심을 품은 지역 주민들이 테러라도 감행했단 말인가? 그간 있었던 미스터리한 일들은 이미 저 멀리 날아가버렸고, 혹여나 무장공비와 맨 몸으로 맞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 머릿속은 긴장으로 가득 찼다. -강지우 병장님. 빨리 움직이셔야 합니다. -어? 어.. 알았다. 번개조 애들은? -이미 행정반 앞에서 대기중입니다. 내 몸이 다치거나 최악의 경우 죽을 수도 있다는 긴장감과, 군인으로서 책임져야 할 의무가 동시에 가슴을 짓눌렀다. 어쨌든 비상사태이며, 실제 상황이기 때문에 행정반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번개조 조원들 앞으로 뛰어나갔다. -강뱀. 여깄슴다. -어. 가자. 준서가 들고 온 번개조 전용 몽둥이를 손에 받아들며, 조원들을 쳐다봤다. 실제 상황이라는 말을 모두 들었는지, 귀찮음이라던가 짜증은 없고, 긴장감만이 모두를 끌어안고 있었다. 조원들과 재빠르게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엔 당직 사령 완장을 찬 우리 소대장이 화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야 강지우! 왜 이렇게 늦게 내려와! 어? -병장강지우. 전파사항 듣고 챙겨오느라 늦었습니다. 죄송함다. -됐고, 당직사령이 빠르게 전파한다. 현 시간부로 실상황 전파됐다. 탄약고에 근무를 들어간 영찬이와 정오가 실제상황 및 거동수상자 출현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거수자(거동수상자)가 발견된 지점은 분향소 및 취사장 주변이다. 번개조는 둘로 나눠서 한 조는 분향소 주변을 수색 후 탄약고로 올라가고, 다른 한 조는 바로 탄약고로 올라가 영찬과 정오의 상태를 살핀다. 이상. -다녀오겠습니다. 이기자. 나와 준서는 번개조를 둘로 나누었다. 준서가 먼저 탄약고로 올라가 영찬의 상태를 확인하기로 했고, 나는 분향소 및 취사장 주변을 수색하기로 했다. -영찬이나 정오 뭔 일 있으면 바로 무전 때리고, 안전하게. 알았지? -넵 알겠슴다. 고생하십쇼! 애들과 함께 취사장 근처를 지나갔다. 도무지 적응을 할 수가 없는 향 냄새는, 눈에 형태가 보이는 듯 진해졌다. 마치 누군가가 내 코 앞에서 향을 피워대는 듯, 진해진 향 냄새를 따라 분향소 앞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정지. 정지.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번개조다. 실상황 전파 안받았냐? -아 강뱀. 받았습니다. 분향소 근무를 서던 인원들이 형식적인 경례를 했다. 그들도 실제 상황이라는 말에 긴장했는지, 각이 바짝 들어간 채로 경계하는 중이었다. -야. 분향소랑 취사장 근처에서 수상한 움직임은? -전혀 없었습니다. 저희 쪽에서도 취사장이 보이는데, 사람 하나 지나간 흔적도 없었습니다. -흠... 분향소 근무자들의 말을 들으며, 내 시선은 자꾸 분향소 입구로 향했다. 마치 이 향 냄새가 나를 부르는 듯, 분향소 입구는 스산함을 넘어 공포스러움을 조성하며 차갑게 서 있었다. -분향소 내부로 들어간 사람은? -없었습니다. 나는 질문을 던지며, 분향소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 최근 일어난 모든 일들, 그리고 지금 이 상황까지. 모든 일들이 이 문을 잡아뜯어내면 해결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철컥- 서서히 분향소 입구의 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잠겨있을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뻑뻑한 문고리는 소리를 지르며 돌아갔다.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나는 멍한 기분으로, 가득 찬 향 냄새에 취한 채 문고리를 돌렸다. 모든 이유는 이 곳에 있다. 이 문만 열면, 이 문고리만 돌리면... -치익- 강뱀! 빨리! 빨리 탄약고로 오셔야 합니다! 짙은 향 냄새와 숨 막힐 듯한 적막을 걷어내며 무전기에서 준서의 요란한 목소리가 들렸다. 한 순간에 제 정신으로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치익- 알았다. 지금 간다. 나는 번개조 애들을 돌아보며 무전기에 소리쳤고, 문고리에서 손을 뗀 채 탄약고로 뛰어갔다. 분향소를 벗어나며 문득 뒤를 돌아봤다. 찝찝한 느낌을 가진 채. 여전히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 -이준서! 무슨 일이야! -강뱀. 빨리 와보십쇼! 탄약고 안으로 들어서자 내 눈앞에 보이는 것은. 총을 바닥에 떨군 채 드러누워있는 영찬과 정오, 그리고 그들을 깨우고 있는 준서와 나머지 번개조 인원들이었다. -시발. 뭐야! 애들 왜 이래. 야 영찬아! 정신 차려 봐! -흐..흐으으...으으... 입술까지 새하얗게 질린 채 바들바들 떨고 있는 영찬은 그나마 나았다. 그 옆에 누워있는 정오는 눈을 뒤로 뒤집어 깐 채. 입에서는 거품을 흘리고 있었다. -야. 정오 저거 괜찮아? -아. 확인 했슴다. 기절한 거 같슴다. -야 쟤네 장구류 벗기고, 너네 둘이 총 들고 대신 근무 서고 있어. 준서가 정오 업고. 야 씨 박영찬. 일어나봐! 나는 영찬을 잡고 세차게 흔들었다. 새하얗게 질린 채 바들바들 떨고 있던 영찬은 가늘게 눈을 뜨고 나를 쳐다봤다. -으..으억!! -병신아. 나라고! 정신 차려! -어? 으...으어... -그래. 뭐야? 왜 이러고 있어? -ㄱ...강뱀... 나 봤다... 봤어... -보긴 뭘 봐 새꺄. 일단 빨리 내려가자. 일어나. 탄약고 근무를 교체시켜 놓은 뒤. 나와 준서, 번개조 인원들은 축 늘어진 영찬과 정오를 챙겨서 지휘 통제실로 향했다. -이기자. 번개조 복귀했습니다. -그래. 고생했다... 근데 얘네 왜 이래? 야 박영찬! -소...소대장님... 영찬은 부들부들 떨며 소대장과 나를 쳐다봤다. -야. 일단 번개조 애들 복귀해라. 수고했다. 그리고 정오 쟤는 의무대에 눕히고, 지우랑 준서가 영찬이 데리고 지통실(지휘통제실)에서 나랑 얘기 좀 하자. -예. 알겠습니다. ---------- 손에 커피를 들고, 몸에 모포를 칭칭 감은 영찬이 우리를 쳐다봤다. 조금은 진정이 된 채. -영찬아. 뭔 일이 있었는지 얘기 좀 해봐라. -그게 말입니다... ---------- 영찬과 정오는 근무를 서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적막한 산 중턱. 그들이 내뿜는 숨소리만이 이 곳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아. 존나 심심하다. 야 정오야. -일병 유정오? -형 담배 하나 필 테니까. 뭔 일 있으면 말해라. -이따 저도 펴도 되겠슴까? -아가리하고. 평상시와 다름없이 실없는 소리를 곁들인 적당한 일탈을 해대며, 그렇게 칠흑같은 어둠 속의 탄약고에서 그들은 서 있었다. 영찬이 탄약고 뒤로 들어가고, 정오는 하품을 하며 캄캄한 산 밑을 바라봤다. -어? 누구야? 무료하게 서 있던 정오가 산 밑을 쳐다봤다. 잠시 눈을 비빈 정오는 야간 투시경을 얼굴에 갖다 댔다. 때마침 일탈에서 돌아온 영찬이 탄약고 초소 안으로 들어왔다. -야. 뭐하냐? -박영찬 병장님. 저기 누가 막사에서 취사장으로 걸어갑니다. -응? 줘 봐. 정오가 영찬에게 투시경을 건넸다. 투시경을 통해 바라본 영찬은 의아하다는 듯 정오를 쳐다봤다. -야. 쟤네 뭐야? -모르겠습니다. 둘이서 취사장 쪽으로 걸어가는 거 보면 취사병들 아니겠슴까? -? 븅신아. 지금 몇 시야? -새벽 두시 반입니다. -두시 반부터 밥 하면, 쟤네 잠은 언제 자냐? 네시 넘어야 나오잖아 취사병. -아. 맞슴다. -으휴. 쯧쯧. 아니 근데 그럼 쟤넨 뭐야? 영찬은 의아하다는 듯 투시경을 들었다. 투시경 속엔 전투모를 눌러 쓰고 단색 전투복을 입은 남자 두 명이 각 맞춰 걷고 있었다. 마치 로봇처럼 팔 다리를 맟추어 걷는 모습이 묘한 위화감을 불러 일으켰다. -뭐야. 뭐하는 놈들이야? 우리 애들인가? 정오와 영찬의 위로 커다란 달이 구름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시리도록 푸른 월광이 어느 정도 어둠을 쓸어내자, 투시경이 없이도 시야가 확보됐다. -어? 군복인데? 야. 우리 애들인가보다. -...저... 박영찬 병장님? -뭐. -저 군복... 6.25 때 우리 나라 군복 아님까? 영찬은 눈을 크게 뜨고 똑바로 쳐다봤다. 달빛이 드리우며 낯선 그들을 비추자, 빛 바랜 카키색으로 통일된 전투복을 입은, 피부가 월광처럼 창백한 그들의 모습이 보였다. -야. 지통실에 무전 때려. -잘못들었슴다? -거수자 두명 나타났다고, 훈련 상황 예고된 거 있는지 물어봐. 아니다. 내가 무전 칠 테니까, 잘 보고 있어. -알겠습니다. -치익- 당소 탄약고. 지금 거수자 둘 대대에서 취사장 쪽으로 이동 중. 예고된 훈련 사항 있는지. -치익- 지통실 송신. 오늘 예고된 훈련 없음. -이런 시발... -치익- 실제 상황입니다! 6.25 군복을 입은 거수자 둘 취사장 쪽으로 접근 중입니다. 번개조 출동 바랍니다! -치익- 입감 완료. 실시간으로 보고 바람. 영찬은 급하게 무전을 완료하고 다시 전방을 주시했다. -시... 실상황이랍니까? -어. 아 씨 좆됐네. 말년에 간첩이라니. 영찬은 짜증스럽게 투시경을 다시 집어들었다. 그들의 얼굴을 다시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탁! 그 때. 약속이라도 한 듯 그들이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휘익! 끼기기..긱! 비정상적인 속도로 그들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투시경을 통해 영찬과 눈이 마주쳤다. -흐, 허업! 시발 뭐야! 아무 색도 없이 새하얀 얼굴이었다. 창백을 넘어선 새하얀 그 얼굴에 색깔이라곤 검정색이 없이 흰 색밖에 없는 눈에 강렬하게 드리운 핏발들 뿐이었다. -왜 그러십니까!? -야. 번개조 빨리 오라그래! 쟤네 존나 이상해! 그 때. 낡은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믿기 힘든 속도로 취사장을 지나친 그들은, 안개처럼 드리운 향 냄새에 스며들어 분향소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치익- 지통실! 지통실! 거수자 두 명 분향소로 침투! 유해발굴에 앙심을 품은 주민일 수도 있습니다! 빨리.. 빨리! -바..박영찬 병장님! -뚝- 한 순간.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적막이 찾아왔다. 달빛마저, 향 냄새마저, 그리고 숨마저 멈춘 듯한 적막이 찾아오고, 정오가 숨을 들이켰다. -콰쾅!- 적막을 부수고 분향소 밖으로 그들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들어갈 때의 모습과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등에 군장을 짊어지고, 찌그러진 철모를 뒤집어 쓴 그들이 뛰쳐나왔다. 온 몸에 피범벅을 한 채, 눈에서. 입가에서.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손에는 옛날 소총을 쥔 채, 광기에 휩싸인 눈을 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아!!!! 영찬과 정오는 귓가를 울리는 고함 소리와 눈 앞에 보이는 피칠갑을 한 비주얼에 넋을 놓아버렸다. -으..으어! 야! 저거 뭐야! 뭐냐고! -으아아..모르겠습니다! 혼비백산한 그들을 향해, 전쟁이 주는 광기에 잡아먹힌 듯한 군인들은 미친듯이 탄약고를 향해 뛰어 올라왔다. -콰콰광!- 순간 천지를 뒤흔드는 파열음이 눈 앞에서 터졌다. 그리고 영찬의 눈 앞에 순간 붕 뜨며 날아가는 그들이 보였다. -씨발...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저희 진짜 미친 거 아닙니까..? 넋이 나간 사이, 잠깐의 정적이 다시 찾아왔다. 그러나. -으아아아아아아!!!!! 온 몸에서 쥐어짜듯 내는 괴성과 함께 그들이 다시 뛰어오기 시작했다. 한 쪽 팔이 날아간 채, 한 쪽 다리가 날아간 채. 필사적으로 뛰고, 기며 탄약고를 향해 다가왔다. -으...으으.. 어떡합니까... -뭘 어떡해. 씨발. 총 들고 갈겨! 빨리! 영찬과 정오는 허둥지둥하며 총을 들었다. 안전핀을 돌리고 총을 정면에 겨냥한 순간. -후우...후우... 내 목숨... 대한민국을 위하여... 피 범벅이 된 채 올라온 그들이 어느 새 영찬과 정오의 얼굴에 소총을 겨누고 있었다. -아... 그들의 원한과 결의에 찬 피눈물 섞인 눈빛을 보며, 영찬과 정오는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 -여기까지만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강지우 병장이 깨우고 있었습니다. -흐음... 소대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모두가 심각한 모습으로 지통실에 켜진 CCTV 화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이런 이상한 일들이 전에도 몇 번 있었습니다... 나는 차분하게 그 동안 겪은 일들을 소대장에게 모두 털어놨고, 소대장은 뭔가 생각에 빠진 듯 했다. -일단 내일 아침에 내가 대대장님께 말씀드리겠다. 오늘은 올라가서 다들 쉬어라. 고생했다. 정말로. -알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이상한 일들을 전부 뒤로 한 채. 오지 않는 잠을 청했다. 다음 날. 대대장은 이 일에 관련 있는 모든 사람들을 아침부터 불러모았다. 새벽에 겨우 정신을 차린 정오와 밤새 악몽에 시달린 영찬, 나와 준서, 소대장까지. 우리는 모두 함께 분향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끼이익- 한결 묵직해진 분향소 문을 열고 들어가자, 대대장이 정성스럽게 향을 피웠다. 다시 향 냄새가 내 몸을 휘감았다. 우리는 모두 온 예의와 존경을 담아 경례를 했다. 가운데에 선 대대장이 유골함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전쟁은 소강상태입니다. 선배님들께서 애써주시고, 목숨을 바쳐 주신 덕분에, 저희가 지금 이렇게 평화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저희가 지키고, 저희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선배님들. 임무완수하셨습니다. 이제 저희 믿고 편히 쉬십쇼. -전체. 받들어-총! -이기자! 우리의 경례를 받은 제단의 향이 더 세게, 빨갛게 피어올랐다. 빠르게 타들어가는 향을 보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향 냄새는 더 이상 내 몸을 휘감지 않았다. --------------- 흐아! 드디어 이 이야기가 완결을 맺었습니다! 뭔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덜 무섭기도 하고, 제 글솜씨가 부족해서 제대로 못 담은 거 같기도 하네요. 부족한 제 글을 많이 읽어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다음 실화소설로 돌아오겠습니다!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좋아요와 댓글은 사랑입니당 헿 다음 실화소설 제목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감사합니다!
군대실화소설) 집으로 돌아온 영웅 6
생각보다 제 이야기를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요즘 행복하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헤헿 별거 아닌 이야기를 기다려주시고 재밌게 읽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이 이야기도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마지막까지 열심히 쓸 테니까 재밌게 봐 주세요! 좋아요와 댓글은 주시면 달게 먹겠습니당 ---------- 정신이 오락가락한 채 중얼거리던 재성을 제 정신으로 돌려 놓은 것은 영찬의 찰진 따귀였다. -짝! -이 븅신이 뭐라는거여. 꿈 꾸고 지랄하고 할 거면 나 없을 때 좀 해라. 가볍게 따귀를 얻어맞은 재성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악몽을 꿔서... -그래. 정신 차리고 마저 자라. 또 이러면 뒤져. 장난스럽게 마무리를 짓고 영찬은 돌아섰다. 생활관에서 지켜보던 이등병들과 불침번, 당직사관도 그저 피곤한 이등병의 해프닝 쯤으로 여기고 피식 웃으며 다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야. 뭐해. 가서 자자. 영찬이 와서 나를 잡아끌었고, 나 역시 발길을 돌렸다. 모두가 별 일 아니라는 듯 돌아갔지만, 얼마 전부터 있었던 일들 때문에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재성이 중얼거리며 바라보던 곳이 분향소 쪽인 것도, 점점 짙어지는 이 향 냄새도, 모든 것이 내 어깨에 불안함을 얹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활관을 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니, 불 꺼진 생활관에서 재성이 침상에 앉아 나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다음 날 오전. 우리 중대는 남은 부대 내부 작업이 한창이었다. -저... 강지우 병장님. 잠시 시간 괜찮으십니까? -응? 그늘에 앉아 담배를 물던 내 눈 앞에는 재성이 서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이등병이 시간을 물어? 미쳤네 아주그냥?' 이라며 농담을 던지거나 장난을 쳤겠지만, 지난 밤의 일 때문인지, 나는 재성을 데리고 조용히 흡연장으로 갔다. -왜. 뭔데? -그..그게... 어젯밤 일 때문에 말입니다... -말해 봐. 뭐 땜에 그 염병을 떨었는지. 마침 내가 기다렸던 이야기였다.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담배에 불을 붙여 한 모금 내뿜었다. 재성이 내쉬는 한숨이 내 담배연기와 섞여 위로 퍼졌다. 그는 다시 한숨을 한번 쉬고는 내게 말했다. -어젯밤에 잠을 자다 꿈을 꿨습니다. 처음엔 가위에 눌린 것 처럼 몸이 안 움직이더니, 마치 유체이탈을 하는 것처럼 공중으로 붕 떠올랐습니다. -어. 그래서? -신기한 기분이 들고, 부대 밖으로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창문을 통해 연병장까지 나갔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끌어당기는 느낌이 들면서 제가 어딘가로 이동했습니다. 믿기 애매한 말들을 내뱉으며, 재성은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시야가 흐려졌다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제가 분향소 안에 있었습니다. 캄캄한 분향소 안에 혼자 있으니, 갑자기 너무 무서워지고, 불안해졌습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것도 없고, 눈 앞엔 유해를 보관한 함과 제사상이 보였습니다. -어? 진짜 분향소 내부잖아. -그렇습니다. 무서워서 거기서 나갈 생각을 하며 주위를 둘러보는데, 갑자기 제단에 있는 향 끝이 빨갛게 피어올랐습니다. 그리고 향에서 연기가 뿜어져나왔습니다. 그 연기가 모이더니 두 명의 사람처럼 변했습니다. -제단 앞에 서서 저한테 뭔가 막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깨어나서 그 난리를 쳤냐? 재성은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땐 너무 무서워서 눈을 감았다 다시 뜨니 생활관이었습니다. 눈 뜨자마자 관물대에 있는 십자가를 쥐고 바닥에 엎드려서 기도드렸습니다. 마귀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그리고 우리가 듣고 뛰어들어왔지. 근데 야. 마지막에 했던 말들은 뭐야? 재성이 의아하다는 듯 쳐다봤다. -무슨 말 말씀이십니까? -아니. 너 막 오른팔이 어쩌고 막 했던 거. -잘못들었습니다? -아니. 미친놈아. 영찬이가 깨우고 나서 니 혼자 중얼거렸잖아. -?? 저 그런 말 한 기억 없습니다. 한참 기도드리다가 박영찬 병장이 제 뺨 때리고, 그리고 정신이 든 거 밖에 기억 안납니다. 나는 재성의 얼굴을 쳐다봤다. 살짝 겁먹은 듯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이었다. 모두가 들었는데, 그 때 읊조리던 재성은 다른 사람이었을까? -아니. 너... 아. 됐다. 시발 잠꼬대 했나보지. 그러니까 새꺄. 평상시에 운동도 좀 하고, 맨 성경만 읽지 말고. 가만 보면 이 새끼도 이상한 새끼여. 나는 두려움을 떨치려는 듯 재성에게 한 마디 내뱉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작업을 하러 돌아가는 내 뒤로 재성이 얌전히 따라왔다. -이상하게 요새 대대에서 향 냄새가 그렇게 납니다... 나 또한 그게 가장 의아했고, 무서웠지만, 아무 말 하지 않고 걸어갔다.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해야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또 낮이 지나가고, 밤이 돌아왔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씻고, 장난치고, 점호를 마친 뒤 한참 단잠에 빠져 있을 때. -강지우 병장님! 강지우 병장님! 기상하셔야 합니다! -아 시발. 뭐야. 몇 신데. -두시 좀 넘었습니다! 번개조 비상이랍니다! -아 씨. 뭔 비상이야. 시발 그럼 밑에 애들 대충 보내면 되잖아. 어차피 훈련상황이잖아. -아닙니다! 실제상황이랍니다! 탄약고에서 무장한 침입자 발견했답니다! -...뭐 시발?? -난리 났습니다. 빨리 내려가셔야 됩니다! 그렇게, 짙은 안개처럼 향 냄새가 대대를 가득 채운 스산한 새벽. 대미를 장식할 사건이 터지게 됐다. ---------- 아마 다음 편이 마지막이 될 거 같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당 헤헤 좋아요와 댓글은 항상 너무너무 환영입니다!
실화)소름 돋는 목소리
안녕하세요!! 에디터 optimic입니다!(이런 거 꼭 한번 해 보고 싶었음) 원래는 또 실화소설 느낌으로 글을 써 보려고 했으나... 요즘 올라오는 갓서른둥이님 글들을 읽고 너무 재미가 있었던지라... 저도 한번 썰 풀듯이 제가 살면서 있었던 일들을 한번 풀어보려고 합니다 헿 반말체가 보기 불편하시면 말씀해주세요! ————— 내가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참 많이 힘들었어. 이런 저런 일들이 많이 있었는데, 오늘은 낡은 아파트에 대해서 써 볼게. 원래 나는 서울 사람이었어. 수유동 태생임. 어릴 적 우리 아부지는 서울에서 광고기획사를 운영하셨는데, 직원이 10명도 넘는 나름 잘 나가는 청년 사업가셨대. 그런데 좋지 않은 일(사기, 보증 등등)이 연속으로 겹쳐서 서울에서 벌여 놓았던 모든 일들을 마무리하시고, 우리랑 어무니를 데리고 아부지 고향인 목포까지 내려왔지. 아마 그런 일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수저 색이 바뀐 채 살았을까? 평행세계 어딘가의 옵티믹은 지금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경영 수업을 듣고 있지 않을까...ㅠ 암튼 그래서 급하게 내려오시다 보니까 가진 돈은 부족한데, 살 집이 없었대. 근데 마침 딱! 그 당시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아파트! 뒤로는 탁 트인 바다가 있는! 그것도 전망 좋은 14층! 아파트가 엄청 싸게 나왔대. 그래서 우리 부모님은 재빨리 계약하고 그 집으로 나와 남동생을 데리고 이사하셨대. 창문만 열면 탁 트인 바다도 있고, 단지에 유치원도 있는 이 아파트가 너무너무 마음에 드셨대. 물론 어린이 대공원 옆에서 바닷가로 이사온 나는 어린 나이에 풀죽어 있었지만...ㅠ 그런데, 그 집에 이사오고 나서부터, 뭔가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어. 서울에서 살 때는 잘 다치지도 않았던 나랑 동생이 상처를 달고 살았고, 집에 있을 때면 자꾸 인기척이 느껴지거나, 접시가 달그락거리는 소리, 화장실 물 트는 소리 등등... 아파트에서 산 적이 없었던 우리는 이것이 바로 아파트의 특징이구나 하면서 살았지. 근데 그거 알아? 사람이 끝도 없이 펼쳐진 바다를 항상 보고 살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대. 사실인지 뻥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아파트에서는 생각보다 자살 사고가 많았어. 내가 6살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살았는데, 투신자살만 10번 정도 봤으니까... 어느 날은 어무니가 밤 늦게 빨래를 널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퍽!- 하고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더래. 퇴근하고 오셔서 피곤함에 찌들어 있던 어무니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셨는데, 얼마 있다가 사이렌 소리, 비명 소리 등을 듣고 창문을 보시고는, 우리 앞동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했다는 걸 알게 되셨지. 또 어느 날은 우리 가족이 외식하고 돌아오는 길이었어. 엘리베이터에서 우리 밑집 할머니를 뵙고 인사를 드렸지. 할머니는 웃으며 인사를 하셨고, 그날 밤에 아파트에서 투신하셨어. 우울증이라고 하더라고. 아무튼 우리도 나이를 먹고 커가면서 서서히 느끼기 시작했지. 맞벌이하시는 부모님이 집에 안계시고 우리끼리 방에서 놀고 있으면, 자꾸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 물 트는 소리가 나고, 갑자기 티비가 켜진다던가, 문을 열고 닫는 소리 등이 났지. 그 집에 있을 땐 등 뒤에서 항상 누가 쳐다보는 듯한 인기척이 느껴져서, 난 서른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눈을 뜨고 머리를 감는 게 버릇이 됐어. 우리는 어렸으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꼬꼬마 초딩이었으니까 그게 뭔지도 몰랐어. 그냥 기억이라는 게 생기고, 생각을 할 수 있을 때부터 항상 그랬던 거라 -아 원래 이런 거구나. 등 뒤가 오싹한 건 자연스러운 거야!- 라고 생각했어. 10년을 거기서 살고 다른 곳으로 이사갈 때까지 당연하게 여기고 살았었는데, 부모님은 그게 아니셨더라고. 우리와는 다르게 부모님께서는 그 집에서 많이 힘드셨대. 어머니 아버지는 일주일에 두세번은 꼭 가위를 눌리셨고, 악몽도 자주 꾸셨대. 그러다 보니 항상 예민하셨고. 집에 있을 때 느껴지는 인기척이라던가 달그락거리는 소리들. 처음에는 이게 아파트구나! 하고 사셨던 부모님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셨대. 그러던 어느 날. 나 9살 때 쯤, 아버지께서 이상한 꿈을 꾸셨대. 꿈에서 아버지는 침대에 누워 혼자 주무시고 계셨는데, 누군가가 머리 맡에 슥 다가오더래. 누구지? 하고 눈을 뜨려고 하는데. -강ㅁㅁ. 일어나라. 이제 가자. 라는 목소리가 들리더래. 너무나 차갑고, 무서운 목소리였대. 순간 아버지는 아. 지금 저승사자가 왔구나 라는 생각에, 눈을 꼭 감고 미동도 하지 않으셨대. 그러자 머리 맡에서 -너는 오늘부로 수명이 다 했다. 미련 버리고 우리랑 같이 가자. 라고 말을 걸었대. 너무 무서워진 아부지는 밤새 눈을 질끈 감고 있었고, 그 목소리는 몇 번을 더 부르더니 -내일 다시 오마. 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고, 아버지는 꿈에서 깨셨대. 너무 놀라고 무서웠지만, 그냥 개꿈이겠거니 하고 무시하고 출근을 하시고, 다음 날 다시 잠에 들었대. 그런데... -강ㅁㅁ. 오늘은 너 꼭 데려가야돼! 일어나라! 라고 또 찾아와서 이야기를 하더래. 어제보다 더 무서운 목소리로. 아부지는 너무 무서워서 눈을 정말 꽉! 감고 가만히 있었대. 일어나면 바로 황천길 하이패스겠구나 하면서. 몇 번을 불러도 안 일어나니까 갑자기 조용하더래. 그래서 아부지가 ‘갔나...?’ 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안 자는거 아는데 이놈 이거 버티고 있는 거 봐라. ㅉㅉ 이런 목소리가 바로 눈 앞에서 들리더래. 너무 무서워진 아부지는 온 힘을 다해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대. 그렇게 한참 실랑이를 하던 목소리가 -내일이 마지막이다. 내일은 너 묶어서라도 데려간다. 라는 말을 끝으로 사라지고, 아부지는 꿈에서 깨셨대. 잠에서 깨자마자 아부지는 대성통곡을 하면서 어무니를 깨웠대. 잠결에 어무니는 통곡하는 아부지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일어나서 아부지한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는데, -나 내일 죽는대ㅠㅠㅠ흐우ㅠㅠㅠㅠㅠ으어우ㅠ유ㅠ 라고 아부지께서 그러셨대. 자초지종을 들은 어무니는 새벽 동이 트자마자 할머니께 찾아가 말씀을 드렸고, 놀란 할머니께서는 어무니와 함께 평소 가시던 무당집엘 가셨대. 무당집에서는 할머니와 어무니께 -진짜 저승사자는 아닐 것이다. 당신 아들이 워낙 어릴 때부터 사주가 안좋고, 칼을 문 귀신이 아들 옆에 평생 붙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판국에, 집까지 음기로 똘똘 뭉친 그런 곳으로 갔으니, 아들이 이성의 끈을 놓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라고 하며, 어무니께 최대한 많은 음식을 차려놓고 아파트 뒤 바다 앞에서 제사를 지내라고 했대. 그 날 나는 학교 갔다가 빨리 밥먹고 나가 놀아야지! 하면서 집에 왔는데, 어무니가 정말정말 무서운 표정으로 집에서 온갖 음식을 만들고 계셨어. 나랑 동생이 “엄마! 우리도 먹으면 안돼..??” 라고 해도 어무니는 나중에 차려줄게라는 말만 하시고는 요리에 집중하셨어. 그리고는 한 상 가득 차려서 아파트 뒤편 주차장에서 정성스럽게 제사를 지내시고는, 그 음식을 다 바다에 뿌리셨지. (환경오염 죄송합니다...20년 전 일이니까 봐주세영) 그 후로 우리 아부지는 지금까지 그런 꿈은 더 이상 꾸지 않으시고, 잘 살고 계셔. 나중에 그 집에서 나오면서 들은 이야기로는, 원래 그 집에 기러기 아빠가 혼자 살고 계셨는데, 우울증 때문에 그 집에서 자살하셨다고 하더라고.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싼 집이라고 들어갔던 거였고... ————— 앞으로 틈 날 때마다 제 주변에서, 혹은 저에게 있었던 이런 일들을 하나씩 올려보려고 해요! 소설식으로 쓸 지, 이렇게 쓸 지 아직 감은 안잡히지만, 열심히 쓸테니까 재밌게 읽어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좋아요 댓글은 지친 직장인의 하루를 따스하게 합니당 헿
실화) 바다, 목소리, 불청객 -2-
안녕하세요! '그리고' 를 끝으로 도망쳐버린 에디터 optimic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들고 왔는데 생각보다 많이 좋아해주셔서 너무너무 다행입니다ㅠㅠㅠ 내일은 우리 딸과 아내를 보러 처갓집으로 가기 때문에 오늘 어떻게던 써서 보여드리려고 왔습니당! 각설하고, 바로 2편 시작하겠습니다! ------ 아! 그리고 저번 화에서 저한테 이 그림을 그려준 분은 저랑 친한 친구에요! 제가 그린 게 아니랍니다ㅎㅎㅎㅎ 케이툰에서 '해프닝 해프닝'이라는 작품을 연재한 유령선이라는 웹툰작가입니당! 차기작도 준비중이니 제 친구 유령선 기억해주세영! https://v2.myktoon.com/web/works/list.kt?worksseq=6551 이제 징짜로 시작! -------------------- 발에 상처가 나는 줄도 모르고 뛰었다. 이상한 흥얼거림은 여전히 내 뒤를 쫓아오고 있었고, 등골에 느껴지는 서늘함이 무엇인가가 계속 내 뒤를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그렇게 팬션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나는 팬션 문부터 잠궜다. 도어락, 2중잠금까지... 팬션을 향해 뛰어오던 도중 머릿속에 스치는 철학원 선생님의 말씀 때문이었다. -만약 사람이 아닌 것이 너를 쫓아오면, 집에 들어가자마자 그 곳의 모든 문과 창문을 잠그고 자라. 밤새 시달리고 싶지 않으면. 미친듯이 뛰어들어와 문을 잠그고, 헐떡이며 베란다, 창문, 화장실 문까지 잠그는 나를, 형들과 동생들은 의아한 눈으로 쳐다봤다. -조형 : 야. 왜 창문 닫아. 더운디. -나 : 아. 오늘은 차, 창문 다 닫고 에어컨 틀고 자요. 더 시원하니까. 내가 가끔 그런 것들을 본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멤버들은 뭔가 깨달은 듯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동생 : 형. 뭐 봤어요? 뭐 있었어요? -나 : 어. 봤고, 있었어. 그러니까 문 다 잠그고 오늘 아무도 창문, 문 아침까지 열지 마세요. 알았죠? -고형 : 야. 너도 그럼 그 이상한 노랫소리 들렸냐? -나 : 네. 사람이 낼 수 없는 소리던데요;; 얼른 이제 마무리하고 잡시다들. -김동생 : 형. 뭐 봤어요?? -나 : 이상한 거 봤으니까, 얼른 가서 자자. 그렇게 우리는 대충 마무리를 하고, 모든 문과 창문을 꼭꼭 닫아놓은 채, 새벽 3시 50분쯤 잠자리에 누웠다. 몇몇은 거실에서, 고형은 작은 방 바닥에 각자 자리를 잡은 채 잠이 들었다. (대충 이런 구조였습니다. 정말 드럽게 못 그렸네여. 죄송합니다.....ㅎㅎ..) 그렇게 밀폐된 팬션에서, 우리는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른 채, 모두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 날 아침. 새벽녘에 있었던 기묘한 일 때문인지, 나는 거실에서 조금 일찍 눈을 떴다. 띵한 머리와 안개가 낀 듯 흐려진 시야를 닦으며 일어났다. 찬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들어가니,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고형의 뒷모습이 보였다. -나 : 어? 형. 되게 일찍 일어났네요? 내가 말을 걸자, 고형은 천천히 몸을 돌려 나를 쳐다봤다. 퀭한 눈 짙게 늘어진 채 자리잡은 다크서클이 간밤에 고형이 잠을 몹시 설쳤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고형 : 어. 잠이 안와서... 아침밥이나 하려고 일어났다. 해장해야지. 애들 다 깨워라. 우리는 아직 술이 덜 깬 채로 고형이 끓여 온 라면을 흡입했다. 다들 반쯤 멍한 상태로 후루룩거리고 있었다. 나 역시 따뜻한 국물을 배에 채워넣으며, 서서히 정신이 돌아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고형 : 야. 너 새벽에 봤다는 거. -나 : 어? 네. 새벽에 바다에서. -고형 : 그거 혹시 여자였냐? -나 : 어? 어떻게 알았어요? -고형 : 머리 산발에... 하얀색 원피스 입고...? -나 : 어...어어어??? 아니 형 어떻게 알았어요?? -고형 : 하 시발...나도 봤다... 고형이 해준 이야기는 술과 잠에 취해있던 우리 모두를 또렷한 맨정신으로 깨워 주었다. -고형 : 내가 한참 잘 자고 있었단 말야? 근데 갑자기 눈이 번쩍 떠지더니, 몸이 안 움직이는 거야. 가위 눌린거지. 그런데 갑자기 시점이 하늘로 솟구치더니, 유체이탈을 한 것마냥 팬션 지붕 위에서 시선이 멈췄고, 새까만, 진짜 어두운 바다랑 하늘이 보이더라. -나 : 오.. 그래서요? -고형 : 처음에는 신기하니까, 와 이렇게 보는 뷰도 나름 멋있구만 하면서 그냥 있었지. 근데... -조형 : 근데...? -고형 : 바다에서 누가 걸어나오더라. 첨벙... 첨벙... 하면서...? -이동생 : 설마...? -고형 : 어... 흰색 원피스를 입고, 머리가 완전 산발인, 이상하게 생긴 여자가, 그... 새벽에 내가 말한 그 이상한 노래 부르면서 천천히 한 걸음씩 걸어오더라고... -고형 : 그래서, 그렇게 천천히 걸어서 우리 팬션 쪽으로 오더라? 깜짝 놀라서 뭐야 시발 무서워 하고 있는데... 우리는 어느새 라면이 불어터지는 것도 모른 채, 고형의 목소리와 입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고형 : 그 여자가 우리 팬션 문 앞에서 문을 여는거야. 철컥! 철컥! 하더니... 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철컥 하면서 미친듯이 문고리를 돌리더라? 진짜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질렀는데, 그 순간 다시 내 방으로 시선이 옮겨졌어. 나는 누워 있었고, 계속 문에서는 철컥거리는 소리가 나고. -김동생 : 와씨.. 대박... -고형 : 그러다가 소리가 멈추더니, 다시 찰박...찰박...하면서 걷는 소리가 들리고, 그 다음에는 베란다에서 덜컹덜컹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 계속 창문을 열려고 하고, 창문을 계속 두드리고... -나 : 그래서요...?? -고형 : 그러다가 문이 계속 안 열리니까, 포기한 듯 다시 걷더라고. 찰박...찰박...하면서... 그래서 갔나보다 하고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지. 근데, 생각해 보니까 내 시선은 계속 움직이는데, 몸은 안 움직이는거야. 가위에 계속 눌려있던 거지. 고형은 마른 침을 한번 삼켰다. -고형 : 그 상태에서 무심결에 내 바로 옆에 있는 창문을 봤는데... -고형 : 밤새 두드리고 있더라... 밤새... 밤새 가위 눌렸다... -일동 : ...세상에... -고형 : 아침까지 가위 눌리다가, 해 뜨니까 겨우 없어지고 가위 풀리더라. 도저히 잠을 더 잘 수가 없어서 일어나서 밥했다... 우리는 고형을 보며 아무 말 없이 앉아있다 밥을 먹기 시작했다.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씻지도 않고 최대한 빠르게 짐을 싸서 팬션을 벗어났다. 그렇게 한 여름밤의 기이한 일은 마무리됐다. ---------------------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후,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여 한 자리에 모였다. 밤이 깊어가고, 술병이 늘어가면서, 불현듯 지난 일들이 떠올랐다. -나 : ㅋㅋㅋㅋㅋ 우리 그 날 기억나요? 귀신 본 날? -고형 : 야. 말도 꺼내지 마. 니들은 그렇게 끝난 일이었지? -김형 : 엥. 뭐야. 너는 거기서 끝난 거 아니었냐? 고형의 말에 의하면, 고형은 바다를 갔다 온 뒤로 계속 가위를 눌렸다고 한다. 꾸준히 잊을만 하면 가위에 눌리고, 머리 위에 그 여자가 나타나 소름 돋는 그 멜로디와 함께 차디찬 바닷물을 고형의 얼굴 위에 뚝뚝 떨어뜨렸다고 한다. 그러나 워낙 가위에 많이 눌리던 고형은 잦은 음주의 힘으로 가위를 버텨냈었다. 그렇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무렵, 고형은 가족들과 신년맞이 사주를 보러 매년 가는 무당분께 갔다고 한다. 온 가족이 들어가서 인사를 하자마자, 그 무당께서 고형을 보면서... -야. 너는 어디서 뭘 하길래 물귀신을 업고 다니냐? 라는 말을 하셨고, 그 말을 듣자마자 고형은 살려달라며 그 분께 그동안 있었던 일을 전부 이야기 했다고 한다... -고형 : 그리고 그 분께서 부적 하나 주시고, 그 다음부턴 잠도 잘 자고, 안 보인다. 라고 하며 고형은 지갑에서 잘 접힌 부적 하나를 꺼내 보여줬다. -나 : 오... 그래도 다행이네요... -고형 : 그리고 그 분께서 뭐라고 했는 줄 아냐? -나 : ?? 아뇨? -고형 : 원래 너한테 붙으려고 너 따라 온건데, 니가 문이란 문은 다 닫아놔서 빙빙 돌다가, 너보다 기가 약한 나를 보고 나한테 붙은 거라더라. -나 : 헐? 나한테 올 뻔 했네. 와우 다행이다! 형 데려가줘서 고마워요! -고형 : 이게 다 너 때문이라는 거지. 그리고 그 날 나는, 술에 취한 채 그 동안의 서러움을 폭력적으로 뿜어내는 고형에게 밤새 시달려야 했다... ---------- 흠... 뭔가 끝 마무리가 이상하네여... 아무래도 실화고, 저도 고형의 이야기는 들은 대로 구성해서 쓰다 보니 쪼금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정말정말 열심히 썼습니당!!! 그러니까 재밌게 봐 주세요!! 항상 감사합니당! 좋아요 댓글도 많이많이 감사합니당 헿 그럼 저는 다음 편을 들고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실화) 바다, 목소리, 불청객
안녕하세요! 진짜정말많이 오랜만에 돌아온 optimic입니당 그 동안 제가 엄청 뜸했지 않나요?? 이번에는 정말로! 정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바로 아빠가 됐습니다! 저를 닮지 않고, 제 아내를 닮아서 눈이 크고 똘망똘망한 딸이 태어났지유ㅎㅎㅎㅎㅎㅎ 행복한 건 그렇다 치지만, 애를 키운다는 것... 넘나 힘든 것... 모두모두 부모님께 리스펙트를... 아무튼, 제가 이렇게 없는 시간을 쪼개가면서 들어온 이유는! 이것 때문이죠 헤헿 그래도 에디터인데, 이런 콘테스트에 발이라도 걸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숨겨놓고 아껴놨던 히든카드를 꺼내려고 합니당 혹시나 재미없거나 그냥 그렇다면... 뭐 기프티콘은 날아가는 거죠...흑 틈틈히 짬내서 열심히 썼으니 재밌게 읽어주세요! -제가 쓰는 모든 글들은 제가 겪은 실화에 살을 붙여서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 날씨가 한참 무더위를 향해 달려가던 2016년 6월. 나와 친한 형들, 동생들. 총 6명의 남자들은 바다로 1박 2일간 피서를 떠났다. 함께 대학교를 다니면서 알게 된 선후배 사이들로, 방 세개짜리 집에서 함께 1년간 자취를 한 덕에 많이 가까워진 사이들이었다. 모두 내가 가위를 얼마나 눌리는지, 이상한 것들은 얼마나 많이 보고 듣는지에 대해서 다 알고 있는, 말 그대로 친형, 친동생 같은 사람들이었다. 오전에 장을 보고, 대충 점심을 때운 후 팬션에 도착한 우리는, 짐을 풀고 곧바로 바다를 향해 뛰어들었다. 6월 중순이라 아직은 차가운 바닷물과, 이른 피서로 인해 사람도 없는 한산한 바다는 우리 같은 20대 중반의 남자들에게는 완벽한 피서지였고, 우리는 펜션과 바다를 통째로 빌린 듯 뛰어놀았다. 군대에 다녀온 남자들의 국민 스포츠인 족구까지 하고 나니 어느덧 저녁이 되었고, 발코니에서 엄청난 양의 고기와 술을 흡입한 우리는 펜션 방으로 상을 옮겨 먹고, 마시고, 떠들었다. 여기까진 정말 즐겁고 행복한, 오래 기억에 남을 즐거운 피서였다. 그러나 늦은 밤부터 시작된 일들은, 2년이 지난 지금 나의 머릿속에 즐거운 기억으로만은 간직할 수 없게 만들었다. 달도 어둠에 묻혀 자취를 감추어버린 새벽이었다. 밤새 웃고 떠들던 우리는 술도 떨어졌고, 먹을 것도 얼마 남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편의상 이름이 아닌 성과 호칭으로 대신함) -김형 : 야. 우리 이제 술도 없는데, 그냥 잘래? -나 : 아 근데, 이렇게 자기엔 좀 아깝지 않아요? -고형 : 야. 내 차에 트럼프 카드 있는데, 블랙잭이나 한판 할까? -이동생 : 어! 재밌겠다. 형 제가 가져올게요! -김동생 : 그럼 뭐 어떻게, 돈 걸고 하는 거에요? -김형 : 아니, 돈은 됐고, 뭐 벌칙같은걸로 할까? -조형 : 야. 블랙잭 꼴등 한 놈 차례대로 밖에 나가서 인증샷 찍어오기? -모두 : ???? -조형 : 새벽이고 여기 근처에 사람도 없잖아. 혼자 나가서 찍어오기. 콜? -모두 : 오... 콜... (그릴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발그림이라니...나름 태블릿으로 그렸는데... 심지어 웹툰 작업용...) 그렇게 우리는 꼴등 할 때마다 펜션 밖으로 나가서 사진을 찍어 오기로 했다. 첫 판 꼴지는 펜션 문 앞에서, 두 번째 판 꼴지는 마당에서... 횟집, 도로, 백사장, 바다까지 이어지는 다이나믹한 코스였다. 첫 번째로 꼴지를 한 '조형(bro Mr. jo)'이 펜션 문 앞에서 모기와 함께 사진을 찍어온 후, 순조롭고 즐거운 새벽녘의 블랙잭 게임은 계속 진행됐다. 두 번째로 패배한 이동생이 마당에 다녀오고, 세 번째 꼴지는 '고형' 이었다. -이동생 : 예에에에ㅔㅔ! 얼른 다녀와요 형. -고형 : 아씨... 야 다른거 하면 안돼? -조형 : 낙장불입. -김형 : 낙장불입. -나 : 낙장불입임다. -고형 : ㅅㅂㅅㅂ... 갔다 올게.. 고형은 어릴 때부터 나만큼이나, 아니 나보다 더 기가 약한 사람이었다. 가위도 나만큼 눌리고, 살던 원룸에서 귀신을 자주 봐서 다른 곳으로 이사까지 했던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새벽에 바닷가를 가는 것에 거부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고, 우리 역시도 그걸 알기 때문에 더 더 더 밖으로 내보냈다. 고형을 기다리면서 열심히 카드를 섞으며 노가리를 까며 담배를 태우던 우리는, 다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고형을 맞이했다. -나 : 오. 형 왔어요? -조형 : 사진 내놔봐. -김형 : 무섭다고 찍지도 않고 온 거 아니지? -고형 : 아냐 찍어왔어 이씨. 우리는 고형이 찍어 온 인증샷을 보며 "오오~~" 하면서 카드를 다시 섞었다. -고형 : 야. 근데 밖에서 이상한 소리 들려. -나 : 엥? 뭔 소리요? -고형 : 막 무슨 여자가 노래를 흥얼거리는 소린데, 막 기계음 같은거 섞여있는 거 같기도 하고... -김형 : 에이. 누가 술 취해서 노래 부르나 보지. -고형 : 아냐 근데, 이 정도로 노래를 부르려면 요들송 장인쯤은 돼야 생목으로 부를 수 있어;;; -조형 : 엌ㅋㅋㅋㅋㅋㅋ요들송 장인ㅋㅋㅋㅋㅋㅋ 니 무서워서 환청 들은 거 아니고? -고형 : 아니 근데, 새벽 3시에 누가 이런 노래를 부르냐고;;; -김동생 : 잘 못 들었나 보죠. 얼른 게임이나 하시죠. 그렇게 우리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다시 카드패를 돌렸다. 다음으로 꼴지가 된 이동생이 도로까지 가서 사진을 찍어왔다. -이동생 : 아무 소리도 안들리던데요? -고형 : 아 진짜? -김형 : ㅋㅋㅋㅋㅋㅋ야. 너 병원 가봐라. 환청 쩌네. -조형 : 마음이 굳지가 않아서 그래. 다 마음가짐이여. 정신상태 임마. -고형 : ㅡㅡ 아니 진짜 들었다고. 모두 고형을 놀리며 다시 카드를 섞었고, 다음 꼴지는 나였다. -김형 : 야. 바닷가까지 가서 꼭 사진 찍어오고, 쟤(고형)가 말한 여자 노랫소리 들리면 화음 좀 넣어줘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형 : 야. 나는 구라쟁이가 아니다. 너도 꼭 들어라. -나 : ...네? 그렇게 나는 배웅 아닌 배웅을 받으며, 바닷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 열대야에 접어들지 않아 조금 서늘한 공기와 바닷가 특유의 끈적하고 짭짤한 공기가 전신을 휘감았다. 펜션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빛에 몰린 불나방들이 까맣게 전등을 뒤덮었고, 슬리퍼를 신은 발에 닿는 거칠한 자갈과 모래의 감촉을 느끼며 바닷가를 향해 걸었다. 조금 걷다가 보니, 이동생이 사진을 찍었던 도로가 나왔다. 도로를 가로질러 넘어가니, 숨이 막힐 정도로 깜깜한 백사장과,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가 보였다. 바다의 끝과 하늘의 끝이 어디인지, 경계선이 어딘지도 모를 검은 바다를 보며, 서서히 나는 백사장 모래를 밟았다. 바닷가를 향해 다가가는 그 와중에, 내 귓가로 희미한 노랫소리가 들렸다. -흐...음흠....라...랄라...띠....흐음... 마치 목소리를 기계로 한번 조작한 듯한 느낌이었다. 음의 높낮이가 너무 극단적으로 오르내렸고, 절대로 사람의 목에서 바로 나올 수 없는 흥얼거림이었다. 나는 잠시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애써 저 흥얼거림을 무시하려 했다. 그리고, 빠르게 바닷가를 향해 다가갔다. 얼른 사진을 찍고 돌아가고 싶기에. 바닷물과 모래사장이 맞닿은 지점. 거기에 서서 휴대폰을 켰다. 빠르게 찍고 돌아가기 위해서였다. 휴대폰의 플래시를 켜는 순간에도 그 이상한 흥얼거림은 내 귓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는 듯, 점점 크고 또렷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플래시를 켜고, 카메라를 실행시켜 정면 바닷가를 향한 순간. 바닷가에 그대로 보였다. 무릎까지 물에 잠긴 채로 서서, 흰색 원피스를 입고 머리가 산발한 채 고개를 숙이고 나를 향해 있던 그 여자를... 가만히 고개를 숙인 채 서 있던 그 여자에게서, 내가 지금껏 듣던 거북한 노래, 흥얼거림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상식적으로, 새벽 3시가 넘은 시간에, 흰 원피스를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바다에 서 있는 저 모습을 보고 누가 사람이라고 생각하겠는가. 그리고, 누가 무섭지 않겠는가. 나는 그대로 휴대폰을 끈 채 조용히 뒤로 돌았다. 그리고는 펜션을 향해 냅다 뛰기 시작했다. 슬리퍼를 신은 발이 게속 모래사장에 박혔지만, 내 발에 모래가 들어오고 상처가 나는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왜냐면 백사장을 벗어날 때까지 그 흥얼거림은 계속 내 귀를 붙잡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펜션까지 전력질주한 나는 그대로 문을 열고 펜션을 향해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 2편에 계속됩니다!!! 죄...죄송합니당... 최대한 2편도 빨리 써서 올리도록 하겠슴당... 다음에 뵈어요!
실화) 베개 밑의 식칼 2
새..생각해보니까 글 제목은 식칼이면서 1편에는 식칼의 식자도 나오지가 않았네영... 그래서 곧바로 2편을 씁니다! 의아해하지마시고 1 2편 다 같이 재밌게 읽어주세요! 헿 ---------- 나는 그 때까지 가위라는 것은 꿈의 연장선이거나, 내가 피곤해서 겪는 환상과도 같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어떤 다른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날 아침 손목 발목에 옅게 난 손자국을 본 이후로, 가위라는 것이 내 생활과 일상에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솔직히 좀 많이 무서웠다. 가위에 눌렸을 때, 내가 당하는 모든 일들이 마냥 허상만은 아니라는 생각에. 점점 밤이 무서워졌고, 잠 들기가 겁이 났다. 그 날 이후로도 가위를 계속 눌렸다. 여러 명의 인물들이 나왔고, 나의 공포심은 더 커져만 갔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쳐가던 어느 날. 인터넷 어딘가에서 본 글 중에 그런 글이 있었다. -잠을 잘 때 베개 밑에 식칼을 놓고 자면 가위에 눌리지 않는다. -베개 밑에 식칼을 놓고 자면 귀신들이 못 다가온다. 나는 그날 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가족들이 모두 잠에 든 새벽 한시 쯤. 부엌에서 몰래 식칼을 하나 꺼내어 손에 쥐었다. 이왕이면 큰 게 좋지 않을까 해서 가장 큰 칼로 챙긴 뒤, 조심스럽게 방으로 들어갔다. 베개 밑에 칼이 있다는 사실과, 묘한 긴장감에 사로잡힌 나는 쉽게 잠에 들지 못했고, 몇 번의 뒤척임 끝에 잠에 들기 시작했다. 얼마나 잠들었을까. 항상 느끼는 묘한 이질감과 구속감을 느끼며, 나는 눈을 떴다. 역시나 몸은 움직이지 않았고, 발밑에는 항상 나타나는 그 여자가 찢어지게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에이 뭐야... 다 개구라였어... 오늘도 가위 눌렸어... 아 개빡...' 이라는 생각과 함께 짜증이 밀려왔다. 그냥 나는 야밤에 식칼을 들고 방에 들어와, 베개 밑에 식칼을 숨겨놓고 자는 미친놈이었다.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가위를 풀기 위해 힘을 썼다. 어차피 매일 가위 눌릴 때 나타나는 저 여자는 저렇게 나를 쳐다보고만 있으니, 그냥 나는 부지런히 움직이기만 하면, 금방 가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다시 잠을 청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크....키히히... 처음으로, 그 여자가 나를 보고 소리내어 웃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성의 목소리. 찢어지고, 갈라지는 목소리. 몇십 번을 봤지만 처음 듣는 그녀의 목소리는, 온 몸에 소름을 돋게 했다. -키...킥...킥킥... 소리내어 웃으면서 그녀가 내 쪽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단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내 앞으로 다가오니 정말 무서워 미칠 것 같았다. -스윽..스윽... 옷이 끌리는 소리가 들리며, 어느 새 내 머리맡까지 다가온 그녀는, 누워있는 나와 같은 눈높이가 되도록 허리를 숙였고, 얼굴이 내 바로 옆까지 다가왔다. 초승달 모양의 찢어진 눈과, 코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 두 개의 작은 구멍, 귀 밑까지 찢어진 입을 가진 그 얼굴이 기괴하게 틀어지며 내 눈 앞까지 다가왔고, 그 소름끼치는 목소리로 내게 속삭였다. -베개 밑에 칼 숨겨놨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앙상하고 길쭉한 손을 내 목덜미에 갖다 댔다. -왜. 그 칼로 니 모가지 따줄까???? 정말로 공포스러웠다. 베개 밑에 칼을 숨겨놓으라는 그 인터넷 글이 원망스러웠고, 얼른 이 순간이 지나가기를 빌고 또 빌었다. -히히히...담부턴 이런 장난질 치지 마... 죽여버릴거야...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구속감은 사라지고, 그 여자도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공포감과 음산함으로 가득 찼던 내 방은, 숨막히는 적막감만이 남아 있었고, 온 몸이 땀에 젖은 나 혼자만이 이 방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 히익... 노트북에 베터리가 없네요... 급하게 쓰다 보니 미흡한 부분도 많네용... 그래도 오늘은 두 편이나 썼으니 합치면 길지 않을까영..헿 항상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좋아요 댓글도 항상 감사드립니당!! 다음엔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3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실화) 베개 밑의 식칼 1
안녕하세요! 월말이지만 일이 끝나서 널널한 optimic입니당 오늘 따라 말을 많이 하고 싶으니까 TMT님 사진으로 시작해 봅니당 헿 일이 조금 일찍 끝나서 널널한 관계로 한 편을 써 보려고 해요! 지금 쓰고 있는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와는 다른 외전으로 제가 눌렸던 가위 중 하나를 써 보려고 합니당 재밌게 읽어주세요! ----------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잠에 들었던 어느 밤이었다. 온 몸을 짓누르는 구속감에 저절로 눈이 뜨였고,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가위에 눌렸다는 것을 인지했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깜깜한 천장 뿐이었고, 온 몸이 꽁꽁 묶인 듯한 불쾌한 기분을 느끼며 손가락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빨리 내 몸을 짓누르는 이 느낌이 사라져야만 고요가 찾아 올 것이고, 그럼 나는 얼마 남지 않은 취침시간을 확인하며 욕설을 뱉으며 다시 잠드리라. 이런 생각들을 하며 멀뚱하게 천장을 바라보며 힘을 주고 있었다. 가늘게 꿈틀거리는 손가락의 감각이 느껴졌고, 이 짜증나는 상황도 곧 끝날 것 같았다. -불쑥- 눈이 마주쳤다. 회색 빛의 천장만 보이던 내 시야로, 머리 하나가 쑥 나타났다. 내 머리 위에 불쑥 나타난 그 머리는,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을 제외하면, 장난기 가득한 양갈래머리의 살아있는 여자아이의 모습 그대로였다. -어? 일어났다! 천진난만함과 장난기가 섞인 목소리로 그 아이는 소리쳤다. 내 눈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그 나이 대의 꼬맹이들과 같은 평범한 모습이라서 긴장이 조금 풀렸다. -오빠! 우리랑 놀자! -놀자! 이렇게 평범하고 귀여운 귀신이면 한번쯤은 같이 놀아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천진난만한 어린 모습을 한 여자아이는 내 위에서 재잘재잘거렸다. -우리랑 놀자! -놀자! 놀자! 자꾸 같이 놀자는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했다. 역시 몸은 움직여지지 않았고, 눈동자와 머리만 간신히 움직여졌다. -우리랑 놀아! -뭐하고 놀아! -놀자! 놀자! ...우리라고? 나는 힘겹게 머리를 들어 밑을 쳐다봤다. 내 발치엔 머리맡에 있는 여자애와 똑같이 생긴 아이가 앉아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똑같이 생긴 그 아이는, 마찬가지로 장난스러운 표정을 한 채로. 내 두 발목을 꽉 잡고 웃고 있었다. -우리가 오빠 붙잡았어! -우리랑 놀아! -놀자! -벗어나봐! 발목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머리를 들어 위를 보니, 똑같이 생긴 여자아이가 다시 웃는 모습이 보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내 두 손목도 작은 손에 꽉 붙들려 있었다. -끄...끄으... 벗어나고 싶었다. 아무리 귀엽고 평범한 아이들이어도, 귀신이고, 나를 붙잡고 있는 것을 안 이상, 필사적으로 벗어나고 싶었다. -어? 이 오빠 막 힘준다! -이제 우리랑 놀고 싶은가봐! -히히! 다 같이 놀자! 그 아이들은 신이 나서 몸부림치기 시작했고, 나는 그때서야 그 아이들에겐 하반신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 손목 발목을 잡은 채 아이들이 팔짝거리고 뛸 때마다 바닥에 부딪히는 상반신에선 -찰박- 하는, 피가 튀는듯한 이상한 소리가 들렸고, 나는 점점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미친듯이 뛰어노는 아이들은 이미 평범한 얼굴이 아니었고, 광기에 사로잡힌 것처럼 웃으며 뛰어노는 그 모습에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놀자! 놀자! 놀자! -우리랑 놀자! 히히히! 놀자놀자놀자놀자! 미친듯이 웃으며 지르는 소리에 아득해져 갈 때, 내 배 위로 몇몇의 아이들이 슬금슬금 기어오기 시작했다. 찰박거리는 소리와, 광기에 사로잡힌 웃음소리, 놀자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뒤섞여서 미친듯이 내 귀를 때려댔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을 때 쯤, 나는 정신줄을 서서히 놓아버리기 시작했고, 아득해져가는 정신 너머로 그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음에 또 놀자! 히히! 눈을 떴을 땐 아침이었고, 나는 깨질 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그저 한 밤의 악몽이겠거니 생각하며,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세수를 하고, 수건을 뒤집어 쓴 채 화장실에 붙어있는 거울을 쳐다봤을 때. 내 손목에 옅게 번져있는 빨간 손자국이 지난 밤의 일이 그저 꿈만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었다. ---------- 음...쓰고 나니까 제목하고 안 어울리네요... 흠... 원래 하려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보다 짧을 거 같아서 이 이야기부터 한 건데... 생각보다 이 이야기가 길어버리네요 ㅎ;; 금방 써서 다른 이야기도 올리겠슴당!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 한번씩 눌러주시면 감지덕지해서 더 빨리 글을 올릴 수도 있을..아닙니당!
실화)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5
안녕하세요! optimic입니다! 오늘 날씨가 진짜진짜 좋았어요! 그래서 열심히 일을..ㅎㅐㅆ...쥬륵 여러분들은 잠시 마실이라도 다녀 오셨는지 모르겠네요 ㅎㅎ 일은 바쁘지만 사실 여기서부터 제 스스로 생각하기에 재밌는 부분이라서... 그래서 손이 근질거려서 왔습니당 헿 오늘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 어머니와 함께 도착한 곳은, 한 철학관 앞이었다. 도로변에 있는, 낡은 건물. 그 건물 2층이었다.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와 매연을 뒤로 한 채, 나와 어머니는 철학관 안으로 들어갔다. -끼익- -저... 실례합니다. 어머니는 두리번거리며 안으로 들어섰고, 나도 문을 닫으며 들어갔다. -예. 어서 오십시오. 개량 한복을 입으시고, 수염을 기르신, 고고한 학자같지만 뭔가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인상을 하신 분께서 나와서 합장을 하셨다. -아. 안녕하세요. 저... 전화로 말씀드렸던... -아. 안사람 친구분이시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그 분께서는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안으로 안내하셨고, 나는 어정쩡하게 서 있다가 슬쩍 인사를 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 분께서 안내한 곳은, 작은 방이었다. 수많은 풍수지리 관련 서적과 불경들, 작은 액자들과 앉은뱅이 책상이 놓여진 작고 아늑한 방. 그 분께서는 (편의상 선생님이라고 칭하겠음) 우리를 앉게 하신 뒤, 말 없이 찻잔과 보이차 잎을 준비하여, 따뜻한 차를 한 잔씩 내 오셨다. 신기한 것은, 그 방에 들어가고 난 뒤부터, 시끄러운 자동차 경적 소리, 매연 냄새, 주변의 소음이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단지, 코 끝을 살며시 쓸고 가는 옅은 향 냄새와, 은은하지만 진하게 올라오는 따뜻한 차향만을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차를 홀짝이며 나를 쳐다봤다. -그래. 자네 이름이 무엇인고?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 뭔가 많은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나는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일단 선생님은, 합천 해인사(海印寺 에 어릴 적 들어가서 스님이 되신 분이었다. 성인이 되고 나서도 계속 절에서 불도를 닦던 선생님은, 밖으로 나가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스스로 속가제자가 되신 후, 목포로 와서 철학원을 운영하시며 지내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 이야기를 들은 나는 호칭을 스님으로 바꿔서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은 선생님으로 불리는 것이 좋다며 내게 선생님으로 부를 것을 요구하셨다. 약간의 티타임이 지난 후, 선생님은 본격적으로 내 사주를 보기 시작했다. *제게는 무려 7년도 넘게 지난 일이라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흠 그렇구나' 하고 읽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어우. 사주가 굉장하네. -네? 왜요? 좋은 사주에요? -자네. 음팔통 사주라고 아는가? -네?? 그게 뭐에요? -쉽게 말하면, 사주팔자를 풀어내면 오행이 9칸으로 나누어진 정사각형으로 들어가게 된다. 각 칸에 들어간 오행의 기운을 풀어서 자신의 사주를 보는거지. -와... 신기하네요... -근데 너는 다 물이야. 불, 물, 흙, 쇠, 나무 중에 너는 온 사주에 물이 가득 찼어. 거기다 태어난 날짜, 시간도 모두 물이야. -헐... 그거 별로 안좋은거 아니에요? -꼭 나쁘지만도 않아. 물은 지혜, 북쪽, 음기를 상징하고, 그 말은 자네가 머리는 똑똑하다는 뜻 아니겠나. -헤헤... -근데. 음착살도 껴 있고, 음기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사주야. 이름을 지어주신 분이 자네 이름에 양기를 가득 담아 지어줘서, 그나마 이만큼 유지하면서 사는거야. -음착살은 뭐에요? -쉽게, 아주 쉽게 말하면, 양기는 남, 음기는 여. 음착살은, 음기가 달라붙는다는 거야. 근데 니가 음기를 타고나서, 너는 어지간한 여자만큼 몸에 음기가 있어. -자네 여자한테 인기 많겠다. -오. 진짜요? -당연하지. 남자가 이만큼 음기를 빨아들이는데. 지금도 그러지 않아? -네? 아니요...(시무룩) -아니. 이성으로 인기가 좋다는 게 아니라, 여자인 사람들이 다가와서 이야기 들어달라 그러고, 고민상담하고, 술 한잔, 밥 한끼 먹자고 그러고. 굉장히 여자들하고 잘 어울리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지? -네? 아... 확실히 이성으로 인기는 없는데 그런 쪽으로 인기라면 있긴 하죠...? 당시 나는 21살이었고, 1학년 때는 과대표를 맡고, 2학년 때는 학생회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다른 친구들보다는 선배, 후배, 동기들하고 많이 만날 기회가 있었으며, 남자가 적은 과 특성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자였다. -인기가 많아서 좋겠네. -아...헤헤 감사합니다. -근데, 문제가 뭔지 알아? -네? 문제요? -산 여자만 너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죽은 여자들도 너를 엄청 좋아해. 환장해. -...? -죽은 여자들이, 구천을 떠 돌다가 너를 발견하면, '얘는 어쩐지 나를 자꾸 끌어당겨, 얘는 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 같아. 얘는 날 볼 수 있어' 라고 하면서 너한테 찰싹 붙을거야. 조심해라. -...네...아..알겠습니다... -그리고, 가위 자주 눌리고, 이상한 게 눈에 보인다고? -네... -내가 오늘 너한테 주문을 하나 알려줄 테니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면, 입으로 외워. 알았지? -넵. -옴 제세제야 도미니 도제 삿다야 훔 바탁 선생님은 내게 귀신을 쫓는 구절이라고 몇 번이고 말씀을 해 주셨다. -이제 한 번 자네가 해봐. -넵. 옴 제세제야 도미니 도제 삿다야 훔 바탁... 이 구절을 외우는 순간. -하지 마!!!!!!! 여기서 나가!!! 당장!!! 머릿속을 뭔가가 강타하는 느낌이 들었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띵해지며, 절규에 가까운 여자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화를 터뜨렸다. 내가 놀라서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선생님이 나를 보며 입을 여셨다. -자네. 영안이 열렸구나. 상태가 안 좋네.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뭔가 예전에 있었던 일들이지만, 하도 제 인생에서 임팩트가 컸던 일이라서 그런지, 생생하게 기억이 나네요. 물론 자잘한 대화내용까지 기억 나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저는 짱짱왕창와장창창 무서웠는데, 읽으시는 분들은 뭔가 밍밍한 내용들일 거 같아서, 걱정입니다..ㅜㅠㅠㅠㅜㅠㅜㅠㅜ 제가 겪은 이상한 일들, 앞으로 제가 보여드릴 이야기들에서 이 '선생님' 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러다 보니 뭔가 어느 한 종교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실 수도 있을 거 같아요ㅠㅠ 읽으면서 혹시라도 불편하실 분들께는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구요. 최대한 더 신중하게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도 제 이야기를 봐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굿밤 되시구요! 좋아요 댓글은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헤헿
실화)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3
안녕하세요!월요일을 맞이했지만 어제 운동하다 온 몸에 알박힌 optimic입니당... 우리 모두 축구는 하루에 두시간 이상 하지 않기로... 지난 번에 제가 어디까지 썼는지 기억이 안나서 정주행을 하고 왔더니 피곤하네요ㅠㅠㅠ 그래도 열심히 써 보겠습니다! ---------- 정확히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냥 길거리를 걷다가, 버스를 탈 때, 공원, 놀이터 등을 돌아다닐 때. 지나가다 보면 '응? 사람인가...?' 싶을 정도의 느낌만 받았다. 유난히 안색이 창백하다는 걸 제외하면, 내가 보기엔 일반 사람과 똑같았다. 대신, 내가 쳐다봤을 때 느껴지는 오싹함으로 나는 그 사람들이 산 사람인지 죽은 사람인지를 판단하였다. 처음엔 어린 나이에 친구들에게 으스대고 싶고, 내가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된 거 같아서 주변 친한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자랑에 가까운, 주목받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떠들고 다녔다. 지금 생각하면 그랬으면 안됐지만, 그 귀신들이 내게 다른 피해를 끼친 것도 아니고, 그냥 나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랬었다. 어느 날, 추석이었다. 모든 가족이 오랜만에 외갓집에 모여 맛있는 식사를 한 후, 잠이 오지 않는다는 사촌 누나와 모두가 잠든 밤에 산책을 나갔다.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걷고, 공원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눈 후 새벽이 되어 돌아오던 길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이야기를 하며 대문을 열었고, 대문 옆엔 웬 어린아이가 서 있었다. 나비 넥타이에 바가지 머리를 하고, 하얀 셔츠와 멜빵바지를 입고있는 아이었다. 전형적인 7~80년대 부유층 자녀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아이. 새벽 3시에 마당 한 구석에 서 있는 그 아이에게선 엄청난 괴리감이 느껴졌고, 슬픈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아이를 보며, 난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다. 최대한 마주치지 않기 위해 괜히 하늘을 보는 척 하며 누나에게 다가갔다. -누나. 별 엄청 많다. -와 진짜! 시골이라 그런가 엄청 많네. 정말 태연한 척 하며 하늘을 바라보다 빨리 집으로 들어가자고 하기 위해 누나를 쳐다봤는데, 그 아이가 어느새 나와 누나의 옆에 나란히 서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눈이 시리도록 창백한 피부를 가진 아이는 우리와 함께 별을 보다 천천히 내게 시선을 고정했다. -나..보여? 식은땀으로 인해 등이 축축해짐을 느끼며, 마냥 신기한 표정으로 하늘을 보고 있는 누나를 잡아끌었다. -누나. 이제 들어가자. -응? 아 왜. 좋은데 좀만 더 보다 들어가자. -아 나 졸려. 춥기도 하고. 빨리 들어가자. 그렇게 불평하는 누나의 손목을 잡아끌고 난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빠른 걸음으로 마당을 벗어나는 순간, 그 아이가 내 소매를 붙잡았다. 정확히 말하면, 붙잡으려고 했다. -...가지 말고 나랑 놀자. -배고파. 나랑 놀아. 누나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였겠지만, 난 그 아이의 손을 애써 무시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이상하다는 누나에게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고, 나는 잠을 자려고 동생이 자고 있는 작은방으로 가 누웠다. 막 잠들려는 순간. -똑...똑똑...똑똑... -나랑...놀자... -배고파... 나는 칠흑같은 어둠을 가늘게 파고드는 달빛과, 불투명 창문으로 보이는 검은 어린아이의 형체. 그리고 동이 터 올때까지 들리던 아이의 서글픈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반복되어가면서, 내 정신은 점점 피폐해져갔고, 그것들이 내게 과연 아무런 피해를 끼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바쁜 상황에서 조금씩 쓰려니 뭔가 긴장감이 엄청 떨어지네요 ㅠㅠ 그래도 이 이야기도 중반부를 향해 가고 있답니다 헿... 조금 지루하시겠지만 재밌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당 헿
실화)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4
아...안녕하세요오... 정말정말 오랜만이에요... 다음 달이면 애 아빠가 되는 optimic입니다!! 요새 아내 데리고 병원다니고, 출산준비 하고, 돈 버느라 정말정말 시간이 없네요...ㅠㅠ 그래서 이 야심한 시간에 짬을 내서 들어왔습니다!! 저를 잊으셨을 수도 있지만, 어찌됐든 재밌게 읽어주세요!ㅠㅠ 앞으로도 최대한 시간내서 올리도록 할게요! ---------- (너무 오랜만에 글을 쓰기 때문에 지난 줄거리 간략 요약 : 고등학생 때부터 정말 심하게 가위를 눌리던 필자의 이야기. 가위를 한참 눌리다가 어느 날부터는 귀신이 보이기도 하고, 말을 걸기도 하고, 심지어 터치까지 하기도 해서, 상황의 심각성을 느낌.-지각쟁이 친절한 optimic 올림-) 결정적으로, 내가 무당이던 퇴마사던 신부님이던 목사님이던 찾아가야겠다고 결심한 일이 있었다. 이 전까지 내 머릿속에는 조금은, 아아주 조금은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 것 같은 느낌과, 이 능력(?)을 잘 사용해서 나도 티비에 나오는 퇴마사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꾸 빠지는 살도, 새벽에 몇 번씩 식은땀을 흘리며 일어나도, 자꾸 귓가를 맴도는 목소리들 때문에 MP3의 볼륨을 최대로 올려놓고 지내는 일상도, 인간의 무서운 적응력은, 조금 피폐하고 무서운, 그렇지만 어떻게든 살아가는 그런 삶으로 나를 만들어 놓았다. 대학교 2학년. 여름. 나는 과 동기들과 함께 팬션으로 휴가를 떠났다. 낮에는 바닷가에서 놀기도 하고, 밤에는 고기도 구워먹고, 술도 한 잔 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어둠을 머금은 밤이 지나고, 달빛마저 삼켜버린 새벽녘이었다. 피곤에 찌든 친구들은 하나 둘씩 바닥에 등을 대고 잠을 청했고, 나 역시 팬션 한 켠에 누워 눈만 깜빡거리고 있었다. 벽에 걸려있던 시계는 3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그렇게 나는 슬며시 잠이 들어가고 있었다. -흑...흑흑...으흐흑... 멀리서, 아주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집중하지 않으면 뭔지도 모를, 그런 소리였다. -흐으윽...흑흑...어흐흐... 아. 이번엔 좀 더 가까워졌다.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서글프고 구슬픈, 원한에 사무친 여자가 이빨이 부서져라 한을 꽉 물고 뱉어내는 울음소리 같았다. -아...아아아악!! 흐으...흑...흑... 마치 팬션 벽에 대고 지르는 소리 같다. 너무 서글프고, 한에 사무친 여자다. 더 이상 감정을 참지 않고, 내가 이만큼 서럽다고 외치는 절규 같았다. '저 여자는 누굴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시간에 저렇게 우는 걸까?'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억울하길래 이렇게 서럽게 우는 걸까?' 이렇게 생각이 든 순간. -흑...흐윽...으... -뚝-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내 숨조차 멎은 거 같은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리고. "어....어어...으으"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마치, 내 몸이 아닌 것만 같은 이질감이, 20년을 살아온 내 몸에서 느껴졌다. -스으으윽!!- 발 끝부터 시작해서 무언가가 내 몸속에서 올라왔다. 얼음같이 차가운 느낌이, 순식간에 내 양 발바닥부터 시작해서 머리 끝까지 내 몸을 가져갔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흐...흐윽...흑..흑흑 ...내 입에선, 울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냥, 참을 수 없이 서러웠다. 슬프고, 억울하고, 서러웠다. 소리내서 엉엉 울지 않으면, 내 몸이 터져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아...이래서 그렇게 서글프게 울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와중에도, 그 감정은 사라지지 않았고, 입으로는 계속 통곡을 하며, 눈에선 굵은 물줄기가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 그렇게 한참을 대성통곡하고 있자, 그 소리를 듣고 친구들이 일어났다. -아... 뭔 소리... 어? 야! 왜 울어! 야!? - 아, 뭔데... 어? 이 새끼 왜 이래? 야! 정신 차려봐! -아아악!! 으...흐으윽...흑흑... -야! 불 켜! 이런 목소리가 오갔고, 이내 깜깜했던 팬션이 대낮처럼 환해졌다. 그리고. -스으으윽! 그 얼음장같던 기운이, 이번엔 내 머리 끝부터 시작해 발 끝으로 사라져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야. 괜찮아? 무슨 일이야. 왜 이 새벽녘에 대성통곡을 하고 지랄이여. -응? 어... 음... 안좋은 꿈을 꿨나봐. 나도 잘 모르겠어. -야. 너 제정신 아닌 거 같았어. 뭐 그렇게 눈을 부릅뜨고 무섭게 우냐. 미친 줄 알았다. -...? 내가 어떻게 울었는데?? -너 엄청 화난 거 같은 표정으로 똑바로 누워서 소리 지르면서 울던데? 눈물 줄줄 흘리면서. -그렇게 우는 사람 나 첨 봤다. 괜찮은 거 맞어? -응? 어... 괜찮아. 자라.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경험을 한 나는, 날이 밝자마자 집으로 돌아갔다. 내게 말도 걸고, 물리적 접촉도 가하고, 내 눈에 보이기도 하고, 새벽마다 나타나더니. 이제 내 몸까지 마음대로 움직였다. 이렇게 생각하니 더 이상 이건 능력이 아니라, 저주 같았고, 나는 한시라도 빨리 이 기괴한 일들에서 벗어나고 싶어 그 날 저녁 부모님께 정말 진지하게 말씀을 드렸다. 며칠 후, 나는 어머니와 함께 한 철학원 입구에 와 있었다. ------------ 이번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도 너무 오랜만에 써서 어디까지 이야기가 진행됐는지 되새겨 보니, 이 이야기가 '기승전결' 중에 '승'의 끝자락을 타고 있더라구요...ㅎㅎ 최대한 틈 나는대로 열심히 써서 올리겠습니다! 제 이야기를 봐 주시는 분들, 저를 잊지 않으신 분들, 너무너무 모두 감사드립니다! 오랜만에 왔지만, 여전히 좋아요와 댓글은 사랑합니당 헿 감사합니다!
실화)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2
안녕하세요! 월요일이 너무 싫은 optimic입니다! 가을이에요 가을 하늘은 높고 나는 살찌는 가을... 식욕의 계절 가을입니당... 여러분들은 식욕 조심하시고 체중계가 무섭지 않은 가을 보내세요!!! ---------- 국문과에 입학하여 한참 문학과 소설에 불타오르던 이십 대 초반. 친구와 나는 1박 2일로 군산으로 여행을 갔다. 추운 겨울. 다른 곳에 가서 뭔가 다른 것들을 보면 글 소재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군산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던 시기였고, 텅 빈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무슨 글을 쓸까 하고 친구와 토론하던, 지극히 이십대 초반의 문학생도들같은 여행이었다. 한참을 돌아다니고 구경하던 우리는, 그 당시 새로 만들어졌다던 은파 호수공원을 가게 됐고, 저녁식사 이후에 불빛 하나 없는 저수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야. 어두우니까 뭔가 좀 으스스한데? -그런 말 하지 마라. 확씨. 이런 시덥잖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캄캄한 저수지를 걷고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이 친구가 귀신이라면 질색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캄캄한 저수지, 스산한 겨울 밤. 귀신 이야기를 하기 최고의 조건이었고, 나는 친구를 놀리기 위해 저수지 쪽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꺼냈다. -어? 야. 저기 저수지 봐봐라. -어? 아 뭐. 어두워서 아무 것도 안 보이구만. -아니. 저기. 사람 서 있는거 안 보여? -미친 개소리하지마라. 진짜 존나 팰거다. 역시나 친구는 겁먹은 표정으로 질색하며 욕설을 퍼부었고, 거기에 만족한 나는 더 골려주기 위해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아니. 저기 저수지 물가 봐봐. 진짜 사람 머리 있잖아. -아! 쫌! 하지 말라고! 진짜! -오! 저기 머리 하나랑 눈 마주쳤다. 라고 하는 순간. 정말로 내 눈 앞에 펼쳐진 저수지에서 머리 하나가 불쑥 올라왔다. 뭔가 재미난 것을 찾았다는 듯. 나와 눈이 마주친 그 머리는 활짝 웃으며 기괴한 모습으로 물 위에 머리를 올려놓고 있었다. 길게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물에 풀어진 채 둥둥 떠 있는 모습은 추운 날씨에 움츠러든 내 몸을 더욱 더 오싹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비주얼이었다. -어? 어어...??? -아 진짜. 그만해라. 나 그런 거 싫어하는거 알면서 그러냐. -아..아니... 그게 아니라... 너 저거 안보여? 그 때부터는 진심이었다. 물 위에 머리를 내놓은 채 웃고 있는 저 머리가 내 눈에만 보인다면, 너무 무서울 것 같았기에, 친구에게 오히려 애원하다시피 물어봤다. -야. 진짜 안보여? -아 안보인다고! 그만 해라 좀! 아이씨! 라고 말하며 친구는 빠른 속도로 저수지 출구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나는 멍한 표정으로 저수지를 쳐다봤다. 물안개가 껴 있는 저수지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안개를 걷어내고 내게 다가오려는 듯 그 머리는 선명하게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머리 뒤로 여러 쌍의 눈들이 나타났고, 소름끼치게 웃으며 여러 개의 머리들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야...가...같이 가... 나는 장난을 칠 기분도, 거기에 더 있고 싶은 생각도 접은 채로 멀어지는 친구를 향해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 후로 화난 친구에게 장난이었다고 사과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여행을 마쳤지만, 그 때 마주쳤던 머리들은 계속 내 기억에 남아 나를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 때부터 내 눈에는 한번씩.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항상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잊을 만 하면 보이는 그것들은 내게 큰 충격이었다. 그러나 이내 곧 그런 것들에게 익숙해졌고, 티비 프로그램에서 나온 고스트 헌터들처럼 될 수도 있겠다는 사실이 그 당시 철없던 내게 큰 재미를 주었고, 친한 몇몇 사람들에게는 내가 이러이러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돌이켜보면 정말 멍청한 짓이었고, 귀신들에게 내가 당신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는 꼴이었던 것 같다. ---------- 밑천을 아끼면서 살아온 이야기들을 하려니 참 뭔가 밍밍하네요 ㅠㅠ 진행되는 이 이야기들 사이사이에 한 편씩 그런 이야기들도 넣어야 할까봐요ㅠ 오늘은 이야기가 좀 짧은 감이 있어서, 제가 본 수호령에 관한 이야기들을 좀 더 해 드릴게요! ---------- 갓서른둥이님 글처럼, 힘이 센 신이나 수호령들은 정확히는 내 눈에 안보였던 것 같다. 내가 처음으로 수호령을 본 건, 친구를 통해서였다. 친구들과 밤새 먹고 마시며 놀던 와중에, 수다나 떨까 하고 자정이 넘은 시각에 카페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조금 피곤한 기분을 느끼며,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던 도중, 친구의 어깨 너머로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정확한 형체는 보이지 않았고, 금빛의 아지랑이 같은 느낌이었다. 사람 형체를 한 그 금빛의 아지랑이는, 친구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뭐가 뭔지는 전혀 몰랐지만, 굉장히 따뜻하고, 포근한 기분이었고, 그 친구를 지키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내가 그렇게 친구를 보며 멍하게 있으니, 친구가 내게 물어봤다. -야. 왜. 또 뭐가 보이냐? (이 친구들에겐 미리 나에 대해 이야기했었음) -어...음...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수호령 같은..거? -어? 뭐야 그게, 말해줘. 뭔데. 친구들의 재촉을 들으며, 친구들을 쓱 훑어보니, 전부 그런 아지랑이들이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색이 진하고 연하고의 차이는 있었지만, 전부 그런 느낌이었다. -너네는 별 걱정 안해도 되겠다. -헐... 나도 보고 싶다. -그래. 나 대신 니가 좀 봐라 이런 거.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며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신기하기도 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것들이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카페를 쭉 둘러본 결과, 딱 둘이었다. 금빛과 보라색. 금빛은 대체로 포근한 기분이었지만, 보라색이 섞인 짙은 남색에 가까운 그 아지랑이들은 뭔가 어둡고, 우울하고, 위협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보라색의 아지랑이가 감싸고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피곤해 보였고, 건강해 보이진 않았다. 어쩌다 한 번씩 보이는 이런 것들로 인해, 나는 수호령이라는 것에 대해 완전히 믿게 됐다. ---------- 흠. 쓰고 나니까 별로 재미가 없는 거 같네요ㅠ 그래도 열심히 썼으니까 재밌게 읽어 주세요! 좋아요와 댓글은 항상 힘이 됩니당 헤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실화)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6
안녕하세요! 커피 기프티콘을 받아서 기분이 너무 좋은 에디터 optimic입니당! 다시 한 번 정말정말 감사드려요ㅠㅠ 저보다 더 재밌고 무섭게 쓰시는 분들도 많은데 제가 이런 영광을...!! 맛있게 먹고 열심히 쓰겠습니당! 재밌게 봐 주세요!! 그림 그려 준 유령선 작가와 함께 커피와 디저트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꿀 같은 오후 휴식시간이었어요 ㅎㅎ 다시 한 번 정말정말 감사합니당! ------ 간략한 저번 화 줄거리) 가위와 환청 등의 온갖 것들에 시달리던 나는 어머니와 함께 한 철학원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 나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알게 된다. 선생님은 내게 영안이 열렸다고 이야기하셨다. --------- 영안이 열렸다니, 무슨 말인지 의아했다. 영안이라고 함은, 귀신을 보는 무속인들이나, TV 프로그램 '고스트 헌터' 에서 자주 나오던 말 아닌가. -영안이라면...? -말 그대로. 귀신을 볼 수 있는 다른 눈이 띄였다는 말이지. 자네가 현재를 보고 있는 그 눈 말고. -헐... -가위를 본격적으로 눌린 게 언제부터야? -아. 저 고3 때부터요. -고등학생 때 주로 새벽에 집에 왔지? 2시 넘어서? -어..? 맞아요... 당시 나는 고3이라는 이유로 야자가 끝나면 독서실에 가방을 두고 친구들과 피시방에 가서 놀다가, 독서실이 끝나는 시간인 새벽2시에 가방을 챙겨서 집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매일 새벽 두시가 넘은 시간에 집으로 들어가곤 했었다. -그 전에는 아무리 늦어도 12시 전에는 집에 들어갔을건데, 음기로 똘돌 뭉친 놈이 음기가 가장 왕성한 시각에 돌아다니니 당연히 귀신들이 달라붙지. -아... 그래서 그 때부터 가위가... -그리고, 환청이 들리고 뭐가 보이고 그랬던 건 언제부터야? -아... 저 스무 살 이후부터요... -인적이 드문 곳에 자주 갔거나, 음주가무를 즐기면서 새벽까지 놀았거나, 밤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겠지. 정답이었다. 대학생이 된 이후로, 나는 한참 '국어국문학과' 스러운 감성에 빠져, 이야깃거리를 찾으러 혼자 사람이 별로 없는 시골 지역을 돌아다니거나, 밤공기를 마시며 생각을 하기 위해 새벽에 산을 오르곤 했었다. 또한 모든 대학생들이 그렇듯, 나 역시 1년간 술독에 빠져 지냈기도 했다. 멍하니 생각을 하고 있던 나에게 선생님은 몇 가지 당부를 하신 뒤, 일주일에 한 번씩 들르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이후로 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 때, 이상한 소리가 들릴 때, 가위에 눌릴 때마다 선생님이 알려주신 주문을 열심히 외웠고, 다행스럽게도 주문을 열심히 외우고 있으면 그런 것들은 빠르게 사라졌다. 단, 가위를 눌릴 때마다 보이던 그 여자. 머리는 산발에 검은 원피스, 코가 있어야 할 자리에 휑하고 작은 구멍이 있고, 입은 길게 찢어진 채 초승달같은 눈으로 가만히 서서 나를 바라보던 그 여자가 가위에 나타날 때면, 나는 더 쉴 새없이 주문을 외웠고, 가위를 눌릴 때마다 그녀의 얼굴이 점차 악의에 물들어가고 있었다는 부작용도 함께 내 주변에 머물렀다. 한 주가 지난 뒤, 나는 다시 철학원에 도착했다. 일 주일간 내게 있었던 변화와 상황을 들은 선생님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승복(僧服. 스님들이 입는 옷)으로 옷을 갈아입고 오셨고, 나를 아담한 방 안에 가부좌를 틀게 하고 앉혔다. 방 안에 있는 향로(香爐)에는 작은 향들이 실타래같은 연기를 위로 흘려보내며 발갛게 타오르고 있었고, 내 눈 앞엔 관세음보살이 그려진 그림이 걸려 있었다. -똑. 똑. 똑똑 또로로로... 높지도 낮지도 않은, 너무 세지도, 약하지도 않은 청아한 목탁 소리가 내 뒤에서 울리기 시작했고, 선생님의 힘 있는 육성으로 불경을 외우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목탁 소리와 염불 소리, 향 냄새가 전신을 휘감자 뭔가 편안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전신에서 힘이 빠지며, 모처럼 몸이 휴식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모처럼 편안함을 느끼며 앉아 있는 도중에,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그만 들어... -여기서 나가... 당장... -빨리... -나가!!!!!!!!!!!! -나가야해빨리여기서나가야해일어나이제그만나가듣기싫어도망쳐야돼빨리 내 귓가에서 쉴새없이 높낮이 없는 목소리가 소리치기 시작했고, 편안하게 느껴졌던 염불 소리가 들릴 때마다 온 몸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아픔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딱! -가만히! 갑자기 선생님이 내 어깨를 죽비(竹篦, 불사(佛事)때에 승려가 손바닥 위를 쳐서 소리를 내어 시작과 끝을 알리는 데 쓰는 불구(佛具).두 개의 대쪽을 합하여 만든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로 내려쳤다. 가볍게 때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 어깨는 망치에 두들겨 맞은 듯한 통증과 무거움이 느껴졌다. 선생님은 목탁을 치는 와중 중간중간 목탁을 멈추고 죽비로 내 어꺠를 내려치기 시작하셨고, 그 때마다 내 귓가에서 절규하는 목소리는 더 크고, 빠르게 들려왔다. -딱! -버텨! -딱! -가만히 있어! 나에게 이야기 하는지도 모르는 채로, 나는 그저 여기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만 되뇌이며 필사적으로 참았다. 다리가 덜덜 떨리고, 땀이 쉴 새 없이 흘렀지만,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그 자세 그대로 앉아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목탁 소리와 염불 소리가 멈추고, 나는 눈을 떴다. 얼마나 힘을 주고 눈을 감고 있었는지 초점이 잘 잡히지 않았고, 눈 앞에 다 타서 하얀 가루로만 남아있는 향을 보며 정신을 차렸다. 몸을 일으키려고 바닥에 손을 짚자 따끔한 느낌이 손바닥에 전해졌다. 손바닥엔 선명한 네 개의 손톱자국이 나 있었고, 내 손톱은 피범벅이 되어 붉게 번져 있었다. 입술도 다 터져버려서 입 안에 감도는 비릿한 맛을 느끼며, 나는 온 몸이 땀에 젖은 채 일어나 선생님을 바라봤다. 선생님은 조금 놀란 듯 나를 쳐다보시더니, 이윽고 죽비를 내려놓으며 말씀하셨다. -너... 혹시 누구한테 원한 샀냐?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참 오랜만에 옛날 기억을 되살려서 써 보려니 저도 나름대로 재밌기도 하고, 그 때 기억을 떠올리니 무섭기도 하고 그러네요ㅎㅎ 좋아요와 댓글은 사랑입니당!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어 주세요! 저는 다음 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가위에 눌릴 때 항상 저를 쳐다봤던 그 여자를 생각나는 대로 그린 거에요! 정말 발로 그린 못 그린 그림이지만, 가장 제 기억과 흡사한 모습이에요ㅠㅠ 참고하시면서 봐 주세요! 감사합니당!
실화)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1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 드리는 optimic입니다 헿 요즘 많이 바빠서 제대로 글 하나 올릴 시간도 없어서 그게 음 어... 사실 남는 시간에 갓서른둥이님 글이랑 옵몬님 글 보느라... 갓서른둥이님 글 보면서 '와 세상엔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많구나' 하고 느꼈습니당... 오늘부터는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 저도 간단히 써 보려고 합니다!! 반말체, 음슴체 등등 생각해봤는데, 저는 소설같은 문체로 글을 쓰는 게 가장 편하더라구요! 역시 내 몸에 흐르는 국문과의 피... 그래서 오늘부터 소설체로 쓰려고 합니다! 불편하시면 말씀 해 주세요! ---------- 나는 어릴 때부터 기가 많이 약했다. 모두가 기가 쎄다고, 심지어 나조차도 스스로가 기가 쎄다고 생각했지만, 기가 많이 약했다. 가장 처음으로 가위를 눌린 기억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다. 시골 할머니 댁에서, 어른들은 모두 감 따러 가시고, 나와 동생만 둘이 할머니 댁 거실에 누워 있다가 잠이 들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몸 어느 곳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천장만 쳐다보고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느껴보는 속박감에,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았고, 내 몸의 통제권을 빼았겼다는 사실이 너무나 무서웠다. 갑자기 치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거실의 티비가 켜졌고, 끊임없는 노이즈와 치직거리는 화면만이 보였다. 이윽고 노이즈는 더 크게 내 귀를 때렸고, 너무 무서웠던 나는 쉴 새 없이 발버둥을 쳤다. -킥키킥...킥킥...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고, 엄마가 나를 흔들어 깨우셨다. 내 인생 최초의 가위였다. 중고등학교는 평범했다. 정말로 평범한 학창시절이었다. 모태 불교였던 나는 팔에 항상 염주를 차고 다녔고, 염주는 그 당시 시계나 팔찌가 없던 내게 좋은 악세사리였다. 고 3때 다시 가위를 눌리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는 누군가가 내 옆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내 발바닥. 발치에 서서 하염없이 나를 쳐다봤다. 그저 검은 형체였다. 흐릿한 모습으로, 간신히 저기에 사람이 서 있다는 것 정도만 알 수 있는, 그런 형체였다. 밤 늦게까지 야자를 하고, 독서실(을 빙자한 피시방)에서 돌아와 피곤에 찌들어 잠을 자던 나에게, 가위라는 것은 공포스럽다기보다는 내 잠을 방해하는 짜증나고 귀찮은 것이었다. 공포에 질릴 틈도 없이 새끼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이면, 그 검은 형체가 서서히 사라졌고, 다시 내 몸의 주인이 된 나는 1분이라도 더 자기 위해 눈을 감던, 그런 시기였다. 그렇게 청소년기를 보내고, 20대가 됐을 때, 정말 열심히 놀았다. 막 놀았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몇 달간은 거의 늦은 새벽에 기다시피 집으로 들어와 곯아떨어졌다. 가위, 귀신과 나는 거리가 멀었고, 평범한 스무 살이었다. 스무 살, 여름 무렵. 나는 다시 가위에 눌리기 시작했다. 처음 자다 눈을 뜨고, 옛날에 느꼈던, 몸이 내 말을 듣지 않는 느낌을 다시 느꼈을 때, 이번에도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저 귀찮다는 생각과 그에 반해 부지런히 힘을 주는 새끼 손가락의 떨림만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스무 살 때부터는 발치에 있던 검은 형체가 선명해졌다. 여자였다. 너덜너덜한 검은 원피스를 입고, 곱슬거리는 머리칼은 산발을 한 채, 입이 찢어지도록, 아니 이미 찢어진 채로 귀 밑까지 큰 입을 벌리고 웃고 있는. 초승달같은 눈과, 코가 있어야 할 자리엔 작은 구멍 두 개만 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냥 매일 밤 새벽에 내 방에 찾아와 내 발치에 서서 소름끼치는 웃음을 지으며 나를 쳐다봤다. 가위가 풀리면, 그렇게 한참을 웃으며 보고 있던 그녀는 거기에 있었냐는 듯 사라졌다. 이 무렵, 나는 살이 급속도로 빠지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내려 준 정확한 원인은, 스트레스성 위경련이었다. 낮에는 위경련 때문에 배를 붙잡고 약을 먹으며, 밤에는 끝이 없는 가위에 시달렸다. 매일 다른 귀신이 찾아왔다. 매일 다른 가위를 눌렸다. 하지만 언제나 마지막엔 그녀였다. (이 때 눌린 다른 귀신에 대한 가위 이야기는 나중에 단편으로 풀어드릴게요! 저는 갓서른둥이님처럼 밑천이 많지 않아서...ㅎㅎ 총알 아껴놔야 해영) 2주만에 12키로가 빠졌다. 여름 방학 사이에, 80키로의 통통한 어좁이었던 나는 68키로의 야윈 어좁이가 되어 있었다. 2학기가 됐고, 나는 혼자 있는 밤이 무서워 여러 술자리에 참석했다. 1학기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이 되어서 집에 들어가는 일이 정말 흔했다. 그렇게 무서운 와중에도 인간은 적응을 했다. 여전히 일주일에 3, 4일은 가위에 눌려 제대로 된 잠을 자지 못했지만, 처음 느꼈던 공포심은 사라졌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가위에서 빨리 풀리는지에 대한 그런 방법들을 알아내기 시작했다. 고3 때처럼, 가위에 눌리면 그런가보다 하고 재빨리 가위를 풀고 잠을 자는, 그런 나날들이 반복됐다. 그런데, 살이 그렇게 빠지고 난 후부터 이상한 일들을 겪기 시작했다. (내게 도움을 주셨던 선생님께서는, 귀신과 접촉을 하는 데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고 하셨었다. 1. 소리를 듣는 단계. 2. 눈으로 보는 단계. 3. 귀신을 만질 수 있게 되는 단계. 1과 2는 순서가 딱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3단계까지 가게 되면 상태가 안 좋은 거라고 이야기해 주셨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소리를 먼저 들었다. 그 당시 나는 음악 듣는 걸 정말 좋아했다. 특히 힙합, EDM 같은 신나거나, 비트가 있는 노래들에 빠져 살았었다. 에픽하이와 드렁큰 타이거, 리쌍, 클래지콰이의 CD를 사 모았고, MP3에 늘 노래를 담고 다녔다. 인생에 첫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는 아이팟을 샀었고, 스피커도 장만을 했었다. 늦은 밤 약속이 없을 땐 집에서 노래를 들으며 컴퓨터를 하는 게 내 즐거움이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노래를 틀어놓고 싸이월드를 하고 있는데, -뭐 해? 라는 이질적인 목소리가 노래를 뚫고 내 귀를 훑었다. 순간 놀라서 등 뒤를 두리번거렸지만, 아무도 없었다. '내가 몸이 허해지긴 했구나' 라고 생각하며,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리자, -야. 뭐 해? 라는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밖에서 나는 소린가 싶어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지만, 모두 잠든 새벽이었다. 거실에서 낮게 들리는 아버지의 코 고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잘못 들었구나 싶어 방문을 닫고 컴퓨터 앞에 앉으려고 할 때. -우리랑 놀자. -내 말 들리지? 라는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그대로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 아무도 없었다. 깨어있는 사람은 이 집에 나 뿐이었다. 그런데, 왜? -어? 얘 우리 말 들리나봐! -야. 내 말 들려? 들리지? 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본능적으로, 최대한 안 들리는 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어폰으로 귀를 틀어막고, 가장 시끄러운 노래를 가장 크게 틀었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컴퓨터를 했다. 그 날은 더 이상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뒤부터, 수업을 듣거나, 컴퓨터를 하거나 음악을 들을 때, 그 목소리들은 한 번씩 말을 걸었다. -뭐 해? -내 말 좀 들어줘. 최대한 모른 척을 했고, 혼자 있을 때는 항상 이어폰을 꽂았다.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듣고 있으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치만 그 목소리들은 이내 내 귀를 파고들었다. 항상 노래를 들으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 때 그 목소리들은 파고들었다. -오늘 점심은 누구랑 뭘 먹지? 라고 하면 -뭘 먹지? 라고, 낮은, 성별도 가늠이 어려운 목소리가 내 귀를 파고 들었다. -집에 언제 가지? -언제 가지? 정말 무서웠다. 생각을 하기 싫었고, 그런 목소리를 듣기 싫었다. 최대한 사람들에게 말을 많이 했고, 친구들과 같이 있으려 노력했다. 내가 말 많은 성격이 되고, 사람들과 같이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된 건 그 때부터였다. 그렇게 시도때도 없는 목소리들을 들으며 살던 어느 날. 친구와 군산으로 여행을 갔다. 그리고 난 군산에서 내 인생 첫 귀신을 '보게' 됐다. ---------- 1화는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실제로 겪은 일이었고, 앞으로 제가 이야기를 풀 때 제게 있었던 이 일들이나 제 특이한 환경이 모든 이야기의 뿌리가 될 것 같아서 먼저 이렇게 제 인생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쓰고 보니까 다른 이야기들처럼 그렇게 막 스릴돋고 소름넘치고 막 그러진 않네요 ㅎㅎ... 그래도 재..재밌게 읽어 주세요... 그리고 제가 쓰는 이번 편은 글이 두서가 없을 수도 있어요. 제 기억을 더듬어서 최대한 살을 빼고 담백하게 생각나는대로 적으려고 하니, 재미 없으셔도 봐주세요... 좋아요와 댓글 감사합니당!!
퍼오는 귀신썰) 빙글 귀신썰 모음.zip
요즘 빙글에 볼만한 귀신썰들이 너무 많지? 내가 퍼올 때는 몰랐는데 빙글에 글이 많으니까 밤엔 진짜 못보겠더라 밤에 올라와도 일부러 낮까지 기다렸다 보는 나를 보면서 앞으로 나도 밝을 때 올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ㅎㅎ 내 기준 볼만한 글들을 좀 정리해 봤단 말이야? 빙글에서만 볼 수 있는 우리 빙글러들이 직접 겪은 귀신썰들도 많고, 다른 곳에서 재미난 글 퍼다 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각각 정돈을 해 봤다우 전부 다 링크 걸긴 힘들어서 단편인 경우는 다 링크 걸었고, 장편인 경우는 1편만 링크 걸었으니까 보고 재밌으면 작성자분 아이디 눌러서 작성자분 프로필 페이지에서 다 읽어 보도록 해 ㅋㅋ 마음에 들면 하트로 누르고 댓글도 남기고 팔로우도 하고... 정이 오고 가면 더 좋고! 오늘은 그러니까, 말하자면 빙글에서 퍼오는 귀신썰 시리즈란 말이지 ㅋㅋㅋㅋㅋ 1. 직접 겪은 썰 대부분 쓰신 글들이 한두개가 아니므로, 각각 아이디를 눌러서 (@뒤에 붙은 굵은 글자) 들어가면 쓰신 글들을 다 볼 수 있어! @optimic 님의 장편들 집으로 돌아온 영웅 / 소름 돋는 목소리 / 우리는 항상 너를 부른다 등등 많음 @oloon616 님의 장편들 구신과 어린 시절을 / 병원 근무 중 겪은 공포 / @CleanClean 님의 장편 이야기 보따리 @youn083 님의 장편 내 이야기 @Dakoakkikki 님의 장편 내가 겪은 오묘한 순간들 @polarb27 님의 장편(?) 살면서 실제 겪은 귀신썰 @misssaigonkim 님의 장편 이상한 일은 평범한 날 일어난다 아메님 너무 오래 안오고 계시는데 기다리고 있음ㅠㅠ @BuddhaLee 님의 이야기 여러개 (공포실화)부산외대 경주리조트 붕괴사건을 예지몽 꾼 친구 @wlsdnr988 님의 장편(?) 과거 소름돋는 가족들 썰 @kkangdeal 님의 귀담이가 해주는 무서운 이야기 @berbebe 님의 고등학교 기숙사 귀신소동 / 밤에만 푸는 이야기(컬렉션) @tjdus19940 님의 장편 기억나는 내 어릴 적 이야기 @gbgbrkdud 님의 나는 흔히말해 끼가 있는 사람이다 @byjm406 님의 무당이 되기 전 꿈이란? / 꿈 썰풀이(컬렉션) @wjddk541 님의 아무도 없는 팬션 / 짧고 굵은 귀신느님 @SpeedHunter 님의 비밀스러운 영혼의 세계(컬렉션) @wldb21 님의 가위 눌렸던 이야기 @hin1541 님의 위험한 꿈 등 많으니까 아이디 꼭 눌러서 보시길! @pjy5038641 님의 학창시절 겪었던 기묘한일 @Catelling804 님의 펜션에서 일어난 일 / 걸어다니는 탈 @pon08037 님의 장편 친언니가 나랑 똑같은 사람 본 썰 @ores0220 님의 고딩때 다닌 학원쌤 실화*-* @gmjin06 님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의 중국에서 있었던 일 @jusun1503 님의 여러가지 썰들 @oooooee 님의 겪은썰들 2. 퍼온 썰 @s127127777777s 님이 퍼오시는 갓서른둥이님 글, 무속인딸인 내친구 토리, 귀신보는 친구 & 귀신붙는 나 등등...(엄청 많으니까 아이디 눌러서 가면 더 좋을 듯 ㅎ) @dskim382 님은 공포이야기 퍼오는 개님 ㅎㅎㅎㅎ 많은 이야기를 퍼오시니까 역시 아이디 눌러서 들어가서 보면 더 좋아 그리고 아래 두분도 겁나 많이 퍼오시는 분들이라 아이디 낯익을거야 ㅎㅎ @budlebudle 님의 괴담 컬렉션 괴담 저기로 들어가면 많이들 찾으시는 사라진 동생 등등이 있는데 특히 많이 찾으시니 그 두편은 여기다 링크 남길게 사라진 동생 1 / 사라진 동생 2 @lovelovelove3 님의 무서운 컬렉션 넘모 무섭짜낭 @magnum14 님의 펌글 모음 @Voyou 님의 펌글 모음 _________ 아 힘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나의 역량이 여기까지 밖에 안되네ㅋ 컬렉션이 있으신 분들은 컬렉션 주소를 남겼고, 컬렉션 없는 분들은 각 글의 1화들을 링크했으니까 읽어보고 맘에 들면 아이디 눌러서 프로필 페이지에서 글 마저 보는거 알지? 이제 다들 빙글 좀 했으니까 방법들 알거라고 믿고 ㅎㅎㅎ 재밌는 이야기 전해 주시는 @optimic @oloon616 @CleanClean @youn083 @Dakoakkikki @polarb27 @misssaigonkim @BuddhaLee @wlsdnr988 @kkangdeal @berbebe @tjdus19940 @byjm406 @wjddk541 @SpeedHunter @wldb21 @pjy5038641 @Catelling804 @pon08037 @ores0220 @gmjin06 @s127127777777s @budlebudle @lovelovelove3 @magnum14 @Voyou 님들 모두 감사감사! 귀신썰로 흥미진진한 월요일 되기를! 곧 또 올게 요 글들 읽으면서 기다리고 있어잉 이따 잘 자고!
실화) 내가 신을 믿게 된 이유
안녕하세요! 오랜...정말 오랜만에 찾아온 3번째 에디터 optimic입니당! 음...일단 저희 딸이 100일이 되어가네요! 그리고...분유를 정말 많이 먹어요! ... 그렇습니다! 오랜만에 돌아와서 변명중입니다!! 오랫동안 눈팅만 하면서 에디터의 일만 하고 글은 정말정말 오래 안썼네요..ㅠㅠㅠ 그래서! 잠시 시간을 내서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나 들고 왔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무섭다기보단, 좀 신기한 이야기에요! 그래서 오싹한 느낌보다는 '와 신기하당' 정도로 가볍게 읽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당! 아! 그리고!!! 제가 오랫동안 글을 안썼는데도 불구하고!! 저를 팔로워 해주신 1006분의 팔로워 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려요ㅠㅠㅠㅠㅠ 앞으로 시간 날 때마다 열심히 쓸테니 열심히 봐주세요ㅠㅠ 바로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기본적으로 종교에 그렇게 심취해서 사는 편은 아니다. 솔직히 교회에 나가기엔 매 주 주말을 써야 한다는 것이 너무 귀찮았고, 성당에 가기엔 내 정서와 안맞았다. 그래서 누가 종교가 뭐냐고 물으면 나는 조금 생각하다가 '불교' 라고 이야기한다. 교회, 성당, 절을 모두 다녀봤지만, 내 정서와 가장 잘 맞고, 마음이 편해지는 곳은 절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외할머니, 어머니 모두 불교 신자시며, 3대째 모태불교 신앙을 갖고 있다 보니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불교와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들은 탓도 있는 거 같다. 외할머니께서는 내 태몽을 이야기하시며, 나는 꼭 불교를 믿어야 한다고 이야기하셨다. 내 태몽을 들은대로 이야기하자면(내가 쓰면서도 뭔가 부끄럽지만), 외할머니께서 꿈에서 댁 마당에 나와 계셨는데, 하늘에서 오색 빛이 내리쬐더니, 구름 사이로 황금 관세음보살이 아기를 안고 내려왔다고 한다. 그리고는 외할머니 앞에 내려와 아기를 품에 맡기며 - 이 아기를 꼭 잘 키워야 한다 ...라고 하셨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집안 어른들께서 내가 태어날 때부터 큰 사람이 될 거라는 기대를 많이 하셨다고 한다.(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죄송...) 아무튼, 그래서 나는 기본적으로 절과 스님들에게 상당히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내가 정말 '신', 아니 최소한 '부처님' 은 있다고 믿게 된 일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특정 하나의 종교적인 색채를 띄고 있습니다! 혹시 불편하신 분들은 죄송하지만 참고 읽어주시거나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ㅠ) ----------- 때는 2015년 여름,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던 나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생 둘과 함께 내일로 기차여행을 떠났다. 부산, 안동 등을 거쳐 정동진까지 도착한 우리는 정동진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충주로 가기 위해 정동진역 앞 편의점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며 멍 때리고 있던 그 때, 우리 쪽으로 여승(비구니?) 한 분께서 걸어오셨다. 차분하게, 느긋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걸음걸이로 우리 앞까지 오신 그 스님은,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에게 합장을 하셨다. 우리 셋 중 나와 후배A는 불교, B는 무교였으나, 나와 A가 일어나 마주 합장을 하자 B도 엉거주춤 일어서 합장을 했다. 합장을 하고 마주본 스님의 모습은 참 신비로웠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8월에 온 몸을 덮는 승복을 입었으나 땀은 한 방울도 흐르지 않았고, 숨을 몰아쉬거나 하지도 않았다. 굉장히 하얀 피부에, 얼굴에서는 나이를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어떻게 보면 40대 초반 같기도 하다가, 또 어떻게 보면 60대 후반 같기도 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깨끗하다' 라는 말과 가장 비슷한 느낌이었다. -스님 : 놀러 오셨나 봅니다. -나 : 아. 어제 왔다가 이제 떠나는 기차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에게는 무슨 일로... -스님 : 아. 다름이 아니라, 제가 보시를 받으러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냥 달라고 하기 너무 염치없어서, 이렇게 제가 깎아만든 염주를 판매하고 있어서 염주를 좀 보여드리려고 왔습니다. 라고 하며 스님은 우리가 앉아있던 테이블 위로 자신의 보따리를 풀었다. 보따리 안에서 나온 염주들은 소박하고 수수하게 생겼지만 뭔가 차분하고, 정성이 느껴지는 예쁘고 좋은 염주들이었다. -A : 와.. 이걸 스님이 직접 하셨다구요? -스님 : 모자란 실력이지만 부처님께 공을 들이며 정성스럽게 만든 염주입니다. 확실히, 일반 관광지에서 파는 염주보다는 몇 배는 더 정성이 들어가 보였다. 나와 후배A는 그 자리에서 본인 것과 어머니 것까지 총 4개를 샀고, 스님은 감사인사와 함께 합장을 하셨다. -스님 : 정말 감사합니다. 관세음보살.. -나 : 아... 스님 잠시만요! 나는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시원한 보리차를 하나 사 와서 스님에게 건냈다. 아무리 땀 한방울 안난 모습이라지만, 이 날씨에 승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이 너무 힘들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 :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워요. 이거라도 드시면서 다니세요. -스님 : 아이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안그래도 목이 말랐는데... 스님은 그 자리에서 보리차를 벌컥벌컥 들이키셨고, 우리는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단숨에 반을 마셔버린 스님은, 나를 찬찬히 보시더니, 싸맸던 보따리를 다시 풀었다. -스님 : 시주님을 자세히 보니, 이게 필요할 거 같습니다. 보따리 깊숙한 곳에서 스님이 꺼낸 것은 염주였다. 일반 염주가 아닌, 알 하나가 아기 손만한, 커다란 염주였다. 코팅이라던가, 방수처리 같은 것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생 나무를 깎은 뒤 마감처리만 한 것 같은, 매끄럽지만 아무것도 없는 그런 염주였다. 처음 이 염주를 봤을 때, 굉장히 비쌀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염주였으나, 크기가 큰 것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로는 향 때문이었다. 염주를 보따리에서 꺼내자마자, 우리 주변으로 은은한 향나무 냄새가 퍼지는 것이 몸으로 느껴질 정도로, 아주 강하지만 은은한 향이었다. -나 : 아...스님. 정말 좋은 염주라는 것이 느껴지지만, 아쉽게도 제가 학생이라 이 정도의 염주를 살 돈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러자 스님이 웃으며 말했다. -스님 : 이 염주는 시주님께 그냥 드리는 겁니다. 음료수값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십시오. -나 : 예? 아. 그래도 이건 딱 봐도 귀해보이는 염주인데... -스님 : 제가 직접 돌아다니며 찾은 제일 귀한 향나무로 직접 깎아만든 염주입니다. 아직 손을 타기 전이니, 만지면 만질수록 광이 나며 향이 짙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스님은 마지막으로 내게 말을 하며 염주를 건냈다. -스님 : 이 염주를 가지고 가서 시주님 아버지 차에 걸어 놓으십시오. 그럼 더 이상 아버지께서 갑작스럽게 입원하는 일은 없으실 겁니다. -나 :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감사히 받겠습...어? 스님. 저희 아버지께서 그러시는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나는 깜짝 놀라 염주를 든 채 스님을 쳐다봤다. 내 옆에 있던 동생들도 마찬가지로 놀란 표정이었다. 사실 우리 아버지는 해마다 갑작스럽게 다치고, 입원을 1주일씩 하셨었다. 허리 디스크, 디스크 재수술, 위출혈, 타박, 찢어짐 등등... 최근 몇 년간 입원하거나 꼬매거나, 수술 등을 받지 않은 해가 없었기에, 나를 비롯한 가족들은 항상 아버지를 걱정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독실한 천주교 신자신 할머니께서 점집까지 다녀오셨을 정도로. 사주로 따지면 아버지 뒤에 '칼을 문 귀신' 이 집요하게 쫓아다니기 때문이라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다른 걸 떠나서, 아버지께서 병원을 자주 가시는 것은 사실이었기에. 그런데 그 사실을 오늘 처음 만난 이 스님은 어떻게 아시는 걸까. 놀란 눈을 하고 있는 내 손에 염주를 더 단단히 쥐어주신 스님은, 웃으며 우리에게 합장을 한 뒤, 처음 왔던 것처럼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우리를 지나쳐 걸어갔다. -A, B : 형... 저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아셨을까요...? -나 : 어떻게 아셨는지 한번 더 물어봐야겠다. 나는 그렇게 말하며 동생들을 지나쳐 스님이 걸어간 방향으로 뛰어갔다. 그렇지만 그 스님을 다시 볼 수는 없었다. 인파 속에 스며들어버린 건지, 그냥 연기처럼 사라진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 몇 초간의 짧은 순간에, 스님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신기한 경험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아버지와 어머니께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염주를 드렸고, 평소에 그런 걸 믿지 않으시던 아버지도 염주를 들고 바로 내려가셔서 차에 염주를 놓고 오셨다. 그리고 염주를 차에 두신 2015년 여름 이후로, 아버지께서는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아무 다친 곳 없이 잘 지내신다. 아버지께서도 이 염주 덕분인가 라고 하실 정도로... ----------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뭔가 오늘은 오싹하기보다는 정말 신기한 경험을 이야기해 드렸습니당! 사실 어제 아내와 티비로 영화 사바하를 봤는데, 다 보고 나니까 이 일이 문득 떠오르더라구요! 그래서 여러분들에게도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달려왔답니당!! 재밌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다음에 또 (육아에 치이고 일에 치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틈 내서 꼭 돌아올게요!!! 좋아요 댓글은 항상 감사히 잘 먹겠습니당! (p.s : 다음에 올 때는 부모님 집에 들러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인 염주를 꼭 찍어서 오겠습니당!)
퍼오는 미스테리썰) 우리 마을이 감염된 것 같아 3화
어제까진 Jess의 이야기였다면 오늘은 Dean의 이야기야. Jess가 레딧에서 사라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Dean이 레딧에 글을 쓰게 된거지. 어떻게 된걸까? 궁금하지? 얼른 같이 읽어보쟈! _________________________ 일어나보니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1) 너네가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좀 알아야 될 것 같애.  내 친구가 남긴 마지막 힌트가 nosleep이거든.  근데 지금은 나한테 아무 대답도 안해. 아니, 내문자나 전화에 아무도 답장을 안해.  엄마한테 전화했다가 엄청 욕먹었어;;  또다시 자기 엿 먹이면 경찰에 신고할거래.  그러고 그냥 끊어버렸어. 대체 뭔 일이 일어난거야? 나 어제 시카고에 있는 어떤 호텔에서 일어났는데 내가 여기 왜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어. 옷은 그냥 멀쩡하게 외출복 입은 채였어.  일어나서 내가 제일 처음 생각한 건 진짜 겁나 배고프다는 거?  두번째로 생각한 건 내가 여기서 존나 뭐하고 있는지모르겠다는거?  일어나서 얼마 안 있어서 여기가 일리노이 시카고에 있는 쉐라톤 호텔이라는 걸 알게 됐어.  나는 앞으로 이 호텔에서 3일을 더 묵도록 되어 있었고.  그거 알아낸 거 빼고는 뭐가 어떻게 되가는 건지 알 길이 없어. 마지막으로 내가 기억하는 건 오레건 주에 있는 우리집 소파에 앉아가지고 친구들이랑 문자하던 거야. 그냥 트렁크 바지 같은 거 입고. 우리가 제일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 얘기 같은 거 하고 있었는데.  내 여친은 지금 마을에 없어서 우리 집에는 나 혼자였지. 문은 잠겨있었고 나 진짜 말짱한 상태였어. 어떤 술취한 미친놈이 복도에서 시끄럽게 굴길래 밖에 나가서 확인해봤더니 아무도 없더라고.  그래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 그리고 그게 그냥 다야.  그 다음으로 기억나는게 여기서 일어난 거. 무려 여섯 개 주를 거쳐서 꼬박 하루를 차로 운전해야 올 수 있는 거리라고.  내 짐은 다 풀어져 있었고 내 코트는 의자에 그냥 얌전하게 개어져있었어. 달력을 보니까 거의 한 주 정도 기억이 없어. 그냥 아무 기억도 안나 미친거 아냐?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너무 알고싶어서 폰을 좀 확인해 볼려고 했는데 여기 내 폰이 없네. 아니 있다 하더라도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대신 나한테 내 여자친구 폰이 있어. 우리 둘이 폰이 좀 비슷하게 생겼기는 한데 한번도 서로 헷갈린 적 없는데… 내 여친한테 부재중 전화랑 문자 엄청 많이 와있었어.  대부분 너 어딨냐고 무슨 일 생겼냐고 물어보는 문자였어. 그거 보고 진짜 심장이 쿵 떨어지는 기분. 얘도 없어진거지. 얘를 찾아야겠어. 아마 지금 내 여친한테 내 폰이 있는 거 같은데, 전화해봤더니 안 받아. 문자 기록으로 들어가서 봤더니 내 번호로 사진 두장이 보내져 있더라고? 물론 나는 기억이 전혀 없지. 이거 말고는 다른 활동 기록이 없었어. 사진을 보니까 뭔가 기억이 날 듯 말 듯 하는 게 있는거 같은데, 정확하게 뭐가 떠오르지는 않아. 이게 그 사진들이야. 혹시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 내 친구 Jessica랑 Alex한테도 문자가 와 있었어.  엄청 이상해. 왜냐면 걔네랑 내 여친이랑은 서로 문자 안하니까.  Jess는 뭔가 정신없이 계속 내가 어딨는건지, 내 여친은 어딨는지, 우리 다른 친구 Liz는 어딨는지 물어댔어.  전화도 엄청 많이 와있더라고. 우리 되게 절친이거든. 그래서 걔한테 전화해봤는데 바로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더라? 그 왜 폰 꺼져있을 때 그러잖아. 그래서 문자 보냈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그리고 지금 내 상황이 어떤지. 바로 답장이 왔어: “ㅋㅋㄱㅋㄱㄱㅁㄴㅋㅌ nosleep에 물어봐” 레딧을 하는 사람으로써 당연히 Nosleep이 뭐하는데인지는 아는데 여기 그렇게 자주 오는 편은 아니거든. 근데 얘가 물어보래서 물어보는건데, 너네 뭐 알고 있는 거 있어? Jess는 지금 나한테 답장을 안하고, 이 상황에 대해서 좀 알고 있는 것 같은 애들도 아무도 답이 없어. 가장 지금 걱정되는 건 내 여자친구랑 내 제일 친한 친구 Liz랑 Alex가 아무 연락도 안 된다는 거야. 지금 나는 집에서 엄청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이고… 진짜 화나고 걱정되서 미칠 것 같아. 그래서 너희한테 물어보는거야.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모든지 해야 될 것 같으니까. 내가 기억 잃은 중에 뭔가를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경찰을 부르고 싶지는 않고. 난 지금 너무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워. 대체 무슨 일인거지? 누구 뭐 알고 있는 거 없어? Nosleep 나 좀 도와줘. 수정: 누가 내 친구 Jess가 nosleep에 올린 포스팅 링크를 알려줬어. 지금 읽고 있는데 뭔가를 더 알아낼 수 있는지는 더 읽어봐야겠어. 너네 진짜 빠르다. 고마워! 수정2: Dean은 진짜 웃긴 이름이야. 내 진짜 이름은 Alan. “Samantha” 진짜 이름은 Elizabeth이고. 수정3: Jess가 올린 원래 포스팅 주소 링크 걸어놀게. 다시 한번 이 글 알려줘서 진짜 고마워. 다시 오레건으로 돌아가야겠다.  일어나보니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2) 이게 너희한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내가 좀 과소평가한 거 같애. 너희한테 진짜 고맙다고 말하고싶어. 너희 덕분에 그래도 좀 덜 외롭다는 느낌이 든다. 적어도 누군가는 날 신경 써주고 있다는 거잖아. 모두 정말 고마워. 여튼, 다시 한번 말하자면 내 친구 Jess가 nosleep에 이상한 포스팅을 시리즈로 올렸었어. 내가 기억을잃고 (그리고 실종됐지) 난 다음 얼마 안 있어서. 그 포스팅에서 내 이름은 Dean이었고(내 진짜 이름은 Alan이야) 사라졌던 내 또 다른 친구 Elizabeth는 Samantha라고 되어 있었어.  마지막 포스팅은 대충 나랑 Liz를 잡고 있었던? 생물체? 크리쳐? 그게 뭐든간에… 그게 이젠 Jess랑 Alex를 사로잡은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면서 끝나.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는 내 여자친구 Lisa랑 내 친구 Jess랑 Alex가 사라진 상태야. Liz가 어제 나한테 전화했었어. 존나 진짜 겁나 다행이지. 얘랑 전화 통화했었는데 좀 떨고 있었던 거 빼고는 괜찮아 보였어. 얘도 나처럼 알 수 없는 이유로 며칠 동안의 기억이 없는데, 나보다는 좀 먼저 일어난 거 같아. 일어나고 나서는 계속해서 나랑 연락을 시도했었고. 얘는 지금 우리 마을에 있어. 보니까 얘는 자기 아파트 지하실에서 정신이 든 거 같앴어. 지금은 곰팡이 때문에 아파트가 텅 비어 있는 상태고 그건 우리 아파트도 마찬가지야. 이 곰팡이 아무래도 전염성인 것 같아. 어제 밤이랑 오늘 내내 Jess가 올린 글이랑 댓글들 읽느라고 시간 다 보냈어. 진짜 말이 안나오더라. 지금은 다 읽고 난 상태라서 너네가 알고 있는 건 나도 다 알게 됐어. 그래도 이게 초자연적인 뭐시깽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래. 나도 이 모든 상황들이 좀 이상하다는 데에는 동의하는데, 분명 이것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거야. 그 곰팡이며, 환풍구에 있었다는 그 사람이며, Alex가 이상하게 군 거며, 그 문자, 모두가 사라지는 것까지.  모르지 뭐 이게 약물중독 때문이라거나 정부의 음모라거나 뭐 그런 걸 수는 있어도 이게 뭐 너희가 생각하는 몬스터 같은 건 절대 아닐거야. 일단, Jess가 말했던 그 노트 있잖아. 그거 진짜 별 거 아냐. 그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랑 상관이 있다고는 별로 생각 안해. Lisa는 Wiccan (역자 주: 마술과 주술을 믿는 위칸 교, 그리고 그 신자) 이었어. 진지한 건 아니고 그냥 취미 삼아 하는 정도? 얘는 아직도 마술적인 의식이라던가 유령 소환이라던가 이런 걸 믿는 사람이야.  우리는 그때 그냥 던전 앤 드래곤 같은데 나오는 천사랑 악마 같은 컨셉을 우리끼리 만들면서 시간 때우고 놀고 있는 중이었어. Lisa가 옛날에 고등학교 때부터 썼던 Book of Shadows (역자 주: Wiccan들이 주문 같은 걸 쓰는, 아무것도 안 쓰여 있는 책)를 꺼내서 앞에 페이지를 다 찢어서 버리고 인터넷에서 에녹어(역자 주: 검색해보니까 천사들의 언어? 라고나오는데 잘 모르겠네요..)를 찾아서 검색하기 시작했지. 그리고 그 책에다가 그냥 장난으로 악마 소환 주문 같은 걸 써놓은 거야. 에녹어로. 그냥 뭐 “우리는 너를 소환한다, 우리는 너를 환영한다, 우리는 너를 불러낸다” 뭐 이딴 내용이었어. 너네가 댓글로 달아논 거 보니까 우리가 에녹어를 그렇게 잘 써논 것 같지는 않네.  근데 어쩔 수 없는게 그냥 한 오분 검색하고 대충 갈겨 써논 거니까 당연하지.그러고 나서는 진짜 소환 의식을 해보자는거야. 재밌지 않겠냐며. 이거 하기 전에 우리가 공과금 내는 거 때매 좀 싸운게 있어가지고 나는 좀 비웃었지.  우리는 인터넷으로 악마들의 상징 같은 걸 검색한 다음에악마들 중에 Hismael the Acquirer를 골랐어. 왜냐면 Acquirer(얻는 사람)니까 뭔가 우리한테 재물 같은 걸 가져다주지 않을까 해서. 내 여친 친구 중에 악마교 신자가 있는데 걔가 말하기를 Hismael이 좀 쌀쌀맞은 성격이라더라고.  Lisa는 포스터 쪼가리 같은 데다가 악마 소환진 같은 걸 그리고 우리 이름을 에녹어로 썼어. 나는 Jess랑 Liz 이름도 거기 추가했지. 뭐 이론대로라면 우리는 Hismael의 자비의 대상이 되는 거야. 그 다음에 침대에 촛불이랑 향을 피워놓고 앉아서 주문을 한 세 번 정도 외웠어. 당연 아무 반응도 없었지. Lisa가 우리 방에 뭔가 있는 것 같다고 했을 때는 진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 난 촛불을 끄고 일어나서 맥주나 마시러 부엌으로 갔어. 그게 다야. 그 똥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2주 전에 있었던 일이지. 2주면 그 일에 대해서 싸그리 잊어버리기에 차고 넘치는 시간 아냐? 종이가 추가적으로 찢어져 있었던 거랑 “I am not sorry(난 안 미안해)”라고 쓰여진 건 언제 한 건지 잘 모르겠어. 아마 시카고로 가기 직전에 써 논 게 아닐까? 얘가 실제로 일리노이까지 갔을 것 같지는 않아. Lisa가 원래 만나기로 했던 친구한테 전화해봤는데 얘가 집 떠나기 하루 전에 약속 취소했대. 일단 나는 얘가 집을 나가는 것 까지는 봤어. 그게 문제야. 가방도 다 싸서 가져갔고, 여행 간다는 거에 신나가지고 환하게 미소지으면서 갔단 말이야. 나는 잠에 반쯤 취해가지고 침대에 누워서 “사랑해”라고 말하고 손 흔들어줬는데. 그 이후로 Lisa한테 연락이 없었어. 아마 집에 자기 폰을 놓고갔고 내가 그걸 가져온 거 같아. 거듭거듭 얘기하지만 진짜 존나 존나 걱정돼. 난 오늘 오레건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 내 자켓 주머니에서 내 지갑을 찾았어. 신용카드도 다 멀쩡히 들어있더라고. 이 방 체크인 할 때 한 번 썼던 거 빼고 다른 사용 기록은 없어. 아무것도. 심지어 식사도 한 번 안 한 것 같아. 프론트에 있는 남자하고 얘기를 해 봤는데, 내가 체크인 한 걸 기억하고 있더라고. “좀 이상한 질문인 건 아는데요, 제가 체크인 할 때 어떤 상태였는지 혹시 기억나시나요?”  날 엄청 이상하게 보길래 그냥 어깨를 으쓱하고 말해줬어.  “그냥 학교 과제 때문에 물어보는거에요.” (물론 저렇게 고대로 말했다는 건 아니지만 대충 저런 내용이었어) “엄청 피곤해 보였죠. 별로 말도 많이 안 하셨고요. 그냥 방 하나 달라고 하고 키 받고 나서 발을 질질 끌면서 가셨어요.”  한 몇 초 더 생각하더니  “말씀하시는내내 웃고 계셨는데 그렇게 기쁜 느낌은 아니었어요.” 흠, 별로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는군. 기억 상실이랑 내 친구들이 다 사라진 걸로 충분한 게 아니었는지, 내가 호텔을 나오자마자 일이 더 이상해졌어. 공항으로 가려고 택시를 잡을라는데, 누가 내 팔을 엄청 세게 잡는거야. 그 순간 진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지. 내가 정신 잃었을 때 만났던 사람인가? 내가 저 사람한테 뭐 이상한 짓 했나? 경찰인가? 아니면 뭐 경호원? 기억도 못하는데 괜히 죄책감 드는 거 있지. 아마 기억을 못해서 그랬나봐. 날 붙잡은 남자는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어. 겉모습으로 볼 때는 무슨 고트족이나 메탈헤드(헤비메탈 광팬)같은 느낌이었어. 그 옷차림을 무슨 말로 설명해야될지… 엄청 큰 버클 달린 부츠에다가 회색 청바지에 긴 브라운 색 트렌치 코트를 입었어. 머리는 까맣고 길었어. 어깨를 넘는 길이였는데 되게 엉성한 레게머리였음. 머리 몇 가닥은 다른 색이었는데 파란색보라색 초록색으로 염색한 듯 했어. 피부는 되게 창백했고 아이라이너에 립스틱도 하고 있었어. 까만 립스틱. 못생긴 얼굴은 아니었는데 그냥 좀 난해한 패션이었어. 꽤나 키 크고 덩치 큰 남자였음. 내가 여기다가 이 남자를 자세하게 묘사하는 건 혹시 너네 중에 한 사람일까봐 그래. 아니면 이런 사람 아는 사람이 너네 중에 있을까봐. 하여튼 이 남자는 날 붙잡고 내 눈을 한참을 쳐다보더니 뭔가 만족한 눈치더라고? 그리고 내 팔을 놔줬어.난 거칠게 내쳤지.  “ㅅㅂ 당신 뭐야?” “이봐.” 그 남자가 깊은 목소리로 나한테 말했어. 너무 빨라서 내가 뭐 끼어들 틈도 없었어.  “짧게 얘기할게. 당신한테 아직도 전염성이 있을 수도 있어. 난 당신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잘 알고 있고, 이제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어.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는데, 만약 당신이 그곰팡이 근처에 가게 되면 가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절대 포자를 들이마시지 마. 절대 만지지도 말고 당신 주변의 누구도 거기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해. 내가 당신을 한 번 치료해줬지만 다시 걸릴 수도 있으니까. 여기에는 해독제 같은 게 없어. 이걸 항상 가지고 다니고.” 그리고 나서 내 손에 까만 책가방 같은 걸 쥐어줬어. “궁금한 게 있으면 나한테 이메일 보내. 할 수 있는 대로 답장 할테니까.” 이번에는 종이 쪼가리 같은 걸 줬어. “조심해.” 그러고 나서 사람들 틈으로 사라져버렸어. 난 몇 초 따라가면서 “이봐!! 이봐!” 하고 몇 번 물러 봤는데 금방 놓쳐버렸어. 난 그 남자가 곰팡이에 대해 언급한 이후로 굉장히 동요하고 있는 상태였고, 그 충격에서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지. 진짜 모든 일들이 순식간에 일어나버렸어. 혹시 그 사람이 경찰이고 날 엿먹일라고 나한테 뭐 마약 같은 걸 준건가 싶어서 봤는데, 거기 있는 건 그냥 말린 라벤더였어. 종이에는 그냥 이메일 주소만 써 있었고. deltaseeker.z@gmail.com. 택시 기사가 나한테 엄청 뭐라고 그래가지고 그냥 가는 수밖에없었어. 이 사람 혹시 nosleep하는 사람이야? 아니면 이 사람 아는 사람이라도 있어? 만약에 공적인 자리에서 밝히고 싶지 않은 거라면, 제발 부탁인데 나한테 쪽지 좀 보내줘. 내 추측으로는 이 사람이 Jess의 글을읽은 거 같은데, 나를 어떻게 알아본 건지 모르겠어. 어쨌든, 나는 지금 모텔에 있어. 우리 집으로 와봤는데 전부 잠겨있었어. 밖에는 경찰 저지선으로 다 쳐져 있더라고. 그냥 걸어서 모텔에 올 수밖에 없었어. Lizzy가 나랑 지금 같이 있어. 상태는 괜찮아. 근데 좀 떨고 있고 엄청 겁에 질려 있어. Jess의 글을 읽은 다음부터는 계속 울고 있어. 너네 중에 뭔가를 알고 있는 게 있으면 좀 공유 좀 해줘.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내 친구들을 위해서, 또 이 사건에 연관된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공유 부탁해. 누가 그 곰팡이가 동충하초 같은 게 아니냐고 그랬어. 나도 뭐 그런 종류인 것 같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 남자가 누구건 간에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겠지. 벌써 그 사람한테 이메일 보내서 진짜 엄청 많이 질문했는데 아직까지는 답이 없네. 계속 글 올릴게. 다시 부탁하지만, 너희 중에 뭐 아는 게 있으면 뭐라도, 진짜 뭐라도 좋으니까 알려주길 바라.  일어나보니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3) 내가 그때 만났던 그 남자한테 이메일 보내봤어. 진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질문을 다 쏟아 부은 것 같아.그 곰팡이는 대체 뭐죠? 그 라벤더는? 그 지하실에 있었던 ‘그것’은 뭐에요?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멈출 수 있는 건가요? Lisa랑 다른 사람들을 고칠 수 있는 건가요? 뭐 이런 것들. 이메일이 그것 때문에 엄청 길어졌지. 그 남자한테 내 모든 신상 정보도 다 알려줬어. 한 몇 시간 있다가 답장이 오더라고. 전문을 여기다가 올릴게. Re: It's Alan From: Z <deltaseeker.z@gmail.com> To: Alan [Redacted] 07/24/2013 1:33 PM Alan 당신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을 절실히 원하는 걸 알고 있어. 이해할 수 있어, 내가 당신 입장이라도 나 역시 충분히 그럴 것 같거든. 그래도 모든 내용들에 대해서답을 해줄 수는 없어. 그랬다가는 내 직업을 잃을 지도 모르니까. 우리가, 그러니까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이 문을 닫거나 발각되거나 하면 우리가 수 년간 싸워왔던 모든 것이 허사가 되어버려. 인터넷의 익명성 덕분에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서는 서로 연락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당신이 나한테 줬던 전화번호로는 연락할 수 없어. 우리가 서로 다시 만나는 일도 없을 거야. 당신이 내가 말했던 주의사항을 잘 지킨다면 말이지. 위에 내가 쓴 걸 잘 명심해. 이제부터 내가 답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말해줄게. 우리는 당신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이런 종류의 일들을 해결하는 집단이야. 세상에는 우리와 같은 집단들이 굉장히 많아. 다른 단체와는 달리 우리 단체는 그 곰팡이와 관련된 일들을 전담하고 있어. 그 현상이 처음 기록에 등장한 1788년 이래로 지금까지 말이야.  우리 단체에 관해서 당신한테말해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야. 이 곰팡이는 어떤 종류냐면, […] (역자 주: 나중에 모종의 이유로 수정된 듯 함) 라벤더는 [..,] 와 같은 작용을 하고 있어. 믿고 싶지는 않겠지만, 가끔은 당신이 말하는 “미신”같은 일들이 [,…] 우리는 이 라벤더가 구하기도 쉬운데다가 값도 싸고 그런 데 비해서 굉장히 잘 작용한다는 걸 발견했어. 만약 당신이 마술적인 현상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냥 이 크리쳐들을 굉장히 [>>>] 한 생명체라고 여기면 될 것 같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이 크리쳐들을 죽일 수 있다는 말은 아니야. 절대, 절대로, 시도조차 하지 마. 우리는 지금까지 거의 200년 가까이 이 일에 매달려 왔어. […[; 이게 전 세계로 퍼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일은 또 다른 거지. 어떤 의미로는, 우리는 어떻게 이 증상들을 치료하는 건지만 알고 있고 질병 자체를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는 알지 못해. 그 원인을 어떻게 죽일 수 있는지를 모르니까. [:D] 당신이 어떤 시도를 하더라도 소용 없어. 그냥 그 크리쳐를 화나게만 만들 뿐이야. 그리고 그것은 복수심에 가득 차서 당신을 사냥하러 오겠지. [이리와]. ‘이것’은 당신의 뇌와 몸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쳐. 한번 이게 사람의 몸을 차지하게 되면, 그 사람은 […] 끝내는 죽게 돼. 한 사람도 예외는 없어. 그것의 유일한 목적은 [./.]. [.;;]. 당신과 Liz에게 일어났던 일들은 정상적인 범주에서 벗어난 거야. Jess와 Lisa, Alex가 다시 돌아올 확률은 아주 희박해. Jess가 쓴 글을 읽어보니까 이 상황에서 적어도 한 사람은 우리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이것’은 매우 똑똑한데다가 우리를 아주 잘 알고 있어. 기적을 바라지 말고 그냥 우리가 우리 일을 하게 내버려 둬. 당신이 레딧의 nosleep에 쓴 글들을 읽어 봤어. 그 사이트의 누군가가 나한테 이메일을 보내서 “환풍구 안의 크리쳐”에 대해서 질문하더라고. 온라인에 당신 얘기를 올리는 건 멍청한 짓이야. 내 이메일 주소를 그대로 올린 건 더 멍청한 짓이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크리쳐는 아주 영리하고, [///] 역시 이용할 거야. [...[ Liz와 함께 그 마을을 떠나는 걸 추천해. 하지만 우리는가 당신네들을 따라다니면서 보살펴 줄 수는 없어. 당신이 한 모든 행동에 대해서는 당신이 책임지는 거지. 당신이 우리의 조사를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엮일 일이 없을거야. 당신들이 다음에 또 위험에 처했을 때, 그때도 내가 당신들을 구해줄 거라고는 장담 못해. 행운을 빌어. Z 이거 읽고, 이 “Z”라는 인간한테 너나 너네 그 “단체”나 좆까라고 안 보내기 위해서 진짜 노력했어. Z가 이 글을 읽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그러니까 여기다가 쓰는데, 존나 아무것도 안 알려줘서 존나 고맙다, 병신아. 아무 해결책도 없잖아. 진짜 답은 하나도 안 알려줬잖아. 그냥 경고 몇 가지나 띡 던져놓고 나랑 내 친구들은 이제 좆되게 생겼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거라고? “아무 희망도 없을” 거라고 냉정하게 설명해줘서 참 고맙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해 준 것도 존나 고마워. 엿 먹어, Z. 이렇게는 말해도 Z가 곰팡이에 대해서나, ‘그것’에 대해서 말한 게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나는 아주 조심히 움직일거야. 소금도 좀 가져갈 거고. Z는 나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정보도 좀 제공해줬어. 그렇지만 도움은 하나도 안 됐군. 어떤 경우에라도 Z나 그의 단체가 나랑 같이 있는지 없는지는 좆도 상관 없어. 그런 단체가 실제로 있는지도 의심스럽지만. 아마 그냥 시간 썩어나는 여드름 난 해커들 몇 명 모여 있는 그룹이겠지. 아니면 그냥 얘 한 사람이 날 가지고 엿먹일라고 장난치고 있는 거거나. 오늘 올릴 내용은 이게 다야. 아, Liz가 중국음식 좀 사올라고 밖에 나간 사이에 이런 문자가 왔어. 문자 내용은 이래: LIZZY M (6:05 PM) 나 도움이 필요해. 난 한 오 초 정도 얘가 차에 짐 싣는 걸 도와달라고 그러는 건가 고민했어. 한 오분 전 쯤에 나갔으니까, 진짜 나가자마자 보낸 거지. 난 그냥 집에 있기로 결정하고 다시 문자 보냈어. ME (6:07 PM): 뭐 때문에? LIZZY M (6:07 PM): 나ㅏㅏㄴㅇ ㅓ 다시 망읋에 온거 봣어 이 오타 때문에 다시 생각났어:  Liz는 지금 자기 폰을 안 가지고 있다는 걸. 얘가 정신을 잃기 직전에, 그러니까 내 아파트에 왔을 때 잃어버렸다고 했어. 내 아파트에 와서 우리집이 텅 비어있다는 걸 보고 무서워하고 있는 와중에, 뭔가가 신음하면서 뛰어다니고 있는 소리를 들었대. 어떤 노숙자가 내 침실에 죽치고 있다고 생각한 거지. 그리고 부엌에 폰을 떨어트렸고.  당연히 Z에 의하면 그러고 나서 바로 그 직후에 감염된 게 되겠지. ME (6:08 PM): 대체 누구야??!! 한 십오 분 정도 지난 것 같아.  Liz가 돌아왔어. 엄청 창백해져 있었어.  그러고 난 다음에: LIZZY M (6:23 PM): 이건 존나 장난이 아니야, Alan. LIZZY M (6:23 PM): […] LIZZY M (6:23 PM): :) :0 ;)미안, Al. 그런ㄴㄴ 의미는 아니었어. 입넌 한먼만 믿어바. 그든을 거짓말ㄹ쟁이야.  낳낱테 미안해하게 될걸. LIZZY M (6:24 PM): 그냥 집에 와. LIZZY M(6:24 PM): 제발 집에 와. 이제 Jess가 어떻게 느꼈는지 알 것 같아. 내 인생을 통틀어서 진짜 가장 강렬한 경험이야. 이게 무슨 일인지 알아봐야겠어. 꼭 그렇게 해야돼. [출처] [reddit] 일어나보니까 시카고인데, 아무 기억이 안나 | 오유 ____________________ 무서워... 알아보고 싶더라도 제발 거기로 돌아가지는마 Alan. 하지만 왠지 돌아갈 것 같지? ㅠ_ㅠ 다음 이야기는 내일 다시 가져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