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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판14 요시다 PD "한국 MMO 시장, 10·20대 경제 사정 좋아져야 다시 흥할 수 있다"

PC MMORPG 시장이 침체기라는 얘기가 들린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전세계 1위를 차치했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등에 왕좌를 내준지 오래고, 새로운 PC MMORPG도 가끔, 정말 작은 수로 나온다. 겉으로 보기에 PC MMORPG는 여전히 침체기다.

실제로 PC MMORPG를 만들고, 서비스하고 있는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까? <파이널판타지 14>를 개발한 요시다 나오키 PD는 이 화두에 '반'만 동의한다. 전세계적으로 PC MMORPG가 침체기라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 한해서는 어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흥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파이널판타지 14>를 부활시키고, '홍련의 해방자'(영문명: STORMBLOOD) 확장팩으로 제 2의 전성기를 연 요시다 나오키 PD는 왜 이렇게 생각할까? 전세계, 그리고 한국 PC MMORPG에 대한 그의 의견을 정리했다.

※ 이 글은 본래 <파이널판타지 14> 인터뷰 중 '하나'의 질문에서 답변입니다. 다만 답변이 길어 읽는 이의 편의를 위해 임의로 분할함을 알려 드립니다.


# 글로벌 PC MMORPG 시장, 침체기는 끝났다


디스이즈게임: PC MMORPG 시장이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에선 신작도 많이 줄었고, 긴 플레이 타임이나 협업에 대한 피로감도 많이 커졌다. 

<파이널판타지 14>는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로 서비스되는 게임이다. 다른 나라도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는지, PC MMORPG 시장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요시다 나오키: 크게 2가지 관점으로 얘기를 해야할 것 같다. 하나는 글로벌 시장, 다른 하나는 지역 시장에 대한 이야기다.

먼저 글로벌 시장 측면에서 보면, 나는 PC MMORPG의 침체기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 근거는 <파이널 판타지 14> 전세계 신규 유저 증가 수치다. 구체적인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근래 <파이널 판타지 14>를 통해 PC MMORPG를 접하거나 (이 장르에) 복귀하는 유저가 많이 늘었다. 

나는 이 원인이 과거 <울티마 온라인>이나 <에버퀘스트> 시기부터 PC MMORPG를 즐겼던 1세대 유저, 그리고 17~22살쯤 되는 젊은 세대의 약진 덕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1세대 유저들이 PC MMORPG로 돌아오고 있다. (물론 전부 돌아왔다는 얘기는 아니다) 전반적으로 40대 중반 정도 되는 세대다. 이들의 플레이 패턴을 보면, 예전처럼 열정적으로 플레이하진 못하지만 여가 시간을 활용해 충분히 의미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 나이를 먹으며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된 자리를 잡고,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커 여유가 생긴 덕이 아닐까 한다.

이런 유저들 덕에 <파이널 판타지 14>의 게임 디자인도 많이 영향 받았다. 예전에 MMORPG라고 하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현재 <파이널 판타지 14>는 시간이 날 때 유하게 플레이해도 대부분의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이는 우리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MMORPG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기조다. 그만큼 이런 유저, 이런 경향의 플레이가 많다는 얘기다.
10대 후반 - 20대 초반 유저들은? 솔직히 이들은 모바일에 더 친숙할 것 같은데….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PC와 콘솔을 자연스럽게 접한 세대다. 얘기한 것처럼 이들이 주로 접한 것은 소셜 게임, 모바일 게임이다. 그리고 그런 작은 규모의 게임을 주로 했기에 오히려 PC MMORPG 같은 큰 규모의 게임을 신선하게 생각하더라. 

개인적으로는 이들이 경제력을 가지는 시점이 되면 PC MMORPG 시장도 확장되고, 새로운 PC MMORPG 유저를 끌어오는 원동력 역할도 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신규 유저 영입이 없다면 그 장르는 침체되기 마련인데, PC MMORPG는 (적어도 글로벌로는) 신규 유저 유입이 다시 활발히 일어나고 있어 조만간 환경이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초반 유저들은 어떤가? 40대 못지 않게 경제적으로 활발한 시기인데.

분명 자기 일을 찾고 경제적인 힘을 갖추는 시기긴 한데, 그것과 별개로 이들은 게임할 시간이 별로 없다. 그래서 PC MMORPG보단, 단시간에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캐주얼 게임에 더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이 당장 PC MMORPG를 즐기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4~5년 뒤, 삶에 지쳤을 땐 PC MMORPG라는 선택지가 다시 나타나지 않을까? 이 부분은 한 번 지켜봐야할 것 같다.

여담이지만 1세대 PC MMORPG 유저들은 보통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 RPG → FPS (혹은 배틀그라운드)' 순으로 주류 게임을 접한 세례가 많다. 

하지만 지금 젊은 세대들은 RPG 경험을 가진 친구들이 정말 적다. 오히려 마지막(?) 단계에서 RPG를 접해 새롭다고 느끼는 반대 현상이 많더라. 이 부분도 향후 PC MMORPG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가 글로벌 시장 관점이다.


# 한국 PC MMO 시장, 일단 10·20대 유저들의 경제 사정부터 나아져야….


지역적인 관점은 어떤가?

인터뷰 시간이 별로 안 남았으니, 한국에 한정해 얘기하겠다. <파이널 판타지 14>를 3년 간 한국에서 서비스하며 느낀 점, 그리고 생각한 방향이다. 가급적 정확하고 신중한 언어로 기사화해주길 바란다.

조심스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한국 10대 후반 - 20대 중반 유저들의 경제적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PC MMORPG 시장에 신규 유저가 유입될 가능성 또한 낮을 것이라 보고 있다.

3년 전 <파이널 판타지 14> 한국 론칭을 준비할 때, 한국 시장에 대해 공부하고 조언을 받으며 하나 알게된 사실이 있다. 한국은 PC방 문화가 정말 잘 발달돼 있으며, PC 온라인게임이 성공적으로 론칭하려면 PC방 시장과 PC방 순위를 정말 많이 신경써야 한다고.

당시엔 이런 것을 준비하면서도, 한국의 경제 성장이 더 빨라지면 PC방 수도 줄고 PC방 순위의 영향력도 줄지 않을까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경제적으로 성장하면 유저가 PC를 '소유'할 가능성도 커지고, 그렇다면 PC방에 갈 이유도 줄어드니까. 막연한 추측이었다.
그런데 요즘 상황을 보면 PC방의 영향이 더 커진 것 같다. 한국 운영팀과 얘기할 때, 젊은 친구들이 아직 취직을 못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보통은 30대가 넘어 취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이와 관련해 심각하고 어려운 얘기도 많이 들었다. 

보통 20-30대가 게임을 가장 활발하게 소비한다. 앞서 글로벌 시장에선 20-30대 유저들이 일 때문에 PC MMORPG를 할 시간이 없다고 얘기했다. 한국의 젊은 유저들은 이 부분에서 더 힘들다. 개인적으로 게임을 많이 즐겨줬으면 하는 세대인데, 근본적으로 어려운 것 같다. 11월 15일 수능 같은 것을 보면 학력 중시 풍토도 여전한 것 같고.

이런 이유로 젊은 유저들은 자기 PC로 자유롭게 게임을 하기보단, PC방에서 가성비 좋은 게임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PC를 사는 것보다, PC방에서 돈 내고 게임하는 것이 더 쉬우니까.

그리고 이건 자연스럽게 PC MMORPG에 대한 접근성을 낮춘다. MMORPG는 세계관 속에 파고들어, 시간을 투자하며 즐겨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장르다. 하지만 PC방에선 이러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배틀그라운드>나 <오버워치>처럼 자리에 앉아 바로 할 수 있는 게임이 PC방에 훨씬 잘 어울린다. 젊은 유저들이 PC MMORPG로 유입되기 힘든 환경이다. 

<파이널 판타지 14> 한국 서비스가 올해로 3주년을 맞이하는데, 한국은 시장의 특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라고 매번 뼈저리게 느낀다. 

한국판 운영 정책이 바뀔 예정인데, 우리 게임이 앞으로도 잘 서비스되려면 한국 시장에 적합한 운영을 얼마나 세밀하게 하느냐가 정말 중요할 것 같다. 이건 한국이나 <파이널 판타지 14>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지금 세대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신경써야 할 요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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