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oon616
10,000+ Views

구신과 어린 시절을 5

태풍 콩레이 이 녀석이 겁도없이 진군 중 이라 합니다.(글 시작점에 태풍이 막막....)쓰니는 바람이 너무 공포스럽습니다.귀신은 공포스럽지 않은가? 뭐 ....바람이 암튼 더 무섭습니다.나무가 막막 휘몰아치고 창문이 덜컹거리고 막막 날려가고....ㅠㅠ
중3 태풍 부는 날.만나지 말아야될 그 누군가를 만난 날도 오늘처럼 비바람이 미친듯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쓰니는 깡촌 오브 깡촌에서 자랐음.
중3때 였음.쓰니 나름 공부 상위 3% 였음.
ㅋㅋ 당시 도시 인문계로 다수 학생을 진학시키는게 중3 담임과 학교의 최대 과제 였음.
목표한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치루고 합격이 되어야 갈 수 있었음.
커트라인이 200점 만점에 20점은 체력장.180점은 시험 성적이었고 쓰니때 커트라인이 189점 이었음.
당시 인문계 진학 가능한 상위 권자들만 모아서 야간자율학습을 시켰고 집이 먼 쓰니는 자취를 했음.
학기 초에 통학을 했는데 밤 9.30분에 마치고 컴컴한 시골 길을 혼자 걸어가면..........별도 달도 없는 칠흑같은 어둠을 안고 십리를..산길,들길을.........ㅠㅠ 넘 피곤했음.
결국 5월에 자취라는 독립을!에헤라디야!!!

그날은 2학기 중간고사를 본 날이었고 태풍이 온다는 예보에 야자 금지 하교조치가 내렸음.
쓰니는 교무실에서 담임선생님의 업무를 얼른 도와드리고 하교하려 했음.교무실을 나오는데 국어 선생님이 쓰니를 쭈삣쭈삣 불렀음.
''쓰니야,집에 가서 공부할거가?''
''왜요?''
학생생활이 몇 년인가,직감이 왔음.또 뭘 시키시려고 저러 시나......
평소에 쓰니 자취집이랑 선생님 집이 아주 가까워서 자주 오갔음.깡촌으로 부임 오신 선생님들도 학교 근처 민가에 세들어 살았음.사모님들의 부탁으로 유부남 선생님의 도시락 배달 심부름도 자주 했음. 심부름 값으로 맛난 밥 얻어 먹었음.
''저녁 밥 가져다 드리까예?''
''어언지!답지 좀 메겨조!''
''아!예''
에휴.그러면 그렇지!시험 기간마다 늘 하던일이라 일도 아니라서 흔쾌히 수락했음.채점 기까이꺼!
''선생님들 퇴근 하시믄 짝지 델꼬 교무실로 가께예.''
짝지는 쓰니랑 같은 집 자취생이었음.
다른 동네 아이였음.
교실에는 선생님 책상이 없었음.그래서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이랑 같이 앉아서 답지를 메겼음.빨간 색연필로 정답에는 동그라미를 오답에는 좍 사선 굵게 한줄! 죽 오답이면 좍좍 내리 그음!쾌감 쩜!
등사기로 민 A3 사이즈의 똥종이 시험지를 나눠 주면 학생들은 문제를 풀고 아래 답안지에 답을 작성하여 절취선대로 잘라 제출하면 선생님이 확인 한 후 검은 철끈ㅡ일명 구두끈ㅡ으로 묶어 답지를 메김.전교생의 전과목을 해야 함.답지를 메기면 한번 더 확인 후 반 별 서류에 과목 마다 점수를 일일이 적어 넣어야 함.삐끗하면 학생 개개인의 성적이 완전 달라지므로.......이 작업들이 죽음임!
등사기로 밀은 시험지라 답지를 메기고 나면ㅡ 손에서 쥐가 나는건 당연하고 ㅡ양손이 잉크로 까매짐ㅠㅠ.참 안 지워짐.....
시골학교 교무실이라 작은 교실 한 개 크기로 책상 배열이 ㅁ자 구조 였음.가운데는 나무 난로가 있었음.그 옆에는 작지만 손님용 테이블과 쇼파도 나름 있었음.ㅋ
비바람이 장난아니게 몰아치자 오후 6시도 안되었는데 어두웠음.
비바람에 창문이 심하게 덜컹거렸음.태풍 때문에 다른 선생님들은 다 일찍 퇴근하고 쓰니랑 짝지.국어 선생님 뿐이었음.시니어들은 국어선생님에게 자기 답지를다 던져 주고 갔음.갑질이죠......
보통 촌에서는 선생님이 모자라므로 한명당 전학년 상대로 두 과목을 가르치는게 기본임.심한 경우에는 3과목까지....
그러므로 시험 후 채점 작업이 과중한 업무량임.
''선생님.비 대따 와요!집에가서 해요''
''숙직인데....힝........ㅠㅠ''
에휴 어쩐지...또 짜네.....국어선생님은 남자, 40대초반으로 매우 갸날픈, 몸무게 약 50키로? 될까? 정도였음.
진짜 바람불면 휙 날려갈 수 있을것 같았음.성격도 순하고 목소리도 조근조근하여 수업시간에 수업 안하는 줄 알고 교장선생님이 교내 순시중에 자주 쳐들어왔음.그러면 화들짝 놀란 국어선생님은 모기만한 목소리도 못내고 쫄아서 떨었음. 교장선생님은그 모습을 째려 보며 도리어 화 냈음. 목소리 크게 수업해야지 학생들이 졸지 않는다며 고함지르고 앞 문 우르르꽝 닫고 쿠당탕거리며 나가곤 했음.
평소에도 국어선생님은 잘 놀라고 자주 돌아오는 숙직일을 엄청 무서워 했음.
''라면 끓여 줄까?''
선생님은 쓰니랑 짝지가 갈까봐 미끼 투척 하셨음.
메겨야 될 답안지를 상자에 가득 담아 숙직실로 옮겨 주시고 앞뒤 배불뚝이 조그만 칼라텔레비젼도 켜 주시고ㅡ못 믿으시겠지만 당시엔 아주 신문물이며 귀물ㅋㅋㅡ 밥상도ㅡ호마이카라고 부르는 세련 된 상ㅋㅋㅡ 척 펴주시고 부엌으로 가셨음.^^
무려 계란 2알 까지 탁 깨넣은 농*라면을 면발이 꼬들꼬들할때 먹어야 된다며 선생님이랑 양은 남비 뚜껑 쟁탈전 벌이며 다 쉬어빠진 김치랑 맛나게 먹었음.

선생님은 자식이 없었음.그래서인지 촌 애들의 전매특허인 순진하고 늘 파달파달 뛰어댕기고 톡톡 튀는 쓰니를 이뻐라해서 거의 쓰니 밥 당번 하셨음.^^

라면을 순삭하고 선생님과 짝지랑 다시 답지 슥슥 메기기에 전념.....하면서 수다도 떨고 비바람에 안테나가 심하게 요동쳐 전파를 못 받아 시끄럽게 치지직거리다가 종내는 치익 소리내며 안 나오는 텔레비젼을 몹시도 안타까워하며......
바깥에는 휭휭 비바람이 장했음.비바람소리외는 붉은색연필ㅡ돌돌 돌려서 까는ㅡ이 닳아가는 소리와,
''아이....**는 연연하다 뜻도 모르남...시험에 낼거라고 그렇게 강조 했는데..반피가!''
등등의 안타까운 지청구도 날리고.
''샘,한문 1학년 3반게 없네요?''
''응?없어?다 챙겨 넣었는데?''
메겨진 답지와 남은 답지를 다 뒤집어 확인했음.
''교무실에 가서 가져오께예''
숙직실의 미닫이 문을 열고 내려 서자 시멘트의 차가운 느낌에 놀라고 서너발자국 우측에 있는 출입구 나무문이 바람에 심하게 덜컹거려 자그만 유리가 깨질것 같아 더 놀랐음.
복도를 나서면 정면에 중앙현관이 있고 복도 중앙에 대형 거울이 서 있음.번개에 놀라고 순간적으로 번개불로 거울에 시커멓게 비치는 내 모습에 어헛!깜짝이야.........ㅠ
대체 왜 중앙 현관에,그것도 복도 중앙에 이런걸 두는지 원.
'니 자신을 보라!'이런 건가?
ㅋㅋ 예전 학교나 관공서에는 이런게 꼭 있었음.
엄청 크고 육중한 원목 대형거울.거울 아래에는 검은 페인트 붓글씨로
'증.**역 역장 ㅇ ㅇㅁ.19**.*월.**일.'
아님 면장....ㅋㅋ 지역 최고 유지들....
중앙현관 바로 옆에 교무실.복도는 어두컴컴했지만 가깝고 늘 다니는 길이라 불 켜지 않았음.
복도 형광등 스위치가 멀어서.....귀찮.......
교무실 문을 드르륵 밀고 좌측 벽에 있는 형광등 스위치를 더듬어 찾아서 켰음. 잠시 몇 번 깜박깜박 거리다 밝아짐.
선생님 책상은 들어가서 왼쪽으로가다가 우측으로 꺽어 들어가면 가장 안쪽에 있었음.
책상들이 ㅁ자의 배열이라 3개 책상을 지나 우측으로 꺽어서 들어가려고 할때 푸르스름하고 흐릿한 형광등 불빛 아래 엎어져 누운 자세의 남자 발이 삐죽 보였음.
엉? 웬 발이? 누구지?
책상 다리 끝에 삐죽이 튀어나온 창백한 맨발!
발을 꼬고 있어 겹쳐진 두 발바닥이 보였음.
이게 누구야? 순간, 선생님이 체벌을 주곤 그만하고 집에 가라는 말을 까먹었나?그래서 얘가 지쳐서 엎드려 자는가보다 했음. 깨워야 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다가갔음.책상 코너를 돌자 그 남자 애는 3-1반 친구 같았음.엎드려 양손을 베고 자고 있었음.
고개는 왼쪽으로 돌린 자세.
두드려 깨우려다 갑자기 얘에게 손 대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 들어 깨우려던 손을 거두고 뒷걸음으로 코너를 돌아 가능한 침착하게 뒤돌아서 평상시 걸음으로 숙직실로 갔음.교무실 문을 나서는 순간 번개같이 깨달았음! 쟤는 친구가 아니구나! 사람이 아니구나! 등 뒤로 쫘악 소름이 끼쳤지만 뛰면 안된다,최대한 자연스럽게,뒤돌아보지도 말고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꾹꾹 무서움을 누르고 숙직실로 갔음.
**이 겠지?? 그럴거야......
''샘예!교무실에 **이가 자고 있던데예.**이 벌 주고 이자뿟어예?''
''아이다!**이 오늘 교무실 안 왔는데''
''**이 교무실서 자고 있는데예''
응? 짝지랑 선생님이 깜짝 놀라 쓰니를 멍하니 봤음.
''니 괘한나?''
쓰니 표정이 심상찮은지 짝지가 일어나자 선생님도 머뭇거리며 전지불을 켜고 복도로 나왔음.
교무실로 가는 그 길이 정말 가기 싫은 길이었음.
쓰니는 알고 있었음.가보면 쓰니를 놀랬켰던 존재는 없을것이고 ........
짝지가 앞장서 교무실로 뛰어갔고
''없는데?''
하는 짝지의 목소리와 선생님이 교무실 구석구석,캐비넷 서류장들을 확인하는 소리가 오버랩되어 들렸음.
쓰니는 아까 그 애가 누워있던 자리에 서서 무슨 흔적이라도 없나 싶어 유심히 봤으나 아무것도 없었음.창문이 열려 있었는지 비바람에 커다란 커튼이 나부껴 비가 들이치고 덜커덩덜커덩 곧 부서질듯 흔들리고 있었음.
짝지가 서둘러 창문을 닫고 잠금 장치를 돌렸음.예전에는 창문 잠금 장치는 열쇠를 구멍에 넣어 나사처럼 우측으로 돌려 잠그는 형태 였음.
''창문이 열려 있었나 보다''
선생님은 약간 긴장이 되었는지 서둘러 교무실을 나가자 재촉했음.
우리는 묵음처리된것 마냥 숙직실로 되돌아와서 미친듯이 채점만 했음.3명이 한개씩 들쳐가며 찾았을때는 없었던 1-3반 한문 답안지가 있었음.
11시10분에 채점을 마치자 선생님은 전지불을 들고 우리를 집에 데려다 주셨음.비바람이 얼마나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