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그래퍼의 쉼터, 버즈가구
사람들은 보통 포토그래퍼 라고 하면 스튜디오에서 여권 촬영을 하는 사람 혹은 웨딩 및 행사 촬영을 떠올린다. 그런데, 포토그래퍼는 찍는 사진의 대상에 따라서 정말 다양하다. 여행을 다니며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고, 자신만의 주제를 선정해서 기획 한 뒤 통제된 환경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 물론,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고, 야외에서 사진을 찍는 스냅 사진작가도 있다. 그런데, 나는 일반인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분야의 사진을 찍는 포토그래퍼이다. 나는 주로 기업의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할 사진을 기획하고 사진을 찍는 일을 한다. 내 경우는 사진찍는 장소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고객사의 사무실에서 촬영을 할때도 있고, 스튜디오에서 기획 촬영을 할때도 혹은 야외에서 인터뷰를 하며 보도 사진 형태의 사진을 찍을때도 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바쁘게 이동하다 집에 돌아오면 편안하게 쉴 공간이 필요하다. 이런 나에게 소파는 보금자리에서 편안하게 쉬는 공간을 대표하는 오브제이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 아마 비록 포토그래퍼 뿐 아니라 대부분 사람에게 소파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의 의미가 상당히 클 것이다. 학생도, 주부도, 가장도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소파가 아닐까? 오늘도 집에 들어오자 마자, 소파에 몸을 던졌다. 하루종일 촬영이 힘들었지만, 당장 저녁에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내일 고객사에 갈때는 지난번 찍은 사진 중 A 컷들과 B 컷들 사진을 구분해서 보여주면서 설명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곤할때 바로 사진을 선정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 사람 마음이 매한가지 이겠지만, 피곤하면 얼른 일을 끝내고 쉬고 싶기 때문이다. 이럴땐 소파에 편안히 몸을 맡긴채 내가 좋아하는 사진집을 보는 것이 제일 좋다. 기분 전환도 되고 또 사진집을 감상하며 새로운 영감도 받을 수 있다. 사실 피곤하지 않더라도 나는 고객사를 위해 사진을 선정하기 이전에 종종 소파에서 쉬면서 사진집을 먼저 보는 편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 사진을 보면 늘 좋은 영향을 받게 된다. 사진집을 끝내면 이제 사진을 선정할 준비가 끝났다. 먼저 필름을 하나씩 꺼내보고 A 컷 B 컷을 추려본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인화해서 내가 원하는 컨셉이 반영이 되었는지를 검토하면 된다. 사진 선정을 끝내고 나면 늘 물끄러미 카메라를 바라본다. 오늘도 내가 원하는 혹은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사진을 잘 뽑아준 카메라가 대견하다. 내가 장비를 사랑하고 신뢰하면 그만큼 좋은 사진으로 보답한다. 사실 사진 선정은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하지 않는다. 소파에서 편안하게 몸을 맡기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자연스레 좋은 사진을 선정하는 마음의 눈이 열리는 것 같아서 그렇다. 기분탓인지 몰라도 늘 책상이나, 사무실에서 사진을 선정한 것보다 소파에서 사진을 선정할때 고객에게 더욱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다. 사진 선정을 마치면, 꼭 카메라를 혹은 선정을 마친 사진 인화지를 소파위에 올려놓고 기념 촬영(?)을 한다. 내가 애정하는 라이카 카메라는 편안하지만, 동시에 심플한 매력이 있는 소파와 카메라가 잘 어울린다. 적어도 난 미니멀한 매력이 넘치는 이 조합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