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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근무하다 겪은 공포 12

어느새 코트를 사야 되나 롱패딩을 사야 되나 고민하고 있는 우리를 봅니다.
분명 작년 겨울,아니 올 3월까지도 입고 다녔을텐데 대체 뭘 입고 다녔던걸까요?^^;
그러니 또 질러야 겠습니다.눈이 높은걸 어쩌겠어요.....그죠?
ㅡ압축해서 침대 아래나 장 아래 보관............... 보이지 않아요ㅡ

출근하다 커피 한잔 땡겨서 원내 카페 들어갔더니
웬 초로의 몸피 좋으신 분이 반팔을 입고 커피를 들고 지나가십니다.반팔을? ?본능적으로 감탄하며 보고 있으려니 그 분이 저를 보고 반색을 하며 아는체 하십니다.
누구? 앗!!!!!!!!!!!!
''웬일이야~선생님 더 예뻐 졌네~~~''
입 바른 멘트는 쓰니를 기쁘게 합니다!
''여사님!왜 그동안 안 보였어요? 한 2년 놀았죠?''
이 분은 간병인인데 일 잘하시고 성격도 좋아 쓰니랑 잘 지냈던 분입니다.
한겨울에도 반팔로 일 하시며 누구보다 열성적인 업무태도를 가지고 계셨죠.간병도 전문 직업이라며.
''일이 좀 있어서 일년 반 쉬었어요''
엉? 무슨 일? 개인적인 일인가?

간병여사님 얘기가 길어지십니다.다행히 아직 출근 시간은 남았군요.연차가 깡패인데 땡 맞추어서 출근한들 그 누가 터치하겠어요.............

여사님은 정형외과환자를 주로 맡았는데 어느날 협회에서 중요한 분인데 좀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음.간암 말기 환자로 60대이고 남자라 맡기 싫었지만 협회장이 워낙 간곡히 부탁을 하여 뿌리칠 수가 없었음.
내과 환자는 손이 많이 가고 병이 깊어 기를 빨리는것 같아 가능한 피하고 싶었음.망설이니 협회장이 말하길 환자측에서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고까지 하니 흔들렸음.
마침 맡고 있던 환자도 더 이상 간병인 쓰지 않겠다하고 막내 아들이 배낭여행을 보내달라하고 하여 여차저차로......
당일 바로 병실에 가보니 VIP병실 중에서 스페셜룸이었음.돈은 많은 가보다........
인사를 하고 현재 간병인에게 인계를 받았음.
별거 없었음.뭐 사모님도 점잖으시고 가족들도 까탈스럽지 않다함.
황달이 너무 심해 눈동자까지 노랗고 복수로 배는 곧 쌍둥이 출산할 것 같고......얼굴과 팔.다리는 야위어.....암튼 많이 짠 했음.
통증으로 못 만지게 하여 목욕도 안 시켰다고 함.
기저귀 삭은 내와 땀.황달 냄새....엉덩이를 보니 욕창까지 왔음.
여사님은 당장 물없이 씻기는 클린저랑 피부보호 크림.샴푸 등 구입 요청하여 목욕부터 시켰음.
그러기를 일주일 정도 하자 환자도 기뻐하며 적극 협조하고 훨체어를 타고 복도와 라운지 외출까지 가능했음.
그러기를 한 삼주 지냈음.
낮잠을 살풋 자던 환자가 갑자기 왼쪽 발을 툭툭 내지르듯이 찼음. 다리에 쥐가 나나 싶어 주물렀음.
''발가락에 머리카락 감겼어요.떼 주세요''
''암것도 없는데요?''
''그래요?.....''
잠 드는가 싶더니 또 왼쪽 발을 툭툭 흔들었음.
''엄지발가락에 머리카락 묻었어요.떼 주세요''
'암것도 없는데요?''
오후내내 그랬음.
결국 의료진이 불려오고......각 종 의식상태 테스트 검사 다 나가고 신경과 불려오고......
심신장애.신경과민이라고 판정.....
보호자는 신경안정제는 먹이지 않겠다하여 하루종일 환자와 실랑이했음.
떼라....없어요.....떼라.....없어요.........

그러던 어느날 빈에 사는 딸이 아빠보고 싶다고 엄마에게 전화했음.
성악인지 뭔지...암튼 음악과 관련된 공부중이라 했음.아빠의 변한 모습에 충격 받을까봐 영상통화.사진은 일체 안 찍어 보냈다함.
싫다는 환자를 목욕시키고 환의 대신 사복을 입히고 사진 찍어 보냈고 통화는피곤하여 길게 못 한다고 하며 영상통화는 안 했음.

사진을 보고는 딸이 엄마에게 전화하여 렌즈 좀 닦고 사진 찍으라고 했음.다시 사진 예쁘게 브이하여 찍어 보내면서 깨끗하게 찍혔구만......그러기를 두세번 반복했고 나중에는 알콜솜으로 닦고 찍었건만......... 이러고 지나갔음.
딸은 변해버린 아빠 모습에 충격 받고 울며불며 전화를했고 한시간 가까이 기도와 통화를 했음.
딸이 카톨릭이었음.
딸은 매일 전화하여 기도했음.기도를 하고 나면 반나절 정도는 헛소리는 괜찮았음.
머리카락 떼라는 호소는 지속되었음.
밤낮이 따로 없었고 여사님도 지치고 심지어는 밤에 잠도 안 자기 시작했음.
답답하다고 숨 막힌다고 하거나 누가 잡아 당긴다거나.....가끔 선잠 들었다가 벌떡 일어나 창문을 바라보며 말을 중얼거리기도 했음.
대부분 앞뒤 문맥이 안 맞거나 헛소리들..
"난 모른다....그런거 없다.........''
아,간성혼수인가보다.....끝이 왔구나.....
암모니아 수치를 보면 수치는 괜찮고......
뇌로 전이되었나 싶어 또 검사......하고...

그러던 어느날 환자가 부인에게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음.
''집에 갈래.여보.금발 여자 무서워.나보고 자꾸 뭘 달라고 그래.''
부인은 안 된다고 반대하다가 점점 갑갑하다, 죽을 것 같다,누가 잡아당긴다 등등 호소하자 고민했음.
어느날부터는 신발을 숨겨 놓으라고 여사님에게 소리쳤음. 신발만 보이면 달라하고 주면 이불 아래 숨기고.힘 없으면 여사님에게 옷장이나 싱크대에 숨기라고 했음.의료진이 와도 신발 달라고....
부인이 집에 평소에 신던 신발을 가져 왔으나 역시 화내며 숨기라고.....
어느날은 간병에 지쳐 근무복 세탁을 못하여 입을게 없어서 옆 병실의 타 협회 간병인 근무복 티셔츠를 빌려 입고 왔더니 환자가 경기를 하며 부들부들 떨고 난리가 났음.노란색이라며.....노란색 싫다고..ㅠㅠ
이후부터 집에 가자고 부인을 조르고 난동을 더욱 강하게 피웠음.
설득하다 실패한 부인은 잠깐이나마 집에 다녀와보자고 결심 했음.
부인은 여사님에게 집에 같이 가자고 했고ㅠ
마음이 짠해진 여사님은 거절을 못하고 같이 가서 집에서 간병했음.

희한하게 집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고 너무 잘 지냈다함.
심지어 식사도 하고..... 그 좋아하는 골프 방송도 내내 보고....여사님에게 골프채 쥐여주고 해 보라고~~이래라저래라~가르쳐주기도 하고.....
한달여 잘 지냈고 어느날 피를 토하게 되자 응급실로 다시 실려왔음.예전 그 병실로 입원했음.
병실로 들어서자마자 환자는 이 병실 싫다고 했음. 이제는 못 나갈거라고 말 했음.

괜히 불안했다함.
아니나 다를까 그 밤에서부터 예전과 똑같은 증상이 나타났음.무한반복........
환자가 너무 그러니 불쌍해서 여사님이 손 붙잡고 울었음.
''아줌마.이번엔 내가 못 나갈것 같으니 신발 좀 찾아 주오.''
''........,''
머리카락 떼라며 왼쪽 발을 탁탁 흔들고.....
신발 숨겨라.더 심해졌음.
그즈음 빈에 사는 딸이 사진 찍어 달라기에 사진을 찍어 보냈음.
딸이 사줬다고 좋아하던 골프복을 입고ㅠㅠ
딸에게 카톡 옴.
또 사진이 흐릿하다고,아빠 목 주위에 노란 선이 있는데 그거 좀 치우고 찍어달라고.....
미칠 지경임.암만봐도 깨끗하구만.......

그 사진찍고 곧 상태 나빠져 혼수상태가 되었고 딸에게 연락도 하기 전에 딸이 빈에서 귀국했음.
그날 밤 환자 사망했음.

장례식장에 가보니 부인이 여사님에게 울면서 얘기하더라함.
염할 때 보니 남편 왼쪽 엄지발가락에 노란 실같은 머리카락이 감겨 있었다구......
그럴리없다 씻고 닦일 때 없었다 사모님도 봤지 않느냐....변명 아닌 변명은 했지만 너무 찜찜했고 생각할 기력도 없었음.

계속 찜찜하고 꿈자리도 사납고ㅡ웬 여자가 그 병실에서 맨발로 신발 찾는 꿈을 꾸거나 여사님 자신이 신발을 안고 도망다니는 꿈ㅡ해서 집에서 쉬었음.세계 일주 여행을 간 막내 아들이 전화를 해선 스페인에 왔는데,
''엄마.낮에 성당을 구경해서 그랬는지...꿈에 엄마가 웬 여자의 성당 장례식에 왔더라.엄마가 관속의 여자에게 예쁜 파랑구두를 신겨주면서 그렇게 엄마가 울었어.불쌍하다구.'' 그러면서 꿈이 너무 선명해서 전화했다고 했음.신발? ㅎㄷㄷ 섬뜩했음.

그날 저녁 오랫만에 간병인 월요 모임에 참석했음.
그 분 간병할때 워낙 빡세게 근무했던터라 근 4개월 동안 동료들과 못 만났음.
이런저런 애환과 맡은 환자에 대한 불평...간호사들 뒷담화.....불만들.....
''동생!이번에 길게 했어?무슨 환자?''
''브이아피 병실.''
그러자 부러워하는 눈빛보다 깜짝 놀라는 반응이 더 거셌음! 아니!왜 저렇게 놀라?난 뭐 고급 병실 가면 안되나?
''혹시 스페셜 병실 아냐?거기 금발 러시아 귀신 나온다는 병실!''

얘기인즉 한 반년전에 러시아 여자가 유방암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는데 어느날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져 죽기 직전에 부랴부랴 러시아로 귀국했고
아마도 사망한채로 갔을거라고.....추측...
그 뒤 그 병실에서 타 협회 간병인이 금발 귀신에게 시달려서 그만뒀다고 소문이 장하게 났다함. 화장실에 볼 일 보고 돌아서니 거울을 보는 금발여자가 서 있었다,꿈을 꾸었는데 병실을 돌아다니며 신발을 찾더라,가위 눌려서 보니 여자의 금발이 목을 조르고 있었다등.
동생이 모임을 안 나오니 소문을 못 듣지 않느냐......별 일 없었냐? 등.
여사님은 너무 무서워서 단 한마디도 못했고 덜덜 떨면서 바로 귀가.그 후 심하게 몸살을 했음.

49재를 일주일 앞두고 그 부인이 고맙다고 점심을 같이 하자해서 찜찜한 마음을 감추고 만났음.
딸도 같이 나왔음.
딸은 여전히 울면서 아빠에게 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 했음.
그러다가 염할 때 있었던 일을 얘기했음.
''사모님.정말 씻길때 머리카락 없었어요.보셨잖아요''
''알아요.제가 봤을때도 없었어요.이상하죠? 금발 머리카락이 어디서 나왔는지....''
간병인들 사이의 소문이 생각이 나서 얘기할까말까 계속 망설였다함.상관이 없는지 있는지.....
딸은 아빠 사진을 보고 사진 속 아빠 목에 노란 선이 보였는데 그게 머리카락이었을까? 물었음!
히엑? 부인이랑 여사님이 그 사진을 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음.딸은 목을 가로지르는 노란선이 있다고 계속 얘기를.....
갑자기 귀국을 결심한 이유는 사진 속 아빠가 희미한 흑백사진속 인물같이 오래되고 바래게 보여서 느낌이 너무 안 좋았고 성당에서 기도하면서 울고 있으니 신부님이 보시곤 위로를 해주길래 사연을 얘기하며 기도를 부탁하니 사진을 보자구.....사진을 보시던 신부님이 얼른 아빠곁으로 가라고 .....그래서 부랴부랴 왔다고.....
원본사진은 깨끗한데!
결국 여사님은 부인에게 금발귀신 얘기를 했음.
부인은 놀라며 생각을 하더니 입원했던 병동 간호사실을 찾아가겠다고.....

삼일 뒤 부인에게 전화가 왔음.
러사아 여자 환자는 유방암 말기 환자였고 파랑색 눈.. 금발이었고 갑자기 상태가 나빠져서 급하게 귀국한거 맞으며 가고나서 병실 청소를 하게 되었는데 급하게 간다고 일부 짐을 두고 갔다함.
통역에게 전화하여 짐이 있으니 연락해보라고 했더니 곧 가지러 온다 했다고.
결국 안 왔고 통역에게 또 연락하니 자기가 시간날때 러시아로 붙일거니 보관 부탁한다고......
결국 안 왔고 간호사들도 잊어버렸고 창고에....
부인이 얘기를 하고 받아서 짐을 살펴 봤음.
구두를 보니 파랑색 킬힐로 화려함의 극치!
실크 속옷 몇 벌과 화려한 원피스 등.
뭔가를 싸놓은 부들부들한 손수건을 펴보니 화려한 리본에 묶인 긴 금발 한 줌.
러시아 환자는 배우였으며 50대 초반.
입원중에도 늘 화장을 진하게 하고 있었고 환의를 입지않고 본인이 가져온 하늘거리는 실크 원피스 잠옷을 입고 지냈다함.항암을 하여 머리카락이 한웅큼씩 빠지자 어느날 삭발을 하면서 기념으로 잘라 두었던 거라고 간호사들이 말함.
결국 첫 입원에서 몇 달을 버티다 부랴부랴.......ㅠㅠ

49재를 하면서 부인과 딸은 이 물건들을 태워주었다 함. 이후 여사님도 그 누구도 금발 귀신 봤다는 소문은 없었고.........

브아이피 스페셜 룸 구경 가 볼까요?
궁금하긴 하네요!
호텔이라던데.......
그 러시아 배우가 진짜 예뻤다는 소문이 있네요.
눈이 보석 같았고 긴 금발이 허리까지 내려왔대요! 키도 크고......처음 입원했을때 모두 입을 쩍 벌렸대요! 아픈데도 그 정도라니!
유명한지 그건 모르겠지만 자기가 나온 드라마를 늘 보곤 했다네요.

어휴.여사님 입담에 아이스커피가 다 녹아 물이 되었어요.....
지각은 안 했어요! 땡과 동시에 뛰어 들어왔죠!
아무도 태클 걸지않았지만 그냥 혼자서 눈치본 하루였네요.

이만 총총.........
예뻐야 되나봐요....세월이 흘러도 모두가 기억하는 걸 보니......
oloon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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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쁘시져~?ㅜㅜ쓰니 님 글 보면서 힐링하고픈데 언제 오시나유ㅜㅜ
@jinyi282 흐규흐규😢😢😢😢😢 곧 똿!힐링시켜 드리께여~~~😄
슬퍼요 ㅠㅠㅠ 이유만 제대로 알았으면 아저씨 안돌아가셨을수도있는데ㅠㅠㅠㅠ
@ofmonsters ㅠ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고싶어여.....간암 말기 증상이 깊더라구요ㅠㅠ ......😢
이 시리즈 정주행했어요~ 잘 읽었습니다 언제 또 오시나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고싶으니어서돌아와요쓰니찡
늦었쥬? ☺
언제오나유
아이쿠 죄송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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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3편은 무지 늦었습니다.ㅠㅠ 열정이 식은 것은 아니고요(왜 가슴이 뜨끔거리지..) 교육을 받는다고 조금 바빴습니다. 그렇습니다.전문인이라면 전문적 지식의 유지와 발전을 위하여 노력해야 됩니다.그럼요!암요! 주사바늘 찌르는 교육은 아니고요(전 한쪽 눈 감고 한 손으로 백미터 밖에서 던져도 바늘이 꽂혀요..^^;)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하는 의학을 따라 잡으려고 달려가는 교육이랍니다. 연말에는 1년을 정리하는 회식..... 새해에는 새해라고 파이팅하자는 회식..... 이건 뭐 뫼비우스의 회식이자너! 전국구 백여명 모여 열기를 뿜습니다만...... 겨우 한시간 강의 듣고 *심커피 한 잔 격하게 저으며 쑤시는 좀을 어떻게 해결하나 고민 중인데 누군가 호들갑 떨며 쓰니에게 아는체를 합니다. ''쓰니쌤!맞죠?'' 엉?엉? 눈이 부리부리 왕방울?!너너! 너구나! 사직한지 십년도 넘은 예전 동료이자 후배였습니다. 병원생활 징글징글하다고 쌩하게 그만두더니 결국 ㅋ 다른 지방, 다른 병원에 재취업해서 그동안 주욱 다녔답니다. 작은 병원 다니니 스트레스가 좀 덜할거라 생각했는데 뭐 별 차이가 없답니다. 별 차이는 있는데 차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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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지금도 NSㅡNeurosurgeryㅡ(신경외과) 1인실에 귀신 나와요?'' 잉? 그런 일이 있었나? 기억 안 나는데..... 기억 안 난다,그런 일이 있었나라고하자 아주 자리를 잡습니다.신납니다. 다음 강의는 제껴야겠습니다.굳이 들어야할 강의는 아닐 것 같습니다^^; 당시 신경외과 주 파트는 뇌수술이었고 종양수술이 주요 파트였음.뇌혈관질환 파트보다 뇌종양 파트가 잘 해서 '라기보다는' 신경외과 과장이 종양파트여서.... 뇌혈관질환 파트 교수와 상앙숙이었음^^;; 심지어 종교까지 달라서..... 독실한 기독교와 독실한 불교신자 였음. ㅋㅋ 과장은 원내 기독교 봉사 동우회 회장님. 다른 분은 원내 불교 동우회 회장님으로..... 그 달의 마지막 주말에는 3사 방문하여 백팔배하기, 스님 설법 듣기 등.....^^;; 보통 불교 신자들은 기독교를 잘 품어주었으나 ㅋ 송년회에서 뇌혈관 교수가 폭탄주로 파도타기,해일타기 등 제안하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못한 과장님이 십자가를 꺼내서 ''사탄아 물러가라!!!''하시는 바람에...... 두 분 모두 출혈성 뇌졸중이 올 뻔한뒤부터 회식자리에 절대 같이 참석하지 않았다고ㅋㅋ 신경외과 병동만의 특징이 있음. 뇌수술을 하고 나면 부작용이 오는데 신체적 특징으로 오는 마비와 발작을 제외하면 성격변화.심한 우울증 동반.집중력 과 주의력 약화로 사건 사고나 싸움이 잦았음. 뇌종양 수술을 받은 여자 환자 f가 수술 후 부작용 중 심한 성격변화로 쌈닭이 되버림.특히 남자와 눈만 마주쳐도 싸웠음.거의 죽일듯이 덤벼 들었음. 주치교수와 같은 교회의 교인이었으며 병전 성격은 마더 테레사급이었음. 간호하는 가족도 처음에는 질환때문이다라며 이해했으나 긴 병에 효자없다고 아들 둘과 남편은 달래다가 울다가 싸우더니 곧 포기했음. 그도 그럴것이 보호자들은 남자들....... 죽일듯이 욕하고 물고 때리고 덤벼드니 견딜 재간이 없었음. 또한 다인실 입원중에 보호자들과 내원객들이랑 늘 싸우니 병실에서 왕따에.... 쫒겨날 지경이었음. 당시는 재활까지 시켜서 퇴원시켰으니 기본 3~6개월 입원이 평균이었음. 민원이 늘 발생하자 보다 못한 과장님이 1인실을 권유했음.주치의에게도 욕하고 침 뱉고 대화 거부 했으며...... 진찰을 할 수 없었음. 수술상처 소독때에도 난리가 났음. 주치의가 손을 댈 수 없어서 간호사가 드레싱을 해야 했을 정도 였음.드레싱 받다가 아프면 발로 차고 물고.... 옆에서 지켜보던 의사가 붙잡아도 괴력으로 이겨냈음. 병실이 초토화......치료실로 오라고 하면 자기를 죽이려 데려간다고 고함지르ㅠㅠ. . 1인실이 3개가 있는데 일반형 , 고급형, 로얄형 임. 결국 일반형으로 전실이 결정되고 입실하려는데 병실 문을 붙들고 안 들어가겠다고 고함지르고 욕하고 침 뱉고.... 감옥에 가두어 죽인다!! 등 바닥에 뒹굴고 뗑깡부리며 고함질렀음. 결국 더 넓은 고급형으로 옮겼고 그제서야 조용해짐.창문도 크고 방도 넓어서 훤한 느낌의 고급형이었음. 거의 비슷한 시기에 뇌혈관 질환으로 수술한 여자 g환자가 있었음.이 분은 수술 후 좌측 편마비와 우울증 동반되어 밤만 되면 울었음.그러다가 새벽 한시경에는 집으로 전화를 해 달라고 요구하심. 처음 한달간은 간호사들도 순순히 집으로 전화 해드림. 보통 통화 서너시간 함.나중에는 보호자들이 전화 거절하다가 집 전화번호를 바꾸는 지경에 이르렀음! 그럼 중간에서 간호사들 죽음임....ㅠ 전화 걸어주지 않으면...업무 마비됨..... 결국 꾀 많은 이 후배가 빈 병실로 전화 걸고 환자에게 수화기 건네주고는 병실로 슬쩍 가서 전화 받아 가족인양 응대함.그리고 후배 간호사는 가족처럼 받아 두세마디하고는 수화기 바닥에 놓고 나와서 일함. g환자는 서너시간 계속 혼자서 통화함........ 역시 다인실에서 쫒겨 날 지경이 되었음. 이 분은 일반형 1인실로 전실 갔음. 한달여 지나고 조금 호전이 보여서ㅡ 가족들의 경제적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라고ㅡ 다인실로 전실했음. 기존 병실의 환자와 보호자들이 거부했음. 음.....솔직히 장기환자가 많은 방의 텃세는 상상초월임. 좁은 병실에서 조금이라도 넓게 사용하겠다고 옆 침대와의 간격이 0.5센티 정도 더 넓다고 머리 드잡이하기, 전화 오래 쓰면 쌍욕 따발총, 면회객 많이 오면 온다고 짜증내고 오래 있는다고 쌈박질. 날이면 날마다 싸움이 그치지 않았음. f환자 보호자들이 그 병실 전체와 크게 싸우고 퇴원 하겠다고 더러워서 못 있겠다고 선언했음. 뭐......그 날로 퇴원했음. g환자는 편마비의 호전이 빠르지 않아 퇴원이 불가능했음. 그렇게 f가 퇴원하고 한참 뒤까지도 g환자는 새로운 병실에서 은근 왕따였음. 어느날부터 g환자가 옆 침대 보호자에게 갑자기 욕하며 덤벼 들었음.본인 침대를 만지지도 않았는데 만지고 지나갔다고 싸움을 걸었음.편마비가 아직 덜 풀려 발음도 어눌했으나 욕할때는 너무 잘 했음. 그 날 이후로 걸핏하면 시비걸고 욕하고 삿대질하고... 편마비 임에도 불구하고 발차기도 했음. 그걸 본 담당의가 재활치료의 일종으로 등록해야겠다고 했음. 밤이면 안 자고 복도를 이리저리 배회하고 이방 저방 들어가거나 했음.그러다가 종종 슉 사라져서 밤간호사들이 총 출동되어 경비팀과 더불어 추격전과 체포전을 벌이기도 예사였음.재활 치료가 필요없을 정도로 밤에는 잘 걸었음.잠 안 자고 전화하고 울며 지내던 일은 없던 일이 되어버렸음. 밤번 막내가 새벽 한 시 즈음 야식 먹기 전 병실 라운딩을 하는데 비어 있는 고급형 1인실에서 말소리가 들렸음. "엉? 안 잠겼나?'' 평소 병실이 비면 청소 후 문을 잠궈 둬야 되지만 병동 창고가 비좁아 물건이나 기구들을 놓아 두는 경우가 많았음. 뭐야?하며 문을 열어보니 희미한 복도 불빛이 비쳐지며 어둠 속에 서 있는 g를 봤음. 혼자 중얼거리며 손짓을 하고 있길래 불을 켰음. ''g님!여기서 뭐 하세요?'' g환자는 반응없이 중얼중얼.막내간호사가 살짝 흔들었음. "g님!여기서 뭐 하세요? g님 병실로 가시죠'' 그날 이후 거의 밤 g환자는 그 병실로 들어갔음. 며칠 뒤 드뎌 그 방에 입원 환자가 생겼음. 첫 날 g환자가 두시경 그 방에 들어가려는 모습을 본 담당간호사가 발견하고 못 들어가게 했음. 이틀 후 그 방 환자가 화를 냈음. "여기는 환자들이 막 드나들어도 관리 안 합니까?'' 말인즉슨 입원 첫 날 새벽에 이상한 여자 환자가 들어오더니 한동안 나가지도 않고 돌아다니면서 왔다갔다하더니 그 다음 날엔 중년여자가 들어와서 돌아다니길래 당장 나가라고 했다고...... 수간호사는 g환자임을 짐작하고 사정 얘기를 하고 사과했고 간호사들에게도 주의 시켰음. 5일 뒤 그 방 환자는 전실을 요청했음. 밤마다 자꾸 병실에 들어오는 이상한 아주머니 때문에 기분 나쁘다고 했음. 밤번 간호사들은 억울했음. 업무가 많아 바빠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상황이고 불만사항은 접수되었지 그렇다고 밤새도록 지키고 있을 수도 없고...ㅠ 그 뒤 얼마 후 전국에 단풍이 예쁘게 물들어 단풍구경을 가려면 사표를 써야 갈 수 있다는 등 워라벨의 기초를 다지던 가을 새벽에 1인실에서 환자가 뛰어내렸다는 소문이 병원을 흔들었음. g환자가 새벽에 1인실 방충망을 뚫고 뛰어내렸음. 새벽이라 '쿵'하는 소리를 아무도 듣지 못했음. 간호사들은 아침 첫 바이탈 사인ㅡ혈압 재고 열 재고 등 하는 행위ㅡ재러 갔을때 자리에 없어서 화장실 갔겠거니...기다림. 시간이 지나도 오지않아 밤 번 근무자들이 온 병원을 찾아 다녔음. 새벽에 출근하는 직원이 주차하려다가 발견했음. 무심코 뒷마당에 주차하려고 들어가다가.......... ........주차되어진 차 지붕에....ㅠ바닥에........... 개원이래 최초의 자살 사건이었음. NS에 비상 걸림.주치의 정땡샘과 교수는 한동안 북풍한설이었음. 더불어 병동도 우울했음.ㅡ여기까지는 쓰니도 알고 있었음ㅡ 환자안전관리체계가 허술하다고 윗분들과 경영진들이 비상선포를 한 관계로 일하기 힘들었음. 봄 방학 시즌이라 온 병원이 미친듯이 바쁘던 어느 날 밤 집에 다녀온 봉샘이 아이스크림을 쏘았음. 봉샘은 평소 야식 시간에 낑겨서 잘 먹곤 했음. 봉샘이 연애 얘기를 맛깔나게 풀어주어 깔깔거리며 몰려오는 잠을 잊고 있었음. 갑자기 두다다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음. 간이 철렁할 정도로 컸음! 의료진들은 뛰는 소리.큰 소리 나 비명소리.쿵 하는 소리에 매우 민감함! 뭐지?하면서 모두 복도로 뛰어 나와서 두리번 거렸음! 으잉?? 정땡 샘이 가운도 입지 않은 채로 달려오더니 휙하고 무리들을 지나쳐 고급형 1인실로 뛰어 들어 갔음.뭐지????뭐야??? 모두 놀라서 같이 우르르 뛰어 들어 갔음. 정땡샘은 어두운 빈 병실을 뛰어들며 소리쳤음. ''불!불 켜봐요!'' ''샘!샘!무슨 일 이예요?'' 정땡샘은 욕실까지 다 뒤져보고는 창가로 가서 창문밖을 살폈음. 하릴없이 다들 같이 창밖을 살펴 봤음.어둠 뿐. ''샘 무슨 일 이예요?'' ''g환자 자리에 있는지 봐줘요'' ''예? 쌤? 누구요?'' 그제서야 정땡샘은 멍하게 병실을 둘러보더니 한숨을 쉬었음. 봉샘이ㅡ1년차 레지던트ㅡ약간 멍한 정땡 샘(2년차)과 같이 의국으로 돌아갔음. 입모양으로 나중 알려주께라고......해줌. 평소 봉샘은 간호사실과 잘 지내는 편이었고 정땡샘은 그만그만했음.그 샘 성격은 약간 강박적으로 본인의 일을 해나가는 스타일이었음. 특히 본인의 실수나 헛점은 용납하지 않았음. 다음 날 봉샘이 말하길, 정땡샘이 꿈을 꾸었는데 g환자가 그 방 창문으로 뛰어내리더라 함.너무 생생해서 꿈인데 생시로 착각 한 듯하다 했음.아마 담당 환자가 자살한 일이 큰 충격이었나보다라고 했음. 그 날 이후 별 다른 일 없이 지나가니 너나 모두 살살 잊어가고 있었음. 오후 근무가 마쳐가고 밤번이 출근하여 인계를 시작할 즈음 막내가 달려오며 투덜거림. ''진짜 쌤..부끄러워 낼 출근 못 하겠어요'' 화장실 간다던 막내가 저쪽에서 뛰어오며 호들갑을 떨었음. "왜?'' '' 고급방이 빈 방인줄 알고 볼 일보러 방귀 뿡뿡 뀌며 뛰어 들어갔는데....환자분이 쳐다보고 계셨어요!우엥'' ''........너.......무슨 소리 하냐?그 방 빈 방이야!'' ''아녜요!환자 분 계셨어요!'' ''너 병실 열쇠로 열고 들어가지 않았냐? 열쇠 들고 갔잖아!'' ''....?????..............'' ''대체 몇 호실로 들어간거냐 막내야?'' 인계하려고 다 모여있던 간호사들은 맹한 소릴하는 막내를 보며 혀를 찼음. "병실 화장실 사용하면 안 되는 거 알지?'' ''아는데요..화장실은 다 찼지...급해서 그랬어요. 직원 화장실이 따로 없으니 너무 짜증나요!'' 막내는 급하다고 열쇠꾸러미를 던지고 화장실로 달려가면서 중얼거렸음. 칠칠치못한 막내의 헤프닝으로 끝났음. 얼마의 시간이 흐르지 않아 보호자들 사이에 g환자가 고급형 1인실로 들어가더라, 아니다 f환자가 피 흘리며 복도를 지나 들어가더라 등 말이 많았음.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뇌졸중으로 수술한 엄마를 간병하고 있는 보호자 중 이십대 딸이 새벽에 화장실 가던중 g환자가 절룩거리며 고급형 1인실 문을 통과해 들어가는 걸 봤다함. g환자는 온통 피로 덮여 있고 팔은 뒤틀리고 머리 반쪽이 없었다함. 또 한 남자 보호자는 자다가 이상하게 너무 추워서 눈을 떴더니 병실 중앙에 웬 여자가 이 침대 저 침대 기웃거리다가 벽으로 사라졌다함. 주위 사람들 얘기를 들어본 결과 인상이 f같더라 함. 그러던 중 밤번 간호사가 새벽 라운딩 중 빈 병실인 고급형 1인실에서 부르는 소리? 신음소리? 가 들려 들어가 보니 창가에 누군가 서 있다가 휙 사라졌다함.병실은 너무 싸늘했다함.추운것과는 분명 달랐다함. 이런저런 소문이 부풀려지니 공포에 휩싸이고 멤버들은 수간호사에게 무섭다고 전출을 원하거나 사직 의사를 밝혔음. 심각성을 느낀 수간호사는 뇌혈관파트 교수에게 티타임을 제의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의논했음. 그 교수는 집단 죄책감이라고 얘기했음. 아...뉘에....듣던 간호사들.....콧방귀..... ''교수님이 못 보셔서 그래욧!빈 병실인줄 알고 열쇠로 열고 들어갔는데 분명 오십대 정도의 여자환자가 침대에 앉아 있었다니까요!'' 막내가 잔뜩 흥분해 외쳤음. ''그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귀신 맞다니깐요! '' ''근데요....얘는 신규라서 그 환자를 모르는 앤데요'' 일이 점점 심각해짐을 느꼈는지 교수는 웅얼거리다가 도망치듯 나갔음. 며칠 뒤 드디어 고급형 1인실에 신환이 입원했음. 말은 안 해도 모두들 빈 방 벗어남을 축하했음. 사장님이신지 형님이신지 비서들이 식사때 마다 진수성찬을 공수해왔음. 병실 테이블에는 그 비싼 바나나가 가득 쌓여 있었음.ㅋㅋ 당시에는 서민들은 바나나를 구경만 가능할 정도로 비쌌음! 일주일즈음 지나자 형님환자가 잠을 못 자겠다고 퇴원을 하겠다고 했음.아닛!수술이 곧인데 퇴원을? 벙찐 봉샘은 어이없어서 "수술 안 하면 죽을 수도 있어요'' 라고 초강 발언을 했음.ㅋㅋ 허리 수술에 무슨.... ''아니.선생!울 사장님이 밤마다 악몽을 꾸니 수술 하기도 전에 죽겠으니 퇴원하신다고요'' 환자는 아예 의사랑 얘기를 안 하고 비서가 얘기를 전달했음.차마 무서워서라곤 말 못하겠....ㅋ 입원 첫날에는 자다가 깨보니 여자 환자가 병실을 들어오더니 한바퀴 돌고는 사라졌고 다음 날부터 꿈을 꾸었는데 그 여자 환자가 병실을 돌다가 갑자기 창문으로 뛰어내렸다함.그리곤 또 다른 여자가 창문으로 뛰어내리고.....밤새 반복.... 3일되는 날부터는 형님환자랑 눈을 맞추고 계속 오라고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고개를 내저으려하지만 고개가 굳어서 안 돌아가길래 아! 가위인가보다 풀어야지하고 노력함. 고개를 내저으려 계속 시도하니 갑자기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들리며 " ㄲㄲ풀어봐...'' 다음 날 꿈에는 억지로 끌려가는 꿈을 꾸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창문을 열고 서 있었다함. 다음 날은 드디어 무서움을 인정하고 비서를 보호자 방에서 재웠음. 안 자려고 비서랑 술 먹고 버티다가 잠 들었다함. 여지없이 꿈에서 여자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창가로 끌려갔고 창문을 붙잡고 버티던 중 비서가 깨워서 정신을 차리고보니 실제로 또 창문을 열고 버티고 있더라함. 얘기를 들은 봉샘은 비서에게 조용히 비상구로 가자고 했고 담배 한대 같이 피우고 오더니 퇴원 처방 냈음. 어느날 뇌혈관파트 교수가 스님이랑 같이 오더니 수간호사에게 병실 열쇠를 받아갔음. 하루 밤 자겠으니 신경 쓰지 말고 비밀로 하라했음. 다음 날 아침 스님은 가셨고 달마도 그림이 세 벽에 걸려 있었음. 입 가벼운 봉샘을 공략했음. f환자가 퇴원 후 집에 갇혀 살다시피 했음.남편과 아들은 운영하는 식당이 있으니 거기 매달렸고 집안 일 봐 주던 도우미가 낮잠자는 사이에 f가 집을 나갔다고 함. f환자는 입원했던 병원 근처까지 어떻게 왔는지 모르지만 왔음. 병원 근처에 막 생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음.당시 15층이고 병원 바로 아래이고 거의 직원들의 기숙사 역할이라서 좋은 아파트라고 소문이 자자했음. 얼마 뒤 병동 1인실에서 f를 봤다는 환자가 있었고 정땡샘이 새벽 응급 수술을 하고 의국으로 가던 중 복도를 배회하는 f환자를 봤다함.g환자가 이상하게 f처럼 변해간다는 소문이 돌았고 봉샘이 밥 먹다가 그런 말을 하니 정땡샘이 무섭게 화 냈다함. 간호사들도 귀신을 봤다하고 보호자들도 봤다하던 차에 결정적으로 형님환자가 귀신 꿈을 꾸는 바람에 뇌혈관파트 교수가 ㅡ이때는 이 교수가 과장님!ㅡ스님에게 의논을 했다함. 하루 밤 기도 하면서 불경으로 그린 달마도 3점을 그려 걸어 놓았음.크지는 않아도 웬지 포스가 똿! "샘 그 비서가 뭐라 했길래 바로 퇴원 처방 냈는데요? 칼 보여 줬어요?'' ''에이! 싸나이 봉을 뭘로 보고.그깟 칼 따위로! 그 큰 덩치로 울먹울먹하면서 그 날밤 자기도 그 귀신 봤다더라고'' 그 날 방귀 뿡뿡뀌며 볼일 보러갔던 신규가 ㅎㅎ 네,그래요 왕눈이 후배가 맞습니다. 세월이 흘렀으니 스토리가 조금 과장되게 섞였겠지요? 이 사건 이후로 침대에 환자가 없으면 모든 간호사들이 불안하여 찾고 난리났지요. 빈 병실은 무조건 잠그게 되었고요. 그 아파트도 옥상문을 꼭 잠근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