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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조던을 역대 2위로 끌어내리려면
운동선수 중 역사상 가장 큰 경제적,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이 남자를 2위로 끌어내리려면, 혹은 적어도 커리어 만이라도 능가하려면.... 1. 커리어 끝까지 득점왕 조던은 데뷔시즌(데뷔시즌 NBA득점2위)과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되었던 2년차 때를 제외하고 단 한번도 득점왕을 놓진 적이 없음 - 7연속 득점왕, 1차 은퇴 복귀 후 다시 3연속 득점왕 2. All NBA First Team에 은퇴할 때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선정되어야 함 (축구로 치면 FIFA 선정 올해의 베스트11) 마찬가지로 데뷔시즌(세컨드팀), 2년차 이후로 은퇴할 때까지 단 한번도 빼놓지 않고 계속 선정 3. All-Defensive First Team에 은퇴할 때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선정 (피파 베스트11 수비수로 선정) 3년차 이후로 은퇴할 때까지 한번도 거르지 않고  동 포지션 내 수비 지존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음. 스틸왕 3회, 88년도 NBA올해의 수비수  선정. 4. 결승에 6회 이상 진출해서 모두 우승하고 모두 파이널MVP를 달성해야함 (챔스 결승 6회, 우승 6회, MVP6회) 커리어에 유일하게 없는게 준우승이며 결승전 MVP도 놓친 적이 없음 5. 정규시즌 MVP5회 이상 수상 (발롱도르 5회) 시즌 MVP 5회 수상 6. 역대 최고의 해결사 해당 스포츠 역대 최고의 순간 (98년 결승전  The shot (NBA를 상징하는 슛)   = 경기 종료 6초 남긴 상황에서 이 슛으로 역전우승,3연속 우승,MVP확정) 을 만들어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선수 역대 원탑으로 선정되어야함. 7.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특별한 무언가' 를 보여주어야 됨 농구는 센터놀음이라는 통념을 보란듯이 깨부수고 이제껏 본 적 없었던 압도적인 공중플레이,에어워크 등을 선보이며 전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킴. 뿐만 아니라 일개 중소 브랜드를 세계 최정상급 브랜드로 만들고(나이키) "에어조던" 같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상징' 을 만듬 조던이  복귀를 선언 했을 때 맥도날드,게토레이,나이키의 주식이 20% 상승. 조던이  은퇴를 선언 했을 때 맥도날드,게토레이,나이키의 주식이 30% 하락. "마이클 조던,만리장성"  - 중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무엇이 위대한가' 라는 설문조사에서  은퇴 때 당시 미 대통령이던 클린턴이  안보회의를 긴급 중단하고 경의 를 표함. 8. 드라마 아버지의 피살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아 돌연 은퇴, 2년 뒤 복귀하여 다시 우승을 거머쥐지만 복귀 후 첫 우승을 거머쥔 그 날은 마침  아버지의 날(Father's day)  이었음. 컴백 후 달성한 첫 우승이었지만 결국 라커룸에서 오열하는 조던. 9.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평을 들어야 함 역대 최고의 공격수, 역대 탑5안에 드는 수비수라는 평을 들었으며  모든 공식기관, 기자, 선수, 대중들로부터  역대 최고,  이견 없이 역대 가장 위대한 1인으로 꼽힘. 출처: 도탁스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올림픽여자배구 4. 페이스북 곽한영 교수
- 올림픽 여자배구 이야기4 - 한계를 넘어서(Limit Off!)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은 객관적인 전력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기습적으로 벨기에를 우회하여 프랑스로 진격하는 ‘전격전’을 펼친다. 말그대로 번갯불처럼 빠른 속도를 핵심으로 하는 전략이었는데 ‘공수부대 투입으로 방어진지 무력화-공중폭격-전차부대 진격-보병부대의 거점 접수’라는 루틴을 무한반복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말만 들으면 이렇게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루틴으로 프랑스 전역을 단숨에 제압하는게 가능해보이지만 문제는 사람은 톱니바퀴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속도가 생명인 전격전에서 밤낮없이 전투와 행군을 반복하는 것은 길어야 며칠이면 한계에 도달한다. 그래서 전격전의 루틴에 반드시 고려되어야할 또 하나의 ‘장비’는 ‘페르비틴’(pervitin)이었다. . 독일의 제약사 테믈러 베르케에서 생산, 공급한 페르비틴은 간단히 말하면 메스암페타민, 즉 ‘히로뽕’이었다. 독일 군인들은 마약에 취한 채 ‘슈퍼 솔저’가 되어 밤이 되어도 쉴 생각도 안하고 전투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난 ‘전투 머신’으로 프랑스 전장을 휩쓸었던 것이다. . 여기까지는 꽤 널리 알려진 사항이고 2차 대전이 아니라도 전쟁 중에 군인들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런 스토리에서 대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약물이 군인들을 ‘초인’으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약물을 투여했더니 비실비실해서 징병검사조차 통과못했던 약골 청년이 아이언맨도 맨주먹으로 때려눕히는 초능력자가 되더라는 ‘캡틴 아메리카’의 설정이 이런 관념의 대표적 사례. 하지만 생각해보면 마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칼슘으로 된 뼈가 쇳덩이로 바뀌는 것도 아니고 단백질로 된 근육이 돌덩이가 될 리도 없다. 결국 인간의 능력 그 자체는 별로 달라질 것이 없는 것이다. . 그렇다면 마약이 갖는 효과는 뭘까? 생명을 지닌 모든 존재들에게 가장 우선적인 지상명령은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어떤 시그널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문제를 피하도록 프로그래밍되는 것이 당연하다. 신체의 능력과 관련된 것도 마찬가지. 실제로 신체가 가지고 있는 능력치의 한계지점은 상당히 남아있지만 그 경계선에 가는 것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에 일찌감치 능력을 봉인해버리는 것이다. 마치 1톤 트럭은 실제로는 1.5톤, 2톤 까지도 실을 수 있지만 안전수준을 고려해서 적재중량을 1톤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과 같다(이 타이밍에서 갑자기 1톤 트럭이라고 진짜로 적재한계를 1톤 근처로 만들었다가 험악한 대한민국 화물환경에 박살이 나고 퇴출된 삼성자동차의 ‘야무진 트럭’의 비극이 떠오르고..). 자식이 자동차에 깔려서 생사의 기로에 섰을 때 부모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자동차를 들어올렸다는 식의 이야기는 인간이 자신의 생사를 도외시할만큼 절박한 상황에 처하면 한계치를 개방해버려서 낼 수 있는 힘의 최대치를 낸다는 것이지 슈퍼맨처럼 원래 가지고 있지도 않았던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힘을 발휘한다는 뜻이 아니다. 수치의 정확한 계산근거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그래서 인간은 통상 자신의 능력 한계치에서 20% 수준에서 제한을 건다고 한다. 즉, 마약은 이런 안전장치, Limit를 Off 시키는 방식으로 초인적인 힘을 끌어내는 것이며 당연히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면 몸이 고장나게 되는 것이다. . 앞선 글에 썼던 것처럼 우리 여자배구 대표팀은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도저히 예선통과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라바리니 감독이 아무리 신박한 작전을 쏟아낸다 해도 선수들이 그걸 수행할 능력이 없다면 만사무용한 일이었다. 특히 ‘쌍둥이 사태’를 겪으면서 팀 전체적으로 내상이 너무 컸다. 어떤 분은 문제있는 친구들이 나갔으니 팀이 더 잘 결속되지 않았겠나 말씀하시던데 여긴 국화부 친목배구모임이 아니고 국가대표 배구팀이다. 차라리 성질이 더럽더라도 실력있는 선수 한 명이 중요하지 인성좋고 잘 웃는데 리시브도 안되고 스파이크도 안되는 선수들끼리 모아놓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특히 갑작스럽게 콜업된 멤버들의 삐걱거림이 심했다. 염혜선, 안혜진 세터의 문제는 이미 길게 설명했으니 넘기고, 또다른 문제는 김연경과 함께 레프트 한자리를 추가로 맡은 박정아와 라이트의 김희진이었다. . 박정아는 특유의 팔을 미리 뒤로 제껴두었다가 때리는 큰 공격에 강하고 키도 큰 편이지만 속도가 느리고 체력이 약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아마 오늘 중계 중에 해설자가 ‘클러치 박’이라는 표현을 쓰는 걸 적어도 한 번 이상 들으실텐데 위기 상황에 강하다는 칭찬이기도 하지만 달리 보면 위급한 상황이 와야 비로소 능력이 발휘되는 슬로우 스타터라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다. 소속팀인 도로공사에서 자신을 대신해서 정말 뼈를 갈아가며 리시브를 하고 있는 문정원 선수를 볼 때마다 왠지 미안해하는 느낌을 읽을 수 있는데 그런 미안함, 나는 리시브를 잘 못해 라는 생각이 하나의 틀이 되어 박정아의 플레이를 둔하게 하는 느낌이었다. . 김희진의 경우는 더욱 안타깝다. 자타가 공인하는 피지컬을 가지고 있고 결정력도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성장을 멈추고 제자리걸음 때로는 퇴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선수였다. 별다른 근거 없이 개인적인 느낌으로만 말하자면 왠지 배구올스타전에서의 사건 이후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대개의 스포츠에서 올스타전은 그냥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본다는 정도의 의미만 갖는 재미없는 이벤트지만 배구만큼은 챔피언결정전보다 올스타전이 더 재밌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이유는 별다른게 없고 배구 선수들이 정말로 ‘혼신을 다해’ 팬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배구는 꽤 오랜 기간 팬들의 외면을 받는 암흑기를 거쳤기 때문에 팬서비스에 대한 마인드가 남다른 편인데 올스타전을 하면 춤, 노래, 코스프레는 기본이고 온갖 이벤트로 선수들이 망가지면서 팬들을 기쁘게 한다. 심지어 근엄하기 이를데 없는 이정철 감독, 신진식 감독조차 올스타전에서는 당연히 춤을 비롯해서 시키는 건 다해야한다고 생각할 정도. . 그런데 촛불시위로 뜨거웠던 2016-17 시즌 올스타전에서 김희진은 당시 장안의 화제였던 최순실의 코스프레를 했다. 워낙 잘 어울렸고 본인도 최선을 다해 연기했기 때문에 체육관은 열광의 도가니가 되었지만 정작 행사가 끝나고 난 후 태극기 부대를 비롯한 보수세력들의 집중공세에 시달리게 되었다. ‘순수한 스포츠에 더러운 정치적 의도를 끌어들였다’는게 비판의 포인트였는데 김희진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밖에 없는게 비판 자체도 말이 안되는데다 애초에 배구연맹에서 ‘최순실 코스프레 하면 재밌을 거 같은데 누가 할래?’라고 제안했다가 아무도 안한다고 하니까 총대를 메는 마음으로 ‘제가 할께요’ 한 것이 이런 역풍을 맞은 것이었다. 결국 연맹 차원에서 공식 사과문을 내고 김희진과 기업은행 팀은 조직적인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 원래 이 사건 전에 김희진 선수는 대단히 밝고 유머러스한 선수였는데 이 사건 이후로는 경기중에 웃거나 장난치는 일을 자제하게 되었다. 게다가 앞서 첫 번째 글에 썼던 소속팀과의 포지션 갈등을 계기로 더욱 위축되었고 크고작은 부상까지 겹쳐서 오늘 경기에 임하는 시점에도 무릎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다. . 김희진과 같은 팀인 센터 김수지도 지난 두세 시즌 사이에 눈에 띄게 표정이 굳어진 선수다. 늘 최소한의 자기몫은 해내지만 그 이상에 대한 열망은 잘 보이지 않아서 양효진처럼 게임을 지배하는 센터의 역할보다는 미들블로커로 가끔 이동속공을 하는 수준에서 만족하는 ‘얼음공주’같은 이미지였다. . 말하자면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폭우로 물에 푹 젖어있는 장작 같은 상태였다. 자신이 맡은 역할의 ‘한계’를 돌파하기 보다는 그 언저리에 머무르는데 익숙한 상태. . 여기에서 드디어 최종 보스, ‘김연경’이 등장한다. 사실 김연경의 이야기는 일부러 비중을 줄이고 있었다. 이미 많은 언론매체에서 넘칠만큼 조명을 하고 있고, 또 팀은 어떤 경우에도 한 개인으로 환원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올림픽에서만큼은 모든 것의 시작점에 김연경이 있다는 점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라바리니가 부싯돌이었다면 김연경은 최고의 불쏘시개라고나 할까? .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에게 누가 물었다. ‘배구인의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조건은 무엇입니까?’ 타노스, 아 죄송.. 차상현 감독은 말했다. ‘열정입니다’ 김연경은 신체조건도 좋고 실력도 좋다. 그러나 세계 배구계를 둘러보면 김연경보다 더 신체조건이 좋고 더 테크닉이 뛰어난 선수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김연경보다 더 승리에 대한 열망이 뜨겁고 주변의 선수들을 그 열망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강한 선수는 본 적이 없다. 젖은 장작에 불을 붙이는 가장 무식하지만 확실한 방법은 어느 장작 하나가 나머지 장작들이 다 바짝말라 마침내 불이 붙을 때까지 무작정 타오르는 것이다. 김연경이 바로 그 무지막지하고 확실한 하나의 장작이었다. . 한일전에서 일본팀과 우리팀의 결정적인 차이는 우리 팀 코트가 무지하게 시끄러웠다는 것이다. 물론 가장 시끄러운 사람은 김연경이다. 그는 작전타임 때마다 명언을 남기고 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유명해진 말은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이지만 내가 가장 감탄한 말은 대륙간 예선에서 세계 최강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위축된 모습을 보이자 ‘표정이 죽는 중이야, *발, 웃어!!’라고 외치는 장면이었다. 아, 웃지 않으면 난 여기서 죽을지도 모르겠구나 하고 선수들이 정신을 차릴 수 밖에 없..(아님) . 이렇게 서서히 불타오르기 시작한 선수들은 점차 자신의 한계를 개방하고 그 벽을 뛰어넘기 시작했다. 갑자기 강한 스파이크를 때리고 엄청난 점프로 다 블로킹해버리고 그럴 수는 없지만 집중력을 최고조로 높여서 빠르게 반응하는 것은 가능하다. 배구는 공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몇 안되는 운동이다. 이런 집중력의 차이는 전력을 급상승시킬 수 있는 것이다. 공격이 막히면 다른 선수들이 벌떼같이 달려들어서 공을 올리고 올리고 또 올려서 될 때까지 때리는 말도 안되는 방법이 우리의 ‘작전’이었다.  . 링크한 사진을 보자. 한일전 5세트 14 대 13으로 일본이 앞서는 상황, 공격 하나만 실수하면 바로 게임이 끝나는 상황에서 심지어 우리팀은 선수교체 미스로 통상 한 명만 들어가는 세터가 안혜진, 염혜선 두 사람이나 들어갔다. 블로킹 높이가 낮기 때문에 박정아가 단 한번의 공격에 성공을 시키지 못하면 다음 번 일본팀의 공격은 막는 것이 불가능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박정아가 스파이크를 때린 직후의 모습이다. . 일본팀 코트를 보면 긴장하고 당황해서인지 진용이 어수선하다. 특히 아랫쪽 빨간옷의 리베로 옆에 있는 이시카와 마유의 위치선정이 잘못됐다. 만약 김연경이 공격했다면 어깨를 틀어서 어택라인 앞쪽의 빈공간에 꽂아 넣었을텐데 그렇게 코스를 볼 여유가 없었던 박정아는 자신의 특기인 밀어치기로 스파이크를 넣었고 그게 하필 이시카와의 정면으로 갔다. . 그 순간 이시카와는 무의식중에 오른쪽 어깨를 틀어서 공을 피해버렸다. 자신이 서있는 위치를 생각해보면 절대로 아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각도였기 때문에 실은 바로 옆에 있던 수비전담 리베로에게 공을 미룬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당연히 이시카와가 받을 거라고 생각한 공이 통과되어 왔기 때문에 리베로도 이 공을 놓쳐서 우리는 14 대 14의 극적인 동점을 이루게 되었다. . 반면 우리 팀 코트를 보자. 정말 누가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장면이다. 박정아의 공이 블로킹을 맞고 직각으로 떨어질 것을 대비해서 김수지는 무릎을 꿇고 아예 바닥에 엎드려 있고 그 뒤는 오지영, 다시 3선에는 안혜진과 염혜선, 공이 블로킹을 맞고 멀리 튈 것을 대비해서 김연경까지 공격수를 제외한 5명의 선수 전원이 완벽한 부채꼴 모양의 어택 커버 포메이션을 취하고 있다. 이게 바로 집중력의 차이다. 이어진 다음 장면에서 선수들이 모두 바닥을 구르며 기도하고 기뻐하는 장면은 선수들의 긴장과 집중도가 얼마나 초인적인 수준이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 결국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이시카와는 이어진 공격에서도 베이스라인을 벗어나는 스파이크 실수를 해서 우리나라의 대역전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오늘,  그리고 이어질 메달 결정전 경기의 관람 포인트를 이야기해보자. 가장 멋진 장면은 강력한 스파이크가 코트에 꽂히는 순간이 아니라 상대방의 서브를 기다리며 우리에 갇힌 야수처럼 우리 선수들이 자세를 한껏 낮추고 매서운 눈매로 네트 너머를 노려보며 집중하고 있는 장면이다. 하늘로 솟아오른 공만 보지 말고 공이 떠오른 순간 순식간에 정해진 위치로 산개하여 ‘충격에 대비’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셔야 한다. 한 포인트 한 포인트에 인생의 굴곡을 조각처럼 새겨나가는 선수들의 진지한 희노애락을 보셔야 한다. 김연경 선수와 함께 자신의 한계를 넘어 하얀 완전연소를 향해 나아가는 선수들의 타오르는 몸짓을 보셔야 한다. . 자, 이제 문을 열자. 마지막 싸움의 불구덩이로 함께 걸어들어갈 시간이다. The End.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올림픽여자배구 2. 페이스북 곽한영 교수
- 올림픽 여자배구 이야기2 - 폐허를 딛고서 . 김희진 선수 이야기는..... 좀 나중으로 돌리기로 하고(쉭쉭.. 날아오는 돌 피하는 중) 그럼 지금 현재 우리나라 여자배구 대표팀의 상황이 어떤지 잠깐 짚어보기로 하자. 배구경기에는 세터, 레프트, 라이트, 센터, 리베로의 포지션이 존재한다. 어, 다섯 명인데요? 라는 질문이 들리는데 통상 레프트가 2명, 센터가 2명씩 들어가서 로테이션으로 돌아가고 수비에 약한 센터가 후위로 가는 타이밍에 수비 전담요원으로 리베로가 들어간다. 6명 중에 혼자 유니폼 모양이 다른 그 선수다. ‘수비 전담’이기 때문에 규칙상 공격이 금지되어 있어서 혹여 공격을 하면 금방 눈에 띄도록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다. . 뭐니뭐니해도 현대 배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은 세터다. 야구를 예로 들어보자. 투수가 던지는 여러 구질의 공 가운데 가장 강력한 공은 뭘까? 더스트볼? 빙고... 가 아니고(여기서 웃으시면 연식 인증) 많은 야구전문가들은 역시 ‘직구’라고 말한다. 타자가 공의 궤적과 속도를 가늠해서 반응을 하기 전에 공이 먼저 들어와버리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배구에서 이런 직구에 해당하는 것이 ‘속공’이다. 네트 앞에서 블로킹을 하는 선수는 세 명, 팔뚝은 여섯 개 밖에 안되는데 블로커가 공에 반응해서 미처 점프를 하기도 전에 공이 내리꽂히면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만약 리시브가 안좋거나 이미 수비수들이 공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준비태세를 갖춘 상황이라면 야구로 치면 ‘변화구’를 시도할 수도 있다. 이 역시 세터의 역할인데 세터가 네트 너머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계산하고 때로 페이크로 속이며 블로커가 없는 쪽으로 공을 뽑아서 오픈찬스를 내주면 되는 것이다. .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세터들이 몸을 빠르게 움직여서 공의 밑으로 파고 들어가야 하고 머리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김호철, 신영철, 이도희, 이효희와 같이 키가 작고 빠르면서도 정확한 토스를 올리는 세터들이 한동안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렇게 세터가 키가 작으면 전위에 있을 때 블로킹 높이가 낮아져서 수비에 불리하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더 나아가 토스 자체의 질도 달라진다. 유명한 배구만화 ‘하이큐’의 한 장면을 생각해보자. 리시브가 빗나가서 네트 한쪽 구석으로 몰린 볼을 키가 큰 세터가 네트 상단에서 직선으로 반대방향으로 쏘아보낸다면 수비측 블로커들은 멘붕에 빠지게 된다. 공이 좌에서 우로 일자로 횡단하는데 중간에 도대체 누가 이 공을 때릴지 감을 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런 만화같은 상황은 실제 경기에서는 흔히 나오는 것이 아니지만(그렇다고 안나오는 것도 아니다. 대한항공을 이끄는 불세출의 세터 한선수의 토스를 보면 예술이 멀리 있지 않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런 고난이도 토스가 아니더라도 간단한 속공조차 키가 크면 공의 전달 거리가 짧아져서 그만큼 스피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반면 키가 작은 세터는 밑에서 위로 포물선을 그리며 공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자세가 금방 읽히고 토스 속도가 느려지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는 것이다. . 이쯤까지 얘기하면 누구 얘기를 하려고 하는지 금방 눈치채셨을 것이다. 한국 여자배구에서 ‘이름을 말할 수 없는 자’처럼 되어가고 있는 이다영 세터는 그래서 이론의 여지없이 다음 세대 한국배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여겨졌다. 키도 크고 유연한데다가 속도도 빠르다. 게다가 공격수를 했던 경험도 있어서 세터인데 종종 스파이크를 하는 ‘세파이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객관적 조건이 다 만들어져 있어도 세터로 성장하는데 가장 힘든 부분인 ‘경험치’ 부분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전 소속팀 현대건설에서 넘칠만큼 쌓았다. ‘불행인지’라고 말한 이유는 이도희 감독이 이다영 선수를 줄창 기용하면서 빠르게 성장시킨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기간 팀 성적을 말아먹었기 때문에 현대건설 팬들의 입장에서는 애증의 시즌을 몇 년 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그러니 정작 그 경험치를 먹고 진정한 주전급 세터가 되었을 때 거액을 받고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것을 보고 현대건설팬들이 뒷목을 잡은 것도 당연. 가장 배신감을 느낀 건 이도희 감독이겠지만) . 실은 우리나라가 올림픽 예선전을 통과하는데도 이다영, 이재영의 몫이 대단히 컸다. 그렇게 모든 플레이를 이다영을 중심으로 세팅해놓은 상태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터졌으니 대표팀이 초상집이 된 것도 당연. 그래서 급하게 불러올린 세터가 염혜선 선수인데 갑작스러운 콜업이기도 했고 이 선수 역시 지난 시즌 인삼공사를 떠들썩하게 했던 ‘왕따 사건’의 여파로 시즌 후반기를 통으로 날려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이다. 오랫동안 염혜선 선수를 봐온 사람들이라면 이번 올림픽에서 유난히 수척해보이는 모습에 가슴이 아플 것이다. 아무래도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하필이면 같은 팀에 리베로인 오지영 선수가 당시 사건 관련자로 알려져 있어서 어쩌면 서로 좀 불편할 수도 있고..) 현대건설의 김다인 선수도 여러 차례 테스트를 해봤으나 이 선수도 이다영이 갑작스레 흥국으로 이적한 후 갑자기 주전자리를 맡으면서 지난 시즌 저러다 쓰러지지 싶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던 선수에 멘탈도 약한 편이라 토스 자체는 안정적이지만 뒤에 이야기할 라바리니 감독의 공격 전술을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서브가 강한 안혜진 선수가 백업으로 선발됐다. 그런데 안혜진은 ‘돌아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활달한 선수이긴 한데 긴장을 하면 순식간에 멘탈이 무너지는 문제도 있다. 심지어 올림픽 예선전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다가 긴장이 너무 심해서 과호흡 증상이 오는 바람에 한 경기도 못뛰고 곧바로 귀국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올림픽에서도 사실 가장 서브가 강력한, 강력해야할, 그거 기대하고 데려온 선수인데도 위력적인 모습을 못보이고 있기도 하다. . 이야기가 길었는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현재 우리 팀은 배의 선장 혹은 조타수라고 할 세터가 대단히 약한 상황이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일본팀 세터의 안정적인 토스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금방 보이실 것이다. . 그런데 앞서 내가 배구팀의 가장 강한 공격무기가 세터와의 호흡을 통해 이루어지는 속공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세터가 이렇게 약하니 우리 대표팀에서 김연경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책임져야할 양효진의 공격이 묶여버리고 말았다. 직전 올림픽인 리우 올림픽에서 김연경의 득점이 112점, 양효진의 득점이 77점이었다. 이때의 세터가 지금은 은퇴한 마지막 명세터로 불리우는 이효희 선수였다. 그런데 이번 터키전의 경우 김연경 28점, 양효진 11점이었고 일본전에서는 30점/12점이었다. 공격시도는 김연경이 자그마치 64회, 양효진은 22회였다. 이 경기에서 우리 팀 전체 공격시도가 187회였으니까 최소 세 번에 한번은 무조건 김연경에게 토스가 올라갔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지금까지 거의 모든 경기에서 비슷하게 나타난다. 결국 토스에 자신이 없는 세터가 김연경쪽으로 몰빵을 했다는 뜻이다. . 쌍둥이 중 다른 한 쪽인 이재영의 공백도 크다. 레프트 포지션은 공격도 하고 수비도 해야 하는 자리라서 체력부담이 크다. 이재영은 몸이 빠르고 체중을 모두 실어 때리는 공격의 파괴력이 강하며 점프가 대단히 좋아서 백어택, 파이프 공격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으면서 수비가담능력도 뛰어나다. 오히려 세터인 이다영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던, 김연경의 레프트 자리를 이어받을 차세대 주자였다. 그런데 이 자리 역시 갑작스레 공석이 되면서 박정아가 자리를 메꾸게 되었는데 박정아는 키도 크고 펀치력도 있는 선수지만 체격이 큰 편이라선지 체력이 쉽게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서 소속팀인 도로공사의 김종민 감독은 수비를 담당해야 하는 레프트 포지션이지만 박정아는 리시브를 빼주고 후위의 단 두 명이 리시브를 담당하는 ‘2인 리시브 체제’라는 특이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박정아는 원래 리시브를 안하던 선수라는 뜻이다. 이번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박정아가 리시브를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지금 수준이면 기대치보다는 훨씬 잘하고 있는 수준이다. 역시 정리해서 말하자면, 이쪽도 문제가 심각하다는거다. . 예전에 김연경 선수가 팟캐스트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면서 ‘우리나라 선수 중에 김연경 선수처럼 세계적 레벨로도 손색이 없다 싶은 선수가 누가 있나요?’라고 묻자 솔직한 성격답게 ‘어, 없는데? 효진이? 나랑 친하니까 끼워주고 싶지만 솔직히 쪼금 모자란 거 같고.. 아, 맞아. 해란이 언니는 확실히 세계적 레벨이예요’라고 답한 적이 있다. 앞서 잠시 소개했던 리베로 포지션의 붙박이 국가대표 김해란 선수를 말하는거였다. 역시 배구를 좀 본 사람들이라면 이런 평가에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출산 문제로 김해란 선수가 은퇴하면서 리베로 자리까지 공석이 되어버렸다(출산 후 다음 시즌엔 다시 복귀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이 인삼공사에서 GS칼텍스로 옮긴 오지영 선수. 오지영 선수도 훌륭한 리베로이긴 하지만 김해란 선수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 많고 특히 지난 시즌부터 체력저하가 두드러져서 리베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순간반응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어려운 공을 여러 개 받아서 좋은 모습만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텐데 실은 수비전담 포지션인 리베로라면,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수비의 비중을 높일 수 밖에 없는 팀이라면 리베로가 이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 . 라이트 포지션도 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글의 댓글에서 몇 분이 말씀해주셨는데 우리나라 프로배구에서는 수비부담 없이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 라이트 포지션에 ‘몰빵’을 하기 위해 외국인 선수를 기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국내 선수가 프로리그에서 라이트를 맡는 경우는 거의 없고 당연히 경험자도, 적임자도 없다. 지난 글 말미에 잠시 언급했던 김희진 선수의 포지션 중복 문제가 바로 이것이었고 대표팀에서도 라이트 포지션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는 편이다. 현재 라이트에는 김희진, 정지윤 선수가 있는데 일본전에서는 8점/0점, 터키전에서는 9점/4점을 기록했다. 공격포인트로만 보면 터키전에서 김희진은 29회 공격시도에 겨우 6점을 벌었다. 주공격포지션이 맞나 싶은 수준이다. .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에 최고 연봉 계약에 빛나는 이소영도 레프트로 합류했는데 활약이 대단히 저조하다. 일본전 8점, 터키전에서는 겨우 2점 밖에 따지 못했다. ‘국내 최고 연봉 레프트’라는 타이틀이 어색할 정도인데 원래 키가 크지 않다는 한계점도 있지만 이번 대회를 지켜보자니 내가 다른 글에서 언급했었던 점프메커니즘을 바꾼 것 같다. 인삼공사로 이적하면서 이영택 감독이 ‘더 강한 서브를 위해 자세를 바꾸라고 하겠다’고 말했는데 서브는 오히려 더 약해진 것 같고 전에 말했던 부상 위험 때문에 두 발을 동시에 띄우는 서전트점프로 바꾼 듯한데 이 때문에 점프 높이가 낮아져서 안그래도 낮은 키에 더욱 한계가 드러나는 상황이 된 듯 하다. . 자, 감상이 어떠신가. 이 글의 제목이었던 ‘폐허’라는 말이 실감나시는지? 이 막막한 상황에 대한 상당부분의 책임은 역시 핵심 주전이었던 쌍둥이에게 있지만 그 외에도 여러모로 좋지 않은 일들만이 겹겹이 쌓인 상황이다. 당연히 이번 올림픽은 정말 올림픽 정신으로, ‘참가에 의의를 두는’ 수준으로 마음을 내려놓은 배구팬들이 많았다. . 하지만 바로 이렇게 ‘말도 안되는 열악한 상황’에서 지금의 시점에까지 올라왔다는 점이 진정으로 가슴떨리게 대단한 부분이다. 우연도 있고 행운도 있었다. 하지만 세상의 가치있는 성취는 단순한 운만으로 결실이 맺어지지는 않는 법이다.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거스르는 ‘그럼에도 폐허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이 기적처럼 작동했다. 그 힘을 살펴보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라바리니, 그리고 김희진에게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To Be Continued...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올림픽여자배구 5. 페이스북 곽한영 교수
- 마지막 세르비아전 이야기 . 세르비아전이 끝났습니다. 결과는 안타깝게 되었습니다만 그렇게 된 사정에 대해서는 마지막으로 조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기고 지는 것보다 배구라는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니까요. . 실은 어제 하루 우리 대표팀에 휴식을 주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걱정을 했습니다.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달았지만 우리보다 객관적으로 훨씬 강한 팀인 세르비아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약속된 플레이가 핵심일텐데 아예 하루를 쉰다는 것은 경기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그 조직력 강화훈련을 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곧바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아, 염혜선 선수의 상태가 심각한 모양이로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 염혜선 선수는 지난 시즌 후반부 연습과정에서 손가락뼈를 크게 다쳐서 수술을 하고 후반부를 통째로 날렸습니다. 오늘 유심히 염혜선 선수의 손을 보신 분들은 오른손 여러 마디에 밴딩을 한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스파이크나 블로킹을 하는 포지션에서는 손가락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밴딩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손끝의 감각이 중요한 세터가 밴딩을, 저렇게 부분적으로 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제가 차마 가슴이 아파서 사진을 링크할 수는 없습니다만 밴딩부위는 뼈접합수술을 한 부분이고 밴딩을 벗기면 길쭉한 흉터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여기에 철심을 넣었는데 지금 이걸 제거할 타이밍인데도 빼고 나면 한동안 운동을 못하기 때문에 철심을 넣은 상태에서 이번 올림픽을 소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게다가 나머지 손가락에 힘이 걸리다보니 나머지 손가락은 멍이 들어있는 상태입니다. 이 부분은 현장에서 취재하시는 기자분들, 혹은 선수 본인만이 알수 있는 것이라 추측이긴 합니다만 4강전까지의 과정에서 부상부위의 상태가 악화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쩐지 4강전에서 현대 배구에서 금기시되어 있는 언더토스가 좀 많다 했는데 손가락을 펼쳐서 토스하는게 어려워서 그랬던 것인가 싶기도 합니다. . 즉, 다시 말하자면 세터가 쉬어야 하는 상태라면 딱히 조직력훈련을 하는 것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하루를 빼는 결정을 했을 것 같습니다. . 안혜진 선수가 백업세터로 들어가 있긴 하지만 앞선 글에 쓴 것처럼 긴장을 많이하면 과호흡으로 쓰러지는 문제가 있을 정도로 스트레스에 약해서 큰 경기에는 약점을 보입니다. 그런데 오늘 세르비아전에서는 꽤 긴 시간 출장했고 말도 안되는 토스 미스도 몇 번 했습니다. 선수를 비판하기에 앞서 계속 불안함에 눈빛이 흔들리는 안혜진 선수를 보며 역시 마음이 아팠습니다. . 지난 브라질전과 달리 세르비아전은 세터가 커버가 되었다면 해볼만한 경기였습니다. 저쪽의 보스코비치도 잘했지만 우리 팀에도 김연경과 박정아 선수가 있으니까요. 드물게 나온 양효진 선수의 센터 속공에 세르비아가 무방비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저런 게 세트당 7-8개만 나와도.. 제가 아는 걸 선수들은 당연히 알았겠죠. 그래서 오늘은 안되는 거 알면서도 김수지 선수가 아주 열심히 이동속공을 뛰었습니다. 김수지 선수가 공격 성공 못한다고 비판하는 채팅도 있던데 대부분 세터의 토스 미스였습니다. . 세터의 토스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세르비아의 세터가 아주 잘 보여주었습니다. 게임을 보는 중에 머리카락이 설만큼 무서운 장면이 하나 나와서 설명드리려고 캡처해두었습니다. . 첫 번째 사진을 보면 키 큰 세터가 점프를 해서 네트 상단 높이에서 볼을 올리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볼의 궤적은 세터가 올린 궤적이 아니고 받으려고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우리 팀 코트를 보면 센터블로커 김수지를 비롯해서 후위까지 모든 선수의 시선이 세터에게 몰린 상태입니다. 그런데 세르비아팀 코트에서는 19번 선수가 백어택을 하기 위해 뛰어가고 5번 선수가 속공을 하기 위해 뛰어갑니다. 누구에게 공이 갈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우리 블로커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 그런데 두 번째 사진을 보면, 우와.. 저 높이를 보세요. 저건 공격수가 공을 보고 뛰어오른 것이 아니라 공격수가 최대한 뛰어올라 그냥 팔을 휘두르면 바로 그 위치에 공이 배달된 상황입니다(하이큐라는 배구만화를 보시면 이런 '택배 토스'이야기가 여러 화에 걸쳐 길게 나옵니다. 만화같은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사진으로 보여드릴 수 없지만 세터가 공을 쏜 궤적은 총알같은 완전 일직선이었습니다. 우리 팀에서는 김수지 선수가 간신히 손을 뻗어보지만 사실상 아예 블로킹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입니다. . 이런 장면이 한 세트에도 여러 번 나왔는데 제가 가장 혀를 내두른 것은 세터가 '시간차 토스'를 한 몇 장면입니다. 설명이 될지 모르겠는데 세터가 점프를 해서 공에 손을 뻗었다가 반대편에 블로킹이 올라온 것을 보고 손을 움츠려서 공과 함께 공중에 잠시 머물러서 블로킹이 떨어지기를 기다린 다음에 속공토스를 밀어서 완전히 노마크 상황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옛날 마이클 조던의 더블클러치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 이런 신들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염혜선 선수가 부상이 아니었다면, 혹은 그 전에 이런 부상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레 국가대표에 차출되지 않고 좀더 여유있게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었더라면 결과가 어땠을까 아쉽지만 언제나 모든 것이 준비된 상황에서 맞이할 수 있는 이벤트가 인생에 몇 개나 있겠습니까. 늘 상황은 이미 주어져있고 우리는 그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지요. 바로 그런 의미에서, 저는 뻔하지만 쉽지않은 미덕인 '최선'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염혜선 선수가 수술후 처치가 제대로 안돼서 후유증이 있을 것 같아 제일 걱정이네요. . 올림픽 배구글 첫 머리에 썼듯이 쫄보라서 나중에 경기 결과만 확인하고 싶었는데 그렇게는 안되더군요. 경기보다가 수명이 주는 줄 알았습니다. 즐거운 순간 만들어준 선수들과 감독, 그리고 함께 즐겨주신 페친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부터 이어지는 코보컵, 그리고 정규시즌에서 또 배구 이야기 많이 나누었으면 좋겠네요. (GS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