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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로스트아크 '유료 모델 논란 해프닝'이 보여준 것

서버 이슈도 성공적으로 방어했고, 동시접속자도 25만 명을 달성한 <로스트아크>가 오픈 첫 날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7일, 일부 유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떠돌던 ‘유료 모델’ 이슈다.

떠돌았던 주요 논란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로스트아크>는 200만원 상당의 탈 것 판매한다 ▲ 유료 의상 부위마다 1% 추가 능력치가 붙어 있어 유료 유저가 더 유리하다 ▲ 일부 퀘스트는 유료 의상의 ‘매력’ 능력치 없이는 진행이 불가능하다. 이 논란은 <로스트아크> 서버 상태가 좋지 않았고, 서버 상태가 호전된 뒤엔 대기열 때문에 사실 확인이 힘들었던 7일 오후 급격히 확산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 루머로 판명됐다.

먼저 200만 원 상당의 탈 것은 200만 원어치 ‘마일리지’로 구매할 수 있는 탈 것으로 밝혀졌다. 탈 것을 200만 원에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유료 상품 200만 원어치를 구입한 유저가 마일리지로 살 수 있는 일종의 서비스 상품이었던 것.
논란이 된 '금빛 전투 갑옷 늑대' 탈 것. 사실은 약 200만 원 상당의 '마일리지'로 얻는 아이템으로 드러났다. 탈 것에는 별 다른 추가 능력치가 없다.

유료 의상 능력치 이슈도 무료 유저가 플레이만으로 따라갈 수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유료 의상에 있는 추가 능력치는 게임에서 제작할 수 있는 의상도 동일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유료 의상에 있는 ‘매력’ 능력치가 있어야 수행할 수 있는 퀘스트가 있다는 것도 유저가 플레이하며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능력치로 충분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일일 퀘스트 자동 완료’나 ‘레벨업 패키지’ 등 호불호가 갈리는 상품은 존재하지만, 가장 큰 이슈였던 상품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 유료 유저만 추가 능력치나 퀘스트가 가능하다는 논란은 허위로 판명됐다.

이 같은 사실은 7일 저녁부터 유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8일 현재 <로스트아크>를 하는 유저뿐만 아니라 게임을 하지 않는 다른 적지 않은 유저를 알게 됐다. 스마일게이트 RPG 입장에선 섬뜩한 해프닝이다.
게임에서 구할 수 있는 의상의 능력치. 메인 능력치인 '민첩' 증가치는 유료 의상과 동일하고, 서브 능력치(성향)의 합만 유료 의상에 비해 5 낮다. 성향은 서브 퀘스트나 NPC와의 대화 선택지 등을 해금하는 수치로, 퀘스트를 수행할 때마다 어울리는 성향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 해프닝이 알려준 것. 유저들은 더 이상 게임사를 믿지 않는다

다만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중요한 대목이 2개 있다. 하나는 게임사에 대한 유저들의 불신, 그리고 (첫 번째와 연결될 수도 있는) 모바일식 유료 모델에 대한 거부감이다. 

사실 200만원이라는 상품 가격은 (확률에 의존하는 상품이 아닌 한) 사실상 게임에서 보기 불가능한 상품이다. 하지만 <로스트아크> 유료 모델 논란이 처음 생겼을 때, 상당수의 유저들은 별다른 의심 없이 해당 이슈를 믿고 게임사를 비판했다. 이는 사실 확인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인터넷 여론에 대한 비판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관점에선 게임사들에 대한 유저들의 인식이 ‘그런 상품을 낼 만한 회사’라는 것과도 같다.

실제로 처음 논란이 생겼을 때, 사실을 알려주는 유저들이 게임사의 앞잡이로 취급되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또한 일부 유저들은 이 이슈가 허위로 판명되자 회사의 이미지, 혹은 OBT부터 유료 모델을 도입한 것 등을 언급하며 앞으로 심한 유료 상품이 나올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많은 유저들이 게임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모바일 모델에 대한 거부감이다. <로스트아크>는 론칭 한정 패키지, 레벨 업 패키지, 일일 퀘스트 자동 완료 등 모바일 RPG에 유래한 유료 모델을 도입했다. 현재 <로스트아크> 유료 상품 중 캐릭터 성능에 영향 주는 것은 앞서 말한 ‘의상’이 유일하다. 하지만 적지 않은 유저들이 모바일 게임식 유료 상품을 선보였다는 것 만으로 <로스트아크>에 거부감을 표했고 심하면 비난하기까지 했다.
유저들의 이런 두 사례는 부분유료 모델, 특히 뽑기와 같은 Pay to Win 모델로 쌓인 스트레스가 표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로스트아크> 유료 상품 이슈에 대한 댓글 중 상당수는 해당 게임사와 한국 게임사들이 (플랫폼을 막론하고) 근래 보인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내제돼 있었다.

다행히 <로스트아크>는 게임 자체의 유명세 덕에 허위 사실이 빨리 판명돼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지금 같은 환경에서 이보다 작은 규모 게임이 이런 논란에 휘둘렸다면 큰 피해를 입었을 수도 있다. 월 정액 모델의 쇠퇴 이후 업계를 먹여 살린 부분유료 모델(정확히는 그 중에서도 뽑기처럼 유저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일부 모델)이 업계의 위협 요소를 만든 셈이다. 업계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반대로 유저들 입장에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비난이 엉뚱한 게임에 피해를 줄 뻔 했다. 특히 지금 같이 게임사에 우호적으로 보이는 유저까지 비판 받는 상황에선 잘못 알려진 이야기가 진실인 양 돌아다닐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가깝게는 무고한 작품이 엉뚱한 이유로 피해를 보게 한다. 그리고 멀게는 게임업계가 이슈가 생겨도 살아남을 수 있는 대형 업체, 욕은 먹지만 사업성은 충분한 ‘검증된 모델’ 중심으로 흐르도록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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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시간이 지나지면 지날수록 공간은 좁아지는데 떨어지면 죽는다. 그 와중에 카운터 어택 대응도 해야 한다. 그런 쫄깃함을 의도하고 만든 레이드다. 딜찍누(주 - 딜로 찍어 누르기) 되는 부분과 컨트롤이 들어가는 부분을 섞으려고 노력했다.  지금으로써는 군단장 레이드가 제일 중요하다. 군단장 레이드를 잘 안착시켜야 한다. 상반기 중 4개의 군단장 레이드가 나오고 이후 계속 추가할 계획이다. 쫄깃한 맛의 강도도 계속 올려 나갈 거다. 발탄 레이드가 처음이다 보니 너무 어렵게는 안 만들었으면 좋았겠는데, 생각보다는 어렵게 나온 편이다. 앞으로 준비된 군단장 레이드는 더 어려울 것이다. 2월에는 비아키스, 3월에는 쿠크세이튼 레이드가 추가된다.  군단장 레이드의 포문을 연 발탄 콘텐츠 소비 속도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 소위 '토끼공주'가 무섭지는 않은가? 당연히 무섭다. 우리 게임은 타겟을 넓게 설정하려고 했다. 콘텐츠 소비 속도가 빠른 분들에다가 기준을 맞추면 밑에 있는 분들이 따라오기가 말도 안 되게 어렵다. 물론 콘텐츠를 빨리 즐겨주시는 것 자체는 감사한 일이다. 그것도 게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게임을 개발하고 유지하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콘텐츠 소비가 빠른 분들과 그렇지 못한 분들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것이 어렵다. 어느 게임이나 그렇지만 MMORPG는 특히 먼저 쭉쭉 치고 나가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설계 차원에서 그런 분들을 고려하면서 운영해나가고는 있다. 하지만 때로는 예측이 안될 때도 있어서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   진짜 무서운 건 엄청난 컨트롤로 한 대도 안 맞고 레이드를 깨는 그런 분들이다. 우리 게임이 액션이다 보니, 만드는 입장에서는 그런 분들이 너무 무섭다. # 베른 남부는 '영웅집결'... 캘린더 피로는 줄여나갈 것 베른 남부는 <로스트아크>에 어떤 의미가 있는 대륙인가? <로스트아크>에 시나리오가 추가되어 가면서 유저들은 오르락내리락했을 것이다. (서사 측면에서) 흥미로운 이야기, 휴식기가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이번 베른 남부는 일종의 수렴점과 같다. 그간 아크라시아 세계에서 모험가들은 사실상 심부름꾼처럼 일했다. 여기 가서 이 문제 해결해주고, 저기 가서 저 일 해주면서 성장해나가는 게 <로스트아크>였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면서 창천제일검이 되고 아르데타인 조사관이 됐을 것이다. 베른 남부는 이 모험가가 '인싸'가 되는 과정이다. 대륙의 수장들과 교류하며 성장한 모험가가 대전쟁의 한가운데 뛰어들고, 그간 나를 위해서 나를 도와줫던 인물들이 모이는 그런 파트다. 예전 스토리는 내가 다 해놓은 거에 NPC들이 막타만 쳤다면, 이제 그들은 나를 위해 판을 깔아주면서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준다. 베른 남부는 플레이어가 진정한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과정이다. <로스트아크>를 오래 즐긴 유저일수록 더 베른 남부 스토리에 느끼는 것이 많겠다. 바로 그렇다. 올드 유저일수록 선물 같은 대륙으로 다가오기를 되길 바란다. 베른 남부 콘셉트 아트 반대로 게임에 대한 애착 관계가 적은 유저는 지금까지 진행 사항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아서 따라가기 힘들 수 있다. 그 부분 또한 MMORPG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로스트아크>가 설명이 많이 부족한 게임이라는 것 또한 맞다. 그 설명이 부족해서 방송하는 분들이나 유저분들이 커뮤니티에서 초보자/복귀자를 위한 다양한 가이드를 만들어주셨다. 부끄럽다. 개발사의 일을 BJ와 유저들이 대신 해주고 있는 거니까.  개발 차원에서는 '모험가의 길'이라는 스토리 요약을 만들고 있다. <로스트아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음성 내터리브를 통해 만들고 있다. 이번 슈퍼 익스프레스에서는 적용을 못 했는데 상반기 중에는 꼭 케어를 해드릴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지금 당장 복귀 유저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모험가의 길을 덜 완성된 상태에서 붙였다간 결국 악순환이 될 것이다. 지금의 <로스트아크>는 재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오래도록 게임을 떠났다가 익스프레스를 쓰고 게임을 돌아온 입장에서는 옛날에 옵션이었던 재련이 필수가 된 느낌이다. 예전 감사제 때도 이야기하긴 했는데, 시즌 1의 아크라시움 시스템(주 - 시즌 1에는 한정 자원인 아크라시움을 필수재료로 강화를 해야만 했다. 개선된 재련 시스템에선 대부분의 재련 재료를 거래할 수 있다.)이 게임에 좋지 않다고 판단을 해서 재련 시스템으로 한 차례 변경했다.  재련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일 만한 쿠션을 많이 두려고 했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천장을 만들었고, 장비 자체가 깨지는 일은 없게 만들었다. 장비가 깨진다는 건 장비만 깨지는 게 아니라, 다시 재료를 수급하기 위해 자신의 파밍 사냥터를 다운그레이드해야만 한다는 뜻도 된다. 그런 설계는 개인적으로 싫어한다. 만렙이 50에서 60으로 늘었다. 예전엔 만렙 올리기 쉬웠다는 인상인데, 이제는 50부터 경험치가 안 모인다. 경험치를 쌓아서 차근차근 스킬 포인트도 올리면서 성장하는 부분이 MMORPG에 필요하지 않나 생각했다. 만렙은 차근차근 올려도 된다. 물론 캐릭터 레벨을 올리면 스킬 포인트가 늘어나니까 좋은 일이다. 아이템 레벨과의 균형을 맞춰서 게임에 시간을 투자하도록 하고 싶었다. 지금 <로스트아크>가 콘텐츠를 즐기는 데 캐릭터 레벨에 의한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 캘린더 섬에 대한 피로는 여전하다. 개선 방향은? 맞다. 공감한다. 캘린더 섬 유저들의 피로도가 높다. 개인의 스케줄을 유연하게 조절해가면서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조정을 하고 있다. 우선순위를 살펴보면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로스트아크>의 캘린더 # "<로스트아크>의 에너지를 중요한 데 쓸 생각" 신규 클래스 건슬링어가 바로 다음 주 추가되는데 정보가 너무 없다. 그런가? 그래야 좀 기대가 되지 않나? (웃음) 건슬링어는 데빌헌터와 아이덴티티가 비슷한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스킬들을 많이 공유한다. 트라이포트를 운영하는 방법도 조금 차이가 있고 직업 각인, 각성기도 다 다르다. 여성 거너 계열의 건슬링어 새로 추가된 에스더 스킬 컷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현재 어떻게 보고 있나? 그 컷씬을 끌 수는 없는 건가? 못 끈다. 소위 '간지'를 위해서 만든다면 그렇게 안 집어넣었다. 원래는 풀 컷씬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군단장 각성기에도 컷씬이 들어간다. 앞으로 나올 군단장의 컷씬은 더 긴데, 이게 플레이 템포를 조금 잡아먹긴 한다. 중간에 끊기는 느낌도 들고. 공대장이 딱 스킬을 썼는데 전체 화면으로 컷씬을 쳐다봐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면 이 화면 보는 동안엔 버프/디버프 초를 계산해야 하는 건지 그런 상황도 고민해야 했다. 결국 UI에서 비교적 빈 공간인 우측 하단에 연출을 배치했다. 에스더 스킬을 썼다는 사실은 알 수 있을 만큼 집어넣었는데 호불호와 관계 없이 그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  컷씬 퀄리티의 개선은 하고 있다. 바훈투르는 그대로 쓸 거 같고 웨이랑 실리안은 퀄리티 업 중이다.  항해 콘텐츠에 대한 평가는? 시즌 2 이후 가장 욕을 많이 먹은 콘텐츠다. 욕을 먹을 만했다. 항해 콘텐츠를 개편하고, 강요를 했는데 그 시간에 투자하게 하느니 엔드 콘텐츠를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분량을 확 줄였다. 기회비용적 측면에서 접근했다. 항해 보상 같은 것들을 추가해서 스트레스가 가지 않게 하는 정도로 조절할 계획이다. 유저도, 우리도 항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섬과 대륙 사이의 가교가 바다이기 때문에 배를 타고 이동하는 행위 자체를 없앨 수는 없는 설정이다. 막상 바다 위로 내보내니 거기서 뭔가를 시켜보고 싶더라. 실착이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중요한 데에 쓸 생각이다. 이틀에 걸쳐 충전됐던 행동력 개념의 '행운의 기운'으로 보물인양, 어업, 잠수 등의 콘텐츠를 수행했는데, 이제는 '항해협동 퀘스트'로 간소화됐다. 시즌 2에 추가된 원정대 영지는? 유저들이 많이 즐기고 있나? 처음에는 많이 찾아주시다가 지금은 할 거리가 줄어들어서 조금 줄어들었다. 하는 분들은 계속 하신다. 파견을 보내면 숙제를 대신 해주기 때문에 꼬박꼬박 용이하게 쓰는 분들이 있다. 자기 영지를 예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도 더러 있다. 원정대 영지는 향후 가능성이 많은 콘텐츠다. 계속 개발해서 할 거리를 집어넣을 예정이다. 버튼 한 번 클릭해 생활 콘텐츠를 대신 수행하게 하는 기능이라던가, 본캐의 레벨을 훈련을 통해 부캐가 따라갈 수 있게 하는 기능 등을 생각 중이다. 현재 게임이 일본과 러시아에서 서비스 중인데 일본에서는 <로스트아크>가 온라인 게임 1위더라. 저희도 기분 좋게 생각한다. 아직까지도 전체적인 스코어가 좋은 편이다. 로드맵도 확실히 한국에서 유저들과 다듬어진 콘텐츠를 좀 더 좋은 템포로 공급하는 부분들이 장점인 것 같다. 일본 서비스는 한국과는 조금 다르게 운영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퍼블리셔에서 현지 상황을 잘 파악해서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로스트아크>는 일본 온라인 게임 인기 1위를 유지 중이다. # 금강선에게 물었다 "좋은 MMORPG란?" 좋은 MMORPG란? 솔직히 말해서 내가 좋은 MMORPG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 좋은 MMORPG에 대한 관점도 다 다르다. 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재화만 남지 않는 게임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많은 게임들이 게임의 경제적 가치에 집중하고자 한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경제성을 많이 신경 쓴다. 그렇지만 게임에는 여러 다른 테마가 있다. 음악이 있고 스토리가 있고 캐릭터가 있고 모험과 그 세계 자체가 있다. 뭔가를 해냈을 때 드는 성취감 그 자체도 있다. 나는 <로스트아크>가 그런 요소를 고루고루 맛보게 하는 게임이 되었으면 한다. 즐거운 추억이 남는 게임이었으면 좋겠다.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먼 나중에 <로스트아크> 음악을 흥얼거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게임이 그런 무형의 가치들을 남겼으면 한다. 요즘 중점을 둔 '무형의 가치'는 무엇인가? 로아온에서 뮤지컬을 상연했다. 게임이 그간 쌓아온 이야기를 짚어보는 기획이었다. 그렇게 게임을 하나의 문화로 창조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그 뮤지컬에 굉장히 감동 받았다. 그런 가치들을 잘 정리하는 콘텐츠를 마련하고 싶다. <로스트아크> BGM을 연주하는 콘서트를 열면 어떨까? 코로나19가 끝나야 하겠지만 우리 곡을 다루는 콘서트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작곡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듣고, 유저 분들의 소감도 들어보고. 개발사 입장에서는 뭔가 만들고 유지하면서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도 의미 있는 포인트들을 계속 만들어나가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저와 개발진 사이에 형성된 공통의 문화와 재밌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 밈(Meme)들을 전시하는 공간을 섬으로 만들어서 게임에 집어넣으면 어떨까? 그곳에서 우리는 <로스트아크> 그 자체를 기억할 수 있는 거다. 구체적인 방안은 아니고 방금 해본 생각이다. 공식 굿즈샵을 열어달라는 의견이 있었다.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계속 검토 중이다.  앞으로 로아온, 감사제 같은 자리를 자주 마련할 계획인가?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야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자주'는 못 한다. 게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개발하는 데 쓰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  끝으로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 유저분들이 초보 유저, 복귀 유저분들을 위한 팁을 굉장히 자세하게, 그것도 많이 만들어주신다. 그게 다 우리가 할 일인데 부끄럽다. 밤에 회사에 남아서 일하고 있으면 유저 가이드가 올라오는 것을 본다. 언제 그 가이드를 눌러서 보고 있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 잘하겠다. 우리 유저들이 최고다.
올림픽도 제쳤다, 올해 국내 구글 인기 검색어 1위는 '로스트아크'
<로스트아크>가 월드컵, 비트코인, 드루킹 등 수 많은 키워드를 뚫고 '올 한해 국내 구글 이용자가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 1위에 올랐다. 구글이 12일 '2018년 국가별 올해의 검색어'를 공개했다. 2018 올해의 검색어는 종합 카테고리를 포함 인물, 뉴스, TV 프로그램, 영화 등 분야별 상위 10위 인기 검색어를 포함한 차트다. 순위는 전년 대비 검색량이 급증한 검색어를 대상으로 집계했으며, 웹 사이트명과 일부 성인 검색어를 제외됐다. 올해 국내 구글 사용자가 가장 많이 찾은 검색어는 <로스트아크>다.  <로스트아크>는 국내 게임 개발사 스마일게이트가 개발한 PC MMORPG로 오픈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출시를 앞둔 11월, 전년 대비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2위는 월드컵, 3위 김비서가 왜 그럴까, 4위 외모지상주의, 5위 평창올림픽, 6위 신과함께, 7위 비트코인, 8위 태풍 경로, 9위 하트시그널2, 10위 논산 여교사 순으로 종합 인기 검색어 차트에 올랐다. <로스트아크>는 국내 게임 검색 순위에서도 1위로 선정됐다. 또한 같은 개발사에서 개발한 <소울워커>는 게임 검색 순위 2위에 올랐다. <소울 워커>는 서비스 초반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초 게임업계에 퍼진 특정 이슈로 유저가 대거 유입돼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추측된다. 이외에도 넥슨의 <듀랑고>, <메이플스토리>, 독특한 설정의 호러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두근두근 문예부>, 모바일 플랫폼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리니지M> 등이 게임 검색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비스 7주차 맞는 '로스트아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올해 11월은 꽤나 떠들석했다. 오랜만에 출시된 PCMMORPG <로스트아크>가 국내·외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7일 오픈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한 <로스트아크>는 2014 지스타 현장에서 최초로 영상이 공개됐고, 이후 3번의 CBT를 거친 다음, 첫 공개 이후 4년이 지난 올 해 OBT에 돌입했다. 공개되기 전의 기간까지 합치면, 개발 기간만 자그마치 7년이다. 많은 유저들이 손꼽아 기다린 게임인 만큼, OBT 첫 날부터 유저들이 보여준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수많은 유저들이 울고 웃었다. 두 달도 안돼 많은 일이 일어났다. 그 동안 <로스트아크>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것들이 추가될까. 잠시 멈춰서, <로스트아크>가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 본다. 4년 간의 기다림, 지쳐버린 유저들 <로스트아크>가 유저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2014년 11월 13일 '프로젝트T' 기자 간담회를 통해서다. 2012년 처음 이름을 알린 '프로젝트T'는 이날 <로스트아크> 라는 게임명으로 공식 발표됐다. 이후 스마일게이트는 2014 지스타에 참가해 더 많은 유저들에게 <로스트아크>를 알렸다. 시연도 할 수 없었고, 20분 여의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됐을 뿐이었지만 수많은 유저들이 <로스트아크>에 열광했다. 2014년 기준 뛰어난 그래픽과 화려한 스킬 이펙트, 특색있고 아름다운 필드, 카메라 워킹이 돋보이는 스토리 연출까지. 최초 공개된 <로스트아크> 트레일러는 나흘만에 유튜브 50만 뷰를 달성했고, 수많은 유저들이 댓글 등을 통해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후 <로스트아크>는 최초 공개 이후 1년 반 정도가 지난 2016년 8월 24일 첫 번째 CBT를 시작했다. 영상으로만 볼 수 있었던 <로스트아크>를 실제로 해 볼 수 있는 최초의 기회였다. 5일 동안 짧게 진행됐지만, CBT에 참가했던 유저들과 많은 매체들이 <로스트아크>에 호평을 내렸다. 자연스럽게 <로스트아크>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더 높아졌다.  그러나 반가운 손님일 수록 애타는 마음은 더 커지는 법. 1차 CBT가 종료되고 나서도 별다른 소식이 없자 유저들은 점점 초조해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1차 CBT를 하고 나서 2년이 지나서야 <로스트아크>의 출시가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2차 CBT와 파이널(3차) CBT는 1년 걸러 진행됐고, 그나마도 테스터에 당첨된 소수의 유저들만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할 수 있었던 상황. 유저들은 '이제 너무 늦었다'는 성토를 하기에 이르렀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로스트아크> 홈페이지 내 '리샤의 편지' 등을 통해 <로스트아크>의 정보를 공개하며 기다림에 지친 유저들을 달랬지만, '그런 게임(로스트아크)이 있었나. 이제 기억도 나지 않는다'는 유저의 비아냥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드디어 론칭한 <로스트아크>, 뜨거운 반응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스트아크>의 OBT가 11월 7일에 시작된다는 것이 발표되자 유저들의 관심은 다시 <로스트아크>에 쏠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게임을 해 볼 수 있게 돼 기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지나친 기다림에 따른 기대감 저하나 운영 이슈에 대한 걱정을 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출시 전부터 많은 말이 오갔던 <로스트아크>의 론칭 초반 성적은 어땠을까.  애초 기대작이었기에, 초반에 많은 유저들이 몰릴 것이란 것 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했던 바였다. 그런데 뭔가 심상치 않았다. 접속자가 몰려 오픈하자마자 스토브 런처(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기 위해 사용하는 스마일게이트의 런처 프로그램)이 마비되는 해프닝이 생겼고, 스마일게이트는 이를 1시간 만에 정상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오후 6시가 지나자 대부분의 서버가 포화 상태가 됐고, 대기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로스트아크> 오픈 전인 11월 5일 서버의 수용 인원을 상향 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채널이 포화 상태였고 몇 서버를 제외하고 캐릭터 생성 제한도 걸렸다. 이 날, <로스트아크>는 동시접속자(동접자)최고 25만 명을 기록했고 PC방 점유율 4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 2012년 엔씨소프트의 신작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던 <블레이드 & 소울>의 초기 동접자 수(25만)과 맞먹는 수치다.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오픈 초반 유료 모델 관련 이슈가 생기고, 서버의 핑이 불안정했으며, 11일 오후에는 10시간에 이르는 점검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저는 꾸준히 증가했다. 대기 시간은 (오후 8시 기에나 서버 기준) 2시간을 훌쩍 넘겼으며 클라이언트 접속부터 거부되는 '입구컷' 현상까지 생겼다.  결국 <로스트아크>는 오픈 일주일 만에 최고 동접자 35만 명을 기록했으며, 오랜 기간 PC방 점유율 상위권에 자리하던 <오버워치>를 제치고 PC방 점유율 3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이후 구글 코리아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로스트아크>는 '평창 올림픽', '비트코인', '월드컵' 등을 뚫고 2018년 한국 구글 인기 검색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1월 26일 패치로 대기열 문제가 완화되기 전까지, 피크 타임(유저가 몰리기 시작하는 오후 6시 부터 10시 정도까지의 시간) 대기 유저수는 1만 명~2만 명에 달했다. 유저가 몰린 서버의 경우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 2~3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은 (자조의 성격이 강하기는 하지만) '로아 공부법'이나 '로아 청소법' 등 대기 시간에 할 수 있는 것들을 표로 정리하면서까지 <로스트아크>를 즐겼다. 심지어, 기본적으로 플레이가 제한된 해외에서 VPN(가상 사설망. 이를 이용하면 해외 IP가 차단된 상태일지라도, 가상의 IP를 할당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해외 IP를 차단한 게임에 접속할 수 있다)을 이용해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는 해외 유저도 등장했다. 최근 출시된 국산 PC MMORPG로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호응을 얻어낸 것이다.  출시 후 50여 일, 현재 <로스트아크>는? 이런 <로스트아크> 열풍은 서비스 7주차를 맞이하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을까?  국내 유저가 어떤 온라인 게임을 주목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종종 쓰이는 지표가 PC방 점유율 기록이다. 정확한 유저 수는 파악할 수 없지만, 국내에서 많은 유저들이 온라인 게임을 PC방에서 즐기는 만큼 어느 정도 국내 유저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스트아크>는 출시 초반, PC방 점유율 최고치 14.02%를 기록한 적 있다.(11월 9일, PC방 순위 분석 사이트 '게임트릭스' 기준) 그러나 이후 이 최고치를 경신하지는 못했다. 점유율 순위도 출시 직후 4위에서 시작해, <리그 오브 레전드>, <배틀그라운드>에 이은 3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점유율 10%안팎에 머무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로스트아크>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긴 했으나, 앞으로는 이 분위기를 잘 유지해 유저들을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현재 <로스트아크>는 내실을 다지며 안정성을 높여 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지나치게 난이도가 높았던 콘텐츠들의 난이도를 하향하거나 유저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용을 수정했다. 대표적인 '노가다'성 콘텐츠였던 섬의 마음 콘텐츠 중 몇몇 섬의 퀘스트가 보다 간편해졌으며, 수집형 콘텐츠인 '모험의 서' 또한 부캐릭터 육성시 마다 반복해서 수집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계정 단위로 공유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대규모 캐릭터 밸런스 패치를 통해 각 직업군 간의 격차를 줄이는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유저들 사이에서 기피되는 직업군이었던 4개 직업을 상향 조정하고, 다른 직업군들 또한 조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상향 조정하는 '상향식 밸런스 패치'였다.  또한 인가되지 않은 프로그램이나 게임 내 버그를 악용하는 유저에 대한 처벌도 이뤄지기 시작했다. 론칭 초반 '카오스 던전 재입장' 버그 관련해서는 악용자가 없다고 판단, 유저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후 '실리안의 지령서' 버그 악용자는 최대 영구 이용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게임 내 콘텐츠인 '비밀던전'을 이용해 사기 행위를 벌이는 유저에 대한 조치 또한 이뤄졌다.  앞으로 <로스트아크>에 추가될 콘텐츠는? 이렇게 <로스트아크>의 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다양한 콘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도 이어질 예정이다. 가장 최근에는 (신규 콘텐츠는 아니지만) PVP 콘텐츠인 '증명의 전장'에 일종의 랭크 시스템인 '경쟁전'이 시작됐고 이에 발맞춘 이벤트도 함께 시작됐다.  <로스트아크> 홈페이지 공지사항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론칭 이전 쇼케이스 등을 통해, 앞으로 <로스트아크>에 추가될 콘텐츠를 미리 살펴볼 수도 있다. 이전에 공개됐지만, 아직 <로스트아크>에 추가되지 않은 콘텐츠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로스트아크의 업데이트 형태 지난 9월 17일 열린 <로스트아크> 쇼케이스에서, 앞으로 <로스트아크>의 업데이트를 어떤 식으로 진행할 지 밝혀졌다. <로스트아크>는 '시즌' '에피소드' '미들 업데이트' 세 단위로 업데이트되며,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업데이트가 '시즌' 업데이트다.  ▲ 시즌 업데이트는 일종의 '확장팩' 개념으로, 차기작을 만드는 정도의 큰 스케일을 갖춘 업데이트를 일컫는다. 유저의 의견이 반영된 큰 변화와 일부 클래스의 리메이크도 이에 포함된다. ▲ 에피소드 업데이트는 <로스트아크>의 스토리와, 이 스토리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하는 업데이트다. 현재 4개 까지 모을 수 있는 '아크'는 이 스토리 업데이트를 통해 더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 미들 업데이트는 기존 콘텐츠의 확장과 밸런싱을 담당한다. 새로운 레이드나 섬, 상위 던전 등이 추가되며 주기적인 밸런스 업데이트도 이 미들 업데이트에 포함된다.  2. 원정대 섬 시스템 유저가 섬 하나를 통째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원정대 섬에서는 다른 유저와 소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요리나 무역, 생산 등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호감도 기준이 충족된 특정 NPC를 초대할 수도 있다.  3. 실마엘 전장 쇼케이스 이전부터 꾸준히 언급돼 온 실마엘 전장은 1인, 소규모 파티, 대규모 길드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상대방의 전략을 예측하면서 싸우는 콘텐츠이며, 다양한 스팟에 존재하는 실마엘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또한 일부 스팟에는 PvE 요소도 마련돼 있다.  4. 에픽 레이드 현재 게임 내에 있는 레이드와 주간 레이드보다 더 강력한 레이드 콘텐츠다. 에픽 레이드에서는 기존 레이드 인원(4명)보다 더 많은 인원이 함께 할 수 있으며, 맵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치들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동료들과의 분업과 협업이 중시된다.  5. 로그라이크 모드 '죽음에 대한 강력한 패널티' '어려운 난이도' '성공했을 때의 짜릿한 쾌감'등이 특징인 '로그라이크'가 <로스트아크> 내 콘텐츠로 예고된 바 있다. <로스트아크>의 로그라이크 모드는 한 번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고,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지만, 여기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보상이 준비될 예정이다.  6. 4가지 신규 클래스 OBT이후에는 새로운 클래스(직업군)가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쇼케이스에서는 4개의 신규 클래스가 개발 중인 상태라고 발표됐으며, 이는 신규 대륙 '페이튼' 업데이트와 함께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금의 대륙 외 다양한 지역이 추가될 예정이며, '영광의 벽' 같은 시네마틱 던전도 추가될 예정이다.  많은 신작 MMORPG가 모바일 플랫폼에 집중되는 가운데, 정말 오래간만에 PC로 나온 MMORPG인 <로스트아크>는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로스트아크>가 받았던 호응은 다소 침체됐던 PC MMORPG 시장에 조금이나마 활기를 불어넣었을 것이다. PC MMORPG를 떠난 것 같았던 유저들은 <로스트아크>를 열심히 즐겼고 다양한 활동을 했다.  출시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호응을 얻어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로스트아크>. 이 호응이 단기적인 인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꾸준한 업데이트와 콘텐츠 추가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로스트아크>는 각종 패치로 안정성을 더하고 있고, 예고된 추가 콘텐츠도 많은 상태다. <로스트아크>가 다양한 업데이트를 통해 더 새로운 재미를 주고, '롱 런'하는 게임이 되길 빌어본다. 
'로스트아크' 스토리가 재미 없는 이유, 그리고 재미 있는 이유
MMORPG는 많은 요소들이 결합돼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임 장르입니다. 그 중에서도 게임 내 이야기 ‘스토리’는 많은 유저들이 중요시하는 요소 중 하나죠. 구성이 알차고 ‘희로애락’의 감정을 일으켜 ‘좋은 스토리’라고 평가 받는 것들은 소설이나 만화 등 다른 매체로 출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핫한’ MMORPG라면 많은 유저들이 <로스트아크>를 꼽을 겁니다. 지난 11월 3일에 오픈베타를 시작한 <로스트아크>는 동시접속자수 35만명 이상을 기록했고, PC방 점유율 순위도 <오버워치>, <메이플스토리> 등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고 3위에 올랐습니다. 간만에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국산 MMORPG인 만큼, <로스트아크>는 다양한 부분에서 유저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로스트아크>의 스토리가 관심을 받은 것도 우연은 아니었겠죠. 그런데, <로스트아크>의 스토리에 대해서 많은 유저가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네요. <로스트아크>의 스토리가 어떻길래 다들 그러는 걸까요? 한번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수민 기자 ※ 이 기사는 <로스트아크>의 스토리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기사는,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한 기자의 주관적인 해석이 담겨 있음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 <로스트아크>의 스토리는 뻔하다 <로스트아크>의 스토리를 관심 있게 지켜본 유저들 중 많은 분이 ‘<로스트아크>의 메인 스토리는 지루하다(혹은 뻔하거나, 별로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기자가 느낀 <로스트아크>의 메인 스토리의 감상도 비슷합니다. (메인 스토리만 봤을 땐) 뻔하고 지루했죠. <로스트아크>는 '아크'의 수호자 '베아트리스'의 부탁을 받은 주인공이 악마의 침공을 막고 7개의 ‘아크’를 찾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 때 주인공은 (메인 스토리에 한하면) 아크를 찾기 위해서라면 ‘짐을 옮겨달라’는 식의 잔심부름도 마다하지 않죠. 기다렸다는 듯이 세계를 구해달라고 말하는 베아트리스 이렇게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들어드립니다’ 같은 캐릭터는 전형적인 ‘정의의 사도’형 캐릭터로 보입니다. 정의를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리고 뛰어드는 영웅 캐릭터죠. 자신의 조국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드는 ‘캡틴 아메리카’와 비슷한 구석이 있겠네요.(‘캡틴 아메리카’를 둘러싼 만화나 영화의 이야기가 전형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직 캐릭터의 설정만 봤을 때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많은 게임들(특히 RPG장르)은 캐릭터의 성격을 이런 ‘영웅적 인물’로 설정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유저가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인물상이거든요. 초반엔 별 것 아니었던 누추한 캐릭터가 성장을 거듭해 세계를 구해낸다! 얼마나 뿌듯하겠습니까. 문제는 이런 ‘영웅적 인물’이 평범하게 세계를 구하는 스토리로는 유저의 흥미를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평범하게 세계를 구한다’라는 말 자체가 조금 어색한 것 같지만, 영웅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들은 이미 고대 시절부터 있어왔고, 그런 이야기 자체가 ‘영웅담 구조’라는 구조적 틀로 굳어버렸기 때문에 ‘영웅이 세계를 구한다’는 이야기가 평범해 질 수 있습니다. 나는 또 영웅이 돼 있었다 영웅담 구조에 대해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구조를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비범한 출생(귀족, 난생-알에서 태어남- 등) – 위기 – 조력자와의 만남과 도움 – 위기 극복 – 세계 구원 → 이러한 구조는 동 서양을 막론하고 고대 건국설화, 영웅담 등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주몽 설화나 헤라클레스 신화 등이 있죠. 이런 이야기 구조는 현대 소설이나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작품에도 은연중 녹아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저 구조를 그대로 따라가지 않죠. 최근의 작품들은 이야기의 질을 보다 높이기 위해 입체적인 인물상을 구현하거나, 전형적인 구조를 비트는 등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기자가 보기에는, <로스트아크>의 메인 스토리는 이런 전형적인 영웅담 구조를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영웅담 구조는 튜토리얼에서 시작해 각 대륙마다 적용되죠. '영광의 벽'으로 유명한 '루테란 동부' 지역 실리안 왕자의 에피소드를 살펴 보면 이런 식으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 참고: 이야기할 '루테란 지역 에피소드'는 실리안 왕자가 섭정 슈헤리트를 물리칠 때 까지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또한 이러한 해석은 기자 개인의 해석일 뿐이며, 다르게 읽힐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연가문의 당주, 고대 마법사에게 선택받은(미수에 그치긴 했지만) 뛰어난 마법사, 아르데타인의 소문난 해결사, 노예 신분이었지만 어떤 '운명'을 타고난 검투사. 각각 격투가, 마법사, 헌터, 전사 클래스의 출생입니다. 이들은 베아트리스에게 '운명의 선택을 받은 자'라고 일컬어지며 '아크'를 찾아 달라 부탁받죠.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생하는 위기들은 아크를 손에 넣기 위한 악마들, 그리고 이 악마들을 통솔하는 '악마군단장'으로부터 비롯합니다. 루테란 성의 이야기는 단순하게 보면 '선한 실리안 왕자가 악한 섭정을 물리치는 이야기'지만 이 섭정은 악마의 꾐에 넘어간 상태였으니까요. 결론적으로 '악마에 의해 위기가 조성'된 셈입니다. 주인공과 아만 사제, 그리고 실리안 왕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악마 군단은 전형적인 악당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후 주인공은 주변 인물들과 신뢰를 쌓으며 자신들을 도와 줄 조력자들을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합니다. 특히 하셀링크는 처음에는 적대적이었다가 이후 실리안에게 가담하는 인물로, 조력자를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하죠. 그 다음 결전의 날이 다가오게 되고, 실리안 왕자와 섭정 슈헤리트 군단은 '영광의 벽'에서 맞붙고 승리를 쟁취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전형적으로 '비범한 출생' '위기를 맞이함' '조력자와 만나고 도움을 받음' '이를 통해 구원을 행함'이라는 영웅담 구조의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로스트아크>의 메인 스토리 대부분은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인국 '토토이크'를 구할 때에도, 아르데타인과 슈샤이어에서 혁명을 할 때에도 말이죠. 새로운 루테란의 건국은 하나의 '구원'으로 볼 수 있다. # 정말 <로스트아크>의 스토리는 형편없을까? 앞서 <로스트아크>의 메인 스토리가 ‘평범하다’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기자는 <로스트아크>의 세계관을 포함한 전체적인 줄거리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로스트아크>의 사이드 스토리들 때문입니다. 이 사이드 스토리들 덕분에 <로스트아크>의 세계관은 그저 그런 뻔함에서 벗어나 흥미를 불러 일으켰고, 이 때문에 ‘평범한 메인 스토리’조차 다시 보게 했거든요. <로스트아크>를 플레이하다 보면 수많은 사이드 스토리를 접할 수 있습니다. 서브 퀘스트, 숨겨진 이야기, 섬의 마음 퀘스트 까지. 아마 모두 합쳐 보면, 메인 스토리의 분량에 준하거나 그것을 뛰어넘을 지도 모릅니다. 모험의 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야기'와 '숨겨진 이야기' 이렇게 만나는 사이드 스토리들은 앞서 말한 ‘뻔한 영웅담 구조’의 이야기에서 탈피해, 조금 더 낮은 위치(혹은 평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비유하자면 정사(正史, 정확한 사실의 역사, 또는 그런 기록)와 대비되는 야사(野史, 민간에서 사사로이 기록한 역사)라고 할 수 있겠네요. <로스트아크>의 사이드 스토리들은 주인공 캐릭터(즉, 유저 분들이 플레이하는 캐릭터가 되겠죠)의 개입이 거의 없습니다. 서브 퀘스트의 경우엔 유저가 일손을 돕는 등 약간의 개입을 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서브 퀘스트는 ‘남의 이야기’입니다. 즉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죠. 심지어 ‘숨겨진 이야기’의 경우, 이미 일어난 일을 단서를 통해 추적하는 형태로 완전히 주인공의 개입이 배제됩니다. 영웅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 때문에 사이드 스토리들은 앞서 말했던 ‘영웅담 구조’에서 탈피해, 보다 자유로운 이야기 전개가 가능합니다. 지나가던 집 앞에 놓인 해바라기에 얽힌 노부부의 이야기라든가, 먼저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 도박판에 잘못 빠져 죽음을 맞이한 한량의 이야기까지 대부분의 이야기들은 단편적이면서도 흥미롭습니다. 이런 사이드 스토리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실제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세계를 구하는 영웅의 이야기는 (그 식상함은 둘째 치고) 분명 매력적인 소재이지만, 아무래도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그런 영웅의 이야기는 어딘가 먼 세상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에 반해 사이드 스토리들은 ‘나도 한번쯤 겪어볼 수 있을 만 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죠. 메인 스토리 도중이지만 이런 '불공정 계약'도 받아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들은 쉽고 빠르게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비록 게임 속 이야기긴 하지만 <로스트아크>에 몰입한 유저 입장에서는 은연중에 ‘나에게도 이런 일 정도는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로스트아크>는 이런 사이드 스토리들을 교묘하게 메인 스토리와 연결시켜 놓았습니다. 숨겨진 이야기 중 몇몇 이야기는 유저가 메인 스토리에서 한 번쯤 만나봤을 법한 인물들에 대해 다룹니다. 대표적인 예로 루테란의 기사인 ‘하셀링크’나 레온하트의 사제 ‘바르투’가 있죠. 이들은 메인 스토리 내에서 ‘뻔한 영웅담 내에서 주인공을 조력해 주는 뻔한 인물’로 이미 한번 인식된 인물들입니다. 신경 쓰지 않았다면 '부하 1'로 남았을 기사 '하셀링크'의 이야기 (숨겨진 이야기 '빌브린의 호랑이') 그런데 이들과 관련된 사이드 스토리에는 마치 실제 인물이 겪었을 법 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확인할 수 있죠. 뻔하기에 현실성 없었던 인물들이 사이드 스토리를 통해 실제감 있는 인물들로 탈바꿈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사이드 스토리들은 이미 한 번 지나가 버린 메인 스토리를 다른 각도에서 다시 한번 볼 수 있게 합니다. 이를 통해서 다소 ‘뻔한’ 메인 스토리는 좀 더 사실감 있는 이야기로 탈바꿈하고, <로스트아크> 세계관 전체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거죠. 아, 물론 ‘별빛등대의 섬’ 같이, 서브 퀘스트 자체의 스토리가 인상 깊은 경우도 있고요. "당신이 지켜봐 주지 않겠어? 서툰 우리가…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유저들의 심금을 울렸던 사이드 스토리 '별빛등대의 섬' # '자세히 보아야 재미있는' <로스트아크>의 스토리 앞서, <로스트아크>의 스토리를 메인 스토리와 사이드 스토리로 구분해 각각의 스토리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메인 스토리만 봤을 때엔 뻔한 이야기 같았지만, 사이드 스토리에서 보이는 의외의 디테일이 <로스트아크>의 스토리를 재밌게 만든다' 정도가 되겠네요. 여기에 유저가 겪는 각각의 이야기들의 '감칠맛'을 더해주는 <로스트아크>의 인상깊은 연출도 스토리가 더 재밌게 느껴지는 데 한 몫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 캐릭터를 클로즈업하거나, 극단적으로 먼 거리에서 화면을 찍어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되죠. 기자가 개인적으로 손에 꼽는 연출인 슈샤이어 메인 스토리 엔딩 많은 유저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대표적인 두 장면을 살펴 볼까요? 실리안 왕자가 슈헤리트의 대군에 맞서 공성전을 벌이는 '영광의 벽' 연출의 핵심은 '스케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수많은 군인들이 맞붙고, 그러면서 발생하는 '전쟁의 느낌'을 살리는 게 포인트죠. 따라서 영광의 벽 연출에서는 카메라가 과도하게 먼 곳에서 화면을 촬영해, 수많은 군인들을 비추거나 동시다발적으로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을 유저들이 한 눈에 볼 수 있게 합니다. 여기에 병사들을 순간적으로 비추는 번개는 이런 '대규모 군사'를 효과적으로 부각시켜 주죠. 아만 사제가 폭주하는 '남겨진 바람의 절벽'의 연출 포인트는 '대립'입니다. 같은 사제이면서도,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두 인물이 맞붙게 되고, 이 과정에서 한 쪽이 압도적으로 제압당하면서 발생하는 안타까움이 핵심입니다. 연출을 살펴 보면 주요 장면은 카메라를 땅바닥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양 쪽에 서 있는 두 진영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의 인물들이 놓인 곳은 절벽 끝이죠. 자연스럽게 유저들은 두 진영의 힘의 차이를 느끼게 되고, 이런 와중에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발악하고 끝내 폭주하게 되는 아만 사제를 동정하게 됩니다. 이 때의 연출은 '대비'를 극명하게 드러내기 위해 두 진영이 서로 마주보는 장면이 많다 이런 식으로, <로스트아크>는 세계관을 풀어내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통해 유저에게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스트아크>에는 현재 레온하트부터 슈샤이어까지 꽤 긴 분량의 메인 스토리가 있습니다. 거기에 딸린 숨겨진 이야기들과 갖가지 설정들을 모두 모으면 상당한 분량이죠. 이 기사에서는 이러한 스토리들을 모두 다루지 못했습니다. 언급하지 못했지만 '혁명'을 주제로 한 매력적인 아르데타인의 메인 스토리도 있고, 어찌 보면 뻔하디 뻔한(그래서 단순히 '심부름'만 기억에 남는) 서브 퀘스트들도 있죠. 게다가 이 글은 기자가 느낀 '주관적인 감상'을 적은 것이기 때문에, 다른 시각에서 다른 해석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할 만한 것은, '지루하고 뻔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로스트아크>의 스토리가, 자세히 보면 꽤 흥미로운 설정들과 단편들로 가득하다는 겁니다. 혹시 'G'버튼(대화 넘기기 단축키)을 마구 누르다가 이러한 이야기를 놓치지는 않으셨나요? 아니면 '숨겨진 이야기'를 파밍할 때 대화창을 읽지 않고 스킵하셨나요? 그렇다면 이번엔 여유를 가지고 <로스트아크> 안의 이야기들을 읽어 보는건 어떨까요? 때로는 익살맞고, 때로는 분노를 부르며, 때로는 슬픈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새롭지 않지만, 그래도 괜찮아… ‘파 크라이 6’ 리뷰
스토리와 시스템의 조화가 인상적 <파 크라이> 시리즈는 한두 마디로 정의하기가 영 힘든 시리즈입니다. 작품마다의 평가가 워낙 중구난방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초기 두 편은 게임성보다는 놀라운 그래픽으로 유명했습니다. 3편은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 ‘바스’ 덕분에 길이길이 회자됐습니다. 외전인 <블러드 드래곤>은 코믹한 분위기로 일부 본편보다도 호평이었습니다. 4편과 또 다른 외전 <프라이멀>은 기존 팬덤의 호의를 샀지만 대성하지는 못했습니다. 상대적 최근 작품 <파 크라이 5>와 그 확장판 <파 크라이 뉴 던>을 향한 게이머들의 감정은 좋지 못한 편입니다. 특히 <파 크라이 5>는 ‘급발진’ 엔딩으로 말이 많았죠. 그 이후 이야기를 다룬 <파 크라이 뉴 던>은 무의미한 반복성 플레이,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자극적 설정을 살리지 못하는 지루한 스토리로 혹평받았습니다. 유명 배우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를 메인 빌런 역에 기용하며 다시 한 번 마케팅에 힘을 준 <파 크라이 6>였지만, 팬들이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인 데에도 다 이유가 있던 셈입니다. 몇 번의 출시 지연 역시, 게임 완성도를 향한 집념의 결과가 아니라 그저 일정 관리 소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습니다. 끝내 큰 기대를 받지 못하며 출시된 <파 크라이 6>을 플레이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비소프트에 ‘무슨 바람이 불었나’ 싶습니다. 혁명 전사들의 이야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혁명적’ 게임은 아닙니다. 유비소프트를 향한 숱한 비판대로, 또 한 번 ‘자기 복제’를 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파 크라이> 시리즈에 반복됐던 치명적 문제를 돌보기 시작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무슨 말인지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방승언 기자 # 조금 더 현실에 발붙인 이야기 게임 인트로 영상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장면은 스페인 콩키스타도르의 이미지입니다. 이번 작품을 아우르는 정서가 무엇인지 암시해줍니다. <파 크라이 6>의 배경인 가상 국가 ‘야라’는 쿠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게임의 핵심 NPC이자 혁명 조직 리베르타스의 리더인 ‘클라라’는 푸에르토리코 독립운동가 페드로 알비수 캄포스의 말을 인용합니다. 주인공 ‘다니 로하스’가 이 말을 베네수엘라 독립운동가 시몬 볼리바르의 말로 잘못 기억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야라의 화폐 단위는 ‘야라 페소’인데, 페소는 스페인 및 스페인령 식민지였던 남미 국가들이 오늘날까지 사용하는 단위입니다. <파 크라이 6>는 이처럼 도입부에서부터 스페인 지배를 받았던 현실 국가들의 레퍼런스를 강력하게 보여줍니다. 정치적 논란을 고려해 쿠바의 실제 역사를 모방하지는 않았으나, 야라에 관련한 여러 디테일한 설정에서 그러한 모티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잠깐 언급되는 미국의 해안 봉쇄, 발달한 의료 기술, 시가 담배 등은 영락없이 쿠바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현실에 있을 법한 억압의 주체(테러리스트, 군벌, 사이비 교주 등)를 묘사하는 것은 <파 크라이> 시리즈가 꾸준히 해온 방식입니다. 하지만 <파 크라이 6>에서는 그 현실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자 한 모습입니다. # 드디어 이뤄낸 스토리와 시스템의 조화 3편 이후로 <파 크라이> 시리즈는 주인공보다는 악당의 카리스마로 더 유명했습니다. 3편의 바스, 4편의 페이건 민은 컬트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5편의 ‘조셉 시드’는 비록 동등한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으나, 당시 트레일러 및 굿즈 판매 등의 마케팅 전략을 돌아보면 제작진이 얼마나 ‘밀어주고’ 싶어했는지 훤히 보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악당을 주역으로 내세우는 동안, 주인공들은 점점 입체성을 잃어갔습니다. 심지어 5편의 주인공 ‘신임 부관’은 이름도 없고 목소리도 없습니다. 당연히 과거사나 인간관계, 내면 묘사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주인공의 입체적 묘사를 고의로 생략하고 상상에 맡기는 것이 항상 틀린 방법은 아닙니다. 이야기보다 액션 연출이 더 중요한 게임에서라면 ‘잘 통하는’ 요소기도 합니다. <파 크라이>시리즈의 문제는 점점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다는 것인데, 이 문제가 <파 크라이 5>에 와서 정점에 달합니다. 시스템적 혁신이 없다시피 한 와중에 공감이 어려운 스토리와 그러한 스토리에조차 융화되지 못하는 평면적 주인공을 내세웠습니다. 이 때문에 유저들은 게임플레이와 스토리 어느 한 쪽에서도 ‘마음 붙일 구석’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파 크라이 6>는 스토리 상의 설득력을 갖추고 이를 시스템에 조화시키는 방식으로 ‘유저와 게임 사이의 정서적 거리감’이라는 기존 문제를 일거에 해결했다는 점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우선 앞서 말한 ‘현실에 발을 걸친’ 익숙한 설정 덕분에 주인공과 주변 인물, 그리고 ‘야라’의 전반적 상황을 장황한 묘사 없어도 빠르게 이해시킬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런 기본적 ‘토대’ 위에 인물을 추동하는 개인적 동기를 도입부에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이를 스토리와 시스템에까지 조화시키고 있습니다. 주인공 ‘다니 로하스’는 고아 출신으로 한때 5년간 군사 교육을 이수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야라 사회에서 살아남고자 했으나, 지금은 그저 불안한 조국을 떠나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고 싶은 청년입니다. 하지만 미국행을 도울 반군 소속 친구가 정부군에 의해 살해당하고, 조력을 얻고자 어쩔 수 없이 임시로 반군 활동에 발을 들입니다. 그 결과 자신이 저항 운동에서 모종의 쾌감을 느끼는 반골적 기질을 지니고 있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한편 클라라는 반군 중에는 보기 드문 고위층 자제 출신으로, 혁명가로서 높은 이상을 가지고 있으나 자신의 출신성분이 반군 조직 규합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클라라에게 ‘풀뿌리’ 출신인 주인공은 유용한 인적 자원으로 여겨졌고, 외부인인 그를 적극적으로 반군에 가담시켜 앞날을 도모하는 계기가 됩니다. NPC들이 ‘외부인’에 불과한 주인공들에게 온갖 임무를 맡기고, 쉽게 동료로 받아들이는 액션 RPG 장르의 다소 우스꽝스러운 클리셰를 어떻게든 설득력 있게 풀어낸 솜씨는 이미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이런 설정이 더 빛을 발하는 것은 게임의 전체 얼개입니다. 주인공은 야라의 4개 지역에 분포하는 반군 조직들을 설득해 ‘리베르타’에 합류시키는 ‘특사’의 역할을 맡고 파견됩니다. 이들 반군은 각자의 근거지에서 카스티요의 간부들과 대립하고 있습니다. 반군들의 ‘부탁’(퀘스트)을 최대한 해결해 그들의 환심을 사고, 간부를 물리쳐 지역을 탈환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파 크라이 5>에도 동일한 시스템이 있었지만, 스토리와 조화되지 못했던 것과 비교됩니다. 일개 사이비 종교 간부들이 현대 미국에서 무력으로 넓은 지역을 장악했다는 설정부터 현실적이지 못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황당한 메인퀘스트 진행 방식입니다. 지역 내 활동으로 '진척도'가 일정 수준으로 쌓이면 주인공은 매번 갑자기 의식을 잃고 적진으로 '납치'돼 강제로 메인 스토리를 진행해야 합니다. 유저가 납득할 만한 순서와 형식으로 퀘스트를 제공하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이지 않았던 셈입니다.  # RPG적 성장 요소 도입으로 줄어든 지루함 <파 크라이 6>의 게임 시스템은 따로 떼어놓고 보면 기존 게임들의 큰 틀을 유지한 채 몇 가지 추가적인 재미를 가미해놓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메인퀘스트 외에는 기지 탈환, 아이템 수집, ‘네임드’ 동물 사냥 등 사이드 퀘스트와 낚시, 레이싱 등 ‘소일거리’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이템 습득, 강화 시스템은 메인퀘스트를 제외하면 가장 중요한 콘텐츠입니다. 무기 아이템은 ‘일반 무기’와 ‘고유 무기’로 나뉩니다. 일반 무기는 자원을 들여 특수 탄환이나 조준경 등의 업그레이드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고유 무기는 개조할 수 없지만 고유한 기능이 있어 수집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방어구 또한 종류별로 모을 수 있고, 피스별 능력은 물론 세트 장비 능력도 있어 마찬가지로 수집욕을 자극합니다. 트레일러에서부터 강조하던 ‘수프레모 가방’은 <파 크라이 6>에 새로 도입된 시스템 중 가장 아이코닉합니다. 일종의 ‘궁극기’를 사용하게 해주는 특수 무기이자, 버프 및 도구를 제공하는 착용 장비 역할도 합니다. 여러 종류가 있고, 각자 제공하는 궁극기와 버프, 도구가 조금씩 다릅니다. 더 나아가 지역별 반군 근거지인 ‘게릴라 캠프’ 또한 자원을 투입해 강화할 수 있습니다. 캠프가 강화되면 지역 내 전투, 탐색 등에 도움이 되는 여러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RPG적 성장 요소들은 기존 시리즈에서 지루하게 느껴졌던 여러 부가 활동에 재미를 부여해줍니다. 필드에서 맞닥뜨리는 거의 모든 활동이 ‘성장’으로 강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무의미한 시간 보내기를 하고 있다는 부정적 감정은 대폭 줄었습니다. # ‘낭비’를 없앤 <파 크라이>, 그러나 새로움도 없다 <파 크라이 6>는 시리즈의 기존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유저들에게 조금 더 몰입할 수 있는 ‘그럴듯한’ 세상을 선사하고자 노력한 기색이 눈에 띕니다. 여전히 현실성과 거리가 먼 설정이나 시스템은 남아있지만, 재미를 위한 게임적 허용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정도여서 감정 이입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퀘스트와 부가 활동이 그저 자리만 채우는 요소에 그치지 않도록, 그간 누적해온 노하우를 ‘스토리’라는 아교로 단단히 이어붙인 점을 높이 살만합니다. 그 결과 때로 낭비처럼 느껴지던 유비소프트 특유의 그래픽적 디테일, 준수한 최적화, 만족스러운 건 플레이 등 숱한 ‘기본기’가 낭비되지 않고, 제자리에서 마땅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다만, 숱한 매체와 유저가 지적하고 있듯, 그 어떤 새로운 재미도 선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지점입니다. 개별 작품으로서의 완성도로 봤을 때는 비판의 여지가 많지 않지만, 벌써 9번째 작품에 이른 시리즈에서 ‘독자적인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분발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