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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5] 흔들리는 '테스트베드 코리아'

#규제 #테스트베드

심전도 측정 기능은 애플워치4에 탑재된 새로운 기능이다.
아쉽게도 한국 출시 제품에선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애플워치4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승인은 받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복잡한 규제와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애플이 식약처 승인 신청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했다. 2015년 심전도 측정 기능 탑재 스마트워치를 개발한 국내 스타트업 휴이노도 까다로운 승인 절차에 막혀 아직 식약처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지금까지 한국이 유지해온 ‘테스트베드(시험 무대)’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빠른 인터넷·통신망,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 인구 밀집도 때문에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시험 무대로 불렸던 장점이 규제 장벽에 막혀 희미해졌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 인프라는 빠른 속도로 개선됐고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느슨한 규제로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을 흡수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이 경쟁력을 키울 동안 우리는 규제 울타리만 높인 셈이다.

2016년 자국 의료진과 환자 간 의료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의 경우 원격의료 서비스 이용자가 1억명을 넘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선 스마트폰 앱 고메드(Go-Med)를 통해 새벽에도 의사의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최근 일본에서 원격의료 사업을 시작했다. 원격의료가 불법인 한국과 달리 일본은 합법이기 때문에 일본 의료전문 플랫폼 기업 M3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이다. 차량 호출, 드론, 자율주행차, 블록체인, 핀테크 등 다른 신산업 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풍부한 자원, 넓은 영토를 갖지 못한 우리나라가 테스트베드 지위마저 놓친다면 국가의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규제 완화, 빠른 기술 혁신만이 살길이다. 기업이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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