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3편은 무지 늦었습니다.ㅠㅠ
열정이 식은 것은 아니고요(왜 가슴이 뜨끔거리지..)
교육을 받는다고 조금 바빴습니다.
그렇습니다.전문인이라면 전문적 지식의 유지와 발전을 위하여 노력해야 됩니다.그럼요!암요!
주사바늘 찌르는 교육은 아니고요(전 한쪽 눈 감고 한 손으로 백미터 밖에서 던져도 바늘이 꽂혀요..^^;)
하루가 멀다하고 발전하는 의학을 따라 잡으려고 달려가는 교육이랍니다.
연말에는 1년을 정리하는 회식.....
새해에는 새해라고 파이팅하자는 회식.....
이건 뭐 뫼비우스의 회식이자너!
전국구 백여명 모여 열기를 뿜습니다만......
겨우 한시간 강의 듣고 *심커피 한 잔 격하게 저으며 쑤시는 좀을 어떻게 해결하나 고민 중인데 누군가 호들갑 떨며 쓰니에게 아는체를 합니다.
''쓰니쌤!맞죠?''
엉?엉? 눈이 부리부리 왕방울?!너너! 너구나!
사직한지 십년도 넘은 예전 동료이자 후배였습니다.
병원생활 징글징글하다고 쌩하게 그만두더니 결국 ㅋ 다른 지방, 다른 병원에 재취업해서 그동안 주욱 다녔답니다.
작은 병원 다니니 스트레스가 좀 덜할거라 생각했는데 뭐 별 차이가 없답니다.
별 차이는 있는데 차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겠죠!
''쌤.사람 인연은 정말 모르는 건가봐요!
정 땡쌤 기억나요? 이번에 그 쌤이 우리 병원 원장으로 왔어요!''
정땡?누구지? 음.....모르겠네요......
솔직히 쓰니는 약간의 안면인식장애와 동시에 이름인식장애도 있답니다ㅠㅠ
이런 점은 아이큐와 상관없는거겠죠?그초?
쉬는 시간이 끝나가는데도 이 친구의 수다는 그칠 기미가 없습니다.그렇군요,기억에 떠오르는 영상이 있습니다.수다스럽습니다.
그녀의 지난 과거 12~13년의 인생사가 물밀듯이 밀려옵니다.오므나 그랬니?그랬구나....그렇지 그러엄....
기술 들어갑니다.슬슬 자리로 이동하며 엄청 진지하게 강사를 바라보며 후다닥 앉습니다.
서서히 기억이 떠오릅니다.
앰블런스의 왜옹왜옹이''돈내돈내''로 들린다던
신경외과 정땡샘도,속눈썹이 너무 짙고 길어서 새벽에 일어나서 눈썹까지 붙이고 길게 하려면 부지런해야겠다라고 했더니 콧웃음 치며
''이거 원래 제 눈썹이거든요''라고 한방 날리셨던....
3년차때 신경외과 병동서 내과로 왔던 후배입니다.
''샘!지금도 NSㅡNeurosurgeryㅡ(신경외과)
1인실에 귀신 나와요?''
잉? 그런 일이 있었나? 기억 안 나는데.....
기억 안 난다,그런 일이 있었나라고하자 아주 자리를 잡습니다.신납니다.
다음 강의는 제껴야겠습니다.굳이 들어야할 강의는 아닐 것 같습니다^^;
당시 신경외과 주 파트는 뇌수술이었고 종양수술이 주요 파트였음.뇌혈관질환 파트보다 뇌종양 파트가 잘 해서 '라기보다는' 신경외과 과장이 종양파트여서.... 뇌혈관질환 파트 교수와 상앙숙이었음^^;;
심지어 종교까지 달라서.....
독실한 기독교와 독실한 불교신자 였음.
ㅋㅋ 과장은 원내 기독교 봉사 동우회 회장님.
다른 분은 원내 불교 동우회 회장님으로.....
그 달의 마지막 주말에는 3사 방문하여 백팔배하기,
스님 설법 듣기 등.....^^;;
보통 불교 신자들은 기독교를 잘 품어주었으나 ㅋ 송년회에서 뇌혈관 교수가 폭탄주로 파도타기,해일타기 등 제안하는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못한 과장님이 십자가를 꺼내서
''사탄아 물러가라!!!''하시는 바람에......
두 분 모두 출혈성 뇌졸중이 올 뻔한뒤부터 회식자리에 절대 같이 참석하지 않았다고ㅋㅋ
신경외과 병동만의 특징이 있음.
뇌수술을 하고 나면 부작용이 오는데 신체적 특징으로 오는 마비와 발작을 제외하면 성격변화.심한 우울증 동반.집중력
과 주의력 약화로 사건 사고나 싸움이 잦았음.
뇌종양 수술을 받은 여자 환자 f가 수술 후 부작용 중 심한 성격변화로 쌈닭이 되버림.특히 남자와 눈만 마주쳐도 싸웠음.거의 죽일듯이 덤벼 들었음.
주치교수와 같은 교회의 교인이었으며 병전 성격은 마더 테레사급이었음.
간호하는 가족도 처음에는 질환때문이다라며 이해했으나 긴 병에 효자없다고 아들 둘과 남편은 달래다가 울다가 싸우더니 곧 포기했음.
그도 그럴것이 보호자들은 남자들.......
죽일듯이 욕하고 물고 때리고 덤벼드니 견딜 재간이 없었음.
또한 다인실 입원중에 보호자들과 내원객들이랑 늘 싸우니 병실에서 왕따에.... 쫒겨날 지경이었음.
당시는 재활까지 시켜서 퇴원시켰으니 기본 3~6개월 입원이 평균이었음.
민원이 늘 발생하자 보다 못한 과장님이 1인실을 권유했음.주치의에게도 욕하고 침 뱉고 대화 거부 했으며...... 진찰을 할 수 없었음.
수술상처 소독때에도 난리가 났음.
주치의가 손을 댈 수 없어서 간호사가 드레싱을 해야 했을 정도 였음.드레싱 받다가 아프면 발로 차고 물고....
옆에서 지켜보던 의사가 붙잡아도 괴력으로 이겨냈음. 병실이 초토화......치료실로 오라고 하면 자기를 죽이려 데려간다고 고함지르ㅠㅠ. .
1인실이 3개가 있는데 일반형 , 고급형, 로얄형 임.
결국 일반형으로 전실이 결정되고 입실하려는데 병실 문을 붙들고 안 들어가겠다고 고함지르고 욕하고 침 뱉고....
감옥에 가두어 죽인다!! 등 바닥에 뒹굴고 뗑깡부리며 고함질렀음.
결국 더 넓은 고급형으로 옮겼고 그제서야 조용해짐.창문도 크고 방도 넓어서 훤한 느낌의 고급형이었음.
거의 비슷한 시기에 뇌혈관 질환으로 수술한 여자 g환자가 있었음.이 분은 수술 후 좌측 편마비와 우울증 동반되어 밤만 되면 울었음.그러다가 새벽 한시경에는 집으로 전화를 해 달라고 요구하심.
처음 한달간은 간호사들도 순순히 집으로 전화 해드림. 보통 통화 서너시간 함.나중에는 보호자들이 전화 거절하다가 집 전화번호를 바꾸는 지경에 이르렀음!
그럼 중간에서 간호사들 죽음임....ㅠ
전화 걸어주지 않으면...업무 마비됨.....
결국 꾀 많은 이 후배가 빈 병실로 전화 걸고 환자에게 수화기 건네주고는 병실로 슬쩍 가서 전화 받아 가족인양 응대함.그리고 후배 간호사는 가족처럼 받아 두세마디하고는 수화기 바닥에 놓고 나와서 일함.
g환자는 서너시간 계속 혼자서 통화함........
역시 다인실에서 쫒겨 날 지경이 되었음.
이 분은 일반형 1인실로 전실 갔음.
한달여 지나고 조금 호전이 보여서ㅡ 가족들의 경제적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라고ㅡ 다인실로 전실했음.
기존 병실의 환자와 보호자들이 거부했음.
음.....솔직히 장기환자가 많은 방의 텃세는 상상초월임. 좁은 병실에서 조금이라도 넓게 사용하겠다고 옆 침대와의 간격이 0.5센티 정도 더 넓다고 머리 드잡이하기, 전화 오래 쓰면 쌍욕 따발총, 면회객 많이 오면 온다고 짜증내고 오래 있는다고 쌈박질.
날이면 날마다 싸움이 그치지 않았음.
f환자 보호자들이 그 병실 전체와 크게 싸우고 퇴원 하겠다고 더러워서 못 있겠다고 선언했음.
뭐......그 날로 퇴원했음.
g환자는 편마비의 호전이 빠르지 않아 퇴원이 불가능했음.
그렇게 f가 퇴원하고 한참 뒤까지도 g환자는 새로운 병실에서 은근 왕따였음.
어느날부터 g환자가 옆 침대 보호자에게 갑자기 욕하며 덤벼 들었음.본인 침대를 만지지도 않았는데 만지고 지나갔다고 싸움을 걸었음.편마비가 아직 덜 풀려 발음도 어눌했으나 욕할때는 너무 잘 했음.
그 날 이후로 걸핏하면 시비걸고 욕하고 삿대질하고...
편마비 임에도 불구하고 발차기도 했음.
그걸 본 담당의가 재활치료의 일종으로 등록해야겠다고 했음.
밤이면 안 자고 복도를 이리저리 배회하고 이방 저방 들어가거나 했음.그러다가 종종 슉 사라져서 밤간호사들이 총 출동되어 경비팀과 더불어 추격전과 체포전을 벌이기도 예사였음.재활 치료가 필요없을 정도로 밤에는 잘 걸었음.잠 안 자고 전화하고 울며 지내던 일은 없던 일이 되어버렸음.
밤번 막내가 새벽 한 시 즈음 야식 먹기 전 병실 라운딩을 하는데 비어 있는 고급형 1인실에서 말소리가 들렸음.
"엉? 안 잠겼나?''
평소 병실이 비면 청소 후 문을 잠궈 둬야 되지만 병동 창고가 비좁아 물건이나 기구들을 놓아 두는 경우가 많았음.
뭐야?하며 문을 열어보니 희미한 복도 불빛이 비쳐지며 어둠 속에 서 있는 g를 봤음.
혼자 중얼거리며 손짓을 하고 있길래 불을 켰음.
''g님!여기서 뭐 하세요?''
g환자는 반응없이 중얼중얼.막내간호사가 살짝 흔들었음.
"g님!여기서 뭐 하세요? g님 병실로 가시죠''
그날 이후 거의 밤 g환자는 그 병실로 들어갔음.
며칠 뒤 드뎌 그 방에 입원 환자가 생겼음.
첫 날 g환자가 두시경 그 방에 들어가려는 모습을 본 담당간호사가 발견하고 못 들어가게 했음.
이틀 후 그 방 환자가 화를 냈음.
"여기는 환자들이 막 드나들어도 관리 안 합니까?''
말인즉슨 입원 첫 날 새벽에 이상한 여자 환자가 들어오더니 한동안 나가지도 않고 돌아다니면서 왔다갔다하더니 그 다음 날엔 중년여자가 들어와서 돌아다니길래 당장 나가라고 했다고......
수간호사는 g환자임을 짐작하고 사정 얘기를 하고 사과했고 간호사들에게도 주의 시켰음.
5일 뒤 그 방 환자는 전실을 요청했음.
밤마다 자꾸 병실에 들어오는 이상한 아주머니 때문에 기분 나쁘다고 했음.
밤번 간호사들은 억울했음. 업무가 많아 바빠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 상황이고 불만사항은 접수되었지
그렇다고 밤새도록 지키고 있을 수도 없고...ㅠ
그 뒤 얼마 후 전국에 단풍이 예쁘게 물들어 단풍구경을 가려면 사표를 써야 갈 수 있다는 등 워라벨의 기초를 다지던 가을 새벽에 1인실에서 환자가 뛰어내렸다는 소문이 병원을 흔들었음.
g환자가 새벽에 1인실 방충망을 뚫고 뛰어내렸음.
새벽이라 '쿵'하는 소리를 아무도 듣지 못했음.
간호사들은 아침 첫 바이탈 사인ㅡ혈압 재고 열 재고 등 하는 행위ㅡ재러 갔을때 자리에 없어서 화장실 갔겠거니...기다림.
시간이 지나도 오지않아 밤 번 근무자들이 온 병원을 찾아 다녔음.
새벽에 출근하는 직원이 주차하려다가 발견했음.
무심코 뒷마당에 주차하려고 들어가다가..........
........주차되어진 차 지붕에....ㅠ바닥에...........
개원이래 최초의 자살 사건이었음.
NS에 비상 걸림.주치의 정땡샘과 교수는 한동안 북풍한설이었음.
더불어 병동도 우울했음.ㅡ여기까지는 쓰니도 알고 있었음ㅡ
환자안전관리체계가 허술하다고 윗분들과
경영진들이 비상선포를 한 관계로 일하기 힘들었음.
봄 방학 시즌이라 온 병원이 미친듯이 바쁘던 어느 날 밤 집에 다녀온 봉샘이 아이스크림을 쏘았음.
봉샘은 평소 야식 시간에 낑겨서 잘 먹곤 했음.
봉샘이 연애 얘기를 맛깔나게 풀어주어 깔깔거리며 몰려오는 잠을 잊고 있었음.
갑자기 두다다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렸음.
간이 철렁할 정도로 컸음!
의료진들은 뛰는 소리.큰 소리 나 비명소리.쿵 하는 소리에 매우 민감함!
뭐지?하면서 모두 복도로 뛰어 나와서 두리번 거렸음! 으잉?? 정땡 샘이 가운도 입지 않은 채로 달려오더니 휙하고 무리들을 지나쳐 고급형 1인실로 뛰어 들어 갔음.뭐지????뭐야???
모두 놀라서 같이 우르르 뛰어 들어 갔음.
정땡샘은 어두운 빈 병실을 뛰어들며 소리쳤음.
''불!불 켜봐요!''
''샘!샘!무슨 일 이예요?''
정땡샘은 욕실까지 다 뒤져보고는 창가로 가서 창문밖을 살폈음.
하릴없이 다들 같이 창밖을 살펴 봤음.어둠 뿐.
''샘 무슨 일 이예요?''
''g환자 자리에 있는지 봐줘요''
''예? 쌤? 누구요?''
그제서야 정땡샘은 멍하게 병실을 둘러보더니 한숨을 쉬었음.
봉샘이ㅡ1년차 레지던트ㅡ약간 멍한 정땡 샘(2년차)과 같이 의국으로 돌아갔음.
입모양으로 나중 알려주께라고......해줌.
평소 봉샘은 간호사실과 잘 지내는 편이었고 정땡샘은 그만그만했음.그 샘 성격은 약간 강박적으로 본인의 일을 해나가는 스타일이었음.
특히 본인의 실수나 헛점은 용납하지 않았음.
다음 날 봉샘이 말하길,
정땡샘이 꿈을 꾸었는데 g환자가 그 방 창문으로 뛰어내리더라 함.너무 생생해서 꿈인데 생시로 착각 한 듯하다 했음.아마 담당 환자가 자살한 일이 큰 충격이었나보다라고 했음.
그 날 이후 별 다른 일 없이 지나가니 너나 모두 살살 잊어가고 있었음.
오후 근무가 마쳐가고 밤번이 출근하여 인계를 시작할 즈음 막내가 달려오며 투덜거림.
''진짜 쌤..부끄러워 낼 출근 못 하겠어요''
화장실 간다던 막내가 저쪽에서 뛰어오며 호들갑을 떨었음.
"왜?''
'' 고급방이 빈 방인줄 알고 볼 일보러 방귀 뿡뿡 뀌며 뛰어 들어갔는데....환자분이 쳐다보고 계셨어요!우엥''
''........너.......무슨 소리 하냐?그 방 빈 방이야!''
''아녜요!환자 분 계셨어요!''
''너 병실 열쇠로 열고 들어가지 않았냐? 열쇠 들고 갔잖아!''
''....?????..............''
''대체 몇 호실로 들어간거냐 막내야?''
인계하려고 다 모여있던 간호사들은 맹한 소릴하는 막내를 보며 혀를 찼음.
"병실 화장실 사용하면 안 되는 거 알지?''
''아는데요..화장실은 다 찼지...급해서 그랬어요.
직원 화장실이 따로 없으니 너무 짜증나요!''
막내는 급하다고 열쇠꾸러미를 던지고 화장실로 달려가면서 중얼거렸음.
칠칠치못한 막내의 헤프닝으로 끝났음.
얼마의 시간이 흐르지 않아 보호자들 사이에 g환자가 고급형 1인실로 들어가더라, 아니다 f환자가 피 흘리며 복도를 지나 들어가더라 등 말이 많았음. 같은 병실을 사용했던 뇌졸중으로 수술한 엄마를 간병하고 있는 보호자 중 이십대 딸이
새벽에 화장실 가던중 g환자가 절룩거리며 고급형 1인실 문을 통과해 들어가는 걸 봤다함. g환자는 온통 피로 덮여 있고 팔은 뒤틀리고 머리 반쪽이 없었다함. 또 한 남자 보호자는 자다가 이상하게 너무 추워서 눈을 떴더니 병실 중앙에 웬 여자가 이 침대 저 침대 기웃거리다가 벽으로 사라졌다함.
주위 사람들 얘기를 들어본 결과 인상이 f같더라 함.
그러던 중 밤번 간호사가 새벽 라운딩 중 빈 병실인 고급형 1인실에서 부르는 소리? 신음소리? 가 들려 들어가 보니 창가에 누군가 서 있다가 휙 사라졌다함.병실은 너무 싸늘했다함.추운것과는 분명 달랐다함.
이런저런 소문이 부풀려지니 공포에 휩싸이고 멤버들은 수간호사에게 무섭다고 전출을 원하거나 사직 의사를 밝혔음.
심각성을 느낀 수간호사는 뇌혈관파트 교수에게 티타임을 제의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의논했음.
그 교수는 집단 죄책감이라고 얘기했음.
아...뉘에....듣던 간호사들.....콧방귀.....
''교수님이 못 보셔서 그래욧!빈 병실인줄 알고 열쇠로 열고 들어갔는데 분명 오십대 정도의 여자환자가 침대에 앉아 있었다니까요!''
막내가 잔뜩 흥분해 외쳤음.
''그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귀신 맞다니깐요! ''
''근데요....얘는 신규라서 그 환자를 모르는 앤데요''
일이 점점 심각해짐을 느꼈는지 교수는 웅얼거리다가 도망치듯 나갔음.
며칠 뒤 드디어 고급형 1인실에 신환이 입원했음.
말은 안 해도 모두들 빈 방 벗어남을 축하했음.
사장님이신지 형님이신지 비서들이 식사때 마다 진수성찬을 공수해왔음. 병실 테이블에는 그 비싼 바나나가 가득 쌓여 있었음.ㅋㅋ 당시에는 서민들은 바나나를 구경만 가능할 정도로 비쌌음!
일주일즈음 지나자 형님환자가 잠을 못 자겠다고 퇴원을 하겠다고 했음.아닛!수술이 곧인데 퇴원을?
벙찐 봉샘은 어이없어서
"수술 안 하면 죽을 수도 있어요''
라고 초강 발언을 했음.ㅋㅋ 허리 수술에 무슨....
''아니.선생!울 사장님이 밤마다 악몽을 꾸니 수술 하기도 전에 죽겠으니 퇴원하신다고요''
환자는 아예 의사랑 얘기를 안 하고 비서가 얘기를 전달했음.차마 무서워서라곤 말 못하겠....ㅋ
입원 첫날에는 자다가 깨보니 여자 환자가 병실을 들어오더니 한바퀴 돌고는 사라졌고 다음 날부터 꿈을 꾸었는데 그 여자 환자가 병실을 돌다가 갑자기 창문으로 뛰어내렸다함.그리곤 또 다른 여자가 창문으로 뛰어내리고.....밤새 반복....
3일되는 날부터는 형님환자랑 눈을 맞추고 계속 오라고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고개를 내저으려하지만 고개가 굳어서 안 돌아가길래 아! 가위인가보다 풀어야지하고 노력함.
고개를 내저으려 계속 시도하니 갑자기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들리며
" ㄲㄲ풀어봐...''
다음 날 꿈에는 억지로 끌려가는 꿈을 꾸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창문을 열고 서 있었다함.
다음 날은 드디어 무서움을 인정하고 비서를 보호자 방에서 재웠음.
안 자려고 비서랑 술 먹고 버티다가 잠 들었다함.
여지없이 꿈에서 여자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창가로 끌려갔고 창문을 붙잡고 버티던 중 비서가 깨워서 정신을 차리고보니 실제로 또 창문을 열고 버티고 있더라함.
얘기를 들은 봉샘은 비서에게 조용히 비상구로 가자고 했고 담배 한대 같이 피우고 오더니 퇴원 처방 냈음.
어느날 뇌혈관파트 교수가 스님이랑 같이 오더니 수간호사에게 병실 열쇠를 받아갔음.
하루 밤 자겠으니 신경 쓰지 말고 비밀로 하라했음.
다음 날 아침 스님은 가셨고 달마도 그림이 세 벽에 걸려 있었음.
입 가벼운 봉샘을 공략했음.
f환자가 퇴원 후 집에 갇혀 살다시피 했음.남편과 아들은 운영하는 식당이 있으니 거기 매달렸고 집안 일 봐 주던 도우미가 낮잠자는 사이에 f가 집을 나갔다고 함. f환자는 입원했던 병원 근처까지 어떻게 왔는지 모르지만 왔음. 병원 근처에 막 생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음.당시 15층이고 병원 바로 아래이고 거의 직원들의 기숙사 역할이라서 좋은 아파트라고 소문이 자자했음.
얼마 뒤 병동 1인실에서 f를 봤다는 환자가 있었고 정땡샘이 새벽 응급 수술을 하고 의국으로 가던 중 복도를 배회하는 f환자를 봤다함.g환자가 이상하게 f처럼 변해간다는 소문이 돌았고 봉샘이 밥 먹다가 그런 말을 하니 정땡샘이 무섭게 화 냈다함.
간호사들도 귀신을 봤다하고 보호자들도 봤다하던 차에 결정적으로 형님환자가 귀신 꿈을 꾸는 바람에 뇌혈관파트 교수가 ㅡ이때는 이 교수가 과장님!ㅡ스님에게 의논을 했다함.
하루 밤 기도 하면서 불경으로 그린 달마도 3점을 그려 걸어 놓았음.크지는 않아도 웬지 포스가 똿!
"샘 그 비서가 뭐라 했길래 바로 퇴원 처방 냈는데요? 칼 보여 줬어요?''
''에이! 싸나이 봉을 뭘로 보고.그깟 칼 따위로! 그 큰 덩치로 울먹울먹하면서 그 날밤 자기도 그 귀신 봤다더라고''
그 날 방귀 뿡뿡뀌며 볼일 보러갔던 신규가 ㅎㅎ 네,그래요 왕눈이 후배가 맞습니다.
세월이 흘렀으니 스토리가 조금 과장되게 섞였겠지요?
이 사건 이후로 침대에 환자가 없으면 모든 간호사들이 불안하여 찾고 난리났지요.
빈 병실은 무조건 잠그게 되었고요.
그 아파트도 옥상문을 꼭 잠근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