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kim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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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글]내가 의학을 포기하게 할뻔했던 환자이야기_3

안녕하세요 공포이야기퍼오는개입니다!!

소설 읽듯이 편하게 읽어주세요

그럼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출처 : 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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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여기까지 온 마당에, 우리 사이에 통성명은 필요 없겠지.  이 전 글 마지막에, 고칠 수 없다고 생각했던 환자와 첫 심리치료 세션을 보낸 나는 이 환자가 실제로는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  이제 빠르게 진행해보자고.

다들 예상하겠지만, 다음날 Joe를 치료하러 병원으로 돌아가는 길은 꽤나 긴장되더라구.  이제 내가 대놓고 병원장의 명령을 거스르기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보니, 아무렇지 않게 지나던 일상 생활들이 갑자기 무슨 음모가 숨겨져 있는 것 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  환자들에게 약을 처방할 때도, 혹시 이 처방 기록이 나중에 나를 모함하는데 쓰이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을 하게 됐어.  그 결과, 약 처방에 아주 인색하게 됐는데, 그 때문인지 내 사수가 날 외래 진료 업무에 집어넣었지.  외래 진료에는 주기적으로 마약 중독자들이 꾀병을 핑계로 약을 타가려고 하거든.

뽕쟁이들이 나한테 자기 꾀병이 탄로날 때마다 낙담하는 표정을 보는건 꽤 즐거울 법도 했지만, 그때 난 그렇게 안되더라고.  혹시 이 중독자들 중에 하나가 Dr. G에게 매수당해서 나한테 의료소송을 걸게 할 수도 있잖아?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질 수 밖에 없는 게임 속에 갇혀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그리고 거기에 또 아주 “사소한” 문제가 있었지: 바로 간수들.  아무 것도 모르던 예전에도 병원 어디서나 보이던 간수들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내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더라.  결국은 내 주변의 모든 간수들에 신경을 집중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지.  그 뿐 아니라, 간수들이 배치되고 이동하는 패턴까지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

이때 눈치챘어.  간수들 중에 특히 두명이 날 감시하고 미행하고 있었던거야.  이 두 간수들은 간수들 중에서도 특히 덩치가 크고 거친 야수같은 사람들이었어.  간수 한 명은 Marvin이라는 이름을 가진, 대머리에 흰 피부를 가진 베히모스 (Behemoth: 구약성경에 언급된 거대괴물, 역주)같은 사람이었는데, 키가 195cm는 족히 넘어 보이고, 팔 문신이 병원 유니폼 밖으로 삐져 나와 있었어.  다른 간수는 Hank로, 드레드 머리를 한 어두운 피부를 가진 리바이어던 (Leviathan: 구약성경에 언급된 해저괴물, 역주)같은 사람으로, Marvin만큼 키가 컸을 뿐 아니라 자기 몸무게의 두배를 짊어지고 스쿼트를 하고도 땀 방방울도 안 흘릴 정도로 건장하게 생겼어.  어디에 있던 눈에 쉽게 띄는 사람들이었지만, 당시 나는 그들이 뭔가 악의를 가지고 내 주변에 항상 잠복하고 있다고 느꼈어.  그렇다고 대놓고 날 따라다니진 않았어.  내가 그들이 날 감시하는 현장을 잡아내려고 할 때 마다, 그들은 환자의 바이탈을 체크하거나 준비실로 뭔가를 산더미처럼 들고 옮기는 등, 뭔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이 행동했어.  그러다 보니, 그 둘 중 한명은 반드시 내 주변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게 단순히 우연이었을리 없다고 생각했고, 몇 주가 지나면서 나의 이런 의심은 점점 더 심해져갔지.

내가 Joe와 시간을 보내면 보낼 수록, 그의 말에 대한 의심은 점점 사라져갔어.  난 이제 적어도 하루에 한번, 매번 한시간 씩은 그의 병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는 단 한번도 정신줄을 놓는 법이 없었어.  다시 말하면, 이 병원 의사들이 뭐 한두번 정도는 그를 둘러싼 메디컬 미스테리 호러 스토리를 믿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단지 Joe의 부유하지만 무정한 부모로부터 돈을 뜯어내기 위한 이유만으로 그를 병원에 가둬두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지

처음에는, 그래도 이게 진짜 사실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을 놓지는 않았어.  Joe의 부모가 병원이 자기 아들을 이유없이 가둬두고 돈을 뜯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잖아.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을 Joe에게 말했을 때, 그는 바보 같은 소리 하지말라며 내 말을 일축했어.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었을 때, 그는 눈에 보이게 화를 내기 시작했지.

“내 부모님들이 나에 대해서 손톱만큼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왜 날 부러 오질 않는걸까요?” 그의 목소리는 슬픔과 분노가 섞여 떨리고 있었어.

나는 손을 얹어 그를 달래주었다.  “의사를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이 당신과 가까이 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Joe.  당신 부모님들도 똑같이 생각해도 이상할 건 없어요.”

“내가 무슨 크리스마스마다 직접 짠 스웨터를 들고 춤추면서 오랍니까?”  그는 뱉듯이 말했어.  “그래도 씨1발 20년이나 지났으면 그 사이에 한번 정도는 와서 방문 밖에서 유리창 넘어라도 보고 갈 수 있잖아? 아니면 담당 의사라도 만나보던지.  내가 이 생지옥에 갇혀있는 동안 내 부모님을 만났다는 담당의는 한번도 못봤어.  개뿔, 내가 직접 날 만나러 온 사람이 있냐고 물어봤을 때도, 그런 사람은 하나도 없다더구만.  인정해요 선생양반, 그 인간들, 날 여기에 버려둔거야.  날 직접 챙길 필요가 없는 이상, 내가 누군지 신경도 안쓴다고.”

“그건 좀 심한 생각 같은데,”  그의 눈의 들여다보자마자 그 말을 한 것을 후회했어.  그의 눈은 마치 내 눈을 뚫어버릴 것 같이 이글거리고 있었어.

“좀 심해?”  그는 말 한마디 한마디 마다 독을 심듯 거친 목소리로 말했어.  “좀 심하다고?  이봐요 선생, 잘 모르면 말하지도 마시오.  당신이 내 부모가 어떤사람이 알면 그딴 소리가 입에서 나올 수 없을꺼야…”

“뭐 때문에?“

“뭐 때문에 그 인간들이 비열한 새끼들이라고 생각하냐고?”  그는 으르렁 거리듯 말했어.  “내 옛날 이야기 하나 해드리지.  아름다운 동화는 아니니까 앉아서 듣는게 좋을꺼요.”

난 그의 침대 옆 의자에 앉아 듣기 시작했다.  그는 불타는 듯 한 눈으로 날 계속 바라보며 이야기하기 시작했어.

“내가 5살이었을 때, 그러니까 그 인간들이 날 버려야겠다고 생각하기 직전에, 난 우리 저택 있는 숲에서 길고양이 한마리를 만난 적 있어요,”  그가 말했어.  “여타 길고양이들과는 좀 달랐지.  이녀석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게 사람 손을 꽤 탔던 것처럼 내가 쓰다듬거나 안아도 가만히 있더라고.  난 그녀석을 Fiberwood Flower, 줄여서 Fiber라고 불렀지.  우리 아빠가 섬유산업을 해서 부자가 됐다 보니까, ‘fiberwood’ 같은 단어를 자주 들어서 익숙했고, 그녀석은 이쁘니까 flower라고 부르는게 적당해 보였거든.  알잖아요, 애들이 맘에 드는 단어 적당히 섞어서 쓰는거.  결국엔 그녀석은 숲 속에 더 이상 숨지 않고, 날 보러 저택으로 드나들게 됐지.  난 내 밥을 조금씩 남겨서 그녀석이 먹을 수 있게 흘려두고.  그러다 보니 우린 꽤 친해지게 됐어.  내 부모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게되기 전 까지 말이야.”

그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엄마는 매우 심한 고양이털 알러지가 있었어,”  그가 말했어.  “그러니 내가 몰래 고양이 한마리를 저택 안으로 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아빠가 폭발한거야.  난 잘 돌볼 자신이 있다고, 엄마한테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빌면서, 그 녀석은 얌전하고 내 친구라고 해봤지만, 내 아빠는 듣지 않았어.  그는 바로 집 밖으로 나가 Fiber가 앉아있던 곳으로 갔지.  만났던 사람들 마다 그 녀석에게 잘해줬었기 때문에, 고양이는 도망가지 않았지.  도망갔다면 좋았을텐데.  Fiber를 잡은 아빠는 그 고양이를 집어들고 수풀 넘어로 걷어차버렸지.  그리고 나에게 한번만 더 저 고양이하고 가까이 지내면 너도 똑같이 만들어주겠다고 소리질렀어.  그 다음엔 날 때리고 내 방에 가두었지.  그 뒤로 그 고양이를 본 적은 없어.”

나도 어릴 때 애완동물의 죽음을 겪어 봤기 때문에,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분이 아주 나빠지는 것을 느꼈어.  당연하지만, 난 그의 부모의 잔인함을 확실히 믿어버렸기 때문에 그 후로 그의 부모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법은 없었지.

그래도, 그 이야기를 들은 나는, 내가 파일에 있는 Joe의 “불가사의한 정신병”을 치료할 수는 없더라 하더라도, 내가 몇가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어.  예를 들어, 그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건 확실했어.  그럴만 했지, 부모의 학대와 병원에서의 생활을 거치며 더 이상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됐을 테니까.  그래서 그 다음 한달 간은, Joe가 정말로 앓고 있는 증세를 호전시키는데 집중하기로 결정했지.

그렇게 생각하니, 그의 파일을 다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겠더라, 물론 이번엔 좀 더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말이야.  그의 파일이 공갈이라 하더라도, 그 중에 작성자가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던 디테일들은 몇개 남아있었거든.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Joe가, 법접 후견인(당시엔 부모, 역주)에 의해 자발적으로 입원했다는 사실이었는데, 그 말은 이론적으로는 그가 18살이 되서 성인이 된 지금, 그는 언제든지 자기 발로 퇴원할 수 있다는 말이었지.  난 다음 날 있었던 미팅에서 이걸 확인해보기로 했어.

안타깝게도, 내가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었지.  그 때의 대화를 옮겨볼께.

“그냥 퇴원하면 되잖아요?”  난 물었어.  “만약 당신 부모님들이 당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 안하면, 그냥 떠나버리면 되잖아요?  당신은 자발적으로 입원했으니, 의사의 소견과 상관 없이 퇴원해버릴수 있을텐데.”

난 바로 질문을 잘못했다는걸 알았지.  Joe의 시선을 느낀 나에겐 마치 방안의 온도가 남극 수준으로 떨어진 듯했어.

“내 파일을 읽어보긴 했나요?”  그는 부드럽게 물었어.

“그럼요,”  나는 대답했지.  “전부 다요.  왜?” 

“그럼 왜 답을 알면서 그런 질문을 합니까?”

“전… 모르겠는데요,”  난 천천히 말했어.  “Joe, 당신을 여기 잡아두고 있는 게 뭔지 난 도저히 모르겠어요.”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18살이 되자 마자 나가려고 해봤다구요.  하지만 내 파일에 있는 내용을 보고도 누가 날 퇴원시켜주겠어요?  그냥 몇 년에 한 번씩 새 의사를 들여보내줘서 이 사기극을 계속 할 뿐이었고, 겁을 집어먹은 의사들은 헛소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지.  아 씨1발.  담배 하나만 줘요.”

Joe가 만날 때 마다 담배를 달라고 했기 때문에, 난 항상 담배를 가지고 다녔어.  난 담배 한까치를 꺼내 건내고 불을 붙여 줬지.  약간 진정이 된 듯, 그가 말했어.

“Nessie가 매일 밤 약을 가져다 주기 시작했을 땐 혹시 나갈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난 그를 빤히 쳐다보며.  “Nessie요?”  입이 마르는 것을 느끼며 물었다.  “Nessie가 이거랑 무슨 관계가 있죠?”

그는 날 못마땅하다는 듯 쳐다봤다.

“그래, Nessie를 알긴 했군요,”  그는 슬픈 듯 대답했어.  “그럼 선생이 말씀해보쇼.  Nessie가 사람을 가둬 두고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사람입니까?”

난 생각할 필요도 없이 대답했지. 고개를 가로저었어.  그는 슬픈 듯 웃었어.

“맞아요 그럴 사람이 못 됐지,”  그는 말했어.  “그녀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게 된 후부터, 양심의 가책에 너무 힘들어했어.  동시에, 병원은 그녀를 자를 생각이 없었고, 그녀도 병원을 떠날 생각은 못했지.  그녀는 이 병원에 너무 큰 애착을 가지고 있어서, 내 부탁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을 폭로하기를 주저했어.  바로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났던 밤 전까지는 말이야.  기억나죠? 그녀가 ‘자살’한 날.”

내 몸속의 피가 일순간 끓어오르는 듯 했어.  “설마 당신 말은…”

“그 놈들이 그녀가 폭로하지 못하게 죽인 거라고?  난 그렇게 말한 적 없수다,”  그는 말했어.  “왜냐면 그렇게 말하고 싶어도 증거가 없으니.  하지만 말이요, 당신이 내 담당이 전까지는 내가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만 할 때마다 그 희망은 내 눈 앞에서 사라져버리기 일쑤였어.”

분명히, 정신의학 훈련을 받은 내 머리는 나에게, 이건 전부 Joe가 격리생활 동안 생긴 강박증과 탈출에의 열망의 산물에 불과하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어.  다른 환자였다면,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는게 당연했을테고, 내가 그 헛소리를 무시했다고 해서 마음에 담아둘 만한 일도 아니었어.  하지만 이 케이스는 이미 너무 이상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바람에, 그 정도 가지고는 이상하다고도 생각하지 않게 되더라구.  하지만 Joe는 다른 주제에 있어서 만큼은 너무 정신이 말짱해 보여서, 그 멀쩡한 얼굴 뒤로 감금에 대해서만 망상증을 앓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웠어.  그리고, 만약 그게 Joe의 피해망상에 불과하다면 Nessie의 죽음은 어떻게 설명하지?  난 Nessie가 죽기 얼마 전에 그녀를 만나봤어.  그녀의 행동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거 같기는 커녕, 우울증의 증세도 보이지 않았지.  반대로, 만약 이 모든게 Joe의 피해망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일말의 가능성이 진실인 경우에는, 이건 의료과오 사건 정도가 아니라 범죄행위라고.  내가 끼어 들었을 때 내게 어떤 일이 벌어질 지 겁이 나지만, 그렇다고 공범이 되기는 절대로 싫다고 결심을 했지.  난 Joe를 치료하면서 다른 어느 환자에 못지 않게 그의 행복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거야.  뭐 거창한 결심을 떠나서, 만약 다른 사람이 이 비밀을 먼저 폭로해버리면 어떻게 되겠어?  나도 공범으로 잡혀가게 되는 거지.

하지만 여전히, 법을 어기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만큼은 확실했어.  만약 공권력에 고발을 한다면, 정신병자의 말만 믿고 그의 20년 넘은 정신병이 사실은 정교한 음모의 결과였다고 주장한다는 이유로 미1친놈이라는 소리를 듣게 될꺼야.  항의의 뜻으로 내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그건 내가 Joe를 다른 사람에게 포기해버리게 되는 거겠지.  방법은 하나 밖에 없었어: Joe를 비밀리에 빼내는 거지.  계획이 실패해도, 적어도 내가 Nessie처럼 해고할 수 없는 사람도 아니고, 아마 날 죽이기 보다는 그냥 해고해버리지 않겠어?  최악의 경우, 소송을 당하고 다시는 의사 일을 못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Dr. G가 그렇게 앙심을 품고 달려든다면, 난 이 모든 일을 폭로해서 그녀에게 한방 먹일 수도 있을테니, 적어도 잃을 것은 없어 보였어.

만약 내가 성공한다면?  뭐 최악의 경우라도, 나는 꽤 멀쩡한 환자 하나를 퇴원시키는 꼴이 되는거고, 내 양심을 지키면서 이 병원에서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되겠지.  그런 더러운 비밀이 이 세상에서 하나 줄었다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가지면서 말이야. 

하지만 정신병원에서 환자를 몰래 빼돌리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야.  사방에 CCTV가 설치되어있고, 직원들도 누가 병실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지 면밀히 체크하고 있단 말이지.  유일한 방법은, 우연한 사고로 인해 Joe가 도망치게 된 것처럼 보이도록 해야했어.

다행히 난 머리가 좋았기 때문에, 금새 작전을 생각해냈지.  작전이 성공하려면 직원이 적으면 적을 수록 좋았기 때문에, 난 작전을 수행하기 전에 며칠 밤 연속으로 밤근무를 지원해서 근무하기로 했어.  그렇게 해서 밤에는 누가 어디서 일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고, 또 더 중요하게, 혹시 내가 밤에 병원에 있는걸 들키더라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게 하려고 말이야.  내 약혼자는 처음에는 내가 집에 붙어있지 않는다고 불평을 했지만, 이게 환자 치료에 아주 중요하다는 나의 설명을 듣고, 이해해 주는 것 같았어.  당분간은 괜찮을꺼야.

작전 자체에 대해서는, 굳이 자세히 설명해서 지루하게 만들지 않을께.  그냥 대충 설명하면, 내가 실수로 Joe의 방에다 열쇠가 들어있는 내 의사가운을 두고 나온 날, 하필이면 화재 경보기가 울려서 직원들이 자리를 모두 비우는 바람에, Joe가 아무의 제지도 받지 않고 탈출한다는 시나리오 였어.  Joe가 탈출경로를 알 수 있도록, 아무도 모르게 담배 곽 안 쪽에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대피경로를 표시해둔 병원 내부 평면도를 숨겨서 Joe에게 넘겨줬어.  

지금와 생각해보면, 실패하기 딱 좋은 계획이었지.  심지어 Joe도 나의 계획을 듣고 성공할 리가 없다고 했으니까.

“선생, 당신 나보다 제정신이 아니구만,”  그는 전매특허인 삐딱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그 작전이 성공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어.”

“성공합니다,”  난 힘주어 말했어.  “여기서 당신을 정신이상 범죄자에 가깝게 취급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병원은 원래 정신이상 범죄자를 수용하는 곳이 아닙니다.  그러니 보안이 엄청 취약해요.  거기다가 직원들도 게을러 터진데다, 누가 탈출할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을겁니다.  특히Nessie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 후에 말이죠.”

그는 체념하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순간, 난 그의 눈에서 내가 심어준 한줄기 희망의 빛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어.

“그럼, 당분간은 어디 안가고 방에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겠소,”  그는 살짝 비꼬듯 말했다.  “하지만 만약 내가 도망치다 다시 잡혀온다 하더라도, 절대로 당신이 도와줬다는 말은 안하겠어.  의사선생, 도와준거 만해도 고마워요.  복 받으실꺼야.  만약 성공이라도 하면, 평생 잊지 않고 은인으로 생각하고 살게요.”

이제 남은 건 계획을 실행하는 것 뿐이었어.  내가 처음에 Joe를 지켜보기로 했던 한달에서 딱 일주일 모자라던 날, 나는 지난 수십 년의 시간 중 처음으로 그에게 자유를 약속해 줄 티켓을 전해주기 위해 그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지.

그의 병실로 향하는 길은, 내 인생 어떤 순간보다 긴장되는 시간이었어.  복도를 걸어가는 동안, 내 손에서 땀이 걷잡을 수 없이 흐르는게 느껴졌고 복도에 울리는 환자들의 신음은 어지럽게 엉킨 내 생각들의 파편처럼 들렸지.

이러다 걸리면, 난 해고만 당하고 끝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에 대한 경고의 차원에서 본보기로 삼으면 어떡하지?


Nessie의 죽음만 가지고 모자라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


딴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들한테 진짜 확실한 메세지를 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


Dr. G를 만나봤잖아, 그녀는 절대로 대충 넘어갈 사람이 아니야.


근데 나 이거 꼭 해야되는건 아니잖아, 맞지?


지금이라도 그냥 돌아서 집으로 갈까.


아니 지금 당장 그만두는게 맞는거 같은데.  난 약혼녀도 있고 밝은 미래도 있어.  이건 나하고 아무 상관 없는 일이야.  이러지 않아도 되는데, 안 그래?

하지만 난 해야만 한다는걸 알고 있었어.  그게 옳은 일이었을 뿐만 아니라, 난 절대로 납치와 살인을 보고도 해꼬지 당할까봐 모른체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어.  무엇보다, 그날은 직원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내가 화재경보기를 작동시키고 나면 Joe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내 작전은 완벽해보였어.  다 잘 될꺼라고 생각했지.

내가 Joe의 병실 문 앞에 다달았을 때, 갑자기 멀리서 들려온 무거운 발자국 소리를 따라간 내 눈에 Hank가 걸레질을 하며 복도를 천천히 내려오는게 들어왔어.

좆됐다.  들켰을까?  아냐 그럴 리 없어.  내 계획을 아는 건 아무도 없어.  내 약혼자 한테 조차도 말한 적이 없었단 말이야.  괜찮아. 괜찮을꺼야.  일단 Joe의 병실에 숨어서 Hank가 지나가기를 기다리자.  어려운 일도 아니야.  그의 발소리는 워낙 크니까, Joe의 병실 안에서도 다 들릴꺼야.  괜찮아.  할 수 있어.

난 숨을 천천히 들이쉬었다 천천히 내쉬고는, 열쇠로 Joe의 병실문을 열고 재빨리 안으로 들어가서 조용히 문을 닫았어.  Joe는 내게 등을 돌리고 창 밖을 보고 있었어.  내가 급하게 내 의사 가운을 벗어서 침대위에 던져두는 동안, 그는 마치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다는 듯이 고요히 서 있었어.  난 몸을 숙이고 Hank의 발자국 소리에 오감을 집중했지.

내 예상대로, 약 10분 뒤 Hank는 병실 문 앞을 지나 천천히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를 남기며 떠나갔어.  내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시 문을 열고 병실에서 나가려는 순간.

“선생님?”

목소리에 돌아보니 Joe가 날 보고 있었어.  그의 눈은, 잔치상을 앞 둔 굶주린 사람의 그것처럼, 뭔가 기대하고 갈망하는 듯 보였어.  난 눈썹을 들어보이며 말했어.

“왜 그래요, Joe?”

“고맙습니다,” Joe 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어.  “이건 내가 정말 꼭 필요로 했던 일이에요.”

그의 말이 조금 이상했지만, 그 땐 깊게 생각하지 않았지.  난 이내 웃어보였어.

“천만에요.”

그리고는, 난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어. 돌아서서 문을 닫으려는 찰나, 어디선가 솥뚜껑처럼 두꺼운 손 두개가 튀어나와 내 어깨를 단단히 잡았어.

“뭐 잊어버린거 없나, Parker?”  문 바로 뒤에서Hank의 저음의 목소리가 울려나왔어.  난 동상처럼 얼어붙어버리는 동시에, 머리 속으로 온갖 생각이 지나가기 시작했어.  Hank가 내 귀에 대고 낄낄대고 웃었어.

“똑똑한 친구인 줄 알았는데,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와 점점 작게 내는 발자국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다니 실망인데.”

그는 지금까지 계속 문 뒤에 숨어있었던 거야.  그런데 어떻게?  이게 무슨 시츄에이션?

“자, 이제 난 다른 사람을 시켜서, Joe의 방에서 의사 가운을 수거해올꺼야.  당신은 날 따라 Dr. G에게 가서 당신이 그 씨1발놈하고 오늘 밤 무슨 짓을 하려고 했는지 상세하게 털어놔야 할껍니다,”  그의 목소리가 울렸다.

몸을 좀 움직일 수 있을거 같아진 순간 난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쳐봤지만, 그의 손가락은 마치 무쇠로 된 철창 같았어.  순간 깨달았지.  Hank는 Joe의 간수로 배정된 적이 없었을 수도 있었어.   즉, Hank는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의 진실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잖아.

“이거 놔줘요!”  새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어.  “Hank, 그 여자가 당신한테 무슨 얘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당신은 몰라요.  저기에 갇혀 있는건 미1친 사람이 아닙니다!  저 사람 덕분에 병원이 돈을 엄청나게 벌고 있기 때문에 저사람이 제정신인건 다들 모른 체 하고 있다구요!  Hank, 비밀을 지키려고 Dr. G가 Nessie를 죽였을수도 있어요.  날 놔주고 Joe하고 얘기해보면 다 이해할 수 있을꺼에요.  진짜에요, 내가 다 설명해줄 수 있다니까.”

“안그래도 Dr. G도 당신이 그런 비슷한 얘기를 나한테 할거라고 하더군요,” Hank는 차분히 말하며, 내가 마치 흥분한 고양이인 것처럼 단단하게 잡고 있었어. “악의는 없지만, Parker, 난 당신 말 안 믿어요.”

내가 좌절과 신경질에 휩싸여 소리를 지르려던 바로 그 순간, 내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뺨을 타고 흐르려고 하는 그 찰나에, 내 머리속에서 탈출계획에 대한 생각을 싸그리 지워버린 소리가 들려왔어.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미쳐버린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지.

Joe의 병실 안에서,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어.  하지만 Joe의 목소리는 아니었지.  그럴리가 없었어.  그건 아예 사람이 내는 소리일 리가 없는 소리였어.  병실에서 들려온 그 소리는 음침하고 음습하면서도 말라 비틀어진 듯한 조소 같았는데, 마치 썩은 시체가 내고 있는 듯 한 소리였어.  내가 들어본 적 있는 그 목소리…

바로 내 악몽에서 Marty를 끌고 간 그 강의 웃음소리였어!

축 처져 있던 나는 순간 쇼크에 휩싸였지만, Hank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어.  마치 그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듯 했지만, 난 그에게 아무런 질문도 할수 없는 정신상태였지.  Hank에게 질질 끌려가면서 내가 할 수 있는거라곤, 내 악몽 속에서 살아난 그 끔찍한 웃음소리가 복도와 내 머리 속에서 울려퍼지는 것을 들으며 Joe의 병실문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 뿐이었어.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제정신이 아닌 놈들아.  이말을 쓸까말까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말보다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나에게 준 긍정적인 반응에 대해서 적절하게감사하는 말이 없겠더라고.  내 이야기가진짜라고 믿던, 아니라고 생각하던지 말이야.  계속 하는게 내 정신이상을 증명하게 될지도 모르지만,결국 여러분들의 격려 덕분에 이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게 된 거 같으니, 용기를주어서 고맙네요.  자 이제 5편에 이어 이야기를 계속 해보자구.


Dr. G의 오피스로 끌려가던10분의 시간은 내가 인생 최고로 긴 10분이었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런 예상도 할 수 없었지.  난 계속 Joe가 나에게했던 말을 곱씹으면서, Dr. G가 말했던 ‘그의 정신병은 전염성이있다’던 경고를 생각해봤지. 그게 사실이란 말인가? 아니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속이고 있었던 건가?


내가 진짜 미1친걸까?  잡혔다는 사실에서 온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줄이 끊어진건가?  잡히기 직전까지는 제정신이었다면, Dr. G와 그 부하들이 나에게 무슨 짓을 할 수도 있다는건 사실인가?  그 전부터 제정신이 아니었으면, Joe의 정신병이 언제 나에게 옮은거지?  난 지금은 제정신인가?  만약 그렇다면, 왜 이렇게 모든 일들이 생생하고 진짜처럼 느껴지지?  그리고 만약 내가 제정신이라면,  어떻게 Joe가 내최악의 악몽에서 들었던 것과 정확하게 똑같은 웃음을 낼 수 있지? 수 많은 악몽 중에서 하필이면 내 최악의 공포와 연결되어 있는 바로 그 악몽 말이야.


내 머리 속에서 정신 없이 소용돌이 치던 공황적인 생각들은, Hank가 한마디 말도 없이 Dr. G의 사무실 문을 열고 날 밀어넣으면서 잠시 멈추었어.  난 거의 바닥 카펫에 코를 찧을 뻔 넘어졌다가,겨우 정신을 추스르고 일어나 지금 방 안에 누가 있는지를 둘러봤지.


방 안에는 당연히 Dr. G 가 있었지, 그의 책상에 기대앉아 예전의 그 매의 눈으로 마치 동물의 사체를 내려다 보면서 저게 먹을 가치가 있을지 생각하는 듯 날 쏘아보고 있었어.  하지만 책상 의자에 앉아있던 것은 그녀가 아니었어.  그녀의 뒤에서, 병원장을위해 준비된 고급진 가죽의자에는 쭈글쭈글한 노인이 지친 듯 앉아있었는데, 그는 누덕누덕 기워진 코트를 입고 은색 안경 넘어로 눈 만은 부리부리하게 날 쳐다보고있었어.  난 그 사람이 누군지 전혀몰랐지만, Dr. G가 자기 의자를 내어 준 것만 봐도 그가 중요한 사람이란건 알 수 있었지.  그는 사복 경찰이라고 보기엔 나이가 너무 있었는데,그의 주름진 얼굴과 가는 회색 머리카락을 보건데 적어도 70, 80대로 보였어.  대체 누구지?


그 남자는 헛기침을 한번 하고 난 후 이야기하기시작했는데, 그의 말투는 상류층의 미 동부연안 악센트를가지고 있었어.  이 억양,어디라고 말은 못하겠는데, 내가 분명히 들어본 적이 있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 이게 자네가 말한 이번 신참인가, Rose?”


Dr. G는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였어. 그녀의 몸짓을 본 나는 즉시 뭔가 평소와 다르다는것을 눈치 챘는데, 바로 그 느낌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어.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평소 그녀의 딱부러지거나 거만한모습과 달라보였던거야.  오히려 뭔가여성스러움이 엿보이는 듯한 모습이었지.  그녀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하지 못한 체, 순간 그녀의 약점이 보이는 것 같다는것을 생각하자마자, 나는 튀어 일어나 그녀에게 삿대질을 하며 그녀를 몰아붙이기 시작했어.


“좋아,”  난 짖듯이 말 했어,  “당신이 날 해고하려고 하는지, 아니면 그 보다 더 한짓을 하려고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전에 꼭 …”


“Parker?,”  Dr. G가 말을 시작했지만, 난 완전히 무시했어.


“…들어야할 말이 있어요! 내가 당신 마음대로 말한 것만 듣고 멍청하게 ‘아 그렇구나’하고 있을 줄 알았나요?  파일에 적혀있는 그 말도 안되는 내용, 그거 다 Joe를 여기에 가둬두기 위해서 만들어낸 거짓말이잖아요?”


“Parker?“


“그리고 만약 그게 만들어낸 말이아니라면, 나한테서 숨길게 아무 것도 없다면!  왜 깡패같은 놈 둘을 나한테 붙여서 24시간 날 감시하게 만든겁니까?  그리고 그 중에 한 명을 시켜서 날 죄인처럼 여기로 끌고와?  대체 언제부터 날 감시한거지?  내가 뭘 할지 애초에 알고 있었다면?”


“PARKER!”


Dr. G의 새된 목소리가 방을울리는 것을 느끼자 마자, 난 본능적으로 입을 닫았어.  책상에 앉아있던 늙은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웃는 것이 들렸어.


“거 혈기왕성한 젊은이구만. 예전에 누가 생각나는데,Rose,”  그가 말했다.  Dr. G가 곤란해 하는 표정을 보이자, 나에게 잠시나마 다시 용기가 돌아왔어.


“아 그리고 또 한가지 더. 대체 저기 저 할아?”


“Parker, 더 이상 후회할소리 하지말고 당장 입 닥치고 앉아요,”  Dr. G는 기대있던 책상에서 일어나며 나에게 경고했어.  그녀는 힐을 신고도 나보다 겨우 키가 비슷했지만,그녀의 태도와 깃대처럼 꽂꽂한 자세는 내가 그녀의 말에 거역하지 못하게 만들었어.  여기서 더 했다가는 본전도 못찾겠다는 생각이 든 나는,즉시 눈을 돌려 가장 가까이 있는 걸상을 하나 찾아 앉았지. 그녀는 천천히 숨을내쉬고 책상에 다시 기대앉았어.


“자,”  그녀가 말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거 하나는 확실히 해놓고 지나가지요,Parker.  난 당신을 해칠 생각이 추호도 없어요. 그리고, 지금당신이 한 짓에도 불구하고, 일단 지금은 당신을 해고할 생각도 없습니다.”


난 놀라서 벙 쪘어.  그녀는경멸하는 듯한 웃음을 보이며.


“좀 조용해 졌군요. 좋아요.  계속 그렇게 있어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고 봐줄 수 있으니까, 당신이 오늘Joe의 병실에서 무슨 짓을 하려고 했었는지에 대해서는 넘어가도록 하지요,”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어.  “자, 당신이 했던,그리고 하려고 했던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해주자면, 내가 간수를 시켜 당신을 감시했던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1983년부터 Joe에게 담당의를 배정하면 일반적으로 하던 절차였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경우라면 몇 주에 한번 정도만 간수를 붙여서 감시했겠지만,당신의 행동을 봤을 때 우리는 더 자주 감시를 붙이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이 들었지요.”


내가 뭔가 질문을 하려고 하자 그녀가 빠르게손을 들어 입 닥치라는 듯한 손짓을 취했어.


“첫째로, 당신은 첫번째 진료부터 그 어느 의사보다 긴 시간을 Joe의 병실에서 보냈어요. 둘째, 진료가끝난 후, 당신은 두려워 하는 표정이 아니라 뭔가 역겹고 불확실한 듯한 표정을 보였는데, 이건 지금까지 그의 담당의들에게서 볼 수 없었던 표현이였지.  오히려, 점점 지켜볼수록 당신은 그 전 담당의들과 다른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지.  예를 들면, 당신은 계속해서평소보다 더 긴 시간을 Joe의 진료에 쏟았고, 가끔 병실에서 나올때는 뭔가 해소된 듯 기쁜 표정을 하곤 했지.  간수들이나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난 이해할 수 없는 증상을 발견한 의사라면 누구나 했을행동을 취했지요.  바로 다른 의사의소견을 물어봤어요.”


“그럼 이제 내가 나설 타이밍이된건가,”  노인이 말했어.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Dr. G가 어깨넘어로 그 노인을 꾸짖듯이 말했어. 그녀는 다시 날 바라보며 말했어.


“지금이 두 분을 서로 소개하기좋은 타이밍인거 같군요.  Parker, 인사하세요, Dr. Thomas A십니다.  Joe를 처음으로 치료했던 사람이자 제가 의사로서 모셨던첫 멘토시지요.”


순간, 내가 그의 목소리를 어디서 들었었는지 기억이 났어.  그건 바로 Joe의 첫번째심리치료 세션에서 들려왔던 목소리의 늙은 버젼이었던거야.  난 믿을 수가 없었지.  만약 이 노인이 정말 Dr. A라면, 진짜 나이가 많다는얘기일텐데 그는 20년 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또렷한 정신을 가진 것처럼 보였어.  게다가, 그의 눈빛만큼은 그의 또렷한 정신보다 더 날카롭게, 빛나는 듯 날 쳐다보고 있었지.


잠시 날 관찰하던 그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어.  “만나서반갑네, Parker,”  그가 말했어. “그래도 생각했던 것 보다는 상당히 실망했네.  우리가 지켜 본 결과, 지금까지 Joe를 담당했던 의사들에 비해서 별로 나은 모습은 보이지 못했구만.  오히려 최악이라고 할수도 있을거 같은데.”


그의 말은 상처에 소금을 문지르는 듯 아려왔어.  난지금까지 누가 그렇게 심하게 상처가 되는 말을 아무렇지 않은 듯 내뱉는 것을 본 적이 없었거든.  나의 낙담하는 얼굴을 본 그는 더 굳은 표정을 했어.


“멍청하다는 말을 별로 들어본 적이없다는 모양이구만,”  그가 말했어. “근데 그게 현실이야,  그래도 예측가능한 범위의 바보라서 천만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자네의 멍청함이 정말 큰 화를 불러왔을테니.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자네 계획을 알게 됐냐는 질문에대답을 하자면, 간단하네.  Rose가 나에게 자네의 최악의 공포는 자네가 소중하게 생각하는사람을 돕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알려줬지.  또 지금 병원 직원 중에는 그렇게까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고, 그런 사람은 이 병원과는관련이 없다고 했다고도 알려줬어.  그럼자연스럽게 한가지 결론만 남게 되지.  Joe가 자네에게 최악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방법은 바로 자네로 하여금 Joe 자신을 아끼게 만들고는자네가 그를 구하는데 실패하게 만드는 방법 뿐이지 않겠나!”


그는 짜증 섞인 한숨을 쉬고 Dr. G를 올려보았다.  “Rose, 자네도 눈치 못 챌 수 밖에, 자네도 비슷한 수법에 당했었잖나.  내가 제대로 기억한다면 말이지.”


Dr. G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고,그걸 본 Dr. A는 다 안다는 듯 말했어.


“잘 아네, 자네가 여기 젊은 친구처럼 어렸을 때 무슨 바보 같은 짓을 했는지 듣는 걸 무엇보다 싫어한다는 걸.  그래도 그때 자넨 젊었으니까.  이젠 그러지 않잖나,”  약간 부드러운 말투로 말한 Dr. A는, 나를 향해 돌아서서는 더 딱딱한 말투로 말을 이어갔다.  “자네도 그래야만 하네, 최대한 빠르게.  오늘밤과 같은 실수는 두번다시 용납할 수 없네 Parker.  내가 당장 자네를 해고해버려야 된다고 했는데, Rose가 자네의 실력을 높이사고 자네가 저미1친 놈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 실마리를 줄 수도 있다고 해서 참는거네.”


“이제 그만하세요,Thomas,”  Dr. G가 말했어.  “이러다가 지레 겁먹고 관둬버리면 곤란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생각한대로 일이 흘러갔지만, 그것도 지레짐작이었잖아요.  잘난체 하고 싶어하는 것도 이해는 하는데, Parker도 우리가 그의 계획을 어떻게 알아냈는지알게되면 좀 정신을 차리겠지요.”


Dr. A는, 마치 “그럼 그냥 그렇게 해”라고 말하듯 신경질적으로손을 휘저었다.  Dr. G는 나를 향해돌아서서 헛기침을 했어.


“Parker, 우리가 지금까지당신의 계획에 대해서 최대한 구체적이지 않게 이야기한 이유가 있어요. 당신이 우리가 받은 제보 내용에 대해 부인할 여지는 남겨놓으려고 그러는 거란 말이야.  당신이 오늘 하려고 했던 짓에 대해서 우리에게 제보를 한사람은 딱 한사람 밖에 없어요.  하지만그 사람의 정체를 생각하면, 당신이 멍청하게 자백하는 소리만 하지 않으면 우린 그 말을 아예 듣지 않은걸로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어요.  자,지금부터 그 제보자가 누구인지 말해줄거에요, 하지만 그 전에, 절대로 멍청한 얘기를 해서 그 내용이 진짜라고 우리한테 확인 시켜주면 안됩니다.  알겠어요?”


난 할 말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고개를 천천히끄덕였어. 그녀가 이렇게까지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면서 내가 짤리지 않게 챙겨주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면,난 머리가 터져버릴 꺼 같은 혼란에 소리를 질렀을꺼야.  Dr. G가 불안한 듯 웃음을 보이며 말했어.


“좋아요.  Parker, 우리가 당신을 여기에 잡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Joe의 간수들 중 한명이 당신이 Joe를 병원 밖으로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한다는 제보를 들었기 때문이에요.  내가그 얘기를 누구한테 들었냐고 물었더니, 그 간수는 그 얘기를 해준 사람이 다름아닌 Joe였다고 했어요.”


그녀의 말이 내 몸을 때리고 지나가는 순간, 난 내가 한 짓을 자백할 힘까지 사라져버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그 순간, 척추가 얼어붙고 입이 말라 붙어버리는 느낌과 함께, 뭔가를 말하기만 해도 구토가 올라올 거같았지.  내 표정을 본 Dr.G는, 재빨리 책상에서 스카치 위스키 병과 잔을 꺼냈어.  그녀는 잔에 위스키를 가득 부어 나에게 건네 주었지.


“마셔요, 필요할겁니다,”  그녀가말했어.  “의사로서 하는 처방이에요.”


뱃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지만, 그녀의 말을 따랐어.  순간 속이 더 안좋아지는 것 같았지만, 이내 뇌와 전신의 근육들의 감각이 따뜻하게 무뎌지는 것이 느껴졌어.  방금 들은 말을 겨우 버틸 수 있었지.  그런 날 Dr. G는안타까운듯 쳐다 봤지만, Dr. A는 비꼬듯 웃으며 말했어.


“Rose, 이거 실망이구만,” 그가 말했어.  “난 그런거 한방울도 안마시고도 그 미1친놈에게 직접 맞서서고생했는데 말이야.”


“아 좀 조용히 하세요,Thomas,”  Dr. G가 잔을 하나 더 꺼내위스키를 부어 마시며 말했어.  “우리가다 당신 같은 금욕주의자인줄 알아요.”


“그렇구만,”  Dr. A가 말했어.  “어찌됐든, 아무래도할 말은 다 한 모양이네.  자 이제,우리의 비련의 주인공께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우리에게 말해줄 차례인거 같은데.  겨우 한달 남짓 뿐이었지만, 자네는 지금까지 그 누구보다 Joe와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으니.  자네는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뭘 아는지 당장 얘기해줘야겠네.”


방금 들은 말에서 온 쇼크 때문인지, 갈 곳을 잃어버린 나의 분노 때문인지, 방금 마셨던 술 때문인지, 아니면 그 세가지 다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순간적으로 내 안에서 뭔가가 뚝하고 끊어지는 소리가 났어. 난 더이상 이 사람들이, 마치 못된 아이의 뒷담화를 하고 있는 것처럼날 무시하는 투로 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어. 해명의 기회도 없이 나에게 퍼붓는 폭로를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지.  하지만 무엇보다도, 둘 다 내가 실패할 것을 알면서 날 몰아붙였다는 사실에 속이 뒤집어지는 듯 했지.  난 순간, 나의 모든분노를 담아, 마치 Dr. A의 차갑고 무시하는 듯한 눈빛에 대항하듯,책상 반대편에 있는 Dr. A를 쏘아보았어.


“웃기지 마시지, 이 늙은이가,”  Dr. G가 순간 격분해 내는 헉 소리를 들었지만 상관 않고 계속 했어.  “지금 들어보아 하니, 당신과 여기 당신의 ‘학생’은 내가 상처입을게 뻔한 사지로날 몰아넣으면서 나한테 경고도 한마디 하지 않았잖아.  난 처음부터 Joe의 치료를 위해 그에게 배정된게 아니었지?  난 당신과 Dr. G를 위한 실험쥐였을 뿐이지, 단순히 Joe가 나한테 무슨짓을 할 지 관찰하기 위해서 말이야.  더이상 당하고만 있을거 같아?  내가 알아낸 걸 알고 싶으면, 당신들도 알고 있는걸 모두 나에게 말해줘야 될꺼야.  하나도 빠짐 없이 다.  예를 들면 Dr. G가 왜 자살을 하려고 했었는지, 아니면 애초에 왜 당신이 Joe의 치료를 포기했는지, 또 뻔히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면서 왜 다른 사람들을 위험으로 내모는지도말이야.”


순간 육중한 쿵 소리가 났어.  바로Dr. G가 충격에 자기 술잔을 떨어뜨리는 소리였지.  하지만 Dr. A는 냉정을잃지 않은 듯 보였어, 다만 내가 말을 마치자 마지막 남아있던 부드러운 분위기마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느낄 수 있었지.  내가 만약 분노에가득차 있지 않았더라면 완전히 쫄아버렸을꺼야.  Dr. G를 바라봤을때 마치 포식동물 앞의 먹이같은 느낌이었다면, Dr. A의 피도 눈물도 없는 얼굴을봤을 때는 내가 더이상 이세상 사람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에게 맞설 수 있는 뻔뻔함이 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난 물러서지 않았어.  길고 끔찍한 시간동안 나는 그와 눈을 바라봤고, 그는 끝내 그의 의자에 앉으며 기분 상한다는듯 코웃음을 쳤어.


“뭐, 이렇게 된 마당에 자네에게 정보를 좀 더 준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겠지,”  그가 말했다.  “우연찮게도 나도 오늘 밤에 뭐 다른 선약도 없고 말이야. 하지만 기억해두게 Parker.  만약 오늘 여기서 모든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너도 받아들이게 될거야: 저 아래층에 있는 괴물은 치료할 수 없어.  단지 가둬놓는 수 밖에 없지.”


난 동의할 수 없었지.  “그의주치의는 접니다,”  난 일부러 차갑게말했다.  “그 판단은 모든 것을 들은후, 제가 하도록 하죠.”


만약 누굴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을 죽일수 있다면, Dr. A의 눈빛을 받은 내 몸은 형체도알아볼 수 없는 시체가 되어있었을꺼야.


“그래, 그렇게 생각 하시겠지,”  그는 부드럽게 말했지만, 다시 입을 열었을 때는 그의 말은 대서양을 통째로 얼려버릴 듯 차가웠어. “하지만 자네는 오늘 밤 내내 매우 중요한 사실하나에 대해서 크게 착각하고 있어: 자넨 그의 주치의가 아니야.  자넨 우리가 그 자로부터 데이터를 뽑아내기 위해 이용한 수단일뿐이지.  그의 주치의는 날세.  그가 이 병원 문을 들어선 순간부터 오직 나만이 그 십자가를져 왔었지.  그 숙명은 내 커리어도날려버렸고 이제 내 은퇴까지 망치게 생겼어.  그건 나의 인생의 숙제야.  내가 죽게 되면 Rose의 몫이 되겠지만, 난 그때까지이 문제를 남겨둘 생각은 추호도 없네.  자네는 이해못해, 그리고 죽어도 이해하지 못할거야.  Joe가 바깥 세상을 망쳐버리는 것을 막고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게어떤 삶인 지를.  그러니 정신이 똑바로박혀 있다면 지금부턴 입 쳐다물고 듣기만 해.  그게 아니라면 당장 이 방에서 꺼져.”


나도 화가 치밀어 올라 대꾸할 뻔 했지만, 왠지 모르게 그렇게 하면 안될거 같은 생각이 들어 참았어.  이 심보 고약하고 자존심만 남은 노인네에게서 이 이상의 관용을바라기도 힘들걸 알았고, 나 또한 더 이상 내 놓을 카드도 없었으니까.  그래서 난 불쾌함을 최대한 억누르고, 최대한 수긍하는 듯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거렸어. 그걸 본 그는 기쁜 듯 얘기 했지.


“자, 뭐 어느정도 정리도 된 거 같으니,”  그가 말했어.  “Rose, Parker에게 자기보다 앞서 우리 애완 괴물을 치료하려고 덤벼들었던 총명하고 고집불통인 젊은 의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주지 그래.”


내가 Dr. G를 올려다 봤을 때, 놀랍게도그녀는 더 이상 날 냉담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지 않았어.  그녀의 눈은 슬픔과 연민으로 가득차 있었지.


“정말 미안해,” 그녀는 나만 볼 수 있도록 입만 움직여 전하고는, 의사가 자기가 알아낸 내용을 발표하는 듯명쾌한 목소리로 이야기 하기 시작했어.


“내가 Joe를 처음 치료하기 시작했을 때, Joe는 여섯 살 밖에 되지 않았고, 내 환자로 배정 받았을 때는 그가 병원에 입원된지 겨우 한달 남짓 지났을 때였습니다,”  그녀가 말하기 시작했어.  “그 당시, 내 노트에서읽어봤던 것 처럼, 내 가설은 아주 간단했어요: 난 그가 몇 년 동안치료하지 않고 방치해둔 야경증으로 촉발된, 심각한 두 가지 정신질환의 동시이환(同時罹患)으로 인하여 가위눌림 증세와 극심한 곤충 공포증을 앓고 있다고 생각했죠.  그의 정신적 조숙증은 그에 반하여 주변 상황을 자기가 컨트롤하고 있다고 믿기 위한 일종의 심리적 자기방어 기제라고 진단했고, 그가 괴물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상상 속의 괴물에 대항할 수 있게 자기위안을 느끼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난 이 모든게너무 간단한 문제라서 들이고 있는 내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 노트를 읽으면서 느꼈겠지만.”


그녀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듯 말을 멈췄다가, 이내 설명을 계속했다.  “그가 그의 야경증에 맞서 트라우마를 이겨낼 수 있도록 내가제안한 치료 방법은 최면 치료, 대화 치료, 그리고 수면 중 악몽에시달리는 것을 막기 위한 진정제 처방이었습니다.  이것 또한 노트에서 읽어서 알고 있겠지요.  하지만 당신이 모르고 있는 것은, 내 처방이 효과가 있었다는 겁니다.  사실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이었어요.  첫 며칠에 걸친 몇번의 치료 만으로 내가 Dr.A가 발견했던 증상의 거의 대부분이 완전히 사라지기 시작했어요.  반대로, 뭔가 다른현상이 보이기 시작했죠.  그가…저에게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녀는 당시 기억이 되살아나 괴로운 듯 잠시숨을 삼켰다. “내가 과장하는게 아니라, Joe는 내가 마치 자신의 대리모가 되는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리포트를 통해 Joe가 부모와 심리적인 거리를 가지고 자라났다고 읽었기 때문에, 그건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었죠.  하지만 그가 나에게 집착하면 할수록 더 치료가 된 듯 보였고, 이는 그가 나에게 더 심리적으로기대는 결과를 나았죠.  그는 점점 길들여지지않은 사이코패스가 아닌, 겁먹은 아이와 같이 변해갔습니다.


그녀의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내가더 설명하기 전에, 이건 알아둬요. 나도 아주 어릴 적부터 부모로부터 정을 받지 못하고 자라왔고, 의대에진학하고 나서도 친구가 거의 없었어요.  남자를 만난 적은 있지만, 지금 이때까지 결혼하거나 아이를 가져본 적도 없어요. 난 정말 어쩔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내 주변에 사람을가까이 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하지만…Joe가 나에게 했던 행동들은 왜인지 몰라도, 내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꼈던모성애를 이끌어 냈어요.  내 인생에처음으로, 난 조건없이 날 사랑하고 필요로 하고 있다고 느꼈고, 최대한의사와 환자간의 거리를 두려고 노력했지만, Joe에겐 그 경계심이 허물어지게 만드는 뭔가 특별한게 있었어요.  내가 그를 보듬어 줄수록, 그의 상태가 호전되는 것이 보였어요.”


그녀의 눈엔 이제 눈물이 눈에 보이게 고여있었다.  그녀는눈을 급하게 깜박거려 눈물을 삼켰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무거워진 마음에 불안정해졌다.  “약 4개월간의 치료가끝난 후 난 그가 곧 퇴원하게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죠. 그래서 마지막으로 그의 공감능력을 시험해보기 위해서 애완동물을 하나 입양시켰습니다.  작은 고양이였죠.  아마 저도 그와 같이 주변 사람들에 애착을 형성하는데 힘든경험을 했다보니, 제가 고양이를 키웠던 경험에서 나온 결정이었겠죠.  그가 이름을 뭐라고 지었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네요. 무슨flower였던거 같은데.”


“Fiberwood Flower.”  난 조용히 말했어.  그녀는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날 바라봤지.


“맞아요,”  그녀가 말했어.  “정확해.  대체 어떻게?”


“이야기부터 끝내게,Rose,”  Dr. A가 말했어.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Parker가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더 명확하게 설명을 할 수 있을걸세.”


Dr. G는 숨을 들이쉬고 고개를끄덕인 후, 말하기 시작했는데, 그녀의 날카로우면서도 매끄러운 목소리는그녀의 연약함을 완벽하게 가리는 듯 했어.


“어쨋튼,”  그녀는 계속했어,  “난 Joe에게 FiberwoodFlower를 줬고, Dr. A 또한 그가 고양이를 1주일간 잘 돌볼 수 있다면 그의 반사회적인 성향도 치료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라는 내 의견에 동의를 했지요.”


그녀의 얼굴이 어두워지는 듯 했는데, 이번엔 슬픔이 아니었어.  분노였지.  “그는 6일간,마치 천사처럼 그 고양이를 성심성의껏 돌봐줬습니다,”  그녀가 말했어,  “그리고 마지막날, 내가그의 병실에 들어갔을때, 고양이의 시체가 병실 중앙에 널부러져있는걸 발견했습니다.  머리가 뜯긴 채로요.  그리고 고양이의 사체 위에, 피로 화살표와 함께 ‘참견쟁이 Rosie 선물’이라고 적어뒀습니다.”  (역주: Nosey Rosie, 원문은 라임이 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했어.  “내가그때의 Joe처럼 6살 이었을 때,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날 왕따시키며 그 별명으로 불렀던 적은 있지만, 그 후로 그 어느 누구도날 그렇게 부른적이 없습니다.  그리고Joe도 내 성이 아닌 이름을 들었던 적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 별명은 아예 떠올릴 수 조차 없었어야 해요.  하지만 생각해냈죠.  그리고 내가 병실에 들어가자 마자, 그는 크게 소리내 웃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 웃음은 어릴 때 놀이터에서 날 괴롭히던 아이들의 웃음 소리와 완전히 똑같았어요.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정신을 잃었습니다.  난 병실에서 도망치듯 튀어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뭐 그 다음은 당신이 아는 대로입니다.”


그녀의 얼굴은이제 싸늘한 격노와 상처로 덮여있었어.  난반사적으로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그녀를 향해 손을 뻗을 뻔 했지만, 그녀는 바로 몸을 휘둘러 내 몸짓을 저지했어.  그리고 나를 강한 시선으로 쳐다봤어, 마치 이게 아무리 기억하기 힘든 일이라 하더라도, 그녀의 자존감은 밑에 사람의 동정을 절대받지 않겠다고 말하는 듯 했지.  난이내 그녀를 향해 동정과 존경을 동시에 담은 눈길을 주려고 했어.


그 때, 그녀의 등 뒤에서 Dr. A의 목소리가들려왔어.


“그러니,Parker, 아직 우리의 빌어먹을 환자님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나?”  그가 물어왔어.  “그녀가 어릴 때 놀이터에서 당했던 왕따를 보는 즉시 알아내고는그녀가 가장 약한 부분을 마법처럼 공격한 사람이 무슨 정신의학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한번 생각을 들어보고싶구만.  어떤가?”


정말 싫었지만, 난 힘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어.  “난… 난…” 난 대답했어.  “난 그런 거…  아니,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모르지,” Dr. A의 말에서 씁쓸하고 잔인한 느낌의 만족감이느껴졌어.  “자넨 그에게 무슨 문제가있는지 상상도 못하고 있어.  그것도모자라서, 자네는 그에 대한 신화를 그대로 받아들였지.  젊은 사람들은 주변에 쉽게 휩쓸리니까.  자네는 딱 그정도네.  그러니까 자네는 Joe의 담당의가 아니라는거야.  하지만 걱정말게, 내가 그의 담당의니까.  지금부터 제대로된 담당의가 어떤건지 보여주도록 하지.”


여기까지 읽었으면, 긴 서론은 필요 없겠지.

Dr. A는 자기 말을 마치자 마자, 그의 의자를 짚고 천천히, 그리고 조심조심, 마치 너무 빨리 움직이면 몸의 어디 뼈가 부러져버릴 것 마냥, 일어났어.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그가 한때 상당히 건장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어.  그는, 허리가 약간 굽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190cm는 넘어보였는데, 만약 그가 똑바로 설 수 있었다면 195cm는 될 수 있을 거 같았어.  그는 책상의 모서리를 짚어 몸을 기대고, 다른 팔을 뻗어Dr. G가 주워 준 지팡이를 집었는데, 그 어두운 색의 나무 지팡이는 머리에 청동 독수리 장식이 화려하게 장식 되어 있었어.  그는 그 지팡이를 받아들고 천천히 책상을 돌아 나를 향해 걸어왔어.  나에게 다가오는 그의 손에는, 아주 두껍고 먼지가 쌓인 파일을 들고 있었는데,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파일의 복사본임이 틀림 없었지.

그는 책상에 앉아서 나를 향해 다시 차가운 표정을 보였어.

“내가 계속 하기 전에, 한가지 알아두게,”  그는 내가 절대로 거스를 수 없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어.  “지금 내가 하려는 Joe에 대한 설명이 맞다면, 그럼 우리가 Joe를 여기에 가둬두는 것이 바깥 세상을 위한 것일 뿐 아니라 Joe 자신에게도 필요한 일이 될걸세.  만약 그의 부모가 그렇게 경제적으로나 법적으로 강력한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겠지만, 내 가설이 새나갔을 때 일어날 법정 투쟁을 생각해봤을때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를 여기에 가둬두는 것 뿐이네.  알겠나?”

난 고개를 끄덕였어, 이번엔 진심을 담아서 말이야.  나의 몸짓의 의미를 이해한 그는 거친 웃음을 보이더니, 완연한 미소와 함께 Joe의 파일의 첫 페이지를 열었지.

“내가 Joe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무서운 눈빛을 하고 있는 아이의 흑백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하기 시작했어,  “자네도 알다시피, 그는 단순히 야경증을 앓고 있는 보통의 아이로 보였지.  하지만, 당연히도, 그건 내 착각이었네.  아주 엄청난 착각이었지.  그가 돌아왔을 때, 그는 폭력적이었으며, 말하는 능력도 잃어버린 상태였네.  나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어.  게다가, 그의 수법이 왜 자꾸 변하고 있었는지 알 수가 없었네.  자네도 눈치챘겠지만, 그의 상태는 변화무쌍해서, 처음에는 피해자가 기분이 더러워지도록 만들던 수법에서, 어느 순간 두려움에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발버둥치게 만드는 수법으로 진화했었지.  난 내가 병원장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순간까지도, 그런 질문에 대한 답을 전혀 생각할 수 없었네.  하지만 은퇴 후, 난 그의 옛 노트들을 천천히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그 노트들을 열심히 검토한 결과, 점차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이해할 수 있었지.”

그는 몇 페이지를 넘겨 파일의 자료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이건 그의 망상이 계속 변하고 있었을 때 측정했던 그의 뇌파기록일세.  그의 뇌파는 그가 다른 사람에게서 욕을 들을 때 마다 크게 움직이고 있네.  예를 들어 우리가 그를 데려왔을 때를 보면,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지.  하지만 그 멍청한 간수 자식이 그를  ‘나쁜 아이’라고 부르자 그는 갑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네.  자네가 알고 있는 건 거기까지겠지만, 나는 당시 초반 몇 년 동안 그를 접했던 의사들 중 살아있는 사람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만나 얘기를 나누었네.  그들은 모두 예외 없이, 나에게 똑같은 이야기를 해줬어, Rose도 포함해서 말이야.  모두들 하나같이 말하길, Joe가 어린 시절 자기를 괴롭히던 애들이 하던 행동과 말을 똑같이 했다고 했네.  그게 뭐였는지 모르는 사람은 느낄 수 없었지만, 자기자신에게 만큼은 정말 힘들었던 기억만 집어내서 사용했었다고 했지.  이제 이해하겠나?  누가 그를 ‘나쁜 아이’ 라고 부르자 마자, 그는 그를 대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 최악의 못된 아이의 모습을 뽑아내서 정확하게 똑같이 행동했다는 걸세.”

여러 페이지의 자료를 넘긴 그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손가락을 짚었다.  “자 이제 여기를 보게.  이런 식으로 몇 년 간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던 그는, 마침내 그의 괴롭힘을 참아넘기지 않는 폭력적인 사람을 만났네.  이 환자가 무슨 짓을 했는지 보게.  그는 Joe를 거의 반죽음으로 패놓고 “빌어먹을 괴물새끼”라고 불렀네.  그러자마자, 그는 간수를 꿈 속에서 쫓던 괴물처럼, 그리고 다른 룸메이트들을 겁에 질리게 만들었던  괴물들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네.  그 때문에 Joe는 첫 아이를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하였고, 성폭력의 피해를 당한 소녀를 강1간하려 들었고, 그리고 마지막 피해 환자로 하여금 겁에 질려 쇠창살을 맨손으로 뜯고 도망가게 만들었던 것이네.  왜냐면 그가 괴물이 된다면, 그는 피해자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괴물이 되어야만 했기 때문이야.  이제 더이상 그는 피해자로 하여금 기분이 더럽게 느끼도록 하는게 아니라, 평생 느껴본 적 없는 공포를 느끼게 해주도록 수법을 바꾸게 된거지.”

그는 잠시 안경 넘어 나를 노려본 후 계속했어.  “자, 자네 같은 총명한 레지던트는 지금쯤이면 Joe의 행동이 우리에게 그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고 말해주는지 눈치챌 수 있겠지.  이 쯤이면 우리는 Joe가 매우 높은 피암시성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네.  이로서 우리는 최소한 그가 매우 행복하지 못한 양육 과정을 겪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네.  그가 그의 부모로부터 계속적으로 부정적인 피드백 하에 억압되어 있지 않았다면 그렇게 어린 아이가 이렇게까지 부정적인 평가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들리가 없기 때문이지.  더욱이 Joe의 첫 심리치료 세션을 면밀히 살펴보면, 거기에는 Joe가 그의 부모로부터 심각한 학대를 당했음을 나타내주는 강한 증거가 있지.  Rose, 좀 도와주겠나?” 

Dr. G는 다른 서랍을 열고 카세트 플레이어와 두개의 테이프를 꺼냈어.  그건 내가 가지고 있던 테이프의 복사본임을 알 수 있었지.  그녀는 하나를 플레이어에 밀어넣고 “재생”을 눌렀어.  Dr. A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어.  이미 들어봤던 내용이지만, Dr. A의 설명을 염두하고 다시 듣게 되니, 문장과 문장 사이에 섬뜩한 무언가가 숨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었어.

이제, 내가 예전에 받아적어둔 내용을 여러분들에게 보여주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에, 창고를 파헤쳐서 옛날 노트북을 꺼내와서 파일을 찾아왔지.  다음 내용은 Dr. A가 나에게 들려준 내용 중 필요한 부분을 개략적으로 옮겨둔 거야:  A는 Dr. A의 말이고, J는 Joe의 말이야.


A: 네 방 벽 안에 숨어있는 것에 대해서 설명해줄 수 있겠니?
J: 징그러워요.
A: 징그럽니?  어떻게 징그럽니?
J: 그냥 징그러워요.  그리고 무섭게 생겼어요.
A: 선생님 말은, 그게 어떻게 생겼는지 설명해줄 수 있겠니?
J: 크고 털이 많아요.  눈은 파리 같이 생겼고 팔이 두 개있는데 엄청 강하게 생겨서 손가락이 막 길어요.  몸은 지렁이처럼 생겼어요. (4편에서 송충이라고 해석했지만, 지렁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역자주)

Dr. A는 테이프를 멈췄어.  그는 이제 완전히 강의를 하는 양 말하기 시작했어.

“여기서 , 파리 같은 눈이란건, 외계인의 눈 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깜박이는 않는 눈이지,”  그가 말했다.  “그리고 그가 설명하는 괴물의 팔의 주요 특징은 그 팔이 크고 강하며, 털이 덮여있다는 점이지.  그래서 거미라고 표현하는 것이네.  그리고 몸이 지렁이 같다고 하고 있지.  즉, 남근의 형상이네.  다시 말하면, 그가 설명하고 있는 것은 크고 강하며 털로 덮인 팔과 깜박이지 않는 눈을 가진 거대한 남근의 형상이네.  그게 과연 무엇이겠는가?”

그는 “재생”버튼을 다시 눌렀다.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왔어.


A: 그거 참 무섭게 생겼구나.  얼마나 크니?
J: 대빵 커요!  아빠 차보다 더 커요!

Dr. A가 다시 중지 버튼이 눌렀다.

“아무리 집에 차가 여러대가 있다고 하더라도, Joe의 나이라면 보통은 아버지와 어머니 둘 모두와 함께 차를 탔을꺼야.  그럼 왜 특별히 ‘아빠 차’라고 했을까?  그리고 괴물의 크기를 설명하기 위해 그가 구체적으로 그 문구를 사용한 이유는?  내가 보기엔 이건 꽤 구체적인 자유연상의 결과로 보이네,”   Dr. A가 말했어.  “그렇다 하면, Joe는 왜 거대한 털복숭이 팔로 자신을 찍어누르고 노려보던 거대 남근의 형상을 자신의 아버지와 연상하였을까?  기묘하고도 기묘한 일이지만,  하지만 아직 성급하게 결론내리지 말자구.  먼저, 우리는 그의 부모들이 괴물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반응을 봐야하네.”

테이프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어.


A: 그렇구나.  부모님도 그걸 보신 적이 있니?
J: 아뇨.  엄마 아빠가 오시기 전에 벽 안으로 도망가버려요.
A: 그렇게 큰게 벽 안에 어떻게 숨니?  벽이 무너져버리겠다.
J: 막 녹아서 없어져요.  아이스크림처럼.  벽이랑 하나인 거처럼 그래요.

테이프가 다시 멈췄어.

“그의 부모들은 이 괴물의 존재에 대해서 눈치채지 못한 듯 하네,”  Dr. A가 말했어  “그 이유는 뭘까?  만약 자네가 내 설명을 잘 따라오고 있었다면, 그의 아버지는 당연히 괴물을 못본 것 처럼 행동했을거야.  하지만 어머니는 왜?  예를 들면, 남편이 아이의 침대 바로 옆에 서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눈 앞의 현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고 설명할 수도 있겠지.  어쨌든 조는 그의 어머니가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을거야,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는, 그의 아버지가 벽의 일부인 것처럼 위장해서 어머니가 아버지를 보지 못하게 됐을거라는 논리를 만들어 냈을꺼야.  그렇게 보면 다 설명이 되네.  자 이제 진짜 중요한 부분으로 넘어가보세.”

테이프가 또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어.


A: 그렇구나.  그 괴물이 네 팔에다가 그런 자국을 남긴거니?
J: 맞아요.  내가 괴물 안쳐다보려고 손으로 얼굴을 가렸는데, 막 자기 팔로 내 팔을 잡아 당기고 손가락으로 눈을 억지로 열었어요.
A: 왜 그렇게 했을까?
J: 그 괴물은 내가 기분이 나쁘면 좋아해요.  그래서 내가 잠을 못자게 하는 거에요.
A: 그게 무슨 말이니?
J: 그 괴물은 나쁜 생각을 먹고 살아요.

Dr. A가 “정지” 버튼을 눌러 재생을 멈췄어.  그는 강한 분노를 뿜으며 카세트 플레이어를 노려보고 있었지.

“답은 이제껏 바로 우리 눈 앞에 있었던 거야,”  그가 말했어.  “내가 조금만 더 관심을 제대로 가졌더라면.  Joe는 우리에게 자기가 성적으로 학대당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었던거네.  그는 자기가 아버지에게 눌려서 강1간 당하던 경험을 본인이 인식할 수 있는 느낌을 최대한 살려서 괴물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었던 거야.  그는 심지어 그의 아버지가 새디스트라는 것까지, 그 괴물이 나쁜 생각을 먹고 산다는 표현으로 고발하고 있었네.  자신을 학대하며 희열을 느끼던 새디스트를, 그토록 어린 아이가 이보다 정확히 묘사할 수 있겠나?  게다가, Joe의 초반의 수동성, 그 뒤를 따랐던 극도의 피암시성 또한 심각한 학대를 받아 신경쇠약을 앓는 아동의 증상과 일치하고 있네.”

그는 한숨을 쉬고는.  나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듯 말하기 시작했어.  “물론, 이제 Joe가 재입원 했을 때 왜 그의 아버지를 따라 가학성을 보이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았지.  그건 테이프의 남은 부분을 들어보면 알 수 있네.”

그가 드디어 “재생” 버튼을 눌렀어.  테이프 뭉치가 돌기 시작했지.


A: Joe, 내 생각에 이 선생님이 그 괴물을 죽이는 방법을 알고 있는거 같다.
J: 진짜요?!
A: 그럼.  선생님이 가르쳐주면 기억할 수 있겠니?
J: 네!
A: 약속하니?
J: 약속!
A: 좋아.  Joe, 만약 이 괴물이 네 나쁜 생각을 먹고 산다면, 그 괴물이 다시 나타났을 때 좋은 생각만 하면 된단다.
J: 어떻게 그렇게 해요? 무섭단 말이에요!
A: Joe야, 내 생각엔, 그 괴물이 니가 자기를 무서워하기를 원하는 것 같구나.  하지만 실제로는 안무섭단다.  그 괴물은 네가 상상한 것 뿐이야.  상상하는게 뭔지 아니?
J: 몰라요.
A: 니가 생각을 만들어 내는 거란다.  가끔 그 생각은 좋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나쁜 생각일 수도 있어.  가끔은 무서운 생각도 있지.  하지만, Joe야, 너의 생각이 무서운 생각이더라도, 여전히 네가 만든 생각이란다.  그리고 너의 상상은 네가 무서워하지 않으면 널 무섭게 할 수 없어요.
J: 그럼 제가 조종할 수 있어요?
A: 물론이지, Joe.
J: 선생님은 어떻게 알아요?
A: 그게 Joe, 비밀인데 지켜줄 수 있니?
J: 그럼요!
A: 약속?
J: 약속!
A: 그건 말이지 Joe, 이 병원은 보통 병원이 아니거든.  여긴 마법의 성이란다.  그리고 난 마술사지.
J: 진짜요?!
A: 그럼.  그리고 내 슈퍼파워는 사람들이 무섭지 않게 해주는 거야.  그래서 사람들이 겁먹지 않으려고 여기를 찾아오는 거지.  그리고 진짜 비밀이 뭔지 알아, Joe?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전부 자기 생각에 겁을 먹고 있는거란다.  자기 생각을 조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지.
J: 우와.
A: 그치?  자, 넌 다 컸으니까, 이제 이불에 오줌 안싸지, 그치?
J: 피!  벌써 몇 년 전에 쉬야랑 응가랑 다 배웠어요!
A: 그렇구나, 그럼 그 무서운 괴물하고 이불에 오줌싸는거 하고 똑같다고 생각해보렴.  걔네 둘 다 네가 맘대로 조종하지 못하던 네 자신의 일부란다.
J: 웃겨요.  괴물이 쉬야라니.
A: 그래, 괴물이 쉬야는 아니지만, 둘 다 네가 원하면 조종할 수 있는 네 자신의 일부라는 점은 똑같단다, Joe.  자, 이제 괴물 별로 안무섭지?
J: 안무서워요!  그리고 다음에 보면, 더 이상 난 괴물이 무섭지 않다고 얘기해줄꺼에요!

Dr. A는 테이프를 멈추었는데, 테이프의 마지막 부분을 들은 그는 마치 영혼이 빠져 나가버린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어.

“이게 바로 내가 그의 케이스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일세,”  그의 목소리는 이제 마치 속삭이는 듯 했어.  “왜냐면 내 생각엔 말이야, Joe라는 괴물은 내가 만든거란 말일세, 내 오만함 때문에.  내가 그에게 해준 말 때문에, 첫번째 심리치료 전까지는 자기가 마음의 병을 먹고 사는 괴물의 피해자였다고 믿고 있던 Joe는 이제 자기 자신이 바로 그 괴물이라고 믿어버리게 된거네.  그게 성폭력의 피해자인 아동에게 무슨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해보게.  성폭력 피해 아동은 인격장애를 일으킬 확률이 높단 말이야.  내가 Joe에게 해준 말… 자기가 당하고 있는 학대가 자기탓이라는 생각은 아이가 받아들이기 너무 힘든 것이었겠지.  난 겨우 벼랑 끝에서 버티고 있던 그 꼬마를 해리성 인격장애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어버렸단 말일세.”

“그러니 그는 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을 돌리기 위해, 그의 아버지로 부터 당한 새디즘을 흉내낸 또 다른 인격, 바로 ‘괴물’ 인격을 만들어 낸거지.  그리고 우리가 그걸 제때 발견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제 그 ‘괴물’ 인격은 그의 정신을 완벽하게 장악해버렸고, 이제 그의 마음과 신체 모두 ‘괴물’ 인격이 만들어내는 상상에 맞춰 행동하게 된거네.  이렇게 자기가 괴물이라고 완벽하게 믿어버려서 심리의학 역사상 최악의 가학성 사이코패스의 결정체가 되어버린 것 만으로도 모자라서, 더 심각한 상황이 되어버렸지.  내가 만들어버린 이 괴물은, 마치 우리가 음식을 먹어야 하듯이, 살기 위해 주기적으로 나쁜 생각에 노출되어야만 한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단 말일세.  그 결과, 그의 공감 능력은 그가 만나는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능력으로 진화하게 된거지.”

“그 뿐 아니라, 그는 그가 가지고 있던 피암시성 때문에 자유자재로 여러 형태의 마음의 고통을 피해자들에게 촉발시킬 수 있었네.  그의 망상은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그 자신도 상상할 수 없는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이 있었던 거지.  그렇다고 한다면, 사람들이 Joe가 자신들의 나쁜 기억과 최악의 공포를 일으킨다고 했던 것도, 그들이 Joe와 같은 망상을 공유했던 현상이거나, 아니면 자기가 Joe에게 중요한 내용을 말한 것을 잊어버린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지.  하지만 그 사람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한가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Joe가 자기방어 기제로서 타인의 자살을 유도하는 능력을 발달시켰다는 점이네.  마치 자기 자신도, 자기가 만들어낸 괴물 인격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진짜 인격을 죽여버린 것처럼 말이야.  정말 너무나도 효과적이었어.  자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는 폴더를 닫고는, 내 몸에 시선을 꽂듯이 쳐다보았어.  “바로 이것이,”  그가 부드럽게 말했어,  “자네가 우리한테 필요한 이유네.  자네는 그를 직접 겪고도 죽지 않았네.  자네는 지금 우리가 가진 유일한 증인일세.  Rose 도 그를 겪어봤지만, 너무 옛날에 그의 상태가 지금 처럼 심각하지 않았던 때였으니 예외로 해야겠지.  자네는 우리에게, 그가 어떻게 자네를 조종할 수 있었는지 우리에게 정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란 말이야.”

그 말과 함께, 그는 얇지만 놀랍도록 강한 손으로 내 턱을 들어 내 얼굴을 고정시키고 말하기 시작했어.

“그러니,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물어보겠네, Parker.  말해주게.  내가 마음에 안들더라도 Joe를 위해서 말이야.  자네와 Joe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이제 더이상 내가 어떤 것도 숨길 이유가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지.  그래서 그들에게 모두 털어놓았어.  난 그들에게, Joe가 얼마나 제정신으로 보였는지, 얼마나 깔끔하게 그의 상태를 설명했는지, 그리고 Fiberwood Flower 이야기를 어떻게 재구성 했는지를 전부 설명했어.  주의 깊게 내 전체 이야기를 들은 Dr. A는, 내 이야기가 끝나자 갑자기 몇년은 더 늙은 거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어.

“그렇다면,”  그가 말했어,  “그는 자네가 살아온 이야기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는 말이구만.  그렇다면 자네가 얼마나 공감능력이 좋은 사람인지를 알아낸 다음 거길 파고든거야.  게다가, 그의 애완동물에게 일어난 비극을 그의 아버지 탓으로 돌렸지.  아버지라는 게 책임감의 현신 같은 존재니, 그걸 통해서 자연스럽게 자기가 당한 학대에 대한 분노를 자네에게 심어준거네.  아무래도 자네가 Joe의 케이스를 해결하게 된거 같구만.  고맙네.  Rose, 드디어 수수께끼가 풀린거 같아.  Joe의 부모님에게 우리가 알아낸 것을 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들에게는 우리가 Joe의 상태가 치료 불가능하다는 걸 알아냈다고만 알리고, Joe 자신을 위해서도 우리 병원에 무기한 입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게.  Parker는 이제 Joe 케이스에서 물러나도 좋네.”

“싫습니다,”  나는 Dr. G가 명령에 따르기도 전에 대답했어.  뭐라고 설명을 할 수 없었지만, Dr. A의 설명에는 치명적이니 오류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아직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  Dr. A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날 돌아봤어.

“싫다고?”  그가 물었어.  “Parker, 케이스는 해결됐어.  방금 자네가 우리 가설을 확인시켜줬네.  그리고 그게 아니다 하더라도, 자네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심리학자나 되야 그를 치료할 자격이나 있다고 할 수 있을거야.  내가 아직 현역이라고 하더라도?”

“하지만 이제 현역이 아니시지 않습니까,”  나는 그의 말을 자르고 들어갔어. “당신은 은퇴했죠.  게다가 전 당신 설명이 맞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뭔가 맞지 않아요.”

“어딜 감히?”

“잠깐 있어봐요, Thomas,”  Dr. G가 짜증나는 듯 한숨을 쉬었어.  “들어봅시다.  Parker가 다른 생각이 있다면, 들어보고 싶어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요.”

Dr. A는 궁시렁 거리면서, 나에게 짜증 부리듯 손을 휘저었어.

난 다시 긴장감을 느꼈기 때문에 헛기침을 한번 해서 긴장감을 살짝 털고 말하기 시작했어.

“제 생각을 설명하기 이전에, 짚고 넘어 갈 의문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내가 말했어.

“하 진짜 가지가지?,“  Dr. A의 불평을 Dr. G가 손을 들어 제지했어.

“뭔가요, Parker?”

“야경증 부터 시작하지요,”  내가 말했어.  “Joe가 재입원 한 후로, 한번이라도 야경증 증세를 호소한 적 있습니까?”

Dr. A가 부드럽게 대답하려는 찰나, 뭔가 그의 머리 속에 짚이는 것이 있는지 얼굴이 구겨졌어.

“자네 말을 듣고 보니, 그런 적은 없네,”  그가 말했어.  “그때는 이미 늦었지 않겠나.  거기다가 그에겐 진정제를 투여했었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그의 아버지도 그를 학대하진 않았겠지.”

“그럴 수도 있죠,”  나는 Dr. G를 돌아보며 말했어.  “하지만 저는 그게 그의 ‘괴물’ 인격의 기원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Dr. G, 당신, Joe가 곤충 공포증을 앓고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Dr. G는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예상할 수 없다는듯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어.

“맞습니다,”  그녀가 말했어.  “Joe가 입원했을 때, 그의 부모님들이 제게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당신이 Joe를 치료했을 때도 그 공포증이 여전히 있던가요?”  나는 물었어.

“그렇진 않았어요,”  그녀가 말했어. “그것과 관련해서 노출치료도 시도해봤는데, 별로 곤충공포증을 가진 사람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필히 곤충공포증은 단순히 자기 경험을 은폐하기 위한 증세였겠지,”  Dr. A가 말했어.  “Rose, 정말 ?” 

“Dr. A,”  난 그의 말을 자르며 말했어,  “Joe가 벽 속의 괴물을 묘사하는 부분을 다시 한번 틀어 주시겠어요?”

Dr. A는 아주 짜증나고 피곤하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는 내가 요청한 부분으로 테이프를 감아 틀어주었어.


크고 털이 많아요.  눈은 파리 같이 생겼고 팔이 두 개있는데 엄청 강하게 생겨서 손가락이 막 길어요.  몸은 지렁이처럼 생겼어요. 

그는 여전히 썩은 표정으로 “중지” 버튼을 눌렀어.

“이런 모습을 한 괴물이라면, 곤충공포증을 앓는 환자를 그 무엇보다 공포에 질리게 할 수 있겠지요?”  난 물었어.

“다시 말하지만, 곤충공포증 자체가 그가 겪었던 경험의 산물로 생겼던 거라면 충분히 설명이 되네,”  비웃듯 Dr. A가 말했어.

“그럴 수도 있겠죠,”  내가 말했어.  “하지만 이 뿐만 아니죠.  당신이 Joe에게 이 모든게 그 아이의 상상이라고 말해주는 부분으로 넘어가주시겠습니까?”

한숨을 쉬고, Dr. A는 내 요청에 따라 테이프를 앞으로 감아 주었어.


A: 그렇구나, 그럼 그 무서운 괴물하고 이불에 오줌싸는거 하고 똑같다고 생각해보렴.  걔네 둘 다 네가 맘대로 조종하지 못하던 네 자신의 일부란다.
J: 웃겨요.  괴물이 쉬야라니.
A: 그래, 괴물이 쉬야는 아니지만, 둘 다 네가 원하면 조종할 수 있는 네 자신의 일부라는 점은 똑같단다, Joe.  자, 이제 괴물 별로 안무섭지?
J: 안무서워요!  그리고 다음에 보면, 더 이상 난 괴물이 무섭지 않다고 얘기해줄꺼에요!

테이프가 멈췄어.  Dr. A는 아주 짜증나는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Dr. G는 뭔가 이해되지 않은 듯한 표정을 했어.

“보세요, 이게 네가 강1간을 당한 게 네 탓이라는 말을 들은 피해자의 말투처럼 들립니까?”  내가 공격하듯 물었어.  “Joe는 안도하고 있어요.  이건 기쁨의 목소리라구요.  이건 절대로 자아분열의 절벽 끝에 매달려 있는 사람의 말투가 아닙니다.  그리고 당신이 말하는 것처럼 그가 높은 피암시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왜 이 말을 들은 바로 그 자리에서 괴물처럼 행동하지 않았던 걸까요?  어떻게 Joe는 그때 본인의 인격을 붙잡고 있을 수 있었을까요?”

“아직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뿐이었겠지,”  Dr. A가 겨우 들릴 듯 웅얼 거렸어.

“그게 아니라면,”  내가 말했어,  “Joe에겐 자아분열이 일어난 적이 없다고 볼 수도 있는 겁니다.  생각해봅시다, 만약 Joe가 부모로부터 학대받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면?  야경증도 없었다고 한다면?  만약 Joe가 진짜로, 그의 곤충공포증을 어떻게 갖고놀아야 하는지 아는 그 무언가에게 고문을 당하고 있었던 거라면?  그리고 만약에, 만에 하나 Joe가 그 무엇을 향해 ‘넌 내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한 그 순간, 그 무엇이 그의 제 2의 인격이 되어 버렸던 것이라면?  그래서 그가 재 입원 했을때 그의 안에 그 괴물이 들어와 있는 상태로 돌아왔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아 그래?  그럼 이제 Joe 머리가 360도로 돌아가고, 입에서는 녹색 국물을 토하겠구만. (영화 엑소시스트 reference 입니다, 역자주)”  Dr. A는 이제 진심으로 화가 난 듯 비웃었어.  “젊은이, 공포영화 매니아 같은 말은 그만두고 정신 차리게.  빌어먹을, 자넨 의학도라고.”

“잠깐만 제 말 들어보세요,”  난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어.  “나도 오늘밤 전에는 상상도 못했을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난 순간 숨을 쉬는게 살짝 불편해지는게 느껴졌어.  “보세요, 당신이 Joe가 다른 사람 머리속에서 들은 적도 없는 정보를 뽑아내는 게 단지 요행이었다고 믿고 싶은건 압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직접 경험한 바에 의하면, 그건 요행이 아니에요.  Hank가 Joe의 병실에서 여기로 나를 끌고 왔을 때, Joe는 지금까지도 날 괴롭히는 악몽 속에서 들렸던 웃음 소리와 정확하게 똑같은 목소리로 웃었어요.  난 Dr. G로부터 경고를 들은 뒤로, 맹세컨데 단 한번도 그의 앞에서 내 문제가 무엇인지, 내가 무서워하는게 무엇인지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럼 Joe가 그걸 대체 어떻게 알았을까요?”

“자넨 자네가 듣고 싶은 소리를 들은거야,”  Dr. A는 격노한 듯 했어.  “자네가 괴물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던거야.  자네 스스로 바로 그 괴물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믿어버린거란 말일세.”

“근데 바로 그게 문제에요.  전 그런 생각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난 그가 제정신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Hank에게 잡혔을 때도, 난 그가 학대당하는 환자라고 굳게 믿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목소리를 들은 겁니다.  내가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날 거라고 전혀 예상도 못한 그 타이밍에 그런 일이 일어났어요.  그리고 Dr. G 처럼, 다른 피해자들도 모두 진실을 말하고 있는거라면 어떻게 되는겁니까?  만약 그들 모두 정말로 Joe에게 아무 말도 해준 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Joe가 그들을 공포에 질리게 만들 수 있었다면?”

“일리 있는 말입니다, Thomas,”  Dr. G가 말했어.  “내 말을 증명할 note가 없긴 하지만, 내가 어릴 때 ‘참견쟁이 Rosie’라고 불렸다는 걸 Joe가 어떻게 알아냈는지 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Joe 앞에서 그런 얘기를 한 적은 단 한번도 기억해낼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나 조차도 그가 벽에 적어 놓은 그 피로 쓴 글씨를 보기 전까지는 잊어버리고 있던 기억이었어요.”

“다른 사람이 자네 이름을 부르는 걸 듣고는 운 좋게 그 별명을 생각해냈을수도 있지 않나, Rose!”  Dr. A가 폭발했어.  “자네 이름과 라임이 맞는 놀리는 말이 그렇게 흔한 것도 아니잖나.  아이가 그렇게 생각해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지!”

“Thomas, 자기 가설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관찰된 증세가 단순히 우연의 일치라고 치부하다니 실망스러운데요,”  Dr. G가 부드럽게 말했어.

Dr. A는 여전히 분노한 듯 했어.  “좋네,”  그의 목소리에는 이제 독을 가득 품은 듯한 빈정댐이 묻어나왔어.  “자네들 생각이 맞다고 치자고, 의학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쓰레기통에 쳐박게 되더라도 말이지.  그럼 자네는 귀신(Bogeyman, 역자주)에게 빙의된 환자를 대체 어떻게 치료하자고 말하는건가?  위를 세척할까?  두개골에 구멍을 뚫어서 악마를 빼낼까?  어디 말해보게.”

“당신은 아까 다른 가능성은 모두 제외시켰다고 말했었죠,”  난 일부러 더 차분한 말투로 이야기 했어.  “혹시 엑소시즘을 시도해본 적은 없습니까?”

“자넨 날 대체 무슨 돌팔이라고 생각하길래?”

“오 Thomas, 혼자만 의학자인 양 고고한 척 하지 말아요,”  Dr. G가 화를 냈어.  “기록을 남긴 적은 없지만, 당신이 Joe에게 좀 평범하지 못한 치료도 시도 해봤다는 건 우리 둘다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요.”

Dr. A는 그녀의 말에 대답하진 않았지만, 처음으로 기분이 불편해하는게 눈에 보였지.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Thomas, 내가 하겠어요.”

“진짜 이럴건가, Rose, 그런 넌센스는 우리가 제외시켰던 거잖나.  자네도 잘 알잖아,”  Dr. A가 내뱉듯 말했어.  “왜 우리 상상력에 파묻혀 말도 안듣는 애송이한테 그런 쓸 데 없는 이야기까지 해야되나?”

“그 말은 엑소시즘을 시도해본 적은 있다는 말이군요,”  난 차갑게 말했어.  “무슨 일이 있었나요?”

“무슨 일이 있기는, Joe 같은 말썽꾼이 일으킬 법한 일이 일어났지,”  Dr. A가 으르렁 거리듯 말했어.  “사제님이 오셔서 의식을 치렀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어.  Joe는 의식 내내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사제를 엿먹였지, 자기가 지상에 내려온 천사고, 하나님을 배신하고 있는건 바로 당신이라면서 말이야.  종교에 몸담은 사람의 마음을 혼란하게 하기 딱 좋은 말이었지.”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 말은 그날 왔던 그 사제님을 당황케 하는데 특히 효과적이었겠죠.  내 말이 틀린가요?”  내가 압박하듯 말했어.  “그 사제님은 분명히 의식을 마무리 하지도 못했을겁니다.  어때요?”

“그 그분이… 확실히 좀 일찍 떠나긴 했지, 맞아.”  Dr. A가 말했어.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자네?”

“그때 의식은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나요?”

“내가 미쳤나!”  Dr. A가 폭발해버렸어.  “내가 그딴 미1친 짓을 했다는걸 누구한테 들키라고!”

“안타깝군요,”  내가 말했어.  “그때 의식을 기록해뒀다면, 사제님이 Joe에게 힌트를 줄만한 이야기는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걸 알 수 있을 거라는데 내 전재산을 걸까 했거든요.  왜냐면 우리 환자 Joe는요, 지금 이 일을 저지르고 있는 건 Joe가 아닙니다.  제가 보기엔 그를 따라 온 그 무언가가 이 모든 일을 저지르고 있는겁니다.  Joe는 희생양에 불과해요.”

“자네 지금 무슨 귀신이 우리 병원에 얹혀살고 있다고 진짜로 생각하는 모양이구만?”  Dr. A의 목소리에는 업신여기는 웃음소리가 섞여나오고 있었어.  “Rose, 당장 Hank에게 구속복을 가지고 오라고 해야겠는데.  내 생각에 우리의 구세주께서 미쳐버리신 거 같구만.”

“내 생각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겁니다,”  난 빠른 말투로, Dr. G에게만 집중하며 말했어.  “내 가설이 미1친 소리처럼 들린다는 거 압니다, 하지만 제가 약간만 더 정보를 모아서 실험해볼 수 있게 해주세요.  그러고도 제 가설이 틀리다면, 그땐 저를 바로 이 케이스에서 제외시켜도 좋습니다.”

Dr. G는 손가락을 가볍게 두드리며 잠시 생각하는 듯 했어.  그녀는 내가 할 제안이 궁금해 참을 수 없다는 듯, 결국 손을 저으며 말했어.

“말해봐요.”

난 숨을 잠시 고르고.  “허락해주신다면,”  난 말했어,  “내일 하루 월차를 내고 지금까지 우리가 한 얘기의 진위를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러 가봤으면 합니다.  전 내일 Joe의 가족을 만나고, 이 모든 것이 일어났던 방을 둘러봤으면 합니다.”

“얼씨구, 잘 돌아간다,”  Dr. A가 비웃었어.  “그래 가서 뭐라고 말할텐가?  ‘죄송합니다 Mr. M씨, 하지만 혹시 아들을 성폭행하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에 희열을 느끼셨나요?  아니면 혹시 이 집을 사실 때 부동산 업자가 이 집에 거대한 벌레 괴물이 살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해주진 않던가요?’라고 할텐가?”

“그 사람들의 가학성을 알아보기 위해서 그것보다 훨씬 섬세한 방법을 쓸 수 있다는 건 당신도 알고 있을텐데요,”  나는 그가 던져놓은 함정 질문을 혼신의 힘을 다해 피하며 대답했어.  “그리고 나도 내 가설에 약간이나마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그 사람들은 아무 것도 눈치 못챌거에요.  오히려 그들이 나와 대화를 매우 편하게 느껴야만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나는 별 문제 없이 Joe의 부모가 숨기고 있는 가학성을 포착할 수도 있을겁니다.  또한 만약 그의 방에 뭔가 초자연적인 것이 살았거나, 집에 귀신이 들렸다는 증거가 있다면, 그 증거를 찾는 것도 어렵진 않을겁니다.”

난 Dr. A의 양 눈을 똑바로 노려봤어.  “제가 제안하나 하죠.  내가 만약 Joe의 부모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증거를 단 하나라도 찾거나, 아니면 초자연적인 현상의 증거를 단 하나도 찾지 못한다면, 바로 당신 생각이 맞았고 내가 의학적이지 못한 넌센스에 정신이 팔렸었다는 걸 인정하도록 하지요.  그정도면 충분하겠습니까?”

마지막으로, 나와 Dr. A는 긴 시간 동안 서로 노려보았어.  서로의 눈에서 시선을 거두었을 때, 난 그가 적어도 내 제안에는 동의 하겠다는 듯한 사인을 읽었지, 여전히 내 가설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 듯 했지만 말이야.  그리곤, 내 시야에 Dr. G가 펜을 꺼내서 자신의 달력에 뭔가를 적는 움직임이 포착되었어.  내 시선을 느낀 그녀는 눈을 들어 날 쳐다보았어.

“흠?  아 그렇지,  혹시 당신이 눈치 없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 확실히 말해두죠, 당신 내일은 근무 안해도 됩니다.  Thomas가 한 말은 무시하세요, 나도 당신이 거기서 뭔가 찾아내길 바랍니다.  당신 사수에게는 당신이 내 부탁으로 내일 현장 연구를 나가게 됐다고 말해둘 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그녀가 말했어.  “왜 아직 거기서 그러고 있어요?  얼른 집에 가서 잘 수 있으면 푹 자둬요.  내일 당신이 정신 바짝 차려주지 않으면 곤란하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제 3편도 끝이났고 마지막편만 남았네요

그럼 마지막편을 향해서 달려가볼까요??

여러분 모두 안녕!!
dskim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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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로 치닫는 전개가, 잘 짜여진 스릴러 영화같아요.두근두근 (아까 2편 보다 잠들었는데, 꿈에 병원이 ㅋㅋㅋ)
앗... 꿈에 병원이 ㅎㄷㄷ 꿈에서 괜찮으셨나요??ㅋㅋㅋㅋ
와 진짜 흥미진진합니다!!!
숨 쉬는걸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되는데요~ 바로 막편으로 궈궈합니당^^
엑소시스트가 생각나는군요...계단을 거꾸로..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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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리에 심리치료를 해 볼 수도 있지 않겠어?  그렇게 시작해서 일이 잘 풀리면,그의 케이스를 검토해보겠다고 공식적으로 요청할 수도 있겠지.  나는 즉시 선의의 제스쳐인 양 밤 근무를 자원한 다음에, 이걸 빌미로Joe의 투약업무를 자원해보기로 결심했지. 기자들과 경찰들이 철수하고 병원이 정상근무 체제로 돌아가자 마자, 난 계획을 실행으로 옮겼어.  설명한 것 처럼,날 담당하는 전문의는 Nessie도 사망한 상황에 밤 근무를 자원하는 사람이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고마워하는 것 같았어.  하지만, 내가 Nessie가 맡던Joe의 투약업무를 맡고싶다는 이야기를 하자마자,약간의 미소까지 얼굴에서 증발해버렸어. “자네, 그 환자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했나?” 그가 물었다. 나는 들었노라고 대답했지. “Nessie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봤던 환자가 그 환자라는건 알고 있겠지?” 그가 물었다. 그의 말투에서는 떨림을 참기 위한 잠깐의 망설임이 느껴졌다. 난 지나는 소문은 들었지만, 확실히 들은 건 없다고 대답했어. “그래도 Joe의 방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없다는 정도는 알고 있잖아, 그렇지?” 난 그렇다고 대답하고,Joe의 방에 들어가는 사람이 워낙 적은 걸 보면 특별한 허가를 받아야 출입이 가능 한 줄 알고 있었다고 얘기했지.  전문의는 웃기 시작했어. “자네가 그렇게 원내 절차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니 고맙지만, 솔직히 내 환자들 챙기기도 정신이없는데 다른 의사가 뭘 하는지 어떻게 알겠어.   자네도 원한다면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었다구.  다만, 그 방에 기꺼이 들어갈 사람이 거의 없을 뿐이지.  그 사람들도 우리 병원의 평판을 지키기 위해서 아무리 까다로운 환자도 방치하지 않으려는 노력하는거지.  얘기하는 걸 보아하니,뭔가 꿍꿍이가 있구만.  무슨 생각인가?” 난 아무 속셈 없이,  단순히 돕고 싶었던 것 뿐이라 했다.  그는 더 크게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이 양반아,내가 너처럼 잘나가는 의대를 졸업한건 아니지만 멍청하진 않아. 자네는 이곳에서 일하기 과분한 스펙을 갖고 있어.  아마 자네 커리어의 최 하점이 바로 이곳이 될꺼요.  아니 그런데,나한테 와서 환자 치료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간호사가 하는 업무를 자처한다?  이래놓고 아무런 꿍꿍이가 없다고?  솔직히 말씀하시지 그래.” 아무래도 빠져나갈 방법이 없겠더라고, 그래서 멍청한 척 하는게 솔직하지 못하게 보이는 것 보다는 낫겠다 싶었지.  난 그에게, 솔직히 내 심리치료 실력을 Joe에게 한번 테스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말했어.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화를 내지도,웃지도 않았다.  그는 단지 지친 듯 슬픈 듯한 눈빛으로 날 쳐다볼 뿐이었다. “내 그럴줄 알았어.  Joe가 어떻게 살았는지 직접 봤으면 절대 그런 생각 안할텐데.” 난 그에게 다 읽어봤다고 말해버릴까 생각했다가,이내 관두고 내가 Joe를 잘 관찰하면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어.  이 이야기는 그를 웃게 했지만, 그의 웃음은 어딘가 쓴 탄식 같은 것이 섞여있는 듯 했어. “아무리 관찰해봐야 소용없다니까.  우린 지난 20년간 Joe를 관찰해왔지만 아직도 뭐가 문제인지 몰라요.  그냥 가둬놓는게 최선이라는거 만큼은 확실하지만.” 그는 의자를 뒤로 젖혀앉으며 길게 한숨을 쉬었어. “사실 자네가 날 속이고 환자를 치료하려고 했다는 것 만으로도 자네를 징계해야겠는데.  아니 해고해버려야되나?  자네가 다른 평범한 레지던트였다면 해고해버렸을꺼야.  하지만 내가 얘기한 것처럼 자네는 여기서 끝나기 아까운 인재인데다, 다른 의사들한테 들은 바에 따르면 자네는 의대를 이제 막 졸업한 주제에 거의 전문의의 수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지.   그러니 징계는 관두도록 합시다.  아 해고도 안할테니까.  그래도 그.. 그 놈을 치료하는 일 만큼은 내 능력 밖의 일이야.  자네가 Joe를 치료해보고 싶다면, 더 윗선으로 가야되네.  아주 아주 윗선.  자네가 아주 운이 좋아야 안된다는 말이라도 들을 수 있을거야.  그래도 해보겠나?” 난 지체없이 고개를 끄덕였어.  그는 다시 한숨을 쉬고, 의자에서 일어나 나에게 따라오라는 제스쳐를 보였어.  난 그를 따라서 엘리베이터에 타고 나서야 윗선을 만나러 간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했어.  그는 엘리베이터에 타자 마자 병원의 최상층 버튼을 눌렀는데, 거긴 최고 책임자들의 오피스만 있는 층이었거든.  그리고 그가 날 데려간 오피스 문 앞에 도착해 명패를 보고 나서야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건지 이해할 수 있었지. 그는 날 병원장인 Dr. G의 오피스로 데려온 거야. 가벼운 노크가 울리자마자,Dr. G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문을 열고 날 데려온 의사를 쳐다봤어. “네Bruce, 무슨 일인가요?”그녀의 목소리는 그녀의 빈틈없이 재단된 정장처럼 딱 부러지는 느낌이었어.  날 데려온 의사는 날 가리키며 말했지.  “Rose, 이 사람은 Parker H씨 입니다.”그가 말했다. “우리 병원 레지던트 중 한 명인데,그 환자를 치료하고 싶답니다.  당신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알려줬어요.” Dr. G는 내게 시선을 옮겼는데, 전혀 깊은 인상을 받지 못한 것처럼 보였어. “수고했어요, Bruce,” 그녀는 내 눈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말했어. “여기서부턴 제가 알아서하지요.” 오피스로 들어오라는 그녀의 몸짓에, 난 오피스로 들어와 그녀의 책상 앞에 있는 부드러운 가죽안락의자에 앉았어.  Dr. G는 내 건너편에 앉아 내 얼굴을 쳐다봤는데, 그녀의 시선은 마치 내 얼굴을 뚫고 지나 내 머리 속 생각을 읽는 듯 했어. 당시 Dr. G를 바라보던 나는, 저런 여자가 어떻게 정신과 전문의로서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녀가 정신이 망가진 환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서 그들을 치료한다고?  내가 보기에 그녀는 공감의 “공”자도 이해하지 못할 것처럼 보였는데. 그 뿐 아니라,정신과 전문의는 보통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풍기기 마련인데,그녀는 차갑고 무서워 보였어.  파일에서 봤던 기록에 의하면, 그녀는 적어도 50대 초반이어야 했는데,40살도 안되어 보였지.  그녀의 적갈색 머리는 어깨까지 내려왔고, 둥글지만 여윈 얼굴에 번쩍이는 녹색 눈을 가지고 있었어.  또 그녀는 굉장히 키가 크고?정장 스타일의 힐을 신어서 나보다도 키가 컸어 ? 마치 올림픽 선수마냥 깡마르고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었지.  내가 조금만 더 나이가 있었다면 그녀를 매력적이라고 생각 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날 노려보는 그녀의 매의 눈은 당시내가 얼마나 어리고 경험없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만들 뿐이었어.  마치 엑스레이 앞에 벌거벗겨져 있는 느낌이었지. 잠시 날 관찰하던 그녀는, 마침내 말했어. “자, 그럼 쉬운 질문부터 시작해봅시다.  의대 졸업하고 바로 여기서 일하기 시작하셨다고?” 그렇다고 대답했어. “어느 의대인가요?” 내 대답을 들은 그녀의 눈썹이 올라갔다. “그런데 그런 의대를 졸업하신 분이 왜 여기서 일하고 있습니까?” 난 내 약혼녀 이야기를 했어.  그녀의 표정이 약간 풀리는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의심을 풀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지. “그리고 정신과 전문의가 되려고 레지던트 중이라고 했죠?” 난 그렇다고 대답했어.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날 다시 잠시 뚫어보다 말했어. “그런데 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를 치료해보겠다고 하는 겁니까?” “그게,” 난 대답했지,“제 생각엔 치료하지 못할거 같지 않은데요?”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Joe와 얘기해본 적 있나요?” “아니요.” “그의 파일을 열람해 봤나요?” “아뇨,” 난 재빨리 대답했지만, 내 말투에서 거짓이 느껴졌는지, 그녀는 눈에서 불을 뿜기 시작했지. “마지막입니다.  한번만 더 거짓말하면 쫓아내버릴테니.” 난 숨을 삼키고“알겠습니다,” 대답했어. “봤습니다.” “좀 낫네요,” 그녀는 대답했어. “그래, 그 파일을 보고도 Joe를 치료하고 싶다니, 생각해 둔 진단명이라도 있겠군요.  날 포함해서 이 병원 의사들이 지난 20년동안 놓친게 뭔지 한번 가르쳐줘 보시죠” 그런 유도심문에 넘어갈 순 없지.  난 심기를 거스르지 않을 대답을 줘야한다고 생각했지. “아무것도 놓친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난 빠르게 대답했다, “그냥 기록상Joe가 마지막으로 치료를 받은 게 90년대로 나오더라구요.  아시다시피, 그 후로 DSM이 상당히 많이 개정됐잖아요.” “잘난 체는 그만하고 용건부터 말하세요.” 침을 삼키고 말했어.“내 생각에,Joe가 아주 복잡한 사이코패스의 한 종류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첫 진단이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80년대 기준으로 이해하기엔 너무 복잡했겠죠.  거기에 가학성 성격장애도 있어 보이고, 일종의 정신적 조로증도 있어 그 나이보다 더 어른같이 보입니다.  가장 특이한 것은,주변 사람들에게 환영을 유도할 수 있는 능력인데, 드물긴 해도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제 생각엔 오히려 그가 타인의 감정을 그대로 흉내내는 정신병이 있는지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 그녀는 손을 들어 내 말을 가로막았다.“틀렸습니다,” 그녀가 말했어. “시도는 좋았지만, 여전히틀렸어요.  그래도 정답을 말할 수 있을거라고 예상은 하지 않았어요.  파일을 보지 못했으니까.” 내 눈썹 하나가 움찔했어. “저, 그건 제가 봤다고 자백했지 않았던가요?”  난 물었어. “당신이 본 건 전체 파일이 아니란 말입니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몇 년에 한번씩은 기록보관실에 있는 자료를 몰래 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오는데.  그러니 일부러 파일을 완전히 치우지 않고,열람한 사람이 겁먹고 더 이상 호기심을 갖지 않을 정도만 남겨뒀죠.  당신은 딱 내가 보여주고 싶은 만큼만 본 겁니다.” 난 멍청하게 눈을 껌벅였다. “얼마나 더 있는데요?”  난 물었어. 그녀는 책상 서랍안으로 손을 뻗어 커다란 파일 하나와 작은 사각형의 상자 두개를 꺼냈어.  그녀는 허공에 그 자료들을 잠시 휘두르고는 다시 서랍안에 넣어두었지. “많지는 않아요,” 그녀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어.“여기엔 자료실에 있는 것보다 좀 더 실무적이고 기술적인 내용이 들었습니다.  물론, 오디오 테이프 두개도 있지요.  사실 그 오디오 테이프 때문에 당신 거짓말을 바로 꿰뚫어 볼 수 있었지만.  기록행정원한테, 누구든 이 관리 번호를 대면 바로 나에게 알리도록 얘기를 해뒀거든.  기록행정원들은 왜 그런 지시가 필요한지 모르겠지만,당신같이 똑똑한 사람은 눈치챌 수 있겠죠?” “그 관리 번호를 아는 사람은 파일을 몰래 훔쳐본 사람 밖에 없을테니까,”  난 낙담한 목소리로 대답했어.  그녀는 의기양양한 듯 고개를 끄덕혔다. “즉, 난 당신이 내 오피스에 들어오기 전부터 당신이 Joe의 파일을 봤다는걸 알고 있었지.” 그녀는 의자에 편하게 앉아 만족한 듯한 얼굴로, 다시 뚫어보는 듯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어.  고양이 앞의 쥐의 기분이란게 바로 이런거겠지. “자,” 그녀가 차갑게 말했어. “여기서 정보의 우위를 가진 사람은 바로 나라는 걸 확실히 했으니, 한 번 들어봅시다.  이번에는 우리가 DSM에 기재된 내용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들이라던가, 지난 20년간 이 병원 의사중 아무도 Joe가 여러가지 드문 정신병을 복합적으로 앓고 있다는 생각을 못했을거라는 헛소리는 집어치우시고.  내가 다른 사람들로 부터 격리시킨 환자를 왜 당신한테 맡겨야하나요?  아 그리고 이번엔 좀 영리한 대답을 기대할께요.  이 병원에서 똑똑한 사람이 당신밖에 없는게 아니니까.” 그녀는 고개짓을 따라간 내 눈에 그녀의 의대 졸업장이 보였어.  내가 졸업한 의대보다 순위가 높은 몇 안되는 의대의 졸업장이었다.  난 잠시 멈칫 했어. “전…” 난 잠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말을 멈췄어. “그럼 이제와서 Joe를 격리시킨 진짜 이유를 물어봐도 소용이 없겠죠?” “좋은 질문이군요,” 그녀는 말하며, 놀랍게도 웃음을 보였어.“일단은 소용이 없다고 해둡니다.  그래도 급하게 대답을 찾으려 하지 않고 질문으로 대신한 것은 아주 좋았어요.  1점 만회했군요.  하지만 우선 당신의 대답을 들어보고,괜찮았다고 생각하면 얘기해주겠어요.” 난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시간을 벌기 위해 일부러 천천히 얘기했어. “일단,” 난 대답했어,“그의 치료 기록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몇군데 있습니다.  제 생각에 그건 실수가 아니라 일부러 그렇게 디자인했다고 보이는데, 거기서 시작해 보도록 하지요.” 그녀는 아무말도 안했지만,얼굴에 미소는 그대로였어.  내 이야기가 아주 틀리진 않았거나, 아예 감도 못잡아서 웃기기 때문이겠지.  뭐, 제대로 된 정보도 없는데 이제 와서 재고할 것도 없었지.  난 계속했어. “일단 제 담당 전문의가 한 말 중에, ‘아무나 Joe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아무도 그러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난 말했어.  “그래 놓고는,제가 Joe를 치료하고 싶다고얘기를 했더니 절 여기로 끌고 왔죠.  심리치료라는게 원래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야기로 끝나기마련인데, Joe와의 이야기는 금지되어 있지 않지만 치료는 금지되어있다는 건 당신이Joe의 치료에는 구술 심리치료 외에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뭔지는 몰라도 의사의 상담 이상의 무언가가요.” “감을 잘 못 잡았군요,” 그녀는 눈길을 돌리며 이야기했어. 쫄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다시 시작했지.  “좋아요, Joe를 치료하는데는 구술 심리치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해둡시다,”난 이번에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더 천천히 말하며 대답했어.  “그런데도 불구하고, 당신은 사람들이 Joe와 말을섞는 것을 말리고 있지요.  Joe와 이야기하는 그 행위 자체 만으로도 위험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Joe와 잠깐 이야기를 하는 정도는 괜찮다고 하더라도,아무나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심리치료가 될 수는 없지요.  내가 긴장성분열증 환자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고 해서 그가 내 환자가 되진 않아요.  내가 그와 얘기를 했다는 것 만으로 그를 책임질 필요는 없지요.  하지만 그가 내 환자로 배정된다면, 그의 치료와 안위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되겠죠.  뭔가 잘못되면 그의 가족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그녀는 갑자기 내 말을 끊으려 들었는데,이건 내 마지막 단어가 지금까지 어떤 말 보다 효과적이었다는 의미였겠지.  그녀는 침묵하고 계속 들었어.  나는 천천히 숨을 내쉬며 말했어. “그게 아니라면,”난 계속했어,“당신은 옛날부터 그가 치료될 수 있다고 생각해왔겠죠.  그렇다면 다른 의사들이 최선을 다해서 치료를 해봤을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Joe가 아직 이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다는 것은, 그의 가족의 심기는 처음부터 고려대상이 아니었군요.  그렇다면 당신이 다른 누군가를 보호하려 하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군요.” 갑자기 내 머리속으로 한가지 사실이 떠올랐다.  “그럴 수 밖에 없지!  파일에 있던 전임 병원장편지, Joe의 가족이 더 이상 병원비를 내지 않더라도 병원 비용으로Joe를 계속 입원시켜 Joe로부터 바깥 세상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던 그 편지.  그건 바로 당신에게 썼던 편지였어요.  그래도 그건 다른 의사들이 Joe의 담당 의사가 되지 않도록 그렇게 노력하는 이유는 아니죠.  의사라는 직업이 원래 다른 사람들에게 꺼림칙한 일을 다루는 일이니까.” 이제 말이 제멋대로 나오고 있었고, 그녀가 하려고 해도 날 막을 수 없었을꺼야.  하지만 그녀는그러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만만해 보였지. “하지만 거꾸로, 만약 위험한게 바로 우리 의사들 쪽이라면,”난 신이나서 말했어, “정신과 환자를 치료할 때는 매우 드문 경우긴 하지만,전염성이 높은 병에 걸려 격리치료를 받는 환자를 상대할 때는 자주 있을 수 있는 일이죠.  전염성 환자들은 치료에 필요한 사람들 외에는 엄격히 접촉을 금하고 의료진도 총 접촉 시간을 제한하기 위해 적절한 절차를 따르도록 되어있죠.  에볼라 환자의 병실에 몇 분 같이 있었다 해서 병이 옮진 않지만, 적절한 절차 없이 환자를 치료하기위해 반복해서 접촉하게 된다면,결국 장기간에 걸친 노출에 의한 사형선고를 받게 되겠죠.” “마찬가지로, 지금 상황을 보아하니, 이 환자에게 몇 분 정도 얘기를 나누는건 크게 위험하진 않을겁니다.  하지만 마지막 간호사에게 일어난 일을 보면, 그녀는 매일 밤 Joe와 접촉을 했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결국 당신이 염려하는 것은Joe를 담당하는 의사가Joe에게 장기간 노출되서 Nessie와 같은 행동을 할까봐 걱정하는 거군요.” 난 갑자기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소름을 느끼고 이야기를 중단했다.  “Dr. G, Joe를 치료했던 의사들… 그 사람들 어떻게 됐는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그녀는 손을 들어 천천히 박수를 쳤다. “그 질문 만큼은 내가 대답해줄수 있죠,”그녀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변해서 깜짝 놀랐어. 그녀의목소리는 더 이상 날카롭지 않고, 오히려 연약하거나 슬픈 느낌이 들었거든. 천천히, 그녀는 책상 안에서 두꺼운 파일을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Dr. A가 Joe의 첫 진단을 했죠. 아니 시도했다고 해야 되나, 어쨋튼,” 그녀는 말했다. “기록에서 4년간의 공백이 있는 걸 봤겠죠.  믿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그를 내버려둔게 아니에요.  치료하려고 노력해봤습니다.  사실…” 그는 침을 크게 삼켰다. “내가 첫 타자였어요.  내가 레지던트를 끝내자 마자, Dr. A가 ‘자네가 여기서 제일 똑똑하니 한번 해보라’고 하셨죠.  나도 내가 여기서 제일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Joe를 치료한지4개월쯤 되는 날, 약제실로 쳐들어가 약 한통을 통채로 삼켰습니다.  그 뒤로 Dr. A는 날 근무에서 제외시키고, 심리치료를 받고 복귀할 때까지 기간을 유급병가 처리해주었지요.  난 개인병원에서 몇 달간 치료를 받고서 돌아왔지만, 그 뒤로 다시는 Joe의 담당으로 배정된 적이 없어요.  내 다음으로 배정된Joe의 담당의는1년 버텼네요.  그러다 어느 날 아무런 말도 없이 출근하지 않았어요.  그는 이틀 후, 우리가 실종신고를 하면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어요.  경찰에 따르면 그는 자기 집에서 숨어있었다는데, 우리가 수습한 바에 따르면, 신경쇠약의 여파로 고생했던 걸로 보였죠.  왜 “수습”이라는 표현을 썼냐면, 경찰이 그의 집으로 진입했을 때,그가 칼을 들고 경찰을 공격해 경찰의 총격에 사살되어버렸기 때문이에요.” 말을 잠시 멈춘 그녀는 나를 한번 바라보고 계속 말했다.  “다음 담당의는 겨우6개월 버티다가 신경증을 앓게되어 우리 병원에 입원했네요.  당신이 여기서 일을 시작하기 한 달 전쯤에 그녀가 날카로운 흉기로 자기 목을 스스로 긋지 않았더라면, 당신도 직접 만나 봤을수도 있었을텐데안타깝군요.  어쨋튼 그녀 다음으로는 좀 더 터프한 사람을 담당으로 배정했어요.  그 사람은 군인으로 복무한 경험도 있었고,정신이상 범죄자들을 수감하는 병원 출신이었지.  그는 18개월버티고는 한 문장짜리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기 머리에다 총알을 박아버렸지요.” 그녀는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는 아주 깊은 한숨을 쉬었어.  “그 후에,Thomas가, 아니 내 말은 전임 원장인 Dr. A가 직접Joe를 담당하기로 결정했어요.  Dr. A는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8개월 간Joe를 담당한 후에 다시는 Joe를 상대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러고 몇 년 후 병원장의 자리에서 물러날 때, 후임 병원장들은 모두 임명 되기 전에,Joe의 담당의는 직접 인터뷰를 통해서 자격을 확인한 사람만 배정하겠다고 동의해야 한다는 조항을 은퇴 계약에 추가했어요.  내 다른 전임자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그 조항에 동의했고,  직접 걸러내지 않은 사람은 Joe의 담당으로 배정한 적이 없어요.  그 이유는 당신 말대로입니다.  그의 정신병에는 전염성이 있어요.  난 내 주변 사람들이 무너지는 걸 이 눈으로 직접 봤습니다.  그 중에는 날 이끌어주던 멘토도 있었어요.  나도 거의 망가질 뻔 했죠.” 그녀의 눈이 내 눈을 바라보았을때, 짧은 순간이나마 차갑고 날카로운 여인 너머에 그녀의 눈 속에 있는 또 다른 그녀의 존재를 볼 수 있었어.  그녀의 눈 속엔, 한 때 나처럼 자신감 넘치던,그러다 한 환자에 파멸시킨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 무너지고 분노하는 한 젊은 의사가 있었지. “Dr. G, Joe는 대체 주변 사람들에게 무슨 짓을 하는 겁니까?”  난 부드럽게 물었어.  “그의 정신병이 그렇게 전염성이 강하다면, 뭘 조심해야 하는지 알아야 제가 미리 준비하고 방어할 수 있을거 아닙니까.” 그녀는 눈을 크게 치켜뜨곤, 이내 쓴 웃음을 지었어. “Parker, 그 질문은 내가 대답해줄 수가 없어요,”그녀는 말했다. “안타깝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당신 자신만이 알고 있어요.  또 다른 사람을 위험으로 밀어넣는거 같아 마음이 무겁지만, 당신은 자격이 있는거 같군요.  오늘 얘길 해보니,당신이 뭔가 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마지막으로 물어보죠 ? 당신을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음.” 난 최선을 다해 생각했지만, 내가 무서워 하는게 무엇인지 도통 생각할 수가 없었어.  “잘… 모르겠는데요?” “미안하지만, 그걸론 안되요,”그녀는 말했다. “Joe를 상대하려면, 그 질문에 대한 답부터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게 첫번째 방어선이에요.  게다가 당신이 Joe를 치료한다면, 그건 나에게도 아주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른다면,당신이 첫번째 심리치료 세션을 시작할 때부터 난 이 병원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눈 뜬 장님이 될테니까.  다시 한번 생각해봐요.  시간은 걱정말고.” 한줄기 한기가 등을 타고 지나갔다.  “그럼 Joe가 그걸 바로 알아낼 거란 말씀?.” “질문에. 대답부터. 하세요.” 그건 내가 마무리 못한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어.  그래서 나는 열심히 생각했지.  몇 분동안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생각했고, Dr. G도 날 방해하지 않았어.  내가 미동도 하지 않고 생각 하는 동안, Dr. G는 그 대답을 흥미롭게 기다리는 듯 했지.  난 평범한 답 부터 생각해봤어 ? 익사, 곤충, 불 ? 하지만 내 머리 속에 계속 떠오르는 장면은 하나 밖에 없었어: 강바닥으로 끌려가지 않으려 전력을 다해 허우적 대던 Marty 의 모습.  이거 말고 다른 답은 있을 수 없었어. “전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돕지 못하게 되는 것이 두렵습니다,” 난 마침내 말했지. “난다른 사람을 도울 능력이 없게 되는 것이 무서워요.” Dr. G는 진짜로 놀란 듯 눈썹을 치켜 올렸다. “흥미롭네요,” 그녀는 말했어.“그럼 지금,병원 직원들 중에 죽게 된다면 상처를 받을 정도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예의 차리지 말고 대답하세요.” 좀 안타깝게 생각은 들었지만, 난 고개를 가로 저었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그녀는 말했어.“당분간 그런 애착은 형성하지 않도록 하세요.”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녀는 책상에서 빈 종이를 꺼내 뭔가를 적은 후, 자신의 사인을한 후에 이내 나에게 건내줬어.  “지금 이 순간부터,당신이 Joe의 담당의 입니다,”그녀가 말했어.“당신이 관두고 싶어진다면, 조건이 있습니다.  나와 면담을 신청하고,그와 무슨 일이 있었고 왜 더이상 본인이 담당의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는지,아주 자세하고 상세하게 보고해야만 합니다.” 그녀는 책상 서랍으로 손을 넣어 두 개의 오디오 테이프를 꺼내 파일과 함께 내 손에 쥐어주었다. “오 그리고 Parker?” 그녀가 눈을 맞추며 말했다. “부디 자살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뭐, 날 Dr. G의 오피스로 끌고 간 의사의 사무실로 가 그 종이를 보여줬을 때 그가 얼마나 놀랐을지 다들 예상할 수 있겠지.  마치 가까운 친척이 살해되는 장면을 본 것 처럼 충격에 빠진 것 처럼 보이더라구.  그래도 별 말 없이 Joe를 내 담당 환자 리스트에 넣어준 후, 새로운 케이스 때문에 다른 직무에 소홀히 하지 말라는 관례적인 주의를 주었어.  문서 작업이 끝나자마자, 그는 내게 아주 피곤한 듯한 표정을 하고 말했어. “Joe 병실이 어디인지는 굳이 안내해주지 않아도 되지?”그는 약간 비꼬듯 물어봤어. 나는 머리를 가로 저었어. 저자 주: 미안, 여기까지 쓰는게 최선이네.  다음 글은 오는 화요일 전에 올리도록 할께.  크리스마스 연휴의 여파가 얼마나 심한지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휴, 좋아.  이번 글은 재빨리 쓰지 않으면 평생 못 끝낼거야.  끝나고 나면 숙취로 고생하겠지만 어쩔 수 없지.  이 이야기를 적는건 마치 내 영혼의 항암치료와 같아.  정말 힘든데, 그래도더 나쁜 무언가를 불태워 없애는 느낌이랄까.  더 미뤄둘 이유도 없으니, Joe와의 첫 미팅에 대해서 얘기 해봅시다.  지금부터의 내용은 내가 최대한 기억하는 사실대로지만,테이프 레코더를 가지고 들어갔던 것도 아니니까 있었던 일을 그대로 옮기지 못하더라도 좀 이해해줘. 오케이? 어쨋튼, 스토리로 돌아가서. Joe의 병실로 가는 길은 다른 병실보다 좀 더 길었어. 그의 병실은 복도 제일 마지막에 있었거든.  하지만 호러 영화 클리셰 같은 소리는 딱 거기까지야. 그렇다고 그를 지하실에 가두거나 할 필요까진 없었으니까.  사실, 그의 방은 그어느 병실보다 넓고 빛이 잘 들어오는 방이었어.  20년 넘도록 입원했던 부자 부모를 둔 환자의 특권이었을지도 모르지. 그렇다 해서첫 심리치료 세션에 들어가는 내 불안감이 줄어들진 않았어.  그만두는게 좋겠다고 날 말리던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확실히 마음이 불편하더라구.  그의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난 충격적인 장면이 벌어질거라 예상하면서 들어갔지.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어. 언급한 것처럼, Joe의 방은꽤나 넓고 밝았어, 다른 병실보다 커다란 창문을 통해서 병원 운동장이 한 눈에 보였지.  그 병실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처음으로 든 생각은,Joe 자신에 비하면 방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었찌.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환자라고 하기에는,위험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어.  키는 아무리 잘해봐야 170cm 도 안 되어 보이는 정도에 (역자주: 5 피트 6인치) 거의 기아 수준의 완전히 깡마른 체격을 가지고 있었어. 몇 년간 빗은 적 없는 듯 헝클어진 금발 머리는 마치 머리 위에 걸레가 얹어져 있는 듯 보였지. 그는 싸구려병원 의자에 나에게 등을 돌리고 앉아 있다가,일어나 돌아서서 나를 바라보았어.  난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예상치 못한 공포를 느끼게 될거라고 예상했는데, 완전히 실망해버렸어.  그의 하얗고 긴 얼굴은 약해보이는 턱이 조금 늘어진 말상이었는데,광대가 조금 높고 이가 약간 노랬어. 그의 창백한 파란 눈은 초점이 없는 듯 했고, 내가 봐왔던 긴장증 환자들의그것처럼 공허했어. 우리는 내가말을 시작하기 전까지 잠시 서로를 쳐다보며 서 있었지. “Joe?” 난 최대한 프로페셔널한 목소리로 얘기했어.  “난 Dr. H라고 합니다.  Dr. G가 나를 당신의 심리치료 담당의로 배정했어요.  괜찮으시다면?.” “당신, 젊군요.” 그의 목소리는듣기 싫을 정도로 얇으면서도 낮은데다, 정말 오랜만에 목소리를 쓰는 듯 거칠게 들렸어. 일견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짙은 슬픔 때문에 오히려 그 목소리가 애처롭게 들렸지. 난 고개를끄덕이고 그를 향해 작게 웃어보였다.  “네 좀 젊은 편이죠,”  난 침착하게 말했어.  “혹시 그래서 신경이 쓰이나요?” 그는 어깨를으쓱해 보였어.  “전에 의사들은 당신만큼 젊진 않았는데.  그 여자, 완전 갈데까지 갔구만.” “누구요?” “누구겠습니까,”  그는쓴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그 여자요.  날 지금까지 여기에 가둬둔 그 여자.  이러느니 그냥 차라리 내 목을 칼로 베어버리지.  내가 장담하는데, 그여자 벌써 사람 여럿 죽여본 적 있을 겁니다.” “만약 Dr. G를 말하고 있는거라면, 맞아요,내가 얘기했던거 처럼?“ “오, 선생 선생 선생,”  Joe는 부드럽게 말했어.  그러곤 갑자기, 구역질난다는듯 한 콧방귀를 끼며 주먹으로 벽을 쳤어.  “뭐, 존나 실력 없는 의사인 건 확실하지.  환자도 하나도 치료 못 하고 아무하고도 얘기할 수 없는 곳에다가몇 십년동안 가둬두고는, 이제 와서 당신같은 초짜를 들여보내?  당신, 이 동네서 제일똑똑한 의사라고 소문 났죠?  내말이틀려요?  다른 사람들이 혹시 당신이라면,아니 당신만이 나를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죠?” Joe가 내 마음 속을 읽듯이 얘기하는 걸 들으면서 놀라지 않은 척 하려고 했는데, 실패했지.  내 얼굴에 아무래도 표시가 났는지, 그는 업신여기듯 낄낄대며 말했어. “그거 알아내는게 무슨 마법이나 되는 것처럼 놀라고 그래요,”  그가 말했다.  “그 빌어먹을 년이 내 병실에 누굴 들여보낼 땐 한가지 이유밖에없어: 그 사람을 해고하고 싶을 때.  당신도 알다시피, 난 당신이 갓난 아기일 때부터 여기 있었고, 지금까지 아무도 날 어떻게 해야할지도 몰랐어.  이정도면 그녀도 내가 ‘치료불가능’ 하다는 걸 알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나?  당신은 그냥 희생양일 뿐이야.  그녀는 당신을 핑계로 내 빌어먹을 무쓸모 부모한테 보고할거리를 만들어서 계속 돈을 뜯어낼테고, 덤으로 자기를 망신줄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의사 하나를 제거할 수있게 되는 거지.” 난 충격을받았어.  이게 우리 병원의 최고 골칫거리 환자라고?  물론 좀 억울해 하는 거 같기도 하고 좌절한 듯도 보였지만,의식이 너무 또렷해 보였어.  거의 제정신인 것 같았지.  20년 넘게 이 병원의 혼란과 공포를 일으킨 장본인이라고 보기에 힘들었을 뿐 아니라, 그렇게 긴시간 입원한 환자라고 보기도 힘들 정도였어.  거기가 그의 말은, 나의 입안에서 뭔가 신 맛을 남기는 듯,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었던 모든 사실을 의심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었어.  지금까지 내가 알았던 모든 일들이 사실은 든든한 수입원을 보호하기 위한 연극이었나?  난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어. “Joe, 그럼 당신, 아무데도 아픈데가 없다는 말인가요?” 내가물었어. “내가 씨1발 그걸 어떻게 알아요?”  Joe가 쏘아 붙였다.  “지금까지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죄다 정신줄을 놨는데!  가끔 보다 보면, 사람들이 날 돌아버리게 만들어서 얼마나 더 미1친짓을 하는지 지켜볼라고 일부러 연극을 하는 건 아닌지 망상이 든다니까.” 그의 말이거짓말이라기 보다는 너무 진실되게 들렸고, 이젠 그의 말에 연민을 느끼기 시작했어.  그래도, 그의 이야기 중에는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여전히 경계하는 마음은 있었기 때문에,바로 대답을 하진 않았어.  그가 계속 말을 하도록 두는 게 더 나아보였으니까. 하지만 또 다시, 내 침묵을 알아챈 Joe는, 불평 불만을 멈추고 나를 향해 돌아서서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붙였다. “뭐해요? 할말 있으면 해보시죠,” 그는 쓴 웃음을 지으며말했다.  “당신도 나하고 몇 분 같이있어 봤더니 막 미쳐버릴꺼 같겠지, 안 그래요?” 난 머리를가로저었다. “아닙니다.” “거 존나 할레루야네.  그래도 당신 그 똑똑한 머리 돌아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다.  자 어서.  말씀하시죠.  뭐 때문에 얼굴을 그렇게 찡그리고 계시나?” 난 어깨를으쓱하며.  “솔직히, 뭐라고 생각해야될지 모르겠네요, Joe.  당신이 괴물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당신 파일에 있는 내용은 보통 심각한게 아니잖아요.” “하 그래요?” 그는 비웃듯 얘기했다. “이거 재밌겠구만.  예를 들면 어떤거요?” “음,”  난 말했어, “보통은 처음 만난 날 밤에 12살짜리 소녀를 강1간하려 들지는 않죠.” Joe가 코웃음을 쳤어.  “내가 Nadya한테 그랬다고 파일에 그렇게 나와있습디까?” 난 움찔할뻔 했어.  Joe처럼 사악하고 뉘우치는 법 없는 사람은,이렇게 긴 시간이 지난 후 까지 피해자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법이 잘 없거든.  자기의 악행을 기억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들은 피해자의 인성을 철저히 무시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이름에 대한 기억은 남아있지 않는게 보통이야. “그럼Nadya와 무슨 일이 있었죠, Joe?”  내가 물었어.  “그럼 당신이 기억하는 당시 상황을 말해줘보실래요?” 그는 바로대답하지 않고 넌더리가 난다는 듯 침대에 몸을 던졌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그는 날 떠보는 듯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말해주기 전에,”  그가말했다,  “하나만 부탁합시다.” “뭡니까?” “담배 있소?”  그는 삐딱하게 웃어보였다.  “나 가끔 간수한테 한대씩 얻어 피거든.  좀 마음이 침착해져. 심심한 것도 좀 풀리고.  나 담배피라고 화재탐지기도 꺼놔줬어.  그러고보니 나보고 담배불에 타죽으라고 그런건가.” 우연하게도, 지금 주머니에 피우다 남겨둔지 오래된 담배가한 팩 있었어.  난 그 담배를 꺼내서한 대 그에게 넘겨주고는, 그가 한번 깊게 빨아들이는 동안 불을 붙여주었어.  그는 천천히 연기를 내뿜고는, 나를 바라보며 비뚤어진 웃음을 보였어. “고맙소 선생,”  그가말했어.  “당신, 괜찮은 사람이구만.” 난 혼란스러웠지만웃어줬어.  “그래… Nadya 얘기는요?” “그렇지, Nadya.” Joe 는 담배를 한 모금 더 빨아들였어.  “다들 파일에 있는 내용이 사실인줄 아는 거 압니다.  그렇지만 진실은, 그녀가날 덮친거였다구요.” 그 말을 듣는즉시, 바로 의심이 들었어. “그건 너무나도 믿기 힘든 말인데요,Joe. 그녀는 12살이고 당신은 10살 밖에안됐었는데요.” “예 예, 압니다, 너무 어렸죠,”  조는 화난 듯, 내 말이파리라도 되는 마냥 손사래를 치며 말했어,  “그렇지만 그녀가 그걸 신경이나 쓴 줄 알아요?  그녀는 아버지로부터 10살때부터 몹쓸 짓을 당해왔어.  그게 남자와 여자 사이에 자연스럽게 하는 짓인줄 알았나보지.  어쨋거나, 그녀는 ‘자기는 그걸 내 안에 넣어줘야 잠이 온다’면서 나보고 해달라고 했어.  난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다고.  알다시피, 내가 여기서뭐 제대로 성교육이나 받아본 적이 있었겠어?  그래서 시키는대로 했어.  근데 뭔가 잘못 됐는지, 그녀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바로 밖에 있던 간수가 지키고 있는 바람에 걸리기 전에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못했지.  거기다가, 그런 장면을본 사람이 과연 내 말을 잘도 믿어줬겠수다.” 그는 이빨사이로 연기를 뿜으며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  “내가 불평할 자리는 아니지, 적어도 난 총각으로 죽지는 않을테니.  기대했던 모양새는 아니지만.  인생사 죄다 내 맘대로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소?” 현명한 판단이라고생각할 수는 없지만, 꽤 그럴듯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도, 파일에 있는 내용이 전부 오해라고 하기엔 그 양이 너무 많았어.  난 그를 더욱 압박해갔어. “Joe, 내가 당신을 믿는다 하더라도,”  내가 말했어,  “그거밖에 없는 건 아니잖아요.  당신 담당의가계속 죽거나 미쳐나가고 있는데.” “그래, 그걸 내가 그랬다고요?”  Joe가 물어봤어.  그는 화가 난 듯 몸을 떨며 말했어.  “당신이 보기에 내가 그렇게 위험해 보입니까,의사선생?” “아뇨,”  나는 대답했어, “하지만 당신이 그들을 정신적으로 학대했다면…” “정신적 학대 지랄하시네. 그 사람들이 죽은건 내가 미쳐서 그런게 아니야.  그들이 죽은건 바로 그들이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걸 알았고,지금까지 내 케이스를 담당했던 다른 사람들도 그걸 알고 있었다는걸 눈치챘기 때문에 죽은거라구요.” 내가 알아차리기도전에 내 턱이 떨어져 입이 벌어졌어.  그걸 본 Joe가 낄낄대며말했어. “알아요 알아요, 말도 안되지.  근데 믿어도 되요, 진짜니까.  내 미1친 부모가날 너무 귀찮아한 나머지 여기다 날 버려두고 의사들보고 날 가둬둘 이유를 만들어 놓으라고 했을 때 부터 그래왔어.  그 욕심쟁이 새끼들, 이유야 만들어냈지.  그래도양심은 있어서 그 이유가 말도 안되는 줄은 알고 있었지.  그년이 오기 전까지는 말이야.” 그는 가래침을모아 바닥에 뱉고 계속했어.  “선생, Dr. G가오기 전까지는 Dr. A가 날 어떻게 하려고 했는지 알아요?  난 원래 신고식용 환자가 될 예정이었어.  그 우쭐거리는 Dr. A새끼는 불문율로 제일 짬밥이 모자란 의사가 날 담당하도록 했었지.  어느 의사가 부모의 요청만 듣고 가둬 둔, 멀쩡히 제 정신인 환자를 맡고 싶겠어?  근데 진짜 나도 재수가 없었던 게, 하필 제일 처음 배정된 의사가 Dr. G였어.  그 년은 야심으로똘똘 뭉친 사람이라 나에게 허비할 시간 따위는 없었겠지.  그래서 어떻게 했는 줄 알아?  이야기를 비틀어서 나를 담당하는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이야기를 지어 내더니, 다른 의사가찾아 낼 수 있도록 유서를 쓰고 사라졌어.  그 다음엔 아시다시피, 병가를 내고 돌아와서는 진짜 환자들을 상대하기 시작했고,나는 아무도 신경쓰지도 않고 말도 걸기 싫은 환자가 되어 버린거야.  그럼 그때부터 어떻게 되겠어?  그때부터 잘라버리고 싶은 의사들만 나한테 배정해주는거야,날 치료하지 못하는 걸 핑계로 제거해버리면 되니까.  그 불쌍한 의사들, 나하고얘기를 나누는 순간, 나를 치료하지 못하는면 그 썅년과 그 년의 냉혈한 멘토 새끼가 자기 커리어를 박살내려고온갖 짓을 해댈거라는 걸 알게 됐지만, 난 치료할 게 없으니 치료할 수도 없었지.  그래도 그 중에서도 자기가 버티면서 월급을 받아내는게 병원에대한 복수라며 자기합리화를 했던 사람들은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었어. 하지만 오래 버티면 버틸 수록, 양심 때문에 점차 정신줄을 놓기 시작했지.” 난 아직 의심이들었지만, 왜인지 모르게그의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내 마음이 끌리는게 느껴졌어.  왜 그렇게 강한 교감을 느꼈는지 생각해보면, 그의 태도였던거 같아.  이게 표현하기기 힘든데, 그는 자신을 변호하고 있으면서도, 내가 그의 말을 믿더라도 달라질건 아무것도 없다는 듯 목소리가 텅비고 체념한 듯 했거든.  거의 자기변호가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것 처럼 보였어.  그리고 그의 말에는 일말의 희망도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가 나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었지.  지금의 나라면 이건사이코패쓰들이 상대의 감정을 조작하는 수법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했겠지만, 난 그때 겨우 레지던트였으니 그런 생각은 못했어. 어쨋튼, 난 Joe 와 그 후로도 45분 정도 더 얘기를 나누면서, 혹시 있을 잠재된 정신이상을 찾으려 노력했어.  그의 방에서 나왔을 때, 난 역겨움을 느꼈어.  하지만 내가 예상했던 이유때문은 아니었지.  내가 파일에서 읽었던 그 모든 내용과 반대로,아무리 생각해도 Joe가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자금과 인력 부족으로 시달리는 정신 병원에 최고 미1친놈으로 포장되어 갇힌 외로운 희생양이라는 것 외에 다른 설명을 찾을 수가 없더라고.  이런 상황이라면, 내 상급자에게 Joe의 퇴원을 요청할테지만, 만약 Joe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건 최악의 결정이 되겠지. 만약 그가 맞다면, 병원은 Joe 같은 고수익 상품을 포기할리가 없었어, Joe가 제정신이라 하더라도 말이야. 그래도 그를 무턱대로 믿을 수는 없으니, 무슨 짓을 저지르기 전에 적어도 한달은 더 그를 두고 심리치료를 진행해보기로 했어.  오늘 우연히 Joe가좀 제정신이었던 날이었을수도 있고, 좀 더 두고보면 파일에 나와있는 것처럼 Joe가 독심술을 쓰는 괴물로 다시 돌변할 수도 있을테니까. 거기다, 난 아직 오디오 테이프를 들어보지도 않았고 나머지 파일의note들도 읽어 보지 않았어. 난 오디오테입부터 시작하기로 했어.  그가 표면적으로 야경증만 앓고 있었던 첫 입원 때를 좀 뒤져보면, 다른 의사들이 너무 평범해서 놓쳤을 있는 단서를 찾을 수도 있을테니까.  내 약혼자도 그날 밤 기말고사 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거나 하면서 밤을 보내기로 결정했지. 조의 첫 심리치료 세션을 담은 오디오 테입은 너무 낡아서 약간 뒤틀려 있었기 때문에, 재생이 안될까봐 걱정했지.  다행히 약간의 긁히는 소리와 회전하는 소리가 난 후에, 테이프 뭉치가 돌아가기 시작했고,스피커에서 미국 동부연안 사투리가 섞인 금속성의 남자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어. 안녕 Joe, 내 이름은 Dr. A란다,  네 부모님이 말씀하시길밤에 잠을 잘 못잔다며. 잠시 침묵이흘렀다.  그동안 Joe가 고개를끄덕였는지, Dr. A가 계속 얘기했어. 왜 그런건지 선생님한테 말해줄래? 잠깐의 침묵이더 흐른 뒤에, 아이의목소리가 대답했다. 내 방벽 속에 사는 그거가 못자게 해요. 그 뒤 내용은 파일에 설명 되어 있는 그대로 였어.  하지만 Joe가 “벽 속에 사는 그거”를 묘사하는 부분에서는 소름이 돋았지.  그건 징그럽게 생긴 송충이와 거미를 합쳐놓은,겹눈과 손가락처럼 긴 더듬이를 가지고 있는 일종의 괴물이었는데, 부정적인 생각을먹고 산다고 묘사했어.  그 괴물의 징그러운모습에 대한 묘사를 제외하면, Joe는 상상력이 풍부한 여타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았어.  Dr. A는 Joe에게,그 괴물은 Joe가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것에 불과하다고 침착하게 설명해줬고,원한다면 조종할 수 있을 거라고 알려줬어. Dr. A는 6살짜리 꼬마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말투로 유아용유머를 섞어가며 차분히 설명해줬고, 심리치료 마지막에 가서는 Joe는웃으면서 다음에 괴물을 만나면 이제 하나도 안무섭다고 말해줄거라고 약속까지했어.  나는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지.  용감한 짜식. 여러분들이 물어 볼까봐 미리 얘기하는데, 테이프의 내용은 나중에 쓸데가 있을까 싶어 옮겨 적어뒀어. 하지만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종이로 된 파일들과 다르게, 그 문서는옛날에 쓰던 낡은 노트북에 들어있는데, 그 노트북은 이 일이 벌어진 후에 일부러 사설 보관 로커에 쳐박아뒀어.  곧 가져와서 아직 작동하는지 확인해보고 파일을 확보해볼게,하지만 지금 당장은 크리스마스고 해서 도저히 그럴 엄두가 안나네.  언젠가는 가져올테니까, 일단은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에 집중해줘.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 미치겠어도 좀 참아봐, 다음에 자세히 언급할 데가 분명히 있을꺼야.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안그러면 여러분들이 날 가만히 안둘테니까 말이야. 어쨋튼, 이야기로 돌아와서. 첫번째 테이프를 들은 후에, 이제 간수의 경험이 담긴 두번째 테이프를 들을 차례였지. 테이프를 보자마자 이상하게 생각된 점이 있었어.  테이프에 붙어있는 오래되어 보이는 마스킹 테이프에는 “3AM ? 4 AM”라고 적혀있었어.  왜 한시간만 있지?  그 때 생각이 들었지.  파일에 보면, 녹음 테이프 대부분은 거의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고 적혀 있었어.  아마 이 테이프에만 뭐라도 들을만한 내용이 있었나보지.  그게 아니면 왜 이거만 보관해뒀겠어?  한시간동안 집중해서 들을 준비를 마치고는 “재생” 버튼을 눌렀어. 내가 예상했던 것 처럼, 처음 20분 동안, 테이프에서는 쥐 죽은 소리 하나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듣다가 몇 번이나 졸 뻔 했어.  결국 시계를 보며 숨죽여 초를 따라 세면서 겨우 집중할 수 있었지.  재생한지 20분 되는순간, 테이프에서 뭔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어. 먼저, 파일에 나와있던 것 처럼 숨소리가 들려오기시작했어.  Dr. A가 과장한게 아니더라고:  이건 의심할 것도 없이 불안발작이 일어난 사람의 숨소리였지.  숨소리는 약 30초간계속 되다가 뭔가 스쳐가는 소리가 났어.  그리곤… 발자국 소리. 마치 뛰는 듯 빠른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후에 뭔가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에 부딪힌 듯한 소리가들려왔어.  그 동안 마치 누군가 뛰는듯한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곤, 거친 목소리가 점점 겁에 질린 듯한 느낌으로 험악한 말들을 계속 반복해서 중얼거렸어.  그 후 발 자국 소리가 어지럽게 들리더니, 30분 쯤 녹음이 갑자기 중단됐어. 짜증이 난나는, 테이프를 되감았어.  내가 들은게 뭔지는 명확했지.  간수가 밤 새 그 방에 지내기 너무 겁에 질린 나머지 도망쳐 버렸던거야.  물론, 파일의 노트가사실이라면 말이지.  그게 아니라면,그냥 집에 가서 Joe의 전설을 지키기 위해서 이 테이프를 가짜로 녹음해서 만들어냈을 수도 있었을테고.  다시 확인하기 위해서,그 10분의 내용을 다시 한번 꼼꼼히 들어봤어.  이번엔 헤드폰을 카세트 플레이어에 연결해서 내 귀가 견딜수 있는 한 최대로 볼륨을 높여서 들었지. 또 같은 소리가났지.  빠르고 불안한 숨소리.  빠르게 스치는 소리.  뛰는 발자국 소리.  욕하는 소리.  웃음 소리.  병원에서 도망가는 어지러운 발소리. 잠깐. 웃음 소리? 그건 전에 없었는데.  난 테이프를 되감아 다시 들어봤어. 낮은 볼륨으로는, 그 소리는 그냥 배경소음으로 들릴 수도 있었어.  하지만 볼륨을 있는대로 올린 헤드폰으로 들으니,의심할 여지가 없이 들려왔지.  간수의 욕지거리들 사이로, 배경에 아주 낮게 울리는듯한 웃음 소리가 멀리서 오는 듯 들려왔어. 하지만 마이크에 들어와서 녹음이 됐다는 얘기는 실제로 듣기엔 꽤 큰 소리 였을거야.  녹음음질이 너무 나빠서 내가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았더라면 난 너무 놀래서 여기서 바로 관뒀을꺼야. 그게, 아무리 들어도 사람이 낼 수 있는 웃음 소리가 아니었어.  사람의 목소리라 하기엔 너무 쉰 듯 했고, 너무 낮았고, 너무 긁는 듯한 소리여서,마치 빙하가 무너지는 소음이 사람의 웃음소리같은 리듬으로 나는 것 같았어.  게다가 너무 멀리 들리는 듯 한 소리였기 때문에, 그냥 세월이 흘러 테이프가 낡으면서 아무 상관 없는 배경 소리가 왜곡된 소리겠거니 하고 생각했지.  필요한건 다 들은 거 같았기 때문에, 난 테이프를 꺼내 내려놓고, 노트를 읽어보기 위해 앉았어. 노트는 굳이 옮기진 않을께.  이유는 간단해: 노트를읽기 전 까지는 Joe가 착각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면, 노트를 읽고 나서는 자기에겐 최악의 의사들만 일부러 배정 됐다는 Joe의 이야기를 완전히 믿어버리게 됐거든.  그 내용은, 내가 일평생 봐왔던 것 중에서도 가장 일관성이 없고, 도움도 안되고, 앞 뒤도 맞지 않는 노트들 뿐이었거든.  이 진단명 저 진단명, 그리고 이 약에서 저 약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어.  이런 식이었다가는 제정신인 사람도 부작용 때문에 서서히 미쳐버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기록 중에는 심리 치료 도중에Joe를 구속해뒀다던게 재갈을 물려뒀다는 얘기도 있었는데,내가 보기에 철저히 도움이 안되는 짓이야. 아니, 환자가 대답을 할수 없게 해놨으면 구술 심리치료가 무슨 소용이야? 다 읽고 나니, 난 이 돌팔이들이 자신의 실력 없음을 불쌍한 환자에다 대고 분풀이를 하고 있는것에 불과하다고 결론 지었어.  지금 내가 본 것이 알려지면 얼마나 많은 의료과실 소송이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하니 몸서리가 쳐지더라. 그래도 좀 말이 되는 듯한 노트는 Dr. G, 그녀가 쓴 것들이었는데, 그래도 좀 실력있는 의사가 작성한 것 같아 보이긴 하지만,결국은 Joe의 가설을 뒷받침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 내용이었어.  Dr. G의 note들은 처음엔 아주 무성의했고, 문장 마다 억울함이 묻어나오는 듯 했어.  그녀는 그 당시, 자기가이 환자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다른 환자의 담당의로 재배정 받고 싶어 했던게 분명해 보였지.  하지만 노트들이 쌓여가면서, 그녀의 글에서 억울함은 점차 사라져 가며 점점 승리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지.  동시에, 노트의 내용이점점 짧아져갔어, 마치 곧 모든 것이 해결 될 것을 알고 있는 듯이 말이야.  예를 들어 이런 노트도 있었어: Joe 의 마지막 치료는 아주 성공적이었음. 일주일 후 확인 요망,  그 때 쯤이면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됨. 그 “마지막 치료”가 뭐였던지 간에, 확실히 효과적이었나봐.  하지만 딱 일주일의 시간이 지난 의 마지막 메모는,그 내용이 너무 급격하게 달라져 있었어. 그 메모는 여기에 옮겨둘께. From: Dr.G,  To: Dr. A 내일을 기해, 전(병원 이름 삭제)의 저의 모든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전 제 담당 환자들, 동료 의사들, 그리고 나 자신을 실망시켰습니다.  이제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제 마지막 월급은 보내지 말아 주세요.  전 그걸 받을 자격도 없고, 필요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과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며, 이렇게 철저히 실망시켜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정말 너무미안합니다  -Rose 말할 필요도 없이, 아주 의심스러웠지. 물론, Dr. G가 완전히 틀려먹은 “마지막” 치료를 처방했을 수도 있지만, 내가 읽고 들은 바에 따르면, 오히려 그녀가 그것이 Joe에게 처방할 마지막 치료가 될 거라는걸 예상하고 있었다는 것이 더 그럴듯한 설명인 것 같았어.  일주일 후에 자기는 가짜 자살소동으로 담당에서 제외될 테니까말이야.  그게 아니라면, 성공적으로 치료를 했다고 적으면서 무슨 치료를 했는지 적지않았을 이유가 있겠어? 이로서, 난 “아무도 치료할 수 없는 미스테리 환자” 이론을 완전히 버리게 되었어.  그래도 한 달 간은 더 Joe를 관찰하기로 결정했지만, 난 이미 정신의학계의 높으신 분들한테 어떻게 이 환자가 비양심적이고 냉혹한 Dr. G에게 학대를 받아 왔는지를 고발하면 좋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지.  테이프에서 이상한 웃음 소리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내가 뭔가 놓친 부분이 있는 건지 고민했었다면, 이제 Dr. G가 이 테이프를가지고 있는 동안 테이프의 내용을 변조했기 때문에 생긴게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어.  어느 쪽이 됐든, 악몽같은 삶을 살고 있던 것은 간수나 의사 쪽이 아니었어, Joe였지.  진실에 눈을 뜨고 나니 Nessie의 자살도 전혀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했지: 그 착한 할머니는 이 불쌍한 사람을 더이상 괴롭힐 수가 없어진거야.  그렇다고 거의 자기 집과 다름이 없던 병원을 떠나지도 못했던거지.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관련자들에게 경고를 주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처럼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도록 한거지. 이 모든게 그 사악한 여자가 너무 오만하고 야심에 넘친 나머지, 첫 담당 환자로 가짜 환자를 받은 사실을 견디지 못해 일어난 일이었던거야. 그렇다 하더라도, 난 마음이 놓였어.  여전히 호러 영화같은 이야기임엔 분명했지만, 괴물 이야기가 아니었어.  귀신보다 무서운 사람에 대한 얘기였지.  만약 Dr. G가 내가 생각하는 그런 괴물 같은 사람이라면, 이 모든 것이 끝날 때 그 괴물의 심장에 내가 손수 말뚝을 박아 주겠노라 맹세했어. 저자주: 다음글은 늦어도 금요일전엔 올릴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2화가 끝났습니다 금방 3화로 찾아뵐게요~ 여러분 모두 안녕!!
[무서운글]내가 의학을 포기하게 할뻔했던 환자이야기_4
안녕하세요 공포이야기퍼오는개입니다!! 대망의 마지막편입니다~ 소설 읽듯이 편하게 읽어주세요 그럼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출처 : 오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번 편은 예상보다 빠르게 쓸 수 있었네.  믿을지 모르지만, 여러분들처럼 나에게도 상당이 기쁜 일이야.  아마 이번 편 이야기에서 거의 유일하게 기쁜 파트가 되겠지만.  왜냐면 이번 편은… 뭐 일단 내가 글로 옮기기는 커녕 기억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도 괴로울 거라고 예상했었다고 해두지.  근데 어쩌다보니, 자리에 앉아서 실제로 쓰기 시작했더니, 마치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듯, 그대로 써졌어.  마치 잘 익은 여드름이 터지듯이 말이야.  그리고 이렇게 다 글로 옮기고 나니, 훨씬 기분이 좋아진거 같아.  점점 이야기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이 모든게 끝나고 나면 여러분들은 내가 아는 거의 모든 사실을 알게 될거야.  내가 하는 이야기의 비밀을 풀고자 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이번 편에서 기다렸던 내용을 듣게 될꺼야.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았네, 지난 편에 끝났던 데로 돌아가서 이야기를 계속 해보자. Dr. G의 명령처럼 아기처럼 푹 잘 수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난 그날 밤 들었던 이야기로 머리가 복잡해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  잠이 들만 할 때마다 꿈 속에서 불쌍한 내 강앚 Marty의 낑낑대는 소리와 그를 끌고 들어간 강의 가래 끓는 듯한 갈라진 웃음소리가 몇번이나 들려와서 어느 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였지.  그래도 다행인건, 내 약혼자가 그날 밤 내내 시험공부하느라 바빴던 바람에, 내가 소리를 지르면서 잠에서 깰 때마다 그녀를 깨울까 걱정하진 않아도 됐다는 점 정도였지. 그래도 어떻게든 자보려고 항불안제 몇 알과 와인을 한 잔 가득 마셨더니, 그 두 개가 상승작용을 일으켰는지 악몽을 꾸지 않을 수 있게 되었어.  하지만, 그 덕에 눈을 감고 눕자마자 알람 시계가 울려서 잠에서 깰 수 밖에 없었고, 그 덕에 어제 밤의 공포가 되살아남과 함께 머리가 쪼개질 거 같은 두통이 찾아왔지 그래도 일어나 샤워하고, 두통약 한 알을 커피 한 바가지와 함께 넘기고 나니 그래도 운전할 정도의 정신은 돌아왔어.  그 다음 난, 어제 목구멍으로 넘겨볼려고 그렇게 노력하다 놔둬서 완전히 식어버린 볶음밥 밑에 깔려있던 Joe의 파일을 꺼내서, 첫페이지에 있는 그의 집 주소를 확인했지. 그의 집 주소를 보니Joe의 가족이 어떻게 가망성 없는 병의 치료를 위해 20년이 넘게 꾸준히 입원비와 치료비를 댈 수 있었는지 설명이 되는 듯 했어.  그 동네는 그 주(州)에서도 부촌의 대명사 같은 곳이어서, 그 이름을 듣는 동시에 부의 상징, 예를 들면 금박입힌 차나, 성 같은 저택, 그리고 개인 요트 등이 떠오르는 곳이었지.  그 뿐 아니라, Mapquest(아직 쓰는 사람이 있군요, Google Map이 좋던데…, 역자주)로 주소를 찾아보니, Joe의 집은 호수를 끼고 형성되어 있는 대 저택부지의 정 한 가운데 세워져있었어.  이번 일만 아니었다면, 나도 그런 부유층의 생활이 어떤지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에 들떠있었겠지만, 이번 일을 겪고 보니 그 곳이 얼마나 외부와 동떨어져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바라기 힘들었을지 걱정부터 들더라구. 다행인건 그 곳이 내 집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 차가 안막히면 더 금방 갈 수 있는 거리였다는 거야.  나는 Mapquest 길찾기 결과를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조수석에 올려 놓고, 의사 진찰복을 입고는, Joe의 정신병의 근원지일 수도 있는 그 곳을 향해 운전하기 시작했어.   Joe의 집을 향해 운전하면서 나는, 세상은 참 아이러니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날씨는 일년 내내 바라 마지 않았던 청명한 가을 날씨 같았고, 도로에는 차 한대도 있지 않았어.  게다가 내 약혼녀까지도 나에게, 자기를 몇 달간 괴롭히던 과목의 기말고사가 그날 끝나니 저녁에는 함께 오붓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  다시 말하면, 이건 정말 퍼펙트한 날이 될 수도 있었어.  그러다보니 역으로, 지금 Joe의 집으로 가는 이 길이 마치 지옥의 입으로 돌진하고 있는 것 보다 더 꺼림칙하게 느껴지더라구. 이러한 나의 마음속 불협화음은, 내가 Joe의 가족이 사는 집으로 가는 길에 본 그림과 같은 풍경에 더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어.  그 길을 운전하면서 수도 없는 거대하고 웅장한 저택들을 봤을꺼야.  그 저택들은 하나같이 엄청 비싸보이면서도, 마치 제인 오스틴(오만과 편견 등을 쓴 영국 소설 작가, 역자주)의 소설에나 존재할 법한, 현실세계 미국에 있을리 없는 것처럼 보였지.  길가에 보인 주민들 또한, 슬쩍 보기에도 내 봉급 몇 달치는 할 옷을 입고 내 연봉만큼은 비쌀 시계를 차고 있었는데, 마치 Brooks Brothers나 J Press의 (둘 다 중고가 신사복 브랜드, 역자주) 카달로그에서 튀어나온 사람처럼 보였지.  길을 따라 즐비한 벤츠, 아우디, 그리고 벤틀리들 사이에서 나의 겸손하기 짝이 없는 자동차 포드 토러스는 오히려 튀는 듯 보였어.  이런 곳이라면, 골치아픈 일은 약과 호화로운 정신과 치료로 금새 다스리거나 돈을 발라서 저 멀리 치워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한마디로 그 곳은, 초자연적인 현상은 물론, 조금의 불행이라도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게 되어버릴 곳이었어. 나는 Joe의 집 앞에 당도해 강철 게이트를 마주하고서야 다시 불길함을 느끼기 시작했어.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인데, 가정 집을 지키는게 아니라 전쟁을 치를 것처럼 건장하게 생긴 경비에 압도당해서 그랬던 것도 한 몫 했던거 같아.  난 괜히 긴장한 것 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최대한 공손하게 내가 이 가족의 아픈 아드님을 치료하고 있는 정신병원에서 온 의사고, 그의 상태에 대해서 의논하고 싶어 왔노라 이야기 했지. 나의 설명에도 그 경비는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마치 훈련소 조교같은 목소리로 몇 가지 질문을 하더니, 그제서야 군인과 같은 움직임으로 저택 안으로 연락을 취했어.  스피커에서 마치 요트클럽 멤버들에게서나 들을 법한 고급지고 상냥한 말투의 여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와 방금 나를 취조했던 경비와 짧게 대화를 나누더니, 나를 들여보내 줄 것을 명령했어.  경비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기계를 끄고 버튼을 눌러 게이트를 열어줬어.  그 큰 게이트가 일체의 소음도 없이 매끄럽게 열리더라구.  이제 운전을 시작하면서 부터 참아왔던 무언가가 뱃속을 어지럽게 휘젓는 듯한 느낌을 느끼면서, 차를 몰고 들어갔어. Joe의 집으로 향하는 드라이브 웨이는 티 없이 정돈된 언덕을 따라 완만히 올라가고 있었는데, 완벽하게 정리된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이 그 언덕을 둘러싸고 있었지.  그 언덕 위에, 더 많은 나무를 두르고, Joe의 집이 있었어.  Joe의 집은 매우 높고 석재로 지어진 고딕 복고풍의 대저택이었는데, 햇빛이 부딪혀 찬란한 파스텔톤의 후광을 만들어내고 있었어.  난 차에서 내려서 목에 기브스를 한 듯한 주차요원에게 키를 건냈는데, 그 주차요원은 내 차에 들어가기 정말 싫은 듯한 눈치를 숨기지 않았지.  나는 차에서 나오자마자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고 그냥 무작정 집 쪽을 향해 걸었어.  내가 반짝반짝 빛나는 석회암 계단을 오르고 있을 때,문이 열리더니 동화에서 나온 듯 우아한 아름다움을 풍기는 중년의 여인이 달려나와 나를 맞아줬어.  솔직히 말해서 첫 눈에 봐도 그녀가 자기 아들이 당할 성폭행의 피해를 숨길 사람으로는 도저히 볼 수가 없었지.  그녀는 상냥한 기운을 온몸으로 풍기고 있었지만, 동시에 타고난 듯한 귀족의 풍모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는 듯 했어.  나는 이 사람은 분명히 태어나자마자 직접 종을 울려서 하인을 불렀을 거라고 생각했지. “Dr. H,”  그녀의 목소리는 아까 인터콤에서 들렸던 것 처럼, 사립 초등학교 때 부터 다져진 듯한 상류층의 억양을 가지고 있었어,  “이렇게 만나뵙다니 정말 반가워요.  Dr. G께서 미리 연락하셔서 당신이 오늘 방문하실거라고 해두셨습니다.  와 주셔서 정말 마음이 놓여요.  전 불쌍한 제 아들 Joseph가 잘 지내고 있는건지 계속 걱정하고 있었지만 병원에서 아무런 연락도 듣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청구서는 왔지만.  그러니 소식을 듣고 제가 얼마나 반가웠겠어요?  어서 안으로 들어오세요.” “감사합니다, 사모님.”  (Mrs. M지만 호칭은 사모님으로 번역 합니다, 역자주)  난 상냥하게 말하며 그녀와 악수했어.  이게 매너에 맞는 행동인지 몇 번이나 되물으면서 말이야.  “집에 계셔서 다행입니다.  제가 Joe의 부모님 중 적어도 한 분과는 잠깐 얘기를 나눴으면 했거든요.” “안타깝지만, 그건 저하고 밖에 못하시겠네요,”  그녀가 약간 슬픈 말투로 얘기했어.  “Joseph의 아버지는 10년전 돌아가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도와드릴 게 있다면 기꺼이 도와드릴게요.  일단 거실로 들어오셔서 말씀하세요.” 그녀가 말한 “거실”은 거대한 아치형 지붕으로 덮인 공간 속에 마호가니 와 체리 나무로 만든 고급 가구들로 가득차 있었고, 벽에는 진짜 동물 머리 박제로 치장되어 있었어.  생전 보도 못한 부의 향연에 정신이 팔려 고개를 쉴새 없이 두리번 거리던 나는, 어느 박제 장식을 보고 너무 놀라서 거의 소리 지를 뻔 숨을 멈췄지 그건 확실히 한번도 본 적 없는, 그리고 앞으로도 볼 리 없는 동물의 머리였어.  그게 진짜라고 생각했다면 평생 꿈에 나와서날 괴롭혔을거야.  벽에는, 민대머리의 머리가 거의 30cm 가까이 튀어나와 있었는데, 그 머리에는 거대하고 역겨운 노랑색의 겹눈과 당장이라도 독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집게발이 한 쌍이 달려있었어.  내 놀란 얼굴을 본 Mrs. M는 내 시선을 따라 그 것을 보고는 몸을 살짝 떨었어. “끔찍하죠, 안그런가요?”  그녀가 물었어.  “그래도 버리자는 말은 못하겠더라구요.  걱정마세요, 진짜가 아니라 창작물이니까.  Charles, 아니 Joseph의 아버지는 꽤 실력있는 사냥꾼이었는데, Joseph의 야경증이 시작됐을때 Charles는 자기가 그 괴물을 사냥해서 죽였다고 하면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서 괴물의 머리를 이렇게 거실벽에 걸어두었답니다.  우리가 고용한 조각가께서 Joseph의 괴물 묘사를 직접 듣고 그의 그림을 공부해서 이렇게 만들어 주었답니다.” 그녀는 슬픈 듯 훌쩍였어.  “그 끔찍한 걸 걸어뒀지만, Joseph는 나아지긴 커녕 상태가 악화되더군요.  하지만 병원에 저렇게 길게 입원하게 되면서, 저걸 보면 그의 아버지가 Joseph를 고치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생각이 나서 버릴 수가 없더라구요.  Joseph가 언젠간 마음의 병을 딛고 일어나길 바라는 바람도 있구요.” 여전히 역겨움과 놀라움에 사로잡혀있던 나는 애써 겨우 6살짜리 꼬마를 괴롭히던 악몽의 벽장식으로부터 눈을 뗄 수 있었어.  그래도 적어도 야경증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내가 왜 여기 왔는지 그 목적이 떠올랐지. 나는 몸을 돌려 Joe의 어머니를 바라봤어. “사모님, 사실 제가 여기 온 것은 Joe의 야경증 때문입니다.”  나는 운전해오면서 계속해서 연습한 대로 거짓말로 운을 뗐어.  “저희가 여러가지 치료를 아드님께 처방해봤는데, 아무래도 그의 치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정신병은 제일 처음 앓았던 야경증과 연관이 있는 걸로 생각됩니다.  Joe가 다시 내원했을 때는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는데, 저희가 놓친 게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Joe의 어머니는 나를 찬찬히 뜯어보았는데, 나는 그 때 처음으로, 이 귀부인이 한 껏 정돈된 외양을 하고 있지만, 그 뒤에로는 한 조각의 좋은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깨닳았어. “Dr. H, 우선 Martha 라고 불러주세요,”  그녀가 말했어.  “우선, 만약 당신이 정말로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난 후에 내 아들을 구해주려고 노력 하고 있다면, 적어도 우리는 서로 이름을 부를 수 있는 친구나 다름없습니다.  둘째로, 저도 당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생각을 최근 해봤어요.  저도 만약 Joseph가 야경증을  앓기 시작한 초기에 의사를 만나봤더라면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봤거든요.  그러니 무엇이든지 물어봐주세요.  내가 아는 내용이면 뭐든지 얘기해드리겠어요.” 난 고개를 끄덕였어.  “감사합니다 사모, 아니 Martha, Joseph의 야경증이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Martha는 고개를 끄덕였어.  “그게 아마 걔가 3살이 되던 해였을 꺼에요,”  그녀가 말했어.  “우리는 이 집으로 이사와서 이제는 아들이 자기 방을 가질 때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난 그때 Joseph의 여동생 Eliza를 임신하고 있을 때여서 아기 방을 꾸미려고 준비하고 있을 때였고, 제 친구들도 하나같이 3살 짜리가 갓난 아기와 같은 방을 쓰게 하면 안된다고 얘기했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전문가를 불러 다락방을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남자아이의 방으로 리모델링 해달라고 요청하고 완성된 방을 Joseph의 방으로 주었어요.  아들은 그 방을 처음 보자마자 그 방에 완전히 빠져들었지요, 매번 유모가 밥을 먹이기 위해서는 그를 방에서 질질 끌고 나와야만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어느 날 밤…” 그녀는 잠시 숨을 멈추고, 손을 들었어.  “괜찮으시다면, Dr. H, 저  술 한잔 마셔야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선생님도 한잔 드릴까요?” “편하게 Parker라고 불러주세요,”  내가 말했어.  “그리고 술은 괜찮습니다.” 그녀는 일어서서 수제 지구본 장식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가 그 안에서 호박색의 액체를 꺼내 크리스탈 잔 하나 가득 부었어.  그녀는 그 액체를 잠시 흔들고는 한 모금을 넘겼지.  한 눈에 보기에도 약간 긴장이 풀린 그녀는 다시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계속했어. “Parker 그 날은…, 얼마나 무서웠는지 당신은 상상할 수도 없을꺼에요.  Joseph가 잠이 든지 겨우 한시간이 지났을까, Joseph가 마치 살인마를 만난 것 마냥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그의 방으로 달려갔을 때, 그는 우리에게 거대한 벌레가 자기 머리를 집게발로 누르고는, 발톱으로 자기 몸을 긁어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침대보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고 얼굴에도 아무런 자국이 없었기 때문에, 새 방에서 자서 악몽에 시달린 거라고 생각했죠.  그날 밤만 지나면 없어질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어요.  그런 일은 계속 일어났죠.” 그녀는 점점 고통이 심해지는지 더욱 느린 속도로 술을 한 모금 더 넘겼어. “안해본게 없었죠,”  그녀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어.  “우리는 괴물이 나온다고 했던 벽 앞에 덫을 놓아봤어요.  하지만 아무리 덫을 촘촘히 설치하더라도, 아들이 소리를 지를 때 가보면 덫은 하나도 작동하질 않았죠.  그 후에 제 남편이 조각가를 불러 들어오셔서 처음 보셨던저걸 만들어봤지만,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았죠.  심지어, 우리는 Joe가 집 주변에서 벌레를 보고 공포에 질려서 그런 악몽을 꾸는건가 생각해서 해충전문가를 직접 고용해 입주시켜서 매일 집 근처에 있는 벌레를 모두 제거하도록도 해봤어요.  아무것도 아무 소용이 없었죠.  야경증은 사라질 생각을 않했어요.” Martha는 술을 더 비웠어.  “Charles는 아들이 언젠가는 다 털어버릴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모든 아이들은 반복되는 악몽이나 귀신 꿈을 꾸기 마련이고, 이번 일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죠.  제 남편은 이런 일로 Joe가 정신병원 신세를 졌다가 그 기록 때문에 일류 학교에 진학하는데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했죠.  하지만 3년 동안 시달리던 우리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그 병원으로 갔던 겁니다.” 그녀는 마지막 남은 술을 비워버리고는,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재빨리 술을 더 따랐어.  나는 막지 않았지.  내가 보기에 그녀는 이 이야기를 빨리 털어내고 싶어 하고 있는 것 같았어.  “우리가 Thomas A 선생님의 오피스에서 나와 퇴원할 때만 해도 말이에요, Parker, 내 아들은 이세상 무서운 것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였답니다,”  그녀는 부드럽게 말했어.  “그 애는 들떠서 집에 오는 동안 계속 자기는 괴물이 더이상 무섭지 않다고 떠들어 댔죠.  자기는 이제 씩씩하다고, 그리고 괴물은 다 지가 지를 무섭게 하고 있는 거 라고 하면서요.  ‘난 내가 무섭지 않아요, 엄마, 그러니까 괴물도 안무서워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는 성에 살고있는 마법사가 그랬어요!’  그 애는 몇 번이고 그렇게 말했지요.” 손을 들어 입을 가린 그녀의 눈에 순식간에 눈물이 차오르고 있었어.  그녀는 술을 한 모금 더 마셨어.  우리는 그 날밤, 그애에게 진정제를 주려고 했지만, 그 애는 더 이상 약이 필요 없다고 했어요.  그 애는 직접 괴물을 맞서고 싶다고, 그리고 더 이상 무섭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지요.  그리고 그 밤 내내, 그 애의 방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선생님의 치료가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믿었죠.  하지만 그 다음날 아침, Joseph는 방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무서운 소리를 내며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어요.  우리는 그 뒤로 그 애를 본 적이 없습니다.” 난 몸서리가 쳐졌어.  내 가설을 증명해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소름끼치게 생생해서, Joe에게 일어난 일이 얼마나 심각하게 비극적인지에 대한 생각밖에 할 수 없었어.  하지만 난 여전히 내 가설이 맞는지 확인해봐야 했지.  그래서 난 계획했던 대로 질문을 하기 시작했어. “Martha,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Joe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그녀는 잔에 남아있던 술을 한번에 넘기고는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거렸어.  “물론이죠,” 그녀가 말했어,  “뭐든지요.” “우리는 Joe가, 그 괴물이 자기 상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일부가 바로 그 괴물이라고 믿어버리게 된 건 아닌가 하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나는 최대한 사탕발림을 해서 상황을 설명하려 노력했어.  “그 말은 그 악몽이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 최대한 알아내야 한다는걸 의미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Joe의 제일 처음 심리치료 세션의 테이프를 들어보면, 그는 괴물이 벽에서 나왔다고 하더군요.  만약 문제가 되지 않으신다면 제가 Joe의 방을 좀 둘러보고, 허락해주신다면 벽에 무슨 특이사항이 있지는 않은지 좀 검사를 해봐도  괜찮겠습니까?  뭐 하다못해 해충전문가가 놓친 벌레의 흔적이라도 발견할지도 모르니까요.” Martha는 조금도 고민하지 않았어.  그녀는 내 말을 들은 즉시 일어나서 거실을 가로질러 걸어갔어.  내가 가만히 앉아있는 것을 본 그녀는, 조바심 나는 듯 머리를 제꼈지. “거기서 뭘 기다리고 앉아있나요?”  그녀가 물었어.  “당연히 대답은 예스죠.  어서 서둘러요.  일하는 사람을 불러 공구를 가져다 주라고 하겠어요.” 난 내 공구를 직접 가져왔다고 하려다가, 공구를 차에 두고 왔다는 것을 깨닿고는 관뒀어.  거기다가, 이런 곳이라면 내가 가져온 공구 보다 벽을 부수는데 더 잘 어울리는 공구를 가지고 있을게 분명했으니까.  그래서 나는  일어나서 Martha M을 따라 거실에서 나와서 계단을 타고 몇층을 올라 Joe의 다락방 앞에 도착했어. 그 방에 들어서자 마자 나는, 그 방에서 상당한 시간 동안 아무도 살았거나 침입한 흔적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모든 표면이란 표면에는 먼지가 겹겹이 쌓여 있었고, 장난감들은 대부분 녹이 슬어 있었어.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눈에 보기에도 그 방은 한 때는, 아무리 긴장한 아이에게라도 단숨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곳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   피규어와 봉제인형을 포함해서 수 많은 장난감이 사방에 펼쳐져 있었고, 장난감 기차 트랙이 방을 따라 놓여져 있었어.  벽은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짙은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그 중 한 벽 만큼은 밝게 빛나는 빨간 레이싱 카가 사진과 같은 사실감으로 그려져 있었어.  침대는 침대가 아니라 마치 구름을  따놓은 것처럼, 베개와 두꺼운 오리털 이불로 덮여있었어.  바닥은 저택의 다른 방들이 나무바닥인 것고 다르게, 벽과 똑같은 파란색의 부드럽고 두꺼운 카펫이 깔려있었어. 하지만 Martha는 방을 제대로 쳐다보기도 힘들어하는 듯 했어, 마치 그 방을 보기만 해도 감정이 무너지는 듯 말이야.  잠시 후, 그녀의 눈에 강철의 의지가 깃드는 듯 하더니, 그녀는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가 침대 바로 왼쪽에 있는 약 3m정도 길이의 벽 앞으로 나를 불러세웠어.  그녀는 역겹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 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어. “Joseph는 이 벽에서 괴물이 나온다고 했어요,”  그녀는 슬픈 목소리로 말했어. “물론 믿기는 어렵지요.  그 애가 말하는 괴물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여기는 숨을 수가 없어요.  이 벽은 건물 외벽이거든요.  이 벽 너머는 공기 외에는 아무 것도 없고 숨을 공간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어요.” 그녀는 나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듯 했어.  마치 자기 자신보고 정신 차리라고 나무라는 듯이 말이야.  다시 내 눈을 바라보고는, 그녀는 나를 향해 말했어. “곧 일꾼이 올려보내드리죠,”  그녀가 말했어.  “당신이 조사를 마칠 때까지 일꾼보고 아래층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해두겠습니다.  조사가 끝나고 그 일꾼에게 말씀해 주시면,  그 사람이 방으로 돌아와서 당신의 뒷정리를 하라고 명령해놓지요.  찾으려고 하시는 게 뭐든,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고마워요, Martha,”  나는 말했어. 그녀는 딱딱하지만 우아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방에서 빠져나갔어.  약속한대로 몇분 뒤, 침울한 얼굴의 거구의 남자가 무거운 공구 상자와 거대한 소방도끼를 가져 왔어.  그는 가져온 것을 나에게 들이밀고는 아래층으로 발자국 소리를 쿵쿵 내며 내려갔어.  난 그의 등에대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지만, 그는 대꾸하지 않았지. 이제, 방을 조사하는 것만 남았지.  벽을 부숴버리기 전에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Joe의 정신병의 단서를 먼저 찾아보는게 순서라고 생각한 나는, 방 안에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장난감, 게임, 그리고 책들을 하나하나 조사했어.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방안에 있는 모든 물건에서는 곤충을 조금이라도 연상시킬 물건이 하나도 없다는 점 외에는 특이점을 전혀 찾지 못했지.  물건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전부 Joe의 물건이라는 점에는 틀림 없어보였어.  전부 부자집 도련님 방에서 의례 찾을 수 있는 것들 뿐이었지. 이제 벽 말고는 조사할 게 없었어.  일단 바로 영화 샤이닝처럼 도끼를 들어 벽을 작살내기 보다는, 그리고 제발 그럴 일이 없도록 바라면서, 나는 최대한 조심스러운 조사 방법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어.  나는 우선 망치로 벽을 돌아가면서 두드려 보고 빈 공간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봤지만, 아무런 이상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어.  그 외벽은 완전히 단단한 벽으로 되어있는 것으로 보였고, 그러니 도끼로 벽을 부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어보였지.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낭비 같았어. 하지만 아직 포기할 수는 없었어.  벽 전체가 한가지 물질로 이루어져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나는 전동드릴을 꺼내서 가장 긴 비트를 장착했어.  그리고는 드릴에 전원을 넣고 자세를 잡은 뒤에, 외벽에 대고 드릴 비트를 뚫어 넣기 시작했어.  내가 비트를 밀어 넣는 것에 따라 갈라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나긴 했지만 그 벽은, 내가 힘을 주어 밀어 넣는 드릴을 아무렇지 않은 듯 버텨낼 정도로 단단했지.  하지만 결국, 나는 더 이상 저항이 느껴지지 않을 때 까지 드릴을 밀어 벽을 반대쪽까지 뚫을 수 있었어.  벽은 완전히 한가지의 물질로 만들어져 있었던거야. 내가 짜증과 안도가 반씩 섞인 한숨을 내쉬고 드릴을 내려놓으려던 순간, 내 눈에 뭔가가 들어왔어.  내가 말했던 것 처럼, 바닥은 벽과 똑같은 색의 카페트가 고르게 깔려있었어.  하지만 Joe의 침대 근처 만큼은 카페트가 살짝 고르지 못한 것이 보였지.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었던 내가 혹시 착시 현상인가 싶어 손으로 만져보니, 그건 카페트가 한번 찢겨져 나갔다가 다시 제자리로 놓여진 자국인 것을 알았어. 이게 뭐지 라고  생각하며 카페트가 찢어지기 시작한 부분을 들어보니, 카페트의 긴 조각이, 마치 이불이 들어올려지듯이 바닥에서 당겨져서 들어올려졌어.  카페트의 아래에는, 다른 방들이 잘 빠진 마호가니 마루바닥이 아닌 어딘가 좀 더 싼 나무로 되어 있는 것이 보였는데, 아무래도 카페트를 깐 것이 이 싸구려 나무바닥을 덮기 위해서 인 것으로 보였어. 내가 지금 이얘기를 왜 하냐면, 카페트 아래 나무 바닥이 좀 더 밝은 색의 나무로 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지금부터 얘기하려는 것 들은 분명히 발견하지 못했을꺼라고 생각하거든: 밝은색의 나무 바닥에는 작은 갈색 자국이 길게 카페트가 찢어진 길을 따라 내 뒤에 있는 벽 앞까지 이어져 있었어.  이게 무슨 자국인지 고민하며 떠올랐던 이런 저런 생각들은, 침대 발치에 떨어져있던 작은 조각을 발견하자 마자 산산조각이 나버렸지.  내가 받은 의대 교육이 아니었더라면 뭔지도 몰랐을꺼야.  그건 바로 인간 아이의 손톱이었어.  누군가 죽을 힘을 다해서 카페트에 매달린 나머지 손톱이 뽑히고, 카페트 자체가 찢어지면서 손톱이 뽑힌 손가락에서 난 피가 바닥을 따라 벽 바로 앞까지 갈색 자국을 남겼던 거야! 이젠 그 벽을 부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어.  나는 소방 도끼를 손에 들고 벽을 때려부수기 시작했어.  소방 도끼를 휘두를 때마다, 나는 젖먹던 힘까지 모두 짜내어 도끼를 벽에 내려 찍었지.  이번에도 그 벽은 단단히 버티고 서 있었지만, 나의 절망을 가득 담은 소방 도끼의 날카로운 날은 쉽게 벽을 뚫고 들어갔고, 바로 벽의 한 무더기가 무너져 내렸어.  벽이 무너짐과 동시에 공개된 마음이 얼어붙을 것 같은 공포의 실체를 본 나는 완전히 미치기 직전으로 몰려간 듯, 아니 사실 이미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어. 벽 속에는 아이 크기 만한 작은 백골 시신이 들어 있었어.  그 시신을 둘러 싼 벽은 마치 그 아이의 크기에 맞춤으로 조각해 놓은 것 마냥 백골 시신에 꼭 맞게 파져있었지. 공포에 질린 채, 난 코를 때리는 듯 한 20년 묵은 시체 썩는 냄새가 그 벽무덤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을 피해 입을 막고 겨우 욕지기를 참았어.  내 눈 앞에 펼쳐진 광경과 냄새를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지.  대체 누가 단단한 벽의 한가운데를 이렇게 정교하게 파내서 무덤을 만들고 아이의 시신을 숨긴단 말인가.  더구나 이 벽은 내가 방금 도끼로 부술 정도로 단단했단 말이야!  누가 이렇게까지 한단 말이야!  대체 무슨 이유로!! 그때, 공포에 질린 내 마음 속에서, 모든 퍼즐 조각들이 맞춰져가는게 느껴졌어.  먼저 Joe가 병원에서 퇴원하는 길에 엄마에게 했다던 말이 떠올랐지. ‘난 내가 무섭지 않아요, 엄마, 그러니까 괴물도 안무서워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는 성에 살고있는 마법사가 그랬어요! 또, Dr. A가 주장했던 중요한 실마리가 기억났어: 나는 왜 그의 망상의 형태가 계속 변하는지 알아냈다네.  누군가가 그에게 욕을 할 때마다 그의 망상은 그에 맞춰 변해 온거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Joe의 그 끔찍하도록 순수했던 그 말, 마치 지금 상황을 예견하는 듯 한 그 말이 떠올랐지. 엄마 아빠가 오시기 전에 벽 안으로 도망가버려요.  막 녹아서 없어져요.  아이스크림처럼.  벽이랑 하나인 거처럼 그래요. 다음에 보면, 더 이상 난 괴물이 무섭지 않다고 얘기해줄꺼에요! 내 머리속에서 폭발하는 듯 했던 생각들이 하나로 모아지던 순간, 나는 너무나 커다란 공포에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었어.  왜냐면 그 순간, 나는 Joe에게 일어났던 일이 우리 모두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더 끔찍한 일이라는 것을 알아냈기 때문이야. 진짜 Joe M은 첫번째 입원에서 퇴원해서 돌아온 날, 그 날 죽었던 거야.  그 애는 벽 속으로 녹아 사라질 수 있는 손이 파 놓은 벽 안의 무덤속으로 빨려 들어가 거기서 질식했을테지.  바로 그 애를 괴롭히던 그 괴물의 손에 의해 말이야.  그리고는, Joe로부터 ‘너는 바로 나야’라는 소리를 들은 그 괴물은, Joe의 형태를 취하고는 우리 병원으로 숨어들어와 지금까지 살아온거야.  사람의 고통과 공포를 먹고 자라는 그 괴물에게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는 성”인 우리 병원은 마치 부페와 같은 곳이었겠지.  거기서, 그 괴물은 20년간 아무 의심도 받지 않고 환자들과 의사들을 괴롭혀왔어.  너무 잘 먹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굳이 직접 사냥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겠지.  즉, 우리가 그 이해할 수 없는 환자를 “치료”하려고 했던 모든 시도들은, 단지 그 악귀 같은 기생충에게 새로운 먹이를 들이민 것과 마찬가지였던거야.  그때, 내가 가지고 있던 의학과 과학의 절대적인 치유력에 대한 나의 믿음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났어. 그래도 가슴이 찢어질만큼 아팠지만, 그 만큼 지금 이 현실이 더욱 차갑고 선명하게 이해됐어.  지금부터 뭘 해야 할지 머리속에서 정리가 되기 시작했지.  먼저, Martha M에게 내가 찾아낸 사실을 알려야지, 그 다음에 나는 내가 직접 찾아낸 이 불쌍한 피해자를 위해 정의의 심판을 내려주겠어.  나는 다시 소방 도끼를 집어들어 아직 6살짜리 아이의 시신을 덮고 있던 벽의 나머지 부분도 부수려고 하는 순간, Martha가 방 안으로 뛰어 들어왔어.  아무래도 내가 공포에 질려 지른 소리를 듣고 뛰어온 모양이야. 내 생각에는 그 벽을 본 그녀는 순간 현실을 부정하려고 하는 것 같았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혼돈에 쌓인 눈을 크게 뜨고 아이 크기의 백골 시신이 벽에 묻혀 있는 것을 바라보며 그대로 서 있는 것 뿐이었지.  그녀가 백골 시신에서 끝내 눈을 뗐을 때, 그녀는, 마치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는 아이처럼 의사인 나에게 애원하는 듯 하는 눈으로 나를 쳐다봤어.   “Dr. H-----…”  그녀가 꺼져가는 목소리로 말했어, “이게 다 무슨 일인가요?” 난 도저히 뭐라고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서 대답을 할 수가 없었어.  그녀의 질문에 대답 대신, 역으로 질문을 대신했지. “사모님, 이 소방 도끼 좀 제가 가져가도 괜찮을까요?” 그녀는 여전히 공포와 혼돈에 휩싸인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어. 자 여러분, 드디어 여기까지 왔군요.  내가 지난 10년 간 숨겨왔던, 그리고 나로 하여금 의학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만들 뻔 했던 그 이야기의 마지막 결말을 말할 차례가 드리어 왔어.  사실 난 전체 이야기 중에서 이 마지막 부분이 이 이야기의 끝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도저히 생각이 안나서 정말 고생하면서 쓸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은 덕분인지, 이걸 쓰게 되서 마음이 편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  자 이제 더 이상 시간 낭비 하지 말고, 이 이야기의 끝을 보자구. 내가 그 충격적인 발견을 한 후 몇시간은 정말 쏜살같이 지나갔어.  난 Martha에게, 약간 건성으로 경찰을 부르는게 좋겠다고 얘기했지만, 그녀는 너무 충격을 받아 내가 하는 얘기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지.  어찌 되었든, 나는 더 이상 이 집에서 환영받는 손님이 아니게 됐다고 느껴졌지.  아무래도 내가 언젠가는 자기 아들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던 그녀의 희망을 산산 조각낸 장본인이 된거나 마찬가지였을 뿐 아니라, 지난 20년 동안 병원비를 내고 병원에 가둬 둔 ‘그것’이 무엇인지 온갖 불편한 의문점을 발생시킨 사람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겠지.  지금 상황에서 나한테 심리치료 상담을 받고 싶을리도 만무했기 때문에, 나는 먼저 일어나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내 차로 향했어. 내가 그 집을 떠났던 건 아마 오후 4시쯤이었을꺼야.  손에는 소방 도끼를 든 채 바로 차를 몰아서 병원으로 출발했어.  하지만 바로 병원으로 운전한 것은 아니었어.  만에 하나 내가 그 괴물과의 결판을 내는 도중 그 놈의 자백을 끌어낼 수 있게 된다면, 난 그 자백을 활용할 생각이었지.  그래서 나는 병원으로 가는 도중에 작은 Radio Shack(하이마트 같은 곳입니다, 역자주)에 들러 소형 테이프 레코더와 공 테이프를 샀어.  그 놈이 내가 레코더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면 실수로 쓸데 없는 이야기를 흘려서 내게 증거를 잡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그 후, 나는 차를 몰아 병원으로 향했어. 나는 오후 5시 45분쯤 병원에 도착해서 차에서 소방도끼를 꺼내려고 하던 순간, 병원 운영절차가 생각이 나서 멈칫했어.  지금 소방도끼를 가지고 병원 내를 활보하기엔 사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지금 이대로 들어갔다가는 내가 오히려 체포될 수도 있었지. 하지만 당장 Joe를 그 자리에서 죽이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당장 물어봐야만 할 것들이 있었어.  아무리 무시무시한 괴물이라 하더라도, 적어도 지금 만큼은 병실에 안에 갖힌 죄수의 신세였고, 그 감옥의 열쇠를 가진건 바로 나였지.  나는 병원 안으로 뛰어 들어가 단숨에 그 저주받은 짐승의 은신처 앞에 도착했어.  병실 문 바로 앞에서, 나는 레코더 안에 테이프를 밀어 넣고 “녹음” 버튼을 누르고는 내 의사 가운 주머니 깊숙히 그 레코드를 숨겼어.  그 후, 나는 열쇠를 병실 문에 밀어넣고, 앞으로 마주할 미지의 공포에 대한 공포를 넘어서는 넘쳐흐르는 분노를 느끼며 문을 거칠게 열었어.   “Joe”  방에 들어서는 것이 나임을 본 Joe 예의 그 비뚤어진 미소를 지으며, 마치 우리의 탈출계획이 실패했던 때부터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은 것 처럼 얘기하기 시작했어.  그의 목소리는 그가 정상인 척 하던 때와 같은 거칠고 쉰 듯한 목소리였지. “이게 누구신가, 오랜만입니다, 의사선생.” “헛소리 집어치워,”  난 화를 내며 말했어.  “너의 정체는 대체 뭐냐? 당장 말해.” “내 정체가 뭐냐구요?  이것 참, 당신, 그녀한테 제대로 세뇌당하셨구만?  내가 말했잖아요, 난 돈에 눈이 먼 그놈들 때문에 여기 갖혀 있는 불쌍한?” “하, 그딴 개소리 한마디만 더 지껄여봐,”  난 으르렁거리듯 말했어.  “내가 방금 어디 갔다 온 줄 알아?  바로 진짜 Joe의 집에서 바로 오는 길이야.  그리고 그 애 방 벽에 뭐가 묻혀 있는지 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오는 길이란 말이지.  그래서 난 네가 인간이 아니라는걸 똑똑히 알고 있어.  그러니 다시 한번 묻지, 네 정체는 대체 뭐야?” 이 다음에 일어난 일은 내가 기억하는대로 기술하기 정말 꺼려지는데, 아마 여러분들도 읽는 즉시 내가 왜 그렇게 주저했는지 알 수 있을꺼야.  적어도 지난 수 년간 정신의학에서 찾을 수 있는 모든 근거를 끌어오며 고민한 결과, 모든 것이 나의 상상에 불과하다고 결론을 내렸어.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 경험에 대한 기억은 하나도 변함 없이 내 머리 속에 남아있어.  그러니 적어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미리 주의를 주고, 내 기억을 믿고 기억하는 그대로의 일들은 그대로 이 모든 것을 털어 놓아야 하겠다고 마음 먹었어.  설사 내가 당시 잠깐 정신을 놓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다고 하더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환자를 해하지말라” (Primum non nocere; first, do no harm, 역자주)라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따라, 다른 사람들을 위험에서 구할 수 있다면 그정도는 감수해야겠지.  아무리 내가 보고 겪은 것이 진짜 사실일 확률이 낮다 하더라도 말이야. 자, 이쯤하고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Joe”는 오랜 시간 동안 나를 노려보고 서있었어.  아무래도 그는 내가 그렇게 많은 것을 알아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한 모양이야.  그 때 순간, 그의 미소가 찢어지듯 길어지더니, 정말로 입꼬리가 볼을 넘어 귀 밑까지 피를 흘리면서 찢어져 나갔어.  동시에 그의 이마를 덮고 있던 살갗이 벗겨져나가면서 얼굴을 타고 선혈이 왈칵 흘러 그의 머리를 적셔 나갔고, 노출된 두개골은 뭔가에 얻어맞은 듯 움푹 패여 들어갔어.  그건 바로 내가 봤던 강에서 건져냈던 나의 죽은 개 Marty의 마지막 모습과 같은 몰골이었어. Joe인척 해왔던 그 괴물은 다시 입을 벌려서, 노출된 잇몸들에서 피가 뚝뚝 떨어뜨리며 내 악몽과 똑같이 축축하고 썩는 듯한 쇳소리를 내며 웃기 시작했어.  내 척추를 타고 소름이 흘렀지만, 난 최선을 다해 아무렇지 않은 척 했어.  그 웃음의 의도는 명백했지: 자기가 Marty를 죽였다고 주장하는 거였어.  나는 그 괴물이 원하는 대로 공포에 굴복하지 않기 위해, 간신히 힘을 내서 분노를 장전해 맞서싸웠어. “씨발 좆까고 있네!”  난 그 괴물을 향해 소리질렀어.  “넌 단지 내가 공포를 느끼게 하기 위해서 니가 Marty를 죽였다고 하는 것 뿐이지.  마치 거대한 벌레인 척 해서 진짜 Joe를 겁줬던 것 처럼 말이야.” 괴물은 대답하지 않고 난도질된 입에서 피를 계속해서 뿜어내고 있었어.  하지만 마치 나에게 뭔가 할말이 있다는 듯, 그 괴물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향해 걸어왔어.  난 그 면상을 주먹으로 갈겨버리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사실 그자리에서 꼼짝할 수도 없었어.  다행히도 그 괴물의 움직임은 날 공격하려는 의사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어.  그 괴물은 천천히 한 손을 들어 내가 테이프 레코더를 숨긴 주머니를 천천히 찔렀어.  그리고 또 한번의 습기찬 웃음소리와 함께 날 비웃는 듯 손가락을 흔들어 보였어.  또 한번, 그 움직임이 의미하는 것은 뻔했지: 그건 아무런 도움이 안될꺼야. 다시 온 몸에 소름이 돋았어.  난 그 사인을 최대한 무시하며 말했어. “네 정체가 뭐냐?”  난 최대한 강렬한 어조로 물어봤어.  “난 알아야만 되겠어.” 그 괴물의 턱이 갈라지며 벌어지더니, 이번에는 단어를 간간히 섞어가며 눅눅하고 썩는 듯한 목소리를 만들어냈어. “뭐…라고…생각…해?” 함정 질문이었지.  괴물은 나에게서 새로운 형태를 뽑아내려고 하고 있었어.  내가 당할리가 없지. “내 생각에 너는 귀엽고 작은 털복숭이 토끼인거 같은데,”  난 비웃는 목소리로 말했어.  “아무래도 난 널 몽실이라고 불러야겠어.” 그 괴물은 다시 끔찍하고 갈라진 목소리로 웃었어. “그건…네…” 괴물의 입에서 더 많은 피가 왈칵 흘러 넘쳤기 때문에 조금 오랜 시간 말을 멈추고 있었어. “…진심이…아니지.” 난 그것을 노려보며 얘기했어. “그게 내 진심이 아닐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절대로 너에게 새로운 형태를 주지 않을꺼야.  내가 니 수법에 넘어갈 줄 알아?”  내가 말했어.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게 뭔지는 네게 알려주지.  넌 Joe 를 죽였어.  넌 Joe를 죽이고 그의 인생을 빼앗았어.” 그 괴물은 대답하지 않았어.  약 몇초간 아무런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던 그 괴물은, 다시 피에 적셔진 목소리로 낄낄대며, 맞다는 듯이 머리를 아래위로 격력하게 끄덕였어.  난 몸서리를 겨우 참았어. “왜 그랬어?”  나는 정말 궁금하다기 보다는 반사적으로 물어봤어. 그 괴물은 순간 움직임을 멈추더니, 내 질문에 심각하게 고민하는 듯 했어.  그 괴물이 갑자기 내 몸 가까이 몸을 기울이고 다시 입을 열었을 때, 나는 그 썩는 듯한 입냄새에 숨이 막히는 듯 했지. “나…같은…건…지금까지…기회가…없었다…” “인간이 될 기회?”  난 공포에 질린듯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어.  괴물은 나를 향해 다시 손가락을 흔들어 보이며 머리를 과장된 액션으로 가로저었어. “사냥감…이 되어 볼…기회…”  그 괴물은 “사냥감”을 강조하듯 말했어. 속이 뒤집어 지는 듯 했지만, 난 최대한 무심하려고 노력하면서 그 상황을 정면으로 맞서려고 했어.  괴물은 날 도발하고 있는게 명백했지만, 적어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지. “그렇다면 넌 왜 이곳에 계속 남아있는거야?”  난 최대한 무심한 듯한 의사의 목소리로 물어봤어.  “네놈은 언제든지 떠날 수도 있었잖아.  여기 갇혀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사람들을 괴롭힐 수 있었을텐데.  왜 여기서 그렇게 오랜 시간 남아있었지?” “사냥감…되는…법…몰랐다…,”  그 괴물이 쉬익거리는 소리를 냈어.  “여기…먹이 많다.  여기…안전.  나…여기서…사냥감이…생각 하는 법…배운다.” 괴물은 손가락을 펴 자신의 가슴을 찌르고는, 나를 가리키며 말했어. “궁금했다…,”  그것은 쌕쌕거리며 말했어.  “마치…너처럼.” 나는 괴물이 하는 소리에 간담이 서늘해져 반사적으로 뒷걸음질쳤어.  “난 너와 완전히 달라… 니 정체가 뭐든지 간에!”  난 나도 모르게 호통을 쳤어.  그 괴물의 웃음은 짜증나게 나의 귓 속에서 울려댔어. “아냐…너와…나…같다,”  그것이 거친 소리를 냈어. “타인의…불행…기대어…산다.  너…돈번다.  나…먹는다.” “입 닥쳐.” 난 소리치고 싶었지만, 나온 것은 떨리는 공허한 목소리 뿐이었어. 그 괴물은 이제 내 쪽으로 완전히 몸을 기울이고 있어서, 뭔가 그로테스크한 친밀함이 느껴질 정도였어. “도와…줄게.  내가…다른 사냥감들…무서워하는 거…가르쳐…줄 수 있다.” 난 너무나도 심한 구역질을 느끼며 벽에 기대섰지만, 여기서 굴복할 수는 없었어.  난 마지막 남은 용기를 짜내서 그 괴물에 맞섰어. “거절하지,”  내가 말했어.  “네 수는 뻔히 보인다.  넌 내 최악의 공포가 다른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어.  넌 지금 다시 네가 날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좌절시켜서 또 내 절망을 먹을 속셈이지.” 그 괴물의 난도질된 얼굴에 표정이라는게 있을지 모르지만, 있다면 순간 어두워 지는 것을 볼 수 있었어.  내가 놈의 계략을 간파해서 화가 났을테지.  하지만 이내 그 얼굴에 미소가 돌아오더니 입에서 위액을 폭포처럼 흘리며 웃기 시작했어. “너…할 수…있는 거…없다…”  괴물은 끔찍한 두꺼비 같은 소리로 다시 말했어. “멍청한 사냥감. 너…나한테…안돼…” “멍청한 건 네놈이다,” 내 목소리에 근거없는 자신감이 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말했어.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게 어느쪽인데 그런 소리를 해?  니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재주를 부려서 사람들을 겁주는 것 뿐이지.  그걸 할 수 없게 된다면, 넌 끝이야.” “그럼…날…지금…바로 죽여…”  그 괴물이 조롱하듯 말했어.  “가서…도끼…가져와.  어서.  여기…가만히…있을테니.” 난 그 괴물의 협박 아닌 협박에 점차 겁을 먹으며 잠시 할 말을 잃고 서 있었어.  순간, 내 머리속에서 한가지 생각이 번뜩이며 정신이 돌아오는 듯 했어.  나는 그 괴물에 맞서 비웃는 듯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지. “내가 내 손으로 널 직접 죽일 필요는 없지,”  난 부드럽게 말했어.  “단지 내가 모든 사람들에게 주의를 줘서 아무도 너에게 신경쓰지 않도록 하기만 해도 충분해.  난 니가 Joe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모든 것을 직접 본 목격자니까 어려운 일도 아니지.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넌 진짜로 죽게 될거야, 그렇지?  간수, 간호사, 그리고 의사, 그 누구도 너에게 다가오지 않는다면 넌 사냥감이 없어질테지.  그렇게 이제 넌 여기서 굶어죽는거다.  이 빌어먹을 기생충 같은 새끼야, 지금 내 머리속에 있는 나쁜 생각이나 잘 줏어먹어라.  왜냐면 넌 오늘부로 먹을게 없어 굶어죽게 될 테니까.  그건 내가 장담하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쏟아내고 돌아서서 방에서 나가려던 순간, 그 괴물이 Joe의 평범한 목소리로 다시 내개 말을 건냈어.  그 목소리는 나에게는 오히려 괴물의 목소리보다 귀에 거슬리게 들렸지. “의사선생?  녹음 테이프 꼭 들어봐요.  무슨 일을 저지르기 전에 그렇게 하시는게 본인한테도 도움이 될거니까.” 난 나도 모르게 돌아봤어.  그곳에는 더 이상 피범벅의 괴물의 모습이 아닌, 말끔한 옷차림을 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Joe의 모습이 있었어.  난 그 모습이 오히려 소름끼쳐서 바로 병실문을 열고 나와 문을 잠그고 분노에 차 병원 밖으로 빠져나왔어.  난 차에 타자마자 녹음기를 꺼내 테이프를 되감아 꺼내고, 차를 몰아 집으로 출발하면서 자동차 오디오에 녹음 테이프를 재생시켰어. 사실 이쯤되면 녹음기에 뭐가 녹음됐을지는 당연히 예상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당시의 나는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증거를 하나라도 확보하고 싶은 마음에 눈이 멀어있었나봐. 다들 예상했겠지만, 테이프에 녹음된 건 내 목소리 뿐이었어: 분노에 찬 나의 목소리 만큼은 독똑히 녹음되어 있었지.  하지만 Joe인 척 하던 그 괴물이 날 비웃으며 했던 말들은 전혀 들리지 않았지. 대신, 테이프에는 예의 낮고 가늘지만, 완전히 제정신으로 들리는 Joe가 겁에 질려 애원하는 목소리만이 남아있었지. 난 집에 도착하자마자 망치로 그 녹음 테이프를 박살내버려서 내다 버렸어.  하지만 이제 마지막 남아있던 증거도 사라진 마당에, 내가 알게 된 것을 누구에게 가서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지.  증거가 없으니 다들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 테니까.  솔직히 말해, 나도 내가 제정신인지 확신이 들지 않았으니까. 이게 만약 영화였다면, 바로 여기서 주인공이 모든 의혹을 해소하고, 자신을 Joe라고 부르는 괴물을 다시 찾아가 도끼날을 머리에다가 쑤셔박거나 했을거야.  분명 이 이야기에 헐리우드 스타일의 공포 스릴러 같은 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결말은 절대 그렇지 못했지. 난 그날 밤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았어.  사실, 내가 Joe의 방에 다시는 돌아간 적이 있는지 없는지 확실하게 말을 못하겠어.  그 이유는 여러분들이 쉽사리 생각 하지 못할거야. 왜 내가 확실하게 말을 못하겠다고 하냐면, 사실 그게 이 이야기의 마지막 불가사의한 부분이야. 내가 Joe의 껍데기를 쓰고 있던 괴물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집에서 내 약혼녀가 날 기다리고 있었어.  그녀는 날 보자마자, 뭔가 나쁜일이 있었지만 내가 거기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을 알았지.  그래서 그녀는 나에게 술을 한잔 가득 따라주고, 그 외… 뭐 여러가지 방법으로 날 위로해 주어서 날 잠들게 만들어버렸어. 더 기적적으로, 난 Marty의 악몽을 전혀 꾸지 않았어.  하지만 그때 Marty의 악몽 대신 꾸었던 꿈은, 그 어떤 다른 악몽보다 지금까지 내 머리 속에 남아 날 잠못자게 만들고 있어.   꿈속에서, 난 병원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었는데, 평소의 병원과는 완전히 달랐어.  사방이 시커먼 어둠속에 쌓여 있었고, 꿈 속이 아니라면 설명이 불가능한 느낌으로 그 칠흑 같은 어둠속을 헤쳐나가고 있었어.  게다가 난 병원의 메인 출입구가 아니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듯한 비상구로 들어가고 있었는데, 묘하게도 그 비상구는 열려있었지.  만약 현실이었다면 난 거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사방에 부딪혀가면서 구르고 있었겠지만, 꿈속에서는 마치 내 손바닥 안에 있는 것 처럼 거침없이 나아갔지. 예상했겠지만, 내 목적지는 자기가 Joe라고 주장하는 괴물이 있는 병실이었어.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은 전혀 현실같지 않았어.  아마 내가 맨발로 걷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바닥이 너무 미끄럽기도 했어.  마치 청소부가 방금 물걸레질을 해둔 것 같았지.  하지만 꿈처럼 느껴진 게 그것 뿐이진 않았지.  내가 Joe의 병실 앞에 도착했을 때, 문이 철컥 소리를 내더니 저절로 열렸어. 그리고 내가 미처 어떻게 대처하기도 전에 그 병실 문이 왈칵 열리더니, 안에서 몇 년은 고여있었던 듯 이끼와 흙냄새가 진동하는 더러운 물이 쏟아져나와 날 휘감았어.  마치 수족관이 열린 것 처럼, 그 물은 방 안에서 거칠게 쏟아져나와 날 휩싸고 흘러나가기 시작했지.  그리고 멀어져가는 물 소리 사이로 습하고 썩는 듯한 웃음이 메아리치며 들려왔어.  꿈에 다른 내용도 있었던 거 같은데, 살갗으로 느껴지는 그 차가운 물의 감촉이 너무 생생해서, 난 소스라쳐 꿈에서 깨어났지.  약혼녀가 날 정신없이 흔들어 깨우고 있는 중이더라구.  그녀 말로는 내가 마치 물에 빠진 듯한 목소리로 쉴새없이 중얼거려서 걱정이 되서 깨울 수 밖에 없었다고 하더군.  게다가 완전히 진땀을 흘리면서 자고 있었나봐, 일어났을 때 잠옷이 물에 빠졌던 것처럼 푹 젖어 있더라구.  난 다른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잠옷이 젖은 건 땀이 분명하다고 자위했어. 다음 날, 내가 병원에 돌아가서 병원 앞에 전기수리공의 차와 함께 경찰차 몇 대가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뭔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  난 바로 간수 중 한 명에게서 어제밤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어.  어제 밤 이유를 알수 없는 정전사태가 벌어졌고, 그 와중에 누군가가 병원으로 침입해서 환자 한명이 도망가도록 도와줬다는 거야.  난 그 도망친 환자가 누군지 바로 확신했지만, Dr. G로부터 더 이상 Joe를 담당하지 않아도 좋다는 메모를 받았을 때는 최선을 다해서 놀란 척을 할 수 밖에 없었지.  두 말할 것 없이 전날 밤 Joe가 도망갔기 때문이었지.  나는 바로 경찰에게 제 1 용의자로서 심문을 받았지만, 내 약혼녀가 전날 밤 내내 나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증언해주었기 때문에, 나는 바로 용의선상에서 제외될 수있었어.  병원의 간수들, 특히 날 감시하던 두 간수들은 내 결백을 믿기 힘들어 했지만, 결국은 받아들이게 되더라구.  난 그 후로 몇 번이고 Dr. G를 만나서 내가 알아낸 사실을 알리려고 노렸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내가 그녀를 만나려고 할 때마다 그녀는 자리에 없거나 미팅에 들어가있거나, 무슨 이유를 들어서든지 날 피하려고 하는게 느껴졌어.  나도 이해해.  그녀도 더 이상 그 일에 대해서 거론하고 싶지 않았겠지.  이런 현상은 Dr. A가 가택침입을 당한 직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로 더 심해졌어.  물론 나는 Dr. A의 집에 침입한 사람이 누군지 바로 확신이 섰지만, 증명할 방법은 없었지.  Dr. A의 최악의 공포가 Joe를 격리하는데 실패하는 것이었다면, Joe가 병실을 탈출해서 자기 집에 침입한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그 괴물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을테지. 하지만, 아무리 고민을 해봤지만, 한가지 의문 만큼은 해소가 되질 않더라구.  왜 그때 도망을 쳤지?  그 괴물은 수십년간 그 병원에서 편하게 살고 있었고, 내가 보여준 패는 전부 무효로 돌려놨었는데.  왜 갑자기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모험을 한거지? 진짜 이유는 절대로 알 수 없겠지만, 내게 한가지 가설은 있어, 그리고 그 가설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죄책감에 휩싸여서 견딜수가 없게되지.  그 괴물과 한 마지막 대화를 곱씹어보면, 그 괴물이 병원에 계속 남아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사냥감이 되는 법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사냥감은 사람이겠지.  그리고 “넌 귀엽고 작은 털복숭이 토끼다”고 말했던 내 도발은 그게 “내 진심이 아니기” 때문에 그 괴물이 무시할 수 있었어.  더욱이, 그 괴물이 피해자에게 심리적 고통을 안겨주는 수법은, 어떻게 하는지 그 원리는 알 수 없지만, 그 행위 자체는 그 괴물이 사람이라 치더라도 충분히 있을 수도 있는 일이란 말이야.  그 말인 즉슨, 병원 관계자 모두가 그 괴물이 사람이라고 믿고 있는 한, 그 괴물은 그 사람들의 사고 내에서 행동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의미가 되지. 그러니 어떻게 보면, 결과적으로는 불쌍한 Joe가 그 괴물이 자기 모습으로 있도록 만들어서 그 괴물을 병원에 가두게 된 것일 수도 있을꺼야.  비록 환자 중 한 명이 그 괴물을 “빌어먹을 괴물새끼”라고 부른 적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게 변신수 같은 괴물을 진심으로 의미한 건 아니었으니까.  그 환자도 Joe의 탈을 쓴 괴물이 사람이라고 믿는 부분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 괴물은 여전히 사람의 형태에 묶여있었던 거지.  그리고 누군가 나서서 그 고정관념을 깨주지 않는 이상, 그 괴물은 Joe의 껍질안에 갇혀있을 수 밖에 없었던거야. 그런데